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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안지 고쳐주는 ‘엇나간 스승의 은혜’

    최근 한 교사가 고등학생들의 중간고사 주관식 답안을 고쳐 주는 동영상이 공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그것이 학생의 성적을 걱정한 교사의 마음이든, 틀린 답을 맞는 것으로 채점했다가 교육당국의 감사에서 지적받을 것을 우려해 취한 방어책이든 교사가 학생을 불러 시험 답안지를 고치도록 한 행위는 분명 문제다. 교사의 ‘온정주의’가 객관성·합리성이 전제돼야 할 평가 영역에서 발휘된 것은 교육의 대원칙을 흔들 만한 중대한 탈선(脫線)이기 때문이다. 시험 후 답안지를 고쳐 주는 관행이 이 학교, 이 교사만의 일은 아니다. 교육 현장에서 수십년 동안 비일비재하게 이뤄져 온 악습이다. 그럼에도 시험 후 답안지를 고쳐 주는 행위가 학생을 아끼는 교사의 마음으로 치부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선생님이 주관식 답안지를 보여 주면서 왜 틀렸는지 확인을 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사소한 맞춤법 오기는 살짝 고쳐 주기도 한다.”고 털어 놓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물론 정답의 범주에 들어야 동그라미를 그릴 수 있지만, 정답과 한 끗 차이일 경우 매정하게 그어 버리지 못하는 게 교사의 마음이다. 그러나 이런 ‘스승의 은혜’가 학생들에게 ‘매우 나쁜 교육’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진학, 취업 등에서 숱한 경쟁을 벌일 그들에게 합리·객관·공정·정의·평등의 가치 대신 적당주의·온정주의의 가치를 가르치는 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사로부터 그런 ‘은전’을 받지 못해 ‘차별을 받는 학생들’의 마음은 또 얼마나 아플 것인가. 교사의 차별적 사랑은 상처받은 학생을 보듬을 때, 불우한 학생에게 조금 더 따뜻한 시선을 보낼 때 충분히 허용된다. 이를 수긍하지 못할 학생은 없다. 그렇지만 학생의 인생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시험에서만큼은 평등이라는 교육의 원칙을 위배하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교육의 정신이다. 수많은 제자들에게 ‘따뜻한 가슴과 차가운 머리로 살라.’고 가르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보다 더 큰 ‘스승의 은혜’가 어디 있겠는가.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학부모·학생 등 반발 “결국 다른 학생이 피해”… 공교육 불신

    교사가 특정 학생들의 중간고사 답안지를 고쳐 준 동영상이 공개되자 학부모와 학생들은 “공교육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상임대표는 “교사의 그런 행위가 학생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정답이든 아니든 그렇게 몇몇 아이들만 불러서 수정하는 것 자체가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고교 3년생 자녀를 둔 정수연(46·여)씨는 “학부모라면 누구나 그 교사가 해당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대가를 받았다고 여길 것”이라면서 “내신점수 1~2점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병들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시선도 싸늘했다. 비봉고 한 학생은 “엄격하게 평가하면 오답 처리가 될 수도 있는 문제를 교사의 지시로 고쳐 정답으로 처리하면, 결국 피해는 다른 학생이 입는 것 아니냐.”면서 “우리 학교뿐이겠느냐.”고 말해 공교육에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교육 전문가들의 지적도 다르지 않았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교육 현장에서 지켜야 할 룰을 깨뜨린 행위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학교에는 객관성, 합리성, 능력주의라는 가치와 온정·인간주의라는 상반된 가치가 동시에 작동한다.”면서 “학생들을 평가할 때는 엄격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야 하고, 학생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때는 온정적으로 다뤄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시험은 온정주의를 배제, 객관적·합리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교육의 근간이 무너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나와 통일] (13) 조계종 혜경스님

    [나와 통일] (13) 조계종 혜경스님

    지난 4일 조계종은 북한의 조선불교도 연맹과 금강산 신계사에서 어린이 구충제 10만정 등 지원물품을 전달하고 공동 참배를 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남북의 불교도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3년 만이다. 10여명의 방북단을 이끌고 신계사를 다녀온 혜경 스님은 “불교문화에서 남북이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면서 “이번 방북이 남북관계 변화에 작은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계사 방문이 얼마 만인가. -지난해 가을에 다녀오고 7개월 만이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기 전에는 스님들이 금강산 온정리에 상주하고 있었다. 5·24 조치 이후에는 아예 북에서도 신계사에 아무도 보내지 않는 모양이다. →신계사는 조계종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 같다. -신계사는 신라시대(519년)에 지어진 북한의 국보 문화유물이다. 6·25전쟁 때 건물이 모두 불타 없어진 것을 2004년 조계종과 현대아산, 조선불교도연맹이 공동으로 대웅전을 복원했다. 완전 복원된 것은 2007년으로 한창 공동관리 방안을 논의하고 있을 때 금강산 관광이 중단돼서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에 남북이 공동법회를 연 것은 3년 만이다. -원래는 공동법회를 하고 싶어했는데 통일부에서 승인이 안 났다. 스님들이 예불하고 은공하는 것은 일상인데 이걸 왜 못하게 하는지…. 그래서 그냥 ‘남북불자들의 신계사 공동참배’라고 했다. →최근에서야 인도적 지원이 재개됐는데. -통일이 만약 우리의 지상과제라면 통일을 왜 하려고 하는지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같은 민족이고 형제이지 않은가. 일본에는 지진 피해가 났을 때 정치적 사안과 인도적 지원은 별개라고 해서 지원하지 않았나. 왜 북한에는 이 논리를 적용하지 않는가. 무슨 일이 생기면 내 식구부터 챙기는 게 인지상정인데 영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 →남북관계에서 불교계의 역할은 무엇인가. -전통문화 측면에서 남과 북이 공통분모를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에도 보물급 사찰이 있고 문화재가 많이 남아 있다. 불교문화를 중심으로 문화의 동질성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방북을 하고 오면서 무슨 생각을 했나. -부처님 말씀 중에 “모든 존재가 나와 한몸이라 생각하고 자신을 돌보듯 돌보는 게 잘사는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 신계사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5시간 동안 이걸 생각하니 참 정치하는 사람들이 많이 원망스러웠다. →정부나 정치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올해 총무원 집행부의 공식 슬로건이 소통이다. 우리 현실은 남남갈등이 심각하다. 정치인은 더 소통이 안 되고 있다. 불교의 목표가 부처님이 필요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듯, 정치의 목표는 정치인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이념이 다르더라도 나를 비롯한 이웃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 이번 방북이 계기가 돼서 정부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남북관계 변화에 작은 씨앗이 됐으면 한다. →통일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통일은 반드시 돼야 한다. 이번에 갔을 때 솔잎혹파리인지 재선충인지 몰라도 신계사 주변 소나무들이 병들어가고 있었다. 그 소나무는 우리 할아버지와 친구다. 두 세대만 올라가면 남북이 어디 있고, 정치적 이념이 어디 있나. 하루빨리 그렇게 (하나가)돼야 한다. →남북 관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계절로는 봄이 왔는데, 아직 우리 가슴엔 봄이 먼 것 같다. 계절의 봄은 환경이 만들지만 가슴의 봄은 우리의 생각과 노력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불교도들이 가슴에 진달래, 개나리를 피울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열린세상] 日 ‘런치메이트 증후군’과 내셔널리즘/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열린세상] 日 ‘런치메이트 증후군’과 내셔널리즘/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지난해 도쿄대·와세다대 등 일부 대학 화장실에 ‘화장실에서 식사를 하지 말라.’는 쪽지가 붙은 일이 종종 눈에 띄었다고 한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한 대학 교수가 학생을 대상으로 화장실에서 밥을 먹은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사실이었다. 무시할 수 없는 숫자가 ‘예’라고 대답했다. 일본 사회에 하나의 충격을 던진 사건이다. 일본의 도하 신문 방송에 보도된 내용이다.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이유는 ‘혼자 식사하는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기 싫다.’, ‘외톨이라는 인상을 주기 싫다.’는 것이었다. 다소 황당하고 엉뚱한 대답이다. 혼자 점심 먹는 걸 공포로 여기는 심리를 정신과 의사인 마치자와 시즈오는 ‘런치메이트 증후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언론은 “친구와의 관계에 집착하는 게 화장실 식사 현상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키이스 페라지의 저서 ‘혼자 밥 먹지 마라’라는 책을 읽어 보라고 권했다. 이 책은 성공적인 직장이나 사회생활을 원한다면 혼자 식사하는 버릇을 절대 피해야 한다는 조언을 담고 있다. 독자들은 하필이면 왜 화장실일까라는 의문을 가질지 모른다. 일본인이 생각하는 화장실은 우리와 조금 다르다. 전통적인 변소를 ‘가와야’(厠)라고 했다. 또 변소를 ‘가와야노가미’(厠の神), 신이 머무르는 장소 로 여겼다. 임신부가 변소를 깨끗이 해야 예쁜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믿음이나 ‘셋징(雪隱·변소) 마이리(參り)’도 그런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셋징 마이리는 아이가 태어난 지 3일과 7일째 되는 날 아이를 안고 변소에 가는 풍습이다. 때문에 일본인에게 화장실에서 하는 식사는 결코 불결한 행위가 아닐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실 식사는 겉과 속이 다른 일본인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하나의 예임을 부정할 수 없다. 겉과 속이 다른 행동 양식, 즉 혼네(本音·속)와 다테마에(建前·겉)의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친구와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일본인의 혼네라면, ‘홀로 식사하는 상황’은 다테마에가 아닐까. 일본인의 행동 기준은 ‘내’가 아니라 ‘남’인 경우가 많다. 이미 고전이 된 ‘국화와 칼’에서 루스 베네딕트는 이를 ‘수치’의 문화라고 규정했다. 베네딕트는 “신 앞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서양 사람(죄의 문화)과 달리 일본 사람들은 다른 사람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애쓴다.”고 말했다. 놀라운 통찰력이다. 일본학자 센켄은 일본인 자신을 더욱 가혹하게 평가했다. “남 앞에서는 수치를 의식하지만 남이 보지 않으면 무슨 짓도 가능하다.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빈약한 역사의식으로 이어졌다.”고 통렬하게 자기반성을 하고 있다. 위기의 상황에서 내재된 본성이 드러나는 것은 개인이든, 회사든, 국가든 마찬가지다. 3·11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의 일본 정부가 이웃나라에 보여준 일련의 행태는 센켄의 자기반성과 거리가 먼 듯하다. 남을 의식조차 하지 않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허용 기준치의 100배가 넘는 방사능 오염 물을 바다에 방출했다. 인접국인 우리 나라엔 한마디 사전 양해도 구하지 않았다. 수많은 이웃 국가들이 일본의 아픔을 함께하겠다며 구호물자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경제대국 일본의 자존심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웃 나라들의 온정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일례로 태국이 쌀을 지원하겠다고 하자 “재고가 300만t이나 있다.”며 거절했다. 더욱이 난국 속에서도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중학교 교과서 수를 대폭 늘려 검정을 통과시켰다. 일부 교과서는 외무성 홈페이지를 그대로 옮겨놓다시피 했다. 동아시아 공생공영을 위한 일본의 역할을 자임했던 민주당이 태평양전쟁 이후 최대의 위기라는 상황에서 결정한 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일본 정부의 인식이 사방이 가로막혀 있는 화장실과 같은 밀폐된 공간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본 언론이 화장실 식사에 대해 ‘성공하기 위해선 홀로 식사하는 버릇을 피하라.’고 했던 충고는 정작 일본 정부에 필요한 것이 아닐까.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존중받기 위해서는 일본식 내셔널리즘을 버려야 한다.”는 충고 말이다.
  • “日원전 9개월내 정상화? 그림의 떡”

    “日원전 9개월내 정상화? 그림의 떡”

    일본 도쿄전력이 17일 기자회견에서 6∼9개월 내에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냉각 기능을 정상적으로 안정시키겠다는 로드맵을 내놓은 가운데 일본의 원전 전문가들은 로드맵의 실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18일 미국이 제공한 무인 로봇을 투입해 원전내 방사선량을 조사한 결과 높은 방사선이 측정돼 지금 당장 인력을 투입해 작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후쿠시마 원전 1호기 원자로 건물 내에서는 시간당 10∼49m㏜(밀리시버트), 3호기에서는 시간당 28∼57m㏜의 방사능이 측정됐다. 긴급시 원전 작업원의 연간 피폭 한도가 250m㏜여서 원자로 건물 내에서 몇 시간 일하는 것만으로도 방사선의 연간 피폭한도를 넘게 된다. 원자로 건물 내 작업이 어려워지면서 현장 작업원들은 도쿄전력이 제시한 ‘3개월 내 방사선량 감축, 6∼9개월 내 냉각 안정’ 계획 달성에 의문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도 NHK를 비롯해 요미우리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쿄전력의 원전 안정화 로드맵이 정부의 압력에 따라 급조된 것이어서 실현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들은 원자로의 연료가 일부 녹은 상태여서 냉온정지에 기술적으로 많은 난관이 있고, 고농도 오염수 처리의 지체와 계속되는 여진 등도 장애물로 지목했다. 교토대학의 요시카와 히데카즈(원자로공학) 명예교수는 “원자로가 아직 완전히 제어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도쿄전력이 내세운 목표 실현은 상당히 힘겨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바야시 게이이치 전 교토대 원자로실험소 연구원은 “도쿄전력의 로드맵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1∼3호기의 압력용기가 건전하고, 격납용기도 2호기 외엔 손상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삼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 같은 상황이 확인되지 않고 있어 전제 자체가 이상하며, ‘그림의 떡’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원자력기술협회의 이시카와 미치오 최고고문은 격납용기를 물로 채워 원자로를 바깥 부분부터 냉각시키는, 이른바 수관(水棺) 방안과 관련해 “오염수를 활용할 경우 냉각효과가 의문시된다.”고 꼬집었다. 마쓰우라 쇼지로 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지붕이 수소폭발로 날아간 원자로 건물에 덮개를 씌우는 방안에 대해 “향후 날씨가 더워지고 습도와 기온이 올라가면 방호복을 입고 작업하기가 어려워지므로 덮개를 씌운 건물 내의 작업환경이 악화돼 열사병 등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열린세상] 조그만 싹에서 열매를 보다/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열린세상] 조그만 싹에서 열매를 보다/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곤경에 빠진 사람을 도왔다가 무안을 당하는 경우는 드물다. 무안이 아니라 면박을 받는다면 황당할 뿐이다. 하지만 이런 일이 개인도 아닌 국가 사이에 일어나고 있다. 한국을 대하는 일본의 태도가 그렇다. 대지진과 원전사고로 고통을 겪는 일본을 위로하기 위해 많은 한국인이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지갑을 열고 저금통을 깼으며, 기업은 거액을 쾌척했다. 바로 이때 일본 정부는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한 중학교 교과서 검정결과를 발표했다. 미증유의 재난에 처한 이웃이기에 역사의 고통도 잊고 성심껏 위로를 건넸더니 뒤통수를 친 격이다. 일본 정부가 한국인들의 온정에 그런 대답을 내놨으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시점이 우연히 겹쳤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예정된 사안이라 해도 일본 정부의 몰염치와 무신경은 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고, 그 즈음부터 한국인의 태도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잇단 지진과 원전사고 확대 소식이 날아들고 있지만 사태를 냉정하게 보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문제는 일본이 싫다고 떼어낼 수 있는 국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방사능비가 내렸을 때 너도나도 우산을 받쳐들고 종종걸음을 쳤던 엊그제를 떠올리면 한·일 관계는 숙명적으로 얽힐 수밖에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역사적으로 이웃 나라들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 독일과 프랑스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그랬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싱가포르·말레이시아가 번번이 갈등을 빚곤 했다. 침략과 방어로 점철된 한·일 관계는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은 아니며,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어서도 안 된다. 비슷해 보여도 매번 닥치는 상황은 새로울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해법을 찾게 된다. 오늘이 어제의 재판이라면 새삼 고민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일본의 대재앙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선은 여전히 걱정스럽다. 거의 모든 한국인들은 일본이 하루빨리 재기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많은 일본인들 역시 한국인의 진심에 고마워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천재지변이 한·일 관계를 새롭게 세울 기회를 가져다 준 것이다. 이런 때 공식 입장밖에 견지할 수 없는 정부 관계보다 민간 사이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일 국민 사이에 생긴 공통 감각을 승화시켜 상생과 공존의 제도화로 연결해야 한다. 사회·문화적인 교류를 강화하는 것과는 별도로 경제적 차원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함으로써 무형의 공감대를 실체를 가진 현실로 구체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의 부상도 양국 간 협력 필요성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누르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된 중국은 동북아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한·일 간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약화된 상황에서 한·중, 일·중 관계가 심화되면서 동북아 경제의 중심이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 미국·유럽 사이에서 고달픈 줄타기를 해야 하는 신세다.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아세안 등 지역 공동체가 활발하게 가동되거나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는 현실도 외면할 수 없다. 한·일 관계가 발전해 동북아, 동아시아 공동체로 가려면 단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의 협력적 리더십이 긴요하다. 이번 대지진 때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건넸던 것처럼 한·일 관계의 새로운 국면도 우리가 열어야 한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이 20년으로 길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양국 관계를 견인할 추진력이 많이 약해졌다. 따라서 우리가, 보다 구체적으로는 기업이 나서서 민간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두 나라는 고령화, 양극화, 고용불안, 대외 의존성 등 고민거리도 비슷해 머리를 맞댈 여지가 많고 신흥시장 진출과 환경·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다. 일본 대지진은 두 나라에 뜻하지 않은 재앙과 불안을 불러왔지만, 이를 계기로 여리지만 소중한 신뢰의 싹이 피기 시작했다. 두 나라 기업이 신뢰의 땅을 다지고 교류·협력의 물꼬를 주도할 때 그 싹은 깊이 뿌리를 내리고 힘차게 가지를 뻗어 장차 공동 번영의 열매를 맺을 것이다.
  • [CEO 칼럼] 융합산업의 르네상스를 위하여/기옥 금호건설 대표이사

    [CEO 칼럼] 융합산업의 르네상스를 위하여/기옥 금호건설 대표이사

    ‘메디치 효과’(Medici effect)라는 것이 있다. 15~16세기 이탈리아 피렌체 공화국의 평범한 중산층 가문이었던 메디치 가문은 은행업으로 상당한 부를 축적한 후 여러 분야의 예술가, 철학자, 학자들의 공동작업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피렌체 공화국을 중심으로 전 유럽에 문화와 예술의 부흥기, 이른바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했다. 이처럼 ‘메디치 효과’는 서로 관련이 없는 것들이 결합해 뛰어난 작품을 만들거나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는 것을 말한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성과를 이룩한 르네상스 시대의 성공을 이끌었던 것은 다름 아닌 다양한 분야 간의 결합, 즉 ‘융합’(融合)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수세기 전 르네상스 시대의 태동을 이끌었던 ‘융합’이라는 개념이 21세기 경제·산업 분야의 새 화두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1세기 세계경제는 ‘융합의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융합기술을 신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미 선진국을 중심으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은 2009년 융합기술을 국가적 최우선 사항으로 규정하고, 정부 주도하에 청정에너지기술과 최첨단 자동차 원천기술, 의료 정보기술 개발 등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일본 역시 의료, 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몇년 전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미래는 융합기술에 달려 있다.”고 했으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한국의 미래 경제는 융합만이 살 길이며, 융합시대에 정부와 민간 모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우리의 융합산업도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지원 아래,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 나가고 있다. 지식경제부의 주도하에 발의된 ‘산업융합촉진법’이 지난달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이달 공포돼 하반기 시행에 들어간다. 한국산업융합협회와 같은 민간 연구기관의 설립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도 긍정적이다. 건설업은 인간이 영위하는 모든 삶과 기술이 집약된 산업이므로 융합산업 시대의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기반이 갖춰져 있다고 본다. 건설업이 창조한 융합산업의 대표적인 생산물이 ‘u-시티’(ubiquitous-city)다. u-시티는 건설, 가전, 문화 간의 융합(컨버전스)을 실현하는 21세기 한국형 신도시다. 최근 건설되고 있는 u-시티에는 첨단 정보기술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 태양광 발전, 친환경 자재 등 자동차, 에너지,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기술이 실현되고 있다. 우리의 삶과 공간을 창출하는 건설업에 융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융합기술이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는 증거이다. ‘녹아서 하나로 합친다.’는 의미를 가진 융합이라는 단어의 의미처럼, 이종(異種) 간의 융합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각 종(種)이 배타적인 속성을 버리고 하나로 결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존에 칸막이식으로 구분된 산업의 틀과 각 산업이 갖고 있는 배타적인 속성으로 인해 세계경제 성장이 한계에 부딪힌 현재의 상황에서, 융합산업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다. 결국 융합산업의 미래는 우리들 개개인의 의식 전환으로부터 시작되며, 열린 마음으로 서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한다면 우리는 21세기 융합산업 시대의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대지진과 원전의 피해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웃 나라 일본에 너 나 할 것 없이 아낌없는 온정을 보내 준 우리나라 국민들을 보며, 우리 마음속의 ‘융합’은 이미 큰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으며,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21세기 융합산업의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할 날도 그리 멀지 않았음을 느꼈다.
  • 은행권 대기업 구조조정 벼르지만…

    은행권이 대기업에 단단히 삐쳤다. 가뜩이나 금융당국의 규제 고삐가 조여오는 데다 효성과 LIG그룹 등 일부 대기업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마저 겹쳤기 때문이다. 조만간 본격화될 대기업 구조조정을 앞두고 기업들이 잔뜩 긴장하는 이유다. 은행들은 대기업에 대한 ‘무조건 우대’가 더 이상 없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기업 부실 계열사의 신용위험 평가에서 모기업이 뼈를 깎는 지원책을 내놓지 않는 한 ‘온정’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3일 “채권금융기관과 협의조차 않고 기습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LIG건설의 사례는 구조조정에 임하는 부도덕의 극치를 보여 줬다.”면서 “이 부분은 반드시 손을 보겠다.”고 정조준했다. 이어 “올해부터 기업 신용위험평가에서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가점 부여를 엄격히 하겠다.”면서 “예전엔 모기업이 계열사를 지원하겠다는 각서만 있으면 평가에 가점을 줬지만, 앞으로는 지원계획을 구체적으로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은행들은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채무 계열기업의 경우 계열사 후광효과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해당 기업의 자체 재무안정성과 사업 포트폴리오 등 개별 기업의 신용도를 중심으로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신용위험 평가 때 대기업 계열사에 가점을 주는 게 있었지만 올해부터 무조건 가점을 주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혹독한 구조조정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기업 신용평가 부서에서 C등급과 D등급을 추려내도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마케팅이나 영업담당 부서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고,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많아질수록 은행의 충당금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으로서는 그냥 두면 대출금의 0.5%만 충당금으로 쌓아도 되는데 굳이 대출금의 20%를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하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 분류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日 도발에 분쟁지역 인식땐 50년 실소유 공든탑 무너져”

    “日 도발에 분쟁지역 인식땐 50년 실소유 공든탑 무너져”

    “정부는 물론 반크 회원들이 더 적극적이면서도 차분하게 세계 각국의 교과서 발행기관들에 부당성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4년부터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VANK)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고령 회원 최종성(80)씨는 전날 일본의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에 대해 31일 담담하게 밝혔다. 13세에 일본에 끌려가 징용 근로자로 일했고 한국전쟁 때 중공군에 억류됐다가 풀려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보낸 그는 우리 국민들이 대지진 참사에 온정을 보냈는데도 일본 정부가 역사 왜곡을 노골화한 데 대해 “실망스럽기 짝이 없지만 흥분할 일만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마산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영어를 공부하는 등 활기찬 인생 3막을 열고 있는 최씨와의 일문일답. →우리 국민들이 온정을 표시했는데도 일본은 왜곡된 검정 결과를 발표했는데. -어처구니가 없다.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명백히 보여주는 역사를 외면하고, 위안부로 동원된 할머니들까지 온정을 보냈는데도 후안무치하게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기술한 교과서 수를 되레 늘렸다.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무조건 우리 땅이라고 우기고, 전쟁도 불사할 것처럼 엄포를 놓을 일은 아니다. 우리 땅으로 공인받는 유일무이한 길은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이기는 길이다. ICJ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적인 문헌, 국력이 아니라 누가 얼마나 오래 소유했느냐다. 우리는 이미 50년 넘게 실소유하고 있고 ICJ에 상정하기 전에 최대한 오래 ‘분쟁지역’이 아닌 ‘실소유 영토’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도발에 발끈해 ‘분쟁지역’으로 만들어 버리면 50년 공든 탑이 무너진다. →정부의 ‘조용한 외교’에는 문제가 없나. -일본이 바라는 건 ICJ에 기소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실소유가 100년이 되기 전에 ‘분쟁지역’으로 알려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ICJ에 넘어가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재판소 15명의 판사 중 일본인이 한명이며 일본 정부는 운영비용의 대부분을 지원하고 있다. 외교 역량에서 떨어지는 우리 정부로선 조심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흥분된 맞대응 대신 차분하고 침착한 대응이 필요하다. 초·중·고 과정에 역사 교육 비중을 높여 청소년들에게 올바르게 알려야 한다. 외국인에게 우리 역사를 자신있게 설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글 사진 영상콘텐츠부 박홍규PD gophk@seoul.co.kr <4월 1일 오후 7시30분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 ‘TV 쏙 서울신문’ 방영>
  • 日 제2원전 터빈 건물서 연기

    방사성물질이 대거 유출되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10㎞쯤 떨어진 제2원전의 원자로 1호기에서 30일 오후 흰 연기가 피어올라 비상이 걸렸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본 당국은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긴급 조사에 나섰다.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제2원전에서 연기가 난 것은 처음으로, 이곳에서도 원자로 붕괴 등의 사고가 일어난다면 일본은 회복이 어려울 정도의 방사능 유출 사태를 맞게 될 전망이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48분쯤 제2원전 원자로 1호기의 중앙제어실이 있는 터빈 건물 1층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다 20분 남짓 만에 멈췄다. 일본 당국은 연기가 화재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제2원전은 지난 11일 대지진 이후 정상 가동을 멈추고 외부 전력 없이 자체 비상 발전기로 원자로 냉각작업을 벌여 왔다. 도쿄전력은 제2원전의 1∼4호기는 모두 원자로의 온도가 섭씨 100도 미만으로 안전한 냉온정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국 내 일부 전문가는 비상 발전기의 용량 부족으로 폐연료봉 저장 수조에 대한 냉각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연기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지진 피해자 추모했는데… 日에 또 분노”

    “일본이 또 배신했다.” 30일 정오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수요일이면 늘 그랬던 것처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곱명의 할머니들 얼굴은 하나같이 굳어 있었다. 입술을 굳게 다물거나 주먹을 꽉 쥐는 등 분을 삭이지 못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불과 이주일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일본 지진 희생자 추모집회’에서 보여 준 안타까운 표정은 찾을 수 없었다. 이날 치러진 제963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수요집회는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학교 교과서를 공식 채택해 역사왜곡을 시도하는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자리였다. 피해 할머니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16일 추모집회에서 “(일본인의) 죄는 미워도 사람은 밉지 않다.”고 말했던 그들은 “일본 정부는 역사왜곡을 중단하라!” “올바른 역사교육을 실시하라!”고 목청껏 구호를 외쳤다. 이날 일본 대사관 측에 항의서한을 제출한 길원옥(84) 할머니는 대사관을 나오며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에서 보듯 그들이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것에 너무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할머니들은 다른 때보다 더 격렬한 목소리로 일본을 비판했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우리는 지금껏 일본의 지진피해자들을 생각했고, 그들을 위한 활동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본의 죄상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수밖에 없다.”면서 “아무리 일본이 우리에게 우호의 손길을 보내도 화해는 있을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정대협 측은 “일본의 지진과 쓰나미 참사의 아픔을 나누려는 국민들의 온정과 지지가 모이는 가운데 보인 일본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외교적 결례를 넘어 전면적인 분쟁 선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집회에 함께 참석한 대학생 최희진(23)씨도 “죄를 지었으면 반성을 하고 할머니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 줘야 한다.”고 일본 정부의 반성을 거듭 촉구했다. 윤샘이나·김소라기자 sam@seoul.co.kr
  • ‘금융 4대천왕’ 손본다

    ‘금융 4대천왕’ 손본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취임하면서 금융권을 겨냥해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관치’를 강조하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에 이어 권 원장도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 및 감독 강화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우리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시장 통제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과 권 원장이 정책과 시장 감독에서 각각 역할 분담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 원장은 취임사에서 “금융회사와 시장에 대한 검사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면서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문제들을 과감하게 마무리 짓고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금융감독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가계부채, 무분별한 외형 경쟁, 자산 쏠림 현상 등에 대해서는 각별히 관심을 갖고, 위기의 싹이 자라지 않게 미리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에 치중하면서도 중소기업 대출과 무담보 개인신용대출에는 인색한 행태를 보였으며, 특히 4대 금융지주회사는 최근 들어 무분별한 외형경쟁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권 원장의 발언은 4대 금융지주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시중에서는 정치권에 연줄이 닿아 있는 4대 금융지주 회장을 ‘4대 천왕’이라고 빗대는 얘기가 있다.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청와대·정치권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통제권 안에 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권 원장은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권 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금융감독과 소비자 보호에 온정은 없다.”면서 “건전성 강화와 리스크 관리 문제에 대해서는 냉정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무리하는 징후가 포착되면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화된 검사·감독 업무로 위반 사례가 적발될 경우 가차 없이 조치하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권 원장은 또 조직 쇄신을 통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부서 이기주의를 타파할 것이라면서 금감원이 ‘금융 안정과 금융 신뢰의 종결자’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통합됐던 감독·검사 업무는 다시 분리되고 검사 업무를 총괄하는 본부도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320명 수준인 검사 인력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피 부서로 꼽히는 검사 분야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될 전망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시론] 동일본에서 빛난 민간외교/유재웅 을지대 의료홍보디자인과 교수

    [시론] 동일본에서 빛난 민간외교/유재웅 을지대 의료홍보디자인과 교수

    정부가 외교를 독점하는 시대는 끝났다. 일본 지진 참사는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데 민간 분야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박찬호 등 스포츠 스타, 배용준·이병헌·최지우 등 한류스타, 익명의 수많은 한국인들이 대지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일본을 돕고자 기꺼이 나섰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애증관계를 이어온 것이 한·일관계인데, 고난에 직면한 이웃에 대한 진심어린 한국인의 지원은 모든 것을 뛰어넘어 일본인들을 감동시켰다.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한국이 일본을 이렇게 생각해 주다니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일본 언론과 인터넷 포털이 전하는 일본인들의 반응이다. 물론 한국 정부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앞서 일본에 위로를 전하고 돕고자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주한 일본대사관을 직접 방문해 지진희생자를 위로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구호대를 파견했고, 방사능 오염 논란이 있는 가운데서도 가장 늦게까지 봉사를 마치고 돌아온 것도 한국 구호대다. 그러나 많은 일본인들을 감격하게 한 것은 정부보다 대중문화 스타를 비롯해 평범한 일반 한국인들이 보여준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다. 그런 마음과 마음이 만나 ‘감동’이라는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보통의 한국인들이 세계인을 감동시킨 것은 비단 일본에서만이 아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한국의 민간 자원봉사자들이 아프리카에서부터 동남아, 남미 오지에 이르기까지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어려운 세계 이웃을 돕고 있다. 비록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 규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 평균치인 국민총소득(GNI) 대비 0.3%보다 현저히 낮은 0.1% 수준에 불과하지만, 해외 파견 자원봉사단의 규모는 세계 3위이다. 연간 활동인원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43개국에 1600명의 자원봉사단을 파견하고 있다. 8000명의 미국 평화봉사단, 3000명의 일본 봉사단(JICA) 다음이다. 이명박 정부는 2년 전에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브랜드위원회를 발족시켰다. 국가 이미지가 국가경쟁력, 상품경쟁력과 직결되어 있다는 인식에서이다. 올바른 방향 설정이다. 그러나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중심은 정부가 아니라 민간이라는 점을 늘 유념해야 한다. 물론 안보나 국방·정책 등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고, 정부가 전문성을 가진 분야도 많으나 국제사회에 한국을 알리고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일은 민간이 더 잘할 수 있고 효과도 큰 경우가 훨씬 많다.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나아가고 민주주의가 발달한 국가일수록 여론을 형성하는 데 민간 분야의 목소리가 크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상대로 우리를 알리고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혀가는 일은 민간 분야에서 앞장서는 것이 훨씬 커다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선진 각국들은 요즘들어 더더욱 민간 중심의 외교(Public Diplomacy)에 보다 많은 관심과 투자를 기울이고 있다. 시대 조류를 읽은 결과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진 각국들과의 치열한 ‘국가 이미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과감하게 인적·물적 투자를 늘리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 우리의 민간 해외봉사활동을 점검해 상대 국가와 국민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분야와 사업을 찾아내 우리만이 제공할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해주는 데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개발도상국가와 오지 국가에 가 보면 한국 정부의 고위관리보다 더 큰 환영을 받는 이들이 민간 자원 봉사자들이다. 해외봉사단을 운영하는 국가 중에 유일하게 가난에서 탈출한 경험을 갖고 있는 나라가 우리이고, 교육·농업·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경험을 아낌없이 지원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해외봉사는 이제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 지금이야말로 민간분야의 해외봉사가 제자리를 확고히 잡아나가도록 국민과 정부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의 외교역량을 키우는 지름길은 가까이 있다.
  • “지진성금으로 이해 폭 넓혀 독도·교과서 문제 등 현안 긍정적 발전 계기 될 것”

    “지진성금으로 이해 폭 넓혀 독도·교과서 문제 등 현안 긍정적 발전 계기 될 것”

    한국인으로 일본 릿쿄대 부총장으로 재직 중인 이종원(58) 교수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일 간에 놓인 여러 갈등이 상당히 완화되면서 양국 관계가 대립보다는 협조관계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일본이 향후 5년 정도는 대지진 피해복구에 몰두해야 하기 때문에 공격적 외교력을 구사할 수 없다.”며 두나라 간에 껄끄러운 부분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도 내다봤다. 그는 “역사 문제 등 양국 간 갈등요인이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갈등요인이 중심 문제가 아닌 주변 문제로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일 관계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심리적으로 밀접해졌다. 일본이 고전하고 있으니까 동아시아 문화권에 있는 한국이 일본과 공동체 의식을 느끼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일본이 다시 공격적인 모습을 나타내는 것에 대한 경계감이 많았는데 공격적인 측면이 약해질 것이다. 실제로 일본도 여러 분야에서 한국을 필요로 한다. 양국 관계는 대립보다는 협조 관계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역사를 보더라도 큰 재난을 당하면 인접국가 간의 관계가 대립갈등보다는 협조부분이 많이 나타났다. 양국 간 갈등이 상당히 완화되고 중심 문제에서 주변 문제로 축소될 것이다. →이번 대지진을 계기로 한국에서 성금이 쇄도하는 등 온정의 물결이 넘치는 현상을 일본에서도 경이롭게 보고 있다. 프랑스 르몽드지는 최근 대지진을 계기로 양국이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는 보도도 했는데. -한·일 국교정상화가 지난 1965년에 이뤄졌지만 양국 간 보통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만나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다. 하지만 불과 23년 만에 양국 사회가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급속히 가까워졌다. 이런 토대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인의 연대의식이 자연스럽게 솟아 나온 것이다. 한·일관계가 감정적으로 거리가 있었는데 이번 대지진을 계기로 감정적으로 가까워지고 있다. →기존의 한·일관계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나. -1990년대 이후 한국은 상당히 자신감을 가지고 활동해 왔다. 특히 우리나라 20~30대 젊은이들은 일본 젊은이들에 비해 열등감이 없다. 패러다임이 바뀌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한국이 일본에 대해 당당하고 자신있게 대할 것이다. →두 나라 국민이 정서적으로 가까워지고 있지만 이번달 말에 문부과학성이 중등 역사교과서 검정과정에서 독도 영유권을 표기할 것으로 알려져 양국관계가 악화될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양국 관계가 친밀하더라도 역사와 영토문제 등 현안은 남는다. 문제가 전부 없어지는 게 아니니까 지적을 할 것은 지적하고 외교적으로 대응을 할 것은 대응해야 한다. 일본도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서 독도 문제 언급을 안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양국 관계가 지금까지는 그런 현안들에 전부 휘둘렸지만 지금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축소됐다. 앞으로도 양국 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협조적 측면이 더 커지고 갈등적 측면은 축소될 것이다. →‘역사문제는 한두번의 사죄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역사문제는 프로세스(과정)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역사 인식은 잘 좁혀지지 않는다. 외교적으로 역사인식을 정리한다고 해도 양국 사회에 깔려 있는 개별적인 역사인식은 쉽사리 빠른 시일 내에 정리되지 않는다. →대지진 이후 일본 정치는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나. -현 간 나오토 정권이 대지진 이후 위기관리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은 다음 달 지방선거에서 상당히 고전할 것이다. 아마도 2~3개월 이후에는 민주당 정권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져 선거나 연립을 통해 정치적 틀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오늘의 눈] 중국 사스와 일본 대지진/김미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중국 사스와 일본 대지진/김미경 정치부 기자

    2002년 11월 신종 전염병인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 중국을 강타했다. 이듬해 7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스와의 전쟁이 끝났다고 선포하기까지 중국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였다. 당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물론, 일본 등도 재외공관 및 주재 기업 직원 등 자국민들의 본국 철수 조치를 내렸다. 지난 11일 일본에서 대지진·해일이 발생한 뒤 대다수 국가들이 취한 조치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 한국은 어떠했을까? 김하중 당시 주중대사가 쓴 ‘하나님의 대사’에 따르면 우리 교민들은 ‘사스대책위원회’를 구성, 철수하지 않고 오히려 성금을 걷어 중국 측에 전달했다. 이는 대통령의 위로 전문과 정부 차원의 성금 전달로 이어졌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7월 초 중국을 방문, 사스 발생 후 국가원수로는 첫 방중을 기록했다. 지난 정부에서 한·중 관계가 좋았던 배경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전염병에 큰 타격을 입은 중국을 도우려는 한국의 온정도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한국은 이번 일본 대지진 때도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우방으로서 모범을 보이고 있다. 다른 나라 주재관 등 국민들이 대부분 빠져나갈 때 우리 119구조대는 가장 먼저 일본에 도착했으며, 정부 신속대응팀도 지진 발생 직후 센다이로 들어가 교민들을 지원하고 있다. 원전 폭발로 방사능 피폭 우려가 커지자 교민들의 불안도 커졌지만, 생업을 위해 일본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그들은 구호물자를 모으고 자원봉사를 하면서 일본을 돕고 있다. 또 대한적십자사 등을 통한 국민 성금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가 “한국은 일본의 진정한 친구,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배경이다. 한·중·일은 인접국이지만 역사적으로 많은 갈등을 겪어왔다. 그러나 서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진심으로 돕는 따뜻한 마음과 손길은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3국 관계의 발전을 위해 한국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chaplin7@seoul.co.kr
  • ‘부촌’ 강남구, 통큰 불우이웃 돕기

    강남구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 각계각층 주민들로부터 ‘따뜻한 겨울보내기’ 성금 32억 6000여만원을 모금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성금은 어린이집 유아들의 돼지 저금통에서부터 동네 통·반장과 주민, 직능 단체, 직장인 등으로부터 쏟아진 온정을 모은 것으로 ‘희망 2011 따뜻한 겨울보내기’ 성금 모금에 참여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이고, 당초 목표액보다 2억 1000만원이나 많은 것이다. 구는 성금 가운데 5억 4500만원은 지역 저소득주민 1795명과 사회복지시설 61곳, 설 명절을 맞은 소외계층 373가구에 전달했으며, 저소득 노인 100가구를 위해 전기장판과 이불세트를 구매했다. 또 쌀과 김치, 의류 등 18억원 상당의 성품은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주민 5718명과 사회복지시설 136곳에 골고루 지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MB “한국기업에 귀감” 버핏 “일본에 온정 감명”

    MB “한국기업에 귀감” 버핏 “일본에 온정 감명”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오후 4시부터 45분 동안 청와대 접견실에서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을 만났다. 이 대통령은 “한국에 온 것을 크게 환영한다. 대구 일정을 잘 보냈느냐.”고 먼저 물었다. 버핏 회장은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번 방한이 아주 인상 깊으며 환영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대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버핏 회장의 기부활동과 관련, “한국의 기업들에 좋은 귀감이 되고 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많은 논의를 불러일으켰다.”면서 “한국도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서 경제 규모에 걸맞은 국제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론 올슨 버크셔 해서웨이 파트너는 “한국이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바뀐 것도 대단하지만, 이렇게 따뜻하게 일본에 대해 온정을 베푸는 것을 보고 굉장히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도 “한국이 하는 일에 대해 세계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이어 “다음 주주총회 때 한국의 성공사례를 보여줄 예정”이라면서 “한국은 유망한 제조업 국가인 동시에 유망한 시장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국은 천연자원을 가진 것이 없어 남들보다 더 노력한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한국 성공의 원천은 지성과 열정이고, 한국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많은 요인을 가진 나라”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미국 경제 전망을 물었고 버핏 회장은 “주택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회복되고 있다.”면서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이날 접견에는 김범일 대구광역시장과 에이탄 베르타이머 IMC 그룹 회장, 론 올슨 버크셔 해서웨이 파트너 등도 배석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배째라’ 지자체…수십억~수백억 들여 체육시설 신축

    ‘배째라’ 지자체…수십억~수백억 들여 체육시설 신축

    지방자치단체들이 올해 열악한 재정 상황에도 불구하고 체육관, 운동장 등을 신축하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미 수백억원을 들여 체육시설(승마장 등)을 짓고도 놀리다시피하는 지경이라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지방예산이 적으니 국비가 지원되는 대규모 건설사업이라도 짜 놔야 주민 사업이 가능하다는 옅은 속셈도 엿보인다. ●경산, 350억 들여 운동장 짓기로 경북 경산시는 2015년 개장을 목표로 총 350억원을 들여 하양읍 대조리 일대 시유지 20만 7000여㎡에 시민운동장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시민운동장은 주 경기장을 비롯해 야구장 등을 갖출 예정이다. 울진군도 내년 8월까지 75억원을 들여 온정면 소태리 백암온천관광지의 부지 4만㎡에 축구장과 육상 트랙, 관리사 등을 갖춘 다목적운동장을 건립한다. ●상주, 재정난… 승마장 운영 못 해 상주시도 국비 90억원과 지방비 210억원 등 총 300억원으로 계산동의 부지 1만 9000여㎡에 4500명 규모의 실내체육관을 짓는다. 인구 1만명의 초미니 자치단체인 울릉군도 서면 태하리 부지 5만 5700㎡에 162억원(국비 65억 51000만원, 지방비 96억 4900만원)을 들여 종합운동장을 건립한다. 운동장은 관람석 2000석과 야외공원 등을 갖춘다. 전남 나주시와 진도군, 고흥군, 해남군 등도 40억~117억원의 예산으로 실내체육관을 건립하고 있다. 재정 자립도가 열악한 이들 자치단체는 이미 많은 예산을 들여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구 5만 2000여명, 재정 자립도 15%인 울진군은 1991년과 2007년에 각각 10억여원과 210억원을 들여 건립한 군민체육관(800석)과 종합운동장(5470석)을 갖추고 있다. 재정 자립도 12%에 불과한 상주시는 지난해 8월까지 사벌면 부지 17만 7000여㎡에 215억원을 들여 국제승마장을 건립했으나, 뚜렷한 운영 방안을 찾지 못한 채 고민하고 있다. ●인천, 부채 2조 안고 경기장 건축 송영길 인천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시의 부채가 2조 7000억원에 달하는 등 심각한 재정 위기를 맞고 있는 점을 감안, 2014년 아시안게임 주 경기장 신축 계획의 백지화를 검토했으나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규모만 7만석에서 6만석으로 줄이는 데 그쳤다. 자치단체들은 체육관 등의 건립 목적이 수익 사업이 아니라 주민 복지이고, 이들 시설을 건립하면 국비와 도비의 지원이 있는 만큼 결과적으로 주민에게 이익이 된다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 관계자는 “엄청난 돈을 들여 건립한 기존 체육관과 운동장도 놀리는 판에 재정 위기를 무릅쓰고 재차 이들 시설 건립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힘내라 일본” 줄잇는 한류스타 온정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한 기부 및 지원활동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한류스타 장근석은 성금에 이어 모포 5000장을 지원한다. 장근석의 일본 공식팬클럽을 운영하는 프라우인터내셔널 측은 20일 장근석이 지난 14일 성금 1000만엔(약 1억 4000만원)을 일본 적십자사에 기부한 데 이어 응원메시지 ‘힘내라, 일본’이 들어 있는 모포를 재해지역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류스타들이 소속된 일본 소속사도 팬들과 함께 대지진 피해자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정재, 김동완 등 유명 한류스타의 일본 소속사인 오피스마렌과 크로스원은 지난 15일부터 팬과 스타들이 함께 참여하는 피해지역 자선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참가 연예인이 직접 사인한 메시지와 사인이 들어 있는 대형 수건을 판매해 판매수익 전액을 기부하는 한편 재해지역에도 대형 수건을 보낼 예정이다. 일본어 블로그에는 윤상현의 “여러분! 희망 잃지 마시고 힘내세요.”를 비롯해 김동완의 “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해 주세요.” 등 자선 프로젝트에 참가한 인기 스타들의 메시지가 속속 전달되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韓 온정 ‘펄펄’… 1주일새 200억

    “힘내라, 일본!” 동일본 대지진으로 고통을 겪는 일본 이재민을 돕기 위한 ‘한국인의 온정’이 펄펄 끓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적십자사, 구세군 등 자선·구호단체에는 모금 시작 일주일 만에 200억원 이상의 성금이 모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14일 시작한 ‘일본지진피해 모금’에 20일 오후 3시 현재 계좌이체 등으로 40만 2739명이 참가, 85억 3950만 2000만원이 모금됐다고 밝혔다. 대한적십자사의 ‘일본 이재민 긴급구호 모금’에는 19일까지 모두 53만 2000건의 성금이 접수돼 105억원이 모였다. 모금 6일 만에 1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지난해 아이티 대지진 때 한달간 성금 86억 5000만원이 접수된 것보다 열기가 더 뜨겁다. 구세군이 지난 18~19일 서울 명동과 서울역 등에서 자선냄비 모금을 벌인 결과 시민 500여명이 2억 5000만원을 냈다.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도 네티즌들의 소액기부가 쌓여 가고 있다. 네이버가 일본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해 마련한 메뉴인 ‘해피빈 이슈모금’에는 유니세프, 코피온 등의 구호단체가 모금함 23개를 개설했다. 지난 13일 시작한 이 모금에는 20일 오후 4시 현재 3억 7136만 300원이 모금됐다. 김미경·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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