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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아그라와 보톡스의 야합

    “비아그라(발기부전 치료제)와 보톡스(주름 개선제)가 야합한다.” 비아그라를 생산하는 미국 화이자가 보톡스 제조업체 아일랜드 앨러간과 1600억 달러(약 185조 5200억원) 규모의 합병안에 합의했다고 영국 BBC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이자의 앨러간 인수가는 화이자 주식 11.3주에 해당하는 주당 364달러 이상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화이자와 앨러간의 합병으로 태어나는 ‘화이자간’은 시가총액 3300억 달러(약 381조원), 연 매출액 650억 달러를 기록해 존슨앤존슨(시가총액 2757억 달러)을 단숨에 넘어 세계 최대의 제약회사로 발돋움한다. 화이자는 2000년 워너램버트 제약을 1118억 달러, 2002년에는 파마시아를 600억 달러, 2009년에는 와이어스제약을 680억 달러에 각각 인수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호스피라를 152억 달러에 사들여 몸집을 불렸다. 다만 두 기업의 덩치가 워낙 커 반독점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거래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게 부담이다. 두 회사의 결합은 시가총액 1130억 달러인 앨러간이 몸집이 두 배 가까이나 큰 화이자(2177억 달러)를 합병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화이자는 본사를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옮길 수 있게 돼 법인세율을 현행 25%에서 20%로 낮출 수 있게 됐다. 톰슨 로이터는 “이번 합병 효과로 화이자는 해마다 10억 달러 정도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도 세율을 낮추기 위해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인수를 추진했다가 실패한 전력이 있는 화이자가 절세하기 위해 또다시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금 바꿔치기’로 불리는 이 방식은 지난해 8월 미 패스트푸드 체인 버거킹이 캐나다 커피·도넛 체인 팀호턴과 합병해 본사를 캐나다로 옮기면서 미국 내에서 논란이 돼 미 의회가 이를 막는 입법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화이자가 앨러간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앨러간이 화이자를 인수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법망을 피하는 얄팍한 수를 썼다는 얘기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팔공산에 친환경 산림레포츠 단지·힐링 숲 생긴다

    팔공산에 친환경 산림레포츠 단지·힐링 숲 생긴다

    대도시 근교인 팔공산에 산림레포츠와 힐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대규모 위락단지가 조성된다. 경북 군위군은 내년부터 2019년까지 국비 등 총 380억원을 투입해 부계면 동산리 팔공산 일대 164㏊에 걸쳐 산림레포츠단지와 산림 치유의 숲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해발 700~800m인 이 일대는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지가 장관을 이루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인구 250여만명인 대구 시가지와 접한 이점을 지녔다. 게다가 급경사와 완경사, 평지가 적절하게 분포돼 있어 산림레포츠단지가 들어설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를 위해 군은 2017년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를 끝내고 2018년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산림레포츠단지(37㏊)에는 산악자전거(MTB) 코스(10㎞)와 집와이어, 포레스트 어드벤처, 슬라이더, 모노레일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관광객들이 쉴 수 있는 트리하우스 등 숙박시설과 산림휴양시설도 들어선다. 치유의 숲에는 건강관리센터를 비롯해 숲길(5㎞), 산림풍원, 족욕원, 향기원, 담력원, 약초재배원 등이 조성된다. 군은 이들 사업 과정에서 산림 훼손을 방지하고 자연경관을 최대한 살릴 방침이다. 군은 산림레포츠 단지 등이 들어서면 인근 삼국유사가온누리와 사야파크식물원(30㏊), 팔공산 정상(해발 1193m) ‘하늘정원’ 등과 연계돼 연간 20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명소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 완공을 전후해 인근 팔공산터널(칠곡 동명~군위 부계)과 상주~영천 간 민자고속도로와 중앙선 복선 신설 공사도 완료돼 기존 중앙고속도로와 함께 국도, 지방도와 중앙선 철도가 거미줄처럼 연결되면서 교통 요충지로 급부상한다. 김영만 군수는 “친환경적으로 조성될 산림레포츠 및 치유의 숲 단지는 산림이 전체 면적의 76%를 차지하는 군위군 관광 인프라 구축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날로 증가하는 레저·여가활동 수요 충족과 휴양공간 제공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바다’ 위에 둥둥 뜬 풍력 발전소...영국, 세계 최대규모 추진

    ‘바다’ 위에 둥둥 뜬 풍력 발전소...영국, 세계 최대규모 추진

    풍력 발전은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로 인기가 높다. 특히 해상 풍력 발전은 일반적으로 육상 풍력발전보다 효율이 높다. 산처럼 바람을 가로막는 지형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상 풍력 발전이 가능한 지역은 한정되어 있다. 현재의 해상 풍력 발전은 거대한 기둥을 바다 바닥에 세운 후 여기에 거대한 풍차를 건설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수심이 얕은 바다만 가능하다. 육지보다 바다가 훨씬 넓지만, 해상 풍력 발전이 가능한 지역은 극히 한정된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의 수요가 증가하는 지금 이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다. 수심이 깊은 바다에 풍력 발전기를 경제적으로 설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물 위에 뜨는 부유식 풍력 터빈(Floating wind turbine)을 건설하는 것이다. 물론 간단한 일은 아니다. 거대한 탑 모양의 풍차가 바다에서 쓰러지지 않도록 잘 지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도되는 방식은 물이나 무거운 물체를 채운 거대한 기둥을 물에 띄우고 이를 다시 바다 바닥에 와이어로 고정하는 방식이다. 건설 방식은 다소 복잡하지만, 풍력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지역을 훨씬 확장할 수 있다. 최근 스코틀랜드 정부와 영국 정부는 노르웨이의 스타토일(Statoil)이 개발한 하이윈드(Hywind) 부유식 풍력 터빈을 스코틀랜드 피터헤드(Peterhead) 해안 25km 떨어진 바다에 건설하기로 했다. 이 지역은 바람은 강하게 불지만, 수심이 100m 이상이라 고정식 풍력 발전기를 건설하기는 어렵다. 하이윈드 풍력 터빈은 속이 비어 있는 거대한 기둥 위에 풍력 터빈이 설치되어 있다. (첫번째 사진) 기둥은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고 무거워지는 구조이며 높이는 200m이다. 이 기둥은 세 개의 와이어로 바다 밑에 고정된다. 거대한 풍차가 내는 출력은 6MW급이며 모두 5개를 시험적으로 설치하게 된다. 30MW의 발전량은 많지는 않지만, 이런 대형 부유식 풍력 발전단지로는 세계 최대급이다. 아직 기술 수준이 초기 단계인 점을 고려해 영국 정부는 안전성 및 신뢰성, 경제성을 검증한 후 더 대규모의 부유식 풍력 발전소 건설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보다 작은 크기의 부유식 풍력 발전기는 이미 북해의 거친 바다에서 신뢰성을 검증했다. 이번에 건설될 최대 규모의 부유식 풍력 발전기가 성공적인 것으로 드러난다면 이미 포화단계에 이른 연안 해상 풍력 발전기가 더 먼 바다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해안선에서 멀기 때문에 시각 공해나 소음 공해에서 자유로운 것은 덤이다. 참고로 영국 정부는 MWh 당 100파운드(약 17만 원) 미만의 발전 단가를 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조사 측은 85~95파운드 정도로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풍력 발전을 비롯한 신재생 에너지 투자를 늘려야 할 필요가 있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해상 풍력 발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부유식 풍력 발전의 성공 여부와 경제성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강승현, 기본 스타일링으로도 숨길 수 없는 8등신 명품 몸매

    강승현, 기본 스타일링으로도 숨길 수 없는 8등신 명품 몸매

    지난 10월 29일 이태리 브랜드 ‘파라점퍼스(PARAJUMPERS)’ 의 15-16 FW 시즌 프레젠테이션에 모델 강승현이 포착 되어 화제다. 인터와이어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이 날 행사에는 배우 이선균, 이제훈, 이다희, 김효진과 같은 스타를 비롯한 뮤지션 등 패션 피플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속 강승현은 블랙 레더 스키니 팬츠와 화이트 셔츠로 가장 기본 스타일링을 선보였다.거기에 그레이 컬러의 점퍼를 매치해 카리스마 있는 겨울 코디를 완성 하였다. 행사에 참석 한 셀럽들은 각자의 개성 넘치는 스타일링으로 파라점퍼스의 신제품을 선보여, 현장에 있던 모든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는 후문이다. 한편, 강승현은 황광희, 전효성과 함께 KBS W ‘뷰티바이블’ 의 MC 로 활약 중이다. 사진출처: 파라점퍼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즈 in 비즈] 中 ‘2자녀 정책’ 과연 호재 될까

    지난달 29일 중국 지도부가 35년간 고수했던 한 자녀 정책을 공식 폐지했다. 둘째를 낳으면 연평균 개인 소득의 10배인 2만~20만 위안(약 360만~3600만원)의 벌금을 물리며 강력하게 인구를 억제했던 중국이 태도를 확 바꿨다. 예상했던 대로 국내 증시는 호들갑을 떨었다. ●中한자녀 정책 폐지… 국내 육아용품株↑ 제로투세븐 주가가 10% 이상 오르는 등 젖병, 분유, 아기 옷을 만드는 국내 업체 주식이 상승세를 탔다. 산아 제한이 풀리면서 중국에서 태어날 아기가 늘 것이고 이들을 먹이고 입히는 시장도 덩달아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덕이다. 과연 그럴까? 멀리 갈 것도 없다. 정부 정책이 저출산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은 국내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10년간 저출산 해결을 위해 100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은 1.2명에 머무르고 있다. 내 몸 하나도 벅찬데 출산은 언감생심이라는 게 우리 젊은이들이 가진 생각이다. 중국도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중국 언론사나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가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둘째를 낳지 않겠다는 의견이 낳겠다는 응답의 2배를 넘는다. 중국에 분유와 우유를 수출하는 매일유업도 두 자녀 허용 정책의 영향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 이유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젊은 부부일수록 개인 삶의 질을 중시하고 양육비 부담으로 자녀를 둘 이상 낳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 경쟁 치열… 성공 장담 못 해 어찌 됐든 하나밖에 못 낳을 때보다는 매년 태어나는 중국 아기 수는 늘 것이다. 장기적으로 육아 시장도 커질 것이다. 우리 기업에만 호재는 아니다. 다국적 기업이 중국 유아용품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분유만 보면 국내 업계에서 중국 수출액이 가장 많은 매일유업이 올해 450억원을 바라본다. 21조원에 이르는 중국 분유 시장의 0.2%에 그친다. 중국에서는 미드존슨, 와이어스, 네슬레 등 80여개 글로벌 분유 브랜드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분명히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성공하기 어려운 곳이 중국이다. ‘두 자녀 특수’를 기대하고 국내 유아용품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게 무모할 수 있단 얘기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젠장, 비행기에서 나랑 똑같이 생긴 사람을 만났다”

    “젠장, 비행기에서 나랑 똑같이 생긴 사람을 만났다”

     어느날 비행기를 탔는데 나랑 똑같이 생긴 사람과 마주친다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사진작가 닐 토머스 더글러스가 지난달 29일 라이언에어 비행기를 타고 런던 스텐스테드 공항을 경유해 아일랜드의 갤웨이로 가는 도중 이런 일을 겪었다. 자신의 자리에 자신이랑 꼭닮은 남자가 앉아 있었다.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갤웨이로 가던 더클러스는 “내가 옆 자리로 옮겨줄 것을 요청하자 그가 고개를 들어 날 쳐다봤는데 ‘이런 젠장, 꼭 나처럼 생겼잖아’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물론 둘은 이 비행기를 타기 전에 만난 적도 없고 아무런 혈연 관계도 없었다.  더글러스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웃었고 우리는 셀피를 찍었는데 바로 이것”이라며 트위터에서 수천회나 리트윗된 사진을 보여줬다.    둘은 마냥 신기해 하다가 공항에서 헤어졌는데 갤웨이의 한 호텔에 투숙하게 돼 또 마주쳤다. 더글러스는 “그날 밤 펍에 갔는데 거기에 내 쌍둥이가 또 있었다. 완전히 괴이쩍은 일이다. 우리는 웃음을 터뜨린 뒤 한잔 했다”고 말했다.    이 사진은 와이어 미디어의 책임자 리 비티가 트위터에 올렸는데 그는 “오른쪽 남자는 내 친구의 남편인데 왼쪽 남자는 어제 밤 비행기 안에서 만난 낯선 남자란다”라고 신기해 했다.    미국의 허핑턴 포스트는 둘의 사진이 올라오자 트위터에 비슷한 사례와 사진들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영화 多樂房] ‘맨 온 와이어’·‘하늘을 걷는 남자’

    [영화 多樂房] ‘맨 온 와이어’·‘하늘을 걷는 남자’

    1974년 8월 7일 아침,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WTC)에서는 지상 최대의 쇼가 펼쳐졌다. 열일곱 살 소년이 수년간 꿈꾸었던 ‘불가능한 도전’은 110층 높이 공중에 매달린 2㎝ 두께의 와이어 위에서 더이상 ‘불가능하지 않은 도전’이 되었다. 그것은 개인적 꿈의 실현임과 동시에 역사에 남을 위대한 공연이었다. 쌍둥이 빌딩 사이 허공을 한 발짝씩 내딛던 줄타기 곡예사 필립 프티는 잠시 멈춰 서 412m 아래 관객들을 향해 절한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정중하고 우아하게. 그의 공연은 지금까지도 자신만의 꿈과 목표를 가진 모든 이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프티의 이 기막힌 퍼포먼스처럼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이야기가 또 있을까. 그는 자신의 경험을 담아 책을 썼고, 많은 영화인들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오랫동안 거절하다가 30년이 지난 후에야 다큐멘터리 제작을 결심한다. ‘맨 온 와이어’(29일 재개봉)는 프티 일행의 숨 가빴던 공연 준비와 실황을 상세하고도 생생하게 담고 있는 작품이다. 세기의 범법 행위에 가담하게 된 여러 공범자들과의 운명적 만남, 200㎏ 상당의 와이어와 장비들을 들키지 않고 옥상까지 운반하는 과정, 경찰 눈을 피해 잠복해 있는 시간 등은 그대로 한 편의 케이퍼 필름을 연상시킬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제임스 마쉬 감독은 필립을 비롯한 조력자들의 증언, 흑백의 재연 영상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하며 짜릿한 흥분과 뭉클한 감동을 유발시킨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하늘을 걷는 남자’(28일 개봉)는 프티의 열정 및 업적에 대한 찬가이자 ‘맨 온 와이어’에 대한 오마주로 가득 차 있는 극영화다. 처음부터 프티를 화자로 등장시켜 플래시백 형태로 내러티브를 끌어가는 형식이라든가 기분 좋은 긴장감으로 들떠 있는 영화 전반의 분위기는 ‘맨 온 와이어’와 상당 부분 유사하다. 두 작품의 차별성은 프티가 하늘을 걷는 장면에서 집중적으로 드러나는데, ‘맨 온 와이어’가 증언과 당시의 자료들로 전대미문의 공연을 묘사했다면, 저메키스 감독은 가능한 모든 촬영기술을 동원해 하늘을 걷고 있는 프티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줌으로써 그 스릴을 간접체험하게 한다. 그러나 왜 지금, 다시 프티일까. 사실 영화 내내 WTC를 보는 기분은 묘하다. 프티가 누볐던 두 건물 사이의 공간은 역사적 대참사 속에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그 자리에는 최근 완공된 ‘프리덤 타워’(원 월드트레이드센터)가 위용을 자랑하며 우뚝 서 있다. 그렇다면 ‘하늘을 걷는 남자’는 프티의 긍정적 에너지로 WTC의 상처를 위로하고 새로운 랜드마크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저메키스 감독이 뉴요커들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두 동의 위압적인 건물이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으며 재조명되던 그날의 기억을 2015년에 다시 끄집어낸 것은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꿈을 이뤄낸 위대한 예술가의 발걸음이 오랫동안 가슴을 설레게 하는 작품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
  • 1분에 한 대꼴 F18 전투기 출격

    1분에 한 대꼴 F18 전투기 출격

    전 세계 주요 해역을 순회하는 미국 항공모함의 별칭은 ‘떠다니는 공군기지’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추진하면서 최대 6척의 항모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할 정도로 전략무기로서 항모의 중요성은 크다. 국방부공동취재단은 미 해군의 협조을 얻어 지난 28일 동해상에서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 중인 핵추진 항모 ‘로널드레이건’함에 탑승했다. 미 7함대의 핵심 전력인 레이건함(10만 2000t급)은 길이가 333m에 달하고 승조원은 5400여명이다. 최대 속력은 시속 56㎞로 F18 슈퍼호넷전투기와 E2C 조기경보기를 비롯한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한다. 취재단이 축구장 3개 넓이인 1800㎡의 갑판에 올라온 순간 F18 전투기들이 굉음을 내며 비행갑판을 달려 바다 위로 날아올랐다. 시간을 재 보니 1분에 1대꼴이다. 레이건함 갑판이 일반 활주로보다 짧은데도 전투기가 이륙할 수 있는 이유는 항공기 이륙을 돕는 장치 ‘캐터펄트’를 4개나 갖췄기 때문이다. 함수 쪽에 있는 캐터펄트는 원자로에서 나온 고압 증기를 활용해 전투기를 새총에서 발사되는 돌멩이처럼 밀어낸다. 반대편 함미 갑판에서는 출격했던 항공기들이 2~3분 간격으로 갑판에 착륙했다. 후미 갑판 3곳에 설치돼 있는 일종의 밧줄인 ‘어레스팅 와이어’가 전투기에 걸리자 전투기들이 갑판 위에 멈춰 섰다. 항공모함 이착륙의 핵심 전력은 비행갑판 요원들이다. 400여명의 비행갑판 요원은 서로 다른 색의 의상을 입어 임무를 구분한다. 노란색은 항공기 통제, 녹색은 항공기 정비와 이륙, 파란색은 항공기 고정, 빨간색은 무기와 탄약을 담당한다. 함교 1층의 비행갑판 통제실에 들어가자 장교들이 책상 위에 그려진 항모 갑판에 모형 전투기를 올려놓고 위치를 표시하고 있었다. 통제실 장교는 “정전 등 비상시에도 갑판 상황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레이건함이 참가한 한·미 해상기동훈련은 지난 26일 시작돼 30일까지 실시된다. 동해 국방부 공동취재단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웨어러블 배터리 시장 불붙은 경쟁

    웨어러블 배터리 시장 불붙은 경쟁

    삼성SDI와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이어 웨어러블 배터리 분야에서도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웨어러블 배터리란 돌돌 말리고 휘어지는 유연성이 강점으로 목걸이, 스마트워치, 헤어밴드뿐 아니라 티셔츠 등 의류에도 접목할 수 있어 미래의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SDI는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배터리 박람회인 ‘인터배터리 2015’에서 인체의 어떠한 곡선에도 적용이 가능한 웨어러블 배터리를 선보였다. 특히 이번에 최초로 공개한 ‘스트라이프 배터리’는 두께 0.3㎜의 초슬림 디자인이 적용됐다. 섬유와 같이 자유자재로 휘면서도 두께는 최소화한 제품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 시대 기술 경쟁의 핵심 이슈는 디자인”이라면서 “유연성과 고성능이 강점인 스트라이프 배터리는 정보통신기술(ICT) 기기가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해 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SDI는 스마트워치를 타깃으로 개발된 ‘밴드 배터리’도 선보였다. 기존의 스마트워치 줄에 밴드 배터리를 적용하면 용량을 크게는 5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이 배터리는 사람 손목 둘레 수준의 곡률 범위에서 약 5만번 이상의 굽힘 테스트 후에도 정상 작동이 가능해 충분한 상품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은 이날 박람회에서 전선 형태의 밴드형 와이어 배터리를 처음 공개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기존 플렉서블 배터리가 사람 손목 곡률 반경인 30R(반지름이 30㎜인 원의 휜 정도) 정도에서 멈추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 제품은 위아래로 완벽하게 접을 수 있는 15R 수준의 곡률 구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곡률 반경인 R값이 낮을수록 더 구부릴 수 있는데 15R이면 신발끈을 묶듯 배터리를 구부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시곗줄이나 이어폰·허리띠 등에 전기를 저장해 놓고 각종 모바일 기기를 이용할 수도 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스마트워치용 육각 형태의 ‘헥사곤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 헥사곤 배터리와 이번에 개발한 밴드형 와이어 배터리를 함께 스마트워치에 적용할 경우 사용 가능 시간을 최대 2배로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전기자전거, 전동공구 등 비(非)정보기술(IT) 분야 시장 공략을 위한 원통형 배터리 신제품 ‘20650’을 선보였다. 20650은 지름 20㎜, 길이 65㎜ 규격으로 기존 배터리 표준 제품인 18650(지름 18㎜, 길이 65㎜) 제품보다 용량을 24% 이상 개선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性에 관한 두 남녀의 솔직 토크 ‘슬리핑 위드 아더 피플’ 예고편

    性에 관한 두 남녀의 솔직 토크 ‘슬리핑 위드 아더 피플’ 예고편

    두 남녀의 직설토크가 돋보이는 영화 ‘슬리핑 위드 아더 피플’이 오는 22일 국내 개봉한다. ‘슬리핑 위드 아더 피플’은 섹스에 대한 성인 남녀의 솔직한 심리를 재치 넘치는 대사와 수위 높은 에피소드로 표현한 작품이다. 지난 1월 제31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된 이 작품에 대해 미국의 영화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와 인디와이어(Indiewire)는 각각 “현대판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탄생”, “할리우드가 간절히 원했던 신선하고 재미있는 로맨스”라며 극찬했다. 개봉에 앞서 공개된 메인 예고편에는 상반된 연애스타일을 가진 두 주인공 ‘제이크’와 ‘레이니’ 모습을 볼 수 있다. 서로에게 첫 경험 상대였던 두 사람은 12년 만에 재회한다. 그날 이후 꼬여버린 이들은 서로의 연애문제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할리우드 섹시 스타로 발돋움 중인 알리슨 브리와 최고의 마성남으로 꼽히는 제이슨 서디키스가 각각 ‘한 남자를 잊는 게 불가능한 여자’ 레이니와 ‘한 여자만 만나는 게 불가능한 남자’ 제이크로 분했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레슬리 헤드랜드 감독은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에 익숙해져 이런 장르에 시시함을 느낄 관객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전하고자 했다”고 연출 배경을 설명했다. 오는 10월 22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사진·영상=오퍼스픽쳐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금주 개봉작] ‘더 클럽’ HD리마스터링 버전 개봉

    [금주 개봉작] ‘더 클럽’ HD리마스터링 버전 개봉

    휴잭맨, 이완 맥그리거, 미셸 윌리엄스 주연의 영화 ‘더 클럽’이 오는 15일 HD 리마스터링(기존 필름 영화를 고화질 디지털로 복원) 버전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더 클럽’은 뉴욕의 상류 1%만이 가입할 수 있는 비밀클럽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뉴욕의 잘나가는 회계사지만 일상이 무료한 ‘조나단’(이완 맥그리거)은 사무실을 찾아온 변호사 ‘와이어트’(휴 잭맨)와 친구가 되고, 그를 통해 뉴욕 상류층만 가입할 수 있는 비밀클럽을 알게 된다. 이후 조나단은 전화로 약속을 정하고 ‘서로에 대해 그 어느 것도 묻지 않고 원나잇 스탠드를 즐기는’ 클럽에 점점 빠져든다. 그러던 어느 날 조나단은 비밀클럽에서 만난 이니셜S(미셸 윌리엄스)에게 한눈에 반해 규칙을 어기게 된다. 하지만 함께 하룻밤을 보낸 뒤 그녀가 실종되고, 설상가상으로 조나단은 2000만 달러를 횡령한 용의자로 지목받는다. 이 작품은 2008년 개봉 당시 휴 잭맨과 이완 맥그리거, 미셸 윌리엄스, 매기 큐 등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해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휴 잭맨’의 악역 연기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CF 감독 출신의 마르셀 렝겐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더 클럽’의 HD 리마스터링 버전은 오는 10월 15일 개봉된다. 청소년 관람불가. 상영시간 107분. 사진 영상=케이알씨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조현준 효성 사장, 스틸코드 사업 경쟁력 강화한다

    조현준 효성 사장, 스틸코드 사업 경쟁력 강화한다

    효성그룹(사장 조현준)이 신규 자금을 투입해스틸코드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효성은 타이어코드와 스틸코드, 비드와이어 등 3대 타이어 보강재를 모두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으로 타이어코드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비드와이어 사업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내고 있다. 스틸코드 사업의 경우 그 동안 시장 내 공급 과잉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세계 10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따라, 효성은 스틸코드를 생산하는 자회사인 중국 칭다오법인에 대해 1108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신청해 최근 현지 정부의 승인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403억원을 우선 투입해 칭다오법인의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효성은 이번 신규 자금 수혈을 통해 중국 업체들의 견제를 따돌리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안전벨트용 원사, 에어백용 원사 등 산업용 원사를 기반으로 하는 자동차 소재 부문의 일괄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효성은 중국, 미주, 유럽 등 글로벌 생산 기지의 안정적 공급망을 바탕으로 글로벌 타이어 회사와의 파트너십 강화에 나서며 현재의 시장 지배력을 유지해나갈 방침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끊어진 ‘목뼈’ 다시 잇는 ‘기적의 수술’로 살아난 아이

    끊어진 ‘목뼈’ 다시 잇는 ‘기적의 수술’로 살아난 아이

    교통사고로 목뼈가 부러져 머리와 목이 체내에서 서로 ‘끊어지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만 기적적 수술을 통해 무사히 살아난 어린 소년의 이야기가 알려져 놀라움을 주고 있다. 지난 달 15일(현지시간), 2살 호주 소년 잭슨 테일러는 엄마, 누나와 함께 차량에 탑승해 이동하던 중 시속 110㎞로 주행하던 18세 남성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겪었다. 이때의 강한 충격으로 잭슨은 1,2번 경추가 부러져 머리와 목뼈의 연결이 체내에서 끊어지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잭슨은 즉시 헬리콥터를 통해 호주 브리즈번 시에 소재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이송된 잭슨의 수술을 맡은 담당의는 호주 의학계에서 ‘척추 수술의 대부’로 불리는 ‘명의’ 제프리 아스킨이었다. 아스킨과 의료진은 6시간에 걸쳐 대 수술을 진행한 것으로 전한다. 이 수술에서 의료진은 먼저 잭슨에게 고정 장치를 착용시켜 머리와 몸이 서로 어긋나지 않도록 했다. 그 뒤 의료용 와이어로 척추를 잇고 잭슨의 갈비뼈 일부를 떼어내 목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머리와 척추를 다시 ‘연결’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킨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인 경우라면 아이들은 애초에 이런 큰 부상을 견뎌내고 생존하기도 힘들뿐더러, 설령 소생되더라도 이후 스스로 움직이거나 숨 쉴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잭슨은 현재 몸을 원활히 움직이는 등 신체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돼 의료진 역시 잭슨의 수술을 '기적의 수술'이라 칭하고 있다. 현재 잭슨은 아직 머리 고정 장치를 착용한 채 회복 중이며 앞으로 8주가 지난 뒤에 해당 장치를 제거하게 된다. 함께 탑승했던 9살 누나 셰인 또한 장기에 부상을 입어 장 5㎝를 적출하는 등 큰 수술을 겪었지만 현재 무사히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운전중 부주의로 사고를 일으킨 상대 남성 운전자는 벌금형 등 경미한 처벌만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어머니 라일리 테일러는 같은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며 관련 법률 개정을 위한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이다. 라일리는 “우리 아이들은 평생 남을 정신적, 신체적 상처를 입었다. 나 또한 앞으로 아이들이 다시 다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진 채 살아가야 할 것”이라며 “무모한 운전으로 다른 이의 인생을 파괴하는 사람들은 운전할 자격이 없으며,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웃음기 빼고 누볐죠 상상초월 ‘네버랜드’

    웃음기 빼고 누볐죠 상상초월 ‘네버랜드’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영원한 소년의 표상 피터팬. 피터팬은 언제부터 하늘을 날았고, 어떻게 네버랜드에 가게 됐을까. 오는 8일 국내에서 개봉하는 ‘팬’은 피터팬의 탄생 이전의 이야기를 담은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다룬 후속편)이다. 영국의 소설가 겸 극작가인 제임스 매슈 배리의 소설에서 시작된 피터팬은 원작이 선보인 지 한 세기가 넘었지만 영화와 애니메이션, 연극, 뮤지컬로 만들어지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아 온 캐릭터. ‘어톤먼트’, ‘안나 카레니나’ 등을 연출한 조 라이트 감독은 전작들과의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독특한 판타지 블록버스터 영화로 재탄생시켰다. 1일 일본 도쿄 페닌슐라 호텔에서 열린 ‘팬’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라이트 감독은 “이야기 전개와 캐릭터를 완전히 재해석했지만 원작이 내포하고 있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가장 많이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동안은 어른 관객을 대상으로 한 영화를 주로 찍었는데 제가 아빠가 되고 나서 아이들을 위한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 아이들과 엄마의 각별한 사랑을 보면서 영화 속 피터팬과 엄마가 서로 그리워하는 애틋한 관계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시공간을 초월한 네버랜드는 1940년대 암울한 시대상을 배경으로 고아인 피터가 고달픈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탈출구를 형상화했다고도 볼 수 있죠.” 영화 속에서 눈길을 끄는 이는 단연 검은 수염 역의 휴 잭맨이다. 라이트 감독은 원작에 단 한 줄로 소개된 해적 검은 수염을 피터의 적수이자 영원한 젊음을 찾아 헤매는 네버랜드의 독재자로 그렸다. 그에게서 전작 ‘레미제라블’, ‘엑스맨’ 시리즈의 온화한 면모와 웃음기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10년 전쯤인가 니콜 키드먼이 자신이 좋아하고 역량 있는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는 이야기를 인상 깊게 들었어요. 시나리오도 좋았고 평소 좋아하는 감독이었기 때문에 영화 속 어떤 역할을 제안받았어도 출연했을 겁니다. 아이들의 눈에 어른들은 변덕스럽고 무섭고 우스운 면도 있죠. 아이들의 눈에서 만들어 낸 조의 캐릭터 해석이 좋았어요.” 대머리의 검은 수염을 소화하기 위해 삭발을 감행한 그는 “갑자기 외모가 변한 상태로 몇 달씩 지내니까 가족들이 상당히 혼란스러워했다”며 웃었다. 대표적인 친한파 할리우드 스타인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서울 홍보대사임을 강조하면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사실 한국에 대한 관심은 회계사였던 아버지로부터 시작됐어요. 한국에서 몇 년 사셨던 아버지는 경제의 미래는 한국에 있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거든요. 한국 문화나 음식, 전통에도 관심이 많으셨구요. 얼마 전 딸아이가 한복을 입고 한국에 간다고 해서 그러라고 흔쾌히 승낙을 했어요. 심지어 저희집 개도 한복을 입고 있죠. 다만 수캐인데 한복 치마저고리를 입고 있는 게 문제지만요(웃음).” 영화는 고아원에 버려진 소년 피터가 엄마 메리(어맨다 사이프리드)를 찾아 나서는 긴 여정을 뼈대로 삼았다. 피터팬 역에 캐스팅된 리바이 밀러(13)는 이번이 첫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라이트 감독이 4000개의 오디션 테이프를 보다 지쳐갈 때쯤 운명처럼 찾아왔다. 앳된 외모에 성숙한 목소리가 인상적인 밀러는 “이렇게 큰 영화에 출연하게 돼서 신나고 흥분됐다. 만일 속편을 촬영한다면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출연하고 싶다”며 웃었다. 한편 영화에는 한국의 배우 겸 무술가 나태주가 원주민 전사 크와후 역으로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감독과 휴 잭맨은 한국 출신 배우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태주는 연기력과 무술 실력을 겸비한 다재다능한 젊은 친구예요. 액션이 너무 빨라 카메라로 잡지 못할 정도였고 컴퓨터그래픽(CG)도, 와이어도 필요 없을 만큼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보여 줬습니다. ” 도쿄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종이·플라스틱 집… 건축과 미술 사이

    종이·플라스틱 집… 건축과 미술 사이

    건축에서 재료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강조할 필요는 없다. 재료는 구조이자 형태이며 색상일 정도로 공간의 감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재료의 역사는 건축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인류가 주거 생활을 하기 시작하던 원시시대부터 사용된 흙과 나무 등 자연 소재에서부터 최근의 기능성 합성 소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축 재료는 건축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건축기법의 변화를 동반했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30~40대의 젊은 건축가 6팀이 참여한 가운데 건축 재료의 물리적 특성과 조형성에 대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아웃 오브 더 박스: 재료의 건축, 건축의 재료’ 전이 열리고 있다. 미술관이라는 닫힌 공간의 한계 때문에 참여 건축가들은 건축이 아닌 설치 작업을 통해 건축 재료들이 어떻게 구축·가공되는지, 그 공간이 어떤 감각을 주고 어떤 풍경을 만들어 내는지를 펼쳐 보인다. 이들은 현대 건축가들에게 가장 익숙한 콘크리트를 제외한 6가지 건축 소재를 선택하고 대안적인 구축 방식을 보여준다. 와이즈건축(장영철·전숙희 소장)의 ‘띠의 구조’는 일본과 중국 등에서 건축의 마감 재료로 사용되는 대나무가 지닌 탄성을 이용한 파빌리온 작업이다. 주재료인 대나무살과 광목, 금속 앵글, 와이어, 활대처럼 휘어진 댓살로 구축된 외벽은 구조적 안정성과 더불어 공간에 긴장감을 준다. 조호건축의 이정훈 소장은 벌집 형태로 단면이 보강된 400장의 종이 판재를 격자형 뼈대로 엮어 종이의 구조적 강성을 실험한 작품 ‘와플 밸리’를 선보였다. 이런 구축 방식은 관람자가 실제로 작품 위에 올라가 거닐 수 있을 만큼 종이에 견고함을 제공한다. 건축학과 철학, 재료학과 건축이론을 공부하고 물성과 감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 건축물을 구현해 온 이 소장은 계곡의 물살에 의해 깎인 바위와 같은 모습으로 작품을 형상화해 종이의 견고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네임리스건축(나은중·유소래 소장)의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는 흙으로 만든 불투명한 전벽돌 140장과 투명한 유리벽돌 80장을 벽의 형태로 쌓아 무거움과 가벼움의 개념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나은중 소장은 “전벽돌과 유리벽돌을 함께 사용하면서 거칠고 부드러운 질감의 차이, 어둡고 밝은 빛의 차이 등 물성이 주는 상이한 감각의 경계를 자연스러운 그러데이션으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각자의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30대 중반의 건축가 3명이 모여 만든 프로젝트팀 문지방(권경민·박천강·최장원)은 지붕재로 쓰이는 골함석과 같은 형태의 투명 플라스틱을 이용해 탑 모양의 ‘템플 플레이크’(Temple Flake)를 구축했다. 골 플라스틱의 휘어지는 특성을 활용해 구축한 공간은 골의 중첩을 통한 시각적 왜곡, 빛의 반사 등 다양하고 풍부한 시각적 효과를 선사한다. 철재 패널 가장자리를 접는 절곡(folding) 가공법으로 만든 철재 패널 177장을 조립해 제작한 더_시스템 랩(김찬중 소장)의 ‘스틸 이글루’는 구조와 외피가 일체화된 작품이다. 내부의 빛이 패널에 뚫린 각기 다른 패턴의 타공을 거치며 전시장 벽면에 숲 형상의 그림자를 형성하고 슈퍼미러로 가공된 표면에는 주위의 풍경이 그대로 반영된다. 공간적 한계를 극복한 비정형 건축물을 설계해 온 건축사사무소 53427의 고기웅 소장은 3D 프린터의 활용 가능성을 실험한 ‘심플리 콤플렉스’를 선보였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생산된 각기 다른 형태의 3차원 곡면을 가진 조인트 220개가 아크릴 파이프를 다양한 방향으로 연결해 복잡한 3차원 곡선 형태의 구조를 효율적으로 실현한다. 3차원의 곡선 형태 구조는 시각적인 공간감을 선사한다. 전시는 오는 12월 13일까지. 전시 기간 중 참여 건축가들로부터 작업 과정과 건축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는 건축가 오픈토크도 마련됐다. (02)720-5114.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가볍고 간편...근력 확 높이는 美육군 ‘신형 외골격’ 공개

    가볍고 간편...근력 확 높이는 美육군 ‘신형 외골격’ 공개

    시대를 막론하고 무거운 군장을 짊어진 채 장거리를 행군하는 것은 보병의 숙명이었다. 로마 제국의 거대한 도로는 장비와 병력을 신속하게 이동시키려는 목적에서 건설된 것으로 이것 자체도 상당수는 병사들을 동원해서 건설한 것이었다. 고된 삽질과 행군은 당시에도 군인의 숙명이었던 셈이다. 비록 병력 수송을 위한 다양한 차량과 항공기가 개발되었음에도 21세기 보병 역시 무거운 장비와 무기를 들고 행군을 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모든 것이 바뀔지도 모른다. 인간의 근력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외골격(Exoskeleton) 시스템이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외골격 시스템은 보조 동력을 통해서 인간이 일을 돕거나 더 큰 힘을 내는 장치이다. 현재 여러 기업과 연구소에서 외골격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는데, 앞으로 산업 현장, 군대, 재활 치료 등에서 미래가 기대되는 신기술이다. 미 육군은 하버드 대학의 와이즈 연구소(Wyss Institute)에서 개발한 소프트 외골격(Soft Exosuit) 시스템을 테스트 중이다. 메릴랜드에 있는 미 육군 연구소(U.S Army Research Laboratory (ARL))의 숲길에서 한 병사가 착용한 것은 사실 평범한 군복이 바지가 아니라 이 소프트 외골격 시스템이다. 기존의 외골격 시스템이 단단한 합금 소재의 프레임에 모터를 달았다면 소프트 외골격은 주요 관절 부위를 연결하는 와이어를 이용해서 병사가 적은 힘으로 행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처음 봤을 때는 외골격이 아니라 특이한 군복을 입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위의 사진에서 맨 앞의 군인) 테스트에 참가한 보병은 무거운 군장과 함께 산소 소비량을 측정하기 위한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구팀은 그 뒤를 따르며 병사의 피로도와 산소 소비량 등 여러 데이터를 측정하고 있다. 이들은 대략 4.8km 정도의 산길을 걸으며 테스트를 진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새로운 소프트 외골격이 기존의 합금 프레임 타입의 무거운 외골격 대비 큰 장점이 있다. 일단 새 외골격 시스템은 크기가 작아서 휴대가 간편하며 무게가 가볍다. 기존의 외골격은 큰 힘을 내는 데는 유리했지만, 무거워서 만약 배터리나 연료가 떨어진 상태에서는 병사가 이를 가지고 다니기 매우 어려웠다. 여기에 프레임과 인간의 골격의 움직임이 딱 맞지 않아서 병사의 관절에 상당한 무리를 주는 경우도 있다. 새로운 외골격 시스템은 작고 간편하며, 병사의 관절에 딱 맞게 제작되어 관절에 부담이 없다. 이 시스템은 더 무거운 장비를 드는 것보다 장거리 행군에서 병사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되었다. 단순히 정신력과 체력으로만 극복할 수 없는 한계를 넘어선 슈퍼 보병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이론적으로는 훌륭하지만, 실전에서도 잘 작동할지는 앞으로 많은 테스트를 거쳐야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분명한 점은 미 육군과 해병대가 병사의 행군 피로를 줄이기 위한 많은 연구를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군사 강국으로 앞서는 데 필요한 일이다. 비록 당장에 시급한 다른 문제가 많지만, (예를 들어 늘 지적되는 수통이나 모포 등) 우리 군 역시 미래 강군을 위해서 이런 연구에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와우! 과학] 행군 편해질까?…美육군 신형 외골격 시스템

    [와우! 과학] 행군 편해질까?…美육군 신형 외골격 시스템

    시대를 막론하고 무거운 군장을 짊어진 채 장거리를 행군하는 것은 보병의 숙명이었다. 로마 제국의 거대한 도로는 장비와 병력을 신속하게 이동시키려는 목적에서 건설된 것으로 이것 자체도 상당수는 병사들을 동원해서 건설한 것이었다. 고된 삽질과 행군은 당시에도 군인의 숙명이었던 셈이다. 비록 병력 수송을 위한 다양한 차량과 항공기가 개발되었음에도 21세기 보병 역시 무거운 장비와 무기를 들고 행군을 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모든 것이 바뀔지도 모른다. 인간의 근력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외골격(Exoskeleton) 시스템이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외골격 시스템은 보조 동력을 통해서 인간이 일을 돕거나 더 큰 힘을 내는 장치이다. 현재 여러 기업과 연구소에서 외골격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는데, 앞으로 산업 현장, 군대, 재활 치료 등에서 미래가 기대되는 신기술이다. 미 육군은 하버드 대학의 와이즈 연구소(Wyss Institute)에서 개발한 소프트 외골격(Soft Exosuit) 시스템을 테스트 중이다. 메릴랜드에 있는 미 육군 연구소(U.S Army Research Laboratory (ARL))의 숲길에서 한 병사가 착용한 것은 사실 평범한 군복이 바지가 아니라 이 소프트 외골격 시스템이다. 기존의 외골격 시스템이 단단한 합금 소재의 프레임에 모터를 달았다면 소프트 외골격은 주요 관절 부위를 연결하는 와이어를 이용해서 병사가 적은 힘으로 행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처음 봤을 때는 외골격이 아니라 특이한 군복을 입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위의 사진에서 맨 앞의 군인) 테스트에 참가한 보병은 무거운 군장과 함께 산소 소비량을 측정하기 위한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구팀은 그 뒤를 따르며 병사의 피로도와 산소 소비량 등 여러 데이터를 측정하고 있다. 이들은 대략 4.8km 정도의 산길을 걸으며 테스트를 진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새로운 소프트 외골격이 기존의 합금 프레임 타입의 무거운 외골격 대비 큰 장점이 있다. 일단 새 외골격 시스템은 크기가 작아서 휴대가 간편하며 무게가 가볍다. 기존의 외골격은 큰 힘을 내는 데는 유리했지만, 무거워서 만약 배터리나 연료가 떨어진 상태에서는 병사가 이를 가지고 다니기 매우 어려웠다. 여기에 프레임과 인간의 골격의 움직임이 딱 맞지 않아서 병사의 관절에 상당한 무리를 주는 경우도 있다. 새로운 외골격 시스템은 작고 간편하며, 병사의 관절에 딱 맞게 제작되어 관절에 부담이 없다. 이 시스템은 더 무거운 장비를 드는 것보다 장거리 행군에서 병사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되었다. 단순히 정신력과 체력으로만 극복할 수 없는 한계를 넘어선 슈퍼 보병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이론적으로는 훌륭하지만, 실전에서도 잘 작동할지는 앞으로 많은 테스트를 거쳐야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분명한 점은 미 육군과 해병대가 병사의 행군 피로를 줄이기 위한 많은 연구를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군사 강국으로 앞서는 데 필요한 일이다. 비록 당장에 시급한 다른 문제가 많지만, (예를 들어 늘 지적되는 수통이나 모포 등) 우리 군 역시 미래 강군을 위해서 이런 연구에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제이슨 데이, “세계 랭킹 1위 눈앞...새로운 신화 쓰고 있다”

    제이슨 데이, “세계 랭킹 1위 눈앞...새로운 신화 쓰고 있다”

    호주 제이슨 데이(28)가 세계 랭킹 1위와 함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1라운드부터 선두를 내주지 않고 우승)을 눈앞에 뒀다. 제이슨 데이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레이크포리스트의 콘웨이 팜스 골프 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3차전 BMW 챔피언십(총상금 825만 달러ㆍ약 95억원)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4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쳤다. 중간합계 20언더파 193타다. 공동 2위 미국 스콧 피어시, 미국 대니얼 버거과 6타 차 단독 선두다. 제이슨 데이는 21일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함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꿰찰 수 있다. 또 페덱스컵 랭킹 1위에게 주는 1000만 달러(약 116억원) 보너스도 받는다. 제이슨 데이는 2라운드까지 합계 124타로 PGA 투어 대회를 통틀어 36홀 최저타 타이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제이슨 데이는 올 시즌 18개 대회에 출전해 파머스 인슈어런스, RBC 캐나다 오픈, PGA 챔피언십(메이저 대회), 플레이오프 1차전 바클레이스에서 각각 우승, 시즌 5승째에 도전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무전도 안되는 ‘따로 국밥’ 해군-해경...해양 안보는?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무전도 안되는 ‘따로 국밥’ 해군-해경...해양 안보는?

    지난 16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는 한국해양전략연구소가 주관하고 해군과 해양경비안전본부가 후원한 광복 70주년 기념 ‘해군ㆍ해경 간 협력 증진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정호섭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해군 수뇌부와 홍익태 해양경비안전본부장 등 해군과 해경의 수뇌부가 총출동한 이 세미나는 행사명 그대로 해군과 해경의 협력 증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는데, 이날 전문가 발제와 토론을 통해 그동안 해군과 해경의 협력 관계에 상당한 괴리가 있었으며, 해경에게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상당한 고뇌가 있었음이 밝혀졌다. -해군과 해경 사이의 통신 문제 일본이 교과서와 외교청서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도발을 이어가던 지난 5월, 정부는 공군과 해군, 해양경비안전본부 전력을 투입해 독도 일대에서 독도 방어 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에는 해군의 한국형 구축함과 호위함, 초계함 전력과 해경 경비함 10여 척과 항공기가 투입되어 입체적인 작전 능력을 과시했다. 이 훈련에서는 독도 수호 의지를 담아 건조했다는 5,000톤급 경비함 삼봉호를 비롯, 3,800톤이 넘는 구축함과 호위함, 각종 헬기와 초계기 등 입체 전력이 참가해 웅장한 모습이 연출되었는데, 이러한 웅장한 모습과 달리 이 날 투입된 해군과 해경 함정 사이에 제대로 된 통신체계나 지휘체계가 없어 제각각 움직인 것이라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16일 세미나에 참석한 신정호 해군본부 정보작전부장(준장)은 “해군과 해경 간 C4I(CommandㆍControlㆍCommunicationㆍComputer and Intelligence) 체계가 제한되고, 합동통신망 외 비화 통신망이 없으며, 음성 통신망의 도달거리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 부장의 말을 해석하자면 해군과 해경 사이에 실시간 정보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음성으로 이루어지는 통신은 외부에서 손쉽게 감청이 가능하며, 해군 함정과 해경 함정 사이에 일정 이상 거리가 벌어지면 무전이 안 통한다는 뜻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독도에서 일본과 마찰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보자. 독도 앞바다에 나타난 일본 순시선은 한국 해군-해경의 동태를 감시한 정보를 자위대와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공동으로 대응 전략을 짤 수 있다. 일본 순시선과 호위함이 주고받는 통신 정보는 암호화되어 우리 해경이나 해군이 감청할 수 없다. 반면, 독도 앞바다의 우리 해경 함정은 해군이 레이더나 초계기 등으로부터 수집하는 일본 순시선과 군함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없다. 해경이 해군으로부터 적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음성으로 된 합동통신망 뿐이다. 해경은 해양경찰청 예규 제524호에 의거, 모든 경비함정에 합동작전망(J-101)을, 1,000톤 이상 모든 경비함에 항공기와 통신할 수 있는 항공기유도망(J-201) 무전 설비를 갖추고 있다. 합동작전망 J-101은 VHF 방식이기 때문에 송수신 감도와 음질은 우수하지만, 전파 손실률이 커서 통달거리가 통상 25~30마일(40.2~48.2km)에 불과하다. 즉, 독도 인근의 해경 경비함과 해군 군함 사이에 50km 이상 거리가 이격되면 무전을 주고받는 것이 어렵다는 뜻이다. 이 통신망은 데이터를 암호화하여 주고받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해군과 해경 사이에 주고받는 모든 통신은 해상자위대가 손쉽게 감청할 수 있다. 각자 사용하는 위성 통신망을 통해 해양경비안전본부와 해군작전사령부를 거쳐 통신이 되었다고 해도 문제다. 일본 순시선과 군함이 암호화된 통신을 쓰면서 실시간으로 기민하게 움직일 때, 우리 해군과 해경은 몇 단계를 거쳐 교신을 주고받으며 느릿느릿 대응하고, 이마저도 일본에게 감청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해군은 오랫동안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상당한 수준의 C4I 체계를 구축해 왔지만, 해경은 이러한 통신체계 개선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해군과 실시간으로 상황 정보를 공유하고, 먼 거리에서도 암호화된 통신을 주고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예산 투자가 필요한데, 거기에 쏟아 부을 예산이 없었기 때문이다. -해경 장비, 호환성 어려움 없을까? 해양선진국들, 특히 미국과 일본은 국가함대(National Fleet)라는 개념 아래 해군과 해안경비대, 해상자위대와 해상보안청의 협력을 대단히 중시해왔다. 이 때문에 군함과 경비함을 건조할 때에도 가급적 상호 군수지원이 용이하도록 규격을 통일하고 같은 기능의 장비일 경우 가급적 표준화를 도모해 상호 운용성을 강화해 왔다. 그런데 우리나라 해경은 많이 다르다. 해경은 5,000톤급 이상 대형함정부터 소형 보트까지 305척에 달하는 크고 작은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500톤 이상 경비함은 49척에 달하는데, 그 종류가 너무 다양하다. 13척이 건조된 3,000톤급 경비함 태평양급(3001함~3015함)은 각 함정의 크기와 장비, 형태가 상이하다. 헬기 격납고의 유무, 디젤엔진과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추진기관 등 이 같은 차이는 발전하는 기술 추세에 대한 즉응성을 염두에 둔 결과겠지만, 이로 인해 운용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항공 분야도 마찬가지다. 해양경비안전본부는 헬기 16대와 고정익기 4대 등 총 2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20대 밖에 없는 항공기도 그 종류가 7가지에 달한다. 러시아제 Ka-32C 헬기 8대, 이탈리아제 AW-139 1대, 프랑스제 AS565MB 6대, 미국제 Bell 412EP 1대는 제조사와 부품 규격이 모두 달라 호환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여러 종류의 장비들을 갖춰 놓으면 운용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함종과 기종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각 별도의 교육 과정을 개설해 따로 교육해야 한다. AS-565MB 헬기를 조종하던 조종사가 휴가나 퇴직 등의 사유로 자리를 비우면 다른 헬기 조종사가 그 자리를 메워야 하는데 조종 계통이 다르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조종사 부족 문제 때문에 작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경 헬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기종 선정이다. 군함 역시 경비함 3001함에서 근무하던 기관장이 같은 3,000톤급 경비함인 3012함으로 발령 받으면 배를 조작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엔진과 추진기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군함과 항공기의 규격을 통일하고 가급적 같은 규격의 장비와 부품을 사용토록 하고 있는 해군과 너무도 대조적이다. 해경 자신들의 함정과 항공기도 서로 호환이 되지 않는데 해군과 호환이 될 리가 만무하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해난사고가 발생해 장기간 구조작전을 벌여야 할 때도 해경 경비함은 해상에서 해군 군수지원함의 보급 지원을 받을 수가 없다. 보급용 와이어와 후크 규격은 물론 연료 주입구와 파이프의 규격이 맞지 않아 해군 함정과 연결 자체가 안 되기 때문이다. 즉, 장기간 사고 해역에 머무를 수 있는 해군 함정과 달리 해경 함정은 수시로 기지로 돌아가 재보급을 받아야 한다. 헬기도 마찬가지다. 사고 해역에서 구조 작전을 함께 벌이더라도 해군 헬기는 해경 경비함 헬기 갑판에 앉아 지원을 받을 수 없고, 반대로 해경 헬기도 해군 군함 갑판에 앉아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헬기를 고정시켜 주는 결속장치 규격도 다른데다가, 헬기 기종과 격납고 형태도 다르다. 더욱이 해군 헬기는 JP-5, JP-8 항공유를 사용하는데 비해 해경 헬기는 JET-A1 항공유를 사용해 연료 상호 보급도 어렵다. 이렇게 된 원인은 돈 문제가 가장 컸다. 해경은 새로운 경비함이나 장비를 도입할 때 예산 절감을 위해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대상 장비를 선정한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보니 그때그때 가장 낮은 가격의 장비에 눈이 갈 수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매번 도입하는 장비들이 서로 호환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가동률이 떨어지는 등 애로사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시 합동 작전은 ‘곤란’ 우리나라 해경 조직은 결코 작은 조직이 아니다. 함정 분야에서는 500톤급 이상 경비함을 49척이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사시 준군사조직으로써 상당히 활용 가치가 높다. 이 때문에 정부는 통합방위기본법과 그 시행령으로 전시 및 비상사태 발생 시 해경이 해군 함대사령부의 통제를 받는 보조 전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해 놓고 있다. 외형상으로 보면 대형 함정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해경은 해군 군함들과 함대를 이뤄 작전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앞서 언급했던 통신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나란히 붙어 항해하더라도 지휘통제에 문제가 있고, 해경함의 무장이 대단히 빈약하기 때문에 투입할 수 있는 작전에 한계가 있다. 해군은 북한이 대량으로 사용하는 자기감응식 기뢰에 대응하기 위해 선체의 자기장 발생을 감소시키는 소자(消磁) 작업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수중 소음 발생을 억제하는 설계가 적용된 군함을 사용한다. 하지만 소음 및 자기 처리에 대한 대응이 어려운 해경 함정은 북한의 어뢰와 기뢰를 끌어들이는 자석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해군 함정들과 함께 기동하면 위험해진다. 이 때문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해경은 해군의 보조전력으로 함께 작전할 수 없어 주로 항만 시설과 해안 경비를 맡는다. 하지만 현재 해경함들은 이러한 임무도 수행하기 어렵다. 미사일과 어뢰에 피격되었을 경우 선체 내부로 바닷물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도록 방수 격벽 설계가 된 해군 군함과 달리 상선 규격이 적용된 해경 함정은 소형 어뢰나 미사일에 맞아도 손쉽게 격침되며, 무장이 대단히 빈약하기 때문에 기관포와 로켓으로 무장한 북한의 소형 간첩선과의 교전에서도 승리는커녕 생존조차 보장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런 조건을 모두 개선해 경비함을 건조한다면 좋겠지만 예산이 발목을 잡는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이렇게 해경 경비함을 건조할 경우 작전 능력과 생존성은 대폭 향상되겠지만, 선가(船價)가 2~3배 이상으로 폭등하기 때문에 예산이 제한되어 있는 해경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해경의 함정 교체 주기가 문제라는 주장도 있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같은 4,000톤급 선박이라도 고장력강을 사용해 튼튼한 해군 함정은 30년 이상 사용하지만, FRP나 알루미늄이 많이 들어간 해경 경비함은 15년만 되어도 노후함으로 분류해 교체 대상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선박 획득 및 정비 시 해군과 공조해 비용 절감을 도모하면서 더 튼튼한 함정을 구매한다면 항해일수가 짧은 해경함정을 이렇게 자주 교체할 필요가 없어 장기적으로 예산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당장 해경 예산의 대폭 증액이 불가피하다. 해경도 더 튼튼하고 성능 좋은 경비함을 갖고 싶어 한다. 더 크고 튼튼하고 우수한 성능의 배가 있다면 좀 더 오래 바다 위에서 경비작전을 펼칠 수 있고, 다양한 장비를 실어 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예산이다. 해경의 함정 건조 예산은 매년 1,100억 원 수준이다. 일본 해상보안청이나 중국 해경국 예산의 30%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1,100억 원이면 3,000톤급 군함에서 레이더와 센서, 통신장비와 무장을 모두 뺀 껍데기만 구입할 수 있는 돈이다. 해경은 이 돈으로 5,000톤급 경비함 1척과 3,000톤급 경비함 2척을 사야 한다. 우수한 성능의 배를 획득할 수 없는 구조다. 해경이 처한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독도ㆍ이어도 등 해상 영유권 분쟁 위험성이 커지고 대형 재해ㆍ재난과 해적, 테러 등 초국가적인 해상 안보 위협까지 커지면서 해경에게는 더 많은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사실 준군사조직으로 출발한 미국 해안경비대나 일본 해상보안청과 달리 우리나라 해경은 경찰 조직으로 시작했고, 해상안전과 치안유지에 특화되어 발전해 왔기 때문에 안보적 측면의 임무까지 소화하기에는 버거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시대적 환경은 더 강하고 더 발 넓은 해경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 해양안보 환경에서 해경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해경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질타보다는 응원에 무게를 좀더 실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서로 ‘통신’도 안되는 해군-해경...안보 맡길 수 있나

    서로 ‘통신’도 안되는 해군-해경...안보 맡길 수 있나

    지난 16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는 한국해양전략연구소가 주관하고 해군과 해양경비안전본부가 후원한 광복 70주년 기념 ‘해군ㆍ해경 간 협력 증진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정호섭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해군 수뇌부와 홍익태 해양경비안전본부장 등 해군과 해경의 수뇌부가 총출동한 이 세미나는 행사명 그대로 해군과 해경의 협력 증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는데, 이날 전문가 발제와 토론을 통해 그동안 해군과 해경의 협력 관계에 상당한 괴리가 있었으며, 해경에게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상당한 고뇌가 있었음이 밝혀졌다. -해군과 해경 사이의 통신 문제 일본이 교과서와 외교청서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도발을 이어가던 지난 5월, 정부는 공군과 해군, 해양경비안전본부 전력을 투입해 독도 일대에서 독도 방어 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에는 해군의 한국형 구축함과 호위함, 초계함 전력과 해경 경비함 10여 척과 항공기가 투입되어 입체적인 작전 능력을 과시했다. 이 훈련에서는 독도 수호 의지를 담아 건조했다는 5,000톤급 경비함 삼봉호를 비롯, 3,800톤이 넘는 구축함과 호위함, 각종 헬기와 초계기 등 입체 전력이 참가해 웅장한 모습이 연출되었는데, 이러한 웅장한 모습과 달리 이 날 투입된 해군과 해경 함정 사이에 제대로 된 통신체계나 지휘체계가 없어 제각각 움직인 것이라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16일 세미나에 참석한 신정호 해군본부 정보작전부장(준장)은 “해군과 해경 간 C4I(CommandㆍControlㆍCommunicationㆍComputer and Intelligence) 체계가 제한되고, 합동통신망 외 비화 통신망이 없으며, 음성 통신망의 도달거리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 부장의 말을 해석하자면 해군과 해경 사이에 실시간 정보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음성으로 이루어지는 통신은 외부에서 손쉽게 감청이 가능하며, 해군 함정과 해경 함정 사이에 일정 이상 거리가 벌어지면 무전이 안 통한다는 뜻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독도에서 일본과 마찰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보자. 독도 앞바다에 나타난 일본 순시선은 한국 해군-해경의 동태를 감시한 정보를 자위대와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공동으로 대응 전략을 짤 수 있다. 일본 순시선과 호위함이 주고받는 통신 정보는 암호화되어 우리 해경이나 해군이 감청할 수 없다. 반면, 독도 앞바다의 우리 해경 함정은 해군이 레이더나 초계기 등으로부터 수집하는 일본 순시선과 군함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없다. 해경이 해군으로부터 적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음성으로 된 합동통신망 뿐이다. 해경은 해양경찰청 예규 제524호에 의거, 모든 경비함정에 합동작전망(J-101)을, 1,000톤 이상 모든 경비함에 항공기와 통신할 수 있는 항공기유도망(J-201) 무전 설비를 갖추고 있다. 합동작전망 J-101은 VHF 방식이기 때문에 송수신 감도와 음질은 우수하지만, 전파 손실률이 커서 통달거리가 통상 25~30마일(40.2~48.2km)에 불과하다. 즉, 독도 인근의 해경 경비함과 해군 군함 사이에 50km 이상 거리가 이격되면 무전을 주고받는 것이 어렵다는 뜻이다. 이 통신망은 데이터를 암호화하여 주고받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해군과 해경 사이에 주고받는 모든 통신은 해상자위대가 손쉽게 감청할 수 있다. 각자 사용하는 위성 통신망을 통해 해양경비안전본부와 해군작전사령부를 거쳐 통신이 되었다고 해도 문제다. 일본 순시선과 군함이 암호화된 통신을 쓰면서 실시간으로 기민하게 움직일 때, 우리 해군과 해경은 몇 단계를 거쳐 교신을 주고받으며 느릿느릿 대응하고, 이마저도 일본에게 감청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해군은 오랫동안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상당한 수준의 C4I 체계를 구축해 왔지만, 해경은 이러한 통신체계 개선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해군과 실시간으로 상황 정보를 공유하고, 먼 거리에서도 암호화된 통신을 주고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예산 투자가 필요한데, 거기에 쏟아 부을 예산이 없었기 때문이다. -해경 장비, 호환성 어려움 없을까? 해양선진국들, 특히 미국과 일본은 국가함대(National Fleet)라는 개념 아래 해군과 해안경비대, 해상자위대와 해상보안청의 협력을 대단히 중시해왔다. 이 때문에 군함과 경비함을 건조할 때에도 가급적 상호 군수지원이 용이하도록 규격을 통일하고 같은 기능의 장비일 경우 가급적 표준화를 도모해 상호 운용성을 강화해 왔다. 그런데 우리나라 해경은 많이 다르다. 해경은 5,000톤급 이상 대형함정부터 소형 보트까지 305척에 달하는 크고 작은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500톤 이상 경비함은 49척에 달하는데, 그 종류가 너무 다양하다. 13척이 건조된 3,000톤급 경비함 태평양급(3001함~3015함)은 각 함정의 크기와 장비, 형태가 상이하다. 헬기 격납고의 유무, 디젤엔진과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추진기관 등 이 같은 차이는 발전하는 기술 추세에 대한 즉응성을 염두에 둔 결과겠지만, 이로 인해 운용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항공 분야도 마찬가지다. 해양경비안전본부는 헬기 16대와 고정익기 4대 등 총 2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20대 밖에 없는 항공기도 그 종류가 7가지에 달한다. 러시아제 Ka-32C 헬기 8대, 이탈리아제 AW-139 1대, 프랑스제 AS565MB 6대, 미국제 Bell 412EP 1대는 제조사와 부품 규격이 모두 달라 호환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여러 종류의 장비들을 갖춰 놓으면 운용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함종과 기종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각 별도의 교육 과정을 개설해 따로 교육해야 한다. AS-565MB 헬기를 조종하던 조종사가 휴가나 퇴직 등의 사유로 자리를 비우면 다른 헬기 조종사가 그 자리를 메워야 하는데 조종 계통이 다르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조종사 부족 문제 때문에 작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경 헬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기종 선정이다. 군함 역시 경비함 3001함에서 근무하던 기관장이 같은 3,000톤급 경비함인 3012함으로 발령 받으면 배를 조작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엔진과 추진기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군함과 항공기의 규격을 통일하고 가급적 같은 규격의 장비와 부품을 사용토록 하고 있는 해군과 너무도 대조적이다. 해경 자신들의 함정과 항공기도 서로 호환이 되지 않는데 해군과 호환이 될 리가 만무하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해난사고가 발생해 장기간 구조작전을 벌여야 할 때도 해경 경비함은 해상에서 해군 군수지원함의 보급 지원을 받을 수가 없다. 보급용 와이어와 후크 규격은 물론 연료 주입구와 파이프의 규격이 맞지 않아 해군 함정과 연결 자체가 안 되기 때문이다. 즉, 장기간 사고 해역에 머무를 수 있는 해군 함정과 달리 해경 함정은 수시로 기지로 돌아가 재보급을 받아야 한다. 헬기도 마찬가지다. 사고 해역에서 구조 작전을 함께 벌이더라도 해군 헬기는 해경 경비함 헬기 갑판에 앉아 지원을 받을 수 없고, 반대로 해경 헬기도 해군 군함 갑판에 앉아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헬기를 고정시켜 주는 결속장치 규격도 다른데다가, 헬기 기종과 격납고 형태도 다르다. 더욱이 해군 헬기는 JP-5, JP-8 항공유를 사용하는데 비해 해경 헬기는 JET-A1 항공유를 사용해 연료 상호 보급도 어렵다. 이렇게 된 원인은 돈 문제가 가장 컸다. 해경은 새로운 경비함이나 장비를 도입할 때 예산 절감을 위해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대상 장비를 선정한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보니 그때그때 가장 낮은 가격의 장비에 눈이 갈 수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매번 도입하는 장비들이 서로 호환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가동률이 떨어지는 등 애로사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시 합동 작전은 ‘곤란’ 우리나라 해경 조직은 결코 작은 조직이 아니다. 함정 분야에서는 500톤급 이상 경비함을 49척이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사시 준군사조직으로써 상당히 활용 가치가 높다. 이 때문에 정부는 통합방위기본법과 그 시행령으로 전시 및 비상사태 발생 시 해경이 해군 함대사령부의 통제를 받는 보조 전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해 놓고 있다. 외형상으로 보면 대형 함정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해경은 해군 군함들과 함대를 이뤄 작전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앞서 언급했던 통신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나란히 붙어 항해하더라도 지휘통제에 문제가 있고, 해경함의 무장이 대단히 빈약하기 때문에 투입할 수 있는 작전에 한계가 있다. 해군은 북한이 대량으로 사용하는 자기감응식 기뢰에 대응하기 위해 선체의 자기장 발생을 감소시키는 소자(消磁) 작업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수중 소음 발생을 억제하는 설계가 적용된 군함을 사용한다. 하지만 소음 및 자기 처리에 대한 대응이 어려운 해경 함정은 북한의 어뢰와 기뢰를 끌어들이는 자석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해군 함정들과 함께 기동하면 위험해진다. 이 때문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해경은 해군의 보조전력으로 함께 작전할 수 없어 주로 항만 시설과 해안 경비를 맡는다. 하지만 현재 해경함들은 이러한 임무도 수행하기 어렵다. 미사일과 어뢰에 피격되었을 경우 선체 내부로 바닷물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도록 방수 격벽 설계가 된 해군 군함과 달리 상선 규격이 적용된 해경 함정은 소형 어뢰나 미사일에 맞아도 손쉽게 격침되며, 무장이 대단히 빈약하기 때문에 기관포와 로켓으로 무장한 북한의 소형 간첩선과의 교전에서도 승리는커녕 생존조차 보장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런 조건을 모두 개선해 경비함을 건조한다면 좋겠지만 예산이 발목을 잡는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이렇게 해경 경비함을 건조할 경우 작전 능력과 생존성은 대폭 향상되겠지만, 선가(船價)가 2~3배 이상으로 폭등하기 때문에 예산이 제한되어 있는 해경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해경의 함정 교체 주기가 문제라는 주장도 있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같은 4,000톤급 선박이라도 고장력강을 사용해 튼튼한 해군 함정은 30년 이상 사용하지만, FRP나 알루미늄이 많이 들어간 해경 경비함은 15년만 되어도 노후함으로 분류해 교체 대상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선박 획득 및 정비 시 해군과 공조해 비용 절감을 도모하면서 더 튼튼한 함정을 구매한다면 항해일수가 짧은 해경함정을 이렇게 자주 교체할 필요가 없어 장기적으로 예산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당장 해경 예산의 대폭 증액이 불가피하다. 해경도 더 튼튼하고 성능 좋은 경비함을 갖고 싶어 한다. 더 크고 튼튼하고 우수한 성능의 배가 있다면 좀 더 오래 바다 위에서 경비작전을 펼칠 수 있고, 다양한 장비를 실어 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예산이다. 해경의 함정 건조 예산은 매년 1,100억 원 수준이다. 일본 해상보안청이나 중국 해경국 예산의 30%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1,100억 원이면 3,000톤급 군함에서 레이더와 센서, 통신장비와 무장을 모두 뺀 껍데기만 구입할 수 있는 돈이다. 해경은 이 돈으로 5,000톤급 경비함 1척과 3,000톤급 경비함 2척을 사야 한다. 우수한 성능의 배를 획득할 수 없는 구조다. 해경이 처한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독도ㆍ이어도 등 해상 영유권 분쟁 위험성이 커지고 대형 재해ㆍ재난과 해적, 테러 등 초국가적인 해상 안보 위협까지 커지면서 해경에게는 더 많은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사실 준군사조직으로 출발한 미국 해안경비대나 일본 해상보안청과 달리 우리나라 해경은 경찰 조직으로 시작했고, 해상안전과 치안유지에 특화되어 발전해 왔기 때문에 안보적 측면의 임무까지 소화하기에는 버거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시대적 환경은 더 강하고 더 발 넓은 해경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 해양안보 환경에서 해경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해경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질타보다는 응원에 무게를 좀더 실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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