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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주의·무신론·반전 메시지… 美 보수 “아바타 싫어”

    환경주의·무신론·반전 메시지… 美 보수 “아바타 싫어”

    전 세계에 걸쳐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3차원 입체영상(3D) 영화 ‘아바타’가 3D 관련 산업도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선 일부 보수주의자들이 아바타에 반감을 드러내는 등 아바타 자체가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3D 시장 열풍… 세계 이목 집중 아바타에서 출발한 3D 열풍이 세계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의 관련 업체들은 3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술개발과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특히 방송, 전자, 콘텐츠 분야 등이 집중 투자에 나설 태세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3D TV 산업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것으로 평가받는 소니, 파나소닉 등 가전사들이 판로 개척과 시장개척을 주도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아바타 제작에 파트너로 참여했다. 니시구치 시로 파나소닉 디지털 AVC 마케팅 본부장은 “2009년은 3D 영화의 원년이고 2010년은 가정의 3D TV 시장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소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의 3D 영상화 권한에 대한 계약을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남아공 월드컵은 최초로 3D TV로 즐기는 월드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아바타의 주인공인 판도라 토착민 나비(Navi)족 여전사 네이티리와 전직 해병대원 제이크 설리의 베드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5일 보도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흥행을 위해 ‘12세 관람가’로 수위를 낮췄고 그 과정에서 일부 베드신을 삭제한 바 있다. ●캐머런 감독 DVD에 베드신 추가 LA타임스는 5일 ‘아바타가 보수주의자들의 분노를 자극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부 보수주의자들이 아바타를 싫어하는 핵심 이유 세 가지를 들었다. ‘부드러운 환경주의 찬미’를 첫번째 이유로 꼽은 LA타임스는 “보수주의자들 눈에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는 무고한 원시 부족을 자원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살해하는 장면 등은 기술주의를 반대하고 환경보호를 옹호하는 연출로 보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LA타임스는 이어 ‘무신론’과 ‘할리우드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반전 주장’도 보수주의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고현정 “미친 거 아냐” 울컥발언 왜

    고현정 “미친 거 아냐” 울컥발언 왜

    김남주, 이요원의 두 ‘여왕’을 제치고 2009 MBC 연기대상의 ‘왕좌’에 고현정이 앉았다. 일찍부터 그의 대상수상에 대한 예측이 여기저기서 나온 터라 그다지 ‘이변’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크게 없는 상황. 하지만 대상 수상과는 별개로 30일 방송된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MC 이휘재를 향한 고현정의 “미친 거 아냐?” 발언이 때 아닌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상황은 이렇다. 이날 박예진과 함께 공동 MC로 발탁된 이휘재는 연기대상 2부에서 객석으로 내려가 대상후보 배우들을 인터뷰하면서 고현정에게 다가갔고, 자신 옆으로 다가온 이휘재에게 고현정은 “이휘재씨 표정이 마음에 안들어요. 미친 거 아냐?” 라는 말을 내뱉었다. 순간 당황한 이휘재는 “생방송 중에 무슨 말이에요? 무슨 막말입니까, 저한테...”라며 장난기 섞인 ‘핀잔’을 줬고 고현정은 웃으며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해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고현정의 발언이 내내 신경쓰였는지 이휘재는 “생방송중이어서 시청자분들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방금 전 고현정씨의 발언은 안영미씨 유행어를 흉내낸 것이에요.”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휘재는 “사실 고현정씨와는 저는 문자를 주고 받을 만큼 매우 친한 사입니다. 맞죠? 누나?”라며 계속해서 ‘진화’에 나섰다. 문제는 역시방송이 끝난 후 발생했다.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고현정의 ‘미친 거 아냐?’ 발언에 대해 네티즌간 설전이 오가며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생방송 도중 할 발언은 아니었다.” “막말이다. 사과해야 한다.”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는가하면 다른 한편에선 “개그우먼 안영미의 유행어로 고현정이 평소에도 촬영장 등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며 고현정을 옹호하는 주장이 팽팽하다. 우선 고현정의 발언에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네티즌들로서는 고현정이 아무리 개인적으로 이휘재와 친해서 그런 말을 했다고 해도 연말 시상식 행사가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방송에서 공과 사를 구분해서 말해야 했었다고 꼬집고 있다. 반면 옹호편에 선 네티즌들은 평소 고현정이 ‘선덕여왕’ 촬영장에서 주변의 연기자나 스탭 등의 동료들에게 개그우먼 안영미의 유행어인 ‘미친 거 아냐?’라는 말을 자주 썼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그간 ‘선덕여왕’ 관련 언론보도나 메이킹 필름을 공개한 프로그램 등에서 고현정은 그같은 말을 종종 했다”면서 “촬영장 분위기를 풀어주기 위한 발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출연한 영화 ‘여배우들’의 티저 광고에서도 최지우의 “고현정 쟤 미친거 아냐?”라는 대사가 선보인 것도 이번 발언에 적잖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반응도 꽤 있다. 경직된 시상식 분위기를 띄워주기 위한 고현정의 ‘노력’이었을지, 자신도 모르게 ‘툭’하며 내뱉은 실언이었을 지는 물론 고현정만이 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대상’ 수상자로서는 이래 저래 ‘옥의 티’도 가져가게 생겼다는 점이다. ◈2009 MBC연기대상 수상자 명단 ▲ 대상=고현정 ▲ 최우수상=이요원, 김남주, 엄태웅, 윤상현 ▲ 우수상=고나은, 이혜영, 김남길, 최철호 ▲ 신인상=서우, 임주은, 이승효, 유승호 ▲ 베스트커플상=김남길, 이요원 ▲인기상=서우, 이준기 ▲올해의 드라마=선덕여왕 ▲작가=박상연, 김영현(선덕여왕), 박지은(내조의 여왕) ▲공로상=박정란 작가, 허구연 해설, 최재호 ▲가족상=’살맛납니다’ ▲라디오 부문 최우수상=손석희, 우수상=박명수, 신동, 신인상=태연(소녀시대) ▲황금연기상 미니시리즈=김창완, 나영희, 연속극=김영옥, 정혜선, 조연배=안길강, 서영희, 중견배우=강남길, 정애리 ▲특별상 아역상=남지현, 이형석, 전민서 프로듀서상=신구 서울신문NTN 김진욱 기자 action@seoulntn.com / 사진=이규하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경기도 ‘서해 녹색 복합지구’ 조성

    경기도는 30일 ‘녹색성장 종합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과 서해 초광역 녹색복합지구 조성 등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9개분야, 123개 단위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는 녹색기술 개발과 녹색산업 육성을 위해 안산 시화호와 화성 화옹호, 대송단지 등 서해안 간척지 8130만㎡를 활용해 ‘녹색성장을 선도할 서해 초광역 녹색복합지구’를 조성할 계획이다. 녹색복합지구에는 그린에너지 및 농생명 연구개발단지 등이 들어선다. 이와 함께 녹색 중소기업 창업 지원, 녹색산업 기업의 외국시장 진출 지원, 반도체·IT·신재생에너지 산업 유치 등에도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또 공공기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시범사업,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 총량관리제 등을 실시하고 건설폐기물의 순환골재 의무사용 대상범위를 확대하는 등 환경규제도 강화할 계획이다. 교통분야 녹색정책으로 GTX 3개 노선을 동시 추진한다. 도는 GTX 건설로 연간 150만t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고 교통혼잡 비용 6600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일자리 26만개가 새로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는 경의선·중앙선·수인선 개통을 통해 광역철도 인프라를 구축하고 용인에 이어 의정부·광명에 경전철을 건설하는 등 대중교통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자동차 공회전 제한장치 부착 및 제한지역 지정,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확대 등 차량 운행과 관련한 규제도 한층 강화된다. 이와 함께 31개 시·군을 잇는 자전거 도로망을 구축하고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각종 캠페인을 전개한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매년 1그루씩 10년간 1억그루 나무심기 운동’, ‘한강 잇고 물길 살리는 강변살자 프로젝트’ 등을 진행한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정치권까지 번진 ‘빵꾸똥꾸’ 논란

    [문화계 블로그]정치권까지 번진 ‘빵꾸똥꾸’ 논란

    최근 며칠 새 인터넷이 ‘빵꾸똥꾸’로 시끄러웠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MBC 인기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해리(진지희)가 쓰는 ‘빵꾸똥꾸’란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22일 “아역인 해리가 어른들에게 폭력적인 언행을 사용하는 내용이 필요 이상으로 장기간 반복적으로 묘사됐다.”면서 “이는 방송법 제100조 1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네티즌들 사이에 즉각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시대착오적인 권고 조치”라는 비난과 “(프로그램을 시청한) 어린이들이 비속어를 너무 쉽게 따라한다.”는 옹호가 엇갈렸다.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늘 인상을 쓰고 적개심을 드러내는 해리의 행동은 정신분열증”이라고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지붕뚫고’ 제작진은 “빵꾸똥꾸는 별 의미없는 의성어”라며 “이 표현을 그대로 쓸 예정”이라고 맞섰다. 이를 두고 여러 분석이 제기된다. 방통위가 무리한 기준을 적용했다는 법리적 접근부터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주장까지 관심사가 제각각이다. ‘어린이다움’에 대해 우리 사회가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사회학적 시선도 존재한다. 방통위나 최 의원의 논리 밑바닥에는 “해리가 어린이답지 못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점을 들어서다. 김종헌 대구대 국문학과 겸임교수는 “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순수함이란 이름으로 착하고 성실하며 부모님 말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식으로 교육하고 있다.”면서 “어린이다움은 이제 이데올로기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어린이는 어린이다워야 한다는 강요가 우리 사회에 너무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게 이번 빵꾸똥꾸 논란의 근본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불륜과 폭력으로 치장된 막장 드라마가 공중파에서 버젓이 판을 치는 세상보다, 어린이다움이 퇴색되는 현실에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냉소도 들린다. 상당수의 네티즌들은 “어른들의 불륜보다 해리의 빵꾸똥꾸가 왜 더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김 교수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어린이다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른들의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다움은 어린이들의 창의성을 매몰시킬 수 있으며, 순수하고 착한 어린이에 대한 일방적 강요는 발전적이지도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사이러스 “졸리,아이 그렇게 키우지마”

    사이러스 “졸리,아이 그렇게 키우지마”

    “졸리 언니, 그러지 마세요.” 미국 하이틴 스타 마일리 사이러스가 선배인 안젤리나 졸리와 마돈나의 ‘엄마 역할’에 일침을 가했다. 마일리는 최근 아일랜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스타엄마’의 역할과 관련된 얘기가 나오자 “졸리나 마돈나의 육아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아이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하는 것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졸리와 마돈나는 종종 아이들과 함께 언론에 노출돼 왔다. 두 ‘스타엄마’들은 아이와 함께 유명 잡지의 표지 모델로도 나서기도 했다. 마일리는 “아이들은 그 상황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지 않나.”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대중에게 노출될지를 직접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전에도 그는 어려서부터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자란 스스로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아역 스타를 꿈꾸는 10대들에게 신중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연예매체로 인터뷰 내용을 접한 팬들 사이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하는 엄마들의 상황을 겪어보지 않아서 하는 말”이라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일부는 “할리우드 엄마들의 잘못을 지적한 당연한 비판”이라며 옹호했다. 한편 가수 겸 배우로 활동하며 미국 최고의 아이돌로 자리잡은 마일리는 국내 팬들에겐 1년 수입이 화제가 되면서 ‘250억 소녀’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美교회 “레이디 가가, 지옥 갈 것”

    美교회 “레이디 가가, 지옥 갈 것”

    “레이디 가가, 지옥에 갈 것” 미국의 한 교회가 팝스타 레이디 가가를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반(反)동성애자 운동가 프레드 펠프스 목사가 이끄는 캔자스주 웨스트보로 침례교회는 지난 22일 발표한 ‘신은 레이디 가가를 싫어하신다’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그의 활동이 신에게 대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회가 레이디 가가를 비난한 것은 그의 동성애자 권리 옹호 활동 때문. 펠프스 목사는 동성애자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고 주장해 왔다. 교회 측은 “레이디 가가는 신에게 대적하는 무리를 부추겨 신성한 기준을 왜곡하려 한다.”면서 “팬들을 타락으로 이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원색적인 비난으로 계속된 성명서는 “지옥에 갈 것”(You‘re Going to Hell)이라는 말로 끝난다. 이 성명서에서 교회측은 레이디 가가의 내년 1월 7일 미주리 주 공연장에서 피켓 시위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자신의 양성애 성향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레이디 가가는 무대에서 동성애 코드 퍼포먼스를 펼치기는 하지만 실제로 여성 파트너를 만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문화마당] 코카콜라와 산타/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코카콜라와 산타/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다. 어린이는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기다리고,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청춘 남녀에게는 애인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날이다. 이미 결혼한 사람들에게도 이날은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아니라 뭔가 이벤트를 벌여야 하는 축제일이다. 우리 인간들에게 이날이 얼마나 특별한 날인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영화가 ‘8월의 크리스마스’다. 8월에는 크리스마스가 없다. 그래서 이 영화에는 크리스마스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왜 영화 제목이 ‘8월의 크리스마스’인가. 12월이 아닌 8월에도 크리스마스가 도래하는 기적을 염원하는 인간의 마음이 그런 제목을 만들어 냈다고 말하면 너무 싱거운 대답인가. 날마다 크리스마스, 이것이 인간이 꿈꾸는 세상일 것이다. 날마다 크리스마스라는 말의 의미를 각자는 다르게 생각할 것이지만, 본래 크리스마스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생일날로 기려지는 날이다. 기독교 신자들에게 예수님은 원죄로 인해 죽어야 할 벌을 받은 인류에게 부활과 영생의 메시지를 전해준 하나님의 매체다. 유명한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인 마셜 매클루언이 “매체가 메시지다.”라고 말한 것처럼, 예수님은 하나님의 매체인 동시에 복음의 메시지다. 하지만 오늘날 세속화된 사회에서 크리스마스의 기독교적 의미는 많이 퇴색했다. 21세기 인류에게 크리스마스는 성(聖)과 속(俗), 모순의 기호다. 크리스마스의 상징인 산타클로스가 이 같은 모순을 대변한다. 산타클로스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주는 아이콘이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에 흰 수염에 빨간 옷을 입고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 주는 할아버지로서의 산타클로스 이미지는 1931년 코카콜라사가 만든 허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같은 허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가. 이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은 동화를 잃은 어린아이처럼 불행한 존재다. 인간은 성인이 되면 동화의 세계가 현실에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지 말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왜 그럴까? 동화라는 꿈의 세계를 아이들 머릿속에 심어주기 위해서다. 척박한 일상의 삶을 사는 어른들은 꿈 없는 인생이 오아시스 없는 사막임을 잘 안다. 그래서 부모는 자신들이 더 이상 꾸지 않는 산타클로스의 꿈을 아이들이 꾸기를 원하다. 이 같은 꿈과 현실의 모순의 의미를 잘 보여준 영화가 ‘34번가의 기적’이다. 이 영화에서는 산타클로스가 실재하는지 여부를 가리는 재판이 벌어진다. 산타클로스의 실존을 옹호하는 변호사는 증인으로 그 존재를 부정하는 검사의 아내를 데려온다. 그는 검사의 아내에게 묻는다. 당신 남편은 아이들에게 산타클로스가 실제 존재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아버지인 검사뿐 아니라 미국 정부도 신의 존재를 인정했다. 미국 달러에 ‘In God we trust’(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영화의 말미에서 결국 진짜로 인정받은 산타클로스는 말한다. “내 존재를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의심으로 가득 찬 인생을 살게 될 뿐이에요.” 모든 것은 사라진다. 사랑도 변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8월의 크리스마스’의 남자 주인공 정원은 말한다. “사랑은 사진처럼 언젠가는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안다.” 생명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정원이 한 일은 자신의 영정사진을 찍고 여자 주인공 다림과 긴 시간이 필요한 사랑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 사랑을 추억으로 간직하고 떠날 수 있었기에 그는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었다. 8월이 아닌 12월 오늘의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영원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만한 일들이 있기를 기원한다. 메리 크리스마스!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 ‘낙태된 아기가 아빠한테 쓴 편지’ [동영상]

     ‘낙태된 아기가 아빠한테 쓴 편지’라는 제목의 뮤직비디오가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8일 발매된 The Sophist의 프로듀싱 앨범 ‘Wheel of Fortune’에 수록된 신인가수 에스코의 ‘편지’라는 노래의 동영상이다.  에스코는 이 노래를 통해 ‘낙태를 하지 말자.’는 주장을 펼친다.  그는 발매전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통해 “타인을 죽인 건 죽을 죄이면서 자기 자식을 죽이는 건 정당한 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낳아봤자 불행할 거야.’라는 핑계로 자기가 죽어야 한다고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 자신이 죽은 후에 낙태된 아기를 만난다면 무슨 할말이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주장은 노래 ‘편지’에서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된다. 그는 이 노래를 ‘낙태돼 죽은 아기의 입장’을 상상하며 썼다.  <다음은 가사 중 일부>  따뜻했던 양수로 가득한 엄마의 자궁에서… 가슴에서 잊혀지지 않는 테러  싸늘했어. 내몸을 할켜댔던 그느낌 나의몸을 암세포처럼 긁어낸 수술실.  (중략)  내가 죽은게 엄마의 아기중 두번째.  그 애는 나랑 성이 달라.너무나 부끄럽게….    ’낙태 반대’를 자극적으로 표현한 그의 노래는 네티즌의 눈에 띈 후 논란을 낳고 있다.  ’생명은 무조건 소중한 것’이라는 옹호와 ‘경우에 따라서 낙태도 최선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맞붙었다.게다가 낙태를 무조건 한쪽의 잘못으로만 돌린다는 의견들까지 줄줄이 이어졌다. “부모의 마음을 생각해본 적은 있나.”는 지적도 나왔다. 또 ‘할켜’가 아니라 ‘할퀴어’가 맞다는 등 맞춤법에 대한 충고와 ‘사요나라’라는 일본말을 쓴 것에 대한 질책도 있었다.  이에 대해 에스코는 “나무만 보고 숲을 제대로 봐주지 않은 것이 제일 섭섭하다.”며 “내 노래의 본질은 ‘죽은 아기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었다.”고 답했다.    한편 현행 형법에 따르면 승낙 혹은 촉탁을 받아 낙태 시술을 한 의사 등은 2년 이하의 징역에, 낙태한 여성은 1년 이하의 징역 혹은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하고 있다.  지난 2005년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연간 34만 2433건의 낙태 시술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됐다. 4.4%만이 합법이고 95%이상이 불법이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아이덴티티…나는 누구인가

    아이덴티티…나는 누구인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반드시 여러 성격의 공동체에 중복해 속해 있다. 예컨대 ‘우리 중의 누군가’는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는 남성으로, 아마도 단군의 자손으로 스스로 여기고 있을 것이며, 경상도에 살고 있거나 그곳 출신이고, 개신교 신자이며, 김씨 성(姓)을 갖고 산다. 정치적으로는 ○○당의 지지자이며, 연일 미디어법 반대 시위를 벌이는 시민사회단체와 생태계 파괴 정책에 저항하는 환경단체의 회원이기도 하다. 회사에서는 5인으로 꾸려진 기획마케팅팀의 비교적 성실한 팀장이며, 주말이 되면 한마음산악회 회원으로 근처의 산을 찾는 등산애호가다.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는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이렇듯 복잡다단한 집단에 속한 그의 정체성을 무엇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 우리가 아주 과거부터, 지금까지 늘 강조하며 배워 왔던 공동체 의식은 분명 아름다운 것이다. 특정한 공동체 성원으로 정체성을 강조함으로써 서로를 배려하고 연대감이 풍부해지며 자기중심적인 생활을 넘어설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개인의 만족감과 공동체의 소속감도 더욱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는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때다. 인도 벵골 출신으로 1998년 동양인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아마르티아 센(76)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정체성과 폭력’(이상환·김지현 옮김, 바이북스 펴냄)을 통해 “정체성 의식이 타인을 따뜻하게 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만큼 많은 사람을 단호히 배제할 수도 있다는 추가적인 인식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정 집단의 정체성에 기초한 인식은 다른 집단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경향을 낳을 수 있고 이는 필연적으로 갈등과 폭력을 유발한다는 얘기다. 그는 끊임없이 정체성과 폭력의 상관 관계에 대한 질문과 탐구를 멈추지 않는다. 코소보, 보스니아, 르완다, 부룬디, 팔레스타인, 수단 등 20세기 폭력과 전쟁의 야만이 휩쓴 세계 분쟁 지역의 구체적 사례를 들어 시대에 대한 철학적 통찰과 정치경제학적 혜안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센 교수는 후투족과 투치족의 대량 학살이 벌어진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 사는 ‘키갈리 시민이며 르완다인이고 노동자인 한 후투족’의 예를 들며, 그 사람은 자신의 수많은 정체성 중 후투족으로만 바라보도록 압력을 받고 ‘키갈리 시민이며 르완다인이고 노동자인 투치족’을 살해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특정 정체성에 근거한 분파주의적 증오는 이렇게 야만적으로 조작돼 발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가 던지는 비판은 이른바 ‘문명 충돌론’을 겨눈다. 문명 충돌론은 1990년대 중반 발표된 뒤 9·11 테러 등을 거치며 현대 문명 담론의 기준점이 되어버린 미국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의 이론이다. 문명 충돌론은 세계를 서구권, 이슬람권, 힌두권, 중화권 등으로 단순화시켜 문명 간 갈등과 충돌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이후 이 문명 충돌론은 많은 비판 이론에 직면하면서도 여전히 세계 지성계에서 정설처럼 간주되고 있다. 센 교수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한다. 세계의 사람들을 분류할 수 있는 다른 모든 방식을 배제한 채 ‘문명의 구성원’이라는 단일 집단의 정체성으로만 파악하려는 것은 사람들을 하나의 차원으로 환원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예컨대 헌팅턴은 인도를 힌두문명권으로 분류했지만 인도의 무슬림 인구는 1억 4500만명으로 헌팅턴이 이슬람권으로 분류한 거의 모든 나라보다 훨씬 많은 무슬림이 살고 있는 곳이다. ‘범주의 단순화’라는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한 이론이기에 이에 대한 옹호론이나 비판론 모두 잘못됐음을 지적한다.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에 천착해온 센 교수는 ‘정체성과 폭력’을 통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학문이라면 경제학과 철학, 정치학, 외교학, 사회복지학 등이 모두 서로 별개가 아님을 일깨워 주고 있다. 1만 8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판빙빙 “많은 한국배우 성형수술”

    판빙빙 “많은 한국배우 성형수술”

    “한국 배우들은 성형수술 많이 받았는데…” 중국 유명 여배우 판빙빙이 성형수술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국 배우들을 예로 들었다. 많은 한국 배우들이 성형 수술을 받았다는 것. 싱가포르 뉴스사이트 ‘아시아원’에 따르면 판빙빙은 지난 16일 싱가포르 래플스시티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새영화 ‘8인: 최후의 결사단’(十月圍城: Bodyguards And Assassins) 프로모션 행사에서 성형 수술과 관련된 입장을 밝혔다. 성형 의혹에 수차례 휘말린 바 있는 판빙빙은 “나는 아픔을 많이 느끼는 편이라 성형 수술을 받을 생각이 없다.”면서 지금까지 제기된 ‘성형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그는 다른 여성들의 성형 수술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판빙빙은 “여성들은 아름다워지려는 욕망이 있다.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몸을 해치지 않는 수준의 수술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한국 스타들은 성형수술을 받았다.”면서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한국 배우들의 성형 수술을 언급했다. 판빙빙은 중화권 최고 미녀스타로 불리면서도 오랫동안 성형 의혹을 받아왔다. 2006년 코와 눈, 뺨 등을 성형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그 다음해에는 턱 성형 의혹에 휘말렸다. 성형수술 광고에 사진이 허가 없이 사용돼 최근까지 법정 싸움을 치르기도 했다. 이 행사에서 판빙빙은 ‘소피의 연애 매뉴얼’ 촬영 중 함께 출연한 여배우 장쯔이와 싸웠다는 소문에도 해명했다. 그는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함께 일하면서 매우 행복했다.”고 소문을 부정하며 “우리 세대 여배우들은 매우 잘 뭉친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1월 국내 개봉하는 ‘8인: 최후의 결사단’은 1905년을 배경으로 영웅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표적이 된 8명의 숨겨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판빙빙, 양조휘, 여명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일찍부터 관심을 받아왔다. 사진=asiaone.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키워드로 본 2009 문화] 꿀벅지·루저 논란… 막말에 무뎌진 사회

    막말 [명사]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함. 2009년 방송계는 유난히 ‘막말 논란’이 거셌다. 그 대표적 예가 루저와 꿀벅지다. 루저(loser:패배자)는 한 대학생이 KBS ‘미녀들의 수다’(미수다) 프로그램에 출연해 “키 180㎝ 이하 남자는 루저”라고 한 말이 전국적 파문을 일으키며 유행어로 퍼졌다. 꿀벅지는 인기그룹 애프터스쿨의 유이(본명 김유진) 허벅지에서 비롯됐다. 각선미가 빼어난 다리를 ‘꿀사과’ 등에 빗대 만들어낸 신조어다. 예찬이라는 옹호론에도 불구하고 여성 비하 등의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 이같은 논란은 막말 주체에 대한 성토를 거쳐 이를 무차별적으로 내보낸 방송 제작진에게도 옮겨갔다. 제도적 변화를 끌어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KBS의 경우, 논란이 됐던 미수다 제작진을 전면 교체하고 출연자가 세 번 이상 막말을 하면 퇴출시키는 ‘삼진 아웃제’를 도입했다. 방송 출연자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인터넷을 통해 그대로 중계되면서 단순한 개인의 생각이 막말의 범주로 비화되는 예도 있었다. 가수 솔비는 SBS ‘강심장’ 프로그램에서 행위예술가 낸시랭에게 “정말 이상하다.”고 말했다가 막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시청자의 귀에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말이 나오면 논란은 증폭됐고 즉각적이고 과도한 처벌이 뒤따랐다. ‘막말 MC’로 유명한 김구라는 험한 입 덕분에 인기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마녀사냥식 매도도 문제이기는 하지만 사안의 근본적 심각성은 막말에 대한 사회적 면역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데 자리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제작진마저 이게 막말인지 판단을 못한다. 아니, 오히려 시청자들과 함께 즐긴다. 막말에 너무 무뎌진, 그리고 그 부작용을 너무 쉽게 치부해버리는 우리 사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올해 정점을 찍었던 막말 논란에 대해 새해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21세기 대안은 중국이다

    종속이론가이자 세계체제론자로 유명한 조반니 아리기는 왜 베이징에서 애덤 스미스를 발견했을까. 사회학자인 아리기는 애덤 스미스를 베이징에서 발견한 뒤, 미국 헤게모니의 역사적 종말과 21세기를 위한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까지 끌어낸다. 애덤 스미스는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사회 일반의 이익보다 계급이익을 우선시하는 자본가계급에 비판적이었다. 산업혁명 전야 유럽의 자본주의 발전경로를 비판하고 인류에게 풍요를 가져올 발전경로를 놀랍게도 중국에서 찾았던 사람이다. 자원집약적인 자본주의 생산방식은 근대 인류에 물질적 풍요만큼 불평등을 안겨줬다. 인류는 생태 위기와 자원 고갈·불평등의 심화로 위기에 봉착했다. 아리기가 보기에 인류에게 대안이 될 생산방식은 노동집약적이고 자원절약적인 아시아의 생산방식이다. 구체제를 옹호하는 20세기 헤게모니 국가 미국은 냉전에서 승리한 뒤 진정한 세계제국으로 군림하여 지위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중국과 동아시아의 경제적 팽창은 미국을 대체하는 힘으로 등장하면서 ‘신(新)아시아시대’를 열고 있다. 그 내용은 자본주의-서구 국가체제의 역사적 유산과 동아시아적 유산이 결합한 새로운 문명이며 기존의 자본주의와는 다른 길이다. 아리기는 중국과 동아시아의 부상이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國富論)’에서 예언한 유럽과 비유럽 사이에 ‘용기와 무력에서 평등해지고 상호 존중하는 세계’가 21세기에 실현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더구나 동아시아의 경제적 부상에 이어 21세기 중국은 경제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잠재적 패자로 등장함으로써 부와 힘의 헤게모니 전환의 새로운 계승자로 나타나게 되었다. 아리기는 쇠퇴하는 헤게모니를 되돌리려는 미국의 신보수주의 전략이 이라크전쟁으로 실패하면서 미국 헤게모니의 정당성은 훼손되었고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최대의 수혜자는 중국이 됐다고 주장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그 대안으로 사회주의 유토피아를 꿈꿨다. 그의 유토피아는 현실에서 디스토피아로 나타나 버렸지만,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은 누구보다 뛰어났으며 오늘날까지도 유효하다. 아리기가 차세대 헤게모니로 지목한 중국이 과연 새로운 문명을 구현할 존재일까. 즉 자원소모적이고 비(非)인적 자원에 의존하는 서구의 경제 발전 경로를 극복하고, 친환경적이고 인적 자원에 의존해 보다 평등한 분배를 실현할 세력인가는 의문이다. 그렇지만 미국 헤게모니의 쇠퇴에 대한 아리기의 분석은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비판만큼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아리기는 16세기 이래 세계 자본주의에서 자본과 힘의 글로벌 헤게모니의 순환을 분석하고, 헤게모니 전환의 표지를 금융자본의 팽창·이동과 금융위기로 제시했다. 아리기가 책을 통해 중국이 새로운 헤게모니 국가로 등극하는 과정에서 세계자본이 대량으로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겨가고, 미국은 엄청난 금융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말한 직후, 2007년 세계를 휩쓴 미국발 금융위기가 찾아왔다. 중국을 차세대 헤게모니라고 선포한 아리기를 비웃었던 언론계는 급기야 그를 예언자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제는 글로벌 양대 축으로 미국과 중국이 ‘G2’로 병칭되기까지 이르렀으며, 구미의 서점에는 중국이 지배하는 세계에 대한 근미래학 저서로 넘쳐난다. 하지만 정작 물꼬를 튼 아리기는 말이 없다. 올해 6월 별세한 노학자의 유작을 책으로 만나보자. 강진아 번역자·경북대 교수
  • “세계 평화위해 때론 전쟁해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아프가니스탄에 미군 3만명을 추가 파병하기로 결정한 지 9일 만이다. 이날 시상식은 탈레반과 전쟁 중인 최고사령관이 ‘평화’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주는 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모순’으로 가득찬 자리였다. 평화단체들은 오슬로 시내에서 반대시위를 벌였다. 이를 의식한 듯 오바마 대통령은 수상 연설에서 자신과 미국의 입장을 적극 옹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서는 개인에게 인권과 경제적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국제사회 규정을 위협하는 정권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핵개발에 관한 국제규정을 어기는 이란과 북한에 대해 국제사회가 의미 있는 제재를 가해야만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기를 1년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변변한 외교성과를 내놓지 못한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것도 논란거리다. 그는 자신의 노벨 평화상 수상을 둘러싼 논쟁을 알고 있다며 자신도 수상 소식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이 상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마 내가 두 개의 전쟁을 수행하는 국가의 최고사령관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악을 물리치고 미국의 안보 위협에 맞서려면 전쟁은 때때로 필요하지만, 무력 충돌이 인간에게 심각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의를 세우고 평화를 유지하는 데 세 가지 방법이 있다면서 “이란과 북한에 대한 제재처럼 다른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제재, 인권 향상, 그리고 외교와 경제적 안보와 기회 사용하기”를 꼽았다. 그는 또 사람이 충분한 음식과 깨끗한 물, 생존에 필요한 약품들을 구할 수 없는 곳에선 안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수상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이 1901년부터 시작된 이래 97명의 개인과 20개 단체 수상자 가운데 8번째 흑인 수상자로 기록됐다. 1950년 유엔의 팔레스타인 휴전감시위원회 조정관으로 중동문제 해결에 앞장선 미국 외교관 랠프 번치가 첫 흑인 수상자였고, 1964년에는 마틴 루서 킹 목사가, 1993년에는 넬슨 만델라 남아공 전 대통령이 각각 수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어도어 루스벨트(1906), 우드로 윌슨(1919), 지미 카터(2002)에 이어 미국 대통령 중 4번째 수상자이기도 하다. 그는 48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수상자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50대 미만의 수상자는 20명이 채 안 된다. 미얀마의 민주화운동가 아웅산 수치여사, 동티모르 분쟁에 기여한 주제 라모스오르타 대통령이 이 그룹에 속한다. 강국진 오달란기자 betulo@seoul.co.kr
  • “칸첸중가 등정 확신”

    “정상에 섰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여성 산악인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14좌 등정에 도전하고 있는 오은선(43·블랙야크)은 지난 5월6일 올랐던 칸첸중가(8586m) 등정을 놓고 불거진 ‘성공 의혹’을 완강하게 부인했다. 오은선은 3일 서울 가산동 블랙야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제기된 등정 소요 시간과 정상 확인 사진에 대한 의혹은 모두 잘못된 것”이라며 “사진에 대한 의구심으로 시작해 시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일반인들에게 정상에 오르지 못한 것처럼 알려져 속상하다.”고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다. 오은선은 이날 등정시간과 관련한 증거자료를 제시하며 “해발 8000m 지점에서 정상까지의 500m는 약 12시간40분이 소요됐다.”면서 “일각에서 3시간40분 만에 그 구간을 주파했다는 기사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선은 “캠프4에서 정상까지 걸린 시간은 총 20시간20분으로, 에두르네 파사반의 16시간10분, 박영석의 13시간28분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정상에서 찍은 사진이 완등의 물증으로 불충분하다는 주장에 대해 오은선은 “악천후로 시야가 매우 좋지 않아 함께 등정한 셰르파 3명이 ‘여기가 정상이다.’고 해 돌아보니 정상이라는 확신이 들어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에서 5~10m 근방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피크가 아니더라도 펑퍼짐하게 넓은 부분이 다 정상이다.”라고 강조했다. 오은선의 셰르파로 함께 등정한 다와 옹추(37)도 참석해 “당시 바람이 많이 불어 정상 꼭대기까지 올라가 서 있을 수 없었기에 그 밑에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만약 오은선이 등정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 앞에 올라간 사람들도 모두 올라간 것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오은선을 옹호했다. 그는 이어 “이런 의혹이 나오는 것은 네팔 정부가 내준 등반 확인서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오바마의 개혁, 그 총성 없는 전쟁/이준한 인천대 비교정치 교수

    [열린세상]오바마의 개혁, 그 총성 없는 전쟁/이준한 인천대 비교정치 교수

    미국에서 총성 없는 전쟁터를 다녀왔다. 11월12일 저녁 7시 캘리포니아주 수도인 새크라멘토 인근 칼마이클 타운홀 미팅이다. 한국으로 치자면 국회의원의 의정보고회쯤 되는 것이다. 10여분 전쯤 마을 커뮤니티 센터인 집회 장소에 들어섰다. 정렬된 의자에 앉아 있는 400~500명가량 가운데 유색인은 거의 없고 머리까지 하얗게 센 백인노인들이 태반이다. 플래카드도 없고 화환도 없는 타운홀 미팅은, 벽면의 시계가 정각을 가리키고 주인공인 댄 렁그렌 연방 하원의원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같은 지역 주 하원의원의 짧은 소개로 렁그렌 의원은 마이크를 잡았다. 많은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치자 그는 회의가 끝날 때에도 기립박수를 받게 되면 좋겠다는 의미 있는 조크로 발언을 시작했다. 장황한 축사, 지루한 격려사, 상투적인 외빈소개도 없다. 단하에서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비서진부터 하나씩 소개시킨다. 누가 뭘 담당하니 눈여겨보았다가 연락하라는 것이다. 32살 처음 연방하원에 진출한 뒤 현재 60대 중반을 바라보는 렁그렌 의원은 50분이 넘게 원고 없이도 청산유수다. 한국의 의정보고회와 여러 가지가 참으로 많이 다르다. 1991년부터 8년 동안 주검찰총장을 지낸 뒤 주지사에도 도전한 바 있는 그는 두 가지 이슈에 집중했다. 하나는 바로 며칠 전에 일어났던 텍사스주 포트 후드 군 기지 총격사건이다. 범인을 미리 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원 상임위원회 가운데 하나인 국가안보위원회 소속인 그는 관타나모 수용소의 물고문을 옹호했고 청중들이 그에 찬동했다. 하산과 같이 국민의 안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테러리스트에 대해 제한적으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그가 많은 시간을 할애한 또 다른 이슈는 바로 며칠 전 하원에서 통과된 미국의 의료개혁법이다. 그는 A4용지 1900페이지가 넘는 법률인쇄물을 직접 들어 보이면서 새 법이 개인에게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고용주에게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무보험자 4600만명 가운데 3600만명에게 새로 의료보험을 제공하는데 천문학적인 국가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년 수십만명씩의 (불법)이민자에게 국가가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 의료혜택을 제공하는 상황도 잊지 않고 거론했다. 이러한 의료개혁법은 상대적으로 기후가 좋아 주로 은퇴한 백인으로 구성된 지역구 주민들에게, 자신이 내온 세금이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고 하는 말과 같다. 한 청중은 차를 사면 자동차보험에 들듯이 정부가 나서서 사람이 태어나면 모두 의료보험을 들게 하는 새로운 의료개혁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해 적지 않은 호응을 얻는다. 며칠 전 TV에 나온 오바마 대통령의 자동차보험 비유를 겨냥해 차도 보험을 들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렇듯 미국의 한쪽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100년만에 이룬 의료개혁 업적에 대해 상당한 적의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1912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전 국민의 의료보험혜택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1990년대 클린턴 행정부에서 의료보험개혁을 시도했다가 비로소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성사시킨 역사적 입법의 이면이다. 정부의 공공의료보험과 기존 보험회사 사이의 긴장된 경쟁으로 인해 양질의 서비스가 모든 소비자에게 돌아올 것인데 말이다. 이렇게 미국에서는 지역과 정당에 따라 총소리 없는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중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도 갈 길이 훨씬 더 멀다는 사실이다. 의료개혁법이 어렵사리 하원을 통과했지만 아직 상원이라는 관문이 남아 있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초부터 포괄적인 이민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려 1000만명이 넘는 불법체류자를 불법에 따른 벌금이나 세금을 다 내게 하고 순서에 따라 합법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른 고용과 예산 문제가 간단치 않아 정당과 유권자 사이에는 더 큰 전쟁이 이어질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비교정치 교수
  • [문화마당]‘자살공화국’과 인문학의 위기/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자살공화국’과 인문학의 위기/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얼마 전 한국을 대표하는 모델이 프랑스의 자기 집에서 자살했다. 외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이 최근에는 대통령과 톱스타에 이르기까지 자살이 만연한 ‘자살공화국’이라고 전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삶의 재앙이 자살이다. 자살이라는 죽음에 이르는 병은 우리사회에서 빈민, 기업가 등 거의 모든 계층에 퍼져 있는 전염병이다. 죽어야 할 운명을 갖고 태어난 인간은 어느 시대에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문제를 고뇌해야 한다. 특히 중세 말 흑사병이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1에 해당하는 2000만명을 죽음에 이르게 했을 때 세상의 종말이 도래한 것처럼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용하여 교회와 기득권 세력들은 마녀사냥과 같은 광기를 부추겨서 민중을 통제하고 권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죽음의 손길은 추기경과 왕, 귀족과 기사, 농부와 거지 그리고 은둔한 성자까지 모든 사람을 끌고 간다. 이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이다. 중세인들은 이 같은 인간 운명을 ‘죽음의 춤(dance macabre)’이라는 예술적 형태로 승화시키는 상상력을 발휘했다. 그리하여 죽음을 의인화한 해골들이 등장해 산 자들을 ‘저 세상’으로 데려가면서 춤을 추는 것으로 표현하는 드라마, 시, 음악과 회화 등이 창조됐다. 이 춤의 메시지는 죽음의 불가피성과 공정성이다. 인간은 불평등하게 태어나지만 죽음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평등은 죽음으로 구현되고, 인간은 결국 모두 죽어야 할 운명을 가졌다는 것이 역설적이게도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이 같은 맥락에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말이 나왔다. 인간에게 가장 확실한 것은 죽는다는 것이고, 가장 불확실한 것은 언제 죽느냐다. 이렇게 불확실한 죽음의 때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자살이다. 자살이란 삶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죽음을 선택하는 인간으로서 가장 어려운 결단이다. 자살에 대한 가장 높은 인문학적 성찰을 한 사람이 알베르 카뮈다. 그는 “인생을 괴로워하며 살 값어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게 철학의 기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이라면, 참으로 위대한 철학의 문제는 자살이라는 단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뮈가 자살을 옹호했느냐 아니냐를 따지기 이전에 삶의 의미와 무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같은 성찰이 인문학의 존재이유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것이 인생이다. 그 차이를 심각하게 느낄 때 사람은 우울해지고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보인다. ‘글루미 선데이’는 이런 사람의 모습을 잘 그려낸 영화다. ‘글루미 선데이’라는 음악을 듣고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한다. 이 노래는 영화에서 누군가가 했던 말처럼 저주의 노래인가. 아니다. 이 노래를 통해 사람들은 자기 마음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자기 존재의 심연을 보고 자기 삶의 덧없음에 절망하여 죽음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누구나 살면서 감기에 걸리듯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병을 앓는다. 이러한 실존적 감기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주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무엇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인 인문학은 현상적으로는 먹고사는 문제와 상관없는 비실용적인 학문으로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인간 삶의 목적과 의미를 성찰하는 가장 실용적인 학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위기에 빠진 인문학의 길을 물어야 하는 동시에 인문학에 길을 물어야 하는 창과 방패의 모순에 직면해 있다. 이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화두로 삼고 우리 시대 인문학자들은 자살이라는 우리 사회의 죽음에 이르는 병을 치유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 위험천만 스턴트 액션 ‘파쿠르’ 찬반논쟁 가열

    무모할 정도로 위험한 스턴트 액션을 즐기는 러시아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매니아가 생기면서 대중에게도 친숙해지고 있는 건 익스트림 스포츠인 파쿠르. 마치 넓이뛰기를 하듯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넘거나 기차레일 밑에 기어들어가는 등 목숨을 저당 잡힌 위험천만한 액션 스포츠다. 지난 18일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선 파쿠르 시연대회가 열렸다. 무대는 허름해 보이는 18m 높이의 건물 옥상. 옥상에 모인 일단의 러시아 청년들이 차례로 건물 밖으로 몸을 날렸다. 목적지는 7m 간격을 두고 서 있는 14m 높이의 또 다른 건물 옥상. 아찔한 장면에 보는 사람들은 식은 땀을 흘리면서 가슴을 졸이지만 청년들은 마치 보이지 않는 날개를 달고 있는 듯 한동안 공중을 비행하면서 반대편 건물옥상에 내려앉는다. 이에 앞서 러시아에선 철로에서 일단의 청년들이 스턴트 액션을 즐겼다. 절정의 아드레날린을 경험한다면서 철로에 몸을 깔고 ‘머리 위로 기차가 지나가는 경험’을 했다. 생명을 건 액션을 즐기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러시아 사회에선 이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매니아가 늘어나는 만큼 파쿠르를 금지해야 한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스포츠라기보다는 자살행위에 가깝다는 것이다. 하지만 파쿠르에 대한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파쿠르만한 스포츠가 없다는 것이다. 건물 뛰어넘기 파쿠르를 즐긴다는 한 남자는 “(위험에 대한 논란도 있지만) 파쿠르만큼 평등한 스포츠는 없다고 본다.”면서 “동일한 조건에서 A지점에서 출발해 B지점에 도착하는 단순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최소한 파쿠르를 할 때는 누구가 평등한 존재가 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문방위 이번엔 KBS사장 논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다시 발칵 뒤집혔다. 헌법재판소 사무처장과 법제처장이 절차적 하자를 지적한 미디어법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한국방송(KBS) 신임 사장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문방위는 20일 방송통신위원회 예산 심사를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정작 의원들은 예산 심사보다는 KBS 이사회가 사장 최종후보로 결정한 김인규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코디마) 회장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김 후보자는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언론 특보를 지냈고, 최근 청와대 행정관의 코디마를 위한 기금 모금 압박 논란에서도 핵심인물로 떠올랐다. 문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최근 사법부가 정연주 전 사장에 대한 해임무효를 확인하고, YTN 사장에 대한 노조원들의 반대 투쟁을 정당하다고 판결했음에도 다시 한 번 KBS를 거센 저항과 혼란으로 몰고 갈 최악의 인물을 사장으로 정한 것은 사법부를 농간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면서 “대통령은 정치적 중립성, 투명성, 개혁성과 거리가 먼 김 후보자에 대한 제청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를 적극 옹호했다. 진성호 의원은 “오랜 논의 끝에 합법적으로 결정된 것”이라면서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는 KBS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고, 김 회장은 공채 1기로 정열을 KBS에 쏟은 분”이라고 말했다. 김효재 의원은 “KBS 운영과 사장추천권은 이사회에 있고 이사회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각계 인사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면서 “문방위는 KBS 사장 임명 권한이 전혀 없는데도 이를 쟁점화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모금 논란과 관련해 소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조사를 벌이자는 야당 입장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면서도 “어떤 외압과 권유도 없었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로 모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KBS 노조는 이날 김 후보자 선임에 반대하며 다음주부터 출근저지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이날 광주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국제적 우스갯거리”라면서 “(정부의) 국정철학을 구현할 인물을 선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창구 이은주기자 window2@seoul.co.kr
  • 프리 1위 플랫 “김연아를 정말 우러러본다”

    프리 1위 플랫 “김연아를 정말 우러러본다”

    “김연아와 경쟁, 그 자체로 영광” 2009~2010 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2위를 차지한 레이첼 플랫(17·미국)의 ‘김연아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 전후 인터뷰에서 김연아를 ‘롤모델’로 꼽으며 자신과 비교하는 것 조차 거부한 플랫은 피겨스케이팅 전문 사이트 ‘골든 스케이트’와 한 인터뷰에서 “세계 최고 선수와 경쟁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다시 한번 김연아를 치켜세웠다. 플랫은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한 클린 연기를 펼치며 김연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김연아에게 크게 못 미친 것이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결과에 “불행히도 김연아는 최고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나는 경기가 잘 풀렸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며 “누구나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다.”는 말로 오히려 김연아를 옹호했다. 플랫은 “개인적으로, 정말 김연아를 우러러본다.”(Personally, I am in complete awe of Yu-Na)면서 “그는 엄청난 선수다. 뛰어난 재능을 갖고도 무서울 정도로 노력한다.”고 존경을 표했다. 플랫은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와 처음 같이 연습한 경험을 “처음엔 기가 죽었다.”고 설명해 ‘여왕’의 위상을 짐작케 했다. 또 “많은 관심에서 오는 부담감을 이기고 자신의 연기를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면서 “환상적인 선수”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보다 앞서 플랫은 경기 후 가진 다른 인터뷰들에서도 “김연아와 비교할 수는 없다.”는 말로 ‘넘기 힘든 벽’을 인정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진=레이첼플랫 홈페이지(rachaelflatt.net)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인터넷 마녀사냥 ‘자정의 싹’ 튼다

    인터넷 마녀사냥 ‘자정의 싹’ 튼다

    한 여대생이 TV프로그램에 나와 언급해 불거진 ‘루저녀’ 논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발언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견해를 넘어서 개인의 신상정보가 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갈 뿐만 아니라 동명이인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12일 오전까지 발언의 당사자인 이모(22)씨의 개인정보와 ‘H녀의 진실’ ‘루저녀의 학교생활’ 등 비판글이 인터넷 포털게시판을 도배하다시피 했지만 하루 만에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2PM의 재범 사태, 조두순 사건의 허위사진 유포 등 ‘마녀사냥 논란’을 겪으면서 인터넷 문화의 순기능이 싹트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마녀사냥 그만합시다.’ ‘한 사람의 인생이 걸려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글들이 게시글 순위 상위권을 대거 점령했다. 이 같은 양상은 문제를 일으킨 개인에 대한 과거 네티즌들의 공격 양상과 다른 차원으로 전개되고 있다. 2007년 결별한 여자친구의 자살로 신상정보가 공개된 A씨 사건이나 여자친구의 낙태를 강요한 축구선수 B씨 사건에서 보듯 국내 네티즌들은 목표를 정하면 흥미가 떨어질 때까지 집요하게 공격하다 서서히 식는 단계를 거쳤다. 올 초 북한 후계자로 사진이 잘못 공개된 C씨 사건이나 조두순 사건 때 자신의 사진이 도용됐던 D씨 사건에서도 네티즌들은 ‘주인공이 아니다.’는 내용만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거나 보호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2PM 재범 사태를 겪으면서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에 대한 ‘적극적인 옹호’ 움직임이 시작됐고, 이번 루저녀 사태에서는 2~3일 만에 개인과 발언을 분리해 스스로 자정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인터넷이 개인에 대한 비판보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신문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조두순 사건에서 네티즌의 관심은 아동 성폭력 예방과 처벌방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를 제공했고 ‘부산 고교생 실종사건’의 경우도 발빠른 경찰 수사를 이끌어냈다. 살인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는 한 여성의 ‘온두라스 살인사건’과 초등학생을 무차별 공격한 ‘로킥 동영상’ 주인공 검거 역시 네티즌들의 힘으로 정부와 경찰이 적극 대응하는 효과를 얻었다. 네티즌들이 ‘댓글’과 ‘게시글’로만 힘을 모으는 것은 아니다. 4월 담도폐쇄증을 겪었던 ‘성은이 모금 운동’ 때는 무려 7000만원을 모아 간 이식 수술비를 지원했고, 지난해 미 워싱턴포스트지에 게재된 ‘독도광고’는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2억 1000만원을 모은 결과였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국내 인터넷 문화는 다이내믹하고 스피디하지만, 즉각적이고 성숙되지 못한 공론문화가 자리잡아 왔다.”면서 “자발성 이면에 숨어 있는 즉흥성과 폭력성만 경계한다면 마녀사냥 대신 ‘선(善)효과’가 발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선효과를 키우기 위해서는 포털이나 언론 등이 사건을 자극적인 방향으로 유도하지 말고 네티즌들이 가치를 재단하지 않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건형 유대근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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