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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새 옷과 새 신발 사지 않고 수선하면 정부가 얼마씩 보조

    프랑스, 새 옷과 새 신발 사지 않고 수선하면 정부가 얼마씩 보조

    프랑스가 옷이 낡고 신발이 헤졌다는 이유로 버리고 새 제품을 구입하는 일을 줄일 수 있도록 수선하는 고객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는 획기적인 정책을 발표했다고 영국 BBC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부 구상에 따르면 오는 10월부터 한 번 수선할 때마다 6유로에서 25유로까지 지급하게 된다. 베랑게레 쿨라드 환경부 장관은 해마다 프랑스에서 버려지는 옷이 무려 70만t이 매립지로 향한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정부는 앞으로 5년 동안 이렇게 고객의 수선비를 인하할 수 있도록 1억 5400만 유로의 기금을 적립해 제공하기로 했다. 쿨라드 장관은 “모든 봉제 공장과 제화공이 참여할 수 있다”며 고객들은 구두 수선비로 7유로, 의류 수선비로 10~25유로를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정책의 목표는 수선 부문을 지원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많은 폐해가 지적되는 “패스트 패션”에 제동을 걸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더 “도덕적인”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고 수선해 쓰도록 고무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이 야심찬 계획을 입안하도록 위탁받은 리패션(Refashion)은 의류와 신발, 섬유 등 모두 33억 품목이 지난해 프랑스 시장에 나왔다고 집계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렇게 파격적인 정책을 실시하는 데 대해 모두가 인상 깊어 하지는 않는다. 업계는 프랑스에 중요한 산업을 약화시키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우파 공화당의 에리크 포제 의원은 정부 채무가 3조 유로를 넘긴 마당에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며 국민들의 소중한 돈을 창 밖으로 던져버리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명품업계에 미칠 파장을 걱정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기성복과 패션협회의 파스칼 모랑은 르몽드 인터뷰를 통해 “물리적 저항력만 따지면 실크가 폴리에스테르보다 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패션이 더욱 지속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고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다른 정책으로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상표권 개정이 있다. 품목마다 환경 영향을 표기해 소비자들이 파악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옷을 짓는 데 들어가는 물의 양, 화학약품의 양, 마이크로플라스틱 배출량, 어떤 리사이클된 섬유를 사용했는지 등을 표시해야 한다. 패션 산업은 프랑스에서 가장 잘나가는 업계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만 660억 유로의 순이익을 남겼고 수천개 일자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에서 프랑스는 네 번째 패션 수출국으로 최근 몇년 동안 점점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다. 웹사이트 패션 유나이티드에 따르면 2020년 프랑스 고객들은 의류 구입에 평균 430 유로를 지출, EU 평균을 밑돌았다.
  • ‘또 끼임사고’…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근로자 1명 사망

    ‘또 끼임사고’…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근로자 1명 사망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4개월 만에 또 끼임사고가 나서 근로자 1명이 숨졌다. 12일 오후 3시 35분쯤 대전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1공장 성형공정에서 작업하던 50대 근로자 A씨가 기계설비에 끼여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A씨는 원래 2공장에서 근무했는데, 지난 3월 화재 이후 휴업하다 지난 5월 초 1공장에 전환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노동 당국은 목격자와 한국타이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전환배치 전후 A씨 업무가 달라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13일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에서도 타이어 압출공정 작업 중이던 30대 근로자가 고무롤에 끼여 다쳤다. 2020년 11월에는 대전공장에서 40대 근로자가 옷이 기계에 끼는 바람에 숨졌는데, 당시 대전공장장과 한국타이어 법인은 최근 1심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가 인정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무죄가 선고된 데 대해서는 검찰이 항소한 상황이다. 이처럼 근로자 사고가 잇따르자 노조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관계자는 “근로자 안전 확보에 사측의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며 “더 이상의 근로자 부상·사망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한국타이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사고가 날 당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앞에서는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 ‘작업복 세탁 고민 이제 그만’…경기도 노동자 작업복 안산시 블루밍 세탁소 개소

    ‘작업복 세탁 고민 이제 그만’…경기도 노동자 작업복 안산시 블루밍 세탁소 개소

    영세·중소사업장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노동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수도권 최초의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가 경기도 안산시에 문을 열었다. 경기도는 12일 안산시 단원구 반월산업단지 내 타원타크라 지식산업센터에서 ‘경기도 노동자 작업복 안산시 블루밍 세탁소’ 개소식을 개최했다. 개소식에는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 이민근 안산시장, 시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안산시 노동 및 유관 단체 등 시민들이 참석해 경기도 1호 안산시 블루밍 세탁소의 시작을 응원했다. 산단 내 유해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영세사업장의 경우, 사업장 내 작업복을 세탁할 수 있는 별도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으며, 일반 세탁소의 세척 비용은 노동자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켜 작업복 세척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가정에서 세탁하려 해도 유해 물질에서 나온 화학물질이 다른 옷에 교차 오염됨에 따라 노동자 및 그 가족의 건강과 위생을 해칠 우려가 있었다. 이에 도는 민선8기 공약사업으로 경기도 내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조성 사업을 계획, 지난해 수요조사를 통해 산단 규모가 가장 큰 안산시와 시흥시에 세탁소 설치와 운영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는 세탁기, 건조기 및 스팀다리미 등 필수 시설과 사무실 등을 갖췄으며, 휴게공간 등 편의시설을 구비해 작업자들이 업무와 휴식을 병행할 수 있도록 했다. 산단과 인근 영세·중소 사업장 종사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특히 종사자 50인 미만 사업체와 노동자를 우선 지원한다. 춘추복과 하복은 한 벌에 1000원(장당 500원), 동복은 2000원(장당 1000원) 등의 낮은 비용으로 노동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또 각 사업장에서 수거부터 세탁, 배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세탁소는 반월산단 내 지식산업센터 1층에 위치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접근성이 우수하고 세탁물의 입·배송이 수월한 이점이 있다.또한 경기도와 안산시는 지역상공회의소와 노동단체 등 지역 노사민정협의회와 협력해 공공 세탁 서비스를 도민에게 소개하고, 더 많은 노동자가 세탁소 사업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도록 전방위적 홍보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안산시를 시작으로 오는 10월 시흥시 블루밍 세탁소를 개소할 예정이다. 하반기 ’24년 본예산 수요조사로 시군 참여를 독려하고 예산 지원을 통해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를 전 시군으로 확산, 산단 내 영세사업장 노동자의 건강권과 노동복지를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후석 행정2부지사는 “이 사업은 취약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와 산업재해 예방을 통한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고,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과 관계기관 협업을 추진하는 통합형 경기도 노동정책”이라며 “일하는 모든 사람이 행복한 노동 존중의 경기도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안산스마트허브에는 근무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50인 미만 소규모사업장이 95%에 달해 건강권 등 근로복지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었다”며 “어렵고 힘든 환경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는 노동자들의 편의 증진을 위해 블루밍 세탁소가 순조롭게 운영될 수 있도록 꼼꼼히 살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비틀고 늘려도 성능 유지 ‘차세대 디스플레이’ 가능…고탄력 전기변색 소자 개발

    비틀고 늘려도 성능 유지 ‘차세대 디스플레이’ 가능…고탄력 전기변색 소자 개발

    한기대, ‘유연한 전기변색 소자 개발’디스플레이·스마트 옷 등 가능성 높여 한국기술교육대학교(총장 유길상)는 배진우 교수 연구팀이 자유자재로 늘어나고 투명해 전자 피부(e-skin), 스마트 옷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전기변색 소자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변색성능과 뛰어난 굽힘 내구성 등으로 차세대 웨어러블 장치와 신축성 투명 디스플레이 등 여러 분야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기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소자는 내수성·고투명성·고신축성의 폴리염화비닐(PVC) 고분자 기반의 전기변색 이온젤과 투명전극을 이용해 낮은 전압으로 색과 투과도 조절이 가능하다. ‘소자’는 전기 회로·반도체 장치 등에서 이용되는 주요 구성 요소의 하나로 전기화학적 반응으로 물질의 색을 바꾸는 ‘전기변색’ 기술에 응용된다. 신축성의 투명 디스플레이나 웨어러블 기기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전자소자 연구는 활발하다. 하지만 기존 ‘무기물 기반 전기변색 소자’는 신축성이 없고, ‘하이드로젤 기반 전해질을 사용한 전기변색 소자’는 온습도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연구팀은 PVC 고분자에 가소제를 첨가하고, 이온성 액체와 전기변색 물질인 바이올로젠(Viologen) 함량을 조절해 내수성·고투명성·고신축성의 일체형 전기변색 이온젤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개발된 전기변색이온젤과 투명전극을 사용해 유연하고 신축성이 있는 전기변색 소자를 구현했다. 배진우 교수는 “단순한 구조 및 간단한 제작과정으로 고성능의 신축성 전기변색 소자를 구현했다”며 “향후 전자 피부, 스마트 위장술 등 여러 분야에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교육부·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4단계 두뇌한국(BK)21 사업으로 진행됐다.
  • 최준희, 외할머니 112 신고…“횡령·폭행” 주장 점입가경

    최준희, 외할머니 112 신고…“횡령·폭행” 주장 점입가경

    고(故) 최진실의 딸 최준희(20)가 외할머니 정옥숙(78)씨를 주거침입죄로 신고한 가운데, 양측이 반박에 반박을 거듭하며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9일 오전 1시쯤 최준희는 정씨를 주거침입으로 112 신고했다. 정씨는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최준희 명의로 된 아파트에 찾아가 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이틀간 머무른 혐의를 받는다. 이 아파트는 최진실이 생전에 구입해 가족과 함께 살았고, 사망 후 최환희·최준희 남매에게 공동명의로 상속됐다. 정씨는 두 남매의 보호자이자 후견인으로서 지난해까지 함께 거주했지만, 최준희가 성인이 된 현재는 따로 나와 살고 있었다. 최준희 역시 따로 오피스텔을 얻어 생활하고 있고, 해당 아파트에는 최환희 홀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외손자 최환희의 부탁을 받아 집안일을 하고 쉬던 중 남자친구와 밤늦게 들어오는 최준희씨와 마주쳤고, 수차례 실랑이를 벌이다 최준희가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할머니 정씨 “최환희 부탁으로 갔다”최환희 “할머니 부모 역할 최선” 정씨는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7일 손자 최환희가 3박 4일 집을 비우면서 반려묘를 돌봐달라고 부탁해 집에 갔다”며 “밤늦게까지 집안일을 했고, 다음날인 8일까지 반찬 준비와 빨래를 하고 거실에서 쉬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남자친구와 집에 온 최준희는 “할머니가 왜 여기 있냐. 이 집은 할머니와 상관없는 내 집이니 나가달라”고 했다고 정씨는 전했다. 정씨는 “경찰이 ‘집주인인 외손자가 부탁해서 집에 와 있었다고 해도 집을 공동소유하고 있는 또 다른 집 주인이 허락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주거침입이 된다’고 하면서 퇴거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퇴거 요구에 불응하던 정씨는 경찰에 의해 관할 반포지구대로 긴급체포 연행됐다. 그는 지구대에서 1시간가량 대기하다 9일 오전 1시쯤 서초경찰서로 이송돼 피의자 진술을 하고 오전 6시쯤 귀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정황과 혐의 여부는 양쪽 진술을 들어본 뒤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다시 한 번 최준희와 정씨의 갈등이 불거진 것에 대해 최준희의 오빠인 최환희의 소속사 로스차일드 측은 해당 거주지의 실거주자는 최환희이며, 외할머니가 최환희가 성년이 된 후 모든 자산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외할머니는 부모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으며, 최환희도 할머님의 사랑과 보살핌 아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할머니 정씨는 스포티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차 비참함을 드러냈다. 정씨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15년 동안 내 인생을 포기하고 해달라는 걸 다 해주면서 키웠는데 비참하다”며 “(최준희가) 무슨 일만 있으면 나를 고소하겠다고 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경찰을 밀고 욕해 현장에서 체포당했다는 최준희의 주장에 대해서는 “몸도 아프고 기운도 없는데 내가 어떻게 경찰을 밀겠나. 내가 밀려서 밀릴 사람들이 아니었다. 양 옆에서 경찰들이 나를 붙잡고 있어서 아프다고 몸부림을 친 것뿐이다”라며 “옷도 제대로 안 입고 있었다. 흰색 런닝같은 거 하나 입고, 슬리퍼를 신고 6층부터 1층까지 그대로 끌려갔다. 그리고 아침 6시까지 조사를 받았고, 아침에 경찰서에 나와서 택시를 잡으러 가는 내내 눈물이 났다”고 토로했다. 최준희 “할머니 폭언·폭행 일삼아” “횡령을 해서 신뢰가 무너져” 논란이 심화하자 최준희는 할머니 정씨가 어릴 때부터 자신을 폭행하고 폭언을 일삼았다며 법적 대응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최준희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미성년자일 때 할머니에게 지속적인 욕설과 폭행을 당한 것은 여전히 씻지 못할 상처로 남아있다. 늘 할머니에게 말을 안듣는 아이로 낙인 찍혀 있지만 말다툼이 일어날 때마다 ‘태어난 자체가 문제’라는 말들과 입에 담기도 어려운 폭언들과 함께 거짓된 증언들로 떳떳하지 못한 보호자와 살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루프스를 심하게 앓던 도중 할머니의 폭언과 폭행이 있었고 피부 발진으로 몸이 너무 아프고 힘들던 나머지 뿌리치고 발버둥을 치며 할머니를 밀치는 상황이 왔다”라며 “이후 할머니가 경찰을 부르셨고 어린 나이에 조사를 받았지만 어른들은 저의 말을 들어 주지 않았다”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정씨가 과거 최환희와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문자메시지를 사진으로 첨부했다. 최준희는 “오빠의 입장은 아직 직접 만나서 들어보지 못했지만 오빠의 소속사는 가정사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사실확인 하지 않고 모든 재산이 누구한테 오픈됐다는거죠? 가정법원 가서 직접 사건번호 신청하고 일일이 확인한 사람은 바보인가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이제 15세의 최준희도 아니고 할머니에게 말 대답을 하는 그런 철없는 중학생이 아니”라며 외할머니 정씨에 대한 법적대응을 예고했다.최준희는 앞서 이날 위키트리에 정씨의 횡령을 주장하기도 했다. 최준희는 “외할머니와 갈등은 미성년자일 때 내 몫의 재산을 건드리면서 시작됐다. 돈이 중요해서가 아니다. 횡령을 하니까 신뢰가 무너진 거다. 긴급체포된 것도 경찰의 명령에 불응해서가 아닌 여경에게 욕을 하고 밀쳐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미성년자일 때부터 외할머니는 내 몫의 재산으로 오빠 학비를 냈다. 오빠는 국제고에 다녔고 학비는 1억원에 가깝다. 이외에도 자잘자잘하게 돈을 빼 자신의 계좌로 넣고 다시 그 돈을 오빠의 계좌로 송금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어릴 때부터 대중들에게 미친 사람처럼 보이고 있다. 근데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할머니는 내 재산을 계속해서 빼돌렸고 오빠만 더 챙겨주려고 했다”며 “엄마 지인들도 내가 루푸스병에 걸린 게 다 할머니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빠는 왕자처럼 자랐고 재산도 많다. 다들 나도 부모에게 물려받은 돈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10평짜리 원룸에서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 천막 무너지고 나무 쓰러지고…대구 폭우피해 잇따라

    천막 무너지고 나무 쓰러지고…대구 폭우피해 잇따라

    대구와 경북 내륙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대구기상청은 11일 오후 3시 20분을 기해 대구와 경북 영천, 경산, 청도, 고령, 상주, 안동, 의성, 청송, 영양 평지, 영덕, 포항, 경주에 호의주의보를 발령했다. 호의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이 60㎜ 이상,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 예상될 때 내려진다.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68건의 재난신고가 접수됐다. 오후 1시 36분쯤 상주시 남성동의 한 옷 매장이 침수됐다. 오후 2시 9분쯤에는 중구 대신동 청라언덕역 인근 편도 5차선 도로인 달구벌대로에 가로수가 쓰러져 차량 통행이 한때 제한됐다. 이 외에도 동구 효목동 한 도로에서 갑작스러운 폭우로 하수구가 역류하며 도로가 침수됐고, 달서구 성서공단에서 가로수가 쓰러져 차량 두 대 위를 덮쳤다.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옆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는 강한 비로 가림막이 쓰러지기도 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현재까지 확인된 폭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다. 대구지방기상청이 측정한 이날 오후 2시 40분 기준 누적 강수량은 대구 공식 26.6㎜·달성 41.5㎜·동구 신암 20.5㎜·서구 19㎜, 경북 상주 46.2㎜, 의성 단북 32㎜ 등이다. 시간당 30~70㎜로 쏟아지는 강한 비는 오는 12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경 대구지방기상청 예보관은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지역적 편차가 많은 강수량을 보이겠다”라면서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도 있겠으나 실시간 기상 정보를 참고해 침수 피해 등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 생수 마시고 “후쿠시마 맛”… 67만 유튜버에 日네티즌 ‘발끈’

    생수 마시고 “후쿠시마 맛”… 67만 유튜버에 日네티즌 ‘발끈’

    “약간 그 후쿠시마 맛.” 커플 데이트 영상 등을 주로 올리는 인기 유튜브 채널 ‘가요이 키우기’(구독자 67만명)가 최근 영상에서 일본 여행 중 편의점에서 생수를 사먹은 후 이 같은 말을 해 논란이다. 이 채널을 구독하던 일본인들의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9일 가요이 키우기에는 ‘일본여행 예산 30만원, 그녀가 좋아할까?’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초반 일본 기타큐슈에 도착한 이들 커플은 편집몬(본명 이동건)이 가요이(본명 김가영)에게 “일본 온다고 옷이 일장기스럽다”고 말하며 드립(애드리브)을 치기 시작한다.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편집몬이 기타큐슈 공항 밖 벽화를 보다가 고성 앞을 날아가는 여객기를 보고 “카미카제(자폭 전술 특공대)가 있다”가 있다고 말한다. 일본과 관련한 농담 수위를 높여가던 이들은 결국 논란이 되는 발언을 한다. 편의점에서 산 물을 들이킨 편집몬은 “후쿠시마 맛”이라고 농담을 건네고, 이에 가요이는 “진짜 목말랐나 보다. 갑자기 좀 미안해진다”고 웃으며 답한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1000㎞가량 떨어진 기타큐슈에서 굳이 후쿠시마를 언급하며 일본을 비하하는 듯한 유머에 일부 일본 구독자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일본 네티즌은 “당신의 동영상을 좋아하고 보고 있었던 일본인으로서 일본에 와줘서 기뻤지만 실망했다”며 “불쾌하다. 왜 일본에 왔느냐. 이제 일본에 오지 말아달라”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댓글에는 “‘후쿠시마’에서 웃을 수 있는 한국인의 감성. 후쿠시마에는 지금도 177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지진을 비웃고 편견을 조장하는 ×××들”이라는 내용도 적혔다. 논란이 일자 가요이 키우기는 공지 댓글을 통해 “영상 속 내용이 불편하신 분이 계신다면 사과드린다. 그런데 일본 분들이 물려와선 ‘우리가 세월호 조롱하면 좋냐’ 하시는데 오염수 방류와 제2차 세계대전이 세월호 사고와 이태원 사고랑 동일선상에서 비교될 내용인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여객기를 보고 ‘카미카제’를 언급하고 후쿠시마와 관계없는 지역에서 ‘후쿠시마 맛’이라고 한 자신들의 농담을 일본 정부의 원전 오염수 방류와 일제의 2차 대전 만행에 대한 비판처럼 보이게 한 해명이다. 가요이 키우기는 이어 “어디선 이 시국에 일본 가는 일뽕이 되어 있고 어디선 반일 좌파가 되어 있는 편집자가”라고 덧붙이며 문제의 발언뿐 아니라 반대쪽에서는 일본 여행 자체를 비판하는 분위기를 전하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이 되레 양쪽 모두의 비판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자 공지를 삭제했다. 또 ‘후쿠시마 맛’을 언급한 장면도 영상에서 편집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현재 가요이 키우기에 대한 비판 댓글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부정적인 댓글들을 실시간으로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길고양이 만진 40대 여성 SFTS 양성… ‘치명률 17%’ 진드기 매개 감염병

    길고양이 만진 40대 여성 SFTS 양성… ‘치명률 17%’ 진드기 매개 감염병

    제주 서귀포시에서 길고양이를 만진 후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발생해 보건소가 역학조사에 나섰다. SFTS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게 최선인 것으로 전해진다. 서귀포시는 관내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A씨가 지난 6일 SFTS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A씨는 SFTS 확진 나흘 전 길고양이와 접촉한 뒤 별다른 외부활동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서귀포보건소는 A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는 올 들어 서귀포시에서 발생한 첫 번째(도내 5번째) SFTS 환자다. A씨 외 나머지 4명의 환자는 모두 텃밭이나 오름 등에서 야외활동을 하다가 진드기에 물려 SFTS에 감염됐다. SFTS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참진드기가 활동하는 4~11월에 많이 발생한다. 감염되면 38도 이상의 고열과 혈소판 감소, 피로, 식욕 저하,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최근 3년간(2020∼2022년) 전국 통계를 보면 SFTS 환자는 608명 발생해 이 가운데 103명이 사망했다. 치명률이 16.9%에 달한다. 시는 야외활동 시 긴 옷 착용, 외출 후 목욕하고 옷 갈아입기, 진드기 기피제 활용하기 등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SFTS는 동물의 털과 피부에 붙어있는 진드기에 물리는 것 외에도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의 체액, 분비물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며 “야외활동 후 2주 이내 고열, 소화기증상 등이 있으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반팔 입은 추경호 부총리 “중요한 건 옷 아닌 업무 성과”

    반팔 입은 추경호 부총리 “중요한 건 옷 아닌 업무 성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기재부 간부들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정장 대신 티셔츠 차림으로 참석한 모습. 기재부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업무 환경에서 근무하자는 취지로 이날부터 직원의 근무 복장을 자율화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중요한 건 옷이 아니라 업무 성과”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성욱 국제경제관리관, 방기선 1차관, 추 부총리, 김완섭 2차관. 기획재정부 제공
  •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두루마리 그림 첫 공개[특파원 생생리포트]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두루마리 그림 첫 공개[특파원 생생리포트]

    “매년 9월 1일이면 도쿄에서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이 열립니다. 하지만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있어요.” 지난 5일 일본 도쿄 신주쿠 오쿠보에 위치한 고려박물관의 자원봉사자는 이같이 설명하며 그림 한 점을 소개했다. 이날부터 이 박물관에서는 특별한 작품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1923년 9월 1일 간토대지진 직후 발생한 조선인 학살을 그린 ‘에마키’(두루마리 그림)가 그 작품이다. 간토대지진 발생 3년 뒤인 1926년 그려진 ‘간토대지진에마키’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2장으로 모두 합쳐 길이 32m로 제작됐다. 한 장의 에마키에는 규모 7.9의 강진이 발생한 당시의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담겨 있다. 지진이 발생해 사람들이 쓰러지고 깔려 있거나 도망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또 다른 에마키는 조선인 학살 모습을 담고 있다. 일본도와 몽둥이 등을 들고 경찰과 자경단 복장을 한 일본인이 파란색 옷을 입은 조선인을 발로 밟거나 찌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몸 이곳저곳이 찔려 피를 흘린 채 쓰러진 조선인의 모습이 생생하게 실려 충격을 준다. 간토대지진 당시 최소 10만 5000명이 숨졌고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유언비어가 퍼져 6000여명의 조선인이 학살됐다. 일본 정부도 공식 자료에 조선인 학살 사실을 기록했지만 고이케 지사를 포함한 일본 우익 인사들은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간토대지진에마키’를 발견해 공개한 이는 일본 근현대사 전공의 아라이 가쓰히로 전 센슈대 교수다. 그는 2021년 3월 인터넷 경매에서 이 그림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림을 그린 작가는 그림 서문에서 이야기를 듣거나 다른 그림을 참고해 그렸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기코쿠’라는 호를 썼다. 기코쿠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후쿠시마현 출신으로 초등학교 교직원으로 일했던 오하라라는 작가가 이 호를 사용했기 때문에 그가 그렸을 가능성이 크다. 아라이 전 교수는 지지통신 인터뷰에서 “일본이 다른 민족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며 “이 그림을 보고 과거와 마주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고려박물관은 이 작품을 공개하는 ‘간토대지진 100년 은폐된 조선인 학살’ 기획전을 오는 12월 24일까지 열 계획이다. 시민들이 운영하는 고려박물관은 일본 내 약 700명이 매년 회비를 내거나 기부한 비용으로 전시를 열고 있다.
  •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업무 성과”… 정장 벗고 티셔츠 입은 기재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업무 성과”… 정장 벗고 티셔츠 입은 기재부

    기획재정부가 소속 직원의 근무 복장을 자율화하기로 했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업무 환경에서 근무하자는 취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부터 솔선수범에 나섰다. 추 부총리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핑크색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방기선 1차관과 김완섭 2차관을 비롯해 김성욱 국제경제관리관, 홍두선 기조실장, 임형철 국고국장 등 총괄과장 이상 모든 간부가 정장을 벗고 편한 티셔츠 차림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추 부총리는 “중요한 건 옷이 아니라 업무 성과”라면서 “직원들이 편한 옷차림을 한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많이 나오고 업무 몰입도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클럽 마약’ 20만명분 밀수조직 17명 기소…대부분 20대 사회초년생

    ‘클럽 마약’ 20만명분 밀수조직 17명 기소…대부분 20대 사회초년생

    이른바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케타민 20만명분을 국내로 몰래 들여온 20~30대 마약 밀수조직 1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단일 마약 밀수 사건 기소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태국에서 구입한 케타민 약 10kg을 국내로 들여오던 밀수 조직원 17명을 검거해 총책 최모(29)씨 등 14명을 구속기소하고,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태국에서 구입한 케타민을 국내로 몰래 들여오기로 하고 각각 자금조달, 거래 주선, 유통 등 역할을 맡아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6차례에 걸쳐 케타민을 밀수한 혐의(특가법상 향정, 범죄단체조직 등)를 받는다. 케타민 10㎏은 1회 투약분(약 0.05g) 기준 약 2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시중 판매가로 환산하면 25억원에 이른다. 이들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마다 약 1.4∼1.8㎏의 케타민을 비닐로 포장해 속옷 안에 넣고, 속옷 3~5장과 타이즈 위에 큰 치수의 옷을 덧입는 방식으로 당국의 적발을 피한 것으로 조사됐다.검찰은 지난해 말 ‘20대 남성을 운반책으로 이용하는 케타민 밀수 조직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사를 이어오던 중, 올해 1월 세관과 함께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던 2명을 검거하는 등 최씨 일당을 순차적으로 붙잡아 전원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 대부분은 20대 사회초년생으로, 케타민을 운반하면 회당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초범이나 자수 여부에 상관없이 군 복무 등 사정이 있는 3명을 제외한 14명을 모두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대량의 케타민을 직접 신체에 은닉해 지속·반복적으로 밀수하는 대범함을 보였다”며 “신규 조직원들과 범행수법을 공유하며 연쇄적으로 마약밀수 전문 조직원을 늘려나가는 등 죄책이 매우 중하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단일 마약밀수 사건을 기준으로 17명 적발은 역대 최대 규모”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들이 들여온 케타민을 국내에 유통·판매한 나머지 일당과 이를 구입한 이들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 태국서 ‘길거리 캐스팅’ 위장 100여명 성폭행한 60대男

    태국서 ‘길거리 캐스팅’ 위장 100여명 성폭행한 60대男

    태국에서 모델 일을 시켜주겠다며 젊은 여성들에게 접근한 뒤 100여명을 성폭행한 남성이 체포됐다. 10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방콕에서 최소 100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60세 남성을 지난 8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주말에 쇼핑몰 등에서 복장도착자(이성의 옷을 즐겨 입는 사람)처럼 여성 의상을 입고 연예계 종사자 행세를 하며 캐스팅을 미끼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뒤 호텔 등으로 데려가 범행했다. 그는 2005년 성폭행 사건으로 구속돼 지난해 풀려났지만, 석방 이후에도 이러한 수법으로 범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검거하기 위해 2주간 방콕 쇼핑몰을 뒤져 그를 발견했다. 사복을 입은 여경이 연예계 일자리를 구하는 척하면서 그와 접촉한 끝에 체포에 성공했다. 경찰은 건설 노동자, 트럭 운전사, 공장 노동자, 경비원, 커튼 설치공 등 1∼5개월마다 직업을 바꾸며 방콕 곳곳을 전전하던 그가 2009년 한 연예계 종사자를 만난 뒤 모델 에이전트를 사칭해왔다고 전했다.
  • “가슴 만지고 옷 올리라고”…아이돌 팬사인회 ‘속옷검사’ 논란

    “가슴 만지고 옷 올리라고”…아이돌 팬사인회 ‘속옷검사’ 논란

    아이돌 팬사인회에서 속옷 검사를 당했다는 일부 팬들의 주장이 제기되자 주최 측이 사과했다. 지난 9일 하이브 팬 커머스 플랫폼 위버스샵은 “7월 8일 &TEAM 대면 팬사인회에서 있었던 여성 보안요원에 의한 보안 보디체크와 관련해, 현장에 참여하셨던 팬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8일 하이브 소속 신인 그룹 앤팀(&TEAM)의 미니 2집 발매 기념 팬사인회가 서울 동작구 소재 CTS 아트홀 진행됐다.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속옷 검사’를 당했다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팬사인회에 참석한 A씨는 트위터에 “가슴 좀 만진다면서 만지다가 ‘(스마트)워치죠?’ 하면서 끌고 갔다”면서 “작은 공간으로 데리고 가더니 옷을 올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어쩔 수 없이 (옷을) 올렸는데 어떤 분이 문 열고 들어와 내가 속옷검사 당하는 걸 봤다”면서 “너무 수치스럽고 인권 바닥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B씨 역시 “살다 살다 팬사인회에서 브래지어 검사하는 경우는 또 처음 본다”면서 “우리 엄마도 안 만지는 내 가슴을 (만졌다)”고 했다. 이러한 경험담이 확산되면서 트위터에서 ‘속옷검사’가 실시간 트렌드 키워드로 올라가는 등 논란이 일자 해당 팬사인회를 주최한 위버스샵 측이 사과한 것이다. 위버스샵은 “팬사인회는 아티스트와 팬 간 1대1 대화의 자리로, 녹음 내용이 외부에 유출돼 팬과 아티스트가 함께 곤란해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녹음과 촬영이 가능한 전자장비의 반입을 엄격하게 제한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많은 팬분께서 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셨다. 그러나 8일, 전자장비를 몸에 숨겨 반입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해 이를 확인하는 보안 보디체크가 여성 보안요원에 의해 진행됐고, 기쁜 마음으로 행사에 참석하신 팬 여러분에게 불쾌감을 드리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무리 보안상의 이유라고 해도, 그것이 팬분들을 불편하게 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현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위버스샵은 또 보안 목적의 검색에 비접촉 방식을 도입하는 등 이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앤팀은 하이블 레이블즈 재팬 소속의 일본 현지화 9인조 다국적 보이그룹으로 지난해 12월 데뷔했다.
  • ‘잔액부족’ 뜨자…스무살 옷 안에 손 넣은 택시기사 ‘공분’

    ‘잔액부족’ 뜨자…스무살 옷 안에 손 넣은 택시기사 ‘공분’

    스무살 승객이 낸 체크카드에 ‘잔액 부족’이 뜨자 유사강간을 한 택시기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 고상영)는 최근 유사강간·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기사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오전 4시 광주 동구에서 B(20·여)씨를 택시에 태웠다. B씨는 목적지에 도착 후 결제를 위해 체크카드를 냈지만 잔액 부족으로 카드 승인이 거절됐다. A씨는 당황해하는 B씨에게 조수석으로 옮겨 앉을 것을 요구한 뒤, B씨의 팔과 다리, 주요 부위 등을 강제로 추행하고 “아저씨랑 데이트 가자”라며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A씨는 택시 안에서 B씨의 옷 안으로 손을 밀어 넣고 유사강간을 했다. B씨가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히면서 양팔로 A씨를 밀쳤지만 힘으로 제압한 뒤 유사강간 행위를 이어갔다. 법원은 A씨의 범행을 유죄로 판단했지만 신상공개와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했다.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성폭력 치료강의만으로 재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라고 밝혔다.“내리는 거 도와줄게” 여고생 성추행 지난해에는 ‘택시에서 내리는 것을 도와주겠다’며 10대 소녀를 강제 추행한 50대 택시 기사가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C(53)씨는 목적지에 도착하자 먼저 택시에서 내려 피해자인 D(18·여)양에게 “내리는 것을 도와주겠다”며 손을 잡고 골목으로 가 껴안는 등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노모와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며 “다만 밤늦은 시각에 인적이 없는 골목에서 낯선 택시 기사로부터 범행을 당한 피해자가 상당한 두려움과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며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했다.
  • “중앙정부 권력, 지방에 더 이전… 격차 줄여 자치분권시대 열어야”

    “중앙정부 권력, 지방에 더 이전… 격차 줄여 자치분권시대 열어야”

    전국 100여개 자치단체·의회 참여활발한 소통·협력, 지방 발전 모색광역 大賞, 충남도의회·경상북도에기초는 고양시의회·강남구청 받아 전국 광역·기초의회와 지방자치단체가 소통과 협력으로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대한민국 지방의회·지방행정 박람회 조직위원회 및 강원일보·경인일보·대전일보 등 전국 10개 지역언론사와 함께 ‘제5회 대한민국 지방의회·지방행정 박람회’를 열었다. 박람회는 지방의회와 지방행정, 중앙행정 간 활발한 소통과 협력으로 지방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것과 아울러 지방의회 및 지방행정의 역량 강화와 정책 홍보 강화 등을 위해 마련됐다. 민선 8기 1주년과 지방의회 부활 32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박람회에는 전국 100여개 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참여했다. 곽태헌 서울신문사 사장, 이철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 등 참석자들은 개막식에서 ‘대한민국 지방의회·지방행정 비전 선포’를 통해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과 자치분권 시대를 열자고 다짐했다. 이철우 시도지사협의회장(경북지사)은 “중앙정부의 권력을 지방정부로 더 이전해야 전국이 동시에 발전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이 새로운 나라로 전진하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이 함께 발전하는 진정한 지방분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석봉 대전시 경제과학부시장은 “문화·생활 등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를 극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중앙정부에 기대지 말고 지역별로 강점을 살려 자립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재구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대구 남구청장)은 “지방이 잘살기 위해서는 지방행정과 지방의회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고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봉환 대한민국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장(부산 금정구 의장)은 “기초의회만큼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주민만 바라보며 진정한 분권 시대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수 지방의정 및 지방행정 시상식에서는 광역 부문에서 충남도의회와 경상북도가 대상을 차지했고, 기초 부문에서 고양시의회와 강남구청이 대상을 받았다. 대전시는 감사패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가 ‘인구문제는 함께 가야 한다’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고 ‘한국과 독일의 지방자치 비교’, ‘국가위기 대응을 위한 지방 소멸 방지, 어떻게 할 것인가’, ‘행정사무 감사 기법’, ‘SNS 홍보 전략과 노하우’ 등 전문가 특강이 진행됐다. 박람회장에는 지자체별 의정활동·행정기관 홍보관, 4차산업 정보관, 기후변화 정보관 등 다양한 부스가 마련돼 참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강남구는 홀로그램을 통해 구가 제공하는 다양한 공교육 시스템 소개와 축구 로봇·로봇틱스 등 인공지능을 이용한 구정 홍보로 눈길을 끌었다. 경기도 이천시의회의원 9명은 ‘맞춤 의정을 요리한다’는 콘셉트로 요리사 옷을 입고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 호텔 1박 40만원… 음식값은 ‘바가지’ 수준… 휴가 발목 잡는 ‘휴가 물가’

    호텔 1박 40만원… 음식값은 ‘바가지’ 수준… 휴가 발목 잡는 ‘휴가 물가’

    여름 ‘휴가 물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휴가지 인근 호텔의 성수기 숙박비는 가족 기준 1박에 40만원이 예사가 됐고, 음식값은 ‘바가지’로 느껴질 정도로 껑충 뛰었다. 여름 의류 가격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수요가 급증하는 ‘휴가철’이란 시류에 편승한 자영업자들의 한탕주의식 물가 인상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콘도 이용료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4% 급증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지난 3월 6.4%, 4월 6.6%, 5월 10.8%에 이어 상승폭이 점점 가팔라지는 추세다. 호텔 숙박료는 같은 기간 11.1% 올랐다. 휴가 때 입을 옷과 신발의 가격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사악한’ 수준이 됐다는 소비자들의 하소연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시중의 티셔츠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3%, 원피스 가격은 13.7% 급상승했다. 청바지는 11.8%, 운동화는 7.8%, 운동복은 6.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놀이시설을 비롯한 나들이 물가도 상승 기류를 탔다. 지난달 운동경기 입장료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7% 급증했고 놀이시설 이용료는 6.8%, 공연예술 관람료는 6.3%씩 올랐다. 골프장 이용료도 4.7% 상승하며 지난 6월 전체 평균 물가상승률인 2.7%를 웃돌았다. 외식 물가도 6.3%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었다. 특히 지난달 돼지고기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7.2% 하락한 상황에서도 음식점에서 파는 돼지갈비는 6.4%, 삼겹살은 5.4%씩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점들이 공급가격 하락분 등을 판매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소주는 7.3%, 맥주는 6.4%씩 올라 휴가지에서 지출하는 술값도 가계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단독] 오래 앓는 것은 삶을 갉아 먹는 일… “내 의지대로 작별하고 싶어” [금기된 죽음, 안락사①]

    [단독] 오래 앓는 것은 삶을 갉아 먹는 일… “내 의지대로 작별하고 싶어” [금기된 죽음, 안락사①]

    <1> 스위스행을 택한 어느 할아버지의 죽음 여든 넷, 마지막 해방 병든 할아버지는 안락사를 선택했다. 자식이 수없이 뜯어말려도 소용없었다. 그리고 결국 스위스로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스위스에서 조력사망한 열 번째 한국인 이야기다. 서울신문은 할아버지의 생전 인터뷰를 바탕으로 국내 언론에서는 한 번도 드러나지 않았던 조력사망을 택한 당사자의 목소리를 전한다. 2019년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선택한 한국인의 이야기를 최초 보도한 서울신문은 4년 만에 취재팀을 다시 꾸렸다. 지난 8개월간 스위스에서 조력사망한 한국인의 지인과 가족, 조력사망을 준비하는 당사자를 만났고 의료인·법조인 등 전문가와 시민단체, 정치인 등을 두루 취재했다. 그 과정에서 84세 남태순(가명)씨를 만났다. 지난해 11월 처음 만난 그는 이미 조력사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사진과 실명이 나가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써도 좋다고 허락했다. 그렇게 해서 그가 스위스에서 사망하기 전까지 두 번의 만남과 여덟 번의 전화 인터뷰가 이뤄졌다.‘코끼리 발’ 노인 해방되다말기 신부전에 퉁퉁 부은 다리하루 8시간 투석 말곤 할 게 없어고통 없이 잘 죽는 게 소원이야 “사진은 찍지 맙시다. 동네방네 자랑할 일도 아니고….” 할아버지를 처음 만난 건 지난해 11월 초 경기도 그의 집에서였다. 할아버지의 소원은 잘 죽는 거였다. 첫인상은 병상에 누운 말기 환자의 이미지와 사뭇 달랐다. 숱이 많은 백발과 또렷한 눈빛은 곱게 늙었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다만 코끼리 발처럼 퉁퉁 부은 노인의 두 발이 그가 말기 신부전 환자라는 것을 상기시켰다. “투석하는데 뭐가 완전히 안 빠져나가는 것 같아. 다리에 수분이 내려오는 것 같고. 어떨 땐 잘 빠져나가는데…. ” 그는 여든셋(올해 여든넷)이었다. 원래도 신장이 안 좋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자꾸만 나빠졌다. 말기 신부전 진단을 받은 2년 전부터는 복막 투석을 해야 했다. 하루 8시간을 꼼짝없이 기계에 매여 있는 게 지루하고 견딜 수가 없어 일주일에 세 번은 기계 대신 자신이 직접 하는 손 투석으로 바꿨다. 이날은 손 투석을 하는 날이었다. “살기 위해 투석을 하지만 정작 투석 말고는 할 일이 없어요. 후유증으로 온몸이 가렵고 잠도 못 자고. 이런 고통을 받아 가며 왜 사느냐, 병이 치유된다는 희망이 있으면 살아 보지만 이건 죽을 때까지 (투석을) 해야 하거든…. 여기서 해방되는 게 제일 큰 바람이에요.”삶의 손익분기점 무너진다연금·건보 등 月200만원 보조받아스위스 가는 게 내 인생엔 플러스 “이제껏 살아온 괜찮은 날들 까먹는 일밖에 없는 거예요. 주위에 폐 안 끼치고, 내 의지대로 갈 수 있는 편안한 방법 있으면 그게 좋겠다, 그게 평소 신념이었어요.” 그는 말수가 적었다. 길게 이야기하는 법이 없었다. 허투루 이야기하기가 싫었는지 말과 단어 선택을 신중히 했다. 입을 떼기까지는 항상 몇 초간 침묵이 흘렀다. 대화 중엔 흐트러짐 없이 곧은 자세를 유지했다. 성격이 몸에 밴 듯했다. “등산도 좋아했는데 이제 걷는 속도가 일반 사람의 3분의1도 못 따라가요. 숨이 차서 찬찬히 걸어야 해. 몸은 편한 데가 없고, 먹고 배설하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어요. 이런 경우엔 스스로 판단해야지. 나는 스위스로 가는 게 내 인생에 플러스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첫 만남 당시 그는 조력사망 신청서에 대한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8월 스위스 조력사망 단체인 디그니타스에 가입했고 10월 말 조력사망 신청서를 메일로 보냈다. 영문 신청서는 구글 번역기를 돌려 가며 스스로 작성했고 디그니타스 홈페이지와 메일 주소를 찾을 때 아들의 도움을 조금 받았다고 했다. 그는 안락사를 선택한 배경에 경제적 이유는 없다고 했다. “공무원연금을 받으니까 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가만히 보면 내가 산다는 게 국가적으로도 보통 손해가 아녀요. 건강 보험이나 약품 이런 걸 합치면 한 달에 200만원 정도를 국가에서 보조받는 셈인데, 그런 쓸데없는 짓을 왜 하느냐 이거야.” 고통은 한꺼번에 찾아왔다갑작스런 사고로 아내는 요양원신부전 환자인 난 투석기에 의지 할아버지의 인생은, 그의 말을 빌리면 “잘 살아왔다”. 1939년 경남 김해에서 7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모두가 힘든 시기였지만 부모의 뒷바라지 덕분에 그 시절 대학까지 나왔다. 대학 졸업 후엔 기술직 공무원이 됐다. 젊어서부터 “늘 고집대로 살았다”는 그는 중매결혼을 마다하고 같은 직장에 다니던 여성을 만나 가정을 꾸렸다. 2남 1녀를 낳고 70년대 중반 직장을 서울로 옮기며 가족이 모두 이사했다. 휴가 땐 아내와 가끔 외국으로 여행도 했다. 남들보다 일찍 은퇴를 준비한 그는 2000년대 중반 아내와 필리핀으로 이민을 떠났다. “거기(필리핀)는 항상 봄이에요. 여름도 없고, 겨울도 없고, 옷 한 가지만 있으면 되고, 생활비도 적게 드니까 그런 천국이 없더라고요.”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필리핀에서 등산도 하고 골프도 치며 그의 인생에서 가장 여유로운 10여 년을 보냈다. 영원한 건 없었다. 행복도 그랬다. 아내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뇌를 다치면서 거동이 어려워졌고 할아버지도 병원 갈 일이 점점 늘어났다.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뭔가 결심해야 했다. 긴 휴가와도 같던 필리핀 생활을 끝낸 건 2020년 가을이다. 귀국 후 상황은 빠르게 악화했다. 혼자 화장실조차 갈 수 없게 된 아내는 요양원에, 할아버지는 투석기에 의지해 삶을 이어 가야 했다. 이때부터 마음 한편으로 죽음을 준비했다고 했다. 아내도 친구도 모두 떠났다이젠 나도 아무 미련 없이 홀가분스스로 통제 못하는 상황 두려워 “2022년 봄에 고맙게도 아내가 떠났어. 저 사람(아내)이 살아있을 때까진 모든 걸 내가 담당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나도 홀가분해요. 미련 없이 갈 수 있겠다…. 사람이 희로애락이 없는데, 숨만 쉬고 있으면 뭐 해요. ” 최근에는 매일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받던 친구마저 세상을 떠났다. “얼마 전 고향에 가 연락을 하니까 친구 딸이 전화를 받더라고. 아버지가 쓰러져서 중환자실에 있대. 그러더니 사흘 뒤 돌아가셨다고 해요. 내가 그 친구 복도 많다고 그랬어요. 그 정도만 보장돼도 나, 스위스 가는 거 포기하겠어요.” 할아버지의 가장 큰 두려움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스스로 움직일 수도, 결정을 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었다. 투석만 하면 계속 살 수 있을 것처럼 보여도 말기 신부전 환자 중엔 심혈관 질환으로 쓰러지는 경우도 많았다. “노인이라는 게 그런 질병이 갑자기 오거든. 그때 되면 내가 지시도 판단도 못 하고, 얼마나 끔찍한 일이야…. 암만 다시 생각해 봐도 전혀 미련 없어. 이 결정을 번복하겠다, 이런 생각이 전혀 없어요.”고대하던 그린라이트 받다존엄사 날짜 확정받고 희망 생겨반대하던 딸이 결국 같이 가기로 그는 올해 1월 디그니타스로부터 ‘그린라이트’(조력자살 승인)를 받았다. 그동안 아버지 얘기를 잠자코 들어 오던 자식들은 “아무도 따라가지 않겠다”고 함으로써 아버지의 스위스행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그도 누군가와 동행하는 게 부담스럽다며 기어이 “혼자 가겠다”고 했지만, 그의 말에선 못내 서운함이 느껴졌다. “달리 생각하면 부모 임종 지키러 가는 셈 치면 될 거 아뇨. 임종한다고 하면 이민 간 자식들도 웬만하면 오잖아요. 거리가 멀고, 경비가 더 나갈 뿐이지. 나는 못 갈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데, 자식들은 절대 못 간다는 거예요.” 봄이 찾아오고 날씨가 풀리자 할아버지는 본격적으로 마지막 여행을 준비했다. 차마 아버지를 이런 식으로 보낼 수 없는 자식들의 마음과는 달리 그는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요즘 사는 게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딱 한 달 치만 달라고 했어요.” 결심은 결단으로 변했다. 3월 초, 정기 진료일에 맞춰서 가는 서울의 병원에서 통상 3개월 치 받아 오던 투석액을 한 달 치만 받아 왔다. 끝내 아버지의 고집을 꺾지 못한 아들들은 말이 없었고, 마지못한 딸이 스위스까지 따라나서기로 했다. “딸이 네덜란드에 사는 친구와 전화했대요. 그랬더니 현지에서는 (조력사망을) 그냥 보편적으로 생각하더래. 주변에 할머니도 아주 웃으면서 떠났다고. 그 얘기를 듣고는 딸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순리 거부하는 건 욕심일까배설물 수발 전에 해방되고 싶어우리나라 안락사 도입 논의해야 할아버지는 ‘존엄사’라는 말에 큰 의미를 두진 않았다. 기어코 스위스행을 택한 것은 자신의 ‘욕심’이라고도 했다. “어찌 보면 편안하게 가겠다는 건 순리를 거부하는 나의 욕심이지. 내가 곤욕을 치르고 거동도 못 하고 배설물 수발을 받고 휠체어를 타야 하는 상황까진 안 가겠다는…. 그래도 여기서 해방되는 게 제일 큰 바람이에요.” 그러면서도 안락사 도입은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할 때가 됐어요. 우리나라가 처음도 아니고, 엄격하게 심사해서 본인 의사가 틀림없느냐만 확인하면 될 것 아뇨. 이러나저러나 내 생애엔 될 가능성이 없어 보여요. 그게 된다면 여기서 기다리겠지만, 희망이 없더라고요.” “잘 사세요!” 마지막 인사3월 말 스위스로 떠난 할아버지한 달 뒤, 그의 생활반응은 없다 벚꽃이 막 피기 시작한 3월 말 할아버지는 프랑스 파리를 거쳐 스위스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동행이나 가족 인터뷰 등 추가 취재는 거절한다고 했다. “(자식들에겐) 따로 연락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렇게 해 줘.” 자신의 욕심이라던 마지막 결정이 혹시라도 자식들에게 누가 될까 걱정하는 듯했다. 약속은 지키겠다고 말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는 기자에게 그는 “잘 사세요!”라고 인사했다. 마지막 통화를 한 뒤 다시 한 달이 지났다. 생사를 확인해야 했지만 불편한 감정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딸의 설득에 결국 포기하고 돌아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살던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여러 번 벨을 눌렀지만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다시 확인하고 걸어 주시기 바랍니다.” 꺼져 있던 휴대전화는 ‘없는 번호’가 됐다. 한국은 물론 스위스에서도 노인의 생활반응(Vital Reaction·살아 있는 인간이 남기는 반응과 흔적)은 모두 사라졌다. 그 후 노인과의 모든 연락은 끊겼다. 내 의지대로 가고 싶다던 고집쟁이 여든넷 할아버지는 그렇게 마지막 소원을 이뤘다. 여든넷 고집쟁이의 소원아무것도 모를 때 답답하더라고그래서 난 알려주고 가고 싶었어 지난해 기자에게 먼저 전화한 건 할아버지였다. 유서도 남길 생각이 없다며 미련 따윈 없어 보이던 할아버지가 인터뷰에 응한 건 주변에 엇비슷한 고민을 하는 이들이 많다는 생각에서였다. “아무것도 모를 때 무척 답답했거든. 이제는 내가 아는 만큼 정보를 주고 싶어요. 내가 느꼈던 그 답답함을 다른 사람들이 느끼지 않도록 풀어 주는 것도 하나의 미덕이다, 그리 생각했어요.”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코로나19 떠난 중국에 ‘광장무’가 돌아왔다

    코로나19 떠난 중국에 ‘광장무’가 돌아왔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 7일. 차오양구 올림픽공원 광장에 어둠이 깔리자 기다렸다는 듯 유니폼을 입은 남녀 십여명이 나타났다. 리더로 보이는 이가 광장 중심에 음향 장비를 켜고 율동을 지시하자 나머지는 너나 할 것 없이 따라했다. 더위를 이기는 이들의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이날 올림픽공원에는 다섯 팀이 각자 음악을 틀고 자신들의 율동을 즐겼다. 춤을 즐기던 주민 장모(50)씨는 “동작이 단순해 따라하기 쉽고 건강에도 좋다”며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움도 크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방역이 마무리돼 실내외 단체 활동이 자유로워지자 ‘광장무’가 돌아왔다. 광장무는 광장이나 공원 등에서 주민들이 많게는 수백명씩 모여 음악을 틀어 놓고 춤 동작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야외에서 활동하기 좋은 여름 밤에 절정을 이룬다. 10일 중국 문화여유(관광)부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달부터 전국 단위 광장무 경진 대회를 이끌고 있다. 이달까지 31개 성·시·자치구 별로 지역 예선을 치른 뒤 8~10월에 산둥성 웨이하이와 산시성 다퉁, 후난성 천저우 등 6개 구역에서 권역별 결선을 치른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낸 팀들은 10월 말 구이저우 구이양에서 열리는 최종 결선인 ‘광장무의 밤’ 행사에서 마지막 승부를 겨룬다.소후닷컴에 따르면 광장무는 1949년 신중국(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뒤 국민 건강을 중시하는 정부 정책에 맞춰 발전했다. 한국과 달리 모르는 이들과도 스스럼 없이 어울리는 중국 특유의 공동체 문화도 광장무 대중화에 한몫했다. 동네 광장무 클럽을 이끄는 리더가 되기 위한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옷과 신발, 장비, 스피커 등 관련 용품 시장 규모도 거대하다. 그러나 젊은층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광장무를 추는 이들이 주차장과 놀이터 등을 강제 점령한 것을 비난하는 영상이 종종 올라온다. 참가자 상당수가 노년층이어서 경찰도 일벌백계식 단속에 난색을 표하곤 한다. 2021년 안후이성 쉬안청 주민들은 ‘광장무가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지장을 준다’는 비난을 받아들여 중국판 수능인 ‘가오카오’가 치러지는 기간(6월 7~9일)을 전후해 블루투스 헤드셋을 끼고 모여 화제가 됐다. 소후닷컴은 “체력 증진과 사회성 확대 등 광장무의 장점은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다. 다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기본 전제”라고 강조했다.
  • [단독]열 번째 한국인 조력사망자와의 인터뷰…“내 의지대로 죽고 싶다”[금기된 죽음, 안락사]

    [단독]열 번째 한국인 조력사망자와의 인터뷰…“내 의지대로 죽고 싶다”[금기된 죽음, 안락사]

    병든 할아버지는 안락사를 선택했다. 자식이 수없이 뜯어말려도 소용없었다. 그리고 결국 스위스로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스위스에서 조력사망한 10번째 한국인 이야기다. 서울신문은 할아버지의 생전 인터뷰를 바탕으로 국내 언론에서는 한 번도 드러나지 않았던 조력사망을 택한 당사자의 목소리를 전한다.2019년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선택한 한국인의 이야기를 최초 보도한 서울신문은 4년 만에 취재팀을 다시 꾸렸다. 지난 8개월간 스위스에서 조력사망한 한국인의 지인과 가족, 조력사망을 준비하는 당사자를 만났고 의료인·법조인 등 전문가와 시민단체, 정치인 등을 두루 취재했다. 그 과정에서 84세 남태순(가명)씨를 만났다. 지난해 11월 처음 만난 그는 이미 조력사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사진과 실명이 나가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써도 좋다고 허락했다. 그렇게 해서 그가 스위스에서 사망하기 전까지 두 번의 만남과 여덟 번의 전화 인터뷰가 이뤄졌다.‘코끼리 발’ 노인의 해방 “사진은 찍지 맙시다. 동네방네 자랑할 일도 아니고….” 할아버지를 처음 만난 건 지난해 11월 초 경기도 그의 집에서였다. 할아버지의 소원은 잘 죽는 거였다. 첫인상은 병상에 누운 말기 환자의 이미지와 사뭇 달랐다. 숱이 많은 백발과 또렷한 눈빛은 곱게 늙었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다만 코끼리 발처럼 퉁퉁 부은 노인의 두 발이 그가 말기 신부전 환자라는 것을 상기시켰다. “투석하는데 뭐가 완전히 안 빠져나가는 것 같아. 다리에 수분이 내려오는 것 같고. 어떨 땐 잘 빠져나가는데….” 그는 여든셋(올해 여든넷)이었다. 원래도 신장이 안 좋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자꾸만 나빠졌다. 말기 신부전 진단을 받은 2년 전부터는 복막 투석을 해야 했다. 하루 8시간을 꼼짝없이 기계에 매여 있는 게 지루하고 견딜 수가 없어 일주일에 세 번은 기계 대신 자신이 직접 하는 손 투석으로 바꿨다. 이날은 손 투석을 하는 날이었다. “살기 위해 투석을 하지만 정작 투석 말고는 할 일이 없어요. 후유증으로 온몸이 가렵고 잠도 못 자고. 이런 고통을 받아 가며 왜 사느냐, 병이 치유된다는 희망이 있으면 살아 보지만 이건 죽을 때까지 (투석을) 해야 하거든…. 여기서 해방되는 게 제일 큰 바람이에요.” 인생의 손익분기점 “이제껏 살아온 괜찮은 날들 까먹는 일밖에 없는 거예요. 주위에 폐 안 끼치고, 내 의지대로 갈 수 있는 편안한 방법 있으면 그게 좋겠다, 그게 평소 신념이었어요.” 그는 말수가 적었다. 길게 이야기하는 법이 없었다. 허투루 이야기하기가 싫었는지 말과 단어 선택을 신중히 했다. 입을 떼기까지는 항상 몇 초간 침묵이 흘렀다. 대화 중엔 흐트러짐 없이 곧은 자세를 유지했다. 성격이 몸에 밴 듯했다. “등산도 좋아했는데 이제 걷는 속도가 일반 사람의 3분의1도 못 따라가요. 숨이 차서 찬찬히 걸어야 해. 몸은 편한 데가 없고, 먹고 배설하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어요. 이런 경우엔 스스로 판단해야지. 나는 스위스로 가는 게 내 인생에 플러스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첫 만남 당시 그는 조력사망 신청서에 대한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8월 스위스 조력사망 단체인 디그니타스에 가입했고 10월 말 조력사망 신청서를 메일로 보냈다. 영문 신청서는 구글 번역기를 돌려 가며 스스로 작성했고 디그니타스 홈페이지와 메일 주소를 찾을 때 아들의 도움을 조금 받았다고 했다. 그는 안락사를 선택한 배경에 경제적 이유는 없다고 했다. “공무원연금을 받으니까 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가만히 보면 내가 산다는 게 국가적으로도 보통 손해가 아녀요. 건강 보험이나 약품 이런 걸 합치면 한 달에 200만원 정도를 국가에서 보조받는 셈인데, 그런 쓸데없는 짓을 왜 하느냐 이거야.”고통은 한꺼번에 찾아왔다 할아버지의 인생은, 그의 말을 빌리면 “잘 살아왔다”. 1939년 경남 김해에서 7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모두가 힘든 시기였지만 부모의 뒷바라지 덕분에 그 시절 대학까지 나왔다. 대학 졸업 후엔 기술직 공무원이 됐다. 젊어서부터 “늘 고집대로 살았다”는 그는 중매결혼을 마다하고 같은 직장에 다니던 여성을 만나 가정을 꾸렸다. 2남 1녀를 낳고 70년대 중반 직장을 서울로 옮기며 가족이 모두 이사했다. 휴가 땐 아내와 가끔 외국으로 여행도 했다. 남들보다 일찍 은퇴를 준비한 그는 2000년대 중반 아내와 필리핀으로 이민을 떠났다. “거기(필리핀)는 항상 봄이에요. 여름도 없고, 겨울도 없고, 옷 한 가지만 있으면 되고, 생활비도 적게 드니까 그런 천국이 없더라고요.”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필리핀에서 등산도 하고 골프도 치며 그의 인생에서 가장 여유로운 10여 년을 보냈다. 영원한 건 없었다. 행복도 그랬다. 아내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뇌를 다치면서 거동이 어려워졌고 할아버지도 병원 갈 일이 점점 늘어났다.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뭔가 결심해야 했다. 긴 휴가와도 같던 필리핀 생활을 끝낸 건 2020년 가을이다. 귀국 후 상황은 빠르게 악화했다. 혼자 화장실조차 갈 수 없게 된 아내는 요양원에, 할아버지는 투석기에 의지해 삶을 이어 가야 했다. 이때부터 마음 한편으로 죽음을 준비했다고 했다. 아내도 친구도 떠났다 “2022년 봄에 고맙게도 아내가 떠났어. 저 사람(아내)이 살아있을 때까진 모든 걸 내가 담당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나도 홀가분해요. 미련 없이 갈 수 있겠다…. 사람이 희로애락이 없는데, 숨만 쉬고 있으면 뭐 해요. ” 최근에는 매일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받던 친구마저 세상을 떠났다. “얼마 전 고향에 가 연락을 하니까 친구 딸이 전화를 받더라고. 아버지가 쓰러져서 중환자실에 있대. 그러더니 사흘 뒤 돌아가셨다고 해요. 내가 그 친구 복도 많다고 그랬어요. 그 정도만 보장돼도 나, 스위스 가는 거 포기하겠어요.” 할아버지의 가장 큰 두려움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스스로 움직일 수도, 결정을 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었다. 투석만 하면 계속 살 수 있을 것처럼 보여도 말기 신부전 환자 중엔 심혈관 질환으로 쓰러지는 경우도 많았다. “노인이라는 게 그런 질병이 갑자기 오거든. 그때 되면 내가 지시도 판단도 못 하고, 얼마나 끔찍한 일이야…. 암만 다시 생각해 봐도 전혀 미련 없어. 이 결정을 번복하겠다, 이런 생각이 전혀 없어요.”그린라이트를 받다 그는 올해 1월 디그니타스로부터 ‘그린라이트’(조력자살 승인)를 받았다. 그동안 아버지 얘기를 잠자코 들어 오던 자식들은 “아무도 따라가지 않겠다”고 함으로써 아버지의 스위스행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그도 누군가와 동행하는 게 부담스럽다며 기어이 “혼자 가겠다”고 했지만, 그의 말에선 못내 서운함이 느껴졌다. “달리 생각하면 부모 임종 지키러 가는 셈 치면 될 거 아뇨. 임종한다고 하면 이민 간 자식들도 웬만하면 오잖아요. 거리가 멀고, 경비가 더 나갈 뿐이지. 나는 못 갈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데, 자식들은 절대 못 간다는 거예요.” 봄이 찾아오고 날씨가 풀리자 할아버지는 본격적으로 마지막 여행을 준비했다. 차마 아버지를 이런 식으로 보낼 수 없는 자식들의 마음과는 달리 그는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요즘 사는 게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딱 한 달 치만 달라고 했어요.” 결심은 결단으로 변했다. 3월 초, 정기 진료일에 맞춰서 가는 서울의 병원에서 통상 3개월 치 받아 오던 투석액을 한 달 치만 받아 왔다. 끝내 아버지의 고집을 꺾지 못한 아들들은 말이 없었고, 마지못한 딸이 스위스까지 따라나서기로 했다. “딸이 네덜란드에 사는 친구와 전화했대요. 그랬더니 현지에서는 (조력사망을) 그냥 보편적으로 생각하더래. 주변에 할머니도 아주 웃으면서 떠났다고. 그 얘기를 듣고는 딸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할아버지는 ‘존엄사’라는 말에 큰 의미를 두진 않았다. 기어코 스위스행을 택한 것은 자신의 ‘욕심’이라고도 했다. “어찌 보면 편안하게 가겠다는 건 순리를 거부하는 나의 욕심이지. 내가 곤욕을 치르고 거동도 못 하고 배설물 수발을 받고 휠체어를 타야 하는 상황까진 안 가겠다는…. 그래도 여기서 해방되는 게 제일 큰 바람이에요.” 그러면서도 안락사 도입은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할 때가 됐어요. 우리나라가 처음도 아니고, 엄격하게 심사해서 본인 의사가 틀림없느냐만 확인하면 될 것 아뇨. 이러나저러나 내 생애엔 될 가능성이 없어 보여요. 그게 된다면 여기서 기다리지만, 희망이 없더라고요.” “잘 사세요!” 마지막 인사 벚꽃이 막 피기 시작한 3월 말 할아버지는 프랑스 파리를 거쳐 스위스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동행이나 가족 인터뷰 등 추가 취재는 거절한다고 했다. “(자식들에겐) 따로 연락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렇게 해 줘.” 자신의 욕심이라던 마지막 결정이 혹시라도 자식들에게 누가 될까 걱정하는 듯했다. 약속은 지키겠다고 말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는 기자에게 그는 “잘 사세요!”라고 인사했다. 마지막 통화를 한 뒤 다시 한 달이 지났다. 생사를 확인해야 했지만 불편한 감정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딸의 설득에 결국 포기하고 돌아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살던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여러 번 벨을 눌렀지만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다시 확인하고 걸어 주시기 바랍니다.” 꺼졌던 휴대전화는 ‘없는 번호’가 됐다. 한국은 물론 스위스에서도 노인의 생활반응(Vital Reaction·살아 있는 인간이 남기는 반응과 흔적)은 모두 사라졌다. 그 후 노인과의 모든 연락은 끊겼다. 내 의지대로 가고 싶다던 고집쟁이 여든넷 할아버지는 그렇게 마지막 소원을 이뤘다.지난해 기자에게 먼저 전화한 건 할아버지였다. 유서도 남길 생각이 없다며 미련 따윈 없어 보이던 할아버지가 인터뷰에 응한 건 주변에 엇비슷한 고민을 하는 이들이 많다는 생각에서였다. “아무것도 모를 때 무척 답답했거든. 이제는 내가 아는 만큼 정보를 주고 싶어요. 내가 느꼈던 그 답답함을 다른 사람들이 느끼지 않도록 풀어 주는 것도 하나의 미덕이다, 그리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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