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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티인지 수영복인지” 씨엘 파격의상 논란

    “팬티인지 수영복인지” 씨엘 파격의상 논란

    2NE1의 멤버 씨엘의 파격적인 의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생방송 SBS 인기가요’에서 씨엘은 속옷을 연상케하는 핫팬츠를 입고 열정적인 ‘나쁜 기집애’ 솔로무대를 펼쳤다. 씨엘은 무대 분위기에 맞게 파격적인 하의실종 패션을 연출했지만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과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일부 네티즌은 “수영복인지 속옷인지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 “청소년들이 많이 보는 방송인데 너무 심한 것 아닌가”, “따라할까 겁난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하지만 일부는 “무대 의상가지고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냐”고 옹호하기도 했다. 한편 씨엘은 이날 방송에서 이효리의 ‘배드걸’을 제치고 솔로 데뷔 첫 1위 영예를 안았다. 씨엘은 “기분이 너무 좋다. 팬들에게 감사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성결혼 허용 말라”나달에 뛰어든 무법자

    테니스 스타 나날이 코트의 무법자의 침입을 받았다. 프랑스 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이 벌어지던 지난 9일(현지시간) 파리 롤랑가로 코트에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호멘(Hommen)’ 단체 소속 의 한 남성이 화염병을 휘두르며 난입했다. 다비드 페레르와 결승전을 벌이고 있던 나달은 겁에 질렸고,경기는 몇분간 중단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시위자는 반라 차림에 화염병을 들고 흰 마스크를 하고 코트로 뛰어들었다.이와맞춰 스탠드 상단에서는 동성결혼 반대를 옹호하는 몇명의 시위꾼이 깃발을 불태우며 플랭카드를 흔들었다. 그 순간 경호요원들이 나들을 에워쌌고, 코트의 침입자들이 코트 밖으로 쫓겨 남으로써 사태는 일단락 됐다.속개된 경기에서 나달은 다비드 페레르를 3-0으로 물리치고 8번째 프랑스 오픈 테니스 챔피언에 올랐다. 나달은 “사건이 매우 빠른 순간에 일어 났다. 처음에는 무슨일인지 몰라 약간 겁을 먹었다”고 회고했다.그는 “경호요원들이 빠르고 용감하게 그들을 제압 한 것”에 매우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코트 난입 사건은 프랑스 프랑수아 올랑드 (Francois Hollande) 정부가 지난달 게이들의 결혼을 합법화 함으로써 촉발됐다. 프랑스는 동성애자 결혼을 허용하는 13번째 국가 됐고 게이들의 첫 번째 결혼식이 지난달 남프랑스 몬테펠러시에서 있었다. 이에 ‘호멘(Hommen)’측은 동성애자 결혼 허용 법안이 가족의 신성함을 훼손하고 있다며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장상옥 기자 007jang@seoul.co.kr
  • 터키 총리 “재개발 철회 없다”… 주말 시위 격화 조짐

    터키 총리 “재개발 철회 없다”… 주말 시위 격화 조짐

    한동안 소강 상태를 보이던 터키 반정부 시위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잇따른 강경 발언으로 다시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북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이스탄불 공항에서 “이번 시위는 민주적 자격을 상실해 (무지로 인한 파괴 행위인) 반달리즘으로 변했다”고 비난했다. 시위대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공항 주위에는 에르도안 총리를 지지하는 시민 1만여명이 모여 첫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총리가 당수로 있는 정의개발당(AKP)을 지지하는 이들은 “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며 에르도안 총리를 옹호했다. 이들은 “(반정부 시위대가 점령한 이스탄불 탁심 광장으로) 우리를 보내 달라, 그들을 박살 내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총리의 이 같은 태도는 11년 집권 기간 동안 그를 굳건히 지지해 온 보수 이슬람 계층 덕분이라는 것이 중동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개발 독재’ ‘인권탄압’ 논란과 관계없이 선거 때마다 이슬람근본주의를 추구하는 에르도안 총리와 AKP에 40%가 넘는 지지를 보내 왔다. 터키 국민 상당수는 총리가 최소한이나마 시위대의 여론을 수렴해 독선적 국정운영 방식을 바꿀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강경 입장으로 일관하면서 그의 독선적인 면모에 대한 대중적 반감 또한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주말 열리는 시위는 규모 면에서 최근 10년 만에 최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6일 이스탄불 증시도 8% 이상 곤두박질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녹색성장은 ‘기후변화 사기극’이다

    녹색성장은 ‘기후변화 사기극’이다

    박근혜 정부의 키워드가 ‘창조경제’라면 이명박 정부의 국정비전은 ‘녹색성장’이었다. 녹색성장은 청정에너지와 녹색기술을 통해 에너지 자립을 이루고, 신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개념이다. 2000년 1월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처음으로 이 용어를 언급한 뒤 다보스포럼 등을 통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8·15 경축사에서 녹색성장을 국가 발전 패러다임으로 선포했고, 이듬해 2월 대통령 직속으로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명박 정부에서 금과옥조로 여겨졌던 녹색성장은 그러나 새 정부 들어 녹색성장위원회가 총리실 소속으로 격하되는 등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국내에서의 녹색성장의 명운과 별개로 녹색성장 개념 자체에 반기를 든 이들이 있다. 가장 급진적인 환경주의를 표방한 생태사회주의 그룹 ‘그린 레프트’(green left)다. 이들은 녹색과 자본주의적 성장이 결코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생산해야 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 생태 환경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다. 잉글랜드·웨일스 녹색당의 수석대변인 출신으로 2006년 녹색당 안에 그린 레프트를 발족시킨 저자는 이렇게 진단한다. “자본주의가 비록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증가율로 생산하고 소비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만약 우리가 덜 소비하고 덜 생산한다면, 현재의 경제 체제는 위기로 치달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생태 위기를 겪는 핵심적인 이유다.”(27쪽) 생태사회주의는 계몽을 통해서 생태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존의 환경 운동과 자본의 확대재생산을 위해 생태마저 상품화하는 녹색성장론의 문제점을 모두 비판한다. “생태사회주의와 많은 전통적인 생태학적, 사회주의적 정책 수립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면 사회주의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산업확장을 옹호해왔으며 파괴적 개발의 잠재 비용을 조사하는 데 실패했고, 녹색당들은 때때로 탄소 거래처럼 결함 있는 시장 기반 해법을 수용했다.” (77쪽) 기후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의 진단 없이 추진되는 탄소배출권거래제 같은 처방은 환경을 위해 거의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 은행의 배만 불릴 뿐이다. 또한 탄소 상쇄는 배출 가스를 상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죄책감을 상쇄하기 위해 사용될 뿐 실제로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환경에 대한 우려는 성장 신화를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수십 년 동안 석유회사들은 자신들의 반환경적인 행동에 대한 시선을 돌리기 위해서 나무심기 행사를 열고, 환경 분야 NGO들을 후원해왔다. 친환경적 대안 연료로 꼽히는 바이오연료도 실상은 화석연료보다 더 많은 기후 파괴를 일으킨다. 심지어 콜롬비아의 경우 바이오연료 재배를 위한 토지 대부분을 현지 주민들로부터 강탈함으로써 인권유린마저 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기후변화까지도 자본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며,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환경 친화적으로 변화한다고 해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통틀어 ‘기후변화 사기극’이라고 명명했다. 생태사회주의가 추구하는 지향점도 따라서 명쾌하다. “가장 근본적으로 우리는 낭비 없는 번영이 사회의 목표가 되는 생태사회주의적 경제를 필요로 한다. 생산과 소비를 증가시키면서 영원히 경제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현재의 경제는 폭식과 비만에 기초하고 있다. 만족함(enough)이 더 많이(more)를 대체해야 한다.” (73쪽) 생태사회주의는 자본주의에 대한 도전 없이 생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환경을 중시하지 않는 사회주의는 무가치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생태사회주의 이론의 기원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에서 출발해 영국의 생태주의자 윌리엄 모리스, 미국의 아나키스트 머레이 북친, 미국 생태주의자 조엘 코벨, 케냐의 위대한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 까지 이어지는 긴 사상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파악한다. 책은 이와 함께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세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린 레프트 운동에 대해 소개한다. 특히 라틴아메리카의 토착민들의 생태환경 보존 활동을 모범적인 성공 사례로 소개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촉구한다. 개인의 재산권 대신 공유재에 기반한 생태사회주의가 얼마나 현실적인 대안인가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6월에도 한여름 더위를 느끼는 요즘, 생태사회주의가 제기한 기후 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볍게 넘겨버려선 안 된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침묵 지키던 터키 법조계, 반정부 시위 가세

    침묵 지키던 터키 법조계, 반정부 시위 가세

    터키 정부가 시위 강경 대응에 대해 사과하고도 최루탄·물대포 진압을 고수하면서 사망자 수가 3명으로 늘었다. 그간 침묵을 지키던 법조인들이 반정부 시위에 가담했고, 국제 해커집단들도 터키 정부 웹사이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서울신문이 5일(현지시간) 터키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시위 도중 머리를 다쳐 치료받던 에트헴 사르슈류크가 숨지는 등 사태가 악화되자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판사와 검사, 변호사들이 지방법원들을 점거하고 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법치주의 준수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터키 사회에서 법조인들의 시위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해커들도 터키 정부를 공격하며 시위대를 옹호했다. 해킹·보안 관련 사이트 ‘해커스뉴스 블레틴’은 ‘어나니머스’와 ‘시큐리티 드래건’ 등 국제 해커집단들이 180여개의 사이트들을 마비시켰다고 밝혔다. ‘작전명 터키’(#Op Turkey)로 이름 붙여진 이번 해킹으로 터키 정부와 국회,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등 주요 홈페이지가 다운됐다. 어나니머스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터키 국민들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고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나섰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를 방문 중인 에르도안 총리가 7일 귀국하는 데다, 주말에 대규모 집회가 예고돼 있어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터키 내부에서는 언론이 통제돼 이런 소식들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터키의 시위 소식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터키 시위대가 정부의 인터넷 통제를 피하기 위해 가상사설망(VPN)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 경찰은 트위터에 허위사실을 올렸다는 혐의로 수백명을 연행하는 등 인터넷 사용내역을 추적하고 있다. 시위 초기 정보의 허브 역할을 하던 ‘터키를 점령하라’ 등 사이트들도 속속 폐쇄됐다. 한편 미국 CNN은 터키 시민들이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게재할 반정부 시위 광고비를 마련하기 위해 인터넷상에서 9만 달러(약 1억원)가량을 모았다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제21회 공초문학상] “의심 속에서 움트는 詩語… 뜻대로 써지지 않아 불행”

    [제21회 공초문학상] “의심 속에서 움트는 詩語… 뜻대로 써지지 않아 불행”

    “눈물이 많았어요. 눈물로 쓰는 건 다 진짜인 줄 알았어요. 이제 눈물이 다 말라버리니까 눈물로 쓴 것들이 사실은 가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진짜란 과연 무엇일까…. 진짜라는 게 언어에 담길 수는 없는 거잖아요. 진짜를 예술에 담을 수 있는 능력이 저한테는 없는 것 같아요.” 유안진(72) 시인은 고희를 넘기고서도 여전히 의심하고 탐색하는 작가다. 삶이 여물어도 확신은 흩어지고 의문은 외려 더해진다. “인생이 뭔지 끊임없이 회의하고 발견하고 찾아가는 것 같다”는 시인을 문학평론가 정효구는 “‘진아’(眞我)를 찾기 위해 힘들여 정성을 다한다”고 평한다. 제21회 공초문학상 수상작인 ‘불타는 말의 기하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인은 ‘유리 벽을 지나다가/니가 나니?/걷다가 흠칫 멈춰질 때마다/내가 정말 난가?’ 되묻는다. ‘쉬운 걸 굳이 어렵게 말하고/그럴듯한 거짓말로 참말만 주절대’는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 “나는 왜 나인가, 어떤 게 진짜 나인가 의심할 때가 많아요. 교단에 서는 내가 다르고, 집에서 가면을 벗는 내가 다르죠. 늘 옳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늘 틀린 것도 아니고. 한때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내가 가짜는 아닌가, 산다는 게 뭔가 회의가 들어요. 그러니까 자꾸 시가 나오는 것 같아요.” 시인은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교육심리학을 전공하고 서울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16권의 시집을 냈다. 적지 않은 성취이건만 지금도 “원하는 대로 써지지 않아서 불행하다”고 토로한다. 그는 “시라는 언어 예술은 비틀고 뒤집고 왜곡시키면서 진실을 말하는 것”이라며 시를 ‘둥근 세모꼴’에 비유한다. “메밀은 (중략) 시와 너무 닮았다. 세모꼴 메밀과 속의 둥근 알갱이는 (중략) 창조 의도와 오해의, 신뢰와 의심의, 현실과 이상의, 진실과 허상의, 내심과 외형의, 이 시대와 꿈꾸는 시대 등의 모순 충돌과 갈등을 그대로 닮았다.”(산문집 ‘상처를 꽃으로’ 중) 진짜 자아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는 시인에게 그 자신은 ‘집’이 아니라 ‘짐’(문학평론가 정효구)이다. 그러나 그의 문학적 성취는 ‘둥근 세모꼴’ 삶에 대한 의심과 회의가 자책이나 절망에 그치는 게 아니라 깨달음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철부지도 아니면서 왜 이러고 있지?’ 하고 자문하다가도 ‘의심하고 의심받는 것은 철드는 것’(‘의심의 옹호’)이라고 긍정하고, 오지 않는 것을 기다리면서 허무에 시달리다가도 ‘위대한 허무란/기다릴 게 없는데도 기다리는 것’(‘기다림을 기다린다’)이라고 관조한다. 의심과 회의는 반성으로 이어진다. ‘거꾸로 로꾸거로 생각을 돌려봐도/캄캄한 암흑 속 아몰아몰 아지랑이뿐’(‘거꾸로 로꾸거로’)인 반성의 시간이지만 시인은 끈기 있게 삶을 응시한다. “인생은 한 번 지나면 못 돌아오잖아요. 그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걸 거꾸로 해왔어요. 위선과 위장과 허위로 살았어요. 못 하면서 잘하는 척하려고 했고, 남을 앞지르려고 했어요. 똑똑한 질문 하나 해보겠다고 너무 애를 썼어요. 거꾸로 해온 걸 다시 거꾸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서 ‘로꾸거’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거꾸로 해봐도 나는 너무 썩은 것 같아요.” 수상작이 실린 시집 ‘걸어서 에덴까지’에서 검은색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흰색이 다른 색을 용납하지 않는 배타적 색인 반면 회의와 후회를 포용하는 검은색은 ‘신의 색채’이기 때문이다. “흰색은 조금만 잘못해도 흔적이 생기잖아요. 흰옷에 묻은 얼룩은 아무리 세탁해도 지워지지 않아요. 하지만 검은색은 잘못과 실수를 모두 받아서 감춰 주죠. 인생은 자기를 때묻히면서 사는 거잖아요. 태양 속에 왜 흑점이 있을까요. 밤이 없으면 대낮이 없듯 검은색은 귀향점인 동시에 시작점인 것 같아요.” ‘내 이맛머리 새치는 언제쯤에야 검어질 것인가’(‘아직도 아직도냐?’) 자문하는 시인은 “나이가 들수록 바보가 되고 싶다”며 해사하게 웃는다. “젊을 때는 잘나고 싶었는데 지금은 다른 사람과 같아지고,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실수하는 게 좋다”고 덧붙인다. “손자랑 노는 할아버지를 보세요. 나이든 사람의 근엄한 언어가 아니라 어린아이의 표정과 손짓을 쓰잖아요. 저는 너무 오만하게 살아왔어요. 인생이 후회스럽죠. 다시 살라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어린아이가 되고 바보가 되는 것, 그렇게 낮아지는 게 지순해지는 길이 아닐까 싶어요.”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불타는 말의 기하학 쉬운 걸 굳이 어렵게 말하고 그럴듯한 거짓말로 참말만 주절대며 당연함을 완벽하게 증명하고 싶어서 당연하지 않다고 의심해 보다가 문득문득 묻게 된다 유리 벽을 지나다가 니가 나니? 걷다가 흠칫 멈춰질 때마다 내가 정말 난가? 나는 나 아닐지도 몰라 미행하는 그림자가 의문을 부추긴다 제 그림자를 뛰어넘는 아무도 없지만 그래도 확인해야 할 것 같아 일단은 다시 본다 이단엔 생각하고 삼단에는 행동하게 손톱 발톱에서 땀방울이 솟는다 나는 나 아닐 때 가장 나인데 여기 아닌 거기에서 가장 나인데 불타고 난 잿더미가 가장 뜨건 목청인데. ■유안진 시인은… ▲1941년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 교육학과, 동 대학원 석사, 미 플로리다 주립대 교육심리학 박사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달하’, ‘봄비 한 주머니’, ‘다보탑을 줍다’, ‘거짓말로 참말하기’, ‘둥근 세모꼴’, 수필집 ‘지란지교를 꿈꾸며’ 등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학상, 소월문학상 특별상, 월탄문학상, 한국펜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유심문학상, 구상문학상, 간행물윤리위원회상 등 수상
  • 안철수·최장집 vs 박근혜·김종인… 닮은점과 다른점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그의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한배를 타고 ‘2인 3각의 항해’를 시작했다. 노동 등 사회 현안에 진보적인 최 이사장과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안 의원이 공동목표 실현까지 할 수 있을까. 두 사람의 관계는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경제민주화 전도사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관계를 닮았지만 다른 점도 적지 않다. 안 의원과 최 교수, 박 대통령과 김 전 위원장 등 정치지도자와 원로의 파트너십은 성공과 실패 등 다양한 결말을 보여 줬다. 민주당이 추구했던 경제민주화 의제를 새누리당이 주도하게 해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와 박 대통령의 당선에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위원장은 박 대통령과 밀월관계를 유지하다 대선이 끝나 갈 무렵부터 외곽으로 밀려나 현재는 소원한 상태다. 김 전 위원장은 총선부터 경제민주화로 박 대통령을 도왔지만 경제민주화는 인수위에서 흐지부지돼 끝내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되지 못했다. 박근혜-김종인 파트너십은 현재 거의 가동되고 있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29일 이 같은 시선을 부정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의 신의정치를 평가하며 경제민주화는 결국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전 위원장은 경제민주화 부진의 이유를 박 대통령이 아닌 여야 정치권 책임으로 돌려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복원될 여지도 남겼다. 안 의원과 최 교수의 파트너십은 일단은 잘 가동되고 있는 듯하다. 정치 지도자와 원로의 결합이란 측면에서 박 대통령과 김 전 위원장의 초기 관계를 닮았다. 하지만 소동도 있었다. 안철수 신당의 지향점이 노동에 기초한 진보 정당이라는 최 교수의 발언에 안 의원 측근들이 반발하자 안 의원은 28일 노동에 기초한다는 부분에서 최 교수 입장을 옹호했다. 다만 신당이 향후 진보 정당으로 갈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 안 의원은 논평하지 않았다. 안 의원은 29일 기자들과 만나 내부 갈등설을 부인했지만, 신당 창당 등에서 노선 문제로 두 사람이 부딪힐 소지를 남겨 둔 셈이다. 최 교수에게 삼고초려까지 한 안 의원이 계속 신뢰할지는 미지수다. 두 사람 관계가 장밋빛만은 아닌 것이다. 안 의원은 대선 과정에서 윤여준 전 환경장관, 김 전 위원장 등과 파트너십을 시도하다 결렬됐고 이후 이헌재 전 장관 등 원로그룹도 배제했다. 이런 안 의원이 29일 자신의 후원회장으로 또 원로 최상용(71) 고려대 명예교수를 위촉해 주목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일베 표현의 자유 어디까지? 초등교사가 ‘로린이’ 썼다 물의 빚어 사과

    일베 표현의 자유 어디까지? 초등교사가 ‘로린이’ 썼다 물의 빚어 사과

    일베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신을 초등학교 교사라고 밝힌 일베 사용자가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해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일각에서는 어린이를 성적(性的) 대상으로 삼는 용어까지 난무하는 일베에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옹호해줘야 하는지 답답해하는 반응도 나온다. 지난 28일 다음 카페 ‘초등임용고시 같이 공부해요’에 ‘일베에 논란된 초등교사 본인입니다. 정중하게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사이트에서 닉네임 ‘초등교사’를 쓰는 글쓴이는 지난해 10월 ‘초등학교 교사 인증! 초등교사는 일베 못 가냐?’라는 제목의 글을 일베 게시판에 올렸다. 이 글쓴이는 자신이 초등교사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대구교대 총장의 직인이 찍힌 교원자격증을 찍어 올린 뒤 초등학생들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사진 4장을 연달아 올렸다. 특히 사진들 밑에 ‘로린이들 개귀엽다능’이라고 달아놓은 설명이 문제가 됐다. ‘로린이’는 어린이를 성적 대상으로 보는 ‘로리타’와 어린이의 합성어다. 글쓴이는 “일베에 글을 올린 본인이 맞다. 스스로 자숙하고 있고 진짜 심각하게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러나 “‘로린이’라는 말을 절대 성적 대상으로 삼아 올린 것이 아니고 아이들이 귀엽다는 의미로 일베인들이 쓰는 용어로 쓴 것”이라면서 “아이들을 진짜 좋아하고 절대로 그런 말을 할 쓰레기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렇게 크게 기사가 날 줄 몰랐다”면서 “이미 학교 학생처에서 연락이 왔고 징계 조치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다시 한번 이러한 말도 안되는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 “이제 그만 해달라. 나도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베에 흔히 ‘인증대란’ 때 나도 초등교사라고 아무 생각 없이 올린 글이라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면서 “초등교사의 명예에 먹칠을 하게 돼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글쓴이의 사과문에도 해당 카페에 가입된 교사들과 교대 졸업생들의 비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 회원은 해당 작성자가 같은 날 일베에 쓴 글의 캡처화면을 올리면서 사과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 캡처화면을 보면 문제의 글쓴이는 “로린이라는 말이 그렇게 심각한 성적 비하 발언이냐? 또 일베 죽이기네”라면서 “인증대란 때 로린이 쓴 거 이제 와서 싸잡아서 일베 비난하네. 미쳤다고 내가 애들 가지고 성적 대상으로… 기분 ×× 나쁘네”라고 적어 올렸다. 이에 대해 글쓴이는 “일베의 글은 아까 기사만 봤을 때 심각성을 모르고 적은 글”이라면서 “탈퇴하고 이제 일베 끊었다. 진심으로 자숙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추가로 글을 올렸다. 그는 “1년 전 일이 이렇게 불거질 줄 몰랐다”면서 “너무 오해가 커졌다. 두렵고 충격적이어서 진짜 죽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변희재, ‘100분 토론’에서 일베 옹호하더니 트위터에…

    변희재, ‘100분 토론’에서 일베 옹호하더니 트위터에…

    보수논객 변희재(40) 미디어워치 대표가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뒤 소감을 전했다. 변희재는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백토(백분토론)를 마쳤습니다. 3대3 토론이라 역시 산만했지만 나름 할 말은 다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역시 2대2 토론 정도로 했었으면 훨씬 더 충실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을 거 같아요.”라면서 “발언 시간이 극히 제한될 거 같아 다양한 논의를 하는데 부담이 컸습니다”라고 밝혔다. 변희재는 29일 방송된’100분 토론’에서 최근 극우 성향 온라인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표현의 자유’에 대해 논쟁을 펼쳤다. 변희재는 이날 “5·18을 폭동이라고 하는 등 도를 넘은 행동을 하는 일베를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에 맞서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토론에는 변희재 외에도 곽동수 숭실사이버대 교수, 진성호 전 국회의원, 이재교 변호사, 이호중 서강대 교수, 이택광 경희대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MB, 노무현 前대통령 4주기 추도식날 옛 참모들과 골프 회동 논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4주기 추도일인 지난 23일 전직 참모진과 골프를 친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국회 브리핑에서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이 전 대통령이 또 한번 국민 가슴에 대못을 박은 셈”이라며 “제발 퇴임 이후에라도 국민의 존경을 받는 전직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전 대통령은 퇴임하자마자 국민이 사용해야 할 테니스장을 혼자 독차지해 사용하다가 국민의 지탄에 직면했던 것을 벌써 잊었는가”라며 “진정 국민의 정서를 읽어낼 능력이 없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김현 민주당 의원도 전날 트위터에 관련 소식을 전하며 이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새누리당은 공식 반응을 자제했지만 조전혁 전 의원 등 일부 인사들은 “그날이 현충일과 같이 국민적으로 애도하는 날은 아니지 않으냐. 다른 역사적 인물이 돌아가신 날에도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하느냐”며 이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당사자인 이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측은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예전부터 약속이 잡혀 있었기 때문에 친 것”이라고만 밝혔다. 노무현재단 측도 “국민이 판단할 일”이라며 언급을 자제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3∼24일 두 차례에 걸쳐 경남 거제시의 한 골프장에서 하금열 전 대통령실장 등 재임 당시 참모들과 골프 라운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1만 마리 귀뚜라미로 뒤덮인 학교

    1만 마리 귀뚜라미로 뒤덮인 학교

    고교졸업을 앞둔 고등학생들이 장난으로 1만 마리의 귀뚜라미를 학교에 풀어놓는 소동을 벌여 졸업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미국 켄터키주(州) 그레이슨의 이스트 카터(East Carter) 고등학교는 학교 복도에 귀뚜라미 1만 마리를 풀어놓은 학생 7명에게 각각 벌금 600달러씩을 내기 전까지는 졸업장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학교 교장 래리 카이저(Larry Kiser)는 “며칠이 지났음에도 이 끔찍한 생물이 아직 학교 이곳저곳에 숨어 돌아다닌다. 청소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 것이다.”고 밝혀 벌금 부과를 거두지 않을 것임을 확실히 했다. 이에 처벌은 받은 학생들의 가족과 친구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의 처사가 너무 가혹하다. 졸업을 축하는 이벤트로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고 선처를 요구하고 있어 학교 측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귀뚜라미 학생들’의 친구인 알리사 로손(Allissa Lawson)은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학교에 다녔다. 같이 졸업하지 못하는 것은 너무 불공평하다.”며 이번 소동을 옹호했다. 이런 소식을 듣고 학교를 찾아온 지역출신 상원의원인 로빈 웹(Robin Webb) 또한 “졸업은 그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전에 죄를 저지른 기록도 없다.”며 학생들의 편에 섰다. 하지만 해당 교육청은 학생들의 이러한 종류의 ‘졸업 장난’을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귀뚜라미 학생’ 7명이 벌금을 내기 전에는 고교 졸업장을 받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WSAZ 뉴스 캡처 인터넷뉴스팀
  • [열린세상] 일본 우경화에 담긴 심리/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일본 우경화에 담긴 심리/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침략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는 아베 총리의 망언 이후 일본 정치권은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는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것은 아니다. 미국이 나서 아베 총리의 망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함으로써 아베 정권은 한·일 관계의 악화가 미·일 관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뭇매를 맞고도 최근 아베 정권의 핵심 간부가 식민지 지배와 주변국에 대한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에서 ‘침략’이라는 표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이어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의 망언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미국의 여론조차 일본에 대한 비난을 거세게 하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아베 정권의 행동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아 황당하기 그지없다. 올 초만 해도 아베 총리는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축하하기 위해 제일 먼저 특사를 보냈고, 자민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 행사로 주최하는 것을 연기하는 등 한국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필요하다는 전략적인 판단 때문이었다. 최근 아베 총리가 한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작심을 한 듯이 망언을 쏟아내고, 일본 정치권도 일제히 이를 옹호하는 망언들을 이어 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는 현재 아베 정권의 행동을 7월 참의원 선거를 겨냥한 선거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또 7월 참의원 선거 이후 헌법 개정과 집단적인 자위권 해석 변경을 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과거사 문제’와 같은 민감한 사안을 먼저 제기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아베 망언 이후 우익 신문인 산케이신문을 제외하고 대부분 일본 매스컴들이 아베 정권의 역사 인식을 질타하는 점을 상기하면 결코 망언이 지지 표를 확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일본 보수 세력의 망언을 허용하는 정치적인 상황과 우익이 갖고 있는 심리가 서로 상승작용하는 점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구조적인 측면에서 보면 일본의 전후 체제는 천황제가 지속되면서 제국주의 청산이 확실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현재 일본 정치권은 양심 세력이 없어지면서 전후 금기시됐던 우익적인 사상이 여과 없이 표출될 수 있는 정치적인 상황이 마련된 것이다. 문제는 일부 보수 세력들 사이에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이 아시아를 위한 전쟁이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아직도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리에 아키라 교수의 지적처럼 전전(戰前)의 일본 외교는 보편적인 가치인 민주주의와 인권을 생각하기보다는 일본 국익의 차원에서 이루어졌기에 세계의 보편주의 사상과 철학은 통용되지 않았다. 즉 제국주의 당시 일본의 보수 세력은 동양과 서양이라는 이분법적인 측면에서 일본 국익을 위해 아시아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지나쳐 보편적인 가치에 대한 고려는 도외시했던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현재까지 이어져 일부 보수 세력은 제국주의 전쟁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것에는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아베 정권의 ‘전후 체제 탈각’ 노력에는 이런 심리가 근저에 깔려 있기에 주변 국가들과의 충돌은 필연적인 현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일본 우익들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심리적 배경에는 한국은 무엇을 해 주어도 항상 불만이라는 것과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일 양국이 서로 결착을 보았음에도 한국은 다시 문제 제기를 한다는 오해가 광범위하게 펴져 있다. 이를 선거에서 악용하려는 것이 아베다. 아베는 선거에서 한국과 중국에 과거사에 대해 양보했음에도 돌아온 것은 ‘과도한 요구’뿐이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할 말은 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 결과 일본 정치권에는 동북아 국가들이 과거사에 대해 잘못을 지적하면 할수록 반성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정당성을 항변하고자 하는 심리적인 상태가 형성된 것이다. 앞으로 일본의 건전한 시민 세력이 이를 바로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는 일본의 미래를 우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전효성 공식사과에도 일베에 변희재까지…‘속옷 인증’도

    전효성 공식사과에도 일베에 변희재까지…‘속옷 인증’도

    라디오 생방송에서 잘못된 ‘민주화’ 발언으로 비판을 받은 걸그룹 시크릿 멤버 전효성이 공식사과했지만 파문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효성은 지난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의 저의 발언과 관련해서 올바르지 못한 표현을 한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하고 적절하지 못한 단어를 사용한 점 반성하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 전합니다”라고 공식사과를 전했다. 전효성은 이날 SBS 라디오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출연해 “저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거든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라고 발언해 비판을 받았다. 극우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들이 민주화를 ‘하향 평준화, 비추천, 억압당하다’ 등 부정적 의미로 악의적으로 왜곡·변질시켜 사용하는 행태를 전효성이 그대로 갖다 쓴 것처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민주화는 본래 ‘민주주의적으로 되어 가는 상태 또는 민주주의가 되게 하는 과정’으로 한국 근현대사에서는 목숨을 걸고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쟁취했던 4·19, 5·18, 87년 6월항쟁 등이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대표적인 역사적 사건이다. 전효성이 공식사과를 하며 파문을 진화하기 위해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일베에서는 전효성을 ‘애국 영웅’, ‘개념 아이돌’로 떠받들며 시크릿 앨범 구매를 독려하고 나서는 등 일베와의 관련성을 부인하려는 전효성의 공식사과를 무색케 하고 있다. 심지어 전효성이 화보를 찍은 속옷을 구매해 사진을 찍어 ‘인증샷’을 올리는 일베 회원도 있다. 일베는 전라도 비하 등 지역감정을 부추기거나 여성 비하 발언 등으로 자주 물의를 빚고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다. 또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전두환씨를 찬양해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 청소년들이 ‘오오미(전라도 사투리를 비하하듯 흉내낸 감탄사), 슨상님(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하), 홍어(전라도 비하), 운지(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비하), 민주화’ 등 일베에서 부정적으로 왜곡·변질된 단어들의 정확한 뜻이나 유래를 잘 알지 못하고 따라하고 있어 더욱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도 나서 친노종북을 언급하면서 전효성을 거들고 나섰다. 변희재 대표는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맨날 연예인들의 정치, 사회 참여의 자유 떠들던 친노종북이들, 자신들의 정략과 다른 발언 나오니 전효성이란 연예인 지금 이 시간까지 죽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연예인 죽이기는 김정은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더 극심할 겁니다”라며 전효성을 옹호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전효성이 공식사과로 파문을 잠재우려고 하면 일베가 나서서 불씨를 키우고 변희재가 도와주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MBC ‘무한도전’ 시청자게시판에는 전효성 출연분을 편집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11일 무한도전 ‘한국사 특강’ 특집 편에는 전효성이 여러 아이돌 그룹 멤버들과 함께 무한도전에 출연해 한국사 특강을 받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한국사 특강 특집 2편은 공교롭게도 일베에서 폭동이라 규정해 물의를 빚어온 5·18 민주화운동 33주년이 되는 18일에 방송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미홍 “윤창중에 배신감…잘못했으면 처벌받아야”

    정미홍 “윤창중에 배신감…잘못했으면 처벌받아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가 “윤창중씨가 잘못한 게 있다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정 대표는 14일 트위터를 통해 “떠도는 얘기들이 확실하다면 추가고발 해야 처벌 받을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신고된 내용만으로는 훈방조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미국 소송 변호사의 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럴 수 없다면 조용히 수사결과를 지켜볼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또 “윤창중씨에 대한 극심한 배신감을 느낀다”면서 “기자회견 내용을 믿고 싶었지만 그가 기자회견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게 거의 확실하다. 이 사건으로 이 사회와 박근혜 정부가 받게 된 상처가 너무 커서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는 정 대표가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해 “아직 수사 중이고 경범죄로 신고된 사안”이라고 주장한데 대해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윤 전 대변인의 해명이 상당수 거짓으로 밝혀짐에 따라 입장을 추가로 밝히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아울러 “법률회사에 의뢰해 허위 사실을 퍼나르는 자들, 비열하고 추잡한 트윗으로 SNS 세상을 오염시키는 자들을 샅샅이 찾아내기로 했다”면서 “트친(트위터 친구)님 중에서 사악한 글들 찾아 보내주시는 분들께 사례하겠다”고 했다. 이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고 마구 상처주고 모욕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저급한 사고를 동정한다”면서 “안타깝게도 상처를 받지 않고 웃음이 날 뿐이다. 불빛에 달려드는 하루살이, 날벌레들 같은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윤창중 옹호’ 정미홍 더코칭그룹 홈피 마비

    ‘윤창중 옹호’ 정미홍 더코칭그룹 홈피 마비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옹호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를 비난하는 네티즌이 폭증하면서 14일 정 대표의 회사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3일 정 대표는 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사태를 대하는 언론의 태도나 국민들의 접근 방식은 삼류”라면서 “아직 수사 중이고 경범죄로 신고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 사람(피해 여성)을 목 졸라 죽이기라도 한 것 같은 분위기”라면서 “이게 미친 광기가 아니고 뭐냐”고 말했다. 정 대표는 트위터에서 “윤창중 전 대변인께서는 허위 사실 유포, 확산하는 언론과 종북 세력들 모두 법적 처벌 및 민사 배상 추진하시길 바란다”면서 “사이비 언론인, 거짓말 유포하는 논객들 걸러낼 기회”라는 의견도 피력해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았다. 방송 이후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은 거세다.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봐라. 당신 같은 사람이 진정 대한민국을 갉아 먹는 것”(@cleancafe), “당신의 딸이 그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해보라. 아무리 먹고 사는 게 고단해도 이 무슨 망발인가”(@csogol)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게시판에서 비난 글이 쇄도하고 있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칭찬받은 손찌검’

    프로 농구선수가 놀이터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고생들을 훈계하다 경찰에 입건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A양 등 여중생 2명을 때린 혐의(폭행)로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소속 농구선수 이현호(3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씨는 12일 오후 8시쯤 양천구의 한 놀이터에서 담배를 피우던 A양 등 중·고등학생 5명을 훈계하다 이들의 머리를 손으로 한 차례씩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A양 일행은 경찰에 직접 신고했고 이씨가 때리면서 폭언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애들을 나무라던 중 애들이 욕을 하면서 반항해 화가 나 때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A양 등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부모는 오히려 “요즘 어느 어른이 아이들의 엇나간 행동을 훈계하느냐”면서 이씨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복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이씨는 2003년 서울 삼성에서 데뷔한 뒤 안양 KT&G(현 인삼공사)를 거쳐 인천 전자랜드에서 4시즌째 뛴 포워드다. 데뷔 시즌에 신인상을 받았고 지난해 한국농구연맹(KBL) 올스타전 선수로 선발됐다 이씨의 입건 소식이 전해지자 SNS에는 이씨를 옹호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쇄도했다. 트위터 아이디 erik***는 “용기 내 말한 이현호 선수, 당신이 멋집니다”라고 적었고 아이디 kimy*****는 “요즘 같은 시대에 이현호 선수에게 오히려 상을 줘야 한다”며 이씨를 응원했다. 반면 아이디 supe**** 등 일부 네티즌은 “아무리 그래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반론을 펴기도 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日 아베 총리 부인 ‘한국 뮤지컬 관람’에 비난 쇄도

    日 아베 총리 부인 ‘한국 뮤지컬 관람’에 비난 쇄도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한류 뮤지컬을 관람했다는 이유로 무차별한 비난을 받고 있다고 10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아키에 여사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뮤지컬 ‘카페인’을 보고 왔다. 즐거웠다”며 사진과 함께 짧은 감상을 올렸다. 이를 본 일본 네티즌들은 “독도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민감한 때에 경솔한 행동이 아니냐”며 비난했다. 이에 부인은 10일 “모든 사람과 국가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제 바람”이라며 이해를 구했다. 부인이 관람한 뮤지컬 ‘카페인’은 남녀의 사랑을 그린 뮤지컬로서 현재 도쿄 아뮤즈 시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한편 다른 네티즌들은 “취미도 즐기지 못하는가”, “주변에 K-POP을 좋아하는 여자들에게는 한마디도 못하는 오타쿠들이니 신경 쓸 것 없다”는 등 여사를 옹호하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인터넷뉴스팀
  • ‘윤창중 옹호’ 변희재 “尹, 미시USA 친노종북세력에 당했다” 궤변

    ‘윤창중 옹호’ 변희재 “尹, 미시USA 친노종북세력에 당했다” 궤변

    변희재 주간미디어워치 대표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연일 옹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윤 전 대변인이 미시유에스에이(Missy UAS)의 친노종북 세력에게 당한 듯하다”면서 “교묘하고 계획적으로 거짓선동 한판 벌였다”고 주장하며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변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윤 전 대변인이 ”이남기 홍보수석이 귀국을 종용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직속 상관인 이 수석이 미국을 떠나라고 명령하지 않았다면 대체 누구의 명령을 받고 떠났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국 공식 일정 중에 청와대 대변인에게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위치는 대통령과 비서실장, 홍보수석 이 셋인데 홍보수석이 안 했다면 허태열 비서실장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 홍보수석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윤 전 대변인을 옹호한 것이다. 변 대표는 이어 “청와대의 일처리를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미국 경찰조차도 워낙 경미한 사건이라 적극 수사를 안 하는 건이라면 현지에서 가이드와 윤 전 대변인을 불러 대질해 오해를 풀어서 해결해야지 대변인을 귀국시키니 일이 천배만배 커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과 달리 여성이 ‘나 당했다’고 해서 처벌하는 나라가 아니다”라며 “다인종 국가라서, 인종 간의 성추행 문제를 잘못 풀면 대란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과학적·객관적 수사를 통해 진실을 가린다”고 설명했다. 변 대표는 특히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이 가장 먼저 불거진 미국 내 한인 생활정보 사이트인 ‘미시USA(www.missyusa.com)’에 대해 “단지 윤 전 대변인에 붙인 인턴 하나가 아니라 미시USA에 ‘윤창중이 강간했다’고 떠들고 다닌 애도 주미 대사관 인턴”이라며 “대체 주미 대사관은 친노종북 선동 사이트 미시USA 출신들만 인턴으로 뽑아 청와대에 붙여주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미유녀(미시USA에 처음 글을 올린 회원)’가 경찰에 신고하기 전인 오전에 청와대에서 상황을 파악했다”며 “”럼 미유녀와 윤창중을 불러서 오해를 풀고 경찰 신고를 막았어야지, 윤창중에게 도망가라 그랬으니, 당연히 일이 일파만파 커진 것이다. 누가 책임질 건가”라고 물었다. 변 대표는 또 “윤창중 대변인, 조국을 위해 나가 싸우는 전사를 보호해 주기는커녕 기회는 왔다며, 오히려 내쳐버리는 청와대에서 잘 나왔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이후에도 계속 “미유녀, 경찰 신고에서 호텔 바가 아닌 호텔룸이라고 신고했네요”라는 등 처음 윤 전 대변인 관련 글을 올린 회원이 그를 모함하기 위해 역할을 바꿔가며 제보를 한 것 같다는 식의 주장을 이어갔다. 변 대표의 트위터를 접한 미시USA 회원들을 비롯한 네티즌들은 “’미씨’가 순식간에 친노종북세력이 되다니 어이없다”, “여기서 갑자기 종북이 왜 나오냐”는 등의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기고] 변호사 공익 의무 ‘프로보노’ 도입해야/안준성 경희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미국변호사

    [기고] 변호사 공익 의무 ‘프로보노’ 도입해야/안준성 경희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미국변호사

    최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지방 소재 로스쿨 출신 변호사에 대한 회원등록 유예제도를 검토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지방 로스쿨 출신 변호사의 회원 가입을 졸업 후 2년간 제한하는 것이 그 골자이다. 서울변협에 가입하지 못하면 서울에서 변호사사무소를 개설할 수 없다. 서울 사건을 맡을 수는 있으나, 수임 활동 자체가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개업지 제한은 헌법상 보장된 직업 선택 및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위헌 주장까지 나왔다. 근본적인 문제는 심각한 서울 편중현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한변호사협회 전체 1만 4493명의 회원 중 73.8%인 1만 702명이 서울변협 회원이다. 법률시장이 큰 지역으로 변호사가 쏠리는 냉엄한 시장경제 논리하에서 무변촌(無辯村)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형평성도 문제다. 지방변호사의 서울 법률시장 접근이 기술적으로 제한될 경우, 상호주의 원칙하에서 서울변호사의 지방 법률시장 접근도 동일하게 제한돼야 한다. 프로보노(pro bono)란 ‘공익을 위하여’라는 뜻으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무료 변론 또는 법률자문을 해 주는 봉사활동을 의미한다. 미국의 50개 주(州)변호사협회 중 31개는 정량적 프로보노 제도를 운영한다. 연간 목표시간 및 기부금액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매년 보고서 작성의무가 있어서 계도효과가 있다. 미국 연방수도에 소재한 워싱턴 DC 변호사협회는 연간 최소 50시간 및 1건 이상의 변론을 의무화한다. 법정에 갈 수 없는 경우, 연간 750달러 또는 소득의 1% 중 적은 액수를 프로보노 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 뉴욕 등 9개 주변호사협회는 프로보노 봉사시간을 변호사평생교육(CLE)의 필수이수시간으로 환산해서 제도적으로 장려한다. 로스쿨 소재지를 기준으로 하는 등록자격 제한은 어떠한 형태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보다 효과적인 무변촌 해소를 위해서는 모든 협회등록 변호사에게 동일한 공익활동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 변호사법 제7조를 개정하는 방법이 있다. 지방변호사협회 등록요건에 프로보노 서비스 의무조항을 신설하는 것이다. 무변촌 해소를 위한 기부금을 납부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하다. 기본적 인권옹호 및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변호사의 공적 역할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때다.
  • 정재학 “겨우 엉덩인데” 변희재 “의병”… 보수논객 윤창중 옹호글 논란

    정재학 “겨우 엉덩인데” 변희재 “의병”… 보수논객 윤창중 옹호글 논란

    대통령 방미 수행 중 성추행 혐의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전격 경질돼 파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변희재, 정재학 등 일부 보수 필진들이 윤 전 대변인을 옹호하는 글을 올려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제가 윤창중 대변인에게 바라는 건 하루 빨리 진상을 밝혀 혐의를 벗어나 다시 예전의 의병으로 와서 친노종북이들과 최전방에서 싸우는 겁니다”라면서 “만약 혐의가 드러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책임을 져야지요”라는 글을 남겼다. 변희재 대표는 윤창중 전 대변인 경질 사건의 파문이 크게 퍼져나가는 ‘원흉’으로 ‘종북 페미니스트’를 지목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대학 4학년 때 1년에 걸쳐 종북 페미니스트들과 성폭력 조작사건으로 사투를 벌였는데 그 1년간 여학생 옆자리에 앉지도 않을 정도로 철두철미하게 관리했습니다”라면서 “종북 페미니스트들의 성폭력의 관점은 그냥 기분 나쁘면 성폭력이 되기 때문에 저들과 싸우면서 살아남으려면 근처에 가지 않는 수밖에 없는 거였죠”라고 말했다. 보수 인터넷매체 데일리저널의 정재학 편집위원이 윤창중 전 대변인 경질 파문에 대해 쓴 칼럼 ‘윤창중은 음모에 걸린 것 같다’라는 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 위원은 “임시로 채용된 여자가 윤창중과 새벽까지 술을 마신다? 아무래도 성에 개방적인 미국스타일이라도 너무 빠르다”면서 “호텔에 같이 들어간 행위는 둘만의 시간을 허락한 의도가 분명하게 보인다. 강제적 성추행이 아니라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썼다. 이어 “엉덩이 만진 그 사실을 입증할 만한 어떤 근거도 없다”면서 “젖가슴도 아닌 겨우 엉덩이”이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은 “문제는 두 시간이라는 시간이다. 만약 이 시간동안 이 여자가 누군가의 지도를 받아서 그런 신고를 했다는 가정을 해보면 이 가정은 음모의 진실을 파헤쳐주는 증거를 제공해 줄 것”이라며 “여자와 연락한 사람을 찾으면 그만”이라고 주장했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윤창중 사건 진실을 왜곡 선동하지 마라’라는 글을 올려 윤 전 대변인이 “한국과 미국 간의 문화 격차를 잘 몰랐던 데 원인이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황장수 소장은 “미국에서는 비즈니스 관계 미팅에서나 혹은 잘 모르는 여성과 식당, 술집에 갔을 때는 반드시 마주보고 앉아야 하는 것이 일종의 관례”라면서 “한국에서 술버릇 나쁜 사람들이 하듯이 상대 여성의 어깨에 손을 올리거나 등을 두드리거나 엉덩이를 툭 치는 행태도 미국에서는 신고되면 성추행(Sex Abuse)에 해당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소장은 “윤창중 대변인이 미국 사회의 관례를 몰랐기에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황 소장은 “사건 발생 뒤 현지에서 즉시 경질했기 때문에 대통령과 정부가 할 일은 다한 것”이라면서 청와대를 향한 비판을 반박했다. 또 “윤창중 대변인은 도피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윤 전 대변인에 대한 옹호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겨우 엉덩이라니? 자신의 딸이 당했다고 생각해봐라”, “호텔에 짐도 놔두고 귀국했다는데 도피가 아니라고?”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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