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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8억원짜리 ‘초호화 초콜릿’ 日서 판매

    88억원짜리 ‘초호화 초콜릿’ 日서 판매

    발렌타인데이를 3주일 앞두고 일본 각 초콜릿 회사들은 연인들의 마음을 잡기위해 기발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고급 다이아몬드를 사용해 만든 특제 초콜릿과 최고급 와인이 들어간 초콜릿 상품이 선보여 눈길을 끌고있다. 가장 먼저 소비자들의 시선을 끈 것은 2008개의 아프리카 사반나(Savannah) 다이아몬드가 사용된 특제 발렌타인 초콜릿(사진 위). 총중량 200kg의 이 초콜릿은 무려 10억엔(한화 약 88억 4천만원)으로 최근 도쿄의 한 판매점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 상품은 총 200캐럿(1캐럿은 보석 200mg의 질량)의 다이아몬드와 고급 초콜릿으로 만들어졌다. 초원처럼 꾸며진 가로 90cm·세로 85cm 공간에는 초콜릿으로 만들어진 미니어처 동물이 놓여져 있다. 이외에도 2알에 3150엔(한화 약 2만 8천원)하는 ‘초콜릿 알(사진 아래)’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있다. 스위스에서 직수입한 초콜릿 속에 최고급 와인으로 분류되는 보르도산 샤또 빼뜨뤼(Chateau Petrus)와 화이트와인의 권좌 샤또 디켐(Chateau d’Yquem)이 들어가 있어 맛이 일품이라는 평이다. 사진=미쓰코시·우리하라 그룹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여행·레저 단신]

    ●스키장 이벤트·할인행사 풍성 용평리조트는 26일 ‘처음처럼, 세이킹 댄스 배틀 결선대회’를 개최한다. 치열한 예선전을 뚫고 올라온 10개 팀이 댄스배틀을 벌인다. 소녀시대와 다이나믹 듀오 등의 축하공연도 준비됐다.무주리조트는 2월17일 ‘제3회 스노보드 동호회 연합대회’를 개최한다. 스노보드 점프실력을 감상할 수 있는 알리대회와 엽기복장 대회, 불꽃라이딩 등 색다른 볼거리가 펼쳐질 예정이다.휘닉스파크는 콘도내 양식당 르블루에서 ‘르블루 와인파티’를 운영한다. 매일 오후 7∼11시.1인당 1만 8000원(부가세 별도). 참가자에게는 영화예매권 1장이 제공된다.비발디파크는 1월29일∼2월3일 달마배 하프파이프 대회 등 다양한 보드 및 스키대회를 개최한다. 총 상금 5000만원과 무료숙박권 등 경품도 준비했다. 행사 기간 중 외국 스키강사들의 강습도 열린다.양지파인스키밸리는 26일 영화 ‘라디오 데이즈’시사회,27일 박준형, 정종철 등 ‘갈갈이 사단’ 개그맨들이 총출동하는 팬사인회 등 행사를 준비했다.27∼29일에는 용인시에 거주하는 소년소녀가장 등 300여명을 초청해 ‘파인 행복나눔 스키캠프’도 연다. 현대성우리조트는 2월15∼17일 세계 20개국 350명이 참가하는 스노보드 월드컵을 개최한다. 스노보드 크로스, 하프파이프, 평행회전 등 3개 종목.12일부터 공식 트레이닝 일정이 시작된다.●오스트리아 관광청 연례 워크숍 오스트리아 관광청은 3월3∼4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18회 오스트리아 워크숍을 연다. 프레스 콘퍼런스(3일)와 워크숍(4일)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빈의 ‘와인’, 잘츠부르크의 ‘맥주’, 그라츠의 ‘초콜릿’ 등을 만나는 특별한 시간도 마련했다.●오사카로 민박텔 떠나볼까 넥스투어(www.nextour.co.kr)는 ‘일본 오사카 3∼5박 민박텔’ 상품을 선보였다. 최저 36만 9000원부터.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을 2명이 갈 경우,1명은 무료 입장이다.(02)2222-6651.●쥐띠 두 명이면 한 명 공짜 경기도 퇴촌 스파그린랜드(www.spa greenland.co.kr)는 쥐띠해를 맞아 소원성취 복주머니 달기, 포춘쿠키 전달 등 행사를 벌인다. 고객 중 쥐띠가 2명 이상이면 1명은 무료입장이다.2월1∼10일.(031)760-5727.
  • 1000만원짜리 福?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아직도 한겨울이지만 주요 백화점들이 설 선물용으로 내놓은 1000만원짜리 상품권 선물 세트는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롯데백화점측은 23일 “상품권 1000만원어치로 구성된 프레스티지 상품권 2500세트(250억원)를 준비했다.”면서 “1200세트 이상이 팔렸다.”고 밝혔다.프레스티지 상품권에는 50만원 상품권 20매에다 10만원권 3매와 시네마 관람권이 덤으로 들어가 있다. 상품권 100만원어치로 구성된 복 상품권 1000세트(10억원)는 선을 보인 지 보름만인 지난 21일 매진됐다. 복 상품권에는 상품권 100만원어치와 프랑스산 와인으로 이뤄졌다. 롯데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상품권 1000만원어치를 사면 30만원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품권 수요가 많은 법인 고객이 프리스티지 상품권을 선호하는 것 같다.”면서 “구매자의 80% 이상은 법인”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상품권 1000만원어치를 사면 상품권 30만원을 덤으로 주는 설 선물용 상품권 세트를 각각 700세트와 500세트를 내놓고 판매중이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와인·전통주 설 선물 코드는 ‘웰빙’

    와인·전통주 설 선물 코드는 ‘웰빙’

    와인·전통주 업계가 설선물 세트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판촉전이 뜨겁다. 웰빙 열풍을 몰고 온 와인업계의 설선물 세트는 프랑스외에 이탈리아·스페인·칠레산 등으로 다양하다. 가격대도 비교적 저렴해 ‘웰빙 세트’로 인기다. 카르멘 클래식 세트(사진 왼쪽·칠레1호)는 4만원대로 실속파들을 겨냥했으며, 산타리타 메다야 레알 세트(칠레3호)는 상큼한 과일향과 깔끔한 뒷맛이 인상적이다. 가격대는 8만 5000원대. 고품격의 프리미엄 와인인 반피 세트(명품 6호)는 세계 와인애호가들로부터 격찬받는 반피사의 베스트셀러 2종인 반피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와 포지오 알레무라로 구성돼 있다.27만원대다. 하이트진로 계열사인 하이스코트는 지난해 11월 선보인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고급 와인을 유통하는 ‘라보에루아’의 와인을 포함해 9종의 선물세트를 추가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라보에루아는 ‘1등석 와인’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추가된 세트는 부르고뉴 1·2호(오른쪽·2만 5000∼4만 9000원)와 프티비스트로 특호(2만 8000원) 등 유럽 와인 4종과 실버오크 알렉산더 밸리·투미 세트(32만원) 등으로 구성된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 프리미엄 1∼4호 4종, 칠레와인 3호(4만 8000원) 1종 등이다. 아영FBC는 3만∼5만원대의 샤토기봉 레드&화이트,7만∼10만원대인 실바너아이스 와인, 샤토미르·옵티마 등을 내놓았다. 국순당 등 전통주도 설선물세트를 선보였다. 국순당은 해외시장에서 각광받는 ‘강장백세주 선물세트’1·2호를 4만 5000원과 3만원에 출시했다. 강장 백세주는 매년 일정량만 한정 생산하는 프리미엄급 약주로, 알코올 도수 15도에 용량은 1병에 700㎖다. 과실주 타입의 ‘명작 VIP세트’도 눈길을 끈다. 가격대는 1만 7800원에서 2만 6000원이며, 모든 선물 세트에는 소믈리에 나이트 타입의 와인오프너를 선물로 준다. 두산주류는 청주의 대명사인 ‘백화수복’(700㎖ 4500원,1800㎖ 9500원)과 설화 1·2호(1호세트 4만 400원,2호세트 3만 1400원) 및 정통 매실주로 인기있는 설중매 세트(1만 1000∼1만 8000원)로 패키지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상암경기장 모임명소 됐다

    상암경기장 모임명소 됐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이철균(39)씨는 이달초 한나절 동안의 특별한 신년회를 위해 직원들과 함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행사장은 4층 스카이박스에 있는 소회원실. 직원 표창과 함께 신년인사를 나눈 뒤 대형 통유리창을 통해 녹색 그라운드를 내려다보며 와인 파티를 열었다. 축구장의 대형 전광판에는 직원들의 새해다짐을 담아 제작한 동영상이 흘러나와 웃음꽃을 피웠다 ●와인파티에서 찜질방까지 스카이박스를 나와 다음으로 찾은 곳은 축구장 안에 있는 복합상영관. 단체로 영화관람을 하고 바로 옆 찜질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씨와 직원들은 묵은 때를 벗겨내고 수다를 떨면서 배가 출출한 저녁 시간을 맞았다. 축구장 2층 뷔페에서 푸짐한 만찬을 즐겼다. 뷔페 식사에 반주까지 곁들여 왁자지껄 떠들었다. 기분 좋게 취한 뒤 월드컵경기장 근처인 홍대앞 클럽으로 옮겨 확실하게 ‘몸’을 풀었다.30대가 대부분인 직원들은 열광하며 사장인 이씨의 이름을 연호했다. 한나절에 걸친 이색 신년회는 그 뒤에도 한동안 화제가 됐다. 이씨는 “잦은 야근과 휴일 근무에 시달린 직원들을 위해 평일 근무시간을 이용해 행사를 가졌는데 효과가 만점이었다.”면서 “상암 경기장이었기에 가능한 ‘패키지 신년회’였다.”고 말했다.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새 모임 명소로 떠오르면서 지난 연말에만 76건의 행사가 치러졌다. 이 중 61건은 직장인들의 단체모임이었다. ●전광판에는 UCC 상영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18일 “지하철역과 연결되고 시설물 내부에 영화관·수영장·찜질방 등 편의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젊은이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축구장의 메인 전광판을 이용한 ‘이벤트’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상암 경기장만의 강점. 사진이나 동영상 상영은 물론 캠코더를 이용한 실시간 중계도 가능하다. 젊은 남성이 여성에게 청혼할 때도 전광판을 이용한다. 여성들은 자신의 모습이 대형 동영상에 비치면 깜짝 놀라며 감격한단다. 이 때문에 전광판이 훤하게 보이는 고층 스카이박스는 사전 예약이 필수다. ●토론회장 등으로도 연중 개방 최근엔 기업이나 학교의 워크숍·토론회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리셉션홀은 102만원을 내고 하루종일 사용할 수 있다.100명까지 수용하는 프레스센터는 39만원, 빔 프로젝트와 스크린, 음향설비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경기장 이용 신청이 늘면서 시설공단은 연초와 연말에만 빌려주던 경기장 시설물을 올해부터 1년 내내 개방하기로 했다. 예약 문의나 신청은 월드컵경기장사업단 홈페이지(seoulworldcupst.or.kr)나 전화(02-2128-2973)로 접수한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맛있는 요리에 소품도 파는 강남 일대 이색 레스토랑

    맛있는 요리에 소품도 파는 강남 일대 이색 레스토랑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가 독특한 소품에 눈이 꽂히는 일이 종종 있다.‘저런 걸 어디서 살까. 분명히 비쌀 거야.’ ‘그림의 떡’으로 여길 만한 그 소품들을 의외로 손쉽게 건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밥 먹던 그 자리, 그대로 앉아서 “웨이터∼”만 외치면 되는 것. 무슨 말이냐고? 좀더 새롭고 색달라야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무한 경쟁시대, 레스토랑이나 카페들은 이제 차나 음식만을 팔지 않는다. 가게 천장에 달린 화려한 샹들리에에서부터 벽에 걸린 액자나 장식물, 등을 받치고 있는 실크 쿠션 등 예쁜 소품들도 속속 ‘메뉴’에 올려 놓고 있다. 누가 사겠냐고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무데서나 살 수 없는 희소성 때문에 지갑을 여는 손님들이 꽤 많다. 게다가 일반 백화점이나 인테리어 매장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어 더욱 좋다. 이런 유행을 주도하는 곳은 단연 서울의 강남 일대. 유명 카페들이 즐비한 신사동 가로수길에 얼마 전 문을 연 아시아 퓨전 요리 레스토랑 ‘아시안라운지’는 음식도 음식이지만 뉴욕, 상하이, 방콕, 도쿄 등지에서 구입한 인테리어 소품들로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주인인 제이 송(35)씨는 “다른 카페와 차별화도 시도하고 평소 관심이 많았던 인테리어에 관한 정보 등을 손님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한편에 소품 진열대를 설치했다. 가장 ‘강추’하는 제품은 태국 유명 실크 브랜드 ‘짐 톰슨’의 쿠션들. 오묘한 빛깔을 뽐내는 쿠션은 2만 5000∼3만 5000원(솜 포함)이면 살 수 있다. 백화점에서는 8만원 정도 줘야 한다. 갖가지 모양의 캔들 라이트나 부처님 손바닥을 응용한 와인렉도 1만∼5만원 정도로 부담이 없다. 또 다른 카페 ‘가로수 맨션’은 향수에 젖게 하는 물건들로 한쪽 벽면을 채우고 손님들을 유혹한다. 옛날 다이얼식 전화기, 수동 카메라, 트랜지스터 라디오들에 심지어 고전적인 연필깎이까지 빼곡히 들어찬 진열장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테리어 전문가인 추신환씨와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는 주혜준씨가 의기투합해 문을 연 이곳은 미국과 일본에서 구해온 소품들을 팔기도 하지만 TV 드라마나 화보 촬영용으로 대여도 한다. 수집가들이 군침을 흘릴 만하지만 다소 값나가는 ‘골동품’과 1만원 안팎인 장난감 같은 생활 소품들이 한자리에 있는 것이 재미를 준다. 이곳은 특이하게 꽃가게 ‘플라워 봉봉’까지 지붕을 나눠 쓰고 있었는데 카페는 꽃향기가 진동해 좋고, 손님과 꽃가게는 쉽게 만날 수 있으니 요모조모 ‘윈-윈’이 아닐 수 없다. 가로수길에 위치한 또 한 곳 ‘블룸앤 구테’도 꽃을 파는 카페로 유명하다. 학동사거리에 위치한 와인바 ‘어라운드코너’에서는 가방, 신발, 화장품 등 패션 소품들을 판다. 주인장이 미국에서 발품 팔아 사온 터라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나만의 물건을 찾아 오는 손님들이 예상 밖으로 많아 소품 매장을 확대하기 위해 조만간 더 넓은 공간으로 이사갈 계획이라고 한다. 이밖에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빈’의 경우 강남 매장 몇 곳에 패션 액세서리 코너를 같이 운영하는가 하면 ‘홈스테드 커피’도 리빙 소품까지 들여놓고 고객들의 작은 쉼터로 자리매김 중이다. 글·사진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국민만화가 이원복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국민만화가 이원복 교수

    ‘사이(間)의 예술’이라고 한다. 미국의 스콧 매클루드(48)는 만화계 천재이자 만화이론을 체계화한 학자로 유명하다.1993년 출간된 그의 저서 ‘만화의 이해’는 전세계 15개국의 언어로 번역돼 지금도 각국에서 스테디셀러로 읽히고 있다. ●‘먼나라 이웃나라´ 1300만부 이상 팔려 그는 2003년 한국을 방문, 만화산업의 미래를 진단한 바 있다. 이때 만화가 형편없는 상업주의의 소산이라고 치부하는 경향을 의식하면서 21세기 문화산업의 축이라고 여겨지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파했다. “위대한 글과 그림이 결합하면 이야기를 서술하는 데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그게 가능한 것이 바로 만화다. 장면을 명확하게 묘사하는 역할을 그림이 맡아주면 글은 보다 넓은 영역을 탐색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만화의 강점이다.” 그러면서 칸과 칸 사이의 공간이야말로 마술과 미스터리가 일어나는 원천이라고 역설했다. 만화를 그저 오락물이나 심심풀이로 여기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매클루드의 말처럼 만화는 분명 무한한 상상력과 흥미진진함을 던져주기에 인류역사와 함께 꾸준히 발전해왔다는 것이다. 오늘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여전히 즐기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으로, 어른들은 옛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생각나게 한다. 이쯤해서 문득 떠올려지는 인물이 있다. 다름 아닌 국민만화가로 유명한 이원복(62) 덕성여대 교수.‘먼나라 이웃나라’‘가로세로 세계사’‘부자국민 일등경제’‘신의 나라 인간나라’ 등 그가 펴내는 만화마다 대부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특히 ‘먼나라 이웃나라’는 1987년 초판 이래 현재까지 무려 1300만부 이상 팔리는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됐다. 또한 영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등으로 번역출간돼 해외에도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이 교수는 천대받던 만화시장에서 어른들도 즐기는 교양만화의 장르를 개척해냈음은 물론, 글로벌시대의 문화통역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한눈에 쏙쏙 들어오는 그림 속에 그만의 해박한 지식을 담아 많은 학생들의 세계사 공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서울 강남의 집필실에서 이 교수를 만났다. 캐나다에 막 다녀온 직후였다. 이유를 묻자 “8년 전 하나 밖에 없는 아들과 아내를 캐나다에 보내고 서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기러기 아빠”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신의 물방울´보고 편견 바로잡고자 집필 그는 요즘 와인에 푹 빠져 있다. 최근 ‘와인의 세계’(1권·김영사)라는 만화책을 펴낸 데 이어 ‘세계의 와인’(2권)을 집필 중이다. 지금까지 역사나 경제 등 무거운 주제를 다뤄왔던 그가 다소 생뚱맞게 ‘와인만화’를 펴낸 까닭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그는 일본만화 ‘신의 물방울’을 보고나서였다고 한다. 한마디로 ‘뻥이 심한’책이라는 것. 예를 들어 와인 한 모금 마시고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것 등이다.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이제 막 와인 붐이 생겨나는 마당에 왜곡된 이미지를 만들기 십상이라는 생각에서 와인만화를 그리게 됐다. “우리나라 최고 경영자 가운데 80%가량이 와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합니다. 돈 주고 사먹는 와인인데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죠. 그저 입맛에 맞는 와인을 내 방식대로 즐기면 그만입니다.” 와인 이름을 외우는 광경을 종종 목격한다는 그는 어느 프랑스 와인업자의 말처럼 “한국인들은 와인을 입으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마신다.”고 했다. 특히 와인열풍과 함께 관련 책이 봇물처럼 나오지만 대부분 보고 나면 머리가 더 복잡해진다는 것. 때문에 이번에 펴낸 ‘와인만화’도 와인에 얽힌 역사·문화적 에피소드 위주로 쉽게 꾸몄다고 했다. 그가 와인에 관심을 가진 것은 8년 전 미국에 교환교수로 가 있을 때였다. 당시나 지금도 칠레와인을 즐겨 마신다고 한다. “저는 결코 와인전문가가 아니며 단지 애호가일 뿐입니다. 와인을 즐기다보니 흥에 겨워 책을 내게 됐지만 모자라는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여러차례 와이너리에 직접 가보기도 했지요. 오는 4월에 나올 두번째 책에는 와인에 대한 편견을 다룰 예정입니다.” 아울러 ‘세계의 와인’이 마무리되는 대로 ‘먼나라 이웃나라’의 스페인편(완간편)을 집필할 계획을 밝혔다.“이제 독자들은 멋있는 정보를 원한다.”면서 “와인만화는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외도”라고 했다. 화제를 바꿨다. 알다시피 그는 ‘현대문명진단’이란 주제로 13년간 만화칼럼을 연재하면서 ‘현대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 문명은 어떻게 변화할까. 지체없이 그는 “첫째는 여성중심으로 변하는, 즉 여성문명이 점차 확대되는 특징을 이룬다.”고 했다. 일부일처의 결혼관이 붕괴되면서 혼자 사는 여성이 늘어나는 것도 한 예라고 설명했다. 두번째는 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생활패턴의 변화라고 했다. 즉, 어떤 목적을 위해 서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같으면 20세에 대학 들어가 군복무를 마치고 27세에 취직을 한다는 생각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이런 패턴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과거에는 성공이 목적이었으나 이제는 행복추구를 우선시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등 나름대로 현대문명을 진단한다. ●만화는 영구적 발전… 교육소재는 무조건 대박 만화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젊은이들은 만화책을 어른들은 신문으로 만화를 즐기고 있다. 만화의 독자는 무궁무진하고 영구적으로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만화의 정의를 묻는 질문에는 “인류판타지의 최초 스케치”라고 전제한 뒤,“만화는 돈이 안든다.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내 생각을 얼마든지 펼쳐보일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학습만화는 단군 이래 매년 호황을 이뤘다. 교육을 전제로 한 것은 뭐든지 잘 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만화가로는 보기 드물게 서울대 건축학과를 다녔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1960년대 중반 공과대학이 인기를 끌었을 때 건축학도가 그저 멋있게 보여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그가 만화가로 소질을 발휘한 것은 1962년 경기고 1학년 때였다. 소년한국일보에 아르바이트로 연재를 시작하면서 ‘야망의 그라운드’‘미니 바람 꽃구름’‘치티치티 뱅뱅’‘사랑의 학교’ 등을 그렸다. 이 교수의 어릴 적 꿈은 만화가가 아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을 살려낼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어느날 ‘만화는 나를 표현하는 무한한 놀이터’라는 생각에 진로 수정을 하게 됐고 ‘세계문학전집’과 만화를 닥치는 대로 읽으며 소양을 쌓았다. 아울러 틈만 나면 외국만화를 보고 그렸다. 대학 때 독일 유학을 떠났고 유학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새소년 잡지에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을 연재하면서 본격적인 ‘프로 만화가’의 길을 걸었다. 이 만화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던 시절에 많은 사람들에게 세계를 보는 눈을 뜨게 했다. 그의 유학시절은 나중에 만화이면서 인문서로 인정받은 ‘먼나라 이웃나라’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그는 지금껏 한 번도 연재를 펑크내지 않았는데 이는 신용을 생명처럼 여기는 습관 덕분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도대체 선생님의 만화가 인기를 끄는 비결이 뭔가요.”라고 질문했다.“자료와 현장이다. 한권 한권 낼 때마다 자료와의 전쟁을 치른다.”며 껄껄 웃는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6년 충남 대전 출생. ▲65년 경기고등학교 졸업. ▲66년 서울대 공과대학 건축공학과 수료. ▲75년 독일 뮌스터 대학 디자인 학부 유학. ▲81년 동대학원 졸업,Diplom Designer 학위취득. ▲81∼86년 동교 철학부에서 서양미술사 전공(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85년 독일 뮌스터시 초청 개인전. ▲88년 한국 도서 잡지 윤리위원회 금상 수상(시관이와 병호의 모험). ▲89년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금상 수상(학습만화세계사 계몽사). ▲93년 한국색동회제정 눈솔상 수상. ▲94년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간행물, 윤리상(저작부문:현대 문명진단). ▲98년 한국 애니메이션 학회 회장. ▲84∼현재 덕성여대 산업미술학과 교수. ●주요작품 먼나라 이웃나라(87년), 자본주의 공산주의(90년), 세계의 만화 만화의 세계(91년), 한국 한국인 한국경제(93년), 국제화 시대의 세계경제(94년), 현대 문명 진단(94년), 세계로 가는 우리 경영(95년), 사랑의 학교(95년), 펜 끝으로 여는 세상(96년), 만화로 떠나는 21세기 미래여행(97년), 신의 나라 인간의 나라(2003년), 와인의 세계(07년)
  • 호텔 ‘프리미엄 마케팅’

    설 대목을 맞아 호텔 업계가 설 선물 세트를 대거 쏟아내고 있다. 백화점의 이미지가 대중화되면서 한 차원 높은 설 선물로 호텔 선물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이 설 선물 판매에 주력한 지는 4∼5년에 불과하지만 매출 성장세는 가파른 편이다. 이에 따라 주요 호텔들은 선물 품목을 늘리는 등 이번 설에도 왕성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밀레니엄 서울 힐튼 관계자는 11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의 경우 올해 설에도 주력은 갈비, 굴비, 와인 등으로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다양한 층에서 수요가 늘면서 간장 게장, 모둠치즈 등 9개 품목을 새롭게 추가했다.”고 밝혔다. ●호텔 고기 최고의 설선물? 특1급 호텔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설 선물은 단연 정육이다. 설 선물용으로 준비한 갈비의 경우 밀레니엄 서울 힐튼의 최상급 한우 3㎏은 62만원,4㎏은 90만원이다. 최상급 호주산 와규 갈비세트는 3㎏에 48만원이다. 서울프라자호텔의 특진상 한우 갈비 세트의 경우 3㎏은 52만원,4㎏은 70만원이다. 호텔 리츠칼튼 서울의 최고급 한우갈비는 3㎏에 63만원이다. 쉐라톤 워커힐 호텔의 천지 한우 갈비 세트 4㎏은 120만원이나 된다. 세금이 포함된 가격이다. 주요호텔에서 파는 갈비 가격은 백화점의 두 배도 넘는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설 선물용 한우 한짝갈비는 4.5㎏이 30만원이다. 이마트의 설 선물용 횡성 한우갈비 세트는 3.6㎏이 23만원이다. 특1급 호텔의 갈비 가격이 이처럼 비싼 것은 냉장이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갈비는 대부분 냉동이다. 냉동육은 수분이 얼면서 고기 조직에 손상을 줘 육질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해동할 때 육즙이 빠져나가는 데다 신선도도 떨어져 냉장육보다 맛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냉장 고기도 역시 호텔이 가장 비싸다. 서울 프라자호텔의 특진상 한우 꽃등심 세트는 3㎏에 90만원,4㎏은 120만원이다. 롯데백화점에서 이번 설 선물용으로 내놓은 가장 비싼 고기인 프리미엄 특선 암소 한우세트는 모두 냉장으로 6.4㎏이 80만원이다. 한우 1++등급 등심로스, 살치살, 채끝로스, 안심스테이크, 안창살, 토시살, 부채살, 치마살, 찜갈비 등으로 이뤄졌다. 호텔 관계자는 “냉장과 냉동의 차이뿐만 아니라 농약이 들어간 사료를 먹었는지, 뼈와 비개를 얼마나 추려냈는지 등도 정육의 가격과 품격에 중요하다.”면서 “호텔의 이름이 곧 브랜드 가치여서 그만큼 믿고 구입하는 고객들이 있다.”고 말했다. ●와인은 소믈리에와 상담후 주문 와인 소비가 늘고 취향도 고급스럽게 바뀌면서 호텔도 와인 선물 세트에 주력하고 있다. 직접 소믈리에와 의논해 받는 사람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설 선물로 내놓은 호텔도 있다. 웨스틴조선호텔측은 “예년보다 다양한 와인 리스트를 구비했고 전문 소믈리에가 상담을 통해 받는 사람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추천해 준다.”면서 “10만원대 와인부터 최고급으로 불리는 샤토 라투르 1982년산(770만원)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와인 관련 제품인 리델 와인 글라스와 함께 구성된 세트(20만∼50만원)도 판매중이다. 특히 격을 높이기 위해 웨스틴조선에 주문되는 모든 선물에 대해 서울과 일부 경기지역은 호텔 지배인 14개팀이 직접 선물을 배송할 예정이다. 해피 콜과 함께 선물에 대한 사후처리까지 책임진다는 설명이다. 서울 프라자호텔에서는 전문 소믈리에가 엄선해 구성한 프라자 와인 세트를 10만∼30만원대에 팔고 있다. 눈길을 끄는 상품으로는 간장 게장이 있다. 밀레니엄 힐튼, 임피리얼 팰리스, 쉐라톤그랜드 워커힐, 리츠칼튼 서울 등 특1급 호텔에서 20만∼30만원 선에 판매한다. 햄 소시지 치즈 등으로 바구니를 구성하는 햄퍼 세트, 훈제 연어 세트, 커피 세트, 차 세트 등도 꾸준히 사랑받는 품목이라는 게 호텔 업계의 설명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①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①

    지금 많은 사람들이 불행한 표정을 하고 산다. 행복하다는 느낌을 갖지 못해서일까? 아니면 행복한 것을 스스로 느끼지 못해서일까? 따지고 보면 행복이라는 것은 바로 내 자신 옆에 붙어 있다. 큰 일로 인해서 행복해진다는 것은 극히 어렵고, 아주 작은 일로부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내가 행복했다는 사실을 아주 최근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셀 수도 없을 만큼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주 시시하다고 생각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나를 크게 행복하게 만들었던 일들을 모아본다. 1. 해바라기 100개 1969년인가, 1970년인가에 제작된 이탈리아 영화 “해바라기(Sunflower)”를 나는 개봉하자마자 일본 동경에서 봤다. 구소련을 배경으로 하는 슬픈 사랑의 이야기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적인 이유로 10년 후쯤 개봉이 된 것으로 생각된다. 비토리오 데시카라는 거장감독이 연출을 했고, 영원한 배우 소피아 로렌과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가 출연하는 매우 서정적인 영화였다. 우크라이나에 피어있는 수십만 송이의 해바라기를 보면서 나는 숨이 멎었다. 이상하게도 한 개 두 개 있을 때는 별것 아닌 것 같은 꽃인데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많이 피어 있으니까 큰 감동을 주었다. 다른 꽃들과 달라서 모두가 한쪽(해)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일까? 그래서 해바라기를 향일화(向日花)라고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다. “해바라기”라는 제목의 영화는 2005년에 중국에서, 2006년에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져 상영이 되었다. 그리고 모두 다 큰 사랑을 받았다. 해바라기-수십만 송이는 아니더라도 100송이만 심어놓고 봤으면 좋겠다. 2. 마늘빵 두 개 자장면이 중국음식이 아니라 한국음식으로 인식되듯이, 피자도 이탈리아 음식이 아니라 미국음식이 되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내 입에는 이탈리아 음식이 잘 맞는다. 그래서 이탈리아 음식을 하는 식당에 가끔 간다. 주로 파스타를 시켜먹는데, 국수도 좋거니와, 그보다 더 맛있는 것은 마늘빵(Garlic Bread)이다. 중국식당에서는 자장면과 탕수육을 잘해야 맛있는 식당으로 인정받는다고 한다(내 생각). 그렇다면 이탈리아 음식은 마늘빵과 파스타를 잘해야 좋은 식당이 아닐까? 그 마늘빵이 천차만별이다. 어떤 집은 마늘을 너무 많이 바르고, 어떤 집은 그 반대고, 어떤 집은 너무 바싹 구웠고, 어떤 집은 그 반대고, 어떤 집은 빵이 너무 두껍고, 어떤 집은 그 반대고... 그러고 보니까 식당 해 먹기도 쉽지 않겠군. 아무튼 와인 석 잔에 잘 구워진 마늘빵 두 개는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 3.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1900년, 미국 남부지역인 조지아주의 한 가정에 예쁜 딸이 태어난다. 이 여자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학교를 가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한다. 등교거부의 이유는 수학공부가 싫고, 특히 수학선생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충격을 받은 부모들은 며칠 동안 딸을 설득해 보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어느 날 밤 12시께, 어머니는 어린 딸을 마차에 태워서 30분 정도를 달려갔다. 어느 지점에 도착하더니 어머니는 딸에게 불에 타서 폐허가 된 집들이 모여 있는 마을을 자세히 보라고 말했다. “이제 다 봤니? 그럼 가자!” 딸을 데리고 마차를 달려서 다시 30분 정도 되는 마을에 당도했다. 이곳은 불에 타지 않고 건강한 모습의 큰 집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어머니는 역시 딸에게 행복하게 잘 사는 마을을 구경시켰다. 그리고 마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아침 어린 딸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한참 잠 잘 시간에 자기를 데리고 폐허가 된 마을과 잘 사는 마을을 구경시키고 아무 설명도 없이 집으로 돌아온 어머니의 속마음이 궁금했다. “왜 그러셨어요?” “아직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니? 그렇다면 내가 설명해주마. 먼저 찾아간 폐허마을은 자체적으로 힘이 없어서 남북전장 때 북군의 침략을 받고 불에 타버린 곳이다. 나중에 본 곳은 스스로 자체방어를 잘 해서 피해를 보지 않고 잘 살고 있단다. 네가 학교에 가고 싶지 않으면 가지 마라. 그러나 네 자체 힘을 기르지 않으면 폐허마을처럼 살 수 밖에 없단다. 결정은 네가 해라.” 어머니의 설명을 들은 이 어린 딸은 그 날부터 열심히 학교에 다녔고, 훗날 신문기자 생활을 하게 된다. 몇 년간의 기자생활을 청산하고 이 여인은 6년 반에 걸쳐 대하소설을 완성한다. 아직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소설책이며,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큰 감동을 주었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가 그 소설이고, 이 작가가 바로 마가렛 미첼이다. 나는 이 소설과 영화에서 큰 감동을 받았는데, 그것보다도 “어머니와 딸”이야기가 더욱 큰 교훈을 주기 때문에 이 소설을 생각하면 행복해진다. 4. 밀짚모자 여름철 이것보다 더 시원한 모자는 없다. 시원한 것뿐만 아니라 보기에 모양도 멋있다. 밀짚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점점 없어지는 것이 아쉽다. 6·25전쟁 이후 밀짚모자 테두리는 영락없이 영화필름으로 둘러져 있었다. 그 바람에 영화필름이 아주 많이 없어졌던 것이다. 전에는 밀짚모자가 헐값이었다. 하지만 21세기 지금은 귀한 존재가 되어 있다. 사람도 나이 들면서 귀한 존재가 되면 행복하지 않을까? 글 정홍택 상명대학교 석좌교수 월간 <삶과꿈> 2007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최대 가전쇼 ‘CES’ 개막

    최대 가전쇼 ‘CES’ 개막

    세계 최대의 소비자 가전쇼가 7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된다.CES(Consumer Electronics Show) 또는 CE쇼라 불린다. 삼성·LG전자 등 2700여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고 14만명 이상이 참관하는 대축제다. 올 한 해의 가전·정보기술(IT) 트렌드를 짐작할 수 있는 데다, 조만간 일반매장에 등장할 각종 첨단 신제품을 미리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소비자들의 눈과 귀가 집중된다. 이번 CE쇼의 최대 격전장은 TV 전시관이다. 베이징 올림픽 등의 호재로 올해 전 세계 TV 판매량이 사상 처음 2억대를 돌파(디스플레이서치 추산 2억 600만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화두는 크게 네 가지. 디자인, 울트라 슬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무선(無線)이다. 종전 화두였던 크기 경쟁과 화질(120㎐) 싸움은 평준화되는 양상이다. 디자인 싸움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획기적 TV’가 단연 주도한다. 두 업체는 개막 전부터 “깜짝 놀랄 만한 신제품을 내놓겠다.”고 호언장담해 비상한 관심을 야기했다. 삼성전자의 새 TV는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보르도’의 와인잔 V라인을 과감히 지웠다. 대신 유리를 이용해 투명한 느낌을 강조하고 피아노 블랙 색상에 모델별로 파란색이나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줬다.“누구도 따라하지 못할 오묘하고 은은한 느낌이 키포인트”라고 삼성측은 자부한다. LG전자도 파격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맞섰다.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는 스피커를 안에 감추는 대신, 전면에 통유리를 써 TV화면과 테두리(프레임)의 경계를 없앴다. 액정화면(LCD) TV는 옆면에 붉은 조명을 써 실루엣 효과를 냈다. 대우일렉은 광택나는 빨강(샤이닝 레드)과 화이트 컬러를 적용한 TV로 시선을 끌었다. 꿈의 TV라 불리는 OLED TV도 이번 CE쇼를 통해 본격 데뷔했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큰 79㎝(31인치) OLED를, 일본 소니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한 27.9㎝(11인치) OLED 등을 각각 내놓았다. 평판(LCD·PDP) TV가 배불뚝이(브라운관) TV를 대체했듯이, 머지않아 OLED TV가 평판TV를 밀어낼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금연·다이어트·건강 보조기구 ‘봇물’

    금연·다이어트·건강 보조기구 ‘봇물’

    신년을 맞아 새해 소망을 겨냥한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금연을 비롯해 건강, 다이어트, 미용 등과 관련된 제품이 많다. ●“담배, 올해는 꼭 끊어주마!” 4일 업계에 따르면 새해를 맞아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금연 관련 상품이 인기다. 인터파크는 자사에서 가장 인기를 누리는 금연 상품은 담배를 피우면서 자연스럽게 금연을 도와주는 금연초(2000∼9만원)라고 밝혔다. 필터에 유해성분을 제거해주는 숯을 사용하는 닥터스모킹(6상자,1만 4550원)이 금연 상품 전체 판매 1위다. 칫솔질을 하면서 금연을 유도하는 오스모스 니코덴트 금연치약(1만 8910원), 흡연욕구가 생길 때마다 코에 대고 흡입하는 금연향 비연(鼻煙)(1만 7260원), 귀에 놓는 금연침인 T침(500개,1만 180원), 담뱃재를 털면 콜록콜록 기침하는 폐 모양의 재떨이(4000원) 등도 인기라고 덧붙였다.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서홍관 박사는 “흡연자들은 대부분 식사 후 담배에 대한 생각이 간절한데 이는 음식 냄새가 흡연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이라면서 “금연을 하려면 식후 양치질을 통해 음식 냄새를 제거해주고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는 커피 대신 녹차 등 차 종류를 즐기는 습관을 갖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금연은 의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건강·가족 등 담배를 끊게 한 동기를 글로 적는 등 항상 스스로에게 환기시켜주는 것도 방법”이라며 “흡연자는 니코틴에 중독된 상태여서 니코틴 패치 등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08년은 날씬하게 살자” 적정 체중과 단단한 몸을 만들기 위한 운동 용품들의 할인 공세가 거세다. 신세계 이마트는 오는 16일까지 정상가 대비 최대 20% 할인된 가격에 스포츠 용품을 판매한다.114만 9000원이던 AC러닝머신을 91만 9200원에,4만 9800원인 보디트위스터 스테퍼는 3만 9840원에 판다. 롯데마트도 9일까지 이들 제품을 같은 가격에 할인판매한다. 운동 효과를 높여 주는 모래주머니(6300∼9200원)도 판다. GS마트도 16일까지 실내 스포츠용품 특가전을 열고 관련 상품을 최고 50% 할인 판매한다.18만 9000원을 받던 헬스사이클을 8만 9000원에 판다. 대연 에어로스테퍼(5만 3800원), 요가매트(6400원), 보디짐볼세트(7900원) 등도 있다.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강재헌 교수는 “다이어트의 관건은 식사 조절과 운동”이라면서 “아무리 열심히 운동을 해도 식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다이어트 효과가 반감되는 만큼 새해에는 밥의 양을 줄이는 것보다 칼로리가 낮은 다시마, 김, 미역 등 위주로 음식을 섭취하는 식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하루 걷는 양의 경우 비만 환자들(2000∼3000보)이 정상인(6000∼7000보)보다 훨신 적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만보계를 차고 매일 1만보를 걷도록 노력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건강+동안… 새해엔 더 예뻐지자 새해를 맞아 건강한 삶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건강식품과 동안(童顔)을 주제로 한 화장품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중장년 남성들의 전립선 건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립선 건강기능식품 쏘팔메토가 지난달 말 CJ홈쇼핑 방송을 통해 1시간만에 2억원 넘게 팔리는 등 평소 때보다 30%가량 판매가 늘었다.”면서 “농수산홈쇼핑에서도 같은 달에 주 3회 방송하는 등 편성 비중을 높였다.”고 밝혔다. 건강기능식품 온라인쇼핑몰인 CJ뉴트라닷컴에서는 9일까지 오메가3, 글루코사민, 클로렐라, 코엔자임 Q10 등 건강식품을 선물세트로 구성, 최대 50%까지 싸게 판다. GS홈쇼핑은 “연초에는 테마별 제품 편성이 많다.”고 밝혔다. 이 달에는 레드와인에서 추출한 폴리페놀 성분 등으로 탄력을 강화해주는 참존 디에이지(6만 9000원)의 론칭 방송을 비롯, 피부 산화방지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C 함유 제품인 셀렉스-C 비타민C 핵심구성(39만 8000원), 한방화장품 주름비책 비취가인(12만 8000원), 에스티로더의 기능성 제품 브랜드인 굿스킨에서 주름 개선용으로 만든 트리 엑티라인 링클필러(5만 8000원) 등이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소설당선작] 우유의식/홍희정

    홈쇼핑 채널에서는 석류 즙에 대한 소개가 한창이었다. 쇼 호스트는 활기찬 하이 톤의 목소리로 석류의 장점을 연신 강조했다. 중년의 여자 탤런트가 과장된 몸짓으로 와인 잔에 석류 즙을 따라 부었다. 살포시 눈을 감은 채 석류 즙을 마시는 그녀의 모습이 클로즈업되며 텔레비전 화면에 가득 찼다. 고개까지 젖히며 잔을 비운 그녀는 장난스런 표정을 지으며 거꾸로 든 빈 잔을 머리 위로 올리고 흔들어 보였다. 누군가가 입 꼬리를 옆으로 잡아당긴 것처럼 웃는 그녀의 얼굴은 의욕이 넘쳐 보였다. 활기찬 그녀와는 달리 나는 젖은 빨래처럼 팔, 다리를 늘어뜨린 채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판단력이 사라진 채 멍하니 텔레비전만 바라볼 뿐이었다. 내 머리는 우주를 떠받들고 있는 듯 무거웠다. 눈은 가물가물해서 자꾸만 시야가 흐려졌다. 나는 당장이라도 텔레비전을 끄고 깊은 잠을 자고 싶었다. 하지만 텔레비전을 끄고 나면 그나마 남아 있던 잠의 꼬리마저 도망쳐 버릴 것 같았다. 나는 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꿈을 꾸는 것이 두려워 쉽게 잠들지 못했고, 그것이 불면증으로 이어진 케이스였다. 며칠 전에 들른 병원에서는 언제나 그랬듯이 심리적인 문제일 거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나는 적정량의 수면제로만으로는 잠이 오지 않았고 그나마 처방 받은 수면제도 다 먹어 버린 지 오래였다. 철이 들면서부터 나는 늘 같은 꿈에 시달려 왔다. 사실 그것은 꿈이기 이전에 오래전 내가 겪은 일이었다. 나와 동생은 이불도 깔리지 않은 방에 함께 누워 있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낮에 비를 너무 많이 맞고 돌아다닌 우리는 온몸이 젖은 채였다. 동생은 어디가 아픈지 자꾸 기침을 했지만 나는 너무나 피곤해서 눈을 뜨지 못했다. 동생을 돌볼 사람이 나뿐이라는 사실도 버겁게만 느껴졌다. 한참 동안 계속되던 동생의 기침 소리가 갑자기 커지더니 이내 작아졌다. 그제서야 나는 불안한 마음이 들어 잘 떠지지도 않는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방안은 너무 캄캄해서 동생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나는 더듬거리며 동생의 얼굴을 만져 보았다. 손끝에 닿는 동생의 얼굴이 얼음처럼 차가웠다. 동생이 죽은 뒤로 나는 매일 같은 꿈을 꾸었다. 방안 구석에 서 있는 지금의 내가, 동생의 얼굴을 더듬는 어린 나를 바라보는 꿈이었다. 그리고 꿈의 마지막에는 항상 어린 내가 지금의 나를 날카롭게 응시했다. 그때마다 나는 번뜩이는 어린 나의 시선에 몸이 굳어 버렸다. 잠에서 깨려고 필사적으로 움직여 보아도 온몸이 꽁꽁 묶인 듯 꼼짝할 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꿈속의 장면을 떠올리던 나는 늘어뜨린 팔, 다리가 굳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급하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휴대폰을 열어 화면에 나오는 홈쇼핑 주문 전화번호를 눌렀다. 자동주문 전화는 1번, 상담주문 전화는 2번이라는 안내 멘트가 끝나기도 전에 나는 2번 버튼을 힘껏 눌렀다. 버튼을 누르는 내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상담원과 연결이 되자 나는 주저하지 않고 상품을 주문했다. 나의 신용카드 번호와 주소를 확인하는 상담원의 목소리에 나의 손은 떨림을 멈추었다. 하지만 주문을 마치고 휴대폰을 닫자 갑자기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웃음소리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리모컨을 들어 텔레비전을 껐다. 그리고 바닥에 있던 옷가지를 주워 입고 무언가에 도망치듯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새벽 3시의 주택가 골목은 고요했다. 가로등 불빛을 제외하고는 모두 불이 꺼져 있었다. 건너편 동네의 아파트를 바라보니 드문드문 불이 켜 있는 창문들의 모양이 무표정한 이모티콘처럼 보였다. 나는 어디로 걸어가야 할지 고민하다가 평소처럼 집 근처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캄캄한 골목에 내가 신은 슬리퍼 소리가 타박타박 울렸다. 목적지도 없이, 그것도 새벽 3시란 시간에 동네를 어슬렁대는 것은 짝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나의 감정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 나는 문득 외롭기도 했다가 갑자기 서럽기도 했다가 느닷없이 의욕이 생기기도 했다가 결국엔 허무하기도 했다가 나중엔 내 자신이 우스워졌다. 괜히 나온 것 같아 후회가 되었지만 그렇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는 싫었다. 운 좋게 잠이 든다 해도 반복될 꿈이 두려웠다. 나는 항상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순간까지 가서야 눈을 뜨곤 했다. 꿈에서 깨고 나면 나는 깨어 있는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늦은 새벽까지 내 전화를 받아주던 친구들도 하나 둘 떨어져 나가 이젠 전화를 걸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홈쇼핑을 보며 상담전화를 걸어 물건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주문하는 물건이 무엇인지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깨어 있는 누군가와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었다. 열 평 남짓한 나의 원룸은 홈쇼핑으로 주문한 물건들이 뜯지도 않은 상자 채 쌓여 가고 있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저만치 불이 켜진 편의점 간판이 유난히 반짝거렸다. 갑자기 나는 깨어 있는 누군가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슬리퍼 바닥이 땅에 부딪치며 나는 소리가 점점 빨라졌다. 결국 나는 편의점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내가 편의점의 문을 힘주어 열자 전자음의 멜로디가 울려 퍼졌다. 높은 톤의 음악소리는 단순하지만 날카로웠다. 카운터 쪽을 바라보니 아르바이트 생인 듯한 남자가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졸고 있었다. 편의점에는 그 말고 다른 사람은 없었다. 나는 냉장 코너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우유와 삼각 김밥과 오렌지주스를 차례로 한 번씩 들어 올렸다 다시 내려놓았다. 식욕이 없어서인지 머릿속이 멍하기만 했다. 나는 결국 캔 커피를 집어 들고 카운터로 갔다. 잠을 자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언제나처럼 그것밖에는 마시고 싶은 것이 없었다. 나는 계산대로 걸어가 캔 커피를 올려 놓았다. 그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캔 커피를 들었다가 조금 거칠게 카운터에 다시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는 좀처럼 깨어날 줄을 몰랐다. 그가 자는 모습에 나는 자꾸만 불안해졌다. 그를 깨우고 싶은 마음을 참느라 캔 커피만 만지작거렸다. 차가운 캔 위에 맺힌 물방울이 나의 손을 적셨다. 당장이라도 그의 어깨를 잡고 흔들고 싶었다.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의 어깨가 아닌 나의 가슴께로 젖은 손을 가져갔다. 평소에 나는 누군가가 잠든 모습을 보면 명치끝이 답답해지곤 했다. 잠을 자고 있는 사람이 숨마저 얕게 쉬고 죽은 듯이 잠을 잘 때면 동생이 떠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뚜껑을 덮어 버린 커다란 항아리에 갇힌 것처럼 두려움에 휩싸였다. 때문에 장소에 상관없이 누군가가 자는 모습을 보면 참지 못하고 깨운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지하철에서도 도서관에서도 유독 미동도 하지 않고 잠든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황급히 그들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잠에서 깬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거나 몹시 화를 냈다. 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도 해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자고 있는 사람을 보면 얼굴을 돌리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아도 어느새 상대의 어깨를 흔드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이번에도 나는 혹시 그가 숨을 쉬지 않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초조한 마음에 그를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다행이 그의 가슴은 호흡에 따라 규칙적으로 오르락내리락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 움직임에 나는 막혔던 숨이 터지듯 안도했다. 나는 그를 조금 더 가까이서 관찰했다.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그는 몹시 피곤해 보였다. 고개가 뒤로 젖혀지면서 저절로 반쯤 벌어진 입주변이 하얗게 부르터 있었다. 하지만 유난히 힘차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그의 호흡만은 의욕이 넘치는 듯 활기차게 느껴졌다. 힘차고도 부드럽고도 성실한 호흡이었다. 나는 캔 커피 따위는 잊어버린 채 한참 동안 그의 자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심각한 꿈을 꾸는지 미간을 찌푸리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말로 잠꼬대를 하기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활기차고 부지런한 모습으로 자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나도 모르게 카운터에 손을 집고 서서 그의 얼굴 가까이 내 얼굴을 가져갔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의 코로 공기가 듬뿍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의 코끝에 천천히 손가락을 가져갔다. 들락날락하는 공기가 나의 손끝을 부드럽게 간지럼 태웠다. 그것은 새끼 고양이가 엉킨 실타래를 풀며 장난을 치듯 따뜻하고 평온한 기분이 들게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감긴 그의 눈꺼풀 안쪽에서 눈동자가 움직이며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제서야 나는 그에게 너무 가까이 가 있던 자신에게 놀랐다. 그가 갑자기 깨기라도 한다면 곤란한 상황이 될 게 뻔했다. 그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손바닥에 땀이 흥건히 고였다. 나는 황급히 편의점 문 쪽으로 걸어갔다. 편의점 문의 손잡이를 잡은 채 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곤하게 자고 있는 그가 몹시 부러웠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그의 자는 모습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잡이를 잡은 나의 손끝에 미련이 남아 있었다. 나는 최대한 천천히 문을 밀었다. 그때 문이 열리면서 전자음의 음악소리가 흘러나왔다. 갑자기 잠에서 깨어난 그가 나를 보며 말했다. -어. 어서 오세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인사말부터 한 그는 들어오는 게 아닌 나가려는 자세의 내 모습을 보고 의아스러워하는 듯했다. 나는 손잡이를 잡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를 바라보았다. 의심받을 행동을 한 건 없지만 왠지 마음이 불편했다. 망설이던 나는 그를 향해 말했다. -들어오려던 게 아니라 막 나가려던 참인데…… 별로 살 게 없어서요. 새벽 3시에 일부러 편의점을 찾아온 사람이 하는 말로는 적당하지 않은 것 같았지만 나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잠에서 완전히 깨지 않은 듯 그는 나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불필요한 말이 자꾸 나왔다. -캔 커피를 사려고 했는데 자는 모습이 너무 피곤해 보여서요. 그는 손등으로 눈을 비비더니 웃으며 말했다. -깨우셔도 되는데 그랬네요. 지금 계산해 드릴게요. 그제서야 나는 캔 커피를 카운터에 그대로 놔둔 것이 생각났다. 할 수 없이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에게 카운터에 올려져 있던 캔 커피를 건네었다. 그러자 바코드를 찍으며 그가 말했다. -밤에 이런 거 좋지 않아요. 그는 의자에 앉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므로 나는 그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담담하면서도 진심이 담긴 듯한 목소리는 그가 자던 모습과 꼭 닮아 있었다. 나는 돈을 꺼낼 생각은 못하고 그의 정수리만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들어 쑥스러운 듯 웃는 그의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그가 캔 커피의 바코드를 한 번 더 찍었다.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에 캔 커피를 가져다 넣고 우유 두 개를 꺼내 왔다. 그는 입구를 조금 연 우유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작동 버튼을 눌렀다. 나는 그가 하는 행동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전자레인지가 멈추었고 그는 따끈해진 우유 팩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우리는 우유 팩을 손에 쥔 채 편의점에서 함께 아침을 맞았다. 그는 전에도 가끔 캔 커피를 사러 온 나를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횟수가 반복될수록 늦은 새벽에 커피를 사는 내가 의아스러웠다고도 했다. 커피를 마시며 편의점을 나가는 내 뒷모습이 이상하게 마음에 쓰였었다며 웃는 그의 얼굴이 성실해 보였다. 보통 사람들이었다면 그 웃음을 믿었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웃는 얼굴 따위야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나는 그저 그가 힘차게 숨을 쉬며 자던 모습만 떠오를 뿐이었다. 그는 나에게 밤에 커피를 마시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궁금한 것을 순수하게 물어볼 수 있는 그의 태도도 잠든 그의 모습과 꼭 닮아 있었다. 나는 커피와 상관없이 어차피 잠이 잘 오지 않는다고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내 말은 들은 그가 자신은 밤에 실컷 잘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밤에 일하고 낮에 잘 수밖에 없는 자신의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주었다. 그가 야간에만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햇빛 알레르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의 햇빛 정도야 괜찮았지만 그때를 제외한 시간에는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했다. 햇빛을 받으면 피부에 빨간 반점이 생기며 참을 수 없이 따가워져서 살갗이 찢어지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나는 주변에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을 본 적은 있었지만 그만큼 심한 사람을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그가 말하는 살갗이 찢어지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짐작을 하기가 힘들었다. 그 뒤로 나는 새벽 3시면 매일 편의점에 들렀다. 그런 시간들이 한 달쯤 지나자 우리는 함께 잠드는 사이가 되었다. 아침 6시에 그는 퇴근을 하면서 항상 우유 두 개를 들고 내가 사는 원룸으로 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편한 식사로 차가운 우유를 마시는 시간에 우리는 식탁에 마주 앉아 따뜻하게 데워진 우유를 마셨다. 매일 반복되는 행동은 우리에게 하나의 의식과도 같았다. 우리는 그것을 ‘우유 의식’이라고 부르며 웃곤 했다. 불면증이었던 나도 그와 함께 ‘우유 의식’을 하고 나면 편안히 잠들 수 있었다. 비록 보통 사람들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런 건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잠시만이라도 좋으니 죽은 듯이 자고 싶었던 때와 비교하면 호사스러운 시간이었다. 나는 다른 사람과 함께 잠자리에 누우면 언제나 상대보다 늦게 잠이 들었었다. 그리고 상대가 곤하게 자는 모습을 보면 애정이 생기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쓸쓸해지곤 했다. 혼자 남겨진 것 같은 느낌에 가슴이 아려왔다. 상대도 언젠가는 사라질 사람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우울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는 달랐다. 그는 언제나 내가 잠들 때까지 깨어 있어 주었다. 싱글 침대 위에서 그와 꼭 붙어 있으면 힘차게 뛰는 그의 심장소리가 나에게 전해졌다. 규칙적인 그의 심장박동과 나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에 나는 안도하며 잠이 들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잠에서 깬 내가 불안함에 황급히 그를 찾으면 그는 항상 씩씩한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그런 그의 곁에서는 신기하게도 나는 꿈을 꾸지 않고 잘 수 있었다. 가끔 미세한 불안함이 고개를 들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나는 호흡에 따라 힘차게 오르락내리락하는 그의 가슴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다. 힘차고도 부드럽고도 성실하게 숨을 쉬며 자는 그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았다. 그가 나의 원룸에 찾아오기 시작한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 나는 백화점에 가서 두 개의 머그잔을 구입했다. 우유팩도 나쁘진 않았지만 머그잔에 담아서 데운 우유는 온기가 더 지속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머그잔에 담긴 우유를 마시며 나는 그에게 아르바이트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는 웃으며 그러겠다고 했다. 그는 일주일 중 네 번의 밤엔 아르바이트를 했고 세 번의 밤엔 나와 데이트를 했다. 그와 함께 하는 데이트는 해가 없을 때만 가능했으므로 우리가 집을 나설 때는 언제나 밤이었다. 우리는 아무도 없는 캄캄한 공원을 걷기도 했고, 모든 상점이 문을 닫은 명동거리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배가 고프면 24시간 문을 여는 기사식당에서 밥을 먹었고, 다리가 아프면 비디오 방에 가서 영화를 보았고, 때때로 PC방에서 서로에게 총을 쏘는 게임도 했고, 찜질 방에 가서 구운 계란을 먹기도 했다. 그와 데이트를 하며 나는 밤에도 깨어 있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예전에도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들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나에게 추상적으로 느껴질 뿐이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나는 밤에도 사람들이 살아 있다는 구체적인 느낌을 갖게 되었다. 밖으로 나가지 않는 밤에는 예전에 홈쇼핑에서 주문했던 물건들을 함께 뜯어보며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껍질째 넣어도 무엇이든 주스가 된다던 주서기에 파인애플을 통째로 넣고 갈아보기도 하고, 소나기가 와도 완벽한 방수가 된다던 등산화를 신고 샤워를 하기도 했다. 한번은 하루에 한 포씩 먹으면 좋다는 석류 즙을 한꺼번에 누가 더 많이 먹나 내기를 한 적도 있었다. 그는 13포째 봉지를 뜯다가 포기를 했다. 그리고 26포의 석류 즙을 마시고 27번째 봉지를 뜯는 나를 필사적으로 말렸다. 말리는 그의 모습이 우스워서 나는 일부러 3포를 더 마셨다. 여름인데도 반팔 옷을 입지 못하는 그가 나를 말리며 진땀을 뺐다. 그는 햇빛 알레르기 때문에 언제나 긴 팔과 긴 바지를 입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녔다. 심지어 잠을 잘 때도 긴 옷을 벗지 않았다. 그런 그가 안쓰러워 나는 원룸에 있는 단 하나의 창문에 까만 도화지를 꼼꼼히 붙였다. 하지만 그는 긴 옷을 입는 게 습관이 되어서 피부를 내놓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그저 그가 편하게 자는 걸 바랐으므로 그가 하고 싶어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피부끼리 닿는 부드러운 감촉도 좋을 테지만 뽀송한 면 티에서 느껴지는 감촉도 좋았다. 우리가 편히 잠들 수만 있다면 나는 어떤 감촉이라도 상관없었다. 매일매일이 한결같이 흘러갔다. 그가 퇴근을 하는 아침이면 나는 식탁 위에 두 개의 머그잔을 올려놓고 그를 기다렸다. 그러면서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와 있으면 예전의 나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그에게 처음으로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우유 의식’을 하며 예전에 내가 잠들지 못했던 이유를 말해 주기로 했다. 그리고 그를 위해 더블 침대를 하나 구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가 편하게 자는 것을 바라면서도 미세하지만 집요하게 느껴지는 불안감에 침대 구입을 망설이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 결심을 하고 나자 그의 귀가가 더욱 기다려졌다. 그런데 평소 같으면 벌써 도착했을 그가 오지 않고 있었다. 시계는 6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기에 나는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불안했다. 그는 휴대폰이 없어서 내가 연락을 할 방법도 없었다.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이 지속되자 주변 사람들과 연락을 주고받을 일이 없어졌다고 했다. 나 역시 그와 지내는 동안 그에게 전화연락을 할 일 따위는 생긴 적이 없었다. 그는 성실했고 한결같았다. 그런 그가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나는 편의점에 가볼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끼면서도 별 일 아닐 것이라고 밀려오는 불안감을 외면했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 사정이 생길 수도 있다고 나 자신을 다독거렸다. 그러나 습관이란 무서웠다.7시까지 깨어 있던 나는 불안함과 나른함에 결국 선잠이 들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꿈을 꾸었다. 하지만 그것은 예전에 내가 꾸었던 꿈과는 달랐다. 그와 내가 함께 침대에 누워 있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그는 나에게 등을 보인 채 누워 있었다. 항상 내가 잠들 때까지 나를 안아주던 그였는데 이상했다. 나는 불안한 마음에 동그랗게 구부려진 그의 등에 몸을 꼭 붙이고 그의 겨드랑이 사이로 나의 팔을 집어 넣었다. 그리고 크고 단단한 그의 등에 귀를 대었다. 나는 숨을 쉴 때마다 커다랗게 부풀었다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그의 등과 가슴을 좋아했었다. 그러나 그의 등은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딱딱할 뿐이었다. 나는 팔을 좀 더 뻗어 그의 왼쪽 가슴에 손바닥을 대보았다. 힘차게 뛰어야 할 그의 심장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당황스럽고 무서워 그를 깨울 용기가 나지 않았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내 눈에 눈물이 차 올라 그의 모습이 초현실주의 그림처럼 뒤틀려 보였다.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그의 어깨를 잡아 힘껏 내 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그의 몸이 내 쪽을 향하면서 창백하다 못해 투명해진 얼굴이 툭 하고 침대위로 떨어졌다. 아니 그것은 얼굴이 아니고 가면인 것 같기도 했다. 나는 표정이 떨어져 버린 그의 얼굴로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 그의 얼굴이 아닌 동생의 얼굴이 있었다. 나도 처음 들어보는 날카로운 괴성이 나의 뱃속 깊은 곳에서 터져 나왔다. 잠에서 깬 나는 한참 동안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감긴 눈이 뜨거웠고 목구멍이 찢어질 듯 아팠다. 하지만 나는 눈물을 흘릴 수도 소리를 지를 수도 움직일 수도 없었다. 내가 겨우 눈을 떴을 때 여전히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은 오전 10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식탁 위의 머그잔은 아까 내가 놓아둔 모습 그대로였다. 나는 몹시 불안해졌다. 편의점에 가보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났다. 물에 젖은 듯 무거워진 몸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자꾸만 다리가 휘청거려서 신발을 신는 데 한참이 걸렸다. 그때 문밖에서 누군가가 디지털 키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고 평소처럼 그가 현관으로 들어섰다. 분명히 내 앞에 서 있었지만 나는 그가 유령처럼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그를 힘껏 밀어버렸다. 무방비 상태였던 그는 휘청거리더니 넘어지고 말았다. 반은 어리둥절하고 반은 미안한 듯한 표정으로 그가 몸을 일으켰다. 그는 많이 걱정했냐고 말하며 나에게 다가왔다. 아직 꿈의 잔상에서 깨지 못한 나는 그의 손길을 거칠게 쳐냈다. 교대할 아르바이트 생이 늦게 오는 바람에 편의점을 비울 수가 없어서 늦었다는 그의 말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의심의 독이 내 몸을 가득 채웠다. 나는 식탁으로 걸어가 그의 머그잔을 밀쳐 버렸다. -당신 말 따위 믿지 않아. 그의 머그잔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떨어지면서 머그잔의 손잡이가 깨져 버렸다. 몇 번이나 미안하다고 말하던 그도 주춤하는 듯했다. 그의 태도가 나를 더욱 동요하게 만들었다. 내 몸은 마비가 되는 것처럼 뻣뻣해져 왔다. -남겨진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당신이 알기나 해! 나도 모르는 말이 내게서 튀어나왔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그를 향해서 하는 말인지 오랫동안 꿈속에 나타난 동생에게 하는 말인지 아니면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식탁을 집고 있는 내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때 그가 떨고 있는 나의 손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놓았다. 그의 손은 가을 단풍잎처럼 빨갛게 변해 있었다. 순간 나는 햇빛 알레르기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주머니에 넣고 달리려니까 빨리 달릴 수가 없어서…… 느릿한 그의 말에 나는 누군가의 농담에 받아칠 말을 찾지 못하는 사람처럼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는 손 때문에 몹시 고통스러워했다. 그리고 나는 내가 그에게 살갗이 찢어지는 아픔은 물론이고 더 큰 상처까지 준 것 같아 고통스러웠다. 그 일이 있은 뒤에도 그의 생활은 전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일주일의 네 번의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했고 세 번의 밤은 나와 함께 보냈다. 달라진 거라곤 아침 6시가 되어도 누워 있기만 하는 나를 대신해 그가 머그잔에 우유를 담아 데우는 일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작은 침대에 그와 몸을 붙이고 있어도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그의 면 티에서 더 이상 아무런 촉감도 느낄 수 없었다. 꼭 붙어 있는 우리의 몸 사이로 무언가가 비집고 들어오는 것만 같아 숨이 막혔다. 그가 나를 꼭 안을수록 내 마음은 줄을 놓쳐 버린 풍선처럼 그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그의 품에서 잠을 이룰 수 없었고 그런 나 때문에 그도 잠을 자지 못했다. 그는 점점 야위어갔다. 하지만 나는 그를 위해서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었다. 새벽 3시의 골목과 같은 침묵이 우리 사이에 계속되고 있었다. 머그잔을 앞에 놓고 마주 보고 있어도 온몸이 땀에 젖도록 서로를 붙인 채 밤을 새 보아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는 아르바이트가 없을 땐 예전에 갔던 밤의 장소에 나를 데리고 가기도 했지만 나는 어디를 가도 무표정할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이번에는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하며 내 앞에 석류 즙이 가득 담긴 상자를 끌고 왔다. 나는 그가 내 손에 쥐여 주는 석류 즙 봉지를 멍청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시작, 이라고 힘차게 외친 그는 정말 누군가와 경쟁이라도 하듯 빠르게 봉지를 비워 가기 시작했다. 그는 봉지를 제대로 뜯을 새도 없이 허겁지겁 석류 즙을 마시기 시작했다. 거칠게 봉지를 뜯는 그의 손에 석류 즙이 이리저리 튀었다. 그가 즐겨 입는 하얀 티 위로 석류 즙이 흘러내렸다. 주변에 쌓이는 빈 봉지가 늘어갈수록 그의 옷이 점점 더 붉어졌다. 나는 그가 쥐여 준 봉지를 손에 쥔 채 그를 지켜볼 뿐이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석류 즙을 마시던 그가 갑자기 ‘컥’ 하는 소리와 함께 마신 것을 토해 내기 시작했다. 석류 즙을 비운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모든 것이 쏟아져 나왔다. 방바닥은 물론이고 그의 얼굴과 몸 전체가 붉게 물들어 갔다. 그 모습은 마치 붉은 노을 앞에선 그를 연상하게 했다. 그는 언젠가 나에게 바깥에서 마지막으로 노을을 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나는 두 팔을 벌린 채 저물어 가는 햇빛을 마음껏 받고 있는 그를 상상했다. 한 번도 본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볼 수 없는 장면이 내 앞에 있는 그의 모습과 겹쳐졌다. 나는 그의 자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처럼 그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그의 얼굴이 달아올라 있었다. 붉게 충혈된 그의 눈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흘러내렸다. 그것은 얼굴 위로 튄 석류 즙에 섞여 잔인하리만큼 아름답고 투명한 붉은색이 되어 흘렀다. 하지만 그는 눈물을 닦을 새도 없이 계속해서 석류 즙을 토해 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그는 더 이상 나를 위해 애쓰지 않았다. 며칠 뒤 출근을 한다고 나간 그는 다음 날 아침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그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당연한 듯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어쩌면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라면 그가 내미는 손을 잡았어야 하는 건지도 몰랐다. 하지만 자는 모습이 성실하기만 한 그에게 차마 내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다. 이야기를 꺼내고 나면 이해 받고 싶어질까 봐 두려웠다. 나는 그에게 그럴 자격이 없었다. 매일 ‘우유 의식’을 함께해 준 그에게 조금도 마음을 열지 않았던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였다. 오늘도 같은 꿈이었다. 나는 그의 어깨를 잡으며 주체할 수 없이 온몸이 떨려 왔다. 할 수만 있다면 도망쳐 버리고 싶었다. 떠날 수 있는 방법은 많았다. 하지만 나는 결국 머무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나는 그의 어깨를 힘껏 내 쪽으로 돌렸다. 수십 번도 넘게 반복한 행동이었지만 나는 숨이 막혀 왔다. 그러자 그의 얼굴, 동생의 얼굴 그리고 어린 나의 얼굴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나는 그것들을 껴안고 싶은 마음과는 다르게 필사적으로 피할 뿐이었다. 손을 내저으며 최대한 몸을 작게 웅크렸다. 모든 상황이 잔인했다. 하지만 그들이 잔인한 것인지 내가 잔인한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나는 땀으로 흠뻑 젖은 채 잠에서 깼다.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 캄캄한 방안은 시간을 가늠할 수가 없었다. 작은 창문 위 까만 도화지는 조금의 틈도 없이 꼼꼼하게 붙어 있었다. 마치 내 자신을 보는 것 같은 생각에 나는 다시 숨이 막혀 왔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여름 바람이 훅하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시계를 보니 저녁 6시였다. 나는 방안을 둘러보았다. 한때 이곳에는 머그잔에 담긴 우유처럼 온기가 가득 찼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가 없는 일주일간 홈쇼핑에서 주문한 상품들이 방안을 채우고 있을 뿐이었다. 뜯지도 않은 상자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공허함은 커지기만 했다. 나는 식탁으로 걸어가 나란히 놓인 두 개의 머그잔을 감싸 쥐었다. 손잡이가 없는 그의 머그잔에 담긴 우유가 찰랑거렸다. 아침에 따라놓은 우유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나는 그가 떠난 뒤에도 매일 ‘우유 의식’을 거르지 않았다. 하지만 내 몫의 우유를 다 마신 뒤에도 여전히 잠은 오지 않았다. 그러나 혼자 하는 ‘우유 의식’을 멈출 용기도 나에겐 없었다. 나는 ‘우유 의식’을 하고 나면 억지로라도 침대에 누워 잠이 오길 기다렸다. 그 기다림 끝에 잠이 들면 매일 같은 꿈을 꾸었다. 등을 보이고 누운 그를 꿈속에서 보았는데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알면서도 매번 두려웠다. 그와 지내는 동안의 ‘우유 의식’은 나의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주는 버팀목이었지만 이제 그것은 나의 삶을 조여 오는 올가미가 되어 있었다. 나는 갑자기 방안의 공기마저 쌀쌀하게 느껴졌다. 황급히 리모컨을 찾아 텔레비전을 켰다. 화면에는 두 명의 쇼 호스트와 한 명의 여자 탤런트가 하이 톤의 목소리로 석류 즙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그들은 석류가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과 폴리페놀 성분이 피부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쉴 새 없이 이야기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들이 하는 말 중 몇 가지 반복되는 단어만이 띄엄띄엄 들릴 뿐이었다. 석류, 비타민C, 여성, 남성, 남녀노소, 온 가족, 활기찬, 여성,95%, 에스트로겐, 무이자 3개월, 온 가족, 활기찬, 하루 한 포, 석류, 매일 아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던 나는 휴대폰을 열어 홈쇼핑의 상담 전화번호를 눌렀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참을 수가 없었다. 통화버튼을 누르자 수화기 너머에서 경쾌한 음악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음악은 내가 그의 자는 모습을 처음 보았던 날 편의점 문이 열리며 흐르던 음악소리를 떠올리게 했다. 상담원이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정성을 다하겠습니다.○○홈쇼핑입니다. 나는 가슴이 먹먹해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자 상담원은 잠깐의 시간을 두고 나에게 다시 말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방송중인 석류 즙을 구매하시겠습니까? 나는 간신히 목소리를 짜내어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안녕하세요. 나의 인사에 그녀는 반복되는 말을 다시 건네었다. 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잘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나는 그녀를 향해 질문했다. 석류 즙 한 포에 몇 개의 석류가 들어있나요? 네, 고객님. 한 포에 두 개 정도의 석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그녀의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물었다. 석류는 국내산인가요? 그녀는 조금 당황하는 듯했지만 일관된 톤의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닙니다. 최고급 이란산 석류를 사용합니다. 나는 그녀와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한참 동안 질문을 계속했다. 나의 질문이 계속될수록 그녀의 말투는 빨라졌고 대답은 짧아졌다. 나의 마지막 질문에 그녀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세한 상품정보를 참조한 뒤 다시 전화를 달라고 말했다. 더 이상 그녀는 나의 질문에 답을 해주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석류 즙을 주문하겠다고 말하자 그녀는 나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수화기 너머로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매우 빠르고 강하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녀와 나 사이의 흐르는 침묵을 견딜 수가 없었다.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혹시 저 기억하세요? 여러 번 구매했었는데. 그러자 그녀가 상냥하지만 기계적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고객님께서는 석류 즙 재구매 고객이시므로 만원의 할인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나는 상담원의 말에 휴대폰을 놓친 채 일주일간 참아 왔던 울음을 터트렸다.
  • [올해 재테크 이렇게] 예·적금도 연 6% 넘는 수익 은행에 맡겨볼까

    2006년 말부터 증시와 펀드에 손님을 뺏겼던 은행들. 그러나 요즘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수십년 ‘단골’들이 펀드를 깬 돈을 들고 은행 지점을 기웃거리고 있다. 최근 시중금리 상승에 따라 연 6%가 넘는 고수익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CD정기예금 3개월마다 금리 변동 가장 눈길을 끄는 상품은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변동에 따라 연이율을 정하는 CD 정기예금들. 우리은행 ‘오렌지 정기예금’은 3개월마다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지난 12월18일 기준 6개월 상품은 5.66%,12개월 상품은 5.86%이다. 여기에 인터넷으로 가입하거나 급여이체 고객은 0.1%포인트의 추가금리 혜택을 내세워 11조 9740억원의 잔액을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 ‘Tops CD연동정기예금’은 1년제 상품은 3개월 CD금리에 0.1%포인트,2년제는 0.2%포인트,3년제는 0.3%포인트를 더한 금리를 지급한다. 하나 CD연동 정기예금 역시 3개월 단위로 금리가 바뀐다.1년제는 CD금리+0.15%포인트,2년제는 0.20%포인트 더한 금리를 제공한다. 외환은행 ‘YES CD연동 정기예금’은 가산금리가 최고 0.33%까지 추가된다. ●국민수퍼정기예금 잔액 44조4000억원 일반 정기예금 상품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국민수퍼정기예금은 국민은행의 대표정기예금으로 12월17일 기준 최고 6.2%로 운영되고 있다. 잔액만 44조 4027억원에 이른다. 와인정기예금 역시 기본금리 연 5.0%와 우대금리 연 1.05%포인트를 합해 최고 연 6.05%의 이자를 준다. 지난해 7월 출시된 뒤 벌써 3조 3947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신한 ‘파워맞춤정기예금’은 이자지급주기를 1·2·3·6·12개월 만기일로 세분, 고객 맞춤설계가 가능한 상품이다.1년제 5.8%,2년제 5.9%,3년제 6.0%의 연이율을 지급한다. 외환은행 ‘YES 큰기쁨예금’과 안심체크 정기예금의 12월18일 연이율은 각각 6.5%,6.4%로 시중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적금금리도 연 7% 가까이 적금 역시 부활한 ‘어제의 용사’다.3% 남짓한 만기 금리로는 펀드로 옮겨가는 고객들을 막을 수 없었다. 국민은행의 경우 재작년 말 55만좌였던 적금 계좌는 지난해 10월 43만좌까지 줄었다. 그러나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국민은행은 최근 3년 만기 최고 연 4.3%였던 이자를 6%로 올린 덕분에 12월14일 현재 52만좌까지 다시 불었다. 저축은행 역시 7% 가까운 금리로 고객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책꽂이]

    ●자동차의 역사(마이클 볼러 등 지음, 하윤숙 옮김, 예담 펴냄) 자동차의 역사를 컨버터블, 클래식카, 레이싱카 등으로 나눠 설명하는 자동차 백과사전. 자동차 역사를 바꾼 전설적인 모델의 사진과 함께 각 모델들의 구체적인 사양까지도 자세히 소개했다. 표지를 화려하게 장식한 페라리 F50 등 자동차 발전에 획기적 전기가 된 모델들의 사진에 마니아들의 입이 벌어질 만하다.630쪽.10만원.●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이원복 글·그림, 김영사 펴냄) ‘먼나라 이웃나라’의 작가 이원복 교수도 알고본즉 지독한 와인애호가였다. 와인을 향한 그의 애정과 학자로서의 지식을 듬뿍 담은 와인 교양서. 와인에 얽힌 발효과학, 포도의 품종과 특징, 와인 마시기 좋은 온도 등 와인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샹파뉴(샴페인)를 널리 퍼뜨린 클리코의 일화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작가 특유의 유머에 버무려졌다.1만 1900원.●사라져가는 수공업자, 우리 시대의 장인들(박영희 글, 조성기 등 사진, 삶이보이는창 펴냄) 시인이자 르포 작가인 지은이가 6명의 다큐사진 작가들과 함께 엮었다. 귀금속 세공사, 선박 수리공, 이발사, 자전거 수리공 등 자본주의의 경계에 서있다가 결국 ‘무대’밖으로 밀려난 쓸쓸한 삶들을 현장감 있게 기록했다.1만 1000원.●쟁점으로 읽는 중국 근대 경제사(필립 리처드슨 지음, 강진아·구범진 옮김, 푸른역사 펴냄) 19세기 초부터 20세기 중반, 즉 중화민국 성립 직후까지의 중요 쟁점들을 중심으로 전통적 중국경제가 근대를 거치면서 어떻게 변모했는지를 짚었다. 저자는 “오늘날 중국 특유의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위해 근대 경제는 반드시 챙겨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1만 3000원.●잃어버린 문화유산을 찾아서(강소연 지음, 부엔리브로 펴냄) 문화재청 집계에 따르면, 해외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는 7만 5000여점. 잃어버린 문화유산과 함께 잃어버린 우리의 과거를 찾으려는 지은이의 진솔한 열정이 담겼다. 해외유출된 국보급 문화유산 20여점을 담은 사진 200여장을 공개하고 자세한 설명도 덧붙였다. 지은이는 동아시아학술원 연구원이자 홍익대 겸임교수.2만 5700원.●동경 일화(콘도 다이스케 지음, 김경철 옮김, 북쇼컴퍼니 펴냄) 도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한국독자를 겨냥해 들려주는 책. 일본의 유력 주간지 ‘주간현대’의 부편집장인 지은이는 부실건축 아파트, 황혼이혼, 이승엽 계약밀화, 일본정치 뒷이야기, 도쿄 호텔 전쟁 등 언론인의 시각으로 날카롭게 재조명했다.9800원.●열정의 컬렉터(박현주 지음, 살림Biz 펴냄) 미술 투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이즈음.“미술투자의 진정한 성공은 미술품을 만들어낸 작가의 열정에 있으며, 그 열정을 이해한 후에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독특한 시각의 미술품 투자 가이드북. 최근 급성장세를 타는 젊은 국내 작가 40명을 인터뷰했다.1만 6000원.●대학(大學)·중용(中庸)(이세동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국가 지도자 양성의 치밀한 설계도로 꼽히는 ‘대학’, 융합과 통일을 지향하는 유가사상의 정수인 ‘중용’을 이세동 교수(경북대 중어중문학과)가 완역했다. 어느 시대에서건 지도자라면 ‘대학’과 ‘중용’의 이상을 향해 노력해야 한다는 만고불변의 명제를 재확인할 수 있다.1만 3000원.
  • “명박은…푸틴은…” 세계 지도자의 X마스는?

    “명박은…푸틴은…” 세계 지도자의 X마스는?

    크리스마스 어떻게 보내셨어요? 중국 해외뉴스 전문사이트 ‘궈지짜이셴’(國際在綫)은 지난 25일 한국·러시아·미국·프랑스 대통령들의 크리스마스를 전하면서 특히 이명박 당선자를 가장 먼저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언론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서울의 한 고아원을 찾아 산타복장을 하고 아이들과 노래를 부르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며 “한 나라의 지도자답지 않은 신선한 모습을 선보였다.”고 전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3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앞서 부인과 함께 매우 낭만적인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은 “촛불과 와인이 놓인 멋진 식당에서 부인과 함께 식사를 하고 산책을 즐기는 푸틴의 모습이 매우 인간적”이라고 전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부터 새해 1월 1일까지 장기 휴가를 내고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즐길 예정이며 지난 24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로 성탄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새 애인으로 알려진 모델 카를라 브루니와 이집트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고 있다. 언론은 “카를라 브루니가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가 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며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후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사진=東方IC(사진 위는 이명박 당선자, 아래는 푸틴 러시아대통령과 영부인)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4일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흔히 콧물이 흐르거나 코 막힘 증상이 있으면 코감기일 거라는 자가진단을 하기 쉬우며, 발열 등 다른 증상이 없으면 지나가는 가벼운 감기일 거라는 생각에 치료를 미룬다. 하지만 콧물 난다고 모두 감기일까? 콧물과 코막힘 등 증상별 원인과 의심이 되는 질환, 그 대처법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본다.   ●다큐 인(EBS 오후 7시45분)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이 좋아 월급의 반을 폭죽 사는 데 썼다. 연구단지의 연구원직을 그만두고 불꽃쇼 대행사를 차린 청년. 지금은 국내에서 알아주는 폭죽업체의 대표이자 불꽃연출가, 유지곤(28)씨다.2007년 마지막 달, 까만 하늘을 가슴 벅차게 장식할 그의 불꽃같은 삶을 따라가 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와인 애호가들이 최고로 손꼽는 와인 중에 보스니아 남부의 한 수도원에서 만들어지는 와인이 있다. 비잔틴 시대부터 존재한 수도원 앞에 널찍한 포도밭이 펼쳐져 있다. 수녀들이 수확한 포도로, 수도사들이 와인을 만든다. 한해 10만 병의 와인이 생산되고 창고에는 무려 100년 넘은 와인도 있다.   ●그래도 좋아(MBC 오전 7시50분) 석경은 준배와 저녁을 먹고 있는 자리에서 준배에게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며 되돌려 놓을 것을 종용한다. 서회장은 명지에게 한강제화 안주인 자리를 오래 비워 놓을 수 없다며 정희와 재혼할 생각이 있다고 한다. 명지는 그 말을 듣고 정희를 찾아가서 다른 사람과 재혼하라며 화를 내는데….   ●그여자가 무서워(SBS 오후 7시20분) 정진은 어머니 김여사에게 경표와 영림의 관계를 은애가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에 김여사는 놀라는데, 정진은 은애가 잘 대처하고 있다며 진실이 밝혀진 배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편, 경표는 은애에게 승미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들었느냐고 묻는데, 은애는 경표에게 자신을 속이지 말라고 말한다.   ●인간극장(KBS2 오후 7시30분) 가로등 불빛이 하나둘 켜지는 저녁,12살 다빈이와 9살 예슬이는 거리를 나선다. 예슬이가 3살 때 하늘나라로 떠난 엄마, 알코올중독인 아빠. 남매에게 할머니가 있지만 무릎 관절 수술을 받고는 오래 일하기가 힘든데다 눈까지 점점 보이지 않는다. 할머니를 돕기 위해 남매는 거리로 나가 폐지를 줍는다.
  • 글로벌 시대 비즈니스 매너 노하우

    주 유엔 차석대사, 주 헝가리 대사 등을 역임한 서대원 광운대 석좌교수가 글로벌 시대의 비즈니스 덕목을 책으로 펴냈다.‘글로벌 파워 매너’(중앙북스 펴냄)는 “교양과 이슈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 인간관계의 질이 달라진다.”는 주장 아래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며 국제무대에서의 매너와 대화의 기술, 비즈니스 규범 등을 두루 귀띔한다. 외국인 사업 파트너에게 꼬치꼬치 캐묻기 식의 대화는 절대금물이라는 상식적 제언은 기본. 만나서 반갑다는 의례적인 인사말을 건넬 때도 꼬박꼬박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 주는 작은 성의가 유대감을 형성하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등의 ‘매너 노하우’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지은이가 몸소 체득한 대인관계 기법들이 현장감 있는 사례를 통해 생생히 전달된다. 테이블 매너를 비롯해 고급 비즈니스 대화에서 빠뜨릴 수 없는 와인, 오페라, 스포츠 관련 주제의 대화법이 소개됐다. 상황별 영어표현법이 별도 부록으로 실렸다.1만 2000원.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EU 포도밭 3년간 5% 감축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의 포도밭 면적이 앞으로 3년 동안 5% 줄어든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농업장관은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마라톤 협상을 갖고 3년 동안 전체 포도밭 340만㏊의 5%인 17만 5000㏊를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와인산업 구조조정안에 합의했다. 포도 농사를 중단하는 농가에는 보조금을 지급키로 했다. EU가 이같은 구조조정안을 마련한 것은 와인산업을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미국·칠레·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포도주 후발 국가들의 추격이 무서운 데다 역내 포도주 소비량이 감소해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EU집행위원회는 재배지를 줄이지 않으면 포도주 과잉 생산량이 2010년에는 현재의 두배 수준인 전체 와인 생산량의 15%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합의된 내용이 회원국간의 반발로 대폭 완화된 것이어서 벌써부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포도밭 감축 규모는 애당초 EU 집행위가 발표한 40만㏊의 절반에도 훨씬 못미친다. 포도주 알코올 농도를 높이기 위해 설탕을 첨가하는 방법을 금지하려던 계획도 독일 등 일부 회원국들의 반대로 무산됐다.vielee@seoul.co.kr
  • [Seoul In] 미혼 직원 미팅 주선

    관악구(구청장 김효겸) 오는 22일 서울과 충북 영동을 오가는 와인열차에서 미혼남녀 직원들의 아름다운 만남을 주선한다. 미혼 직원 40명이 참여한다. 구 관계자는 “꼭 이성교제가 아니더라도 직장 동료로서 상호간의 이해를 넓히는 기회를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최소 1번씩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로테이션 미팅을 갖는다. 영동에서 난계 국악체험과 와인 저장토굴을 관람한다. 미래정책추진반 880-3745.
  • 콩나물국, 정말 숙취해소 도움될까

    술 마신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숙취.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숙취는 두통, 메스꺼움, 발열 등의 증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숙취를 부르는 원인과 잘못된 음주습관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18일 오후 10시20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숙취의 실체와 건강한 음주습관에 대해 알아본다. 최근 가톨릭의대 신경정신과 김대진 교수팀은 숙취를 일으키는 물질로 메탄올을 지목했다. 건강상태가 양호한 성인 18명에게 체중에 따라 각각 소주 1병∼1병 반을 마시게 한 뒤 13시간 후에 혈액 내 메탄올 농도를 비교했더니 그 수치가 크게 증가했다. 메탄올은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다. 제작진은 한국건강기능식품연구원에 한국인이 즐겨마시는 소주, 맥주, 와인, 막걸리, 위스키 등 5가지 술의 성분분석을 의뢰한 결과를 공개한다. 또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우리 국민들이 좋아하는 숙취해소 방법들을 거리 설문을 통해 알아본다. 콩나물국, 꿀물, 라면, 북어국, 녹차 중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숙취해소법은 단연 콩나물국이었다. 그렇다면, 콩나물은 과연 숙취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동국대 식품공학과 신한승 교수와 배화여대 최남순 교수가 함께 장국, 꿀물, 커피, 녹차 등 항간에 떠도는 숙취해소법의 진실과 거짓을 가린다. 가정의학 전문의 박용우 원장은 또 숙취 걱정 없는 건강한 음주습관을 제시한다. 이밖에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마시는 속칭 ‘폭탄주’와 탄산음료, 사우나 등 숙취를 배가시키는 습관과 잘못된 숙취해소법의 허와 실을 짚어본다.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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