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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EU, 중러産 백신 접종자 입국 규제… 백신도 ‘블록화’하나

    美·EU, 중러産 백신 접종자 입국 규제… 백신도 ‘블록화’하나

    중국에서 와인을 판매하는 호주인 해나는 며칠 뒤 상하이 외국인 접종소에서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을 맞는다. 그런데 호주 정부가 백신여권(감염병 백신을 맞은 이들이 전 세계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하는 증명서)을 위해 승인한 백신은 화이자(미국)와 아스트라제네카(영국)뿐이다. 중국과 최악의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시노백 제품을 인정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는 “중국산 백신을 접종해도 다른 나라로 가려면 2주 격리를 피할 수 없다. 의사와 상의해 외국산 백신을 다시 맞아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바이러스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각국이 백신여권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패권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백신을 인정하지 않아 ‘블록화’ 조짐이 생겨나고 있다. ‘어느 나라가 만든 백신을 맞았느냐’에 따라 격리 없이 이동할 수 있는 국가가 갈리는 것이다. 전 세계가 ‘미국·유럽연합(EU) 진영’과 ‘중국·러시아 진영’으로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뉴욕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정부가 감염병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스푸트니크V(러시아) 도입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25일 기준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환자는 1430만명, 사망자는 40만명이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브라질 정부가 저렴한 가격으로 확보할 수 있는 러시아 백신을 포기한 것은 미국의 압박 때문이다. 올해 1월 미 보건복지부(HHS)는 연례보고서에서 “브라질에 ‘러시아 백신 도입을 거부하라’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에서 중국이나 러시아가 ‘백신외교’를 명분 삼아 활개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의도다. 스푸트니크V 측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브라질에 우리 제품 구매를 포기하라고 강요했다. 이는 지극히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25일 NYT 인터뷰에서 “EU가 승인한 백신을 접종한 이들은 조만간 격리 없이 역내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U가 인정한 백신에 중국·러시아 백신은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이나 러시아도 자국 백신을 무시하는 미국·유럽에 문을 열어 줄 리 만무하다. 문제는 세계 대부분 나라에서 백신을 골라서 맞을 형편이 못 된다는 데 있다. 미국·유럽산 백신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이다 보니 개도국에서는 중국·러시아산 백신이 유일한 대안이다. 시노백이나 스푸트니크V를 맞은 이들이 유럽으로 가려면 ‘2주간 격리’라는 차별대우를 감수해야 한다. 미중 신냉전이 사실상 백신 선택권이 없는 전 세계 주민들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 니컬러스 토머스 홍콩시립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백신 채택을 중심으로 한 세계의 분열은 의학적 이유 때문이 아니다. (미중 갈등에서 기인한) 민족주의 때문”이라며 “이러한 차별은 코로나19 대유행을 연장하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중·러 백신 맞으면 미국·유럽 못 들어가나’…전 세계 백신 블록화 우려

    ‘중·러 백신 맞으면 미국·유럽 못 들어가나’…전 세계 백신 블록화 우려

    중국에서 와인을 판매하는 호주인 해나는 며칠 뒤 상하이 외국인 접종소에서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을 맞는다. 그런데 호주 정부가 백신여권(감염병 백신을 맞은 이들이 전 세계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하는 증명서)을 위해 승인한 백신은 화이자(미국)와 아스트라제네카(영국)뿐이다. 중국과 최악의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시노백 제품을 인정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는 “중국산 백신을 접종해도 다른 나라로 가려면 2주 격리를 피할 수 없다. 의사와 상의해 외국산 백신을 다시 맞아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바이러스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각국이 백신여권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패권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백신을 인정하지 않아 ‘블록화’ 조짐이 생겨나고 있다. ‘어느 나라가 만든 백신을 맞았느냐’에 따라 격리 없이 이동할 수 있는 국가가 갈리는 것이다. 전 세계가 ‘미국·유럽연합(EU) 진영’과 ‘중국·러시아 진영’으로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정부가 감염병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스푸트니크V(러시아) 도입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25일 기준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환자는 1430만명, 사망자는 40만명이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브라질 정부가 저렴한 가격으로 확보할 수 있는 러시아 백신을 포기한 것은 미국의 압박 때문이다. 올해 1월 미 보건복지부(HHS)는 연례보고서에서 “브라질에 ‘러시아 백신 도입을 거부하라’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에서 중국이나 러시아가 ‘백신외교’를 명분 삼아 활개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의도다. 스푸트니크V 측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브라질에 우리 제품 구매를 포기하라고 강요했다. 이는 지극히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25일 NYT 인터뷰에서 “EU가 승인한 백신을 접종한 이들은 조만간 격리 없이 역내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U가 인정한 백신에 중국·러시아 백신은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이나 러시아도 자국 백신을 무시하는 미국·유럽에 문을 열어 줄 리 만무하다. 문제는 세계 대부분 나라에서 백신을 골라서 맞을 형편이 못 된다는 데 있다. 미국·유럽산 백신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이다 보니 개도국에서는 중국·러시아산 백신이 유일한 대안이다. 시노백이나 스푸트니크V를 맞은 이들이 유럽으로 가려면 ‘2주간 격리’라는 차별대우를 감수해야 한다. 미중 신냉전이 사실상 백신 선택권이 없는 전 세계 주민들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 니컬러스 토머스 홍콩시립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백신 채택을 중심으로 한 세계의 분열은 의학적 이유 때문이 아니다. (미중 갈등에서 기인한) 민족주의 때문”이라며 “이러한 차별은 코로나19 대유행을 연장하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와인의 종착역, 스파클링 와인

    [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와인의 종착역, 스파클링 와인

    ‘결국 와인의 종착역은 스파클링 와인이다.’ 매일 밤 와인 한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와인 생활’에 정진하다 보면 청량하고 가벼운 스파클링 와인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시기가 찾아옵니다. 와인 마니아들 사이에선 유독 스파클링 와인을 찬양하는 분이 많은데요. 온갖 종류의 와인을 접한 뒤 결국 스파클링 와인에 정착해 와인 여생을 보내는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스파클링 와인의 매력은 크게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먼저 스파클링 와인은 어떤 음식과 마셔도 어울리는 ‘궁극의 페어링’을 보여 줍니다. 은은한 과일 향과 상쾌한 산미, 가벼운 보디감을 자랑하는 스파클링 와인은 심지어 삭힌 홍어와 먹어도 어울릴 정도로 음식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음식 없이 단독으로 마셔도 훌륭한 음료수 역할을 하죠. 무엇보다 스파클링 와인의 핵심 매력은 아무리 마셔도 질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콜라는 혼자 두세 캔을 다 마시기 힘들지만 스파클링 와인 한 병(750㎖)은 뚝딱 마셔 버릴 수 있죠. 물론 술 가운데선 대형 공장에서 생산되는 가벼운 미국식 부가물 라거 맥주나 유럽식 필스너도 이에 못지않은 음용성을 갖췄지만 알코올 도수가 4~6도에 불과합니다. 와인의 알코올 도수는 12~14도인데, 이 정도 취기를 주면서 꿀떡꿀떡 목구멍을 통과하는 술은 스파클링 와인뿐입니다. 캐릭터가 강하지 않으니 맛이 질릴 염려도 없고요. 그러니까 술 마니아들에게 좋은 술이란 많은 양을 지속적으로 마셔도 물리지 않는 술이고 스파클링 와인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술인 거죠. 흔히 ‘샴페인’으로 통칭되는 스파클링 와인은 지역별, 품종별, 양조 방식별로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고, 맛과 아로마 뉘앙스도 각각 다르답니다. 사실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의 전통 방식으로 제조되는 스파클링 와인을 지칭하는 말이어서 모든 스파클링 와인을 아우르지 못합니다. 전 세계의 모든 트렌치코트가 영국의 버버리 브랜드 코트가 아니듯 말이죠. 이번 주말 와인 숍에 들러 스파클링 와인을 골라 보려는 독자들을 위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표적인 스파클링 와인 종류를 꼽아 정리해 봅니다. macduck@seoul.co.kr ■ 스파클링 와인이면 다 샴페인?… 이렇게 종류가 많습니다 샴페인 고급 스파클링 와인의 대명사입니다. 샹파뉴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스파클링 와인이 아니라면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쓸 수 없습니다. 사용하는 포도 품종은 피노 뫼니에, 피노 누아, 샤르도네 세 품종이며 생산자마다 블렌딩 비율이 다르고 맛도 다릅니다. 병 안에서 2차 발효를 통해 기포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기본적인 과실 향뿐만 아니라 효모의 활동에서 오는 빵, 견과류, 헤이즐넛 향이 매력적입니다. 좋은 샴페인은 오픈한 뒤 몇 시간이 지나면 마치 다른 와인을 마시는 듯 캐릭터가 다채롭게 변합니다. 크레망 프랑스에서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샴페인을 제외한 모든 스파클링 와인을 뜻합니다. 샴페인과 크레망 모두 병 속 2차 발효를 통해 기포를 발생시키는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지만 사용하는 품종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샴페인은 3종류의 한정된 포도 품종을 사용하는 반면, 크레망은 각 지역 특산 품종을 사용해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죠. 카바 샴페인 같은 맛을 원하지만 높은 가격이 부담되는 이들에게는 ‘카바’를 추천합니다. 샴페인과 같은 양조 방식이지만 스페인의 토착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카바는 가격이 일반 샴페인의 3분의1, 최대 10분의1까지 저렴한 것이 매력입니다. 알코올 도수도 보통 12.5~13도인 샴페인보다 1~1.5도 낮아 덜 취합니다. 프로세코 이탈리아의 발포성 와인입니다. 샴페인과 달리 기포를 병이 아닌 탱크에서 발효합니다. 와인 생산 단계에서 모든 발효를 마치고 병입하는 셈이죠. 샴페인보다 당도가 있는 편이며 음용성이 뛰어나 식사 전 아페리티프로 벌컥벌컥 들이켜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와인 잔이 아닌 물컵에 따라 마셔도 될 만큼 대중적인 맛을 갖춰 편안하게 스파클링 와인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봄을 유혹하는 아스파라거스의 매력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봄을 유혹하는 아스파라거스의 매력

    들어도 쉽사리 공감이 되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부모님이 얘기해 주시던 그 시절 바나나가 그렇다. 한땐 비싸고 귀한 과일이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다지 와닿진 않는다. 요즘 제철을 맞은 아스파라거스를 보니 문득 바나나가 생각났다. 수년 전만 해도 아스파라거스는 꽤 비싸 마트에서 집을까 말까 고민하게 만드는 식재료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많은 국내 농가에서 아스파라거스를 생산하면서 비싼 수입산 대신 더 신선하고 저렴한 아스파라거스를 만나볼 수 있게 됐다.국내에서 아스파라거스는 고기를 구울 때 곁들이거나 데쳐 먹는 외국 채소 정도로 인식하지만 서양에서는 두릅이나 달래, 냉이처럼 봄을 맨 먼저 알리는 전령사다. 이탈리아 북부나 프랑스 남부에선 봄이 오면 거의 모든 식당 메뉴에서 아스파라거스가 빠지지 않는다. 두꺼운 아스파라거스는 주요리에 곁들이는 부재료로 쓰이기도 하지만 주인공으로도 활용된다. 달걀과 버터, 레몬을 이용한 홀랜다이즈 소스를 끼얹은 아스파라거스 요리는 프렌치 요리의 클래식이다. 아스파라거스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다른 채소와는 다른 흥미로운 지점이 보인다. 잎이나 과실이 아닌 줄기를 먹는 몇 안 되는 채소 중 하나인 동시에 전부가 줄기다. 지중해 연안과 유라시아 대륙이 원산지로 알려진 아스파라거스는 해안가 바위 등에서 야생으로 자라다 어느 시점부터 인간에 의해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 폼페이 벽화나 1세기쯤 로마의 요리책 기록을 통해 고대부터 이미 아스파라거스를 먹어 왔다는 걸 짐작해 볼 따름이다. 아스파라거스는 4월 중순부터 제철을 맞는다. 환경에 까탈스럽지 않아 어디든지 잘 자라며 한번 심어 놓으면 죽순처럼 계속 순이 오르며 자라기 때문에 농가에서 크게 힘들이지 않고 키울 수 있다. 쭉쭉 뻗어 나가는 생명력과 생김새 때문에 동양의 미신처럼 서양에서도 아스파라거스는 오랫동안 남성들에게 좋은 효능이 있는 작물로 인식돼 왔다. 온라인에서 아스파라거스를 검색하면 온통 영양학적 효능 이야기뿐이지만 애석하게도 남성들에게 유의미한 이점은 딱히 없음이 밝혀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파라거스를 많이 먹으면 인체에 한 가지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다. 바로 소변 냄새가 지독해진다는 것이다. 과학적인 증거가 있다. 아스파라거스에 함유된 아스파라거스산이 우리 몸에 들어와 분해되면서 대사가 진행되는데 이때 만들어지는 성분이 스컹크의 지독한 방귀 냄새를 유발하는 메탄에티올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아스파라거스 줄기 한두 개 정도 먹고는 느끼지 못하겠지만 불판 위 고기를 먹듯 마구 집어 먹었을 때 해당되는 이야기다. 아스파라거스는 초록색이라고 다들 생각하지만 가끔 흰색이나 자주색도 찾아볼 수 있다. 흰 아스파라거스는 따로 품종이 있다기보다 햇빛을 의도적으로 쐬지 않고 키운 것이다. 오래전에는 녹색보다 흰 아스파라거스가 더 인기가 높았다. 인위적으로 흙을 덮어 주며 키우다 보니 손이 많이 가 훨씬 비싼 값에 팔렸다. 녹색 아스파라거스가 아삭하게 씹는 맛이 있다면 흰색은 껍질까지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자주색 아스파라거스는 안토시아닌이 많이 함유돼 보랏빛으로 보일 뿐 영양학적으로나 맛에선 큰 차이가 없다. 아스파라거스는 수확되자마자 수분과 향을 잃어 간다. 갓 수확한 게 맛과 향이 가장 강하다는 뜻이다. 수확한 지 얼마나 지났을지 모를 수입산보다는 웬만해선 제철 맞은 국산 아스파라거스를 사는 게 낫다. 아직 진한 향을 간직한 수분을 품고 있는 아스파라거스는 어떻게 요리해도 맛이 좋다. 신선하고 질 좋은 아스파라거스를 구했다면 선택지는 세 가지다. 살짝 데쳐 먹을 것인가, 쪄서 먹을 것인가, 구워 먹을 것인가. 향과 맛을 온전히 즐기려면 데치는 것보다 찌는 걸 추천한다. 끓는 물에 데친다는 건 재료가 갖고 있는 일부 수용성 성분을 잃어버리는 걸 각오하는 것과 같다. 기왕 향 좋고 신선한 아스파라거스를 구했다면 찌는 게 손실을 가장 줄이는 방법이다.하지만 가장 맛이 좋으냐는 또 다른 문제다. 버터에 아스파라거스를 구워 먹으면 그 자체로 메인 요리로 손색이 없다. 베이컨이나 와인 안주로 먹다 남은 초리소 조각을 넣고 구워도 좋다. 버터가 없다면 요리용 기름으로 구운 후 접시에 담아 질 좋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소금, 후추만 살짝 쳐서 먹는 이탈리아식 방법도 적극 추천한다. 삶아서 초장에 찍어 먹기엔 아스파라거스가 가진 매력은 너무나도 매혹적이다.
  • “일상 모든 소리가 음악”… 주인공 된 타악기들이 보여주는 울림의 매력

    “일상 모든 소리가 음악”… 주인공 된 타악기들이 보여주는 울림의 매력

    오케스트라 맨 뒷줄을 지키던 타악기 연주자들이 무대 한가운데로 나온다. 팀파니나 마림바, 북 등 흔히 볼 수 있는 타악기뿐 아니라 깡통, 사이렌, 라디오, 딸랑이 등 모든 물체가 내는 소리가 어우러져 음악이 된다. 24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펼쳐지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타악 앙상블은 다양한 타악의 매력으로 초대한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시향 연습실에서는 타악 수석 에드워드 최, 부수석 스콧 버다인과 단원 김문홍씨가 ‘우리 안의 신조’ 리허설에 몰두했다. 현대음악 거장 존 케이지가 거리의 소음마저 음악으로 꾸며낸 재치 있는 작품으로 이번 공연 오프닝곡이다. 최 수석이 현에 이물질을 넣어 둔탁한 소리를 내는 프리페어드 피아노 건반으로 선율을 잡고 버다인 부수석은 스틱으로 크기가 다른 깡통들을 열심히 두드렸다. 문홍씨는 스테인리스 볼을 뒤집은 듯한 틴케이스와 징처럼 원반형으로 생긴 공(gong)을 눕혀 놓고 박자를 맞췄다. 반복되는 두드림 사이에 라디오 소리와 교향곡이 함께 흐르며 마치 분주하게 길을 걸을 때 귀에 스친 소리들처럼 아주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들렸다. “‘모든 소리가 음악이 될 수 있다’는 케이지의 말이 타악기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 준다.” 버다인 부수석의 말이다.선율이 중심이 되는 오케스트라에서 타악기 주자들은 그야말로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얼핏 뒤에서 한참 기다렸다가 겨우 몇 번 소리를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음악 전체 구조를 꿰뚫어 본 뒤 딱 알맞게 찰나에 울림을 내는 일은 그다지 간단하지 않다. “타악기 주자들이 다른 포지션을 맡는다면 지휘를 가장 잘할 것”이라는 문홍씨의 설명은 그만큼 무대 뒤에서 모든 선율과 리듬을 책임지고 있는 타악기 주자들의 무게감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아무것이나 악기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악기를 칠 수 있다”는 것도 연주자들이 꼽는 타악기의 매력이다. 문홍씨는 조지 벤저민 작품에서 신문지를 북북 찢었고, 버다인 부수석은 탄둔 무협영화 3부작 공연 때 물에 손바닥을 내리치거나 손에 적신 물방울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와인글라스를 던지고 프라이팬 뒷면이나 빨래판처럼 생긴 워시보드, 소 목에 거는 모양의 소 방울(카우벨) 등 그야말로 두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이 악기다.무궁무진한 타악기 덕에 연주자들은 무척 바쁘다. 최 수석은 언제나 ‘악기 찾아 삼만리’이고 모든 주자들이 함께 악기를 개발하고 다진다. 고전음악에선 타악기 주자가 30분 가까이 기다리기만 하거나 한 곡에 악기 한 종류만 사용하기도 했다면, 현대음악에선 한 명당 10~15개, 많게는 40개 악기를 한 곡에서 사용할 만큼 타악기의 존재감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번 공연에선 팀파니, 마림바, 스네어 드럼 독주를 비롯해 ‘손으로 하는 발레’로 불리는 맨손 테이블 연주, 8명의 주자들이 30여개 악기를 연주하는 등 두드림이 주는 소리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타악기로만 꾸려진 앙상블에서 음색을 표현하기 위해 장난감 피아노, 사이렌, 하모니카 등도 다양하게 쓰인다. 모든 악기가 각 작품의 흐름 속에서 그 순간 빠져선 안 되는 쓰임이 있다는 깨달음도 얻는다. 최 수석은 “타악기가 중심이 되고 있는 현대음악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무대”라고 소개했다. 문홍씨는 “일상적으로 듣는 현악기와 목관 앙상블이 아름다운 선율로 감동을 준다면 우리는 다양한 장르와 여러 가지 색깔로 기분 좋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관객들을 기다렸다. 글·사진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힘들었죠?”…문 대통령, 박영선·김영춘 위로만찬

    “힘들었죠?”…문 대통령, 박영선·김영춘 위로만찬

    靑관계자 “와인 곁들여 2시간 식사”낙선후보들 현장민심 전하며 조언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4·7 재보궐선거에서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전 부산시장 후보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하며 위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21일 전했다. 만찬은 2시간가량 진행됐으며, 식사에 와인도 곁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두 후보에게 “고생했다”는 취지로 위로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후보들은 이번 선거 현장에서 느낀 민심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힘들죠, (선거가) 힘들었죠”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또 후보들은 문 대통령에게 “임기 끝까지 경제 현장을 잘 챙겨 달라”며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 달라”는 내용의 당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LG전자, 결혼·이사 시즌 맞이 ‘LG 오브제컬렉션 결혼&이사 이벤트’

    LG전자, 결혼·이사 시즌 맞이 ‘LG 오브제컬렉션 결혼&이사 이벤트’

    LG전자가 오는 30일까지 ‘LG 오브제컬렉션’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을 증정하는 ‘LG 오브제컬렉션 결혼&이사 이벤트’를 시행한다.이번 행사는 결혼 및 이사철을 맞아 진행되는 이벤트로, 전국 LG전자 매장(베스트샵, 백화점)에서 원바디 세탁건조기 워시타워, 스타일러, 정수기 등 LG 오브제컬렉션 제품을 7백만 원 이상 구매한 뒤 응모 가능하다. 단, LG전자 베스트샵 멤버십 회원이면서 2021년 5월 31일까지 제품 설치를 완료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다가오는 5월, 결혼·이사 등을 준비 중인 고객에게 특별한 선물을 제공하기 위해 본 이벤트를 준비했다”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LG 오브제컬렉션의 스타일러, 워시타워, 정수기,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제품을 구입하고, 경품 혜택까지 누리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LG전자는 응모자 중 추첨을 통해 선정된 2,021명의 당첨자에게 ‘LG 트롬 스타일러 블랙에디션2(2명)’, ‘LG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 플러스(3명)’, ‘LG 디오스 와인셀러 미니(5명)’, ‘골드스타 리미티드 에디숀 머그컵 세트(200명)’, ‘스타벅스 커피 모바일 상품권(1,811명)’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한편, LG전자의 오브제컬렉션은 앞선 기술력과 조화로운 공간 인테리어 디자인을 바탕으로 하는 신개념 가전 컬렉션이다. 키친, 리빙룸, 런드리룸 등 풀라인업이 구성되어 있으며, 세탁기와 건조기가 원바디로 구성된 워시타워부터 냉장고,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등 집 분위기에 맞는 소재와 컬러를 적용한 가전으로 감각적인 인테리어 연출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키도, 맘도 커요… 심장병 어린이의 ‘찐’ 키다리 아저씨

    키도, 맘도 커요… 심장병 어린이의 ‘찐’ 키다리 아저씨

    진 웹스터의 소설 제목인 ‘키다리 아저씨’는 우리 사회에서 묵묵한 후원자를 표현하는 대명사로 쓰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려운 이를 돕는 후원자의 따뜻한 나눔과 헌신은 ‘아직 세상에 희망이 있다’는 확신을 하게 만든다. ‘키다리 아저씨’는 후원자의 성별이나 실제 키와 상관없이 두루 쓰이는 말이지만 한기범(57) 한기범희망나눔 대표에게는 단순 대명사가 아닌 실제 그를 표현하는 가장 정확한 단어가 된다. 1980~1990년대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센터 출신으로 205㎝의 ‘키다리 아저씨’ 한 대표가 재단을 통해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 이야기와 그의 즐거운 인생에 대해 들어 봤다.●유튜브 대박 꿈꾸는 스타 농구 선수의 사연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한기범희망나눔을 찾은 지난 16일 사무실에 들어서자 한 대표가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다. 작업의 정체는 바로 동영상 편집. 유튜브 채널 ‘한기범뻔한농구TV’에 올릴 영상을 한창 만지는 중이었다. 그는 농구인에서 예능인으로 변신한 허재(56) 전 농구 국가대표 감독과 현주엽(46) 전 창원 LG 감독이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채널이 노출되면서 최근 구독자가 10배 가까이 늘었다며 웃는다. 느닷없이 유튜브 편집이라니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한 대표는 “선수 시절부터 컴퓨터 학원 가서 배울 정도로 컴퓨터를 좋아했다”면서 “재단 실무는 직원들이 하고 나는 사람 만나는 일이 주요 업무다 보니 시간이 조금씩 남아 옛날 생각도 할 겸 과거 농구 영상을 편집해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컴퓨터에 대한 취미, 과거 회상, 시간 때우기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유튜브를 운영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재단 살림을 위해서다. 한 대표는 “유튜브를 하면 돈이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수익이 생기면 법인에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으로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후원액이 반으로 줄면서 살림이 팍팍해진 상황에서 대표로서 책임감이 커졌다. 만들어 두기만 하고 사실상 방치했던 유튜브 채널은 10개월 전부터 한 대표가 본격적으로 영상을 올리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었다.●인생의 심장 다시 뛰게 한 두 번의 수술 한 대표는 선수 시절 기아자동차가 농구대잔치를 7연패하는 데 주역으로 활약했다. 큰 키를 이용해 골밑을 지배한 그의 플레이는 팀 전력의 핵심이었다. 워낙 독보적으로 키가 컸던 까닭에 한 대표의 이름은 한때 우리 사회에서 키가 큰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쓰이기도 했다. 선수로서 굵직한 업적을 남긴 이들은 은퇴 후에도 해당 종목의 지도자 혹은 해설가의 길을 걷는다. 한 대표처럼 스타 선수 출신일수록 수요와 기회가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한 대표는 준비된 꽃길 대신 가시밭길인 비영리 나눔사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심장병 어린이를 돕게 된 이유는 아버지와 남동생을 심장병으로 떠나보냈고 그 역시 심장병 수술을 받았던 경험 때문이다. 한 대표의 가족은 마르판증후군(염색체 이상으로 몸 안 섬유질에 이상이 생기는 증후군)이라는 유전 질환을 갖고 있었는데 마르판증후군으로 사망하는 환자 대부분의 사인은 심장마비다. 한 대표는 “남동생 사망 후 나도 검사했더니 심장병이 있어서 수술했고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며 “2000년과 2008년 두 번 수술했는데 첫 번째 수술은 은퇴하고 얼마 안 돼서 내가 비용을 댔지만 두 번째는 심장재단을 통해 수술비를 지원받았다”고 털어놨다. 한때 한국 농구를 주름잡던 선수가 타인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은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한편으로 나눔사업에 대한 그의 눈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수술을 무사히 마친 한 대표에게 사회에 갚아야 할 빚이 생겼다는 생각이 찾아왔다. 그 길로 한 대표는 주변에 조언을 구했고 응원과 격려에 힘입어 2011년 5월 한기범희망나눔을 출범했다. ●비아냥 이겨 내고 찾아온 나눔의 기쁨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나눔사업이지만 어려움이 많았다. 내성적인 성격의 한 대표가 용기를 내 후원을 요청했을 때 돌아오는 “사기 치는 거 아니냐”, “갈 데까지 갔구나” 라는 비아냥은 큰 스트레스가 됐다. 좌절할 만한 상황은 오히려 그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한 대표는 “오기가 생겨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아 가며 후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그에게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유명인이었기에 일단 사람들이 만나 줬고 이야기를 들어준 덕분이다. 한 대표는 “후원 요청을 하러 가면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하는데 내가 가니까 일단 들어오라고 하는 곳이 많았다”면서 “도와주겠다고 하시는 분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한기범희망나눔의 사업은 심장병 어린이 후원, 다문화 가정 어린이 농구 교실, 농구 꿈나무 교육으로 나뉜다. 가장 주된 사업은 심장병 어린이 후원이다. 해마다 두 차례 자선 농구대회를 열어 모인 성금은 한국심장재단,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를 통해 심장병 어린이의 수술을 돕는 데 쓰인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개최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6월 12일에 ‘랜선 자선 농구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나눔을 통해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누린다고 자랑했다. 그는 “나눔은 자기가 뭔가를 가지고 있어야 할 수 있는 건데 나는 농구를 가지고 있으니 농구로 나눔을 하는 것”이라며 “한번은 후원받은 아이를 만났는데 가슴에 뭉클한 감정이 오더라.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최고의 기쁨이었다”고 말했다. ●와인도 농구도 즐기는 즐거운 인생 나눔은 기본적으로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이다. 자신의 생활을 버릴 각오가 없으면 일을 지속하기 어렵다. 그 과정에서 찾아오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취미 부자’ 한 대표는 예외다. 나눔을 위해 사는 삶이면서도 자신의 삶에 충실하다. 환갑에 가까운 그의 인상이 오히려 주연으로 살던 선수 때보다 밝은 이유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 한 대표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괜찮은 물건이 왔다는 소식이었다. 그 물건의 정체는 다름 아닌 와인이다. 한 대표는 “젊었을 때 술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주치의가 술을 못 먹게 하더라. 그래도 와인 2잔까지는 괜찮다고 하길래 잘됐다 싶어 버킷리스트로 와인 1000가지를 먹는 계획을 세웠다”며 웃었다. 하루 한두 잔은 필수. 좋은 와인을 구하기 위해 매장 직원과 친해지는 것 또한 필수다. 이날까지 마신 와인이 151가지란다. 와인을 이야기하는 한 대표의 눈빛이 나눔에 대해 이야기할 때와는 또 다르다. 한 대표는 “동호회에서 무슨 와인이 좋은지 정보를 얻는다”며 “와인을 마시고 페이스북에 와인에 대한 평가를 올린다”고 말했다. 농구인의 피도 여전하다. 50대로 이뤄진 농구동호회 회원으로 매주 농구를 한다. 한 대표는 “농구를 한번 하고 나면 몸도 가뿐하고 스트레스도 날아간다”며 농구인 본능을 뽐냈다. 세계 시니어농구선수권 대회에 나가려고 준비를 다 했는데 아쉽게도 코로나19 때문에 대회 참가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또 다른 하고 싶은 일이나 희망하는 것은 없는지 물으니 표정이 다시 진지해진다. 한 대표는 “후원과 지원을 받으며 운영하다 보니 코로나처럼 큰 사건이 터질 때 운영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어 불안하더라”면서 “영리사업을 통해 조금 더 재단을 안정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에 가서 나눔사업을 더 하고 싶다. 많은 후원을 부탁드린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글 사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反中 동맹서 발 빼는 뉴질랜드… 美 주도 ‘파이브 아이스’ 균열

    미국이 이끄는 첩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스’(미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뉴질랜드가 “우리 스스로 외교 기조를 설정하겠다”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에 무조건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2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나나이아 마후타 뉴질랜드 외무장관은 기자들에게 “파이브 아이스가 회원국 간 정보 공유라는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면서 “(앞으로) 파이브 아이스의 결정에 따르지 않고 우리 스스로 대중국 정책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후타 장관은 “뉴질랜드는 외교 문제 해결에 있어서 파이브 아이스를 최우선시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나머지 협력국들에게도 이 점을 알렸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호주가 자국에 반중 기조를 강요하지 말라는 뜻이다. 파이브 아이스는 앵글로색슨족이 세운 5개의 영어권 국가를 말한다. 이들은 강력한 첩보 동맹을 구축해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뉴질랜드가 나머지 나라들과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면 가랑이 찢어진다’는 말처럼 강대국인 미국이나 영국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면 중국의 전방위 공세를 감당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담겨 있다. 중국과 패권 경쟁 중인 미국이나 중국의 ‘관세폭탄’ 부과로 어려움을 겪는 호주 입장에서는 뉴질랜드의 ‘마이웨이’가 못마땅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타임스는 “뉴질랜드는 경제 규모가 작고 중국 시장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은 뉴질랜드의 최대 수출국이자 최대 유학생 공급처, 두 번째 관광객 공급원이다. 이웃나라인 호주가 미국과 손잡고 남태평양 주도 세력을 자처하는 것에 반감도 있다. 이를 반영하듯 뉴질랜드는 올해 1월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같은 시기 호주가 중국의 압박으로 와인, 보리 등 수출길이 막힌 것과 대조적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마음도 키도 ‘찐’ 키다리 아저씨 한기범의 나눔 인생

    마음도 키도 ‘찐’ 키다리 아저씨 한기범의 나눔 인생

    진 웹스터의 소설 제목인 ‘키다리 아저씨’는 우리 사회에서 묵묵한 후원자를 표현하는 대명사로 쓰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려운 이를 돕는 후원자의 따뜻한 나눔과 헌신은 ‘아직 세상에 희망이 있다’는 확신을 하게 만든다. ‘키다리 아저씨’는 후원자의 성별이나 실제 키와 상관없이 두루 쓰이는 말이지만 한기범(57) 한기범희망나눔 대표에게는 단순 대명사가 아닌 실제 그를 표현하는 가장 정확한 단어가 된다. 1980~1990년대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센터 출신으로 205㎝의 ‘키다리 아저씨’ 한 대표가 재단을 통해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 이야기와 그의 즐거운 인생에 대해 들어 봤다.유튜브 대박을 꿈꾸는 한기범의 사연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한기범희망나눔을 찾은 지난 16일 사무실에 들어서자 한 대표가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다. 작업의 정체는 바로 동영상 편집. 유튜브 채널 ‘한기범뻔한농구TV’에 올릴 과거 농구대잔치시절 농구 영상을 한창 만지는 중이었다. 한 대표는 최근 허재(56) 전 농구 국가대표 감독과 현주엽(46) 전 창원 LG 감독이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채널이 노출된 덕에 구독자가 10배 가까이 늘었다고 웃었다. 느닷없이 유튜브 편집이라니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한 대표는 “선수 시절부터 컴퓨터 학원 가서 배울 정도로 컴퓨터를 좋아했다”면서 “재단 실무는 직원들이 하고 나는 사람 만나는 일이 주요 업무다 보니 시간이 조금씩 남아 옛날 생각도 할 겸 과거 농구 영상을 편집해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컴퓨터에 대한 취미, 과거 회상, 시간 때우기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유튜브를 운영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재단 살림을 위해서다. 한 대표는 “유튜브를 하면 돈이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수익이 생기면 법인에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으로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후원액이 반으로 줄면서 살림이 팍팍해진 상황에서 대표로서 책임감이 커졌다. 만들어 두기만 하고 사실상 방치했던 유튜브 채널은 10개월 전부터 한 대표가 본격적으로 영상을 올리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었다.인생의 심장 다시 뛰게 한 두 번의 수술 한 대표는 선수 시절 기아자동차가 농구대잔치를 7연패하는 데 주역으로 활약했다. 센터로서 큰 키를 이용해 골밑을 지배한 그의 플레이는 팀 전력의 핵심이었다. 워낙 독보적으로 키가 컸던 까닭에 한 대표의 이름은 한때 우리 사회에서 키가 큰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쓰이기도 했다. 선수로서 굵직한 업적을 남긴 이들은 은퇴 후에도 해당 종목의 지도자 혹은 해설가의 길을 걷는다. 한 대표처럼 스타 선수 출신일수록 수요와 기회가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한 대표는 준비된 꽃길 대신 가시밭길인 비영리 나눔사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심장병 어린이를 돕게 된 이유는 아버지와 남동생을 심장병으로 떠나보냈고 그 역시 심장병 수술을 받았던 경험 때문이다. 한 대표의 가족은 마르판증후군(염색체 이상으로 몸 안 섬유질에 이상이 생기는 증후군)이라는 유전 질환을 갖고 있었는데 마르판증후군으로 사망하는 환자 대부분의 사인은 심장마비다. 한 대표는 “남동생 사망 후 나도 검사했더니 심장병이 있어서 수술했고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며 “2000년과 2008년 두 번 수술했는데 첫 번째 수술은 은퇴하고 얼마 안 돼서 내가 비용을 댔지만 두 번째는 심장재단을 통해 수술비를 지원받았다”고 털어놨다. 한때 한국 농구를 주름잡던 선수가 타인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은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한편으로 나눔사업에 대한 그의 눈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수술을 무사히 마친 한 대표에게 사회에 갚아야 할 빚이 생겼다는 생각이 찾아왔다. 그 길로 한 대표는 주변에 조언을 구했고 응원과 격려에 힘입어 2011년 5월 한기범희망나눔을 출범했다.비아냥 이겨 내고 찾아온 나눔의 기쁨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나눔사업이지만 어려움이 많았다. 내성적인 성격의 한 대표가 용기를 내 후원을 요청했을 때 돌아오는 “사기 치는 거 아니냐”, “갈 데까지 갔구나”라는 비아냥은 큰 스트레스가 됐다. 좌절할 만한 상황은 오히려 그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한 대표는 “오기가 생겨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아 가며 후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그에게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유명인이었기에 일단 사람들이 만나 줬고 이야기를 들어준 덕분이다. 한 대표는 “후원 요청을 하러 가면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하는데 내가 가니까 일단 들어오라고 하는 곳이 많았다”면서 “도와주겠다고 하시는 분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한기범희망나눔의 사업은 심장병 어린이 후원, 다문화 가정 어린이 농구 교실, 농구 꿈나무 교육으로 나뉜다. 가장 주된 사업은 심장병 어린이 후원이다. 해마다 두 차례 자선 농구대회를 열어 모인 성금은 한국심장재단,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를 통해 심장병 어린이의 수술을 돕는 데 쓰인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개최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6월 12일에 ‘랜선 자선 농구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나눔을 통해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누린다고 자랑했다. 그는 “나눔은 자기가 뭔가를 가지고 있어야 할 수 있는 건데 나는 농구를 가지고 있으니 농구로 나눔을 하는 것”이라며 “한번은 후원받은 아이를 만났는데 가슴에 뭉클한 감정이 오더라.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최고의 기쁨이었다”고 말했다.와인도 농구도 즐기는 즐거운 인생 나눔은 기본적으로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이다. 자신의 생활을 버릴 각오가 없으면 일을 지속하기 어렵다. 그 과정에서 찾아오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취미 부자’ 한 대표는 예외다. 나눔을 위해 사는 삶이면서도 자신의 삶에 충실하다. 환갑에 가까운 그의 인상이 오히려 주연으로 살던 선수 때보다 밝은 이유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 한 대표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괜찮은 물건이 왔다는 소식이었다. 그 물건의 정체는 다름 아닌 와인이다. 한 대표는 “젊었을 때 술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주치의가 술을 못 먹게 하더라. 그래도 와인 2잔까지는 괜찮다고 하길래 잘됐다 싶어 버킷리스트로 와인 1000가지를 먹는 계획을 세웠다”며 웃었다. 하루 한두 잔은 필수. 좋은 와인을 구하기 위해 매장 직원과 친해지는 것 또한 필수다. 이날까지 마신 와인이 151가지란다. 와인을 이야기하는 한 대표의 눈빛이 나눔에 대해 이야기할 때와는 또 다르다. 한 대표는 “동호회에서 무슨 와인이 좋은지 정보를 얻는다”며 “와인을 마시고 페이스북에 와인에 대한 평가를 올린다”고 말했다. 농구인의 피도 여전하다. 50대로 이뤄진 농구동호회 회원으로 매주 농구를 한다. 한 대표는 “농구를 한번 하고 나면 몸도 가뿐하고 스트레스도 날아간다”며 농구인 본능을 뽐냈다. 세계 시니어농구선수권 대회에 나가려고 준비를 다 했는데 아쉽게도 코로나19 때문에 대회 참가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또 다른 하고 싶은 일이나 희망하는 것은 없는지 물으니 표정이 다시 진지해진다. 한 대표는 “후원과 지원을 받으며 운영하다 보니 코로나처럼 큰 사건이 터질 때 운영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어 불안하더라”면서 “영리사업을 통해 조금 더 재단을 안정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에 가서 나눔사업을 더 하고 싶다. 많은 후원을 부탁드린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후원문의 : 02-3391-7091 yeshan21@hanmail.net후원계좌 : IBK기업은행 02-3391-7091 우리은행 1005-602-125495후원ARS : 060-700-1101(한 통에 3000원)유튜브 채널 : 한기범뻔한농구TV
  • “와인·베이컨·달걀”…치매 없이 100세 쌍둥이 자매, 장수비결

    “와인·베이컨·달걀”…치매 없이 100세 쌍둥이 자매, 장수비결

    와인에 과일 넣어 숙성한 술 즐겨너무 달거나 쓰지 않은 와인 선호 미국에서 100세 생일을 맞은 쌍둥이 자매가 함께 방송에 출연해 장수비결을 공개했다. 20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메릴랜드주의 한 집에서 같이 사는 쌍둥이 자매 에벌린 로와 일레인 포스터는 지난달 31일 100세 생일을 맞았다. 그들은 NBC 방송의 ‘투데이쇼’에 나와 장수비결과 생활상을 소개했다. 혼자서 걷고 기본적인 일 처리도 가능한 쌍둥이 자매는 인터뷰에서 둘의 공통점으로 아이폰과 와인, 베이컨, 달걀을 꼽았다. 평소 컴퓨터 게임도 즐기고 있으며, 매일 아침 베이컨과 달걀을 먹고, 와인 한 잔 정도를 빠짐없이 마신다는 것이다. 포스터의 손녀 체리 키드는 “할머니가 아침마다 베이컨과 계란을 먹는 게 중요하대요. 그리고 맥주랑 상그리아(와인에 과일을 넣어 숙성한 술)를 먹으면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했어요”라고 전했다. 이들의 장수는 유전적인 원인도 크다는 분석이 있다. 자매의 모친도 103세까지 살았다. 이들 자매는 앞서 지난 14일 100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파티에서 똑같은 옷을 맞춰 입고 자녀, 손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로의 손자인 다벨 그린은 할머니들과 함께 살면서 약을 챙겨주고 밥을 해주고 있지만, 그들이 혼자서도 많은 일을 잘 해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100세까지 살게 된다면 우리 할머니들처럼 되고 싶다”면서 “어떻게 이렇게 건강을 유지하는지 물어보면 구체적인 말씀은 하지 않고 와인을 마신다고만 한다”고 말했다. 어떤 와인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포스터는 “너무 달거나 쓰지만 않으면 다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포스터는 “1년에 한 번은 병원에 간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녀 키드는 “할머니들은 해마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제때 식사를 한다. 또 활동적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자신을 돌볼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좋다”고 전했다. 자매 모두 공무원으로 일하다 은퇴했고, 둘의 남편은 모두 먼저 세상을 떠났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봉쇄령이 내려졌을 때는 집 안에서 함께 카드놀이를 하거나 컴퓨터로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中 성장률 18.3%?… 기저효과·물가 감안 땐 고작 0.6%

    中 성장률 18.3%?… 기저효과·물가 감안 땐 고작 0.6%

    중국 정부가 지난 16일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늘었다”고 발표해 199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음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년 동기가 아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성장률이 크게 떨어졌고, 지속적인 생산 증가가 외교 충돌 중인 호주 경제를 돕는 딜레마도 나타나고 있어서다. 1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의 전년 대비 1분기 GDP 성장률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감염병 봉쇄로 인한 기저효과 때문”이라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실제 추세를 알려면 직전 분기(2020년 4분기)와 비교해야 한다”고 전했다. 계절적 요인과 물가변동 등을 감안한 전 분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은 0.6%다. 이는 3개월 전인 지난해 4분기의 3.2%(수정치)보다 크게 하락했다. 후베이성 봉쇄로 중국 경제가 마비된 지난해 1분기를 빼면 최근 10년간 가장 낮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기업들의 산업생산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투자·소비 등 다른 지표는 여전히 기대치를 하회한다. 중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콩 명보도 “지난해 1분기와 올해 1분기를 더한 2년 평균 성장률은 5.0%에 그쳤다. 바이러스 사태 전인 2019년 1분기(6.4%)에 못 미친다”고 했다. 호주 최대은행 커먼웰스뱅크의 라이언 펠스먼 수석경제학자는 “올해 1분기 성장률 ‘18.3%’는 다소 왜곡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중국 경제가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책임론’에서 시작된 중국의 ‘호주 때리기’가 1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가 되레 호주 경제를 돕는 역설적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호주의 주요 수출품인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서다. 이날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중국 칭다오항에서 수입한 철광석 현물가격은 t당 178.43달러를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이 178달러를 넘어선 것은 10년 만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 철광석 가격이 t당 80달러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두 배 넘게 뛰었다. 당초 바이러스 사태로 수요 감소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던 중국 철강업계는 세계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해 원자재 가격이 치솟자 부랴부랴 사재기에 나서 폭등을 부추기고 있다. 가디언은 “중국 정부가 호주산 와인과 소고기, 보리, 바닷가재 등에 고율관세를 부과해 호주 정부가 큰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이를 만회하고도 남는 돈을 벌었다”고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역대 최고 분기 성장에도 웃지 못하는 中, 왜?

    역대 최고 분기 성장에도 웃지 못하는 中, 왜?

    중국 정부가 지난 16일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늘었다”고 발표해 199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음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년 동기가 아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성장률이 크게 떨어졌고, 지속적인 생산 증가가 외교 충돌 중인 호주 경제를 돕는 딜레마도 나타나고 있어서다. 1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의 전년 대비 1분기 GDP 성장률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감염병 봉쇄로 인한 기저효과 때문”이라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실제 추세를 알려면 직전 분기(2020년 4분기)와 비교해야 한다”고 전했다. 계절적 요인과 물가변동 등을 감안한 전 분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은 0.6%다. 이는 3개월 전인 지난해 4분기 3.2%(수정치)보다 크게 하락했다. 후베이성 봉쇄로 중국 경제가 마비된 지난해 1분기를 빼면 최근 10년간 가장 낮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기업들의 산업생산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투자·소비 등 다른 지표는 여전히 기대치를 하회한다. 중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콩 명보도 “지난해 1분기와 올해 1분기를 더한 2년 평균 성장률은 5.0%에 그쳤다. 바이러스 사태 전인 2019년 1분기(6.4%)에 못 미친다”고 했다. 호주 최대은행 커먼웰스뱅크의 라이언 펠스먼 수석경제학자는 “올해 1분기 성장률 ‘18.3%’는 다소 왜곡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중국 경제가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코로나19 책임론’에서 시작된 중국의 ‘호주 때리기’가 1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가 되레 호주 경제를 돕는 역설적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호주의 주요 수출품인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서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중국 칭다오항에서 수입한 철광석 현물가격은 t당 178.43달러를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이 178달러를 넘어선 것은 10년 만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 철광석 가격이 t당 80달러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두 배 넘게 뛰었다. 당초 바이러스 사태로 수요 감소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던 중국 철강업계는 세계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해 원자재 가격이 치솟자 부랴부랴 사재기에 나서 폭등을 부추기고 있다. 가디언은 “중국 정부가 호주산 와인과 소고기, 보리, 바닷가재 등에 고율관세를 부과해 호주 정부가 큰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이를 만회하고도 남는 돈을 벌었다”고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칭따오 마스터 리미티드 비어’ 출시… 딱 2021개

    ‘칭따오 마스터 리미티드 비어’ 출시… 딱 2021개

    주류 수입·유통업체 비어케이는 칭따오가 프리미엄 맥주 ‘칭따오 마스터 리미티드 비어’를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제품은 1903년 설립돼 100년 이상 이어온 칭따오 맥주 역사를 기념하는 제품으로 2021개 한정 출시된다. 알코올 도수는 기존 라거 맥주보다 높은 6%다.와인병을 연상시키는 유리병 전면에는 ‘백 년의 여행’(白年之旅)이라는 문구가 붙었다. 권위와 성공을 상징하는 말 그림도 부착했다. 칭다오 관계자는 “100년 이상의 시간 동안 맥주 양조에 온 힘을 쏟은 칭따오의 철학과 기술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제품의 맥아는 독일에 있는 칭따오 전용 맥아 생산지에서 엄격히 관리 재배된 보리 가운데 4종을 엄선했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중국 칭따오 브루어리로 항공 배송한 후, 48시간 숙성과 5번 굽는 까다로운 공정을 거쳤다. 유럽산 노블 홉을 사용해 우아하고 풍부한 향과 쓴맛의 균형을 맞췄다. 쌀은 도정한지 3일 이내의 신선한 것만을 사용했고, 물은 최적의 산도(pH)와 미네랄 성분 등을 체크한 후, 2회의 적합도 검사를 거쳐 합격한 것을 이용했다. 제품에는 칭따오 브루어리의 최고 비어마스터의 서명이 담긴 품질보증서가 동봉돼 있다. 편의점 등 일부 채널에서 스마트 오더로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병당 4만원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육류·당분·술이 체내 염증 유발 주범

    육류·당분·술이 체내 염증 유발 주범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의대, 흐로닝언대 부속병원 공동연구팀은 육류, 가공식품, 술, 당분이 나쁜 장내미생물 군집을 만들어 체내 염증을 유발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거트’ 4월 1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장 질환자 554명, 장 질환이 없는 일반인 871명을 대상으로 장내미생물 분포와 숫자, 평소 식단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감자튀김, 마요네즈, 청량음료, 패스트푸드 등 가공식품과 육류, 당분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 술 등은 장질환뿐만 아니라 당뇨, 관절염, 심혈관질환 등 염증성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견과류, 등푸른 생선, 과일, 야채, 콩류, 와인, 커피, 요구르트 등은 장내미생물의 종류와 숫자를 풍부하게 만들어 체내 염증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벤치 합석 하실래요?”…방역 수칙 비웃는 봄날 ‘노상 술판’

    “벤치 합석 하실래요?”…방역 수칙 비웃는 봄날 ‘노상 술판’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600명 이상 쏟아지며 ‘4차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방역 경계가 느슨해진 시민들은 따뜻해진 봄날씨를 즐기러 거리로 쏟아졌다. 밤 10시가 넘어서도 벤치에서 술을 마시거나, 공원에서 5인 이상이 모여 모임을 갖는 등 곳곳에서 방역 구멍이 발견됐다. 서울신문은 지난 9일 ‘불금’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시민공원 일대에서 방역 사각지대를 살펴봤다.한강의 계절이 돌아왔다…돗자리 깔고 모여든 시민들 대표적인 야외 모임 장소인 한강공원은 날씨가 풀리자 ‘치맥’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4명을 넘지 않는 선에서 1m 거리두기를 지키며 모이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를 어기고 5인 이상이 모인 경우도 눈에 띄었다. 한강공원 내 편의점 앞 테이블에서 다른 친구 4명과 함께 총 5명이 모여 컵라면과 김밥을 먹던 고등학생은 “친구들과 매주 한강으로 운동을 나온다”면서 “5인 이상 집합금지 수칙은 알고 있지만, 운동을 마치고 너무 배고파서 얼른 먹고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에는 5명 이상 모이지 않겠다”고 황급히 덧붙이기도 했다. 모임 인원을 쪼개 서로 다른 돗자리에 앉는 ‘돗자리 쪼개기’도 등장했다. 음식점에서 같은 일행이 테이블을 4명씩 쪼개 앉는 ‘테이블 쪼개기’의 돗자리 버전인 셈이다. 이날 반포한강공원에 모인 대학생 9명은 돗자리를 세 개 펼치고 2인, 3인, 4인이 따로 앉으면서 5인 미만 방역 수칙을 피해가려는 ‘꼼수’를 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돗자리만 다를뿐 수시로 5명 이상 가까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자리를 서로 바꿔 앉으며, 함께 모여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일반 음식점의 영업 제한 시간인 오후 10시가 지나도 한강에 자리잡은 시민들은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후 10시가 넘자 오히려 5명 이상 집합금지 원칙을 위반한 ‘삼삼오오’ 모임이 곳곳에서 더 쉽게 눈에 띄었다. 반포한강공원 내 편의점 앞 라면기계에는 오후 10시가 넘은 시간에도 10명 이상이 줄을 서기도 했다. 편의점 직원은 “금요일과 주말에는 손님들이 너무 많이 와 정신 못 차릴도록 바쁘다. 날씨 풀리면서 더 많이들 온다”고 귀띔했다.오후 10시 넘자 공원 벤치 ‘만석’ 홍대입구역과 연남동 일대는 오후 10시가 넘자 더 ‘핫’해졌다. 일반 음식점과 주점 등에서 1차를 마친 사람들이 경의선 숲길 공원에서 2차·3차 ‘노상 술판’을 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공원에 모인 사람들은 벤치를 식탁 삼아 바닥에 앉아 모임을 이어갔다. 벤치 위에는 맥주캔과 일회용 와인잔이 널려 있고 과자, 떡볶이, 피자 등 다양한 안주가 즐비했다. 담요까지 가져와 이를 벤치에 펼쳐 본격적으로 야외 술판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오후 8시쯤 곳곳에 비어있던 공원 벤치는 10시가 넘자 만석이 됐다. 자리가 없어 술병을 들고 방황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닭강정 등 포장 판매에 주력하는 가게들은 오히려 오후 10시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일반 주점들도 문을 닫지 않은 채 ‘포장 가능’을 내걸고 영업을 계속했다. 벤치가 음식점 테이블 구실을 하게 되면서 ‘벤치 헌팅’을 하는 20대들도 있었다. 20대 여성 세 명이 벤치에 나란히 앉에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발견한 20대 남성이 “여기서 대각선 방향 벤치에 저희 셋이 왔는데 괜찮으시면 같이 먹자”고 접근했다. 5인 이상 집합금지와 오후 10시 이후 영업제한이 만들어낸 새로운 풍경인 셈이다. 벤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한 칸씩 띄워 앉도록 중간중간 진입금지 표시를 붙여놨지만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오히려 진입금지 벤치에 앉아서 마스크를 끼고 대화하는 일행은 방범초소에게 주의를 받고, 바로 옆에서 마스크를 벗고 여러 명이 술을 마시는 일행은 제지하지 못 하는 웃지 못할 현상도 보였다. 자정이 다가오자 경찰이 순찰차 타고 공원 일대를 돌며 스피커로 “정원에 모여있는 분들 해산하세요”라고 공지했지만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람은 찾기 어려웠다. 경의선숲길 방범초소에서 계도 업무를 하는 김모씨는 “봄이 되며 사람들이 3~4배는 늘어났다. 해가 지면 편의점에서 술을 사와 벤치나 바닥에서 술판을 벌이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최근 홍대에 술만 사오는 가게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처럼 사람이 많아질수록 협조를 받기 더 힘들다. 계도를 한다고 하지만 오후 10시 이후 밖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계도하지 못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방역이 느슨해진 상황에서는 지금처럼 확진자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경각심이 느슨해지니 감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상황에 맞는 새로운 방역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코로나 끝났나요?” 쇼핑몰 바글바글…대기줄 다닥다닥[이슈픽]

    “코로나 끝났나요?” 쇼핑몰 바글바글…대기줄 다닥다닥[이슈픽]

    화창한 주말, 쏟아져 나온 시민들쇼핑몰 ‘북적’…카페 대기인원 수백명방역 의식 실종된 모습도 종종 보여 한낮 기온이 17도로 올라 화창한 주말 날씨를 보인 10일 서울 곳곳의 공원과 쇼핑몰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 가운데 충분한 거리를 두지 않거나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등 방역 의식이 실종된 모습도 확인됐다. 서울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사흘 연속 200명대를 기록 중이다. 이날 낮 12시 30분쯤 서울 영등포 더현대서울은 가족과 친구, 연인 단위로 나온 시민들이 마구 뒤엉켜 발걸음을 옮기기 어려울 정도였다. 한 카페에선 음료를 마시지 않을 때도 마스크를 내리고 대화를 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직원이 자리로 와 마스크를 제대로 써 달라고 요구하면 마지못해 마스크를 썼지만, 직원이 떠나자마자 다시 마스크를 내리고 이른바 ‘턱스크’를 하거나 아예 벗어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 앞엔 10여명이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다닥다닥 줄지어 서 있었다. 이 가게의 전자 대기 명부엔 자그마치 246팀, 496명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각 서울 광진구 화양동 ‘맛의 거리’는 점심을 먹으러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인근 횡단보도에는 마스크를 내리고 테이크아웃한 음료를 마시며 거리를 걷는 이들도 많았다.동작구 보라매공원엔 주말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많았고 오후가 되면서 기온이 오르자 찾는 사람이 더 늘었다. 공원 내를 거니는 사람들과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어린아이들은 대체로 마스크를 벗고 뛰어다니고 있었다. 테이블이나 벤치에 앉은 사람 중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이들은 음식을 먹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아예 벗어놓은 모습이었다. 공원 입구에는 ‘음주청정지역’이라는 팻말이 걸려있지만 와인 등 술을 마시는 모습도 목격됐다.영등포구 여의도공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돗자리 간 간격은 넓은 편이었지만 앉아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편의점 앞 8개 테이블에 모여앉은 사람들도 전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 677명 발생했다.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579.3명으로 전날 559.1명에서 20.2명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으로 보면 31일째 거리두기 2.5단계(1주간 지역발생 일평균 400~500명 이상)에 부합했다. 다만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지 않고 유지하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면 파급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일률적으로 규제하면 방역수칙을 잘 준수한 업주와 업종은 선의의 피해가 발생해, 위험 요인이 높은 곳에 대해 집중적으로 방역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종락의 시시콜콜] 세계 10대 해안 트레일로 선정된 제주 올레길

    [이종락의 시시콜콜] 세계 10대 해안 트레일로 선정된 제주 올레길

    액티브 트레블러 매거진, 세계 두번째로 꼽아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 등과 어깨 나란히‘걷기 붐’ 타고 4500㎞ ‘코리아 둘레길’도 조성중제주의 올레길이 세계적인 트레킹 코스로 인정 받았다. 영국 아웃도어 여행잡지 ‘액티브 트레블러 매거진’(Active Traveler Magazine)은 최근 세계 10대 해안 트레일을 선정하면서 1700㎞의 ‘프랑스 GR34’에 이어 두번째로 제주 올레길을 멋진 트레일 코스로 소개했다. 아시아권에서 유일하게 세계 10대 해안 트레일로 선정된 제주 올레길은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뉴질랜드 밀포드 트랙’(Milford Track), 원시 하와이를 만날 수 있는 ‘하와이 칼랄라우 트레일’(Kalalau Trail) 등 세계 유명 트레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액티브 트래블러 매거진은 제주 올레길에 대해 “보물섬 제주도에서 왕관의 보석과 같은 길”이라고 극찬했다. 이 잡지는 이어 “21개의 산책로로 구성된 이 코스는 해안선을 따라 깊고 짙푸른 바다와 한라산이 내부로 솟아 오르는 끝없는 전경이 펼쳐진다”면서 “트레일 코스 주변으로 368개의 오름이 있어 언제든 여행객들을 코스 밖으로 유혹한다”고 소개했다.제주 올레는 이미 2010년부터 해외에 올레길을 알리는 사업에 주력해왔다. 스위스 레만 호수 와인길(11㎞), 영국 내셔널 트레일 ‘코츠월드웨이∼더슬리 스틴치콤 언덕길’(5.5㎞)과 ‘우정의 길’ 협약을 맺었다. 지난 2011년 캐나다 브루스트레일 구간, 2012년 일본 규슈 지방에 제주올레 길을 냈다. 규슈는 ‘올레’라는 이름 사용과 코스 개발 등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제주올레에 매년 100만엔(약 14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이 잡지가 선정한 또 다른 세계 해안 트레일 코스는 이탈리아 ‘아말피 해변 트레일’(Sentiero degli Dei), 캐나다 밴쿠버섬의 ‘West Coast Trail’, 노르웨이 ‘Length of Lofoten’, 남아프리카공화국의 ‘Wild Coast Hiking Trail’, 터키의 ‘Lycian Way’, 영국 웨일스 ‘Pembrokeshire Coast Path’ 등이다. ‘액티브 트래블러 매거진’은 도보여행·등산·카약·세일링 등을 즐길 수 있는 세계 야외 활동 명소와 관련 장비 등을 소개하는 전문지다. 유럽 도보여행길 10선, 세계 자전거 길 10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이킹 풍경 10선 등을 연재하고 있다.지난 2007년에 만들어진 제주 올레길이 14년만에 세계적인 트레일 코스로 선정된 것처럼 지금 전국 각지에는 여러 트레일 코스가 각광받고 있다. 동해안의 해파랑길과 남해안 남파랑길이 개설된 데 이어 서해안과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 등을 잇는 4500㎞에 달하는‘코리아둘레길’이 조성중이다. 지방자치단체도 앞다퉈 트레일 코스를 개장하고 있는 데 서울의 둘레길, 경기옛길, 지리산 둘레길, 소백산 자락길 등이 걷기 여행 코스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빵집으로, 정육점으로, 시장으로… 와인의 이유 있는 외출

    [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빵집으로, 정육점으로, 시장으로… 와인의 이유 있는 외출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현상, ‘홈술’ 문화의 영향으로 와인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오프라인 와인 소매점들이 다채롭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통주, 지역 특산주를 제외한 주류는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없기에 최근 와인숍들의 변신은 곧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단순히 와인을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재미까지 느낄 수 있는 가 볼 만한 와인숍들을 꼽아 봤습니다.●빵과 정육점의 컬래버레이션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딜라이트스퀘어에는 약 120평 크기의 대형 와인숍 ‘스타보틀 와인마켓’이 오픈했는데요. 제빵 브랜드인 ‘드렁큰파운드’와 손을 잡고 와인과 함께 빵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매장을 꾸몄습니다. 또 지난 4월 동탄에는 정육점과 결합해 고기와 와인을 동시에 구매할 수 있는 콘셉트의 매장이 새로 생겼고요. 와인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식재료나 음식을 함께 판매해 ‘홈술’족들의 발걸음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입니다. ●와인 레스토랑 매장 와인을 숍에서 골라 가져가면 주문한 요리와 함께 추가 요금 없이 마실 수 있는 레스토랑형 매장도 있습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과 무역센터점, 여의도 더현대점 등이 대표적인 와인숍&레스토랑 매장인데요. 스테이크, 파스타 등 와인에 곁들여 먹는 20여종의 요리를 함께 판매하는 ‘레스토랑’과 한 잔씩 구매해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인바’, 와인 동호회 행사·시음회 등을 진행하는 ‘커뮤니티 라운지’ 등을 갖추고 있어 요즘 3040세대 사이에서 강남·여의도 지역의 새로운 ‘만남의 광장’으로 자리잡고 있답니다.●재래시장에 들어온 와인 최근엔 와인숍이 재래시장까지 들어와 시장에서 파는 각종 음식과 페어링을 할 수 있게 됐답니다. 서울 중구 신당동 중앙시장의 작은 와인 가게 ‘난 절대 안주하지 않아’는 매장 안에서 와인만 주문하면 나머지 음식을 시장에서 사 와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가게를 필두로 현재 와인 대중화 흐름을 타고 재래시장 내 와인숍들이 차례로 생길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음달 종로의 광장시장에도 와인숍 오픈이 예정돼 있으며 한 와인 수입업체는 노량진 수산시장에 와인 매장 오픈을 계획 중이랍니다. 와인의 재래시장 진출은 소비층이 확실히 넓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겠죠.●전문성과 테마를 갖춘 와인숍 내추럴와인만을 다루는 독특하고 작은 와인숍도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내추럴와인이란 포도 농사를 짓고, 수확한 포도를 와인으로 양조하는 과정에서 인공 첨가물을 넣지 않고 생산한 와인을 뜻합니다. 대형 와이너리에 비해 연간 생산량 자체가 적고, 매해 와인의 맛이 균일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지만 이미 수년 전부터 국내에서 탄탄한 마니아층이 형성된 장르의 술이죠. 내추럴와인숍 ‘비노스앤’은 판교 본점에 이어 지난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분점을 냈는데 내추럴와인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네요. 내추럴와인의 특성상 보관이 까다로운데 이곳에서 파는 와인은 일정 기간 이상의 숙성을 거쳐 맛이 제대로 들었을 때만 손님에게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내추럴와인에 호기심이 들거나 잘 익은 내추럴와인을 맛보고 싶은 마니아라면 한 번쯤 가 볼 만합니다.macduck@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와인 장기 숙성, 과연 필요한 일일까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와인 장기 숙성, 과연 필요한 일일까

    종종 딜레마에 빠진다. 더이상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마지막 남은 한 병의 와인을 팔 것인가, 아니면 보관해 두고 언젠가 내가 마실 것인가. 보통 이런 와인들은 한번에 수만 병씩 만들어 내는 대형 와이너리의 와인이 아니라 수천 병 내외를 생산하는 소규모 생산자의 와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와인은 보관해 둘 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더 나아가 와인을 바로 마시지 않고 보관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와인에 딱히 흥미가 없다 해도 와인을 오래 묵혀 두고 먹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만든 지 100여년 지난 와인을 오래된 창고나 난파된 배에서 발견하고 들뜬 마음에 코르크를 따 마셔 보았는데 식초가 되어 있었다는 건 해묵은 구전동화다. 요즘 나오는 와인은 어지간해선 식초가 되는 법은 없다. 그러니 무조건 오래 둔다고 와인의 맛이 반드시 좋아지리란 법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 와인은 왜 묵히거나 장기간 보관해 두고 마신다는 개념이 생겨났을까. 왜 맥주나 소주는 묵혀 두고 마신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오크통에서 병으로 옮긴 이후부터 더이상 숙성이나 변질이 되지 않는 위스키와 달리 와인은 병 안에서도 변화를 겪는다. 코르크 마개로 꼭꼭 막아 액체가 새지는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세한 공기가 코르크 입자 사이를 오가며 병 안에 담긴 와인과 계속 반응한다. 과학시간에 배웠던 산화 반응이다. 와인이 산화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변화가 진행된다. 변화는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 대개 긍정의 상승곡선을 타고 올라가다가 서서히 내려가 부정의 끝에 도달한다고 이해하면 쉽다. 사람처럼 유년기를 거쳐 청년기를 지나 중년기를 맞고 장년기에 다다르는 셈이다.한 병의 와인엔 전성기가 존재한다. 향과 맛이 가장 강렬한 힘을 뽐낼 때다. 병을 열자마자 전성기를 맛보면 좋으련만 와인은 처음부터 전성기를 보여 주지 않는다. 와인 잔에 와인을 따르자마자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쉴 새 없이 잔을 돌려본 적이 있는가. 잔을 돌릴수록 와인은 공기와 빠르게 만난다. 만약 금방 딴 와인에서 이렇다 할 향이나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아직 전성기에 다다르지 않았다는 의미다. 잔 돌리기가 이럴 때 필요하다. 공기와 접촉시켜 전성기에 빠르게 이르게 하는 방법이다. 공기와 너무 접촉하면 전성기가 금세 지나버리니 계속 돌려 가며 마실 필요는 없다. 와인을 바로 열어 먹지 않고 보관해 둔다는 건 천천히 산화를 진행시켜 전성기가 자연스럽게 오기를 기다리겠다는 뜻이다. 아직 오지 않았지만 전성기에 다다르면 그 어떤 와인보다 강렬한 향과 맛을 보여 주는 와인을 흔히 ‘잠재력’ 있는 와인이라 한다. 꼭 들어맞진 않지만 고가의 와인일수록 전성기 때의 힘이 강렬하고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이쯤 되면 궁금증이 하나 생길 수 있다. 아직 열어 보지 않은 와인의 전성기는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전문가의 의견도 있지만 제법 여유가 있는 와인 애호가들은 잠재력이 있다고 소문난 같은 와인을 여러 병 사두고 스스로 판단하는 행위를 즐긴다. 우선 한 병을 마셔 보고 전성기가 지금인지, 나중인지 나름 판단을 한 후 연 단위 시차를 두고 하나씩 맛보는 것이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연 단위로 맛을 보면 과연 비교를 할 수 있을지 조금 의문이 들긴 하지만, ‘시음 적기’를 맞히는 건 꽤 흥미가 가는 일이다. 물론 아끼다 적기를 놓쳐버려 안타까울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가끔 자녀의 출생 같은 뜻깊은 해를 기념하기 위해 특정 연도의 와인을 구해 십수년 뒤에 따서 마시겠노라는 장면도 목격된다. 취지는 이해하지만 기왕 오래 묵혀 둔다면 일단 두 병을 사서 한 병은 꼭 미리 마셔 보자. 과연 십수년 지나도 전성기를 여전히 뽐낼 수 있는 와인일지 확인해 보자는 것이다. 오랫동안 기다린 와인의 맛이 전성기를 한참 지나 맹숭맹숭한 것보다는 마셨을 때 놀라움을 자아내게 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란 노파심에서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면 와인을 보관해야 할까의 문제는 와인의 전성기를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열어서 억지로 전성기를 맞게 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임을 이해했을 것이다. 단지 희귀하다는 점에서 와인을 보관해 둔다는 건 사실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와인은 셀러에 누워 있거나 진열장에 서 있을 때보다 좋은 사람들과 마셨을 때 그 즐거움이 크니 말이다. 마지막 남은 와인은 기꺼이 그 가치를 알아주는 이에게 드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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