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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과 리라/옥티비오 파스 지음(화제의 책)

    ◎노벨상 수상작가 파스의 시론집 멕시코 출신의 시인 옥타비오 파스(1914∼1998)의 시론집.파스가 평생 천착한 ‘시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주로 다뤘다. 좌·우 이념투쟁이 세계를 휩쓸던 1943년,그는 자신을 시인의 반열에 올려준 후견인이었던 파블로 네루다와의 ‘순수­참여 논쟁’에 휘말린다.파스는 외면적 진실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역사의 이름으로 내면적 진실을 희생시켜서도 안된다고 주장했다.젊은 시절 스스로 혁명가를 자처했고 사회주의 운동에도 가담했던 파스는 시와 역사라는 이질적인 두 가치를 조화시키기 위해 애썼다.이것은 그에게 ‘시인으로서의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의 문제로 이어졌다. 이 논쟁 이후 청년 파스는 당시 문단을 지배하던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옹호하는 참여문학 진영에서 철저히 소외됐다.그는 결국 질식할 것만 같은 조국의 문단을 등진 채 ‘숨을 쉬기’위해 국외로 떠났다.파스가 스페인어권에서 열번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시인이 되고,중남미를 대표하는 지성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젊은 시절 겪었던혹독한 정체성의 흔들림에 정면으로 맞서 그것을 극복해냈기 때문이다. 옥타비오 파스 전집(전5권) 첫 권으로 나온 이 책에 이어 시론집 ‘흙의 자식들·타자의 목소리’,시선집 ‘일상의 불꽃’,문화비평서 ‘고독의 미로’‘동양사상 및 예술론’ 등이 내년 6월까지 나올 예정이다. 김홍근·김은중 옮김 솔 1만5,000원.
  • 올해의 인권상 수상 연설문

    먼저,오늘 나에게 영예로운 인권상을 수여해 주신 국제인권연맹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은 금년 2월에 한국 국민이 그토록 염원하던 여야간 정권교체를 50년만에 처음으로 이루어냈습니다.그것은 아시아에서 이룬 또 하나의 민주주의의 승리였습니다.지금 한국은 유엔인권위원국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인권보호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결과는 한국 국민이 기나긴 고난과 고통의 시간속에서도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전진의 발걸음을 한시도 멈추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따라서 오늘의 이 인권상은 내가 받을 영광이 아니라 나와 함께 투쟁하며 민주주의를 쟁취해 낸 우리 한국 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영예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세계 각국의 언론인으로부터 ‘당신이 대통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었느냐’하는 질문을 자주 받았습니다.그에 대한 답변은 두가지였습니다.하나는 ‘우리 국민은 반드시 민주주의를 회복할 것이기 때문에 내가 만일 죽지 않으면,나는 국민을 위해서 일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는것이고,다른 하나는 ‘내가 비록 이대로 죽는다 하더라도 인권과 정의,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사람은 역사속에서 패배하는 일이 결코 없기 때문에,나는 우리 국민과 역사속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은 금년 2월에 그토록 염원하던 여야간 정권교체를 50년만에 처음으로 이루어냈습니다.그것은 아시아에서 이룬 또 하나의 민주주의의 승리였습니다.한국은 유엔인권위원국의 당당한 일원으로 인권보호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금년은 세계인권선언이 선포된지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그러나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권력과 금력의 폭압 앞에 인권이 유린되고 있으며,인권운동가들의 투쟁 또한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지역적 특성이나 문화적 특수성이 인권침해를 합리화할 수 없습니다. 세계에서는 그동안 ‘아시아적 가치’라는 것이 널리 논의되어 왔습니다.아시아에는 서구적 개념의 인권이나 민주주의의 철학과 전통이 없다는 것입니다.그리고 경제건설을 위해서는 인권이나 민주주의는 희생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러한 주장은 잘못된 것입니다.아시아에도 서구 못지 않은 인권사상의 철학적 기반이 있었습니다.중국의 맹자는 서구 민주주의의 철학적 시조인 존 로크보다 2,000년을 앞서서 ‘임금이 백성을 위해서 선정을 베풀지 않으면 백성은 이를 쫓아낼 권리가 있다’는 주권재민론을 주장했습니다.부처님도 ‘천상천하에 내 인격이 제일 존귀하다’고 말했습니다.우리나라의 민족종교인 동학에서도 ‘사람 섬기기를 하늘 섬기듯 하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서구보다 2,000년 앞서서 중국에서는 봉건제도를 타파하고 오늘의 군현제도를 실시했습니다.또한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아무리 고관의 아들도 공개 국가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간부직 관리가 될 수 없었습니다. 한 개인의 힘만으로는 누구도 인권을 위해 싸울 수가 없습니다.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선배영웅들은 이번에 유엔인권위원회가 ‘인권옹호가 선언’을 채택한 것을 지하에서 크게 기뻐할 것입니다.나는 이 선언이 금년말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반세기동안 인권수호의 고귀한 사명에 헌신해온 국제인권연맹과 인권분야 비정부기구(NGO)의 활약상에 대해 찬사를 보냅니다. 한국의 새 정부는 명실상부한 ‘국민의 정부’로서 국민 개개인의 인권문제를 결코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그 일환으로서 인권법 제정과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등 제도적인 인권수호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나아가 지구촌 도처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한국이 세계의 모든 박해받는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면서,인권옹호가와 국제인권연맹의 헌신에 동참하는 것을 매우 기쁘고 영광스러운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 여야 충북지사 후보 비교

    ◎자민련 李元鐘 후보/풍부한 행정경험 장점/탄탄한 조직력이 무기 자민련 李元鐘 후보는 자민련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지역구도,여권의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승리를 자신한다. 최근 朱炳德 후보의 신문광고에 대해 정책대결을 외면한 비열한 인신공격으로 규정,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하고 있다. 李후보는 친화력을 바탕으로 부드럽고 깔끔한 이미지를 앞세워 전 연령층에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한다. 특히 행정고시 출신으로 충북지사·서울시장을 거치면서 쌓아온 풍부한 행정경험과 경륜을 강조한다. 칡뿌리를 캐던 시골소년이 공중전화 수금원에서 출발해 서울시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출세의 과정에서 ‘알차고 야무지다’는 뜻의 ‘알쫑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희망 98,선택 이원종­충북이 바뀝니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충북무역투자공사 설립,도민감사청구제 및 도민과의 정례 TV토론 등 지역경제활성화와 열린 도정 추진 등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선 직후 한나라당을 탈당,당적을 옮긴 후 공천과정에서 홍역을 치렀고 아직도 당 내부와 지역 국민회의측 당원들의 반발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향 제천 등 북부권의 압도적 지지와 함께 대세를 결정할 청주·청원지역은 물론 남부의 보은·옥천·영동 및 朱후보의 고향인 음성까지 전 시·군에서 모두 승리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후보 스스로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누비는 등 적극적인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朱炳德 후보/“뚝심행정 평가 받을 것”/북부권 집중 공략 총력 한나라당 朱炳德 후보는 선거전 초기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자민련 李元鐘 후보의 우세 분위기가 종반들어 역전됐다고 주장한다. 95년 선거때도 불리하다는 예상을 깨고 당선된 전례와 두 차례 충북지사 재임기간에 보여준 추진력과 뚝심이 긍정 평가될 것으로 기대한다. ‘힘있는 충북 건설’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추진해온 ‘충북도 명예연구소’ 지정 등 농정시책과 65살 이상 노인들에 대한 보건소 무료진료 사업등이 저변표를 끌어모으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또 오송 보건의료과학단지조성과 청주공항 개항을 주요 치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충북선 전철화에서 산간 계곡수 보호,노인요양시설과 치매병원 건립까지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사 재임중 마음에 들지 않는 공무원에게 가차없는 질책과 불호령을 내리는 등 지나친 엄격함 때문에 함께 일한 공무원들로부터 후한 점수를얻지 못하는 흠집도 있다.측근들은 이를 ‘솔직함’이라고 옹호한다. 지난 90년 관선 충북지사로 취임한지 6개월만에 단양지역 수재민들에게 “수해가 인재(人災)임을 인정한다”는 각서를 써주고 해임된 전력도 약점이다. 청주중·고 출신으로 청주권 학연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고향 음성을 포함한 북부권을 집중 파고드는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 1일엔 李元鐘 후보의 충북도지사 및 서울시장 재직시 우암상가아파트와 성수대교 붕괴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비방성 신문광고를 냈다가 고발당했다. 구여권의 남은 조직을 최대한 고수,예상되는 자민련의 텃세와 바람을 뚝심으로 이긴다는 각오로 막판 선거전에 임하고 있다. □여야 충북지사 후보 비교 ◇李元鐘 ·나이:56 ·출생지:충북 제천 ·학력:성균간대 행정학과 ·주요경력:행시 4회(66년)·서울시 기획담당관(75년)·서울시 내무국장(80년)·청와대 내무행정비서관(91년)·충북지사(92년)·서울시장(93년)·청주 서원대 총장(96년) ·가족:부인 金辛子(58)씨와 4녀 ·별명:알쫑이 ·재산:11억4,300만원 ·병역:면제(폐결핵) ◇朱炳德 ·나이:62 ·출생지:충북 음성 ·학력:단국대 정외과 ·주요경력:순경 임용(60년)·해양경찰청장(87년)·감사원 감사위원(89년)·충북지사(90년)·경찰위원회 상임위원(93년)·충북지사(95년) ·가족:부인 金鍾君(56)씨와 2남1녀 ·별명:황소 ·재산:9억5,900만원 ·병역:육군 상병 제대
  • 국민의 정부 출범 100일­특별대담:Ⅱ

    ◎정계개편 민주화 세력 규합 바람직/구조조정 1년내내 마무리해야 성공 가능/남북한 경제·사회교류 대승적 접근 꾀할때 ○국민에게 직접 정책호소/민중주의로 연결될 우려 ▲崔교수=당장 이번 지방선거 후 선거를 의식한 민중주의(Populism)적 유혹,또는 기득권 세력과의 타협을 물리치고 모든 분야에서 구조조정을 해야한다.2000년이후 선거 준비 기간을 빼고 나면 앞으로 6개월,1년안에 이 정부의 구조조정 능력이 발휘되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가 정체된다.우리 사회는 망하기엔 너무 크지만,취약요소가 너무 많아 무너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고통이 이어진다.현 정부는 민중주의를 선호하는 측면도 있다.‘국민과의 대화’가 그 예다.엘리트보다는 국민에게 직접 호소,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민중주의로 연결될 우려도 없지 않다. ▲韓교수=지방자치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선거가 지방자치의 지역적 편중성을 더욱 심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한편 지방자치를 통해 각 지역주민들을 생산적인 정치의 장으로 끌어 들여야 한다.그래서 중앙정치의 전횡시대가 아니고 지방시대의 다양성을 끌어내야 할텐데 이에 역행하는 현상도 눈에 띈다.광역자치단체의 경우 쟁점이 있지만 기초단체는 기본정보의 소통자체가 어렵다.정치에 대한 실망과 무관심 때문에 지방자치가 착근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崔교수=앞으로 정계개편은 권력 투쟁의 과정이 아니라 구조조정을 위해서 해야 한다.여야 어느 쪽이 우위를 점하느냐는 문제가 아니다.구조조정을 위해 이니셔티브를 쥐는 것이다. 정계개편이 경제회생과 직접 연관돼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야당과 노동계가 사사건건 발목을 잡아 정치가 불안하면 외국인의 눈에는 정국 불안으로 비쳐진다.당연한 결과로 외국인들이 투자를 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민주주의 원칙을 바탕으로 하는 타협도 좋지만,현 정부의 단호한 의지로 여야 정쟁과 노사분쟁을 진정시키는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한다.지방선거에서 여권에 대한 지지가 확인될 경우 지나친 민주주의 절차에 집착하기 보다 강력한 의지와 경영능력을 과시하는 것도 때론 필요하다.반면 지방선거에서 여당과 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진다면 정계개편이 쉽지 않을 것이다. ○집권후 다수당 개혁 방해/정치지형 다시 설계해야 ▲韓교수=현 정부에게는 밀월기간이 없었다.“집권 그날부터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한나라당이 개혁을 방해했다”는 집권당의 항변이 그럴 듯하게 들린다.그러나 지방선거가 끝나는 시점으로 밀월기간은 사실상 끝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국민들은 이제 훨씬 더 냉정한 눈으로 현 집권세력을 평가할것이다.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개혁작업이 민주주의의 큰 틀을 파괴시키는 것이어서는 안된다.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정계개편이라는 것도 충분히 정당성을 얻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이것이 앞으로 金大中 정부를 평가하는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다.정계개편의 필요성은 다들 인식하고 있는데,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다.대중이 요구한다고 해서 칼을 잘못 빼들면 일시적인 효과는 있겠지만 반드시 개혁의 발목을 잡는 부작용이 클 것이다.이번 지자제선거 결과를 놓고 우리나라 정치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정치중립·인권중시 원칙/안기부 개혁 긍정적 평가 ▲崔교수=정계개편은 원리원칙대로 말하면 정치노선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그리고 개혁방향에 대한 합의대로 이뤄져야 한다.지금 여야간에는 정치 이념 등에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본다. ▲韓교수=정계개편의 큰 그림이 필요하다.중요한 점은 과거 행동의 투명성과 가치지향의 유사성이다.이것이 없는 무차별 영입은 정치적 불안정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과거 민주화를 추진했던 세력들이 힘을 합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델일 것이다.그래야만 명분도 있고 국민들이 이를 수용할 수도 있다. ▲崔교수=검찰 경찰 안기부 등 권력기관은 중립성을 견지해야 한다.특히 새 정부 출범후 안기부의 개혁은 상당한 신뢰를 주고 있다.안기부의 인권중시 발언은 그대로 실천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역사적으로 남을 발언이다.권력기관도 정당이나 정권차원이 아니라 구국의 차원에서 뚜렷한 원칙,즉 정치적 중립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韓교수=金대통령이 안기부를 방문해 “정치중립을 지키고,대통령 개인에게 봉사하는 기구가 되지 말고 국민에게 봉사하며 인권을 존중하라”고 말했다.그러나 우리나라 수사기구들은 아직도 가혹수사 등 과거 잔재를 많이 갖고 있다.이런 기구들이 앞으로 인권을 보장하는 기구로 변신한다면 굉장히 중요한 발전이 될 것이다.이를 위해 안기부가 수사기관의 인권 침해요소를 모니터링해서 유관기관에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崔교수=새 정부 출범이후의 인사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개혁·구조조정과 역사적 방향이 맞는 전국의 각 계층에서 주도세력을 골고루 찾는 것이 인사 탕평책이다.깊은 역사적 통찰을 해야 하는데 출신 시·도 지역을 안배하는 것은 치졸하다.역사적 방향에 반하는 사람은 유능해도 유보해야 한다. 관료중에는 반개혁적 인사들,개발주도의 타성에 익숙한 사람들 가운데 유능한 사람이 현 정권에 등용된 경우가 많다.그런 사람 가운데 우연하게도 호남인이 적지 않다.이 점이 인사비판의 초점이 되고 있다.계층별 지역별로 선택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현 정부의 목표를 분명히 내세워도 단기적으로 호남인이 많이 등용될 것이다.개혁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인사를 한다는 것을 충분히 홍보해야 하다. ○노사정 협력하는 것처럼 남북도 공동체의식 필요 ▲韓교수=남북관계를 보는 눈도 국내문제를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한편에서 구조조정,노사정 협력을 하는 것처럼,북한을 상대로 상호주의(시장모델)의 원칙을 지키면서 또한 공동체적 공존 모랄을 적용해야 한다.이해타산만이 아니라 서로 보살피고 양보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그동안 냉전시대 논리에 의해 공동체적 공존의 논리가 많이 침식돼왔다.이는 정부 관료들사이에서도 그렇다. 특히 경제지원과 사회문화 교류에서의 대승적인 접근이 절실히 요구된다.앞으로 학문 예술 종교 미디어 부문에서는 활발한 교류가 예상된다.정보가 교류하기 시작하면 남북한 동질성이 살아날 것이다. ▲崔교수=대통령이 취임직후 무력도발 불용,흡수통일 배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이것이 확인된 이상 남북기본합의서 원칙을 바탕으로 하고,여기에 실용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정부차원에서는 상호주의를 해야 하지만 상호주의에 얽매여 남북관계 진전에 걸림돌을 만들어서는 안된다.평소 민족과 미래를 위해 ‘큰 계산’을 해야 한다.민간수준에서는 너무 주고 받는식이 되면 안된다.다만 국민들의 형편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호주의 원칙을 표방하는 가운데서도 특히 (미국의)남한 빼돌리기 등을 견제하는 상호주의가 필요하다.경수로건설에도 많은 비용이 들지만 큰 계산에서 보면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계산된 양보인 것이다.사실 상호주의의 경우 (북한으로부터) 받을 것이 별로 없어 동시에 주고 받기식의 협상에너무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韓교수=세계화의 촘촘한 그물망에 살고 있는 요즘,우리가 어떻게 자신을 보느냐에 못지 않게 남이 우리를 어떻게 보느냐도 중요한 시대다.바깥에서 볼때 우리가 안고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제는 IMF 위기 극복이지만 金大中 정부의 출범과 함께 아시아 민주주의의 미래가 어떻게 나타나며 金大中 정부가 여기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도 깊은 관심을 끄는 문제다.앞으로 외교정책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우리나라 인권정책의 위상을 새롭게 짜 국제무대에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아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옹호하고 대변하는 위상을 확보한다면,국제교류는 물론 경제통상협력에서도 굉장히 유리할 것이다. 지난 94년 당시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수상과 金大中 국민회의 총재가 벌였던 논쟁이 외국에서는 큰 관심을 끌었다.우리는 이제 아시아의 문화와 민주주의 및 인권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글로벌한 시각에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미국서 현 정권 큰 신뢰/對美·日 관계 새 틀 짜야 ▲崔교수=현 정권은 한미,한일 관계의 큰 틀을 짤 수 있는 자격이 있다.미국의 신뢰가 크다.오는 6일부터 시작되는 金대통령의 방미로 한미 외교는 큰 성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미국의 대북전략인 연착륙과 金대통령의 통일정책에도 모순이 없다.하지만 미국과의 외교에서는 남북 당사자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한일문제는 다소 까다롭다.큰 틀에서 보면 우리에게 도덕적 우월성이 있다.냉전 이후 한일관계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외교통상부는 실무에서 치밀한 계산을 바탕으로 주고 받는 협상을 해야 한다.대통령이 전향적으로 밝힌 틀에 들떠 실리를 놓칠까봐 걱정이다.즉 헤프게 과거문제를 양보하고 문화개방을 해서는 안된다.문화개방은 곧 문화사업을 의미하므로 계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과 일본사이에는 합의가 있다.바로 역사인식의 공유다.그러나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과거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확인된 사실을 바탕으로 미래를 논의하되 과거 직시를 내팽개치면 안된다.따라서 일본과의 외교는 한쪽에서 보편적인 가치를 주장하고 한쪽에서 실리외교를 주창하는 등 중용의 배합이 필요하다.
  • 方基中 연세대 교수 역사학대회 발표논문 요지

    ◎分斷史學 극복 ‘대등통일’ 전제돼야 역사교육연구회(회장 李範稷)가 주관하는 제41회 전국역사학대회가 서울광진구 건국대학교에서 열리고 있다.29일부터 시작해 30일까지 계속될 이번학술대회의 주제는 ‘통일과 역사교육’.다음은 연세대 사학과 方基中 교수가 발표한 논문 ‘통일문제와 한국사학의 과제’의 요지다. 남북한은 분단모순과 민족모순에서 비롯된 체제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분단현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민주적 통일국가와 사회체제를 수립해야 한다.역사학계에서도 현대 한국사학의 성격을 통일문제와 관련해 살펴보고 ‘통일사학론’의 진전을 위한 논점과 과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양체제 모두 불구의 발전 한반도의 분단은 이질적인 사회구성을 수반한 체제적 분단이자 민족모순의 산물이다.이러한 분단의 이중적 체제대립성은 분단형성 과정에서 배태됐다.분단이 장기화하면서 그 체제적 이질성은 정치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문화양식과 의식구조에 이르기까지 심화됐다.바로 이 분단모순에 의해 남북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는 불구적인 발전을 겪었고,이제는 남북 모두 체제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이러한 상황은 휴전협정에 기초한 준(準)전시상태라는 긴장관계에 기반을 둔다.그런 만큼 민족통일에 관한 일반원칙은 이같은 분단구조의 현실적 특수성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신중하고 현실성 있게접근해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우선 이미 합의된 통일의 일반원칙,즉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대등통일 원칙을 남과 북 양측에서 재확인하고 이에 부합하는 실제적인 정책과 여론조성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또한 민족연대의식과 호혜주의에 입각,남북이 당면한 체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협조해야 한다.그리고 통일사업을 진전시키기 위한 전제로서 남북 각기 대등통일관에 부합한 민주주의 개혁을 수행해야 한다. 남북의 한국사학은 상호 대립적인 남북 양체제의 이념과 사상을 담지한 분단사학으로 전개됐다.여기서 분단성은 반공이념과 반제(反帝) 혁명이념에 입각한 남북의 지배적 역사인식의 이질성을 뜻한다. ○남북한 역사인식 이질적 상호 지배체제를 옹호하고 있는 양자는 역사관과 역사인식을 근본적으로 달리하면서 결과적으로 분단체제의 유지와 흡수통일론의 유포에 기여하고 있다.한편 남한사학 내의 극우반공주의 역사인식과 진보적 역사인식 사이의 이질성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남한사학의 경우 반공적 역사학·역사인식의 공세와 순(純)경제적 관점의 근대화론의 유포는 심화되는 반면,문화주의사학의 개방적·통일지향적 역사인식은 완화되고 있다.이러한 분단사학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분단사학’ 극복의 일반원칙으로서 민족공존의 원리에 기초한 대등통일이라는 민족통일의 일반원칙을 승인해야 한다.또한 통일사회를 전망하는 민족통합의 역사이념으로서 평화적·개방적·민주적 민족주의인 ‘열린 민족주의’를 수용해야 한다. ○통일지향 역사교육 강화를 우리는 이 ‘열린 민족주의’에 민주주의 이념을 적용한 ‘민족적 민주주의’를 통일을 위한 역사이념으로 삼을 수 있다. 통일에 대비하는 학계의 노력은 북한사학과의 학술교류 논의로 대표된다.남북학술 교류를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계의 ‘통일사학’ 논의와 남북 학술교류를 전담하는 조직체를 구성하는 것이 긴요하다.또 남북을 포괄한 현대사연구를 활성화하고 통일지향의 역사교육 특히 현대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 경제회생 막는 파업(사설)

    검찰에서 민주노총 총파업이 심각한 사회불안을 야기하고 우리경제의 대외신인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아 파업강행시 공권력을 즉각 투입,민노총지도부와 산하 노조간부를 전원 사법처리키로 한 것은 불가피한 사법적 대응으로 보인다. 당국이 이번 민주노총의 파업을 노동관계법상 정당한 쟁의가 아닌 명백한 불법행위로 간주,단호하게 대처키로 함과 아울러 범정부적 차원에서 민주노총을 상대로 다각도의 설득작업을 펴 총파업을 철회토록 하는 등 강경방침과 설득작업을 병행키로 한 것은 노·사·정 협력을 유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근로자의 권익옹호를 위해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정 부가 간여하는 것은 오히려 공권력의 남용에 해당된다.그러나 이번 파업은 기업이 구조조정을 위해서 불가피하게 인력을 감축하는 것이고 근로기준법상 정리해고는 적법하다.당국이 민주노총파업에 개입하겠다는 것은 그 자체가 불법행위일 뿐아니라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심대(甚大)하다는 데 있다. 정리해고는 궁극적으로 회사와 근로자 모두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노·사·정합의로 도입된 제도이다.회사전체가 망하는 것보다는 잉여인력 일부의 감축을 통해서 기업과 다수의 근로자를 살리자는 의도에서 법률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제도여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노총이 이러한 정리해고를 반대,파업에 들어간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업의 구조조정은 물거품이 될 수 밖에 없다.그렇게 됐을 경우 기업이 파산,전체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은 것은 물론 국민경제가 파국을 면할 길이없다.민주노총이 파업을 하겠다고 선언하자 주가(株價)가 1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에 즉각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민주노총이 파업을 하면 주식시장 붕괴는 물론이고 한국에 직접투자를 하려 했던 일부 외국인마저 발길을 돌릴 것이다.그렇지 않아도 한국의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 지연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있는 외국인들은 한국을 영원히 외면하게 될 것이다.근로자가 파업을 하는 나라에 어느 외국인이 투자를 하겠는가. 우리 근로자들이 파업을 않겠다고 선언해야 할 시점에서 파업을 한다는 것은 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가자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따라서 민주노총은 기업의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하는 대신 불법파업은 철회할것을 촉구한다.
  • 건전한 비판과 양비론(金三雄 칼럼)

    ‘매천필하에 무완인(梅泉筆下無完人)’이라 했던가.한말의 시인이며 학자였던 매천 황현선생의 울연한 비판정신에 매국노 부패관리들이 벌벌 떨고,발분의 문장이 아주 매서웠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그러나 매천 또한 당시의 시대상황을 벗어나기는 어려워 ‘매천야록’에서는 동학군을 ‘비도(匪徒)’라 부르는 등 비판받을 대목이 없지 않지만 그의 평필은 예리하고 공정하기 그지없었다. 최근 회자되는 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스캔들’ ‘내가 받으면 선물이고 남이 받으면 뇌물’ ‘내가 하면 차선변경이요 남이 하면 끼어여들기’라고 자신은 변명하는 대신 남은 쉽게 비판한다.모두가 어찌하기 어려운 인간의 자기보호 본능 때문이다. 그렇지만 공적인 비판활동의 경우는 다르다.비판자가 시시비비를 가려야 정의로운 민주사회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 사회의 취약점 가운데 하나는 추상열일(秋霜烈日)의 비판자가 드물다는 점이다. 참다운 비판은 여나 야를 고르게 때리는 것이 아니다.시(是)와 비(非)를 정확하게 가리면서 진실을 밝히고 정의에 접근하는 행위를 말한다. 산술적 평균이나 양시 양비론으로 진실을 도출하기는 불가능하다.모름지기 비판(批判)이란 시(是)와 비(非)를 반(半)으로 쪼개어(刀) 보여준다(示)는 뜻을 담고 있다. 어떤 사실이나 사상,또는 행위 진위 우열 가부 시비 선악 미추 등을 판정하여 그 가치를 밝히고 평가하는 인간 고유의 고등적 활동이 비판이다. 맹자는 ‘비시지심(非是之心) 지지단야(智之端也)’라 하여 옳고 그름을 따지는 마음이 슬기라는 인간 본성의 단서가 된다고 했는데,이때의 ‘비시지심’이 바로 비판정신의 근본이다. 황희 정승 식으로 ‘너도 옳고 자네도 옳고 당신도 옳다’는 말은 한 가정의 덕목은 될지언정 결코 국가나 사회를 이끄는 가치가 될 수는 없다. ○양비론의 지식인들 한국 지식인의 비판정신은 일제와 군사독재를 거치면서 대단히 무뎌졌다.대세 영합주의와 함께 양비론적 보신주의가 전통처럼 이어졌다. ‘두 개의 잘못이 하나의 옳음을 만드는 오류’라는 말이 있다.양쪽 모두에 잘못이 있음을 지적함으로써 모두의 잘못을문제삼지 않는 오류를 말한다. 지금 이 땅의 양비론 생산자들은 대부분이 유신과 군사정권 주변에서 독재정권을 옹호해온 곡필언론 어용지식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초점을 흐려 국민으로 하여금 선택을 포기할 논리적 도피처를 제공하면서 그것 자체로 특정 세력을 도와준다. 이들은 민주세력과 독재세력,개혁세력과 반개혁세력,경제를 망친 세력과,이를 살리고자 노력하는 세력을 동일시 하거나 희석시키면서 공동책임론을 전개한다. 예컨대 지난 대선 때 북한과 내통하면서 정권을 잡고자 했던 측과 이를 막고자했던 측을 ‘정치권의 북풍커넥션’ 운운하면서 사건의 본질을 희석시켜 버린 것이나,국가부도 위기사태를 불러온 환란책임도 ‘정치권의 공동책임’으로 둔치시킨다. 여기에 북풍 음모자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정치보복으로,환란책임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와 검찰수사를 표적사정으로 비판한다. 이처럼 책임의 원인과 소재를 규명하지 않고 총체적 책임론으로 정치권 전체를 비판하다보면 결국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론으로 종결되고 만다. 이같은 형태는 정치혐오와 정치허무주의만 부채질한다.내우외환죄로 다스려도 시원찮을 범죄자들이 양비론의 가면 속에서 꼬리를 감추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양비론은 가치의 척도와 사물의 본말은 전도시키고,선과 악을 유사화(類似化)시키는 반지성의 해악행위이다. ○본질을 찾아 비판해야 서경(書經)에 ‘화염곤강 옥석구분(火炎崑岡 玉石俱焚)’이란 말이 있다.곤강산에 불이 나면 그 산의 옥석을 가리지 않고 전부 태워버린다는 뜻이다. 양비론자들은 이처럼 옥석을 가리지 않고 불태운다.지엽말단적인 문제,절차상의 문제를 본질적인 문제인 것처럼 호도하고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면서 초점을 흐린다. 이런 양비론이 위세를 떨치는 풍토에서는 개혁이나 정치민주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일체의 가치가 전도되고 오로지 기회주의만 판을 치게 된다. 50년만의 정권교체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지식인 사회의 허위의식,즉 양비론의 당의정부터 벗겨야 한다. 그리하여 선악과 진위가 분명하게 가려지는 민주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 미국,중동지역 영향력 강화 시급(해외사설)

    이스라엘 국가의 건국일을 팔레스타인인들은 ‘재앙’이라고 부른다.지난 5월14일은 팔레스타인들에게 재앙에 해당하는 것이었다.9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를 지키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그들중에는 8살짜리 어린이도 끼어 있었다.이날 일어난 사건도 정말 불행한 일이었다. 이 사건은 그동안 불행한 운명에 억매어온 팔레스타인인들을 다시 한번 분노케 했다.그러나 이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에 연일 계속되는 긴장의 연장선상에 머무는 일과성 사건으로 지나가고 말았다. 이런 상황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클린턴 미 행정부의 중동지역에서의 영향력 약화에 따른 산물이다. 2년 전부터 클린턴 행정부는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세력 및 미국내 이스라엘 지지자들과의 분쟁을 피하기 위해 협상테이블에서 자신의 주장을 강력히 피력하는 것을 스스로 거부해 오고 있다.그리고 중동평화를 깨는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의 여러 행동에 대해서 높은 목소리로 비난하지도 않았다.심지어는 이스라엘에 대해 최소한의 압력도 계속 행사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당연시하는 행동마저 하고 있다. 미국은 중동 평화문제에 불편부당한 그리고 충실한 중재자로서의 위치를 원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실제로 이미 이들은 더이상 중동평화의 중재자가 아니다.이러한 위치를 지키려면 클린턴 대통령은 의회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친이스라엘 세력의 압력에 적극 맞서야 했다. 미 의회의 친이스라엘 세력에는 최근 몇년 사이에 공화당 의원들에다 클린턴 대통령의 동료들인 민주당의원까지 합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체계적인 방어정책과 관련,친이스라엘 세력을 형성해냈고 미행정부에 대항해 이들을 조종하고 있다.그는 지난 4월초 엄청난 승리를 얻어냈다.미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81명의 서명으로 클린턴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에 어떠한 압력도 행사하지 못하도록 했다.그 결과 중동평화는 깨졌다.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의 친이스라엘 로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속수무책이 되버렸다.그 결과 미국은 중동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중재자의 자격은 물론이고 국가적 신뢰도 함께 잃어버리게 됐다.
  • ‘아시아 인권헌장’ 선포

    ◎아시아 인권委,5·18 18주년 맞아 光州서 【광주=南基昌 기자】 지난 15일부터 광주에서 열린 아시아 인권헌장선언대회가 17일 ‘아시아 인권헌장’과 ‘광주 선언문’ 채택을 끝으로 폐막됐다. 아시아 인권위원회 바실 페르난도 위원장은 “5·18 18주년을 맞아 서방 선진국과는 다른 아시아의 인권상황을 토대로 인권헌장과 광주선언문을 채택했다”며 “앞으로 아시아 각국 인권단체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갖고 아시아 민중들의 인권의식을 깨우치기 위해 헌장을 아시아 지역 모든 언어로 번역해 배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인권위는 특히 평화·민주·인권을 3대 이념으로 하는 ‘광주 선언문’의 채택은 아시아 인권상황 개선에 큰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광주선언문/“광주학살 핵심적 역할 두 前 대통령 기소/“인권옹호 특별한 성과… 값진 교훈 남겨” 광주시민뿐만 이나라 한국인들이 광주 대학살사건에 대해 보인 반응은 아시아에서의 인권발전에 하나의 분명한 이정표가 되었다.그 학살의 핵심적 역할을 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을 기소한 것은 생명의 신성함을 확인하고 인간의 권리를 옹호하는 아시아적 맥락에서 가장 특별한 성과 중의 하나이다.나아가 그 학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것 역시 정말 특히한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아시아 인권운동에 많은 값진 교훈을 가르쳐 주었다. 아시아 인권위원회의 이 선언은 최근까지 지속적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는 지역으로 보이는 아시아에 엄청난 경제위기가 발생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루어졌다.통화위기는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크나 큰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아시아 위기가 이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매우 중요하다. 그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사회의 극빈층과 여성 및 아동들의 인권문제이다. 우리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 뿐만 아니라 정치적· 시민적 권리영역에서 인권의 희생자들에대한 우리의 연대를 확인한다.아시아 전 지역에서 인권을 침해받은 사람들이 모여 한국인과 만나 함께 할 것이다. 대회기간의 토론들은 아시아지역의 인권 보호 및 증진을 위해 앞으로 중요한 기폭제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각기 자기 나라에서의 억압권력과 싸우기 위해 연대가 필요함을 확인한다. 우리들 중의 상당수는 다른 사람보다 더 고통을 당하고 있다.그들 역시 더 큰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광주시민들은 우리에게 연대는 단지 감상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불굴의 행동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그러한 정신에서 상호의사소통의 시대에 우리가 서로 좀더 접촉하고 좀더 알고 좀더 가까이 서로록 노력하자.
  • 光州 세계속의 민주聖地로/‘5·18’ 맞아

    ◎아시아 인권헌장 17일 선포식/아시아 인권위 오늘부터 학술 토론회 【광주=南基昌 기자】 5·18 광주 민주화 운동 18주년을 기념하는 ‘아시아 인권헌장’이 17일 선포돼 광주가 세계속의 민주성지로 자리매김 된다. 14일 아시아 인권위원회 바실 페르난도 위원장(52·스리랑카)은 인권도시광주에서 인간 존엄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아시아 민중들의 소망과 열망을 담은 인권헌장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인권헌장 선언으로 아시아에서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광주 민주화 운동이 세계화로 가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권헌장은 전문과 헌장제정의 배경,인권옹호의 책무,생명권·평화권·민주주의를 누릴 권리,문화적 정체성과 양심의 자유를 지킬 권리,여성·아동·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지역기구 조직과 국가간 인권협약을 담고 있다. 선언에 앞서 사흘 동안 광주 호남대에서 인권옹호 등을 주제로 학술 토론회가 열린다. ◇15개국 주요 참가자와 발표 내용. ▲크리시나 아이어(인도 전 대법관),야시가이(홍콩대 교수),위말 페르나도(스리랑카 인권운동가),솜차이 홈라올(아시아인권개발포럼 사무총장),킨히테 무샤코지(오사카 인권위원장)등. ▲15일=아시아 인권현실의 재확인,아시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 ▲16일=국가가 보증하는 인권보장 등 ▲동티모르·미얀마·일본·한국의 인권상황,아시아에서 여성의 권리를 향한 도전 ▲17일=광주민중항쟁과 인권(한상진 서울대 교수),광주 국제인권센터 설립 필요성(나르히코 이토 일본 중앙대 교수) ▲제2회 국제청년캠프에 대하여(로뮬라 페랄타·필리핀).
  • 개고기 먹는 문화와 동물의 권리/金箕洙 加메모리얼대 교수(기고)

    서양에서 살다 보면 곤혹스런 경우가 종종 있다.한국에서 흔히 ‘동물애호가’라 부르는 동물권리론자들이 한국인을 곱지 않은 눈매로 보기 때문이다.개 먹는 풍습 때문이다.내가 한국인인 것을 알면 대뜸 “당신도 개를 먹느냐”고 묻는 이가 있다.이런 경험이 어찌 나 하나에 그치랴.그러니 개 먹는 문화의 시각에서 정답을 한번 궁리해 보자. 비위가 약한 나는 개를 안 먹는다.개는 커녕 돼지도 안 먹는다.그러나 “나는 한국인이지만 개는 안 먹는다”는 말이 선뜻 안 나온다.아무래도 비겁하다는 생각 때문이다.그래서 역공으로 개 먹는 것이 어째서 나쁜가고 반문한다.소나 돼지는 먹으면서 개만은 먹지 말라 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고대부터 식용 동물로 사실 개는 인류가 일찍부터 식용으로 쓰던 동물 가운데 하나다.은허(殷墟)의 고고학적 발굴보고서를 보면 주거지에서 으레 개뼈로 그득한 독이 나온다.은대에 개를 일상적으로 먹었다는 증거다.또 은대에 생겨난 한자에는 먹는것과 관련된 글자에 흔히 개견(犬)자가 들어있다.그릇기(器)자는 개 한 마리를 사람 넷이 둘러싼 모습이고,향연의 향(饗)에는 본래 밥식(食)자 대신 개견자가 들어있었고,싫어할염(厭)자는 개고기를 잔뜩 먹어 실증난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이처럼 오랜 역사의 식용동물을 이제 와서 먹지 말라니 될 말인가. 그러나 이런 역사적 증거가 강력한 반론의 근거는 되지 못한다.은허의 주거지와는 달리 유목생활을 하던 백인의 주거지에서는 개뼈가 무더기로 나오지 않는다.중동의 농경문명을 꽃피운 수메르인의 주거지에서도 마찬가지다.개를 식용으로 쓰고 안 쓰고는 역사적 배경이나 문화의 차이를 반영한다고 하겠다.그러니 남이 안 먹는 것을 너희만 먹어야 할 이유가 뭐냐면 뭐라고 대답하겠는가.아마도 강력한 반론은 바로 이 질문을 뒤집어서 마련할 수 있지않을까 한다.자기 문화에서 개를 안 먹는다 해서 어찌 개 먹는 남의 문화를 나무랄 수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것도 역시 설득력이 충분하지 못하다.왜냐 하면 일반적으로 소나 돼지는 잡아먹을 목적으로 기르지만 개는 그러지 않는데,잡아먹기 위해 기른 것을 잡아먹는 경우가 개처럼 매일 품고 지내는 동물을 잡아먹는 경우와 어찌 같다고 보이랴.게다가 개는 유난히 주인을 따르고 주인에게 충직하다.그런 것을 어찌 잡아먹어도 좋다 하랴.그러나 말만 잘하면 여기에 대해서도 변명할 여지는 있다.한국인 가운데는 아무리 복날이라 해도 자기 집 개를 선뜻 잡아 잔치를 벌일 사람은 흔치않다.게다가 요즘은 개도 소나 돼지처럼 식용으로 사육한다.그리고 개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개의 주인에 대한 충직함이란 먹을 것과 주인이 원하는 행동을 결합한 조건반사적 반응에 불과함을 안다. ○문화상대주의의 옹호론 그러니 결국 개 먹는 문화에 대한 비난을 막아낼 길은 없지 않다고 하겠다.그러나 길러서 잡아먹는 ‘방법’을 트집잡으면 변명할 길이 막힌다.개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통과 기쁨을 구별할 줄 안다.고통을 느끼면 낑낑거리고 기쁨을 느끼면 꼬리를 흔든다.그리고 지나치게 먹으면 비만증에 시달리고 고혈압이나 당뇨도 생긴다.이런 동물을 식용으로 기르기 위해 좁은 우리에 가둬놓고 목에 쇠줄을 매는 행위나,급속비만을 강요하는 행위,그리고 고기맛을 내기 위해 때려 죽이거나 불태워 죽이는 행위는 아무래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개를 길러 잡아먹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런 짓을 안 해도 된다. 활동의 자유를 크게 제한하지 않고도 사육할 수 있을 것이고,때리거나 불태우지 않고도 간단하게 목숨을 빼앗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태여 불필요한 고통을 가하는 것은 잔혹한 행위라 할 수밖에 없다.(개의 목젖을 자르거나 불알을 까는 서양인도 잔혹하기는 마찬가지다.) ○잔혹 행위 피하는 지혜를 그런데 잔혹한 행위는 비인간적이다.동물권리론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결코 개나 다른 동물을 ‘사람을’ 대하듯 대하라는 뜻은 아니다.오히려그것을 ‘사람이’ 대하듯 대하라는 뜻이다.이것을 동물의 처지에서 보면 동물한테도 잔혹한 대접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말이 된다.따지고 보면 인권론의 본질도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내 이익의 추구로 남이 겪게 될 고통을 이해하고 그것을 예방하려는 것이 인권론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내 입맛에 취해서­아니면 내 몸보신에 몰두해서­개나 다른 동물이 당하는 고통에 무감각한 분한테서 남의 고통에 대한 이해를 쉽사리 기대할 수 있을까. 올여름 보신탕집을 찾을 때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 아랍인의 꿈의 궁전/포아드 아자미(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부서져버린 아랍지역의 평화/“이슬람 신앙 기반… 공동체 건설” 열망/汎아랍민족주의·시아파운동 등 노력/끊임없는 충돌·이념 대립으로 좌절 아랍국가들과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충돌,중동 및 중앙아시아지역에서 힘의 균형을 뒤흔들어대는 회교근본주의 운동,아랍인들의 해방을 주장하는 반서구적 무장폭력,이란 혁명과 이란·이라크전쟁,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20세기 내내 인류 평화의 목줄을 쥐어온 중동지역의 갈등 배경은 무엇이고 앞으로 인류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뉴욕서 출간된 ‘아랍인의 꿈의궁전’은 20세기 아랍 지식인들의 꿈과 좌절의 행로를 역사 사회학적인 통찰을 통해 해부하고 현재와 미래를 투시하고 있다.‘한 세대의 역정’라는 부제에서도 엿볼 수 있듯 저자는 20세기 아랍인들의 꿈과 노력이 ‘부서졌다’고 규정했다.평화의 가능성은 아랍인에게 멀리있다고 절규했다. 저자는 실현할 수 없는 꿈과 목표,지역적·민족적 충성심의 괴리 등은 아랍인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말한다.아랍인들의 꿈과 목표,즉 ‘꿈의 궁전’은아랍인들만의 고통에서 그치지 않고 점점 더 인류 평안을 위협한다는데 심각성이 있다는 경고도 덧붙인다. 저자 포아드 아자미(Fouad Ajami)는 레바논 남부 독실한 시아파 회교도 가정에서 태어난 아랍인이다.63년 미국으로 건너와 지금까지 저명한 학자며 저술가로서 활동중이다.이 책은 60년대 최고조에 이르렀던 진보적인 ‘범 아랍 민족주의’(pan­Arab nationalism)와 그에 대한 민중들의 높은 기대감,그리고 오늘 아랍인들이 겪고 있는 갈등과 생각을 정리했다. 저자는 책 전편을 통해 범 아랍 민족주의와 시아파(派)의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이란 두개의 축을 중심으로 지난 몇십년동안 아랍 세계의 변화와 아랍인들의 실천운동을 설명한다.50·60년대 범 아랍 민족주의가 변화와 행동의 원천이었다면 70년대이후 변혁과 행동의 자극은 하류계층에 동정적이고 평등주의적인 시아파의 교리,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이 바탕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70년대 이란 혁명의 성공은 시아파를 믿는 아랍인들을 고무시켰다.전아랍권에 퍼져 살고 있는 이들은 그들의지배계급에 대항해서 일어서기 시작했다.시아파에겐 범 아랍 민족주의는 불평등과 가진자 및 기득권층,다수인 수니파의 지배를 의미할 뿐이다” 저자는 이라크의 선제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이라크전쟁을 당시 이라크,레바논,페르시아만 지역 등에서 불길처럼 타오르던 시아파 구원주의 및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에 반격을 가하려는 시도와 갈등이란 관점에서 분석했다.그러나 시아파 민중 구원과 평등을 강조한 메시아주의,복음주의도 지역 정치및 역학구도를 바꾸는데는 실패했다고 지적한다.“사우디 아라비아등의 가족지배 정권과 비옥한 초승달지역(이라크등)에서의 군사독재는 여전히 변하지않고 유지되고 있다.” 이 책은 이슬람세계는 여전히 과두 정치에 의해 민중들의 소망이 좌절되고 있다고 고발한다.이집트에 대해서도 실망을 숨기지 않는다.전통과 현대의 갈등속에서 이집트는 찢기우고 있다고 절규한다.“정부는 폭력적인 이슬람주의자들인,‘가마트 이슬라미야’와 맞서있고 질서 유지를 위해 권력의 중앙집권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기득권 세력은 중산층의 폭넓은 참여와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한 정권의 출현을 지연시키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항한 문화적 다원주의와 세속주의 옹호 세력도 존재하지만 아직 설 땅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이 책은 지적한다.신앙을 이성적이고 철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해온 신학자 나즈 하미드 아부 자이드(Nasr Hamid Abu Zeid)도 그 세력중 일원이다.그러나 자이드 역시 시리아 출신의 지식인이자 시인인 알리 아마드(Ali Ahmad)처럼 수구세력에 의해 망명의 길을 떠난다. 이집트의 예처럼 현대화를 추구하는 정부와 폭력을 통해서라도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겠다는 이슬람주의자들과의 충돌은 이슬람국가들의 갈등과 딜레머를 보여준다.그러나 서구인들이 테러집단으로만 생각하는 이슬람 무장 집단가운데서도 사려깊고 인도적인 모임들도 적쟎다는 저자의 지적이다. “그들은 전통적이고 신앙적인 것에 기반을 두고 사회를 건설하려 한다.서구의 물질주의적이고 황폐한 개인주의에 대신해 도덕적이며 공동체적인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그들의 외침은 젊은이들과 중산층에게 호소력을 갖는다.”아랍 정체성 회복 운동은 이슬람이란 종교적 뿌리를 배제하곤 생각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50·60년대 고조됐던 아랍민족주의도 아랍 민중들의 희망을 실현하지 못했다고 저자는 한숨짓는다.1967년 이스라엘과 아랍 연합군간의 전쟁은 범 아랍 민족주의가 무너져내리는 계기였다.시리아와 이라크의 바트당 정부,이집트의 낫세르 정권은 전후 통치기반에 대한 비판 고조를 억누르기위해 억압을강화했고 그에따라 대중적 기반을 상실했다.진보적이라고 여겨졌던 믿음의대상이 아랍발전의 장애물이 됐다는 생각이 민중속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67년 전쟁’이후 아랍내부는 독재가 강화됐고 종교적 분파와 폭력이 난무하게 됐음을 저자는 사례를 통해 조명한다. ‘67년 전쟁’이후 고통받고 갈등하는 ‘패배한’ 지식인들의 애가(哀歌)를 실례로 들면서 이 책은 시작한다.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략때 자살한 레바논의 저명한 시인이며 학자인 칼리 하위(Khali Hawi)는 이같은 상황속에 좌초한 아랍 지식인을 상징한다.칼리 하위는 ‘대(大)시리아 운동’의추종자였다.낫세르 전 이집트 대통령이 주도하던 ‘범 아랍 민족주의’에 몸을 던졌고 폭력을 통해 아랍인들의 정치적 통합의 꿈과 영광을 실현하겠다는 열정에 불타있었다.그들은 시민적이고 자유주의적 가치보다는 집단적 정치적 보상과 획득을 중요시 했다. 저자는 범 아랍민족주의나 시아파의 운동이나 아직 아랍의 꿈의 실현에는 요원하다고 결론짓는다.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꿈의 상실속에서도 역사의 진보를 이뤄내려고 애쓰는 아랍세계의 물결을 그 속에서 싹트고 있는 성공의 맹아를 응시하고 있다. 원제목:THE DREAM OF ARABS.판테온 북(Pantheon Books).3백44쪽.26달러.
  • 팝 인터내셔널리즘/폴 크루그만(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문을 열어야 ‘세계’를 품는다/세계화 따른 기술교류 동반상승 효과/‘미국화’ ‘교묘한 후진국 약탈’은 오해/무역적자 등 단순논리로 폄하 말아야 【파리=金柄憲 특파원】 세계화는 우리에게 무엇인가.세계화는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속에서 유일한 생존 수단이라는 인식이 있는가 하면 다른 시각도 만만찮다.세계화란 미국을 중심으로한 선진국의 치열한 경쟁논리의 부산물이란 지적이 그것이다.‘세계화는 미국화’라는 등식을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세계화가 국가경제의 경쟁력이라는 구실아래 자국 이익만을 추구함으로써 오히려 경제전쟁의 불씨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세계화는 결국 소수 선진국들의 후진국에 대한 약탈이라는 결과로 나타날 위험이 크다는 논리다. ‘팝 인터네셔널리즘’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세계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일소하고 그 정당성과 효율성을 옹호했다. 저자인 폴 크루그만 스탠포드대 교수는 젊지만(44세) 널리 알려진 미국 국제경제학계의 대표적 학자.그는 세계화를 선도하는 미국의 자유무역 논리를이 책을 통해 설득력있게 옹호했다.프랑스 르몽드지도 이 책을 “세계화에 대해 광범위한 반감과 상투적인 생각을 일소시켰다“고 평했다. 세계화는 곧 미국화를 의미한다는 부정적 시각이 다른 국가에 비해 널리 퍼져있는 프랑스에서의 이같은 평가는 주목할 만하다.이 책은 프랑스에선 ‘세계화는 무죄’란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세계화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해당국 모두에게 이익을 준다고 주장했다.이같은 ‘동반 상승’은 세계화에 따른 기술 교류에 기인하며 이는 후진국들에겐 큰 변혁의 기회와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크루그만 교수는 “국가는 세계라는 시장에 속해있는 기업들이 아니며 기업들이 단기 순이익을 계산해 내듯 단기적으로 드러나는 상업적 이득만으로 국가적 이익을 논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저자는 상업적 이득이 총체적으로 손해가 될 수 있으며 반면 손해가 오히려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이같은 설명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 피해의식을 갖고있는 국가들 즉 후진국들을 겨냥한 논리다. 크루그만 교수는 “세계 경제는 단순한 상거래로 연결되는 물리적 요인의 사슬을 아니며 총체적 관계구조”라고 강조한다.저자는 이러한 복잡성과 총체성이 곧 자유무역으로 대변되는 세계화의 긍적적인 측면을 설명할 수 있는 열쇠라고 말한다. 크루그만 교수는 기술 교류를 설명하면서 경제적 기적을 이룬 극동지역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최근의 경제 위기가 한국등 ‘아시아의 용’들에게 시련을 주고 있지만 이들의 오늘날을 있게한 괄목할만한 경제적 성장의 결과는 개방 즉 세계화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주장이다. 세계화가 선진국의 후진국에 대한 약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아시아국가들 자신은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옮아가기 위해 세계화를 추진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문을 열면 남이 들어올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할때만 자신도 나갈수 있으며 세계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논리다. 저자는 세계화에대한 의문은 이해부족에서 비롯된다고 믿고 있다.세계화의 대상과 주체는 기업이 아니라 국가라고 설명한다.기업들은 경쟁관계에 있지만 국가들은 상호보완성 등이 있다는 설명이다. 국가의 생산성 향상은 다른국가와 경쟁에 필요한 것이 아니며 단순한 이윤추구와 직결되는 기업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저자는 수입 증가가 경쟁력약화로 인식되는 것 자체가 오류라고 지적한다.수입 증가는 국가의 투자와 소비 사이의 균형에서 이뤄지면서 수입을 막기위한 각종조치가 수지 불균형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또 국제상거래는 아주 단기간에는 고용에 영향을 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그렇지않다는 말한다.세계화는 기술 교류로 오히려 시장에서 노동자들의 질적인 향상을 가져온다는 점도 강조한다.무역수지에 대한 단순논리로 세계화를 폄하할수 없다는게 저자의 입장이다. 저자는 세계화에는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한다.일정 이상을 투자할 경우 오히려 수확율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경제행위의 경우지만 세계화는 기술 교류라는 변수때문에 그같은 일반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그래서 19세말 자유무역과는 다르다고 확언한다.교역이란 허울을 가진 과거의 경제 식민주의적인 자유무역과는 대조된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보호무역주의가 어떤 이득을 가져다 주었는가.세계화를 포기하는 것은 앞으로 거둬들일 수 있는 잠재적인 이익을 모두 포기하는 불행한 결과를 빚게 될 뿐이다”저자의 세계화에 대한 확신에 찬 주장과 정연한 논리는 독자를 그의 논리세계로 끌어당기는 흡인력으로 작용한다. 원제 La mondialisation n'est pas coupable(Pop internationalism).라데쿠베르트출판사.224쪽.98프랑.
  • 르완다 학살범 공개 처형

    ◎국제사회 만류 불구 5개 도시서 22명 총살/1만5천여 주민 참관… ‘피의 보복’ 확산 우려 【키갈리 AP DPA 연합】 지난 94년 르완다 내전 때 주민 대량학살에 가담한 후투족 22명에 대한 르완다 정부의 공개처형이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24일 집행됐다. 대량학살과 관련,기소돼 사형언도를 받은 후투족중 1차로 집행된 이날 공개처형은 교황 요한 바오르 2세를 비롯한 세계 인권단체와 미국·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가 르완다 정부에 관용을 베풀 것을 호소해온 가운데 강행됐다. 패트릭 마짐하카 르완다 국무장관은 처형이 시작되기 전 대량학살에 가담한 후투족들을 처벌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공개처형을 옹호했다. 앞서 주요 국제인권단체들은 23일 공개처형을 단행하지 말 것을 파스퇴르비지뭉구 르완다 대통령에 촉구했었다. 제임스 루빈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 정부는 학살연루자들이 적법한 재판 절차를 밟지 못한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 처형은 수도 키갈리 외에 4개 도시에서 집행됐으며 키갈리에서만 1만5천여명의주민이 처형을 지켜 봤다. 르완다에서는 지난 94년 발생한 후투족과 투치족간의 유혈분쟁 과정에서 50만명 이상의 주민이 후투족에 의해 학살됐으며 희생자의 대부분은 투치족이었다. 피해자인 투치족은 같은 해 7월 후투족을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한 뒤 대량학살에 가담한 투치족 검거에 착수했다. 지금까지 재판을 받은 학살 가담자는 330명 이상으로 이중 116명이 사형을 선고받았으며,12만5천명 이상이 재판대기 상태에 있다.
  • 趙世衡 국민회의 총재대행 ‘투자유치 서울경제회의’ 강연

    ◎개혁법안 국회통과 최선 ○야 비협조땐 정책 발묶여 국민회의 趙世衡 총재권한대행은 23일 하오 서울 힐튼호텔에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주최로 열린 ‘서울 경제국제회의’ 토론회에 참석,‘정치발전과 참여의 정치’라는 주제로 강연했다.다음은 강연 요지. 작년 제15대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는 한국의 민주화운동이 단순히 반독재투쟁의 수준에서 한단계 나아가 선거에 의한 평화적 정권교체의 수준으로 발전했음을 의미한다.이러한 유형의 정권교체는 아시아에 있어서 처음있는 일로서 세계 민주주의 발달사에 있어서 전환기적인 사건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속에 출범한 현 金大中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매우 크며 집권당인 국민회의에 대한 지지도는 다른 정당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국회가 여소야대 상황이어서 새 정부가 소신껏 개혁정책을 추진하는데 많은 애로를 느끼고 있다.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기득권 세력의 저항 또한 만만치않은 실정이다.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을 국회에서 뒷받침해야하는국민회의로서는 다수 야당의 협조를 구하지않으면 국회에서 아무런 안건도 통과시킬 수 없다.과거와 같이 인위적인 정계개편도 쉽지않은 상황이다.따라서 우리는 국민여론에 호소하면서 다수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낼 예정이다.국민회의는 정치개혁과 더불어 재벌개혁,금융개혁 등 정부의 개혁정책을 적극 지지하며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금 한국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새정부는 과거와 같은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는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해나가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강도높은 개혁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임을 천명해놓고 있다.정치권도 예외가 될 수 없다.사실 IMF위기상황이 온데는 정치권이 아주 주요한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국민들의 기대에 정치권이 속시원하게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반성해야할 점이다. ○국민 중심 정치로 변해야 지금부터라도 정치권이 더욱 노력한다면 국민들로부터 받고 있는 불신은 점차 해소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金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새정부는 ‘참여의 정치’를 주창하고 있다.현대민주주의는 대의정치인데,이 대의정치의 원리를 잘 지킴으로써 국민의 의사를 국정에 충실히 반영하는 것이 참여정치의 기본일 것이다.다만 대의정치에만 의존하다 보면 시민단체 등 민간부분이나 소수의 의견이 국정에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대통령께서 참여의 정치를 주창하셨다.1년에 서너차례 TV에 직접 나가 일반 국민들과 사회단체의 의견을 직접 듣는 토론회 기회를 갖겠다는 것도 그러한 취지다. 이제는 정치가 민생을 중시하는 국민 중심의 정치로 바뀌어야 한다.권력을 잡는 과정에서 정당한 방법을 쓰지않는다는지,대다수 국민을 무시하고 특정세력만을 옹호하는 정당이 된다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다음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 분명하다. 정치개혁은 정치인만의 일이 아니고 국민 모두의 일이다.한국국민들은 때로는 현직 정치인들에 대해 비난을 하지만 정치에 대한 관심은 어느 나라 보다도 높다.이러한 관심이 한국정치의 큰 자산이며 민주주의의 원동력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6·4선거 압승해 개혁 박차 과거에 비해 우리나라 정당의 민주화가 크게 진전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할수 없다.오는 6월에 치뤄지는 지방선거 후보선출도 각 정당이 자유경선의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공천이 이뤄지고 있다.기본적으로 돈 안드는 선거,돈안드는 정치를 해야 정경유착이 근절되고 부패정치가 청산된다고 본다. 특히 각종 선거에 들어가는 정치비용을 대폭 줄이지 않고서는 IMF경제위기의 중요한 요인이 되었던 정경유착의 고리를 차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오는 6월4일에 전국 단위의 4대 지방선거가 동시에 실시된다.15대 대선이후 처음 치뤄지는 이 선거의 결과에 따라 정치권은 큰 변화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공동정권의 핵인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연합공천을 통해 지방선거에서 압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렇게 되면 국회에서도 야당이 다수의 힘만 믿고 무작정 정부 정책에 제동을 거는 사태도 없어지고 새정부가 순탄하게 개혁정책을 과감히 추진해나갈 수있을 것이다.
  • 그린벨트 개선안 연내 확정/李 건교 建交委 답변

    ◎재조정 시안 8월 마련 李海瓚 교육부장관은 22일 촌지수수와 교사의 폭력 등 문제교사에 대한 처벌과 관련,“부도적한 교사의 징계를 위해 교원징계재심위원회를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李장관은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지금까지 교원징계재심위는 교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운영하여 왔으나 촌지와 폭력 등과 관련된 옳지 못한 교사들을 옹호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李장관은 “앞으로 학부모 단체와 변호사 단체,언론단체가 추천한 사람과 교육부가 지명하는 사람이 함께 참여,도적적 관점의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심의위를 구성할 것”이라면서 “교원징계의 공정성을 가질 수 있도록 입법예고 및 협의를 거쳐 국회에 법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李廷武 건설교통부장관은 이날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대한 재조정 시안을 8월까지 마련한뒤 공청회 등을 거쳐 연말까지 개선안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李장관은 업무보고를 통해 “토지이용규제를 완화하고,구역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하며,주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 다각적인 대안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李장관은 “주민의 재산권 보상에 대해서는 재원확보,군사시설 및 상수원 등 다른 제한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하겠다”면서 특히 “부동산투기,환경훼손 등 제도개선에 수반되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이익환수,훼손부담금 부과 등 보완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 佛 북한문제 전문가 캉파니아 교수 佛誌 기고

    ◎美中 정치타협이 한반도통일 전제 프랑스의 대표적인 북한문제 전문가인 앙드레아 캉파니아 플로랑스대학 교수는 아시아 지역 전문잡지인 ‘뮈티아시옹 아시아티크’ 최신호에 실린 ‘한국의 재통일’이라는 기고에서 “한국의 통일은 동북아 안정에 기여할 것이며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인 타협이 전제되어야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다음은 기고문 요지이다. ○동북아 안정에 이바지 모든 한국사람들은 통일을 바라고 있다.특히 일제 치하에서 미분단 상태의 한국을 기억하고 있는 고령자일수록 통일을 더욱 꿈꾸고 있다.북한 지도층도 방법이야 어찌됐건 통일을 지상명령의 과제로 삼고 있다.반면 한국의 젊은 노동인구층과 경제계는 경제적인 풍요함에 만족하며 통일로 인한 급격한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다.재벌들은 단지 값싼 노동력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공식적으로 한국정부는 통일을 원하고 있지만 점진적인 통합을 주창한다.전문가들은 한국의 통일비용은 독일의 20배에 달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그래도 통일은 여러가지 이득을 가져다주리라 믿는다.공업화가 이루어져 있고 우수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과 천연자원이 풍부한 북한의 경제체계는 상호보완적이다.통일이 된다면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평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金正日 체제가 여전히 경직되어 있고 정치선동을 일삼고 있어 남북대화에 의해 통일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지난 80년대와 90년대 한국의 경제는 북한을 절대성장과 효율성 부문에서 월등히 앞서기 시작했다.따라서 독일이 통일됐을 때처럼 북한의 붕괴에 따른 흡수통일의 가능성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물론 흡수통일의 전제조건도 잘 갖춰져 있다. ○중국 객관적 자세 주목 90년대 들어 한국과 북한간의 공식적인 통일방식은 현실적인 면에서 유사점을 찾아가고 있다.북한은 ‘1국2체제 원칙“을 고수한다.한국은 북한과의 ‘점진적인 경제통합’에 중점을 두고 있다.이러한 통일 접근방식은 이론적으로 유연한 연방체제의 개념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국제정세의 변화 덕분에 한반도 상황도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냉전종식으로 한반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한국과 북한간의 경쟁의식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과 냉전시기 이전인 해방 직후 정치적 타협을 찾을 수 없었던 상황이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이는 한국을 항상 완충국으로 여기는 중국의 지정학적 이해에 한반도 문제가 종속되어왔던 게 가장 큰 이유다. 베이징에서 있었던 미국과 북한과의 협상 이후 한반도 긴장은 점차 완화되어가고 있다.중간중간 북한의 돌출행동으로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분위기는 한결 좋아졌다.특히 지난 96년 6월 한국과 미국과 제안한 한국,북한,미국,중국의 4자회담이 성사되면서 더욱 무르익고 있다.한국과 점점 더 밀접한 경제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이 전보다 한반도 상황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자세를보이고 있다는 대목을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北 상황따라 빨라질수도 물론 남북한 당사자간의 관계는 APEC과 ASEAN 등 동아시아의 통합 움직임으로도 개선될 수 있다.그러나 통일은 위한 협상은 강대국들의 관계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따라서 먼저 온건정치 및 자유경제와 강경한 국수주의의 정치기류 사이에서 망설이는 중국과 경제적 실리와 완고한 인권옹호 정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미국의 타협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지금부터 한국의 통일은 미국과 중국이 관계된 일인 셈이다. 그러나 빠른 시일 내에 한반도 주변상황에 변화가 없고 북한이 지탱하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른다면 국제사회가 한국 문제를 UN에 회부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이렇게 되면 한반도의 재통일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이뤄질 수도 있다.
  • 진화론 논쟁/에른스트 마이어 지음(화제의 책)

    ◎다윈의 업적·진화론의 쟁점 정리 【金鍾冕 기자】 진화에 관한 다윈의 연구 업적과 진화론을 둘러싼 논쟁들을 체계적으로 정리.미국 하버드대 명예교수로 진화생물학계를 이끌고 있는 에른스트 마이어(92)는 이 책에서 “많은 사람들이 진화를 이론이 아닌 사실로 인식하고 있다”고 비판한다.나아가 그는 “진화론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떤 패러다임도 여러 종류의 블랙박스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모든 블랙박스가 열릴 때까지 기다리기만 해서는 어떠한 개념적 진보도 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이 책은 ‘다윈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종의 기원’이 발간된 지 15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진화론의 핵심 쟁점들은 그 뿌리가 다윈에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마이어는 그동안 진화론을 둘러싸고 되풀이되어온 ‘창조냐 진화냐’의 논쟁은 사실에 바탕을 둔 과학적 논쟁이라기보다는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결합된 가치관 논쟁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말한다.아울러 신념의 차원이 아닌 과학의 차원으로범위를 좁힐 때 비로소 새로운 논의의 지평이 열린다는 점도 지적한다.20세기 들어 생물학은 발전을 거듭했다.특히 DNA 이중나선 구조의 발견과 더불어 시작된 20세기 후반은 ‘생물학의 시대’로 불린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윈으로부터 시작된 진화론의 영향력은 줄지 않고 있다.다만 유전학이나 분자생물학의 발달로 다윈시대의 진화론은 상당 부분 수정하지 않으면 안됐다.그 결과가 1940년대에 확립된 ‘진화의 종합설’이다.이 이론을 세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물론 마이어다.‘20세기의 다윈’이라고 불릴 정도로 진화론을 알리고 옹호하는 데 적극적인 이 노학자는 지난해에는 자신의 661번째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신현철 옮김 사이언스북스 9천원.
  • 태양절은 金正日 충성다짐의 날

    ◎黨政軍 간부 결사옹위 맹세 “진짜 충신 되자”/軍 장성 22명 승진·黨政 간부 표창 ‘사기진작’ 지난해‘태양절’로 격상된 이후 처음 맞는 올해 金日成의 86회 생일(15일)행사는 사망한 金日成을 기리는 행사라기보다는 金正日에대한 충성행사로 일관됐다. 지난 15일을 전후해 북한 전역이 ‘민족 최대의명절’을 맞아 떠들썩한 가운데 金正日에 절대충성을 다짐하는 각종 집회와 충성맹세예식이 잇따라 열렸다. 金正日에 대한 충성예식은 군(軍)에서부터 시작됐다.군총정치국장 趙明祿 등 북한군 수뇌부는 지난 13일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육해공군 충성맹세 예식’을 갖고 金正日을 ‘목숨으로 사수’하자고 결의했다.이날 당정(黨政)간부들도 별도로 충성결의대회를 열고 金日成의 유훈을 받들고 金正日을 중심으로 일심단결할 것을 맹세했다. 이어 14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金日成 생일기념 중앙보고대회에서 부주석 李鍾玉은 당정군 간부들에 대해 金正日의 ‘수령결사옹위투사·진짜배기 충신’이 되자고 역설했다.당정군 간부들은 15일엔金日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참배했다. 金正日의 친위조직인 청년동맹을 비롯한 청소년 조직들도 金正日을 총폭탄으로 사수하자는 결의모임을 잇따라 가졌다.13일에 열린 ‘평양시 청년학생들의 충성 결의대회’에서 청년동맹 1비서 이일환은 金正日을 중심으로 일심단결하여 당의 영도를 충성으로 받들어 나가자고 촉구했다.이어 조선소년단은 14일 금수산기념궁전에서 1만명이 동원된 조선소년단 전국연합단체대회를 개최하고 전체 소년단원들에게 金正日을 옹호·고수하는 총폭탄이 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金正日은 지난 11일 金日成의 생일에 즈음해 金桂冠 외교부 부부장 등 당정군 고위간부들에게 ‘공화국영웅’·‘노력영웅’ 칭호와 김일성 훈장 등 각종 칭호와 표창을 무더기로 수여했다.이어 13일엔 군최고사령관명령으로 장성급 22명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했다.올들어 처음 실시된 군장성급 승진인사는 올해가 金日成 생일을 태양절로 기념하는 첫번째 해인데다 군창건 66주년(25일)을 앞두고 군부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 金正日에 대한 충성맹세와 함께 金日成 생일을 계기로 생산증대를 독려하는 근로자들의 노역배가궐기모임도 연일 개최되고 있다.지난달 金正日의 성진제강연합기업소 현지지도와 생산성제고를 위한 궐기모임(3월23일) 이후 전국각지의 공장·기업소 및 협동농장에서는 노역배가를 촉구하는 결의모임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한편 金正日은 15일 金日成의 생일을 맞아 제313대연합부대를 방문,金日成 유훈을 철저히 관철할 것을 촉구했다.이날 노동신문은 金日成 생일을 맞아 게재한 기념사설에서 “金日成의 영도는 곧 金正日의 영도”라고 주장했다.이신문은 “수령의 유훈은 영원하다”고 역설해 金日成의 유훈통치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지난해 당총비서에 추대된 金正日은 북한정권창건 50돌(9월9일)을 전후해 주석직에 취임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IMF 아시아위기 처방은 적절한가/外紙기고‘IMF역할 논쟁’정리

    ‘일시적 유동성 부족의 문제인가,구조적인 문제인가’. 아시아의 외환위기와 이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처방에 대해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하버드대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마틴 펠드스타인,제프리 삭스등 두 교수는 아시아 특히 한국의 외환위기를 일시적 유동성(流動性)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현재의 IMF식 대응방식은 과도한 위험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MIT대의 폴 크루그만 교수는 아시아의 외환위기는 기본적으로 국내대출과정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원인인 만큼 IMF의 처방은 불가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포린 어페어스’지 등의 기고문과 강연내용을 중심으로 논쟁을 재구성한다. ◎“한국은 일시적 유동성 부족/IMF 구조조정안 부적절”/마틴 펠드스타인 미 하버드대 교수 펠드스타인 교수는 포린 어페어스 3·4월호에 ‘IMF를 재조명하며’라는 기고문을 통해 최근 IMF가 국제수지조정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고(高)세율,재정긴축,신용축소 및 이자율 인상 등 구조 및 제도개혁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경우 총 대외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30%로 개도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한국 경제의 문제는 일시적인 유동성의 문제이며 따라서 기본적인 채무불이행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다만 단기채무의 비중이 과도한 만큼 처음부터 5백70억달러의 공식적인 IMF 구제금융을 결정하기 전에 일시적인 ‘브리지 론’을 제공,부채의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를 지급하는 추가자금만 제공하는 방법을 택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IMF의 구조조정 권고내용 또한 한국에는 부적합하다고 밝힌다.한국의 기업지배구조 관행이 일본이나 유럽과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식의 지배구조를 강요한 것은 잘못이라고 그는 주장했다.한국의 저축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데 재정긴축을 추가로 강요할 경우 실업을 촉발하는 문제가 생긴다.은행 부채의 만기연장과 원화에 대한 수요가 이자율의 문제라기보다는 신뢰(confidence)의 문제임에도 불구,금융긴축을 펴는 것은 잘못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따라서 IMF의 대응방식은 과도한 위험을 촉발할 것이라고 못박는다.IMF는 이빨을 아프게 뽑는 치과의사와 같아서 향후에 유사한 외환위기가 발생할 때 최후의 순간까지 IMF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또한 신흥성장국은 수출소득을 수입에 충당하기보다는 외환보유고 축적에만 치중할 유혹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위기 원인은 단기부채/IMF역할 축소·재정립해야” 삭스 교수도 지난 해 9월 더 타임스 아시아판과 포린 어페어스 11·12월호,파이낸셜 타임스 12월11일자 기고문을 통해 아시아국가들은 실용성과 유연성으로 지속적으로 성장,21세기에도 세계 소득의 50% 이상을 생산할 것이라고 낙관했다.그는 아시아 국가의 높은 투자가 사실상 ‘도덕적 해이’에서 발생하는 과잉투자라고 주장하는 크루그만 교수의 주장에 대해 수출경쟁력과 시장기능의 확대도입 등 기초(펀드멘털)가 건전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아시아의 금융위기는 펀드멘털의 위기가 아니라 단기부채가 외환보유고를 초과하는 데 따른 채권국가의 단기채권 인출에서 생긴 것이라고 풀이했다.IMF는 러시아 연방 15개국에 대해 1년 이상 단일통화를 채택하도록 함으로써 러시아 개혁에 실패했고 지난 96년 7월 불가리아의 개혁프로그램에 서명했으나 10% 이상의 경제성장 저하와 수백%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어 IMF의 역할은 재정립돼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IMF의 역할은 축소되고 집행이사회는 직원 결정의 추인을 보다 엄격히 감독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에 외부전문가와 협의하는 한편 IMF 활동은 공개적으로 토론되고 결정되어야 한다고 그는 끝을 맺었다. ◎“금융비리가 부른 구조 문제 고금리 불가피… 점진 회복”/폴 크루그만 미 MIT대 교수 이에 반해 크루그만 교수는 지난 3월 ‘아시아는 다시 도약할까’라는 주제의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 은행 강연에서 아시아의 외환위기를 대출 특히 국내 대출과정에서의 ‘도덕적 해이’로 규정했다. 즉 금융기관의 부채가 정부에 의해 명시적으로 혹은 묵시적으로 지급보증됨으로써 채권자들은 금융기관의 대출에 대해 감독할 인센티브가 없게되고 이같은 시스템의 부재가 금융기관들의 무분별한 대출과 같은 위험부담과 기업의 과도한 차입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정부는 부실금융기관을 계속 지원함로써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때문에 IMF의 아시아 외환위기 대한 처방은 IMF의 가용(可用)재원의 한계와 정치적 측면에서 볼 때 불가피하다고 본다.외환위기가 발생할 경우고 이자율 정책은 자국 통화를 지지하는 유일한 수단이며 IMF의 재원부족으로 인해 무제한의 신용을 회원국에 제공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아시아의 위기는 구조적인 문제 특히 금융문제이며 따라서 아시아 경제의 회복은 단시간 안에 이뤄지지 않고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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