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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변별력 없는 ‘물수능’으로 혼란 키운 교과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고집’에 따라 지난 10일 치러진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쉽게 출제됐다. 이주호 장관은 올 초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언어·수리·외국어 과목별 만점 1%를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언어와 이과생들이 치른 수리 가의 만점자는 0.5% 미만으로 예상되지만 그 밖의 과목들은 대체로 ‘물수능’이라고 할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외국어의 경우 응시생의 3%에 가까운 2만명이 만점(100점)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니, 시험이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다. 이에 따라 1등급 커트라인이 98점이나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름지기 시험이란 실력차가 반영될 수 있도록 변별력이 갖춰져야 한다. 문과생이 치른 사회탐구 중 한국지리의 경우는 만점(50점)을 받아야 1등급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입시학원도 있다. 이것을 제대로 된 시험이라고 할 수는 없다. 변별력도 없는 물수능을 옹호한 이주호 장관은 수능을 EBS 교재와 연계해 쉽게 출제하면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수능이 끝난 직후 오히려 서울 강남의 논술학원이 성업하는 등 사교육비는 더 늘고 있다. 수험생들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좋아할 상황도 아니다. 많은 수험생의 절대적인 수능 성적이 높아졌기 때문에 상대적인 순위까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동점자가 양산될 가능성이 높아 정시에서 치열한 눈치작전을 펴야 할 판이다. 대학들도 동점자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것은 물수능으로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올해 4년제 대학의 입학정원 38만명 중 38%는 정시에서 선발된다. 정시에서는 수능점수가 절대적인데 물수능 탓에 혼란은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이주호 장관은 아무 말도 없다. 최근 서울대가 내년 입시에서 수시모집 비율을 올해의 60.8%에서 79.4%로 높이겠다는 발표한 것은 수시 비중이 높아지는 최근의 추세와 관련된 것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수시 비율을 높이려는 것은 문제다. 학생들의 잠재력을 보고 선발하기 위해 수시 비율을 높인다고 말하고 있지만,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한 각종 수시전형의 객관성은 수능을 위주로 하는 정시보다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 父가 뿌린 ‘포퓰리즘 씨앗’이 몰락 불렀다

    父가 뿌린 ‘포퓰리즘 씨앗’이 몰락 불렀다

    국가부채의 덫에 걸려 집권 2년 만에 중도 사퇴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59) 총리의 뒤를 이어 난파하고 있는 그리스호를 이끌 새 선장으로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가 유력시된다. 파파데모스가 새 총리로 임명되면 내년 2월 총선 때까지 유럽연합(EU)의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과 긴축재정 패키지에 대한 의회 비준을 이끄는 중책을 짊어지게 된다. 정국 혼란을 수습하는 몫도 남았다. 파파데모스는 중앙은행 총재 시절 그리스가 드라크마(옛 화폐)를 포기하고 유로존에 가입하는 과정을 주도했던 인물로, 역내 경제 소국들이 외부충격을 피하기 위해서는 단일통화인 유로를 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유로존 옹호론자’로 유명하다. 정부 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ECB의 과도한 개입 대신 해당국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 학사와 전기공학 석사를 전공한 뒤 경제학 박사학위를 딴 특이한 이력을 지닌 그는 이후 컬럼비아대학과 그리스 아네테대학에서 20년 가까이 교수 생활을 했다. 1990년대에는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를,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ECB 부총재를 지냈다. 또 다른 총리 후보로 꼽히는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은 법학 교수 출신으로 1993년 국회의원이 된 이후 교통·법무·국방·문화장관을 두루 거친 노련한 관료다. 파판드레우의 낙마로 3대에 걸쳐 모두 6차례 총리직을 수행한 파판드레우 가문도 몰락하게 됐다. 아버지의 후광 덕에 그리스 정계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았던 파판드레우는 역설적이게도 부친이 남긴 그림자 탓에 스러졌다. 그의 불행은 부친인 고(故)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 총리가 뿌려놓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씨앗’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회당을 창당한 아버지 파판드레우 전 총리는 1981~1989년, 1993~1996년 두 차례 총리를 지내며 주요 기업을 국유화하고 공무원에 대한 복지를 크게 늘렸다. 덕분에 인기를 누렸지만 이 탓에 나랏빚이 쌓여갔고 멍에는 아들이 고스란히 지게 된 것이다. 아들 파판드레우 총리는 취임 직후 애초 공약과는 상반된 ‘역주행’을 시작했고 아버지가 짜놓은 복지 시스템을 수술대에 올렸다. 공무원 월급을 깎고 연금을 줄였다. 의료 등 복지 지출을 축소하는 대신 세금은 올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으려면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곧잘 “(긴축정책이) 나라를 살리려고 하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자신의 진정성을 강조했지만, 지난달 파판드레우 총리의 지지율은 23%로 곤두박질쳤다. 결국, 파판드레우 총리는 “2차 구제금융을 수용할지를 국민에게 직접 묻겠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이 정치적 도박 탓에 그는 끝내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정치뉴스 와글와글…박 대장 ‘애도 물결’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정치뉴스 와글와글…박 대장 ‘애도 물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문제는 인터넷에서도 뜨거운 논란이 됐다. 한나라당이 지난 2일 오후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기습 상정하면서 여야 간 충돌이 벌어졌다. 여야 원내대표단은 긴급 회동을 열어 절충안을 내놓았지만, 워낙 여야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 본회의 처리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주 검색어 1위를 차지한 이슈다. 2위는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이 차지했다. 지난달 서울시립대가 반값 등록금 시행을 위해 요청한 182억원의 예산안을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서명함에 따라 서울시립대는 내년부터 반값 등록금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이 지난달 31일 정치자금법위반혐의로 기소돼 1년 3개월 동안 법정 공방을 벌여온 한명숙(67) 전 국무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한 소식은 3위를 차지했다. ●막장과 풍자 사이… ‘나꼼수’ 수위 논란 인터넷 라디오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첫 오프라인 콘서트에서 언급된 ‘눈 찢어진 아이’도 큰 관심(4위)을 끌었다. 지난달 29일 열린 ‘나꼼수 콘서트’에서는 BBK 사건으로 수감 중인 김경준의 친누나 에리카 김이 ‘(그분과 나는) 부적절한 관계였다.’고 말하는 통화 내용이 장내에 울려 퍼졌다. 이어 ‘그러나 가카는 그러실 분이 아닙니다.’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이를 놓고 ‘풍자가 아닌 막장’이라는 비판과 ‘풍자는 풍자일 뿐’이라는 옹호론이 맞서 인터넷을 달궜다. 가슴 아픈 소식도 있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박영석 대장과 신동민, 장기석 대원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 종결(5위)과 뒤이어 치러진 영결식에 많은 네티즌들이 애도를 표했다. ●MBC ‘쇼! 음악중심’ 소녀시대 음향사고 뒷말 6위에는 ‘성폭행 미군 징역 10년’이 올랐다. 경기 동두천시의 한 고시원에서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한 주한미군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이는 2001년 개정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 적용 이후 가장 높은 형량이다. 여교사와 여중생이 머리채를 잡고 몸싸움을 벌인 일과 황우석 박사가 서울대 총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승소한 소식은 각각 7, 8위를 차지했다. 9위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5.3%가 ‘수업시간에 잠을 잘 권리가 있다.’고 답했다는 소식이, 10위에는 5일 MBC ‘쇼! 음악중심’에서 일어난 음향사고가 올랐다. ‘쇼! 음악중심’에서는 걸그룹 소녀시대가 신곡 ‘더 보이즈’를 부르던 중 제시카의 솔로 대목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아 뒷말을 자아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카다피 아들과 4년 교제” 고백한 모델, 결국…

    이탈리아의 한 유명 모델이 최근 사망한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아들인 무타심과 교제했다고 밝혔다가 해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등 해외언론에 따르면 바네사 헤슬러(23)는 독일의 통신회사인 앨리스의 전속모델로 활동하고 있었지만, 최근 그녀가 이탈리아 잡지와 한 인터뷰를 통해 “4년간 무타심과 데이트를 해왔다.”고 밝히자 모델 계약을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슬러는 인터뷰에서 “무타심과 4년간 만났지만 리비아 사태 이후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 관계는 열정적이었다.”면서 “카다피 가족은 알려진 것과 달리 평범한 사람들이며, 나는 리비아를 위해 울고 있다.”며 카다피 옹호발언을 해 더욱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에 앨리스 측은 수 년간 이 회사의 메인모델로 활동해 온 헤슬러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도시 곳곳에 설치된 간판 및 홈페이지에서 그녀의 얼굴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대변인은 “헤슬러가 리비아 사태와 관련한 언급을 삼가해야 했다.”면서 “그녀가 그렇게 말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해고 사유를 밝혔다. 한편 지난 8월에는 무타심의 전 애인으로 알려진 네덜란드 모델 탈리사 반 존이 화물선을 이용, 무타심을 트리폴리에서 몰타로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와준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운전중 차 막힐 때, 책 읽으면 유죄? 무죄?

    운전중 차 막힐 때, 책 읽으면 유죄? 무죄?

    운전하다 차가 막힐 때 책 읽으면 유죄? 책을 보면서 운전을 하는 중국 택시기사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와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중경상보 등 현지 언론의 보동 따르면, 지난 달 28일 충칭시 화신대로를 달리던 한 차량은 옆 차선에서 달리던 택시기사가 운전대 왼쪽에 책을 올려두고 운전하는 모습을 보고 이를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네티즌은 “당시 차가 많이 밀리는 시간이었는데, 옆을 보니 택시기사가 차가 밀리는 틈을 타 책을 보고 있었다.”면서 “택시 안에는 여자 승객 2명이 있었지만 기사가 책을 읽는다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것 같았다.”고 적었다. 사진은 삽시간에 커뮤니티로 퍼졌고, 네티즌들은 운전 중 독서 허용 여부를 두고 격렬한 토론을 벌이기 시작했다. 현재 인터넷상에서는 “달리는 와중에 책을 읽은 것도 아니고, 차가 막히는 틈을 타 읽은 것이니 큰 잘못이 아니다.”라며 기사를 옹호하는 주장과 “뒷좌석에 탄 손님과 본인의 안전 뿐 아니라 도로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운전중 책을 읽는 것은 나쁘다.”고 비난하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현지 언론의 조사 결과, 올해 27세인 사진 속 운전기사 양(杨)씨는 당시 외국인 여성 2명이 중국어를 거의 못해 목적지가 적힌 노트를 그에게 보여줬고, 잠시 차가 멈춘 틈을 타 이를 보던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노트를 본 시간은 2분 정도에 불과했다. 난 운전 중 안전에 위협이 되는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씨의 소속 회사는 “비록 짧은 시간이라 하더라도 운전 중 사소한 행동이 손님이나 도로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돼 이번 일을 철저히 조사하기로 했다.”면서 “만약 양씨가 자신의 주장에 맞는 근거를 대지 못한다면 3~7일 간의 특별 안전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시민단체 정치속으로] 시민단체의 뿌리는…

    [시민단체 정치속으로] 시민단체의 뿌리는…

    1987년 6월항쟁의 경험과 성과는 시민사회운동단체 설립의 토대를 마련했다. 1989년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 출범을 시작으로 정치·경제·행정·환경·교육·여성·언론·문화·소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이슈와 연결된 시민단체들이 봇물처럼 늘어났다. 이전까지 사회 변혁의 동력이 학생·노동운동에서 나왔다면, 1990년대 절차적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이 단연 돋보였다는 얘기다. 물론 1987년 이전에도 시민사회운동단체들은 존재했다. 출범 배경과 목적, 운동의 방향과 양상이 시대적 좌표에 따라 달라졌을 뿐이다. 100여년 전 첫발을 뗀 이후 현재까지도 활발한 활동하고 있는 YMCA(기독교청년회)는 물론, YWCA(기독교여자청년회), 흥사단 등을 보면 시민단체들의 변화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시민사회운동의 시초로 평가받는 YMCA가 가장 먼저 1903년 황성기독교청년회란 이름으로 첫발을 디뎠다. 1913년 도산 안창호 선생이 민족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한 흥사단이, 1922년에는 YWCA(당시 조선여자기독교청년회)가 뒤를 이었다. 일제의 서슬이 퍼렇던 시절, 이 단체들은 근대화 및 민족 계몽과 더불어 독립운동의 인큐베이터 및 운영자금 조달 역할에 집중했다. 105인 사건(1911)과 2·8 독립선언, 3·1운동(이상 1919), 신간회(1927) 등이 대표적이다. 해방 이후 구호·부흥사업 등에 주력하던 시민단체들이 역사의 전면에 재등장한 것은 역설적으로 군사독재정권의 압제와 맞물려 있다. 흥사단이 1963년 한국사회의 지도자 배출을 목적으로 전국 대학·고교생을 대상으로 운영한 아카데미는 훗날 민주화 및 시민운동 인력을 키워내는 핵심 역할을 했다. 1980년대 초 떠들썩했던 학림(전국민주학생연맹)사건의 주역 이태복(전 보건복지부 장관)씨와 이선근씨 등이 대표적이다. 1973년 발족한 ‘서울YMCA 사회개발단’은 시민의식 개발을 위한 시민논단, 시민권익 옹호를 위한 시민중계실, 양곡은행, 이동사회관 등을 통해 민중 속으로 다가가면서 한국 시민사회운동의 모형을 제시했다. 1986년 YMCA 중등교사협회 소속 교사 600여명의 교육민주화선언은 훗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운동의 시발점이 됐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美언론 “샤이아 라보프 부친은 성폭력 범죄자”

    美언론 “샤이아 라보프 부친은 성폭력 범죄자”

    영화 ‘트랜스 포머’의 주연 샤이아 라보프(25)의 부친 제프리 라보프가 성폭력 범죄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스타매거진에 따르면 샤이아의 부친은 지난 1981년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3년간 교도소에 복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내 성범죄자의 정보를 게재하는 웹사이트인 ‘메건로’(Megan’s Law)를 통해 알려졌다. 이 사이트에 샤이아 부친의 과거 성범죄 기록이 올라있기 때문. 또 같은해 샤이아 부친은 아이의 유괴와 폭행사건으로도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사법당국은 언론의 취재에 “이 사이트에 실려있는 정보는 100% 정확한 것” 이라며 “사이트 상에 이름이 있는 사람은 과거 성범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이다. 실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같이 사실이 보도되자 최근 샤이아의 행적과 맞물려 논란은 증폭됐다. 최근 샤이아는 캐나다 벤쿠버의 한 바에서 술을 마시던 중 커플과 시비가 붙어 주먹다짐을 했으며 지난 2월에도 취중 폭행사건에 연루된 바 있다. 한편 샤이아는 과거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마약 판매원이었다.”며 복잡했던 가정사를 밝힌 바 있어 부친의 과거 죄 때문에 아들을 비난할 수 없다는 옹호 여론도 일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명배우들과 6년만에 돌아온 거장의 수작

    명배우들과 6년만에 돌아온 거장의 수작

    미국 할리우드에서 ‘은둔자’의 삶을 산다는 게 가능할까. 철저히 사생활을 노출하지 않는 그에 대해 일부는 오만하다고 이죽댄다. 지인들은 그가 수줍음을 탄다고 옹호한다. 지난 5월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생명의 나무’(The Tree of Life)에 돌아갔다. 정작 테런스 맬릭(68) 감독은 시상식에 오지 않았다. 평론가들의 상찬이 쏟아졌다. ‘맬릭의 어떤 작품보다도 특별하고 탁월하다.’(버라이어티) ‘이 영화의 예술적 아름다움에 대해서 누구도 이견을 달 수 없을 것’(USA 투데이) ‘영화가 삶을 머금고 사유하며 그 이상을 이야기하는 예술임을 보여준다.’(빌리지보이스) 등등. 맬릭의 삶과 필모그래피(연출작 목록)를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레바논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로즈장학생(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거친 엘리트 코스)으로 뽑혀 영국 옥스퍼드대를 다녔다. 미국으로 돌아와 MIT공대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한편, 프리랜서 기자로 뉴스위크와 뉴요커, 라이프에 기고하기도 했다. 서른이 되던 1973년 연쇄 살인을 저지른 10대 남녀의 실화를 다룬 ‘황무지’로 데뷔했다. 1978년 두 번째 작품 ‘천국의 나날들’도 탁월한 영상미학과 철학적 깊이로 호평을 받았지만 흥행에는 참패, 이후 현장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21년 만에 복귀작 ‘신 레드 라인’(1999)으로 독일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받으면서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2005년 ‘뉴월드’에 이어 6년 만의 신작이 ‘생명의 나무’다. 30년 동안 감독 생활을 하면서 연출작은 단 5편뿐. 그럼에도 하나같이 걸작 반열에 올랐다. ‘생명의 나무’의 이야기 구조는 간단하다. 건축가 잭(숀 펜·가운데)은 늘 같은 꿈을 꾸며 눈을 뜬다. 19살에 죽은 동생에 대한 기억. 오랜만에 아버지와 통화한 잭은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텍사스의 한 중산층 가정. 오브라이언(브래드 피트·오른쪽)과 아내(제시카 채스테인·왼쪽)는 세 아들과 가정을 이룬다. 자애로운 엄마와 달리 말끝마다 ‘서’(Sir)를 붙이기를 요구하는 권위적인 아버지와 맏아들 잭은 사사건건 부딪치고, 분노가 싹트게 된다. 137분의 만만치 않은 상영시간. 특히 초반 30분은 이를 악물고 버텨내야 한다. ‘내가 땅에 기초를 놓을 때 너는 어디 있었느냐?’(욥기 38장 4절)라는 구약성경 구절로 영화는 시작한다. 둘째 아들의 죽음을 전해 들은 오브라이언의 아내는 ‘신이여, 왜인가요. 당신은 어디에 있었나요. 우리는 당신에게 무엇인가요?’라는 물음을 던지며 절규한다. 순간 화면은 텍사스의 작은 마을에서 우주로 공간 이동한다. 약 15분 동안 마치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처럼 우주의 빅뱅과, 세포분열, 화산 분출,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까지 생명의 역사를 담은 영상이 이어진다. 카메라의 시선은 다시 오브라이언 가족에게 돌아온다. 오브라이언과 잭의 갈등은 신과 인간의 갈등으로 대치해도 무리가 없다. 잭은 자신(인간)의 행동을 규율과 약속에 묶어두려는 아버지(신)에게 회의를 드러내고 엇나간다. 오해와 상처로 엇박자를 놓던 부자(父子)는 결국 화해하고 함께 성장한다. 언뜻 종교영화 화두를 꺼내들 듯 하던 맬릭은 인류를 지탱해온 생명의 나무가 ‘가족’과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제작비 조달이 절대 쉽지 않았을 영화가 빛을 보게 된 것은 브래드 피트의 공. 피트는 자신이 설립한 플랜B의 프로듀서 겸 제작자 데드 가드너를 영화 제작자로 참여시켰다. 맏아들 잭 역할을 맡은 숀 펜은 짧은 분량에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맬릭과는 ‘신 레드 라인’에 이어 두번째. 독선적인 남편과 아들들 사이에서 가정을 지켜내는 구심점 역할을 맡은 배우는 떠오르는 별 제시카 채스테인이다. 두 아역배우의 연기력도 눈부시다. 1000대1의 경쟁률을 뚫은 3명의 아역배우 가운데 어린 잭 역할을 맡은 헌터 매크레켄은 숀 펜의 시니컬한 미소까지 닮아 10년 후를 기대하게 한다. 클래식 마니아라면 행복할 영화다. 음악감독 알렉산더 데스플랫은 말러(교향곡 1번)와 스메타나(나의 조국), 브람스(교향곡 4번)의 곡을 길목마다 절묘하게 배치했다. 27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학생인권 내세운 동성애 조장은 안돼

    학생인권조례를 담당하는 서울시교육청 학생생활지도정책자문위원회가 최근 시교육청에 ‘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라는 조항을 추가한 서울학생인권조례 수정안을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자문위는 학생의 동성애 사실이 드러나 집단 따돌림을 받는 등 피해를 막으려면 동성애 차별금지 조항을 반드시 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반대 논리 또한 만만치 않다. 학생들에게 왜곡된 성의식을 심어주고 그릇된 동성애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인의 성적 취향은 존중해야 하지만 섣부른 명문화는 오히려 그릇된 성문화를 조장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동성애 문제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자문위원장인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 동성애를 인정하는 순간 아이의 인생은 끝나 버린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상한 아이’로 낙인 찍혀 가혹한 대가를 치르고 학교까지 그만두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학생인권조례에 동성애 조항을 끼워넣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성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학생에게 동성애에 대한 그릇된 환상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순백의 도화지에 혼탁한 물감을 푸는 꼴이다.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학생이 있다면 학교가 이를 덮고 갈 수만은 없다. 동성애 현실을 인정하고 한층 열린 자세로 성에 대한 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동성애 학생지도 교사 직무연수 같은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일각에서는 ‘좌파’ 교육정책과 연관지어 집회 허용도 모자라 동성애까지 옹호하느냐며 볼멘소리다. 그러나 동성애 문제는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조례안이 시의회를 통과해 시행되기까지 교육감의 승인 등 여러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지한 검토와 고민을 거듭하기 바란다.
  • [스포츠 돋보기] 챔스리그 난투극 속 경기매너 빛난 이정수·염기훈

    축구판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초등학교 축구마저 승부 조작에 휘말렸고, K리그 상주 상무를 이끌던 이수철 감독은 비극적 선택을 했다. 그리고 지난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알사드(카타르)의 경기에서는 볼썽사나운 난투극이 벌어졌다. 하지만 아수라장 속에서도 돋보이는 두 선수가 있었다. 바로 알사드의 이정수와 수원의 주장 염기훈이다. 알사드 호르헤 포사티 감독은 경기 뒤 “두 번째 골을 넣은 상황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두 명이 다쳐 누워 있는 상황에서 수원 선수들이 계속 공격을 이어 간 것에 우리 선수들이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비겁한 변명이다. 수십년 축구인으로 살아온 지도자라면 어린 선수들이 흥분해서 매너 없는 플레이를 할 때 꾸짖고 바로잡는 게 도리다.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상대 팀만 탓했다. 소속 선수가 팬을 폭행한 것에 대한 사과도 없었다.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가 격투기장으로 바뀌기 직전 정리에 나선 것은 이정수였다. 이정수는 골을 넣은 뒤 기뻐하는 동료들에게 “이건 아니다. 우리가 한 골을 내주고 다시 경기를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알사드 감독과 선수들은 이를 무시했다. 이정수가 한국 선수인 동시에 상대 팀이 친정인 수원이라서 중재에 나섰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의 행동은 지극히 상식적이었다. 이정수가 동료 선수들을 설득하고 있을 때, 염기훈은 충돌 직전의 양팀 선수들을 뜯어 말리고 있었다. 염기훈의 성숙한 행동이 없었다면 팬의 경기장 난입 이전에 이미 난투극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 염기훈은 또 경기장에 난입한 팬이 알사드 골키퍼에게 다가가는 것을 발견하고 주저없이 달려갔다. 비록 간발의 차로 알사드 케이타의 구타를 막지는 못했지만, 폭행 이후에도 차분하게 팬을 감싸 보호하며 경기장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이어 다른 선수들이 주먹다짐을 벌이고 있을 때 염기훈은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싸움을 말렸다. 일부 수원 팬들은 격투 능력을 발휘한 스테보와 고종수 코치를 칭찬한다. 하지만 진짜 프로는 ‘피스메이커’ 염기훈과 이정수다. 국가대표급 경기 매너를 보여 줬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취임후 첫 외국정상회담… 외교력 시험대 올라

    지난달 2일에 취임한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의 이번 한국 방문은 외교력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노다 총리는 지난달 말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했지만 정상회담을 위해 외국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는 총리 취임 이전에 재무상을 지냈지만 외교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이다. 이번 한국 방문이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외교관계 개선 등 산적한 외교현안을 풀어갈 능력이 있는지 시험하는 잣대가 되는 셈이다. 외교력만 검증되면 오는 2013년 8월 중의원 총선까지 집권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노다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독도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양국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한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북한의 핵 문제 등 공동 관심사를 논의한다. 최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청구권 문제 등으로 악화된 외교 관계의 복원을 위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노다 총리는 이번 방문을 통해 과거 각료시절 야스쿠니 신사 참배 옹호와 외국인 참정권 부여 반대 등으로 악화된 자신에 대한 한국 국민의 이미지 개선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성폭력 동료 감싸는 울산 ‘도가니’ 공무원

    자신이 맡고 있는 지적장애 여중생을 강간하려 한 울주군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을 선처해 달라고 전국의 복지 관련 공무원들이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실상을 제대로 모르는 사회복지단체 어린이들한테까지 서명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법원은 팬티 차림으로 칼을 들고 장애 학생 혼자 있는 집에 들어간 것은 강간 의사가 있었다며 이 ‘도가니’ 공무원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가해자가 피해자 측과 합의를 했다는 점에서 영화 도가니가 없었다면 판결이 어떻게 나왔을지 모를 일이다. 죄가 커도 합의는 면죄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성폭력 범죄는 어떠한 이유로든 옹호될 수 없다. 더구나 지적장애인은 누구보다 성폭력으로부터 우선 보호받아야 할 사회적 약자 중의 약자다. 그런데 서명을 한 사회복지담당 공무원들이 “가해자가 성실하게 살아왔고, 이번 일은 실수였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한 것은 제정신이라고 보기 어렵다. 아무리 가재는 게 편이라지만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낄 장애아이들한테까지 서명을 받았다니 소름 돋을 일이다.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기득권층의 인식이 도가니를 빼닮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울주군을 ‘도가니군’으로 개명해야 한다는 분노와 비판이 터져나오는 것도 다 이런 이유다. 울주군 복지공무원들의 낯 뜨거운 행태는 우리 사회 기득권층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여과 없이 보여준 단면이다. 백번 양보해도 공복(公僕)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당시 국민참여재판에 참가한 여성단체가 탄원서에 서명한 공무원 명단 공개를 울산지법에 정보공개청구했지만 거부됐다고 한다. 보호할 가치가 있는 공무원만 보호돼야 한다. 누구보다 공직자는 사회적,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항거불능의 장애인 성폭력에 대한 처벌도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 조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 [글로벌 시대] 평등은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다/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개발청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평등은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다/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개발청 자문위원

    흔히 평등을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의 핵심 사상으로 간주한다. 무한경쟁이 허용되는 시장경제 체제에서 평등은 어딘가 어색하고 진부한 개념, 심지어 터부의 대상이기조차 하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발달과정을 살펴보면, 평등은 민주주의 체제를 이루는 핵심적 가치의 하나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프랑스 혁명과 미국의 독립운동도 이런 가치를 근간으로 삼았고, 그러했기에 가능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신자유주의가 세계질서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로 자리잡으면서, 불평등 혹은 양극화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고속철처럼 질주해 왔다. 역사상 그 어느 시기보다 불평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었지만, 그와 동시에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는 그 어느 시기보다 미약했다. 이런 역설적 상황 하에서 위기의식은 날이 갈수록 고조되고, 급기야 올 것이 왔다. 즉, ‘1%에 맞서는 99%’의 월가 시위가 바로 그것이다. 전통적으로 민주주의는 정치적 제도의 한 유형으로 정의한다. 국민주권을 근원으로 삼는 제도인데, 국민주권은 선거와 그 밖의 형태로 표현된다.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가 보편화되었지만, 선거만으로 국민의 일반 의지를 모두 반영할 수 없는 다원적 현대사회 내에서 다양한 시민사회 운동 등 새로운 유형의 체제 출현은 필연적이라 하겠다. 또한 민주주의는 사회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 19세기 프랑스의 역사학자 토크빌은 민주주의의 이러한 측면을 정확하게 꿰뚫어 봤다. 그에게 민주사회는 ‘조건의 평등’이란 보편적 원칙 위에 구축된 사회였다. 평등이란 본질적으로 사회를 형성하고, 생산하고 그리고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살아가게 하는 방식으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날이 갈수록 커지는 불평등에 대한 전반적인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와 이를 옹호하고 전파하는 다수 언론은 물론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이 같은 불평등을 집단적으로 수긍하는 매우 역설적인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데 대해, 부당한 사회에 살고 있다는 감정이 여론의 대다수를 이루는 것은 여러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하지만 이 같은 불평등을 생산하는 요인인, 왜곡된 기회 균등을 주창하는 일부 철학과 지나친 능력 찬양주의 혹은 경쟁의 메커니즘 등에 대해 여론의 수긍이 동시에 벌어지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 같은 이유로 불평등에 대한 전반적인 불만에도 불구하고, 불평등을 생산하고 확대시키는 현 사회제도를 혁신적으로 수정하려는 일반 대중의 저항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지극히 수동적인 형태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작금의 상황은 단지 불평등을 부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운 사회철학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만 하며, 이를 통해 돌출된 평등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사회 속으로 투영하고 실현해야 한다. 또한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불평등의 문제는 사회경제적인 만큼 지적 궁핍의 문제이기도 하다.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모두가 함께 사람답게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평등에 대한 적극적이면서도 양성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철학이 탄생해야 한다. 커져가는 불평등 사회와 더불어 사람들은 사회 계층에 따라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속한 사회경제적 카테고리 속에 격리되어 살고 있다. 사회적 연대감을 되찾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상품화된 사회를 비상품화 사회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비상품화는 평등의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시장의 규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만을 추구하는 경제 체제 전반에 대한 재고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유보다는 존재에 더욱 비중을 두는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대다. 셰익스피어가 이 시대를 본다면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가졌느냐 못 가졌느냐, 그것이 문제다라고 외치지 않았을까?
  • “국제적 고립 벗고 관계개선 나서겠다”

    “국제적 고립 벗고 관계개선 나서겠다”

    최근 팔레스타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정회원국 자격을 신청하자 이를 막으려는 이스라엘 외교정책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최근 몇 년 사이에 국제사회 분위기가 급속히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으로 바뀌는 것도 사실이다. 이스라엘 정부가 2009년 공공외교부를 설립한 것은 국제적 고립을 타파하고 우호적 이미지를 확산시키기 위한 절박함을 반영한다. 율리 에델스타인(53) 공공외교부 장관은 지난 15일 서울신문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제대로 알리고 관계를 개선하는 게 우리의 주요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적들은 우리 시민들을 위협하는 테러리즘을 정당화하기 위한 각종 프로파간다를 발전시켜왔다.”면서 “이스라엘은 실제 벌어지는 사실을 왜곡하기 위해 미디어가 벌이는 교묘한 조작과 그릇된 설명에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공공외교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데에는 냉전 이후 국제적 고립이 갈수록 심화되는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군사동맹 관계였던 터키·이집트와 최근 갈등이 높아지는 것은 치명적이다. 이스라엘이 가장 공을 들이는 미국에서조차 ‘편협한 이스라엘’을 중동정책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안보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기 시작한 이스라엘 공공외교는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긍정적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홀로코스트 희생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에델스타인 장관 역시 ‘이스라엘은 피해자이며 평화를 옹호한다’는 점을 되풀이해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팔레스타인은 아무런 양보도 없이 모든 것을 다 차지하려 한다. 미국조차 우려를 표명하는 정착촌 건설에 대해서도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에델스타인 장관은 옛 소련에서 태어나 시온주의 운동을 이유로 국가보안위원회(KGB)에 체포돼 3년간 복역한 뒤 1987년 가족과 함께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이스라엘 정부와 의회 요직을 두루 역임했으며, 올해 예루살렘 포스트가 선정한 ‘전 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유대인 50명’ 가운데 10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기사 청탁’ 민홍규 징역1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정선재)는 14일 자신에게 유리한 기사를 써 달라며 기자에게 금품을 준 혐의(배임증재) 등으로 추가 기소된 민홍규(56·구속 기소)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또 민씨를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기사를 써 주고 금품을 받은 전직 모 일간지 기자 노모(45)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400만원을 선고하고 금도장 한 개를 몰수했다. 2006년 제4대 국새제작자로 선정된 민씨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기사를 써 달라.”는 청탁과 함께 노씨에게 1400만원과 순금이 함유된 금도장 한 개를 준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민씨는 전통 방식으로 국새를 제작한다고 속여 정부로부터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항소심에서는 형이 가중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14] “재벌에 삥 뜯는 시민운동가” vs “선거기간 중 투기하는 후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둘러싼 여야의 네거티브 비방전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은 11일 열린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범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를 겨냥해 대대적인 공세를 폈고, 박 후보 측과 민주당 등 야권은 장외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재산을 문제 삼으며 공방을 가열시켰다.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과 시민사회 세력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정치권 전반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반면, 이로 인해 정치판이 더욱더 극한의 대결로 치닫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악취 나는 의혹투성이 후보” “재벌에게 삥을 뜯는다.”는 과격한 언사를 써가며 박 후보를 맹비난했다. 차명진 의원은 “박원순씨는 민중봉기론을 주장하며 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행동강령으로 삼는 자들을 옹호하고 함께 행동한다. 박원순 당신은 종북 좌파에 이용당하고 있다. 지난해 아름다운 재단 등의 모금액 중 30%가 좌파단체 지원용 등으로 쓰였다.”고 주장했다. ●“아름다운재단 모금액 30% 좌파 지원” 차 의원은 또 “박씨는 한 손으로 채찍을 들어 재벌들의 썩은 상처를 내리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삥을 뜯는 식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 시민운동이 아니라 저잣거리 양아치의 사업방식”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흑색선전 선거운동을 한다.”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같은 당 김성태 의원은 “박 후보는 노조결성 움직임이 보이자 ‘만약 노조가 생기면 아름다운 가게가 종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노조를 탄압하는 사람이 어떻게 서울시장 공직에 적합한가.”라고 따졌다. 안형환 의원은 “박 후보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대학교를 1979년부터 1985년까지 다녔는데 1978년 12월부터 1979년 8월까지는 춘천지법 정선 등기소장이었고, 1980년 사시에 합격한 뒤 학생임에도 1981~82년 사법연수원을 다녔다고 한다.”면서 “상식적으로 학생 시절에 어떻게 등기소장을 하고 연수원을 다닐 수 있느냐. 악취 나는 경력·학력을 가진 의혹투성이 후보가 표를 달라고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결성 움직임에 종말 올 것” 이에 대해 민주당 유선호 의원은 “박 후보에 대해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매카시즘적, 적대적 공격이 자행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런 검증을 한다는 건 바이러스가 백신을 치료한다는 꼴”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김황식 국무총리, 원세훈 국정원장 등 병역미필자가 주축이 된 정권이 무슨 병역문제를 검증한다는 것이냐.”라고 반박했다. 장외공방도 치열하게 펼쳐졌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 후보의 할아버지 대신 작은할아버지가 사할린으로 강제징용을 갔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박 후보가 호적 조작도 모자라 가족사까지 조작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산 고등법원 제5민사부 판결문을 들어 “일본이 전쟁으로 인력·물자가 부족해지자 1939년 7월 8일 국가총동원법에 따른 국민징용령(칙령 제451호)을 제정했지만 한반도에선 칙령 제600호에 의해 1943년 10월 1일부터 적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일본은 한국인의 반발을 우려, 국민징용령 대신 특수기능공들의 일본 이주 정책을 추진했는데 그것도 일본 회사 중심의 노무동원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면서 “작은할아버지가 사할린으로 갔다면 모집에 응해서 간 것이지 형을 대신해 징용 간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당동 상가 투자 13억 챙겨” 이에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신 의원이 주도하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주축인 ‘교과서포럼’에서 출판한 대안교과서에도 강제징용이 193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고 나와 있다.”고 반박했다. 신 의원이 지난해 2월 공동발의한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법안’에도 국외강제동원 희생자를 ‘1938년 4월 1일부터 1945년 8월 15일 사이 일제에 의해 국외 강제동원된 사람들’로 규정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무상급식도 한나라와 엇박자” 박 후보 측은 한나라당 나 후보의 재산에 대해서도 공세를 폈다. 나 후보는 2004년 4월 12일 중구 신당동 상가를 매입했다가 지난해 매각하는 과정에서 13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은 “나 후보의 건물 매입시점은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등록된 상태에서 선거전이 진행되던 중이었다.”면서 “공직선거에 나온 후보가 건물이나 보고 다녔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투기 혹은 부동산 투자로 거액의 재산을 증식한 분이 서울시장이 돼 부동산가격 안정대책을 발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나 후보가 시세차익을 사회에 환원할 의사가 있는지 묻고자 한다.”고 꼬집었다. 이재연·강주리·황비웅기자 oscal@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14] 羅 “朴, 법대학력 정정 안해” 朴 “MB사저 거액대출 의혹”

    [서울시장 보선 D-14] 羅 “朴, 법대학력 정정 안해” 朴 “MB사저 거액대출 의혹”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보름 앞둔 11일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무소속 후보는 전날에 이어 두 번째 TV토론에서 재격돌했다. 두 후보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시정에 대한 논란에서부터 무상급식 방안, 일자리 대책 등 분야별로 한 치의 양보가 없는 설전을 이어 갔다. 나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 서초구 내곡동 사저 부지와 관련한 대출 논란에 대한 의견을 묻는 박 후보의 질문에 “국민들께서 납득하지 못하는 대목이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납득할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저서에 사실과 달리 서울대 법대를 다닌 것처럼 기재해 놨다는 나 후보의 추궁에 “(실제로 속해 있던) 사회계열에 1년 다닌 뒤 법대도 가고 정치학도 한다. 심각한 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이 대통령이 퇴임 후 살게 될 내곡동 사저보다 규모와 예산이 적게 들어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김해 봉하마을 사저에 대해 나 후보가 2007년 한나라당 대변인 시절 “최소한의 도덕과 염치를 가졌는지 묻고 싶다.”고 비난 논평을 낸 것과 관련, 이 대통령의 거액 대출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압박했다. 이에 나 후보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봉하마을 신축 예산 지원 부분을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실질적으로 사정은 있겠지만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듯하다.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청와대의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나 후보는 박 후보가 일부 책의 후보 약력에 서울대 법대 중퇴라고 적혀 있음에도 정정하지 않고 그대로 뒀다며 도덕성 문제를 제기했다. 박 후보는 “서울대 사회계열에 1년 다닌 뒤에 법대도 가고 정치학과도 가고 그렇다. 그 사실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당시 변호사인 박 후보가 서울대에 편승하려 했던 게 아니냐고 사회자가 질문하자 그는 “늘 서울대 사회계열에 다녔다고 밝혔고 서울대 사회계열과 법대 차이는 심각하게 생각 안 했다. 학교를 어디를 다녔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중간에 제적된 뒤 1980년대 복학 통지서가 왔지만 안 다니고 단국대를 갔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선거가 있게 한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나 후보는 “무상급식에 대한 원칙과 소신에 변함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나 후보는 “서울시 재정에 비춰 꼭 필요한데 돈을 써야 한다. 다만 시장이 되면 서울시 의회, 교육청과 협의해 문제를 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박 후보는 “주민투표 결과가 분명히 나왔는데 그걸 인정 못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고 더 이상 정치적 논쟁거리가 될 수 없다.”며 중학생까지 연차적으로 전면적인 무상급식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민주당의 불법적인 거부 운동으로 투표함을 개함하지 못해 전면 무상급식의 뜻을 확인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급식을 위한 시설예산인 1800억원을 교육청이 삭감했다. 아이들에게 더 맛있고 안전한 밥을 먹일 수 없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아이들 먹이는 데 돈 쓰는 것보다 화급한 게 뭔지 알 수 없다.”면서 “맛이 없거나 먹거리에 문제가 있으면 친환경 급식지원센터를 둬 먹거리의 질을 높여 주면 되고, 오기·독선 정책이 아니라 소통을 해야 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오 전 시장의 시정에 대해서도 두 후보의 입장은 현격하게 엇갈렸다. 박 후보는 “오세훈 전 시장의 유산은 25조 빚더미”라면서 “시장 자리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자리가 아닌데 오 전 시장은 대권 가도로 생각해 전시·토목 행정을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도시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렸는데 모든 사업을 매도, 무조건 폄하하는 건 안 된다.”고 오 전 시장을 옹호했다. 나 후보는 박 후보가 참여연대에 있을 당시 론스타 후원을 끄집어냈다. 나 후보는 “나는 2004년 국정감사에서부터 론스타 문제를 제기했는데 목적이 정당하면 수단과 절차가 정당하지 않아도 되느냐.”고 공격했다. 박 후보는 “수단, 절차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투기자본인 것을 알고 돌려줬고 소년소녀가장 등에게 썼다.”고 말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2004년에 받아 2009년에 돌려줬기 때문에 2004년에 한 것도 문제가 되며 이미 2005년 감사원 청구도 들어갔다.”고 몰아붙였다. 두 후보는 전날에 비해 훨씬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주도권 토론 시간에서는 서로 자기 주장을 펴느라 시간을 초과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다소 경직되고 긴장한 듯했으나 동대문 디자인파크플라자 4200여억원, 토목행정 650억원 등 구체적인 수치로 차별화했고, 추격자인 나 후보는 여유 있는 자세로 대학생, 주부 등 자신의 경험을 들어 반문, 설득하는 기법을 선보였다. 강주리·황비웅기자 jurik@seoul.co.kr
  • [데스크 시각] 관객이 어음 내고 영화 보나/안미현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관객이 어음 내고 영화 보나/안미현 문화부장

    지난달 영화인들과의 저녁 자리에서의 일이다. “영화도 대박인데 배불리 먹자.”는 농이 오고가던 중, 영화감독이 “그런데 돈은 언제 나오는 거냐.”며 옆자리의 제작자를 쳐다봤다. 두 사람이 합심해 만든 영화는 예상을 깨고 장기 흥행 중이었다. 제작자는 어깨를 한번 들었다 놓으며 ‘난들 알겠냐’라는 표정을 지었다. 얘기인즉슨, 극장에 관객이 아무리 미어터져도 ‘영화 상영 중’에는 영화사나 감독 수중에 관람료 수입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결제가 ‘영화 종영 뒤’에 이뤄지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영화가 끝난 뒤에 곧바로 주는 것이 아니라 통상 석 달 뒤에나 준다는 푸념이 뒤따랐다. 영화감독은 “영화가 오래 (극장에) 걸려 좋긴 한데 그만큼 돈 받을 날짜도 늦어져 고민”이라고 농반진반 말했다. 이어 “현장의 목소리를 열심히 듣겠다던 전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런 거 하나 안 고쳐놓고 뭘 했는지 모르겠다.”는 탄식에서부터 “한달 만에 주는 경우도 있다.”는 옹호론까지 분분한 말이 오갔다. 얼마 전 영화진흥위원회는 ‘표준상영계약서 권고안’을 내놓았다. 상영 기간이 한달을 넘어가면 중간정산을 하도록 돼 있다. 권고안이라고는 하지만, 행정과 현장이 따로 노는 또 하나의 사례다. 다행히 시정 노력이 엿보이긴 한다. 극장업계 2위인 롯데시네마는 올 1월 중간정산을 도입했다. 장기 상영 시 매달 15일에 관람료 수입을 정산해준다. 하지만 아쉽게도 직영관에 한해서다. 직영관 숫자(33개)는 롯데 전체 극장 수(71개)의 절반에 불과하다. 업계 1위인 CGV는 아직도 사후정산을 고수하고 있다. 영화 종영 시점부터 45일 뒤에나 돈을 준다. 그나마 직영관(52개)에 적용되는 원칙이고, 위탁관은 관리범주 바깥이다. 국내 전체 극장 수는 300개(스크린 수 2300개)에 이른다. 사정이 이러하니 심지어 반년 뒤에 돈을 받았다는 영화사의 불만이 나올 만도 하다. 영화 종영 뒤 정산 방식은 과거 매표 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 나온 관행이다. 무료 초대권과 영화 필름 회수 등에 걸리는 시간까지 감안해 몇 달 시차를 뒀다. 하지만 지금은 여건이 다르다. 전산시스템이 도입돼 판매현황이 그날그날 드러난다. 물건(영화)을 납품받아 팔았으면 판매자(극장)가 납품자(영화사)에게 물건값을 그때그때 주는 게 정상적인 상거래다. 물건이 계속 팔리고 있으니 완전히 다 팔린 뒤에, 그것도 한참 지나 정산하겠다는 것은 구태(舊態)다. 물론 수십년 넘은 지급 관행을 바꾸려면 어느 정도의 고통은 따를 수밖에 없다. 우선 결제 시스템을 고쳐야 할 것이고, 자금운용 계획도 다시 짜야 한다. 수입·지출 시차에 따른 이자 수입도 포기해야 한다. 롯데는 중간정산으로 1억원에 가까운 이자 수입(성수기 기준)을 날렸다고 한다. 대기업들이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얘기할 때 가장 먼저 들고나오는 게 현금 결제다. 어음 지불 관행을 없애 중소기업 자금난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국내 1, 2위 극장망을 거느리고 있는 재벌 그룹들은 지금도 ‘상생’을 목청 높여 외친다. 극장이 제때 배급사에 돈을 줘야 배급사가 영화사에 돈을 주고 영화사는 그 돈으로 다음 작품을 만드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그것이 현 정권이 말하는 공생이요, 해당 그룹 총수들이 외치는 콘텐츠 강국으로 가는 길이다. 한달 넘게 극장에 걸리는 영화가 많지 않아 중간정산을 도입하더라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하지 말자. 직영관에서는 이미 중간정산을 실시하고 있다며 위안 삼지도 말자. 상영 기간이 한달 미만일 때는 종영과 동시에, 한달이 넘어갈 때는 중간정산을 하는 방향으로 시장 선도업체들이 과감히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위탁관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자체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손쉽고 작은 문제(부금)부터 고쳐야 더 민감하고 큰 문제인 수익분배 비율(부율)도 해결의 실마리가 트일 수 있다. 영화감독의 말대로 “관객이 어음 내고 영화 보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hyun@seoul.co.kr
  • 폭스 英국방 ‘친구 스캔들’

    가뜩이나 전 국민 무상의료보험제도 축소 등 각종 재정긴축정책으로 안팎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영국 보수·자유민주 연립정부가 이번엔 국방장관 ‘친구 스캔들’로 궁지에 몰렸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리엄 폭스 국방장관은 공직자도 아닌 자기 친구 애덤 웨리티(34)를 해외 순방 등 공식 일정에 데리고 다니고 그를 통해 기업인들과 면담을 잡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해왔다. 웨리티는 ‘리엄 폭스 의원 고문’이라는 명함을 갖고 다니기까지 했다. 폭스 장관도 논란이 확산되자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친구에게 기밀을 누설하거나 금전적 이득을 취한 적은 없다.”면서도 “웨리티가 군수 산업 분야에서 일하는 것을 고려하면 내가 그와 자주 연락한 것은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고 사실상 잘못을 시인했다. 폭스 장관은 10일 오후 하원에 출석해 이러한 입장을 되풀이한 뒤 의원들의 추궁을 받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측은 일단은 폭스 장관을 옹호하면서도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총리실은 이날 발표문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폭스 장관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면서 ”폭스 장관은 자신의 업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옹호했다. 총리실은 폭스 장관으로부터 안보 기밀이 샜는지 등을 조사한 보고서가 오는 21일 올라오기 전까지는 그의 인사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데스크시각] 관객이 어음 내고 영화 보나

    데스크시각] 관객이 어음 내고 영화 보나

     지난달 영화인들과의 저녁 자리에서의 일이다. “영화도 대박인데 배불리 먹자.”는 농이 오고가던 중, 영화감독이 “그런데 돈은 언제 나오는 거냐.”며 옆 자리의 제작자를 쳐다봤다. 두 사람이 합심해 만든 영화는 예상을 깨고 장기 흥행 중이었다. 제작자는 어깨를 한번 들었다 놓으며 ‘낸들 아나’라는 표정을 지었다.  얘기인즉슨, 극장에 관객이 아무리 미어터져도 ‘영화 상영 중’에는 영화사나 감독 수중에 관람료 수입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결제가 ‘영화 종영 뒤’에 이뤄지는 때문이었다. 그것도 영화가 끝난 뒤에 곧바로 주는 것이 아니라 통상 석 달 뒤에나 준다는 푸념이 뒤따랐다.  영화감독은 “영화가 오래 (극장에) 걸려 좋긴 한데 그만큼 돈받을 날짜도 늦어져 고민”이라고 농반진반 말했다. 이어 “현장의 목소리를 열심히 듣겠다던 전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런 거 하나 안 고쳐놓고 뭐 했는지 모르겠다.”는 탄식에서부터 “한달 만에 주는 경우도 있다.”는 옹호론까지 분분한 말이 오갔다.  얼마 전 영화진흥위원회는 ‘표준상영계약서 권고안’을 내놓았다. 여기에 보면 상영 기간이 한달을 넘어가면 중간정산을 하도록 돼 있다. 권고안이라고는 하지만, 행정과 현장이 따로 노는 또 하나의 사례였다.  다행히 시정 노력이 엿보이긴 한다. 극장업계 2위인 롯데시네마는 올 1월 중간정산을 도입했다. 장기 상영시 매달 15일에 관람료 수입을 정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직영관에 한해서다. 직영관 숫자(33개)는 롯데 전체 극장 수(71개)의 절반에 불과하다.  업계 1위인 CGV는 아직도 사후정산을 고수하고 있다. 영화 종영 시점부터 45일 뒤에나 돈을 준다. 그나마 직영관(40여개)에 적용되는 원칙이고, 위탁관은 관리범주 바깥이다. 국내 전체 극장 수는 300개(스크린수 2300개)에 이른다. 사정이 이러하니 심지어 반년 뒤에 돈을 받았다는 불만이 나올 만도 하다.  영화 종영 뒤 정산 방식은 과거 매표 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 나온 관행이다. 무료 초대권과 영화 필름 회수 등에 걸리는 시간까지 감안해 몇 달 시차를 뒀다. 하지만 지금은 여건이 다르다. 전산시스템이 도입돼 판매현황이 그날그날 드러난다.  물건(영화)을 납품받아 팔았으면 판매자(극장)가 납품자(영화사)에게 물건값을 그때그때 주는 게 정상적인 상거래다. 물건이 계속 팔리고 있으니, 완전히 다 팔린 뒤에, 그것도 한참 지나 정산하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구태(舊態)다.  물론 수십년 넘은 지급 관행을 바꾸려면 어느 정도의 고통은 따를 수밖에 없다. 우선 결제 시스템을 고쳐야할 것이고, 자금운용 계획도 다시 짜야 한다. 수입·지출 시차에 따른 이자 수입도 포기해야 한다. 롯데는 중간정산으로 1억원에 가까운 이자 수입(성수기 기준)을 날렸다고 한다.  대기업들이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얘기할 때 가장 먼저 들고나오는 게 현금 결제다. 어음 지불 관행을 없애 중소기업 자금난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국내 1, 2위 극장망을 거느리고 있는 재벌 그룹들은 지금도 ‘상생’을 목청 높여 외친다.  극장이 제때 배급사에 돈을 줘야 배급사가 영화사에 돈을 주고 영화사는 그 돈으로 다음 작품을 만드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그것이 현 정권이 말하는 공생이요, 해당 그룹 총수들이 외치는 콘텐츠 강국으로 가는 길이다.  한달 넘게 극장에 걸리는 영화가 많지 않아 중간정산을 도입하더라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하지 말자. 직영관에서는 이미 중간정산을 실시하고 있다며 위안삼지도 말자. 상영 기간이 한달 미만일 때는 종영과 동시에, 한달이 넘어갈 때는 중간정산을 하는 방향으로 시장 선도업체들이 과감히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위탁관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자체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손쉽고 작은 문제(부금)부터 고쳐야 더 민감하고 큰 문제인 수익분배 비율(부율)도 해결의 실마리가 트일 수 있다. 영화감독의 말대로 “관객이 어음 내고 영화 보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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