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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자운반선 1000년만에 ‘햇빛’

    고려청자 운반선 가운데 가장 앞서고 온전한 형태의 선체가 확인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특히 지금까지 발견된 고려청자 운반선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선체 부분이 처음 발견돼 고려청자 운반선의 구조와 이동경로를 총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인 자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지난해 10월 군산시 옥도면 십이동파도 근해에서 발견된 고려청자 운반선에 대한 수중해체 작업과 2차발굴조사를 벌여 소나무와 참나무로 건조된 선체 14편을 인양하고,청자 35점을 포함한 도자기 2184점을 새로 수습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십이동파도’ 고려청자 유물선 선체의 3분의1이 인양됐으며 1차 발굴작업 때 확인된 5266점을 포함,모두 8739점의 유물이 수습됐다. 해양유물전시관이 이날 공개한 선체는 바닥판(저판) 6조각을 비롯해 뱃머리재목인 이물비우(선수재),배밑과 바깥 판목을 연결하는 만곡종통재,양뱃전을 묶는 가룡목,호롱받침대,나무닻이 잘 가라않도록 하기 위해 매다는 닻돌,배 밑 연결용 가쇠와 외판의 연결용 나무못 등 모두 14편.이 가운데 뱃머리재목인 이물비우는 1983∼84년 전남 서해안에서 조사된 완도선(12세기초)과 1995년 목포시 해역에서 조사된 달리도선(14세기)등 지금까지 발견된 고려시대 한선(韓船)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기록상으로는 조선시대까지 이어졌던 선체의 부분으로 이번에 처음 확인됐다.칡넝쿨로 만든 닻줄도 처음 발견됐다. 해양유물전시관은 해저에 깊숙이 파묻힌 나머지 선체를 마저 발굴해 탈염시켜 경화처리한 뒤 복원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모든 선체가 복원돼 공개되기까지는 약 10년이 소요된다. 해양유물전시관은 “운반선의 갑판 등 상부 부분이 남아 있지 않으나 확인된 다른 부분의 구조로 볼 때 최고 길이 10m,폭 2.5m 규모로 추정된다.”며 “청자 등 유물의 상태로 미루어 11세기 말∼12세기 초 해남에서 청자 등 도자기를 싣고 개성으로 가던중 침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양유물전시관이 새로 수습해 이날 공개한 유물은 청자완과 시저받침을 포함해 소접시와 대접 등 주로 중상류층에서 사용하던 생활용기가 대부분으로 이 가운데 톱날이빨 모양의 ‘청자음각거치문화형접시’와,‘청자음각국화당초문접시’는 종전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문양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원전센터 전북 4곳등 11개지역 유치 신청

    원전수거물관리시설(원전센터) 유치에 경북 울진군에서만 3곳 등 전국 10개 지역이 주민청원을 냈다. 산업자원부가 31일 원전센터 유치 청원을 마감한 결과 인천 강화군 서도면 등 모두 10개 지역이 청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지난해 군수가 유치신청을 낸 전북 부안군 위도면을 포함하여 모두 11곳이 원전센터 유치를 놓고 경합을 벌이게 됐다.유치청원 지역은 부안을 포함하여 전북 4곳,경북 3곳,전남 3곳,인천 1곳이다. 유치청원 지역에 당초예상보다 크게 늘어남에 따라 원전센터를 둘러싼 대립과 갈등이 전국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전국 최초로 원전센터 유치에 적극 나섰던 부안군 위도면 주민들은 “주민투표는 위도지역으로 한정해 실시해 줄 것”을 요구하는 해상시위를 1일 오후 3시 벌일 예정이어서 주민투표의 실시 범위도 새로운 논란거리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울진군은 지난달 27일 근남면과 기성면에 이어 31일 북면 주민들이 청원서를 냈다.울진군은 10개 읍·면의 전체 유권자 4만 6400여명 가운데 3개면 5700여명이 원전센터 유치 청원에 참가했다. 전북지역은 지난달 28일 고창군 해리면 주민들에 이어 31일 군산시 소룡동과 옥도면 주민들이 청원서를 제출했다.전남지역은 지난달 28일 영광군 홍농읍과 완도군 생일면에 이어 장흥군 용산면이 31일 청원을 냈다. 인천시 강화군 서도면 주민들도 볼음도에 원전센터를 유치하겠다며 31일 유권자 581명 가운데 196명의 서명을 받아 청원서를 접수시켰다. 전주 임송학 서울 김경운기자 shlim@seoul.co.kr˝
  • [원전센터 이번엔 풀릴까] 원전센터 유치청원 10곳 르포

    원전센터 건설 제2라운드의 막이 올랐다.31일까지 청원을 접수시킨 전국 10곳의 주민들은 ‘지역발전’의 염원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며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그러나 넘어야 할 산은 많고,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부지선정이 올해 안에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원전센터 유치 청원을 낸 지역을 찾아 주민들의 소리를 들어봤다. ■ 전남 원전 1∼6호기가 가동중인 전남 영광군 홍농읍.31일 읍사무소 옆에는 ‘유치청원 70% 찬성,주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나부꼈다.가마미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진덕 3거리 등 서너 곳에도 내걸렸다. 홍농읍은 원전 건설특수가 끝나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상인들은 “귀신 나오게 생겼다.우리는 핵 폐기장 찬성이에요.”라고 떳떳하게 밝혔다. 이달 초 ‘원전수거물처분장 흥농유치위원회’가 구성됐고 보름동안 서명을 받아 읍내 전체 유권자 6400여명 가운데 4497명의 찬성을 받아 지난 28일 청원서를 접수했다. 가장 번화가인 읍사무소 앞 처가집 양념통닭 주인 이학필(54)씨는 “일요일인 어제 닭 한마리 팔았다.”며 서명작업에 발벗고 나섰다.이씨 가게 아래쪽은 한집 건너 한집이 비었다. 미용실과 식당,빵집 등이 올 봄부터 문을 닫았다.부동산업자들도 “심지어 세를 받지 않아도 나가지 않는다.”고 투덜거렸다.택시운전기사 김용호(38·홍농읍)씨는 “요즘은 하루 3만원 벌이가 태반”이라고 했다. 반면 홍농읍에서 6∼7㎞ 떨어진 월암·가곡·단덕리 쪽에서는 이번 유치 서명에 반대하며 거칠게 항의했다.“나가라.우리는 안 찍어준다.”라며 서명을 받으러 온 유치 위원회쪽 사람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또 ‘영광군 핵 폐기장 반대 범 군민대책위원회’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대책위 김선근(43·원불교 영산성지 교무) 위원장은 “주민들이 신청서를 내더라도 일단 영광군수가 예비신청을 하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고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과 연대해 원천봉쇄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남 완도군 완도읍에서 뱃길로 1시간 거리인 생일면에서도 유권자 971명 가운데 360명이 유치에 서명해 영광군과 마찬가지로 지난 28일 청원서를 냈다.생일면의 ‘원자력을 이해하는 청록회’의 도명균(58) 회장은 “주민들이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방사성 폐기물처리장을 유치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성리 선착장과 면사무소 앞에는 생일면 청년회 등에서 내건 ‘후손에 물려 줄 청정해역에 핵 폐기장이 웬말이냐.’는 플래카드가 지역민들의 상반된 모습을 웅변해 주고 있었다. 전남 장흥군 용산면민들은 이날 점심까지 걸러가며 부산을 떨었다.전체 유권자 2233명 가운데 902명의 서명을 받아 밤 늦게서야 접수를 마쳤다. 과거 청원서를 냈다가 환경단체 등의 거센 반발을 샀던 전력이 있어서인지 서명 받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용산택시 강길원(53) 대표는 “농촌에서 농사지어 살 수도 없는 형편에서 핵 처리장이라도 들어와야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영광·완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전북 “기대 반,우려 반.” 3개 시·군 4개 지역에서 원전센터 유치에 나선 전북지역은 지역개발에 대한 기대치가 큰 만큼이나 걱정과 고민도 엇갈리는 분위기다. 지난해 7개월 넘게 계속됐던 부안사태를 지켜보면서 원전센터 유치를 둘러싼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 뼈저리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일부 주민들이 ‘지역발전론’을 앞세워 원전센터 유치에 적극적인 반면 시민단체와 환경단체 등은 “자치단체의 예비신청은 원천봉쇄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찬·반 주민간 충돌은 불가피한 실정이다.주민여론을 수렴해 예비신청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군산시와 고창군은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유보한 채 “주민들의 뜻에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신시도에 원전센터를 유치하려다 지질이 나빠 포기했던 군산시에서는 소룡동과 옥도면 주민들이 유치청원서를 제출하자 주민투표에 대비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룡동은 소룡동발전협의회가 주도해 전체 유권자 1만 107명 가운데 41%인 4196명이 유치청원서에 서명 했다.옥도면도 3596명의 유권자 중 34%인 1230명이 유치청원에 찬성했다. 소룡동발전협의회 조현창 회장은 “지역발전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원전센터를 유치해야 한다는 게 주민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라면서 “주민투표를 해봐야 알겠지만 군산시민들은 미래지향적인 의식이 강해 찬성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옥도면 주민들이 원전센터를 유치하려는 어청도의 경우 뭍에서 72㎞,비응도는 20여㎞나 떨어져 있어 군산시민들이 원전센터에 느끼는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적어 주민투표를 해도 찬성이 많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항구도시 특유의 정서와 응집력이 강하고 시민의식도 진취적이어서 주민투표에서 찬성이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는 것이 이곳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군산시의회 26명의 의원 가운데는 상당수가 찬성파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군산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반핵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세규합에 나서고 있다. 고창군은 해리면 유권자 3323명 가운데 38%인 1250명이 유치청원에 찬성했다. 농민회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원전센터 유치에 적극적인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유치서명운동을 주도한 광승리 이장 김춘용씨는 “인접한 영광발전소에서 흘러나오는 온배수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고창주민들에게 돌아오는데 지역발전기금은 쥐꼬리만큼 받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면서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고창발전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원전센터 유치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경북 이미 가동하고 있는 1∼4호기 외에 5,6호기를 건설준비 중인 울진에서는 모두 3곳이 청원을 내 관심을 모았다. 이날 오후 7번 국도가 지나는 경북 울진군 북면 소재지.일부 주민들의 원전관리센터 유치 청원으로 어수선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한산하기만 했다.농번기를 맞아 이앙기와 경운기 등이 간간이 오갔을 뿐 인적은 찾아 보기 힘들었다. “한창 모내기철이라 눈코 뜰새없이 바빠요.핵 폐기장이 뭐니 신경쓸 틈이 없어요.” 한 농기계수리점에서 만난 전여중(41·북면 부구리)씨는 “조금 전 울진발전포럼측이 산업자원부에 핵 폐기장 유치 청원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분통 터지는 일이지만,농사일이 더 급하니 어쩌냐.”고 말했다. 면사무소를 나오던 민남기(65·부기리)씨도 “울진발전포럼측이 추진하는 핵폐기장 유치 서명운동에 아직은 주민들이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조용하다.”면서 “그러나 분위기 자체는 무겁다.”고 전했다. 북면과 차로 30여분 거리인 기성면도 평온하기는 마찬가지. 면소재지에서 만난 권명달(42·봉산1리)씨는 “울진이 살 길은 핵 폐기장 유치밖에 없다.”며 “주민 90% 이상이 찬성해 별 이슈가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석태(57·망양리)씨는 “울진이 어디 대한민국에서 버림받은 땅이냐.”며 “울진을 두번 죽이는 핵 폐기장 유치에는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한 공무원은 “울진발전포럼측이 노인들을 대상으로 집중 서명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노인들이 뭘 알겠느냐.”고 의문을 표시했다. 이처럼 주민들간의 의견이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여 마치 폭풍전야를 연상케 했다. 인근 지역의 이선욱(57·근남면 노음리)씨는 “정부가 울진에 6기의 원전을 건설하고 4기를 추가로 짓겠다면서 준 혜택은 아무것도 없다.”며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 등 핵폐기장 유치 반대 급부를 준다지만 속임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울진포럼 전주수 대변인은 “정부가 최근 원전수거물 유치지역에 양성자 가속기 건립과 2조원에 달하는 각종 사업 지원을 약속했다.”며 “이런 약속에 주민들 생각이 과거와는 많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울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 원전센터 전북 4곳등 11개지역 유치 신청

    원전센터 전북 4곳등 11개지역 유치 신청

    원전수거물관리시설(원전센터) 유치에 경북 울진군에서만 3곳 등 전국 10개 지역이 주민청원을 냈다. 산업자원부가 31일 원전센터 유치 청원을 마감한 결과 인천 강화군 서도면 등 모두 10개 지역이 청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지난해 군수가 유치신청을 낸 전북 부안군 위도면을 포함하여 모두 11곳이 원전센터 유치를 놓고 경합을 벌이게 됐다.유치청원 지역은 부안을 포함하여 전북 4곳,경북 3곳,전남 3곳,인천 1곳이다. 유치청원 지역에 당초예상보다 크게 늘어남에 따라 원전센터를 둘러싼 대립과 갈등이 전국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전국 최초로 원전센터 유치에 적극 나섰던 부안군 위도면 주민들은 “주민투표는 위도지역으로 한정해 실시해 줄 것”을 요구하는 해상시위를 1일 오후 3시 벌일 예정이어서 주민투표의 실시 범위도 새로운 논란거리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울진군은 지난달 27일 근남면과 기성면에 이어 31일 북면 주민들이 청원서를 냈다.울진군은 10개 읍·면의 전체 유권자 4만 6400여명 가운데 3개면 5700여명이 원전센터 유치 청원에 참가했다. 전북지역은 지난달 28일 고창군 해리면 주민들에 이어 31일 군산시 소룡동과 옥도면 주민들이 청원서를 제출했다.전남지역은 지난달 28일 영광군 홍농읍과 완도군 생일면에 이어 장흥군 용산면이 31일 청원을 냈다. 인천시 강화군 서도면 주민들도 볼음도에 원전센터를 유치하겠다며 31일 유권자 581명 가운데 196명의 서명을 받아 청원서를 접수시켰다. 전주 임송학 서울 김경운기자 shlim@seoul.co.kr
  • [원전센터 이번엔 풀릴까] 원전센터 유치청원 10곳 르포

    [원전센터 이번엔 풀릴까] 원전센터 유치청원 10곳 르포

    원전센터 건설 제2라운드의 막이 올랐다.31일까지 청원을 접수시킨 전국 10곳의 주민들은 ‘지역발전’의 염원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며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그러나 넘어야 할 산은 많고,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부지선정이 올해 안에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원전센터 유치 청원을 낸 지역을 찾아 주민들의 소리를 들어봤다. ■ 전남 원전 1∼6호기가 가동중인 전남 영광군 홍농읍.31일 읍사무소 옆에는 ‘유치청원 70% 찬성,주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나부꼈다.가마미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진덕 3거리 등 서너 곳에도 내걸렸다. 홍농읍은 원전 건설특수가 끝나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상인들은 “귀신 나오게 생겼다.우리는 핵 폐기장 찬성이에요.”라고 떳떳하게 밝혔다. 이달 초 ‘원전수거물처분장 흥농유치위원회’가 구성됐고 보름동안 서명을 받아 읍내 전체 유권자 6400여명 가운데 4497명의 찬성을 받아 지난 28일 청원서를 접수했다. 가장 번화가인 읍사무소 앞 처가집 양념통닭 주인 이학필(54)씨는 “일요일인 어제 닭 한마리 팔았다.”며 서명작업에 발벗고 나섰다.이씨 가게 아래쪽은 한집 건너 한집이 비었다. 미용실과 식당,빵집 등이 올 봄부터 문을 닫았다.부동산업자들도 “심지어 세를 받지 않아도 나가지 않는다.”고 투덜거렸다.택시운전기사 김용호(38·홍농읍)씨는 “요즘은 하루 3만원 벌이가 태반”이라고 했다. 반면 홍농읍에서 6∼7㎞ 떨어진 월암·가곡·단덕리 쪽에서는 이번 유치 서명에 반대하며 거칠게 항의했다.“나가라.우리는 안 찍어준다.”라며 서명을 받으러 온 유치 위원회쪽 사람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또 ‘영광군 핵 폐기장 반대 범 군민대책위원회’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대책위 김선근(43·원불교 영산성지 교무) 위원장은 “주민들이 신청서를 내더라도 일단 영광군수가 예비신청을 하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고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과 연대해 원천봉쇄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남 완도군 완도읍에서 뱃길로 1시간 거리인 생일면에서도 유권자 971명 가운데 360명이 유치에 서명해 영광군과 마찬가지로 지난 28일 청원서를 냈다.생일면의 ‘원자력을 이해하는 청록회’의 도명균(58) 회장은 “주민들이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방사성 폐기물처리장을 유치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성리 선착장과 면사무소 앞에는 생일면 청년회 등에서 내건 ‘후손에 물려 줄 청정해역에 핵 폐기장이 웬말이냐.’는 플래카드가 지역민들의 상반된 모습을 웅변해 주고 있었다. 전남 장흥군 용산면민들은 이날 점심까지 걸러가며 부산을 떨었다.전체 유권자 2233명 가운데 902명의 서명을 받아 밤 늦게서야 접수를 마쳤다. 과거 청원서를 냈다가 환경단체 등의 거센 반발을 샀던 전력이 있어서인지 서명 받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용산택시 강길원(53) 대표는 “농촌에서 농사지어 살 수도 없는 형편에서 핵 처리장이라도 들어와야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영광·완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전북 “기대 반,우려 반.” 3개 시·군 4개 지역에서 원전센터 유치에 나선 전북지역은 지역개발에 대한 기대치가 큰 만큼이나 걱정과 고민도 엇갈리는 분위기다. 지난해 7개월 넘게 계속됐던 부안사태를 지켜보면서 원전센터 유치를 둘러싼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 뼈저리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일부 주민들이 ‘지역발전론’을 앞세워 원전센터 유치에 적극적인 반면 시민단체와 환경단체 등은 “자치단체의 예비신청은 원천봉쇄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찬·반 주민간 충돌은 불가피한 실정이다.주민여론을 수렴해 예비신청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군산시와 고창군은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유보한 채 “주민들의 뜻에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신시도에 원전센터를 유치하려다 지질이 나빠 포기했던 군산시에서는 소룡동과 옥도면 주민들이 유치청원서를 제출하자 주민투표에 대비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룡동은 소룡동발전협의회가 주도해 전체 유권자 1만 107명 가운데 41%인 4196명이 유치청원서에 서명 했다.옥도면도 3596명의 유권자 중 34%인 1230명이 유치청원에 찬성했다. 소룡동발전협의회 조현창 회장은 “지역발전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원전센터를 유치해야 한다는 게 주민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라면서 “주민투표를 해봐야 알겠지만 군산시민들은 미래지향적인 의식이 강해 찬성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옥도면 주민들이 원전센터를 유치하려는 어청도의 경우 뭍에서 72㎞,비응도는 20여㎞나 떨어져 있어 군산시민들이 원전센터에 느끼는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적어 주민투표를 해도 찬성이 많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항구도시 특유의 정서와 응집력이 강하고 시민의식도 진취적이어서 주민투표에서 찬성이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는 것이 이곳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군산시의회 26명의 의원 가운데는 상당수가 찬성파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군산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반핵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세규합에 나서고 있다. 고창군은 해리면 유권자 3323명 가운데 38%인 1250명이 유치청원에 찬성했다. 농민회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원전센터 유치에 적극적인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유치서명운동을 주도한 광승리 이장 김춘용씨는 “인접한 영광발전소에서 흘러나오는 온배수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고창주민들에게 돌아오는데 지역발전기금은 쥐꼬리만큼 받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면서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고창발전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원전센터 유치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경북 이미 가동하고 있는 1∼4호기 외에 5,6호기를 건설준비 중인 울진에서는 모두 3곳이 청원을 내 관심을 모았다. 이날 오후 7번 국도가 지나는 경북 울진군 북면 소재지.일부 주민들의 원전관리센터 유치 청원으로 어수선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한산하기만 했다.농번기를 맞아 이앙기와 경운기 등이 간간이 오갔을 뿐 인적은 찾아 보기 힘들었다. “한창 모내기철이라 눈코 뜰새없이 바빠요.핵 폐기장이 뭐니 신경쓸 틈이 없어요.” 한 농기계수리점에서 만난 전여중(41·북면 부구리)씨는 “조금 전 울진발전포럼측이 산업자원부에 핵 폐기장 유치 청원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분통 터지는 일이지만,농사일이 더 급하니 어쩌냐.”고 말했다. 면사무소를 나오던 민남기(65·부기리)씨도 “울진발전포럼측이 추진하는 핵폐기장 유치 서명운동에 아직은 주민들이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조용하다.”면서 “그러나 분위기 자체는 무겁다.”고 전했다. 북면과 차로 30여분 거리인 기성면도 평온하기는 마찬가지. 면소재지에서 만난 권명달(42·봉산1리)씨는 “울진이 살 길은 핵 폐기장 유치밖에 없다.”며 “주민 90% 이상이 찬성해 별 이슈가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석태(57·망양리)씨는 “울진이 어디 대한민국에서 버림받은 땅이냐.”며 “울진을 두번 죽이는 핵 폐기장 유치에는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한 공무원은 “울진발전포럼측이 노인들을 대상으로 집중 서명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노인들이 뭘 알겠느냐.”고 의문을 표시했다. 이처럼 주민들간의 의견이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여 마치 폭풍전야를 연상케 했다. 인근 지역의 이선욱(57·근남면 노음리)씨는 “정부가 울진에 6기의 원전을 건설하고 4기를 추가로 짓겠다면서 준 혜택은 아무것도 없다.”며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 등 핵폐기장 유치 반대 급부를 준다지만 속임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울진포럼 전주수 대변인은 “정부가 최근 원전수거물 유치지역에 양성자 가속기 건립과 2조원에 달하는 각종 사업 지원을 약속했다.”며 “이런 약속에 주민들 생각이 과거와는 많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울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독자의 소리] 방폐장유치 ‘투명성’이 해법/최재삼 (서울 노원구 중계동)

    서울신문 5월28일자 11면 ‘말많던 방폐장…이젠 유치경쟁’ 기사를 읽었다.지난해 ‘부안 사태’로 시끄러웠던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을 전남 완도군 등 전국 5개군 8개면 주민들이 유치청원을 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인다는 기사였다. 하지만 아직 문제 해결까지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이 있다.해당지역에는 유치를 찬성하는 주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반대하는 주민도 있기 때문이다.특히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은 필수적인 시설임과 동시에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알려져 왔기에 그 해결 과정은 더욱더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주민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정성을 다해 투명하게 설명하고,주민들 또한 안전성 등 실제적인 피해 여부에 대해,소문에 의존하지 말고 직접 사실을 확인하고 판단하는 이성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최재삼 (서울 노원구 중계동)˝
  • 수협 구조조정 헛수고?

    정부가 일선 수협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으나 오히려 경영부실이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최근 전국 97개 수협에 대한 경영평가를 실시한 결과 순자본 비율(총자산/총부채)이 -20%에도 못미친 이른바 ‘부실조합’이 14개에 달했다.이는 수협 구조조정이 시작된 2002년 9월 실사에서 나온 13개보다 1개 늘어난 것이다.해양부는 지난해 말 부실조합 13개 가운데 3개를 통폐합하기로 결정하고,5개는 통폐합 유예,5개는 회생 지원대상으로 각각 지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전남 완도수협 등 4개 조합이 부실조합으로 추가 편입됨에 따라 연말까지 경영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내년중 다른 조합과의 통폐합이 불가피하다. 반면 당초 부실조합이었던 전남 부안조합 등 3개는 최근 순자본비율이 -20%를 상회함에 따라 ‘부실우려 조합’으로 격상돼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지난해 통폐합이 유예된 5개 수협 가운데 일부는 최근 부실이 심화돼 내년에 퇴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운기자 kkwoon@˝
  • 너도나도 싫다던 방폐장 이젠 유치경쟁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알려진 원전수거물 관리시설을 유치하려는 주민들의 청원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전남 완도군 등 전국 5개군 8개면 주민들이 원전센터 유치 청원을 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원전센터 유치전은 이미 예비신청이 접수된 전북 부안군 위도 등 전국 9개 지역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경북 울진군 근남면과 기성면 주민들은 27일 오후 3시 산업자원부에 원전센터 유치 청원서를 각각 제출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지난 1일부터 서명을 받기 시작해 근남면의 경우 20세 이상 주민 3052명 가운데 1300명,기성면은 3135명 가운데 1400명이 원전센터 유치에 찬성의사를 표시했다. 전북 고창군 해리면 주민들도 지난 1일부터 원전센터 유치서명 운동에 들어가 20세 이상 전체 주민 3323명 가운데 1300여명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았다. 전북 군산시 소룡동 주민들도 비응도 일대에 원전센터를 유치키로 하고 지난 19일 ‘소룡동 발전협의회’를 구성,서명작업을 시작했다.주민대표 조현창 위원장은 “25일 현재 2000여명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았고,오는 30일까지 소룡동 전체 유권자 1만 1000여명의 3분의 1이 넘는 4000명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아 청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안군 위도는 위도 주민들이 위도지역만의 주민투표를 실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찬성단체들이 점차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어 주목된다. 전남 영광군 홍농읍과 완도군 생일면 및 군외면 주민들도 원전센터 유치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어 금명간 청원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올 FA 명암

    ‘속찬 호박일까,혹은 먹튀일까.’ 팀 관계자들은 매년 이맘 때쯤부터 늘 똑같은 고민에 빠진다.내년 FA 시장에서 제대로 베팅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대어들의 상태를 잘 파악해야 하기 때문.제대로 월척 한 두마리만 건져도 우승 경쟁에서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 된다.반면 ‘속 빈 강정’일 경우 많게는 수십억원만 날리기 십상이다.‘FA 거품론’이 괜히 나오는 말은 아니다. FA가 도입된 지난 2000년 이후 시장에 풀린 선수는 모두 32명.그러나 성적은 송진우(한화)를 제외하고는 썩 좋지 않았다.‘타격의 달인’ 양준혁도 4년 27억여원으로 LG에서 삼성으로 옮긴 2002년에는 2할7푼대의 타격으로 실망감만 안겼다. 올해 거액만 먹고 제 실력을 못 내는 대표적인 ‘먹튀’는 마해영.4년간 28억원에 삼성에서 기아로 이적한 그는 24일 현재 타율 .253 5홈런에 그치고 있다.이상목(롯데) 조웅천(SK) 등도 손익분기점 이하의 투구 내용으로 고개를 못 드는 상황. 반면 팀도 좋고 본인도 좋은 ‘윈윈 게임’을 하고 있는 선수는 정수근.역대 최고액인 6년간 40억 6000만원에 롯데와 사인한 그는 올해 팀이 ‘만년 꼴찌’ 이미지를 벗고 활력 넘치는 분위기로 탈바꿈하는 데 1등 공신이 됐다.타율 .333에 11도루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올해 현대를 떠나 시즌 초반 아시아신기록인 39경기 연속 안타를 쏜 최고의 스위치히터 박종호(삼성)도 성공 케이스.지난해 현대에서 SK로 새 둥지를 튼 박경완도 현재 .338의 타율에 17홈런 41타점을 기록하며 몸값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이두걸기자˝
  • [임영숙 칼럼] 탄핵, 그리고 5·18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 이후 첫외부행사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은 광주와 탄핵을 이렇게 연결했다.“지난 3월 촛불시위를 TV로 보면서 선진 민주국가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평화적인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그것은 불의를 용납하지 않되 민주적인 행동도 포기하지 않았던 5·18 광주의 전통이 국민 가슴속에 살아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다.‘5월’ 또는 ‘광주’로 그냥 표현되기도 하는 5·18 민주화운동은 한국 민주주의 대장정의 획기적인 전환점이다.80년대 운동권을 지배하는 화두였던 ‘광주’는 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졌고 다시 지난해와 올해의 시청앞·광화문 촛불시위에 보통 사람들을 참여시킨 숨은 동력이었다.문학평론가 김명인씨는 이를 “너 지금 그 자리에 있는가”란 물음으로 압축한다.민주화 투쟁이전에,인간의 존엄을 위한 투쟁의 자리에 지금 참여하고 있느냐는 준엄한 질문이다. 2004년 3월12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 역시 1980년 5월 광주처럼 일어나서는 안 될 국가적 불행이었지만 한국 민주주의 성숙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국회의 탄핵안 가결에서 헌재의 탄핵기각 결정에 이르기까지 63일간은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어둡고 긴 터널이었으나 전화위복의 결과를 안겨 주었다.무리한 대통령 탄핵은 우선 한국 민주주의 역사를 되돌아보게 했다.평화적인 촛불시위와 별다른 혼란없이 국회 판갈이를 이뤄낸 총선은 시민사회의 성숙과 함께 민주주의 주체는 국민이란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었다.무엇보다 헌법적 질서와 체계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법치주의를 되새기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법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고 법의 결정에 승복하는 훈련을 온 국민이 제대로 받으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단계 성숙한 셈이다. 헌재의 탄핵기각 결정문은 특히 헌법의 존재와 헌재의 중요성을 각인시켜주었다.교과서에 실린 추상적 개념으로만 기억돼 온 헌법과 삼권분립의 정신이 일상속의 구체적 사실로 가슴에 와닿게 했다.권위주의 시대를 지나오면서 은연중 무시되기도 했던 헌법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게 만들었다.대법원과 비교돼 한때 헌재 무용론이 제기된 적도 있지만 탄핵기각 결정문은 딱딱하고 난해한 판결문에 익숙한 이들에게 “아름답다”는 말을 들을 만큼 명문장이었다.결정문을 낭독한 윤영철 헌법재판소장의 얼굴처럼 편안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법치와 준법의 상징적 존재’인 대통령이 헌법을 경시하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권한과 권위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것임을 서릿발 같이 지적했다. 그러나 쉽게 망각하는 우리 국민이 탄핵을 통해 얻은 법치주의의 교훈을 얼마동안이나 기억할까.5·18기념식장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비표없이 검색대를 통과하려다가 제지 당하자 거칠게 항의했다는 것은 사소하고 경미한 일이지만 그 교훈이 아직 행동을 바꿀 만큼 체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광주’와 탄핵은 민주화와 법치주의의 길을 열었다.민주화의 대장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듯이 법치주의 또한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다.이제 우리가 할 일은 탄핵의 교훈을 쉽게 잊지 말고 법치의 내용을 채워나가는 것이다.대통령을 비롯해 고위공직자와 정치인,일반국민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부터 헌법을 다시 읽고 법치의 정신을 가슴에 새기면서 습관적인 위법행위들을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법정기일내에 처리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예산안이나 지구당 폐지 문제 등만 해도 국회의원들의 법의식수준을 보여준다.소수의견 공개 여부로 논란이 된 헌재법 36조 3항을 비롯,탄핵심판 과정에서 드러난 법률적 미비점 등을 정비하는 기술적 보완도 시급한 일이다. 주필ysi@˝
  • 주요현안 ‘동면’ 끝났다

    탄핵으로 두달 남짓만에 직무정지가 풀린 노무현 대통령은 복귀 일성으로 “총리 이하 공무원들이 국정을 안정되게 이끌어 감사한다.”고 치하하고 “앞으로 호응받는 정책,정책의 질을 높이는 데 공무원들이 책임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부재로 지지부진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와 주한미군 재배치 등 민감한 정책 현안들이 추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그동안 고건 총리가 국정을 차질없이 이행해 왔으나,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복귀 이후로 결론을 미뤄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16일 청와대에 갈등현안 해결을 전담할 ‘시민사회수석실’을 신설,갈등 해결과 화합에 속도를 붙여 나갈 계획이다.무엇보다 이달 중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결론이 내려질 전망이다.이 문제는 지난 7일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거쳐 11일 고 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대책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세부사항에 대한 부처간 이견으로 유보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어서 대통령 복권 후로 결정을 미뤘다는 것이다.조만간 상시 위탁집배원,환경미화원,기간제 교사 등 23만 4000여명에 이르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확정될 것 같다. 또 노 대통령이 외교·안보·통일정책을 총괄해 온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막바지에 이른 주한미군 용산기지 이전 등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와 이미 고 총리가 밝힌 주한 미국대사관 신축부지 문제 결정 등도 해결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원전수거물관리시설(원전센터)의 경우 오는 31일까지 유치신청 접수 마감시한이 임박했지만 아직 신청지역이 없다.정부가 지난 11∼14일 강원·대구·광주·전주 등에서 정부합동설명회를 가진 결과 강원 삼척과 경북 울진,전남 영광·완도 등이 유치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정부가 입법예고했다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공무원의 노동조합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의 경우 17대 국회에서 공무원 단체행동권 허용 문제로 또다시 시빗거리로 등장할 우려가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사안이다. 한탄강댐 건설과 퇴직연금제도 도입,경의선 복선 전철화,한전의 배전분할 문제 등 참여정부가 선정한 27개 갈등과제 가운데 해결점을 찾지 못한 과제들에 대한 해법찾기도 활기를 띨 것 같다. 조현석기자 hyun68@˝
  • [장바구니]

    ●행복한세상은 17일 ‘성년의 날 축하 깜짝 세일’을 실시한다.성년임을 증명하는 신분증을 지참한 고객에게 5∼20% 할인혜택을 준다. ●홈플러스는 19일까지 ‘실속 웰빙라이프 제안전’을 열고 와인 5000원 균일가,건강가전 모음,샐러드·버섯 1000원 균일가 등 실속가격전을 진행한다. ●바다마켓(www.badamarket.com)은 15일까지 ‘해산물 효도 감사대잔치’를 진행한다.완도전복은 5만 9000원(1㎏)부터,맛자반 명품 간고등어 15손 3만 9900원·25손 5만 9900원 등.무료배송.02-2201-2534. ●빙그레는 메타콘 ‘초코퍼핑&라떼’를 내놓았다.초코 아이스크림의 진한 맛과 깔끔한 우유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가격은 700원. ●CJ몰(www.CJmall.com)은 상품구매시 구매가격의 10%를 적립금으로 돌려준다.상품권,음반·서적,TV홈쇼핑 방송상품,초특가상품전 등 일부상품은 제외. ●LG이숍(www.lgeshop.com)은 16일까지 매일 오전 9시,선착순으로 쇼핑몰을 방문하는 고객 5000명에게 10% 적립쿠폰과 5% 할인쿠폰을 동시에 증정한다. ●농심켈로그는 6월30일까지 ‘올브랜 2주간의 도전’ 행사를 열고 1066명에게 푸짐한 경품을 제공한다.홈페이지(www.kellogg.co.kr)를 통해 참여하면 여행상품권,올브랜 세트 등을 준다. ●농심은 햅쌀과 찹쌀을 섞어 만든 ‘농심 흰죽’을 출시했다.가격은 1500원. ●우리닷컴(www.woori.com)은 31일까지 ‘옥매트 초특가전’을 열어 3만 9800∼5만 9800원에 판매한다.25일까지 OK캐시백을 사용해 구매한 고객에게는 포인트의 절반을 되돌려준다. ●CJ는 숙취해소 기능이 강화된 ‘컨디션ADH’를 출시한다.기존의 컨디션F에 비해 알코올과 아세트 알데히드의 분해능력이 2배 이상 강화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 ●동원F&B는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되는 포도씨유를 넣은 ‘동원 포도씨유 참치’를 출시했다.150g에 1800원.˝
  • 임동규 서울시의회의장

    최근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전문성을 이유로 광역의원에도 보좌관제도를 도입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임동규 서울시의회의장으로부터 도입 배경과 과제 등을 들어본다. 보좌인력제도 도입을 의결한 배경은. -지방분권이 제1의 국정과제로 부각되면서 중앙정부의 권한이 지자체로 대폭 이양되고 있다.하지만 지방의회조직은 전혀 변화되지 않고 있어 집행부에 대한 감시·견제·비판 및 대안제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행정지원 부서의 불요불급한 인력을 정책보좌 인력으로 흡수해 생산적인 의회,정책의회로 거듭나고자 한다. 서울시의회의 실정은. -서울시는 연간 22조 2892억원에 달하는 재정규모와 자치구를 제외하고도 1만 5984명의 직원이 시정을 수행하고 있다.산술적으로 서울시의원 1인당 다뤄야 할 평균 예산이 2185억원이나 되는 데다 157명의 공무원을 상대해야 한다.이런 방대한 시정을 제대로 감시,견제하기 위해서는 의원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사실 서울시의원이 대표하는 주민의 수는 1인당 평균 11만명에 달한다.제17대 국회의원 선거인구 하한선 10만 5892명(전남 강진·완도)보다 많다.하지만 국회의원은 1인당 6명의 보좌인력을 지원받고 있다. 제 밥그릇 챙기기라는 시각도 있다. -의정 활동비를 올려 달라는 것이 아니다.그리고 보좌인력을 신규로 채용하겠다는 것도 아니다.본청과 자치구 4만여명의 공무원 중에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102명의 보좌인력은 어렵지 않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있다. -보좌인력 1인당 평균 연봉을 4000만원(5급기준)으로 한다면 연간 소요예산이 40억 8000만원 정도인데 연간 재정운용 규모의 0.02%에 불과하다.보좌인력제 도입으로 시정의 예산을 절감하거나 시정개선으로 서울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법적으로 요건 미비사항이 아닌가. -지난 96년 추진시 문제가 됐던 명예직 위반조항은 해결됐고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총정원 범위에서 보좌인력을 둔다면 문제가 없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지자체 ‘원전센터 유치전’ 재점화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원전센터 유치운동이 재점화되고 있다.이달 말 ‘원전센터 유치 주민청원기간’ 만료를 앞두고 전국 5∼6개 자치단체에서 유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북 고창군 해리면 광승리 주민들은 지난 1일부터 주민청원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해리면 이장단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주민서명운동에는 한국수력원자력㈜도 원전센터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등 공개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전남 완도군 생일면 생일도와 군외면 주민들도 지난달부터 서명에 들어가 과반수의 찬성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완도지역 주민들은 원전센터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대전 원자력기술연구소 등을 잇따라 견학하는 등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광원전이 있는 전남 영광군 홍농읍 주민들도 유치청원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그러나 영광지역에서는 유치반대운동도 거세게 일고 있어 자치단체가 주민들의 유치청원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 미지수다. 원전센터 유치에 나섰던 전북 부안군 위도면 주민들도 위도주민들만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하지 않을 경우 유치의사를 철회하겠다고 산업자원부 등에 주민청원서를 제출했다. 부안지역 찬성단체들은 국내외 시찰,읍·면별 순회설명회 개최 등 유치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전북도는 ‘원전센터 바로알기’등 각종 홍보물을 제작해 부안주민들에게 배포하는 등 홍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부안군은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원전센터 유치밖에 없다며 주민투표 유권자 5만 3000명의 3분의 1인 2만명 참여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반면 부안지역 반핵단체들은 지난달 22일부터 ‘목요촛불시위’를 재개하고 조직 재집결에 나서고 있다. 강원지역에서도 삼척·울진지역에서 찬성주민과 단체를 중심으로 유치청원 서명운동을 벌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산업자원부와 과학기술부 등은 오는 11일 강원도를 시작으로 12일 대구시,13일 광주시,14일 전북도에서 정부 합동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日, 관세화 선택… 쌀시장 성공적 방어

    UR 농업협상에서 우리나라와 일본,필리핀 등 3개국은 자국 쌀 산업의 취약성을 이유로 쌀의 관세화를 10년간 유예받았다.타이완도 2002년 WTO에 가입하면서 1년간 관세화를 유예받았다.그러나 일본과 타이완은 각각 1999년과 2002년 쌀 시장을 개방했다.남은 나라는 148개 WTO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와 필리핀뿐이다. 쌀 시장개 방 과정에서 일본은 착실한 준비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반면 타이완은 얼떨결에 관세화 유예를 선택했다가 자국산 쌀 값이 폭락하는 등 시장이 흔들리는 뼈저린 교훈을 얻어야 했다. 일본이 쌀 시장을 개방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일본은 4년간의 쌀 풍작으로 97년 말 쌀 재고가 소비량의 40%(390만t)나 됐다.여기에 관세화 유예에 따른 의무도입 물량(소비량의 최고 8%)까지 떠안아 큰 부담이 됐다. 일본은 또 관세화를 선택해도 수입쌀에 상당히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어 실제 수입쌀 규모가 적을 것이라는 판단도 했다.관세율은 기준연도(1986∼88년)의 평균 수입쌀과 자국산 쌀 가격의 차이로 결정된다.일본은 기준연도 이전부터 태국에서 헐값의 싸라기 쌀을 수입하고 있었다.때문에 최고 1250%의 관세를 매기는 것이 가능했다.시장개방 2년 전인 97년에 생산자단체인 전국농협중앙회가 먼저 관세화 전환을 요구한 점도 이채롭다. 일본은 쌀시장을 개방한 이후 수입쌀의 규모는 소비량의 3%에도 못미쳤다.오히려 고급 쌀을 개발,2002년에는 538t을 농업강국인 미국과 중국 등에 수출했다. 그러나 타이완은 관세화 유예의 조건으로 연간 소비량의 8%를 의무적으로 도입하고,의무도입량의 35%를 민간에서 들여와 시장에 방출하겠다고 약속했다.WTO에 가입하기 직전의 수입쌀 규모는 연간 7000t에 불과했다.하지만 WTO 가입 이후 관세화 유예 조치로 수입물량은 20배나 많은 14만t이나 됐다.이로 인해 자국산 쌀 가격은 최고 25%나 폭락하는 부작용이 생겼다.미국은 관세화 유예를 연장받으려면 기존 의무도입량에 2%를 더 늘리라고 압박했다.타이완 정부는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 정부수매와 휴경면적 확대 등의 정책을 추진했으나 역부족이었다.결국 지난해 1월 460%의 관세를 매겨 쌀 시장을 개방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서진교 박사는 “쌀 협상이 어떤 방식으로 결론이 나든,추가 개방 폭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면서 “일본과 타이완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관세화 유예든,관세화든 사전에 쌀 정책을 정비하고 협상 때 이해득실을 정밀하게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 ‘5월의 호국인물’ 여방오 중사

    전쟁기념관은 26일 6·25전쟁 당시 중동부 전선에서 공을 세우고 전사한 여방오(1928∼1953) 육군 일등중사를 5월 호국인물로 선정,발표했다. 여 중사는 전남 완도 출신으로 6·25전쟁이 한창이던 강원도 인제군 서화 북방 812고지 전투에 참가했다. 당시 북한군은 우세한 병력을 앞세워 6월 8일 파상공격을 감행해 52연대의 방어진지선을 돌파하고 812고지 동쪽 능선인 쌍용고지까지 점령했다.아군은 고지 탈환을 위해 중대병력을 투입했으나 번번이 좌절됐다. 이 때 여 중사는 아군 공군기의 지상공격을 유도하기 위해 대공포 표지판을 메고 북한군 기관총 진지로 돌진,전투기 공격으로 진지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도록 임무를 완수하고 장렬히 전사했다. 정부는 그의 전공을 기려 1955년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했다.전쟁기념관은 다음달 6일 호국추모실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현양행사를 할 예정이다.˝
  • 서울탱고-떠나가는 배

    “저 푸른 물결 외치는/거센 바다로 오 떠나가는 배/내 영원히 잊지 못할/임 실은 저 배야 야속해라/날 바닷가에 홀로 남겨두고/기어이 가고야 마느냐.” 가곡 ‘떠나가는 배’는 제주출신 시인 양중해의 글에 6·25 당시 제주에 피란왔던 풍운의 작곡가 변훈이 곡을 붙인 노래다.이 노래는 섬이 안고 있는 숙명을,전쟁의 아픔과 상처를,인간이면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별리의 정서를 담은 곡으로 ‘한국적 리얼리즘 가곡’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노래가 지어질 당시인 50년대만 해도 제주와 육지를 잇는 교통수단은 뱃길뿐이었다.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황영호·유명호·남신호·이리호·제천호·평택호·광성호 등 목선 기선들이 부산이나 목포에서 제주를 오고 갔다.그래서 당시의 제주부두는 오는 이들을 맞는 환희와 해후의 장소였을 뿐 아니라,떠나는 이를 보내는 작별과 통한의 나눔터였다. 1957년 2월 서울~제주간 대한항공공사 소속 KNA기가 운항을 개시하고,이어 1962년 12월 제주~서울간에 DC13기종의 30석짜리 KAL기가 취항했어도 제주부두는 여전히 육지와의 연결고리였다.10시간 가까이 배멀미와의 싸움은 60년대 말까지 계속됐다. 출항을 알리는 남일해의 ‘잘있거라 항구야’는 어찌해서 손수건을 적시게 만드는지,닻을 올리는 순간부터 울리는 굵은 뱃고동 소리는 왜 그리도 가고 보내는 이들의 가슴을 후벼대는지…,선창에 남은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여객선 화통의 검은 연기가 수평선 너머 사라질 즈음에야 붉은 눈으로 돌아서곤 했다. ‘떠나가는 배’ 역시 제주부두가 고향이다.어느 노래든 배경과 사연이 있게 마련이지만 이 노래 역시 기구한 사연을 안고 태어났다. 노랫말을 쓴 양중해(77·전국문화원연합 제주도지회장) 시인은 “시든 소설이든 사람 사는 방식을 유언처럼 남기는 문학작품”이라며 “1953년 시인 박목월이 젊은 여자와 피란 겸 사랑의 도피처로 제주를 택했고,둘의 사랑은 끝내 이별로 마감하게 됐으며,제주부두에서 여자가 탄 배가 수평선 너머 한 점으로 사라질 때까지 묵묵히 서 있던 목월의 심사를 담은 것이 바로 ‘떠나가는 배’”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다.(서울신문 4월21일자 9면 보도) 양 시인의 말을 듣고 목월의 제주거주 당시를 추적한 끝에 목월이 1년동안 묵었다던 제주시 관덕정 인근 동화여관집 아들 이창주(64)씨를 만날 수 있었다.그때 중학교 2학년생이었다는 이씨는 “여자는 대학생으로 성은 한씨이며 무척 예뻤고 말수가 적고 다소곳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둘의 동거는 6∼7개월 계속됐으며,그녀는 목월이 제주대학으로 출근할 때나 귀가할 때 언제나 웃는 낯으로 보내고 맞았다.그러던 어느날 목사인 여자의 아버지가 서울에서 딸을 데리러 내려왔다.가지 않겠노라는 딸을 이틀 낮밤에 걸쳐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사흘째 되는 날 서울로 가기 위해 부두로 갔다.이씨도 양중해·박목월 선생과 함께 부두까지 배웅나갔다.배에 오른 여자는 어깨만 들썩거릴 뿐,한 번도 뒤 돌아보지 않았고,셋은 배가 수평선 너머 사라질 때까지 마냥 서 있다가 돌아왔단다. “아마도 여자 분은 연인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겠지요.그때 저는 굉장히 울었어요.여관에 있는 동안 무척 정이 들었거든요.처연히 고개를 떨구며 돌아서던 목월선생의 표정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당시 제주제일중학교 국어교사로 있던 양중해는 집으로 돌아온 즉시 ‘부두의 이별’을 시로 옮겨 같은 학교 음악교사인 변훈에게 음을 붙이도록 했고 가곡 ‘떠나가는 배’는 탄생한다. 이제 제주항 여객선 가운데 목선은 없다.위풍 당당한 코지아일랜드·오하마나·레인보우·컨티넨탈·페가서스·온바다훼리·뉴씨월드 등 3000∼9000t급 페리와 초고속선들이 부산·목포·여수·인천·완도·녹동 등을 오가며 연간 100만명이 넘는 손님들을 실어나르고 있다.암스테르담·퍼시픽비너스·클리퍼오디세이·크라운·닛폰마루 등 외국의 초대형 크루즈유람선들도 수시로 찾아온다.대합실 하나 없이 초라하던 여객선 부두에는 면세점 등 갖출 것 다 갖춘 대형 터미널이 들어앉았고,양곡·유류·비료·시멘트·목재·철재·잡화 등 연간 600만t에 이르는 연안화물이 입·출하되고 있다. 목월이 여자를 떠나 보내던 자리는 전체 일곱개 부두 가운데 여객부두인 제2부두가 됐다.그러나 제주항은 부두길이가 2582m로 길어졌음에도 선석이 포화를 이뤄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제주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 2001년 시작한 1374억원 규모의 제주외항 1단계 공사에 이어 1203억원 규모의 2단계공사를 추진,8만t급 크루즈선 부두와 2만t급 부두안벽 축조공사를 벌일 계획이지만 예산문제가 따라주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총선 D-5] 여야 지도부 주말 총력전

    선거전이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수도권을 비롯해 상당수 지역의 선거판세가 유동적인 양상을 보임에 따라 각당 지도부는 10일 전략지역을 중심으로 주말 총력전을 펼쳤다. 한나라당 박근혜대표는 거여견제론,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은 이라크 파병철회,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거야부활 경계론으로 표심을 공략했다.민주노동장 권영길 대표도 창원에서 상경해 수도권을 공략했다. ●한나라당-거여 견제론으로 중부권 공략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강원도와 충청권,경기도 등 중부권 일대를 도는 릴레이 주말 유세전을 폈다. 박 대표는 이날 강원도 철원,홍천,원주,경기도 가평,춘천,안성,평택,오산,충북 충주,청주,대전 등 4개 시.도를 넘나들며 ‘거여(巨與) 견제론’과 ‘국정심판론’을 집중 제기했다. 박 대표의 유세 일정은 이날 하루만도 10개 시장을 방문하고 9군데에서 거리유세를 하는 저인망식 표밭훑기로 짜여졌다.이른바 ‘박근혜 효과’를 겨냥,선거구에 찾아달라는 후보들의 요청이 쇄도해 한군데라도 더 찾아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박 대표의 유세현장에는 이날도 300명에서 1000명에 이르는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박근혜 대표의 손을 아껴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흔드는 등 ‘박풍’을 실감케 했다.일부 후보의 경우 박 대표 방문에 맞춰 1000명 가까운 유권자들을 동원했다는 후문이다. 박 대표는 철원 동송읍 장터에서 “노무현 정권 1년만에 해마다 30만개씩 늘던 일자리가 오히려 3만개나 줄었다.세계경제는 회복 추세인데 우리만 이렇게 힘들어진 이유가 뭐냐.”며 “민생은 내팽개치고 선거에만 이기려는 정권을 따끔하게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이상한 코드에만 맞춘 인물들로 국회를 가득 채우면 나라가 어떻게 될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인물이 뛰어난 한나라당 후보를 뽑아 거대 여당의 독선을 견제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원주 중앙시장에서도 그는 유세차에 올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 과반수 1당이란 목표에 빨간불이 커졌다.”는 발언을 겨냥한 듯 “거대한 초대형 여당이 탄생할 것이라는 조사가 나오고 있지 않느냐.”고 일축하고 ‘거여 견제론’ 확산에 힘을 쏟았다. 충청·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박 대표는 행정수도 이전이 지역표심에 미치는 득표력을 감안,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하면서 “충청권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표를줘야 견제와 균형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남은 선거운동 기간 서울,경기도와 부산·경남 등 전략지역 유세에 집중키로 하는 등 막판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 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부산·경남의 전통적 지지기반을 회복하고 수도권에서 선전하면 100석 이상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세일 선대위원장은 비례대표 회의와 선대위 회의를 주재한 뒤 방송사 심야토론에 참석,정책정당화를 강조하는 등 정책선거 행보를 계속했다. ●민주당-이라크 파병철회로 호남 표심잡기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은 이날 회생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전남지역을 찾아 표를 호소했다.광주에서 ‘3보1배’ 행군을 펼치고 귀경한 뒤 3일만의 호남행이다. 아직 몸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추 위원장이 다시 호남을 순회하는 강행군에 나선 것은 광주에서의 3보1배 이후 호전된 호남 지역의 여론을 전통적 지지층의 재결집으로 이어나가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추 위원장은 이날 나주와 함평,목포,해남,완도,영암,보성,순천,여수 등9개 지역을 순회하면서 “정통 평화 민주세력인 민주당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추 위원장은 “고 건 대통령 권한대행을 포함한 4자 회동을 열어 이라크추가파병 방침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과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한편,민주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과 동행한 추 위원장은 1000명 가까운 지지자가 몰린 목포역 지원유세에서 “김 전 대통령이 바람 앞의 촛불과 같은 민주당의 운명을 걱정하고 있다.”면서 “여러분이 김 전 대통령의 걱정을 덜어달라.”고 ‘DJ정서’를 자극했다. 추 위원장은 또 ‘대구·경북에서의 한석은 다른 지역 3∼4석의 의미가 있다’는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원의 발언을 소개한 뒤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호남 유권자들이 영남 유권자의 3분의 1구실 밖에 못했나.”라고 반문하며 “민주세력이 결집해 빼앗긴 정권을 되찾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농·어업 종사자가 많은 지역특성을 고려한 듯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공조해 통과시켰다.”고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다. 추 위원장은 11일 전북으로 이동,열린우리당과의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판단하는 민주당 후보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손봉숙 공동 선대위원장은 이날 제주도를 방문,공공기관의 노년층 고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고령자 고용촉진법 제정 등 여성·사회복지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김종인 공동 선대위원장은 서울 동대문을과 성동갑 지역구의 유세에 참석했다. ●열린우리당-탄핵심판론으로 수도권 충청 영남권 공략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충청과 수도권을 돌며 막판 부동층 흡수에 주력했다. 정 의장은 이날 치열한 접전지로 분류되는 충북 청주와 옥천,충남 금산과 공주,대전 유성구,경기도 평택 등을 버스를 이용,1시간 단위로 이동하며 거리유세를 한뒤 상경,서울 명동과 중구 신당동,동대문 두산타워앞 등을 돌며 젊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정 의장은 야당여성 대표들의 감성적인 선거운동 방식을 지역주의에 대한 세련된 호소라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청주에서 가진 충북지역 언론인과의 간담회에서 “정책과 비전이 아니라 감성과 지역주의 부활이라는 아름답지 않은 공기가 숨어있는 야당 여성대표들의 눈물에 유권자들이 현혹되고 있다.”면서 “탄핵과 부패,50년 독재세력에 대한 심판이라는 선거의 본질이 흐려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치마폭 뒤에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의원들이 숨어있다.”면서 “한나라당이 1당이 되면 충청에서 가장 많은표를 준 노 대통령이 위험해지는 만큼 우리당에 표를 몰아줘 노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대통령직에 복귀시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거대여당 견제론’에 대해 “독재로 인권을 짓밟기는 했으나 거대여당을 갖고 경제를 일으킨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 대표가 ‘거여 견제’를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공격했다. 정 의장은 이어 거리유세에서 “신행정수도 건설이 차질없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우리당이 원내 과반수 의석을 얻어야 한다.”면서 “행정수도 이전에 내심 반대하는 한나라당에 표를 줘선 안된다.”고 역설했다. 정 의장은 11일에는 영등포 당사에서 긴급 선대위 회의를 소집,막판 선거상황을 점검한 뒤 경기도 구리와 서울 송파,서초,동작,종로 등 수도권에서도 경합 또는 열세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을 집중 공략한 뒤 12일에는 제주와 호남지역을 돌고 13∼14일은 영남지역에서 마지막 한표를 호소할 계획이다. 한편 김근태 공동 선대위원장은 이날 하루종일 부산지역을 돌며 지원유세를 한 뒤 상경,KBS 심야토론에 참석해 “이번 선거는 민주세력 대 반민주세력,새로운 세력 대 낡은 세력의 대결’”이라고 규정하며 지역주의 타파와 민주세력의 결집을 촉구했다. ●민주노동당-권영길대표 수도권 바람몰이 민노당은 이날 본격적인 수도권 바람몰이에 나섰다. 지역구 선거운동에 전념하기 위해 그동안 다른 후보들의 지원유세 요청에0 응하지 않았던 권영길 대표도 이날 공식선거운동 돌입후 처음으로 서울 지역을 돌며 한 표를 호소했다. 어렵게 시간을 낸 권 대표는 지원유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서울 대학로와 명동 밀리오레,종로 인사동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집중 공략했다. 민노당은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권 대표의 지원유세가 목표로 했던 정당 득표율 15%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노당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 위한 의정활동 계획을 발표하며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민노당은 ▲비정규직 관련 예산 확보 ▲비정규노동센터의 당 부설기관화 ▲비정규직 노조와의 네트워크 구성 등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비정규직 노조 대표자 130여명은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노동자의 대표인 민노당이 국회에 진출해야한다.”며 민노당 지지를 선언했다. 인터넷부 ■종반판세 ‘요동’ 17대 총선전이 10일로 ‘마지막 주말’을 맞는다.여야는 사활을 걸고 막판 총력전에 나섰지만 이례적으로 부동층이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면서 혼전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특히 공식 선거전에 돌입한 이후 지지정당을 바꿨다는 유권자도 급증,총선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한나라당은 영남권에서,민주당은 호남권에서 지지율이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고 각각 주장한다.민주노동당 역시 당초 목표로 잡았던 정당 지지율 15%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은 지지율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제1당은 확실시되며 과반수 확보 여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주말’ 여야 사활 건 총력전 MBC가 지난 7일 전국 20세 이상 유권자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투표의 경우,“투표할 정당이 없다.”거나 “모르겠다.”고 답한 부동층이 25.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본격 선거전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1일 16.3%에 비해 9.5%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특히 20대와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부동층이 크게 늘어나는 양상이다.이같은 현상은 전에 볼 수 없던 기현상으로 분석된다.이와 함께 “지지정당을 바꿨다.”고 응답한 유권자도 크게 늘었다.전체 응답자의 21%가 본격 선거전 이후 지지정당을 바꿨다고 답했다.연령대별로는 20대 25.2%,30대 24%,40대 21%,50대 이상 14.9% 등으로 젊은층의 ‘지지정당 바꾸기’가 두드러졌다.지역별로는 수도권이 23.7%로 가장 높았다. ●민노당 약진과 한·민 지지층 재결집 이번 총선 선거운동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민주노동당의 약진이라는 것이 선거전문가들의 설명이다.민노당은 현재의 추세가 선거일까지 이어지면 ‘정당지지율 15%’ 달성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민노당의 약진은 열린우리당에 적잖은 부담을 주고 있다.젊은층을 중심으로 지지층이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탄핵안 가결 이후 곤두박질했던 정당지지율이 ‘박근혜 효과’와 ‘거여 견제론’에 힘입어 회복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당 관계자는 “최근 정당지지도는 이미 탄핵안 가결 직전 수준을 넘어서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민주당도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3보1배’와 열린우리당의 총선 후 분당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열린우리당으로 갔던 민주당 지지층이 되돌아오면서 지지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주장한다.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측은 “지지율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세를 뒤집기는 이미 늦었다.”면서 “주말을 고비로 현 판세가 선거 당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발언대] 정치개혁은 유권자 손으로/김상철(전남 완도군 완도읍)

    17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두 주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우리는 지금까지 정치가 잘 돼야 나라가 잘 된다는 말을 수없이 하고 수없이 들어왔다.그리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개혁을 외쳤고 많은 제도개선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지금 우리 정치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정치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함성은 하늘을 찌를 듯하며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유권자 모두는 나라의 앞날을 진정으로 걱정하는 국민과 함께 2004년 한 해를 ‘병든 정치를 수술하는 해’로 삼아야 할 것이다.유권자는 그 집도자(執刀者)로서 정신 바짝 차리고 환부를 도려내야 할 것이다.칼이나 가위가 아닌 투표용지와 기표용구를 가지고 말이다. 돈을 쓰더라도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후보자,한 표가 아쉬운 후보자의 심리를 이용하여 표를 파는 유권자가 사라지지 않는 한 깨끗한 선거문화의 정착은 요원하다.정치인으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유권자에게는 그가 받은 금액 또는 가액의 50배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되었으며,제공받은 사실을 신고하면 신고액의 50배에 해당하는 포상금을 지급하도록 관련 법이 개정되었다. 그리하여 현재 전국 여러 곳에서 실제 50배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50배의 포상금을 받는 사례가 있으며 그로 인해 정당·선거사무 관계자들이 긴장하고 있는 모습을 역력하게 느낄 수 있다.돈으로 표를 사려는 정치인을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인들에게 뭔가를 바라며 자신의 표를 파는,민주주의를 유린하는 유권자가 크나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이번이 정치개혁을 위한 마지막 기회이며,새로운 각오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만큼은 뒷짐지고 방관자로서 바라만 볼 것이 아니라 당당한 주인으로서,‘병든 정치 수술의 집도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는 투표에 반드시 참여하여 정치개혁의 초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부패한 정치인들을 비난하는 것만으로는 정치가 깨끗해지기를 기대할 수 없다.정치에 대한 무관심이나 혐오증으로 투표를 외면한다면 부패정치를 방관하는 것과 같다.정치개혁은 유권자의 손에 달려있다. 김상철 (전남 완도군 완도읍)˝
  • 청산도에 살으리랏다

    전남 완도에 다녀왔다.몸살날 정도로 봄빛이 예쁜 청산도,숭어가 펄떡펄떡 뛰노는 소안도의 바다가 보고 싶었다.청산도의 봄빛은 이미 곰삭아 있었다.섬을 파랗게 덮은 보리는 벌써 솜털같은 이삭을 하나씩 피우고 있었고,돌담 너머로는 샛노란 유채꽃 물결이 출렁거렸다.푸른 빛이 한층 짙어진 바다로부터 밀려드는 훈풍은 밀밭을 손질하는 아낙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식혀주고 있었다.완도의 섬속의 섬,청산도와 소안도를 다녀왔다. 글 청산도·소안도(완도) 임창용기자 sdragon@ ●청산도(완도군 청산면) 완도 여객선터미널에서 배로 50분 거리인 청산도(靑山島).푸른 숲이 우거진 산이 많아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하지만,이맘때 청산도의 푸른 빛은 실상 보리빛이다.섬 어느 곳을 가도 해안에서 바라보면 산 아래 계단처럼 펼쳐진 다랑논에 어김없이 보리가 자란다. 선착장이 있는 도청항에서 차로 3∼4분쯤 가면 영화 ‘서편제’가 촬영된 당리마을이다. 영화에서 소리꾼인 유봉(김명곤 분)과 그의 딸 송화(오정해 분),동호(김규철 분)가 신명나게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내려오던 돌담길이 그대로 남아 있다. 영화 촬영후 시멘트로 포장됐다가 이곳을 찾은 외지인들의 성화에 못이겨 다시 걷어냈다고 한다.지금은 길 입구를 중심으로 심어놓은 유채꽃이 만발해 돌담길 주변 색깔이 더 예뻐졌다.오히려 영화속 배경보다 한층 더 화사한 분위기가 난다. 당리마을 한가운데엔 유봉이 툇마루에 앉아 송화에게 소리를 가르치던 집이 있다.울긋불긋한 슬레이트 지붕을 덮은 집들 가운데 끼어 있는 유일한 초가집이다.사람은 살지 않고 당시 주인공들의 복장을 한 인형을 설치해 영화 장면을 재현해 놓았다. 청산도에서 빠질 수 없는 볼거리는 돌담이다.밭둑,논둑,축대,집 둘레엔 어김 없이 돌담이 쌓여 있다. 완도군청 직원 안봉일씨는 “청산도는 아무데나 파헤쳐도 주먹만한 것부터 집채만한 것까지 온통 돌뿐”이라며 “그래서 예전부터 밭 하나 일구려면 몇 달이 걸렸다.”고 했다. 돌담뿐만 아니라 벽돌 대신 돌을 쌓아서 지은 집도 있다.진흙을 이겨 틈을 메우면서 벽을 쌓은 뒤 지붕을 덮은 집들이다.높다랗게 쌓은 돌담과 돌벽들은 수백년,수십년이 지났음직 하지만,거의 훼손되지 않고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다.돌담 쌓기는 지금도 청산도에서 계속되고 있는 중요한 건축공법이다. 돌이 많다보니 농사지을 땅이 부족해 청산도엔 쌀이 항상 부족했다.오죽하면 ‘청산도 처녀가 뭍으로 시집갈 때까지 쌀 서말만 먹으면 부잣집’이란 말이 있을까. 그래서 쌀을 한 톨이라도 더 얻기 위해 무진 애를 썼는데,그중 가장 특이한 방법이 ‘구들장 논’과 ‘구들장 수로’다.비탈진 산자락에 돌을 쌓은뒤 흙을 덮어 만든 논과,여기에 물을 대기 위한 물길이다. 그 방법이 기발하다.구들장 모양의 넓적한 돌을 기와를 겹쳐 쌓듯이 가운데 방향으로 경사지게 쌓아 맨 아래 중앙에 사람이 기어들어갈 정도의 네모진 구멍을 만들었다.돌을 겹쳐 쌓은 위엔 흙을 두껍게 깔아 보리나 벼를 심었다. 이렇게 하면 비가 내렸을 때 스며든 물이 경사진 돌을 따라 가운데로 모여 구멍을 따라 나오게 되고,구멍아래 있던 논에선 이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했다.돌이 많은 특이한 지질과 한 방울의 물도 버리지 않으려는 주민들의 의지가 빚어낸 첨단 농법이 아닐 수 없다. 섬의 북동쪽 진산리엔 갯돌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해변이 있다.아이 손톱만한 것부터 어른 머리 크기까지 갖가지 색깔의 동그란 돌이 해안을 덮고 있다.파도가 밀려왔다가 내려갈 때마다 ‘차르르 차르르’ 돌구르는 소리가 때묻지 않은 어린애 웃음소리처럼 정겹다 ●소안도(완도군 소안면) 소안도는 해안 풍광과 상록수로 이루어진 방풍림이 아름다운 섬이다.특히 일몰 무렵 해안에 가면 숭어떼가 붉은 햇살에 반사돼 반짝이며 펄떡펄떡 뛰노는 모습은 너무 눈부셔 가슴마저 덩달아 뛰게 한다. 숭어가 워낙 많아 이곳에선 ‘개매기’란 특이한 방법으로 어로작업을 한다.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해안 지형이 오목하게 생긴 곳에서 주로 하는데,소안도에선 섬 북쪽 월항리 앞 바다가 적지다. 개매기란 바다(갯)를 막아(매기) 고기를 잡는다는 뜻.밀물 때 해안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까지 수백m 길이에 말뚝을 박아 그물을 매 썰물로 물이 줄어들면 고기를 잡는 방법이다. 한 주민은 “지난해 여름 처음으로 개매기 체험행사를 했는데,워낙 숭어가 많아 커다란 마대자루에 고기를 담아 가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월항리 주민들은 올해도 7월부터 8월까지 10여회 정도 체험행사를 열 예정.물이 무릎 아래까지 빠지면 일제히 면장갑을 끼고 들어가 물반 고기반인 바다에서 숭어를 잡는 행사다.참가비는 1인당 5000원 정도. 여의도 3배 크기의 소안도는 항일운동의 거점이기도 하다.일제의 침략이 본격화한 1905년 이후 주민들은 당사도 등대 습격사건 등 가열찬 항일운동을 펼쳤다.항일,민족교육의 중심에 서 있었던 비자리의 사립 소안학교 터에 최근 건립한 소안도 항일운동기념관엔 당시 항일운동을 이끈 인물들의 사진과 업적을 담은 자료가 전시돼 있다.또 항일운동 모습을 인형이나 홀로그램 등으로 재현한 세트 등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들러볼 만하다. 이것도 맛보세요 소안도는 톳과 전복양식으로 유명하다.이곳 주민들은 톳 양식 만으로도 한 해에 가구당 평균 3000만원의 소득을 올릴 정도.시설비가 많이 드는 전복 양식을 하는 사람들은 상당한 부자에 속한다. 소안도 음식점들은 대부분 전복 음식을 낸다.그중 면 소재지가 있는 비자리의 ‘청포도식당’(061-53-7248)은 다양한 전복 음식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곳.주메뉴는 전복회와 전복 구이,전복 내장 볶음을 세트로 내는 ‘소안정식’이다. 전복회는 두툼하게 썰어 한 번 입안에 넣으면 한참 동안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달큰하면서 풋풋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구이는 고소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사실 서울 등 도심에서 전복을 구워먹는다는 건 지나친 사치다.얇게 저며 회로 먹거나,몇 점씩 넣어 죽을 끓여먹을 정도로 전복은 ‘귀하신 몸’이다.그래서 전복을 통째로 구워 군고구마 먹듯 베어먹다 보면 ‘이래도 되나.’하며 스스로 미안한 마음이 든다. 전복 내장은 젓갈(게우젓)을 담그거나 전복죽을 쑬 때 넣는 줄만 알았는데 이곳에 오니 볶음요리가 있다.약간의 양념을 해 프라이팬에 달달 볶아 접시에 담아준다.쌉싸름하면서 고소한 맛이 참 독특하다. 전복요리 이외의 음식도 다양하고 푸짐하다.몸통만으로도 접시에 가득찰 정도로 큰 삼치 구이·광어회·간재미 찜 등 해산물,톳나물 무침·모자반 무침 등 해초류,성게알젓·게우젓 등 고급 젓갈 등 20여가지가 상을 가득 채운다.음식값은 4인 1상 기준 6만원. 완도읍내에선 항동리 ‘해궁횟집’(554-3729),개포리 공용터미널 뒤의 ‘대도한정식’(554-3537)의 음식이 먹을 만하다.완도읍내는 대체적으로 음식값이 비싼 편.해궁횟집의 경우 참돔회는 1㎏에 9만원,우럭은 6만 5000원. 대도한정식은 4인 1상 기준 12만원으로 지방으로선 상당히 비싸다.참돔,우럭,병어회와 푹 삭힌 홍어가 들어간 삼합,메생이국,날치알,새우찜,키조개 회,톳 냉국,산나물 등 40여가지의 음식이 나온다.이중 회를 뜨고난 뒤 나온 생선뼈를 푹 우려내 끓인 미역국은 진하면서도 시원해 가장 돋보이는 음식이다. ●가는 길 완도까지는 서울에서 열차,항공편으로 광주까지 가서,완도행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광주 버스터미널에서 완도까지 2시간30분 소요.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완도까지 직접 가는 고속버스도 하루 4회 있다.5시간 30분 소요. 청산도는 완도읍에서 19.2㎞ 떨어진 둥근 소라형 모양의 섬.해안선 길이가 98㎞에 달한다.완도 여객선터미널에서 청산도행 고속페리호가 하루 4회 출발한다.요금은 6050원,승용차는 운전자 1명 포함 2만 3000원.농협에서도 하루 4회 철부선을 띄운다.청산도 내에선 승용차나,마을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소안도는 완도 화흥포항을 출발해 노화도,소안도를 거쳐 보길도로 가는 배를 타야 한다.1시간마다 배가 출발한다.문의 완도 버스터미널(061-552-1500),여객선터미널(552-0116),화흥포항(555-1010). ●숙박 청산도엔 등대모텔(061-552-8558),청산민박(552-8800),제일민박(552-8807),읍리민박(552-8841),압개민박(552-8703) 등이 있다.소안도엔 제일장(553-7550),현대장(553-7547),소안장(555-0050) 등 여관이 있다.대부분 규모가 작고 건물도 낡아 시설은 깔끔하지 못한 편. 섬에서 꼭 숙박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완도읍내에서 소규모 호텔이나 깔끔한 장급 여관을 찾아 묵으면 된다.문의 완도군청 문화관광과(550-5524),관광안내소(550-5152). 글 완도 임창용기자 s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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