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완전 개방
    2026-04-01
    검색기록 지우기
  • 콘크리트
    2026-04-01
    검색기록 지우기
  • 여야 지지율
    2026-04-01
    검색기록 지우기
  • 프랑스어
    2026-04-01
    검색기록 지우기
  • 임신중독증
    2026-04-0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387
  • 통일 “「하면된다」는 안되는가”/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재미동포 심재호씨는 소설 「상록수」의 작가 심훈의 아들이다. 지난 87,88년 두차례 북한을 방문하고 「37년 걸린 길」이라는 기행문을 책으로 펴냈다.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 『남한의 경제력이 북한에 비해 우수하다면 북한의 자존심은 남한과 다름없이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둘이 합치면 천생연분이 된다』『북한 사람들한테 「밖에 사람들에게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라고 전하겠다」고 했더니 무척 좋아했다』 ○통일에는 승패가 없다 어떻게 보면 남북한이 각기 대화에 의해 통일을 추구한다고 할때 제로섬게임,즉 영합의 논리로 승패를 가리자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민족적 동질성을 되찾으면서 다시 하나의 민족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대화이다. 이러한 남북대화에서 어느 한 편이 완전히 플러스가 되게 하거나 어느 한편이 마이너스가 되게 하는 대화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은퇴한 한 노정객에게서 들은 얘기다. 지난 50년대 반공북진 통일정책이 서슬퍼랬을 때였다. 당시 거물정객 낭산 김준연이 어느 주석에서 고담준론끝에 『당장통일이 되는 길이 있는데… 』라며 좌중의 이목을 모았다. 궁금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 걸작이었다. 『어느 한편이 항복을 하면 되지… 』였다. 우답인지 현답인지 모를 일이지만 평화통일의 「평화」라는 말만 나와도 쇠고랑을 찼을 때였다. 통일논의 자체가 아예 터부였던 시기에 그의 통일론은 만용에 가까운 것이다. 그러나 그는 무사했다. 그의 투철한 반공의식이나 그 풍부한 경륜과 식견으로써 가능했던 것이다. 어쨌거나 낭산의 이 재담은 대 북한정책에 관한 한 알게 모르게 당시를 지배했던 패배주의에 대한 일침이기도 했다. 이제 남북한의 정치ㆍ군사문제까지 다룰 양쪽 총리회담이 실현되는 단계에 이르렀지만 결국 한반도의 통일논의는 다음 세가지중 하나일 것이다. 첫째 우리의 국력,혹은 저쪽의 그것이 상대보다 몇곱으로 되어 물이 높은데서 낮은데로 흐르듯이 될때까지 통일논의는 지지부진한 입씨름에 불과할 것이라는 견해다. 둘째 한반도가 통일이 되어도 좋다,혹은 그렇게 돼야한다고 주변의 열강 특히 한반도 유관국들이 인정을 하도록 우리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셋째 그들은 결국 남이다. 우리의 일이 우리의 뜻대로 되자면 남에게 맡겨둘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은 그 세가지 견해 모두 통일이 우리민족 지상과제라고 한다면 잠시인들 그 노력이 중단되어서는 안된다는 결의의 표명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작금에 걸친 동서독의 급속한 통일과정을 지켜보는 우리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사람들은 유럽의 동서독과 한반도의 남북한이 「분단」에 관한 한 다를 것이 없다고들 한다. 두 경우 다 분단 40여년을 기록했다. 오늘날 통독의 기틀이 된 동방정책은 71년에 시작됐다. 한반도의 남북한이 7ㆍ4공동성명을 낸 것은 72년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은 경제ㆍ사회통합과 국경개방,전독총선,나토 가입이다 해서 통일의 장애요인을 모두 제거했다. 사실상 통일을 이뤘다고 해도 좋다. 왜 이렇게 달라지는가. 저 사람들은 말보다 행동을 앞세웠지만 우리는 말을 앞세우되 행동이 그것을 따르지 못했다. 통일문제에 관한 한 우리들은 입만 열면 통일 통일 하면서도 막상 통일을 위해준비해 놓은 것은 없다. 독일 사람들은 그러나 일관된 행동으로,선전대신 실적으로,감정보다 이성으로 그 준비를 끝내고 있었다. 동서독을 막론하고 전 게르만민족의 가슴마다에 통일이 이심전심으로 어느 하루인들 메아리 치지 않은날이 없었을 것이다. 양독간 기본조약이 있고 편지 전화가 오가고 경제ㆍ문화적인 동일권이 깨지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그런 단계의 초입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벌써 18년전 일이다. 남북공동성명이 나오고 남북간에 무언가 될듯이 세상이 떠들썩 했을 때 막상 북한출신 인사들 가운데 불안하고 달갑잖은 표정을 보인 경우가 있다. 통일염원이 뼈에 사무쳤을 그들이 왜 그랬을까. 북쪽을 「믿을 수 없다」는 심정에서 였을 것이다. 워낙 앞뒤가 다른 그들이라 또 언제 어느때 태도가 달라져 「일조유사시」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였을 것이다. 실제로 당시 북한측의 남한출신 한 대표는 서울 한복판에서 사뭇 전투적인 목소리로 「김일성주석」을 들먹이고 사회주의 우월성을 선전했다. 실향사민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던것이다. 동서독과 남북한의 차이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은 패전은 했지만 그 패전은 동족간의 전쟁이 아니었다. 서로 총부리를 겨눴던 과거가 없고 한맺힌 증오도 없다. 동족간의 적개심을 갖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상호 비방이나 선동도 없었다. 거기에 자본주의 서독이 사회주의 동독의 경제력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서로가 적개심을 갖지 않은데다 서독이 동독의 경제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통합에 반대할 동독인은 한사람도 없는 것이다. ○독일의 19년을 배우자 그 독일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남들 앞에서 싸우지말고 말보다 행동을 먼저하고 무엇보다 서로가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이제 더이상 지난 잘못의 원인을 캐며 서로 잘했다고 나설 것이 아니다. 그 토대위에서 통일 할 수 있다는 각오라면 그 통일작업은 하면 되는 것이다.
  • 쿠바 북한 소 경원 줄자 「공산경제」허덕인다

    소련의 석유공급 감축으로 쿠바가 상당한 경제혼란에 빠진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소련의 대북한 석유공급이 이미 감축됐으며 앞으로 군사원조도 축소될 것이라고 팔린 소공산당 국제부장이 밝힘으로써 북한도 쿠바와 같은 경제혼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소련은 이같은 석유공급 감축이 국내생산 감소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세계적인 탈냉전 조류를 도외시한 채 사회주의 고수를 외치는 북한과 쿠바에 대한 우회적인 압력수단으로 해석되고 있다. 소련의 석유공급 감축으로 북한이 겪게 될 어려움,소련과 쿠바의 사정등을 알아본다. ◎원유수급 차질 북한/소의존 높아 30% 줄면 “산업휘청”/전력난 겹쳐 공장에도 제한송전 소련이 최근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을 삭감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소련의 이같은 대북한 경제원조 축소가 북한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련이 지난 7일 쿠바와 동구에 대해 국제시세보다 3배가량 싸게 공급해온 「대외원조용 원유」를 30% 삭감키로 결정한 이후 이들 나라들이 심각한 「오일쇼크」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대소 경제의존도가 이들 나라보다 결코 낮지 않은 북한이 겪을 경제적 타격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은 원유수입량의 약 30∼40%를 소련에 의존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를 삭감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소련이 비록 「정치적」이유에서 원유공급을 삭감키로 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경제위기에 봉착해 있는 북한으로서는 이번 조치로 인해 심상치 않은 경제적 시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경제의 대소 의존도는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지 않지만 지난해 3월 소련당국이 발표한 대북한 경제지원 내역에 따르면 소련은 54∼60년 사이에 13억루블을 원조했으며 소련상품이 북한의 총수입상품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7%나 됐다. 특히 북한의 대소무역의존도는 절대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본무역진흥회(JETRO)가 지난 87년 북한과 거래했던 세계 33개국의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대외수출은 14억6천만달러,수입은 20억7천만달러이며 이중 북한과 소련간의 왕복무역 규모는 총 19억5천만달러(전체대비 55%)로 2위인 중국과의 교역액 5억2천만달러와는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또한 북한의 대외 채무액은 88년말 현재 약 52억달러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제1채무국 또한 소련이기 때문에 소련이 대북 경제압력을 가할 경우 북한으로서는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소련의 원유공급 삭감이 미칠 영향과 관련,북한의 에너지 공급현황을 보면 석탄 70%,석유 30%로 비교적 석유의존율이 낮기는 하지만 현재 석탄의 생산실적이 목표량인 1억2천만t에 크게 밑도는 4천70만t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소련의 이번 원유삭감 조치는 설상가상의 어려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전략생산부문에 있어서도 오는 93년까지 1천7백만㎾의 발전설비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의 추진실적은 6백90만㎾에 불과하며 연간 발전생산량 역시 목표량 1천억㎾H에 크게 못미치는 3백억㎾H로 심각한 전략난에 직면해 있다. 특히 소련은 북한의 전력생산을 증가토록 지원하기 위해 93년까지 총 1백76만㎾의 원자력 발전소(44만㎾급 4기)건설을 지원키로 합의했으나 북한의 핵안전협정체결 거부로 인해 소련이 원자로 4기의 대북판매를 일단 중단했음이 지난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이사회에서 확인됨에 따라 이 계획 역시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결국 동력원료 연료로서 주된 에너지를 공급하는 전력ㆍ석탄부문의 저조한 실적은 현재 북한의 공업생산과 경제건설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을뿐 아니라 「제한송전」등 주민생활에도 엄청난 불편을 입히고 있다. 따라서 연간 80만∼1백만t 규모(전체대비 40% 정도)로 알려져 있는 소련의 대북 원유공급량중 그 삭감량이 30% 정도만 되어도 북한경제는 엄청난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교역길도 막힌 쿠바/연료 할당량 줄어 국민불만 팽배/에어컨 가동중지ㆍ버스운행 단축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발표한 대통령포고령을 통해 『제3세계에 제공되는 소련의 대외원조는 재정적으로 궁핍한 소련경제에 비춰볼때 감당하기 어려운 「사치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고르바초프는 또 향후 『동구경제상호원조회의(COMECON) 회원국과의 무역관계를 완전히 태환성을 갖는 통화로 국제가격에 따라 거래되도록 보장함은 물론 이같은 방침을 COMECON 이외의 국가들에게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르바초프의 이같은 포고령이 발표된지 5일 후인 지난달 30일 발렌틴 팔린 소련공산당 국제부장은 일본 산케이(산경)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소련이 북한에 대한 석유공급을 이미 삭감했으며 앞으로는 군사원조도 축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외교책임자인 팔린의 이같은 발언은 고르바초프의 포고령이 이미 실시되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것으로 소련경제가 대외 군사ㆍ경원까지 감축해야 할만큼 악화됐음을 시사한다는 점과 소련의 대북한 군사ㆍ경제원조의 감축이 경직된 사회주의체제의 유지를 고집하는 북한에 얼마만큼의 압력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두가지 측면에 서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추진 5년동안 전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소련경제는 지금 글자 그대로 파탄 일보직전에 놓여 있다. 유일한 희망이라곤 고르바초프의 권좌유지를 희망하는 서방으로부터의 경제원조인데 그것도 소련경제의 탄력성에 회의를 품고 있는 서방기업들의 망설임때문에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력의 낭비를 최대한으로 억제하겠다는 고르바초프의 의지표명이 제3세계에의 경제원조 중단으로 나타났다는게 소련관측통들의 분석이다. 동구 각국과 쿠바는 이미 소련의 석유공급감축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는데 자유시장경제로의 점진적인 이행을 시도하고 있는 동구국들과는 달리 사회주의경제체제를 고집하는 쿠바가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동구 각국은 가격인상등을 통해 미약하나마 수요를 억제할 「장치」가 있는데 비해 쿠바에선 연료할당량의 감축에 따른 국민들의 불만이 팽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바는 사무실에서 에어컨 가동 중지령을 내렸으며 일부 지역에선 트랙터 대신 소를 이용해 밭을 가는 일이 다시 등장했고 자칫하면버스운행마저 중단될 위기에까지 이를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제ㆍ군사적으로 대소의존도가 높은 북한 역시 쿠바와 마찬가지로 소련의 석유공급 감축이 오랜동안 계속될 경우 상당한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달 25일 고르바초프의 포고령이 세계적인 탈냉전 분위기를 외면하고 있는 쿠바와 북한을 의식했든 안했든 결과적으로 그것이 두 나라에 상당한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련의 석유공급 감축은 한사코 마르크스주의의 수성을 고집하는 쿠바와 북한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내지는 못하겠지만 대소 의존이란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개방촉구의 압력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 “전천후”국제경쟁시대 문턱에서/안충영 중앙대교수ㆍ경제학(서울시론)

    얼마전 핀란드 경제인 단체의 초청으로 「한국의 경제발전」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하는 기회를 가지면서 우리나라의 수출부진과 근로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해외에 나갈때마다 현지의 주요 백화점을 둘러보고 전시된 상품의 종류와 품질을 살피면서 새로운 암시를 받곤 한다. 지금까지 그럴 때마다 첫눈에 마음에 드는 섬유제품이나 신발류를 집어들고 보면 「메이드 인 코리아」의 라벨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헬싱키의 스토크만백화점에서 본 상품들은 필자를 놀라게 하였다. 으례 한국산이려니 하면서 들여다 본 조깅화와 와이셔츠류들이 어느틈엔가 모두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산의 라벨을 달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도처에서 우리제품 대신에 아세안 5개국의 제품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국으로 수출되던 자동차도 작년 한햇동안 40%정도나 격감되어 20만대나 줄었다. ○후발5국에 시장 뺏겨 지난 4년간 이루어왔던 무역흑자는 올들어 적자로 반전될 전망을 굳히고 있다. 올상반기에 무역수지는 이미 15억달러의 적자를 나타냈으며하반기에도 수출이 수입을 앞지를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 85년말 까지만 해도 우리는 총외채 4백67억달러를 기록,세계에서 외채사강에 들기도 했으나 86년의 무역흑자 42억달러를 시발로 87년에는 77억달러의 흑자를 내고 재작년과 작년에는 각각 1백14억달러와 46억달러를 이룩하여 상당폭의 외채원리금을 조기에 갚았다. 그결과 우리나라의 총외채는 작년말로 3백억달러 이내로 줄어들고 외환보유고와 연불수출고가 늘어나면서 우리의 대외자산은 작년말로 2백64억달러에 이르러 순외채가 30억달러를 남겨놓게 되었다. 그러나 작년부터 우리나라 수출상품의 국제경쟁력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작년의 수출증가율은 2.8%에 그쳐 지난 6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우리 경제의 성장은 완전히 내수에만 의존하는 이상체질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수출부진과 함께 최근 외자도입이 늘어나면서 채권국 진입은 손에 잡힐듯 하다가 다시 멀어지는 것 같다. 수출이 왜 이같이 부진한가. 한마디로 우리제품이 질에 비교해서 값이 비싸거나 외국인들의 기호에 맞는 고품질의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 못하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서 손님을 자꾸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반면 각종 원자재,주요 산업설비와 부품은 반드시 해외에서 수입해야 되는 경직적 구조위에 수입자유화로 인하여 지금 외국의 고가소비재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우리나라 제품은 이제 해외에서 경쟁력을 잃어 갈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일부 사치성 외제선호를 감안하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당하고 있다. 그동안 일어났던 임금상승,원화절상 등이 우리상품의 대외경쟁력 약화의 주요 원인임에는 틀림없으나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제품의 공정과 마무리 과정에서 정성이 결여되고 근로정신이 해이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수의 사람으로 같은 크기의 선박을 건조하는데 우리는 일본보다 3배나 더 긴 작업일수가 소요된다는 생산현장의 이야기는 충격적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일본 생산기술은 우리보다 상당한 부문에서 자동화를 이룩하거나 효율이 높은 설비를 쓰고 있지만은 그것으로는 한일간 노동생산성 격차를 10%정도 밖에 설명되지 않으며 나머지 90%는 근로정신으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사가 그러하듯이 일에 대한 정성과 밀도는 일의 성과를 결정하는데 참으로 중요하다. 50만여개의 부품이 필요하다는 대형선박의 어느 한 작업공정에서 정성의 부족이 생기면,그리고 일의 밀도가 느슨해진다면 작업일수가 더 걸리고 불량률이 높아 갈 가능성은 뻔한 일이다. 반도체의 소재인 「웨이퍼」의 제조는 여러사람의 손길을 거치면서 보통 45일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만분의 1 정도의 정밀도가 요구된다. 이러한 공정에서 어느 누군가가 도중에서 나태해지고 성의가 결여되면 불량품은 생기게 마련이고 사후적으로도 어느 공정에서 누구에 의해 하자가 발생하게 되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웨이퍼」의 품질은 전적으로 근로자들의 정성과 기술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 공장자동화등 기계에 의한 제조기술은 아직도 초보단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근로자들의 손길은 우리상품의 국제경쟁력을 결정하는데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다. ○대외경쟁력 점점 약화 지금 석유값이다시 오르도록 돼 있다. 그동안 석유비축 기금으로 기름값의 동결을 1년 정도로 버틴다고 하지만 유가상승이 우리 경제에 커다란 주름살을 던져 줄 것은 틀림없다. 우루과이 라운드가 어떠한 형태로 타결되든 우리는 농산물과 서비스 분야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품목에서 국내 시장을 개방하지 않으면 안된다. 바야흐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모든 업종에서 이제 전천후 국제경쟁을 우리는 벌여야 하는 때가 됐다. 우리는 그동안 세계에서도 가장 부지런한 국민이라는 평가와 함께 왕성한 근로의욕으로 오늘을 이룩하는 계기를 잡았다. 기술에서 우리보다 훨씬 앞서가는 일본에 근로정신마저 크게 뒤지고 만다면 한일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태국 제조업의 월평균 임금 1백50달러와 우리의 6백달러의 격차속에 근로정신의 이완이 계속되면 우리 제품은 국제시장에서 후발국인 태국제품에도 완전히 밀려날 수밖에 없다. 헬싱키 시가의 전철은 여성기사들에 의해 운행되고 헬싱키 최대의 밸브공장에서 금형을 다루는 근로인력이 여성이라는 사실도 놀랄만한 일이지만세계굴지의 조세부담률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놀면서 실업수당을 받는 자는 사회적으로도 매장된다는 핀란드인들의 사회적 통념과 근로기강은 더욱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동남아의 「아세안」국가들이 현재의 수출주도 성장을 지속하고 천안문 사태의 후유증으로부터 수출증대의 전열을 가다듬는 중국의 상품이 우리를 뒤쫓아 오는 이 시점에서 근로정신은 우리 경제의 최후의 대들보로 버텨줘야 한다. ○“복지는 근로속에 있다” 격렬한 노사분규에서 생산현장으로 돌아가기로 합의되었으면 근로자는 각자가 맡은 공정과 마무리 작업에 혼신의 정열을 쏟아야 한다. 정치가에서,가진자에서부터 근로자에 이르기까지 60년대와 70년대에 발휘했던 근로의욕을 되살려 산업사회에 걸맞는 새로운 국민정신을 우리 마음속에 뿌리 내려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수한 복지사회를 만들어 놓은 핀란드인들의 일상생활에 투철한 근로정신이 몸에 배어 있다는 사실은 근로속에 복지가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일깨워 준다.
  • 「범민족」 예비회담 무산 그 이후

    ◎「불신의 골」 증폭… 북의 “교류제스처”/이틀째 접촉서도 “수용… 거부” 되풀이/정부­전민련 협조,내심 당황한 듯/북,「범민족」 치중… 「고위급」 역풍우려 회담장및 숙소문제등에 꼬투리를 달아 서울행을 거부했던 북한측 대표들이 범민족대회 2차 예비회담 마지막날인 27일에도 남북접촉에서 끝내 입장을 바꾸지 않아 내외의 커다란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북한당국및 남한의 전민련,그리고 해외동포대표들의 3자간 서울 접촉은 미완성으로 끝나게 됐다. 북한대표단의 서울예비회담 참가여부와 관련,남북쌍방 판문점 연락관은 27일에도 7차례의 직통전화통지문을 교환했으나 이날 하오 1시50분 북측이 전화문을 통해 우리측을 맹렬히 비난함으로써 이날 접촉은 결렬되고 말았다. 한때 북측은 상오 11시24분 전통문을 통해 회담장소등에 관한 자신들의 종전태도를 바꿔 우리측의 안내와 질서에 따르겠다는 의향을 우리측에 전달,『북측 대표단이 정말 오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보다 2시간26분 후인 하오 1시50분에보내온 전통문에서 『남한측이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회담무산은 전적으로 남한당국 때문이며 남한당국은 이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강도높은 비난을 퍼부음으로써 북한대표단 입경은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나버렸다. 즉,신변안전및 편의제공에 대한 남한당국의 주도권을 인정한 북측의 양보성 제안을 놓고 우리측은 더이상 북측이 입장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16일의 1차 합의사항을 문서(합의각서등) 형식으로 보장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북측이 이를 불쾌하게 받아들인 나머지 거부의 몸짓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통일원의 고위당국자는 잠시나마 있었던 북측의 태도변경에 대해 『북측 대표단이 예비회담에 참가할 의사가 있었다면 당초 예정일인 26일 진작 서울로 왔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정부로서는 수시로 바뀌는 북측 태도를 감안,문서형식으로 1차 합의사항을 준수하도록 보장받으려 했던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결국 북측은 서울 예비회담에 불참키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대한 명분을 찾기 위해 우리측에 보내는 전통문의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관측된다. 바꿔 말하면 자신들의 대표단이 서울에 내려오지 못한 것은 『남한 당국의 대회 방해책동 때문』이라는 인식을 대내외에 확산시키려는 의도를 북측은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따라서 북측은 예비회담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예비회담 무산에 대한 남한당국의 완전한 「책임귀속성」을 대대적으로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측은 2차 예비회담이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고 판단,3차 예비회담을 8ㆍ15전에 평양에서 갖자고 제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통일원측은 분석하고 있다. 범민족대회에 상당한 정치적 체중을 싣고 있는 북측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논리에 입각한 것이다. 그렇더라도 3차 예비회담 날짜가 정해져 전민련이 북행하는 현실적인 측면에 부딪힐 경우 북한이 과연 스스럼 없이 받아들일 것이냐는 문제도 의문으로 남는다. 범민족대회를 민족대교류 차원에서 권장하고 있는 정부측의 「각계각층 참여」 제안을 전민련이 수용한데다 전민련측이 이 대회개최에 관한 한 정부측과의 긴밀한 협조를 다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측은 전민련이 자유총연맹등 우리측 58개 우익단체들의 범민족대회 참가를 수용한 것을 두고 『반통일단체가 범민족대회에 참가키로 한 것은 일종의 도전적인 행위』라고 비난,전민련측이 남한정부의 압력과 회유에 굴복했다면서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사정을 검토해 볼때 범민족대회의 8ㆍ15 판문점 개최는 상당히 불투명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남북 접촉에서 자신들에게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판단되면 언제나 불응해온 지금까지의 북한측 관행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정부는 남북간 자유왕래와 전면개방원칙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범민족대회의 개최및 2차 서울예비회담을 허용한 마당에 북측이 3차 예비회담의 평양 개최를 제의하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측의 각계각층 참여제의를 수용한 전민련이 계속해서 이같은 자세를 유지해 주기 바랄 뿐이다. 따라서 범민족대회의 성공적 개최여부는 전민련측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민련이만약 평양에서 3차 예비회담이 열릴 경우 여기서 종전의 입장을 바꿔 자신들의 노선과 같은 단체들만이 범민족대회에 참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어려운 국면을 또다시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정부는 범민족대회 개최와 관련한 현안을 전민련측과 수시로 논의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데,바로 이같은 사실을 의식한 것으로 판단된다. 아무튼 범민족대회의 성사여부는 남북대화에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대남정책을 통일전선전술에서 추진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비록 1차 본회담의 서울개최를 합의했지만 이번 고위급회담 보다는 범민족대회를 오히려 선호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때문에 범민족대회가 자신들의 의도대로 개최되지 못했다고 판단될 경우 북한은 남북 고위급 1차 본회담을 일방적으로 무기 연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6일의 8차 고위급예비회담에서 백남준 북측단장이 『범민족대회에 전민련의 참가가 보장되지 않거나 내외의 복잡성을 야기,대회성사에 지장이 생긴다면 고위급 본회담을 비롯한 모든 남북대화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힌 데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잘 나타난다. 결국 김일성이 시정연설에서 밝힌 조국통일 5개 방침중 「전민족적 통일전선형성」이라는 대남 전화노선에 북한이 매달리고 있는 한 남북관계는 상호 불신의 연장선상에서 실질적인 개선조치 없이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 내년 「바나나홍수」 우려/개방따라 너도나도 수입 서둘러

    ◎물량ㆍ대상국 완전개방/소비도 5년새 30배로 내년부터 바나나의 수입이 전면 개방됨에 따라 많은 양의 바나나가 쏟아져 들어올 전망이다. 게다가 농산물관련단체를 비롯,일부 대기업들까지 경쟁적으로 바나나수입을 추진하고 있어 바나나파동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바나나수입은 과일류 구상무역방식으로 쿼타물량범위안에서 이루어져 왔으나 수입개방으로 수입물량 및 수입대상국에 대한 제한이 풀리게 됨에 따라 농협ㆍ농수산물유통공사ㆍ농수산물수출조합과 일부 종합상사를 포함한 상당수의 수입상사들이 바나나 수입을 위해 공급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재 농산물관련단체 및 수입상사들이 바나나공급선으로 물색하고 있는 나라는 에콰도르,코스타리카,필리핀 등으로 알려졌으며 품질은 중남미산이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바나나생산량은 85년 1천5백t에 그쳤으나 올해에는 2만6천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수입량은 대만과 과일류 구상무역이 시작 되면서부터 크게 늘어 올해는 86년보다 4배가 많은 2만3천t이 수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인당 바나나 소비량은 85년 40g에서 올해는 30배인 1.2㎏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며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 계속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소비가 크게 늘어도 수입경쟁으로 공급과잉현상이 빚어지고 국내 바나나생산농가는 물론 감귤ㆍ사과ㆍ배 등 다른 과일재배증가에까지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농산물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범민족대회 성사위해 계속 노력”/홍 통일원장관

    ◎북측 원하면 언제든 서울 개방 홍성철 통일원장관은 26일 하오 7시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범민족대회 서울예비회담이 무산된 데 대한 성명을 발표,『우리가 북한측 대표들의 숙소를 인터콘티넨탈호텔로 제의한 것은 그들 대표의 신변안전보장에 적합하고 남북한간의 직통전화등 통신지원이 용이하며 기자들의 취재활동이 용이한 조건을 고려한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북한측이 이를 거부한 것은 지금까지 남북간의 좋은 관행으로 되어온 상대측의 안내와 질서에 따른다는 기본적인 합의정신을 무시한 처사로 북한측이 진정으로 범민족대회를 성사시키려는 의지가 과연 있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홍 통일원장관은 그러나 『우리는 국내의 많은 단체들이 8ㆍ15 범민족대회의 참가를 희망하고 있고 이를 남북 관계개선의 전기로 활용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측이 다른 조건을 내걸지 말고 26일 상오 7시30분에 있었던 상대측의 안내와 질서에 따른다는 쌍방합의에 응해오기를 바라며 언제든지 우리의 문을 열어 놓고 있음을 밝혀준다』고 말해 정부측이 범민족대회의 성사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 홍장관은 이날 성명발표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우리는 범민족대회 예비회담이 완전히 결렬됐다고 보지 않으며 북한측이 쌍방합의를 존중한다면 언제라도 그들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에앞서 홍 통일원장관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범민족대회 예비회담이 북한측의 회담장소 고집으로 무산된 데도 불구,7ㆍ20 남북간 민족대교류정신에 따라 북한측 회담대표의 서울방문 허용등 개방적 입장을 계속 견지키로 하고 범민족대회에 각계각층의 대표가 참석토록 노력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 “평양 핵개발땐 한반도 새냉전우려”/미 하원 동아태소위 청문회요지

    ◎“고려연방제 집착하면 통일 어려워/북한이 교차승인 원할땐 미 응해야” ○미­북한관계 ▲드세이 앤더슨(국무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미국은 지난 88년 북경에서 북한과 외교관 접촉을 개시한 이래 북한에 대해 남북대화진전,핵 안전협정 체결,테러 포기입증,신뢰구축 조치,미군유해 송환 상례화 등을 촉구했다. 이것은(대북한관계개선의) 전제조건이 아니며,북한은 이를 한꺼번에 취할 필요가 없다. 북한이 대미관계개선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은 그보다 더 진전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미국의 대북한 외교관계 수립문제는 신중히 판단되어야 한다. 북한은 한반도 분단고착화 때문에 미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나,일부 북한 대표들은 워싱턴과 평양에 무역사무소나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구상을 지지하고 있다. 북한에 외교공관을 설치하는 것은 정부 승인을 의미하기 때문에 북한이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조치들을 취할 때까지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평양에 외교관을 주재시키는 것은 관계개선을 위한 일련의 상호조치 가운데 마지막 단계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 과정의 출발점에 서 있다. ▲개스턴 시거(조지 워싱턴대교수ㆍ전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지금은 미국이 대북한 관계에서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때다. 외교사절의 교환같은 중대조치는 북한이 우리의 큰 관심사인 핵안전협정 가입이나 남북대화 진전 등을 충족시키는 조치를 취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현 단계에서 미국이 취할수 있는 몇가지 조치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대북한 무역규제를 완화하고 미국인들이 자유롭게 북한에 전화를 걸거나 전보를 칠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는 허담과 같은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을 미국으로 초청,행정부 관리나 의회 인사들과 비공식 대화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지난 2년간 테러행적이 없는 북한을 테러리스트 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본다. 외교관계 수립문제는 한국과 소련의 관계 개선에 연계시키지 말고 효율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지금 외교사절을 보낼 필요는 물론 없지만 시기가 도래하면 초기단계엔 무역보다도 영사 쪽이적절할 것이다. 연락사무소는 양쪽일을 모두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랄프 클라프(존스 홉킨스대교수)=미국과 북한간의 관계변화를 신중히 고려할 시기다. 북한은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조만간 국내개혁과 대외 개방정책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원칙적으로 미국이 북한에 외교관이나 다른 공식 대표를 상주 시키는 것에 대해 찬동한다. 이는 북한의 개방을 유도할 것이다. 어떤 레벨의 대표를 두느냐는 문제는 소련처럼 서울에 무역대표부를 두고 영사업무를 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미국의 공식대표를 평양에 두는 것은 우리에게 불이익이 될수 있다. 만일 김일성의 사후의 불안정한 시기에 북한 주민들이 미국대표부에 몰려들어 망명을 요청할 경우 미국은 난처한 지경에 빠질 것이다. 북한에 대한 무역규제도 전략적인 상품을 제외하고는 푸는 것이 북한을 개방시키고 미국과 남한에도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앨런 롬버거(외교관계연구소 연구원)=만일 북한이 교차승인방식으로 미국과의 외교관계를 원할 경우 미국은 그렇게 해야 한다. 북한에 대해 비전략 물자의 교역을 개방해 주는 것이 필요하지만 미ㆍ북한간 무역사무소 교환 설치가 이익을 특별히 가져올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남북대화가 진전되면 미국은 북경에서 진행되고 있는 북한과의 외교관 접촉 수준을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 ○남북한관계 ▲앤더슨 부차관보=최근 수개월간 다소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남북한간에 합의된 총리회담은 남북한 관계에 전환점을 기록할 것이다. 미국은 남북한 국민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의 평화통일을 지지한다. 한반도는 독일과 일부 유사성이 있지만 독일이 아님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전망은 실질 문제에 대한 대화와 협의가 진전됨에 따라 밝아질수 있는 것이지만 통일 그 자체는 독일처럼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남북한은 독일처럼 상호문제를 오랫동안 다뤄 온 경험을 쌓지 못했다. ▲시거 교수=김일성이 고려연방제,즉 체제가 완전히 다른 두 국가에게 하나의 군대와 대외정책을 갖도록 하는 비생산적 개념에 집착하는한 한반도 통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클라프 교수=한국과 독일의 통일문제를 놓고 유사성을 찾는 것은 잘못이다. 동독은 TV 라디오 무역 여행 등을 통해 상당기간 서독에 노출됐었으나 북한은 남한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 철저히 단절됐다. 동독에서처럼 갑자기 공산정권이 무너지는 일이 북한에서는 일어날 것 같지 않다. 김일성이 죽으면 북한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김이 살아 있는 한 한반도의 통일 전망은 희박하다. ○한반도 핵문제 ▲앤더슨 부차관보=북한은 그들의 핵 안전협정 서명과 한반도 비핵지대화 문제를 연계시키고 있으나 미국의 입장은 두 문제가 별개라는 것이다. 북한이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제출한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소련이 제공한 2기의 안전장치가 된 소형연구용 원자로를 갖고 있다. 소련은 북한에 발전용 원자로를 제공하기로 약속했으나 인도는 북한의 핵비확산조약 의무 이행을 조건으로 이뤄지도록 돼있다. 핵 개발에 대한 북한의 불확실성은 한반도 긴장의 원인이 되고 있다. 북한이 무기개발을 시작하면 상황은 급격히 악화될 것이다. 북한이 핵 안전협정을 체결하면 미국은 이에 긍정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시거 교수=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한국을 자극하여 남북한의 핵개발 경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기습공격은 온당치 않다. ▲클라프 교수=남한이 북한의 핵 시설을 폭격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은 서울을 명중시킬수 있는 많은 수의 재래식 미사일을 보복 수단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나는 남한에서 미국 핵무기의 철수를 주장했었다. 그러나 이젠 IAEA가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위험이 없다고 판단할때까지 핵무기 철수를 주장하고 싶지 않다. 만일 평양의 핵무기 개발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미국과 한국은 한반도 비핵지대화 협정의 필요성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롬버거 연구원=한국배치 미 핵무기는 철수하는게 바람직하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 우산 보호는 계속되어야 한다. 북한이 핵 안전협정에 서명할 경우 미국은 한반도에서 핵을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다. 팀 스피리트훈련은 완전 폐지 보다 규모를현 수준에서 20∼25% 축소하는게 좋다고 본다.
  • 「7.20 남북왕래선언」을 듣고/서병철(서울시론)

    ◎「이념」이 교류를 막을수 없다. 나라간에 정치이념과 체제가 다르다고 해서 대립하거나 적대관계를 유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이데올로기는 정치와 경제운영의 지침으로서 효력을 상실하였고 마르크스­레니니즘은 20세기 상반기에 현실 사회주의를 이끌었던 한 정치사상으로 소개될 정도로 퇴색하였다. 또한 서로 다른 민족간에 이해관계가 대립된다 할지라도 타협과 대화로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가 되었다. 이와 같은 화해분위기는 미소간에 돈독해진 우호관계를 통하여 동서진영간 새로운 긴장완화가 조성되면서 전세계로 확산되었다. ○공산이념 이미 퇴색 그런데 오직 한반도에서만은 같은 민족간에 극한 대립을 하고 흩어져 살고 있는 가족끼리 만나보고자 하는 절실하고도 소박한 염원이 달성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노태우대통령의 7월20일 남북한 자유왕래 제의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북한이 응해야만 효력을 발생하는 일방적인 것이지만 8월15일 광복절을 전후한 5일간 남북한동포 누구라도 원하기만 하면 상대측 지역을방문할수 있게 한다는 선언은 동서독간 성탄절과 부활절 휴가기간에 왕래조건이 완화되어 인적교류가 활발해지고 이것이 바로 오늘날 통일에 기여한 사실을 상기시킨다. 7월1일 경제사회통일에 이어 12월2일 서독 총선거를 전후하여 정치적 통일마저 가능하게된 독일의 경우 작년 11월9일 크렌츠 전동독국가 평의회 의장이 동서독간의 국경선을 개방한 역사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 통일열차의 출발신호였다. 동서독간의 이산가족이 만나는 인적교류는 동서진영간의 정치 분위기,특히 미소 두 강대국간 데탕트 혹은 긴장추세와 두당사국의 정책에 따라 교류의 열기가 기복을 나타내었지만 완전히 두절된 적은 없었다. 분단된 지역간의 접근을 유도하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하여 협상할 때 획기적인 제의를 되풀이하여 공통점이 축적되어 문제가 해결된 경우가 독일의 경우 허다하다. 특히 인적교류에 있어 동독은 서독과 서베를린을 잇는 고속도로를 동독땅에 통과시키면서 수시로 경제적 지원요청을 했고 서독은 지나친 요구임을 알면서도 이를 수락하여 동독이 약속을 이행하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국경선 개방 이전에도 가족과 친지간의 만남은 생활화되어 연간 1천만명이상이 상호 방문하였다. 남북한간의 인적교류가 실제로 가능하게 된다면 아마도 동서독의 경우와 비슷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독인들이 동독 당국으로부터 비자를 교부받아 이산가족을 방문하는 것이 교류의 주종을 이루어 연간 7백40만명에 달했으며 동독으로부터는 3백40만명이 서독을 방문하였는데 대부분이 노인들이기 때문에 「연금자 방문」으로 불렸다. 동독은 비노동력이 서독에 머물러 연금지급을 하지 않게 되기를 은근히 희망하여 퇴직자들에게 제한없이 여행허가를 하여 주었다. 또한 동독은 긴급한 가정사정이 발생했을 경우 젊은층에게도 서독방문을 허용하여 연간 1백20만명이 혜택을 받았는데 부모사망ㆍ위독,자녀결혼 등 인도주의적인 면에서 여행희망을 거부할 수 없을 경우에 한하였다. 서독의 강력한 경제력이 통일의 촉매제인 것과 마찬가지로 인적교류를 원활하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경제성장을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반도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실제로 서독은 동독에 대하여 경제지원을 하면서 국민간의 활발한 교류를 통하여 분단이 가져다준 불편을 제거한다는 원칙을 세웠었다. 한편 동독은 인도주의적인 사항에 융통성있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고 동시에 국가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획득한다는 목적을 달성키위하여 인적교류에 나섰었다. ○국경선 의미 잃어 남북한간 인적교류의 시기로 우리의 최대 명절인 광복절이 채택된 것과 마찬가지로 동서독간에는 기독교국가답게 성탄절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제는 철거되어 분단을 상징하는 기념품으로 둔갑한 베를린장벽이 1961년 동독에 의하여 구축된 후 3년동안 유독 서베를린 거주자들에게는 동베를린 방문이 허용되지 않았었다. 마침 1963년 12월17일 성탄절을 1주일 앞두고 동서독간에 통행증명서 발급에 관한 협정이 체결되어 명절에 이산가족이 만날 수 있었다. 그후1972년 12월 양독간 기본조약이 체결되어 관계가 정상화될때까지 이 협정이 계속 유효했었다. 나라와 나라를 가르는 국경선의 의미가 점차 퇴색하고 문턱도 낮아지고 있다. 서유럽의 여러나라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따라 여행할 때 국경선에서 여행증명서를 내 보여야 할 경우가 드물다. 프랑스 서독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스위스 등 여러나라들간의 국경선은 이제 지도상에 그려진 구획선에 불과하다. 헝가리와 오스트리아간의 국경선에 가설되었던 철조망이 작년 봄 철거되고 이곳이 동서국민들의 서독이주 관문 역활을 해준 것을 잘 알려진 일이다. 많은 나라들이 상호간 비자면제협정을 체결하여 국민들의 여행에 편의를 제공한다. 한국국민은 서유럽의 모든 나라에 비자를 받지 않고 3개월간 제한없이 여행할 수 있다. ○지금은 통일의 호기 그런데 하물며 같은 민족이 헤어져 살면서 만나볼 수조차 없는 상태가 게속된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독일같이 2차대전의 패전국도 아니면서 남의 손에 국토가 분단된 것도 애석한데 유리한 국제환경이 조성되었음에도 내힘으로 이를 극복못하는 처지가 안타깝다. 독일이 통일되는 것을 보면서기초적인 일조차 해결 못하는 무능함이 부끄럽기만 하다.
  • “남북 자유왕래 일방 실천”/노대통령 특별발표

    ◎8월13∼17일 「민족 대교류 기간」 선포/판문점 통한 상호방문 제한없이 허용/추석등 명절때 정례교류뒤 전면 개방 노태우대통령은 20일 『해방 45주년을 맞는 오는 8월15일을 전후한 5일간을 「민족대교류의 기간」으로 선포한다』고 선언하고 『우리는 8월13일부터 17일까지 닷새동안 판문점을 통로로 열어 놓고 북한동포들을 제한없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천명했다.〈발표전문 3면〉 노대통령은 이날 상오 8시 청와대에서 TV와 라디오로 전국에 생중계되는 가운데 「남북간의 민족대교류를 위한 특별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우리는 또한 이 기간중 우리 국민 누구라도 제한없이 판문점을 통해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남쪽을 방문하는 모든 동포들에게 가능한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으며 필요하면 숙식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들이 원하는 남쪽의 어느 지역도 자유로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원하는 사람 누구라도 만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우리는 남쪽을 찾아오는 모든 북한동포의 신변안전과 무사귀환을 보장할 것이며 이에 상응한 북한측의 조처를 기대한다』면서 『북한이 판문점 북한측 지역뿐 아니라 북한의 어느 곳이라도 자유로이 가볼 수 있도록 전지역을 개방하고 북한방문을 원하는 남쪽동포들을 우리와 마찬가지로 제한없이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올 광복절의 민족교류를 성공적으로 이루면 우리는 추석·설날·한식 등 민족명절을 전후로 교류를 정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남북의 겨레가 언제나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이같은 광복절 민족대교류를 북한측이 아무 조건을 붙이지 말고 수락할 것을 촉구하면서 『북한측이 불가피한 사정으로 상호교류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우리는 북한동포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면개방을 일방적으로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북한의 김일성주석이 지난 1월1일 남북한 사회의 완전개방과 자유왕래를 제의한 것을 상기시키고 『우리는 앞으로외국인이 판문점을 통해 남북한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도록 이를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민족 대교류」제의를 듣고… 실향작가 이호철

    ◎세계는 변하는데 북녘은 뭘하는지…/5일이나마 남북 함께 어울리면 얼마나 좋을까/나라도 「범민족대회」기꺼이 참가할 수 있으련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노태우대통령의 이번 5일간에 걸친 남북의 전면 개방제의는 얼마 전에 북쪽에서 내놓은 「판문점 북측지역 개방조치」에 대한 제의,다시 말해서 경쟁적인 대항조치로도 받아 들여진다. 사실 지나간 40여년에 걸친 남북 대결구조에 깊이 길들여져 있는 국민들로서는 이번의 제의도 그 실현성 보다는 정치선전적 행태에 더 익숙해져 있는 것이다. 며칠전에 북측에서 저런 조치를 취하니까 그에 질세라 재빨리 그보다 한발 더 앞선 이런 제의를 내놓는구나 하고. 실제로 이번의 그 제의에 가장 흥분하고 감동을 해야 마땅할 이산가족중의 한사람인 필자마저 그 실현성에는 우선 의구심부터 생기는 것이다. 아니 의구심 이전에 체관인지 달관인지 모를 처음부터 담담한 심정이다. 당장은 성사가 될 리가 없다는 체념…. 그야 그런 일이 이루어지기만 한다면야 여북 좋을 것인가. 북쪽에서 내려오고 싶은 사람들이 간단한 소정 절차를 밟아 마음대로 내려와서 닷새동안 남쪽의 어디건 누구건 가서 만나고 남쪽에서도 소정절차를 밟아 마음대로 올라가서 닷새동안 북쪽의 어디건 누구건 가서 만날 수 있다면야 여북이나 좋을 것인가. 온 7천만 민족 뿐아니라 산천초목들까지 흥분할 판이고 그렇게만 된다면 이미 통일은 바로 코앞에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 모처럼의 그 충격적이고도 고무적인 제의가 이렇듯 비현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점이야말로 바로 오늘 우리 남북관계의 냉혹한 현주소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번의 이 제의가 반드시 비현실적인 것이기만 한가. 지나온 40여년동안의 남북관계의 관행이나 발상법에 비추어본다면 그러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 급변 추세에다 앵글을 맞추면서 작금의 동서독관계와 견주어 본다면 이번의 그 제의가 똑 비현실적인 것만도 아니다. 동서독관계만 아니라 오늘의 사회주의권이 얼마만한 속도로 변화해가고 있느냐 하는 것은 그 종주국인 소련의 이번 제28차 당대회의 진행과정을 보아도 알 수 있다. 4년전의 제27차 당대회에서는 고르바초프서기장이 정치보고에서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를 운운하면서 『세계 사회주의는 강대한 국제체제이고… 인류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다분히 도그마적 고정관념이 보이는 연설을 하고 있는데 이번 대회의 연설에서는 『소련은 2급국가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자칫 잘못하여 더 늦었더라면 엄청난 비극적 상황에 떨어질뻔 했다』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솔직하게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이 4년동안의 엄청난 차이를 우리는 새삼 곰곰 씹어 볼 필요가 있다. 그뿐인가. 대한민국의 생산성이 북쪽보다 10배나 된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한 야코블레프 정치국원도 이번 당대회가 끝나고서의 한 인터뷰에서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일로 모름지기 들어서자. 「이즘」(이데올로기)을 배제하고 국민을 먹여살리는 일에 전념하자』라고 말하고 있다. 이를테면 사회주의권 전체가 재래의 도그마적 사고에서 실제적인 프로그머틱한 사고로 옮아 가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새로 제기된 북쪽의 「판문점 북측지역의 일방적 개방조치」와 남쪽의 이번 8ㆍ15를 기한 5일간의 「남북의 완전개방과 자유왕래」제의도 한번쯤 전진적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설령 북쪽의 실제 저의가 9월로 예정된 남북총리회담 보다도 8월15일로 예정된 판문점 지역에서의 「범민족대회」라는 군중대회에 더 주안이 있고 그렇게 일방적인 대남 정치선전 쪽에 역점이 있다한들 뭐 어떻다는 말인가. 어떤 목적이 개재해있건 말건 그자체 「판문점 북측지역의 일방적 개방조치」는 그 개방조치만큼 전진적인 것이고 따라서 그 「전진」만큼 호의적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만한 것이다. 그리하여 거기서 한 발 더 나가서 이런 쪽으로도 한번 생각해 봄직하다. 북측에서 그다지도 열을 내어 「8ㆍ15범민족대회」를 기필코 이번 참에 성사시키고 싶어 하고 그런 목적에서 판문점북측지역의 일방적 개방조치도 모처럼 감행했다면 우리 측도 그쪽의 저의 같은 것은 까다롭게 따져들것 없이 허심탄회하게 그 대회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들을 대거 참가하도록길을 터주고 그 대신에 그 참가한 사람들만이라도 희망자에 한해서 전원 닷새동안 북쪽 남쪽으로 마음대로 들어가서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건 일종의 절충안이기도 하지만 훨씬 현실적인 가능성 쪽으로 한발 다가선 안일 수가 있다. 이 경우 한가지 지켜져야 할 부대조건이 있다. 판문점 지역에서 열릴 「범민족대회」는 북쪽에서 계획해온대로 군중집회 형식이됐든 정치선전적 형식이 됐든 일체 간여를 않지만 그것을 마치고 각각 남북지역으로 들어가보는 경우에는 제각기 자연인 개인자격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북쪽에서 그다지도 노심초사,열을 올리고 있는 「8ㆍ15 범민족대회」를 성사시켜주면서 이참에 이번 노대통령이 제의한 5일간의 「남북교류 왕래」까지 제한적으로나마 성사시킬 수 있는 길을 열어 보자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는 최소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제한적」인 길을 찾았을 뿐이지 이번 제의의 본지대로 이루어진다면야 더 바랄것이 없겠다. 그렇게 될 경우 다시 말해 이것을 북쪽에서 받아들일경우 필자부터도 「8ㆍ15 범민족대회」라는 것에 달려갈 용의가 있다. 거기서 벌어지는 시끌벅적한 소리들과 토론들과 판에 박힌 연설들,짝짝짝,와르르 터지는 박수소리 같은 것이야 못참을 것도 없다. 그걸 지그시 참아낸 다음 북쪽 산천으로 고향땅으로 고향의 가족을 만나러 갈 수 있다면 그런 정도 못참아낼 사람은 없을 것이다.
  • 「7·20 선언」의 의의와 전망(민족대교류:상)

    ◎「분단의 벽」 개방으로 허문다/경제력 바탕,완전개방 향한 전향적 조치/북측 거부 불구 화해 향한 대장정 나서야 45년간 지속되어온 분단의 종식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시계에 들어오고 있다. 7·20 노태우대통령의 「남북간 민족 대교류」 특별발표는 남북의 화해와 민족의 통합을 분단 반세기이전에 기어코 이뤄내고야 말겠다는 의지의 실천적인 조치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8·15 광복절을 전후한 5일간 북한동포들의 남한 전지역 방문허용→추석·설날·한식 등 민족명절시 남북 교류정례화→남북한 주민의 완전자유왕래 등은 한시적 시범교류를 거쳐 전면 완전자유왕래를 실현하겠다는 것으로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한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민족 대교류」 특별발표는 북한측이 광복절을 전후한 같은 시기에 판문점 북측지역에서 「범민족대회」를 개최한다는 시기적 일치성과 함께 지난번 제1백50회 임시국회에서 남북교류협력법이 입법되어 교류에 필요한 제도적 장치가 이미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그 실천의 가능성이 다른 때보다는 훨씬 큰 것 같다. 노대통령은 그동안 남북 대결지양,화해와 통일을 위한 일관된 정책추진을 계속해왔고 남북한 개방의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되었다고 판단,이같은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88년 7·7선언에 이어 유엔총회연설(88.10.18)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89.9.11) 6·29 3주년 특별연설(90.6.29 북한을 통한 항공기 선박 물자의 무제한 허용) 등이 모두 화해와 개방의 일관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남북한 주변및 세계정세의 변화도 이같은 개방조치의 여건을 성숙시켰다고 할 수 있다. 소련·동구 등의 개혁·개방이 가속화되면서 동서 냉전체제가 새로운 데탕트시대로 접어들고 있고 특히 베를린장벽의 철폐와 동서독 통일의 현실화가 눈앞에 다가왔으며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회담에 이은 양국 관계정상화를 위한 8월초 모스크바 양국 공식회담 개최합의도 이를 촉진시켰다. 또 미­일­중­소 등 한반도 주변관계국과 영­독­불 등 우방이 한반도의 냉전종식을 지지,지원하는 분위기를 적극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주변환경속에서 노대통령은 우리의신장된 경제력과 함께 북방정책의 잇딴 결실로 민족통합의 주도권을 발휘할 시기가 왔다고 판단,민족 대교류의 과감한 개방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번 민족 대교류 제의는 북한의 대남 2중전략,즉 대외적 평화공세와 내부적인 대남 교란전술사이에 나타나고 있는 동요의 공간을 시의적절하게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많은 함축의미가 있다. 북한 김일성은 올 신년사에서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남북한 사회의 완전개방,자유왕래를 제안했고 최근에는 판문점 북측 지역을 일방적으로 개방하겠다면서도 우리 정부의 개입을 허용치 않겠다는 바탕위에서 남쪽 특정세력의 「범민족대회」 참석을 종용하고 있다. 또 북한은 남북한 고위급회담의 1,2차 본회담의 서울­평양 개최에 일단 합의하는등 성의를 보이면서도 우리 국내 정치상황을 이유로 국회 예비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 통보하는 한편 그들의 매체를 통해 남한 국회해산까지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이같은 2중전략도 세계정세의 변화에 따라 개방정책이냐 아니면 대남 교란전술의 지속이냐는 갈림길에 서서히 다가가고 있고 이 양쪽 정책선택 결정의 딜레머속에서 상당한 동요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노대통령의 이번 제의는 북한으로 하여금 그들의 「평화제의」가 진심이었는지 위장이었는지를 내외에 입증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왜냐하면 민족 대교류 제의는 그동안 북한측이 내놓은 제의를 전폭 수용한 데다 남쪽을 방문하는 북한동포에 대해 남한의 전면개방이라는 보따리를 하나 더 얹어 제시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일 하오 강영훈총리 명의로 오는 30일 이에따른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의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정부로서는 우리 국민이 북한지역을 방문했을 때의 신변보장과 무사귀환의 약속을 북한당국으로부터 받아내야만 북한 방문자들에게 남북한 왕래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특별발표에서 노대통령은 남쪽을 찾아오는 북한 동포의 신변보장과 무사귀환 보장을 다짐했기 때문에 북한이 남북교류에 진실된 마음이 있다면 상응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북한의 판문점 범민족대회에 전대협·전민협 등의 일부 세력이 참가를 희망하면 정부는 관계절차에 따라 승인을 한다는 방침이나 무엇보다 이들의 신변안전 무사귀환 보장이라는 북한당국의 약속이 선행되어야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이들 특정 대학생단체뿐만 아니라 이북5도민회,자유수호연맹,재향군인회 등 단체도 이곳에 참가해보겠다고 신청해올 경우 정부가 무조건 거부를 할 수 없으며 기회를 균등하게 부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당국자가 판문점 공동안전지역(JSA)은 휴전체제의 유지로 긴장완화를 위해 협정으로 설치된 지역인 만큼 이곳에서 선전·선동집회를 개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고 밝힌 점을 감안해보면 범민족대회 참가만을 목적으로 방북을 신청해올 경우 허용하기가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한이 평양이나 다른 곳에서 민족통일을 진정으로 염원하는 대회를 연다면 이의 참가는 무제한 허용한다는 게 정부방침이다. 북한은 우리의 민족 대교류 제의에 대해 이례적으로 신속히 이날 하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성명을 통해 「콘크리트장벽 철거」라는 억지주장을 펴며 거부했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민족 대교류가 8·15를 전후해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해졌으며 북한주민의 남한방문을 우리가 일방적으로 개방키로 천명했지만 북한당국이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우리의 획기적인 개방조치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장래에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서독도 63년 크리스마스를 기해 베를린장벽을 한시적으로 열었던 것을 시발로 오늘날 통독의 여건을 마련했음을 상기할 때 이같은 판문점 개방및 남북왕래는 통일로 가는 길에 거쳐야 할 관문이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이 이번 제의를 일단 거부했다 해도 꾸준히 개방과 화해를 향해 대장정을 해야 할 것이다.〈이경형기자〉
  • 재야만 선별초청땐 범민족대회행 불허/홍 통일원 밝혀

    정부는 노태우대통령의 민족 대교류선언 발표와 관련,북한측이 이를 수용할 경우 전민련·전대협 등 우리측 재야단체의 8·15범민족대회 참가를 허용하지만 전민련등에 한해 조건부로 선별 수락한다면 이들 단체의 참가는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홍성철통일원장관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족대교류가 남북간 완전개방을 의미하는 만큼 북측이 재야단체등에 한해 조건부로 선별 수락한다면 이들 단체만의 방북은 허용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이산가족등도 수락한다고 밝힐 경우 인도적 차원에서 이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남북문제 해결의 새 초석/노대통령 민족 대교류 제의에 부쳐(사설)

    광복 45년,건국 42년을 맞는 오는 8월15일을 전후한 5일동안 분단됐던 민족의 재결합이 일시나마 이루어질 수 있을까. 노태우대통령의 광복절 민족 대교류 선언은 광복에 이은 40여년 분단민족사에 최대의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선언은 88년 7·7선언과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 입각한 구체적인 문제해결 의지로서 북한측의 상응조치 여하에 따라서는 분단극복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남북한이 분단의 장벽을 제거하고 체제와 이념의 차이를 극복하려면 먼저 대화와 교류가 쌓여야 한다. 남북한 주민 누구나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만나 이산의 한과 적대의 증오를 해소해야 한다. 민족 대교류 선언은 우리쪽부터 그렇게 하겠다는 의연한 결의이다. ○「한민족공동체」 의지의 확산 지난 88년 「7·7 특별선언」은 북한에 대한 기존의 기본인식과 정부의 통일외교정책 방향에 새로운 전환을 가져왔다. 그 선언으로써 북한은 더 이상 경쟁·대결·적대하는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신뢰와 화해협력을 쌓아나가는 민족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식되었다.북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은 경쟁과 대결의 남북한관계가 결국은 민족 스스로를 해치는 행위라는 자각과 반성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7·7 선언정신에 입각한 지난해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보다 구체적으로 남북의 공존공영과 민족사회의 동질화,민족공동생활권의 형성을 지향했다. 민족 대교류 선언은 바로 그것을 위한 행동방안이라 해도 좋다. 8·15 광복의지를 바탕으로 민족 대교류가 이뤄진다면 그것은 다시 설날로,단오절로,추석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국의 만류를 뿌리치고 「가자 북으로」라고 절규하던 젊은이들의 함성도 잦아들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족 대교류 선언은 분단극복의 장애요인을 완전히 제거하고 체제와 이념을 초월하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건너뛰어 이윽고 민족통합과 국토통일의 또 하나의 초석이 되게 되는 것이다. 광복절 민족 대교류 선언의지에는 북한측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개방,남북의 자유왕래 주장이 완전무결하게 발전적으로 함축되고 있다. 체제와 이념을 초월해서 분단극복의지를 극대화한다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남북 자유왕래의 장애요인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인적 교류에 있어 인원 지역상의 제한이 철폐되었고 그것은 다시 교류의 정례화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폐쇄빗장 풀고 개방해야 최근 우리가 국가전략및 남북한문제와 관련하여 한소 관계개선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한반도문제 해결의 길을 열고자 함에서이다. 이미 한소 정상회담이 이뤄졌고 오는 8월 모스크바에서는 양국의 각료급 공식회담이 열리게 돼 있다. 한소 관계개선에 있어서도 우리는 북한을 결코 배타적인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안팎의 여러가지 예민한 정세변화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소련은 여전히 맹방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소 관계개선에서 북한이 배척되고 제외돼서는 안되는 까닭이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문제 궁극적인 해결의 당사자는 어디까지나 남북한이라는 사실이다. 그러한 쌍방 당사자끼리의 논의와 합의는 꾸준한 대화와 교류의 축적으로써만 가능하다. 대화가 문제해결의 이론이라면 교류는 민족간의 끊어졌던 맥을 다시 잇는 행동이 되는 것이다. 북한은 이제 이 대화와 교류의 정례화와 구체화를 위해 상응한 조치를 보여야 한다. 남북한 상호교류에는 인적·물적 분야가 있다. 국제적인 화해조류와 남북한 현실변화의 추세에 비추어 상이한 체제와 이념이 더이상 문제되지 않는다면 남북교류에 있어 이제는 아무런 장애도 없다. 우리는 이미 7·7선언 후속조치의 하나로서 남북한간 물자교역개방조치를 발표한 바 있었다. 지난번 임시국회에서는 남북교류협력법안과 남북협력기금법안이 통과됐다. 북한은 이제 더이상 대화와 교류를 거부하고 회피할 명분이 없다. ○대화와 교류 축적의 길 80년대 중반에 들면서부터 우리는 실로 커다란 변화의 격랑속에 휩싸여왔다. 국제적으로 냉전체제가 붕괴되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국제질서가 구축되고 있다. 그 세계사적 추세속에서 오로지 한반도만이 최후의 냉전지대로 남게 되었다. 그것은 7천만 민족의 수치이며 오랜 역사를 가진 민족의 긍지와 자존심을 훼손당하는 일이다. 회고컨대 우리 민족은 조선말엽 세계정세의 흐름에적절히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국권을 상실하고 반세기간에 걸친 민족적 수난을 겪었다. 그러한 역사의 교훈을 상기해야 한다. 우리 민족이 세계적 흐름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내외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을 때에 비로소 민족 전체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다. 그 국제정세가 우리 민족에게 항상 유리하게만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유리한 국제정세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한다면 민족사의 발전에 커다란 과오를 범하는 것이다. 동서독의 예에서 보듯이 지속적인 대화와 교류의 축적이야말로 남북문제 해결의 길이다. 진지한 대화와 핏줄이 교류하는 가운데에서는 과거의 한과 증오와 적대의식은 봄눈 녹듯 사라질 것이다. 옛 러시아 속담에 『어설픈 평화라도 좋은 싸움보다는 낫다』라는 말이 있다. 말을 바꾸면 최악의 대화라도 전쟁보다는 낫다는 일깨움일 것이다. 남북한은 이제 전쟁은 다시 말고 적대도 말아야 한다. 북한이 좋다면 오는 8월15일을 전후한 남북한 곳곳에서는 분단민족 재결합의 일대 축제가 펼쳐질 것이다. 특히 이산가족들의 그러한 기대와 희망을 북한은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 노대통령 특별발표

    친애하는 7천만 동포 여러분, 나는 세계가 냉전체제의 대결을 종식하고 새로운 화해의 질서를 이루는 큰 변혁속에 평화적인 통일을 하루라도 빨리 실현하기 위해 남북 민족의 교류를 위한 우리의 결정을 밝히려 합니다. 나는 1988년 7월7일 특별선언을 통해 남북이 한 민족으로서 대결관계를 지양하고 서로 협력하는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발전시켜나갈 것을 밝혔습니다. 나는 그해 10월18일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서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남북을 가르는 분단의 벽을 헐고 모든 부문에 걸쳐 자유로운 교류를 실현할 것을 제의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지난 2년사이 세계는 지난 시대의 질서를 그 바탕으로부터 바꾸고 있습니다. 개방과 화해의 조류는 동서세계를 가르는 장막을 걷고 이념과 체제를 초월하여 협력하는 새로운 세계를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베를린과 동서독일의 장벽을 무너뜨려 독일은 통일을 현실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한반도에 분단의 단절과 냉전의 대결을 종식시킬 때입니다. 한반도만이 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냉전체제로 인해 분단된 땅으로 남아있을 수 없습니다. 더욱이 남북 동포가 서로 왕래조차 못하고 있는 현실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문화민족의 자존에 비추어서도 더이상 지속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1990년대안에 평화적 통일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21세기를 우리 겨레의 영광된 세기로 맞아야 합니다. 남북의 화해와 민족의 통합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일을 남과 북이 이제는 과감히 실천해야 합니다. 나는 해방 45주년을 맞는 올해 8월15일을 전후한 5일간을 「민족 대교류의 기간」으로 선포합니다. 우리는 8월13일부터 닷새동안 판문점을 통로로 열어놓고 북한동포들을 제한없이 받아들일 것입니다. 우리는 이들이 원하는 남쪽의 어느 지역도 자유로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원하는 사람 누구라도 만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는 남쪽을 방문하는 모든 동포들에게 가능한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으며,필요하다면 숙식도 지원할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이 기간중 우리 국민 누구라도 제한없이 판문점을 통해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조처할 것입니다.우리는 남쪽을 찾아오는 모든 북한동포의 신변안전과 무사귀환을 보장할 것이며,이에 상응한 북한측의 조처를 기대합니다. 나는 북한이 판문점 북측 지역뿐 아니라 북한의 어느 곳이라도 자유로이 가볼 수 있도록 전지역을 개방하고 북한방문을 원하는 남쪽 동포들을 우리와 마찬가지로 제한없이 받아들이기를 바랍니다. 올 광복절의 민족교류를 성공적으로 이루면 우리는 추석·설날·한식 등 민족명절을 전후로 교류를 정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남북의 겨레가 언제나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입니다. 남북동포들간의 왕래와 교류는 통일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북한의 김일성주석도 지난 1월1일 남북한사회의 완전개방과 자유왕래를 제의한 바 있습니다. 나는 이러한 면에서 볼때 올 광복절에 민족교류와 남북한의 전면개방을 실현하는 데 아무런 장애도 없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나는 북한측이 아무 조건을 붙이지 말고 광복절 민족 대교류를 수락할 것을 촉구합니다. 북한측이 불가피한 사정으로 상호교류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우리는 북한동포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면개방을 일방적으로 실천할 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외국인이 판문점을 통하여 남북한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도록 이를 허용할 것입니다. 정부는 오늘 밝힌 내용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준비를 갖출 것입니다. 내와 동포 여러분, 남과 북은 이념적,정치적 차원을 떠나 민족통합에 진실로 노력해야 합니다. 통일된 나라,7천만이 하나가 된 우리 겨레가 펼칠 21세기가 얼마나 눈부시고 위대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민족의 소망을 이루는 데 모두가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대북관계 중대발표/노대통령,상오에

    ◎획기적 개방조치 포함/“무제한 교역ㆍ자유왕래 등 보장/「범민족대회」 참가도 허용할 듯”/정부소식통/내일 임시각의… 후속조치 논의 노태우대통령은 20일 상오 8시 청와대에서 남북한관계에 관한 특별발표를 할 예정이다. 정부는 노대통령의 특별발표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21일 상오 청와대에서 임시국무회의를 소집,필요한 후속조치를 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대통령의 이날 특별발표는 약 10분동안 진행되며 전국에 TV와 라디오로 생중계된다. 이수정청와대대변인은 19일 하오 『노대통령은 내일 남북관계에 대한 특별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그 내용은 미리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종휘 대통령외교안보보좌관은 『노대통령의 발표는 남북문제에 관한 것이며 남북관계에 있어 진일보한 선언적인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만 말했다. 청와대의 한 당국자는 『특별발표가 남북한 동시발표사항은 아니다』고 말해 남북 정상회담성사등과 같은 충격적인 사안은 아닌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특별발표내용과 관련,『새로운 대북제의보다는 우리의 대북개방자세를 더욱 강도 높게 내외에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판문점 북측지역 개방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정부의 획기적 대북개방조치가 있을 것임을 비췄다. 이 가운데는 지난번 제1백50회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남북교류협력법의 시행령제정을 통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남북한 주민에 대해서는 사실상 자유왕래를 보장하도록 통일원장관이 증명서를 발급하고 북한으로부터의 물자반입은 물론 물자를 운반하기 위한 항공기ㆍ선박ㆍ철도차량ㆍ자동차 등 수송수단의 운송도 제한없이 허용하는 것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물품의 북한에로의 반출도 북한동포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대부분의 물품을 자동승인품목으로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남북주민의 자유왕래와 남북간의 물자교류를 원활히 하고 이에 따른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판문점 또는 그 인접지역에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설치,출입관리와 검역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남북간 물자의 반입ㆍ반출에 대해서는 외국과의 교역과는 달리 민족공동체 내부의 물자교류라는 측면에서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남북 자유왕래의 그 전단계로 오는 8ㆍ15광복절을 전후해 3∼4일간 판문점을 완전개방,북한측이 이 시기에 개최하려는 「범민족대회」에 우리측 희망자들의 참가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판문점 이외의 남북 왕래에 따른 주요통로로 활용할 수 있는 휴전선지역도 개방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 「무차별 개방」압력… 「우루과이 라운드」 파장

    ◎연내 타결될 「UR협상」의 영향 점검/2중곡가제ㆍ영농자금 지원 철폐 불가피/금융ㆍ건설ㆍ서비스업 선진국에 넘어갈 판/섬유부문 잘 활용하면 수출촉진 기폭제 될수도 국내시장이 무차별개방의 위기에 직면했다. 새로운 국제무역 헌법이 될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타결시한이 올 연말까지 불과 5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옴에 따라 이 협상결과가 우리나라에 미칠 대내외적인 파장이 심히 우려되고 있다. 현 추세대로 UR협상이 타결될 경우 개방원칙에 따라 농산물수입에 비관세장벽등 아무런 규제방법을 쓸 수 없게 되며 쌀ㆍ보리의 2중곡가제같은 농가지원정책이 폐지된다. 백화점에는 수입농산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농민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할지 모른다. 또 은행 증권 항공 법무 보건 엔지니어링 관광 정보 통신 회계 세무 광고 해운 건설 등 아직 자생력이 취약한 국내 서비스시장의 대폭적인 개방도 불가피 하다. ○다각적 대비책 절실 예를들면 내년부터 국내 석유시장이 개방될 경우 중동산유국과 석유메이저들이 국내시장에 대거 들어와 주유소를 외국인들이 경영하거나 은행ㆍ증권ㆍ보험 등 모든 금융시장에서도 압도적인 경쟁력우위에 서 있는 미국과 유럽은행들이 국내은행들을 제치고 국내 금융계를 지배할 것이 분명하다. 이밖에 우편배달을 외국인 회사가 대행하거나 심지어는 외국인의사의 개업까지 보장해줘야 하는 상황이 예견되고 있다. 정부가 18일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주재로 이승윤부총리를 비롯한 경제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례적으로 UR협상대책회의를 열고 15개 협상분야별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은 UR협상 타결시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이 이처럼 엄청나기 때문이다. 정부의 대응방안은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에 대한 국내경제정책의 재조정과 선진국에 대한 건설진출 활성화 등 수출증진에 모아지고 있다. 각 분야의 시장개방으로 일부 국내 산업분야에 타격이 예상되고 있는 반면 협상결과가 국가간 통상마찰을 완화하는 유리한 측면도 크기 때문에 UR협상타결에 따른 긍정ㆍ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다각적인 대처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협상이 끝날 경우 한국은 국제무역에서 일단선진국 대우를받게 됨으로써 이제까지 개도국으로서 누려온 온갖 혜택이 사라지며 무역장벽의 철폐를 통해 재화 및 서비스시장의 대폭 개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특히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만반의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UR통상협상은 올들어 미국ㆍEC(유럽공동체) 등 선진국들의 주도로 급진전,이들의 공세적입장이 한국등 개도국들의 수세적인 입장과 맞물려 현재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확실 올연말까지 새로운 무역규범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국제무역질서가 혼란에 빠진다는 선진국들의 강박관념이 7월말까지 15개 분야별 협정초안을 만들어 내고 12월초 예정인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각료회의까지 최종합의를 끝낸다는 스케줄에 따라 막바지 의견조정에 각국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아직 국가간의 이해차이로 연내 일괄타결 가능성은 미지수이나 고삐를 쥔 선진국들의 대응태도로 보아 15개 전체분야는 아니더라도 상당부분이 타결되고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각 분야별로 협상진전상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이 보다 확실해진다. 농산물협상은 거의 미국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다. ○농산물 생산 치명타 농산물교역자유화,국내보조금감축 등 미국의 주장을 전폭 수용한 드류농산물그룹의장의 합의초안이 채택될 경우 ▲쌀ㆍ보리의 2중가격제,영농자금지원,양념류수매비축제 등 기존 농업지원대책의 철폐가 불가피하고 ▲농어촌 발전종합을 수입해야 하는등 국내 농산물 생산기반이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대책을 축소ㆍ조정해야 하며 ▲현재 수입되지 않고 있는 품목도 일정량 서비스부문의 금융분야는 선진국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분야이다. 선진금융기법을 갖고 있는 미국ㆍ유럽은행들로서는 국내은행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되면 뛰어난 경영기법으로 국내금융시장을 손쉽게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분야는 도로ㆍ교량ㆍ건축물 등 일반토목공사는 국내업체들이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개방해도 크게 문제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고속전철ㆍ해저터널 등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등은 국내기술수준이 떨어져 미일등 선진업체들의 시장독점이 예상된다. ○건설분야 문제없어 반면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문호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섬유부문은 잘만 활용하면 수입증가 이상의 수출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국제무역질서도 「힘의 논리」에 의해 지배된다는 사실이다. UR협상자체가 상품부문에서 경쟁력을 잃은 미국등 선진국들이 자신들이 우위에 있는 서비스시장의 개방을 강요하면서 시작됐으나 우리나라는 정부나 업계가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나 협상력이 미흡,UR협상에 대해 소극적 대응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이제 국제교역규모 12위의 국가로서 UR협상을 피할 수 없으며 UR에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늦게나마 변화하는 교역환경에의 순발력이 요구된다. ◎분야별 대응방안/쌀ㆍ콩 등 개방대상서 빠지게 주력 농산물/경쟁력 높일 산업구조 조정 추진 섬유/외국기관 국내진출 단계적 허용 금융/시장개방 촉진,수출 활성화 부축 건설/첨단기술 제품 개발,수출에 역점 통신 ▷농산물◁ 정부는 수입개방에 따른 보완대책에 보다 철저를 기하고 개별품목에 대한 가격안정대 유지 등 보조정책보다 농촌 전체를 대상으로 한 복지정책에 우선을 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농어민 연금제를 도입하고 생계비 및 학비지원을 확대하며 정주생활권 개발 등에 주력하기로 했다.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는 97년까지의 수입개방 유예기간안에 농업구조 개선대책을 1차적으로 완결할 방침이다. 또 농산물 수입급증에 따른 국내 농업보호를 겨냥,산업피해 구제제도를 보다 활용하고 관세율 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농산물 수입자유화에 대비해 대국민 홍보도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협상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농업개발도상국으로서 구조조정에 필요한 장기유예기간의 확보와 농업보조정책의 범위를 확대하는데 힘을 쏟기로 했다. 또 쌀ㆍ콩 등 주요 농산물을 자유화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농산물 수입국들과 공동노력을 펼 계획이다. ▷섬유◁ 앞으로 협상결과,개발도상국이 주장하는 섬유협정의 점진적인 철폐안과 미국의 총량쿼타제도중 어느 것이 채택되더라도 세계 섬유교역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국내 산업구조 조정을 조속히 추진키로 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4위의 섬유수출국이며 섬유의 지난해 수출실적이 1백51억달러로 전체수출의 28%을 차지하는 주요 수출산업인 까닭에 섬유산업구조개선 7개년 계획 등을 착실히 추진키로 했다. 더욱이 우리 섬유수출은 후발개발도상국의 추격으로 타격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생산기술의 혁신과 디자인ㆍ패션의 향상 등으로 제품을 고급화시켜 국제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금융◁ 취약한 개발도상국입장이 협정내용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다른 개도국들과 공동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앞으로 구체적인 자유화계획의 협상에는 그동안 추진해온 쌍무협상의 경험을 살려 우리경제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외국금융기관의 국내진출ㆍ국내영업규제의 완화 등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이미 발표한 자본시장자유화계획을 예정대로 차질없이 추진하되 국내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ㆍ연구기관ㆍ학계가 공동으로 금융산업별 실무대책반을 구성,운영하고 금년말까지 장단기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건설◁ 국내건설산업을 보호ㆍ육성하고 대외적으로 외화 가득원으로서의 건설수출산업을 활성화한다는 기본전략아래 건설분야에 대한 시장개방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일본ㆍ미국 등 선진국시장에 진출할 경우 장애요소인 기능인력의 이동제한과 외국업체를 배제시키는 관행을 제거,건설수출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 국내시장의 개방에 따른 외국시공업체와 선진기술용역이 국내에 진출할 것에 대비,건설업체 참가자격기준을 강화하고 종합건설업면허제도ㆍ기술경쟁제도ㆍ기술보상제도 등을 도입키로 했다. ▷통신◁ 개방원칙에는 적극적 자세를 견지하되 시행은 점진적으로 하는 중도적 입장에서 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ㆍECㆍ일본 등 이해관계국들과 사전협의와 이견조정을 통해 이 협상과 한미 통신협안을 해결할 계획이다. 국내산업을 보호ㆍ육성키 위해서는 통신산업을 구조조정을 통해 고도화하고 전자교환기등 국제경쟁력이 있는 통신기기 및 서비스의 대개도국 수출을 추진키로 했다. ◎우루과이 라운드/내년부터 적용될 새 세계무역규범 우루과이라운드(Uruguay Round)란 세계무역에 있어서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규범을 새로운 무역환경의 변화에 알맞도록 개정하기 위해 GATT회원국들이 벌이고 있는 다자간 무역협상을 말한다. 지난 86년 남미 우루과이의 푼타델에스테시에서 열렸던 각료회의에서 협상시작이 공식 선언됐기 때문에 우루과이라운드라는 명칭이 붙었다. 우루과이라운드는 지난 79년 동경라운드를 대신해 앞으로 90년대 및 2천년대에 적용될 세계무역규범이 된다. 우루과이라운드는 GATT체제아래서 자유경제원칙에 입각,유지해 온 세계무역질서가 80년대에 들어와 각국간 무역불균형의 심화로 신보호무역주의가 대두하는등 GATT의 분쟁조정능력이 약화되고,국제무역에서 서비스ㆍ지적 소유권 등 새로운 분야가 크게 부각돼 다자간 무역협상을 통해 새로운 국제무역질서를 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추진됐다. 이에 따라GATT회원국들은 올 연말까지 최종합의에 도달,내년 1월부터는 우루과이라운드를 정식 출범시킨다는 계획아래 상품교역에 관한 14개의 의제와 서비스교역 등 총15개의 협상의제를 놓고 협상을 진행중이다.
  • 「통일 독일」의 나토가입(사설)

    소련이 마침내 통일독일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동의했다.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콜 서독수상과의 정상회담을 끝내고 16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통일독일의 나토가입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것은 서독과 서방세계의 통일독일 나토가입 주장에 완강히 거부해온 소련의 중요한 태도변화 내지는 양보를 의미한다. 그것은 또 독일 조기통일작업의 마지막 걸림돌이 제거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이며 이로써 이미 통화ㆍ경제ㆍ사회통합을 달성한 동ㆍ서독이 오는 12월2일의 동시자유총선을 통해 정치통합의 완전통일을 이루는 길이 순조롭게 되었다. 동ㆍ서독의 통일은 유럽대륙에 거대한 게르만민족국가가 탄생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은 2차대전의 악몽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은 물론 소련에도 불안한 걱정거리를 안겨주는 현상의 변화를 뜻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서유럽은 통일독일을 나토의 테두리속에 묶어둠으로써 거대독일의 탄생이 제기하는 위험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으며 소련은 거대독일의 나토가입이 소련에제기하는 안보상의 위험을 들어 그것을 반대해 왔다. 이같은 안보상의 위험 외에도 소련은 통일독일의 나토가입을 반대해야 할 이유들이 많았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5년간의 개방ㆍ개혁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개선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의 신사고외교는 동유럽의 상실만 초래했다는 보수파의 비판이 이번 공산당대회에서도 제기되었을 정도다. 소련은 2차대전당시 나치스 독일과의 싸움에서 2천7백만명의 인명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독을 포함하는 동서유럽의 국경선은 그러한 소련의 희생에 대한 보답이란 것이다. 그것을 이렇다할 대가도 없이 상실한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설명이 안되는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통일독일의 나토 가입반대로 서독과 미국등 서방으로부터 경제지원등의 양보를 최대한으로 받아내려했던 것이다. 콜 서독수상은 이미 30억달러의 차관제공을 결정했으며 미테랑 프랑스대통령과 함께 1백50억달러의 대소지원을 서방세계에 촉구하고 있다. 서방선진국 정상회담에서도 대소 경제지원 원칙이 확인되었으며 그에 앞선나토정상회담에선 소련을 적이 아닌 잠재적인 우방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콜총리는 이같은 경제지원 약속과 나토등 서방세계의 대소 인식변화를 기초로 고르바초프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회견에서 나토등 서방의 대소 인식변화에 고무되어 반대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번 독소 정상회담에서 급부상된 통일독일과 소련간 새 조약 내지는 협정구상도 고르바초프의 결심에 큰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공산당대회에서 고르바초프의 권력기반이 강화되어 대외문제에 관한 입지가 보다 자유로워진 것도 중요요인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이같은 유럽정세의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전개에 안도하면서 그것이 한소수교등 아시아와 한반도 정세의 올바른 전개에도 기여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고르바초프 신사고외교에 있어 독일다음에 해결해야 할 중요문제는 세계유일의 냉전유산이 되어버린 한반도 분단문제라 생각한다.
  • 중국의 대 서방「미소작전」 시동/상해시장 주용기일행 방미 안팎

    ◎경제인등 앞세워 유화제스처/고립 탈피땐 한­중관계에도 “플러스 효과” 중국이 지난해 「6ㆍ4 천안문사건」으로 비롯된 국제무대에서의 정치ㆍ경제적 고립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급피치를 올리며 적극적인 외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당국은 늦어도 오는 9월 북경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때까지는 지금까지 겪어온 역경의 세월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특히 서방세계를 겨냥,온힘을 기울여 설득작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한 중국시장 방문단은 이러한 중국의 외교적 노력을 극명하게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해시장이며 서방언론들이 중국의 고르바초프라고 부르는 개혁파인사인 주용기를 단장으로 한 이 대표단 일행 11명은 20일동안 미국에 머무르면서 워싱턴 시카고 미네아폴리스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도시를 순방한다. 이들은 미국정부관리와 금융ㆍ실업계 인사들을 만나 중국의 지속적인 개방 개혁의지를 강조하고 자국에 대한 미측의 경제ㆍ외교적 제재조치를 풀도록 설득할 계획이다.주는 뉴욕 케네디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방문은 미ㆍ중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번 중국시장대표단은 외형상으론 미정부 초청을 받지 않은 것으로 돼 있으며 친중민간단체인 미중관계전국위원회(회장 데이비드 램튼)가 방문을 알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부시 미대통령이 이미 지난 5월 중국에 대한 최혜국대우조치를 1년 연장하겠다고 밝힌 점이나 북경당국이 얼마전 미대사관에 피신중이던 반체제 물리학자 방려지부부의 출국을 허용함에 따라 양국관계개선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사실 등을 감안하면 이번 방문이 미정부의 호의적인 뒷받침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또 이번 대표단은 6ㆍ4사건이후 미국을 방문하는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들이며 규모도 가장 큰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상해이외에 무한ㆍ중경ㆍ태원ㆍ합비ㆍ영파 등 5개 공업도시 시장과 외교부직원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사실상의 특명 전권대사로서 미 자본 및 기술유치 등을 비롯,양국간 관계회복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단장인 주용기는 차기 총리설이 강력히 나도는 비중이 매우 큰 인물이기도 하다. 시기적으로도 9일부터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서방선진 7개국(G­7)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기 때문에 이들 대표단이 보이고 있는 미소작전과 시위효과는 서방지도자들이 대중관계 정상화 여부를 결정하는데 적잖이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일본의 가이후(해부)총리는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전에 부시 미대통령과 만나 일본의 독자적인 대중 차관공여재개를 통보했고 부시도 이에 반대치 않음으로써 중국은 외교전략의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지난달 30일 국무위원 이철영을 일본에 보내 그와 친분이 두터운 가이후 총리가 G­7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편에 서주도록 강력한 로비활동을 벌였었다. 또 강택민당총서기는 최근 들어 일본의 아키히토(명인)왕이 중국을방문하길 희망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이 서방국가들 가운데서도 특별히 미국과 일본을 겨냥,유화적인 제스처를 쓰고 있는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이 이들 두나라의 풍부한 자본과 첨단기술이 중국경제발전에 불가결한 요소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중국은 주변국가들에 대한 접근도 계속 강화,지난 3일에는 인도네시아와 23년간 단절됐던 국교를 회복키로 합의했고 연말에는 싱가포르와 수교를 하게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아시안게임 개최기간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의 중진공업국을 포함,될 수 있는 한 많은 국가의 지도자들이나 고위인사가 참관해 주길 열렬히 바라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이는 중국이 외교적 고립을 완전히 극복했음을 공인받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어쨌든 이번 중국시장 대표단의 방미를 비롯해서 북경당국이 서방자유주의국가에 대해 보여주고 있는 외교적 접근노력은 한중 관계개선을 촉진시키는 큰 파급효과도 아울러 가져올 것으로 어렵잖게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다.
  • 한반도 군축 이렇게/3국 대표의 시각

    3일간의 회의를 마치고 7일 폐막된 미 스탠퍼드대 주최 한반도군축 학술회의에 대해 3국의 대표들은 『첫 만남이라는데 의의가 있으며 서로의 입장을 타진하고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는데서 성과가 컸었다』(한국 정종욱 서울대 국제문제 연구소장),『결과적으로 이번 회의는 유익했다고 생각하며 남측도 또 미국도 모두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회의를 계속해 서로 이해를 넓혀야 신뢰를 가지고 문제해결에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북한 이형철 평화군축 연구소 연구실장),『이번 회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앞으로 진전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모두가 가질 수 있었다고 본다』(존 루이스 미 스탠퍼드대 국제전략군축 연구소장)고 말하고 있다. 회의가 끝난후 가진 3국 대표들의 뉴스 브리핑 내용을 간추려 본다. ◎정종욱 한국대표/“「정치관계 정상화」등 접근방법 달라/북한측 「미군 단계철수」등 종래 입장보다 유연”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이 이뤄진후 실제 군축을 실시할 경우 어떤 대상을 우선적으로 감축할 것인지 북한측이 구체적 얘기를 한것이 있는가. ▲구체적 얘기는 없었다. 우리는 공세적 무기의 우선 감축을 얘기했지만 북한은 여기에 대한 언급없이 전체로서의 기본적 틀을 강조했다. ­북한이 제시한 군축의 5가지 기본적 틀을 그 개념상으로만 보면 우리가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도 없는것 같은데 다만 그속에 주한미군 철수와 핵무기 철거가 들어있고 여기엔 미국이 개입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수락할수 없는 것인지. ▲그런 문제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보다는 이 5가지 기본틀 안에 정치적관계 정상화를 우선시킨다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정치관계의 정상화를 얘기하면 무조건 분단의 고착화를 들고나와 대화가 엇갈리곤 하는데 우리가 반드시 분단의 고착화를 의미하는 정치관계의 정상화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가 주장한 내용과 북한의 5월31일 평화안을 비교하면 공통점도 상당히 있는데. ▲신뢰구축의 중요성이 조금 부각되고 군사력 감축에서도 남북한간에 합의가 된후 3단계에 걸쳐 3∼4년내에 무력을 감축키로 한점,검증얘기,미군철수가 남북한간 무력감축과 상응해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 등이 다소 융통성을 보인 대목이며 이것이 어느정도 의견접근을 보일 수 있었던 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구체적 조치보다 군축에의 철학적 접근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북한의 기본적 방침은 역시 주한미군 철수와 핵무기 철거에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회의이후 다시 이같은 회의가 열린다면 그 전망은. ▲이번 회의에서 토론된 내용이 앞으로 북한의 정책결정에 어느정도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회의를 통해 서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남북한간의 정치관계라 할수 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을 들수 있는가. ▲북한은 점점 고립되고 있는데,지난 2년간 급변하는 주변정세에 비쳐볼때 이같은 고립자체가 위험한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도 서로 쓰는 용어의 개념에 대한 해석이 서로 달랐고 이의 조정을 위해서도 서로 만나 배울 필요가 있고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야 한다. 또 서로 만나는 과정에서 북한도 우리 입장을 좀더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입장에 어떤 모순이 있는지 납득할 수 있도록 대화가 이뤄진다는 것이라 할수 있다. ­북한학자들의 태도가 과거에 비해 달라진 것은 없는가. ▲공격적이 아니었고 대화를 하려는 자세를 엿볼수 있었다. ◎이형철 북한대표/“남한서 미 핵 철수해야 핵 개발 중단/「통일합의 없는 신뢰구축」 분단 고착화 의도” ­북한은 불가침선언은 남북한간에,평화협정 체결은 미국과 북한간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러면서 굳이 3자회담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의 기본입장은 3자회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측이 3자회담을 구실로 대화를 거부하므로 하루빨리 대화를 재개할 생각에서 남북이 먼저 회담을 갖자는 것이며 그러다보면 미국문제가 제기돼 결국은 3자회담이 될 것이다. 두 갈래의 쌍무회담제기는 대화교착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라 할수 있다. ­북한은 군축의 5가지 기본적 틀에 대해 먼저 포괄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주장하는데,그러면 이같은 합의가 어떤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가. 가령 고위 당국자 회담인지 아니면 남북정상회담인지. ▲기본입장은 남북한과 미국의 3자가 만나서 얘기하면 군사 당국자간의 직통전화 개설ㆍ운영 같은 것은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 무력감축이나 전면개방 같은 문제에 대한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군축이라하면 좁은 의미에서의 군비감축과 넓은 의미에서 군비통제와 군비감축을 모두 합친 포괄적 군축의 2가지 의미가 있다. 북한이 얘기하는 군축은 어떤 의미인가. ▲실질적인 군비감축,영어로는 disarmament라 할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 느낀 것은 남측은 정치적 신뢰구축을 강조하고 있는데 남북한의 불신은 분열에서 생기는 것이다. 남북한이 통일로 나간다는 원칙에 합의하지 않고서 어떻게 군사적으로 서로 대결하지 않을 것을 확신할 수 있느냐. 통일에 합의하지 않고 신뢰 구축조치만을 논의하자는 것은 결국 분단을 고착화 시키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지난 6월15일 한국의 재야 각계 인사들은한반도군축과 평화통일 선언에서 북한에 대해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을 중지하고 핵안전 협정에 조인하라고 요구했는데. ▲가령 남조선에서 미국이 핵무기를 철수시키라는 요구가 받아들여 진다면 우리도 그런 요구를 못받아 들일 이유가 하나도 없다. 그것이 전제 조건이다. ­그렇다면 그런 전제 조건이 이뤄지지 않으면 핵안전 협정도 체결되지 않는가. ▲현재로선 그것이 조건이다. ◎존 루이스 미 대표/“다음회의 개최 합의… 성급한 기대 금물/한국ㆍ유럽 현실달라 유럽식 모델 적용 의문” ­이번 회의에서 남북한이 서로 자신의 주장을 했는데,접근한 내용이 있었는가. ▲학자적인 입장에서 같은 이슈를 놓고 이야기 한것은 사실이지만 의견이 서로 달랐으며 합의 된 것도 없었다. 학자들은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뿐이며 합의에 이르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나는 이번 회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으며 모두가 앞으로 진전을 이룰 기회를 가질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같은 회의를 다시 개최하기로 합의를 했다는데. ▲다음에 다시 회의를 하기로 한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 다시 기회를 열기로 한것 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 ­한국 대표단은 한반도에서도 유럽식 군축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나로서는 유럽식 모델이 뭔지도 자세히 모르겠고 유럽에서는 그쪽 나름대로의 현지사정이 있고 한국은 유럽과는 다르기 때문에 유럽모델이 한반도에 그대로 적용되려는지는 모르겠다. 예컨대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와 바르샤바 조약기구는 서로간에 전쟁을 치른 경험이 없지만 한국에서는 분명히 남북한간에 전쟁을 겪었었다. ­북한은 남북한과 미국간의 3자회담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번 회의는 비록 학술회의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3자회담의 성격을 띤 것이라고 할수는 없는가. ▲이번 회의는 각국의 학자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석한 것이며 이들이 대표의 자격을 띤 것은 결코 아니다. 따라서 이번 회의를 놓고 3자회담 운운하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다. 실제로 남북한간에 2자회담이 진행되고 있지 않은가. 3자회담문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말할것도 없다. ­이번 회의의 과정과 결과를 보고 군비통제에 있어 남북한이 장단기적으로 보아 협력과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는가. ▲어떤 합의에 도달하기까지는 수많은 과정이 연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한국전쟁이 끝난지 40년이 되도록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군비통제와 안보등의 어려운 문제가 어느날 갑자기 해결되기는 어려운 일이다.
  • 개방바람 차단위한「역설적 개방」/북한의「판문점 개방」발표를 듣고

    ◎“통일주도” 인상심어 체제결속 겨냥 북한은 지난 5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성명을 통해 남북접촉과 왕래를 성과있게 보장하기 위해 판문점 공동경비 구역내 북측지역을 오는 8월15일부터 일방적으로 개방하겠다고 밝히고 한국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 성명은 남북간의 접촉과 왕래를 적극 추진시켜 나가는데 대한 원칙적 입장을 밝히고,남북간의 접촉과 왕래는 ①통일문제 해결과 직결되어야 하고 ②정당ㆍ단체 각계층 인민들이 동등하게 참여해야 하며 ③법률적 사회적 조건에 의한 제한을 철폐해야 한다는 등 3개항을 제시했다. 이어 북한은 『한국과 해외의 정당ㆍ단체 각계각층 인민들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을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며 『북한을 방문하는 한국인과 해외동포들의 신변안전,그리고 모든 편의를 보장해 줄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같이 북한이 판문점개방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것은 얼핏 매우,그리고 획기적인 조치로 생각될는지 모르나 따지고 보면 김일성이 올해의 신년사와 지난 5월24일 「평화통일 5개방침」에서밝힌 「자유왕래ㆍ전면개방」과 「콘크리트장벽」제거 주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이 개방하겠다고 선언한 지역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내 북한측 지역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사회의 일부를 개방하는 것으로잘못 또는 확대해석해서는 안될 것이다. 또 북한을 방문하는 한국주민과 해외 동포들의 신변안전과 편의를 제공한다는 문제도 한국주민들과 해외동포들을 자유왕래 할수 있도록 받아 주겠다는 의미와는 다른 문제임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 무슨 조치를 했는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대남자세가 바뀌고 있는가 하는데 있다. 아무리 획기적인 조치를 취했다 하더라도 북한의 대남전략에 실제적인 변화가 없다면 그 조치는 선전이상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지난 3일 개최된 7차 남북고위급 예비회담에서 우리측은 북한측의 주장인 「정치ㆍ군사」를 먼저 표기하자는 주장을 받아들였고,북한측도 회담외적인 문제로 회담자체를 공전시켜온 종래의 상투적인 태도를 삼가함으로써 8월중 양측 총리를 단장으로 한 고위급회담 본회담의 서울개최를 기대해볼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다음날인 7월4일 북한은 전날 태도와는 달리 정부ㆍ정당ㆍ단체대표 등의 명의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한반도통일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남북한당국과 정당 단체 대표들이 참석하는 「민족통일협상회의」를 소집할 것을 주장했다. 이 성명에서 북한은 ①3대원칙의 재확인 ②두개한국정책 포기 ③팀스피리트 훈련중지 ④국가보안법 철폐 ⑤「민주인사」들의 석방등을 요구하고 『이러한 초보적인 태도표시 없이 분열노선을 그대로 들고 나선다면 최고위급회담에서도 해결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변,남북고위급회담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갖게 했다. 그러면 이 시점에서 판문점개방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북한의 계산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북한주민의 결속강화를 위한 대내 선전용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최근 극심한 경제난과 사상교육 및 통제강화로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어 있고 외부세계와의 직ㆍ간접적인 접촉의 확대로 체제와 이념에 대한 불신이 두터워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일성은「평화통일 5개방침」에서 제시한 남북간의 전면개방과 대화의 발전을 주도함으로써 주민들의 신뢰를 증대시켜 대내결속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해방 45주년을 기념하는 8ㆍ15「범민족대회」를 오는 8월13일부터 사흘동안 판문점에서 열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북쪽 지역뿐만 아니라 남쪽지역까지 판문점 전지역을 완전히 개방시켜 한국의 일부 급진단체들이 참석할수 있도록 사전 정리작업을 하자는 것이다. 둘째 이 시기를 「인민민주주의」혁명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지난 5월24일 김일성이 시정 연설에서 밝힌 「전민족적 통일전선」형성 분위기를 조성시켜보자는 것이다. 북한은 아직도 한국사회가 학생소요ㆍ노사분규ㆍ치안부재ㆍ강력범죄ㆍ부정부패 등으로 매우 불안하고 유동적이며 대다수의 국민이 정부를 일탈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정부ㆍ제정당ㆍ사회단체가 참석하는 「통일협상회의」를 개최하여 급진단체들이 반정부운동을 부추켜보자는 계산일 수도 있다. 셋째 남북관계가 크게 진전되고 있다는 인상을 주어 한국의단독 유엔가입을 저지시키고 주한미군의 조기 철수를 가속화시키려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남북한의 유엔가입은 남북한 당사자들이 해결할 문제로 제3국들이 간섭할 것이 아님을 내세워 남북대화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면서 9월 유엔총회기간을 넘겨보자는 생각일 수도 있다. 넷째 남북한관계개선을 앞세워 중소 등 주변국가들로부터 개방의 압력을 완화시키고 한소접근을 늦추는 한편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과의 접근으로 경제활성화를 꾀하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대북한 접근의 전제조건으로 남북한 관계개선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대미접근을 위해서는 다른 선택이 없는 실정이다. 북한은 판문점 공동경비 구역내 북쪽 지역을 상징적으로 개방하면서 한국측지역 개방촉구,콘크리트장벽제거문제를 들고나오면서 8ㆍ15「범민족대회」의 성공적인 성사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의 태도는 점차「남조선혁명」과 같은 이념문제보다는 경제문제 해결에 역점을 둘 것이며 체면과 자존심이 손상되지 않는한 한국과의 경제교류도 적극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북한사회의 개방에 앞서 분단현실을 인정하면서 체제유지를 보장받을 수 있는 연방제 통일방안을 계속 주장할 것이며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요구를 통제하기 위하여 북한주민들의 사상교육을 보다 강화시키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부심할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