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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르크스, 뉴욕에 가다/윤길순 옮김

    여러분, 저의 1인극을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누군지는 알고 오셨겠지요. 네, 그렇습니다. 마르크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그렇게 떠들어대던 바로 그 사람입니다. 아, 물론 나는 죽었습니다. 하지만 100년 넘게 온통 내 사상이 죽었다고 떠들어대는 걸 듣자니 도저히 가만 있을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딱 한시간의 여행을 허락받았습니다. 명예를 회복하려구요. 아, 그런데 좀 착오가 있었나 봅니다. 내가 살았던 런던 소호로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뉴욕 소호로 와버렸군요. 그럼 이제 변론을 시작할까요? 먼저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닙니다. 위성처럼 내 말 주위만 빙빙 돌며, 내 말을 왜곡하고 또 그걸 무슨 광신자처럼 무조건 옹호하는 마르크스주의자와 나는 상관이 없습니다. 내 아내이자 동지인 예니는 ‘자본론’을 보더니 ‘독자들이 읽다가 잘거야.’라고 하더군요. 좋아요. 세계 역사에서 지금껏 나의 잉여가치론을 이해하는 사람이 백명밖에 안 된다고 칩시다. 그래도 그건 분명히 맞는 이론입니다. 미국인구 1%가 전체 부의 40%를 장악하는 현실을 보십시요. 저들은 소비에트가 붕괴되었으니 공산주의도 죽었다고 합니다. 스스로 공산주의자나 사회주의자라고 말하면서 깡패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공산주의가 뭔지 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내가 말한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뭔지 알고 싶으세요?그럼 파리 코뮌을 보십시요, 그게 진짜 민주주의입니다. 자본주의가 승리했다고요? 미국 어린이의 4분의1이 빈곤에 허덕이며 살고 있는데도요? 하지만 고백하건대, 나는 자본주의가 용케 살아남는 재간이 있다는 것은 미처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자본주의니 사회주의니 하는 말은 하지 맙시다. 그냥 이 지구의 엄청난 부를 인류를 위해 쓰자고 합시다. 자, 이제 가야 할 시간이군요. 그전에 나를 연극무대에 설 수 있게 한 극작가를 소개하겠습니다. 미국의 행동하는 지성 하워드 진 박사입니다. 이분 덕에 1995년 워싱턴DC의 처치스트리트극장에서 처음 공연한 후 지금까지 미국 전역을 순회공연하고 있습니다. 윤길순 옮김, 당대 펴냄.98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건교부-대한항공 신경전 가열

    터키 이스탄불 정기 항공노선 운항권을 둘러싸고 건설교통부와 대한항공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대한항공은 운항권 배분 등 항공사의 목줄을 쥐고 있는 건교부에 연일 도전장을 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16일 터키 이스탄불 정기 항공노선 운항권의 조속한 배분을 촉구하는 공개 질의서를 건교부에 제출했다. 전날에는 행정소송을 위한 법률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고 으름장을 놨다. 사원들은 건교부 홈페이지에 150여건의 비난 글을 올리며 적극적으로 회사를 옹호하고 나섰다. 지난 11일에는 6번째로 터키 노선 운수권 배분을 요청하는 공문을 건교부에 접수했다. 이처럼 대한항공이 연일 건교부를 몰아붙이는 것은 지난 2년동안 한국∼터키 공식 취항을 요구했으나 대한항공은 물론 아시아나에도 노선권을 주지 않고 사장시켰기 때문이다. 이 노선은 1년에 6만 2000명 정도의 승객이 이용하고 있다. 터키 이스탄불 노선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99년 4월 폐지하자 이후 유예기간을 거쳐 2003년 10월 정부에 귀속됐다. 대한항공측은 “정기편 취항을 막는 것은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일 뿐만 아니라 국가 자산인 운항권을 사장시킴으로써 2년간 1100억원 이상의 나라 경제를 훼손시키는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단독운항권을 위한 지정항공사 변경은 당분간 어렵다.”면서 “내년 1월 열릴 예정인 터키와의 항공회담에서 취항 항공사 복수지정 문제를 재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고이즈미, 15일 과거사 사과 검토

    |도쿄 이춘규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패전일인 15일 과거사에 대한 통절한 반성을 담은 1995년 ‘무라야마 담화’ 수준의 담화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신문은 13일 고이즈미 총리가 15일 각료회의 뒤 사과 담화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담화의 문안은 일제 식민지지배와 침략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과를 표명한 무라야마 담화를 기초로 조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패전 60주년과 관련,“(전쟁을 일으킨 것에) 크게 반성하고 사과했으며 앞으로 전향적으로 이웃나라와의 관계를 깊게 다져 나간다는 기본 방침을 여러차례 밝혔다.”며 “그 같은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대표는 12일 지도리가부치 전몰자 묘역을 참배한 뒤 “역사적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솔직한 반성과 사죄의 기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한편 일본 외무성은 홈페이지를 통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옹호하고 전후 배상은 완전 종료됐다고 주장했다.taein@seoul.co.kr
  • [사설] X파일이 신·구정권 흥정거리인가

    국가정보원 불법도청 문제와 관련, 신·구 정권 인사들의 언행이 심히 우려스럽다. 국가정보기관의 불법도청과 도청테이프에서 드러난 권·경·언 유착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다. 그럼에도 여야간 이전투구식 비난전을 벌이더니 이제는 신·구 정권간 갈등양상이 빚어지고, 일각에서는 그를 봉합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야는 물론, 신·구 정권간 정치 흥정거리로 만들어 진상 및 책임소재 규명에 차질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현 정부에 의해 핍박받는다는 인상을 주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민주당의 자세가 우선 비판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국정원 발표와 이후 대응을 매끄럽게 하지 못한 여권에 일단의 책임은 있다. 국정원은 지난 5일 DJ정권에서도 도청이 있었다고 밝혔으나 구체 사례를 제시하지 않았다. 서두른다는 오해를 사면서 음모설을 낳았다. 호남을 중심으로 지지층 이탈조짐이 보이자 여권은 “DJ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이번에는 DJ측을 옹호하고 나섰다. 명확한 사실관계는 조사를 해봐야 나온다. 불법도청이 있었다면 직접 지시를 안 했어도 당시 대통령은 큰 틀에서 책임이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여권이 미리 선을 긋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 DJ측과 민주당도 자제해야 한다.DJ의 입원이 과거 3김(金)시대에 있었던 병상정치의 부활이 아니길 바란다. 관련 인사들은 부인으로 일관할 게 아니라 잘못이 있으면 사죄해야 한다. 조사에 협력해 진실을 밝히는 게 오히려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이를 빌미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일은 용서받지 못한다. 검찰은 정치권의 정략에 휘둘리지 말고, 역사에 책임진다는 자세로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
  • 美대법관 지명자 반대광고 논란

    미국의 한 낙태 옹호 단체가 존 로버츠 대법관 지명자의 상원 인준에 반대하는 캠페인 광고를 10일(현지시간)부터 내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내럴 프로-초이스 아메리카’는 50만달러(5억원)를 들여 상원의 인준 투표를 3주 앞두고 30초짜리 광고를 폭스와 CNN을 통해 내보내고 다음 주부터 2주간은 메인주와 로드 아일랜드 지역 방송국을 통해 방영할 계획이다.이 광고는 1998년 1월 폭탄 공격을 받은 앨라배마주 버밍햄의 한 낙태 클리닉 직원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어 로버츠 지명자가 1991년 검찰청 수석 차장으로 일할 때 서명해 법원에 제출한 보고서 사본을 비춘다. 이 보고서는 낙태 반대 진영의 공격을 막을 수 있도록 연방판사가 접근 금지명령을 내려달라는 낙태 지지진영의 청원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이었다. 광고는 이때 일을 들먹이며 ‘로버츠 지명자가 이런 보고서를 내 클리닉 폭탄 테러범을 결과적으로 도왔다.’고 비방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상원의원에게 전화해 반대표를 던지라고 하세요. 미국은 다른 미국인에게 해를 끼친 이들의 죄를 면책해준 이데올로그를 대법관에 임명할 이유가 없다.’는 자막으로 끝난다.그러나 다른 낙태 옹호단체들까지 이 광고는 잘못됐을 뿐 아니라 무리한 광고라고 보고 있다. 급기야 보수진영은 30만달러를 들여 11일부터 반박 광고를 내보낼 계획인데, ‘진보진영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나요.’라고 묻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아시아나 10일 긴급조정권”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에 대한 긴급조정권 발동을 앞두고 정부가 법적·행정적 절차에 착수했다. 긴급조정권 발동은 10일로 예상된다. 지난 3일 김대환 노동부장관이 노사자율교섭 시한을 7일로 못박은 터라 이후 언제든지 긴급조정권 발동이 가능하다.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의 의견을 듣는 것이 유일한 법률적 절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부는 긴급조정권 발동에 따른 노동계의 반발 등 후폭풍을 최소화하고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국회와 정부 관련 부처, 청와대 등에 발동 배경 및 불가피성을 설명하는 등 행정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틀 정도면 이런 절차를 모두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장관은 8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긴급조정권 발동의 필요성과 정부의 대책 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앞서 오전에는 시내 코리아나호텔에서 항공 관련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 추병직 장관 등 관계 장관, 청와대 관계수석, 국무조정실장 등과 함께 노동현안 대책회의를 갖고 긴급조정권 발동시 관련 대책을 범정부 차원에서 강구하기로 했다. 추 장관은 이날 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태 해결을 위해 빠른 시일내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며 김 장관에게 힘을 실어 줬다. 그러나 이같은 절차는 반드시 거쳐야 할 법률상 요건은 아니다. 긴급조정권 발동의 당위성을 옹호하기 위한 일종의 ‘요식행위’로 볼 수 있다. 김 장관은 또 9일 중으로 신홍 중노위 위원장으로부터 현재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듣기로 했다.중노위 위원장의 의견 청취는 긴급조정권 발동을 위한 유일한 법률적 절차다. 하지만 중노위 위원장의 의견도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중노위 위원장이 반대하더라도 긴급조정권 발동이 가능하다. 노동부는 8일과 9일 이런 절차를 마무리하고 10일 ‘칼’을 뺄 방침이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파업은 30일 동안 중지된다. 중노위는 긴급조정을 통고받은 즉시 조정에 들어가며 노사 양측이 중노위의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강제중재(직권중재)에 회부된다.중재안은 법률상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을 갖게 돼 노사는 이를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4) 이주노동자도 다같은 노동자(독일)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4) 이주노동자도 다같은 노동자(독일)

    독일은 이주노동자의 선진국으로 꼽힌다. 노동시장의 문을 조금씩 열어, 지금은 자국민과 같은 수준의 대우와 적극적인 사회통합 정책을 통해 그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새 이민법을 낳기까지 외국에서 노동인력을 대량으로 받아들인 1970년대 이후 숱한 시행착오를 겪은 결과이다. 지금은 이주노동자들이 참정권을 갖고 국회 진출도 모색할 정도로 그들의 인권은 앞서 가고 있다. |베를린·본 구혜영특파원| 독일 연방고용사무소가 조사한 지난해 9월30일 현재 전체 취업인구는 2690여만명이다. 이 가운데 이주노동자는 8%에 이르는 180여만명을 차지한다. 이 정도면 단순한 독일 산업현장의 모자라는 곳을 메우는 ‘노동인력’이 아니라 독일 곳곳에 스며든 ‘사회구성원’이라고 해도 족하다. ●‘다름이 아름다운’ 차별 없는 사회 독일 노동청 직업알선중앙본부의 사라 프리쉬(25·여)는 “한때 이주노동자 취업인구가 10%를 넘긴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의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취업인구가 줄어들긴 했어도 내·외국인 차별로 (이들의 비율이) 준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일자리가 줄어들자 이주노동자를 자국민에 앞서 해고했다기보다, 이주노동자 숫자의 감소 등으로 비율이 낮아졌을 뿐이라는 뜻이다. 독일은 1960∼70년대 초반까지 상당수의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였다. 독일 경제노동부 외국인노동자 고용과의 총책임자인 루트빈 마찬트(56) 참사관은 “당시 송출국과 협력을 맺으면서 이주노동자의 노동 조건을 동일한 수준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용자들 입장에서 값싼 임금의 이주노동자를 골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자국민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잠식하지 않게 하는 장치였다. 30년 전부터 자동차 회사 ‘오펠’에 근무하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이주노동자 구이로 카수(55·뤼셀하임 거주)는 “독일은 노동·체류허가를 받으면 내국인과 동등한 노동권을 가진다. 독일이 필요한 외국인력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이라는 이유로 저임금 분야에 종사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독일에서는 스스로 노력하면 능력에 따라 임금을 받고 사회보장 혜택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본에 있는 연방고용사무소 직원인 우도 마리네트(46)는 “사회복지사가 고용돼 직업재활교육을 시행하고 실업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실업수당을 지급하면서 직업상담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자본주의 발달과정을 거친 독일의 입장에서는 ‘생산성’을 중시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이주노동자를 들여오는 과정에서부터 저임금 노동인구를 받아들이며 체불임금과 노동력 착취로 비난받고 있는 한국과는 너무도 다른 현실이었다. ●함께 나눈 경험을 중시하는 ‘통합’정책 독일도 한때는 이주노동자를 배격하는 정책을 취하기도 했다. 독일 튀빙겐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이승협(성공회대 연구교수) 박사는 “독일은 2차대전 이후 전후복구를 위해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일 때 ‘노동력’만 받아들였지 ‘인력’으로서의 고민은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손님 노동자’라는 말이 이를 방증한다.1969년 독일에 건너온 터키 출신의 이주노동자 이브라힘 에센(61·프랑크푸르트 거주)은 “1974년 외국인력 도입 중단을 선언한 이후 이주민 귀환을 장려하는 등 독일정부가 나서 내국인과 이주노동자의 융화를 차단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귀환하면 1년치 월급인 2만 4000마르크를 퇴직기금에서 지급하기도 했다고 그는 전했다. 지난달 9일은 프랑크푸르트에 거주하는 터키인들의 보금자리인 ‘터키 민중의 집’ 40주년 건립 기념일이었다. 독일에 거주하는 외국인 736만여명 가운데 터키인은 전체 15%에 이르는 200여만명으로 가장 많다. 이곳에서 태어난 2,3세대들에게 터키 민속춤과 전통악기 연주법, 독일어도 가르치며 스스로 소외되지 않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민중의 집’ 회원인 뮤닥 알박(38)은 “한달 집세 3600유로(한화 440만원) 가운데 1600유로를 프랑크푸르트 시당국에서 지급하고 사회사업가들을 배치해 컴퓨터와 독일어 강습 등을 지원할 뿐 아니라 탁아소를 지어 직원들도 보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독일 사회의 대표적인 이주민 융화를 위해 노력한 계층은 이주노동자는 물론 노조운동가, 학생계층이었다. 베를린에서 만난 독일노총연맹 빌리하예크(56) 사회교육위원은 “독일 사회에 1970년대부터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옹호를 위한 투쟁이 본격화됐다.”면서 “우리도 독일사회의 한 부분이라는 자의식이 강해지면서 이들의 통합이 사회문제로 대두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주노동자 인권확보’라는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정치의 장으로 등장하는 결실을 보게 됐다. 독일 철강산별노조 대표로 오는 9월 총선에 출마하는 터키 출신의 하칸 도가나이(43)는 “이데올로기나 정책보다는 함께 사는 연습이 통합을 이끄는 힘”이라면서 “특히 이주노동자들이 독일 사회를 이루고 있다는 자각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연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 국적을 취득하면 참정권을 주고 10명의 직원을 채용하면 고용주로 인정하는 나라. 국가가 나서서 이주노동자들에게 독일 언어·문화를 가르치고 전문인력에게 문호를 연 나라. 노동력을 파는 ‘노동자’가 아닌 어깨를 맞댄 ‘이웃’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독일 이주노동자의 현주소였다. koohy@seoul.co.kr ■ “시민 34%가 외국인… 사회 세력화 지원” |프랑크푸르트 구혜영특파원| 프랑크푸르트 시청 산하의 ‘다문화사회 연구소’는 독일 내 이주민들을 자국민으로 통합하기 위해 지원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유명하다. 1989년 문을 연 이 연구소에는 19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다른 인종으로 다양한 업종에 종사한 경험을 갖고 있다. 팀 자체가 프랑크푸르트 사회의 축소판인 셈이다. 지난 2001년부터 총책임을 맡고 있는 프라우 나겔(58·여) 소장은 “개소할 때 캐나다식 모델을 참고했다. 연간 10만여명의 이주민을 받아들이는 캐나다의 사회융합정책을 연구하면서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프랑크푸르트시민 가운데 외국인 비율은 약 27%. 이중국적 소유자 1만 4000여명(약 7%)까지 합하면 외국인은 약 34%에 이른다. 나겔 소장은 “이 정도면 독일 자국민들은 이미 다수파의 모습을 잃어간다고 할 수 있다.”며 다민족사회를 피부로 느끼고 있음을 강조했다. 연구소에서는 이웃과의 갈등과 체류조건·직업문제, 거주와 노동·문화적 갈등 해소 등 외국인들의 생활정책 전반을 다루고 있다. 한해 예산은 약 300만유로(37억 6000만원). 전액 시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2세들의 교육권과 근로 동등권 문제가 특히 부각되고 있다고 한다.2세 교육권 문제에 대해서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독일의 교육과정과 언어학습, 실태 등 정보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2세 문제의 경우 ‘근로의 동등권’과도 연결된다. 주정부 차원에서 적극 받아들인 이주노동자는 주로 비전문직, 비정규 노동계층이다. 이 때문에 청소년 시절부터 직업교육을 강화하지 않으면 요식업계와 단순노동직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연구소의 판단이다. 연구소의 최종 목표는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하는 것이다. 독일사회와 융화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지 않는다. 나겔 소장은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며 살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만들어주며 점점 이 사회에 가시화된 세력으로 등장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koohy@seoul.co.kr ■ [기고] 외국인 불법체류 10만 개선책 적극 모색할 때 지구상에는 자신이 태어난 땅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일하며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가 약 5000만∼60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중 한국에는 35만 5000여명이 살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제조업과 건설업, 광업에서 일손이 크게 모자라 눈감아주며 시작된 외국인 취업은 1991년에 이르러 산업연수생제도 도입으로 귀결되면서 많은 문제를 재생산했다. ‘노동자이면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산업연수생제도를 수정해 고용허가제를 도입한 지 1년. 불법체류 10만명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속 강화와 자진 귀국 시 범칙금 면제 및 재입국 유예기간을 단축해주는 ‘채찍과 당근’ 정책은 별반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 같다. 한국은 외국인에 대해 배타적인가, 아니면 우호적인가. 어쩔 수 없어 외국 인력을 받아들였지만 얼마간 일하다 돌아가 주기를 바라는 나라, 값이 싼 노동력을 선택해 3D직종의 인력난을 해결했지만 시민으로서의 권리 부여에 인색한 나라,‘때리지 마세요, 월급주세요.’라는 말을 필수적으로 익혀야 살아갈 수 있는 나라, 외국 인력의 사회통합에 국가 대신 종교·시민단체가 나서서 지원하는 나라. 이 정도면 한국은 외국인에게 배타적인 나라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지구는 다인종·다문화 공동체로 재편되고 있고, 고용허가제와 국제결혼, 고령화, 저출산 등 달라지는 사회는 단일민족의 순기능만을 웅변하기 어려울 만큼 다른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상품과 자본만이 아니라 사람도 함께 각국의 경계를 넘어 전 세계로 흘러가고 있다. 이제는 장기체류 외국인노동자를 한국사회에 어떻게 편입시킬 것인가를 심각하게 논의할 때가 된 건 아닌가. 이미 한국의 경제에 참여하고 있는 공동체의 구성원임을 인정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연습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정강자 인권위 상임위원
  • [6자회담 휴회 결정] 中전문가 “美 결단 내려야” NYT “진전”… WP “후퇴”

    |도쿄 이춘규·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서울 장택동기자| 4차 6자회담이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휴회한 것에 대해 미·중·일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아직 완전히 실망하기에는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핵 타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 퍄오젠이(朴建一) 교수는 “북한은 쓸 카드를 다 썼기 때문에 미국의 변화가 관건”이라며 미국의 냉전적 사고 탈피를 강조했다.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산하 한반도연구센터 리둔추(李敦球) 주임도 “북한이 북·미 교착상태 타개를 위해 대미 협상용으로 ‘핵 카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북한을 옹호했다. 칭화(淸華)대학 공공관리학원 추수룽(楚樹龍) 교수는 “이번 회담에서 북·미가 서로의 마지노선을 확인했기 때문에 냉각기(휴회)를 거쳐 타결점을 찾는 정상적인 단계를 밟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언론의 반응은 엇갈렸다. 워싱턴포스트는 “새로운 돌파구를 열 것으로 기대됐던 이번 회담이 결국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것은 6자회담의 후퇴를 보여준다.”면서 “이번 회담도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등 지난 회담들과 똑같은 문제 때문에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휴회가 돌파구를 열기 위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인지, 아니면 6자회담의 완전한 실패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면서도 “미 정부 관리들은 여전히 북한과 이견이 있긴 하지만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일본 언론은 휴회로 인해 회담이 동력을 잃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공동문건 합의 여부가 최종적으로 북한 최고지도부가 이번 회담에서 이뤄진 미국과의 양자접촉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당사국들이 결렬을 피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휴회카드를 선택했다고 풀이했다.taein@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안락사 논쟁

    15년 동안이나 식물인간으로 영양공급 튜브에만 기대어 목숨을 이어오던 미국 여성 테리 시아보가 41세로 지난 3월 31일 세상을 떠났다.3월18일 법원의 판결로 튜브가 제거된 지 13일 만이다. 시아보가 살아 있는 동안 격렬했던 안락사 논쟁은 그가 사망하자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줄기세포 연구와 마찬가지로 생명의 존엄성이 안락사 논쟁의 초점이다. 시아보가 숨을 거두자 교황청은 “영양 튜브 제거는 생명에 대한 공격이자, 생명의 창조자인 하느님에 대한 공격”이라며 법원을 비난했다. 그러나 의식이 없는 사람의 목숨만 살려두는 것이 과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길이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시아보는 1990년 무리한 다이어트로 심장 박동이 잠깐 멈추는 바람에 뇌에 치명적 손상을 입어 식물인간이 됐다. 그뒤 안락사를 요구하는 남편과 반대하는 부모들이 법정싸움을 벌였다.1998년 남편은 튜브를 제거해달라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부모의 기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1996년 세계 최초로 호주에서 안락사법이 통과된 지 9년 만이다. ☞ 포인트 : 안락사 허용론과 불가론의 근거를 생각해 보고 소극적 안락사를 인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각국의 입법 경향을 살펴 본다. ●안락사란 무엇인가 안락사(euthanasia)는 죽음에 임박해서 참기 어려운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의 고통을 없애거나 경감할 목적으로 죽음을 앞당기는 임의적 조치다. 일반적으로 환자에게 모르핀을 과다 투여하는 것과 같이 직접 어떤 행위로 죽도록 하는 것을 능동적(적극적) 안락사라고 한다. 환자에게 필요한 어떤 의학적 조치를 하지 않거나 인위적인 생명연장 장치를 제거하는 것을 수동적(소극적) 안락사라 한다. ●안락사 논쟁을 불러일으킨 사건들 시아보 사건말고도 안락사 논쟁을 부른 사건들이 있다. ▲퀸란 사건 1975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퀸란은 당시 21세로 친구의 생일 파티에서 술과 약물에 중독되어 호흡이 정지돼 혼수상태에 빠졌다. 인공호흡기를 단 퀸란은 식물인간이 됐다. 퀸란의 아버지는 의식이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는 말에 의사에게 생명유지장치를 떼어달라고 했다. 그러나 의사가 거부하자 생명유지장치를 뗄 권한을 자기에게 달라는 소송을 냈다. 뉴저지 고등법원은 주치의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주 대법원은 아버지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 판결은 자기결정권을 존중한 새로운 판결이었다. 판결에 따라 호흡기를 떼었지만 퀸란은 식물상태 환자로 9년 남짓 스스로 호흡을 하며 생존하다가 1985년 6월 폐렴으로 사망했다. ▲케보키언 사건 미국의 케보키언 박사는 1998년 9월 미시간주에서 루게릭병을 앓던 유크에게 치사량의 독극물을 주입, 숨지게 했다. 또 이 장면을 미 CBS 방송의 ‘60분’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했다가 2급 살인죄로 최대 2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안락사 옹호자인 케보키언은 매년 10여명씩 불치병 환자 100여명의 자살을 도와주면서 ‘자살장치’ 를 만들어 환자 스스로가 마지막 스위치를 누르게 하기도 했다. ●각국의 입법 안락사를 인정하는 곳도 있고 완전히 금지하는 국가가 있는가 하면 소극적 안락사만 허용하는 곳도 있다. 미국은 40개주가 엄격한 요건 아래 생명보조장치를 제거하는 수준의 소극적 안락사(존엄사)는 대체로 인정한다. 그러나 적극적 안락사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영국은 법률로는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다만 소극적 의미의 안락사는 이뤄지고 있다. 호주는 지난 96년 안락사를 법제화했다가 6개월 만에 폐기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프랑스는 뇌사상태라도 심장박동이 완전히 멎지 않는 한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엄격하다. 독일도 엄하다. 고의가 인정될 경우 종신형까지 처벌받는다. 일본은 95년 요코하마 법원의 판례에 따라 환자의 참기 힘든 고통, 죽음의 임박성 등의 기준에 따라 융통성 있게 처리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2000년 11월 세계 최초로 불치병 환자의 안락사를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우리나라는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생명을 단축시키는 행위는 형법상 촉탁살인죄나 자살방조죄로 처벌받는다. 그러나 식물상태의 인간에 대하여 인위적인 생명연장 장치를 제거하는 것은 암묵적으로 행해지고 있고 이를 처벌하는 경우도 드물다. ●안락사 허용론 엄격한 조건만 지킨다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법적·도덕적으로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생명은 존엄하지만 살아 있을 동안에 인간답게 살 권리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삶은 품위가 있어야 하며 살아 있어도 죽음보다 못할 경우 죽음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생할 가능성이 없다면 고통을 빨리 없애 주는 것도 환자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생명을 인위적으로 연장시키는 것은 환자 자신도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에도 부담을 준다는 논리를 편다. 즉, 죽음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의식이 없는 환자는 죽은 상태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안락사 불가론 불가론은 이렇다. 특히 적극적 안락사는 환자의 고통을 감해 준다는 동기와 상관없이 명백한 살인행위다. 인간의 존엄성은 어떤 경우에도 지켜져야 하며 자살이라 할지라도 존엄성을 파괴하는 행위다. 안락사를 허용하면 사회 전체가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로 변화된다. 그렇게 되면 독일 나치가 정신병자 등을 학살한 행위도 정당화될 수 있다. 안락사의 남용과 오류를 막을 충분한 안전 장치가 없다. ●어떻게 볼 것인가 안락사를 둘러싼 논란은 어느 나라든지 오랫동안 계속됐다. 그러나 암질환 등 불치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적어도 소극적 안락사는 인정해 줘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각종 설문조사를 보면 일반인들도 소극적 안락사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으며 판례도 그런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러나 그 요건 자체는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 가령, 회복이 불가능한 말기 환자로 죽음이 임박한 경우로 한정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생명의 존엄성은 지켜져야 한다. 사형제도를 폐지해서 사회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하는 극악범이라도 생명을 살려두는 것은 그러한 뜻이다. 안락사의 허용이 사회 전반적으로 생명이 경시되는 풍조를 조성해서도 안될 것이다. 대안으로 말기 환자를 체계적으로 돌보는 호스피스 제도를 확대하고 고통을 경감시키는 방안의 하나로 마약 성분의 의약품 사용을 폭넓게 허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美 유엔대사에 볼턴 부시, 상원 휴회중 임명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연방 상원의 인준없이 1일 존 볼턴 전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을 유엔 대사로 임명했다. 볼턴 전 차관의 유엔 대사 임명안은 상원에서 인준되지 않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의회가 휴회 중일 경우 상원의 승인 없이 공직자를 임명할 수 있다는 권한을 이용했다. 미 상원은 지난달 29일부터 휴회 중이다. 볼턴은 일단 차기 상원 회의가 열리는 오는 2007년 1월까지 대사직을 수행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유엔 대사직은 더 이상 공석으로 두기에는 너무 중요한 자리”라면서 “특히 전쟁이 벌어지고 유엔 개혁이 논의되는 시점이어서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볼턴 신임 대사는 “유엔 안에서 미국의 가치와 이익을 옹호할 것이며,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돕겠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열린세상] 언론사 차원서 취재기자 보호를/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이른바 X파일을 특종 취재한 MBC의 이상호 기자에 대해 검찰이 출두를 통지하자 MBC 노조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공익 목적으로 보도가 이뤄졌는데도 도청내용이 유포된 부분만 문제 삼는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이다.MBC 노조는 검찰이 이 기자를 소환한 것을 “기자와 보도국장을 구속하고 이번 보도를 추악한 거래쯤으로 몰고 가 국민의 시선을 돌려보려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검찰은 백배 천배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도 놓았다. 노조의 주장이 일리야 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일에 노조가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상호 기자 문제가 노사관계에서 파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조의 존재 이유에 조합원의 권익 옹호도 들어 있겠지만 이때의 권익이란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노사관계에서 비롯된 것을 의미한다. 그럼 기자협회가 나서야 하는가? 지난 2003년 양길승 사건이 터졌을 때 SBS에서는 기자협회 분회가 나서 당국의 압수수색을 물리력을 행사해 막은 전례가 있다. 물론 언론사가 압수수색에 불응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기자협회가 나선 것은 썩 잘했다고 볼 수 없다. 기자가 할 일은 뉴스를 취재하는 것이지 언론사에 들어오는 당국자를 몸으로 막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직당국의 압수수색이나 소환에 대처할 주체는 노조나 기자협회가 아니라 언론사 자체여야 한다. 기자는 취재를 하지만 그것을 보도할 것인지의 여부는 언론사의 공식 라인에서 결정한다. 바로 그 라인이 사후 문제까지도 회사를 대표해서 대응해야 한다. 따라서 검찰의 소환에 응할 것인지 말 것인지, 응한다면 검찰의 신문에 응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모두 공식 라인의 책임자인 보도국장이나 본부장이 결정하여 회사에 통고하고 기자에게도 지침을 주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보도국장이나 본부장은 기자에게 검찰 소환에 불응토록 하거나 설혹 소환에 응한다 하더라도 정보원(news source)에게 직간접으로 불리한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기자가 검찰에 가서 언론인으로서 언론윤리에 따라 신문에 불응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원에게 불리한 사항에 관하여는 응답하지 말도록 한 회사의 지시에 따라 신문에 응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언론사 보도 책임자에게 있는 것이다. 작년에 AP통신의 한 기자는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피랍되었을 때 외교통상부에 전화를 걸어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뒤에 외교부의 누구와 통화했는지가 문제가 되었을 때 통신 기자는 전화 수신자를 밝히기를 거부했다가 종국에는 수신자를 밝혔다. 수신자가 누구인지를 말하지 않은 것도, 뒤에 말한 것도 다 회사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이런 사실을 우리 언론사로서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일련의 행위가 실정법에 어긋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알 권리는 헌법적인 것이며 언론사가 이를 구현하기 위해 정보원을 보호하는 것은 실정법적 권위를 초월하는, 언론윤리의 금과옥조라는 사실을 사법당국도 인정해야 한다. 정보원 보호를 위해 소환에 불응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하는 관행은 미국에서 많은 기자의 희생을 통해 정립한 것으로 미국의 여러 주에서 법적으로 보장받고 있다. 미국 기자들은 흔히 “목숨은 내놓더라도 취재수첩은 내놓지 말라.”고들 한다. 정보원 보호야말로 목숨보다 소중한 것임을 일깨우는 말이다. 검찰은 이번의 X파일 보도가 ‘추악한 거래’의 소산이었을 개연성을 주목하고 이를 밝히기 위해 기자를 소환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불법적으로 도청한 내용을 돈을 주고 사서 보도했다면 사법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바람직한 취재관행이 정착단계에 이르지 않은 우리 실정을 헤아려 언론계 내부에서 고민할 언론윤리의 문제로 넘겨야 한다.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Hi-Seoul 잉글리시

    #1. 해수욕장에서 금연 캠페인 Health authorities have started operating ‘no-smoking clinics’ in major beaches across the country as part of an anti-smoking campaign geared toward summer vacationers. 보건당국은 전국 주요 해수욕장에서 여름 피서객들을 대상으로 한 금연 운동의 일환으로 ‘금연 클리닉’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The no-smoking clinics will be in service for the summer vacation until Aug.5 in 10 beaches including,Haeundae in Pusan,Kyongpodae in Kangnug and Taechon in South Chungchong Province. 금연 클리닉은 여름 휴가기간인 8월 10일까지 부산 해운대, 강릉 경포대, 충남 대천을 비롯한 전국 10개의 해변에서 진행됩니다. In the no-smoking clinics,smokers on vacation will be able to receive free consulting services and also be given free medical check-ups. 금연 클리닉 캠페인을 찾는 흡연자들은 무료 상담과 더불어 건강진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남북작가 한자리에 Poets from home and abroad gather at sites in the 2 Koreas next month to mark the 60th anniversary of Korea’s liberation from Japan. 다음달에 열리는 광복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남북한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시인들이 남북한을 찾습니다. They’re also gathering to advocate reunification and world peace. 이들은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자리를 갖습니다. At the 4-day event that starts on August 11th,some 30 poets will write poems on peace and take part in events. 8월 11일부터 4일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 30여명의 시인들이 참여하며, 평화를 기원하는 시 작품을 발표합니다. 어휘풀이 *authorities 당국 *medical check-up 건강진단 *liberation 광복, 해방, 자유 *advocate 옹호하다 *reunification 통일 *take part in ∼에 참여하다 제공 : 교통방송, FM 95.1 MHz, ‘Hi Seoul’(9:06∼9:09), ‘I Love Seoul’(21:06∼21:09)
  • [사설] ‘신문살리기’ 골격 흔들지 말아야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 보장에 관한 법’과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이 어제 발효됐지만 그 내용에 대한 찬·반 양쪽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일부 보수언론의 주장을 그대로 담은 개정안을 지난 27일 국회에 냈고, 법안이 당초의 취지에서 크게 후퇴했다고 여기는 언론·시민단체들 또한 개정 청원안을 곧 제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신문법을 제정한 목적은, 언론으로서 신문의 기능과 역할이 여전히 중차대한 데 비해 신문사간의 과당 경쟁과 매체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신문시장이 왜곡·위축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신문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유통구조를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신문발전위원회와 신문유통원을 설치하는 것이다. 아울러 보도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편집위원회 구성, 독자의 권익을 보장하는 기구인 독자권익위원회 설치 등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신문법 제정은 지난 시대 언론의 잘못된 관행을 반성하고 이 시대에 걸맞은 신문의 모습을 확립하라는 사회적 요구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자사이기주의에 빠진 일부 매체가 그 의미를 폄훼하면서 법 제정의 의미 자체를 부정하려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은 오랜 시간 사회적 논의를 거쳐 틀을 가다듬었고, 국회에 법안이 제출된 뒤에도 여야간 토론과 협의를 길게 거친 끝에 탄생했다. 어느 일방이 밀어붙인 결과물이 아닌 것이다. 이제 첫걸음을 내딛는 만큼 ‘신문 살리기’와 독자인 국민의 권익 옹호라는 본질이 훼손되지 않게끔 그 정착에 힘써야 한다.
  • 女고소인 현장검증 재연 논란

    유명 프로농구 선수에게 성폭행 당했다는 고소사건 조사과정에서 검찰이 피해자와 피의자를 모두 불러 각종 상황을 재연토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성폭행 사건에서 고소인을 현장검증에 참여시키거나 피의자와 대질하게 하는 것은 새로운 정신적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좀체 실시되지 않는다. 26일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프로농구 선수 A(전 국가대표)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10대 소녀 B양은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와 현장검증 과정에서 처참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여러 해 동안 A선수 팬클럽 회장을 맡아온 B양은 진정서에서 “올 6월28일 현장검증을 하는 과정에서 담당검사의 지시로 A선수와 당시 상황을 재연해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장검증에서 B양의 고소내용에 따른 상황뿐 아니라 A선수 주장에 따른 상황까지 당사자들에 의해 재연됐다. 현장검증은 “A선수가 뒷좌석에 비스듬히 누운 B양을 내리누르는 자세로 성폭행했다.”는 B양측 주장과 “A선수가 운전석에 앉은 상태에서 B양과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었다.”는 A선수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 실시됐다.B양은 “담당검사가 ‘구체적인 자세를 취해 보라.’는 등 수치심과 공포를 일으키는 지시와 질문을 했다.”고 주장했다.B양은 “2003년 7월 첫 성폭행 이후 A선수가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사건담당 박모 검사는 “양쪽의 주장이 크게 엇갈려 현장검증을 실시했으며,B양의 참여는 B양측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비상식적 요구나 질문은 결코 한 적이 없고 현장에서도 B양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세를 취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현장검증에는 B양 모친과 지역 여성단체 관계자도 참여했고 현장에서는 별다른 이의가 제기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B양의 법률지원을 맡고 있는 강지원(전 청소년보호위원장) 변호사는 “현장검증을 실시하고 성폭행이나 성행위 장면을 일일이 직접 재연토록 한 것은 인권옹호를 사명으로 하는 검사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면서 수사검사 교체 및 문책을 요구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특별기고] 공무원교육이 변하면 나라가 바뀐다

    [특별기고] 공무원교육이 변하면 나라가 바뀐다

    오늘날 변화와 혁신이라는 시대 담론과 명제 앞에 교육과 학습은 세상을 살아나가기 위한 필수조건이며 새로운 삶의 방식이 되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GE의 잭 웰치 회장은 자체 크로톤빌 연수원을 경영혁신과 인재양성의 장소로 탈바꿈시켜 GE 경영혁신의 추진 동력을 불어넣는 엔진 기관으로 만들었다. 공공부문의 예는 중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찾아볼 수 있다.22년간 말레이시아의 탄탄한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온 마하티르 전 총리는 인탄(INTAN)이라는 국립행정연수원을 통하여 국가 발전의 동인과 추진력을 확보하였다.500여명의 교수,12만평의 캠퍼스, 연간 4만명에 이르는 교육 등 물량적 측면도 엄청나지만 해마다 총리가 연두교서를 이 연수원에서 발표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교육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지원하도록 한다. 중국 역시 11년 전 국가행정학원을 설립, 국무원 비서장(부총리)이 원장을 겸임하고 4명의 장관급 부원장,60명의 전임교수와 각 대학의 정예교수 150명을 겸임교수로 확보하여 모든 고위 공직자들에게 연간 3개월 반의 의무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만큼 교육훈련을 중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공무원 교육의 혁신과 변화도 예외일 수 없다. 특히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부혁신의 방향과 성격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지난 정부의 개혁들은 소수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주도하고 주로 정부기구와 공무원 수를 감축하는 하드웨어 중심이었다. 대다수 공무원들은 개혁의 객체이자 대상으로서 개혁참여의 기회나 여지가 없었다. 이에 비해 지금의 정부혁신은 공무원이 혁신의 주체이자 객체로서 직접 참여하여 근본적인 시스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행정 각 부문에서 자기의 일하는 절차나 방법, 제도, 의식, 행태, 문화를 개선하고 이를 매뉴얼화·제도화하여 정책품질을 높이고 성과를 창출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 행정을 시스템화하여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키는 작업이다. 이것은 어느 정부 어떤 시기에도 추진되어야 할 개혁이며 또한 전 국민과 언론이 감시자인 동시에 옹호자가 되어 우리 행정을 일류로 도약시켜야 하는 국가적 과제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고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혁신마인드의 고취, 혁신실행을 위한 노하우 습득, 성공사례에 대한 벤치마킹 등 교육과 학습이 필수적이다. 공무원교육도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닌 새로운 가치와 이념을 창출하고, 글로벌 경쟁력과 역량을 갖춘 핵심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개인의 역량평가에 기초한 맞춤식교육, 정책의 성공과 실패사례 연구를 통한 실전형 교육, 액션러닝(Action Learning) 기법을 활용한 문제해결형 교육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오늘날 위대한 경영자의 대부분은 “경영혁신과 이윤극대화의 유일한 방법이 인재양성이며, 교육 투자를 아끼는 것은 곧 죄악이다.”라는 것을 철저히 믿는 사람들이라고 한다.‘나를 닦아 국가를 일으킨다.’는 슬로건과 ‘공무원교육이 변하면 공무원이 바뀌고 공무원이 바뀌면 나라가 바뀐다.’는 모토 아래 올해로 설립 56년을 맞은 중앙공무원교육원이 이 시대 정부혁신의 진원지로서, 국가핵심인재의 산실로서 그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자체의 변신노력과 함께 정부와 국민의 더 큰 관심과 주목이 있기를 기대한다. 박명재 중앙공무원교육원장
  • ‘쾌도난마 한국경제’ 저자 국민대 정승일 겸임교수

    ‘쾌도난마 한국경제’ 저자 국민대 정승일 겸임교수

    “그러니까 보수지요.” 최근 경제개혁과 관련된 이슈를 담은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낸 국민대 정승일 겸임교수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했다. 이 책을 크게 다룬 기사들이 재벌이나 박정희에 우호적인 측면만 부각한 것 같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제도학파적 입장에서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와 한국경제를 다룬 이 책은 사실 껄끄러운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책의 핵심은 경제의 세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정부’‘재벌’‘노동’ 모두 ‘자유와 시장’에 현혹돼 제정신을 못차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박정희에 대한 반감 때문에 외려 더 종속적인 경제구조를 옹호하고 있고, 재벌은 사실 이데올로기 공세 외에는 별 쓸모도 없는 ‘자유와 시장’을 덥석 물었고, 노동은 신자유주의·재벌·비정규직의 함수관계에 대해 기초적인 이해조차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언론도 문제를 보탰다.‘연봉이 얼만데 파업이냐.’는 소리나 ‘부자를 적대시하는 정책 때문에 투자가 안 된다.’는 소리나 모두 한심한 얘기기는 매한가지다. 언론자유를 빙자한, 도를 넘어선 정부 욕해대기 역시 비판 대상이다. 이들의 주장은 정부와 관료집단이 금리 가지고 노닥거릴 게 아니라 일관되고 강력한 정책으로 광범위하게 경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아래 북유럽식 사회적 타협 모델을 책 말미에 결론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이런 내용임에도 책을 다룬 기사는 약간씩 비틀렸다. 가장 크게 기사를 다룬 곳은 중앙일보와 문화일보. 기사 내용은 그나마 책에 충실한 편인데 제목이 튄다. 중앙일보는 ‘경제야, 경제야, 진보가 밥 먹여 주니’, 부제는 ‘재벌 총수가 미워 투기자본에게 재벌의 운명을 맡겨도 좋다는 발상까지’로 잡았다. 문화일보는 ‘신자유주의 경제개혁 저성장 불렀다’는 제목 아래 ‘박정희 경제성공은 자유주의 제한의 결과’,‘재벌은 현재까지도 우리 경제의 견인차다’,‘투자없이 효율성 개선으론 고용창출 한계’ 등을 부제로 배치했다. 그러나 이 책이 과연 진보와 현 정부(현 정부의 진보성 여부와는 별도로)만을 겨냥하고, 박정희와 재벌을 옹호만 하는 것인지는 의심스럽다. 물론 정 겸임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지금 정책을 만들어 내는데 대한 책임이 있기에” 현 정부가 비판의 대상이라고 했다. 그는 “‘관치’의 주역 격인 재경부가 외려 자유니, 시장이니 하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부가 움직이기만 하면 ‘관치’ 운운하고 노사정위원회나 유럽식 사민주의 모델에 수시로 ‘빨간칠’을 해댄 쪽은 어느 쪽인지 모를 일이다. 정 겸임교수도 이를 감안한 듯 진보·보수로 꼽히는 신문 2∼3곳을 지목해 “아마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진보쪽은 재벌 옹호론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고, 보수쪽은 책의 맥락을 이해하고 있기에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 실제로 전혀 다루지 않았거나 다루더라도 간략하게 단신 정도로 처리한 경우가 많았다. 정 겸임교수는 “사실 합리성과 투명성이라는 시장의 원칙을 내세우는 측이 지금 경제학의 주류”라면서도 “그러나 합리성과 투명성에도 국적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그렇게 서구적 합리성과 투명성이 좋다면 나라를 들어다 그들에게 바치지 왜 우리가 어떻게든 해보려고 아둥바둥하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론은 현실의 반영이고 그렇다면 이론에 국적이 없을 수 없는데, 미국식 자유시장이론만 배워서 우리나라에 갖다 붙이는 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비판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靑 “8·15사면 결정된건 아니고…”

    열린우리당이 15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로 한 ‘광복절 650만명 대사면’ 방안이 야당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다. 한나라당은 “여권이 대통령 측근이나 여권 인사들에 대한 ‘끼워 넣기’ 사면을 시도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배기선 사무총장은 “새로운 정치가 시작되고 있는 마당에 모두 털고 새출발하자는 것”이라며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청와대는 ‘특별사면 수용의사’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여당의 건의를 받고 나서….”라고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전환했다.●당·청 사면 엇박자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선출된 이후 줄기차게 제안해 온 ‘8·15사면’에 대해 청와대는 전날 ‘여당의 사면 건의 수용’ 의사를 밝혔다가 하루 만에 뒷걸음질쳤다. 청와대 최인호 부대변인은 이날 사면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는 바로 전날 익명의 고위 관계자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일반사면 대신 대통령의 재량으로 단행되는 특별사면 형식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밝혔다.김만수 청와대 대변인도 기자 브리핑에서 “국민 화합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사면실시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시했었다.●한나라 “대통령 측근·여권인사 끼워넣기 반대” 한나라당은 “바닥에 떨어진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대표는 “대통령이 사면권을 갖고 실세의 어떤 부정한 것을 봐주려는 것이면 반대한다.”면서 “우리 당도 가슴 아픈 분들이 있지만 사면문제는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특히 “대통령이 자꾸 이것(사면권)을 남발하면 제도적으로 방지하는 입법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사면은 목적에 맞게 해야 한다.”면서 정략적인 의도를 경계했다. 대통령의 측근이나 여권 인사들, 권력형 비리사범 등을 ‘끼워 넣기’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국민 고통 해소 및 경제 활성화라는 대국적 차원에서 경제난 속에서 발생한 생계형 범죄, 기업 부도 등 경제관련 사범의 사면에 대해 수긍한다는 입장이다. 전여옥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무법적 처사”라고 강력히 비판한 뒤 김영일 전 사무총장 등 한나라당 인사들이 사면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그 분들께 죄송하고 개인적으로 가슴이 아프지만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면서 “김 전 총장도 ‘내 걱정은 하지 말라.’고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문소영 전광삼기자 symun@seoul.co.kr
  • “현 헌법 태생적 문제… 개헌 공론화 해야”

    “현 헌법 태생적 문제… 개헌 공론화 해야”

    ‘민주화’ 이후 정권 중·후반기마다 ‘개헌론’이 거론돼 왔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촉발된 ‘연정론’도 그렇다. 흥미있는 점은 권력의 절반이라도 내놓겠다는 대통령의 공언에 대한 반응이다.‘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비판과 내각제 개헌을 옹호하던 편에선 반색할 만도 한데 외려 헌법을 무시하지 말라며 화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은 “우리에게 적합한 권력구조가 무엇이냐.”는 문제를 정략적으로만 생각해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예 개헌 문제를 공론화하자는 심포지엄 소식이 반갑다.‘창작과 비평’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이 함께 주최하는 “87년체제의 극복을 위하여-헌법과 사회구조의 비판적 성찰”심포지엄.15일 오전10시부터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87년체제’란 6월항쟁으로 이뤄진 기초적인 수준의 제도적 민주주의 체제를 일컫는 것으로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는 발전적 해체가 필요하다는 개념이다. 참가자들 가운데 ‘한국헌법과 민주주의’를 통해 구체적인 개헌플랜을 제시한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박명림 교수가 눈길을 끈다. 미리 배포된 자료에서 박 교수는 우리의 경우 모든 정치적 갈등이 곧장 헌법적 갈등으로 치달아왔다고 평가했다. 최근의 탄핵심판이나 수도이전 위헌심판 등은 그 증거들이다. 이런 사례들은 “대통령들의 무능과 정략”이기보다는 “헌법체계가 지닌 문제점”에 기인한다는 게 박 교수의 지적이다. 왜 헌법이 문제인가. 태생적이다.“6월 항쟁 당시 결성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65명 가운데 정치인은 단 8명에 불과했지만 6·29선언 뒤 개헌안 타결 때까지 정치인의 ‘8인 정치회담’이 한달여간 작동했다.”이는 건국헌법을 만들 때 수십개의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의견을 제시,3년 동안 논의한 데 비하면 너무도 초라한 모습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헌법문제로만 축소됐고 그 헌법마저도 정치인들의 타협거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박 교수는 그렇기에 87년체제는 반드시 해체돼야 하고 또 지금이 개헌 적기라는 의견을 냈다. 불만족스럽더라도 지금껏 쌓아온 민주주의 역량으로 볼 때 쿠데타 등에 의한 불법적 정권장악 우려가 없고, 다음 대선 시기가 총선과 겹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는 국회에서만 논의할 게 아니라 시민사회의 의견까지 다양하게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헌법개정 때 참고할 몇가지 제안도 내놨다. 대통령을 4년 중임제로 하되 대선과 지역대표 국회의원 선거시기를 일치시키고, 그 대신 정당명부제에 의해 선출하는 비례대표 수를 지역대표의 50% 수준으로 대폭 늘린 뒤 이들에 대한 선거를 대통령 임기 중간에 실시한다. 박 교수는 그러나 내각제는 반대했다. 이념의 스펙트럼이 좁고 사회적 기반도 없는 데다 시민사회와 연계조차 부족한 정당들로 내각제를 하겠다는 것은 정치의 파탄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일부 재벌과 언론의 경우 정치인 그룹을 거느리면서 견제하기 어려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봤다. 박 교수는 ▲올해부터 헌법논쟁을 시작, 주요 헌법쟁점을 뽑아내고 ▲내년 상반기에 국회에 민간 전문가 중심의 민주헌법연구회를 설치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국회 시민사회대표 등을 중심으로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해 최대한 단일안을 마련한 뒤 ▲2007년 여·야합의와 국민투표를 실시한다는 일정도 제시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신연숙칼럼] 서울대의 모순

    [신연숙칼럼] 서울대의 모순

    2008학년도 서울대 입시안을 둘러싸고 논쟁이 한창이다. 논쟁을 지켜보면서 우선 드는 느낌은 과연 서울대는 대단하다는 것이다. 입시안 내용부터 그렇다. 정교하다. 논쟁의 정점에서 서울대의 최고 심의·의결기구가 내놓은 ‘서울대 평의원회의 입장’은 거기에 지적 현란함까지 더했다.“‘조용히 해!’라고 큰 소리로 말하는 사람이 이미 조용하지 않은 사람이듯,‘엘리트 교육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이미 자신이 엘리트이자 지배계급이라는 자기모순에 빠진다.” 아름답기조차 한 이 문장에 기자는 잠시 어지럼증을 느꼈다. 그러나 서울대는 대학의 ‘자율성’이란 가치만 잡고 늘어졌을 뿐 교육의 또 다른 중요한 가치를 놓쳤다. 사회적 ‘책무성’이다. 게다가 상대방의 모순은 지적하면서 자신의 모순은 돌아보지 않는 우를 범했다. 바로 산업사회의 경쟁원리를 주요논거로 들이대면서 자신의 조직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보인 대목이다. 오늘날 대학이 학문의 자율성과 함께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국가가 요구하는 사회적 책무에 부응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더욱이 국가가 국가적 필요성에 의해 국민의 혈세를 투입하는 국립대학의 경우 사회적 책무는 존재 이유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대는 국가차원에서 제시된 내신위주 대입시 가이드라인을 외면했다. 자율성만을 외치며 ‘공교육정상화’‘사교육비경감’이라는 사회적 여망을 거부해버린 것이다. 서울대는 입시안의 구체적 사항이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본고사’혐의를 씌우는 것은 억측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기자가 서울대 입시안이 정교하다고 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모양새를 갖추면서, 언제든 경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교묘함을 내부에 감추고 있는 것이다. 지역균형선발 30%, 특기자선발 30%, 정시모집 30% 내외의 비율은 얼핏 균형을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세부안에 따라서 지방 학생에게 별로 혜택이 안 돌아갈 수도, 특목고학생에게 유리하게 될 수도 있다. 정시모집 ‘통합교과형 논술’역시 반영비율과 함께 시험의 형식이 모호하여, 본고사가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정운찬 서울대총장은 지난 3월 “대학의 자율성이 제고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본고사는 보게 해야 한다.”“서울 강남 고교에 점수를 더 주는 것은 곤란하지만 민족사관고나 부산영재고 등의 학생을 우대해 주는 것은 옳지 않나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니 모호한 입시안이 본고사 도입, 특목고 우대 저의가 의심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떠보기’에 대해 사회가 ‘결사 저지’란 말로 응수하는 것 역시 서울대가 자청한 수순인 셈이다. 험한 언사를 썼다 하여 정치권을 비난할 일이 못된다. 서울대 평의원회는 “정부의 정책논리는 현대 산업사회의 원리인 ‘경쟁’이나 수월성 추구,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서울대 입시안을 옹호했다. 그러나 서울대는 우수학생을 선발하는 데는 ‘경쟁’적이지만 내부조직에 ‘경쟁’을 도입하는 데는 미온적이다. 학문적 수월성이 있으나 없으나 똑같이 1표를 행사하는 대학의 총장직선제는 평등과 민주의 원칙에는 충실할지 모르나 산업사회의 대학혁신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소로 손꼽힌다. 그러나 서울대는 총장직선제를 고수한다. 평의원회의 성명은 중앙선관위의 국립대 총장선거관리까지도 비난했다. 서울대는 또한 일본에서는 전격 실시에 들어간 국립대 법인화 계획에도 반대한다. 안정된 정부예산 지원과 공무원신분 포기, 경쟁체제 진입을 스스로 거부하면서 대입시 논리로 ‘산업사회의 경쟁’을 동원하는 것은 정부 엘리트 못지않은 자기모순이다. 국가로부터의 혜택은 받고 국립기관으로서의 책무는 외면하는 서울대라면 국민의 갈채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결코 본고사가 아니라는 서울대의 다짐을 지켜보기로 한다.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클릭 이슈] 검찰 영상녹화물 증거제출 ‘딜레마’

    [클릭 이슈] 검찰 영상녹화물 증거제출 ‘딜레마’

    “지금부터 조사과정을 촬영하겠습니다. 영상녹화물은 법정에서 증거로 제시될 수 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2007년부터 검찰 조사에서 보게 될 광경이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가 지난 11일 차관급 실무회의에서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을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오는 18일 사개추위 장관급 본회의가 남았지만 별 수정없이 통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영상녹화를 놓고 법조 3륜의 찬반논쟁이 뜨겁다. ●영상녹화물, 조서보다 더 문제 사개추위는 당초 검찰의 조서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장주영 사무총장은 이런 점을 들어 법정에서 이뤄지는 공판을 근거로 유무죄를 가리는 공판중심주의를 확립하겠다는 사개추위의 의지가 후퇴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 총장은 “영상물이 주는 느낌은 조서보다 강렬해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인정하면 더욱 강력한 조서중심주의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법정에서 검찰조서를 부인할 경우 이를 대체하기 위해 영상녹화물을 제시할 수 있어 잘못된 수사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이 더욱 줄어든다는 얘기다. 아울러 국민참여재판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재판에 참여하는 일반 국민들이 영상물에 몰입된 채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시됐다. 법원 관계자는 “비전문가인 국민들이 선입견을 갖게 되면 법관이 도와주고 참여할 수 있는 길이 그만큼 좁아지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이런 폐해를 설명하고 영상녹화를 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조사 이전에 회유와 협박을 하고 조사과정만 촬영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불신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권침해 방지와 투명한 수사실현, 왜 안 찍나 지난해 12월 대법원의 판례변경에 따라 피의자가 부인한 조서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됐을 때도 검찰은 영상녹화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사개추위가 검찰의 조서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형소법 개정에 나서자 검찰의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검찰과 법무부 수뇌부는 평검사회 이후 서울남부지검에 마련된 녹음·녹화시설을 단체로 방문했다. 이어 지난 5월 공청회와 6월 세계 수사기관 관계자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여는 등 영상녹화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검찰은 영상녹화제가 1980년대 이후 영국·미국·호주 등에서 도입하고 있는 보편적인 수사방식이라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행이나 인권침해를 막고 투명한 수사를 실현할 수 있다.”며 영상녹화제를 옹호했다. 검찰은 종이조서와 달리 피의자의 표정과 진술을 생생하게 담을 수 있고, 진술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착오 등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자고는 했지만…” 속앓이 사개추위가 애초의 목표와 달리, 검찰조서와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게 된 것은 검찰의 반발과 재판업무의 과도한 부담에 대한 법원, 양쪽의 불만을 절충해 수용했기 때문이다. 최근 대법원이 일선 판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조서의 증거능력을 완전히 없애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법원으로서는 사법개혁을 후퇴시키는 데 동의했다는 시민단체 등의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법원은 또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영상녹화물이 가질 수 있는 영향력을 차단해야 한다는 부담도 안게 됐다. 사개추위의 개정안에 대해 검찰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영상녹화제를 통해 수사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보인다. 하지만 검찰에서도 비록 일부이지만 영상녹화물에 대한 거부감은 있다.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 특수수사 담당 검사들은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다양한 설득과 협상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모두 녹화하면 법원에서 회유, 협박이란 이유로 증거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전국 검찰청에 서울남부지검 수준의 영상녹화장비를 설치하려면 약 15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촬영을 거부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그만큼 예산만 낭비한다는 것이다. 사개추위는 검찰로 하여금 수사기록제와 진술거부권 고지절차를 시행하고, 변호인 수사과정의 참여를 확대하도록 했다. 하지만 변호인이나 법원, 검찰간에 끊임없이 제기될 영상의 조작 가능성 등 영상녹화물을 둘러싼 증거능력 공방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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