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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민연대회의 주최 국회 공청회

    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민연대회의 주최로 열린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공청회’에 민주당 임종석(任鍾晳·초선·서울성동)의원과 한나라당 김원웅(金元雄·재선·대전대덕)의원이 패널로 참석,평소 소신을 밝혔다. 두 의원의 토론내용을 요약·정리한다. [임종석의원] 국가보안법은 궁극적으로 폐지돼야 한다.통일 시대를 맞아 북한은 대화·화해·협력의 대상인 동시에 안보상의 위협이 되는 존재다.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통일의 대상이다.따라서 국가보안법의 기본 내용이 적으로규정한 북을 상대로 만들어진 것인 만큼 법 자체의 존재가 부적절해진 것이다.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방북하고 돌아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그 수행원일행 모두가 위법 행위를 저지른 것이 된다.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대화의 대상이 아닌 만큼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처해야 할 수괴다. 국가보안법에 미련을 두는 것은 안보상의 문제 때문이다.이는 형법상의 내란·외환죄를 보강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북측도 마찬가지로 그들 형법에서남측의 민족개방운동을 지원한다는 등의 내용들을 대폭 삭제해야 한다. [김원웅의원] 국가보안법은 냉전시대의 대표적 유물로 폐지되어야 한다.만약김구(金九) 선생이 좀더 생존했다면 아마 국가보안법으로 처벌을 받았을 것이다.이 법은 평화통일을 가로막고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에도 어긋나는법이다. 국가보안법의 존재로 인권후진국이란 평가를 받아 국제사회에서의 우리나라 위상을 깎아내리고 있다.우리와 비슷한 입장에 있어왔던 독일에는 국가보안법 같은 악법이 없고,타이완도 지난 91년 우리의 국가보안법과 같은 성격의법인 비상계엄법을 폐지했다. 국가보안법은 모호한 개념을 사용해 필연적으로 인권침해를 초래하게 되어있다.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자유민주주의 기본권을 침해해서는 안된다. 오풍연 주현진기자
  • [2000 美 대선](4) 핫이슈 정책 대결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대통령선거 뿐 아니라 미국내 어느 선거에서든 후보들은 낙태와 총기 문제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노선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이 두가지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가는 당선을 기대할 수 없다.그만큼 미 유권자들에 있어 이 두가지는 긴요한 이슈이다. 지난달 28일 연방대법원이 임신 말기 때는 낙태를 시킬 수 없다는 이른바‘부분낙태’의 금지를 규정한 네브래스카주 법을 위헌이라고 판결하면서 낙태 문제는 다시 미국 사회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낙태논쟁은 연방대법원이 73년 헌법에 규정된 인권은 탄생과 함께 시작된다고 판결한 ‘로이 대(對)웨이드’ 사건 이후 시작됐다. 기독교인들의 국가인 미국에서 낙태는 금기시됐었지만 여성인권 신장에 힘입어 낙태 옹호론자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현재는 말기의 낙태만을 불법화하고 임신 초기와 청소년 임신 등의 경우 산모의 건강과 관련,현실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법적으로는 이같은 현실성을 인정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낙태를 위한 보건소(Parenthood Clinic)에서는 오늘도 이를 반대하는 집단의 농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민주당은 현실을 고려해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고어 후보 역시 이에 긍정적이다.그는 “언제나 여성의 선택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는가 하면 “병원 접근의 자유법안을 지지한다”고 시술소로의 접근방해를 금지하는 법률에 찬성한다. 반면 부시 후보는 일관되게 낙태 반대 성향을 보인다.그는 “어린이는 태어났든 그렇지 않든 보호되야 한다”거나 “공화당 아무도 부분낙태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미 수정헌법 제2조에 명시된 총기 휴대 권리로 대별되는 총기문화는 미국역사가 시작된 이래 계속된 논쟁이지만 어느 누구도 앞장서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못하는 이슈이기도 하다. 1800년대말 캔자스주 다지시티에서 총기 휴대를 금지,이에 반발한 무리들과 대결해 물리친 뒤 영웅이 된 와이어트 어프라는 보안관도 있었지만 총기는언제나 미국민들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1939년 연방대법원이 총기 소지는 관리가능한 사람에 한해 허용되며,총기소지를 다른 사람에게과시할 수 없다고 판시,일부 제약을 가했지만 소지 자체가 금지되지 않는 한 문제는 계속 발생할 것이다. 현재 미국의 모든 가구 가운데 총을 지니고 있는 가구가 40%를 넘어섰다.한 해에 총기사고로 숨지는 어린이들만도 1,500명을 넘는다.여론조사 결과는미국인 81%가 총기 휴대에 최소한의 제약을 가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57%가총기 휴대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에만 지난해 30만달러,올해 로비자금으로 수백만달러를 쓰는전미총기협회(NRA)는 모든 영향력을 동원,총기 규제나 휴대 폐지를 적극 막아내고 있다. 부시는 “총기에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비용을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언급,자신의 입장을 잘 드러냈다. 한편 고어는 클린턴 정부의 총기규제법안에 적극 찬동하고 있다. hay@. *다시 불거진 ‘잠들지 않는 논쟁'.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낙태 반대론자들의 입장은 모든 임신말기 낙태까지금지돼야 한다는 것이다.“말기 낙태 역시 살인이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이들은 산모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라도 말기 낙태는 금지돼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을 펴고 있다. 연방대법원이 5대 4의 비율로 말기낙태를 금지한 네브래스카주를 비롯한 30개주의 법률을 “임신을 중단시키려는 여성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했다”고판시했음에도 이들은 다시한번 반낙태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4월 연방하원도 287대 141로 부분낙태,즉 임신말기 낙태를 금지하는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클린턴 대통령은 이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의회가 2차례나 입안한 법을 거부하면서 “산모의 건강을고려한 예외가 허용되지 않는 한 계속 거부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반낙태론자들은 최근에는 저소득층 여성들이 말기 낙태를 위해 의료보장제도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총기관련 최근의 논쟁은 각종 기술적 장치로 총기 주인이 아니면 작동하지않는 이른바 ‘스마트 건’의 장치와 방아쇠 잠금장치를 의무사항으로 규정해야 하는가라는 것이다. 전미총기협회(NRA)는 이들을 의무사항으로 할 경우 총기 가격을 높여 소비자들에 불리할 것이란 주장이며,찬성론자들은 안전을 강조,반드시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콜롬바인 고교 학생 총기난동과 미시건주에서 한국인 유학생을 비롯한 6명이 사망하는 등 잇따른 총기사고 이후 클린턴 대통령은 1,000만달러의 기금을 충당,스마트건 개발에 앞장서왔다. 그 결과 현재 지문인식,손잡이 걸쇠,다이얼 잠금장치 등 여러 종류의 안전장치가 개발됐지만 비용 문제로 의무화하는데 어려움이 놓여 있다. 한편 총기에 대한 반대 여론은 최근 계속 높아져 메릴랜드주가 지난주 오는 2003년까지 모든 총기에 안전장치를 의무화하는 법을 채택했는가 하면 뉴욕주는 총기규제에 소홀한 혐의로 총기업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 姜信旭·朴在允씨 대법관 임명 반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韓寅燮 서울법대 교수)는 3일 오후 기자회견을갖고 6명의 대법관 후보 중 강신욱(姜信旭) 서울고검장,박재윤(朴在允) 서울지법 민사수석부장판사에 대한 대법관 임명 동의 부결운동을 펴기로 했다고밝혔다. 참여연대는 “강씨는 91년 ‘강기훈씨 유서 대필 사건’ 수사를 맡으면서형사소송법 상의 각종 원칙을 무시한 채 강압 수사를 자행하고,증거를 은폐하면서까지 강씨에 대한 유죄 입증을 집요하게 몰고 들어가 ‘정치검사’로서의 모습을 드러냈으므로 대법관에 합당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박씨는 92년 불법 체포 감금 수사관 고발사건에 대한 재정신청 등 2건의 재정신청을 기각했으며,지난해 SK텔레콤의 유상증자 금지 가처분신청과삼성SDS 발행 신주인수권부사채(BW) 처분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국가와 경제권력의 위법을 옹호하는 판례를 남겼기 때문에 역시 대법관으로서 적절치못하다”고 밝혔다. 송한수기자 onekor@
  • 美대법 “말기 낙태 금지는 위헌”

    [워싱턴 연합] 미국 대법원은 28일 임신 말기 태아를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부분 낙태’ 시술을 범죄로 규정한 법률을 무효라고 판결,낙태 옹호론자들과 클린턴 행정부에 큰 승리를 안겨주었다. 대법원은 이날 낙태권에 대한 8년만의 판결에서 5대 4의 근소한 다수결로낙태 반대론자들이 ‘부분 낙태’라 부르는 의료행위를 불법화한 네브래스카주의 법률은 위헌이라고 선언했다. 현재 미국의 30여 주가 거의 똑같은 반낙태법을 시행하고 있고 빌 클린턴대통령이 의회에서 통과된 유사한 내용의 연방법안에 대해 두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한 점에 비춰 대법원의 이날 판결은 큰 파급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보인다.
  • 칠레 前군부요인 학살 첫 시인

    [산티아고 DPA AP 연합] 지난 73년 쿠데타로 칠레 정권을 장악했던 독재자피노체트 재임 당시의 한 군인이 정치범 학살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은퇴 군인인 로베르토 살디아스는 26일 오후(현지시간) 칠레 국영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쿠데타 직후 산티아고의 한 축구 경기장에서 정치범들이 학살됐다고 밝혔다. 73년부터 90년까지 이어진 피노체트의 철권통치 기간 적어도 3,200여명이군부와 비밀기관에 의해 살해되고 1,200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칠레 군부는 쿠데타를 여전히 옹호하고 있으며 칠레 사법당국이 실종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피노체트를 기소하지 않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 인체 신비를 벗긴다/(하)연구방향과 대응전략

    인간유전자 지도초안 발표로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의 게놈 연구방향과 대응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게놈연구는 90년 시작된 미국 중심의 인간게놈프로젝트(HGP)에 대응,94년 과학기술처 시범사업으로 처음 실시됐다.하지만 본격적인 게놈연구는 지난해 말 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21세기 프론티어사업의 시범사업으로 ‘게놈 기능분석을 이용한 신유전자 기술개발사업’이 채택되면서부터다. 80년대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 미국 영국 등 과학 선진국들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연구수준은 걸음마에 불과하다.원천기술 투자도 미흡하고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기술경쟁력은 선진국의 60% 수준에 불과하다.그러나 출발은늦었지만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단장 兪香淑)은 염기서열 공개를 계기로후발주자로서의 열세를 만회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한국형 게놈연구 본격화 유 박사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열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인의 특이한 체질과 질병에 초점을 맞춘다면 국내 연구의 독자성과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단은 이에 따라 위암·간암 등 외국인에게는 발생빈도가 낮지만 한국인에겐 빈발하는 질병관련 유전체를 대상으로 삼아 연구력을 모으기로 했다.과제로는 ▲위암·간암 유전자 및 단백질의 초고속 발굴기술 개발 ▲한국인의특이 단일 염기변이(SNP) 발굴 ▲위암·간암 관련 유전체의 기능연구 ▲한국인에게 자주 일어나는 질환의 유전체 연구 등 4가지를 정했다. 이들 과제에 대해 총 40여가지의 세부과제가 확정되는 대로 연구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3년안에 위암·간암 조기진단 가능 사업단은 2003년까지 1단계로 핵심기반기술 및 한국인 특유의 유전자원을 확보한 뒤 2단계(2004∼2006년)에는 신규유전자의 기능을 정밀 분석하고 응용기술 개발을 목표하고 있다.3단계(2007∼2010년)에는 곧바로 약품개발에 쓸 수 있는 최종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진단·치료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사업단에 따르면 앞으로 1년안에 위암·간암을 발현시키는 특이 유전자를찾아낼 수 있는 DNA칩을 개발한다는 것이다.국내 최초의 임상조직 은행 표준안이 제정되며 개인 유전정보의 보호·남용·교육에 대한 지침이 제정되는등 유전체 기능연구의 토대도 마련된다.3년 후에는 위암·간암용 진단키트를개발하고,위암·간암을 유발하는 ‘후보유전자’ 1,500개와 목표유전자 150종을 구명(究明)하며,치료에 쓰일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 5종을 확보하는 등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한국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위암·간암환자의 생존율을 10∼30% 수준에서 60%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한국형 게놈프로젝트에는 앞으로 10년간 1,740억원이 투입된다. ■정부 지원 90년대 중반 이후 국내 바이오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정부에서도 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을 인식,지원을 늘리고 있다.올해 정부가 바이오산업에 투자하는 규모는 총 2,140억원으로 지난해(1,608억원)보다 33%늘어났다.과기부가 기초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산업자원부는 생명공학의인프라 구축과 개발 기술의 산업화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2010년까지 생물산업 선진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바이오산업 인프라구축을 위한 5개년 계획(2001∼2005년)을 마련했다.지자체를 중심으로 생물산업의 지역혁신 거점을 구축하고 네트워크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생물산업발전기반조성 및 유전자변형 생물체의 수출입 등에 관한 법률안’(약칭 생물산업법)도 올 정기국회에 낼 계획이다. 함혜리기자 lotus@. *국내업계 움직임. 유전자지도 초안발표로 국내 대기업들과 제약사,벤처들도 유전체 정보가 가져올 막대한 시장성을 나름대로 전망하면서 발빠르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생명공학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LG 삼성 SK 제일제당 한화 두산 등 10여곳. LG화학은 올해 바이오산업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제휴사인 스미스클라인 비참사로부터 받은 퀴놀론계 항생제에 대한 5차분 기술수출료 1,000만달러 등 그동안 바이오산업으로 벌어들인 수익금 1,000억원으로 바이오펀드를 조성,3∼4년에 걸쳐 벤처기업과 대학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제 2반도체사업’으로 생명공학산업을 선정한 삼성은 앞으로 3년간 총 3,000억원을 투자한다.그룹 내 삼성종합기술원과 삼성정밀화학을 중심으로 생명공학전문 기업의 설립을 추진 중이다.DNA칩과 진단 칩 등 진단분야 기술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SK케미칼은 그동안 중추신경계와 간질치료제,우울증치료제 등 가시적인 성과를 올린 데 이어 올해 50억원을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기로 했다. 발효와 백신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제일제당은 첨단 생명공학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올해 안에500억원을 투입,미국에 바이오기업을 세우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대상도 올해부터 3년간 2,000억원을 투자,생명공학을 집중 육성한다. 동아제약 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생명공학과 밀접한 제약회사들 역시 바이오벤처기업에 투자를 늘리는 한편 이들 기업과 기술제휴로 신약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바이오벤처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바이오니아(DNA칩),프로테오젠 (단백질칩),바이오넥스(SNP발굴),넥스젠(GMO검색키트),제노텍(DNA합성),툴젠(유전자 기능조절) 등 바이오벤처들이 유전정보를 응용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국내 바이오시장은 올해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2010년 9조원,2015년 15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함혜리기자. *優性인간만 활보하는 새 통제사회 올것인가. 1990년 저서 ‘역사의 종언’을 통해 냉전이후의 인류문명을 예언했던 미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조지 메이슨대 교수가 게놈지도의 완성으로 생명공학의 발달이 인류에 미칠 위험성을 경고했다.28일자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실린 후쿠야마교수의 글 ‘자연정복의 이정표’를 요약한다. 미국의 셀레라사와 인간게놈프로젝트(HGP)가 공동발표한 인간 유전자지도초안 완성의 의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상업적인 면에서는 벌써부터 인간게놈지도의 완성이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과대평가되고 있다.이같은 기대는 분명히 부풀려졌다.과학자들이 이뤄낸 것은사전 한권 없이 전혀 알지못하는 외국어로 씌어진 두꺼운 책을 이제 막 옮겨쓰기 시작한 단계에 비유할 수 있다. 방대한 양을 해석해야 하는 엄청난 작업이 남아있다.연구자들은 게놈지도를구성하는 유전자들의 정체를 밝혀내야 한다.어떤 유전자가 특정 단백질을생성하고 어떤 단백질이 유방암과 지능,알츠하이머병,장수 등을 유발시키는지 구명(究明)해내야 한다.민간기업들은 게놈지도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그 방법에 대해 특허권을 주장해야 한다.인간게놈지도 초안완성 발표는 시작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해서 초안 완성의 의미를 과소평가해서도 안된다.인간 유전자 지도를 해독해냄으로써 약품개발에는 큰 진전을 가져올 것이다.현 단계에서는개인유전정보에 대한 비밀보장과 특정 유전정보를 확보하려는 움직임 등이문제로 지적된다.어쨌든 이번 성과는 500년간 진행돼온 자연정복을 통한 ‘인류구원’작업에 중요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인류역사를 통해 인간이 정복하고자 했던 자연은 홍수,전염병,가뭄,기근 등외적 환경이었다. 그러나 인간의 자유를 억제하는 것은 이보다는 인간의 본성이다.유한하고 이기적이고 비이성적인 인간의 본성을 말한다.유전자 정보의 해독은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계속돼온 인성을 둘러싼 ‘본성(nature) 대 양육(nurture)’의논쟁,즉 인간이 갖고 있는 여러 특성들이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는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데 기여할 것이다. 20세기 중반까지 사회과학자들은 인간행동에 변화를 주는 것은 전적으로 생물적 특질이 아닌 주변환경과 문화라고 믿어왔다. 그러나 쌍둥이의 행동특성 연구를 통해 환경보다 유전적 요인들이 인간 행동을 지배한다는 쪽으로 기울었다.인간의 행동을 유전자 분자 차원에서 설명할수 있을 정도로 과학이 발달한다면 이같은 추세는 가속화될 것이다.그 결과인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운명의 폭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원치않는 해답에 도달하게 될지도 모른다. 마르크스가 소위 ‘본성의 영역’이라고 칭한 것들이 인간의 열망을 제한하게 된다면 인간들은 이 본성을 바꾸기 위해 유전정보를 활용하려들 게 뻔하다.부모가 원하는 외모와 지능 등을 조합한 ‘맞춤 아기’의 탄생도 가정해볼 수 있다.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정보를 확보한 뒤에는 이를 통제할 수있는 더욱 막강한 수단도 고안해낼 것이다. 만약이런 사태가 현실화되면 유전정보를 다루는 회사들은 일반인들의 우려를 무마시키기 위해 애쓸 것이다.생명공학은 인류를 개량하는 것이 아니라질병퇴치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변할 것이다.그러나 생명윤리학자인 레온 카스의 지적처럼 치료와 개량은 명쾌하게 구분짓기 어렵다. 첨단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외모와 지능,사회 적응력을 개선하는 것이 왜잘못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논리 뒤에 숨어있는 순수하지 못한 ‘목적’이다. 프랑스혁명에서 냉전에 이르기까지 급진적 혁명세력들은 인간의 본성은 사회정책을 통해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고 믿어왔다.혁명이념에 맞지 않는 본성은 재교육이나 노동수용소에서 교정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이런 신념은 무서운 결과를 가져왔고 결국 20세기 후반 자유민주주의가 득세하며 사회주의의몰락을 가져왔다. 인간게놈지도의 해독으로 인류는 혹시 전세기에 퇴조한 사회개조론을 보완,합리화하는 근거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닐까.미래에는 우파가 아닌 좌파가 사회적 불평등을 고친다는 명분아래 우생학을 옹호하고 나설지도 모른다. 정리 김균미기자 kmkim@
  • [외언내언] 중국식 쓰레기 치우는 법

    어제 아침 배달된 각 조간신문 국제면에 실린 한 장의 사진은 대부분 독자의 시선을 머물게 하기에 충분했을 것같다.아니 가벼운 충격을 느꼈을 법도하다.그 사진은 중국 마약밀매범들이 총살형을 당하기 위해 인민해방군들에의해 큰 운동경기장 한복판으로 끌려가는 순간을 담았다.잔뜩 찌푸린 범인얼굴이 클로즈업돼 있고 엄숙한 표정의 군인들 뒤로는 수많은 관중이 총살형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캡션(사진설명을 위한 기사)에는 26일베이징(北京) 푸저우(福州) 등 중국 주요도시에서 모두 52명의 마약밀매범이 총살당했으며 사진은 푸저우에서의 처형 직전 모습으로 돼 있다. 중국에선 살인,마약밀매,강간 등 성폭행,인신매매범들을 가차없이 총살로다스린다.범죄형 인간이 무사히 살기 힘든 곳이다.특히 개방·개혁으로 빈부격차가 커진데다 마약·매춘 등 그들이 말하는 자본주의형 범죄가 늘어나자더욱 단호하게 처형을 진행중이다.홍콩·타이완 범죄자도 많은 편이다.기자는 10여년 전 특파원으로 베이징에 머물면서 TV를 통해 마약밀매·강간살인범이 사형당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형장의 시멘트 담장 밑에 5∼6명의 죄수들이 담을 향해 무릎을 꿇고 앉자 가까운 거리에서 등에 장총을 겨눠 처형하는 광경이었다.12억인구가 보거나 전해듣는 것은 물론이다.재판을 할 때도파렴치범들의 인권은 철저히 무시된다.교도관들은 그들의 뒷머리를 우악스럽게 내리눌러 바닥만 보게 한다.세상 똑바로 볼 자격도 없다는 식이다. 그래서 서방의 국제인권옹호단체에서는 해마다 거르지 않고 이러한 중국당국의 처사가 너무나도 인권을 짓밟는 것이라고 비난한다.그러나 건전한 중국인들이나 중국 언론매체의 반응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즉,이들 파렴치범은쓰레기같은 존재들이고 쓰레기는 치우지 않고 그냥 두면 둘수록 썩어서 악취를 풍길 뿐 아니라 나쁜 병균을 퍼뜨려 모두가 병들게 되니까 빨리 치워 없애버려야 한다는 것이다.TV에 의한 사실상의 공개처형 방영이 주는 공포감이 범죄발생에 제동을 거는 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다. 우리사회로 눈을 돌려보자.살인,성폭행,마약밀매가 거의 날마다 신문 사회면을 차지한다.몇해 전만 해도 흉악범이 나타나면 ”저놈을 그저,광화문 네거리에서…”라며 많은 사람들이 공분을 감추지 않았다.그러나 이젠 사회윤리가 무너지고 나라 전체의 기강을 좀먹게 하는 범죄가 기승을 부려도 모른체하기 일쑤다.어떤 때는 흉악범을 권총으로 쏜 경찰관이 오히려 범인 인권침해로 지탄받는 인권과잉문제까지 나온다.‘미친 개에게는 몽둥이‘라고 했다.흉악범은 일벌백계의 엄벌로 다스려야지 느슨하게 하면 그야말로 미친 개처럼 또 멀쩡한 사람들을 물어 병들게 할 것이다.중국 마약밀매범 처형사진을 보았을 치안당국자들은 ‘실종된 민생치안’에 대한 반성과 함께 강력·흉악범 소탕전에 총력을 기울이도록 촉구한다. 禹弘濟논설주간hjw@
  • 인사 청문회/ 이모저모

    27일 국회에서 열린 마지막날 인사청문회에서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서리는 “내각제 개헌이 되지 않는다면 미국식 부통령제를 가미한 4년 중임제 개헌을 심각히 얘기해 봐야 한다”고 말해 비록 사견을 전제로 했지만 개헌론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총리서리는 대통령 중임제 개헌에 대한 의견을 물은 민주당 송훈석(宋勳錫)의원의 질의에 “지난 87년 직선제 개헌 당시 민정당은 6년 단임을,통일민주당은 4년 단임을 주장해 중간방안으로 5년 단임제에 합의했다”면서 “그것은 일종의 시국수습 방안이었고,당시에도 영원한 헌법체계가 아니라는논의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정치권에서는 자민련 총재를 겸하고 있는 이총리서리의 이같은 발언이 여야일각에서 검토중인 대통령 중임제 개헌과 맞물릴 경우 권력구조 개편문제가수면위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총리서리는 특위위원들의 질의가 끝난 뒤 비감어린 말투로 인사청문회에대한 소회를 피력했다. 그는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기도 어렵지만 공인이 돼공직을 수행하는 게 이렇게도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위원 여러분이 지적한 사항을 귀감으로 삼아 국리민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또 ‘항구에서 다른 항구로 가는 외로운 조각배는 풍향과 조류에 따라 나아갈 수밖에없지만 도착지는 처음에 생각했던 항구’라는 영국 처칠 총리의 발언을 인용,자신의 당적 변경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여야 의원들의 질문자세는 전날과 마찬가지였다.여당의원들은 여전히 이총리서리에 대한 ‘옹호성’ 발언을 자주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어거지로 밀어붙이다 이총리서리의 주장에 오히려 말려들기도했다. ◆이총리서리의 답변 태도는 첫날 ‘여유’있는 자세에서 ‘진지한’ 자세로바뀌었다.그러면서도 “한말씀 드려야 겠다”며 할 말은 다했다. 그는 간간이 “최악의 협상결과도 최선의 날치기 처리보다 낫다”는 등 자신의 정치철학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광숙기자 bori@
  • 국회 국방위·정보위, 主敵 재정립·국군포로 인정놓고 논란

    22일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는 북한의 주적(主敵)개념 재정립 문제와 국군포로 유무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또 오후에 비공개로 열린 정보위에서는 임동원(林東源)국정원장의 ‘방북밀사’역할을 놓고 공방이 오갔다. ●국방위/ 민주당 장영달(張永達)의원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로북한이 대남비방 방송을 중단하는가 하면 대남 혁명전략을 규정한 조선노동당 규약을 삭제,개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면서 “반세기 동안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해온 국방의 기본개념이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물었다.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의원도 “신세대 장병 사이에 주적개념에 대한 혼란이 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장병들에 대한 철저한 정신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민주당 김한길의원은 “‘적과의동침’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제 남과 북이 그런 사이가 아닌 만큼 주적개념의 재정립이 필요하지 않으냐”고 국방부의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또 국군포로 ‘유무논란’과 관련,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 의원은 “이번남북공동선언에 국군포로 송환문제가 빠졌다”면서 “국가에 충성한 국군포로를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다면 되겠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조성태(趙成台) 국방장관은 “북한이 대남군사 전략을 수정하는 명백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 현시점에서 주적개념의 변경여부를 거론하는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된다”면서 “우리 군은 튼튼한 안보를 통해 이를적극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신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조장관은 이날 답변에서 김정일위원장에 대해 시종일관 ‘김정일’로 호칭해 눈길을 끌었다. ●정보위/ 한나라당 김기춘(金淇春),정형근(鄭亨根) 의원은 “국정원장이 남북협상의 밀사역과 대공 수사기관의 장을 겸임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만큼대통령 보좌역으로 통일협상에 전념하든지,대공수사기능을 다른 기관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창화(鄭昌和)의원은 아예 “사퇴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이에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의원은 “국정원의 최대 임무가안전보장이라고 볼때 국가안보 책임자가 북한에 가서 평화구축을 하는 것은결국 국가안전을 보장하는 것 아니냐”고 임원장을 옹호했다.임원장도 야당측의 사퇴요구에 대해 “인사 문제는 대통령의 소관”이라고 받아넘겼다. 임원장은 또 주한미군의 지위와 관련,남북정상간에 모종의 합의가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민감한 내용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최광숙 주현진기
  • 방송위, SBS FM ‘박철의‘ 중징계

    탤런트 겸 DJ인 박철의 좌충우돌하는 진행으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던 SBS FM ‘박철의 2시 탈출’이 방송위원회의 중징계를 받았다. 방송위원회(위원장 金政起)는 13일 지난달 25일 방송된 ‘박철의…’프로그램에 ‘청취자에 대한 사과’와 ‘프로그램 관계자 경고’를 내리고,다음날인 26일자 방송에는 ‘청취자에 대한 사과’를 명령했다. 방송위는 “5월 25일 방송에서는 동사무소 방위병에 대한 필요없는 잡담 등사담을 장시간 방송했다”면서 “26일에도 진행자가 자신이 반말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 자신을 옹호하는 내용을 장시간 방송해 이같은 조치를취했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原電 건설’맞서는 시민과학자의 삶

    장래가 촉망되던 핵과학자에서,원자력발전에 반대하는 과학자 겸 시민운동가로 탈바꿈한 다카키 진자부로(高木仁三郞·62).‘시민과학자로 살다’(녹색평론)는 그가 털어놓은 인생철학이다.생태계 파괴 위험 등 원자력의 문제를적시하면서 “‘원자력’이라는 전차에서 내리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의 양식에 대한 총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도쿄대에서 핵화학을 전공,잘 나가던 그가 35세 때인 73년 도쿄도립대 교수직을 내던진 것은 대학이나 기업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독립된 시민의 과학을 하기 위해서였다. 원자핵연구소 근무 당시 산과 바다를 찾아다니면서 핵실험의 산물인 ‘죽음의 재’ 성분이 어디에서나 검출되는 것을 보고 지구오염을 실감했다.이타이이타이병 등 공해사건에 대해 기업이 자료를 감추고,조사에 참가한 과학자들도 대부분 풍토병 등을 내세워 기업을 옹호한데 대해 강한 분노를 느꼈다. 나리타(成田)공항 건설에 반대,불도저에 맞서 자신의 몸을 사슬로 나무에 묶고 저항한 산리즈카(三里塚) 농민들의 모습에 감명받았다.푸른 들을 파괴하고 공항을 세우는 것보다 농민들이 대지에서 농사짓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말이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75년 9월 원자력자료정보실을 창설,시민과학자 활동을 시작했다.미하마 원전 1호 원자로 연료봉 절손사고를 은폐된지 3년여만인 76년 제보를 통해 밝혀냈으나 시효가 지났다는 말 뿐이었다.미국 스리마일섬의 원전(79년)과 옛소련의 체르노빌 원전(86년) 대참사는 현대문명 전체를 바꿔야 한다고 마음먹게 했다.원자로의 안전신화를 깨뜨리는 사건들이었다.주민들이 원전 건설에반대하는 것은 보상금을 올려 받기 위해서일 뿐이라는 고매한 분들의 말이신뢰성을 잃는 순간이기도 했다. 프랑스에서 재처리한 플루토늄 반입에 항의,93년 일본 과학기술청 앞에서 단식투쟁하며 ‘플루토늄에 미래는 없다’는 탈 플루토늄선언을 했다. 두차례나 암수술을 받고 죽음을 예감하며 쓴 이 책에서 그는 “체념은 현재의 위기를 방관할 뿐 아니라 가속시키는 힘으로 작용한다”며 희망을 잃지말자고 말한다.다카키 학교를 세워 후진 양성에도 열중이다.반핵운동가인 김원식씨 옮김.7,000원. 김주혁기자 jhkm@
  • [기고] “정상만남은 재통일 위한 디딤돌”

    [로스앤젤레스 연합] 미국의 한반도문제 전문가 조지 O.토튼 남가주대(USC)명예교수(정치학·한반도프로젝트 책임자)는 11일 연합뉴스에 보낸 남북 정상회담 관련 기고문을 통해 “정상회담의 중요성은 재통일을 위한 첫 디딤돌이라는 데 있다”고 말했다.다음은 기고문 요약. ■의의와 전망/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궁극적 통일절차 개시에 가장 중요한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국제사회의 어느나라도정상회담에 반대하지 않으며 지금보다 타이밍이 좋을 수는 없다. 북한은 남한을 물리치고 미국,일본 등과 독자적으로 거래하고 싶어해 왔지만 한-미-일 공조가 굳은 편이고 대미·일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중국,러시아로부터의 대북원조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이 성공하면 전면적인 남북 교류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생전에 남한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한 김일성도 이에 찬성할 만하다. ■통일과 극복과제/ 김대중대통령은 독일 흡수통일에서의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단계적 통일론’을 제시했다.김대통령의 ‘3단계 통일론’은 현 남북상황에 적용하기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 지도층을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북의 자본주의·민주발전을 도와야 하며,북한의 군사력 강화를 종식시켜야 한다.무조건적인 폄하보다 북한지도층을 정확히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학자들과 외국정부들의 오랜 연구결과 김정일의 ‘협상스타일’은 현상황에서 북의 목적을 가장 잘 관철시키고 있다.전역미사일(TMD)구상 옹호론자들은북한을 이라크,이란 등과 유사한 세력으로 절하하려 하나 북한은 미무기사찰단에 핵의혹시설을 개방하고 오보에 대한 대가를 요구한 점 등 이들과 다르다.남북한 관계가 증진되면 군축에 대한 논의는 더욱 쉬워질 것이다. ■북한의 변화가능성/ 북한에서는 지난 10년간 외국투자와 경영 촉진을 위한새로운 제도와 규정이 대거 만들어졌다.경수로 건설공사를 위해 이미 수백명의 남한 기술자 및 미국인 등 외국인이 북한에 머물고 있다.북한 지도층이억누르더라도 변화는 불가피하며 이는 북한의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속도가 빠르지 않더라도 점진적인 개방,경제의 민영화 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개방보다 더 어려운 것은 대북 무기감축 협상으로 남북한 동시 군축이 바람직하다.한반도 군비통제와 무기감축 이후 남북한과 주변국이 유럽의 안보체제에 비견되는 집단안보체제를 형성할 수도 있다. ■동북아조약기구(NEATO) 구상 / 군축문제와 관련,무엇보다 북한 군부의 저항이 난제가 아닐수 없다.상호 사찰로 군축의 투명성을 높이고 장차 남북연합형태의 한반도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모든 주변국의 전면 군축을 위한상설조직으로 가칭 ‘동북아조약기구’의 창설을 고려해봄직 하다.역내의 군사적 조직변화나 현대화에 대한 이같은 민주적 합의체제가 마련되면 일본 군국화에 대한 우려,미군주둔의 필요성 등은 사라질 것이다.미국은 NEATO를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각 회원국에 동수의 미군을 형식적으로 주둔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조지 토튼 美 남가주대 명예교수
  • [외언내언] ‘팔리는’(?)변호사

    어떤 사건을 놓고 다툼을 벌이는 갑과 을 두 당사자가 공교롭게 같은 변호사에게 상담을 했다.그런데 두 사람 모두에게 ‘당신이 이긴다’고 대답했다면 그 변호사는 누군가 한 사람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이때 변호사 입장에서 이렇게 변명할 수는 있다.‘두 사람 모두 자기에게 유리한 얘기만 하니까결론이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양식이 있는 변호사라면 최소한 뒤에 온 상담인에게는 먼저 찾아온 사람에게 들은 얘기를 참고로 해서 객관적인 판단을 내려줘야 한다.그러나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상담인의 진술에 허점이 많은 줄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계약부터 하고 본다.이 경우 나중에 패소해도 할 말이 있으므로 더 좋은 케이스가 된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그렇지 않다.또 자신의 전문지식으로 정말 힘없는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도 많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와같은 경우를 법조계 일반적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변호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은 아마 ‘변호사를 산다’는 말일 것이다.‘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사명으로 한다’는 변호사 윤리강령1조가 아니라도 아무리 돈을 내고 사건을 위임한다 하더라도 변호사는 ‘산다’는 말이 적용될 수 있는 직업인이 아니다. 그러나 ‘유전무죄’라는 말을 아무도 부인하지 않듯이 수임료로부터 자유로운 변호사는 정말 극소수인 것도 사실이다.이런 사회적 환경 속에서 무식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변호사를 산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튀어 나오는 것또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오히려 의뢰인이 소비자로서의 권리만이라도누릴 수 있으면 다행이라는 것이 일반인의 감정이다.돈은 돈대로 주고 충분한 서비스를 받기는커녕 권리마저 제대로 행사하지 못 한다는 것이다. 변호사 박병일(朴炳一)씨는 12억원대의 부동산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로 재판을 받다 확정판결 하루 전날 외국으로 도피했다.또 다른 변호사 하영주(河寧柱)씨는 금융사기범의 변호인으로 선임돼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주고 멀쩡한 범인을 중병인으로 조작해 석방시킨 후 해외로 도주케 했다.물론 이같은사례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변호사협회 회원이 4,185명이므로 통계치로 보아도 여느 집단에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돌연변이라고 할 수 있다.따라서이런 특수한 사례를 변호사 집단을 평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치자.윤리강령을 준수하라고 요구하지는 않더라도 수임료를 낸 만큼 서비스만이라도 제대로 받고 싶은 것이 소비자의 심정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 근시수술 창시자 러시아 표도로프 사망

    근시수술의 창시자인 러시아의 안과 전문의 스뱌토슬라프 표도로프 박사(72)가 2일 헬리콥터 추락으로 사망했다.인테르팍스 통신은 표도로프와 다른 3명이 탑승한 표도로프병원 소속 Mi-8기종 헬기가 모스크바의 링 로드 고속도로 부근에서 추락,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표도로프 박사는 다이아몬드칼로 눈의 각막을 방사상으로 절개해 굴절효과를 내는 수술법을 개발,세계적인 명성과 엄청난 부를 동시에 얻었다.70년대와 80년대에는 전세계 환자들이 그의 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러 옛 소련으로몰려들었다.그는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의 개혁을 적극 옹호하는 지지자중 한사람으로 ‘자유시장 경제의 이행’을 공공연히 외쳤다.96년에는 노동자자치당의 당수로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나서기도 했으나 실패했다. 모스크바 AP DPA 연합
  • 美·러 “미사일방어체제 공동개발”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미사일 방어체제의 공동개발을 제의해 주목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일 미 NBC 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른바 ‘불량배 국가’들의 핵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체제를 미국과 러시아가 공동개발할 것을 제의했다.미국도 전역미사일 방어와 조기경보체제 분야에서 러시아에 서로 협력할 것을 제의했다고 케네스 베이컨 국방부 대변인이 1일 밝혔다. 베이컨 대변인은 또 미국이 현재 논란 속에 추진중인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분야에서도 러시아와 방위기술을 공유하겠다고 제의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4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다. 베이컨 대변인은 미국은 전역미사일 방어 분야에서 러시아와 협력할 것을이미 제의했으며 그 일환으로 두번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전역미사일 방어는 지상의 병력을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미국은 또 러시아가 북한과 중동을 감시하는조기경보레이더를 재구축하는것을 지원하겠다고 제의한 바 있다. 한편 미국의 NMD 계획에 대한 세계 각국의 비난이 거세지면서 개발 명분을잃어 NMD 계획 자체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 유럽 방문에 나선 클린턴 미 대통령은 ‘미사일 개발기술 공유’를 제의하면서까지 NMD 계획에 대한 비난을 막아보려 애썼지만 유럽쪽은 이같은 클린턴의 호소를 냉정히 외면했다.또 게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와의 개별회담(1일)에서도 클린턴은 NMD에 대한 ‘우려’를 전해들어야 했다. 모두 300억달러를 들여 6차례 실험까지 마친 NMD가 세계로부터 외면받는 이유는 명분면에서 약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냉전 이후 군비축소를 외치면서 리비아 시리아 북한 등 이른바 ‘불량배(rogue)국가’들의 미사일 개발을 저지해왔다.그런 미국이 새로운 첨단기술 체제 무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러시아와 맺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을 지적하지 않더라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1일 “NMD 옹호자들이 개발 이유로 거론하는 ‘불량배 국가’들의 공격은자살을 전제로 한 것으로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NMD 계획은 방위 목적보다는 상업적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있으며 이와 함께 NMD에 대한 비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hay@
  • 한국 독립운동 유공자 美 올리버박사 타계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한국의 독립운동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고(故) 이승만(李承晩) 대통령의 정치고문을 지낸 바 있는 로버트 올리버 박사가 지난달29일 타계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향년 91세. 올리버 박사의 유족들이 1일 워싱턴 주재 한국대사관에 알려온 바에 따르면그는 부인과 함께 거주해온 워싱턴 근교 메릴랜드주 체스터타운의 한 노인전용 주택에서 지난달 27일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다.11일 오후 1시30분(현지시간) 노인전용 주택 안에 있는 헤론 포인트 웨슬리 회관에서 그의 뜻과업적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그는 일본이 한국에서 자행한 식민통치의 잔학상을 폭로,미국 정부가 한국의 독립을 지지하도록 설득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주요 신문들에 한국의독립을 옹호하고 이에 대한 미국의 지지 필요성을 강조하는 글을 기고함으로써 이 전 대통령의 활동을 도왔다. hay@
  • ‘사이더 하우스’ 내일 개봉

    아마도, 라세 할스트롬 감독은 가슴이 아주 따뜻한 사람일 거다. 늘 그렇듯그의 카메라가 보내는 시선에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난다. 출세작 ‘개같은 내 인생’에서는 흠집투성이의 세상을 보는 데 열두살 소년의 순수한 눈을 빌리더니,‘길버트 그레이프’에서는 과식증과 정신박약 환자를 둔 소외가족을 모두의 이야기로 반듯하게 이끌어 냈었다. 그 후일담같은 영화 ‘사이더 하우스’(원제 The cider house rules)는 어느 모로 보나 ‘할스트롬 표’다.일기장 한 귀퉁이에서 문득 끄집어낸 듯한유년의 기억과,조금은 모자라고 그래서 엉거주춤한 인간군상쪽으로 눈길이가있다. 이번에는 한적한 시골 고아원이 무대다.원장이자 산부인과 의사인 라치 박사(마이클 케인)가 호머(토비 맥과이어)에게 쏟는 정성은 유별나다. 그도 그럴 것이, 갓난아이 때 두번씩이나 입양됐다 퇴짜를 맞고 되돌아온 호머는 그후 18세가 되도록 단 한번도 고아원을 떠나본 적이 없었다.라치박사가 의술을 전수해줄만큼 고아원의 기둥으로 커있는 그에게 늦바람이 찾아온다. 낙태수술을 받으러온 캔디(샤를리즈 테론)와 월리(폴 러드) 커플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새삼 잊고 있던 꿈을 꾼 거다.드넓은 세상을 겪어보고픈 청년의 꿈. '집'을 떠난 청년이 새로 맞닥뜨린 세상에서 영화는 작정한듯 절망과 희망,상처와 이해를 교직시킨다.월리를 따라들어간 사과농장에서 호머는 난생처음 사랑을 알게 되지만,근친상간으로 임신한 막일꾼의 딸 로즈를 낙태수술해주면서 생의 방향을 튼다.낙태 반대론자이던 그가,원치 않은 임신이 또 다른인권을 해치는 거라며 낙태를 옹호하던 라치박사를 그제서야 이해하게 된다. 화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할 일이란 없는 건지도 모른다.제목의 함의는 퍽이나 깊다.누군가가 규칙을 만들고,다시 그 규칙을 깨가는 반복으로 세상은 조금씩 모양새를 갖춰간다는 얘기를 하려했던 게 아닐까. 소년과 청년 사이에서 멈칫멈칫하는 주인공 토비 맥과이어의 이미지는 성장영화의 캐릭터를 묘사하기에는 맞춤이다.‘디스 보이스 라이프’에서 동네건달 역을,‘아이스 스톰’에서는 케빈 클라인의 아들 역을 맡았던 그 얼굴이다. 올 아카데미에서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고,마이클 케인과 존 어빙에게 남우조연상과 각색상을 각각 안겼다.광선처리가 돋보이는 풍부한 화면이 한참동안 잔상을 남길 영화다.3일 개봉. 황수정기자 sjh@
  • [막오른 재벌 대혁명](9)수명다한 오너체제

    재벌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인가.한국 재벌의 수장격인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창업주와 2세의 퇴진은 재벌사회의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재벌해체는 피할 수 없는 시대의 요청이요,흐름이다.족벌경영이 사라져야 하는 당위성과 다가올 전문경영인 시대의 과제를 짚어본다. 삼성이 자동차 사업에 쏟아부은 돈은 물경 4조원이 넘었지만 프랑스 르노에 매각된 금액은 6,200억원에 불과했다.숫자로만 비교하는 것은 무리이긴하지만 투자금액의 7분의1밖에 건지지 못했다. 현대와 비슷한 소유구조인 삼성 재벌의 자동차 진출은 물론 그룹 총수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에 따른 것이었다.손해는 국가경제나 삼성뿐만 아니라 주주들도 막대했다.‘면책특권’을 가진 ‘황제경영’이 낳은 폐단의 단적인 예다. 국내 30대 재벌의 오너와 친인척이 가진 회사 지분은 평균 5.4%.실제 의사결정은 거의 100%다.인사권과 경영권을 마음대로 하면서 회사를 좌지우지한다.공정거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재벌들의 문제는 회사 지분의일부를 소유하면서 전체를 지배하는소유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물림 경영은 외국에서는 찾기 어렵다.소유와 경영이 철저히 분리돼 있다. 미국의 오늘을 있게 한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포드의 경영진에는 포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없다.창업주 포드의 이름은 회사명에만 남아있다.포드4세가 지분을 갖고 있지만 경영권에는 전혀 간여하지 않는다.경영간섭을 막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일본의 대기업도 대물림을 하지 않는다.한국개발연구원(KDI)의 임원혁(林源赫)연구위원은 “다른 나라에서는 소유자가 경영에 참여하는 일이 예외적이나 우리는 소유자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게 특이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제3의 물결’의 저자인 앨빈 토플러박사는 “한국이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재벌이 긍적적인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제는 해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족벌경영과 선단식경영,황제경영 등으로 요약되는 재벌은 구시대에나 어울린다는 것이다.가족중심의 경영방식은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디스와 S&P같은 신용평가기관들은 한국의 재벌을 ‘여전히 투명하지 못한 집단’으로 규정한다.개혁되지 않는 재벌들이 한국 경제의 도약을 가로막고 있다고 꼬집는다.역시 재벌의 하나인 SK의 최태원(崔泰源)회장조차도 “재벌체제는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에 앞으로 10∼15년 내에 자연스럽게 소멸될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대적 흐름임에도 재벌들은 아직도 족벌경영을 버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의 재벌개혁을 C학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주영가(家)의 퇴진은 다른 재벌들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과거에는 그룹 체제가 각사간의 협조라는 정점을 가졌지만,세계적인 흐름과 여건은 각기업들이 독자적인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는 것만이 국제경쟁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이다.”(정주영 현대 명예회장)한국의 미래를위해서는 재벌들이 뒤로 물러나야 한다는 충고의 메시지다. 박정현기자 jhpark@. *李容根 금감위장 “夢九씨 퇴진여부 현대 내부문제”. 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현대그룹 오너경영진 퇴진이 계기가 돼 모든 기업이 선진 경영체제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너경영진 퇴진을 압박했나.=정부는 특정 경영인의 퇴진을 요구할 수도없고 개입하지도 않았다.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 등 3부자 퇴진은 언제 알았나.=김재수 현대 구조조정위원장이 “뭔가 있을 것 같다.기다려달라”는 얘기만 들었다.그러나 3부자 퇴진은 발표를 듣고서야 알았다.김 위원장이 오후 2시쯤 정 명예회장을 면담한 것으로 미뤄볼 때 그때쯤 3부자 동반퇴진이 결정되지 않았나 싶다. 현대그룹이 경영투명성을 높이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한다. ◆정몽구(鄭夢九) 회장이 퇴진안하면 어떻게 되나.=코멘트 할 입장 아니다. 정부는 전문경영체제면 된다.3부자 퇴진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전문지식과 경영식견을 갖고 있다면 되는 것 아니냐.내부합의가 있다면 그것(정회장의자동차 회장직 유지)도 괜찮은 것 아니냐.(이 발언은 자칫 특정인을 옹호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이후 해명자료를 통해취소했음.)◆현대건설의 유동성 문제는 해결되나.=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현대와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재무약정을 다시 맺어야 할 것이다. ◆현대그룹은 해체되는 것인가.=해체가 뭔지 개념이 명확치 않다.현대는 그룹이라기보다 독립기업의 연합체적 성격이다.LG는 구씨, 허씨 등 계열분리가 다 돼 있지 않느냐.상호출자금지는 지속적으로 얘기하는 것이다.정부는 외형만 키우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 박현갑기자 eagleduo@. *鄭씨 3부자 퇴진 4가지 의문점에 說 분분. 지난해 6월,정부와 재계에서는 외마디 비명이 터져나왔다.삼성이 ‘삼성차청산’을 발표한 것이다.사재는 낼 수 없다며 버티던 이건희(李健熙) 회장은 2조8,000억원을 내놓았다.그리고 얼마 뒤 “이헌재(당시 금융감독위원장)가 삼성에게 당했다”는 얘기가 나왔다.공교롭게도 1년뒤인 지난달 31일 비슷한 광경이 벌어졌다.요구한 것은 ‘왕회장’(鄭周永 명예회장)의 퇴진이었는데 두 아들까지 물러나겠다는 것이다.정부의 ‘KO승’이라는 시각도 있지만‘또 당했다’는 얘기도나오고 있다.‘3부자 퇴진’ 발표에 따르고 있는 네가지 의문점을 풀어본다. ◆강요된 선택인가,의도된 시나리오인가=정부는 3부자 퇴진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왕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던 것은 분명하다.현대와의 담판에서 정부측 ‘대변인’ 역할을 했던 채권단(외환은행)이 현대측에‘왕회장 퇴진 명문화’를 요구한 것이 확인되고 있다.그러나 적어도 ‘두아들’은 정부의 요구사항이 아니었다. 아들들과의 동반 퇴진은 왕회장의 의도가 담긴 독자적 결정이라는 시각이대두되고 있다.뭔가 정부에 단단히 약점잡힌 왕회장이 ‘효과는 크면서도 실리는 가장 적게 잃는’ 동반퇴진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MK(정몽구회장)를완전히 밀어내기 위한 MH(정몽헌회장)의 ‘각본’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룹 해체인가=김경림(金璟林) 외환은행장은 현대가 단기유동성 확보방안으로 매각할 유가증권은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요건(상장회사 3%,비상장회사 15%)을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우선 대상이라고 밝혔다.현대의 전 계열사가 독립 분리되는 수순,즉 실질적인 그룹해체라는 관측이다.그러나 오너일가의 지분매각이 동반되지 않아 선언적 의미에 그칠 뿐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3부자,완전 물러나나=몽헌회장은 1일 현대아산을 제외한 계열사 이사직을모두 내놓아 ‘3부자 퇴진’ 발표를 속도감있게 진행했다.‘지분 만큼의 권리 행사’라는 주식회사의 원칙이 지켜진다면 정씨 부자는 계열사 지분이 최대 7% 이내로,독자적 경영권 장악이 어렵다.하지만 우호지분을 동원하면 언제든 ‘컴백’이 가능하고 측근인사를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워 수렴청정도 용이하다는 게 반론의 골자다. ◆정부·채권단 정말 몰랐나=31일 오전에 3부자 퇴진이 정보시장에 나돌았던 것에 비춰볼 때 청와대와 이헌재 재경부장관은 사전에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반면 현대의 발표를 보고서야 알았다는 금감위와 채권단의 주장은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 안미현기자 hyun@. *鄭씨일가 퇴진 이모저모. 1일 서울 계동 현대사옥은 이른 아침부터 긴박감이 감돌았다.임직원들은 평소보다 1시간이상 일찍 출근,대책을 숙의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정몽헌(鄭夢憲) 회장은 지난달 31일 김재수(金在洙) 구조조정위원장이 발표한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영일(李榮一) PR사업본부장은 “정 회장이 ‘발표 직전 김 위원장으로부터 3부자 동반퇴진 사실을 들었으며 정몽구(鄭夢九) 회장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들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측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시간동안 이계안(李啓安) 현대자동차사장의 주재로 긴급 이사회를 갖고 정몽구 회장이 회장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이 사장은 지난 31일 밤 늦게 사태가 심각함을 깨닫고전화로 이사회를 소집했다. ◆현대자동차측은 현대 구조조정위원회의 발표에 대해 아침부터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위원회의 일방적인 발표는 적법하지 않은 처사”라고 강조했다.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모든 문제의 원인은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으로부터 불거진 문제”라면서 노골적으로 이 회장을 겨냥했다. 김재천 김미경기자 patrick@.
  • [외언내언] 총리의 휴가

    공직과 가정 중 어느 것이 우선인가.동양사회에서는 공직을 우선시하는 반면 서양인들은 가정에 무게를 두는 경향이 있다.출산휴가를 가지 않겠다던토니 블레어 영국총리가 새로 태어난 네번째 아기 레오를 돌보기 위해 24일의회 총리답변과 25일 각의를 부총리에게 맡기고 2주간 휴가에 들어가 영국사회가 찬반론으로 시끄럽다고 한다.전체적으로는 찬성론이 우세하다. 전통적으로 영국총리는 해외출장이 아니면 매주 수요일 의회답변은 빠지지않는데 ‘휴가’로 불참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다.그래서 총리의 휴가를 두고논쟁이 뜨겁다.옹호론자들은 직장일을 핑계로 ‘아버지 역할’을 포기하는남자들에게 모범을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환영이다.아무리 총리라고 하지만국가 경영이 가정 평화보다 앞설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반대론자들은 의외로 국정차질에 비중을 두는 것이 아니어서 더욱 흥미롭다.하나씩 낳아도 만원인 지구에 네번째 아이를 낳은 가족에게 출산휴가까지주어서 되겠느냐며 차라리 기존의 휴가제도를 잘 이용하라고 충고한다.특히고용주들은 ‘미심쩍은 병가’와 ‘집안의 급한일’로 결근이 잦은 영국사회에서 총리까지 집안일로 휴가를 가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한다. 어디 영국 총리뿐인가.콜 전독일총리는 90년대 중반 산적한 통일과업의 원만한 처리를 위해 매월 한차례씩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한번은 콜 전총리가 갑자기 회담을 취소하고 이탈리아로 휴가를 떠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아들이 이탈리아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을 찾아갔던 것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통일 과업보다 아들 부상을 우선시하는 총리의 모습이 우리에게는 어쩐지 익숙지 않다. 98년 사임한 매커리 전백악관 대변인과 지난달 그만둔 루빈 전국무부 대변인의 사임 이유도 ‘가정 화목’이 었다.두 사람 모두 미국 워싱턴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공직자였고 사자떼 같은 기자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었던 성공적 관료이나 ‘아내와 함께 있기위해’라든가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라는,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이유를 내세워 인기 절정기에 사직하고 가족으로돌아갔다. 이들의 모습은 우리에게는 이해가 되지않는다.국정을 책임진 총리가 휴가를 가고,잘 나가던 고위 관리가 가정을 핑계로 평범한 남편과 가장으로 미련없이 돌아가는 모습이 부러울 뿐이다.그러나 총리도 필요할 때면 가족으로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정치의 모습이 아닐까.정치가 꼭 권위와 형식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는 느낌이다.국정책임자라고 가정의 희생을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모든 이의 가정이 평화로울때 나라도 평안하기 마련이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 [대한시론] 우리사회 터부와 시민문화

    우리는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여러가지 비판의 소리를 들어왔다.그 하나가 ‘패거리(Crony) 자본주의’란 지적이다.아마도 대표적인 대상은 재벌의 족벌 지배체제일 것이다.또 지연,학연,혈연으로 맺어지는 생활양식을 들수 있다. 그것은 속성상 파벌주의이며 가족주의이기 때문에 폐쇄적이다.농경사회에서는 혈연과 지연 및 신분의 연고를 통해 모인 폐쇄적 집단이 공동체를 이루어살았다. 그러나 사회는 변한다.농경 본위의 신분사회에서 산업화한 시민사회로 발전했다.농경사회의 신분윤리는 시민사회의 사회윤리로서 구실할 수 없게 됐다. 혈연공동체인 농경사회의 가부장적 지배사회에서 통한 유교윤리인 ‘충효’는 시민사회의 인간존중과 공공정신 및 봉사의 정신을 대신할 수 없다.지금충성의 의미는 군주나 독재자에 대한 맹종과 헌신이 아니라 겨레를 사랑하는공공 봉사의 정신을 말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혈연,지연,학연의 파벌적 폐쇄적 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했다.물론 민주주의 지도자가 아닌 국부나 독재자들에겐 연고를 통한 파벌주의를 이용하는 것이 집권에 편리했다.그래서 해방후 독버섯처럼 퍼져 온 것이패거리 자본주의이고 패거리 정치 문화이다. 그러나 이런 경제구조와 정치문화로는 살아남지 못한다.봉건적 패거리문화는 이기주의이고 폐쇄적이며 이성을 외면한 감상주의를 기초로 한다.그런데시민문화에서는 공공정신과 봉사이고 공개와 비판 검증이며 이성에 따른 토론과 설득의 보장이다.이런 시민문화는 하루 아침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다. 한마디로 이루기 어렵다.그렇지만 우리가 시민문화가 주는 인간존중과 풍요와 협조를 누리려면 그 사회의 정신과 사회구조에 익숙해져야 한다. 천자문과 논어의 암송실력으로 합리적 비판과 검증을 대신할 수 없고,주역으로 컴퓨터를 배제할 수 없다.아무리 선현의 말씀이 훌륭해도 그 말씀을 익히는 목적이 출세하기 위한 것에 그치면 그것이 진리탐구의 학문정신과 시민적 정의를 배우는 시민정치교육을 대신할 수 없지 않은가.봉건적 시대의 고전을 연구하는 것과 그것을 실천덕목으로 맹신하는 것은 다르다.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는 수입만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해방후50년을 통해 체험했다.자유는 자유인이 되는 자질을 갖추고 결단이 있어야가능하며,민주주의는 민주방식으로 나라를 운영할 정치능력이 있어야만 되는것이다.우리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연 총선시민연대 운동은 패거리 정치문화의 맹점에 기생한 구정치세력에 대한 도전이 아니었나?패거리 문화로 얽히고 설킨 한국사회는 식민지배와 독재로 얼룩지며 왜곡굴절되어,비판의 터부(禁忌)가 엄연히 법률 이상의 제도로 위력을 발휘해 왔다. 우리 사회의 법률은 거미줄 같아서 잠자리처럼 약한 것은 걸려서 거미의 먹이가 되지만,박쥐같은 힘센 악당은 흔히 그대로 뚫고 지나갔다.그런데 이 묵시적 율법으로 통하는 터부는 위반하는 자에게 무서운 보복과 징벌을 가한다. 지연과 학연의 패거리에서 이탈한 자,재벌을 비판하는 신중치 못한 자,기득권 옹호의 언론에 이의를 제기하는 반항아,일제시대와 독재시대에 덕을 본기득권층을 부정하는 자 등은 이 사회의 터부를 침해한 것이 된다.그들에겐엄중한 보복과 처벌이 따른다는 현실이 있다.이것이야말로 현실에서 실제로효력이 있는 법률이고 제도인 것을 약삭빠른 이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그렇지만 이 터부가 그대로 있고선 아무 것도 안된다. 그래서 우리는 개량이 아니라,개혁을 철저히 해야 한다.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이 말조차도 꺼리고 있는 판국이다.왜냐하면 50년 만의 정권교체로 세상이 달라졌다고 하지만,아직도 구시대의 터부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감히 말한다.간디가 진리를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라고 했듯이 우리는진실을 통해 실상에서 눈을 뜸으로써 자기를 찾아야 한다.세상흐름에 맡겨적당히 살아가는 것이 슬기롭다고 하는 것은 구시대의 전제폭군 밑에서 살아온 노예들의 처세술이다.우리는 자유인이어야 한다.세상이 달라졌다.달라지게 해야 한다. 현대에 있어서 노예 처세술의 답습은 우리를 자멸로 인도한다.그래서 우리는개량이 아니라 개혁을 위해 이 사회의 터부를 깨부수어야 한다.지난 총선에서 시민운동이 그 선례인데,그것은 한번만으로 그치는 것이 되어선 안된다. 韓 相 範 동국대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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