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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마녀사냥 ‘자정의 싹’ 튼다

    인터넷 마녀사냥 ‘자정의 싹’ 튼다

    한 여대생이 TV프로그램에 나와 언급해 불거진 ‘루저녀’ 논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발언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견해를 넘어서 개인의 신상정보가 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갈 뿐만 아니라 동명이인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12일 오전까지 발언의 당사자인 이모(22)씨의 개인정보와 ‘H녀의 진실’ ‘루저녀의 학교생활’ 등 비판글이 인터넷 포털게시판을 도배하다시피 했지만 하루 만에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2PM의 재범 사태, 조두순 사건의 허위사진 유포 등 ‘마녀사냥 논란’을 겪으면서 인터넷 문화의 순기능이 싹트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마녀사냥 그만합시다.’ ‘한 사람의 인생이 걸려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글들이 게시글 순위 상위권을 대거 점령했다. 이 같은 양상은 문제를 일으킨 개인에 대한 과거 네티즌들의 공격 양상과 다른 차원으로 전개되고 있다. 2007년 결별한 여자친구의 자살로 신상정보가 공개된 A씨 사건이나 여자친구의 낙태를 강요한 축구선수 B씨 사건에서 보듯 국내 네티즌들은 목표를 정하면 흥미가 떨어질 때까지 집요하게 공격하다 서서히 식는 단계를 거쳤다. 올 초 북한 후계자로 사진이 잘못 공개된 C씨 사건이나 조두순 사건 때 자신의 사진이 도용됐던 D씨 사건에서도 네티즌들은 ‘주인공이 아니다.’는 내용만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거나 보호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2PM 재범 사태를 겪으면서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에 대한 ‘적극적인 옹호’ 움직임이 시작됐고, 이번 루저녀 사태에서는 2~3일 만에 개인과 발언을 분리해 스스로 자정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인터넷이 개인에 대한 비판보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신문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조두순 사건에서 네티즌의 관심은 아동 성폭력 예방과 처벌방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를 제공했고 ‘부산 고교생 실종사건’의 경우도 발빠른 경찰 수사를 이끌어냈다. 살인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는 한 여성의 ‘온두라스 살인사건’과 초등학생을 무차별 공격한 ‘로킥 동영상’ 주인공 검거 역시 네티즌들의 힘으로 정부와 경찰이 적극 대응하는 효과를 얻었다. 네티즌들이 ‘댓글’과 ‘게시글’로만 힘을 모으는 것은 아니다. 4월 담도폐쇄증을 겪었던 ‘성은이 모금 운동’ 때는 무려 7000만원을 모아 간 이식 수술비를 지원했고, 지난해 미 워싱턴포스트지에 게재된 ‘독도광고’는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2억 1000만원을 모은 결과였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국내 인터넷 문화는 다이내믹하고 스피디하지만, 즉각적이고 성숙되지 못한 공론문화가 자리잡아 왔다.”면서 “자발성 이면에 숨어 있는 즉흥성과 폭력성만 경계한다면 마녀사냥 대신 ‘선(善)효과’가 발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선효과를 키우기 위해서는 포털이나 언론 등이 사건을 자극적인 방향으로 유도하지 말고 네티즌들이 가치를 재단하지 않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건형 유대근기자 kitsch@seoul.co.kr
  • [세종시 어디로] 총리실서 대안마련 주도 친박 “자극말자” 휴전제안

    [세종시 어디로] 총리실서 대안마련 주도 친박 “자극말자” 휴전제안

    정운찬 국무총리가 여당 지도부에게 따가운 질책을 들었다. 11일 취임 후 첫 번째 열린 고위 당·정협의에서였다. 세종시가 화근이었다. 한나라당은 정 총리가 섣불리 세종시 논쟁을 촉발시켰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정몽준 대표를 비롯해 안상수 원내대표, 김성조 정책위의장 등 당 인사 20여명이 참석하고, 정정길 대통령실장,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나온 자리였다. ●친이·친박, 정총리 호된 질타 친이, 친박이 따로 없었다. 안 원내대표가 먼저 나섰다. “정 총리가 말을 함부로 하는데 심사숙고하라.”면서 “총리 한 마디 말이 일파만파를 일으킨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친박계인 송광호 최고위원은 “총리는 원안을 수정하지 않으면 백년대계를 기약할 수 없다했지만 자족도시는 법 개정 없이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역시 친박계인 허태열 최고위원은 “법 개정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을 감안해 가급적 현행법을 고치지 않는 선에서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친이계인 백성운 제4정조위원장만 정 총리를 옹호했다. “차기 선거도 중요하지만 다음 세대도 중요하다.”면서 “정부가 왜 편한 길을 놓고 험한 길을 가는지 헤아려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당쪽 참석자들은 대체로 여권에 큰 부담을 준 정 총리의 ‘세종시 해법’에 대한 불만을 전달했고, 정 총리는 이를 경청했다고 한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세종시 문제로 야권과 극단으로 대치하고 있는 데다 여권 내부에서도 분열이 일고 있어 서둘러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총리실을 중심으로 대안 마련을 주도하고 당과 청와대가 이를 지원하기로 했다. ●주호영특임장관 박근혜 방문 이런 가운데 여권 주류는 당내 친박 진영을 설득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주호영 특임장관은 지난주 중반 박근혜 전 대표를 국회에서 만나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몇몇 기자들과 만나 “며칠 전 (주 장관에게) 만났으면 좋겠다는 연락이 와서 국회에서 잠깐 만났다.”면서 “(주 장관이) ‘세종시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내년 초까지 대안을 만들려고 한다.’는 말을 했다.”고 소개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그 자리에서 ‘제 입장은 이미 밝혔고 할 말은 이미 다했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고위 당·정협의회 직후 열린 당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는 당내 세종시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친박 중진 의원들은 세종시 문제로 인해 분열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며 “서로를 자극하지 말고 휴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조해진 대변인이 전했다. 친박 이경재 의원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요즘 본회의장에 있으면 조마조마하다. 서로 자극하지 말고 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봉 의원도 “정부안이 나올 때까지 서로를 자극하지 말고 모두 입을 닫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미군 총기난사, 테러성범행 정황 포착

    미국 텍사스주 포트후드 기지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이 단순히 정신이상적 행동에서 비롯됐다기보다는 종교적 신념에 따른 테러성 범행에 가깝다는 증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심지어는 9·11테러 세력과의 연관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권총으로 13명을 사살하고 42명을 다치게 한 니달 말릭 하산 소령이 9·11 테러범들이 존경했던 급진적 이슬람 성직자의 사원에 다닌 적이 있다고 7일 보도했다. 하산은 2001년 버지니아주 그레이트폴스의 다르 알 헤지라 사원을 다녔는데, 당시 이곳의 성직자는 미국 태생의 예멘인 안와르 알 올라키였다. 9·11테러 후 예멘으로 이주한 올라키는 알카에다 지지자이자 9·11 테러범 3명의 정신적 조언자로, 영국군에 대한 테러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9·11 테러범 중 2명과 하산은 같은 시기에 이 사원에 다녔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하산이 사원을 다닐 때 2명의 테러범과 만난 적이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하산은 팔레스타인 출신인 어머니의 장례식도 문제의 사원에서 치렀다고 한다. 포트후드 기지에서 복무 중인 하산의 한 이슬람계 동료는 “하산이 올라키에 대한 존경심을 입에 올릴 때는 눈이 빛났다.”고 증언했다. 하산이 기지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신체검사장을 범행 장소로 택한 점과 100발이 넘는 많은 총알을 준비한 점도 의도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하산의 사촌인 무하마드 하산은 CNN에 “사망자가 한두 명이라면 개인적 적대감 때문이라고 하겠지만, 수십명을 사상케 한 것은 더 큰 이유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교육과정에서 하산을 만났던 발 피넬 박사는 “하산은 테러와의 전쟁은 곧 이슬람과의 전쟁과 다름없다고 거침없이 말했다.”고 회고했다. 한 학생은 자살폭탄 테러를 옹호하는 하산의 발표를 듣고 놀라 장교들에게 “그는 시한폭탄이었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종교적 신념이 범행 동기로 판명될 경우 미군으로서는 동료를 못 믿는 자중지란에 빠질 수도 있다. 현재 미 육군에만 3500여명의 이슬람계 군인이 있기 때문이다. 비율로는 1% 미만이지만 사기 저하의 요인이 되기엔 충분하다. 역으로 이슬람계 군인들은 집단 괴롭힘을 당할까 우려하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미군내 무슬림들이 하산의 범행을 신속하게 비난하고 나선 데서 그들의 불안감이 묻어난다. 동시에 미국 정부는 미국에 반(反)이슬람 정서가 다시 확산될 것을 우려하는 중동국들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했다. 7일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한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은 “우리는 분명히 이 사건으로 반이슬람 정서가 퍼지는 것에 반대하고 또 그럴 것으로 믿지도 않는다.”며 이를 위해 주정부, 지역단체와 협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가뜩이나 노심초사하며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근근이 끌어가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는 문제다. 그는 10일 포트후드 기지에서 엄수되는 추도식에 참석하느라 아시아 순방일정(원래 12~19일)을 하루 늦춘 13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총기 난사사건은 단독범행인 것으로 군조사관들이 잠정 결론 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 보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미군기지 최악 총기난사… 13명 사망

    미군기지 최악 총기난사… 13명 사망

    미국 텍사스주(州) 포트 후드 미군기지에서 5일(현지시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 13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이번 사건을 ‘미군 기지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로 표현하고 있다. ●총격 전 “신은 위대하다” 외쳐 AP통신 등에 따르면 용의자로 지목된 미 육군 소속 니달 말릭 하산(39) 소령이 이날 오후 1시30분쯤 기지내 파병준비수속센터에 들어가 양손에 총 하나씩을 들고 난사했다. 군 관계자는 그가 총을 쏘기 전 “알라후 악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그는 총격전 끝에 부상을 입었으나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직후 포트 후드 기지는 전면 폐쇄됐으며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망자 가운데 대부분은 군인으로 사건 발생 당시 12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이후 부상자 중 1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또 사망자 중에는 군부대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민간인 신분의 경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산 소령은 기지내 정신과 의사로 근무한 군의관이었다. 그의 부모는 요르단 출신이지만 그는 버지니아 태생의 미 시민권자로 버지니아텍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뒤 2003년 의사 면허를 취득했다. 포트 후드로 배치된 시기는 지난 7월로 이전에는 워싱턴의 월터 리드 육군병원에 복무했다. AP통신은 “그는 육군 병원에서 근무했을 당시 낮은 평가 점수를 받았다.”면서 복무 부적응 이력이 있음을 소개했다. 그의 범행 동기와 관련, 외신들은 이슬람계인 그가 조만간 해외로 파병될 예정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NYT는 허치슨 케이 베일리 텍사스주 공화당 상원의원의 말을 인용, “하산은 해외로 파병될 예정이었으며 스트레스가 컸다.”고 전했으며 그의 사촌은 폭스뉴스 방송에서 “하산이 부대 동료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고 전역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하산의 동료인 테리 리도 “하산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군 병력을 철수시키는 것을 지지했다.”면서 “군대에서도 전쟁을 지지하는 동료와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고 전했다. NYT는 “그는 주변 동료들이 이슬람이라고 괴롭히자 고민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는 군인 환자들을 보며 군생활에 회의를 느꼈다.”면서 “이라크나 아프간 배치 소식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하산은 6개월 전부터 이미 인터넷에 자살폭탄 공격 등에 관한 글을 올려 사법당국의 주시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글에는 자살폭탄 테러범을 옹호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오바마, “확실히 진상규명” 사건 발생 직후 오바마 대통령은 “해외에서 용감한 미군들이 목숨을 잃는 것도 괴로운데 미국 땅에서 총격을 당했다는 것은 소름끼치는 일”이라면서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오바마는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한 확실한 진상조사도 약속했다. 조시 W 부시 전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내고 “포트 후드 기지 참사에 대해 듣고 슬픔에 빠졌다. 로라와 나는 이 어려운 시기에 희생자들과 유족들을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MBC PD수첩 폐지 촉구

    MBC PD수첩 피해자 범국민연대(조직위원장 고동균)는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PD수첩 폐지를 촉구했다. 범국민연대는 “PD수첩은 광우병 조작과 불법 폭력시위 옹호 등 편파 왜곡 보도로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했다.”며 MBC에 PD수첩 폐지를 요구했다. 또 국가와 해당 피해자들에게 적극 사과하고 피해액을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 중남미 신자유주의 20년 뭘 남겼나

    중남미 신자유주의 20년 뭘 남겼나

    라틴아메리카에서 민영화와 시장경제 개혁 등 신자유주의 정책이 도입된 계기는 1982년 외채위기였다. 미국의 고금리 정책으로 인한 외채이자 부담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중남미 국가들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워싱턴 컨센서스’라는 미명 아래 민영화와 시장 개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본격적인 시장경제 개혁이 시작된 1990년대부터 따져도 라틴아메리카에서 신자유주의의 실험 기간은 어느덧 20년을 헤아린다. ●시장개방·민영화에 따른 후유증 분석 이성형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교수가 쓴 ‘대홍수-라틴아메리카, 신자유주의 20년의 경험’(그린비 펴냄)은 중남미 국가들이 겪은 신자유주의 정책의 공과를 꼼꼼하고 냉철한 시선으로 사례분석한 책이다. 라틴아메리카 전문가로 10여권의 관련 저서를 내놓은 바 있는 저자는 수차례의 현지 방문과 인터뷰, 경제지표와 사회지표, 설문조사를 통해 신자유주의 정책의 영향을 다각적으로 점검했다. ●양극화·고용불안으로 좌파 집권 붐 2000년대 들어 라틴아메리카에는 연쇄적으로 좌파 정부가 들어섰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아르헨티나의 키르치네르 부부, 브라질의 룰라, 칠레의 바첼레트,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등 중도좌파 정권이 넘쳐나고 있다. 신자유주의 정책이 약속했던 장밋빛 미래, 즉 빵과 일자리는 손에 들어오지 않고, 대신 극심한 양극화와 고용불안이 확산되면서 민심이 돌아선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시장개방과 민영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국가들은 혹독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한·미FTA 당시 자주 비교됐던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체결 이후 기대했던 경제 성장률은 별 성과가 없는 반면 대미 경제 의존도는 크게 심화됐다. 전력산업의 민영화를 신속하게 시행했던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독과점화에 따른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으로 인한 잦은 단전 등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에너지 기업처럼 전략적인 부문을 규제 장치 없이 민간의 손에 넘기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이들 국가의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반면 브라질과 베네수엘라는 신자유주의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고, 이에 맞서기 위한 방법으로 실용주의와 반미 민중주의라는 독자적인 노선을 택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급격한 개혁 대신 긴축재정으로 금융위기를 돌파하고, 극빈층 생활을 개선하는 등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했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은 풍부한 석유자원을 발판으로 신자유주의 일변도의 세계화에 대항하는 반미 민중주의를 내세우며 라틴아메리카 공동체의 중심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브라질·베네수엘라의 독자노선 부각 저자는 라틴아메리카의 중도좌파 정권들이 신자유주의가 파괴한 사회정책을 다시 실시하고, 국제 사회에서 제3세계의 목소리를 옹호하는 등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인다. 룰라와 차베스가 주축이 되어 구성 중인 남미국가연합(UNASUR)이 라틴아메리카에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같이 통합 정도가 강하지는 않지만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광대한 시장이 존재한다는 점 등 새로운 공동체의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구 반대편 라틴아메리카의 20년 경험은, 이명박 정부 들어 더욱 가속화된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곳곳에서 마찰음을 빚고 있는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2만 5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예언자’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예언자’

    자크 오디아르는 유명 각본가인 아버지 미셸 오디아르를 따라 각본가로 먼저 활동했다. 이후 1994년에 감독으로 데뷔해 15년 동안 고작 5편의 장편영화를 만들었을 뿐이지만, 그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프랑스 감독으로 불린다. ‘위선적 영웅’, ‘내 입술 위에’,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으로 유수의 영화제에서 명성을 떨치던 그는 올해 칸영화제의 심사위원대상에 빛나는 ‘예언자’를 통해 세계적인 감독으로 떠오른다. 그간 범죄스릴러에 남다른 관심을 쏟아온 오디아르는 ‘예언자’에 이르러 자기 스타일의 한 챕터를 완성했다. ‘예언자’는 6년 형을 언도받은 범죄자 말릭의 감옥 연대기다. 고아에다 아랍인 2세인 말릭은 십대 시절부터 소년원을 전전하며 살았다. 스무 살을 앞두고 다시 범죄를 저지른 그는 진짜 범죄자들의 세계인 교도소로 들어가게 된다. 때마침 감옥 내 살인을 계획 중이던 코르시카 마피아조직이 말릭을 집행자로 지목하면서 그의 인생은 걷잡기 힘든 회오리에 휩쓸린다. 조직의 중간 보스인 세자르가 자신을 곁에 두고 노예처럼 부리는 것에 맞서, 말릭은 점차 철없던 소년에서 의젓한 남자로 탈바꿈한다.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평범한 사무직 여자가 범죄행위와 연결되는 과정을 그린 ‘내 입술 위에’, 불순한 행동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부동산업자가 예술에 눈떠 인간성을 회복한다는 이야기인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을 잇는 ‘예언자’는 아예 한 범죄자의 단면을 정면으로 돌파하고자 한다. 그리고 주인공을 비극의 희생양으로 삼지 않음으로써 평범한 범죄스릴러에서 탈피해 비범함을 득한다. 말릭은 가공의 인물이라기보다 실재하는 듯이 스스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처럼 보이고, 영화는 싼 감정에 동요되거나 비극의 요소를 함부로 개입시키지 않은 채 인물의 발걸음을 뒤따른다. 이러한 객관적인 자세로 인해 자칫 유사다큐멘터리로 읽힐 법하지만, ‘예언자’는 사실적인 접근에 더해 인물의 내면으로 향하면서 드라마의 입체성을 구축한다. 교도소 내의 폭력적인 상황에 직면한 말릭은 끊임없이 존재의 입지를 강화하려 애쓴다. 교육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문맹에서 벗어나고, 주변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영역을 넓히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영화는 말릭의 심리적인 부분까지 묘사한다. 살인당한 남자의 유령과의 초월적인 대화, 종종 등장하는 사슴이 은유하는 순수함의 갈망은 눈에 보이는 것 너머로 말릭이라는 인물의 존재감을 확장한다. 오디아르는 “말릭은 훌륭한 인물이다. 배움에 대한 좋은 자세를 지녔고, 잘 적응하며, 용기를 갖추었다. 그는 폭력을 극복한 지혜의 승리에 다름 아니다.”고 말했다. 이렇듯 인간의 성장과 승리의 드라마로 읽을 수 있고, 영화를 빌려 권력의 구조, 계급의 형성, 인종차별의 메시지를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나, ‘예언자’의 진정한 위대함은 범죄자를 투명한 존재로 대하도록 만든다는 데 있다. 범죄자를 한 인간으로서 무턱대고 옹호하자는 게 아니라, 범죄의 삶을 살았던 인간을 직시하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물에 대한 판단, 범죄의 사슬과 영향에 대한 고민, 올바른 삶의 추구’를 각자의 화두로 남겨둔다. 극장 문을 나설 때 질문을 던지는 영화, 그게 좋은 작품이다. <영화평론가>
  • 솔지, 빅뱅팬 테러 억울 “승리 여친 아니에요!”

    솔지, 빅뱅팬 테러 억울 “승리 여친 아니에요!”

    여성듀오 투앤비(2NB)의 솔지가 최근 빅뱅의 팬들에게 ‘승리의 과거 여자친구’로 오해받고 있는데 대한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솔지는 서울신문NTN과의 인터뷰에서 “한번도 승리를 만나본 적도 없다. 심지어 승리의 고향인 광주에도 가본 적이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 같은 오해는 최근 인터넷에 과거 승기가 여자친구로 보이는 이와 계곡에서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유포되며 비롯됐다. 공교롭게도 빅뱅 팬들 사이 그 여자친구 이름이 ‘솔지’로 밝혀진 것. 이에 팬들은 승리의 과거 여자친구 찾기에 돌입해고 그 과정에서 동명이인인 ‘솔지’에게 눈총을 겨누게 됐다. 이들은 직접 솔지의 미니홈피를 찾아 협박성 쪽지와 악성 댓글을 남기는 등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솔지는 “최근 제 이름’솔지’를 포털에 치면 ‘승리 여친’, ‘계곡녀’ 등이 연관 검색어가 뜬다.”고 속상해 했다. 이어 “일일히 빅뱅 팬 여러분께 ‘저 아니에요’라고 답장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답답하다.”고 한 숨을 내쉬었다. 빅뱅 팬들이 모두 비난성 댓글을 남기는 것은 아니었다. 솔지는 “일부 빅뱅 팬 분들은 ‘승현(승리 본명)이가 좋아했던 사람이니 이해하자’ 등 옹호 글을 남겨주시기도 했다. 컴백 전,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지만 오해는 해명해야 할 것 같아 털어놓기로 했다.”고 웃어 보였다. 한편 뛰어난 가창력으로 ‘여자 플라이투더스카이’란 예명을 얻은 여성듀오 투앤비(2NB)는 지난 5일, 2년 만에 컴백했다. 지난 2007년 3월 1집 발표 이후 오랜 공백을 가졌던 투앤비는 새 멤버 김송이를 맞아 두번째 정규 앨범 ‘2comfortable’을 내놓고 새 타이틀 곡 ‘뻔한 여자’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데스크 시각] 헌재와 민주주의를 생각한다/문소영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헌재와 민주주의를 생각한다/문소영 문화부 차장

    이완용, 나라와 민족을 팔아먹은 매국노라는 그에 대해 4~5년간 생각이 많았다. 미술관 갤러리를 다니면서 이완용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더 많았다. 가까이는 올 초 상업화랑에서 근대 서화전이 몇 차례 열려 이완용의 글씨가 등장하면 꼼꼼히 살펴보게 됐다. 중국 북송의 시인 소동파가 ‘서당대유가서후’에서 “무릇 글씨는 그 사람을 닮는다. 옛적에 글씨를 논하는 사람들은 작가의 평생도 아울러 논하였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완용의 유려하고 맺히는 데 없는 글씨체와 항일독립운동의 군자금을 댔다는 김진우의 단정하고 깐깐한 글씨체, 거칠 것 없이 호방한 안중근의 글씨체를 비교해 보기도 했다. 이완용을 생각할 때 문득 머릿속으로 더듬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이완용은 외교권을 헌납한 을사늑약과, 국권을 고스란히 갖다바친 경술국치를 체결했을 때 나라를 팔아먹는다는 스스로의 자각이 과연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이완용은 당시 최고의 지식인이자 예술인, 고위 공무원, 노회한 정치인이었다. 일본·중국 등에서 들어오는 최신 저서를 직접 읽었을 것이고, 국제 정세에 대한 고급 정보도 이런저런 통로를 통해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국호를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바꾼 조국의 운명이, 사실은 풍전등화라고 직감했을 것이다. 그는 메이지 유신을 통해 나라를 일신하고, 청나라와의 전쟁은 물론 서양인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로 서양과 대등하게 올라선 일본과 손을 잡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싶다. 다만 그의 불행은 일본이 1945년에 그렇게 빨리 패권을 잃어버릴 줄 몰랐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2009년 11월에 광화문에서 안중근 의사의 얼굴이나, 약지를 단지한 그의 손바닥 도장 대신 이완용의 얼굴이나 글씨를 마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가정과 상상도 해본다. 정치인이자 고위 공무원인 이완용의 오판을 1905년, 1910년에 막아줄 제도적 장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행정부의 잘못된 결정을 평가해 뒤집을 수 있는, 이를테면 의회라든지, 법적으로 효력을 다투는 사법부 말이다. 그랬더라면 이완용의 판단은 국회나 사법부를 통해 바로잡힐 수 있지 않았을까. 이완용의 처지에서 100여년 전에 절차로서의 민주주의나,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도 없었던 것이 안타까울 수 있겠다. 요즘 헌법재판소(헌재)를 자주 생각해본다. 헌재는 최근 미디어법과 관련해 국회 본회의에서 대리투표 등 위법행위가 있었지만, 미디어법의 국회 통과는 유효하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과정이 결과보다 중요하다.’라는 민주주의적 의사 결정 방식에 대해 배우고 자라온 상식선에서 볼 때 의외의 판결이다. 대리시험을 봤지만, 합격은 유효하다, 도둑질은 위법이지만 장물취득은 유효하다, 커닝해도 좋은 성적은 유효하다, 간통을 했지만 기존 결혼은 유효하다는 식의 인터넷 유머가 나돌아다니는 까닭 또한 그렇다고 생각한다. 헌재는 1987년 학생·직장인 등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거리에서 목이 터져라 ‘호헌철폐, 직선쟁취’를 외치고, 꽃 같은 목숨을 여럿 잃어가며 만든 제6공화국 헌법으로 탄생한 기구이다. 그간 사법부가 워낙 행정부(검찰)의 시녀처럼 굴었던 탓에 사법부를 불신하며, 헌법정신을 지켜보자고 대법원 위에 옥상옥으로 만들어졌다. 헌재는 집권당의 통치행위를 옹호하고 국민의 법 감정과 법질서를 교란하는 정치적 판단을 내리라고 만들어진 기구가 아니다. 이번 미디어법 결정을 볼 때 절차로서의 민주주의를 수호하지 못하는 헌재가 존재할 이유를 통 모르겠다. 헌재는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나 수단이 없었던 이완용처럼 핑계도 없으면서 말이다. 문소영 문화부 차장 symun@seoul.co.kr
  • 자가진단 알린다며 뉴스 시간에 가슴 노출[동영상]

    ABC 계열로 미국 워싱턴 DC에서 전파를 내보내는 WJLA방송이 유방 자가진단에 관한 뉴스를 2편으로 나눠 방영하고 있는데 유방을 가림 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줘 논란을 낳고 있다고 AP통신이 1일 전했다.가을철에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오후 5시와 밤 11시 뉴스시간에 방영하고 있다. 두 명의 여성 자원자가 등장하는데 한 명은 자가진단을 통해 유방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또 엘리자베스 에드워즈와 프로풋볼 워싱턴 레드스킨스 구단주 댄 스나이더의 아내 타냐의 인터뷰가 나오는데 둘 다 유방암 투병으로 이름을 알린 여성들이다. 방송국의 빌 로드 국장은 의외로 많은 여성들이 유방을 적절하게 자가진단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이 뉴스가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 방송의 성인 시청자 가운데 58%가 여성이란 설명도 보태졌다. 시청자부모위원회는 조심스럽게 반응하면서도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위원회는 “WJLA-TV는 중요한 건강 정보를 시청률 끌어올리는 데 이용하지 말고 이 중요한 얘기를 공중에게 가능한한 가장 알맞은 방식으로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이는 청소년들이 함께 시청하는 오후 5시와 성인들이 주로 시청하는 밤 11시에 방영될 때는 각기 다른 형식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위원회는 덧붙였다. 이 광고는 유방을 노출시키는 것을 금기시하는 방송 문화를 깨뜨릴 것으로 보인다.연방통신위원회(FCC)는 2004년 슈퍼볼 도중에 재닛 잭슨의 유방 노출 장면을 그대로 내보낸 CBS방송에 벌금을 매긴 바 있다. 그러나 로드 국장은 의학 뉴스에서 의료적인 시연을 해보이는 것은 외설 기준에 전혀 걸릴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외설 논란과 관계없이 모든 유방암 예방 캠페인 참여자들이 자가진단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방송은 이 논쟁을 소개하지 않고 있다. 로드 국장은 이 뉴스가 개인적으로도 의미있다고 했다.장모는 유방암으로 사망했고 모친도 이 병을 앓고 있다고 소개한 그는 아내와 세 딸을 키우고 있다며 “그들이 이걸 좀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정부·공무원노조 민심잡기 경쟁

    통합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을 두고 정부와 노조가 서로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대국민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결과는 종종 의뢰를 한 단체에 따라 달라지는 등 신빙성이 없다며, 통합노조와 정부가 여론몰이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 “조사 결과 신빙성없어” 26일 통합노조에 따르면 최근 사회동향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252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50.2%가 ‘정부가 통합노조 중 하나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을 불법단체로 규정한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의견을 보였다. 통합노조는 또 ‘노조가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에 반대한다면 지지하겠는가.’라고 물어 응답자 44.3%로부터 찬성 답변을 얻었다. 노조는 이 같은 설문결과는 국민여론이 노조의 행보에 공감한다는 뜻임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 같은 조사 결과는 한 달여 전 행정안전부가 실시했던 결과와는 상반된 것이다. 행안부가 지난 9월26~27일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국민 61.5%가 ‘통합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는 등 노조에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 통합노조와 정부가 서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유리한 결과를 발표한 것은 본격적인 충돌을 앞두고 여론을 자신의 것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일종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단체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신빙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의뢰 단체가 질문을 교묘하게 바꿔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학계 등 제3의 기관서 조사해야 예를 들어 통합노조가 ‘4대강 정비사업 반대 지지 여부’를 물은 질문의 경우 국민 상당수가 4대강 사업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데다, ‘지지하겠는가.’라고 물었기 때문에 노조를 옹호하는 답변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ARS 등 전화 여론조사 방식은 사안에 관심이 있는 사람만 답변에 응하기 때문에 국민 전체의 여론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여론조사는 이해가 얽혀 있는 기관이 아닌 학계 등 제3의 기관이 하는 게 신빙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살인범과 女교도관의 ‘금지된 사랑’

    살인범과 女교도관의 ‘금지된 사랑’

    40대 여성 교도관이 20대 수감자와 금지된 사랑에 빠져 영국 전역이 술렁이고 있다. 켄트 주에 있는 스웨일사이드 교도소에서 일한 셜리 파울(42)은 2002년 여자친구를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앨런 댈비(28)과 사랑에 빠졌다. 파울과 댈비는 적지 않은 나이 차이와 신분을 뛰어 넘어 교도소 안에서 아슬아슬한 사랑을 즐겨왔다고 대중지 더 선은 전했다. 그러나 용인될 수 없는 애정행각은 댈비가 외부에서 몰래 반입한 휴대전화기 두 대가 발각되면서 꼬리가 밟혔다. 전화기 반입을 도와준 사실을 들킨 파울은 교도소의 규율을 어기고 수감자와 남다른 관계를 유지했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지난 26일(현지시간) 사직서를 제출했다.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댈비를 옹호하면서 “누구나 과거는 있다. 이성을 잃고 사람을 죽이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나는 그와 어떠한 성적인 행위를 하지않았다.”면서 “그저 정신적인 교감만 나눴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사진설명=앨런 댈비와 셜리 파울(더 선)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정상들의 부전자전?… 엇갈린 명암

    세계 유력 국가 정상의 아들들이 일제히 뉴스메이커로 등장했다. 프랑스 대통령의 아들은 체면을 구겼고, 일본 총리의 아들은 성가를 높였다. 이탈리아 총리의 아들은 말썽많은 아버지를 적극 옹호했다. 가만히 보면 그 아버지의 그 아들들이다. ■ 정치 쓴맛 - 佛대통령 차남 EPAD의장직 포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차남 장(23)은 22일 파리 외곽 상업지구인 라데팡스 개발위원회(EPAD)의 후임 의장직을 결국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소르본대 학생인 그는 수십억유로의 자금을 주무르는 EPAD의 차기 의장에 선출될 것으로 알려진 이후 야당의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파리 외곽 오드센 도의회의 여당 대표로도 활동 중인 장은 이날 떨떠름한 표정으로 “의구심으로 얼룩진 승리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은 20대 초반에 정계에 입문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약관의 나이로 정치에 발을 들여놨다. 그는 아버지의 강성 정치스타일을 물려받은 듯 그동안 “나의 진로는 내가 개척하는 것”이라며 비판여론에 정면으로 맞서 왔다. 장은 이날 포기 결정에 앞서 아버지와 조율을 거쳤음을 숨기지 않으면서 “이는 프랑스의 대통령이 아닌 나의 아버지와 상의한 것”이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 정계 발판 - 日총리 장남, 러 교통난 비책 제시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의 장남 기이치로(33)가 러시아 모스크바의 악명높은 교통난을 개선할 18가지 비책을 제시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모스크바시는 그 방안을 높이 평가해 기이치로를 교통난 관련 전문가그룹에 참여토록 했다고 한다. 도쿄대 공학부에서 교통문제를 전공한 그는 지난해 2월부터 모스크바대에서 객원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기이치로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에 흥미가 없지 않다.”고 말해 도쿄대 공학부 졸업 후 미국 스탠퍼드대를 거쳐 39세에 정계에 들어선 아버지의 궤적을 밟으려 한다는 관측을 불렀다. ■ 구설무마 - 伊총리 장남 “부족함 없는 아버지” 이탈리아에서는 각종 비리와 성 추문에 휘말려 있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장남이 아버지 ‘변호’에 나섰다. 베를루스코니 총리 소유 회사 ‘메디아셋 SpA’의 부회장을 맡고 있는 피에르 실비오(40)는 22일 CNN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바쁜 사람이었지만 늘 곁에 있어줬고 부족한 점은 없었다.”면서 “아버지는 배터리처럼 언제나 에너지가 넘친다.”고 자랑했다. 아버지로부터 무엇을 배웠느냐는 질문에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이라고 당당히 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아버지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지극히 정상적인 가정이었다.”면서 정계 입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인권 개인의 권리인가 국가의 의무인가

    적어도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마땅히 인간이 누려야 할 보편적 가치로서의 권리와 시장 논리가 충돌할 때, 우리가 믿는 진리적 명제로서의 인권은 아무런 가치도, 구속력도 발휘하지 못한다. 오히려 그 인권은 한 정치집단의 사회 장악에 거추장스러운 개념일 뿐이고, 그래서 항상 배제되고 도외시된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특히 과거 전체주의적 발상이 견인했던 개발연대를 거쳐 온 기성세대들)이 이런 사실을 인식하든, 그렇지 않든 그들이 자꾸 시장논리를 기웃거리는 현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 사회에서 인간이 천부적으로 누려야 할 가치가 항상 효율성의 아래에 놓인 선택적 가치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대중독재’ 시절,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세.’라는 프로파간다적 구호에 밀려 인권이나 자유에 대한 옹호가 지적 호사쯤으로 치부되었듯 지금은 ‘조금만 더 합심단결해서 노력하면 우리도 당당히 선진국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해괴한 논리가 또다시 인권과 자유를 억압하고 통제하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효율성을 절대적 가치로 여기는 개발론자들의 발상이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인권개념 재구성 그렇다면 이런 한국 사회의 극단적인 효율성 추구에 대한 법원의 입장은 어떤가. 원론적으로 짚자면 ‘소수자들이 정치 과정에서 배제될 때, 그들의 목소리가 조직적으로 침묵을 강요당할 때, 대의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법원의 민주적 역할이며, 사법의 기능이 정당성을 지닐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어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한국의 사법부가 소수자들 혹은 배제된 다수의 권리를 지켜내는 마지막 보루라는 점에 적지 않은 국민들이 동의하기를 부담스러워하는 게 현실이다. 신영철 대법관 파동이 시사하듯 권력은 한사코 사법부를 휘하에 편제하려 들고, 사법부 내부에서도 이런 권력의 역학에 편승하거나 이용하려는 세력이 엄존한다. 그렇다고 사법부의 결정 능력에 회의만 할 수도 없다. 지난 9월 내려진 헌법재판소의 ‘야간 옥외집회 금지 헌법 불합치’ 결정에서 보듯 사법의 역할을 다하려는 노력이 있다는 측면도 간과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런 원론적 논의가 따분하다면 불과 얼마 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 ‘공권력에 의한 집단 살인’으로 각인된 용산 참사를 상기하자. 용산 참사는 국가가 소극적 의무와 적극적 의무를 모두 저버린 대표적 사례에 해당한다. 개입해서는 안될 상황에서는 무리하게 공권력을 투입해 생존권을 지키려던 시민들을 폭압적으로 진압함으로써 자기억제 의무를 지키지 않았고, 시민의 주거권 보장이라는 국가의 적극적 의무는 뒷짐을 진 채 나몰라라 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법원은 국가의 적극적 의무 실현여부 감시·심사해야 누가 뭐라든 오늘날 인권은 국가의 존립 목적이자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로 통용된다. 이런 인권 개념을 체계적으로 재조명한 인권 이론서 ‘인권의 대전환-인권 공화국을 위한 법과 국가의 역할’(샌드라 프레드먼 지음, 조효제 옮김, 교양인 펴냄)이 국내에서 출간됐다. 그녀는 현재 영국 옥스퍼드대 법학부 교수이자 영국학술원 정회원이다. 어떤 조건, 어떤 상황에서도 인권은 민주주의의 한 귀퉁이에 놓인 뜨거운 감자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기둥이어야 한다. 이에 대해 그는 “인권은 민주주의를 구성하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국가의 적극적 인권 보호의무는 모든 민주주의 이론의 핵심인 ‘시민 참여’를 달성하는 데 본질적인 요소”라고 부연한다. 나아가 언제나 발생할 개연성을 가진 공권력의 충동적·의도적 인권 침해에 대한 법원의 책무 범위에 대해서도 명쾌한 견해를 내놓는다. 법원은 언제나 국가에 부여된 적극적 의무의 실현 여부를 감시·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적극적 의무가 민주주의를 장려하는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된다.”는 견해가 그것이다. 선출직도 아니고, 정치적 책임도 없는 판사가 국가의 적극적 의무를 심사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일부 비판에 단호하게 쐐기를 박고 나선 것이다. 프레드먼 교수가 발언하고자 하는 요지는 이렇다. 노숙자들이 자신과 식솔들의 주린 배를 채우거나 몸을 눕히기 위해 헤맬 때, 노숙자의 존엄성만 훼손되는 게 아니다. 그런 노숙자를 낳은 사회와 국가의 존엄성도 함께 훼손된다. 왜냐면 인권이란 국가와 사회가 포괄적으로 규정만 해주는 선언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적용해야 하는 원칙이기 때문이다. 2만 9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김제동 소속사 대표 “1회 출연료는 540만원”

    김제동 소속사 대표 “1회 출연료는 540만원”

     김제동의 소속사 (주)다음기획의 김영준 대표가 12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 글을 올려 김제동의 KBS 방송 퇴출 사태에 관련해 입을 열었다.  김 대표는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촌놈을 연예가로 끌고 올라온 사람이 자신과 윤도현이지만 함께 일한 것은 지난 6월 1일부터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일어나자 김제동은 “회사를 옮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보탬이 되기는커녕 근심을 안겨드려서 정말 미안하다.”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고, 소속사 대표로서 수억원은 족히 받을 수 있는 계약금을 한 푼도 받지 않은 김제동을 지켜주지 못해 오히려 미안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김제동 본인으로서는 현재 상황이 부담스럽고 딱히 할 말도 없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방송 퇴출과 관련해 “통상적으로 방송국들이 MC 교체를 할 때 취해왔던 일반적 관례에서 벗어나 전광석화처럼 전격적으로 진행된 석연치 않은 과정 때문에 의혹을 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자들의 취재를 통해서 그 사실 관계가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은 이상 정치적 고려가 개입된 교체이다 또는 그렇지 않다에 대한 저희의 입장은 특별한 게 없다.”라고 말했다.  또 김제동의 KBS ‘스타골든벨’의 1회 출연료는 540만원이라며 “KBS가 비용절감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면 왜 함께 상의할 수 없었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밝혔다. 방송제작 현장에서 같이 땀을 흘리는 처지에서 어려운(?) 방송국 살림에 도움이 되는 방편을 여러 가지 생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연예인의 대 사회적인 발언이나 활동들을 정치적인 행위로 받아들이는 것과 관련, “연예인은 폴리테이너가 아니라 소셜테이너”라고 항변했다.그는 강산에, 김제동, 윤도현, 정태춘 등 사회참여 활동이 많은 연예인 스타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김 대표는 김제동 등의 연예인이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지지하는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국민적 관심거리가 되는 사안에 대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므로 정치적인 시각으로 읽을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김제동이 만약 사회적인 활동의 이유로 방송국에서 퇴출당한다면 앞으로 그가 벌이는 많은 활동의 적극적인 소비자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김제동이 펼치는 공연과 쓴 책, 방송의 적극적인 시청자가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김 대표는 “연예인 스타는 대중매체의 힘 못지않게 대중들의 현명한 주체적인 소비행위로 버틸 수 있는 문화상품이기에 소비자인 여러분이 그들을 지켜줄 수 있다.”라는 말로 긴 글을 마무리했다.  김제동의 KBS ‘스타골든벨’ 퇴출에 반대하는 청원에는 이틀 만에 14만 명, 손석희 교수의 ‘100분 토론’ 하차 반대 청원에는 하루 만에 5000여명이 서명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가짜 댓글 키우는 中공산당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우리나라에서도 정치 시즌만 되면 기승을 부리는 ‘인터넷 알바’, 즉 특정집단에 고용된 인터넷상의 ‘여론조작집단’이 중국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른바 ‘우마오당(五毛黨)’. 중국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하거나 민족간 화합을 해치는 등의 글이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올 경우 즉각 반대 댓글을 올리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우마오당은 2006년 초 안후이(安徽)성 선전부의 한 문건이 공개되면서 비롯됐다. ‘난창(南昌)·창사(長沙)·정저우(鄭州)의 선전문화 공작에 관한 연구 보고’라는 내용의 문건에는 2004년 10월부터 시작된 창사시 정부의 ‘인터넷평론원’ 운용 실태가 적혀 있었는데 시 정책을 옹호하는 댓글을 올리는 평론원들에게 월 600위안(약 10만 8000원)의 기본급과 댓글 1건당 5마오(0.5위안·약 90원)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그때부터 ‘우마오당’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의 우마오당은 이 같은 ‘알바생’이 아닌 정부 및 기관의 공산당원 가운데 선발된 인재들이라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및 정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글들이 인터넷상에 유포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당원들을 인터넷 평론원으로 배치했다. 허난(河南)성 정저우의 한 대학은 전체 교직원의 5% 정도를 뽑아 인터넷 평론원 역할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우마오당은 단순히 댓글을 다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반체제적인 글을 삭제하거나 이런 글들을 올린 네티즌들을 당국에 고발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기도 한다. 우마오당의 실체 및 규모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중국 전역에서 수십만명이 활동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stinger@seoul.co.kr
  • [여야 리더십 해부] 한나라당 정몽준대표 VS 민주당 정세균대표

    [여야 리더십 해부] 한나라당 정몽준대표 VS 민주당 정세균대표

    집권 여당과 제1야당의 대표직은 ‘양날의 칼’이다. 정치적으로 도약하는 구름판이 될 수 있지만, 상처와 이름만 남긴 채 뒷무대로 사라질 수도 있다. 정치적으로 기회인 동시에 위기인 셈이다. 어느 쪽이 될지는, 당 대표의 리더십에 달렸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기회를 잡았고,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위기를 맞고 있다. 두 사람의 리더십이 각자의 정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이들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통해 현 시기의 바람직한 정당 지도자상을 조명해봤다. ■한나라당 정몽준대표 “당 대표실 안에 ‘회장님 비서실’이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의 리더십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당 대표실이 정 대표의 일정을 몰라 허둥대는 일이 흔하다. 대표실에서 다음날 공식 일정을 확정한 뒤 저녁 늦게 다른 일정이 갑자기 추가되기 때문이다. 의원회관 출신 비서들을 통해 정 대표의 일정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정치 인생의 대부분을 무소속으로 지냈고, ‘재벌가 회장님’ 생활에 익숙한 탓이라는 지적이다. 당내 일각에선 “재벌 출신에 비주류의 티를 지우기가 쉽지 않다.”는 불만이 들린다. ‘굴러온 돌’이라는 시선도 여전하다. 정 대표도 이같은 약점을 의식한 듯 취임 초부터 ‘섬기는 리더십’을 표방하고 있다. 재래시장과 복지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친(親) 서민 행보에 주력하는 것도, 몸에 밴 ‘회장님’ 이미지를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 대표는 소속 의원이나 당직자들과 폭탄주를 즐겨 마신다. 너댓 잔은 기본이다. 스킨십을 위해서다. ‘정씨 의원 모임’에서 정 대표를 만난 한 의원은 1일 “잘 추지 못하는 춤이었지만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맹이 있는 메시지는 없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메시지 관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 당직자는 “박희태 전 대표는 정치적 의미가 있는 메시지를 내놨지만, 정 대표는 모든 것에 일일이 간섭하다 보니 메시지 관리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계파 갈등이나 세종시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정 대표의 소신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 초선모임인 민본21 소속 한 의원은 “정치인은 메시지가 생명인데 정 대표는 메시지가 없다.”면서 “측근 의원에게 얘기했더니 ‘정 대표 연설 잘한다.’는 말만 하더라.”고 꼬집었다.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최진 소장은 “정 대표는 진두지휘하기보다 큰 흐름을 만들기 위해 물밑에서 노력하고, 상황이 무르익으면 거기에 편승해 뒤따라가는 신중한 전략가형”이라면서 “당의 강력한 구심점이 되어 대권주자로 거듭나려면 대세지향형보다 대세주도형의 승부사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로서의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주현진 김지훈 기자 jhj@seoul.co.kr ■민주당 정세균대표 “대표를 둘러싼 매파들이 소통을 막고 있다.” vs “당권에 눈이 먼 험담에 불과하다.” 요즘 민주당에선 정세균 대표의 리더십이 최대 화두다. 비주류 의원들은 “정 대표가 당내 소통을 거부하고 독단적으로 당을 끌어 간다.”고 비판한다. 반면 정 대표를 지지하는 그룹에선 “합리적인 리더십 덕분에 그나마 제1야당으로서 면모라도 갖추고 당을 재건하고 있는 것”이라고 옹호한다. 비주류인 한 중진 의원은 1일 “장외투쟁, 단식, 총사직 등 벌여놓은 건 많은데 뭐 하나 건진 게 없다.”고 푸념했다. 다른 의원은 “정 대표 주변에 전술가만 있지, 전략가가 없다.”고 꼬집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장외투쟁, 미디어법 저지를 위한 정 대표의 단식과 소속 의원들의 총사직 결의 등 대여(對與) 투쟁강도는 극한으로 끌어올렸지만, 소득 없는 공염불이 됐다는 허탈감이 묻어난다. 특히 범여권의 중도·실용, 친(親)서민 정책으로 빼앗긴 정국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선 투쟁 일변도로 갈 게 아니라, 대안 제시와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 대표의 한 측근은 “소수 야당의 한계를 정 대표 책임으로 돌릴 순 없다.”고 반박했다. 정 대표의 리더십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민주개혁 진영의 대통합 작업이 추진되면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계파간 이해관계에 따라 대통합 대상이 엇갈린다. 지난달 3일 의원 워크숍에서 정 대표의 대통합론이 집중 포격을 맞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정 대표가 친노그룹을 통합 우선 순위에 올려 놓은 게 도마에 올랐다. 무소속 정동영 의원과 옛 민주계 인사들은 배제됐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정 대표 고유의 합리적 리더십에 더해 리더십 자체에 일관된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여 관계, 당내 계파 갈등·공천·대통합 등 각종 현안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우선 원칙을 세우고, 돌파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 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정 대표로선 현안은 현안대로, 근원적인 문제는 근원적인 문제대로 치유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여성·아동인권 옹호자로 국내외 명성”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 하원의 찰스 랭글(민주당) 세입위원장이 29일 하원 본회의 발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를 직접 거명하며 ‘찬사’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에게 발언을 신청, 연단에 나선 랭글 의원은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고귀하고 중요한 여성 중 한분인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 김 여사에 대해 존경을 표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랭글 의원은 지난주 이 대통령과 함께 김 여사가 뉴욕을 방문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김 여사는 이 대통령의 유엔총회 행사에 동행했을 뿐 아니라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오찬까지 베풀었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배려에 고마움을 표시한 랭글 의원은 김 여사가 이화여대에서 보건교육을 전공했고 이 대학을 졸업한 한국의 4번째 대통령 부인이라는 프로필까지 소개했다. 이어 “김 여사는 여성과 아동의 인권, 가족의 가치에 대한 강력한 옹호자로 국내외에 명성을 쌓고 있다.”고 평가했다. 랭글 의원은 한국전 참전용사기도 하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21일 뉴욕 인근 롱아일랜드의 레오널즈 연회장에 한국전 참전용사 56명과 가족들을 초청, 한식 오찬을 함께 했다. kmkim@seoul.co.kr
  • “한·일회담서 과거사청산 못한 건 반공논리 탓”

    “한·일회담서 과거사청산 못한 건 반공논리 탓”

    친한파인 일본 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 정권 출범으로 한일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일강제병합 100년이 되는 내년에 아키히토 일왕의 방한을 제안하며 우호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하지만 과거사 문제를 청산하지 않고 양국간 진정한 우호관계의 형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점에서 섣부른 낙관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다. 히로히토 일왕과 일본 역대 정권은 그동안 몇 차례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뜻을 표했지만 핵심인 한일병합의 불법성에 관해선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사 청산을 둘러싼 문제는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이후 끊임없이 대두돼 왔다. 14년 교섭끝에 타결된 한일회담은 경제개발이 시급했던 박정희 정권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현실론적 평가도 있지만 식민지 과거청산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다면 박정희 정권이 아니라 다른 정권이었다면 식민지 과거 청산이 가능했을까. 재일교포 2세인 장박진 국민대 일본학연구소 연구원은 신간 ‘식민지 관계 청산은 왜 이루어질 수 없었는가’(논형)에서 한일회담은 구조적으로 식민지 관계 청산이 불가능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서 식민지 관계 청산은 한일병합의 불법적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고, 그 책임에 따른 보상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일회담은 청구권 교섭에 밀려 과거사 청산이라는 본질은 흐지부지됐다. 기존 학계는 한일회담에서 식민지 과거 청산이 이뤄지지 않았던 원인을 주로 미국의 대일 및 대한반도 정책, 일본 정부의 과거에 대한 무반성적인 자세, 그리고 한국 정권의 속성 등에서 찾았다. 하지만 장 연구원은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제시한다. 애초부터 한일회담의 성격 자체가 식민지 청산을 제기할 만한 구조적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근거는 세가지다. 첫째, 한국 정부는 과거청산에 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할 능력이 없었다. 자력으로 독립을 쟁취하지 못한 상황에서 민족간의 대립은 반공을 국가 수호의 최우선 과제로 삼게 했고, 반공논리는 친일논리와 연결되면서 정부는 국민적 신뢰를 얻지 못했다. 둘째, 일본내에서 과거를 반성하는 세력들은 한일회담 자체를 반대했으므로 한일회담이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토대로 진행될 가능성은 전무했다. 셋째, 한일회담의 법적 근거인 대일평화조약은 반공 논리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리가 기대하는 조약을 이뤄낼 수 없었다. 장 연구원은 “결국 한국은 식민지 관계 청산이 불가능한 조건하에서 한일회담을 가졌던 셈”이라며 “한일회담을 무산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과거청산없는 한일회담은 이미 출발부터 예정된 결과”라고 말했다. 예컨대 박정희 정권이 아닌 어떤 정권이라도 과거사 청산이 불가능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박정희 정권에 면죄부를 주거나 옹호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면서 “근본적으로 민족간 대립과 갈등이 한일회담에서 과거사 청산의 기회를 소멸시켰다는 점을 논증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한일협정은 주권국가로서 마무리 지은 것이기 때문에 뒤집을 근거가 없다.”면서 앞으로 진행될 북한과 일본의 교섭에서 일본이 불법 지배를 인정하도록 북한과 협력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피해보상 등 일본 정부의 부담을 감안해서 불법 지배를 인정하더라도 정부 차원에서 배상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세우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폴란스키를 비호’ 프랑스인들 왜 이러지

    ‘폴란스키를 비호’ 프랑스인들 왜 이러지

    ’프랑스인들이 로만 폴란스키 감독을 변호하기 위해 열심이다.’  AP통신이 29일 송고한 기사의 제목이다.모든 프랑스인이 동의하는 건 아니겠지만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폴란스키가 “사자 우리에 던져졌다.”고 말했다.  대체 무슨 이유로 아동 성추행이란 추악한 범죄를 저지른 이를 프랑스 정부 요인과 문화계는 앞장서 옹호하는 것일까.  이들은 한결같이 폴란스키 감독을 위대한 예술가이자 가정스러운 남자,그리고 수많은 역경을 거친 뒤 이제 76세 나이에 평화를 누릴만한 자격이 있는 인물로 떠받들고 있다.  파리에서 그는 성범죄로 도피 중인 수배범이 아니라 존경받는 예술가이며 숨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공인(公人)으로 대우받고 있다.  1977년 13세 소녀를 성추행한 혐의로 최근 스위스에서 체포된 폴란스키 감독은 2003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앞두고 ‘피아니스트’로 감독상 후보에 지명됐지만 참석하지 못했다.매년 칸 영화제에 얼굴을 내밀었던 그였지만 미국 경찰에 체포될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었던 노릇.  대신 해리슨 포드가 프랑스 노르망디의 듀빌에서 열린 영화제에 참석한 폴란스키에게 황금빛 오스카 트로피를 건넸다.  프랑스와 폴란드 이중 국적을 지닌 폴란스키는 추방하라는 미국 등의 요구를 거부하는 프랑스 정부의 보호를 받아왔다.프랑스인들이 특히 예술가들의 일탈 행위에 둔감한 것은 엘리트 계층의 동정심을 일으키게 만들었고 공인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려는 행위에 대한 혐오로 발전했다.  일부 유명인이 공공연히 폴란스키의 행태를 비난하기도 하지만 많은 보통 프랑스인들이 정부의 견해와 함께하는 것도 아니다.  많은 신문의 웹사이트에는 프랑스 정부와 문화계 인사들의 언급에 개탄을 금치 못하는 독자들의 편지가 실리고 있다.일간 ‘르 피가로’에는 “우리의 소위 지식인 그룹 가운데 일부가 올바르지 못하게 행동했을 때 겸손함과 절제,불편부당함이 결여된 행동을 한다.”고 꼬집었다.  폴란스키는 1978년 유죄 협상 중 미국에서 탈출한 뒤 프랑스에 머무르며 배우였던 아내 에마뉘엘 지그너,두 자녀와 함께 조용히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삶 초반부는 비극으로 일그러져 있다.어머니는 나치 수용소 아우슈비츠에서 사망했으며 1969년 두 번째 아내였던 배우 샤론 테이트는 임신 8개월의 몸으로 ‘살인광’ 찰리 맨슨 신봉자에 의해 살해됐다.  프랑스 정부 각료들은 그동안 일반적으로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다른 나라의 법률에 대해 조심스러워했으나 폴란스키 건에 대해선 공공연히 목소리를 높여 옹호하고 있다.프레드릭 미테랑 문화부 장관과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무부 장관은 폴란스키의 예술적 재능을 들어 그를 옹호하고 있다. “그런 재능을 가진 이,전세계와 심지어 그를 체포한 나라에서도 알아주는 이를 이렇게 대우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취리히 영화제에서 주는 평생공로상을 수상하기 위해 스위스에 입국하다 체포된 데 대해 이런 게 미국식 정의냐고 따져 묻고 있는 것.  미테랑 장관은 또 “우리가 좋아하는 너그러운 미국인이 있듯이 이제 막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한 무서운 미국인도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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