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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황하고」지은 서울소년원 교사 최성호씨(저자와의 대화)

    ◎“당신 자녀는 사랑을 바랍니다”/소년원 이야기 통해 비행 원인·대책 제시/“아흔아홉 양보다 길잃은 1마리에 관심을” 청소년 비행의 원인은 무엇이고,아이들은 어떤 경로로 비행 청소년이 될까.청소년 비행의 실상을 다룬 책 「당신의 자녀가 방황하고 있습니다」(도서출판 청우)가 요즘 소리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현재 나온지 두달도 안돼 3판 인쇄에 들어갔다. 지은이 최성호씨(32·서울소년원 직업훈련원 교사)는 소년원생들의 사례를 통해 「청소년들이 왜,어떻게 탈선하는지」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아이들이 소년원에 오기까지에는 부모와 학교 양쪽에 모두 책임이 있습니다.소년원에 오는 과정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최 교사는 『아이가 가정이나 학교에서 어른의 관심을 얻지 못하면 말썽을 일으키는데 그 이유는 애정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그러나 어른들은 이 아이를 말썽꾸러기로 치부,매를 드는등 벌을 내리게 되며 이같은 일이 거듭되면 아이는 점차 소외당한다.집과 학교에 정을 못 붙인 아이는 거리를 방황하다 끼리끼리 만나더 못된 짓을 해 학교에서는 퇴학당하고 집에서는 「버린 자식」취급을 받게 된다는 것. 『10대가 학교에서 쫓겨나면 갈곳이 어디있고 할일이 뭐 있겠습니까.결국 시간을 때울 비용을 구하다 보니 범죄의 길로 빠져드는 것입니다』 그는 소년원생에게 절대 매를 때리지 않는 것이 자신의 원칙이지만 어쩔 수 없이 손대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매를 맞고서야 「선생님의 사랑」을 확인하고 진심으로 따르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최교사는 『오죽 사랑에 굶주렸으면 그렇겠느냐』고 반문했다. 최 교사는 제대후 1년동안 고아원에서 일하다 『청소년 선도의 일선에서 뛰고 싶어』 소년원으로 옮긴 뒤 올해로 8년째를 맞았다.그동안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지만 현실이 너무 벅차 지난해 초 사직을 결심했다고 한다.그래서 『마지막으로 비행청소년의 실상을 널리 알려 보자』는 뜻에서 책을 내기로 했다는 것.그렇지만 원고를 쓰다 보니 새삶을 찾으려는 아이들에 비해 스스로 노력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깨달아 다시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을 올바로이끌려면 역시 부모와 학교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요즘 많은 부모들이 자식 바라는대로 해주는 것으로 「부모 노릇」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부모노릇」이 아니라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학교에 대해서도 「대다수 착한 아이들을 위해 비행청소년을 희생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우기 보다는 그 아이를 끌어안는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 교사는 처음 면회온 부모들은 누구나 『내 아이가 그럴 리 없다』고 울부짖는다면서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이제껏 부모노릇만 했기 때문에 그러니 앞으로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하라』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 그늘에서 눈물짓는 어린이들은(박갑천 칼럼)

    지난 어린이날 서울에는 바람이 불었다.신문과 텔레비전이 이날의 표정들을 전한다.어린이는 내일의 이나라를 짊어질 새싹이니 곱게 바르게 씩씩하게 키우자는 뜻을 담고서.고궁으로 혹은 들판으로 나간 인파의 소식.여년묵은 이일을 못하면 자식에게 죄짓는 것같이 돼버린 세상이다. 이를 보면서 견우미견양이란 말을 생각했다.소는 보고 양은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옛날 제나라 선왕이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를 보고 가엾이 여기면서 그걸 놓아주고 양으로 갈음하라고 했다는데서 나왔다.보지않는 것보다는 직접 눈으로 보는 것에 마음쓴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렇다.어린이날에 정상한 가정의 어린이만 보면서 눈물짓는 그늘의 어린이는 보지못한 우리들이나 아니었던 것인지.방소파선생도 「소」의 처지 어린이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양」의 처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다.어린이교육을 말하는 「소학」도 그렇다.원론적인 말들뿐이다.하지만 오늘날에는 더큰 비중을 두고 생각해야 할 일이 정상한 가정의 틀에서 벗어나있는 어린이들의 경우 아닐까 한다. 오늘의 어버이들은 자녀를 두고도 쉽게 이혼해버린다.자신들의 문제를 첫째로 꼽기 때문이다.설사 부부사이가 원만하지 못해도 자식들을 위해 눌러참고 살았던 전시대의 사고방식을 비웃는다.그결과 정상의 틀을 벗어나게 된 어린이들 마음속에는 어디서 자라든 데되기 쉬운 그림자가 드리운다.평생을 두고 지우기 어려운.정상적 정서일수 없는 이런 어린이가 늘어만 간다. 그뿐만은 아니다.불의의 사고로 혹은 질병으로 어버이를 잃은 어린이도 늘어가는 추세다.산업재해하며 교통사고가 오직 많이 일어나고 있는 세상인가.그같은 사회현실 속에서 소년소녀가장도 생겨난다.거기에 콩켸팥켸돼버린 성풍속 따라 불의의 씨앗들도 늘어나고 선천·후천의 장애어린이도 늘어난다.이 「양」의 처지의 어린이들을 올바로 보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 아닌 것인지. 『세상이 나를 돌보지 않고 버려두어도 원망하지 않는다』(유일이불원).「맹자」(공손추상)에 유하혜란 사람을 평하면서 나오는 말이다.「양」의 처지의 어린이들에게 그런 군자의 마음을 기대할수 있을까.그들은 어린이날을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보면서 어떻게 보낸 것일까. 우리사회가 병드는 요소로 되지않도록 그들을 바로 거두는데 지혜를 모아야할 가정의 달 5월 아닌가 한다.
  • 이시윤 감사원장에 듣는 부정방지 대책(국정 어떻게 돼갑니까)

    ◎전국 지하철 건설현장 부실 척결/대형구조물 안전점검 실태 중점 감시/입찰·하도급 비리막을 감사활동 강화/지방행정 민원처리·복무기강 지속적 특별점검 □대담=황병선 정치부장 문민정부 들어 사정의 중추기관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감사원은 올해 초 개정 감사원법의 공포로 또한차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본격적인 지방자치제 실시에 대비해 지방감사를 전담하는 7국이 신설되었고 권한 또한 강화되었다. 감사원은 그러나 그동안 비중을 두어추진해온 부실시공 추방작업이 결실을 거둬가고 있는 시점에서 대구 가스폭발사고가 터지자 적잖이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결국 새로운 환경에 발맞춰 앞으로 나아가는 감사의 전문화 선진화 작업과 함께 과거의 먼지를 털어 내는 일도 당분간 계속해야만 한다는 현실이 확인된 셈이다. 30일 이시윤 감사원장으로부터 지방화시대에 대비하고 부실공사와 사회전반의 부실·부정을 뿌리뽑기 위한 감사원의 청사진에 관해 들어보았다. ○지방 전담국 신설 ­부실공사 척결을 선포한지 1년이 지났습니다.그동안 적잖은성과를 올린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만 이번 대구가스폭발사고에서 보듯 공사장의 안전조치 미흡등 광의의 부실이 그 저변에서는 아직도 뿌리가 뽑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94년을 부실공사 추방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지난 1년 동안 주요 공사현장에 대해 체계적이고 강도높은 감사를 해왔습니다.그 결과 부실공사는 한국적 망국병이자 비리의 축도라는 인식과 공감대가 건설관계 공직자와 건설업체등에 확산돼가고 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사건이 터져 참으로 가슴아프게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의 원인은 공사장의 종합적 과실로 보이나 이는 졸속 또는 부실공사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특히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전국 지하철 건설현장은 물론 대중의 이용이 많은 대형구조물의 안전점검실태를 집중감사하고 지하철 건설현장에 감사요원을 보내 부실설계 및 무단설계변경,부실시공,방재 및 안전사고 대책등을 중점감사토록 할 예정입니다. 오랫동안 누적되어온 이 땅의 부실사례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는 없겠지요.저는 부실공사 척결을 이 시대의 당위적 과제라고 보고 임기 동안 확실한 성과가 있을 때까지 일관성있게 척결노력을 계속해 강력하게 밀고 나갈 작정입니다. ­부실시공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특별한 아이디어는 없으십니까. ▲부실공사의 요인이 되는 불량 건설자재의 유통을 발본색원하고 입찰비리나 하도급비리 등이 근절될 수 있도록 감사를 강화하겠습니다.특히 5월중에는 환경감시단처럼 공대생과 건설분야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 시민등으로 「부실시공 감시 자원봉사단」을 구성,발족시킬 계획입니다.현재 구체적 계획에 관해 건설교통부 민간건설업 협회등과 협의중입니다.이 감시단이 발족해 예컨대 수십명의 자원봉사단원인 시민들이 지하철·아파트공사장에서 감시를 한다면 부실공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지리라고 봅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분위기를 틈탄 공무원들의 이권 개입등 공직사회의 기강이 해이되는 행태가 많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여기에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습니까. ▲이미 지난 4월부터 중부·서부·영남권 3개 권역에 각각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는 지방감찰반이담당 지역을 순회하면서 공직자의 복무자세와 민원사항,지역비리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즉시 감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이와 별도로 지난 4월7일부터 내무부와 합동으로 1백5명의 감사요원을 투입해 행정 공백·직권 남용·민원처리 지연·불법행위 방치 등 공직기강 이완을 예방하기 위한 「지방행정 민원처리및 복무기강 특별점검」을 실시해오고 있습니다.선거가 끝날때까지 지속할 예정입니다. ○공직사회 기강 확립 ­지난해 지방세 비리에 이어 올해 문제가 된 지방의회의 부당 예상편성및 집행실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지방자치단체의 자체감사기구가 유명무실한 느낌이 있는데요.지방자치가 본격 실시되면 문제가 많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지방자치로 중앙의 통제가 느슨해짐에 따라 논공행상식이라든지 단체장의 재선을 위한 예산 낭비와 유용이 예상됩니다.지방자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건전한 지방화시대를 열어 가기 위해서는 독립적으로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감사원이 주어진 책무를 다해야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직원의 비리에 대한 징계등은 자치단체 자체에 요구하면 되겠지만 주민 직선으로 선출된 단체장이 부정을 저지르거나 잘못을 하면 어떻게 징계를 합니까. ▲지방의회에 감사자료를 통보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면 됩니다.만약 이에 응하지 않으면 감사원이 직접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현행법으로 가능합니다.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기능 강화는 자치단체의 자율성을 침해해 자치제도 본래의 뜻을 퇴색시킬 우려가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지방행정에 대해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서 견제하거나 간섭하면 지방자치 이념의 훼손으로 비쳐지는등 정치적으로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그러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감사는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실시하는 것입니다.또 지방자치에 따른 각종 부작용과 비리를 묵인·방치하는 것이 주민자치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따라서 독립기관이면서 정치적 중립성이 확보되어 있는 감사원의 지방행정에 대한 감사기능 강화를 중앙통제와 같은 차원에서 보는 시각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자치실시와 연계돼 감사원의 지방분원 설치 문제가 거론되는데요. ▲깨끗한 지방자치를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초기에 감사를 강화해 회계·경리질서를 바로잡아야 합니다.하지만 감사원의 조직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방에 분원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분원은 전국을 중부권 서부권 영남권으로 나누어 권역별로 수원 대전 대구 세곳에 사무소를 설치해 민원·정보·감사 등 업무를 수행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문민정부들어 감사원의 역할이 돋보였다고 생각됩니다만 감사기능의 강화가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제기되는데요. ▲감사하는 사람이 고압적인 자세로 옛날처럼 비리적발 위주의 미시적 단편적 지적에 그칠 때 공직사회에 무사안일등 복지부동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그래서 앞으로는 문책감사보다는 거시적 종합적 분석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는 이른바 성과감사에 치중할 계획입니다.민생비리에 대해서는 엄벌로 다스리되 공직자가 창의적으로 활동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실수는 관대하게 불문에 부칠 생각입니다. ○수감 연 백일이하로 ­일선 행정부서에서는 국정감사,상급기관 감사,감사원 감사등 감사빈도가 너무 잦고 중복돼 1년에 2백일을 감사받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체계화를 통해 수감기관의 부담을 줄일 필요는 없습니까. ▲6천여명인 각행정기관과 공기업의 자체 감사담당 직원과 역할을 분담할 수 있도록 감사원법을 개정한바 있습니다.지엽적인 사항은 자체감사에 맡기고 감사원은 자체감사가 제대로 실시되고 있는가 여부를 점검하고 평가하는 조정·통제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것입니다.그리고 자체 감사가 잘못되었다고 판단되면 감사담당 직원을 교체시키면 됩니다.앞으로는 일선 행정부서의 수감일수가 연간 1백일을 넘지 않도록 감사계획을 조정하겠습니다. ­사회 각분야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감사원의 선진화가 요구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감사요원들이 전문기능을 갖추지 못하면 신뢰성있는 감사가 될 수 없습니다.직원들에게 전문화시대에 전문인이 되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아울러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전문직을 특채하고 있고 각계전문가 60명으로 자문단을 구성,도움을 받고 있습니다.이런 전문기능을 살려 제도적 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엄정한 감사기능을 살려 나갈 생각입니다. ◎감사원,올 감사방향/민생분야 부조리 척결 역점/부실공사 근절·부정식품 추방·지자체 감시 감사원은 올해 감사운용의 최대 중점을 민생분야 부조리 척결 및 지방화시대의 적극 지원에 두었다.또 ▲의료부조리 근절 ▲깨끗한 환경 조성 ▲부정식품 추방 ▲부실공사 근절을 통해 국민생활을 질적으로 향상시킬 계획이다.선거분위기를 틈탄 행정공백을 막고 선거 뒤에도 지방행정이 올바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감사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감사원은 특히 대구 도시가스 폭발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가 다시는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을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의료부조리 척결과 관련,의료기관의 불필요한 검사나 과잉 진료행위를 단속하기로 했다.병을 고치는 병원에 가서 병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않도록 병원내 감염에 대한 예방대책을 세우고 병원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리는 행위를 집중 감시하기로 했다.또 보험급여를 지나치게 청구하는 등 의료보험과 관련된 비리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약국및 한방 의료기관의 보험운용 실태에 대해서도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또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수질·대기환경·폐기물 관리등 3개 부문으로 나누어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다.4대 강 수계 가운데서도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낙동강과 영산강 수계의 수질개선시책 추진실태를 비교 감사하고 도시 대기오염의 주원인인 자동차 공해방지대책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정했다.건축현장 폐기물의 무단 방치를 방지하기 위해 수시로 현장 기동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부정식품 추방을 위해서는 원료·제조·유통 등 식품이 최종 소비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단계별로 점검해 부정을 유발하는 요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생각이다.이와 관련해 서울·경기·강원 등 수도권 및 충청남·북도,영·호남지역 등 권역별로 단계적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부실공사 근절을 위한 대책으로는 건설교통부 등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공과대학생과 건설분야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건설현장을 찾아가 시공을 직접 감시하는 자원봉사단의 구성을 계획하고 있다.부실을 공사과정에서부터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것이다.미국 등에서는 주민들이 자신이 살 아파트나 건물의 공사현장에 나가 시공과정에서의 잘못 여부를 꼼꼼이 살펴보기 때문에 「부실」이라는 단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현실에 감사원 관계자들은 주목한다.이와함께 본격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방자치단체에 주어지는 정치적 자율이 방종으로 흐르지 않고 엄정한 행정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자치단체에 대한 감사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 국민학교 영어교육/김영화 한림대교수·영어학(굄돌)

    말을 배운다는 것은 듣기,말하기,읽기,쓰기 등의 네가지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그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듣기이다.어린아이들은 주변에서 들리는 말소리를 듣고 나름대로 그 말의 규칙을 터득하게 된다.무의식적인 모국어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듣기와 말하기를 익힌 후 읽기와 쓰기는 비교적 의식적인 가르침에 의존한다.외국어교육은 무의식적 학습의 기회가 없고 의식적 교육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모국어 아닌 외국어가 되는 것이다. 어린이들의 모국어 습득과정을 관찰한 연구에 따르면,5세에 모국어의 기본구조를 익히고 7세에 수동구조와 같은 보다 복잡한 단위의 문장을 이해하게 되며 9세가 되면 복잡한 구조의 문장을 스스로 구사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외국어 교육의 최적기를 10세이전으로 보는 것도 그 시기까지를 무의식적 학습이 조금이라도 가능한 시기로 보기 때문이다.현지에서 영어를 익힌다 해도 성인이 다 된 후에는 들리지 않는 외국어 음운이 있을 수 있고 혹 들린다 해도 올바로 모방할 수 없는 수도 있다. 97학년도부터 국민학교영어교육의 의무화 실시에 앞서 생각해야 될 것은 어느 정도의 학급규모와 어떤 수준의 교사를 채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각 대학에서 외국인 채용을 서두르고 일반 강의를 가능한한 영어로 할 것을 권하는 경우도 있는 듯하나,실로 본토인이나 그와 유사한 영어구사력을 갖춘 교사가 필요한 곳은 국민학교이다.무의식적 학습이 가능한 시기에 20여명의 학급에서 본토인들의 말소리를 듣고 스스로 그 말의 규칙을 터득하도록 해야 한다.초중등학교에서의 소규모 학급 운영이야말로 학부모가 학교교육을 신뢰하게 되고 대학에서도 바람직한 교육개혁을 도모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고 생각한다.
  • 수도권이 대기업 공단인가(사설)

    통상산업부가 발표한 공업배치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은 수도권내 과밀억제와 지역균형발전의 관점에서 볼 때 여러가지 논란의 여지를 안고 있다.물론 통상산업부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계법 시행령을 개정키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그러나 수도권의 인구·교통·환경 등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요한 정책을 재정경제원,건설교통부,환경부 등 관계부와 사전협의 없이 입법예고한 점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번 시행령의 핵심 개정내용은 30대 대기업이 수도권내 과밀억제지역 및 성장관리지역 공업단지내에 위치한 중소기업체를 인수하여 입주할 수 있게 하고 수도권 과밀억제지역 내에 있는 대기업 주력기업은 기존 공장 건축면적의 25%내에서 증설이 허용되며,중소기업이 성장관리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건축면적에 제한을 받지 않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수도권내에 인구집중과 교통유발효과가 커지는 반면에 지역균형발전은 더욱 멀어지는 부작용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앞으로 대기업이 수도권,그것도 서울 등 과밀억제지역내 중소기업 공장을 인수할 수 있게 되면 수도권내 공단이 「대기업공단화」할 가능성이 크다.중소기업들이 평당 2백만원에서 3백만원이 넘는 주요공단내 부지를 팔고 이주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과밀억제지역 내에서 30대 대기업 주력기업의 공장증설이 허용되면 현재 이 지역에 있는 50개 대기업공장이 증설을 서두를 것이 뻔하다.일부에서는 이번 개정안을 30대 대기업의 수도권내 공장증설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성장관리권역으로 이전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 공장건축면적을 전면 폐지한 것도 수도권의 과밀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따라서 통상산업부는 입법예고 기간동안 관계부처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을 올바로 다듬기 바란다.수도권내 공장입지 문제는 전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와 인구·교통·환경 등 생활환경개선이라는 국민적 과제를 깊이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옳다.
  • 김성동씨 대하소설「국수」1부 집필 끝내

    ◎“1세기전 조선인의 정신·마음 재조명”/예인들의 삶·당시 풍속 실감나게 묘사 「만다라」의 작가 김성동씨(48)가 대하소설 「국수」(국수)1부(5권)의 집필을 끝냈다.그동안 「만다라」「길」 등의 자전적인 작품을 주로 써왔던 김씨에게 자신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이 소설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비로소 응어리진 것을 정리하고 자유로와진 느낌입니다.구한말 서세동점의 시기를 배경으로 쓰러져간 조선의 정신과 마음을 되살려보고자 했습니다』 국수는 바둑은 물론 판소리·글씨·그림·의술 등 자기분야에서 1인자의 경지를 구축한 예인(쟁이)들을 총칭하는 말.소설「국수」는 이들 쟁이들의 삶과,문명이 바뀌는 어름인 당시의 풍속을 통해 전통적 가치를 재조명해 보이고 있다.당시의 풍속을 실감있게 그리려 사건위주의 정치사보다는 풍속사·생활사를 중심으로 하고 전통어를 철저히 구사한 점이 이 소설의 특징이다. 언어는 사유의 총화이므로 일본화·서양화된 말로는 당대의 진실에 육박하기 힘들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따라서 가능한한 당시 사람들의 사유에 근접하기 위해 전통어를 철저히 가려 썼다고 작가는 밝힌다. 김씨는 이같은 입장에서 우리가 흔히 쓰는 「가족」,「부부」,「형제」라는 말들이 일본말이라고 주장했다.그것들의 조선적 표현은 「식구」,「내외」,「동기」 등.서열이나 위계의 나눔에 따라 만들어진 일본말과 달리 우리의 전통말은 주역의 음양이치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했다. 그는 또 『1세기 전의 이야기를 소설에서 다뤘지만 당시의 상황은 지금의 혼란된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면서 『역사에 대한 예인의 영향력은 예나 지금이나 크지 않지만 이같은 중심밖의 삶을 통해 한 시기의 사회상을 올바로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금까지 쓴 것은 밑그림에 불과하다.2·3부를 거치며 일제시대 선조들의 사유까지도 본격적으로 파헤쳐 보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솔출판사에서 현재 4권까지 출간된 「국수」는 총 15권으로 완성될 예정이다.
  • 총리실/국정관련 언론고발 챙긴다/확인거쳐 시정할 사항 즉각 조치

    ◎오보땐 국민 의혹씻게 해명 요구 국무총리실이 국정에 관한 언론보도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선언하고 나섰다.총리실은 앞으로 언론이 고발한 내용을 정밀하게 분석해 바로잡을 사안은 바로잡고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는 해명을 요구하는등 분명한 태도를 취하기로 했다. 총리실의 이같은 방침은 국민생활의 불편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국민생활에 불편을 초래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이홍구총리의 평소 소신이기도 하다.국민의식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매스컴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언론이 지적한 국정의 잘못에 대해 정부가 꿀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이 특히 강조되고 있다.정부가 대응을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안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정부가 언론에 무관심하다 보면 언론이 잘못된 보도를 내보냈을 때 국민들이 오보를 그대로 믿게 하는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각 부처에만 맡겨두다가는 변명에만 급급해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시키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총리는4일 국무회의에서 『중요한 시설물의 안전문제와 관련한 언론보도가 있으면 그 내용을 상세하게 파악,신속한 해명과 함께 시설보완등 후속조치를 취해 국민들이 실상을 올바로 알고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이에 따라 총리실은 앞으로 공보비서관실에 신문과 TV를 도맡아 모니터하는 직원을 배치하고 그 내용을 날마다 소관 행정조정실에 맡겨 조치를 취하도록 할 계획이다.특히 시설물의 안전과 공직자의 고질적인 비리,행정의 사각지대,시행상의 잘못에 대한 언론의 지적을 심사평가의 수시과제로 채택해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시정 또는 해명할 방침이다.물론 언론보도와 시정 또는 해명된 내용은 총리에게 즉시 보고된다. 총리실은 우선 KBS­TV가 지난 3일 9시 뉴스에서 보도한 「외제품전시장으로 변한 공항면세점」「잘못 설계된 서울 목동야구장」「지하철 공기오염 적신호」와 지난 2일 MBC가 카메라출동에서 고발한 「김포공항 항공기 안전점검 부실」,KBS 「추적 60분」의 「러브호텔의 실상」,MBC 「시사매거진 2580」의 「가출한10대들의 탈선행태」등 고발프로그램에 대한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총리실은 이같은 보도들이 확인과정에서 사실로 드러나면 곧바로 시정하도록 지시할 계획이다.제도상의 잘못이 있는 것으로 판명될 때는 심사평가를 거쳐 대안도 제시하기로 했다.
  • 효율증대에 맞춘 예산지침(사설)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편성 지침을 보면 재정의 경기조절 기능보다는 효율성증대에 역점을 두고 있고 자방자치단체의 중기투자사업을 예산에 반영하는 등 몇가지 특기할만 한 점이 발견된다. 이 지침은 내년도 일반회계와 재정투융자 특별회계를 합한 전체 예산증가율을 올해보다 13∼14%로 늘려 잡고 있다.이는 올해 예산증가율 15.1%보다 1∼2%포인트 낮게 계상되고 있는 것이다.증가율의 하향조정은 내년도 경제성장률과 세수감소를 감안할 때 타당하다고 본다. 경기확대를 위해 올해의 경우 예산을 늘려 잡았던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비교적 안정적인 선에서 편성하려는 것은 현재의 경기과열조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경기기능 강화보다는 우리예산의 현안과제인 생산성 내지는 효율성 증대에 과녁을 두는 것이 옳다. 예산편성지침 중에서 주목을 끄는 부문은 시·도의 중기투자계획제도 도입이다.본격적인 지방자치제 실시에 대비하여 시장이나 도지사가 96년에서 98년까지 추진할 중기투자계획을 세워 중앙정부에 제출하면 관계부처 협의를거쳐 예산에 반영한다는 것이 이 제도이다.이 제도는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중기투자사업의 지속성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적극 환영한다. 편성지침 가운데 또 한가지 특기사항은 내년부터 각 부처의 업무추진비·여비 등 경상경비에 대한 부처별 총액한도제의 도입이다.이는 예산운용의 일부 권한을 각 부처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다.이 제도는 각 부처가 창의와 자율을 통해서 예산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정부의 각 부처는 예산편성지침에 담긴 의미와 의지를 올바로 파악,작업에 착수하기를 기대한다.각 부처는 과거와 같이 예산늘리기 작업에 열중하지 말고 효율성위주의 편성작업을 펴야 할 것이다.내년 예산안은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가 통합된 이후 처음 편성되는 것이다.재정경제원은 과거 소홀히 다룬 감이 있는 세입 예측에 보다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기 바란다.
  • “북한 토지개혁 소련군이 배후조정”

    ◎서울신문 입수 미 문서 「북조선 주둔 소련군사령관 명령서」등 통해 밝혀져/초기 북한정권 「소련군의 하부기관」 입증/“조선인민위 자율적인 조치” 주장은 허구 해방 이후 초창기 북한정권의 성격을 올바로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자료들이 발굴되었다.서울신문이 워싱턴 미국립공문서 보존관리국(NARA)에서 찾아낸 이들 문서는 「북조선주둔 소련군사령관의 명령서」와 「북조선농림국 임시조치시정요강」.소련이 일찍부터 북한 토지개혁에 깊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소련사령관 치스차코프와 참모부장 벤코프스키 명의로 19 46년 1월2일에 작성된 「소련군 사령관의 명령서」는 우선 각종 토지사용자의 소유면적 조사를 2월15일 이전에 끝내도록 지시했다.여기서 소련군은 조사대상을 농민,소작농,지주등 계급적으로 분류하고 조사목적을 「토지사용에 대한 성질결정」으로 밝혀 토지개혁을 이미 암시하고 있다. 이 문서는 또 조사가 제때 수행되게 경찰동원을 명령한 흔적도 남겼다.모두 3개 항목으로 된 「소련군사령관의 명령서」는 토지개혁이 조선임시인민위원회의 자율적 주도아래 짧은 기간내에 이루어졌다는 주장이 허구였음을 증명했다.지금까지 북한당국과 국내 일부 학자들은 일련의 개혁조치를 조선임시인민위원회가 주체적으로 추진했다는 주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에 이 문서는 객관적 평가기준을 제시한 사료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북조선농림국 임시조치 시정요강」에도 소련군의 영향력이 전적으로 나타나 문서 서두에 「소련군 명령에 의해 시정요강을 포고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해방원년인 1945년 12월에 작성한 이 문서에서도 농수산업에 대한 시정을 밝히면서 친일파와 반동분자를 분류해 놓았다.또 건국성납토지라는 낱말이 보여 위협을 느낀 지주들이 토지를 내놓았다는 사실이 처음 드러났다.발신자는 농림국장 이순근으로 되어있는데 그는 1900년 경남 함안 출신으로 해방전 연희전문 교수를 지낸 인물로 알려졌다. 북한은 결국 19 46년 3월8일 「토지개혁법령에 관한 세칙」을 만들어 몰수대상 토지를 결정하고 농민군중을 선동,지주들을 고립시켰다.그리고 3월5일 제정한 「북조선 토지개혁법령」등에 따라 66만 농가에 1백6만6천㏊의 농지를 분배했다.한 농가에 평균 0.15㏊(4백50평)씩 돌아갔다.남한보다 먼저 실시한 토지개혁을 위대한 업적으로 선전했지만 북한은 지금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있다. 이들 문서는 1950년 10월 한국전쟁 당시 평양을 점령한 미군이 대량 입수한 이른바 노획문서의 일부.이 자료를 검토한 농지개혁 연구학자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석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 초기의 토지개혁정책 입안과정이나 배경을 처음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면서 『북한 임시인민위원회가 소련군 사령부의 하부기관임을 입증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 세계화 추진/구체안 논의

    정부는 13일 94국 대사 및 총영사가 참석한 가운데 재외공관장회의를 열고 김영삼대통령이 올 국정지표로 제시한 세계화 추진등 올해 외교추진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마련에 들어갔다.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재외공관장회의에서 외무부는 세계화 추진방안은 물론 우리나라의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확보,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월드컵축구개최지 확보를 위한 외교교섭 전략등을 분야별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북­미 제네바 「핵협정」과 관련,북한에 대해 한국형경수로 선택을 관철하고 북한측이 제네바 합의를 순조롭게 이행할 수 있도록 관련국과의 외교력을 극대화시켜나가는 문제를 집중 협의하게 된다. 공로명 외무장관은 이날 상오 정부 종합청사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세계무역기구(WTO)의 탄생등 새 국제정치·경제질서 안에서 우리의 역할을 올바로 인식,우리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달라』고 각급 공관장들에게 주문했다.
  • 통일시대의 리더/통독이뤄낸 콜총리같은 신념지녀야(신지도자론:12)

    ◎민족적 과제의 신명 바치는 의지 중요/“지루하고 먼 여정” 솔직히 국민에 알려야/「지역화합」 등 안정된 내치로 역량 결집을 국민이 요구하는 지도자상은 나라에 따라,시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우리 나라의 예만 보더라도 군사정권 아래에서 국민은 우선 정통성 있고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한 신념이 뚜렷한 정치지도자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이 국제사회가 개혁·개방화되어 국가간의 경제전쟁이 치열한 때인 문민정부에서는 국가경영능력이 풍부하고 세계를 보는 눈이 넓고 큰 지도자를 국민은 더 요구한다.또 어떤 사람은 한국의 지도자는 특히 지역감정에 무관하거나 그것을 탈피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이와 같이 모름지기 지도자라면 그 조직체의 본질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 그 시대에 그 조직체와 그 조직원이 그에게 부과하는 의무에 맞는 지도력을 발휘하여야 한다. 이렇게 볼 때 한국의 지도자는 통일이라는 한민족 절체절명의 과제를 해결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은 물론 그것을 이룩할능력의 소유자라야 한다. 요즈음 「통일시대」란 말을 자주 듣는다.남북한 관계에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데도 이 말은 별로 어색하게 들리지 않는다.그 이유는 아마도 국제사회의 큰 변화도 한 이유가 되겠지만,김일성의 사망과 북·미핵협상타결과 같은 한반도주변정세의 변화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 통일시대에 맞는 새 지도자상은 어떠해야 하는가.그 대답은 간단하다.다음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첫째,통일에 대한 의지가 강해야 한다.흔히 얘기하듯 우리가 통일을 하여야 하는 이유는 우리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다.통일을 하지 못하고서는 우리가 표방하는 세계화나 국제화도 어렵다.즉 분단은 세계화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가로막는다.그러므로 우리의 지도자는 통일을 자신이 풀어야 할 첫번째 과제로 꼽는 사람이어야 한다. 말로만 통일을 외치며,통일방안만 만들어놓고 큰 일 한 것처럼 생색이나 내거나 상대방이 스스로 붕괴되기를 기다리는 지도자는 통일시대의 지도자가 아니다.모름지기 한반도의 지도자라면 두 개의 정부를 하나로 만들고,갈라진 국토를 하나로 이으며,흩어진 민족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물론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그러나 지도자는 어렵다고 상대방의 제의나 처신에 따라서만 마지못해 응수하는 형식으로 통일에 임할 것이 아니라,꽁꽁 얼어붙은 남북한관계도 적극적으로 풀어내고,한반도 통일에 대한 주변국들의 무관심이나 방해도 부단히 제거하면서 통일에 혼신의 힘을 다 바쳐야 한다. 1871년 독일을 통일시킨 비스마르크나 1990년 독일통일의 주역인 총리는 모두 통일에 신명을 바친 사람들이다.그들은 그때 자신의 권력을 내놓을 각오로 통일에 모험을 걸었었다.그러한 지도자 없이 통일은 어렵다.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의 통일논의는 대체로 국내정치용으로 이용당해왔다는 느낌이 든다.「7·4남북공동성명」후 북한당국은 사회주의헌법을,그리고 남한정부는 유신헌법을 정권안보적 차원에서 새로 제정한 것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새삼 우리 정치지도자의 통일의지가 아쉬운 때다. 둘째,지도자는 솔직하고 용기가 있어야 한다.브란트 서독총리와 슈토프 동독총리는 1970년3월19일 동독땅 에어푸르트에서 첫 동·서독 정상회담을 가졌다.회담에 앞서 브란트는 『통일은 지루하고도 먼 여정』이라며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고 했고 당시 서독 외무장관이었다가 후에 대통령이 된 ▦은 기자회견을 통하여 『……우리는 독일통일이 가까운 장래에 달성될 수 없다는 것을 올바로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이들의 말은 참으로 용기 있고 솔직한 얘기였다. 우리의 정치지도자 가운데 누가 브란트나 셸처럼 솔직하게 통일의 어려움을 국민에게 토로하고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구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물론 독일과 한반도의 분단상황이나 통일여건은 다르다.그러므로 브란트나 셸의 말은 한반도상황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남북한의 정치지도자는 대체로 통일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기보다는 누구누구 때문에 통일이 되지 않는다고 그 책임을 자신 이외의 타인에게 전가하는 데 이력이 나 있다.또 국민도 통일이 어렵다는 지도자가 있으면 그를 무능력한 지도자거나 아니면 반통일적인 사람으로 매도하는 경향마저 있다. 그래서 정치인은 섣불리 그런 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오로지 통일은 이루어내야만 하는 민족의 과제로만 강조한다.또한 국민도 통일문제를 이성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감정에 매달리는 경향이 크다. 그러므로 통일시대에는 지도자도 솔직하고 용기가 있어야 되지만 국민의 의식도 상당한 수준으로 성숙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 통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분당과 파벌로 야권통합마저 못하던 우리 정치지도자들에게 통일은 분명히 민족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셋째,백성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지도자라야 한다.동서고금을 통해 백성을 사랑해야 하는 것은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최상의 덕목이다.즉 지도자가 해야 할 가장 근본된 일은 「백성을 편안하게 잘 먹여 살리는 일」이다.지도자가 백성을 사랑하지 않으면 백성을 편안하게 잘 먹여 살리지 못한다.백성이 불안하고 굶주릴 때는 통일도 할 수 없고 세계화도 어렵다.국내정치가 불안하면 외교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없다.그러므로 통일이나 세계화보다 먼저 국내정치에 신경을 써야 한다.당이 깨지고,지역이 갈라지고,민심이 이완되는데 통일할 힘은 어디서 나오고 또 세계로는 어떻게 뻗어나간단 말인가. 어느 나라,어느 시대의 지도자건 내치를 잘해야 외교도 잘할 수 있었다. 세계의 대통령처럼 화려한 외교활동을 편 고르바초프도 내정에 실패했기 때문에 실각했다.비스마르크와 콜이 독일을 통일할 수 있었던 것도 그들의 외교술보다는 그들의 안정된 국내정치에 바탕을 둔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 때문이었다. 지금이 통일시대라고 하여 통일에만 매달려서도 안되고,또 세계화를 추구한다고 그것만 쫓아서도 안된다.모든 것을 잘 조화시켜 국민이 편안하게 잘사는 가운데 하루라도 빨리 한반도를 통일시키고,통일된 조국을 자손만대 번영하는 국가로 만들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 대학이 인생의 전부 아니다(사설)

    지방대학에 예비합격한 여학생이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하자 손녀딸의 죽음을 괴로워하던 할머니도 뒤이어 목숨을 끊었다.대입시험에서 낙방한 아들을 꾸짖던 50대의 아버지는 아들의 반발에 충격을 받고 목을 맸다고 한다.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수험생의 자살사건은 입시철만 되면 매년 되풀이된 지 오래다.그래서 이번에도 흔히 있어온 그런 자살사건으로 보면 유별난 것이 아닐지 모른다.하지만 이번처럼 수험생을 둔 가족까지 낙방충격의 여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삶을 포기하는 일이 생긴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학이 목숨보다 더 귀한 것인가.도대체 대학이 뭐길래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소중한 생명을 그렇게 쉽게 끊을 수 있단 말인가.청소년은 어린 나이에 사리를 제대로 분간하지 못해 그렇다 해도 어른까지 목숨을 끊었다는 것은 적지 않은 충격과 함께 우려를 불러일으킨다.우리의 마음을 더욱 착잡하게 하는 것도 바로 이런 데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성적위주 사회의 병리를 다시 한번 깊게 반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청소년의 고민을 잘 이해하고 풀어주어야 할 어른마저 고민속으로 빠져들고 죽음을 결행하는 사태는 그냥 넘길 강건너 불이 아닌 것이다.가정과 학교,그리고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시급히 고쳐야 할 문제라고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사회병리의 근원적인 처방과 함께 교육제도를 비롯한 모든 사회정책적 모순들의 해결이 우선돼야 함은 물론이다.그렇긴 해도 귀중한 생명이 잇따라 희생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유장한 진단만을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사실 자식을 기르는 일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더욱이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세상에서 자식을 부모의 생각대로 길러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자식이라고 해서 반드시 부모가 바라는대로 커주는 것이 아닌 것이다.공부를 잘해 세칭 일류대학에 들어가는 자식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자식도 있게 마련이다. 특히 요즘 청소년은 강인한 정신력이 부족한 실정이다.부모의 과보호속에 자란 탓이다.깨어 있는 부모라면 우선 자식의 심신을 강인하게 이끌어주어야 한다.그리고 자식의 능력과 자질을 살려주는 것이 자식을 올바로 키우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대학입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대학에 못 들어가도 다른 예술이나 기술과목이 적성에 맞고 그 방면에 뛰어난 재능이 있다면 성공의 길은 그곳에 있다.행복은 결코 성적순이 아님을 명심해야겠다.
  • 세계화추진위 간담 대화록

    ◎「존경받는 정신적 대국론」 공감/서경석 위원/혼란스러웠던 개념 올바로 정립/이세중 위원 김영삼 대통령은 25일 낮 청와대에서 세계화추진위원회의 김진현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세계화구상 방향과 추진전략등을 거듭 천명하고 세계화를 위해 적극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대화 내용을 간추려본다. ▲김대통령=추진위원들의 면모를 보니 구성자체가 세계화됐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최고의 진용이라 기대가 큽니다. ▲김위원장=오늘 하오부터 토론을 거듭하여 총론에 관한 결론을 빨리 내리고 앞으로는 국가적으로 중요하고 상징적인 과제를 선정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서경석위원(경제정의실천연합 사무총장)=오늘 세계화구상에 관한 대통령의 말씀을 듣고 감명을 받았습니다.지금까지는 세계화가 국가경쟁력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불만이었으나 오늘 대통령께서 세계에서 존경받는 정신대국을 강조하신데 대해 크게 만족하며 국민의 자긍심을 높일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김경원위원(사회과학원장)=지난번 위원회 모임에서도 세계화를 위해 능률과 국가경쟁력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인간적인 측면을 소홀히 할 위험성이 있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오늘 대통령께서 이런 점들이 적절히 조화된 말씀을 해 주셔서 매우 안심했습니다.앞으로 대통령의 구상을 구체적인 개혁방안으로 담아서 국민 다수의 동의를 얻는 정책을 개발하는데 힘 쓰겠습니다. ▲김기환위원(한국태평양 경제협력위원장)=19세기말의 잘못을 교훈삼아 세계화 시대의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과 세계의 중심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은 국민들에게 큰 설득력을 가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세중위원(부정방지대책위원장)=처음에는 세계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으나 오늘 대통령의 말씀을 들어보니 개념이 올바로 정립됐음을 느꼈습니다.특히 법의 지배를 통해 사회의 선진화를 이룩하겠다는 말씀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김진애위원(서울포럼대표)=대통령의 세계화 구상에 크게 공감을 하였으나 기술개발에 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 포스트 모더니즘 소설시리즈/국내 첫 출간

    ◎웅진출판사,「사랑은 오류」·「제일버드」등 3권 펴내/출판사들 외면,이론서만 10여권 소재/“포스트 모더니즘 올바른 수용 계기” 독자들 환영 그동안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포스트모더니즘 소설들을 한데 모은 작품집이 나온다. 웅진출판사는 포스트모더니즘 대표작을 수록한 5권 분량의 「포스트모더니즘 소설 걸작선집」을 펴내기로 하고 이 가운데 3권을 최근 출간했다.이번에 나온 책들은 노벨상 수상작가 가브리엘 마르께스 등이 지은 단편집 「사랑은 오류」를 비롯해 영국작가 지인 리이스의 「광막한 바다,사르가소」,미국의 선발주자 커트 보네거트의 「제일버드」들이다. 「사랑은 오류」(김성곤 옮김)는 포스트모더니즘 이론서에 자주 언급되는 걸작들을 패러디·미니멀리즘·메타픽션·환상·우화·탐정·공상 소설로 분류해 대부분 수록했다.특히 난자를 찾아 헤엄쳐가는 정자를 화자로 한 존 바스의 「밤바다 여행」,바퀴벌레의 세계에서 인생과 우주의 질서를 깨닫게 하는 윌리엄 개스의 「곤충들의 질서」,「햄릿」을 패러디한 도널드 바셀미의 「우리 아버지의 우시는 모습」들이 주목할 만하다. 「광막한 바다,사르가소」(전경자 옮김)는 「제인에어」에 나오는 로체스터의 아내 앙뜨와네뜨를 주인공으로 한 장편.포스트모더니즘 이후 등장한 탈식민주의(포스트콜로니얼리즘)의 원조격인 작품으로 서인도제도에서 백인과 원주민 사이에 벌어지는 인종·문화적 갈등을 표현했다. 「제일버드」(나영균 옮김)는 현실과 가상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감옥에 갇힌 선량한 사람들이 파멸하는 과정을 그림으로써 세상의 부조리함을 고발한 작품이다. 이어 2월에는 폴란드계 미국작가 저지 코진스키의 「편력」과 미국작가 존 혹스의 「경마장의 함정」등 두권이 나올 예정이다. 한편 포스트모더니즘 이론만 분분했지 정작 이를 뒷받침하는 작품을 보기 어려웠던 우리 문학계에서 이번 작품집 발간은 포스트모더니즘을 올바로 수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모더니즘은 90년대 들어 후기산업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이론 또는 시각으로 국내 문학계에 큰 영향을 미쳐 그동안 나온 이론서가 10여권에 이른다. 그러나 이론서에 언급된 작품들(텍스트)이 거의 소개되지 않아 「이론은 있되 작품은 없는」 기묘한 현상이 계속됐다.따라서 논쟁이 끊이지 않는 상태에서도 일반 문학애호가들은 철저히 소외돼 왔다. 웅진출판 김갑수부장(시인)은 『출판계는 그동안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포스트모더니즘 작품을 외면해 왔다』면서 『이번 대표작 출간으로 포스트모더니즘 작품이 더욱 활발하게 소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세계화는 당과 정부가(이동화칼럼)

    며칠전의 개각과 그후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후속인사를 보면 안정과 보수의 기조속에서 새해 국정을 이끌어가겠다는 통치권자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내년에는 4대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고 세계무역기구(WTO)체제가 출범하며 남북한 관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등 커다란 변화의 요인이 겹쳐 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외적 대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단합과 안정이 무엇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더욱이 올해 잇따라 터진 각종 사건·사고들로 놀란 국민들을 위무하기 위해서도 정부가 안정의 모양새를 갖추는 것은 시급을 요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민심의 이반현상을 방치할 수는 없는 것이다. ○역사의 흐름 바로 읽어 사실 수많은 사건·사고는 민심을 갈기갈기 찢어 놓았다.취임 첫해 시원스런 개혁과 사정으로 치솟았던 대통령의 인기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그러나 제도와 인물을 정비한 최근의 정부개편이 끝나자 대통령의 인기는 다시 올라가고 있다.지난 26일 저녁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대통령지지도는 64.4%로 올라갔다는 보도다. 어떻게 보면 놀라운 돌파력이요,정치9단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좀 다르게 분석한다면 역사의 흐름을 올바로 읽은데서 나온 결과라 할 수 있다.시기적으로 가까웠던 예를 들어보더라도 정치사의 한 장이 바뀐 5공 초기에도 약2년간은 개혁과 변화의 소용돌이가 있었다.그러나 「개혁주도세력」이 물러나고 사회가 안정화되어 가면서 개혁의 효과와 맞물려 「활기속의 안정」이란 바람직한 현상이 나타났고 이것이 물가안정으로 이어져 단단한 경제발전을 가져왔다. ○공직자들이 뛰어야 앞서 말한 여론조사에서 새 내각이 우선해서 다루어야 할 문제로 물가안정과 경제성장을 가장 크게 손꼽은 것을 보면 정부의 의도와 국민적 바람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기대를 걸만하다.문제는 이를 추진할 세력이 있어야 한다.그 세력은 공직자들이어야 한다. 사실 올해 일련의 사건·사고만해도 과거의 독재나 경제성장 일변도의 유산 때문에 일어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일응 인정할 수밖에없지만 공직자들의 태만과 비리 등에 연유한 부분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결국 공직자들이 뛰어야 하고 그렇게 만들려면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기구와 인물의 개편은 일단 긍정적이다.내각의 실무적 성격을 크게 높였을뿐 아니라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기구개편초기에 불안과 불만이 가득하던 공직사회는 내부승진이 줄을 잇자 고무된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는 소식이니 역시 운용의 묘가 중요함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세계화는 개혁의 틀 그렇다고 「안정」이 모든 것은 아니다.개혁에 의한 수혈이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활기속의 안정,참다운 안정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실무적」이라거나 「안정화」라는 것을 너무 강조하다보면 공직사회는 관편의위주·부처이기주의로 대표되는 관료주의에 빠질 수 있으며 무기력과 비리라는 악순환의 늪으로 가까이 다가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개혁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대통령은 「세계화」라는 개혁의 틀을 제시했다.이는21세기 국가발전을 위한 명제라 할 수 있다.과거 변혁기의 개혁이 정권의 정통성에 문제가 있어 이를 호도 하려는데서 무리를 부른 것과는 달리 문민정부는 확고한 정통성에 바탕을 두고 서 있기 때문에 진정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그렇다면 세계화를 위한 개혁청사진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문민정부초기의 개혁이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크게 받은 것은 그동안의 적폐가 너무 컸다는 얘기도 된다.「세계속의 한국」이 되기 위해서는 고쳐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특히 의식이나 사고의 개혁이 너무나 필요하다.이 어려운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우리의 장래가 달려 있다. ○또다른 개혁노력 필요 근간에 개혁의 모습이 다소 주춤거려 보인 것은 사실이다.그것은 전파가 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전파의 역할을 해야 할 공직자들이 복지부동 하거나 비리에 연루되는 등 역작용을 일으켰기 때문이다.그러나 이제는 그들이 전파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그것이 성패의 첫째 관건이다. 이에 대하여 또하나의 개혁세력을 만들어야 한다.그것은 당이다.그런 점에서 대통령이 민자당에 세계화추진을 당부한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수 없다.
  • 인내와 폭발의 질을 생각해 본다(박갑천칼럼)

    김기림 시인의 「공분」이라는 수필이 있다.50여년 전인 1940년에 쓴 글이다.이글은 『전차나 버스를 타면 저마다 성이 난것 같다』로 시작된다.차장도 성이 났고 승객도 성이 났고 거기다가 운전수마저 성이 났다고 쓰고 있다.그는『대체 이 인민이 언제부터 이렇게 신경질이 되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면서 한탄한다. 정말 그랬을까.지금의 각박성에 비기자면 태평연월이었을 텐데.하여간 그 글은 요즘의 우리세태를 묘사하는 것 같기도 하다.어딜 가나 성나있는 사람들.「전차나 버스」뿐인가.택시도 술집도 가정도 그렇고 정치판에 시장바닥도 그렇다.우리 겨레는 옛날부터 그렇게 곧잘 성을 내는 버릇이었던 것일까. 그렇다 해도 김시인 시대에는 성을 내봤자 한바탕 대거리하는 정도로 그만이었다.그런데 요즈음은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남남끼리만이 아니다.어버이와 자식 사이에서도 돈문제로 혹은 음주문제로 죽이고 죽는다.요얼맛사이만 해도 아비 앞에서 계모를 찔러죽이는등 성난 뒤끝이 피로 물든 사례는 하나둘이 아니다.그야말로 눈깜짝할 사이의 욱하는 성질로 해서 불러들이는 파탄.그 「짧은 광증」은 살인까진 안가더라도 부부사이의 금을 갈라 놓는다.친구 사이에 깊은 골을 만들고 다된 계약을 깬다.나라와 나라 사이의 싸움을 유발하기도 한다. 옛사람들이 참는 것으로써 덕을 삼는다(인지위덕)고 했던 까닭이 이런데 있었다.자장이 길을 떠나려면서 그 스승에게 수신의 요점을 물었을때 한 공자의 대답도 그것이었다.『백가지 행동의 근본은 참는 것이 으뜸이니라』.「칼날인량」자와 「마음심심」자로써 이루어진 「참을인인」자의 뜻은 깊다.참는다는건 마음속에 칼을 품는 어려움이 아니던가. 하지만 어떤 참음이건 모두 미덕이라 하기는 어려워진다.가령 김시양이 그의 「부계기문」에 소개해 놓은 당나라 누사덕(의 경우를 보자.그 아우 후덕이 『남이 자기낯에 침을 뱉으면 닦을 뿐이다』고 말하자 사덕은 그건 침뱉은 사람의 울화를 더 돋우는 일이라고 반론한다.저절로 마를 때까지 놔둬야 옳다는 「인내」의 철학이었다.그에 대한 김시양의 개탄을 나무랄 일이겠는가. 어떠한 인내이며 어떠한 분노의 폭발이냐가 문제다.참지 않아야 할일은 역시 터뜨려야 한다.다만 그 폭발이 단세포동물 같은 반사적·충동적인 것이어서는 안되겠다.옛 성현들이 경계했던 것이 이것이다.인내를 여과하여 나오는 「거룩한 폭발」은 태산보다 무겁게 울릴수 있다.참을줄 아는자의 분노를 올바로 받아들일수 있는 사회로 돼야겠다.
  • 칭찬에는 진실·성심이 담겨야(박갑천 칼럼)

    세상에 칭찬 싫다 할 사람 있겠는가.칭찬은 듣기에 좋다.친근한 정감이 전달되어 오기 때문이다.그것이 구체적이면서 진실성이 담긴 것일 때는 더욱 그렇다.묵은 감정을 씻어주면서 막혔던 말문을 열어주게도 한다. 그렇게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그 실제는 설탕과 같은 측면도 있다.입에 넣을 때는 단데 다먹고 나면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것 아니던가.그러니까 여성에게 예쁘다고 한 남성의 칭찬 뒤에는 복선이 깔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이솝 우화에서 여우가 남을 칭찬할 때 음모가 도사리는 것처럼.구밀복검이란 말이 그래서 나온다.우리 옛 시조의 탄식처럼 『높으나 높은 남에 날 권하여 올려놓고…』때는 입에 꿀을 묻힌 칭찬이다.그러고서 『흔들지는 말아야겠건만』흔든다.뱃속의 칼이다. 라 로슈푸코가 지적했던 대로 세상에는 스스로 칭찬받기 위해서 남을 칭찬하는 수도 있다.또 칭찬을 가장한 비난도 있을 수 있고 험구를 앞세우는 칭찬도 있을 수 있다.이런 칭찬의 정체를 올바로 구별할줄 알때 현군이 되고 못할 때 암군이 된다.하지만 설사 구별한다해도「설탕맛」쪽에 기우는게 얄팍한 사람마음이다. 자기 칭찬도 있다.특히 오늘날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려면 이게 필요하다고도 말하여진다.오스카 와일드 같은 경우가 그것이다.어느 신문사에서 그에게 당신이 권장할 만하다고 생각되는 문학작품 이름 1백권만 적어달라고 청탁했다.그에 대한 회신인즉­『유감스럽지만 나는 1백권의 책이름을 열거할 수 없습니다.나는 아직 아홉권밖에 책을 안냈으니까요』 이에 비한다면 자신과 자신의 주변에 대한 칭찬은 삼간다는 것이 동양쪽 생각이다.안정 신영희의 일화에서도 그를 느낄 수 있다.그의 친구들이 자네 집안의 문집을 간행할 만한가고 물었을 때 그는 『조부 문희공(신석조)의 문명이 세상에 으뜸 가기는 했으나 후세에 전할 만한 것이 없다』고 대답한다.이 사실을 「추강냉화」에 쓴 남효온은 이렇게 덧붙인다.『남들은 그를 불효라 했지만 나는 효라고 생각한다』.어숙권도 이에 언급하면서(「패관잡기」에서)점필재 김종직이 그가 지은「청구풍아」속에 그 아버지의 시 한편만 실어놓은 사실까지 적어놓고있다. 칭찬운동을 벌이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다(스포츠서울 11월 14일자).나무라고 벌주기만 했지 칭찬이 모자란 우리 사회 풍조 속에서 좋은 움직임이구나 싶어진다.이는 가정에서도 본받을 만한 일이다.물론 진심·성심의 칭찬이어야 하겠다.
  • 덕과 의와 선이 외롭지 않아야(박갑천칼럼)

    근자에 들어「인성」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교육부에서는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그런 정신 아래 국민학교에서는 인성을 중심한 숙제 바람이 불고 있다.기업들의 신입사원 선발에서도 인성이 중시된다 하여 응시자들은 거기 대비하는 준비를 따로 하고 있다고도 들린다. 인간들이 사는 사회에서 새삼스럽게 인성이라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면 그 동안에는「수성」이 살아왔기에 그러느냐는 말도 나온다.그러기야 했을까마는 얼마전의 국회에서도 지적되었듯이『인간사냥이 진행되는』인재지변의 연속 속에서 나오는 성찰의 소리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인간이기를 거부하는 듯한 흉측한 일들이 너무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현실에서의 인성회복 목소리이다.윤리·가치관을 바로세워 썩어가는 사회의 병리를 도려냄으로써 새로운 기풍을 진작해 나가자는 거다.물론 처음 나온 말은 아니다.그러나 이번 목소리는 저변이 넓고 성량도 매우 크다.우리 사회가 이대로 굴러가다가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라는 두려움도 담겨있다. 다산 정약용의 우화시「오징어」(오적어행)가 생각난다.오징어가 물가에서 놀다가 백로와 부딪치는 데서부터 시작되는 시이다.오징어는 백로한테 다같이 고기 잡아먹는 처지이면서 그렇게 고고한 체하지 말고 가마우지 찾아가 그 날개 빌려다가 적당히 검게 되어 편하게 살아보라고 권한다.이에 백로는 내어찌 이 자그만 배를 불리려고 모양까지 바꾸겠는가면서 거절한다.그러자 오징어는 화를 내어 새까만 먹물을 내뿜으며 소리친다.『어리석다 백로여,굶어죽어 마땅하리』 인성을 찾아 윤리·도덕이 빛을 내는 사회로 만들어 나가자는 말은 백번 옳다.그러나 여기서 생각해볼 대목이 있다.그렇게 된 결과로서의 정당한 사람,착한 사람,의로운 사람,성실한 사람들이 결코 외롭지 않을 수 있어야 하겠다는 점이다.질서를 지키면서 올바로 사는 사람이 뒷전에 밀린다는 잘못된 사회풍조가 강력한 정책의 뒷받침으로 함께 바로잡히지 않으면 안된다.백로의 삶이 오징어의 저주나 받게 된다면 마침내 오징어의 먹물에 안젖어들 수가 없다.의에 의해 행동할 때 이득을 얻을 수 있게(의이생리:춘추좌씨전)돼야겠다는 뜻이다. 또 있다.『…위로 조정에서부터 시행하여 서민에 이르도록 선을 마땅히 할 것과 악을 마땅히 버릴 것을 안 연후에야 지극한데 이를 것이오니…』(우암 송시렬의「기축봉사」에서).위에서부터 본을 보여야 하겠다는 점이다.일과성 아닌 계속성도 요청된다.
  • 인간문화재 만정 이소희(이세기의 인물탐구:62)

    ◎맑고 구성진 목소리 “당대의 명창”/13세때 이화중선 소리에 매료… 송만갑 문화 입문/19세때 「춘향전 전집」 내고 72년 미 카네기홀 공연/“팔순기념무대 열어 사그라진 목소리 펼쳐 보이고파” 「천지 삼겨 사람이 나고,사람 삼겨 글만글저,뜻정자 이별별자 어이허여 내셨던고.뜻 정자를 내셨거든 이별 별자를 없었거나…’ 이는 「춘향가」중 「옥중장탄」이다. 「천지삼겨」는 정정렬 바디로 박녹주이후 만정 김소희만이 꿋꿋한 옛맛을 이어받고 있다. 널리 알려진대로 만정은 국악의 대가이자 우리가 세계에 자랑해 마지않는 인간문화재다. 만정을 둘러싼 찬사는 책한권을 꾸며도 넘칠 것이다. 이대교수이며 국악작곡가인 황병기는 그의 소리를 「가을밤 기러기소리」에 비유했고 음악평론가 서우석은 「낭랑하고 확실하게 뻗어나가는 절세의 명창」,소설가 박경수는 「민족의 한이 담긴 애원성의 절창」으로 표현하고 있다. 과연 만정은 그 음색이 맑고 차가우면서도 그 안에 이른 봄의 매화향기를 머금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더구나 그의 비절한 계면조는 억지 눈물을 강요하는 청승푸념과는 달리 안으로 한을 참아낸 고고한 유열이 깃들여있다. 이는 곧잘 강주 사마의 청삼을 눈물로 적신 「비파행」의 한구절에 비유되어 「옥반에다 크고 작은 구슬을 떨어뜨리듯」 「홀연 은병이 깨지며 물줄기 쏟아져내리듯」 애절한 사연이 굽이굽이 엮어지고 우조 또한 「철갑두른 기마병이 돌격하여 창칼을 부딪치듯」 웅장청원과 기염만장을 토해낸다. 1936년 일본 빅터레코드가 출반(서울음반 복각)한 「춘향전 전집」을 들어보면 열아홉살의 앳된 목이지만 또박또박한 발음이 청순하고 수줍은 느낌을 살려 그의 가락위에서 듣는 이의 흥취가 잦아들고 휘몰아친다. ○동·서편제 나눔은 무리 애원성의 진양조로 인해 만정은 서편제의 일인자로 손꼽히고 있지만 넉넉하면서도 화평한 평조와 경드름 설렁제를 두루 구사하여 어느 한 창제에 그를 못밖는 것은 무리가 아닐수 없다. 명인의 자질은 무엇보다 타고 난 소리와 홍진을 뛰어넘는 격조라면 이를 고루 갖춘 이가 아마도 만정일 것이다. 만정은 무대에서 관중을 압도하는 자태와 인물과 예인으로서의 조건에서 한치의 허점도 찾아볼 수 없다. 「노래를 하다보니 노래가 모두 시라 가사와 창을 올바로 알고 노래부르기 위해」 그는 등불을 돋워놓고 고전을 탐독하고 묵필을 가다듬어 묵정 그윽한 속에 노래의 진수를 아로새겨왔다. 여기에 가야금 거문고와 양금 살풀이춤이 뛰어나 그에게 가야금 가락을 닦아주던 김윤덕은 「만정은 창의 최고이지만 만약 가야금을 했다면 누구도 미치지 못할 명인이 되었을것」을 아쉬워했고 원로국악인 성경린은 「김소희의 춤은 소리보다 뛰어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의 판소리 더늠은 방정하고 단아하다.그리고 단순한 득음이 아닌 심득의 창성으로 관중을 사로잡아 지금까지 그가 공연한 판소리 무대는 흥청거리지 않은 것이 없었다. 공연이 있는 날은 자주 댕기들인 쪽진 머리에 옥비녀,옥색치마로 화사하게 단장하고 쥘부채 하나만으로 만마를 다스리고 천하를 호령한다. 수많은 공연중에서도 지난 84년 동아일보가 주최한 명인명창초대 공연은 그의 판소리의 위력이 얼마나대단한가를 한눈에 증명한 감동의 무대였다. 그날의 청중은 대학생에서 직장인,멀리 지방에서 올라온 촌로에 이르기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을 구름같이 메웠고 객석은 시종 박수와 추임새로 「국창」에 대한 예우를 지켰다. 만정 역시 칠순을 눈앞에 둔 나이와는 상관없이 정확한 발음에 적절한 극적표현 그리고 구성진 수리성과 질감이 풍부한 방울목으로 목을 굴려 공연이 진행되는 2시간을 정교하게 수놓아갔다. ○전 일본 순회공연 가져 특히 「춘향가」중 「오리정 이별」대목은 자진모리 장단을 엇박으로 바꾸면서 원박으로 되돌아가 중모리로 마무리짓는 상성의 극치를 보였다. 이 대목에 이르면 아무리 「소리는 타고나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의 소리목에 깃든 공력앞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런 공연은 그의 전성기인 60∼70년대에 미 카네기홀과 링컨센터에서의 기립박수를 꼽을수 있다. 또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초청한 전일본 순회 공연도 한국 국창의 긍지를 마음껏 과시한 역사적 무대의 하나다. 만정은 평소 겸허하고 따사로우나저속하고 부당한 천격을 용납하지 않는다.후학들이 실수로라도 경박한 언행을 저지르면 그 자리에서 엄히 나무라고 자세를 바로잡아준다.그러나 사소한 일에 연연하거나 사적인 인맥으로 사람을 평가하기보다 상대방이 지닌 기량과 미점을 적소에 둘줄 안다. 예를들어 국악계는 계보에 엄격한 편이지만 그는 자신이 키운 성창순을 정권진에게 보내 강산제를 이어받게 했고 신영희를 박초월에게 소개하는등 그 스승의 좋은 대목을 제대로 배울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2년전 동숭아트홀에서 외동딸인 박윤초가 판소리 독창을 열었을때는 딸에게 『너 비위도 좋다.그 소리를 가지고 어떻게 노래하느냐』고 나무라면서도 막상 공연날은 무대에 나와 『아직 미거하나 후진을 키운다는 뜻에서 격려해달라』고 부탁하기를 잊지 않았다.후계자 자리를 딸에게 물려주게 되느냐는 문제도 『제가 잘하면 물려줄 것이요 잘못하면 어쩔수 없다』고 냉정한 면을 지킨다. 만정은 이제 국악계의 어른으로서 국악이 발전되어지는 과정을 그 한가운데서 지켜보는 위치다.지난해 신병으로 협회이사장 자리를 물러나면서 『원래 이사장 자리라는 것은 국악실력보다는 단체를 잘 이끌고 운영할수 있는 실무자가 바람직하다』는 이유로 이성림을 추천했고 이사장 선출로 야기될 마찰을 미연에 방지하는 결단을 보였다. 만정의 어린시절은 모든 「끼」있는 예인의 삶이 그러하듯 모진 가난과 슬픔의 기록이 점철된다. 판소리의 태두인 동리 신재효를 배출한 고창 흥덕에서 출생,부모의 불화로 부친은 타관으로 떠돌고 모친마저 친정으로 가버리자 친척집에 얹혀서 고아처럼 자라났다. ○「천에 하나」 어려운 천재 광주여고보에 들어간 13살 되던해 당대 명창이던 이화중선의 공연을 보고 장래 「소리하는 사람」이 될것을 결심했고 동편제 소리의 대가인 송만갑문하에 입문한지 1년만에 남원명창대회에서 1등,송만갑은 미려청아한 소리를 지닌 어린 소녀를 향해 「천에 하나 나오기 어려운 천재」임을 인정하여 수업료도 받지않고 그의 모든 것을 전수시켰다. 이어서 정정렬에게 「춘향가」를 비롯,화순의 박동실에게 「수궁가」「적벽가」,김계문에게 향제가곡을 사사하고 이승환에게 거문고,강태홍 김윤덕에게 가야금등 금과옥조와도 같은 스승들을 거치면서 국악의 가시밭 길을 무난하게 헤쳐나갔다. 21살에 결혼하여 10년만에 부군을 잃고 3남매를 혼자서 키우면서 속창 속악의 천시속에서 서너명을 앉혀놓고 공연을 한적도 있고 조선창극단 시절에는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내용때문에 왜경에게 붙잡혀 유치장 신세를 진적도 있다. ○소희이름 이모가 지어 조선성악연구회에 드나들던 소녀시절 본명 김순옥을 버리고 이모인 김남수씨가 지어준 「소희」란 이름을 가졌다.아호 「만정」은 「날이 갈수록 잔잔히 이름을 날리라」는 뜻으로 사주를 보는 이가 지어준 것이다. 만정은 지난 25년간 살았던 종로구 화동 골목안의 한옥을 떠나 84년 삼청동 쪽에 위치한 소격동으로 이사하면서 비로소 연탄불갈기에서 벗어났다. 지금도 결혼하지 않은 아들(준석·46·상업)과 둘이 살면서 손님이 오면 손수 문을 따주고 제자를 가르치고 밥짓고 빨래한다. 그만큼 그의 생활은 궁핍이 펼날이 없이 조금이라도 여유가생기면 가난한 제자들을 데려다 가르쳤다.지금은 국악계의 중진이 된 김소연 안향련이 그들이고 영화 「서편제」로 스타가 된 오정해는 8년간 이집에 머물면서 그가 세운 서울국악예고를 나왔다. 찬연한 오늘은 참담한 어제가 있었기에 얻어진 결과일 것이다. 지난 1,2년 병치레로 쇠잔해졌을 망정 그에게선 여전히 「닦은 자의 비어있는듯 차있는(수자 여하이유실)」예술불멸만이 돋보인다. 그리고 모진 시간속에서도 국창의 기개를 잃지않아 『만약 그때까지 살수 있다면 팔순 기념무대에 서서 사그라지면 사그라진대로 나의 목을 숨김없이 펼쳐보이고 싶다』고도 말한다. 한 시대를 주름잡던 화려한 흔적을 감추고 이제 역사의 뒤안길에 서려는 예인의 모습에는 자신을 끝없이 탁마하며 살아온 정제된 아름다움만이 하나의 구둣점처럼 선명하게 찍혀있다. □연보 ▲1917년 전북 고창 출생,본명 김순옥 ▲1930년 흥덕공립보통학교 졸업 ▲1932년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 2년 수료 ▲1929∼34년 송만갑에게 「심청가」「흥보가」사사 ▲1936년 일본 빅터 오케이레코드 전속,「춘향전전집」취입 ▲1948년 여성국악동우회 설립 ▲1954년 민속예술학원(서울국악예고 전신)설립 ▲1959년 국악30년 김소희 판소리첫번째 독창회(서울 원각사) ▲1962년 한국국악협회 이사장,파리국제민속예술제 참가이후 해마다 세계 각국순회 공연,신호열씨에게 서예사사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 지정(제5호 판소리 기능보유자),뉴욕 아시아학회 초청 미국공연 ▲1967년부터 국전서예부 연3회입선 ▲1969년 일본 요미우리신문주최 요미우리홀 공연,전일본지역 순회 ▲1972년 미국카네기홀서 김소희 판소리독창회,뮌헨올림픽 참가공연 ▲1973년 국민훈장 동백장 수상,「심청가전집」(5장)출반 ▲1977년 불우이웃을 위한 회갑공연(서울시민회관)「춘향전」완창 출반 ▲1979년 김소희 국악50년 기념공연(세종문회회관),고향 흥덕에「만정 김소희여사 국창기념비」건립 ▲1982년 제1회 한국국악대상 수상,첫민요 발표회(공간사랑),민요전집 출반(성음사),이대 한양대 출강 ▲1984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동아일보주최 「명창 김소희 판소리의 밤 대공연」(세종문화회관 대강당) ▲1988년 서울 올림픽폐막식 공연,「김소희 구음과 민요」출반(성음사) ▲1993년 국악협회 이사장,94「국악의 해」지정기념 국악제 총지휘 ▲1994년 제1회 방일영국악상 및 11월28일 수상기념공연
  • 민주,장외투쟁 결정/「12·12」처리 무효화 주장/정국 경색 가속

    ◎여선 즉각 국회정상화 촉구 「12·12 사건」 관련자에 대한 처리문제를 둘러싸고 정기국회가 공전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7일 검찰의 기소유예 결정을 무효화하기 위해 장외투쟁을 병행하기로 결정,정국의 경색국면이 가중되고 있다. 여야의 이같은 대립으로 이날부터로 예정됐던 국회 상임위활동과 8일부터의 예결위활동도 연기되는등 국회의 공전사태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여야는 이날 비공식 원내총무접촉을 갖고 절충을 모색했으나 서로 물러설 수 없다는 의사만을 확인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당분간 국회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12·12」 관련자들이 기소되도록 하기 위해 전국지구당별로 동시다발적인 규탄집회를 갖는등 장외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12·12」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해야 하는 당위성을 알리는 특별호외당보를 제작해 가두배포하는 한편 종교·재야지도자및 관련당사자들과 공동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민주당은 김영삼대통령이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참석등을 위해 오는 10일 출국하기 전까지 결단을 내리도록 촉구하면서 이날 하오 신순범 최고위원등을 청와대로 보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이기택대표 명의의 서한을 전달했다. 이대표는 이와 관련,『역사를 올바로 정립하기 위해서도 사건관련자들에 대한 기소유예를 무효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국회의 공전사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더라도 당력을 모아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민자당은 이날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이 12·12 관련자 문제를 내세워 국회를 공전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고 즉각적인 국회정상화를 촉구했다. 민자당의 박범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6·25로 수백만명을 희생시킨 북한 공산주의자들에게는 탈냉전 논리를 내세워 화해를 주장하면서 국내적으로 과거문제에 대해서만 처벌을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지적하고 『국회는 어떤 명분으로도 중단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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