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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의 달 4월 다채로운 과기행사

    ◎엑스포 페스티벌·자연생태 사진전 등 잇달아/15∼21일 국립과학관·22∼30일 별의 축제 과학의 달 4월을 맞아 과학기술자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청소년과 일반국민의 과학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확산시킬 각종 행사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30일 과학기술처에 따르면 올해 과학의 달 행사는 「세계화,삶의 질 향상은 과학기술로」라는 주제아래 국민에게 21세기의 꿈과 희망을 줄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관련단체들과 함께 펼 계획이다. 행사기간 중에는 특히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놀이문화를 제안하는 의미를 지닌 「신나는 과학놀이 한마당」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과학행사가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에서 집중적으로 열린다. 또 우리 선조의 뛰어났던 과학기술정신을 확인하고 계승하기 위해 선정하는 올해의 과학문화인물로 세종대의 천문학자 이순지를 결정,기념 학술세미나와 강연회등을 열며 이밖에도 TV과학영화 상영,별의 축제,자연생태전등 특별행사를 푸짐하게 마련한다. ◇엑스포 과학페스티벌=4월5일 「SF시네마엑스포」를 시작으로 모형자동차경주,모형함선 경연대회등이 한달 내내 열린다.「SF시네마엑스포」는 스턴트맨 10명이 직접 출연,깜짝 스턴트묘기와 SF영화촬영 장면을 매주 토·일요일 하오 2시와 6시 두차례씩 시연한다.21일의 과학축전 「신나는 과학놀이 한마당」은 모형첨성대 쌓기,물로켓 발사놀이등 10종목의 게임을 부모·어린이 5백팀,1천5백명이 겨루는 가족단위 프로그램이다. ◇이순지기념행사=4일 학술세미나에서 「이순지와 조선시대 천문기구」(연세대 나일성 교수)등 논문이 발표되고 전통과학기술세미나,기념강연회(20일)를 통해 그의 일생과 업적이 기린다. ◇96 별의 축제=22∼30일 천문대와 어린이회관 중앙과학관 각시도 과학교육원등에서 대형 망원경을 통한 은하계및 성운성단 관측행사를 벌인다. ◇국립과학관행사=자연생태사진전,자연과학사진전,IR52장영실상 수상제품전이 중앙과학관과 서울과학관에서 열리며 과학주간인 15∼21일 사이에는 과학관이 무료로 개방된다. ◇TV특별프로그램 방영=3∼25일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하오 8시부터 25분동안 「뇌파로 움직이는 컴퓨터」「우주개발」등 8편의 과학영화가 EBS를 통해 방영된다. ◇제29회 과학의 날 행사=20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대한민국과학기술상및 과학기술 유공자 포상식이 열린다.〈신연숙 기자〉
  • 새달 주총/은행임원 대폭 물갈이

    ◎행장 5명 등 70명 임기만료… 절반이상 바뀔듯/무배당 6곳 문책·세대교체 바람 맞물려 증폭 상업·제일·서울은행이 다음달 22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은행의 주총이 잇따라 열린다. 올해의 은행권 주총에서는 대폭적인 물갈이가 예상돼 벌써부터 은행가가 달아오르고 있다.임기가 끝나는 은행의 임원이 70명이나 되는데다 작년에 은행의 실적이 좋지 않아 책임경영 차원에서 임원들의 중도하차가 어느때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올 주총에서는 임기가 끝나는 임원중 절반이상은 물러날 것으로 관측된다.작년의 주총에서도 임기가 끝나는 임원 75명중 48%인 36명이 물러난 전례가 있는데다,작년의 실적이 94년보다 부진했던 탓이다.특히 주식투자 실패 등 작년의 전반적인 경영 악화로 임기가 끝나지 않은 일부 임원들의 교체도 점쳐진다. 일반기업에서 불고 있는 세대교체와 발탁인사 바람이 올해에는 보수적인 은행에도 어느정도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대폭 물갈이의 배경이다. 임기가 끝나는 은행장은 이우영 기업,박종석주택,홍세표 한미,이창희 부산,최종문강원은행장 등 5명이다.이우영행장과 박행장은 경영능력면에서는 점수를 받고 있지만 그동안 국책은행장이 유임된 사례가 거의 없어 관심을 끌고 있다.보통 재정경제원의 1급출신이 국책은행장으로 나왔지만(이우영행장은 한은출신) 현재 마땅히 재경원에서 나올 인물이 없다는 점 때문에 유임을 점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홍행장과 최행장은 유임되는데 문제는 없으나 이창희행장은 3기 연임 불가 원칙에 따라 퇴임이 거의 확실하다. 주총중 특히 관심사는 작년의 주식 침체 등으로 다른 은행의 실적도 전반적으로 전년보다는 나빠졌지만,올해 배당을 못하는 서울,제일,동화,평화,충북,동남은행 등 6개은행이다.재경원과 은행감독원에서 최근 책임경영을 유난스러울 정도로 강조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금융계에서는 6개 은행장중 책임경영 차원에서 시범케이스로 바뀔 행장이 나올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행장이 바뀌지 않으면 다른 임원들이 속죄양으로 물러날 가능성도 점쳐진다.동화은행 노조에서는 경영실적 악화의 책임을 물어 이재진행장의 퇴진운동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파문에 휘말렸던 신한은행의 나응찬행장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나느냐도 관심사다.비자금 사건 초기에는 청와대와 은감원에서 나행장의 조기퇴진을 기정사실화했으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일은행의 임원 교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관우행장이 그동안 임기가 되지 않은 임원들도 바꿀 것이라고 공언해 왔던 탓이다.
  • 서울신문 선정 「올해의 문화인물」 10인

    ◎전수천­베니스비엔날레 수상 이용우­광주 비엔날레 전시 기획 정명훈­금관문화훈장 받아 강수진­독서 발레리나로 활약 김아라­서울 연극제 석권 신경숙­여공시절 작품화해 호평 김종학­「모래시계」를 연출 박광수­노동운동가 전태일 영화화 최근덕­“유교 종교화” 주역 룰라­6회 서울가요대상 영예 「미술의 해」인 95년 우리 문화계는 엄청난 관객을 동원하며 외형적 성공을 거둔 광주비엔날레를 잘 치러냈다. 또한 광복5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뜻있는 공연도 끊이지 않았다. 삼풍백화점 붕괴등 대형사건·사고와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이 구속되는 정치적 격변속에서 문화계는 사상 유례없는 침체와 불황의 늪속에 빠져들기도 했다. 올해는 또 우리문학의 거장인 김동리선생과 세계적 명성의 원로조각가 문신씨,국악계의 보물 김소희여사,세계가 인정하는 현대음악계의 정상 윤이상선생이 유명을 달리하여 슬픔을 안겨주었다. 그럼에도 많은 문화인들이 올 한해 우리 문화마당의 전면 혹은 이면에서 한국의 문화역량을 확인시키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올해 문화예술 각 분야에서 이름을 빛낸 10명의 문화인물을 통해 지난 1년간 우리 문화계를 돌아본다. ★전수천(47·설치미술작가) 지난 6월 세계최고의 미술제인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관 개관 원년행사에 출품한 작품「방황하는 혹성들속의 토우­그 한국인의 정신」으로 특별상을 수상.1백년 전통의 이 미술제에서 한국국적 작가로는 첫 수상의 영예를 안으면서 세계적 작가로 부상했다.올해 국내 최고의 미술잔치인 광주비엔날레에도 특별전「한국 현대미술의 오늘전」에 수만마리의 누에고치를 소재로 한 설치작품을 출품,관람객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작품으로 꼽혔다.주로 일본과 미국에서 실험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오다 지난 봄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하는 「올해의 작가」로 뽑혀 국내에서도 역량을 인정받기 시작했고 베니스비엔날레 수상과 함께 올해 국내 미술계의 가장 떠오르는 작가로 부상했다.최근 정부로부터 은관문화훈장을 수여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용우(46·고려대교수,광주비엔날레 전시기획실장 역임)한국의 문화역량을 빛낸 광주비엔날레 성공에 중추적 역할을 해낸 인물.일간지 미술기자를 거쳐 미술평론가로 등단하고 지난 93년부터 고려대 미술교육과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학자로 변신한 그는 국내 미술평론가중 해외 미술무대에 여러 역할을 맡아 가장 진출을 많이 하는 인물로 꼽힌다. ★정명훈(42·지휘자) 명실공히 세계가 인정하는 현존하는 최고의 지휘자.지난해 프랑스의 묘한 정치적 알력에 휘말려 바스티유오페라단의 음악감독직에서 물러난 아쉬움을 만회하듯 고국에 쏟는 열정이 대단했다.지난 8월15일 잠실 올림픽경기장에서 광복50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축전음악회­세계를 빛낸 한국음악인 대향연」에서 지휘봉을 잡아 한국을 빛낸 기라성같은 음악인 20명과 함께 벅찬 감동의 무대를 연출했다.이로 인해 최근 정부로부터 문화인물로는 최고의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수여하는 영광을 안았다.그는 또 고국에 기여하는 자세로 지난 5월 「음악을 통한 환경보호 캠페인」에 나서 환경뮤지컬 「오션월드」의 기획과 지휘를 맡아 환경보호에 대한인식을 제고시켰다. ★강수진(28·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원) 지난 10월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작품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통상 발레단의 최고무용수에게 돌아가는 시즌 첫 공연의 주역을 따내 월드스타로 발돋움했다.선화예고 1년에 재학중이던 82년 모나코 왕립발레학교로 유학을 가 85년 세계 3대 발레콩쿠르의 하나인 스위스 로잔콩쿠르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한국발레의 자존심을 높였다.「마적」「마타하리」「로미오와 줄리엣」등에서 프리마돈나로 이미 뛰어난 기량과 연기력을 인정받았으며 내년에 공연될 빈 국립오페라발레단의 「마타하리」객원스타,슈투트가르트의 내년시즌 공연작 「오네킨」과 「에드워드 2세」에서도 주요 배역을 내정받은 상태다. ★김아라(39·극단 무천 대표) 지난 10월 제19회 서울연극제에서 「이디푸스와의 여행」으로 영예의 대상과 연출상등 4개 부문을 석권,올해 국내 연극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였다.86년 「장미의 문신」으로 데뷔한 이래 「숨은 물」「메모렌덤」등 잇따른 우수작품으로 90년대 국내연극계를 주도해오고 있다.내년에도 4월 뉴욕에서 「이디프스와의 여행」 공연에 이어 10월에는 덴마크 오페라하우스 초청으로 유럽 및 아시아 3개국 배우들과 「리어왕」을 연출할 계획이다. ★신경숙(33·소설가) 장기적,전반적인 출판계 불황속에서 작가 신경숙씨의 약진이 유난히 두드러졌다.지난해 발표한 단편 「깊은 숨을 쉴때마다」로 올초 현대문학상을 수상했고 몇달 간격으로 펴낸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과 두번째 장편소설 「외딴 방」1,2를 나란히 베스트셀러에 올려 여전한 대중적 인기를 실감케 했다.뿐만 아니라 산업체 노동자 시절을 털어놓은 「외딴 방」으로 작품세계의 질적 성숙을 이뤘다는 찬사속에 그간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소녀취향」이라는 부담에서도 벗어났다.신씨의 부상은 다분히 90년대의 새로운 징후를 반영하는 현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종학(44·프로듀서) 올해 방송가 최고의 흥행작 「모래시계」를 만든 장본인.온 국민을 안방TV에 붙들어맬 정도로 인기를 누렸던 「모래시계」는 드라마의 차원을 넘어 「모래시계신드롬」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하나의 사회현상이 되었다. 지난 77년 MBC에 입사,「영웅시대」「인간시장」「여명의 눈동자」 등 숱한 화제작을 제작한 김PD는 역사와 흥미를 적절히 결합한 작품으로 한국 드라마의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여명의 눈동자」로 93년 백상예술대상 연출상,방송대상을 수상한뒤 프리랜서를 선언,작가 송지나·음악 최경식등 「김종학 사단」을 이끌고 SBS와 계약을 맺었으며 이제는 영화쪽으로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박광수(41·영화감독) 올해 우리 영화계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연출한 박광수 감독을 화제의 인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노동운동가 전태일 분신 25주기를 기념해 만든 이 영화는 무거운 내용임에도 불구,『진실의 힘을 일깨워줬다』는 평과 함께 매진사례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88년 「칠수와 만수」로 데뷔한 이래 「그들도 우리처럼」「그 섬에 가고싶다」등 사회성 짙은 리얼리즘 영화를 주로 선보여온 박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다시한번 투철한 작가정신을 인정받았다. ★최근덕(63·성균관장) 최근덕 성균관장은 유교를 현대화된 종교로 탈바꿈하기위해 종단을 새로 설립하고 종단의 대표를 총전으로 하는 유교 개혁안을 올해 11월에 확정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최관장은 1년 7개월동안 유교의 개혁안을 추진한것은 2천5백년된 유교가 현대에 적응하기위해서는 제사제도와 기구와 조직등을 과감히 현대화해야한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최관장은 지금까지 음력으로 지내던 공자의 탄신일과 기일인 춘계·추계석전제를 양력으로 확정하는등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했다. 최관장은 앞으로 전국 2백30여개 향교와 22만 유림들을 종교단체와 종교인으로 이끌기위한 전문인력을 육성하기위해 충남 천안에 유학학원을 신설할 계획이다. ★룰라(가수·댄스그룹) 김지현·채리나·이상민·고영욱 등 4명으로 이루어진 댄스그룹 룰라는 지난해 「백일째 만남」 「비밀은 없어」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초 발표한 「날개잃은 천사」가 수록된 룰라의 2집 앨범은 올 한해동안 1백50여만장이 팔리는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다. 룰라는또 지난 9일 열린 스포츠서울 주최 제6회 서울가요대상에서 영예의 최고가수상을 차지,국내 최고의 댄스그룹임을 입증했다.
  • 희랍인 조르바/이세룡 영화감독(영화탄생 100년/감동의 명화)

    ◎문명사회속의 진정한 「자유」 만끽/예절·규범 벗어난 야성에서 생활의 활력 찾아 세상물정을 모르는 어떤 책상물림이 생기넘치는 사나이를 만나서 체험한 야성의 가슴과 푸짐한 언어를 쏟아내는 입과 고삐풀린 행동을 기록한 「희랍인 조르바」는 문명화된 인간들의 예절과 규범에 의해 번데기처럼 오그라든 세상에서 활력을 지닌 인간이 보여주는 「자유」와 시행착오가 더없이 통쾌하게 보이는 영화다. 소나기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영국인 문학도 버질이 지중해의 아름다운 섬 크레타에 도착한다.크레타에는 유산으로 받은 갈탄광이 있었는데,책을 파먹고 사는 삶이 지겨워 단순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과 살기위해 온 것이었다.함께 광산에서 일할 사람을 찾던 버질은 이곳 주민인 조르바를 만난다.조르바는 충직하고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으로 버질의 마음에 꼭 들었다.두 사람은 함께 광산일을 시작한다. 버질은 마을의 미망인과 사랑에 빠지지만 완고한 섬 주민들은 그녀를 용서하지 않고 죽인다.조르바도 오르탕스라는 여인과 결혼하지만 그녀 또한 병으로 죽는다.사랑을 잃은 두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광산일에만 매달린다.그러나 조르바가 설계한 고가케이블이 무너지는 바람에 쫄딱 망하게 된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버질과 조르바는 해변에서 멍하니 바다를 바라본다.그순간 조르바가 벌떡 일어나 춤을 춘다.「조르바 댄스」라고 불릴 정도로 멋진 시르타키 춤이었다.구경만 하던 버질도 점점 흥에 겨워 조르바의 어깨를 잡고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한다.춤의 리듬이 점점 빨라지고 두 사람의 몸동작도 차츰 격렬해진다.버질과 조르바는 더이상 실패자가 아니다.두 인간은 트로이 평원의 용사처럼 위대하다. 그리스가 낳은 대문호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실존인물인 조르바와 함께 광산일을 했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을 역시 그리스 출신의 마이클 카코야니스 감독이 스크린에 옮긴 이 영화는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는 조르바의 성격묘사가 아주 실감난다.이 작품은 아카데미영화제에서 남우조연·촬영·미술감독 등 3개부문에서 수상했다.안소니 퀸은 조르바를 기막히게 연기함으로써 미국영화협회가 선정한 그해 「올해의 배우」로 뽑혔다.
  • NYT 선정 올해의 책/에코작 「어제의 섬」 등 10종

    ◎새계적 권위 편집진이 작업/소설 5종·논픽션 5종 뽑혀 미국 뉴욕타임스 북리뷰가 「올해의 좋은 책」 10종을 선정,3일자에 발표했다.권위있는 서평과 출판기사로 인정받는 NYT 북리뷰 편집진 9명이 선정한 「올해의 좋은 책」은 전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의 「어제의 섬」 등 소설 5종,논픽션 5종이다.선정된 책들을 간략히 소개한다. ▲티나 로센버그의 「유령의 땅」(원제 The Haunted Land,랜덤하우스간)=동유럽의 새 질서구축을 위한 움직임을 다루었다.공산주의 아래서 벌어졌던 일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옛 동독·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등 동유럽의 개혁정책이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아나톨리 도브리닌의 「비밀」(InConfidence,타임북스·랜덤하우스간)=저자는 지난 62년부터 86년까지 워싱턴 주재 소련대사를 지냈다.냉전체제에서 미·소간 비밀협상 채널을 통한 위기극복 과정을 폭로하는 한편 40여년에 걸친 소련지도자들의 실책을 신랄히 비판했다.특히 고르바초프를 소련제국을 붕괴시킨장본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리처드 포드의 소설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크놉간)=예전엔 작가였지만 부동산업자로 전락한 이혼남 프랭크 바스콤이 주인공.주인공은 이혼후 대인관계,특히 여성과의 관계에 잘 적응하지 못해 사귀는 여자와 관계가 깊어질수록 항상 실패로 끝나고 만다.주인공이 10대 아들과 함께 떠난 독립기념일 여행이 비극으로 끝난다는 이 소설의 매력은 작가가 위트있게 그린 주인공의 풍모에 있다. ▲마틴 에미스의 소설 「고발」(The Information,하모니간)=실패한 작가인 주인공 리처드에게는 허섭쓰레기 같은 작품으로 성공을 거둔 기윈이라는 절친한 친구가 있다.친구의 말도 안되는 성공에 분개한 주인공은 암흑가의 도움을 얻어 그를 제거하기로 마음먹고 아슬아슬한 게임을 벌인다.그러나 게임이 고조될수록 등장인물 모두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볼모의 신세가 되고마는 모습을 흥미롭게 그렸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어제의 섬」(The Island Of The Day Before,헬레 앤 쿠르트 울프·하코트 브레이슨간)=유럽 지성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17세기를 배경으로 작가의 현란한 지식을 동원했다.남태평양에서 난파한 배에서 혼자 살아남은 주인공이 다른 시간대의 공간인 섬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배에 남아 고독속에서 17세기의 물리학과 연금술,정치이론,신학논쟁을 비롯한 유럽지성의 성과를 되새긴다는 내용.인간사고의 영속성과 미래에 대한 과학적 전망,사해동포주의에 대한 옹호를 보여주고 있다. ▲노먼 쉐리의 「그레이엄 그린의 생애」(The Life Of Graham Greene,바이킹간)=알콜과 마약 중독자로 섹스·전쟁광인 소설가 그레이엄 그린의 일대기를 집요하게 추적,재구성했다.그린이 「권력과 영광」「제3의 사나이」 등을 집필하던 시기와 2차대전후 영국 첩보부원으로 활동하던 당시의 흥미로운 면모를 상세히 기술했다. ▲데이빗 허버트 도널드의 「링컨」(Lincoln,사이먼 앤 슈스터간)=지금까지 시중에 나온 링컨대통령의 전기는 7천여종에 달하지만 이 전기는 철저한 자료조사와 명확한 설명으로 링컨 전기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을 얻고 있다. ▲리처드 포스너의 「법률 극복하기」(Overcoming Law,하버드대학간)=미 시카고 항소법원 재판장인 저자가 위기에 처한 미국 법체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현실적 조건들을 무시하고 앞선 판례만을 나태하게 적용시키는 대부분의 판사와 검사,법학교수들을 비판한다.또 사회학·역사학·경제학 등을 수용해야만 법체제의 개혁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립 로스의 소설 「사바드의 연극)(Sabbath’s Theater,휴톤 미플린간)=사회와 인간 존재의 추잡하고 불쾌한 단면을 그린 소설.코믹하게 전개되는 소설이지만 아내곁을 떠난 노인이 장례식에 가서 자신의 죽음을 계획한다는 결말부분에 이르면서 소설적 주제의 깊이에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드미트리 나보코프의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선집」(크놉간)=중년인 성도착자의 미녀에 대한 집착을 그린 「롤리타」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러시아 태생의 소설가·시인·평론가·곤충(나비)학자인 나보코프의 작품 65편을 수록했다. ▲프레데릭 브라운의 「졸라」(파라 스트라우스 앤 지룩스간)=에밀 졸라는 드레퓌스 사건 당시 군부의 부당성을 공격하며 끝까지 드레퓌스의 무죄를 주장해 프랑스 양심의 상징이 된 사실주의 작가.실증적이고 풍부한 조사를 통해 그가 어떻게 진실과 정의를 옹호하는 작가가 될 수 있었는지를 밝혀냈다.
  • 미 최우량기업 DMS사 이종문 회장(세계속의 한국인:3)

    ◎“빌 게이츠에 버금”/미 컴퓨터업계의 실력자/그래픽 관련제품 시장점유율 1위/93∼94년 연속 「올해의 기업인」 선정/「동양예술박물관」 건립에 120억원 쾌척 “화제”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파크 안에 있는 「동양예술박물관」에 자랑스럽게 새겨진 한국인의 이름 이종문. 미국의 유일한 아시아예술 전용 박물관인 이곳 중앙 현관 머리에 이종문 아시아예술문화센터라는 이름이 새로 새겨졌다.샌프란시스코 사람들에게는 「드 영」박물관으로 더 잘 알려진 이 박물관에서 지난 10월19일 있었던 명명식은 자랑스런 한 한국교민의 오랜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그 꿈의 실현은 부와 명예의 단순한 「아메리칸 드림」의 차원을 넘어 한민족의 문화사랑과 민족정신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의 「인간 드라마」이다. 그의 이름을 딴 예술센터가 만들어진 것은 그가 이 박물관에 1천5백만달러(약 1백20억원)라는 거액을 기부한 데 따른 것이다.미국인들도 놀라게한 이종문(67).그는 실리콘밸리의 최우량기업으로 꼽히는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시스템」사(DMS)의 창업자이자 회장이었다. ○한인 문화사랑 정신 과시 1천5백만달러란 금액은 문화예술 관련 기부금으로는 가히 천문학적인 돈이다.게다가 그돈은 순전히 그의 개인재산 가운데서 나온 것이다.말이 쉽지 사재를 1천5백만달러씩이나 선뜻 내놓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특히 현금으로 단돈 1백달러를 손에 쥐기가 쉽지 않은 미국사회에서 볼때는 더욱 그러하다. 이 박물관의 한국과 큐레이터 백금자씨는 『이회장의 기부금은 앞으로 미국 전역의 대학에서 한국미술전공자들이 얼마든지 학위논문을 쓸 수 있고,결국 미국내 각 박물관에서 한국관에 관심을 갖는 엄청난 계기를 만들었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그의 기부금 쾌척은 한인교포사회 뿐 아니라 미국사회에도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킨 하나의 사건이었다. 미국의 컴퓨터업계에서 그는 컴퓨터계의 제왕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못지 않은 저명인사다. 그는 93,94년 연속 북캘리포니아의 「올해의 기업인」으로 선정됐을 만큼 실리콘밸리를 주도하는 하이테크 기업인이다.이 상은 미국 경영자협회를 비롯,CBS방송,하이테크산업을 전문으로 다루는 경제잡지 「잉크(Inc.)」,나스닥(NASDAQ)주식시장등 5개 기관에서 공동으로 평가해 주어지는 것인만큼 상당한 권위가 있다.이회장이 82년 창업해 이끌어온 DMS는 93,94년 「잉크」지에 의해 미국의 비상장기업 500개사 가운데 최고속으로 성장하는 기업 17,18위로 각각 평가되기도 했다. DMS는 컴퓨터의 그래픽기능을 향상시켜주는 그래픽액셀러레이터 관련 제품을 주로 생산,이 분야에서 선두였던 캐나다의 ATI사를 제치고 93년 하반기부터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특히 DMS의 멀티미디어 관련 소프트웨어는 호환성이 60%정도인 일반제품에 비해 무려 98%를 웃돌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95가 공식 스펙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 ○고속성장 17위기업 평가 한국종합기술금융 실리콘밸리지사장 박태완씨(44)는 『DMS는 지난 4월 주식을 공개하기 전까지만해도 벤처캐피틀회사들이 가장 탐냈던 기업이지만 외부의 투자를 거부할만큼 자기자본력이 막강하다』고 전하고 있다. DMS의 영업담당 책임자인 김용태씨는 『91년10월 이후 은행빚이 단 1센트도 없는 부채율 제로의 회사』라고 자랑한다.더욱 놀라운 것은 94년말 현재 종업원 1백85명의 1인당 매출 1백10만달러에 이익율이 9.5∼10%나 된다는 사실이다.부실채권율은 0.5%밖에 되지 않을 정도다. 하이테크산업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이처럼 탄탄한 첨단기업이 한국인 이회장의 손으로 실리콘밸리에 뿌리내린 것은 한국교민의 자랑이 아닐수 없다. 그는 60년대말까지만해도 국내에서 알아주던 기업인이었다.제약회사 종근당의 창업주인 이종근씨의 친동생.69년까지 종근당의 전무로 일하며 오늘날의 종근당이 있게한 기반을 닦은 인물이 바로 이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종근당 이종근씨의 동생 제약회사에 관여하기 전에는 한국도서관학의 기초를 잡기도했다.국내에선 처음으로 도서관법안과 정기간행물 색인을 만들었는가 하면 십진분류법을 소개하기도 했다.국내에서 남부러울 게 없던 그는 70년 홀연 미국이민길에 올랐다. 『종근당에서 형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데다 3공화국에서 정부에 들어와 일하라고 귀찮게해 건너왔지.난 군인들이 정권잡는 것을 강도짓이라고 생각했기에 그건 정말 싫었어』라고 그는 이민 배경을 설명한다. 미국에 온 그는 5년쯤은 골프용품을 비롯한 각종 운동기구를 일본으로 내다 파는 일로 먹고 살았다.76년 갓 보급되기 시작하는 컴퓨터의 부속용품으로 무역품목을 바꾸어 다시 5년여를 수출업으로 지냈다.그러다가 애플과 IBM의 운용시스템이 다른 것에 착안,호환기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자동차는 크라이슬러 제품이든,포드 것이든 운전하는 사람이 다 움직일 수 있는데 왜 컴퓨터는 안되느냐는 의문으로 제품마다 다른 오퍼레이팅 시스템에 다리를 놓아야겠다고 생각했지』.알아보니 그것은 30만달러의 연구비로 6개월이면 가능한 작업이었다.82년 그는 자본금 10만달러로 마침내 전자산업에 직접 뛰어들어 DMS의 전신 「다이아몬드 컴퓨터시스템」을 설립했다. 큰 어려움없이 하드웨어를 만들어냈다.그러나 소프트웨어건 하드웨어건 애플사가 걸어놓은 특허의 종류가 무려 40가지에 달해 그 거미줄같은 특허망을 빠져나가는데 무려 6년을소비했다.라이프사이클이 엄청나게 짧은 컴퓨터업계에서 6년이란 세월을 허비했으니 대실패는 당연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그는 타사제품들의 호환성이 60%에 그치는 데 착안,이를 높이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6년세월을 더 매달렸던 것. 그 사이 여기저기서 불러모았던 기술자들은 모두 떠나갔다.85년초 단 한명 남았던 기술자 허형회씨(44·현 DMS기술담당이사)마저 떠나려할 판이었다.『그 친구의 바지가랑이를 잡고 내가 무릎을 꿇고 빌었어.네가 가면 난 죽는다고 말이야』 결국 그는 호환성이 무려 98.2%에 이르는 컴퓨터보드 「트랙스타」를 개발했다.세계최초의 IBM­애플 호환기판이었다.85년말 녹스빌에서 열린 컴덱스에 내놓자 「텐디(TANDY)」사와 납품계약을 하게됐고,87년에는 IBM과 공급계약을 맺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러한 성공 뒤에는 6년여동안 3차례나 자살을 시도했을만큼 처절한 실패와 고립무원의 절박한 아픔이 있었다.그러한 고난의 날들을 극복한 값진 경험이 결국은 90년대에 DMS를 고속성장기업으로 달리게한 촉매가 됐다. 지난 4월 그는 회사를 상장했다.앞으로 4년동안 회사를 계속 성장시키면 3천6백만달러를 손에 쥐게하겠다는 계약으로 미국인 전문경영인을 사장으로 앉히고 자신은 경영일선에 물러났다. 주당 17달러에 상장된 DMS의 주가는 요즘 평균 27∼2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잡급직까지 나눠받은 주식으로 DMS는 실리콘밸리의 어느 회사보다도 사원들의 업무만족도가 높은 회사로 소문나 있다. ○세차례 자살기도 아픔도 『종업원들에게 현금을 쥐어주는 방법은 주식공개 밖에 없었어.주변에선 어떻게 일으킨 회사인데 경영권을 포기하느냐고 말렸지만 죽을 고비에서 회사가 살아난 것은 천운으로 돌릴 수밖에 없어.하늘이 도와준 회사가 어떻게 내 것이야.난 한번도 「마이 컴패니(나의 회사)」라는 말을 쓴 적이 없지.그저 나를 거쳐서 어디론가 흘러가는게 기업이지』라고 그는 말한다. ○벤처캐피틀 회사도 설립 그는 DMS의 종업원 가운데 단 한명도 혈연을 끌어들인 적이 없음을 자부하고 있다.혈연을 끌어들이면 잡음이 들리게 되고,결국 직원들이 부담을 갖게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자신의 기업이라는 식으로 소유개념을 갖는 것은 『돈 가진자들의 더러운 욕심』이라고 잘라 말한다. 고희를 바라보는 그는 DMS에서는 손을 뗀 상태이지만 다시 새로운 벤처캐피틀사업을 도모하고 있는 중이다.『전자사업은 아주 익사이팅해.스포츠게임과 같지.그 사업체들 가운데서 유망한 것들을 골라내 투자하는 일을 할 거야』 그는 돈을 쓰기 위해서 더 벌어야한다고 했다. 『한국인은 세계 어디에서 살든 수천년이 지나도 제 음식과 제 말을 버리지 않는 유일한 민족이야.이민생활을 하면서 우리 민족성과 우리 문화의 정신을 후세들에게 전하는데 내 돈을 다 쓸거야』.그의 이름과 기업정신은 이종문아시아예술문화센터로 이름이 바뀐 이 박물관의 소중한 예술품들과 함께 영원히 빛날 것이다. □이종문 회장 신상메모 ▲1928년 8월1일 서울출생 ▲중앙대 법대졸 ▲미8군 극동사령부보좌관(53년) ▲국비유학생으로 도미(58년) 조지 피바디대학에서 도서관학,데이터경영학 전공 ▲고려대 경영대학원 연구과정 수료(59년) ▲국립중앙도서관사서관(60∼62년) ▲연세대,성균관대 강사(63년) ▲종근당제약 전무이사(67∼69년) ▲한국사이클연맹회장(68년)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중소기업연구과정수료(76년) ▲다이아몬드컴퓨터시스템사 설립(82년) ▲산호제이한인회 이사장(92년) ▲실리콘밸리한인상공회의소 이사장 및 샌프란시스코동양예술박물관 커미셔너(현재) ▲국민훈장 목련장(93년) ▲벤처캐피틀회사 AMVEX설립(95년)
  • 잇단 핵실험에 경종 메시지/예상 뒤엎은 노벨평화상 선정 배경

    ◎“핵없는 지구촌 건설” 염원 반영/카터·메이저 등 유력후보 탈락 알프레드 노벨 사망 1백주년인 올해의 노벨평화상은 유력한 후보물망에 올랐던 쟁쟁한 인물들을 제치고 전혀 뜻밖의 인물과 단체에게 돌아갔다. 노벨위원회가 수상자를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지미 카터 전 미대통령이나 북아일랜드 평화정착의 주역인 존 메이저 영국총리,알버트 레이놀즈 아일랜드 총리 등 유명인사 가운데서 선정될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영광의 주인공은 무명에 가까운 반핵운동가 요세프 로트블라트와 그가 회장을 맡고 있는 「퍼그워시 회의」에 돌아갔다.로트블라트도 수상소감을 피력하면서 『내가 상을 받게 되리라고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며 뜻밖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로트블라트와 퍼그워시회의의 수상배경에는 무엇보다 프랑스 등의 핵실험에 따른 반핵운동이 전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시기적 상황이 한몫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수상자 선정배경에 대해 『세계지도자들에게 세계의 핵무기 제거 노력을 강화하도록 고무할것을 바란다』고 밝혔듯이 로트블라트와 퍼그워시회의가 평화상을 수상한 것은 히로시마 원폭투하 50주년을 맞아 핵무기를 없애자는 국제사회의 염원에도 불구,최근 중국과 프랑스가 잇따른 핵실험을 실시해 이들 핵보유국들에 대한 항의 및 경고의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로트블라트의 수상이 발표되자 국제적 환경단체 그린피스,일본반핵운동가들 뿐 아니라 프랑스 정부도 일제히 축하의 뜻을 전했다. ◎노벨평화상 업적/로트블라트­반핵운동 헌신한 영국 학자/「퍼그워시」­핵추방 모토의 과학자 그룹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요세프 로트블라트(87·영국)는 반핵운동에 평생을 바쳐온 핵물리학자.그와 함께 공동수상한 「과학 및 국제문제에 관한 회의」인 퍼그워시회의는 런던에 본부를 둔 반핵운동 단체다. 퍼그워시 회의는 57년 7월 캐나다의 퍼그워시에서 첫 회의를 열어 퍼그워시 회의로 불린다.88년부터 로트블라트가 회장을 맡은 이 회의는 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데 대한 과학자들의 책임을 통감한 물리학자 11명이 주도해 원폭투하 10년만인 55년 핵절멸을 위한 러셀­아인슈타인 성명이 선언된 지 2년 뒤에 창설됐다.핵무기를 막기 위해서는 전쟁 자체를 없애야 하고,이를 위해 전세계 과학자들이 노력해 국가간 불신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 퍼그워시회의의 기본입장이다. 로트블라트는 폴란드 태생으로 바르샤바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영국으로 이주,리버풀대 런던대 물리학교수로 지냈으며 현재는 이 대학 명예교수로 재직중이다.로트블라트는 원자력,핵무기 증식,군축,핵물리학 등의 분야에서 30여권의 저서를 펴냈다. 그는 이같은 공로로 지난 92년에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상을 수상했고 폴란드와 독일로부터는 공로훈장을 받았다.그는 또 세계최초의 핵무기개발계획인 미국의 맨해튼계획에 참여했다가 반발,유일하게 사퇴한 과학자로 널리 알려졌으며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에게 남태평양 핵실험을 재개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 전국의 명산 그림으로 본다

    ◎오승우 화백,예술의 전당서 「한국 100산전」/한라­설악산에서 서울근교 산까지 망라 중진서양화가 오승우씨(65)에게 올해는 남다른 의미가 주어질 수 있다. 쉽게 자리를 펴지않는 성격에 지난 13년동안 갖지 못했던 개인전(13∼24일,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을 대규모로 갖는가 하면 올해의 예술원상을 수상하며 국내 예술인들에게 주어지는 최상의 지위인 예술원 회원이 됐다. 호남화단의 거목이었던 고 오지호화백의 장남이지만 많은 예술인 2세들이 버거워하는 「부친의 무게」를 크게 의식하지 않으면서 소박하게 자신의 예술세계를 지켜온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10여년간 미술계에서 쉽게 거론되지 않을만큼 조용히 지내온 그는 또래의 많은 중진들이 그림값 상승무드에 편승해도 흔들림없이 10여년전 그림값을 고수하며 살아왔다. 『예술원 회원이 되면 그림값이 호당 1백만원은 넘어야 한다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가격을 붙여야 할지 모르겠다』는게 요즘 숙제이기도 하다. 이번 개인전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지난 10여년간 그려온 산그림들을아낌없이 내놓는다는 점이다. 몸집은 자그마하지만 굵고 대담한 필력을 갖고있는 그의 화폭엔 깊은 골과 여운이 담겨 있다. 이번 전시회에 내놓는 산그림 유화 1백점은 한라산·설악산·지리산·월악산·적상산 같은 명산과 그가 무시로 올랐던 북한산·도봉산 등 서울근교 산들의 형상을 안고 있다. 유영국·박고석 등 이미 산을 소재로 삼은 대가들의 영역에 행여 도전장을 내는 기분이 들까봐 『조심스러운 마음』도 있다지만 10여년만에 벌이는 「한국 100산전」에 기울이는 정성과 기대는 남다르다. 배낭하나 둘러멘 그가 10여년간 오르내린 산들의 표정­정상에서 내려다본,혹은 골옆에 비껴서 그린 다양한 산의 그림들은 특유의 정감을 지니고 있다. 1백호 크기부터 크게는 5백호까지 그야말로 엄청난 양과 규모의 산그림들을 갖고 개인전을 갖는 노작가의 표정은 마냥 즐겁다.
  •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이 세기의 인물탐구:81)

    ◎박진감 넘치는 심혼의 선율… 청중 사로잡아/5세에 입문… 미 줄리아드서 혹독한 레슨 거쳐/연 100회 이상 공연 스케줄 잡힌 세계10대 연주자/67년 레벤트리트경연서 주커만과의 공동우승은 세계음악사에 기록 정경화(바이올리니스트) 영국 선데이 타임스는 83년 「최근 20년간 가장 위대한 기악연주자」로 정경화를 선정한 적이 있다.그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다이내믹과 이모션은 한번 활을 잡기만하면 폭풍같은 절조로 청중을 일시에 혼도시키고야 만다.흡사 「마야의 박사가 조각조각 찢어져 신비에 가득찬 근원자의 무릎앞에 펄럭이 듯이 그의 몸속에선 마혹과 초자연이 흘러나온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더구나 자기비판에 엄격하여 「열광적 도취를 알지 못하는 정관(정관)은 참으로 조용히 바라보는 정관이 되지 못한다」는 차원에서 최근에는 진주빛 화염을 가라앉힌 「진한 포도주의 바다같은 심혼의 선율을 빚어낸다」는 평을 듣는다. 정경화의 일사불란하게 화려한 연주경력을 일일이 재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그는 데뷔이래 「톱」의 자리에 우뚝 선 채 자신의 위상을 도도하게 지켜왔고 지금도 그렇다.그중에서도 그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지난 70년 앙드레 프레빈이 지휘한 런던심포니와의 차이코프스키 협연을 들지 않을 수 없다.이 한번의 연주로 그는 미국의 9대 교향악단을 비롯하여 영국에서 30회를 연주할 수 있는 계약을 맺었고 연 1백회이상의 연주스케줄을 갖는 가장 위대한 연주가의 한사람이 되었다. ○데뷔이래 정상에 우뚝 이보다 앞서 67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레벤트리트 경연대회에서 핀커스 주커만과 공동우승을 차지한 일은 세계음악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기도 한다.평론가 위데 콤베는 이날 정경화연주에 대해 「하이페츠나 오이스트라흐나 스턴이 이보다 더 출중한 연주를 했다할지라도 그것은 다 지나간 일이며 그녀만이 갖는 강한 호소력은 최고의 경지에 이른 최상의 연주」라고 호평한바있다. 음악평론가 한상우씨도 『실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잭 스턴을 대부로 하는 막강한 유태계 세력이 주커만을 에워싼 가운데 고독한 싸움에서 이긴 정경화는 지금 주커만 펄만과 어깨를나란히 하면서 명실공히 세계10대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돌아본다.70년대와 80년대 일본에서 여신처럼 떠받들려진 그는 75년 샤를르 뒤트와 시벨리우스를 연주했을 때는 일본의 평론가 우노 호이모로부터 「예리한 칼로 살을 베었을 때 푹 솟아오르는 선혈처럼 신선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는 등의 극찬 등 황홀한 찬사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는 일찍이 레코드 재킷에서나 볼 수 있는 로린마젤 게오르그 솔티 리카르토 무티 앙드레 프레빈 루돌프 켐페 등이 지휘하는 세계적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물론 영국의 데카를 통해 20여장의 레코드를 내놨고 언제부턴가 한국의 정경화만이 아닌 세계적 「대가」로 군림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그는 천재이며 타고난 재능으로 자연스럽게 오늘에 이른 것일까.이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단호하게 「노!」다. 「정상에 이르는 길은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한다」는 그는 「음악에서 기적은 일어날 수 없으며 연주할때마다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연주에 임하고 있고 단 한번도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고 생각해본적이 없다」고 말한다.지난번 광복 50주년 기념연주차 귀국했을 때도 그가 묵고있는 신라호텔 미팅룸에서 하루종일 바이올린을 어깨에 메고 연습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머리가 숙여지게 했다. 청중을 사로잡는 마력 때문에 만사에 적극적이고 어딘지 여걸스러우리라고 짐작되지만 정경화의 진짜 성격은 낯가림이 심하고 「말도 못하게 내성적」이며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려서 친구도 별반 없는 편이다.다만 첼리스트인 언니 명화씨와 지휘자인 동생 명훈씨와의 트리오는 혈육다운 최상의 절창을 이루고 그리고 그를 생명처럼 키워낸 어머니 이원숙여사에 대한 효성이 지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용모 또한 화사하고 순수하여 무대에서의 관록이나 권위따윈 찾아볼 수 없다. ○타고난 재능보다 노력 널리 알려지다시피 그는 5살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해서 9세때 서울시향과 협연,61년 가족이 미국에 이주하면서 줄리아드음악원에서 일류 바이올리니스트만을 키워낸 이반 갈라미언교수와 조지프 시게티의혹독한 레슨을 거쳐 「자기만의 표현능력과 음악적 언어로써 감정을 총괄하고 통제」하는 연주자로 성장했다.이는 「정말 바이올린이 없으면 죽을 것 같은 열정이 몸속에서 꿈틀거린 때문」이며 「수많은 장애를 극복한 일은 경이롭다고 밖에 표현할길이 없다」는 음악계의 평은 옳다.그런 점에서 「때로는 강력한 힘으로 밀어붙이듯 때로는 귀기가 서린 박진감으로 인해 그의 연주를 듣고난 다음 다른 연주를 들으면 어딘지 채워지지 않는 구석이 남아있는 듯 성에 차지 않는다」는 이순열씨(음악평론가)의 말은 음악애호가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위대한 음악가들은 자연과 함께 살면서 그 속에서 작품을 썼기 때문에 그들의 음악속에는 자연의 모든 색깔들이 칠해져 있다는 걸 나는 일찍이 스승들로부터 배웠어요』 따라서 「지금까지의 연주활동은 앞으로 10년을 위한 준비과정에 불과」하며 「음악이 지닌 색채감과 이디엄에 집중하여 자신감을 성취한 지예에 다다르고 싶다」는게 그의 꿈이다. 바이올린의 화신인듯 그래서 음악과 결혼한 것처럼 보이던 그가지난 84년 케임브리지대 출신의 영국인 사업가 제프리 리게티씨와의 결혼을 발표했을 때 이로인해 그의 들끓는 정열과 현란한 선율이 한치라도 사그라들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다.그러나 결혼후 피아니스트 필립 몰과 레코딩한 「정경화 콘 아모레」는 『살바도르 달리가 「피는 꿀보다 달다」는 그림을 그렸지만 이젠 「정경화의 바이올린은 꿀보다도 달다」란 그림을 그려야 할때』라는 평을 받을 만큼 신기의 솜씨로 청중을 도취시켰다.영국의 평론가 에드워드 그린필드는 「정경화가 온세계를 향해 바이올린의 활로 쏜 화살은 에로스의 황금화살보다 더 감미로운 사랑의 기쁨을 느끼게 할뿐 아니라 우리들을 음악의 유토피아로 이끌어가고 있다」고 쓸 정도였다.지난 봄 그의 귀국 연주에 대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이강숙교장도 「음악을 끝까지 지킨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가 활을 긋는 그 순간부터 정경화는 아직도 우리의 희망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일깨운다.부군인 리게티씨(49)는 「성격이 온화한 정경화 음악팬」으로서 그의 음악생활에 대한 모든 것을 협조하고 외조한다고 전한다.두아들은 엄마를 따라 재곤(프레데릭·10)은 첼로와 피아노,유진(7)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우고 방학을 이용해 광복50년기념행사에 다녀갔다. ○두 아들도 음악공부 실제로 결혼후 정경화만큼 눈에 띄는 변모를 보인 예술가는 별로 흔치 않다.한국에서 태어나 무수한 장애를 넘어 정상에 올라야 한다는 끈질긴 집념과 강한 개성 때문에 「때때로 발톱을 세운 고양이처럼 앙칼져 보이기도 했던」 오기는 이젠 어느 구석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패기와 자존심과 싱싱함과 날카롭게 찔러오는 그 전율」은 한층 침후해지고 그의 손과 머리와 마음은 움직일 때마다 아름다움을 캐면서 달빛이 녹아 강물을 이루듯 흘러넘치는 광채로 청중의 온몸을 적신다. 지금 「세계가 기억하는 연주가 정경화」는 「자연의 심장인 명작의 숲」속에 서서 인간의 심장이 아닌 영혼을 깨우고 흔드는 절기의 선율로 하늘을 꿰뚫고 싶을지도 모른다. □연보 ▲1948년 서울에서 출생.정준채씨와 이원숙여사의 4남3녀중 넷째 ▲53년서울시향과 협연 ▲61년 이화여중 재학중 도미­줄리아드음대서 갈라미언및 시게티사사 ▲64년 카네기홀 독주 ▲66년 메리웨더 포스트청소년 국제 콩쿠르 수상 ▲67년 레벤트리트 국제바이올린콩쿠르에서 주커만과 공동1위­줄리아드 음악원 졸업­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입상 ▲70∼84년 런던심포니(지휘 앙드레 프레빈)뉴욕필(지휘 레너드 번스타인)을 비롯,필라델피아·클리블랜드오케스트라,몬트리올·보스턴심포니,로스앤젤레스·이스라엘·로열필,암스테르담 콘체르트헤보·빈·프랑스 국립교향악단 등과 연 1백회연주,데카 EMI전속 ▲73년 「스트라빈스키 왈튼협주곡」레코드로 에디슨상,독일평론가들이 선정한 「올해의 스타상」수상 ▲80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심사위원 ▲84년 결혼이후 런던필(지휘 리카르도 무티)·프랑스국립교향악단(피아노 필립 몰)·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오케스트라·프랑스국립관현악단·베를린필협연등 연 70회연주,유럽 캐나다 일본 오스트레일리아지역 순회연주 ▲92년 미국의 92 엑설런스 20 00상 수상 ▲94년바르토크 협주곡으로 그라모폰상,차이코프스키 협주곡 「빈티지 레코드」선정 ▲95년 정트리오 시향협연및 부산 청주 마산 독주회,광복50주년 축전음악회 「세계를 빛낸 한국음악인」대향연(잠실주경기장) 피아노 필립 몰·라두루프 등과 데카·EMI에서 레코드 20여장및 CD LD출반
  •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이세기의 인물탐구:74)

    ◎독주회·협연 한해 15회꼴… 쉬지않는 연주자/9세때 이대실내악단 연주에 매료 입문/“남다른 정열·힘있는 음악” 평… 고정땐 많아/소중한 악기 「과다니니」 제자에게 흔쾌히 빌려주기도 사랑을 하게 되거나 혹은 참혹한 현실에 부딪칠때 사람은 울부짖거나 통곡하거나 희열과 유열에 몸부림치게 된다.니체는 이런 종류의 광기를 「디오니소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예술가가 만약 디오니소스적 광기에 몰입 할 수 없다면 얼마나 불행한가.『디오니소스적 광기에 도취하여 자기라는 이성과 관습과 틀과 형식을 박차고 훨훨 창공을 날아오르는 이가 바로 김남윤』이다.이는 지휘자 김만복씨의 말이다.그는 과연 고뇌와 좌절의 여러 파란을 지나 참으로 조용히 예술의 정점을 응시하려는 예술가다.더 더욱 최근들어 영감에 가득찬 흐르는 듯한 연주는 「모든 음악에는 컬러가 있고 분위기가 있다」는 시게티의 방식을 실천시킨다.특히 그가 들려주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은 절후의 명작다운 심오한 감정과 고고한 기품,바흐의 풍부한 환상을 유연한 선율로 이끌어낸다.경쾌한 쿠랑트(주)와 장중한 폴리포니(복음락),저음테마와 고음이 교차되는 5악장 샤콘은 마치 「꽃잎이 피어나는 넋의 개화」로 평받고 있다.그는 과연 음악을 캐내기 위해 까마득한 터널을 달려가는 고독한 자의 비애와 고뇌를 절창으로 성취해 낸 것이다. ○악보에 생명력 불어넣어 「그의 레퍼토리는 모든 작곡가를 두루 꿰고 있지만 악보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음악을 살아 숨쉬게 하는 매력이 특징이다.특히 그의 모차르트는 이따금 너무나 격정적이며 비브라토의 처절성이 모차르트에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해도 그의 백열하는 열정 때문에 청중은 온통 열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유신씨는 평한바 있다. 김남윤의 연주회에 가보면 당장 느낄수 있는 것이 그에겐 고정팬이 확보돼 있다는 점이다.그러니까 알만한 사람들이 인사치레로 온다든가 학교 인맥등으로 동원된 관객과는 전혀 그 유가 다르다.그의 미국 매니저인 테어 디스페커는 일반관객이 김남윤의 연주회 입장권을 구매하는 것을 여간 자랑스러워 하지 않는다.예를 들어지난 85년 일본 도쿄의 사보회관과 무사시노 문화시민회관 독주회가 대단한 성공을 거두자 도쿄 인터내셔널 뮤직코퍼레이션은 다음해 앙코르연주를 요청해왔고 이미 정해진 스케줄로 인해 2년후로 계약을 미룬 일 등이 이를 증명한다. 그는 78년 미국서 귀국후 지금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독주회를 여는가하면 실내악과 오케스트라 협연등 연평균 15회 이상의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연주가로 유명하다.그래서 국내의 비중있는 평론가인 유신 이상만 서우석 한상우들로부터 「그해의 음악인」으로거듭 선정되는등 음악과 관련된 모든 상을 혼자서 휩쓸다시피 했다. 그는 부친 김희룡씨와 음악을 좋아하는 정경선 여사 사이의 2남2녀중 막내로 태어났다. 은행지점장이던 부친의 임지를 따라 전주 대전등지에서 유아기를 보냈고 처음은 피아노를 치다가 9살되던해 이대 실내악단의 순회연주를 보고 섬세한 선율에 이끌려 바이올린으로 악기를 바꿨다.바이올린을 시작한지 3년만에 이화·경향음악 콩쿠르 특상,이화여중 3학년때 동아음악콩쿠르 1등에 입상하면서 스승과 부모의 기대를 받으며 그는 누구보다 행복하고 순탄한 음악의 길을 걸어왔다. 줄리아드 음악원시절에는 김영욱 정경화를 길러낸 저명한 이반 갈라미언교수를 사사,또하나의 스승인 펠릭스 갈리미어교수는 「남윤의 남다른 정열과 힘있는 음악」을 유독 편애하여 그가 스위스 티보바가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자 줄리아드 오케스트라의 솔리스트로 발탁했었다.이후 정상의 연주가,서울대 교수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그는 방학이면 미국의 지도교수들에게 자신의 음악의 진취를 확인하는데 게으르지 않았다. 따라서 그는 한시도 쉬지않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연주회에 가고 친구들을 만난다.실제로 연습이나 강의가 없을땐 그의 손에는 라디게나 랭보나 이문열이 들려있다.원만한 대인관계로 폭넓게 사람들을 사귀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종합예술학교 음악원장인 이경숙과의 그림자같은 우정은 음악계에서 널리 부러움을 사고 있다.일상생활에서는 학생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즐기고 아끼는 제자가 연주를 앞두고 악기 때문에 걱정하면 자신의 소중한 과다니니를 선뜻빌려주기도 한다. ○요즘도 새벽녘에 연습 요즘도 연주 교섭이 들어오면 아무리 스케줄이 빡빡해도 일단 「하겠다」고 승낙해 버린다.이를테면 자선음악회는 자선음악이기 때문에 거절할 수 없으며 지방연주는 지방인들을 위해서 당연히 외면할 수 없다는 식이다.유학시절에는 1시간의 독주회를 위해 1년동안 꼬박 하루 10시간의 연습을 지켰고 요즘은 새벽 1시이후 2∼3시간씩 바이올린을 잡는다. 그로선 빗발치는 박수갈채와 타인들의 시선속에서 어텐션을 받는 입장이다.사람들은 곧잘 그를 향해 「액티브하다」느니 또는 「슈퍼 우먼」으로 부르고 있지만 그것은 아마도 그의 음악성이 「강하고 적극적이며 곡전체를 장악하고 있다」는 뜻에 더 가깝다.간혹 엉뚱한 오해와 매도의 그물에 걸려 깊은 상처를 받는 경우에도 그는 상대방의 언어의 자유와 판단에 맡길뿐 「시간의 해결」을 믿고 동요하지 않는다.강한 정신력과 책임감,음악에 대한 사랑과 집념이 강인한 음악인으로 자신을 완성시켰고 그래서 정상에 우뚝 선 자의 자랑스러움이나 오만이 한낱 부질없음을 터득한바 오래다. 겉으로는 밝고 명랑하고 소녀처럼 들뜬 모습이지만 그와 오래 사귄 사람은 그의 내면 깊숙이 감춰진 실낱같은 섬세함을 알고 있다.실제로 이런 면은 연주에서도 자주 노출되어 악보의 한소절에도 한치 소홀함이 없다.각 소절이 갖는 의미와 정감을 세밀하게 따져본 다음 자신이 느낀 것을 청중이 그대로 느낄수 있도록 농현(농현)의 현란을 멈출줄 모른다. 『세상물정 모르던 어린시절엔 어머니가 시켜서 음악을 공부했고 음악을 하다보니 걷잡을 수 없이 음악에 빠져들었으며 이제는 「운명」처럼 음악없인 한시도 살수 없을 것이다.음악은 나의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나 자신이 음악자체라해도 과언일 수 없다』고 말할수 있게 되었다. ○“세속의 희열 초월” 극찬 그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 어릴때부터 끝없이 그의 음악을 뒷바라지해왔고 지금도 변함없이 딸의 연주회장에 모습을 나타내는 80노모와 외아들(윤주영·17·미국유학중)과 함께 음악 못지않게 사랑과 정성으로 가족을 지키며 단란하게 살고 있다.여전히 의욕적인 연주활동을 늦추지 않아 올 상반기에 벌써 「이야기와 영상음악」청소년소녀 교향악단등 3차례의 연주,오는 6월4일 예술의 전당 독주회를 비롯,8차례의 연주 스케줄을 잡아놓고 있다. 언젠가 뉴욕타임스가 평했듯이 「그의 음악은 일체의 세속의 희열을 초월하여 자신의 생애를 보석타래로 엮어내듯」 악절마다에서 향기로운 화현마저 흘러나온다.더이상 정열에 넘치거나 솟구치는 법없이 캄캄한 어둠을 뚫고 흐르는 지하수처럼 방울방울 맺힌 영롱한 리듬은 듣는 이의 가슴속에 진한 각성을 던진다. 그가 친애해 마지않는 모차르트는 더 더욱 눈부시고 베토벤 프랑크는 장엄미가 두드러지면서 「시가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언어」이듯이 그의 음악은 「음악자체로서 존재하는 언어」로서 날이 갈수록 성숙한 차원을 성립하고 있다.이제 그는 멀고 긴 아득한 터널을 지나 햇빛 찬란한 푸른 벌판에 나선듯 예술가로서의 최상의 절정기를 지금 맞고 있는 그 순간이다. □연보 ▲1949년 전주 출생 ▲59년 이화·경향콩쿠르 특상,백운창 김용윤 양해엽 사사 ▲64년 동아음악콩쿠르 1등 ▲67년 서울예고 졸업,미 줄리아드 음악원 입학 ▲69년 워싱컨 메리워더 포스트 컴피티션 입상 ▲70년 워싱턴 내쇼널심포니 오케스트라협연 데뷔 ▲71년 줄리아드 차이코프스키 콘체르토 컴피티션 우승,줄리아드 오케스트라 협연 ▲72년 LA 영뮤지션스 파운데이션 컴피티션 캐리어그란트상 ▲73년 허드슨밸리 영아티스트·스위스 티보바가 국제음악콩쿠르 1등 ▲77년 줄리아드음악원 졸업 ▲78년 귀국,제1회 독주회(서울시민회관)이후 해마다 독주회,경희대 음대조교수 ▲80년대 싱가포르 심포너 오케스트라,자그레브방송 교향악단 협연 ▲82년 서울대 음대교수 ▲83년 서울쳄버 오케스트라 창단 ▲85년 일본 독주회 ▲미국 시카고및 뉴욕 독주회,테어디스페커 매니지먼트사 소속계약,전주및 지방 6개도시 순회연주 ▲87년 미국 독주회(카네기홀) ▲90년 제1회 대만 국제콩쿠르및 싱가포르 롤렉스콩쿠르 심사위원 ▲92년 미국 보드윈 서머페스티벌 객원교수,도쿄 국제콩쿠르 심사위원,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라카르도 사이)협연 ▲93년 상트 페테르부르크(구 레닌그라드)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알렉산더 드미트리예프)협연 ▲94년 상하이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협연(서울·중국) 등 5백여회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 한국음악페클럽상 난파음악상 올해의 음악가상 월간음악상 채동선 음악상 한국음악평론가상 예음상
  • 연대 세브란스병원장 취임 이경식 박사(인터뷰)

    ◎“친절 진료로 환자신뢰 얻겠다”/유방암분야 권위자… 덕망높은 교수로 학생들에 인기 『의료계의 세계화는 우선 환자에게서 신뢰를 얻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최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제24대 병원장에 취임한 이경식(58·일반외과)박사는 『모든 일에 「내가 하겠습니다」라는 자세로 봉사해 세브란스를 가장 신뢰받는 병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 대학병원들이 의료시장 개방과 재벌의 병원업 진출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를 극복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제,세브란스의 「친절 카드」도 변화에 부응하려는 하나의 노력임을 강조했다. 『진료지원부서의 도움 없이는 「환자중심병원」은 한낱 이상에 불과하지요.따라서 곧 지원부서에 근무하는 3천여 세브란스인 각자의 업무특성에 맞게 친절실천 행동강령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이원장은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진료진등 인적자원은 매우 우수하지만 대학 의료기관인 만큼 재원조달 능력이나 경영측면에서는 재벌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점이 많다』고 시인한 뒤 장기적으로 경영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산학협동을 강화해 부족한 점을 해결해 나가겠다는 계획도 털어놨다. 지난해 의과대학 졸업생들에 의해 「올해의 교수」로 뽑힐 만큼 학생들 사이에서 덕망이 높은 인물로 알려진 그는 후배 의사들에게는 늘 「환자와 입장 바꿔 생각」해 줄 것을 당부하는 의사로도 유명하다. 또 지난 30여년간을 외과의사로 살아오며 2천건이 넘는 유방암수술 기록을 남겨 국내에서는 이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로 정평이 나 있다. 61년 연세대의대를 졸업한 뒤 일반외과 주임교수,대한 대장항문병학회 회장,암센터병원장등을 거쳤으며 현재는 미국 외과학회 정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다.부인 김소인(56)여사는 고대 간호학과교수로 재직중이다.
  • 우리는 어떻게 죽는가/셔윈 누랜드 지음(화제의 책)

    ◎40년 의사경험 바탕으로 쓴 「죽음보고서」 미국 예일대 의대 교수가 40년에 걸친 의사생활을 통해 얻은 의학적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쓴 죽음에 관한 보고서. 죽음을 신비롭게 바라보는 흔한 시각에서 벗어나 죽음을 인체의 노화 또는 이상 때문에 당연히 맞게되는 현상으로 풀이한다. 따라서 환자나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죽음에 대해 냉정하고 현실적인 자세를 갖도록 이끈다. 죽음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7가지 요인인 심장마비를 비롯한 각종 심장질환,노인성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에이즈,암등을 임상병리학 측면에서 정확한 원인과 과정을 밝히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환자 상태와 심리 변화등을 실감나게 그려냈다.또 질병 말고도 사고,노화,자살등 사회·환경적 측면에서의 죽음도 함께 다루었다. 자신이 치료한 환자는 물론 가족·친지·동료등 주변인물을 철저히 관찰하고 해부해 문학적 흥미마저도 느끼게 한다. 지난해 미국 서적조합이 수여한 「올해의 책」 논픽션 부문 수상작으로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세종서적 7천원.
  • 지역이기 타파/재정 홀로서기/자치의식 고양/지방자치 넘어야할 과제

    ◎광역사업 분쟁막게 「조정위」 신설을/개발·교통부담금 지방재원화 시급 오는 6월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장의 선거로 지방자치틀은 두바퀴를 모두 갖추게 됐다.지자제는 「민주주의의 풀뿌리」로 올해의 자치제가 완성돼 민주주의 틀도 완전형태를 갖춘다는 점에서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그러나 단체장선거로 요약되는 완벽한 지자제실시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게 안고 있다. 전국 15개 시·도와 2백60개 시·군·구(도·농통합이전 기준)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매우 낮다는 점은 완벽한 지자체실시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이들 자치단체 가운데 60%인 1백64곳이 자체 재정으로 산하 공무원의 월급조차 지불하지 못할 형편이다.서울의 송파구청등 5∼6곳을 제외하고는 중앙정부의 교부세나 양여금의 지원없이는 거의 모든 자치단체의 자체 재정운영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정부는 자칫 재정자립을 못이룬 상황에서 단체장선거가 이뤄지면 중앙정부의 영향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게 되고 진정한 의미의 자치는 허울뿐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를 높여주기 위해 ▲조례로 새로운 지방세목을 신설하고 기존의 지방세율도 인상할 수 있도록 하며 ▲개발 및 교통유발 부담금등을 지방재원화하는 방안등을 검토하고 ▲공공사업에 민관공동출자(제3섹타)방식 도입을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결국은 자치단체의 숙제라는 분석이다. 일본 도요다시의 경우 도요다자동차공장을 유치해 일본의 제1의 부자 자치단체로 발돋움한 예 등은 좋은 선례이다.또 미국의 경우 지자제 실시이후 80여곳의 자치단체가 파산,단체장과 의회의원이 모두 사퇴하는 사태를 빚었지만 지역주민들이 유능한 경영인을 단체장으로 초빙,재정부실을 극복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불균형 재정자립 극복은 어차피 한번쯤 치러내야 할 홍역이라는 설명이다. ○실질권한 이양을 지방자치단체의 자율 행정권이 크게 제약받고 있다는 점도 극복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중국의 경우 자치단체는 공단조성,항만사용,심지어 통상권까지 갖고 있으며 미국,일본등 이른바 선진국의 자치단체는 이보다 막강한 자율권을 갖고 있다.정부는 91년부터 지금까지 8백96건의 중앙부처기능을 자치단체에 이양했다. 또 앞으로 자치단체의 지역개발권 업무,지방공단 조성업무,지역특화사업육성 관련 권한등을 지방정부에 이양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그러나 지금까지 이양된 권한은 대부분 실질권한이 아니고 부분적이거나 형식적인 권한들로 자칫 지방자치제를 절름발이로 만들 우려도 있다. 전문가들은 지방세의 경우 자치단체가 세율조정은 물론 감면권까지 갖고 있어야 실질적으로 기업유치등 지역개발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정의 효율적인 통일성이 어느정도 확보될 것이냐는 우려도 지자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대목이다.예컨대 그린벨트 훼손행위에 대한 단속의 경우 지역주민의 투표에 의해 단속된 단체장이 과연 강력하게 시행할 수 있을 것이냐는 물음이 바로 그것이다. 차기 단체장 선거를 의식한 단체장으로서는 공공요금단속,불법 광고물단속등 이른바 단속행정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지역주민의 여론에 끌려다니기 십상이라는 해석이다. ○감사권 활용 통제 정부는 한명의 부단체장를 비롯,기획관리실장,예산 및 감사담당자등 8명의 국가공무원이 배속시켜 국가 위임사무를 관장하고 자치단체장의 위법부당한 처분이나 직무에 대해서는 내무부장관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또 재정부실 자치단체에 대해서는 재정진단을 실시하고 감사권을 통해 이같은 잘못된 행정을 바로 잡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상당한 시행착오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는데 큰 이견이 없다. 자치제실시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우리사회에 팽배한 지역이기주의가 꼽힌다.지방의회 출범이후 지역이기주의가 극성을 부려 도로,철도,항만시설 등 지역발전에 유리한 시설은 과도하게 요구하는가 하면 쓰레기매립장,댐,원자력발전소등 혐오시설 설치는 무조건 반대하고 나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각 지역별로 광역행정협의회가 설치,운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로,상·하수도,수원지개발사업등 광역사업들이 사업비분담금과 지역설정등을 둘러싸고 홍역을 치르고 있는 형편이다.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크게 미쳤는데도 이같은 지역이기주의에 효율적인 국토이용 극대화와 재정의 경제적 운용이 번번히 희생되어온 판에 주민의 의견을 1백% 존중해야 하는 민선 단체장 선출이후에는 광역행정이 표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기존의 행정협의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지방자치단체 조합을 결성 운용토록 지방자치법에 명문화하는 한편 내무부에 지방자치단체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 운용해 이같은 문제점을 풀어간다는 복안이다.그러나 이 역시 지역주민들의 슬기로운 대처가 강하게 요구되는 사안이다. ○엽관제 등장 우려 민선단체장 선거와 관련,지방 공직사회의 동요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우려사항이다.입후보자가운데 2,3명이 유력해질 경우 해당 지역 공무원들이 필연적으로 보직등 인사상의 특혜를 노려 특정후보의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자칫 단체장선거에서 엽관제가 파고들 경우 지방공직사회는 분파를 이루고 지방행정이 자중지란을 겪게되는 대란이 일게 된다는 분석이다. 또하나단체장의 자질론도 한차례 세인들사이에 오르내리게 될 것 같다.지난 91년 30년만에 실시된 지방의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일부 의원가운데에는 지역사회에서 지탄을 받는 인물이 다수 포함되고 또 일부는 심지어 범죄행위까지 저질러 국민의 심한 우려를 자아냈었다. 이같은 현상적인 문제와 과제들은 「세계화」로 요약되는 장기적 안목에서는 한번은 겪어야 할 시행착오이고 보면 이상적인 지자제의 조속한 정착을 위해 온 국민의 깊은 성찰과 지혜가 요구된다.6월의 단체장 선거에서 지역특성을 충분히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단체장을 뽑는 지역주민의 슬기는 지자제 성공은 물론 국운 융성의 열쇠가 될 것이다.
  • 6·27 4대지방선거/“당선권 인물 찾아라” 여야 물밑탐색전

    전면적인 지방선거가 실시되는 올해의 정치권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여야 정당은 새해초부터 전당대회 개최등을 통해 지방선거를 향한 전열을 가다듬을 계획이다.이어 정당별로 후보자 공천이 시작되면 선거열기는 더욱 고조될 것이다.본격 출진을 앞두고 필승방안을 마련하느라 부산한 여야의 지방선거전략을 살펴본다. ◎민자당의 출진 채비/현지여론 철저반영… 지구당에 추천권/지역별로 정책 개발… “일하는 여당” 이미지 심기/“풍요속의 빈곤” 야강세지역 파고들 인물없어 곤혹 내년 6월의 4대지방자치선거는 지금까지의 다른 선거에 비해 그 양상이 전혀 다르다.무려 5천4백여명의 각급 지방공직자를 뽑는 규모에서 그전과 차이가 나고,또한 통합선거법이 버티고 있는 새로운 선거환경 속에서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무엇보다 관권·금권으로 표현되던 이른바 「여권프리미엄」은 아예 생각할 수가 없게 됐다.지금까지 고전적인 방식으로 이뤄지던 집권여당의 선거전략에 일대 전환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민자당은 새로운선거풍토에 걸맞는 조직모델과 선거기법을 개발하느라 새해 벽두부터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이를 선거에 접목시키기 위한 전략은 공천·조직·정책등 크게 세가지 방향으로 모색되고 있다. 첫째 이번 선거에서는 「인물」에서 승부의 큰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따라서 공천권을 효율적으로 행사하는 일이 관건인 만큼 지난날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방침이다.지금까지 여당은 「인명사전 뒤지기」식의 인물선정을 해왔다.즉 선거를 앞두고 길게는 1년전부터 해당지역에서 지명도가 높은 인사들을 후보대상으로 일단은 모두 올려놓았었다.이어 이들을 추려내는 작업을 한동안 가진 뒤 선거 때가 가까워지면 적당한 시기에 낙점을 해왔다.그러다 보니 이민을 가 있거나,아예 숨진 지 오래된 인물들도 후보대상에 포함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민자당은 이러한 방식이 실질적으로 선거에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따라서 이번에는 전단계의 과정을 모두 생략할 방침이다.출마희망자들이 저마다 표밭을 다지도록 풀어놓되 선거가 임박해지면서 가장 당선권에 가까운 인사가 가시권에 들어올 때 한꺼번에 거둬들이는 「저인망식」 공천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는 판단이다.이 방식은 공천과정에서의 잡음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여기에는 공천의 시점을 언제로 할 것이냐의 문제와 지역별로 어떤 부류의 인사를 낼 것이냐의 두가지 고민이 뒤따른다.지방자치단체장선거의 경험이 없는 것은 물론 건국 이래 처음으로 4개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데 축적된 「노하우」가 없기 때문이다.유권자의 성향을 아직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것도 부담이 된다.민자당의 강세지역에서도 유권자가 민자당후보 4명을 모두 찍어줄 것인지,아니면 견제심리가 작용해 반반씩 표를 던질 것인지 아직 확신이 없다. 공천의 시점에 대해서는 비록 「저인망식 인물선정」을 하더라도 3월부터 5월까지 조금씩 시차를 둘 수밖에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지역에 따라서는 일찍 후보를 부각시키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고,그 반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인물을 선정하는 문제에서는 집권당인 만큼 대체적으로 「자원」이 풍부하다는 이점이 있다.그러나 서울·호남·대구등 야권 강세지역에서는 유권자를 파고들 수 있는 인물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특히 서울에 행정가 출신을 후보로 낼 것인지,정치인을 낼 것인지 아직 조심스럽다.반면 「홈그라운드」에서는 공천후유증으로 무소속의 난립이 우려되는 또다른 고민이 있다. 민자당은 이러한 선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 현지여론을 정확하게 분석해 이를 충분히 반영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따라서 현지여론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지구당에 실질적으로 후보자의 추천권을 행사하는 길을 열어주는 일이 일차적인 작업이다.이어 지난해 당의 중진급의원들을 위원장으로 대거 포진시킨 시·도지부의 재량권을 실질적으로 부여할 방침이다.아울러 당 산하의 사회개발연구소등 다양한 여론조사방식도 활용도를 적극 높여 객관적이고 냉철한 분석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둘째로 당조직을 실질적인 선거용으로 전환하는 일이다.민자당이 「5백만당원」이라고 내세우고 있듯 당원수는 많지만 지금까지는 「돈」으로 뒷바라지해온 조직이었다.따라서 완벽한 자원봉사체제로 탈바꿈하도록 당원연수와 교육을 계속 강화하고 지구당조직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머리가 바뀌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는 위기감아래 당원들의 의식개혁을 이뤄내기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전력투구를 할 계획이다. 셋째는 각 지역과 관련된 민원과 정책개발로 야당이 손댈 수 없는 집권당의 또 하나의 강점이다.과거에는 헛된 공약이 많았지만 이제는 해당지역으로부터 불신을 받으면 그 후유증이 바로 선거에서 드러난다는 인식을 전제로 깔고 있다.따라서 주민이나 각종 이익단체와 다각도로 접촉을 시도하면서 정제된 정책을 개발해 유권자에게 희망을 심어주고,또 이를 실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이 효율적인 선거전략이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지역주민의 이익을 위해 집권당이 애쓰는 모습을 한껏 부각시키는 홍보기법을 개발하는 일도 주력할 부분이다. 그러나 홍보전략에서 무엇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내년의 전당대회다.지구당대회로부터 시작해 시·도지부,전당대회로 이어지는 일련의 「선거출정식」을 통해 선거분위기를 고조시켜 압승으로 연결한다는 생각이다. ◎민주당의 전열 정비/“정권교체 교두보” 시·도지사 선거 주력/정당위주 패키지 투표 예상… 지역성 극복 고심/8개시·도 겨냥 지명도 높은 정당인 내세워 승부 「지방자치선거는 곧 총선,총선은 곧 대선」­오는 6월27일 결전의 날을 맞이하는 민주당의 명제다.그 속에는 지방자치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정권교체의 숙원은 이룰 수 없다는 절박감이 짙게 배어 있다.그만큼 지방선거에 임하는 민주당의 각오는 비장하다. 기초와 광역을 통틀어 모두 4천7백3개의 선거구 가운데 민주당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곳은 시·도지사자리 15개.조금 과장한다면 나머지 수천개의 선거구에서 지더라도 이 15명만 확보하면 선거는 민주당의 KO승이라고 생각할 정도다.그만큼 광역단체장,특히 서울시장의 상징성과 역할은 정권교체와 직결된다고 보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 15개 시·도지사자리 가운데 최소한 8개 자리는 「민주당 맨」을 앉히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서울과 광주·전남·전북,그리고 대전·인천과 충남·경기도 등이다.이 가운데 앞쪽 4개 지역은 당선이 유력한 A급지역,뒤쪽 4곳은 「해볼 만한」 B급지역으로 분류된다.그러나 부산과 대구·경남·경북·충북·강원·제주등 7개 지역은 이른바 「별 볼일 없는」 C급지역에 속한다.다분히 지역정서를 바탕으로 한,또 그럴 수밖에 없는 목표설정이다. 기초선거에서의 지역별 목표도 지방의 특성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대개 이와 비슷하다.14대 총선과 대선·보궐선거의 결과를 목표설정의 교본으로 삼고 있다. 민주당은 20여명에 이를 4개 선거 후보를 유권자가 제대로 알기 어렵기 때문에 한 당을 몰아 지지하는 「패키지투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따라서 서울과 부산등 광역단체장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대도시에서는 광역단체장으로 어느 당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기초의회의 승패도 가름된다는 생각이다.반대로 도단위에서는 기초의회선거의 승부가 나머지선거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대도시에서는 광역단체장후보를,나머지 지역에서는 기초의회후보를 먼저 공천할 계획이다.기초의원선거에서는 후보가 일찍부터 골목골목을 누비며 성실한 자세를 보여야만 당선이 보장된다는 판단에서다.공천도 지역인심을 잘 아는 지구당위원장이 중앙당에 추천하는 상향식을 채택할 방침이다.중앙당에서는 추천된 후보가 전과등의 결격사유가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기초단체장이나 광역의원·광역단체장에 대해서는 중앙당이 직접 시·도지부및 지구당과 긴밀히 협의해 후보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공천인물로는 A급지역은 자질과 능력을 우선시하고 있다.반면 B급지역은 당선가능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다.상대적으로 열세인 C급지역은 젊고 미래지향적인 인물을 내세워 당의 참신성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재정이 든든하지 못한 민주당의 사정을 감안할 때 중앙당의 지원은 지역에 따라 선별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때문에 중앙당의 선거자금지원은 대부분 이른바경합지역인 B급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큰 돈 들이지 않고 될 수 있는 A급지역이나 돈을 쏟아 부어도 어려운 C급지역은 지구당이나 후보가 알아서 뛰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방자치단체장의 기능이 행정이지만 풀뿌리 민주주의에서는 행정력보다 정치력이 요구된다고 주장하고 있다.때문에 후보공천도 전직 관료출신이나 학자보다 정당인 위주로 한다는 계획이다.물론 민자당에 비해 전직관료등 행정경험이 많은 인사들의 발걸음이 상대적으로 적은 탓도 있다. 무소속이나 제3당과의 공조는 뿌리깊은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는 주요한 관건이 된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가장 노심초사하는 부분이다.대구·경북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는 신민당과의 연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또 강원도와 제주도등에서는 무소속후보와의 공조를 통해 민자당의 독식을 막는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이 공약으로 내세울 정책은 지역특성이 천차만별인 만큼 다양하다.그러나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지역에 대해서는 이를 보완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데 우선 주력할 계획이다.상대적으로 재정이 든든한 지역에서는 교육과 교통·환경문제등을 집중공략한다는 복안이다.또 농촌지역에서는 현정부가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서 농촌의 피해를 소홀히 했음을 집중부각할 계획이다. 광역단체장선거에서는 현정부의 차별적인 지역개발정책을 부각시켜 주민의 공분을 유도할 방침이다.아울러 대형사고와 강력범죄등 잇따른 사회불안요소들의 발생을 대여공세의 호재로 적극 활용한다는 생각이다.
  • 사건·사고로 본 1994년/기자방담

    ◎성수대교 붕괴… 「건설한국」명성 먹칠/세금비리·도시가스폭발 겹쳐 충격 증폭/지존파·박한상 범행땐 도덕성 파탄 분노/통신구화재… 정보망 관리부실 드러나/「장교 길들이기」 등 군의 하극상 이슈화 □참석자 ◇사회부=정수완 주병길 박현갑 박찬구 김환용 박용현 김태균 이순녀 기자 ◇전국구=김동진 김학준 기자 94년 갑술년은 초대형 사건·사고로 얼룩진 한해였다.지존파·온보현·박한상·증인보복 등 악마적 범죄가 꼬리를 물었고 성수대교붕괴·아현동가스폭발사건 등 부끄러운 후진국형사고도 봇물터지듯이 이어졌다.여기에 인천세무비리에서 불거진 공무원들의 세금도둑질은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대다수의 선량한 서민들의 분통을 터트리게 했다.그리고 상명하복을 생명으로 하는 군의 기강문란사건도 시민들의 불안증후군을 가중시켰다.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1년동안 사건·사고현장을 발로 뛴 일선 취재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재조명해 본다. ­올 한해는 「재난의 해」였습니다.최근 한 잡지에서 어린이5백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10대뉴스를 선정했는데 1위는 성수대교붕괴,2위 지존파살인사건,3위 충주유람선화재사고,4위 온보현택시강도,5위 비행기추락사고,6위 세금비리,7위 서태지악마사건,8위 국민학생투신자살,9위 김일성사망,10위 조창호소위귀순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어린이들은 「나라망신」「너무 끔찍해서」「정부가 국민을 속여서」등등의 선정이유를 들었다고 합니다.동심에 비친 10대뉴스는 어른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고 봅니다. ­올해 최대의 뉴스는 단연 성수대교붕괴였습니다.출근길에 느닷없이 무너진 성수대교는 다리 하나가 끊어진 물리적 사고가 아니라 서울시민은 물론 국민들이 마치 가슴 한쪽을 한강에 빠트린 것과 같은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성수대교붕괴의 여파는 2주 동안 수도 서울의 시장을 2명이나 갈아치우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검찰의 성수대교 수사 당시 이원종 전 서울시장을 사법처리 여부를 놓고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새벽닭이 울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구속수사에 자신감을 보이던 한 검찰간부가 결국 이 전 시장을 귀가시킨 뒤 『새벽닭이 죽어버렸다』며 자조어린 말을 내뱉은 것은 두고 두고 법조주변의 이야기거리가 됐지요. ­성수대교붕괴가 세계 각국의 톱뉴스를 장식하면서 건설대국으로서 한국의 이미지를 여지없이 깍아 내려 버렸다고 봅니다.무엇보다 서울시민에게는 출퇴근길 한강다리를 지날 때마다 가슴을 쓸어 내려야 하는 불안감과 교통체증이라는 이중·삼중의 고통을 안겨 주었습니다.이 사고는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교훈과 자성의 계기가 되었지만 치러야 할 대가는 너무 가혹하고 엄청난 것이었어요. ­서울 아현동 도시가스폭발사고는 육·해·공에 이어 지하에서 일어난 또 하나의 어이없는 사고였습니다. 대낮 주택가에서 일어난 이 사고로 12명의 인명피해와 70여명의 부상자 그리고 6백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대형사고의 발생원인을 추적해보면 항상 확인되듯이 이 사고도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주택가 한가운데 위치한 공원지하에 가스기지를 설치한 당국의 사고불감증이 부른 「예고된인재」였다는 점이 국민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폭발현장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30여m나 치솟은 불기둥과 주택가를 뒤덮은 화마가 휩쓸고 간 뒤 숯덩이가 된 시신을 놓고 신원확인작업을 벌이는 가족들의 울부짖음은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시신을 찾는데 유전자 감식이라는 첨단기술이 동원됐지만 평소 달고 다니던 귀걸이와 의치·금이빨·시계·열쇠 등 금속물이 시신찾기에 한몫을 단단히 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3월1일에 발생한 서울 종로의 지하통신구화재사고도 사상최악의 통신대란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지나칠 수 없는 대형사고였어요. ­그렇습니다.이 사고로 지하에 매설된 광케이블이 소실되면서 유·무선전화와 행정전산망,은행온라인망,교통신호등,무선호출등이 두절돼 정보화시대의 첨단시스템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줬습니다. ­이들 사건·사고가 부실공사와 관리체계의 허술함,공무원사회의 「복지부동」으로 인해 일어난 것이라면 박한상,온보현,지존파,증인보복사건 등은 도덕불감증시대의 인간성상실현상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를 말해줬습니다. ­박한상사건은 「사람의 아들이기를 포기한 패륜아」,택시강도 온보현사건은 「택시 한번 잘못 타면 목숨 잃는 세상」,지존파는 「비뚤어진 인간성 때문에 일어난 광란의 살인극」으로 특징을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곪고 병든 우리 사회의 도덕적 환부를 여지없이 드러내 보여준 잔혹극이었죠.김경록의 증인보복살해사건도 법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한 가정을 처참하게 파괴한 삐뚤어진 젊은이의 전형이었습니다. ­국민을 경악과 공포에 몰아 넣은 박한상사건은 사건 초기부터 박이 용의자로 의심받았어요.그러나 『아들이 설마…』하는 마음에 얘기도 꺼내지 못했었죠.그런데 박이 부모의 삼우제를 지낸 직후 재산상속을 위해 아버지의 인감을 챙긴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모가 드러나게 됐지요. ­이 사건을 계기로 강남의 오렌지족과 야타족이 된서리를 맞았고 자식교육의 방법을 재고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어요. ­6명의 살인집단이 4차례에 걸쳐 5명을 살해하고무기와 백화점고객명단까지 입수해 또 다른 범행을 기도하려한 지존파사건은 충격을 넘어 「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하는 한탄과 자조에 빠지게 한 엽기적 사건이었습니다.특히 부유층 등 특정계층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미국의 KKK단에서 볼 수 있는 「증오범죄」의 전형을 띄었다고 분석됩니다. ­『압구정동 야타족을 죽이고 러브호텔로 쳐들어가려 했는데 결행을 못해 분하다』『여자는 어머니도 믿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등 이들이 독기어린 말을 내뱉는 것을 TV로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그야말로 치를 떨어야 했습니다. ­이들은 전남 영광의 한 외딴 단독주택을 「살인공장」의 아지트로 정해 시체 소각로까지 만들어 철저하게 계획적인 범행을 저질렀고 시체를 태울 때 냄새를 없애려고 그 자리에서 돼지고기를 구워 먹기도 했습니다.범행동기를 보면 짐승같은데도 범행수법은 치밀하고 용의주도해 악마들의 집단임을 입증했지요. ­극적으로 이들로부터 탈출해 사건을 알린 이모양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어떤 영화나 소설에서도 묘사되지 않은 드라마였다고 생각됩니다.목슴을 부지하기 위해 범인들의 살인제의를 받아들여 애인을 사살한 뒤 공범으로 행세해야 했던 이양에게 동정과 온정의 손길이 쏟아졌죠. ­이 사건을 담당한 서울지검의 수사검사는 『세상에 신과 악마가 존재한다면 이 사건이야말로 악마의 대리자들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라고 말했는데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었습니다. ­택시를 몰고 다니며 여자승객들을 상대로 납치·살인행각을 벌인 온보현사건에서 온은 8월31일부터 9월14일사이의 불과 보름동안 훔친 택시를 이용,6명의 부녀자를 연쇄납치해 3명을 성폭행하고 2명을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온은 1심공판에서 변호인이 사형제도의 폐지를 역설하자 『지금까지 하신 말씀은 한마디로 쓸데없는 말씀입니다.나같은 놈은 죽어야 합니다』고 말하더군요.이 사건은 불특정다수를 범행대상으로 삼는 「사회저항형사건」의 무서움을 새삼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들 악마적 사건을 계기로 인간성회복을 위한 운동본부가 조직됐고 각 지역간의 공조수사 헛점을 보강하기 위해 경찰 광역수사단이 설치된 것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런 일입니다. ­올해 일어난 사건·사고 중 가장 오랫동안 지속됐던 사건은 도세사건이었습니다.세금도둑의 줄임말인 「세도」라는 신조어는 올해 언론이나 국민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 내린 말이 됐습니다.「세금있는 곳에 비리있다」는 오래된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지요.9월 인천 북구청에서부터 시작된 이 사건은 부천과 서울 등지로 옮겨 붙으면서 전국으로 확산돼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 사건 취재과정에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많아요.특히 인천의 큰 세도 안영휘씨는 20년간 세무공무원으로 근무한 뒤 퇴직하면서 「납세자의 애로사항을 지방세정에 잘 반영한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는 것이지요.이밖에 세도들의 대부분이 평소 청백리로 행세해 상을 받지않은 사람이 없었다는 웃지못할 일도 있었습니다.신문사로 전화를 걸어온 어떤 독자는 안씨를 「올해의 인물」에 뽑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해 실소를 금치 못하게 했습니다. ­9월27일에 일어난 울산 장교탈영사건과 10월31일의 양주 사병총기난사사건은 「장교길들이기」와 「전대미문의 하극상」사건으로 기록되었습니다.적전대치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 군의 총체적 위기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요.모든 국민들은 군이 자체정화작업을 통해 「무너진 군기로 인해 땅에 떨어진 사기」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으며 우리 군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서강대 박홍총장의 『주사파 배후에 김정일 있다』『북한장학금 받은 교수 있다』『정부·여당에도 주사파 있다』『청와대·안기부에도 주사파 있다』는 주사파 씨리즈발언은 사상 최악의 무더위가 기승을 떨쳤던 올 여름을 강타했습니다. ­이밖에 철도·지하철파업과 조계사폭력사태,대학내 김일성분향소설치,충주유람선화재,서해 훼리호침몰,KAL기 제주도착륙사고,검찰의 12·12사건 불기소처분 등도 올 한해를 진동시킨 사건·사고로 기억될 것입니다. ­우스개 소리로 신문사 안에서 「잔치(대형 사건·사고)때 한번 쓰려고 기르는 돼지」로 지칭되는 사건기자들은 정말 정신차릴 틈이 없을만큼 비지땀을 흘리며 뛰어다닌 한해였습니다.「액땜」이라는 우리 말이 있는 것처럼 올해의 모든 불행한 일들이 앞으로 더욱 잘되기 위한 액땜이 되어 을해년 새해부터는 평화로운 일들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 현대자 이영복노조위원장(올해의 인물:7·끝)

    ◎「연례파업」탈피… 노·사실익 극대화추구 단일 노동조합으로는 국내 최대(조합원 3만1천여명)인 현대자동차 노조를 이끌고 있는 이영복(49)위원장. 현대자동차는 과거 노조집행부가 강경해 파업으로 점철돼온 대표적인 사업장이었다.그러나 이위원장이 지난해 5대 노조위원장직을 맡은 이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회사측으로부터 실질적인 복지정책을 이끌어냈고 노조 스스로 연장근로·특근 등을 자청,생산성을 높였다. 또 과거 「혈맹」이었던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을 무렵인 지난 7월에는 산업평화를 위한 「노사공동선언」을 채택하기도 했다.이 결과 이 회사 노조는 9월1일 임금협상을 시작,최단시일인 14일만에 노조의 임금인상안보다 높은 임금에 합의하는 「신기록」을 달성했다.『산업평화속에서 조합원의 권익향상을 극대화시킨다』는 이위원장의 「무파업」 소신이 성공적으로 열매를 맺은 것이다. 철도·지하철 불법파업,현대중공업 장기파업 등으로 얼룩진 올해 이위원장의 합리적인 선택은 우리 노동운동이 나아갈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삼성전자 이광호부회장(올해의 인물:6)

    ◎반도체 수출1백억달러 첫 돌파 주도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액은 11조원이다.어지간한 중소기업의 연간 매출액인 3백억원을 단 하루에 파는 셈이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 김광호 부회장(54).삼성그룹의 총 매출액이 46조원임을 감안할 때 그의 손은 과연 「마이더스의 손」이라 할 만하다. 반도체 부문의 매출액만 4조원(50억달러).단일 품목 사상 처음으로 반도체 수출이 1백억달러를 돌파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주역이다.2백56 메가 D램 반도체도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지난 69년 삼성전자에 발을 디딘 뒤 지난 75년 이사가 됐고 92년 사장을 거쳐 올해 부회장에 올랐다. 2백56 메가 D램 반도체 광고에 구한말의 태극기를 내세운 그는 『「이 사건」으로 한·일 양국의 역사는 강제 합방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 포항 방사광가속기연 소장 이동영박사(올해의 인물:5)

    ◎한국과학 나래 펼 「꿈의 빛」 비추다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대쪽같은 선비의 이미지를 전하는 포항방사광가속기 연구소장 이동령박사(67). 지난 7일 방사광가속기의 준공식을 치름으로써 기초과학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이 아시아 과학계의 명실상부한 중심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이끈 야전사령관이다. 서울대 물리학과와 런던대학에서 핵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 88년 귀국하기 전까지 미국 카톨릭대,항공우주국,해군과학연구소에서 물리학자로서 한국인의 긍지를 떨치기도 했다. 포항공대 초대학장 고 김호길박사의 스승인 그는 포항방사광가속기의 핵심기술인 초정밀전자석,전원공급장치 등을 국내기술로 개발,특허를 얻는 등 한국과학계의 위상을 한껏 높여놓았다. 『내가 뭐 한 일이 있나요.한국 과학계를 일으켜 보겠다는 뜻있는 사람들과 후배들이 열심히 뛴 결과지요』 한국과학기자클럽이 선정한 「올해의 과학자」로 선정된 그는 자신의 공을 후배들에게 돌리는 스승으로서의 넉넉함을 보이기도 했다.
  • 1994년 연예·과학·환경·인물등 10개분야 베스트10/타임지선정

    ◎영화/칸 영화제 대상 「펄프픽션」이 선두/세계적 화제작 만화영화 「라이언 킹」/코미디 영화 「브로드웨이의 총알」/과학/슈메이커­레비 혜성·목성 충돌/공룡알화석 발견,미 성의식 조사/러시아 위성 미르 도킹 성공/환경/멸종위기 대머리 독수리 귀환/인구문제의 진전·슈퍼쌀 등장/야생동물 교역억제 법안 실효 94년을 보내며 비정치경제 각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베스트10은 무엇일까.19일 발행된 타임지 송년호는 영화 TV 음악 공연등 연예분야와 스포츠 과학 환경 도서 상품 인물분야등 모두 10개분야에서 베스트 10을 선정,발표했다. 먼저 영화에서는 흑인 마약갱 두목의 젊고 아름다운 백인 아내를 둘러싼 폭력물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칸영화제 대상수상작 「펄프 픽션」을 선두로 하여 감성짙은 두소녀의 악몽 같은 광상곡을 그린 「천상의 피조물들」,농구영화인 「후프 드림스」,코미디영화인 「브로드웨이의 총알」,만화영화 「라이온 킹」등이 선정됐다. TV프로 가운데서는 아내와 아내의 정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미국 최고의 풋볼스타 O.J.심슨이 지난 6월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는 장면을 생중계한 것이 미국내 전체 TV소유자의 67%가 시청했을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그밖에 디스커버리 채널의 「워터게이트」,히틀러가 2차대전을 승리한 가상적 내용을 다룬 HBO채널의 「화더랜드」,PBS의 「베이스볼」,CBS의 「데이비드의 어머니」등이 포함됐다. 음악은 가장 많은 인기를 모았던 음반으로 에이즈퇴치 기금모금을 위해 만들었던 여러 가수들의 모음집 「스톨른 모먼트」,존 엘리어트 가드너의 「베토벤­9악장」,올해의 베스트 락 CD로 선정된 그룹 그린 데이의 「두키」,낸시 그리피드의 「플라이어」,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의 「오소라이즈드 리코딩스」등이 순위에 올랐다. 공연에서는 가족문제를 다룬 드라마 「키큰 세여자」,휴일 주말 한 시골을 무대로 8명의 남자를 추적하는 이야기인 「사랑! 용기! 열정!」,1927년의 뮤지컬을 리바이벌한 「쇼 보트」,셰익스피어 작품을 현대화한 「당신 좋을대로」,라스베이거스에서 상연되어 인기를 모았던 「미스테어」등이 선정됐다. 한편 스포츠분야에서는 최장 파업기록을 세운 야구를 비롯하여 미국에 축구붐을 가져다준 월드컵축구,45세의 나이에 불굴의 투지를 과시하며 헤비급 왕좌에 재등극한 조지 포먼,피겨스케이팅의 최고스타 토냐 하딩,농구스타에서 야구스타로 옮긴 마이클 조단등이 포함됐다. 과학분야에서는 슈메이커 레비혜성의 목성 충돌,시험관아기 양산 가능,공룡알화석 발견,러시아의 미아위성 미르 도킹성공,미국인의 성 의식조사등이 올랐고 환경분야에는 멸종위기 대머리독수리의 귀환,인구문제의 진전,슈퍼쌀 등장,야생동물 교역억제 실효,재활용 증가등이 포함됐다. 도서분야는 월남전을 다룬 팀 오브리언의 「숲속의 호수에서」,존 업다이크의 「삶 이후의 이야기」,하워드 노먼의 「버드 아티스트」,E.L.독토로우의 「물작업」,앨리스 문로의 「공개된 비밀」이 속했으며 새인기상품으로는 클라이슬러사의 새소형승용차 「네온」,비디오게임 「동키 콩 컨트리」,인터네트 프로그램인 「네츠케이프」,여성의 가슴을 예쁘게 받쳐주는 「원더브라」,세이코사의 메시지 시계등이 꼽혔다. 마지막으로 화제의 인물로는 이혼설에도 불구 결혼생활을 잘 꾸려가고 있는 마이클 잭슨 부부,찰스황태자,클린턴 대통령과의 과거관계를 주장하고 나선 여인 폴라 존스,배우 리처드 기어와 신디 크로포드 부부,패션모델 나자 아우르만등이 올랐다.
  • 「올해의 인물」 교황 바오로2세/미 타임지 선정

    【뉴욕 로이터 연합】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17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타임지는 교황 바오로 2세가 올해 자서전 「희망의 문턱을 넘으면서」를 펴내 도덕가치가 실추된 요즘 세태에 『훌륭한 인생의 비전을 세우고 전세계 모든 국민들이 이를 따르도록 했다』고 말했다. 타임지는 또 교황이 지난 9월 카이로에서 열린 유엔인구개발회의에서 제안된 인구증가 억제 조치가 낙태를 장려할 것을 우려해 채택을 저지하는 등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능력을 발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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