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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 과거 정부초기 상승세 ‘골머리’… 이번엔 오르나 내리나

    집값, 과거 정부초기 상승세 ‘골머리’… 이번엔 오르나 내리나

    집값이 더 떨어질까 아니면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설까. 빈사상태에 빠진 주택 거래시장에 숨통은 트일까. 새 정부 출범 이후 주택시장 향배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그동안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집값은 상승했고, 거래도 증가하는 양상을 띠었다. 선거 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각종 개발공약 실천에 대한 기대감과 새 정권 출범에 따른 경기부양책이 주택시장 활성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 여전히 부족한 주택공급량과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수요자 심리 또한 부동산 활황을 불러왔다. 국내 소비, 투자도 활발한 데다 투자처를 잃은 여유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참여정부 기간에는 한 해를 빼고는 해마다 집값이 상승해 정권 유지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서울, 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 국민은행 아파트값 시세 분석 자료에 따르면 참여정부 출범 첫해인 2003년에는 전년도 대비 전국 아파트값은 9.6% 상승했다.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10.2%나 올랐다. 국민의 정부시절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집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고 전국적으로 투기광풍이 불었다. 결국 참여정부는 각종 주택투기억제 대책을 내놓았고, 그로 인해 2004년 한 해는 전년 대비 집값이 0.6%(서울 1.0%) 하락했다. 하지만 다음 해부터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상승폭도 우리 경제가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팔랐다. 2006년 전국 아파트값은 13.8%, 서울 아파트값은 24.1%나 폭등했다. 이로 인해 참여정부는 임기 내내 ‘주택투기와의 전쟁’을 벌일 정도로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집값 안정에는 실패했다. 현 정부도 출범 당시에는 집값 상승이 부담이었다. 정권 교체 첫해인 2008년에도 전국 아파트값은 2.3%,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3.2% 올랐다. 이듬해에도 상승 폭은 둔화됐지만 여전히 1.6%, 2.6% 상승했다. 하지만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에 빠지고, 투자가 위축되면서 집값은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다. 집권 3년차(2010년)부터는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던 서울 강남과 수도권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폭락하면서 급기야는 ‘하우스 푸어’ 등 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문젯거리로 비화됐다. 시장 움직임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바람에 집값 상승을 막는 정책부터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까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주택거래량도 급감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3년 167만건(일반거래, 상속 등 포함)에 이르던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103만 7000건으로 감소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최근까지 일관되게 유지됐던 거래 억제대책이 낳은 부작용이다. 일반 주택거래 통계를 시작한 2006년과 비교해 전국에서 108만 2000건, 수도권에서는 69만 8000건이 거래됐지만 올해는 11월 말 현재 전국 62만 7000건, 수도권은 23만 3000건으로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렇다면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집값은 어떻게 될까. 주택정책은 어떤 기조를 띨까. 국민은 시원한 답을 바라고 있지만, 전문가들조차 섣불리 전망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집값 흐름은 단순 주택 수급 논리만으로 풀기 어려운 복합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출범해도 과거 정부 출범 초기와 달리 집값은 상승세로 돌아서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주택시장을 움직일 만한 개발공약이 없고, 10년 전과 비교해 주택 공급량도 크게 증가해 구매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팽배한 것도 집값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는다. 주택 거래 침체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근거는 참여정부 때 양산된 투기억제 대책이 시장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주택시장 전망을 흐리게 한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새해 주택시장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근거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계부채 증가가 지속되는 등 소비자의 구매력이 낮아지고 구매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연구원은 또 지속되는 유럽재정위기, 미국 재정절벽의 문제,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같은 외부 불안요인으로 국내 경제회복 속도가 더디고, 이로 인해 주택경기 활성화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고 새로 출범할 정부에 인위적인 집값 회복정책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일 것 같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집값 하락에 따른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섣부른 주택 활성화 대책을 꺼내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껏해야 현 정부가 추진했던 활성화 대책을 연장하는 등의 소극적인 대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분간 집값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인위적인 집값 방어보다는 거래 활성화와 주택시장 연착륙 정책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새 정부가 고민해야 할 것은 집값 하락의 원인이 정책문제인지, 심리문제인지, 아니면 금융권 방어 문제인지를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가격, 거래량 모두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주택시장 침체 지속으로 인한 경착륙 방지대책, 주택시장이 경제나 지방정부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주택 거래 활성화 대책도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온천욕으로 건강한 겨울나기

    온천욕으로 건강한 겨울나기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이면 온천욕을 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온천욕이 추위로 위축된 몸을 따뜻하게 풀어 줘 심신을 안정시키는 치유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의보감 탕액(湯液)편에서는 ‘근육과 뼈의 경련, 둔한 피부 감각과 피부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고 온천욕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온천욕이 만병통치는 아니다. 질환에 따라 역효과가 날 수도 있으므로 자신의 몸을 알고 온천욕을 즐기는 것이 좋다. ●관절 둘러싼 근육 경직 풀려 날씨가 추워지면 관절염 통증이 더 심해진다. 실제로 관절연골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지만 날씨에 따라 통증이 심해진다고 느끼는 것은 뼈와 관절을 둘러싼 인대와 근육 등의 염증이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기온이 낮아 체온이 떨어지면 혈관도 함께 수축한다. 이 때문에 영양분과 통증완화 물질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근육이나 인대의 유연성이 줄면서 염증이 잘 생긴다. 이럴 때는 온천욕이 효과적이다. 온천욕으로 체온이 올라가면 혈관이 확장돼 혈류량이 증가하는데, 이로 인해 근육의 경직이 풀려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절 통증 때문에 온천욕을 한다면 몇 가지 알아 둬야 할 점이 있다. 물의 온도는 38∼42도가 적당하며, 처음에는 하루 1∼2회, 회당 15분, 이후에는 하루 2∼3회 정도가 적당하다. 또 온천욕 후에는 온천수를 수건으로 닦지 말고 그대로 말려야 온천의 미네랄 성분이 충분히 피부로 스며들게 된다. 단,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뜨거운 온천수가 염증 반응을 심하게 할 수 있으므로 너무 뜨거운 온천욕은 피하는 게 좋다. 바로병원 이철우 원장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는 욕탕에서 가볍게 걸을 것을 권하는데, 온천수의 부력으로 관절의 체중 부담이 줄어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부 메마르면 가려움증 유발 온천욕이 피부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지만 지나치면 득보다 실이 많게 된다. 온천수에는 각질을 녹이는 유황 성분이 함유돼 있어 잘만 이용하면 피부가 기분 좋게 매끄러워지지만 지나치면 각질층을 없애 피부가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특히 날씨가 춥고 건조해 가뜩이나 피부가 메마른데 지나치게 온천욕을 하면 피부가 더욱 건조해져 심한 가려움증과 건조증을 유발하게 된다. 또 안면홍조증이나 딸기코 증상이 있는 사람은 혈관이 확장돼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겪지 않으려면 먼저 수온이 낮은 온탕부터 이용해야 하며, 뜨거운 물에 오래 몸을 담그지 않아야 한다. 피부 건조를 막으려면 온천욕 직후에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줘야 한다. 피부가 촉촉할 때 보습제 흡수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열탕은 심혈관 질환에 ‘독’ 심혈관계 만성질환자와 고령자들은 온천욕을 할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당뇨 등을 가졌다면 혈관에 부담을 주는 열탕이나 냉탕 사용을 삼가야 한다. 너무 뜨겁거나 차가운 온도가 심혈관계를 자극해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미지근한 온도의 탕욕이나 샤워 정도가 적당하다. 노약자 역시 자율신경계가 활발하게 작동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온천욕으로 신체 온도가 갑자기 변하지 않도록 해야 심장이나 혈관, 소화기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철우 원장은 “적당한 온천욕은 심신을 안정시켜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지만 질환의 유형에 따라 효능이 다르고 부작용도 있을 수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온천욕을 즐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사설] 한·중 수교 20년, 동북아시대 출발점 돼야

    오늘 한·중 수교 20년을 맞으면서 A3, 즉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가 내다봐야 할 역사적 지평이 있다. 인류 문명사에서 처음으로 맞게 될 동북아 시대다. 지난 20년간 교역액이 35배 성장한 한·중 양국의 경제협력 규모나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과 어깨를 견주는 G2(주요 2개국)로 부상한 중국의 성장세는 조만간 북미와 유럽연합(EU)을 제치고 동북아가 세계 최대의 경제권이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비단 경제 부문만이 아니라 외교·안보 등 세계 정치질서와 기후변화 및 기아·질병 퇴치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있어서도 이들 세 나라를 빼놓고는 답을 찾기 힘들 정도로 동북아 3국의 위상은 막대해졌다. 그러나 최근 동북아에서 일고 있는 신냉전 기류는 중국과 일본이 정녕 한국과 함께 지구촌 인류를 견인해 나갈 만큼의 시대적 인식과 비전, 그에 따른 소명의식을 갖추고 있는지 곱씹어보게 만든다. 일본은 독도와 과거사에 대한 일그러진 미몽(迷夢)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스스로 국가적 자존을 갉아먹는 행태를 거듭하고 있다.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얼토당토 않은 서한을 총리가 보내고, 이를 우리 정부가 곧바로 반송조치한 데 대해 “외교적 결례” 운운하며 제 얼굴에 연신 침을 뱉고 있다. 머리를 조아려도 모자랄 위안부 관련 박물관에다 독도가 자기들 땅이라고 적은 말뚝을 몰래 박고 달아난 일본 극우세력의 좀스러운 행태는 연민의 정마저 느끼게 한다. 그런가 하면 중국은 동북공정이라는 이름의 역사왜곡을 지금껏 멈추질 않고 있다. 고구려를 자기네 역사에 집어넣는 것도 모자라 고구려와 발해 땅의 유적까지도 만리장성의 일부라고 우기는 소아적 행태로 퇴행하고 있다.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씨에게 저지른 고문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자들의 인권도 외면하고 있다.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한·미·일과 북한 사이에서 냉탕과 온탕을 오락가락하며 제 영향력 확대에만 부심하는 듯한 모습이다. 동북아 시대는 경제지표 몇 가지로 이룩되지 않는다. 상생의 경제협력 틀을 새롭게 하고 통일한국에 대비한 외교안보 협력 체제도 공고히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당장 역사 왜곡을 끊고 공영발전의 미래를 향한 시대인식부터 갖춰 나가야 한다. 동북아 시대냐, 동북아 패권경쟁 시대냐는 그 여부에 달렸다.
  • [광복절 67돌] 여 “위안부 문제 책임 촉구 적절” 야 “남북관계 개선 언급없어 실망”

    정치권은 이명박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15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자화자찬만 늘어놓은 임기내 마지막 광복절 연설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대변인은 “무엇보다도 지난 4년 반 동안 반목과 대립으로 후퇴를 거듭해 온 남북관계에 대해 한마디 언급이 없는 것은 실망을 넘어서 놀라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한 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외교는 원칙과 유연성을 동시에 갖춰야 하는데 냉온탕을 반복하는 아마추어적인 태도에 국민들은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은 “광복 후 67년간의 눈부신 성취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국민적 의지를 표현했다고 본다.”면서 “임기말 국정관리에 충실해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민생이 큰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서울광장] 또 한번의 6·15/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또 한번의 6·15/오병남 논설실장

    또 한 번 6·15가 지났다. 2000년 6월 13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두 손을 굳게 잡고 활짝 웃던 모습은 전 세계를 뒤흔든 대사건이었다. 이틀 뒤 5개항을 담은 6·15 남북공동선언이 공식 발표됐다. 이후 남북한 관계는 탄탄대로를 내달렸다. 한 해 수십만 명이 오갔고, 개성공단은 화해의 아이콘이 됐다. 반세기 넘도록 한반도를 짓누른 대립과 갈등의 역사는 곧 협력과 공존의 역사로 바뀔 듯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퍼주기’ 논란에 휩싸이더니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침잠했다. 북한의 핵개발 저지가 유일한 정책으로 남았을 뿐이다. 더구나 북한이 지난 4월 새 헌법에 핵보유국이라는 대못질을 해 버렸으니…. 6·15 12주년은 조용했다. 정부도, 언론도 이렇다 할 반응이 없었으니 일반 국민이야 기억인들 했을까 싶다. 북한까지 뛰어든 ‘종북 논란’으로 정치권이 요동치는 마당이니, 관심권에서 더욱 멀어질 수밖에….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의 남북관계는 미래를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형국이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 천안함 폭침 이후의 ‘5·24 대북제재’가 2년 넘게 이어진 것이 결정적 이유다. 당시로선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기대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남북관계를 장기적으로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북을 경제적으로 압박하면 손을 들 것이라는 기대는 빗나갔다. 2010년 19억 1224만 달러 규모였던 남북 교역은 지난해 17억 1386만 달러로 10.4% 줄었다. 같은 기간 북한과 중국의 교역 규모는 34억 6568만 달러에서 56억 2919만 달러로 62.4%나 늘었다. 우리 기업의 피해를 감수했지만, 의도한 효과는 실현되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은 중국과 함께 신의주의 황금평, 나선특별시를 제2, 제3의 개성공단으로 개발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사분계선 3㎞ 너머 북한 땅에서 개성공단이 가동되고 있다는 사실은 남북한 모두에 희망의 단초다. 2004년 12월 첫 입주 이후 우리 기업 123곳이 북한 노동자 5만 1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임금 총액만 7780만 달러다. 가족을 포함한 북한 주민 20여만명이 개성공단 덕에 상대적으로 넉넉한 생활을 하고 있다. 연간 생산액도 2005년 1491만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약 30배인 4억 달러로 불었다. 누적 생산액은 15억 달러다. 한 해 교역 규모만 15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과 타이완의 경협에는 비견할 것이 못 되지만, 우리로서는 북한 주민에게 시장경제를 경험케 하고, 남북관계 복원을 준비하는 비상구다. 5·24 제재에서도 예외로 한 이유다. 이쯤에서 6·15 선언의 근간인 정·경 분리 원칙을 새삼 되새겨 봐야 하지 않을까. 정·경 분리는 남북한이 1988년 7·7 선언 이후 온갖 시행착오 속에서도 지켜 온 원칙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 안보 정세와 상관없는 남북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선택의 의미는 자못 크다. 남북관계는 극도의 긴장 속에 표류 중이다. 지난 10여년간 온탕과 냉탕 정책을 오간 후유증이다. 온탕 정책은 국론 분열을, 냉탕 정책은 만만찮은 후폭풍을 불렀다. 이 틈을 비집고 강경론자들이 득세하면서 통일 비전은커녕 격돌의 조짐만 짙어지고 있다. 북의 적화노선이 헛된 것이듯 북의 붕괴를 통한 흡수 통일을 기다리는 게 유일한 통일 비전이 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이제 지난 10여년간의 남북관계를 냉정히 되짚어 봐야 할 때다.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다. 일관성을 내팽개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지금은 유연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같은 역사와 문화를 이어 온 민족의 절반이 실존하는 북쪽을 마냥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만이 능사일 수는 없다. 남북 대화와 경협의 복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리다. 특히 경협은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남북의 경제력과 의식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방안이다. 온갖 통일 관련 방책 중에서 여전히 가장 유효하고 현실적이다. 6·15 정신의 부활은 남북한 모두에 꼭 필요하고 유익한 일이다. obnbkt@seoul.co.kr
  • [위기의 세계경제 어디로] “대공황 후 최대 충격” vs “영향 제한적” 위기진단 누가 맞나

    [위기의 세계경제 어디로] “대공황 후 최대 충격” vs “영향 제한적” 위기진단 누가 맞나

    전 세계가 오는 17일(현지시간)의 그리스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그리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유럽 재정 위기가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충격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 것에 비춰 보면 사뭇 낙관적인 진단이다. 다루는 정보와 처한 위치가 다른 만큼 경제수장들의 진단이 획일적일 필요는 없지만 요즘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경제팀이 좀 더 중심을 잡고 정제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창립 62주년 기념식에서 “그리스 문제는 어떤 정치적 결정이 나든지 발생할 수 있는 갖가지 경우에 따른 효과가 이미 시장상황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면서 “스페인 문제도 (구제금융 신청 계기로) 은행의 부실이 어떤 형태로 급속히 진행되는지에 대한 학습효과가 생겼으므로 (스페인) 정부와 금융 부문이 이에 적절하게 대처할 능력이 함양됐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말 속에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녹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은행의 관계자는 “개개인의 캐릭터(성격) 차이를 감안해도 요즘 한국 경제수장들의 발언은 너무 중구난방”이라면서 “한국의 상황은 한국 당국이 가장 잘 알 것이라는 기본적인 믿음이 있었지만 솔직히 요즘에는 과연 데이터(숫자)를 갖고 하는 말들인지 의심스럽다.”고 푸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의 진단은 국내외 금융시장만큼 냉·온탕을 오간다. 김석동 위원장의 ‘대공황’ 발언이 나온 4일 코스피 지수는 미국 고용 지표 악재 등과 맞물려 전날보다 51.38포인트나 빠졌다. 이틀 뒤인 7일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2008년에 비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해졌다.”며 유럽발 위기에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같은 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실물경제 회복에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유럽 위기가 그렇게 심각하게 가진 않을 것”이라며 박 장관과 호흡을 같이했다. 잇단 비관론에 따른 시장의 불안심리를 달래려는 의도도 깔려 있었지만 정작 시장은 이를 ‘경제수장 간 불협화음’으로 해석하며 더 불안해했다. 청와대는 일단 재정부의 손을 들어 줬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1일 “과도한 불안 심리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수장들이 다른 목소리를 낼 수는 있지만 각자의 역할 속에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미시 감독 당국의 수장이 유럽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거시적인 금융안정 기능을 수행하는 재정부와 한은은 낙관하고 있어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지난해에도 재정부 장관이 물가를 걱정하고 한은 총재는 경기를 더 걱정하는 ‘부조화’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 전직 경제 관료는 “상황이 어려울수록 수장들은 경제주체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밖으로는 괜찮다고 확성기로 계속 떠들고 안으로는 분주하게 대비책을 세워야 하는데 지금의 경제팀은 팀플레이보다 개인플레이에 치중하는 느낌”이라며 뼈 있는 말을 했다. ‘컨트롤 타워’(경제부총리)가 없는 상태에서 박 장관의 ‘두루뭉술 은유법’과 김 위원장의 ‘계산된 과장법’이 혼선을 더 키운다는 지적이다. 안미현·오달란기자 hyun@seoul.co.kr
  • [여행가방]

    ●오션월드, 올해 확 바뀐다 지난해 국내 워터파크 가운데 최대 입장객을 기록했던 비발디파크 오션월드(www.daemyungresort.com/vp)가 올해 확 바뀐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고 30일 밝혔다. 우선 라커가 3층으로 증축돼 최대 수용 라커 수가 2만 997개로 늘었다. 탈의실이 넓어졌고, 샤워기 또한 485개로 확대됐다. 파우더룸도 확장하는 등 개인 정비 공간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서핑마운트 파도풀의 여과 설비도 증설했다. 배수 시설을 변경해 외부 오염물질의 풀 유입을 최대한 줄이는 등 시설 보강에도 힘썼다. 야외 수유실을 증설하고 미아보호소, 의무실을 확장했다. 파도풀 내 아일랜드 온탕을 증설하는 등 체온유지 시설을 늘렸다. 메가슬라이드존 탑승대기 라인엔 그늘막과 벤치 등을 신설했고, 10월 7일까지 수도권 전 지역에 21개 무료 서틀버스를 운행한다. 지난해보다 2개 노선이 늘었다. 고객 참여형 대형 이벤트도 준비했다. 7~8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람세스 무대에선 개그콘서트 ‘용감한 녀석들’ 노브레인 등의 콘서트가 열린다. 8월 1~2주 수~금요일 밤엔 DJ클럽으로 변신한다. 구준엽 등 인기 DJ들이 출연해 여름밤을 달군다. 다음 달 2일~7월 6일 두 번째 할인 대잔치를 진행한다. 학생·생일자·군경·여성전용 등 할인 이벤트를 통해 최대 55%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이벤트 참여 시 구명조끼는 무료다. ●곤지암리조트 갤러리 다르 재개관展 곤지암리조트의 갤러리 다르는 6월 9일부터 재개관 첫 전시인 ‘신의선물: Godsend’전을 연다. 2008년 리조트 오픈과 함께 개관했던 갤러리 다르는 지난 3개월간 이전 공사를 거쳐 EW빌리지 로비층으로 장소를 옮겨 재개관한다.
  • 실물 ‘냉탕’·금융 ‘온탕’… 한국경제 출구는?

    실물 ‘냉탕’·금융 ‘온탕’… 한국경제 출구는?

    선진국들이 경기하강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을 확대하자 우리나라 경제의 실물부문은 냉탕에 있고, 금융부문은 급등하는 현상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 증시에 10조원에 육박하는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면서 코스피지수가 급격히 오르는 것은 민간소비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물가 급등이나 급격한 자본 유출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로존, 일본, 영국의 중앙은행 자산을 종합한 결과 2008년 1월의 262%로 증가했다. 주요국의 통화량이 금융위기 이후 2.62배가 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12월 유럽중앙은행(ECB)은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만기를 3년으로 확대했고, 이달 말에 2차 대출이 예정돼 있다. 영국중앙은행(BOE)은 지난 9일 양적 완화 규모를 500억 파운드(약 89조원) 늘렸고, 일본 금융정책위원회는 지난 14일 국채매입 규모를 10억엔(약 141억원) 확대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최근 지준율을 추가 인하했고, 미국의 3차 양적 완화 정책도 예상된다. 통화량이 늘자 금융시장은 화답했다.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 대표 주가지수의 상승률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사상 최초로 강등된 지난해 8월 8일 이후 지난 17일까지 6개월여간 10% 이상 증가했다. 브라질 주가지수는 36.03%나 급등했고, 우리나라(8.24%), 홍콩(4.89%), 타이완(4.52%), 일본(3.15%) 등도 상승했다. 하지만 실물 경기는 찬바람이 분다.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3분기보다 0.3% 하락했다. 10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이다. 미국과 중국도 회복세를 장담할 수 없고, 우리나라의 지난해 4분기 실질경제성장률은 3분기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실물과 금융의 차이가 너무 크다고 우려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세계적으로 실물의 움직임에 비해 금융이 반응하는 폭이 크다. 결국 이것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언급했다.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확대되면 국내 수입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 이미 두바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20달러를 육박하고 있다. 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우리나라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고 수출 기업의 가격경쟁력은 낮아진다. 올해 들어 이달 17일까지 외국인은 국내 주식 9조 2902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중 세계 경제에 민감하고 들락거리는 유럽계 자금은 절반이 넘는 5조 785억원에 달했다. 급격한 자본유출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가 은행을 통해 들고나는 외국인 자금에 대해서는 많은 조치를 했지만 주식시장을 통한 유출입은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외국인 자금이 일정규모 이상으로 유입되면 거래세를 부과하고, 순유출로 반전되면 거래세 부과를 자동 중단하는 ‘조건부 금융거래세’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실물이 뒷받침되지 않고 금융시장만 회복되면 자산버블 등의 역효과가 크기 때문에 미세조정을 전제로 한 출구전략으로 실물경제의 회복을 기다려 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2024.90으로 전거래일보다 1.43포인트(0.07%) 상승했고, 코스닥 지수는 0.19포인트(0.04%) 오른 540.33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겨울스파’ 잘못하면 피부에 毒 됩니다

    ‘겨울스파’ 잘못하면 피부에 毒 됩니다

    겨울철에 주부들이 즐겨 찾는 곳이 스파다. 스파(Spa)란 온천시설을 갖춘 휴양시설로, 최근에는 지하 광천수를 이용하는 일반적인 온천 외에 해수온천, 약탕 등 다양한 스파가 개발돼 있다. 이런 스파는 체내 독소와 노폐물의 원활한 배출을 돕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좋은 스파도 잘못하면 피부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쉽다. 이유는 간단하다. 피로 해소에 좋은 물의 온도와 피부에 좋은 온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근육을 이완시키고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수온이 40도가 약간 넘는 정도라야 하는데, 이는 피부에 좋은 35도보다는 훨씬 뜨겁다. 특히 40도가 넘는 온도에서 장시간 입욕하면 피부 탄력이 떨어져 주름이 생기기 쉽다. 피로도 풀고 피부도 보호하는 스파 이용법을 알아본다. ●수온 너무 높으면 피부에 악영향 열을 받아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보다 생생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어느 정도까지는 그렇다. 하지만 스파는 수온이 40도를 넘어 50도에 가까운 곳도 많아 오히려 열에 의한 피부 노화를 초래하기 쉽다.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 피부 탄력 성분인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가 증가하고, 피부 탄력 섬유의 기둥 단백질이라고 할 수 있는 피브린의 합성이 감소한다. 이 때문에 피부 탄력이 줄어 주름으로 이어진다. 열에 의한 피부 노화는 스파뿐 아니라 찜질방, 사우나 같은 곳에서도 마찬가지로 진행된다. ●바람직한 스파 활용법 스파는 피로 해소에는 얼마간 도움이 되지만 피부에는 독이 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방법을 따를 필요가 있다. 우선, 시간이 중요하다. 너무 오랫동안 탕 속에 있지 않아야 하며 수온은 뜨겁지 않은 정도가 적절하다. 팔꿈치를 물에 담갔을 때 따뜻하다고 느껴지면 35도 정도에 해당한다. 물론 수온이 적절하더라도 입욕 시간은 30분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물의 온도가 약간 뜨거운 정도라면 입욕 시간이 최대 20분이 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실외 스파는 자외선 대비해야 실외 스파를 이용할 때는 강한 자외선에도 대비해야 한다. 눈 덮인 야외는 스키장과 마찬가지로 햇빛의 난반사로 인해 자외선의 강도가 훨씬 세진다. 자외선과 온탕의 열이 함께 가해지면 피부는 더 쉽게 노화한다. 이는 쥐를 이용한 자외선 노출실험에서도 확인된 사실이다. 자외선과 열선에 함께 노출된 쥐는 자외선만 쬔 쥐에 비해 주름살이 20∼30%나 더 많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실외 스파를 이용할 때는 미리 자외선 차단제를 준비하는 게 현명하다. 스파에서 나와서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 피부 온도를 떨어뜨려 주면 피부의 열노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훈성형외과 우동훈 원장
  • 김정은, 운구차 붙잡고 눈물… 운구행렬 평양 40여㎞ 돌아[동영상]

    김정은, 운구차 붙잡고 눈물… 운구행렬 평양 40여㎞ 돌아[동영상]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8일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영면에 들며 37년간 북한의 절대 통치자로 군림했던 영욕의 세월을 내려놓았다. 냉·온탕을 오가는 대외정책으로 한반도 정세를 쥐고 흔들었던 1인자가 사라진 북한의 앞날을 예고라도 하듯 영결식이 진행된 이날은 온종일 회색빛을 띠었다. 김 위원장 운구 행렬은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수천명의 인민군을 마지막으로 사열하며 영결식 장소인 금수산기념궁전 앞마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형 영정이 내걸린 선두 차량 뒤로 검은색 리무진 등이 호위하듯 따랐고, 국화와 붉은기로 장식된 영구차가 중앙에 섰다. 그 뒤로 흰색 리무진 수십여대가 꼬리를 이었다. 영구차는 1994년 7월 19일 김일성 주석의 시신 운구에 사용됐던 것과 같은 포드사의 최고급 리무진 ‘링컨 컨티넨털’이었다. ●김정은 주위 당·군 지도부 ‘호위’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후계자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검은 상복 차림으로 영구차의 오른쪽 맨 앞에 서서 영구차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눈길을 걸었다. 표정은 침통했으나 금수산기념궁전에 도열한 조선인민군 군기 종대와 육·해·공군 및 노농적위대 의장대를 지날 때는 거수경례로 자세를 바꿔 지도자로서 당당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영구차의 오른쪽에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왼쪽에는 리영호 총참모장 등 군 지도부가 호위하듯 섰다. 김 위원장 ‘옹위세력’이었던 인민군과 당·국가기관 구성원들은 운구 행렬이 광장을 한 바퀴 돌아 다시 금수산기념궁전 정문으로 올 때까지 90도로 허리를 굽힌 자세를 유지하며 예를 표시했다. 운구 행렬이 금수산기념궁전을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여성들은 발을 동동거리며 울음을 터뜨렸고, 인민군 군관들은 눈물을 훔쳤다. 영결식을 중계하던 조선중앙TV 리춘희 아나운서는 “가장 비통한 마음과 전 세계 뜨거운 추모의 마음이 모여든 금수산궁전에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영결식을 엄숙히 거행하고 우리 장군님을 생전 모습 그대로 정중히 모신 자동차가 영웅거리로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 인민군은 인터뷰에서 “하늘도 눈물처럼 눈을 끊임없이 쏟고 있다. 대국상에 하늘인들 울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 군관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운구 행렬은 평양 시내를 돌았다. 개선문, 김일성광장, 주체사상탑, 통일거리, 충성탑, 평양체육관, 조국해방전쟁기념탑, 옥류교 등 40여㎞를 돌아오는 거리였다. 운구 행렬이 지나는 도로에는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평양 시민들이 도열해 김 위원장을 떠나보내며 오열하는 모습을 보였다. 초록색 군복을 입은 군인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김 위원장의 운구차가 지날 때마다 모자를 벗어 예를 갖췄다. 하지만 카메라와 멀리 떨어진 뒷줄의 주민들은 앞줄과 달리 덤덤한 표정을 지어 눈길을 끌었다. 운구 행렬은 군악대, 김정은 부위원장 대형 화환, 군인들이 탑승한 모터사이클, 김 위원장의 대형 영정, 운구차, 장의위원들이 탑승한 차량 순으로 이어졌다. 장의위원과 당 고위 간부들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차량들은 김 위원장이 즐겨 타던 벤츠가 다수를 차지했다. ●평양 시민들 도열해 오열 김 위원장 영결식은 전날 밤부터 내린 눈으로 당초 시작될 예정이었던 오전 10시보다 늦은 오후 2시에 열렸다. 북한은 아침부터 많은 인력을 동원해 제설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운구차가 지나기로 예정된 길은 평양 시민들이 나서 깨끗하게 눈을 치운 상태였다. 북한 매체들은 특보체제를 이어 갔다. 조선중앙TV는 오전 7시부터 김 위원장의 일대기와 사진, 업적 등을 담은 방송을 시작해 사실상 종일 방송을 했다. 방송은 오후 2시 넘어 영결식 중계를 시작하며 ‘실황중계’란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거리 행진을 마친 김 위원장의 시신은 오후 4시 40분쯤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으로 돌아와 중앙방 가운데의 투명한 유리 안에 안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도·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포스트 김정일-北 어디로 가나] ④ 김정은시대 대남 전략은

    [포스트 김정일-北 어디로 가나] ④ 김정은시대 대남 전략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예기치 못한 사망으로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남북관계도 ‘시계제로’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의 일관성 없는 대남전략으로 남북관계는 그동안 냉·온탕을 수차례 오갔지만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새 지도자의 등장은 이전과 차원이 다른 변수들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유훈통치’가 이뤄지는 기간 동안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후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지도체제를 정비하고 자신만의 대남전략을 펴려는 순간 남북관계도 분수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북한의 대남전략 윤곽은 우선 내년 초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매년 1월 1일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대내외 문제에 대한 한 해의 정책기조를 천명해 왔다. 신년공동사설로 대남전략 방향을 가늠할 수는 있지만 정부는 사설에 담기지 않을 북한의 추가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유훈통치가 시작된 만큼 사설에 이전과 다른 대남 메시지가 담기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가늠은 할 수 있으나 예단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년공동사설에는 22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사설에서 김 위원장의 ‘유훈’이라고 밝힌 정도의 내용이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조국통일은 장군님 필생의 위업이었으며 최대의 염원이었다.”며 “조국통일 3대 헌장과 북남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해 온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기어이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은의 대남전략이 윤곽을 드러낼 시기를 놓고선 북한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판단의 기준은 지도력 확장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인민 생활 향상을 낮은 수준이라도 보장할 자구책을 김정은이 쥐고 있느냐다. 김정은의 ‘식량 창고’가 지도체제를 구축하는 동안 주민들을 먹여 살릴 정도라면 내년 총선·대선이 끝난 뒤쯤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관계 틀을 새로 짜기보다는 소극적으로 남한 정부를 상대하며 내부 정비를 끝내고 차기 정부에서 본격적인 남북관계를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남북관계는 진전도, 후퇴도 하지 않은 채 긴 동면 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대남전략이 어떻게 전환되는지를 보고 대북정책을 수정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북한이 내년 ‘강성대국’을 열 여력도, 당장의 먹을거리도 부족하다면 체제 안정을 위해 식량 지원 요구를 시작으로 보폭을 넓힐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 체제 안정화의 핵심은 경제문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교수는 “경제문제에 대한 일정한 해결 없이 강성대국을 얘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지원과 경제협력을 매개로 적십자회담 또는 장관급 회담을 제안하며 남북관계 복원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남북관계의 ‘키’는 우리 정부가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 시나리오는 예측 가능하지만 유훈통치 이후 김정은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미지수다. 호전적인 김정은이 또 다른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고,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한 ‘신세대’지도자답게 유연하면서도 개방적인 대남전략을 펼 수도 있다. 다만 한 대북 전문가는 “체제의 연속성, 혈통을 잇는 계승자라는 측면에서 기존에 김 위원장이 추진해 오던 대남전략을 크게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강남3구 규제 풀면 전·월세난도 풀리나

    정부가 침체된 주택·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올 들어 여섯 번째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를 폐지하고 서울 강남3구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마디로 지난 정부시절 집값 폭등의 진원지로 지목돼 묶었던 강남3구의 규제를 풀어 거래심리를 자극하겠다는 것이다. 권도엽 국토해양부장관은 “이번 조치가 주택거래 위축과 전셋값 상승으로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서민층을 돕고 건설경기 부진을 해소해 내수경기 진작과 고용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택거래가 활성화되면 전세 수요 압력이 줄어 전·월세 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현재 100대 건설사 중 24곳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주택·부동산 시장 기반이 붕괴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부동산 투기억제의 마지막 보루를 허물지 않을 수 없는 당국의 고민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서민층 전·월세난 해소라는 명분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이번 조치로 혜택을 보게 되는 전국 144만명의 다주택자들은 세금 부담을 세입자들에게 전가해온 전·월세 파동의 주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버티기, 떠넘기기 전략에 정부가 굴복한 꼴이다. 상대적으로 자산가인 이들이 양도세 중과 폐지를 악용해 서민층의 구매 대상인 소형 주택을 싹쓸이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서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게다가 양도세 중과 폐지나 투기과열지구 해제에 따른 조합원 지위 양도 및 재건축 초과이익부담금 2년 유예 등은 재산·소득세 강화라는 최근의 정치권 기류나 국민 정서와도 어긋난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정치권이 ‘부자 감세’라는 비난을 감수하며 법 개정에 응할지도 의문이다. 강남3구의 규제마저 풀어야 할 만큼 지금의 집값이 바닥세냐에 대한 논란도 분분하다. 우리는 부동산대책을 인위적인 경기 부양수단으로 활용한 것이 지금의 시장 왜곡을 낳았다고 본다. 오죽했으면 냉·온탕식 대책으로 서민들에게 고통만 안길 바에야 차라리 정부가 손을 떼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겠는가. 정부의 통렬한 반성을 촉구한다.
  • “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굴 가야” 주룽지 주도… 15년만에 ‘승선’

    “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굴 가야” 주룽지 주도… 15년만에 ‘승선’

    중국이 ‘G2’의 반열에 올라서는 데 있어 ‘일등공신’은 WTO 가입이다. WTO 가입은 중국이 국제사회에 세계 무역질서를 준수하겠다는 ‘확인서’를 보냄으로써, 외화 유치의 기폭제가 되고 대외수출을 늘리는 도화선으로 작용해 고도 경제성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것이 중국 경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국의 WTO 가입 협상 과정은 파란곡절 그 자체였다. 1986년 시작된 WTO 가입 협상은 ‘결렬’과 ‘협상’이라는 냉온탕을 반복하면서 15년에 걸친 줄다리기 끝에 2001년 9월이 돼서야 마무리됐다. WTO 가입 협상에 참가한 중국 대표들의 머리가 ‘흑발’에서 ‘백발’로 바뀌었을 만큼 협상 과정이 치열했다고 ‘WTO 가입 10주년’을 맞아 중화공상시보(中華工商時報) 등이 보도했다. 가입의 가장 큰 ‘장벽’은 미국과 중국의 강경파를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미 매파들은 중국의 열악한 인권상황과 노동 환경을 문제 삼아 격렬히 반대했다. 당시 대외경제무역합작부(현 상무부) 부부장으로 WTO 협상 수석대표를 맡았던 룽융투(龍永圖) 주요 20개국(G20) 연구센터사무총장은 최근 “미국 측은 (중국 상황을 빌미로) 이것은 이래서 안 되고, 저것은 저래서 안 된다며 도무지 협상의 여지를 남기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협상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던 1999년 11월 15일 주룽지(朱鎔基) 당시 총리가 실무 협상장을 전격 방문, 샬린 바셰프스키 미국 측 수석대표와 면담하면서 돌파구가 극적으로 마련됐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중국 내 강경파의 설득도 녹록지 않았다. 중국 최고 지도부 내 일각에서는 “미국이 WTO를 이용해 중국을 분열시키려고 한다.”는 음모론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당시 주 총리가 “WTO 가입만이 살 길”이라고 ‘총대’를 메고 나서고,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 리펑(李鵬) 전인대상무위원장 등이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원 사격을 하면서 협상 타결을 이끌어 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14) 국토해양부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14) 국토해양부

    국토해양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과 보금자리주택 건설, 세종시·혁신도시 건설 등 대규모 국책사업을 도맡은 부처이면서 동시에 서민주거 안정과 직결된 곳이다. 전·월세 문제와 주택시장 침체 등 산적한 현안의 해법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국정 운영 방향도 달라지게 된다. 최근에는 시장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에 무게 중심을 뒀다. 다주택자에 대한 인식 전환과 징벌적 조세 배제 등 불합리한 규제를 벗겨내기 위한 시장주의적 행보를 띠고 있다. 이런 국토부의 상황은 지난 24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애초 보고하기로 했던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은 미뤄졌다. 올해에만 벌써 다섯 차례의 대책이 발표됐고, 시장에선 정책적 피로감만 쌓인다는 불평이 터져나온다. ●올 다섯 차례 처방… 시장은 ‘무덤덤’ 전·월세값 폭등과 하우스푸어, 청년층 주거난 등 주택문제는 여전히 주거복지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반면 건설업계에선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의 완화, 분양권 전매 및 재당첨 제한 폐지 등 정책적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중이다. 업계는 국내외 수주 급감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긴축편성 등으로 혹한기를 보내고 있다. “내놓을 대책은 다 꺼냈다.”는 말처럼 국토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도 극히 제한된 상태다. 오히려 단번에 매듭을 풀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단기 처방보다는 긴 안목에서의 장기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약이 무효?… 장기대책 절실 그동안 국내 부동산 정책은 규제책과 부양책이 끊임 없이 반복돼 왔다. 냉탕과 온탕을 오간 셈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이뤄진 전방위적 규제 완화에선 취득·양도세 감면혜택이 주어졌다. 분양가 자율화와 분양가 전매 허용, 민영주택 재당첨 제한기간 및 채권입찰제 폐지 등의 정책도 시행됐다. 반면 참여정부 때는 보유세 강화, 2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의 규제책과 개발이익 환수제, 종합부동산세 신설 등의 규제책이 나오면서 시장이 얼어붙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과제 산적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출범으로 부동산 정책은 규제 완화와 폐지 쪽으로 다시 기울었다. 첫해에는 부동산 규제를 대폭 풀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정책이 빛을 바랬다. 미분양 아파트가 쌓여갔고 주택가격은 폭락했다. 주택공급 부족과 전셋값 폭등으로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확대와 전세대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보금자리주택 공급 확대 정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8·18 대책에서 내놓은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주요 법안들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치권의 기류는 이미 총선·대선에 대비한 서민 달래기 정국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내년 주택입주량 급감에 따른 중장기 시장불안 가능성 등을 고려하더라도 해를 넘기기 전에 추가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추가처방은 세제부문 손질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연장 등 제한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토부는 뿌려놓은 부동산정책들이 효과를 발휘하도록 시간을 갖고 당장은 어렵더라도 일관성 있는 정책을 고집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가 고민해야 할 또 다른 핵심사안은 4대강, 세종시, 뉴타운, 혁신도시 등의 정부 현안들을 다음 정권까지 매끄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길섶에서] 백두산 온천/이도운 논설위원

    지난 10월 17일. 서울은 더위가 가시지 않은 초가을 날씨였다고 들었다. 백두산에는 첫눈이 왔다. 천지로 오르는 길은 통제됐다. 장백폭포에 이르는 길도 순탄치 않았다. 발은 눈에 미끄러지고, 살을 에는 바람에 눈을 뜨기도 힘들었다. 장백폭포에서 내려오는 길에 온천을 만났다. 얼어붙은 몸을 던졌다. 온탕과 열탕은 천지 밑에서 끌어올린 섭씨 83도의 유황온천 물이고, 냉탕은 천지에서 흘러내려온 물이라고 적혀 있었다. 몸을 녹인 뒤 노천 온천으로 나가봤다. 배꼽까지 온천물에 담갔다. 위는 춥고, 아래는 따뜻했다. 바람이 불자 눈이 날아와 어깨를 덮었다. 멀리 백두산 줄기가 보인다. 백두산 정기를 한몸에 받는 것 같았다. 온천 안에 36홀짜리 골프 코스와 스키장 안내 포스터가 보였다. 옌볜 조선족자치주에 속했던 백두산은 최근 중국 정부 직할 지역으로 편입됐다고 한다. 백두산 관광 수입 일부를 조선족자치주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얼마나 갔는지는 모르겠다고 한 조선족은 말했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열린세상] 대북정책 원칙과 유연성의 불편한 진실/유호열 고려대 교수 북한학과

    [열린세상] 대북정책 원칙과 유연성의 불편한 진실/유호열 고려대 교수 북한학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2008년 12월 이후 중단되었던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남북 수석대표 회담이 이미 2차례 개최되었고 조만간 2차 미·북 간 회담도 성사될 전망이다. 집권여당의 대표가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하여 운영실태를 파악하고 정부에 대해 보완책을 주문하였다. 7대종단의 대표단 역시 평양을 방문하여 북측과 지속적인 교류협력을 하기로 합의하고 돌아왔다. 러시아 천연가스 송유관의 북한지역 통과 등 남북한-러시아를 잇는 새로운 경협이 가시권에 들어오기도 하였다. 아직까지 이러한 일련의 변화 조짐을 놓고 현 정부의 대북정책 근간인 ‘비핵-개방-3000’이나 원칙 있는 대북 접근이 바뀌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유연한 상호주의, 신축성 있는 접근, 실용적 대북정책 등 변화를 암시하는 수식어가 언론 매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나 혼선을 초래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통일부장관이 교체되고, 싫든 좋든 조기에 선거 정국으로 접어든 이상 정부로서는 신속히 입장을 정리해야 그마나 레임덕의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대북정책의 원칙을 고수하고자 할 때 핵심은 천안함 폭침 이후 발표된 5·24조치의 존치 여부일 것이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시인, 사과, 책임자 처벌 등 북한 당국의 책임 있는 조치가 없으면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대규모 식량원조나 경협을 통해 북한의 비위나 맞추고 적당히 화해협력의 모양새를 갖추려 했던 방식은 남북관계를 정상적인 관계로 발전시킬 수 없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기도 하다. 반면 정책의 원칙보다 당면 과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 소위 유연한 접근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면서도 천안함 폭침에 대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하고, 대화를 통해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가되 이를 위한 우호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5·24조치를 부분적으로 완화함으로써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해 남북관계를 활성화하려는 복안인 것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개성공단을 방문한 뒤 우리 입주업체의 민원을 청취하는 형식을 빌려 개성공단 내 건축이나 금융제재 완화, 개성과 개성공단 간 도로 보수, 통근 버스 운행 등 5·24 조치를 완화하는 내용을 정부에 건의했다.이처럼 원칙을 고수하며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는 노력은 남북관계의 경색에 대한 안팎의 우려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결국 북한이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지 않더라도 임기말까지 원칙을 고수할 경우 차기 정부에 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남북관계를 풀어갈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관점에서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유연한 접근은 남북관계의 경색과 이로 인한 한반도 정세의 긴장국면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이나 북한의 태도나 반응에 그 성패가 좌우된다는 점에서 타협책이다. 궁극적 목표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남북관계의 안정적 관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비판을 모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원칙의 고수가 역사적 접근이라면, 유연성은 보다 정치적이고 정무적 판단에 기초한 접근법이다. 대북정책의 원칙을 고수할 때 장단점이 있듯이 유연한 접근 역시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 더구나 지금과 같은 대북정책의 전환기에서 원칙과 유연한 접근이 혼동되거나 무분별하게 혼용되어서는 안 된다. 원칙과 유연성을 단순 합성하여 중간자적 입장에서 문제를 풀려고 할 경우 자칫 냉탕, 온탕을 왔다갔다하며 죽도 밥도 아닌 상황이 되면 안 된다. 유연한 접근은 방법이자 전략이다. 원칙만 있고 전략이 없어서도 안 되지만 원칙 없는 전략은 더더욱 위험하다. 대북정책은 어느 한 정권의 임기 내에 완성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 인도적 지원 확대, 사회문화 교류협력과 개성공단 활성화 등 새롭고 유연한 접근이 지난 3년반 동안 지속된 원칙의 일관성을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단계적이고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거시적이고 역사적인 안목을 갖고 차분히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 금융시장 일단 휴우~

    금융시장 일단 휴우~

    최근 3거래일간 10% 넘게 폭락했던 코스피가 유로존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반등하며 일단 한숨을 돌렸다. 1200선을 위협하며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도 20원 넘게 하락하며 한걸음 물러났다. 하지만 ‘냉온탕’을 오가는 금융시장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이고, 대외 변수에 따른 불안한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83포인트(5.02%) 오른 1735.71로 장을 마쳤다. 전날 8% 이상 폭락했던 코스닥도 이날은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가 어느 정도 진정된 덕에 23.86포인트(5.83%) 오른 433.41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22.7원 하락한 1173.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유럽 사태 해결 기대가 역외시장에서 달러 수요를 진정시킨 덕분이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이 나흘 만에 ‘사자’ 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운송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1689억원어치를 사들였으며, 코스닥에서도 264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개인은 코스피에서 3221억원어치를 파는 등 여전히 불안한 심리를 보였다. 주식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 달 6일 커버드본드(주택담보대출 담보부 채권) 매입을 재개하고 금리 인하 등 추가 완화정책을 논의할 것이라는 기대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에 EU 집행위원회가 “그리스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구제금융 트로이카(EU·ECB·IMF) 실사가 곧 재개될 것”이라고 밝힌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그리스 디폴트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6차분 지원금 80억 유로를 인도받을 가능성은 크지만 시간을 벌 수 있을 뿐 결국 디폴트에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증액할 경우 독일과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해 유로존 재정위기는 쉽게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내 증시와 환율은 당분간 유럽 변수에 따라 급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독일 의회의 EFSF 증대 법안 통과 여부, 30일 이탈리아 국채 만기, 다음 달 3일 그리스에 대한 6차 구제금융 자금 집행 결정 등이 낙관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코스피가 1600선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가계대출 억제하되 부작용은 줄여야 한다

    금융당국의 온탕·냉탕식 대응으로 금융 소비자들이 큰 불편과 혼란을 겪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나자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7%로 묶지 못하는 은행은 강도 높은 검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가계대출 증가율이 월 상한선을 넘어선 농협을 비롯한 일부 은행들이 그제 갑자기 가계대출을 중단하는 등 대출창구가 한순간 꽁꽁 얼어붙었다. 은행에서 대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지출계획을 짰던 금융 소비자들로서는 당혹스럽고 분통이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가계대출 중단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어떤 경우에도 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상황이 생겨서는 안 된다.”며 금융위의 조치에 급제동을 걸고 나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가계의 금융부채가 줄어든 반면 우리나라는 증가세를 지속해 왔다. 올 상반기에 이미 10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금융부채 비율은 2004년 114%에서 2007년 136%,2009년 143%,지난해 146%로 미국이나 일본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국민경제를 지탱하는 3대축 중 하나인 가계의 건전성 악화는 금리 급등이나 부동산 버블 붕괴와 같은 외부의 충격이 가해지면 바로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귀결된다. 금융당국이 올 들어 잇단 구두 경고에 이어 지난 6월 가계대출 종합대책을 내놓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권의 가계대출 경쟁과 일부 금융소비자들의 주식투자 등 대출용도 외 사용 급증이 맞물리면서 가계대출 전면 중단이라는 극약 처방을 불러들인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충분한 예고 없이 어느날 갑자기 돈줄을 끊는 것은 잘못된 대응이다. 이사 철 전세자금 이나 대학 등록금, 긴급한 생활자금, 추석자금 등 필수불가결한 자금 수요에 대해서는 대비책을 강구했어야 했다. 이자가 더 높은 2금융권이나 대부업체, 사채로 몰릴 수밖에 없는 ‘풍선효과’를 감안하지 않았다면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범위에서 가계대출을 억제하기로 정책목표를 세웠다면 연착륙할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해 나가야 한다.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대책을 촉구한다.
  • 9급 면접시험 D-19… 선배들이 말하는 합격 노하우

    9급 면접시험 D-19… 선배들이 말하는 합격 노하우

    9급 국가직 공개채용 시험의 최종 선발 단계인 면접시험이 30일~9월 3일 치러진다. 2008~2010년 행정안전부의 통계를 보면 2차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최종 면접에서 낙방한 인원의 비율이 2008년 22.9%(960명), 2009년 27.1%(852명), 지난해 31.6%(761명)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의 면접에 대한 부담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임용된 9급 일반행정직, 관세직, 교정직 등 3개 직렬 새내기 주무관들의 면접 경험과 합격 노하우를 들어 봤다. ●관세직 서울세관 김은아 주무관 “봉사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당당하고 자신 있게 답변해야 한다.” 서울세관 관세직 김은아(23·여) 주무관은 최근 공무원 시험 면접에서 봉사 관련 질문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6월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8월 면접까지 두 달 남짓, 김 주무관은 봉사의 참 의미를 느끼려고 시간을 쪼개 주 1회 지적장애인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직접 봉사활동을 하면서 봉사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해서 실제 면접장에서도 떨지 않고 답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답변은 최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해야 한다.” 김 주무관은 “사회적 약자를 돕겠다는 마음을 잘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면접관들에게 잘 보이려고 앞으로도 날마다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식의 과장된 답변은 오히려 감점이 된다.”면서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혀 진심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그는 “봉사활동을 했다고 하면 면접관들이 ‘봉사활동을 한 장소가 어디인지’, ‘어떻게 찾아가는지’, ‘건물이 어떻게 생겼는지’까지 꼬치꼬치 캐묻는다.”면서 “괜히 거짓말을 해서 들통 나지 말고, 모르는 건 그냥 모른다고 말하고 아는 부분만 대답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일반행정직·관세직을 2년 6개월 동안 준비했다는 김 주무관은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공부할 때 친구들과 자꾸 비교하면서 자신만 뒤처지는 것 같아 힘들었지만 합격하고 나면 그 정도 차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이라면서 “1주일에 하루 정도는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고 앞으로 친구·가족들과 행복해지는 생각 등을 하면서 마음을 다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일반행정직 서봉진 주무관 여의도 우체국에서 근무하는 9급 일반행정직 서봉진(30) 주무관은 그룹 스터디를 추천했다. 서 주무관은 지난해 6~8월 면접을 앞둔 수험생 5명과 함께 매주 세 번 실제와 같은 방식으로, 서로 면접관과 수험생 역할을 바꿔 가면서 면접에 대비했다. 그는 “실제 면접장에서도 스터디 모임에서 예상했던 질문을 벗어난 돌발 질문은 없었다.”면서 “면접 준비만 잘해도 덜 떨면서 논리정연하게 답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면접 전문가들의 최근 경향에 대한 분석에도 신경 써야 한다.”며 “면접 시즌 대학·학원 등에서 열리는 특강에도 참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면접관들의 ‘냉·온탕 전략’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9급 국가직 면접은 면접관 두 명에 응시생 한 명으로 진행되는데, 주로 면접관 한 명은 냉탕처럼 차갑게 응시생의 약점을 공격하고 다른 한 명은 온탕처럼 따뜻하게 말하면서 실수를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서 주무관은 “아무리 비슷한 상황을 조성해 대비하더라도 막상 실전에 가면 당황하는 수도 있지만, 평소 자신의 생각을 떳떳하게 말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정직 서울구치소 황호정 주무관 서울구치소 교정직 황호정(31) 주무관은 “면접 준비 기간에 ‘자신이 왜 이 일을 하려고 하는지’, ‘그동안 어떻게 살아 왔는지’ 자신을 되돌아보라.”고 말했다. 황 주무관은 “면접관들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압박을 느낄 수도 있지만,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말하고 오겠다는 생각을 하면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면접관들에게 동정심을 사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면접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도 받게 되는데, 그럴 땐 어떻게 할지 패기 있게 밝히면 된다.”면서 “저의 경우 ‘제가 열심히 쌓아 둔 지식이 어디 가는 것도 아니고 집에 떨어졌다고 말하고 더 열심히 준비를 하겠다’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험 준비를 하다 보면 우울한 기분이 들기 마련인데, 누구나 겪는 일이니까 기죽지 말고 힘내라.”고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절대 믿지 마라”→“불안감 부추길 필요없다” 당국 ‘은행 유동성’ 냉·온탕 오가

    은행의 외화유동성 사정과 관련해 당국 발언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개선된 지표를 내세우던 은행들은 유동성 위기 상황을 가정, 분주하게 움직이며 당국에 화답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8일 “은행 외화유동성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개선됐다.”면서 “리먼 브러더스 사태 때와 달리 실물경제 지표가 좋고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수익성도 괜찮으니 쓸데없이 불안감을 부추길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전날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은행들이 ‘우리는 괜찮다’고 해도 절대 믿지 마라. 내가 세 번이나 속았다.”고 했던 것보다 누그러진 표현을 썼다. 은행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 환란 수준의 혼란이 올 것이라는 우려와 당국의 강도 높은 발언이 오히려 외화유동성 위기 징후로 읽힐 수 있다는 관측이 동시에 나오면서 당국 수장의 발언 강도가 달라졌다고 은행권은 이해했다. 은행들은 외화건전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로 신용경색 조짐이 나타나는 유럽계 은행에서의 단기 차입을 자제하고, 외화 보유금을 늘리는 게 핵심이다. 국민은행은 단기차입 비중을 3월 33%에서 현재 24%로 줄였고, 신한은행도 중장기 차입 비중을 70% 선까지 끌어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7억~10억 달러 정도의 보유금을 쌓아 놓았는데, 석 달치 외화 유동성을 확보한 수준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상반기에 300억~4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성사시키는 등 통화 다변화도 시도되고 있다. 문제는 37개에 달하는 외은 지점. 이들이 본점을 통해 해외에서 들여 온 단기차입금은 지난 3월 현재 646억 달러로 전체 해외 단기차입금의 61.4%를 차지했다. 외은 지점은 본점에서 단기 외채를 끌어와 영업을 하다가 금융위기가 시작되면 본국으로 회수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들여 온 자금을 끊어 유동성 문제를 촉발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다. 이와 관련,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상황정보실 부장은 “아직까지 외은 지점의 자금 회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유로존 재정위기가 확산된다면 한국에서 운용하는 자산규모를 축소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상황을 더 지켜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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