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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국가 재정, 위기 극복 마중물 되려면

    [열린세상] 국가 재정, 위기 극복 마중물 되려면

    2025년 새해가 밝았지만 우리 사회는 정치적 혼란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침통하고 어두운 분위기에 쌓여 있다. 이런 분위기는 ‘을씨년스럽다’라는 표현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1905년 을사늑약에서 유래했는데, 올해가 다시 을사년에 해당해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한국 경제는 급격한 저출생·고령화, 성장세 둔화 등의 구조적 문제뿐만 아니라 최근의 정치적 혼란으로 큰 압박을 받고 있다. 여기에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과 같은 대외적 변수는 한국 경제가 직면한 불확실성을 더 키우고 있다. 이처럼 짙게 드리워진 위기 상황에서 국가 재정은 한국 경제가 난관을 돌파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재정을 무작정 확대하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재정은 국민의 피땀과 희생을 담은 소중한 세금, 즉 혈세로 조성된 자금이자 주인이 없는 유한한 공공 자원이다. 현세대의 이익만을 위해 무분별하게 사용한다면,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훼손돼 사회 전체에 심각한 부담을 초래하는 ‘공유지의 비극’을 낳을 것이다. 특히 국회예산정책처의 2022년 장기 재정 전망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인구구조의 변화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022년 49.2%에서 2070년 192.6%로 급증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우리 경제가 지속가능성을 상실하고, 미래세대가 심각한 부담을 떠안게 될 것임을 보여 준다. 따라서 정부는 재정운용에서 고도의 책임성을 발휘해 효율적 운용으로 미래세대의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한국 경제는 올해 1.8%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더 낮아질 위험도 상당하다. 더딘 경기회복세에 정치적 혼란까지 겹치면서 민간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취약계층의 삶은 더욱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는 민생회복과 경기부양 사업예산 85조원 중 1분기 내 40%, 상반기 내 70%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가 극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는 민생과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필요할지 모른다. 향후 추경이 불가피하다면 정부는 다음 두 가지 기준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정치적 혼란으로 더 큰 피해를 보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원 대상을 설정하되, 재정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지원 방식을 신중하게 설계해야 한다. 둘째, 단기 소비성 지출보다는 국민 안전과 성장동력 확보에 꼭 필요한 인프라 구축 등 정부투자에 중점을 둬야 한다. 예를 들어 노후화된 하수구와 같은 도시 인프라 개선이나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발전에 필요한 송배전망 확충이 바람직한 정부 투자의 사례다. 경제학 문헌에 따르면 재정승수는 정부지출 1단위가 경제 전체의 총수요를 얼마나 증가시키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취약계층에 초점을 둔 선별 지원이 보편 지원보다, 정부투자가 정부소비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고 한다. 취약계층은 추가 소득을 소비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고, 정부투자는 경제의 생산능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최소한 이런 기준을 지켜야만 미래세대에 추경 편성으로 늘어날 국가채무에 대해 최소한의 변명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일부 야당에서 전 국민에게 25만원의 내란 회복 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주장한다. 이는 로마제국 말기의 ‘빵과 서커스’ 정책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로마는 시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무료 빵과 오락을 제공했으나, 근본적인 정치·경제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오히려 제국의 쇠퇴를 가속화했다.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단기적 인기 영합 정책이 아니라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포용하는 정치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국가 재정을 올바르게 사용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실현하기를 바라며, 국가 재정이 위기 극복의 마중물 역할을 해 2025년이 어두운 출발에서 벗어나 희망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 [공직자의 창] 겨울철 재난 예방, 나의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공직자의 창] 겨울철 재난 예방, 나의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세계 곳곳에서 폭설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례적인 폭설로 일부 지역은 적설량이 2m에 육박해 4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미국 동부에서는 10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려 최소 5명이 사망하고 항공기 수천 편이 결항했다. 영국, 독일, 체코 등 유럽 각국도 폭설로 공항이 일시 폐쇄되거나 항공편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러한 겨울철 이상기상 현상으로 인한 피해는 다른 나라에서만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지난해 수도권에선 11월 기준 117년 만에 역대 최대 적설량을 기록하며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4년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체육관 붕괴 사고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폭설로 10명이 사망한 비극은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상흔으로 남아 있다. 지난해 11월 대설 역시 도심 지역뿐만 아니라 농촌의 비닐하우스 붕괴, 상업시설 운영 차질 등 광범위한 피해를 일으켰다. 11월 폭설과 같은 이상기후 사례는 단순히 일시적인 자연현상이 아니라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하고 심화할 것이다. 이는 기후변화와 함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정부는 인명 피해 방지에 중점을 두고 대응에 나섰다. 국지적 폭설에 대비해 시도, 시군구 간 제설자원 지원체계를 정비하고 이례적인 폭설로 인한 시설물 붕괴로부터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주민 사전대피와 위험지역 통제와 같은 선제적 조치도 더욱 강화했다. 비닐하우스 같은 적설 취약 시설의 설계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고립이 우려되는 산간마을은 고립 우려 지역으로 지정해 구호 물품 및 제설 자원을 미리 배치하는 등 조치를 했다. 교통안전을 위해 결빙 취약 구간에 대해서는 도로결빙에 취약한 시간인 새벽 시간대 제설제 살포 간격을 단축해 운영하고 있다. 겨울철 도로 위 얇은 얼음층인 ‘블랙아이스’ 또한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지난 14일 경기 고양시 등 전국 곳곳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한 연쇄추돌 사고가 있었다. 블랙아이스는 일반적인 눈이나 얼음보다 더 미끄러워 차량의 제동 거리가 최대 5배 이상 늘어난다고 한다. 이는 급정거를 어렵게 하고 작은 충돌이 연쇄 추돌로 이어지기 쉽게 만든다. 정부는 겨울철 도로결빙 취약 구간을 지정하고 이를 내비게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도로 전광판을 통해 감속운행과 도로 살얼음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블랙아이스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감속 운전, 차간 적정거리 유지 등에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 재난은 공공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 재난 예방은 개개인의 적은 노력과 주의가 필요하다. 주변 취약 구조물을 눈여겨보고 재난 문자나 방송, 기상 현황에 귀를 기울이고, 내 집 앞 도로와 보도의 눈을 자발적으로 치우고, 안전 운전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특히 취약계층의 안전을 함께 관심 갖고 점검하며 지역사회 전체의 재난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국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얀 눈의 낭만적인 풍경 뒤 감춰진 이상기후가 만들어 내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 겨울철 재난은 남의 일이 아니다. 정부와 지역사회 그리고 개인이 각각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우리는 겨울철 재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눈처럼 쌓이는 우리의 관심과 협력이 재난을 극복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금 우리의 실천이 필요하다.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 해외 로스쿨 교수 68%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은 ‘회사’”

    해외 주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상법 전공 교수 10명 중 7명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라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려는 최근의 상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한국경영인학회에 의뢰해 영국 캠브리지대, 미국 코넬대, 일본 히토츠바시대 등 해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5명을 대상으로 이사 충실의무 대상과 범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회사’라고 답한 비율이 68%(복수 응답 허용)로 가장 많았다. 이어 ‘회사와 주주’(32%), ‘주주’(8%), ‘회사·주주·이해관계자’(4%) 순으로 나타났다. 이사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게 소수 주주 보호에 효과적이냐는 질문엔 절반(48%)가량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효과적일 것으로 보는 응답자는 28% 수준이었다. 한국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범위를 주주로 확장하는 상법 개정안이 시행됐을 때 예상되는 결과에 대해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52%)이라는 답변이 반수 이상이었다. 이어 ‘한국 기업의 가치를 올리는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36%), ‘이사가 소수 주주의 이익을 공정하게 고려하게 될 것’(28%), ’한국 기업의 가치를 올리는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8%)이라는 응답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이사 충실의무 확대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배치된다”면서 “소송 증가, 투자 위축 등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 “트럼프 옆으로”… 월가·빅테크 거물들, 워싱턴DC로 몰려간다

    “트럼프 옆으로”… 월가·빅테크 거물들, 워싱턴DC로 몰려간다

    정부관리들과의 접촉 위해 이주 러시러트닉, 지역 최고가 주택 낙찰받아머스크, 백악관 북쪽 호텔 구입 전망현지 중개인들 “트로피 하우스 부족”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를 맞아 월가 억만장자들과 빅테크 최고경영자(CEO) 등 신흥 재벌들이 워싱턴DC로 속속 이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후원하며 그에게 줄을 섰던 빅테크 거물들, 금융인들이 새로운 형태의 권력 유착을 형성하면서 워싱턴DC가 이들의 새 근거지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난주 고별 연설에서 부·권력·영향력을 지닌 이들의 ‘과두제’(소수의 권력 독점)가 형성되고 있다고 경고했지만 워싱턴에선 이미 과두정치인들이 저택을 사들이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권력과 돈이 얽힌 도시에 엄청난 부가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워싱턴DC의 고급 부동산 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자산 15억 달러(약 2조 1756억원)를 가진 투자은행 켄트 피츠제럴드 CEO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폭스홀 로드에 있는 프랑스 샤토 스타일 저택을 이 지역 최고가인 2500만 달러(363억원)에 낙찰받았다. 이 집은 폭스뉴스 간판 앵커 브렛 베이어가 소유하고 있다. 자산이 7억 달러(1조 156억원) 이상인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 역시 워싱턴DC 조지타운의 N스트리트에 있는 700만 달러(102억원)짜리 저택을 살펴본 바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법률고문이던 고(故) 보이든 그레이의 주택은 지난달 1050만 달러(152억원)에 팔렸다.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으로 부상한 ‘정부효율부(DOGE) 수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백악관 행정동인 아이젠하워 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 그의 워싱턴 거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역 언론들은 그가 백악관 북쪽 동네인 애덤스 모건에 있는 ‘라인 호텔’을 사서 개인 클럽으로 바꾸려 한다고 전했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실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워싱턴 근교의 ‘트로피 하우스’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TTR 소더비 설립자 조너선 테일러는 “테이블(고위직)에 앉을 자리를 찾는 매우 부유한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을 포함해 내각, 행정부 고위직 후보자 중 최소 12명의 억만장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1위는 포브스 기준 순자산 4290억 달러(622조원)인 머스크다. 기존 엘리트 관료 조직에 강한 거부감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빅테크, 금융 엘리트들을 앞세우며 새 권력을 창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근본을 흔드는 과두정치가 트럼프 2기에 판을 칠 것이라는 우려는 이미 예고됐었다. 대표적 진보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지난해 대선 직후 “미국이 올리가르히(신흥 재벌)가 지배하는 나라로 전락하고 있다”며 머스크를 겨냥한 바 있다. 사모펀드 칼라일그룹 공동 창립자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큰 기부자들은 연방정부로부터 그들이 믿는 정책을 얻고 싶어 한다”며 “더 많은 석유 시추, 더 유리한 암호화폐 정책, 덜한 은행 감독이 그것이다. 그들은 또 미국 기업의 해외투자를 위해 정부 관리들과의 쉬운 접촉을 원한다”고 지적했다.
  • 노인연령 70세로 높이면… 기초연금 ‘연 6.8조’ 절감 [뉴스 분석]

    노인연령 70세로 높이면… 기초연금 ‘연 6.8조’ 절감 [뉴스 분석]

    최근 우리나라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웃도는 ‘초고령사회’로 들어서면서 노인연령 상향 논의에 불이 붙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초연금 수급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높이면 연간 약 6조 8000억원의 재정을 아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노인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현실을 감안하면 퇴직 이후 소득 공백을 메울 대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20일 국가예산정책처(예정처)의 ‘노인연령 상향 시 재정 절감분 추계’에 따르면 기초연금 지원 대상자 연령을 70세 이상으로 높이면 2023~2024년 기준 2년간 총 13조 1119억원의 재정을 절감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초연금 사업 총지급액(21조 9989억원)에서 65~70세에 지급한 6조 3093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해는 6조 8027억원 줄어들었을 것으로 봤다.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도 대상 연령을 70세 이상으로 올리면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5847억원, 8673억원의 지출을 줄일 수 있었다고 봤다.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재정 부담 확대는 노인연령 기준 상향 논의가 급물살을 탄 주된 배경이다. 한국의 많은 노인복지 사업은 1981년에 제정된 노인복지법을 준용해 ‘65세 이상’을 기준으로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2년 898만명에서 50년 뒤인 2072년 1727만명으로 불어나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인 47.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금 등 복지 지출이 확대되면서 정부 의무지출도 치솟는다. 정부 의무지출은 2024년 347조 4000억원에서 2028년 433조 1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2.9%에서 57.3%로 늘어난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OECD 평균(14.2%)의 세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65세는 주관적으로 젊다고 느끼는 등 사회적으로도 노인나이 상향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된 상황”이라면서 “다만 노인빈곤율이 높은 만큼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연금 수급 시점을 단계적으로 높이고 소득 크레바스(정년 이후 소득 공백)를 메울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짚었다.
  • 계엄 쇼크에… 올해 성장률 0.2%P 낮췄다

    계엄 쇼크에… 올해 성장률 0.2%P 낮췄다

    한은, 성장률 이례적 1월 공개… 정치 불안에 ‘조기 추경’ 압박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직전에 발표한 1.9%에서 1.6~1.7%까지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성장률도 기존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매년 2, 5, 8, 11월 경제전망 수치를 발표하고 있으며 1월에 지난해 4분기 성장률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은은 20일 블로그에 ‘1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결정시 한국은행의 경기 평가’ 자료를 올리고 “지난해 12월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이 소비 등 내수를 중심으로 약 0.2% 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며 수정치를 공개했다.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 11월 발표된 전망치 1.9%에서 1.6~1.7%로 하향 조정될 것이란 내용인데, 이는 정치 불확실성이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되다가 2분기부터 점차 해소되면서 경제 심리가 하반기 중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특히 1월 이례적인 수정 전망 발표와 관련, “작년 11월 전망 이후 예기치 못한 정치적 리스크 확대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진단해 그 결과를 2월 공식 전망치가 나오기 전 대외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국내외 경제 주체들의 의사결정과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정부가 조속히 추경에 나서야 한다는 한은의 판단이 가미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6일 금통위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한은 입장에서는 지금 추경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규모는 15조~20조원가량으로 성장률이 떨어진 것을 보완하는 정도가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은이 제시하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계속 하향 조정됐다. 한은은 지난 2023년 11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맨 처음 제시했다. 지난해 5월 2.1%로 낮춘 데 이어 지난해 11월 1.9%로 한 번 더 내렸다. 지난달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이번에 1.6~1.7%까지 낮게 조정한 것이다. 한은 전망치는 앞서 제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2.1%),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치(2.0%), 정부 전망치(1.8%)보다 낮은 수준이다. 오는 24일 발표되는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이월효과로 작용해 올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한은 조사국은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 충격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경제 심리가 크게 악화하고 내수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4분기 국내 성장률이 당초 예상된 0.5%보다 많이 낮은 0.2% 혹은 그보다 소폭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지난 11월에 발표된 전망치 2.2%를 밑도는 2.0~2.1%로 수정 제시했다.  한은은 다음달 25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성장률 전망치를 새로 발표한다. 한은은 다음달 발표될 전망치가 이달 금통위에서 예상한 것보다 높아질지 여부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 시기,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전개 등에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정치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되지 않도록 하는 것, 정치와는 별개로 경제정책이 일관성 있게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하는 것이 대외적으로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고 국내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사설] 이참에 불법행위 생중계로 돈 버는 유튜버 차단해야

    [사설] 이참에 불법행위 생중계로 돈 버는 유튜버 차단해야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배후에는 불법행위를 선동하고 조장하며 뒤로는 수익을 챙기는 유튜버들이 있었다. 이들은 돈벌이에 혈안이 돼 법원을 습격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를 실시간 중계했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이후 극우 성향 주요 유튜버들의 수익은 전월 대비 평균 2.1배 증가했다. 162만 구독자를 보유한 극우·보수 유튜버의 경우 지난해 12월 슈퍼챗으로만 1억 25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전월 5908만원 대비 2배 이상 슈퍼챗을 늘린 이 채널을 따라서 과격 시위를 부추기고 선동하는 유튜브가 늘어나는 것은 필연적 결과다. 정치권 인사들의 무책임한 발언도 폭력 시위 확산에 영향을 끼쳤다. 법원 담장을 함부로 넘은 이들에게 “곧 훈방될 것”이라고 두둔하고 폭력 시위대를 십자군에 빗대기도 했다. 이런 발언들은 사태를 더 악화시킨다. 급기야 어제는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민주노총 시위대였다면 진작 훈방으로 풀어 줬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모두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천만한 발언들이다. 불법 폭력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법원을 습격하고 기물을 파손하며 판사를 찾아 위협하는 행위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폭거다. 이를 실시간 중계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행위는 범죄 방조나 다름없다. 더구나 유튜버 중 상당수는 슈퍼챗 수입 외에도 개인 계좌를 통해 별도 후원금을 받고, 일부는 제3자의 계좌를 동원해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불법행위 생중계를 통한 수익 창출 행위를 근절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유튜버들에 대한 투명한 세금 신고와 과세가 이뤄져야 하며 불법행위를 조장하고 선동하는 행위에는 법적 책임도 엄중히 물어야 한다. 표현의 자유는 타인의 권리나 공공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장되는 것이다.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행위까지 보호할 이유는 없다.
  • 무늬만 자치, 권한·재정은 중앙집권… 분권형 개헌 목소리 커진다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무늬만 자치, 권한·재정은 중앙집권… 분권형 개헌 목소리 커진다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지방자치는 ‘87년 체제’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올해 지방자치제 도입 30년을 맞았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중앙정부에 권한과 재정이 집중되는 현 정치 구조로는 수도권 쏠림과 지방소멸 현상을 막기 어려운 만큼 실질적인 지방자치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자치입법권·재정권 강화를 비롯해 지방분권형 개헌, 지역 대표형 상원제 도입, 시도지사 장관급 격상 등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대안도 속속 제시되고 있다. 이정현(전 새누리당 대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까지의 지방자치는 호박에 줄을 그어 수박 흉내를 낸 셈이다. 말로만 지방자치였고 실질적으로는 중앙경영 시스템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1987년 개헌 이후인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해 1995년에 민선 1기 지방자치단체장을 뽑았고 그 뒤로 개헌이 없었다”며 “지방자치 관련 내용이 헌법에 제대로 반영이 안 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현행 헌법에서 지방자치와 관련된 조항은 제117조와 제118조뿐이다. 특히 117조 1항은 ‘지자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지방자치의 정신을 제대로 살리기에는 미흡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자치제 30년… 지역 불균형은 심화자치 규정, 낡은 헌법에 매여 있어지역 대표형 상원제 등 제도 필요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를 이끌고 있는 정대철 회장은 법령의 범위 안에서만 자치 규정을 제정하도록 한 걸 문제점으로 짚었다. 정 회장은 “자치 규정 제정 범위를 ‘법령의 범위 내’에서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로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제헌국회 당시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원의 비율은 19.5%대80.5%였는데 이번 22대 국회는 비례대표 의원을 수도권으로 포함시키면 56%대44%로 역전된 상황”이라며 “국가균형발전 규정을 신설하고 지역 대표형 상원제 도입으로 지방분권·균형발전의 국회 내 대변자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우(헌법개정국민행동 공동대표)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선진국은 입법권을 지방으로 넘기고 있는데 우리는 조례 제정에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는 단서 규정이 걸려 있다”며 “네거티브(원칙 허용·예외 규제)식 법안을 허용하는 등 지방에서 입법할 수 있는 자율성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재정자립도 20년 전보다 후퇴 입법·재정, 여전히 중앙정부 감독지방세 20%대… 선진국은 50%대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지방자치의 자율성이나 독자성을 보장하지만 법률적인 차원에서 하도록 돼 있어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감독권을 행사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지방분권을 위해서는 재정분권이 필수라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된다. 우리나라 총조세 중 국세와 지방세 비중은 2023년 각각 75.4%대24.6%로 지방에 필요한 재원을 중앙에 의존해 충당하는 구조다. 지방세 비중은 스위스(54.9%), 캐나다(54.8%), 독일(53.7%), 미국(41.6%), 일본(37.5%) 등 주요 국가(2022년 기준)에 비해서도 낮은 편에 속한다. 안성호 대전대 석좌교수는 “2024년 전국 평균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48.6%로 2004년 57.2%에 비해 낮아졌다”며 “지방의 재정 재량권 측면에서는 역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앙정부가 지방세 과세권을 갖고 있다 보니 지방재정의 중앙 종속을 초래한다”며 “지방정부가 지방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과세 권위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방의 세율이나 세목에 대한 결정권은 의회보다는 주민들이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도 자주재정권을 비롯해 자치입법권, 자치조직권 등을 보장하는 분권형 개헌을 제안했다. 유정복 신임 시도지사협의회장은 지난 13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안’ 추진을 올해의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시도지사들은 현재 차관급인 시도지사의 지위를 장관급으로 올리고 국무회의에도 배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 움직임시도지사協 “차관급→ 장관급”지방시대委, 프랑스 사례 연구박관규 시도지사협의회 정책연구센터장은 “협의회는 현행 헌법이 지방자치의 근간을 담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며 “헌법 정신에 지방자치분권 국가 관련 내용을 넣고, 조세 등 재정에 관련된 권한도 분명하게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은 “우리도 지방분권을 위한 헌법 개정에 찬성한다”며 “개헌 논의가 이뤄질 때 지방시대위원회도 개헌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프랑스의 지방분권 헌법도 위원회 차원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2003년 헌법을 개정하면서 ▲국가조직의 지방분권적 성격과 보충성의 원리 인정 ▲지방자치입법권 강화 ▲재정자주권 보장 등의 내용을 담았다.
  • 여야정협의체 띄우고 헛바퀴… ‘타협하면 진다’ 인식부터 지워라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여야정협의체 띄우고 헛바퀴… ‘타협하면 진다’ 인식부터 지워라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역대 모든 정부는 ‘협치’를 약속했고 정국이 꼬일 때면 ‘여야정 협의체’ 구성이 단골 화두로 등장했다. 민생을 위해 여야정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하지만 대통령과 국회, 여야 사이 팽팽한 긴장은 지금도 반복되고 있고 여야정이 실제 한자리에 모이기는 말처럼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지난 9일 여야정은 ‘국정협의회’ 첫 실무협의를 열고 의제 등을 논의했다. 12·3 비상계엄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협의체를 제안했지만 공전을 거듭하다 한 달여 만에 겨우 실무협의를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의제는커녕 다음 협의 일정도 정하지 못했다. #갈수록 대화 사라지고 요구만지도부·당론에 휩쓸리는 경향공통공약 정작 협상 땐 딴소리이런 양상은 국정상설협의체를 공약했던 문재인 정부를 비롯해 과거 정부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정이 야당의 협의체 참여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여야가 서로 다른 요구조건을 내걸고 힘겨루기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마주하는 영수회담도 역대 정부마다 추진은 됐지만 대부분 일회성에 그쳤고 그나마도 빈손으로 끝났다. 협치를 강조해 온 여야 중진 의원들은 우리의 정치 제도와 의회 구조상 여야정 협의체를 운영하기에는 현실의 벽이 너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정례화·법제화 전에 머리를 맞대는 것조차 지금은 어려운 구조라는 얘기다. 이명박 정부 초대 특임장관과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정무특보 등을 지낸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는 정책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조금만 입장을 좁히면 협의가 가능한 사안들도 있어 서로 귀 기울이고 경청하면 훨씬 좋은 방향으로 같이 갈 수 있다”면서도 “우리 정치 풍토상 ‘타협하면 지는 것’이라는 인식이 너무 강해 모든 당사자들이 양보하지 않으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여야 협상은) 100 중에 51 이상을 여러 번 가져가는 식으로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100이 아니면 0처럼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대선 과정에서 각 당이 공통으로 제시한 공약조차 막상 협의 테이블에 올리면 각론에서 차이가 너무 크다”며 “세부사항을 두고 입장이 너무 갈려 일치를 보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두 의원은 점차 여야가 대화하는 것조차 어려워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여야 모두 당의 노선과 지도부의 결단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각자 말하는 해결책은 달랐다. 주 부의장은 “여야를 떠나 다수당이 좀더 양보하고 상대를 존중해 줘야 하는데 선거에서 다수를 차지했다는 것만으로 일방적으로 국회를 움직이려고 하니 접점을 찾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 의원은 “여야정 협의체는 야당에 정책 결정의 참여 기회를 주는 명분을 주면서도 결국 정부·여당에 유리한 테이블인데 이번 정부에선 너무 소극적이었다”며 “협치는 칼자루와 열쇠를 쥔 쪽에서 손을 내밀고 양보해야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양보와 존중이 협치의 첫걸음내각제 英·日, 야당이 주요 파트너실무급 당정협의부터 체계 갖춰야즉흥적으로 제안되는 여야정 협의체도 문제로 지적된다. 박 의원은 “여야가 서로 협치하자고 반복적으로 얘기는 하지만 중요한 정치 쟁점이나 현안이 생기면 뒤로 밀리는 등 협치 자체가 정치권의 액세서리 같은 존재이기도 하고, 여야정이 모이지만 결국 야당을 들러리나 구색 맞추기용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어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와 비슷하게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구조의 의회가 운영되는 미국은 상·하원 위원회를 중심으로 의정활동이 이뤄지고 의원 개개인의 독립성도 보장되는 편이다. 반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정당의 입장을 정하는 의원총회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 개별 의원들의 활동폭이 상대적으로 넓어 협치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과 영국 등은 내각이 발의한 법안을 여당이 사전에 심사하고 당 주요 기구 논의를 잇따라 거쳐 동의를 얻은 법안만 국회에 제출한다. 게다가 의회가 언제든 내각에 대한 신임을 철회할 수 있어 내각은 야당을 중요한 파트너로 대해야 한다. 영국에서는 야당이 차기 집권을 대비해 구성한 그림자 내각(섀도 캐비닛)이 정부로부터 정보를 공유받기도 하고 협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당정협의부터 보다 체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2018년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는 “한국은 고위 레벨의 당정협의가 중심이 돼 부처별 당정협의가 유기적으로 열리지 못하고, 의제 설정이나 의사결정 절차에 대한 제도화가 안 돼 있다”며 “실무급의 당정협의 조직을 강화하고 각급 협의체 간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어차피 우승은 또 김가영?…설날에 돌아오는 프로당구 즐겨보세요

    어차피 우승은 또 김가영?…설날에 돌아오는 프로당구 즐겨보세요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에 프로당구 PBA투어가 돌아온다. 프로당구협회(PBA)는 오는 22일부터 30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2024~25시즌 8번째 투어인 PBA-LPBA 챔피언십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설날인 29일 오후 9시 30분 LPBA 결승전이, 설날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오후 9시에는 PBA 결승전이 펼쳐진다. 이번 투어는 2024-25시즌 마지막 정규 투어다. 1부 투어에서 생존 여부가 갈린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포인트랭킹 61위 이하는 1부투어 선수 선발전인 큐스쿨(Q-School)로 강등된다. 월드 챔피언십 진출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PBA 상금랭킹 기준 상위 32명은 오는 3월에 열리는 시즌 최종전인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5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LPBA에선 김가영의 독주를 누가 막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김가영은 3차투어부터 7차투어까지 5연속 우승하며 13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등 현재 맞설 선수가 없는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김가영에 맞서 스롱 피아비(캄보디아)이 시즌 첫 우승에 도전하며, 임정숙도 우승을 정조준한다. 세계여자3쿠션선수권 4강 출신 응우옌호앙옌니(베트남)도 와일드카드로 대회에 참가한다. PBA-LPBA 챔피언십 현장 관람 티켓 구매는 온라인 예매 및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PBA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홍천강 꽁꽁축제 흥행 예감…첫 주말 6만명 ‘북적’

    홍천강 꽁꽁축제 흥행 예감…첫 주말 6만명 ‘북적’

    강원 홍천강 꽁꽁축제가 개막 첫 주말 관광객을 대거 불러 모으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꽁꽁축제는 홍천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하고, 홍천군 등이 후원한다. 꽁꽁축제가 개막한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방문객은 6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관광객들은 축제의 백미인 얼음낚시터에서 송어를 건져 올리며 겨울축제의 재미를 만끽했다. 맨손잡기체험장과 실내낚시터도 송어잡이를 하며 겨울 추억을 만드는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축제장에서 잡는 모든 송어는 6년근 인삼을 배합한 사료를 먹고 자라 영양이 뛰어나고 맛도 담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천문화재단은 관광객 안전을 위해 얼음 위에서 넘어지는 관광객이 폐쇄회로(CC)TV에 잡히면 축제 운영요원이 바로 출동하는 ‘사이런스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관광객 편의를 위해 축제장 인근 공영 노외주차장과 홍천전통시장 공영주차장은 축제 기간 무료개방한다. 경차 2대가 걸린 경품 추첨은 축제 마지막 날인 다음 달 1일 오후 5시 10분 진행된다. 신영재 홍천군수는 20일 “건강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인삼 송어 등 타 축제와 차별화된 먹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꽁꽁축제를 찾아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 [유재웅의 이슈 탐구] 난세와 간신

    [유재웅의 이슈 탐구] 난세와 간신

    난세(亂世)다. 과거 역사를 보면 난세는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먼저 정치적 혼란이다. 중앙 권력이 약해지고 여러 세력이 힘을 키우기 시작한다. 정치적 갈등이 격화된다. 둘째, 사회 불안이다. 민생의 고통이 커진다. 질서가 무너지고 백성의 삶이 피폐해진다. 셋째, 군사적·물리적 충돌이다. 세력 간의 전투와 전쟁이 일어난다. 마지막으로 경제 혼란이다. 무역이나 생산 활동이 중단되거나 경제적 안정이 무너진다. 빈곤이 늘어난다. 요즘 우리나라 돌아가는 상황은 난세의 전형을 보여 준다. 난세가 됐다는 것은 지도자가 무책임했거나 무능했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이런 상황이 도래하면 백성은 난세를 극복할 인물을 찾는다. 왕과 같은 최고 정치 리더가 중요하지만 비단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어찌 보면 난국을 타개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데는 유능한 신하의 역할이 결정적일 수 있다. 어떠한 신하가 제왕을 보필하고 국정을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한 나라가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 사례를 우리는 역사에서 수없이 봐 왔다. 왕조시대의 신하는 요즘 시대로 말하면 참모다. 신하는 거칠게 나누면 두 부류가 있다. 충신(忠臣)과 간신(奸臣)이다. 충신은 군주와 국가에 충성을 다하며 자신의 이익보다는 공익과 정의를 우선시한다. 왕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으며 바른길을 제시한다. 위기 상황에서는 나라를 위해 자신의 안위까지 희생한다. 이에 반해 간신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정한 방법을 쓰고 나라와 왕을 해치는 신하다. 아첨과 음모를 통해 권력을 장악하거나 자신의 입지 강화를 도모한다. 다른 충성스러운 신하를 모함하거나 제거하려 하는 것도 이들의 특징 중 하나다. 하지만 신하는 충신과 간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 삼국지에서 조조(曹操)를 “치세의 능신이요, 난세의 간웅이라”고 평하듯 능신(能臣)이 있다. 능신은 능력과 덕망으로 나라를 잘 다스리는 인물이다. 능신과 대척점에 있는 신하로 무신(無臣)이라는 말도 있다. 군주나 나라에 충성을 다하지 않는 무책임한 신하를 말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발동 이후 국회의 탄핵과 공수처의 체포 과정을 통해 우리는 대통령 주변과 정부, 정치권에서 공적 임무를 수행하는 지도자급 참모들의 다양한 행태를 본다. 평상시에는 드러나지 않던 개개인의 진면목이 난세가 되니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번 참담한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정부에서부터 정치권에 이르기까지 정치 지도자의 옥석을 가리는 기회로 삼는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선, 민주공화정 시대에 나라의 주인은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왕조시대처럼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싸고도는 참모나 정치인들은 앞으로 가려내야 할 것이다. 이들의 행태는 왕조시대의 간신이나 무신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정부·여당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난세라는 국가적 위기를 기회 삼아 국민의 삶보다 권력을 장악하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도모하는 기회로 이용하는 데 매몰된 세력이 있다면 이 역시 간웅이나 간신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공직자는 ‘간신’(諫臣)이다. 간할 간, 신하 신자를 쓰는 간신이다. 어려운 시기에 오로지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바른길을 추구하는 자세를 갖춘 자를 말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 경제, 사회, 외교 안보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엄중하지 않은 게 없는 실정이다. 이럴수록 중심을 잡고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유능한 ‘간신’이 절실히 필요하다. 아울러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헌신하는 바른 공직자는 저절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만들어 낸다. 그런 점에서 우리 모두의 각성과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 과정에서 드러난 선출직 정치인들의 면면을 자세히 관찰하고 기억에 담아둘 일이다. 이를 토대로 차기 선거에서는 나라의 주인으로서의 뜻을 ‘표’로 명확히 보여 주어야 한다. 주인이 주인으로서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면 신하가 주인을 우습게 알고 무시하는 행태가 그치지 않을 것이다. 권리 위에서 잠자는 사람은 결코 보호받지 못한다. 유재웅 한국위기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
  • MLB에 첫 남수단 선수… 또 문호 넓힌 다저스

    MLB에 첫 남수단 선수… 또 문호 넓힌 다저스

    미국 프로야구계에서 대표적인 ‘다문화 구단’으로 꼽히는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MLB) 사상 처음 남수단 출신 선수를 영입하며 또 한 번 문호를 넓혔다. MLB 전문매체 베이스볼아메리카는 19일(한국시간) “다저스가 남수단 출신의 17세 오른손 투수 조지프 덩과 국제 계약을 맺었다”며 “남수단 선수를 영입한 건 MLB 구단 최초”라고 보도했다. 또 “덩은 키 200.7㎝, 몸무게 83.9㎏의 마른 체격이지만 최고 시속 153㎞의 빠른 직구와 수준급 스플리터를 던진다”고 소개하며 “근육을 키우고 힘을 더하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저스는 1945년 ‘백인의 스포츠’였던 MLB에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1919~1972)을 영입해 야구판은 물론 미국 사회 전체를 뒤흔들었던 구단이다. 1990년대에는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를 마운드에 올리며 당시 한국과 일본을 ‘야구 변방’으로 취급하던 미국 구단들의 인식을 바꿔 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신 국가나 인종과는 관계없이 오직 실력만 보는 다저스의 이런 문화는 지난해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에 이어 올 시즌 김혜성과 사사키 로키 영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덩이 아프리카 국적 최초의 사례는 아니다. 앞서 피츠버그 파이리츠가 2009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내야수 기프트 은고페이(35)와 계약했고, 은고페이는 2017년 빅리그를 밟으며 아프리카 국적 최초의 빅리거가 됐다. 피츠버그는 최근 우간다 출신 내야수 암스트롱 무후지(17)와 계약하기도 했다. 베이스볼아메리카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스카우트 활동을 펼치는 MLB 팀은 매우 적다”며 “대부분 남아메리카에만 집중하는데 다저스가 눈에 띄는 행보를 펼친다”고 전했다.
  • 설 연휴, 다양한 전통 공연 즐겨 보세요

    설 연휴, 다양한 전통 공연 즐겨 보세요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을사년(乙巳年) 설 연휴 기간에 공연계는 우리 전통 공연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창작 뮤지컬, 클래식 음악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맞는다. 국립국악원은 설날 당일인 오는 29일 공연 ‘만사대길’을 선보인다. 2장으로 구성된 ‘만사대길’은 조선 시대 정월 초하루에 궁궐과 민간에서 펼치는 연회라는 콘셉트로 구성됐다. 1장 ‘왕실의 연회’는 임금이 나들이할 때 연주한 ‘대취타’로 막을 올리고, 장수를 기원하는 궁중음악 ‘수제천’을 들려준다. 2장 ‘민간의 연회’에서는 상모돌리기, 장구춤과 어울려 선보이는 ‘판굿’ 등 역동적인 공연을 볼 수 있다. 국립무용단은 설 연휴 막바지인 오는 29~30일에 기획 공연 ‘2025 축제’를 연다. ‘왕을 위한 축제’라는 주제로 ‘송구영신’의 의미를 담은 전통춤을 무대에 올린다. 궁중에서 악귀를 쫓는 남성 춤 ‘벽사진경’, 궁중 종합 예술인 궁중정재 ‘춘앵전’과 ‘처용무’, ‘태평무’, ‘평채소고춤’은 물론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북춤 ‘무고’까지 볼 수 있다.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한 창작 공연도 설 연휴 관객을 유혹한다. 한국 창작무용 ‘녕(寧), 왕자의 길’이 25~2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상연된다. 또 창작 그룹 2N제곱은 24~26일 ‘해원해줄게요: 리마스터(REMASTER)’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원통한 마음을 풀고 간절한 바람을 이루기 위해 기도하는 ‘해원’ 문화를 주제로 한 공연이다. 아이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뮤지컬도 빼놓을 수 없다. 오페라와 클래식을 접목한 오페레타 가족 뮤지컬 ‘판타지아 시즌 3’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한다. 지난 18일 시작한 이 뮤지컬은 설 연휴에도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창작 뮤지컬 ‘사랑의 하츄핑’도 설 연휴 동안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볼 수 있다.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뮤지컬로 만든 작품으로, 이은결 일루셔니스트가 작품 총연출을 맡아 눈을 사로잡는 마술 장면도 선보인다.
  • 이사장에서 ‘병두님’으로… “금융혁신, 먼저 규제와 친해져야”[월요인터뷰]

    이사장에서 ‘병두님’으로… “금융혁신, 먼저 규제와 친해져야”[월요인터뷰]

    후드티 걸친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금융 혁신에 도움 될 자신감 있어”이승건 대표 설득에 토스행 결심20~30살 어린 동료들 ‘문화 충격’혁신가는 드라이버, 규제는 교통법규“규제 잘 알아야 안전한 혁신 가능”낡은 규제엔 합당한 개선안도 제안보안 투자로 소비자 신뢰 확보 중요“혁신하는 사람이 명품 차를 모는 드라이버라면 금융규제는 운전하면서 지켜야 하는 교통법규입니다. 드라이버는 전속력으로 달리며 속도를 뽐내고 싶겠지만 교통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사고가 날 수도 있고 오히려 뒤처질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전 직원이 모인 타운홀 미팅에서 손병두(61) 토스인사이트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1월 토스의 금융경영연구소인 토스인사이트 대표로 취임한 그는 사실 토스의 대다수 구성원들과는 다소 다른 이력을 갖고 있다. 32년간 공무원으로만 살았던 그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한국거래소 이사장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토스 구성원의 평균 연령은 31세. 그가 공직에 몸담은 기간과 비슷하다. 당국에서 금융규제를 맡았던 입장에서 이제 한창 젊은 조직의 발전을 고민하는 위치에 서게 된 그를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토스인사이트에서 만났다. ●엘리트 관료에서 직장 동료 ‘병두님’으로 이날 만난 손 대표는 엘리트 관료 코스를 착실하게 밟아 온 이력과는 대조적으로 후드 티셔츠를 걸친 캐주얼한 모습이었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손 대표는 1989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재정부, 금융위 등을 거치며 32년간 공직 생활을 했다. 2020년부터는 3년 2개월간 거래소 이사장을 맡아 자본시장을 관장하는 역할을 했다. 그가 파격적으로 토스행을 선택한 데는 공직 시절부터 금융의 변화와 혁신에 관심을 가졌던 영향이 컸다. 그는 ‘핀테크 태동기’로 불리는 2014년 은행·전자금융 등을 관장하는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을 맡았을 때부터 토스의 성장 과정을 눈여겨봐 왔다. 그해는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 등을 계기로 정보통신기술(IT)을 바탕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산업이 태동하고 생태계가 구축되기 시작한 해였다. 당시 “규제 때문에 스타트업 씨가 마르고 있다”며 당국에 규제 개혁을 요구하고 그를 지독하게 ‘괴롭혔던’ 이가 이승건 토스 대표였다. 2015년 모바일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토스는 현재 은행, 증권까지 권역을 넓히며 10여곳의 자회사를 거느린 종합 핀테크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토스의 전체 가입자는 2800만명, 누적 송금액은 600조원 이상에 달한다. 지난해 2월 거래소 이사장에서 퇴임한 손 대표는 이 대표의 몇 달에 걸친 설득 끝에 토스행을 결심했다. 손 대표는 토스행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미래를 보고 토스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고, 내가 금융 혁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거래소 수장으로서 주로 중장년층 이상의 고위 공무원들과 소통했던 그는 토스로 옮긴 후 MZ세대(1981~2010년에 출생한 세대)와 동료가 되면서 일종의 문화 충격도 겪었다. 손 대표는 “20~30살 어린 직원도 나를 ‘병두님’이라고 부른다”면서 “공직 사회와 달리 서로 이름으로 부르다 보니 친근감도 느껴지고 서로 존중하는 마음을 더 갖게 돼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그는“‘꼰대’의 말처럼 들리지 않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젊은 동료들에게 수용될 만한 얘기를 하려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거래소 이사장 시절 익명 게시판 ‘온통’(溫通)을 도입하는 등 공직 생활을 할 때도 유연하고 생동감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 그는 “토스로 옮긴다고 하니 주변에서 ‘평생 공직에 있던 사람이 가서 잘할 수 있을까’ 많이들 걱정했는데 난 오히려 어떻게 그 긴 세월 동안 공직에 있었나 싶다”며 “지금까지 ‘각 잡힌’ 삶을 살다가 이제야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토스에서는 장소나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업무하는 문화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생산성을 올리는 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면서 “기존 피라미드형 조직이 갖는 장점도 있으니 두 문화를 잘 융합시키고 싶다”고 전했다. ●“금융 혁신 돕는 길잡이 역할 할 것” 손 대표의 토스행은 본인에게도, 토스 쪽에도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토스는 금융권이 아닌 IT 업계에서 태동한 기업이다. 그러나 이제 토스가 어엿한 종합금융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손 대표 같은 전문가의 목소리도 필요해지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의 토스가 중고등학생이었다면 이제는 한 단계 더 성숙해진 대학생이 된 셈”이라며 “토스가 지금까지 소비자만 바라보고 달리며 성장해 왔다면 이제는 옆도 보고 뒤도 살피면서 달려야 진정한 ‘명품 차 드라이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처럼 고위 공무원 출신이 핀테크 업계로 이동한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손 대표 외에는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의 연구조직인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용범 전 기재부 1차관이 대표적이다. 그는 “정부에서 일했던 경험이 기업에서 일하는 데 도움이 되고 산업 발전에도 시너지가 생길 수 있기에 후배들에게도 성향에 맞다면 핀테크 등 새로운 업계로 진출하는 것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며 “민간과 공직 간에 인력이 활발히 교류하는 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금융규제는 금융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여겨지곤 하지만 30여년간 당국에 있었던 손 대표로서는 금융안정과 질서를 위해선 금융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다. 그는 향후 토스를 비롯한 금융 혁신기업들이 성장하는 데 있어서도 규제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을 하려면 오히려 규제와 친해져야 한다”며 “규제를 제대로 이해해야 안전하게 혁신할 수 있고, 낡은 규제에 대해서는 합당한 개선안을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규제를 깨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규제에 대해 잘 아는 입장에서 향후 토스가 안전하게 혁신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토스인사이트의 목표에 대해 “규제와 혁신의 충돌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당국과 기업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스가 핀테크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설립한 금융경영연구소인 토스인사이트는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현재 연구진을 구성하는 중이다. 토스인사이트는 향후 토스가 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소비자들의 금융활동패턴을 분석해 관련 연구를 하고 정부 당국에 정책을 제안하는 것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혁신과 함께 사회 기여 고민하고파” 손 대표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발전하려면 규제와 혁신, 두 가지 가치가 균형 있게 추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당국의 제도 개선과 기업들의 혁신 노력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에 비해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여전히 높지 않은 상태”라면서 “우리나라 금융규제 체계를 아예 영미법 체계로 완전히 바꿀 수는 없겠지만 원칙주의(법규정에서 일반적인 원칙만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방안은 수범자에게 맡기는 규제 방식)와 사후규제방식 등 유연한 형태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기업들 차원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화두이기 때문에 보안이나 프라이버시에 소홀해질 수 있지만 오히려 보안 관련 투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면서 “소비자와의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돌이킬 수 없다. 금융사고로 인해 제도가 강화되다 보면 기업 혁신도 정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 관련 기술이 발달하다 보면 노인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이 늘어날 텐데 사회적 책임을 갖고 금융 포용성을 높이는 것도 앞으로 금융산업의 큰 과제”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전 거래소 이사장으로서 최근 우리나라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원인을 짚었다. 그는 “대외적 원인으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관세정책 변화와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 등을 감안해 외국으로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것이 크고, 내부구조적 요인으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외국인에게 불편한 투자 환경 등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전반적인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가 토스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는 젊은 층에게 금융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20대의 94% 이상이 토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토스는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서비스다. 그는 “맨 처음 토스로 간다고 했을 때 20대인 두 아이들이 ‘아빠가 어떻게 그렇게 대단한 기업에 가냐’며 놀라더라”며 웃었다. 그는 “금융이 복잡하다는 선입견이 많이 퍼져 있지만 토스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투자·보험·대출 등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불편함을 해소한 ‘원앱 전략’을 통해 젊은 층에 인기를 끌 수 있었다고 본다”며 “토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토스를 통해 금융도 배우고 금융 리터러시를 높일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삶의 화두로 변화와 혁신, 그리고 사회 기여를 들었다. 그는 “좋든 싫든 32년간 공직에 있었다 보니 공익이란 가치가 제 삶의 일부가 됐다”며 “금융산업의 변화와 혁신에 참여하는 가운데 금융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늘 모색하고 싶다”고 밝혔다. ■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는 -1964년 서울 출생 -서울 인창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책학 석사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 박사 -행정고시 33회 - 재정경제부 종합정책과·경제분석과 서기관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 -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장, 국제금융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상임위원, 사무처장,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현 토스인사이트 대표
  • 트럼프 “모두 내가 ‘혼돈’이라지만, 한국을 봐라” 농담

    트럼프 “모두 내가 ‘혼돈’이라지만, 한국을 봐라” 농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모두가 나를 ‘혼돈’이라고 부르지만, 한국을 보라”고 농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CBS 방송은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미 대선에서 승리한 후 2기 출범을 준비하며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있었던 상황에 정통한 인사 12명 이상과 한 인터뷰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CBS는 트럼프 당선인은 “만약 그들이 그를 탄핵하기를 멈춘다면” 윤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이러한 발언을 한 구체적인 시점은 기사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인사들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2월 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와 저녁 식사를 했을 때 아베 전 총리가 북한과 긴장 완화를 이유로 자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일을 떠올리며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보좌관은 트럼프 당선인은 노벨상에 ‘과도한 집착’이 있으며, 이는 중동 협상을 전략화하는 과정에서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 전북 군산 해상서 어선 전복…1명 심정지·4명 구조

    전북 군산 해상서 어선 전복…1명 심정지·4명 구조

    19일 오후 5시 4분쯤 전북 군산시 직도 인근 해상에서 9.77t급 어선이 전복됐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해경은 경비함정 7척과 구조 헬기 2대를 사고 해역에 급파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승선원 5명 중 베트남 국적 선원 4명은 무사히 구조됐지만 선장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해경은 “닻을 올리다가 배가 기울었다”는 선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임신’ 김민희, 홍상수와 카페 데이트 포착…‘흰머리 가득’

    ‘임신’ 김민희, 홍상수와 카페 데이트 포착…‘흰머리 가득’

    홍상수(64) 감독과 8년째 공개 열애를 이어오고 있는 배우 김민희(42)가 현재 임신 중인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지난해 연말 두 사람의 데이트 모습이 공개됐다. 19일 뉴스1은 지난해 11월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음 팔당리의 한 카페에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그리고 한 여성이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수수한 차림의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카페의 단골인 듯 인근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공개된 사진 속 김민희는 임신으로 인해 염색을 하지 못한 듯 흰머리가 눈에 띄었다. 최근 김민희의 자연 임신 사실이 알려지며 연말 폭설 카페 데이트 사진을 뒤늦게 공개하게 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지난 17일 디스패치는 김민희가 지난해 여름 홍상수 감독의 아이를 자연임신해 올 봄 출산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2015년 개봉한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22세 나이 차를 극복한 두 사람은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 기자간담회에서 연인 관계임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홍상수 감독은 김민희와의 관계에 대해 “우리 두 사람 사랑하는 사이고,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김민희 역시 “진심을 다해 만나고 사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그 후’(2017) ‘클레어의 카메라’(2018) ‘풀잎들’(2018) ‘강변호텔’(2019) ‘도망친 여자’(2020) ‘인트로덕션’(2021) ‘소설가의 영화’(2022), ‘우리의 하루’(2023), ‘수유천’(2024)까지 홍 감독의 작품에 주연 배우로 출연했다. 또한 홍 감독 영화에 제작 실장, 현장사진 등 스태프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홍상수 감독은 법적으로 결혼한 상태다. 홍 감독은 2016년 11월 아내 A 씨를 상대로 이혼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2019년 기각 결정을 내렸고 홍 감독은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
  • “‘쇼츠 중독’인데 어쩌나”…틱톡 중단에 美 사용자들 ‘패닉’

    “‘쇼츠 중독’인데 어쩌나”…틱톡 중단에 美 사용자들 ‘패닉’

    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숏폼 동영상 소셜미디어(SNS)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가 예정대로 중단됐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틱톡은 미국 동부시각으로 오후 10시 50분 기준, 구글과 애플이 운영하는 미국 앱스토어에서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틱톡은 자사 앱을 통해 이른바 ‘틱톡 금지법’이 발효되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중단된다고 공지했다. 틱톡은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미국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연방 의회는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미국인 개인정보를 대규모로 수집하는 등 국가안보를 위협할 우려가 있다며 지난해 4월 금지법을 제정했다. 중국 IT기업은 당국 요청에 따라 영업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어 미국인 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넘어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게 우려의 골자다. 미국은 바이트댄스가 미국 사업권을 미국 내 기업에 매각하지 않을 경우 이달 19일부로 틱톡 신규 다운로드 등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금지법에 담았다. 틱톡은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1, 2심에서 잇따라 패소했고 연방대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도 기각됐다. “부수입으로 생계 보탰는데”…크리에이터들도 작별 인사틱톡은 미국 내 사용자가 인구 절반가량인 1억 70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SNS다. 미국인들은 단순한 동영상 공유뿐만 아니라 최신 소식이나 정보를 틱톡으로 얻고 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틱톡 정지 시한이 다가오자 사용자들은 패닉에 빠졌으며 일부 사용자들은 틱톡에서 공유한 추억의 바이럴 영상을 편집해 올리기도 했다. ‘스나키 마키’라는 예명을 쓰는 틱톡 크리에이터 마크 가에타노는 자신이 지금까지 모은 팔로워 450만명 중 75%를 차지하는 미국 팔로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채널의 성장세를 요약한 편집 동영상을 올렸다. 그는 자신의 팔로워 중 4분의 3이 미국인인 데다가 미국에서 틱톡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 캐나다에서도 금지령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면서 “틱톡 금지 조치에 투명성이 없기 때문에 더욱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틱톡의 미국 서비스가 중단되는 동안에는 다른 플랫폼에 틱톡용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올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본업이 교사이며 30만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앰버 마리’라는 크리에이터는 지난해 1월 틱톡으로 1만 1700달러(약 1710만원)의 수입을 올렸으나 지난해 8월에는 수입이 1600달러(약 230만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그는 박봉에 시달리는 많은 교사가 틱톡으로 부수입을 벌어 생계에 보태고 있다고 했다. 틱톡 크리에이터들 상당수는 일단 틱톡의 미국 서비스가 재개되는 것에 희망을 걸고 있다. 트럼프 “사업권 매각 시한 90일 연장 검토” 오는 20일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전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틱톡의 미국내 서비스 금지를 90일간 유예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8일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틱톡 금지법에 명시된 틱톡 미국 내 사업권 매각 시한의) ‘90일 연장’은 확실히 우리가 검토할 수 있는 옵션”이라며 “이는 적절하기 때문에 시행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내가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면, 나는 아마도 (취임식이 열리는) 월요일(20일)에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눈빛으로 유혹하라”…전 세계 정상들이 푹 빠진 ‘그녀’의 비법 공개

    “눈빛으로 유혹하라”…전 세계 정상들이 푹 빠진 ‘그녀’의 비법 공개

    영국의 세계적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미래의 ‘철의 여인’에게 비밀리에 특별 연기 레슨을 제공했다는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이 새롭게 조명됐다. 정치와 연극이라는 서로 다른 두 영역이 만나 만들어낸 독특한 역사의 한 장면이다. 18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다음달 15일 공개되는 ‘매기가 래리를 만났을 때’(When Maggie Met Larry)라는 제목의 라디오 드라마를 통해 50여년 전 영국 정계를 주름잡은 마거릿 대처(1979~1990년 재임) 전 총리의 숨겨진 이야기가 공개된다. 대처가 보수당 당수가 된 지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기획이다. 드라마 제목에서 매기는 마거릿 대처, 래리는 로렌스 올리비에의 애칭이다. 당시 교육부 장관이었던 대처는 올리비에의 자택을 여섯 차례 방문해 걸음걸이와 자세, 말투 등을 교정하는 특별 레슨을 받았다. 올리비에는 그녀에게 책을 머리에 얹고 걷는 자세 교정 연습을 시키고, 자신감 있게 큰 보폭으로 걷는 법을 가르쳤다. 특히 “눈빛으로 유혹하고 매력을 발산하라”는 조언을 건넸다고 한다. 이 연기 레슨은 대처의 정치 인생에서 빛을 발했다. 그녀는 특유의 매력으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등 세계 정상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정치적 대립 관계에 있던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마저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미테랑은 대처를 평하며 “그녀는 칼리굴라의 눈과 메릴린 먼로의 입을 가졌다”라는 인상적인 말을 남기기도 했다. 잔혹성으로 악명높은 로마의 칼리굴라 황제와 같은 강인함에 더해 메릴린 먼로의 매력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는 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대처는 세계 정상급 배우에게 배운 연기술을 정치적 무대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철의 여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갔다. 드라마에서 올리비에 역을 맡은 데릭 제이코비는 “대처가 처음 올리비에의 집을 방문했을 때 그의 존재감에 압도됐을 것”이라며 “당시 최고의 배우였던 올리비에는 정치인도 배우처럼 정책을 ‘연기’하고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가르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제이코비는 올리비에의 절친한 친구였다. 그는 “올리비에가 대처에게 레슨을 해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철저히 비밀로 부쳐졌다”고 회상했다. 이 만남은 대처의 연설문 작성자였던 로널드 밀러가 주선했다. 밀러는 대처의 이미지 전략가 고든 리스와 함께 그녀를 올리비에의 집으로 데려갔다. 리스는 후에 각본가 로널드 하우드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고, 하우드는 이번 라디오 드라마의 작가인 팀 워커에게 모든 이야기를 전했다. 워커는 “대처는 사실상 연극적 창조물이었다”고 평가했다. 60분 분량의 이 드라마는 실제로 있었던 여섯 번의 만남을 한 번의 장면으로 압축했다. 극중에서 올리비에는 대처에게 머리를 더 풍성하게 하고 의상을 바꿀 것을 제안하는 한편,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세계관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눈다. 극중 대처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 때문에 싫어한다고 불평하면서도, 올리비에만큼은 단정한 헤어스타일과 반짝이는 구두를 신은 모습이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 워커는 “실제로 올리비에는 ‘조용한 보수당 지지자’였다”고 덧붙였다. 워커는 이번 드라마가 하우드의 증언과 자신의 연구를 바탕으로 했지만, 일부 장면은 상상력을 동원해 구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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