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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안산IC~반월공단 도로 새달 14일 개통

    임시 개통 이후 5년 동안 반쪽만 운영되던 영동고속도로의 서안산 IC와 반월공단 연결도로가 다음달 14일 완전 개통된다. 한국도로공사와 안산시,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회의를 열고 서안산 IC와 반월공단으로 이어지는 왕복 4차선 도로 4.14㎞와 서안산 IC 신 영업소의 개통 일정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서안산 IC의 신 영업소는 구 영업소보다 800m 가량 연결도로 쪽으로 옮겨지고, 게이트도 8개에서 14개로 늘어난다. 그러나 그동안 고속도로 교통 체증을 이유로 개방하지 않던 인천→안산 램프는 구 영업소 철거와 진입도로 보수 등이 필요해 8월 중순쯤 이용할 수 있다. 완전 개통은 당초 9월말에서 2개월 이상 앞당겼다.서안산 IC 일대의 교통 체증 완화로 이용 편의가 나아지고 반월공단의 물류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안산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여권 핵분열 시작됐나

    여권 핵분열 시작됐나

    ‘선거 후 정계개편론’을 둘러싸고 여권내 갈등이 결국 표면화됐다.‘5·31 지방선거’에서 사상 최악의 참패 위기에 몰리면서 선거 책임론과 맞물려 친노(親盧)-반노(反盧) 세력간 본격적 ‘노선·권력투쟁’에 돌입했다는 시각이 강하다. 당 최고위원인 김두관 경남지사 후보는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당을 이렇게 만들고도 책임질 줄 모르고, 자신의 정치적 장래를 위해 당을 사사로이 농락하는 사람들은 정계개편을 말하기에 앞서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정동영 의장측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지방선거 투표일 전까지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길 요구한다.”며 정 의장의 사퇴까지 요구했다. 김 후보는 당내 친노 그룹을 대표한다. 전날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격으로 꼽히는 이강철 정무특보는 ‘정치적 꼼수’로 정 의장의 정계개편론을 비난했다. 이 때문에 이같은 공세에는 청와대측의 부인에도 불구,‘민주당과의 재통합’에 비판적인 노 대통령의 의중이 실려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권 핵분열의 신호탄인가 정계개편의 진원지는 여당이다. 당내 유력한 대권주자군인 ‘정동영·김근태’ 양대 축과 각 정파들의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새판짜기의 방향과 수위, 속도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노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과 ‘개헌론’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다차원 연립방정식’의 형국이기 때문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찾은 한나라당보다 열린우리당의 ‘분열’이 먼저 촉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분열의 뇌관은 ‘민주대연합론’이다. 민주대연합은 ‘반(反) 한나라당 전선’의 기치 아래 ‘열린우리당-민주당-고건 전 총리’의 ‘3자 연대’가 핵심이다. 하지만 민주대연합은 구심점이 미약하다. 분열로 가는 ‘원심력’이 먼저 작용될 가능성이 크다. 당의 핵심 당직자는 “정 의장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주류그룹과 호남출신 의원들이 민주당과의 통합·연대가 핵심인 ‘대연합론’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할 경우 ‘참정연·의정연’ 등의 친노 그룹의 갈등은 비등점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노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까지 맞물릴 경우 우선 정동영계와 반노·비노그룹의 ‘소연합론’을 시작으로 신당 창당과 민주당과의 합당 등 ‘대연합’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도 흘러 나온다. 궁극적으로 여권발 정계개편은 ‘보수대 진보 구도’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나라당 역시 정계개편의 흐름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렵다.‘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소장파와 친박근혜, 친이명박계 간 대치전선이 첨예해질 경우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빨려들어 갈 개연성도 없지 않다. ●고건의 승부수,‘중도 통합론’ 하지만 여권 정계개편의 핵심 고리인 고건 전 총리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중도세력과 실용주의’ 연대를 주장한다. “좌우 이념을 떠나서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계파를 초월한 통합이 필요하다.”는 게 지론이다. 고 전 총리는 내심 여권 단일 후보로의 ‘옹립’을 기대하지만 여의치 않으면 ‘신당 창당’이나 ‘국민조직운동’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 전 총리 진영은 비용이 많이 드는 신당 창당보다는 문호가 폭넓게 개방되는 ‘국민운동’ 형태를 선호하고 있는 듯하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5·31 광역단체장 후보 지상탐구] (3) 제주지사

    [5·31 광역단체장 후보 지상탐구] (3) 제주지사

    ■ 무소속 김태환 “제주도 전역 면세화” 무소속 김태환 후보는 ‘누가 제주를 안다고 하는가.’라는 선거 슬로건을 내세웠다. 다분히 일찍 고향을 떠났던 한나라당 현명관 후보를 겨냥한 말이다. 그는 열린우리당 입당 번복으로 위기에 몰리자 도지사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나왔다. 특유의 친화력과 경·조사 챙기기로 다진 지지세가 만만찮다는 사실은 다른 후보들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경조사만 챙긴다는 시비에 김 후보는 “제주 사회는 하나의 공동체다.”면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리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9급 말단에서 도지사까지 승승장구했지만 ‘철새’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닌다. 1998년 제주시장 선거 때는 국민회의,2002년 재선 때는 무소속,2004년 제주지사 재선거는 한나라당,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열린우리당 입당을 선언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했다. 그는 ‘모든 게 정치적 미숙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철새 시비는 도민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특별자치도의 완성을 위해 항공자유화, 도 전역 면세화, 법인세율 인하 등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또 특별법 추진과정에서 시민단체의 반발 등으로 무산된 교육 및 의료시장 개방 등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지난 2년간 혼신의 힘을 다해 특별자치도를 탄생시켰다.”면서 “앞으로 중앙부처 설득논리를 개발하고 도민의 공감대 형성을 이끌어내 특별자치도를 완성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따른 제주 생명산업인 감귤산업의 위기와 관련해 1조원의 유통안전기금을 조성, 농가 자금지원 확대와 이자 부담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주항공 노선 확충과 제주관광공사 설립, 내국인 면세점 확대 등을 통해 2010년까지 제주관광 800만명시대, 관광수입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김 후보는 해군기지 건설은 ‘도민이 찬성해야만 가능하다.’고 전제하고 “가시적인 경제효과가 나타나고 평화의 섬 이미지를 해치지 않는 방향에서 추진하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주 4·3사건의 완전 해결을 위해 국가추모일 지정, 후유 장애인 지원이 포함된 4·3특별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무소속 단체장의 한계론에 대해서는 “야당 도지사로 있으면서 정부 여당의 협조를 받아내 특별자치도를 탄생시켰다.”면서 “이제 중앙정치권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중앙당 지원유세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거정서로 볼 때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한나라 현명관 “항공료 50% 내릴것” 한나라당 현명관 후보는 “나는 정치는 잘 모른다.”면서 “오직 먹을거리 걱정하지 않고 아이들 학비 걱정하지 않게 돈버는 정책을 연구하고 만들어내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료 50% 인하, 인터넷 카지노 유치, 제주펀드 조성 등 굵직한 공약을 내놓았지만 아직은 2%가 부족한 상황이다. ‘잘나갈 땐 뭐하다가 이제 와서….’라는 식의 일부 바닥정서가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는 중학교 졸업후 서울로 유학, 행정고시를 거쳐 공무원으로 있다 일본 유학을 다녀온 후 삼성그룹에서 일해 왔다. 줄곧 객지 생활을 했다. 현 후보는 “객지에서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제주인’으로 살아왔다.”고 말한다. 항공료 인하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에 그는 “육지의 철도나 고속도로는 정부에서 건설하고 운행적자도 보전해 주지만, 제주의 철도나 고속도로와 마찬가지인 하늘길은 정부가 투자한 일이 없다.”면서 “제주노선으로 국내선 적자를 메우는 것은 도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는 행위”라고 말했다. 또 “기름값이 올랐다고 요금을 인상한 후 기름값이 내리면 항공사들이 한번이라도 요금을 내린 적이 있느냐.”면서 “안 된다 하지 말고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국관광객 전용 인터넷 카지노 유치 공약을 내걸었지만 ‘미국에서조차 불법인 인터넷 카지노가 한국에서 가능한가.’라는 지적도 쏟아졌다. 제주 특별자치도의 앞날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특별할 게 없는 특별자치도가 된다.”면서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과 경쟁하려면 법인세를 내려야 하고 국세의 지방세 이전 등 재정자립도 제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귀포시를 교육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해 외국어학교와 외국의 명문대 분교 등을 유치, 동남아지역 학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교육공약도 제시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따른 제주농업의 위기에 대해서는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며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 근교에 무공해 제주 고급브랜드 농수축산물을 보관·판매하는 유통거점센터를 만들면 대한민국 최고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도 전부가 아닌 2∼3가지로 세계를 제패했다.”면서 “좁게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1가지 명품만 만들어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수사와 관련, 현 후보는 “문제가 있다면 출마하지도 않았다.”고 일축했지만 다른 후보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현 후보는 “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을 두고 선거에 유·불리를 논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면서 “박 대표의 제주방문이 차질을 빚게 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우리당 진철훈 “서귀포에 웰빙테마타운 조성” 열린우리당 진철훈 후보는 본선 경쟁력을 의심한 중앙당의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 영입 시도에 ‘단식농성’이라는 배수진 끝에 뒤늦게 후보로 확정됐다. 공천 과정에서 자존심을 구겼지만 진 후보는 “단식으로 구태정치 청산을 바라는 도민들의 자존심은 지켜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에게는 늘 ‘사람이 진실해 보인다.’는 수식어가 뒤따른다. 기술고시를 거쳐 20여년간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동료들이 ‘가장 일 잘하는 공무원’으로 선정할 만큼 일하는 능력은 검증받았다. 그는 “유선전화 방식의 여론조사 결과는 그다지 믿지 않는다.”면서 “20∼30대 젊은층이 대거 투표에 참가하면 결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열세를 의식한 듯 TV토론에서는 “도민을 팔아가며 자신의 권력만을 위해 이당 저당 기웃거리는 정치인은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면서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가 내국인 관광객 카지노 육성이라는 공약을 내놓자 ‘도박의 섬으로 만들려고 하느냐.’는 말들이 많았다. 진 후보는 “기존의 외국인 카지노 시설을 활용하고 도민들을 제외한 입도 관광객들에 한해 면세점을 이용하듯 항공권과 신분증을 제시하고 이용토록 하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전남의 J프로젝트와 경남이 내국인 카지노 개설을 추진중”이라며 ““투명하게 운영하면 관광객도 늘어나고 재원도 튼튼해진다.”고 덧붙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따른 감귤산업 위기에 대해서는 “협상에 제주출신 전문가가 참여하면 예상치 못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개방이 불가피할 경우 오렌지 생과나 농축액에 대한 관세수입 1000억원을 제주로 돌려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년 특별자치도비로 유학생 100명을 세계에 보내겠다는 야심찬 공약도 내놓았다. 진 후보는 “유학비 지원은 복권기금과 내국인 관광객 카지노 수익금 일부를 활용하면 가능하다.”면서 ”글로벌 인재양성에 집중 투자해야만 국제자유도시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기체류 제주관광을 장기 체류형으로 바꾸기 위해 휴양형 주거단지 조성사업 등을 추진하겠다는 관광정책도 내놓았다. 그는 “서귀포시에 30만평 규모의 웰빙 테마타운을 조성하고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 돈이 되는 제주관광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서귀포 행정시장 후보에 정치권 인사가 아닌 주민자치위원장 경력의 일반시민을 내세워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진 후보는 “혈연, 지연, 학연에서 벗어나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한미FTA 쟁점 이렇게 넘자] (3) 섬유·의류분야

    [한미FTA 쟁점 이렇게 넘자] (3) 섬유·의류분야

    섬유·의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대미 수출확대가 기대되는 분야다. 또 직물업체들이 많이 입주한 개성공단의 제품을 ‘메이드 인 코리아’로 인정받으면, 우리나라는 중국을 제치고 최대 섬유수출국이 될 수도 있다. 개성공단 원산지 문제는 경제적 측면만이 아니라 북한과 미국의 정치적 갈등을 포괄하는 문제라 FTA에서 ‘핫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얀 포워드 관세장벽 섬유·의류 산업은 지난해 미국에 대해 2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매년 수출규모가 줄기는 하지만 지난해 23억달러어치를 수출하고 3억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섬유·의류업계는 전체 수출 흑자액의 29.1%를 미국에서 올리고 있다. 섬유·의류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99%로 6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이 점유율 9.68%로 1위다. 섬유·의류는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미국으로선 취약한 자국의 섬유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섬유·의류 1453개 품목의 평균 관세율은 8.9%. 주요 품목에는 20% 이상의 초고관세를 물리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의류 등에 주문자부착상표(OEM) 수입품이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표적인 관세 장벽인 ‘얀 포워드’를 운영하고 있다. 얀 포워드란 완제품에 이르는 모든 공정을 한 국가에서 만든 경우에만 관세 기준을 낮춰주는 제도다.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섬유 쿼터’가 2004년말 폐지되면서 우리나라와 타이완 등은 수출 물량이 조금 줄었다. 반면 중국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미국 시장을 장악했다. 우리나라는 높은 임금을 감당하지 못해 대안으로 찾은 곳이 북한의 개성공단이다. 북한 근로자의 임금은 남한에 비해 10분1 수준이고, 중국과 비교해도 절반에 불과하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32개 업체 가운데 15개 업체가 섬유·의류업체다.2012년에는 섬유·의류업체가 200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개성공단에서 만든 제품에 대한 원산지 표시. 우리나라는 북한의 노동력만 빌렸을 뿐 토지, 설비, 자본 등이 남한의 소유인 만큼 ‘한국산’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산보다 한국산의 제품 이미지가 좋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체결된 한국·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FTA 상품무역협정에서 의류 등 100개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미국은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여부에 부정적이다. 아예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미 FTA 협상 개시 발표 당시 무역대표부 대표였던 로버트 포트먼 현 백악관 예산실장은 FTA가 한·미간의 협정임을 분명히 해 앞으로 이견 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미국은 북한, 라오스, 쿠바 등에 ‘컬럼2’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북한산 섬유·의류에 최고 90% 관세를 부과해 사실상 수입을 금지했다. ●일부 품목에 관세 완화 주요 쟁점은 ▲일반관세 철폐 ▲얀 포워드 기준완화 ▲개성공단의 원산지 인정으로 모아진다. 일반관세 문제는 한·미 양측이 별 이견없이 완전 폐지, 부분 폐지, 관세율 인하 등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얀 포워드에 대해선 ‘일부 원자재는 한국내 조달이 어려워 완제품의 100% 한국산은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개발하도록 주문했다. 미국과 이미 FTA를 체결한 중남미 국가에 의류를 수출해 부분적인 가공을 거쳐 무관세로 미국에 재수출하겠다는 압력도 필요하다. 원산지 문제와 관련,‘미국 소비자도 고품질의 개성공단 제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북한이 빨리 개방되면 미국이 우려하는 핵보유·인권·달러위조 문제도 해결된다.’는 논리를 개발하라고 지적했다. 적어도 신발, 의류 등은 한국산을 인정받도록 당부했다. 한국섬유산업협회 염규배 팀장은 FTA가 체결되면 “섬유류 대미 수출액이 단순 관세철폐시 2억달러, 얀 포워드 완화시 4억달러 증대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런 브릴리언트 한·미재계회의 미국측 사무국장은 지난 18일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강연에서 “오는 11월 미 의회 중간선거가 열리기 때문에 FTA에서 개성공단 문제가 민감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언급, 난항이 예상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유고 연방 사라진다

    유고 연방 사라진다

    세르비아와 느슨한 국가연합을 이루고 있던 몬테네그로가 마침내 독립을 이뤘다. 유고연방은 역사의 뒤안길로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21일(현지시간) 실시된 몬테네그로의 신(新)유고연방 분리 국민투표에서 55.4%의 찬성표를 얻어 독립이 확정됐다고 몬테네그로 국가선거위원회가 22일 발표했다.55%가 넘을 경우 독립이 가결되는 것으로 유럽연합(EU)은 규정하고 있다. ●몬테네그로 총리, 독립 선언 앞서 밀로 주카노비치 몬테네그로 총리는 출구조사 결과가 가결로 나타나자 “오늘 밤(21일) 몬테네그로 주민 다수의 결정에 따라 독립이 실현됐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몬테네그로 전역에서는 독립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폭죽을 터뜨리며 자축했다. 국민투표에는 유권자 48만 4718명 가운데 86.7%가 참여했다. 몬테네그로계와 세르비아계가 반반인 주민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연방 잔류파들은 아직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일부는 부정 투표를 주장하기도 했다. 세르비아는 몬테네그로가 독립하면 유학생 학비를 5배 인상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긴장이 팽팽하다. 몬테네그로는 인구 65만명의 작은 나라지만 세르비아와 함께 전범국가로 찍히면서 경제적 불이익이 많았다. 주카노비치 총리는 “연방을 탈퇴하면 EU 합류도 빨라진다.”며 독립을 설득했다. 이미 2002년에 유로화를 도입할 정도로 개방에 목말라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도 서두를 전망이다.‘발칸의 스위스냐, 러시아 마피아의 온상이냐.’ 독립국가 몬테네그로의 앞날을 점치기는 쉽지 않다. ●코소보 자치주도 독립협상 중 몬테네그로는 1918년 유고슬라비아 왕국에 강제 병합됐다. 유고 왕국은 2차대전 후 요시프 티토에 의해 6개 공화국(세르비아·몬테네그로·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마케도니아)과 2개 자치주(보이보디나·코소보)로 이뤄진 유고슬라비아 인민공화국이 됐다. 1980년 티토가 사망하자 사회주의 이념을 민족주의가 대체, 유고연방은 급격한 해체의 길을 걸어왔다. 세르비아의 독주에 반발한 보스니아가 1992년 내전에 휩싸였고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의 인종청소 등 학살이 이어졌다. 현재 유엔이 관할하고 있는 코소보 자치주 역시 ‘분리 혹은 잔류’를 놓고 유엔과 협상 중이다. 2003년 수립된 신(新)유고연방은 세르비아-몬테네그로 국가연합과 2개 자치주로 구성돼 있지만 몬테네그로의 독립으로 사실상 해체된 거나 다름 없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배지환의 DICA FREE oh~] 철 이른 바다 젖빛 심장소리

    [배지환의 DICA FREE oh~] 철 이른 바다 젖빛 심장소리

    을 바라보며 한 숨을 내쉬어 봅니다. 살아가면서 후회되는 건 함께한 추억들이 아닌 지난날 못났던 내 행동들에 대한 후회가 분명한데 늘 다른 탓을 하며 한숨을 내쉬는 버릇이 생겨 버렸습니다. 오랜만에 바닷가를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아직은 발끝이 차갑기만 하지만 이제 한두 달 뒤면 이곳도 사람들로 인해 지금의 모습이 아닐 거란 생각을 하니 미리 발 한번 담가 보고 돌아가고픈 ‘오기’도 한번 부려 봅니다. 가방 안에 들어 있던 카메라를 꺼내들어 낯선 사람들, 낯선 풍경들을 사진으로 담기 시작합니다. , 즐겁게 웃는 어린 아이와 그들의 부모, 혼자서 온 듯한 여행객의 모습… 낯설면서도 결코 낯설지 않은 것들… 잡고 있던 카메라를 다시 가방에 집어넣고 그 순간을 그려 봅니다. 매 순간 그토록 제자리로 돌아가고 싶어했지만 돌고 돌아 언젠가 제자리를 찾게 된다면, 다시 희망하던 그 빛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동해의 작은 바다에서 조리개 f:5.0으로 살짝 개방하고 셔터스피드는 1/4000초로 찍었습니다. 조리개를 열어 약간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냈으며 빠른 셔터스피드에 파도의 물방울 등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후작업을 했지요. 어때요, 철 이른 바다의 느낌. 여러분도 모든 것을 잊고 이런 바다로 떠나고 싶지요? www.cyworld.com/pewpew ■ 특명! 불량화소를 퇴치하라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할 때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불량화소’이다. 디카를 처음 사용하는 유저들은 불량화소가 무엇인지, 어떻게 테스트해야 하는지 잘 몰라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불량화소는 사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디카 구입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오늘은 LCD 및 CCD 불량화소에 대해서 알아보자. 불량화소란 디지털 카메라의 핵심부품, 필름 카메라에서 필름의 역할을 하는 부품인 CCD(촬상소자)나 디카의 LCD 창에서 나타나는 물리적 결함을 이야기한다.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각 화소들, 즉 점들이 모여서 하나의 사진을 이루는데 이러한 점들 중에 나타내야 할 색깔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 하는 것이 불량화소이다. 일반적으로 불량화소는 적색이나 녹색, 흰색 등 원색계열의 점으로 나타난다. 불량화소는 LCD 및 CCD 불량화소로 나눌 수 있다.LCD 불량화소는 액정 모니터상에 나타나는 불량화소를 말하며 실제 촬영되는 이미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CCD 불량화소는 촬영한 이미지에 나타나는 것으로 CCD 불량화소는 화소 자체의 결함이기 때문에 항상 같은 위치에 나타난다. 이러한 CCD 불량화소는 사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카메라 구입시 성능과 불량 여부를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CCD 불량화소를 테스트하는 방법은 디지털카메라 렌즈에 빛을 완전히 차단 후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그 사진을 컴퓨터 모니터에서 확대하거나 컬러 인쇄하여 자세히 살펴본다. 적게는 한두 개, 많게는 서너 개의 원색의 점들이 CCD 불량화소이다. 더욱 정확한 테스트를 원한다면 불량화소 체크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데, 육안으로 확인 불가능한 위치의 불량화소까지 정확하게 파악해 준다.LCD의 불량화소는 카메라를 켰을 때 LCD 화면에 나타나므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LCD 불량화소는 주로 적색이나 청색 점으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LCD의 불량화소는 3∼5개 이상이면 카메라 자체를 교환해 주고 있으며,CCD의 불량화소는 3개 이상이거나 1개일 경우에도 그 크기가 크거나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으면 교환 및 AS를 받을 수 있다. ■ 도움말 한국코닥 디지털영상사업부
  • [농업 희망을 쏜다] (4) 희비 엇갈린 일본과 타이완

    [농업 희망을 쏜다] (4) 희비 엇갈린 일본과 타이완

    미국산 칼로스 쌀이 시장에서 반품되는 등 국내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6일 실시된 3차 공매에선 한톨의 쌀도 낙찰되지 않았다. 농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며 안도의 숨을 쉬었겠지만 국산 쌀값의 ‘동반하락’과 ‘재고처리’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꼭 좋아만 할 상황은 아니다. 1999년과 2003년, 밥쌀용 수입쌀을 개방한 일본과 타이완에선 서로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됐다. 일본에선 수입쌀이 ‘냉대’를 받아 가격이 일본쌀의 50∼75%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타이완의 경우 고급쌀과 중저가 시장에서 수입쌀이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 왜 이같은 차이가 생길까. 일본인이 타이완 사람보다 자국 농산물을 아끼는 애국심이 더 강해서일까. 아니면 나라마다 입맛이 달라서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본은 정부와 농민, 소비자들이 개방을 준비했지만 타이완은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했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우리가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준비된 일본, 서두른 타이완 일본은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의 결과로 6년간 쌀 관세화를 유예받았다. 대신 관세없이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물량(MMA)을 86∼88년 일본내 소비량의 4∼8%로 정했다. 일본은 처음부터 수입쌀의 일부를 밥쌀용으로 풀었다. 개방에 앞서 일본쌀과 수입쌀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살펴보겠다는 생각에서다. 우리도 당시 10년간 관세화를 유예받았지만 수입쌀을 밥쌀용으로 풀지 않고 가공용으로만 썼다. 수입쌀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형편없다.”이다. 농업문제를 연구하는 민간연구소 GS&J의 이정환 이사장은 “일본은 개방 이전부터 품질개량과 농산물 안정성에 신경을 써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수입쌀이 싸더라도 안팔릴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었다는 것. 당연히 수입쌀 가격은 하락해 10㎏짜리 미국산 중립종은 현재 2700엔(2만 2140원)으로 일본에서 가장 싼 북해도산의 3600엔에도 못 미친다. 가장 비싼 니가타현의 쌀 5340엔에는 절반 수준이다. 가격이 싸지만 인기가 없자 일본 정부는 4년만에 관세화로 전환하면서 쌀시장을 완전개방했다. 반면 타이완은 품질개선을 통해 고급쌀을 내놓을 시간이 없었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치중하느라 관세유예화 기간을 1년밖에 받지 못했다. 의무수입물량도 8%에서 출발했다. 경쟁력을 높이지 못한 상태에서 수입쌀이 들어오자 타이완 쌀값은 폭락했고 농민들은 ‘패닉(공황)’에 빠졌다. 타이완 정부가 지지가격을 설정, 전량수매에 나섰지만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었다. ●희비 엇갈린 수입쌀 관리방식 일본과 타이완은 쌀시장을 개방했지만 고관세(높은 관세율)를 유지했다. 일본은 1000%를 넘고 타이완은 560%에 이른다. 때문에 높은 관세를 물고 들어오는 수입쌀은 거의 없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기 이전까지 두나라는 수입의무물량만 잘 관리하면 자국의 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일본은 연간 의무수입물량 76만 7000t 가운데 국영무역으로 들어오는 66만 7000t을 가공용과 사료용, 원조용에 제한했다. 식당 등 외식업체에는 풀지 못하게 했다. 밥쌀용으로 10만t을 할당했지만 연간 소비량의 1.1%에 불과하다. 수입쌀을 언제까지 팔아야 한다는 시한도 정하지 않아 수급을 조절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타이완은 연간 의무수입물량 14만 4720t 가운데 35%를 밥쌀용으로 정했다. 국내 소비량의 4.41%에 해당된다. 또한 일정기간 이내에 수입쌀을 팔도록 해 수확기와 관계없이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영무역으로 들어오는 나머지 수입쌀들도 학교급식용 등으로 배정, 타이완쌀의 입지를 크게 좁혔다. ●승패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농촌경제연구원 박동규 박사는 “일본의 소비자들은 국산 농산물을 차별적으로 선호하는 ‘홈마켓 바이어스’가 유달리 강하다.”면서 “국내 농산물에 대한 불만이 거의 없고 정부와 농가가 지속적으로 추진한 쌀 브랜드화 전략도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는 일본의 수입 농산물 안정성 검사가 철저하고 정부가 농산물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하지 않아 품질개선 등으로 수입쌀에 대한 ‘내성’을 스스로 키웠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인들은 쌀을 국에 말거나 비벼먹지 않아 쌀 자체의 맛이 소비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수입쌀은 유통기간이 길어 밥맛이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처음부터 경쟁상대가 되기 어려웠다. 타이완은 시장을 개방하기 직전까지 수매제도를 통해 정부가 쌀 가격을 지지했다. 생산하는 물량을 정부가 책임지고 유통마저 관리하다보니 품질개선은 뒷전이었고 경쟁력은 약해졌다. 그런 상태에서 관세화로, 그것도 1년만에 전격 개방되다보니 타이완 쌀시장은 둘로 쪼개졌다. 일본과 미국산 쌀은 고품질 시장을, 중국과 태국·이집트 쌀은 중저가·저품질 시장을 파고들었다. 타이완 쌀은 고관세에만 의지, 사실상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농림부는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타결돼 관세가 낮춰지면 타이완 시장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도 타격을 받겠지만 관세감축 등에 대비, 비용절감으로 쌀값을 낮추면서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이미 강구하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日, 품질 지속개선… 국민입맛 잡아” |도쿄 이춘규특파원|주일 한국대사관 김홍우 농무관은 “일본은 쌀시장을 개방했지만 그 영향은 미미하고 최근에는 중국과 타이완, 싱가포르 등지로 일본의 고급브랜드 쌀을 역수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1999년 4월 수입쌀이 들어온지 7년이 지났는데 영향은 어떠한가. -수입쌀 1㎏당 341엔(약 2800원)씩 부과하는 관세 때문에 의무수입물량 이외의 외국쌀은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있다.2003년 수입 쌀값은 1㎏ 기준으로 태국산 209엔, 미국산 226엔, 호주산 231엔, 중국산 255엔 등이다. 여기에 관세를 부과하면 ㎏당 322∼644엔 하는 일본쌀과 경쟁이 안된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일본쌀을 좋아해 영향은 미미하다. ▶일본인들은 왜 자국쌀을 선호하나. -한마디로 품질이 좋다. 지역 농산물을 소비하자는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도 영향이 있다. 학교급식의 경우 기본적으로는 학부모의 몫이지만 지자체 등의 지원으로 일본쌀을 공급, 어려서부터 일본쌀에 입맛이 들었다. ▶의무수입물량은 어떻게 처리되나. -95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678만t이 들어왔다. 밥쌀용은 10%도 안되는 64만t 뿐이다. 가공용 240만t, 원조용 204만t으로 쓰였고, 재고가 170만t이다. ▶일본 정부의 대응은. -수입쌀 방어뿐 아니라 공세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상하이 등 중국 연안과 홍콩, 타이완, 싱가포르 등지에 고급쌀 이미지를 활용, 상류층을 겨냥한 수출을 촉진하고 있다.(우리나라는 일본쌀 수입이 원천규제돼 있다). ▶우리 쌀시장에 주는 시사점은. -우리 농가는 쌀에 대한 의존도가 일본보다 월등히 높다. 다양한 수입원 개발이 필요하고 학교급식 등으로 우리쌀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 일본은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농업비중이 15% 미만이다. 서비스업 시간제 근무, 공장근무 등 겸업수입 비중이 높다. taein@seoul.co.kr ■ “타이완, 쌀개방후 생산조정제 시행” 타이완 정부는 쌀 시장 개방에 따른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지면적을 줄이는 생산조정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다음은 주한 타이베이 대표부 장자샹(江嘉祥) 비서관과의 일문일답이다. ▶수입쌀 시판에 따른 영향은. -2002년 1월 1일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쌀 수입을 부분적으로 허용했다. 과거 쌀 산업의 생산구조를 변화시키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조치를 취했으나 개방을 앞두고 국내 가격이 영향을 받았다. 특히 가격이 통제할 수 없게 되자 쌀 상인들이 쌀을 비축하지 않아 시장에서 쌀 유통이 크게 늘었다. 그래서 쌀값이 크게 충격을 받았다. ▶시장안정을 위해 어떤 정책을 취하고 있나. -생산조정제를 시행하고 있다. 농가와 협의해 경작 면적을 줄이고 쌀 생산량과 판매량을 예고해 시장에 경보를 주는 제도이다. 농민들로부터 쌀을 사들이는 수매업무도 강화하고 있으며 생산량을 소화하기 위해 연이율 2.5%로 농민회와 쌀 상인들에게 쌀매입 자금을 대여하고 있다. ▶품질개선에 대한 노력은. -쌀 등급제와 품질 인증제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식품을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타이완 쌀을 팔기 위해 국내외 전시회 참가를 적극 돕고 있다. ▶개방에 앞서 관세화 유예기간을 1년으로 정한 것은 수입쌀 준비에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이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타결되면 쌀 수입이 더 늘지 않겠는가. -농민들이 정부의 휴경제도에 따르지 않으면 과잉생산으로 쌀 가격이 떨어져 농사짓는 사람들의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을 설득하고 있다. 수급에 따라 생산량을 조정해야겠지만 결국은 품질개선과 경쟁력 제고가 문제 해결의 유일한 길이라 생각한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한국불교 1번지’ 조계사 대웅전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한국불교 1번지’ 조계사 대웅전

    ‘한국불교 1번지’ 조계사(서울 종로구 견지동 45번지) 대웅전. 일제치하 불교 총본산으로 세워져 지금은 조계종 직할교구본사 본당의 위상을 갖는 건물이다. 조선시대 억불숭유책에 따라 막혀 있던 승려의 도성출입이 허용되면서 불교계의 중지를 모아 건립된 불당으로, 단일 목조건물론 국내 최대 규모. 조선후기 전통사찰 불전과 궁궐 양식이 혼합된 대웅전에는 일제에 시달렸던 우리 민족의 한과 암울했던 시절 불교중흥을 위한 불교계의 염원이 함께 서려 있다. ‘4방에 계단을 둔 단층 석조 기단위 정면 7칸, 측면 4칸의 평면에 외부 22개의 평주, 내부 12개의 고주를 세워 다포계 단층 팔작지붕을 얹은 155.7평 규모의 남향 불전.’ 조계사 대웅전 앞에 서면 법당은 물론, 기단과 공포(拱包, 처마 끝을 받치는 기둥머리에 맞추어댄 나무쪽)의 크기에 압도당한다. 조선후기 불교 건축양식에 충실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며 조선왕조의 궁전보다 더 장대하고 화려한 외양을 갖추고 있다. 우선 대웅전을 받치고 있는 기단. 높이가 160㎝에 이르는 단층 석조인데 경복궁 근정전을 포함해 어느 궁전의 기단보다도 높다. 다음은 공포. 외부 5출목, 내부 7출목으로 짠 다포계로 경복궁 근정전, 창덕궁 인정전, 덕수궁 중화전 등 당시 가장 규모가 컸던 궁전보다 안팎으로 2출목씩이나 더 많을 만큼 장중하다. 대웅전 천장 높이는 자그마치 8.5m. 대웅전 디자인을 비롯해 곳곳에 스며있는 궁궐 양식도 눈길을 끈다. 외벽 큰 기둥을 받친 장초석은 경복궁 집옥재(1873년)의 것과 비슷하며 기단 전면에 일렬로 배치한 석조 동물상 중 해태상도 궁정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이다. 불전에 궁궐양식을 쓴 것은 당시 불교계가 얼마만큼 이 건물을 중시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대웅전 건립을 맡았던 도편수와 부편수는 모두 궁궐 재건공사를 지휘했던 인물들이다. 특히 도편수 최원식은 1920년대 창덕궁 대조전 재건 공사를 총지휘한 도편수로 대웅전 건립을 위해 경복궁과 덕수궁을 여러 차례 시찰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당시 설계 담당이며 관리직들은 모두 이왕직(李王職) 영선과 소속 일본인으로 돼 있었으나 사실상 대웅전 건립은 모두 한국인들의 손에 의해 이루어졌던 것이다. 불상을 모신 불단도 폭 14.57m, 높이 2.3m의 초대형. 지난 2004년부터 대웅전 해체 보수공사를 하면서 강원도 홍송으로 교체했다. 불단 크기에 비해 불상은 왜소한 편. 불전 건립때 도갑사의 것을 개금해 모신 것인데 오는 10월쯤 대웅전 동편에 들어서는 영산전으로 옮겨지며 대신 석가모니불과 아미타불, 약사여래불 등 17자 크기의 대형 삼존불이 봉안된다. 석가불좌상 뒤편, 즉 후불벽에는 1978년 새로 봉안된 천불도와 목각탱이 걸려 있다. 대웅전 정면은 전혀 벽이 없이 모두 장엄한 꽃판문과 꽃판창으로 처리했는데 벽 안쪽에는 천부중·신중, 바깥쪽에는 최근에 그려진 불전도가 장엄되어 있다. 바닥은 원래 다다미가 깔려 있었으나 최근 불단과 함께 강원도 홍송으로 바꿨다. 그런데 조계사의 원래 이름이 ‘태고사’였고 대웅전도 증산도 원류인 민족종교 보천교의 본당인 ‘십일전(十一殿)’을 옮겨지은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먼저 태고사는 일제하에서 한국불교를 지켜내려는 당시 불교계의 눈물겨운 노력이 담긴 이름. 일제의 민족말살책에서 불교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제가 불교계를 통제하려는 사찰령을 시행한 데 이어 본격적으로 칼을 들이댄 게 바로 총본산 건립이다. 식민지 시절인 만큼 불교계의 통일기관인 총본산 설치에 총독부의 입김이 작용했을 터이지만 나름대로 한국불교의 맥을 지키기 위해 불교계가 뭉쳤다.1935년 8월 전국 31본산주지회의 이후 ‘조선불교선교양종종무원’이란 대표기관을 설치한 데 이어 한국불교 1번지의 위상을 갖는 사찰을 세운다는 원칙아래 인근 각황사 교당 개축에 뜻을 모은 것이다. 각황사는 지금의 조계사 옆 수송공원에 있던 한국 최초의 불교 포교당. 이 각황사를 헐어 지금 조계사 자리로 이전한다는 것이었는데 새로 대웅전을 건립하고도 그 명칭을 확정짓지 못하다가 고심끝에 한국불교의 법통을 태고 보우에서 찾는다는 뜻에서 삼각산(현 북한산)의 태고사로 정해 총독부에 신청한 것이다. 태고사는 전국승려대회 이후 소유권 다툼이 법정으로 비화한 끝에 1975년 6월에야 명칭이 조계사로 변경되었다. 그러면 왜 하필 보천교 십일전을 옮겨왔을까. 아무래도 당시 신도가 12만명에 불과했던 불교계 형편상 기존 건물을 옮겨짓는 것이 비용절감에 긴요했고 무엇보다 보천교가 일제에 강하게 맞서 일제에게도 위협적인 종교란 점에 착안했던 것 같다. 조계사 대웅전은 단순히 불교의 한 가람에 머물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보천교는 한때 신도가 200만명에 달할 정도로 교세가 컸다.1928년 당시 전북 정읍의 보천교 본소는 2만평 부지에 지금의 조계사 대웅전, 내장사 대웅전 같은 건축물이 45채나 들어섰을 만큼 엄청난 규모였다. 특히 십일전은 일제가 남산에 설치한 조선신궁(神社)에 대응해 지은 건물이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주 차경석이 사망한 뒤 일제는 대대적인 보천교 말살에 나서 결국 십일전을 강제로 헐값(1만 2000원, 당시 쌀 한 가마 값은 5원30전)에 사들였는데 불교계가 이것을 매입해 옮긴 것이다. 대웅전 기둥과 대들보는 십일전의 것을 그대로 옮겨 세웠으며 형태도 사실상 십일전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계사 대웅전이 낙성된 것은 1938년 10월25일. 건립엔 총 17만원이 소요됐으며 기술자는 목공 7000명, 와공(瓦工) 200명을 포함해 6500명, 인부는 6만 5000명이 동원됐다. 당시 만해 한용운은 ‘총본산건설의 재인식’(1938년 ‘불교’ 신제17집)이란 글에서 대웅전의 규모를 말하면서 “만일 이 건물을 신축하자면 최소한도 100만원은 초과치 아니하면 안 되겠다고 하니 얼마나 훌륭한 집인가.”라고 적고 있다. 그야말로 19∼20세기를 통틀어 한국 최대의 건축불사(佛事)였던 셈이다. 조계사는 지난 2004년부터 대웅전 해체 보수공사를 하면서 “전통사찰 양식에 충실한다.”는 원칙을 세워 기둥과 지붕 등 기본 골격과 구조물은 변형하지 않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많은 부분이 바뀌어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우선 천장을 민반자로 완전히 바꾸면서 천장에 있던 그림들이 모두 철거됐고 자개 장식의 불단도 완전히 바뀌었는가 하면 새로 봉안될 3존불 위에 전통양식의 닫집을 설치하면서 기존의 장식이 모두 없어져 버렸다. 이강근(48) 경주대 교수(미술사학)는 “전통사찰 양식도 중요하지만 나름대로의 의미를 갖는 문화재의 구조물들을 교체하는 것은 역사인식의 결여를 보여주는 큰 오류”라고 말한다. 이 대웅전 해체 보수공사를 시작으로 4년 안에 조계사에는 종각과 보제루·영산전이 새로 들어서 환골탈태하게 된다. 경내에 있는 여관 현대장도 헐려 그 자리에 24시간 개방형 시민선방이 세워진다. 조계사 주지 원담(48) 스님은 “조계사는 서울 중심에 위치한 대표적인 신중도량으로 한국불교의 견인차 역할을 계속 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한국불교 1번지의 위상에 맞지 않게 사찰 형태가 초라하고 급하게 지은 대웅전도 전통 사찰양식에서 비켜난 부분이 많아 해체보수를 통해 한국불교 고유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mus@seoul.co.kr
  • 여주 세종대왕 진달래길 거닐어볼까

    여주 세종대왕 진달래길 거닐어볼까

    4월의 여주는 참 특별하다. 이제껏 한번도 속살을 드러내지 않았던 세종대왕릉(영릉)의 서편 진달래 꽃길이 일반에 개방됐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진달래 꽃밭이 무려 3000평. 솔향기 가득한 꽃밭길을 걷는 맛이 각별하다. 여주 도자기 박람회도 개막됐다. 벌써 열여덟해째 이어져 오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행사로 박람회를 가득 채웠다니,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나서볼 만하다. 글 사진 여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1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넓은 공간이 주는 고요함과 여유로움. 소풍나온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조차 꿈결에서 들리는 듯 나즈막하다. 여느때라면 시끄럽게 들려졌을 법도 한데 그마저도 여유롭게 느껴진다. 한껏 게으름을 피워가며 영릉(英陵)으로 향했다. 이번에 개방된 진달래 숲길은 8.5㏊, 약 3000평쯤 된다. 관람기간은 이번달 30일까지. 진달래꽃이 피는 기간에만 일반 관람객들에게 개방한다. 기존의 관람동선에서 살짝 비켜나, 서편 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사람의 얼굴을 닮은 잉어가 노닐던 연못을 지나 진달래 숲길로 향하는 언덕을 올랐다. 곧이어 나타난 길은 두갈래. 어느 쪽으로 갈까 잠시 망설이다 오른쪽길로 접어들었다. 솔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던 산새는 한껏 봄을 노래하고 있다. 참 곱기도 하다. 크기는 참새 절반만한 것이 여간 크고 낭창하게 우짖는 것이 아니다. 새로 만든 길이라서인지 잘라낸 나무 그루터기에 발이 걸리기 일쑤다.‘길을 만들어 가며’ 걷기를 5분여. 진달래 군락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여수의 영취산이나 강화의 고려산 진달래처럼 온산을 집어 삼킬 듯 붉게 물들여 가는 모습은 아니었다. 대신 영릉의 진달래가 선택한 것은 소나무와의 조화와 교감인 듯했다. 울창한 소나무 아래를 연분홍으로 물들이며 안개처럼 넓게 스며가는 듯한 모습. 강렬함보다는 잔잔함이 느껴졌다. ‘사랑의 기쁨’이라는 꽃말을 가진 진달래는 전국의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토종꽃. 잎이 채 돋기도 전에 속절없이 피었다가 지고마는 가냘픈 꽃이다. 그래서 우리 민족의 정한(情恨)을 상징하기도 한다. 호사가들의 말을 빌리면, 진달래의 향기는 방금 머리를 감은 여인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냄새처럼 상큼하단다. 흔히 알려져 있듯, 진달래는 비슷한 모양의 철쭉과는 달리 먹을 수가 있다. 화전을 부쳐 먹기도 하고, 술을 담가 마시기도 한다. 특히 진달래로 담은 술, 두견주는 이름과는 달리 독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날 진달래 화전 안주로 진달래 술 한잔 마시면, 기골이 장대한 청년도 쉽게 쓰러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기도 한다. ‘가는 걸음마다 놓인 진달래꽃을 사뿐이 즈려밟으며’ 걷기를 한시간 남짓. 아직도 그윽한 솔향기가 코안을 맴도는 듯하다. 어느새 눈앞에 펼쳐진 것은 탐방로. 영릉의 자랑거리다. 탐방로가 왕릉의 봉분 바로 앞까지 이어져 있는 것은 영릉이 유일하다.‘천하명당’에서 바라보는 전망을 만끽할 수 있는 것. 각종 석물 등 왕조시대 건축물의 진수를 눈앞에서 보는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또하나의 자랑거리는 가족들과 함께 돗자리깔고 쉴 만한 장소가 많다는 것. 영릉초입의 어정수(御井水)를 비롯, 인접한 효종대왕릉 산책로 주변에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따스한 봄햇살을 받으며 누워 쉬기엔 그만이다. #2 알고 가면 재미있는 왕릉답사 ●천릉(遷陵)1호인 영릉 영릉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릉옆에 있던 것을 예종때 이곳으로 옮긴 것이다. 주산(主山)인 칭성산을 감싼 주변 산세가 마치 꽃봉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듯하다해서 모란반개형(牧丹半開形)의 명당이라고 한다. 원래 이곳은 세조때 우의정을 지낸 이인손 등의 묘가 있었던 곳. 천릉터로 최적의 길지라는 지관들의 보고를 접한 예종은 평안도 관찰사를 지내던 이인손의 맏아들 이익배에게 선부의 묘를 옮겨줄 것을 요청했다. 이익배가 이장을 하기 위해 산소를 파보니 “이곳에서 연을 날려 줄을 끊은 다음, 연이 떨어지는 곳에 묘를 옮겨라.”는 글이 적힌 두루마리가 나왔다. 연이 떨어진 곳에 이장을 한 후 자손은 더욱 번창하였고, 연주리라는 마을이름은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한다. ●참도는 오른쪽이 높다 참도는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 이어진 길. 두개의 통행로로 되어 있다. 앞쪽을 보고 좌우를 구분하는 전통적인 시각으로 보면 오른쪽 높은 곳이 신도(神道), 왼쪽의 낮은 곳은 어도(御道)다. 어도는 능제를 지내러 온 왕이 걷는 길, 신도는 선왕의 혼령이 다니는 길이다. 그래서 아버지가 다니는 신도를 아들이 다니는 어도보다 한단 높게 조성했던 것. ●정자각에는 계단 하나가 없다 봉분앞에서 제사를 지냈던 곳이 정자각. 유심히 보면 정자각 오른쪽에는 계단이 두개인데 반해 왼쪽은 하나밖에 없다. 참도를 따라 걸어온 왕은 동입서출(東入西出)에 따라 정자각 동쪽으로 들어와 제사를 지내고 서쪽으로 나간다. 반면 홍살문에서 아들을 따라 정자각까지 온 선왕의 혼령은 제사를 마치면 다시 왕릉 봉분으로 들어가야 한다. 능제가 끝났는데도 선왕의 혼령이 따라오면 왕궁은 물론 온 나라가 시끄러워진다. 그래서 정자각을 나서는 왼쪽에는 왕이 내려갈 계단 하나밖에 없는 것. ●왕릉에는 강(岡)과 잉(孕)이 있다 신라나 고려와는 달리 조선의 왕릉에는 강과 잉이 있다. 강은 봉분이 자리잡고 있는 언덕을, 잉은 왕릉 뒤쪽에 봉긋하게 솟아오른 지형을 말한다. 강은 땅의 기운 중에 가장 좋다는 생기(生氣)를 저장하는 탱크역할을 한다. 잉은 강에 생기를 주입시켜 주는 역할을 맡는다.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여주IC→여주읍내→42번국도 이천방향→영릉삼거리 우회전→영릉.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이천방향→수광리 도예촌→3번국도→이천온천삼거리→복하교에서 우회전→여주방향 산업도로→OB맥주공장→ 양평/이포방향삼거리→좌회전→영릉. ●휴관일 매주 월요일 ●관람료 성인 500원, 청소년 300원. ●문의 (031)885-3123∼4. #3 볼것·놀것 천지 ‘여주 도자기 박람회´ ‘천년 도자의 맥’. 제18회 여주 도자기 박람회(ceramicexpo.org)가 지난 20일 개막됐다. 이번 도자기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어린이를 위한 행사가 많다는 것. 전시, 체험행사의 대부분이 어린이 위주로 꾸며져 있다. 어린이들이 세라믹과 친해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가족나들이 코스로는 안성맞춤.5월14일까지 계속된다. 올해 20회를 맞는 이천 도자기 축제(ceramic.or.kr)도 21일 개막돼 볼거리를 더해주고 있다. 역시 다음달 14일까지 행사가 이어진다. 경기도 양평에서 봄나들이 온 하지원(9)양 가족과 함께 박람회 행사장을 둘러보았다. 지원이네 가족이 맨처음 들른 곳은 세계생활도자관 1층의 ‘세라믹 판타지’코너. 세라믹 정원에 전시된 세라믹 꽃과 곰인형 등이 반갑게 인사하는 듯하다. 정원을 지나 왼쪽으로 돌면 ‘토야네 집 101호’다. 토야는 박람회의 마스코트 이름.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빌라에는 청자아버지와 분청엄마 등 모두 12명의 토야네 가족이 살고 있다. 방은 모두 네 개. 맛있는 식당과 행복한 거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방마다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세라믹의 세계를 정교하게 꾸며 놓았다. 토야네 집 구경을 마치면 옆집인 ‘상상갤러리 201호’로 연결된다. 작가들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세라믹 작품들을 재미있는 방법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다.“세라믹 작품에 대한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보고, 듣고, 느끼는 등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기법이 동원됐다.”는 것이 교육체험 큐레이터 전양건(35)씨의 설명이다. ‘상상극장’에서 ‘할머니와 요리사’라는 5분짜리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면 ‘상상스튜디오’에 닿는다. 도자작품을 실제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곳이다. 지원이가 만들기로 한 것은 ‘알리바바의 집’이라고 이름붙인 항아리형 도자기. 삐뚤빼뚤하지만 여간 귀여운 모습이 아니다. 한 달 뒤에 택배를 통해 잘 구워진 ‘알리바바의 집’을 다시 만나기로 하고 2층의 ‘세라믹 하우스Ⅱ’전시장을 찾았다. 이곳은 엄마와 아빠를 위한 곳. 침실과 주방, 욕실 등 집안 곳곳에 사용되는 세라믹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오디오룸에 전시된 도자기 스피커는 오디오 제작업체들 사이에 관심의 초점이란다. 하지만 지원이 엄마의 관심은 침실에 전시된 세라믹 구두. 누구든 발에 맞으면 무료로 준다기에 지원이 엄마도 도전해 봤다. 애는 썼지만 잘 들어가지 않아서 포기. 세계생활도자관을 나와 오른쪽 토야관으로 들어섰다.‘미니룸 꾸미기’행사장이 있는 곳이다. 자석을 덧대놓은 벽에 세라믹 장식용품들을 가져다 자기 마음대로 꾸며볼 수 있다. 토야관 오른쪽은 토야도자공방. 어린이 특별전의 하이라이트다. 흙으로 할 수 있는 온갖 종류의 놀이가 준비되어 있다.“어린이들이 흙과 노는 공간이자, 도자기를 완전정복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 전씨의 설명이다. 흙밟기장에서는 맨발로 흙속에서 뒹굴수 있다. 무료로 대여해준 앞치마를 입은 지원이가 처음 본 친구들과 진흙을 밟아가며 정신없이 논다. 저절로 머드팩이 될 듯하다. 이밖에 흙물로 그림을 그리는 ‘슥삭슥삭’, 과녁에 흙을 던져 맞히는 ‘휙휙팍팍’ 등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들. 이번에는 흙체험실에서 도자기 굽기 체험을 해보기로 했다. 흙체험실은 도예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며 400명이 동시에 도자기 제작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공간. 컵을 만드는 데 20분, 화분 등의 생활자기를 만드는데는 1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자신만의 도자기를 만들어 제출하면 주최측에서 불에 구워 제작한 다음 택배로 부쳐 준다. 기간은 한달 정도 소요된다. 예약은 (031)884-8552.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여주IC→37번국도 여주방향→여주 버스터미널 사거리 우회전→여주교→331지방도 신륵사 방향→행사장. ●관람료 흙놀이방+전시관:성인 3000원, 어린이 4000원. 가족은 4인 이상 1만원,3인 이상은 8000원. ●체험료 흙체험실:만들어 가져갈 경우 5000원, 구워서 택배로 보낼 경우 일반 2만원, 학생은 1만원. 택배비 본인부담. 월요일은 휴관. ●문의 (031)645-0570∼1,(031)884­8644. <가볼만한 곳> ●해여림 식물원 21일 문을 연 해여림식물원은 형형색색의 튤립축제가 자랑.5만여평에 달하는 관람면적에 각종 꽃과 약용식물, 희귀종 보호수 등이 가득 들어차 있다. 입장료는 어른 6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4000원. 월요일은 휴무. 문의(031)882-1700. ●황포돛배 신륵사 맞은편 나루터에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운항한다. 신륵사에서 여주대교, 영월루 등을 돌아본다. 소요시간은 30분. 월요일은 쉰다. 요금은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문의 (031)887-2867. ●신륵사 여주의 대명사라 할 만큼 많이 알려진 천년고찰. 화려한 다포지붕이 압권인 극락보전은 경기 유형문화재 제128호, 조선 성종때 세워진 다층석탑은 보물 제225호로 지정돼 있다. 문의(031)885-2505.
  •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청계천에 성(性)이 있다면 아마도 ‘여성’일 것이다. 청계천에는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포근함과 넉넉함이 살아 있다. 또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여성미도 느낄 수 있다. 청계천 복원 이후 처음 맞는 봄. 청계천에 화사한 봄 옷을 입혀 놓고 보니 영락없는 ‘봄 처녀’의 자태를 닮았다. 수줍은 듯 하얀 꽃향기를 뿜어내는 조팝나무와 연분홍 진달래, 노란 개나리, 조만간 꽃망울을 터뜨릴 노랑꽃창포 등에서도 ‘여심’(女心)이 느껴진다. 그녀는 품속에서 수많은 꽃과 나무와 풀과 곤충과 새들이 어우러져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 서민들과 희로애락도 함께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넉넉함을 잊지 못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 곳에는 역사가 있고, 추억이 있고, 생명이 있고, 문화가 있고, 삶이 있다. 주변의 ‘맛과 멋과 쉼’에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30년만에 찾아 온 청계천의 봄. 가족들에게는 봄나들이 명소로, 주머니가 가벼운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이보다 좋은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길이 5.84㎞. 나이 7개월 20일.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 그녀의 봄 속으로 들어가 봤다. 글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걸어서 한바퀴 30년 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 풍경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컷던 것일까. 아니면 콘크리트로 뒤덮인 청계고가를 넘어다니던 학창시절 읽었던 박태준의 ‘천변풍경’의 잔영들이 갑자기 되살아난 것일까. 청계천을 찾기도 전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청계천변에 모여 살았던 서민들의 모습들도 머릿속을 맴돌았다. ‘판자촌이 늘어섰던 개천변의 모습과 아낙네들이 수다를 떨던 빨래터, 개천변에 모여살던 민 주사와 한약국집 가족, 이쁜이, 점룡이, 여급 하나코’. 이런 상상에 빠져 지난 14일 봄의 새싹이 움트고 있는 청계천을 찾았다. 봄을 만끽하기에는 이른 느낌이었지만 그 곳에는 봄이 있었다. 조팝나무에 하얀 눈송이가 달려 있고, 진달래는 제철을 만났다. 개나리 꽃은 잎사귀에 둘러싸여 내년 봄을 기약한다. 창포와 버들가지에도 봄이 가득하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과 오리가 자맥질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30년 만에 되찾은 청계천의 봄 풍경이다. #10:00-청계광장 출발 청계천 시작지점인 ‘청계광장’(청계1경)을 내려와 모전교를 출발했다. 천변은 번잡하던 도로 위와는 전혀 딴 세상이 펼쳐졌다. 개천은 지상에서 불과 2∼3m 아래지만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의 시끄러운 소음 대신 물 흐르는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상쾌하게 파고드는 공기도 지상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모전교는 청계천 22개 다리 중 첫 다리로 근처에 과일을 팔던 모전(毛廛·과일가게)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먼저 만난 곳은 다리 아래 ‘팔석담’. 팔도의 화합과 정기를 담은 이 곳에서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수거된 동전은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한다고 하니 소원도 빌고, 좋은 일도 할 겸 과감하게 500원짜리 동전을 꺼내 물속에 던졌다.‘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동전을 줍는 행위는 절도죄에 해당한다. 던질 수는 있지만 줍지는 말아야 한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계천의 석교인 ‘광통교’(청계 2경) 아래를 지나자 완연한 봄 세상이다. 버들가지에서는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돋아나고, 천변에 줄지어 늘어선 창포가 푸르름을 자랑한다. 인공미가 물씬 풍기던 지난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청계천의 돌과 나무, 꽃 모두는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로 자연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청계천의 새역사를 써 갈 꽃과 나무는 따사로운 봄볕에 새싹을 틔우고 있었다. 광통교는 청계천 다리중 가장 큰 다리로 원래는 광교 사거리에 있었지만 1958년 복개공사로 땅속에 묻혔다가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10시20분-광교∼관수교 물의 흐름이 걷는 속도보다 빠르다. 봄을 즐기며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는 탓도 있지만 유속이 어른의 빠른걸음 정도다. 그러나 강바닥에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오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광교 다리를 지나 ‘정조반차도’(청계 3경)에 이르렀다. 정조가 모친의 회갑을 기념해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이 있던 화성(현재 수원)에 행차하는 모습으로 김홍도 등 당대 최고의 화원들이 합작해 그린 작품이다. 규모는 폭 2.4m, 길이 192m에 이르는 거대한 도자벽화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벽화라고 한다. 자원봉사자가 반차도의 내용을 설명해 준다. 장통교를 지나자 ‘삼각동 워터 스크린’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어 삼일교를 지나 수표교터에 도착했다. 수표교는 청계천을 복개할 때 장춘단 공원으로 옮겨졌고 이 곳에는 터만 남아 있다. 청계천의 수심을 측정하는 곳이라는 뜻에서 수표(水標)라는 이름이 붙었다. #10:40-관수교∼나래교 관수교에 이르자 개천 바닥에 녹색 그물들이 눈에 들어온다.‘뭘까?’라는 궁금증을 품기도 전에 자원봉사자들이 먼저와 다가와 “물고기들의 쉼터”라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꽃이며 나무들의 이름을 물어봤다. “하얀 꽃을 예쁘게 피운 것이 장미과 조팝나무고, 붉은 것은 진달래, 개천변의 파란 풀들은 창포”라며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관수교를 지나자 시원한 ‘고사분수’의 물줄기가 개천에서 하늘로 솟구친다. 새벽다리에 이르자 물흐름이 느려진다. 곳곳에 물고기 산란장이 많다. 개천 위의 돌다리를 건너 다니며 개천 속을 들여보기로 했다. 바닥에는 푸른 이끼들이 끼어 있고, 한무리의 송사리떼가 노닌다. 개천 바닥의 흙색과 닮아 한참을 들여다봐야 송사리떼를 찾을 수 있다. 엄마와 봄 나들이를 나온 아이는 “엄마, 송사리가 어디 있어, 안 보여.”라며 칭얼댄다. 엄마의 손끝을 한참 들여다본 뒤에야 “야, 물고기가 많다.”며 즐거워했다. #11:00-나래교∼오간수교 출발한 지 벌써 한 시간이 흘렀다. 청계광장에서 나래교까지는 2.5㎞ 남짓. 산책이 즐거운 탓인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천변 담장을 타고 담쟁이덩굴이 올라간다. 시골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다. 개나리도 반갑게 반긴다. 오리 한 마리가 물위를 거닐며 먹이를 찾느라 여념없다. 먹이를 발견한 오리는 자맥질을 한다.“아이고 몇 마리 없는 물고기 다 잡아먹네…”라며 지나가던 한 할머니의 한숨 섞인 탄성도 들린다. 청계천 산책에 동행한 동료가 복원 전과 복원 직후의 청계천은 전혀 다른 느낌이라고 거든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패턴천변’(청계 4경)에 이르자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주제로 제작됐다는 ‘문화의 벽’과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올리는 패턴 분수, 그리고 그 주위로 조성된 수변 무대가 발길을 사로잡았다. 엄마 손을 잡고 돌다리를 건너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 소리가 정겹게 들려와 산책길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 #11:20-오간수교∼비우당교 오간수교 아래에는 오간수문터의 옛모습이 걸려 있다. 도성안의 물줄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지점에 있었던 다섯개의 수문이다. 다리 아래에 청계천에서 빨래하는 아낙네와 그 앞에서 멱을 감는 아이들의 흑백 사진은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다산교를 지나자 흑백사진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빨래터’(청계 5경)에 도착했다. 시멘트로 만든 대여섯개의 빨래판은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빨래터는 소설 천변풍경이 시작되는 곳. ‘…간간이 부는 천변 바람이 제법 쌀쌀하기는 하다. 그래도 이곳 빨래터에는 대낮에 볕도 잘 들어, 물 속에 잠근 빨래꾼들의 손도 과히들 시립지는 않은 모양이다’ 인근에 즐비하게 늘어선 판자촌 사이로 빨간 함지박을 머리에 이고 빨래 방망이를 겨드랑이에 끼고 아이들을 데리고 청계천을 찾던 사람들의 모습들이 오버랩된다. 인근 다리 아래에 당시 천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몇 점의 사진이 걸려 있다. #11:50분-비우당교∼두물다리 점점 다리가 아파 온다. 쉬지 않고 걸은 탓이다. 밤이면 물줄기와 형형색색의 조명이 아름답다는 ‘리듬 벽천’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맞은편에는 소망의 벽(청계 6경)이 눈에 들어온다.2만여개의 예쁜 타일에 시민들의 소망이 적혀 있다. 선생님을 따라 봄 나들이를 온 유치원생들의 재잘거림이 정겹다. 길게 줄지어 가는 산책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벽에서 시원스레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하늘물터’(청계 7경)의 터널분수. 마치 커다란 물줄기 사이를 지나는 듯하다. 바람에 물이 날려 옷을 젖을 수 있어 안경을 썼거나 카메라를 지닌 사람은 돌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피해 가는 것이 좋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과 어우러져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개천 가운데 우뚝 솟은 3개의 거대한 기둥이 눈길을 끈다.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청계고가도로의 교각으로 후대에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일부러 남겨둔 것이라고 한다. #12:20-두물다리 도착 ‘구경 한번 잘했다∼.’무학교와 두물다리를 지나 청계천이 끝나는 청계문화관에 이르렀다.2시간 남짓을 걸어서야 5.8㎞의 산책로 끝에 이르렀다. 너무 빨리 걸은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볼거리와 화려함은 덜 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정겹다. 체력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곳에서 다시 청계광장까지 거슬러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고산자교를 지나면 청계천에서 가장 자연적이고 생태적인 ‘버들습지’(청계 8경)을 만난다. 어류, 양서류, 조류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주변에 갯버들과 매자기, 꽃창포 등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힘에 부치는 사람은 두물다리 위로 올라와 ‘청계천문화관’에 들러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본 뒤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된다. 두물다리 위에 있는 성북상수도사업소(청계주차장) 앞에 가면 노란색 1번 버스를 타면 청계광장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노선은 이곳에서 청계8가∼평화시장∼세운상가∼청계 3가∼종로3가∼무교동까지다. 버스는 30∼35분 간격이며, 요금은 현금 550원, 카드 500원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숨은 맛집 완연한 봄이다. 청계천에도 이곳 저곳을 거니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청계천엔 수경시설과 금붕어, 청둥오리, 꽃, 전태일 동상까지 많은 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청계천 주변을 둘러보면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그렇지만 성큼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다. 눈여겨 보면 청계천 주변의 뒷 골목엔 숨은 맛집들이 적지 않다. 한 장소에서 고집스럽게 단일 메뉴만을 수십년 동안 만든 요리사도 많다.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청계천의 맛집을 소개한다. ●북한토속음식 청계천 광장 인근에 북한 토속음식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 ‘리북손만두’(776-7350)사장 박혜숙(65)씨는 평양 태생으로 한국전쟁 때 남하해 그동안 줄곧 북한 음식을 했다. 청계천 인근 지금의 장소에서 시작한 지는 17년. 이 가게의 주요 메뉴는 리북손만두와 김치마리밥, 빈대떡, 제육보쌈 등이다. 특히 리북손만두가 맛있다. 김치마리밥은 김치국물에 찬 밥을 말아먹는 북한에선 한겨울 음식. 하지만 손님들은 주로 여름에 이 음식을 찾는다. 빈대떡은 평양식 빈대떡이다. 제육보쌈은 일반적인 보쌈과 달리 삽겹살로 한다. 보통 목살로 하는 경우가 많다. 돼지고기는 북한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가격은 만둣국과 접시만두는 7000원, 김치마리밥은 6000원, 빈대떡은 1만 2000원. ●70년 이상 추어탕만 파는집 1972년 남북조절위 제3차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북한의 박성철 대표는 “지금도 무교동 그 자리에 용금옥이 있는거요?”라고 물어 용금옥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용금옥(777-1689)은 전통을 사랑한다. 용금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찾는 사람들도 전통을 사랑한다. 아무리 장사가 잘 돼도 사장은 함부로 객장을 넓히려 들지 않고 젊은 시절에 친구들과 추어탕 한 그릇에 소주를 기울이던 손님들은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옛모습 그대로인 이곳을 ‘마음의 고향’인양 찾는다. 위치도 무교동 골목길을 헤매야만 찾을 수 있는 그 자리 그대로이다. 용금옥은 1932년 홍기녀(작고)씨가 열었다. 현재 3대째인 신동민(45)씨가 9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정기적으로 올라오는 미꾸라지들은 살아있는 것으로 소금에 씻어 얼른 뚝배기 육수 속으로 집어넣기 때문에 연하고 신선하다. 미꾸라지를 넣기 전에 느타리와 목이, 표고버섯, 두부, 양파, 유부 등 갖은 양념이 먼저 육수에 들어간다. 고춧가루를 듬뿍 쳐 내놓는다. 가격은 8000원. ●피아노로 프러포즈를 미리 피아노를 배우지 못 한 걸 후회하는 남성들이 더러 있다. 피아노 프러포즈만큼 낭만적인 게 있을까. 하지만 피아노 프로포즈를 할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고민이라면 청계천 장통교에서 종로쪽에 자리잡고 있는 티포투(735-5437)를 추천한다. 홍차와 우롱차, 커피 등을 파는 차 전문점 티포투의 2∼3층엔 피아노가 있다. 간혹 실력을 뽐내는 손님이 더러 있다고 한다. 또한 매주 두 차례 오후 9시 하프 공연도 잡혀 있다. 일정은 매주 월요일 저녁 때 나온다. 티포투는 메뉴를 선택하기 전 찻잎이 담긴 작은 샘플병에서 향을 먼저 맡아보고 원하는 차를 고를 수 있다. 4층은 공연장으로 쓰인다. 극단들이 종종 대관해 공연을 한다. 티포투는 인테리어가 전반적으로 부드러워 여성들이 선호한다. 차 가격은 6000∼8000원 ●주문진산 골뱅이 수표교에서 나와 중부경찰서 앞에 오면 골뱅이 집이 10여개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집은 풍남원조골뱅이(2265-2336).1971년 이원희(81)씨가 시작,1981년 방종숙(50)씨가 시집을 온 뒤 요리를 맡고 남편 송병희(54)씨가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쓴다. 골뱅이는 주문진산으로 육질이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비결이다. 송씨는 “일반적으로 골뱅이는 북한산을 써 딱딱한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주문진산을 써 많은 손님들이 온다.”고 말했다. 이 집은 모든 게 푸짐하다. 대접에 골뱅이 무침이 산처럼 쌓여 나온다. 반찬으로 나오는 계란말이도 풍성하다. 또한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인심도 좋다. 골뱅이는 산지에서 잡아 냉동 전 바로 가공된다. 따라서 산 채로 운반되는 것보다 위생적이고 영양 상태도 오래 간다. 젓가락에 돌돌 말아 먹는 맛도 별미. 가격 1만 9000원. ●굴보쌈집 골목 청계천의 관수교에서 나와 서울극장 뒷골목에 가면 굴보쌈집이 6∼7개 있다. 이곳에서 10년 이상 굴보쌈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가게들이있다. 또한 대부분 맛이 좋기로 언론에도 소개된 만큼 믿을만하다. 손님이 많이 찾는 가게 가운데 한 곳이 전주집. 돼지고기와 김치를 말아 김치보쌈을 만들고 여기에 굴을 올리면 굴보쌈이 된다. 맛은 달콤해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함께 나오는 국도 맛이 일품이다. 가격은 굴보쌈 큰 게 2만 5000원. 중간 크기는 2만원. 정식은 1만원이다. ●대한민국 원조 함흥냉면 동네마다 함흥냉면 가게가 있다. 함흥냉면을 안 먹어본 사람은 드물다. 함흥냉면 가게는 많지만 원조는 오로지 하나. 바로 ‘함흥곰보냉면’(2267-6922). 한국전쟁 때 함흥에서 온 곰보부부가 여기서 냉면집을 시작했다. 당시엔 가게는 없었고 길 구석에 탁자를 놓고 장사를 했다고 한다. 부부는 둘 다 얼굴에 천연두 흉터가 많았고 사람들은 “곰보네 냉면 먹으러 가자.”면서 찾았다고 한다. 그 뒤 이들 부부는 수십년 동안 8명의 주방장에게 요리법을 전수했다고 한다. 현재 모든 함흥냉면 집은 모두 이들 주방장한테 전수받은 것. 부부는 장사가 잘 돼 1968년 가게를 열었고 1987년 배정지(63)씨가 인수,3층 건물에 260석을 갖춘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함흥냉면 특유의 새콤달콤한 양념장 맛이 난다. 육수는 누린내가 완전히 제거됐다. 회냉면은 가장 인기다. 물·회·비빔냉면 모두 6000원. ●4계절 문전성시인 닭집 동대문 종합시장 뒷골목엔 1년 동안 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게가 있다. 바로 진할매원조닭집(2275-9666). 진옥화 할머니는 25년 동안 여기서 오로지 한 메뉴 닭한마리만을 고집했다. 닭이 통째로 대야에 담겨 나온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손님들은 집게와 가위로 닭을 자른다. 대야 안엔 대파와 큰 감자도 있다. 아무리 가위질이 서툴러도 종업원들은 절대 돕지 않는다. 종업원들과 눈 한 번 마주치기 힘들다. 닭은 자란지 35일쯤 된 것으로 냉동하지 않은 걸 쓴다. 영계이기 때문에 부드럽고 맛이 담백하다. 김치도 고랭지 배추만을 쓰며 3일 이상 된 것은 없다. 닭을 모두 건져먹으면 국수를 넣고 국수 대신 흰떡을 넣어 먹어도 된다. 닭한마리 가격은 1만 2000원. ●원할머니 보쌈집 본가 김보배(84)씨가 1965년 청계천 8가에 허름한 판잣집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사위인 박천희(49)씨가 1991년 맡아 운영한 뒤 현재 프랜차이즈점으로 커졌는데 원래 본가는 바로 이곳이다. 많은 프랜차이즈점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데 이종구 홍보과장은 “본가 맛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개성식 보쌈으로 보쌈김치의 매콤한 맛을 줄이고 담백한 맛을 높였다. 해산물을 많이 넣는다. 현재 유명한 보쌈 프랜차이즈점이 이곳에서 배웠다는 설이 있다. 한 손님은 “36년 동안 왔다.”면서 “맛에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손긍익씨도 “서울에서 맛을 본 뒤 잊을 수 없어 대구에서 다시 와 먹는다.”고 말했다. ●황학동 곱창골목 연탄불로 곱창을 구우면 기름이 쭉 빠지고 잘 익는다고 한다. 철판에 곱창을 굽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연탄불로 곱창을 굽는 음식점이 모인 골목이 있다. 청계천 황학교에서 황학동 사거리로 가면 곱창 골목이 모여 있다. 대부분 음식점은 10년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 곱창을 팔았다. 1991년까진 이곳은 곱창을 파는 포장마차가 많았다. 당시엔 심야단속이 있었는데 몰래 장사를 했다고 한다. 당시 정부가 포장마차 규제 정책을 펴면서 하나 둘씩 구멍가게로 전환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소 주인들은 손님들이 요즘도 곱창을 밖에서 먹는 걸 좋아한다고 전했다. 날이 더워지면 손님들이 밖에서 먹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가격은 가게마다 좀 다르지만 연탄불 곱창은 9000원. 야채곱창은 8000원이다. 원조왕곱창은 유일하게 4년 전부터 메뉴에 껍데기를 추가했다고 한다. 껍데기는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어떻게 변했나 ‘청계천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청계천 하류 끝지점인 성동구 마장동에 위치한 ‘청계천문화관’에 가면 이런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어준다. 청계천 물길을 상징하는 긴 유리 튜브 형태의 건물에는 한국전쟁 전후 혼돈과 가난을 담아냈던 청계천의 삶에서부터 도심을 관통했던 청계고가의 모습 등 복원공사로 현재의 모습을 갖출 때까지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청계천문화관은 오전 9시부터 밤 10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상설전시장은 무료로 개방된다. 건물 외벽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 전시장에 올라가자 상설 전시관이 나타난다. 관람은 4층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관람 동선을 따라 관람하면 자연스럽게 1층으로 내려올 수 있다. ●“엄마, 정말로 저렇게 끔찍한 집에서 살았어?” 가장 먼저 만난 곳은 6·25 한국전쟁 전후인 1950년대 청계천의 모습. 청계천 복개관에 들어서자 개천변으로 늘어선 판잣집의 모형과 영상물이 반겼다. 마치 성냥곽을 붙여 놓은 듯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과 난간에 내걸린 빨래, 천변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당시 서민들의 어려웠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모형물 뒤로 대형 스크린에서는 청계천의 실제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연신 돌아간다. 관람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어떻게 저런 집에서 살았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짙게 배어 있다. 김인숙(42·동작구 사당동)씨는 함께 온 딸아이가 “엄마, 어떻게 저런 집에 사람이 살아?”라고 묻자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다 저렇게 어렵게 사셨단다.”라고 얼버무린다. ●주변 찍은 대형 항공사진 바닥 ‘장식´ 코너를 돌자 어두컴컴한 터널이 눈에 들어왔다.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하다.‘이게 뭘까.’라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니 청계천 복원 전 복개도로 아래 지하를 체험하는 곳이란다.1967년 복개 공사로 인해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청계천 아래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5∼6m 정도의 길이에 불과하지만 마치 어두컴컴한 복개도로 아래 지하로 들어온 듯했다. 이어 10㎞에 이르는 복원공사를 어떻게 진행했는지를 그래픽 패널과 영상, 모형을 통해 볼 수 있다. 또 돌아온 청계천 코너에 들어서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계천의 모습을 애니메이션 동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3층에는 청계천 주변을 촬영한 대형 항공사진이 바닥에 깔려 있어 하늘에서 청계천을 내려다 보는 느낌을 준다. 2층에서는 조선시대의 청계천 모습도 가늠할 수 있다. 조선시대 청계천의 본류와 지천, 청계천에 얽힌 역대 왕들의 이야기,17·18·19세기 청계천 고지도 등 다양한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청계천 복개 논의가 시작됐던 일제시대의 관련자료도 볼 수 있다. 태조과 태종, 영조, 정조로 분장한 배우들이 영상을 통해 청계천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전달한다. ‘청계천 투어’코너에서는 청계광장∼신답철교까지 복원된 청계천의 모든 구간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잠시 쉬며 합성사진 찍어 볼까 인공 연못과 인터넷 시설을 갖춘 휴식코너인 ‘에코 청계천’의 ‘포토존’은 인기 코너. 청계천 다리를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합성해 찍을 수 있다. 사진은 곧바로 프린트를 해주며 1장당 1000원이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23일까지 1970년대 청계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노무라 할아버지의 청계천 이야기’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전에서는 1968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청계천 하류 판자촌에서 구호활동을 했던 일본인 사회운동가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75)가 기증한 사진과 스크랩북, 한국지도 등 826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사진에 등장하는 지역은 현재 성동구 마장동과 사근동, 용답동, 송정동 일대로 청계천 하류의 모습과 판자촌 거주민들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옛날엔 저 구정물에서 수영도 했다네” 사진전은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지는데,‘청계천의 하류 스케치’에서는 1970년대 청계천 하류에 늘어서 있는 판자촌의 모습을,‘판자촌의 하루’에서는 군복 염색과 벽에 폐휴지를 붙이는 모습 등 판자촌 거주민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마지막 테마인 ‘어린 회상과 증언’에서는 당시 노무라의 어린 자녀들이 판자촌에서 느낀 감회를 적은 글을 사진과 함께 정리한 스크랩북이 전시된다. 관람료는 무료. 사진전을 꼼꼼하게 관람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50∼70대가 대부분이다. 옛날 청계천 인근에 살았다는 한 70대 관람객은 한 사진을 가리킨 뒤 “옛날에는 저기에서 수영도 하고 그랬어. 우리 집은 저기 저쪽이야.”라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문의는 569-0696.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쇼핑·풍물시장 제일평화시장(2252-3633)은 ‘오전에 밀라노 컬렉션에서 소개된 옷이 저녁에 제일평화에 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품을 본뜬 옷들이 시시각각 선보인다.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직장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평화시장(2265-3531)은 중년 여성복, 스포츠 용품, 아동복, 운동복, 양말, 모자 등이 두루 있는 가장 큰 도매 시장 중 하나다. 신평화시장(2253-0714) 1층에는 속옷 가게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2000∼3000원대부터 유명브랜드까지 다양하다. 동평화시장(2238-1833)은 국내 유명 브랜드 위주의 덤핑 매장이 많다. 동대문의 다른 의류 상가에서도 이곳에서 물건을 떼어 갈 정도로 소매 시장이 잘 형성돼 있다. 남평화시장(2237-0622) 지하 1층·1층은 가방을,2·3층은 청바지를 전문으로 취급한다. 청평화시장(2252-8036)은 가격이 싼 재고 상품들이 많다. 동대문종합시장(2262-0114)은 연면적 2만평으로 1970년 개장 당시 동양 최대 규모의 단일 시장으로 기록됐다. 원단류, 의류 부자재, 침구·커튼, 생활용품,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는 우리나라 대표 원자재 시장.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만드는 등 아기자기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동대문신발상가에는 1000개가 넘는 신발 도매상이 모여있다.A동은 운동화,B·C동은 숙녀화를 주로 취급한다. 물론 신사화도 있다.광희시장(2238-4352)은 가죽·모피 전문 상가로 일본인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성수기에는 시중가보다 40∼50% 싸고, 비수기에는 여기서 10% 더 싸다. 광장시장(2267-0291)은 한복, 주단, 직물, 폐백용품, 나전칠기, 제수용품을 판다. 덕운상가(2252-5835) 지하1층에는 벨트·가방·지갑 등 피혁 제품 도매 상가가 모여 있다. 아동복이 품질도 괜찮다.우노꼬레(2250-7829)에는 남성복 매장이 많다. 청대문(옛 프레야타운·2048-2000)은 30대 이상 여성복들이 많다. 광장시장(275-3674)은 1905년 7월 5일 대한제국 한성부 개설허가를 받아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근대적 시장.2층은 일본·홍콩 등에서 들여온 구제 의류가 많다.‘빈티지 룩’을 연출할 수 있는 구제의류가 잘 갖춰져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1만∼2만원의 저렴한 가격. 한복, 침구, 의류, 나전칠기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지만 최근에는 빈티지 패션을 이끌고있다. 밀리오레(3393-0001)는 두산타워와 함께 동대문 패션몰 전성시대를 이끈 곳. 두산타워에 비해 의류 디자인이 평범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꼭대기층 식당가에서는 동대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식당 아주머니들의 ‘호객행위’만 아니라면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다. 두산타워(3398-3333)는 상인의 30%가 공장·하청 공장을 소유한 디자이너 출신일 정도로 감각적인 디자인의 의류가 많다. 대신 값도 다소 비싸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교환·환불도 가능하지만 현금아니면 잘 안깎아줘 동대문에서도 원칙적으로 교환·환불까지 할 수 있다. 상인들이 환불을 거부하면 상가측 상담센터나 상인연합회 등에 문의하면 도와준다. 가능한 한 현금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원칙적으로 신용카드는 받지만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면 가격을 깎아주지 않는다. 설사 가격을 흥정한 뒤라도 신용카드를 내밀면 원래 가격을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평화시장 등은 소매시장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낮에 문을 닫는다. 시장별로 운영시간을 확인해보고 가야 한다. ■ 만원이면 즐기는 ‘보물찾기’ 동대문 풍물시장 ‘추억여행’ “탱크 말고는 다 있어요.” 낡은 구두, 곰방대, 화폐, 중고 바이올린골동품, 헌옷,LP판, 중고 가전, 성인용비디오까지.동대문 풍물시장(2238-4709)은 그야말로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어야 할 건 없는 벼룩시장이다. 가로 2m, 세로 1.2m의 좌판 1000개가 모여 있다.2003년 청계천 복원 공사가 시작되자 청계천·황학동 일대 노점상이 동대문야구장 자리에 터를 잡았다. 입소문이 나서인지 평일에도 손님들이 제법 많다. 물건 가격은 대부분 1만원 이하.‘보물찾기’하는 기분으로 물건을 골라보자. 물건값을 흥정하는 재미도 있다. 물론 시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시장 체험이, 어른들에게는 추억으로 떠나는 여행이 될 것이다. 시장 한쪽에 마련된 먹자골목에서는 튀김·어묵·잔치국수 등으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상인들이 저마다 문 열고 닫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지만, 대개 오전 8∼9에 장사를 시작해 오후 6∼7시면 문을 닫는다. ■ 서점·극장가 반디앤루니스(종로타워점·2198-3000)는 가장 최근 지어진 서점. 교보·영풍문고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실내에 의자가 많아서 서점에 있는 책들을 몇시간이고 볼 수 있다. 특히 바닥에는 카페트가 깔려 있다. 서가 사이에서 카페트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진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재즈 등 조용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악이 적당한 크기로 흘러나온다. 서점 입구에는 계단이 있어서 쉬어가기 좋으며, 간이무대에서는 간간이 문화공연이 열린다. 교보문고(광화문점·1544-1900)는 명실공히 업계 1위 서점인만큼 책이 가장 많다. 저자와의 팬사인회도 수시로 열린다. 음반판매점(핫트랙)은 웬만한 음반 전문점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음반들을 구비해놓고 있다. 문구점 역시 문구백화점으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규모가 크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문구·소품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유명한 만큼 붐비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영풍문고(종로점·399-5600)는 청계천을 걷다가 광교에서 빠져나오면 바로 보인다. 지하 매장에는 커피 전문점, 아이스크림점, 샌드위치점이 있어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미국의 대형 서점인 반즈 앤 노블 한편에서 스타벅스가 성장한 것을 떠오르게 한다. 북스리브로(을지점·757-8100)는 영풍문고에서 명동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다. 다른 대형 서점에 비해 아담하지만 서점 곳곳에 4인용 테이블을 마련,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100평)의 만화책 전문매장이 있다. 대형 서점으로서는 유일하게 와인가게도 갖췄다.OK캐시백과 연계돼 있어 적립금 할인혜택이 15%나 되는 점도 장점이다. 청계천을 떠올리면 헌책방 거리를 빠뜨릴 수 없다. 청계천6가 평화시장 대로변(버들다리∼오간수교)에 있다. 한참 잘 나가던 1970년대에는 200여곳이나 됐지만 지금은 40여곳 정도 남아 있다.3평 안팎 되는 가게에 책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 책 고르기는 힘들지만, 괜찮은 책을 발견할 때면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마냥 신난다. 가격은 정가의 절반 정도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영화관·공연장 옹기종기 마니아들 발길 북적북적 관수교 북쪽 방향으로 ‘원조 개봉관 삼총사’인 서울극장·단성사·피카디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1907년 개장해 국내 최고(最古) 영화관으로 기록된 단성사(764-3745),1958년 개관한 피카디리(3676-7942)는 지난해 리모델링을 했다. 시설은 깔끔하지만 예전 극장의 낭만은 사라졌다. 영화 ‘접속’에서 주인공이 서로를 기다리던 피카디리 극장 앞 커피숍도 사라졌다. 삼일교 북쪽(인사동) 방향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시네코아(2285-2090)가 있다. 여기서 더 걸어가면 예술영화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741-9782)가 연인들을 기다린다. 옛 허리우드 극장 자리의 아트선재센터에 있던 시네마 테크 전용관을 옮겨왔다. 삼일교 남쪽(명동) 방향에는 개봉작과 단편영화를 두루 볼 수 있는 중앙시네마(776-8866)가 있다. 직진하면 우리나라 소극장 공연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삼일로 창고극장(319-8020)도 보인다.1975년 개관해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멘트를 펴바른 담벼락 아래로 연극인들의 추억들이 느껴진다.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도 있다. 광교를 기준으로 명동을 바라보면 애비뉴엘 건물에 롯데시네마(1644-8855)와 아바타 건물에 명동 CGV(1544-1122)가 있다. 마전교를 건너 종로쪽으로는 연강홀(708-5001)이,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과 신당역 사이에는 충무아트홀(2230-6600)이 있다. 모두 뮤지컬·연극·클래식 등이 펼쳐지는 종합 공연장이다. 동대문 시장의 청대문(옛 프레야타운) 건물에는 MMC(2268-01111)가 있다. 씨네큐브 광화문(2002-7770)은 청계광장에서 충정로 방향 쪽의 흥국생명 지하에 있다. 예술영화 전용관. 건물 외관에서 ‘망치를 들고 있는 사람’이 반긴다. 로비에도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지하에 푸드코트가 갖춰져 있다. 로비에서 팝콘을 팔지 않아 영화 관람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 ■ 버들치·조팝나무 “날 보러 와요” ‘반갑다. 봄!’ 30년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을 가장 반기는 이들은 아마도 청계천의 나무와 꽃들과 물고기, 철새 등일 것이다. 콘크리트 더미에 떠밀려 도시를 등졌던 이들은 화사한 청계천의 봄을 만끽하고 있다.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심은 100여종의 나무와 꽃 이외에 바람을 타고 천변에 날아든 156종의 식물들이 청계천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인다. 맑은 물 아래에는 각종 물고기가, 수면 위에는 긴 겨울을 지낸 새들이 날아와 따스한 봄볕을 즐긴다. ●봄꽃들의 현란한 꽃잔치 요즘 청계천에 가면 조팝나무에 하얀 꽃들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여기에 활짝 핀 빨간 진달래와 영산홍, 노란 개나리가 관람객을 맞는다. 키 1∼2m의 조팝나무는 꽃 핀 모양이 튀긴 좁쌀을 붙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조팝나무라 불린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조만간 청계천 가로변 5.5㎞구간에서는 900여그루의 이팝나무와 물가에 심은 노랑 꽃창포가 만개해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 연말 루미나리에 축제 때 화려한 전등이 내걸렸던 이팝나무들은 파란 잎과 하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물가에 심어진 백합목 붓꽃과 식물인 노랑 꽃창포의 꽃망울이 개천을 화려하게 장식할 전망이다. 담쟁이덩굴들은 가로변 담장을 타고 오른다. 덩굴손에 흡착근이 있어 담벽이나 암벽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 회색빛 담장을 푸르게 바꾸어 놓는다. 마장2교에서 용답육교에는 매화거리가 330m 조성돼 있으며, 시점부에서 새벽다리 사이에서는 산수유와 산철쭉, 자산홍, 개나리를 볼 수 있다. 고산자교에서 신답철교 사이의 사과나무와 감나무도 이달 말부터 꽃망울을 터뜨린다. 하류인 고산자교 일대에는 바람을 타고 온 이름 모를 풀들의 현란한 잔치가 벌어졌다. 마디풀과 고들빼기 등 종수는 156종에 이르지만 일반인들이 이름을 알기란 쉽지 않다. 식물 중에는 다른 식물들에 해를 끼치는 위해식물들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돼지풀과 서양등록나무 등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청둥오리등 동물 160여종 관찰 청계천은 정수된 한강물과 지하수가 흐르는 2급수 자연하천으로 1급수 어종인 버들치와 2급수 어종인 붕어, 참붕어, 메기 등 다양한 어종들이 살고 있다. 모전교에서 다산교까지 3.26㎞구간에 물고기 인공산란장 5개소와 물고기 쉼터인 거석 16개소, 거석수제 16개소, 목재방틀 20개소가 설치돼 있다. 이것들은 물고기들이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올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홍수 때에는 물고기들의 피난처로 쓰이게 된다. 버들치는 몸길이 8∼15㎝로 몸 한가운데 황갈색 세로띠가 있다.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주둥이가 길고 위턱 끝에서 앞쪽으로 튀어나온 육질돌기가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송사리는 몸길이가 5㎝정도로 몸은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다. 몸빛깔은 담회갈색을 띤다. 이 밖에 하류에 가면 메기와 잉어, 피라미, 미꾸라지, 갈견이, 버들치, 돌고기 등도 볼 수 있다. 찾아드는 철새들도 다양하다. 지난해 청계천에서는 황조롱이와 고방오리, 중대백로, 왜가리 등 34종의 조류를 포함해 족제비등 동물 160여종이 관찰됐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청둥오리. 몸길이는 50∼60㎝로 수컷은 머리와 목이 광택 있는 짙은 녹색이고 암컷은 갈색 얼룩이 있다. 집오리의 원종이기도 하다. 청계천관리센터 윤소원과장은 “청계천에는 다양한 동·식물들 서식처로 많은 생태가 점차 복원되고 있다.”면서 “이달 말부터 복원 뒤 처음 찾아온 봄 식물 등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역 명물’ 多 있네! ‘지방 명물들이 다모였네’ 청계천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기증받은 나무와 꽃들이 심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북 상주시와 충북 충주시 등 12개 자치단체에서는 각 지역을 상징하는 나무와 꽃을 청계천에 기증했다. ‘곶감’으로 널리 알려진 상주시는 감나무 90그루를 기증, 신답펌프장∼마장 2교 제방에 심었고,‘사과’의 고장 충주시는 사과나무 120그루를 고산자교∼신답철교 제방에 심었다. ‘천안 삼거리 능수버들’의 명소 충남 천안시는 능수버들 16그루를 다산교 하류 빨래터 양측 둔치에 심었으며, 창녕군은 청계천·중랑천 합류지점 호안습지에 갈대 3만포기를 기증했다. 경북 영주시는 산철쭉 5400그루를 오간수교간 둔치에, 경기 포천시는 구절초 2만포기를 살곶이공원 둔치에,‘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군은 대나무 260그루를,‘매화의 본고장’경남 하동군은 매화나무 250그루를 신답철교∼용답육교에 각각 심었다. 경북 성주군은 노랑꽃창포 39종 8430그루포기를 지난 15일 기증, 신답철교 하류 생태교육장 부근에 심었으며, 충남 부여군은 이달 말 차집관거∼세월교에 연꽃 300평을 기증할 예정이다. 이밖에 황학교 하류 소망의 벽 주변에 있는 돌하르방은 제주도에서 기증한 것이며, 두물다리 아래에 있는 경관석은 남해군에서 기증한 것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주차장·화장실 못찾아 불편하셨죠? 청계천을 찾을 땐 미리 주변 편의시설을 확인해두면 편리하다. 특히 화장실과 주차시설은 출발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놓자.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라 청계천과 인접한 무료 주차시설은 거의 없다. 멀리 떨어진 공영 주차장이나 주변 건물의 부설 주차장, 사설 주차장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도심이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관광공사 옆 노상주차장은 무료인데 자리가 9개 뿐이라 서둘러야 한다. 서울신문사 등 부설주차장은 24시간 운영하며 최초 30분은 2000원, 초과 10분당 1000원을 받는다. 오히려 성동구 마장동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주변에 주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시설관리공단, 성북수도사업소, 동대문우체국 등이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청계천 주차장도 10분당 350원에 불과하다.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찾아라 청계천을 거닐다 보면 화장실 찾기가 녹록지 않다. 청계천변에서 올라와 표지판을 살펴보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지정한 화장실이 눈에 띈다. 공단과 협약을 맺은 곳이라 화장실 이용을 거부하면 신고할 수 있다. 건물에 들어가기 껄끄러우면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이용하자. 삼일빌딩, 한국전력변전소, 구 홍보관, 황학교, 고산자교, 성북천 등 7곳에 설치돼 있다. 이용료는 10분당 100원. 남녀공용이란 점이 불편하다. ●청계천 순환버스를 타자 청계광장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해도 동대문운동장을 지날 때면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청계천 순환 2층버스를 이용하면 관광이 한결 편안하다. 다음달 4일부터 하루 5차례씩 왕복 14.6㎞를 오간다. 원하는 곳에 내려 구경하고, 다음 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2층에 앉으면 청계천 물길도 보인다. 관광 안내원이 청계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차내에서 관광영상을 보여줄 계획이다. 요금은 3000∼5000원선이 될 전망이다.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를 비치하고 있다. 청계광장 안내소와 청계천 2가 안내센터, 오간수교 등 3곳이다. 청계천 편의시설은 청계천 종합안내도(cheonggye.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대정부 질문 ‘소신발언’

    11일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대북 문제와 관련, 여야 의원들의 ‘소신 발언’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열린우리당 김명자 의원과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은 당론과 사뭇 다른 발언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대정부질문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자유와 인권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는 국경이 없다.”면서 “(우리 정부가) 전 지구적 가치 추구에 소극적으로 비친다면 통일과업에 세계의 지지를 얼마나 받을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안 투표에서 계속 기권한 것과 관련,“특수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고는 하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도 북한방송 수신의 전면 개방을 주장하는 등 한나라당의 입장과는 사뭇 다른 주장을 펼쳤다. 권 의원은 “정치·군사적 지향점으로 한반도 중립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대한민국 체제의 우위는 이미 입증된 만큼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북한방송의 완전개방을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이날 북한의 소식통들을 인용,“북한은 2차 남북정상회담이 10월3일 개천절을 전후해 평양에서 개최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대정부질문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최근 개성공단, 중국 베이징 등을 방문해 북한 소식통들을 만나 이같은 정보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특별히 들어본 바 없다.”고 밝혔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열린세상] 기술개발에 올인하는 중국/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요즘 중국 신문을 읽다 보면 가장 눈에 많이 띄는 단어 중 하나가 ‘科學發展觀’이다. 한마디로 독자기술 개발체제를 확립해 자기 기술과 상표로 세계 시장을 석권해보자는 것이다. 중국이 과거 개혁개방을 통해 가난의 질곡에서 벗어났다면, 이제는 과학발전관을 통해 세계 초강대국으로 부상해 보자는 의미이다. 중국이 양적인 성장단계를 벗어나 이제는 질적인 성장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후진타오 주석 개인적으로도 개혁개방이 덩샤오핑을 역사적 인물로 만들었듯 과학발전관이 자신을 위대한 중국 지도자로 각인시켜 주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과학발전관은 중국이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성장전략과 기술개발정책에 대한 강한 자성에서부터 출발한다. 외자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성장전략, 즉 ‘시장과 기술 교환’ 전략이 겉만 화려했지 실속은 없는 외화내빈형 성장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중국 수출 중 58%를 외자기업이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첨단산업에 있어 외자기업 수출 비중은 85% 이상이다. 수출을 통해 창출한 대부분의 부가가치를 외자기업이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단지 토지와 노동력에 대한 몫만 챙기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중국정부는 기술개발을 최고 국정 목표로 설정하고 구체적 정책으로 ‘산업구조 고도화정책’과 ‘2020년 국가 중장기 기술개발전략’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최근 전인대에서 확정된 제11차 5개년 계획에서도 기술개발은 당연히 6대 핵심과제에 포함되어 있다. 중국정부의 기술정책 방향과 특징들을 살펴보면 첫째, 정책 목표가 단순한 기술입국이 아닌 초강대국을 지향하고 있다. 대상 업종이 제조업은 물론 농업, 국방, 과학을 망라한다. 제조업에서는 일본과 한국을 추월하기 위해 전통산업과 첨단기술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공업화의 길이 모색되고 있다. 둘째, 기술개발에 있어 주체성 또는 독립성이 강조되고 있다. 당연히 외자기업보다는 중국 국내기업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으며, 독자 브랜드 개발이 최우선시되고 있다.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해외 M&A를 통해 기술을 통째로 사자는 구상도 포함되어 있다. 셋째, 통합의 개념이 강조되고 있다. 우선 군과 민간의 통합 필요성을 역설한다. 개혁개방 과정에서 소외되었던 군과 국방과학의 역할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통합의 개념에는 외자기업들로부터 입수한 조각조각 분산되어 있는 기술들을 퍼즐게임 맞추듯 재합성하여 최대한 재활용하자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중국정부의 기술개발 올인 정책이 우리에게 위기로 다가설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우선 중국의 기술추격이 한층 빨라지면서 가뜩이나 구조조정에 숨 가쁜 우리 기업들을 더욱 몰아칠 것이다. 그러나 항상 위기는 기회를 수반한다. 중국이 우리를 추격하는 만큼, 우리의 시장을 잠식하는 만큼 우리도 기술개발을 통해 일본과의 경쟁 영역을 확대하고 대일본 무역수지 적자를 축소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또한 중국 기술개발은 결국 우리의 대중 수출구조 고도화를 요구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국이 단기간에 국산화하기 어려운 부품과 소재산업에서 승부수를 찾아야 한다. 기술집약형 중견기업 육성과 더불어 원천기술이 내재된 부품과 소재, 복사가 어려운 기술의 블랙박스화에 우리의 역량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유출되고 있는 우리 기술, 특히 인간에 체화되어 있는 노하우의 해외 유출 방지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국 현지에 투자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도 중국정부의 정책변화에 좀더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미 중국시장에서 가전산업을 완전 평정한 중국 국내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와 휴대전화는 물론 심지어 자동차산업에서도 중국기업들의 추격이 매섭다. 인재와 브랜드, 연구개발의 현지화 등을 포함하여 중국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을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판교 민영아파트 특징 해부

    판교 민영아파트 특징 해부

    ‘보다 넓게, 보다 쾌적하게.’ 판교 신도시에 공급되는 민영 아파트는 발코니 확장형 모델을 기본형으로 채택했다.30평형대를 40평형대처럼 넓게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가변형 벽체 등을 적극 활용해 방 하나가 더 나올 수 있게 하는 등 새로운 평면을 만드는 데 역점을 뒀다. 햇빛을 잘 받도록 4∼5베이로 설계한 것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녹지율이 50%를 넘는 단지도 있어 쾌적성은 민간 아파트의 자랑이다. ●풍성 발코니 14평… 한성 32평C는 7개 풍성주택이 동판교에 공급하는 33평형 B타입은 ‘거실·주방·안방·침실1·침실2’가 전면에 배치되는 5베이로 설계됐다.3면이 바깥쪽으로 개방돼 채광효과가 높다. 발코니를 트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14평가량 되기 때문에 40평형 아파트처럼 쓸 수 있다. 한성건설 32평형 C타입은 발코니가 7개나 된다. 확장 후 거실구조를 감안해 거실 폭도 일반적인 30평형대보다 30㎝ 넓은 4.8m를 적용했다.33평형 A타입은 3.5베이 시스템을 둬 조망이 뛰어나다는 평이다.32평형 B·C·D 타입은 3면이 발코니로 설계돼 있다.32평형은 발코니 확장 가능면적이 10.64평이나 돼 공간 활용이 뛰어나다. ●침실·거실을 바꿔 더 넓게 사용 건영 아파트는 안방을 비롯한 침실이 3개다. 하지만 침실에 가변형 벽체를 사용했다. 때문에 침실 한 개를 터서 거실을 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거실 벽면은 화려한 무늬의 쿠션으로 장식한 아트월과 인조 무늬목으로 꾸몄다. 주방은 ‘일자형’이며 발코니를 확장하면 보조주방과 세탁실 겸 수납공간을 옵션으로 설치해 준다. 풍성주택 33평형 A·C·D 타입은 거실과 침실 사이에 가변형 벽체를 넣었기 때문에 벽을 허물 수 있다.C·D타입의 경우 주부 동선을 고려해 ‘ㄷ’자형 주방을 도입했다. 거실 바닥은 원목 마루판으로 시공했다. 안방 발코니쪽 선반과 보조주방, 가스오븐레인지, 주방액정TV, 안방 붙박이장 등은 별도 옵션이다. ●건영 녹지 55%… 모아도 54% 환경 쾌적 민간 아파트의 녹지율은 대부분 40%대 이상이다. 이중 건영은 단지내 녹지율이 55%에 이른다.1기 신도시의 녹지율의 경우 분당 27%, 일산 24%, 평촌 16%에 불과하다. 임대아파트인 모아건설 아파트는 판교신도시 A11-2블록에 위치해 있다.A11-2블록은 금토산과 광교산, 운지천 등과 가까우며 단지 녹지율이 54%에 달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모아건설 33평형은 3.5베이 설계로 채광효과를 넓혔고 발코니 확장을 하면 7평 정도를 더 넓힐 수 있다. 주방 개수대(설거지 공간)를 거실 방향으로 보게 했다. 안방의 발코니가 2개여서 통풍이 좋고 확장을 하면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입주때 2억~3억 차익 판교신도시에 공급되는 민영아파트의 투자매력은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언했던 대로 민영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1100만원대보다 60만원가량 높게 책정된다 하더라도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짭짤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당첨 즉시 1억 5520만원 수익 예상 판교 민영아파트 32평 평당 분양가를 1160만원으로 잡았을 때 분양가는 3억 7120만원이 된다. 이는 주변 분당 서현동 아파트 평균 평당가인 1645만원보다 평당 485만원이 싸다. 때문에 당첨되는 즉시 1억 552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집값 상승을 가정하면 2∼3년 뒤 입주시점에는 더 많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판교 아파트 준공 때까지 분당 서현동 아파트의 누적상승률을 30%로 잡으면 32평형 아파트는 6억 8432만원이 된다. 실제로 분당은 지난 2년6개월 동안 아파트값 누적상승률이 65.1%에 달했다. 실제 누적상승률의 절반인 30%만 잡아도 판교신도시 아파트 32평형은 분당 32평형처럼 2∼3년 뒤 6억 8432만원으로 뛸 것으로 전망된다. 집값이 안정돼 물가상승률만큼만 상승한다고 가정해도 32평형은 5억 8074만원이 된다. 결국 판교 32평형 민영아파트에 당첨되면 곧바로 1억 5520만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고, 입주시점에서는 2억 954만∼3억 1312만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10년 전매금지… 재당첨 제한 고려를 하지만 판교신도시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에 당첨되면 10년 동안 전매가 금지된다. 따라서 최초 입주계약일을 기준으로 2016년 5월까지 팔 수 없으며 재당첨도 한동안 금지(25.7평 이하는 10년,25.7평 이상은 5년간)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그럼에도 판교는 지리적 위치, 기반시설, 교통시설, 평균 녹지율 등을 감안할 때 충분한 투자매력이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눈길 끄는 민영 아파트들 전문가들은 판교신도시에 들어서는 민간 분양아파트 가운데 알짜 단지로 풍성 ‘신미주’, 한림 ‘리츠빌’, 건영 ‘캐스빌’ 등을 꼽고 있다. 네티즌들도 이 아파트들을 선호하고 있다. 풍성 신미주는 동판교 중에서 최고 북쪽에 있으며 분당∼내곡 도시고속도로를 통해 강남권에 가장 빨리 진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33평형 1147가구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이번에 분양되는 단지중 가장 규모가 크다. 한림 리츠빌은 금토산 공원에서 가까워 쾌적하고 조망이 뛰어나다. 이번에 분양되는 서판교 단지중 최고 수준의 입지라는 평을 받는다. 공급규모는 29∼34평형 등 1045가구로 역시 대규모 단지다.34평형은 발코니 면적이 9.6평이며 측면에도 발코니가 설치된다. 침실을 현관에서 볼 때 오른쪽으로 몰아 거실 및 주방 공간과 완전히 분리한 게 특징이다. 건영 캐스빌은 판교신도시 아파트단지중 가장 서쪽에 위치해 있다. 남서울CC와 가깝다. 단지 인근으로 영덕∼양재간 도로가 신설돼 강남, 수원과의 접근성이 좋으며 단지 바로 앞에는 운중천이 흐르고 광교산의 조망권도 확보된다. 모든 주차장은 지하에 배치된다. 최근 한 부동산정보업체의 조사에서도 이들 아파트의 인기가 수위를 달렸다. 부동산뱅크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홈페이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2.0%가 가장 청약하고 싶은 아파트로 풍성 신미주를 꼽았다. 풍성 신미주에 이어 한림 리츠빌이 16.9%의 응답을 얻어 2위를 차지했다. 건영 캐스빌 청약 희망자도 16.4%여서 3위를 차지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풍성 신미주와 한림 리츠빌은 지리적으로 최고로 좋은 여건을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대규모 단지로 조성되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대형참사 부를뻔한 ‘공짜’

    대형참사 부를뻔한 ‘공짜’

    서울 잠실 롯데월드가 준비한 ‘공짜 개장 행사’가 하마터면 대형 참사를 부를 뻔했다. 롯데월드 무료개장 첫날인 26일 6만명(경찰 추산)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35명이 부상을 당했다. 무료개장은 이날 하루에 그치고 이후 행사는 전면취소됐다. 롯데월드측은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한 경찰 경고를 무시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사고 원인을 시민 질서의식 부재로 돌려 비난을 받았다. 사고는 롯데월드가 지난 6일 발생한 놀이기구 사망사고에 사과하는 뜻에서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무료개방 행사를 열겠다고 한데서 비롯됐다. 롯데월드 입구와 잠실역 등에는 새벽 5시부터 청소년들이 모여 들었다. 새벽 5시35분 지하철 첫 열차가 도착하면서 인파가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인파는 롯데월드 건물 내부는 물론 롯데백화점·롯데호텔 등 주변도로를 가득 메웠다. 오전 7시23분쯤 밀려드는 인파들로 철제셔터가 망가지면서 수십명이 우르르 넘어졌고 이 과정에서 많은 10대들이 골절상과 찰과상을 입었다. 오전 8시쯤에는 청소년 1500여명이 셔터를 흔들어대며 개찰구로 진입, 입구는 완전히 아수라장이 됐다. 부상자는 35명으로 집계됐다. 오전 7시40분쯤 부상을 입어 서울의료원에서 치료받은 한모(13)양은 “뒤에서 미는 사람들 때문에 넘어지면서 깨진 유리에 손바닥이 찢어져 7바늘이나 꿰맸다.”고 말했다. 롯데월드측은 오전 7시쯤 직원들이 출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 이들이 배치된 것은 오전 8시 전후로 알려졌다. 소방·경찰 인력도 오전 8시가 넘어서야 나왔다. 오전 8시10분 송파경찰서 등의 4개 중대 경비병력(400여명)이 배치됐고, 오전 8시19분 송파소방서는 ‘구조2호’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강동·강남·양천 등 인근 6개 소방서 구조인력 200여명이 출동해 현장에 배치됐다. 소방당국은 추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오전 8시20분 지하철 2호선의 잠실역 무정차통과를 요청하기도 했다. 롯데월드측은 오전 9시40분쯤 입장객이 당초 고지한 입장제한 숫자 3만 5000명을 넘어서자 입장을 중단시키고 대기 중이던 손님들에게 “집으로 돌아가 달라.”고 요청했다. 롯데월드에는 휴일에 통상 3만여명이 입장한다. 롯데월드측은 사고가 난 뒤 “충분히 대비했으나 시민들의 문화의식 부족으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롯데월드는 당초 폐장 시간보다 5시간 정도 이른 오후 6시에 문을 닫았다. 롯데월드측은 27일부터 31일까지 5일 동안 업무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날 저녁 롯데월드 정문 근무자 등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했다. 안전관리 소홀이나 인력 배치상 문제 등이 드러나면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 형사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윤설영 김기용기자 snow0@seoul.co.kr
  • 판교 모델하우스를 들여다보니…

    판교 모델하우스를 들여다보니…

    ‘밝고 넓은 아파트’‘40평 같은 30평’‘30평 같은 20평’ 최근 언론에 공개된 판교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대한 중평이다. 거실·방·부엌을 최대한 앞쪽 발코니 쪽으로 배치해 햇살이 잘 들도록 한 데다 확장형 발코니를 적용,7∼11평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그러나 발코니 확장을 하려면 1000만원 이상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확장을 전제로 설계해 발코니를 트지 않으면 집 모양이 이상하거나 공간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 마감재는 대부분 평이한 수준이며 가전제품, 비데, 붙박이장 등은 대부분 옵션이어서 따로 돈이 든다. ●주공 33평B형, 5베이에 발코니 15.3평 주공이 제공하는 33평B형은 안방과, 작은 방, 거실, 부엌, 주방 등 5개 공간이 앞쪽 발코니에 접하도록 설계한 5베이 평면이다.33평형은 4·4.5·5베이,30평형은 3.5베이,24평형은 3베이 설계다. 안방, 거실, 부엌 등 공간마다 발코니를 확대해 공간을 늘렸다.33평B형은 발코니 면적이 모두 15.3평인데 이중 8평을 전용면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전용 25.6평에 8평을 더해 전용면적 33.6평 아파트처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안방과 거실의 경우 폭 2m 발코니중 1.2m는 확장했지만 나머지 공간은 화단·건조 등 공간으로 남겨두어 안정감을 살렸다. 그밖에 대형 드레스룸, 화장대, 장식장 등이 있으며, 붙박이장 안에 TV를 넣어 수 있게 했다. 거실도 발코니를 확장한 만큼 넓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벽 장식장의 폭이 넓고 거실 소파와 부엌 사이의 거리도 상대적으로 멀어 넓은 느낌을 준다. 거실과 부엌 사이의 공간도 다양하게 꾸몄다. 주공 33평형 중 일부는 거실과 부엌 사이에 병풍형 여닫이문을 둘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주공 24·33평형 중 일부는 포켓 발코니(발코니가 방이나 거실로 들어온 형태)에 원목바닥재를 깔아 놓기도 했다. 원목바닥재 설치비는 별도다. 부엌에 딸린 발코니를 확장해 냉장고, 김치냉장고, 보조 가스레인지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부엌 조리대는 인공 대리석을 사용했고,33평형의 경우 부엌 한 쪽 벽면에 붙박이 수납공간을 기본형으로 제공했다. ●한성건설 33평A형, 최상층에 14.5평 다락방 제공 민간이 지은 아파트도 활용도 있는 넓은 공간과 채광성에 초점을 맞췄다. 풍성주택(1147가구) 33평A형은 발코니 확장으로 늘어나는 서비스 면적이 7.68평으로 전용 면적 33.38평이다. 거실에 접한 작은 방을 터서 거실을 넓게 쓸 수 있는 가변형이다. 거실 바닥은 원목으로 시공한다. 안방 발코니쪽 선반과 보조주방, 가스오븐레인지, 주방액정TV, 안방 붙박이장 등은 별도 옵션. 옵션가는 300만원 정도다. 한림건설(1045가구)은 34평형을 전시했는데 발코니 면적이 9.6평이다. 현관에서 볼 때 침실을 오른쪽으로 몰아 거실 및 주방 공간과 분리했다. 냉장고, 김치냉장고, 드럼세탁기는 서비스 면적으로 배치해 주방을 넓게 쓰도록 했다. 이지건설(721가구) 모델하우스는 32평형 A·B타입이 있는데 주력 평면인 A타입은 방이 3개로 발코니를 확장하면 7.5평 늘어난다. 한성건설(268가구)의 33평A형은 거실폭이 4.8m로 집안에 들어서면 개방감이 느껴지는 게 장점이다. 최상층은 14.5평 정도의 다락방이 서비스 공간으로 제공된다. 건영(222가구)의 32평형은 거실, 안방 등의 발코니는 확장했는데 주방과 다른 침실쪽 발코니는 확장하지 않았고, 대광건영(257가구) 23평형은 판교 분양 아파트중 가장 작은 평형이지만 발코니 확장 면적이 무려 9평에 이르러 30평형대 부럽지 않다. ●안방 발코니 2개 임대주택도 4개사 중 대방건설, 모아건설, 진원이앤씨 등 3개사는 10년 후 분양전환에 대비해 발코니 확장과 마감재 옵션 등을 별도로 선택하도록 했다. 발코니 확장 비용은 임대기간을 채우지 않고 나가면 거주기간만큼 감가상각비용을 뺀 나머지를 돌려주지만 제값을 받긴 힘들다. 그런가 하면 광영토건은 발코니 확장, 마감재 옵션이 없는 기본형으로만 공급해 분양전환을 받을 사람은 개별적으로 공사해야 한다. 대방건설(266가구)은 24,32평A형이 모델하우스로 나왔는데 기본형과 기본 마감재에 발코니를 확장한 기본형 확장, 마감재 수준을 높이고 발코니도 확장한 풀옵션 등 3가지 타입이 있다.32평형 기준 풀옵션으로 꾸미면 3000만∼4000만원이 추가로 든다. 모아건설(585가구)은 23평과 33평A형을 선보였다. 안방 발코니가 2개여서 통풍이 좋고, 확장을 하면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 안방 드레스룸 가구와 보조주방 등은 별도 옵션. 광영토건(371가구)은 임대아파트중 유일하게 별도 옵션이 없는 완전 기본형으로만 나온다. 입주전 발코니 확장을 해주지 않고, 마감재도 한 가지로만 시공한다. 대광건설이 시공하는 진원이앤씨 아파트는 23·32평형을 전시했는데 모델하우스내 발코니는 확장하지 않았지만 입주자가 원하면 확장해준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강자·약자의 진화로 양극화 해소를/박맹수 원광대교수·교화과장

    2006년 화두 가운데 하나로 양극화 문제가 있다.IMF사태로 불렸던 경제위기 이후 우리 사회에도 신자유주의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 왔다. 기업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에 돌입했고, 이 과정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었으며, 그들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어 하루하루의 생계를 걱정하며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가 되었다. 국내 기간산업은 자유무역이라는 이름아래 개방을 강요당하여 많은 기업이 외국 자본가의 손으로 넘어갔다. 작년에는 농업 분야마저 완전 개방 쪽으로 협상이 타결됨으로써 국내 농업은 거의 빈사지경이 되었다. 대통령과 정부는 경제위기는 이미 완전히 극복했다고 선언한 바 있지만, 사회 구석구석에는 경제위기가 빚어낸 생채기가 치료되지 못한 채 그대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비정규직 문제와 농업회생 문제, 절대빈곤층과 차상위계층 문제 등이 그 대표적 사례라 하겠다. 양극화 문제는 과연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IMF사태 이후에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구호아래 경쟁력 있는 회사, 경쟁력 있는 인재만 남기고 그 외는 모두 구조조정이다, 정리해고다 해서 도태시킨 총체적 결과가 결국은 양극화라는 현실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양극화의 주범인 신자유주의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에 걸쳐 전 세계를 풍미했던 사회진화론(社會進化論)을 그 이름만 바꾼 것과 다름없다. 약육강식의 생존경쟁 속에서 적자(適者)만이 생존한다는 사회진화론과, 경쟁력 없는 회사나 인간은 도태시킬 수밖에 없다는 신자유주의의 논리는 말만 바꿨을 뿐 강자의 논리를 대변한다는 점에서 너무나 닮아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필자는 물음을 던진다. 지난 세기의 사회진화론이 인류사에 과연 어떤 결과를 안겨주었던가. 서양제국주의 열강의 침략을 정당화하여 수천만 명에 이르는 제3세계 민중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끝내는 제1,2차 세계대전을 초래하여 역사상 일찍이 없었던 커다란 비극을 불러오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사회진화론의 리바이벌이라 할 수 있는 신자유주의 역시 또다시 대참극을 불러오지 말란 법도 없다. 여기에 바로 우리 사회가 지혜를 발휘하여 신자유주의라는 무자비한 바람을 막아야 할 필연적인 이유가 있다. 강자만이 살아남는 사회는 끝내 그 강자마저도 살아남지 못하게 한다. 이것이 우주자연의 정칙이요, 인류사의 보편적 법칙이다. 일찍이 사회진화론이 난무하던 20세기 초반에, 서양제국주의 열강들에 의해 제3세계 국가와 민중들이 잔혹하게 유린당하던 시대에 소태산 박중빈(1891∼1943) 선생은 “강자는 약자로 인하여 강의 목적을 달하고, 약자는 강자로 인하여 강을 얻는 고로 서로 의지하고 서로 바탕하였느니라.”라고 가르쳤다. 약자(弱者)들이야말로 강자(强者)들이 존재할 수 있는 근본 바탕이라는 것, 즉 이 우주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모든 생명체들은 서로 떠날 수 없는 상호의존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신 것이다. 소태산 선생의 이 가르침 속에는 강자만을 섬기고 강자만이 살아남는 신자유주의적 세계는 끼어들 틈이 없다. 약자와 강자가 사이좋게 공존하는 세계, 강자와 약자가 서로 진화하는 세계야말로 우리가 꿈꾸어야 할 세계이자 앞다투어 실현해야 할 이상세계요, 진여실상의 세계 그 자체인 것이다. 소태산 선생은 강자들에게 늘 ‘영원한 강자’ 즉 진정한 강자가 될 것을 촉구했다.“약자라고 항상 약자가 아니라 점점 그 정신이 열리고 원기를 회복하면 그도 또한 강자의 지위에 서게 될 것이요, 약자가 깨쳐서 강자의 지위에 서게 되면 전일에 그를 억압하고 속이던 강자의 지위는 자연 타락될 것이니, 그러므로 참으로 지각 있는 사람은 항상 남이 궁할 때에 더 도와주고 약할 때에 더 보살펴 주어서 영원히 자기의 강을 보전하나니라.” 양극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은 바로 소태산 선생의 가르침처럼 “사회적 약자들이 제대로 숨쉬고 살 수 있어야만 강자들도 비로소 제대로 숨쉬고 살 수 있게 되는” 원리를 얼마나 절실하게 자각하고, 얼마나 절실하게 실천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박맹수 원광대교수·교화과장
  • [옴부즈맨 칼럼] 한미 FTA 제대로 못짚었다/진정회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

    ‘국익’. 언젠가부터 여론을 뜨겁게 달구는 논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낱말이다. 6자회담이나 북핵문제 같은 데서 이 말이 쓰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여중생 촛불시위를 자제하라는 주장에나 논문조작사건을 고발한 언론인을 비판하기 위해서도 ‘국익’을 들이대는 것은 어색하다. 최근 뜨거웠던 스크린쿼터 축소 찬반논란에도 어김없이 ‘국익’이 등장했다. 축소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쿼터의 완전폐지가 아닌 일부 축소인 만큼,‘국익’을 위해 영화계가 일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소를 반대하는 편에서는 아무리 ‘국익’이라도 문화다양성이라는 가치가 매매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 그런데 살펴보면, 두 주장 모두 자유무역협정(FTA)체결은 ‘국익’에 부합한다는 전제를 수용하고 있다. FTA는 정말 국익인가? 국익이란 도대체 뭔가? FTA로 이득을 보는 분야는 분명히 있겠지만, 특정 산업의 이익을 국익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FTA로 손해를 보는 분야에 대한 대책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FTA=국익´이라는 논리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것일까? 스크린쿼터 논란의 열기에 눌려 정작 중요한 FTA 실익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동안, 정부는 재빨리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처음부터 언론은 쿼터 문제를 포함해 FTA의 실익에 대해 차분하게 따지기보다는 정부측 보고서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에 바빴다. 서울신문도 여타 언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신문은 2월1일과 4일 사설에서 “대외의존도가 70%를 웃도는 우리 경제가 생존하려면 세계 질서에 적극 편승하는 길밖에 없다.”며 FTA의 불가피성을 전제하였다.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니만큼 미국의 시간표에 끌려 다니지 말고 미국과 마찬가지로 FTA를 전략적·경제적 이해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사를 읽어봐도 FTA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에 동의하기 힘들다.2일자 6면 “국내총생산(GDP) 1.99% 늘고 농업생산 2조∼8조 줄 듯” 기사에서는 FTA를 맺은 이후 나타날 경제적 파장을 예측하고 있다. 1.99%의 GDP 상승 효과가 매년 나타난다는 것인지, 개방 이후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이루어진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데다, 어디에서 발표한 자료인지도 기사에 나타나 있지 않았다. 수치로 나타나는 전망이 부차적 문제라 할지라도, 이렇게 모호한 전망치를 기사의 제목으로까지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GDP 성장률과 같이 수치로 나타나는 계량경제학적 기대효과는 현실에서 별로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그것은 경제학의 일반균형모형 자체가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울수록 효율적이 되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무역장벽이 완화되어 관세율이 낮아지면 모형은 경제가 완전경쟁에 가까워진 것으로 인식하고, 그러면 GDP 성장률은 언제나 (+)값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한편, 같은 기사에서는 한·미 FTA의 효과를 ‘동전의 양면’에 비유하면서, 내년 3월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만큼 정부가 전문성과 협상력을 보유했는지의 문제를 ‘위험’ 측면으로 꼽고 있다. 미국에 비해 훨씬 문제가 간단한 칠레와의 FTA도 협상에 3년이 걸렸다는 점을 생각하면,1년 안에 미국과 원만하고 모범적인 협상을 맺겠다는 정부의 태도도 분명 안일하고 위험하다. 개방에 따른 국내의 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사회적 비용을 간과한 채,FTA의 실익을 따지는 것은 더 ‘위험’한 일이다. 나는 언론이 일부러 이 사안의 공론화를 피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 언론은 이 사안을 공론화시키지 못했다. 보도에 있어서도 정부 보고서의 관점과 근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해 실망이 컸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언론이 한·미 FTA의 실익에 대한 공론의 장을 열어주길 기대한다. 진정회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
  • ‘빛바랜’ 자유무역주의

    ‘빛바랜’ 자유무역주의

    ‘자유 무역’이 고전하고 있다. 미국은 물론 자유 시장 이념의 본고장이랄 수 있는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각국이 자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는 적극 지원하면서 정작 자국 기업이 외국에 매각되는 일은 안보와 핵심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결사 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프랑스와 룩셈부르크, 폴란드 정부에 대해 국경을 넘는 인수·합병을 부당하게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한 데 이어 23일에도 에너지 기업의 해외 매각을 막으려는 스페인 정부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EU 경제담당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회원국 정부가 EU 집행위의 권한인 국경을 뛰어넘는 인수·합병 사안에 개입하는 것은 EU 법규를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집행위는 지난달 은행 2곳의 매각을 봉쇄한 폴란드 정부에 대해 소송을 공언하는 초강수를 최근 둔 바 있다. 그러나 보호주의 열풍은 아랑곳하지 않고 번져가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시장 지향적이라고 자부해온 이탈리아도 전날 외국 기업의 인수·합병을 제한하려는 프랑스와 독일 정부의 태도를 빌미 삼아 상응 조치를 검토한다고 나섰다. 여기에 독일 에너지 기업 에온(Eon)이 291억유로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스페인 에너지 공기업 엔데사를 인수하는 것이 유력해지자 스페인 정부는 보유 주식을 이용한 매각 저지를 검토 중이라고 공언했다. 폴란드 정부는 이탈리아 우니 크레디토 은행의 자국 은행 BPH 인수를 거부하고 있으며, 룩셈부르크도 세계 2위 철강업체 아르셀로를 인수하려는 인도 회사 미탈스틸의 노력을 저지하는 입법을 서두르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연말 11개 산업 분야에 대한 외국인 인수·합병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최근 매각 대상 기업이 원하지 않으면 인수·합병을 제한할 수 있는 새 법안을 준비 중이다. 이들이 인수·합병에 반대하는 표면적인 명분은 기간 산업 보호와 에너지 안보다. 실제 인수·합병의 대상이 되고 있는 기업 대부분이 전기, 철강, 금융 등 핵심 업종 소속이다. 그러나 EU와 전문가들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실제로 각국 정부는 자산 규모뿐만 아니라 고용 창출 효과도 큰 기업이 외국에 매각되는 것을 유권자들이 정책 실패의 치명적 예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역내 서비스 시장의 완전 개방을 목표로 했던 EU 개방안이 지난주 개방 범위를 대폭 축소한 채 가까스로 유럽의회를 통과한 것도 각국 정부가 유권자 반발을 의식, 몸을 사렸기 때문이었다. 특히 지난해 유럽헌법 비준안이 부결된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국민투표는 각국 정치인 사이에 보호주의 기조가 강화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영국의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는 유럽인에게 국경을 뛰어넘는 인수·합병의 활성화는 곧 실업을 부르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CEO칼럼] 신기술과 기업가 정신/서영길 TU미디어 사장

    “2006년 1월27일을 끝으로 전보 서비스를 완전히 중단했습니다.” 지난달 1일 미국 최초이자 최대 전신회사인 웨스턴 유니온은 인터넷 사이트에 띄운 간단한 안내문을 통해 전보 서비스 중단을 알렸다.CNN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한 시대의 종언’이라며 이를 보도했다. 전신은 1844년 ‘모스 부호’로 유명한 새뮤얼 모스에 의해 발명됐다. 모스는 미국의 워싱턴과 볼티모어 사이에 가설된 철도용 전신을 통해 전신 사업을 시작했다. 사람이 직접 소식을 전하던 시대가 가고 전기 신호가 정보를 알려주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후 다수의 전신회사가 설립돼 경쟁을 하다가 1943년 이후에는 웨스턴 유니온이 거의 독점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전신업무가 1885년 9월28일 서울과 인천 사이에서 개시됐다. 이를 한국 전기통신 서비스의 시발로 본다. 아직 전보 서비스가 존속하고 있지만 ‘축전’ 등을 제외하면 예전처럼 활발히 이용되고 있지는 않다. 이처럼 한 시대를 풍미하던 전보 서비스가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든 것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때문이다. 전화, 팩스, 휴대전화 등의 등장은 전보가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의 필요성을 상실케 했다. 비단 전보뿐 아니라 한때 우리 곁에 있었던 정보통신 기술들이 사라진 경우도 많다.PC통신은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어 있고 접속이 간편한 인터넷에 의해서 대체되었다. 무선호출기나 시티폰도 기존 휴대전화의 보급 확대와 가격 인하로 자취를 감췄다. 새로운 기술은 기존 서비스나 상품에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기술의 특성이나 성격상 그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기도 하고 또는 오랫동안 공존하기도 한다. 또한 시티폰처럼 신기술이 기존 기술을 대체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기업들은 신기술 등장에 긴장하고 그 영향력을 파악해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요한 기회를 놓치거나 이로 인해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관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전화를 발명한 그레이엄 벨이 전화의 발명특허를 전보회사인 웨스턴 유니온에 팔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한다. 이에 벨은 전화회사를 세운다. 결국 이 회사는 급속하게 성장해 웨스턴 유니온을 인수한다. 당시 웨스턴 유니온은 전화라는 신기술의 가치를 정확히 판단하였다면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최근 신기술의 특징은 디지털화를 바탕으로 기존 다른 매체로만 보이던 것들을 하나로 합친다는 점이다. 특히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신기술의 탄생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 이동방송시장을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열고 있는 DMB가 대표적이다. 이는 이동통신, 인터넷 등에서 보였듯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이며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데도 가장 앞서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신문에 의하면 학생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선물로 DMB폰이 선정되었다고 한다.DMB뿐만 아니라 향후 IP-TV,HSDPA,Wibro 등 다양한 방송통신 기술이 선보이게 된다. 이런 기술들 역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기술들이 그 가치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시대를 앞서가는 기업가 정신이 요구된다.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개척하고 나아가 신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기업뿐 아니라 그 사회도 구성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전반의 부의 축적이 이뤄질 수 있다. 개인 역시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고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선도그룹의 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선 사람들을 쫓기만 하면 성공의 기회는 멀어진다.2006년 한해 한국의 기업과 개인 모두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통해 또다른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영길 TU미디어 사장
  • 중국전문가로 ‘제2인생’ 홍인기 전 증권거래소 이사장

    중국전문가로 ‘제2인생’ 홍인기 전 증권거래소 이사장

    “한국기업들은 중국의 ‘제2 골드러시’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중국 은행시장에서는 서구 은행들에 선수를 놓쳤지만 개방이 본격화된 증권시장에서는 기회를 선점해야 합니다.” 중국 전문가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홍인기(68) 전 증권거래소 이사장은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에 대한 조언으로 말문을 열었다. 홍 전 이사장의 설명은 이러했다. 중국은 2006년 말 은행시장의 완전개방을 앞두고 2003년부터 은행개혁을 단행했다. 미국과 유럽의 유수 은행들에 중국 은행들의 지분 일부 인수를 허용했다. 규제는 심했지만 20개 은행이 200억달러를 투자했고, 이후 해당 은행의 주가가 50∼300%나 치솟아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 그뿐 아니라 중국이라는 엄청난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은행시장 개방이 제1 골드러시라면 올해부터 본격화될 증권시장 개혁이 제2의 골드러시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은 앞으로 2∼3년안에 1370개 상장기업들의 비유통주식을 유통주로 전환할 예정”이며 “지난 2월1일부터 특정 자격을 갖춘 외국기업들에 이들 상장기업의 주식을 최대 10% 살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급변하는 중국 상황을 설명했다. 단 3년 이상 보유라는 단서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새로운 중·장기 투자전략을 세울 때는 지금이 최적기이다.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 기업의 지분을 인수, 전략적인 제휴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은행처럼 한국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소외당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글쓰기는 뒤처지지 않기 위한 노력” 홍 전 이사장은 2월 초 서울 동작구 상도동 중앙대 후문 근처 오피스텔에 마련한 사무실로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출근’한다. 출근하면 일단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인 신문들부터 읽기 시작한다. 국내 신문들은 물론, 파이낸셜 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 해럴드 트리뷴, 차이나데일리,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어지간한 영자신문과 일본경제신문을 꼼꼼히 읽어나간다. 국내외 연구소들에서 내는 보고서도 챙긴다. 증권거래소 이사장에서 물러난 뒤 6년째 이같은 생활을 해 오고 있지만 힘들다거나 귀찮게 느낀 적은 한번도 없단다. 신문을 읽다 중국 관련 기사가 있으면 스크랩을 해두는 것도 새로 생긴 버릇이다. 홍 전 이사장은 요즘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통한다. 거래소 이사장(1993∼99년) 시절부터 중국 증권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본격적인 ‘중국 알기’에 뛰어든 것은 현직에서 물러난 뒤부터다. “연구라기보다 자료를 수집해서 분석하는 수준”이라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2003년부터 중국 관련서를 매년 1권 꼴로 지금까지 4권이나 냈으니까 그의 말처럼 자료수집 수준은 분명 아니다. 지난 13일 네번째 중국 관련 책인 ‘중국의 금융시장론(박영사)’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앞서 지난 2000년과 2001년에는 일본 금융관련 책 2권도 펴냈다. 집필 활동을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중국내 상황이 변하는 한) “책은 계속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자도 아닌 분이 이렇게 왕성하게 전문서를 내면 주위에서 ‘눈총’을 주지 않느냐고 묻자 “글쎄”라며 웃음으로 대신했다.“글쓰기는 시간을 보내고 뒤처지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란다.“이 나이에 중국어를 배우기가 쉽지 않아 중국어로 된 자료는 주위의 도움을 받는다.”며 아쉬워했다. 완벽함에 대한 욕심이 묻어났다. 홍 전 이사장은 이렇게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젊은 세대들에게 전수하는데서 보람을 느낀다.6년째 서강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 경영대에서 겸임교수로 강의를 맡고 있는 그는 “젊은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저절로 젊어지는 것 같다.”며 파안대소했다. ●“책쓰기와 노래는 영원한 애인” 책을 쓰고 연구하는 것 이외에 다른 ‘소일거리’는 없는지 궁금했다.“별다른 취미가 없다.”는 홍 전 이사장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6시까지 장로로 있는 소망교회에서 새벽예배를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런 다음 헬스클럽에서 아침 운동을 한 뒤 별다른 약속이 없으면 개인사무실로 출근한다. 워낙 일찍 하루를 시작하다 보니 밤 10시면 잠자리에 든다. 자타가 인정하는 수준급의 노래 실력도 요즘은 별로 발휘할 기회가 없다.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CD 3장을 냈을 만큼 성악에 대한 홍 전 이사장의 애정은 각별하다. 저술 활동과 성악 사이엔 비슷한 점이 있단다.“둘 다 혼자하는 작업이고, 책임도 전적으로 혼자 진다는 점이 같다. 그러다보니 고독하고,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60대여, 세상을 밝게 보자” 홍 전 이사장은 고령화 문제가 불거지면서 많은 ‘젊은 노인’들이 ‘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고민인 이들의 심정을 공감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흔히 우리를 ‘지공세대’라고 합디다.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만 65세가 넘은 사람들인데 우리는 공부하고 일하는 것 이외에 달리 취미나 재주가 없는 세대”라면서 “나도 비슷하지만 우리 세대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모든 걸 회색으로만 보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보상이 있든 없든 바쁘게 삽시다. 자기를 독려하면 뭔가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못해봤던 일들을 해보고, 감정을 갖도록 합시다.”여전히 쩌렁쩌렁한 목소리에는 홍 전 이사장 특유의 낙관론이 배어있었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출범 1주년 행사에 갔다 옛 식구들과 함께 한 저녁자리에서 노래 ‘한자락’을 뽑았다. 오랜만에 스트레스를 풀었다며 웃는 홍 전 이사장의 얼굴에서 나이보다 젊게 사는 그만의 ‘비결’이 엿보였다. 글 김균미 사진 이호정기자 kmkim@seoul.co.kr ■ 홍인기 전 이사장은 ▲1938년 서울 출생 ▲1956년 서울고 졸업 ▲1960년 서울대 법대(행정학) 졸업 ▲1960∼1973년 재무부 이재2과장, 증권보험국장 ▲1977년 동양증권 사장 ▲1978년 대우조선 사장 ▲1988년 동서증권 사장 ▲1991년 한국산업증권 사장 ▲1993∼1999년 한국증권거래소 이사장 ▲1999∼2005년 한국증권연구원 고문 ▲현재 서강대·중앙대 겸임교수, 전경련 차이나포럼 경제산업분과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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