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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곡물가 비상

    국제 곡물가 비상

    남미 지역의 가뭄과 유럽 주요 곡창지대에 몰아친 한파 탓에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국제 곡물 가격은 당분간 오름세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국내 물가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미국 시카고 상업거래소(CBOT) 등에 따르면 옥수수 3월물 가격은 10일(현지시각) 부셸(약 27kg) 당 6.31달러로 5주 전인 지난달 13일 5.99달러에 비해 5.3% 상승했다. 대두(콩) 3월물은 지난 1일 부셸 당 12.15달러로 12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10일에는 12.29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일 부셸 당 6.74달러까지 치솟았던 소맥(밀)은 최근 약간 하락했지만, 지난달 중순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다. 국제 옥수수 가격은 지난 9월 유럽 재정위기 심화로 수요가 줄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남미 지역을 덮친 가뭄으로 수확량이 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USDA)는 최근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올해 옥수수 생산량을 지난 1월보다 각각 400만t과 200만t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의 주요 곡창지대인 러시아 흑해 지역의 한파 피해가 예상 외로 클 것이라는 소식도 국제 곡물 가격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 일각에서는 흑해 지역 소맥 작물의 15%와 겨울보리 20%가 이미 냉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며, 러시아가 향후 소맥 수출을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국제 곡물 가격이 남미의 수급 우려를 점진적으로 반영하며 당분간 상승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선물은 “미국 농무부의 월간 보고서 발표를 전후로 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은 3~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국내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최근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이 향후 국내 물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곡물자급률이 지난해 기준 26.7%로 매우 낮아 국제 곡물 가격 급등에 따른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을 수 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이번 북반구 혹한 등으로 식품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세계가 식품 가격 쇼크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무게 275g’ 세계에서 가장 큰 달걀

    ‘무게 275g’ 세계에서 가장 큰 달걀

    남미 콜롬비아의 한 농장에서 자이언트 달걀이 생산돼 화제가 되고 있다. 농장 주인은 “세계에서 이처럼 큰 달걀은 나온 적이 없다.”며 기네스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달걀이 생산된 곳은 콜롬비아의 유명한 농장 알타미라. 이 농장의 양계장에선 최근 프란시스카나라는 이름을 가진 암탉이 무게 245g짜리 달걀을 낳았다. 현재 기네스에 등재된 세계 최대 달걀은 중국에서 생산된 175g짜리다. 농장 주인 에르난도 니뇨는 “멕시코에서 135g짜리 달걀이 생산된 적이 있지만 기네스기록을 깨진 못했다.”며 세계 최대 달걀로 기네스기록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달걀을 낳은 닭 프란시스카나는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닭으로 사료도 옥수수 등 다른 닭과 동일한 것을 먹고 있다. 5년생으로 4년 전부터 달걀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에페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北, 식량난 해결 위해 中곡물 수입 급증

    북한이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곡물량이 37만 6431t으로 전년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특히 벼 수확이 끝난 10월 이후 4분기에만 12만 5700t의 곡물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북한 농업전문가인 권태진 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곡물을 사느라 북한이 들인 비용은 1억 6620만 달러로 전년보다 44.3% 증가했다. 곡물 종류별로는 옥수수(36.1%)를 가장 많이 수입했고 밀가루(33.2%), 쌀(24.5%) 등이 뒤를 이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이 올해 소비할 북한의 곡물 생산량을 전년보다 8.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작황이 좋았는데도 북한은 수입량을 늘렸다. 전년에 비해 쌀은 41.4%, 옥수수 26.0%, 밀가루가 14.3%씩 값이 오른 것도 북한이 곡물 수입량을 늘리는 데 제약이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권 부원장은 “신년 공동사설에서 ‘식량 문제를 푸는 것이 강성국가 건설의 초미의 문제’라고 강조한 북한이 식량배급 정상화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곡물 확보에 적극 나섰다.”면서 “중국이 새해 곡물 수출전략을 어떻게 세울지 모르기 때문에 지난해 말에 최대한 곡물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3%대 물가?… 치솟는 원유·금값이 ‘복병’

    3%대 물가?… 치솟는 원유·금값이 ‘복병’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3%대로 떨어지면서 1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원자재 중에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원유와 금 가격이 급등하고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숫자로는 3%대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정도는 훨씬 심각하다는 의미다. 1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월보다 3.4% 상승해 2011년 1월(3.4%)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 1월보다 3.2% 올랐고, 생활물가지수는 3.3%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물가상승률에도 물가 불안 요인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종규 수석연구원도 이날 ‘2012년 신흥국 리스크(위험) 점검’ 보고서에서 “올해 신흥국들은 물가를 비롯해 금융, 재정, 수출, 정치 등 5개 부문에서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 부문에서 가장 큰 우려는 원자재 가격의 양극화다. 사상 처음으로 미국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지난해 8월 5일 이후 지난달 말까지 원유 가격은 13.5% 급등했다. 금 역시 5.4% 상승했다. 옥수수(-7.8%), 대두(-10%), 코코아(-22%) 등 농산물은 하락했지만 우리나라는 곡물보다는 원유와 금이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 실제 1월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월보다 3.6% 상승했지만 공업제품은 휘발유(6.9%), 경유(11.0%) 등 석유류의 급등으로 지난해 1월보다 4.3%나 올랐다. 원유와 금 가격은 세계경제의 저성장과 무관하게 오를 전망이다. 이란 제재로 촉발된 중동정세 불안에다가 국제적으로 통화량이 많이 풀리면서 투기성 자본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이승제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의 경우 ‘용의 해’를 맞은 중국이 소비를 크게 늘리고 신흥국 중앙은행이 외환결제 수단의 다양화를 위해 금 보유를 늘리면서 가격이 오를 것”이라면서 “반면 곡물은 러시아와 호주 등 곡창지대의 풍년으로 가격상승이 제한, 원자재 가격 양극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농수축산물 가격도 아직은 세계곡물가격 안정세에 힘입어 들썩이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와 같이 겨울철 한파나 폭설 같은 기상여건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공공요금 인상도 대기하고 있다. 서울시는 다음달 말부터 버스·지하철요금을 150원가량 인상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버스·지하철 요금 인상만으로 물가는 0.08% 포인트 오르게 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 물가가 더 상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에 유럽 재정 위기가 다소 풀리면서 지금까지 각국 정부가 풀었던 유동성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이는 급격한 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지난해 물가가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3%대 물가가 낮게 보일 수 있지만 정부는 국민들의 체감 물가는 더욱 무겁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유럽 대형銀 압박에 이란 식량줄도 끊겨

    핵 개발 의혹을 놓고 국제 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이 식량 수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현지 무역·금융 업계에 따르면 유럽의 주요 은행들이 최근 이란으로 수출되는 곡물에 대해 수출금융을 중단했다. 유럽계 곡물무역업체 관계자는 “이란행 곡물이나 종자 등에 대해 무역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럽은행이 한 곳도 없을 것”이라면서 “금융기관의 무역금융 중단으로 은행을 통한 정상적인 수출입 거래가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신용장을 받을 수 없게 된 일부 이란 수입업체는 현금으로 직접 지불하는 등 결제수단을 바꾸려 하고 있으나 이란의 화폐가치마저 떨어져 진퇴양난에 빠졌다. 지난달 이란의 통화 리알은 달러 대비 50% 가까이 떨어졌다. 무역업체의 한 관계자는 “화폐 평가절하로 이란 무역은 카오스 상태”라며 지불 문제로 수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제 문제로 하역을 하지 못하고 이란 항구에서 정박 중인 화물선만 10척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10대 옥수수 수입국인 이란은 연간 450만t의 곡물을 수입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옥수수가 350만t을 차지한다. 원당 무역업계의 소식통은 이란이 설탕을 수입한 공식 기록은 지난해 11월이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빌 게이츠 재단 “올해 목표는 농업혁명”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립자 빌 게이츠가 부인과 함께 설립한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올해 연례서한을 통해 ‘농업혁명’을 최우선 순위에 두기로 했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단은 이미 빈농에 20억 달러를 지원했지만, 이번 연례서한은 세계 최대 자선단체의 향후 활동 방향을 공개적으로 설정한다는 의미가 있어 주목된다. 2012 연례서한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농업 부문의 새 연구를 위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단은 그동안 해마다 연례서한에서 360억 달러에 이르는 기부금 중 어떤 분야를 우선순위로 삼을 것인지 밝혀 왔다. 지난해까지는 소아마비·말라리아 등 지구촌 공공보건 문제를 우선적으로 제기했다. 이에 따라 기부금 250억 달러의 대부분은 공중보건에 사용했으며, 이 중 60억 달러는 소아마비를 포함한 백신 개발 연구에 투입했다. 이뿐 아니라 게이츠는 2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에서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등 3대 질병 퇴치를 위한 민간단체 글로벌 펀드에 7억 5000만 달러(약 8430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글로벌펀드는 질병으로 목숨을 잃어가는 사람들을 구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라며 “1년에 300달러만 있으면 에이즈에 걸린 환자 한 명을 살려낼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빌 게이츠는 “세계 인구의 15%에 이르는 10억 인구가 극심한 빈곤 속에 시달리면서 다음 끼니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은 끔찍한 아이러니”라면서 “1960년대와 70년대 벼와 보리, 옥수수의 다양한 종자를 개발해 생산량을 늘리고 식량가격을 낮출 수 있게 해 준 ‘녹색혁명’이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투자를 하지 않으면 7명 가운데 한 명은 기아에 허덕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씨줄날줄] 영양지원 vs 식량지원/구본영 논설위원

    중국의 적십자사인 홍십자회가 최근 북한에 30만 위안(5400만원) 상당의 라면을 지원해 국제사회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김정은체제 출범 후 중국의 첫 지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북한과 미국 간 대북 지원을 매개로 미묘한 줄다리기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라 더욱 그랬다. 김정일 사망을 전후해 진행 중인 미·북 접촉에서 미국은 대북 ‘영양지원’(nutritional assistance)을 협상 카드로 내놨다는 후문이다. 종래의 식량지원(food aid)과는 차별화된 용어다.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 내려는 ‘바겐 칩’이라는 것은 공통점이지만, 지원 품목이 달랐다. 즉, 쌀·옥수수 같은 장기 저장이 가능한 식량 대신에 분유·비스킷이나 비타민 보충제를 주겠다는 것이다. 협상에서 북한은 영양지원 규모를 당초 24만t보다 늘리면서 쌀 등 알곡도 추가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미국은 불응했다고 한다. 미국이 영양지원이란 용어를 쓰는 이유는 뭘까. 국무부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은 “‘영양지원’은 지도자들의 연회 테이블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쌀이나 통조림 같은 ‘식량지원’은 다른 목적으로 전용되기 쉽다.”는 전제와 함께. 영양지원은 문자대로라면 실제로 영양결핍 상태인 북한주민에게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둔 용어다. 하지만 북한이 군수용이나 정치적 목적으로 전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음은 물론이다. 그 지향점이 어디든, 영양지원 카드가 일정 부분 명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북한의 식량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어린이와 산모의 영양 부족이 특히 심각하다는 점에서다. 북한 영유아의 신장이 남한에 비해 평균 10㎝가량 차이가 난다는 세계식량계획(WFP) 통계를 보라. 게다가 북한이 식량 분배 모니터링에 소극적인 것도 문제다. 과거 남한이 준 쌀을 북측이 중국에 되팔고 값싼 태국산 싸라기를 구입해 차액을 남겼다는 첩보도 있었다. 그래서 중국이 이번에 라면을 지원품목으로 선택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식량도 영양도 아닌, ‘식품’을 골랐다는 점에서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화를 바라는 중국이 북한이 핵문제 해결에 전향적으로 나올 때까지 대규모 식량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한·미를 의식해 나름의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비친다. ‘김씨 왕조’가 핵카드를 버리지 않는 한 북한주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질 뿐일 것 같아 여간 안타깝지 않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비무장지대 된 고향… 손주들 만나면 위로돼요”

    “비무장지대 된 고향… 손주들 만나면 위로돼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정오, 경기 파주시 상지석동 괸돌수용소 마을 입구. “고향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정겹다. 50여명의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인 마을회관 옆 경로당은 “할머니! 할아버지!” 하고 곧장 달음박질해 올 손자손녀 이야기로 웃음꽃이 가득하다. 괸돌수용소라는 이름은 지금은 비무장지대(DMZ)가 된 경기 장단군에서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이주해 오면서 국군과 미군에 의해 붙여졌다. 주변의 여러 수용소와 구별하기 위해 ‘고인돌(괸돌)이 있는 수용소’라 해서 ‘괸돌수용소’라 부르기 시작했고, 40~50대 사람들은 지금도 행정구역 명칭인 ‘상지석동’보다 ‘괸돌수용소’를 즐겨 부른다. 한때 400여 가구에 달했던 마을은 1959년 미군이 배급을 중단하면서 지금은 150여 가구만 남아 있다. 윤금순(85) 할머니는 장단군 진동면 서곡리가 고향이다. 당시 폭격을 피해 집 근처 방공호에 숨어 지냈으나 중공군이 새까맣게 몰려 오는 것을 보고 피란을 결심했다. 짐은 머리에 이고, 젖먹이 작은딸은 등에 업고, 여섯 살 난 큰딸의 손을 잡아 끌며 얼어붙은 임진강을 건넜다. 윤 할머니는 20일 “파주 금촌국민학교 근처 빈집에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는데 군인들이 트럭에 타라고 해서 탔더니 야산이었던 지금의 이곳에 내려놓고 그냥 가버리는 거야.”라고 회상했다. 일주일만 지내면 될 줄 알았는데 60년이나 지났다. 당시 윤 할머니 등에 업혀 있었던 젖먹이는 벌써 환갑이 다 됐고, 여섯 살 딸도 칠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수용소이기 때문에 미군들이 우유가루와 옥수수가루 등 먹을거리를 배급해 줬어. 그런 소문을 듣고 사방에서 피란민들이 몰려들은 거지. 요즘 젊은 사람들이 미군 철수를 주장한다지만, 미군 아니었으면 우리는 굶어 죽었지.” 여섯 살에 장단군 거곡리에서 피란 나와 지금까지 이 마을에서 살고 있는 박여순(66)씨의 또 다른 증언이다. 마을 입구에서 상지식당을 운영하는 노인회장 권진철(75) 할아버지는 “이제 몇 년 더 있으면 우리 피란민 세대는 모두 없어질 것”이라며 “이제 그 어렵던 시절도 먼 옛날 이야기가 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청년회에서는 ‘명절 때만이라도 얼굴 한 번 보자.’며 친목을 다지고, 부녀회원들은 수시로 경로당에서 노인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한다. 하지만 공장이 들어서면서 전입 인구는 늘고, 토박이는 직장을 이유로 하나둘 마을을 떠나면서 끈끈했던 이웃 간의 정도 세월이 거듭될수록 느슨해지고 있다. 수용소 배급소 자리에서 40년 가까이 연쇄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형달(64)씨는 “교하에 살면 모두 부자인 줄 알지만, 우리 마을은 일산과 접해 있으면서도 파주시 맨 끄트머리에 위치해 가장 낙후됐는데도, 어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혔다. 글 사진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6700년 전 먹던 팝콘, 페루서 발견됐다

    6700년 전 먹던 팝콘, 페루서 발견됐다

    페루에서 6700년 전 고대인들이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팝콘이 발견됐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해외언론이 20일 보도했다. 미국 밴더빌트대학과 페루역사학회 등은 페루 북쪽의 파레돈스와 와카 프리에타 지역에서 옥수숫대(이삭)과 옥수수 겉껍질, 줄기 등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과거 이곳에 살았던 고대인들이 팝콘(튀김 옥수수)과 전립종 옥수수(주로 전분이 부드러운 녹말로 이루어져 전분을 이용할 목적으로 재배하는 옥수수) 등을 재배하고 이를 식단으로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옥수수는 9000년 전 멕시코에서 처음 재배되기 시작했으며 이후 남아프리카를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됐다. 스미소니언박물관의 큐레이터인 돌로레스 피페로스는 “이번 연구결과는 옥수수가 현재의 다양한 종(種)으로 변화한 계기를 살펴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6000여 년 전 사람들의 식습관에 대해 다시 한 번 연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과학전문지인 내셔널아카데미오브사이언스(national academy of science)에 실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인도네시아의 힘/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인도네시아의 힘/오일만 경제부 차장

    요즘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호텔에는 빈방이 없다. 새로운 투자처로 인기가 치솟으면서 사업 기회를 찾는 세계 곳곳의 비즈니스맨들로 넘쳐난다. 한국의 경우도 일주일에 17편인 인천~자카르타 비행기는 거의 ‘만원 사례’라고 한다. 족집게 경제 전망으로 유명한 짐 오닐 골드만삭스 자산운용회장도 향후 10년간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갈 국가로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4개국을 지목하고 ‘믹트’(MIKT)라고 명명했다. 한마디로 인도네시아는 포스트-브릭스(BRICs) 이후 신흥경제국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18일 인도네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Ba1’에서 ‘Baa3’로 한 단계 상향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인도네시의 힘은 자원에서 나온다. 10대 석유수출국에 고무와 커피 생산은 세계 2위, 3위다. 금과 구리 등 광물 자원이 풍부한 데다 삼림면적은 브라질에 이어 두번째다. 세계 인구 4위인 2억 5000만명의 내수시장도 강점이다. 무엇보다 인구의 60%가 39세 이하라는 역동성은 큰 무기다. 세계경제 침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6%대의 성장을 기록하는 것도 투자자들이 군침을 흘리는 이유다.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인들이 최근 대규모로 인도네시아로 공장을 옮기는 현상도 같은 맥락이다. IMF 외환위기 사태로 일격을 받은 인도네시아 경제가 15년의 와신상담 끝에 세계의 공장, 중국의 ‘대체재’로 떠오른 것이다. 지난 16~17일 국제기구인 한·아세안센터(사무총장 조영재)가 주최한 인도네시아 투자 설명회를 직접 취재했다. 20여명의 한국 기업인들은 옥수수 농장 사업부터 태양광 발전, 구리 자원개발까지 관심을 갖고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인도네시아 역시 하마완 하리요가 투자조정청 부청장 등 고위급 책임자와 경제부처 국장들을 총동원해 성의 있게 투자 상담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0년 전 세계 투자를 유치하고자 안간힘을 썼던 중국의 열기를 베이징 특파원으로서 직접 체험했던 필자에게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우선 우리가 인도네시아 진출에 앞서 정교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우리 기업인들이 지불한 ‘수업료’(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성공의 확률을 높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전체 인구의 3%(약 750만명)에 불과하지만 인도네시아의 경제를 주무르는 화교들과 지난 1967년 수하르토 집권 이후 군 장성, 고위관료 등으로 형성된 중·상류층 공략이다. 매년 6%대의 경제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10년 안에 중산층 이상 인구가 3000만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집안에 벤츠급의 고급 승용차를 최소한 2대 이상 보유하고 있는 부자들이 즐비하고 대졸 초임 월급의 두 달치(65만원)에 해당하는 삼성 스마트폰이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다. 그럼에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특히 후진적인 인허가 시스템은 경계대상 1호로 봐야 한다. 200여개 민족이 혼재하면서 생성된 특유의 지방분권 시스템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중앙정부에서 사업 허가가 나도 지방정부로 내려가면 ‘깜깜무소식’인 경우도 많다고 한다. 동남아 특유의 ‘뒷돈 문화’도 걱정거리다. 특히 화교들이 300년 이상 구축한 난공불락의 경제 네트워크는 양날의 칼로 다가온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4만~5만명의 한국인이 상주하고 있다. 활동하는 한국 기업 수도 2500개가 넘는다. 앞으로 직·간접적으로 화교 경제권과의 충돌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화교들이 한국 상권을 죽이려고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할 정도로 그들의 힘은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고 말한 현지 기업인의 충고가 아직도 생생하다. 인도네시아에서 10대 대기업으로 성장한 한국기업인 코린도 그룹의 성공신화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인도네시아인들과 융합하며 화교들과 공존의 지혜로 성장한 교훈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oilman@seoul.co.kr
  • 北 “옥수수라도 늘려달라” 美에 요청

    북한이 최근 미국과의 접촉에서 쌀 지원 요구가 무산되자 옥수수 지원을 늘려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과의 접촉에서 미국이 주기로 한 영양 보조식품 중 전체 지원량의 절반 정도를 옥수수로 달라고 요구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은 1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한 정책에 관한 협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북·미 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영양 보조식품 등 연간 24만t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중에는 옥수수가 15% 정도인데 북한은 지원량을 연간 30만t으로 늘리고 옥수수 비율도 절반 정도로 높여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지난 14일 “북·미 고위급 회담에 상정됐다는 신뢰구축 조치들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저농축 우라늄 생산이 ‘임시 중지’되는 일도 당연히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소고기값 왜곡 범정부 조사 나선다는데…

    소고기값 왜곡 범정부 조사 나선다는데…

    소값 하락 등의 현안에 대해 정부가 범정부적 대책 마련과 적극적인 정책 홍보에 나섰다. 16일 과천에 근무하는 정부 부처 실·국장 320여명은 소값 하락의 원인과 정부 대응 등에 대한 교육까지 받았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행태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한 TV방송에 출연해 “음식점 가격을 관리하는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적정 가격을 받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유통 과정의 문제나 가격 왜곡이 있는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하는 등 범정부적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대안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서 장관은 지난 13일 농민들의 시위가 지나친 측면이 있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정부과천청사 후생동 지하대강당에서 과천청사 근무 부처 실국장 3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워크숍에서 이양호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소값이 왜 떨어지고 농식품부가 어떤 대책을 펴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이번 자리는 농식품부가 FTA 교육을 주관한 행안부에 요청해 급하게 마련됐다. 공무원들조차도 정확한 실상을 모르고 있다고 판단해 현황을 정확히 알려야 한다는 다급함이 반영된 조치다. 이 실장은 “송아지값 1만원은 육우에 해당하며 한우 송아지는 100만원을 넘는다.”고 설명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정부는 소고기 유통 단계를 줄여 소고기값을 내리고, 조사료(풀사료) 재배를 늘려 사료값을 낮춰 축산농가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우 산지에서 우시장으로의 출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생산자단체를 통한 직거래 출하 비중을 늘리는 등 유통 단계를 현 5단계에서 3단계로 줄여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농협 안심한우가 이 같은 유통 단계 축소를 통해 6.4%의 가격 인하 효과를 거둔 바 있다. 서 장관은 사육비 절감을 위해서 “배합사료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 기한을 앞으로 10년간 유지하고 풀사료 재배 면적을 2014년까지 배로 늘리고 올해부터 사료 작물을 대상으로 직불제를 도입해 사료값 20%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배합사료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 기간은 지난해 말 종료에서 2014년 말 종료로 연장된 바 있다. 서 장관이 7년간 더 연장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한·미 FTA의 추가 보완 대책으로 이달 초 밀·콩·옥수수 등 19개 작물의 밭농업에 대한 직불제를 도입을 발표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터키 겨울 식도락 여행…차가운 黑海 뜨거운 유혹 ‘함시’

    터키 겨울 식도락 여행…차가운 黑海 뜨거운 유혹 ‘함시’

    유럽과 아시아에 걸친 흑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불가리아, 터키의 품에 갇힌 내해(內海)다. 그래도 남한 면적의 4.2배에 달하니 제법 큰 바다인 셈이다. 겨울철 흑해 연안의 항구에 가면 생선을 굽고 튀기는 냄새가 진동한다. 특히 흑해 연안의 도시 중 가장 번창한 트라브존 어디에서든 생선 좌판 근처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집 나간 며느리도 불러들인다는 ‘가을 전어’의 터키 버전인 함시가 치명적 유혹의 주인공이다. ●튀기고… 굽고… 한국의 가을전어와 닮았다 지난해 12월 어느 아침. 트라브존 공항을 나선 순간 흑해의 바다 냄새가 먼저 코끝을 건드렸다. 비릿한 짠 내는 아니었다. 도나우강과 드네푸르강 등의 유입량이 많은 데다 강수량도 풍족해 염도가 낮기 때문이다. 그 순간 머리에 떠오른 건 여행 책자에서 미리 봤던 함시였다. 전 국토가 세계문화유산이나 다름없는 터키에서 음식 타령이 웬 말이냐 할지 모르겠다. 물론 동서양 문명이 교차하며 남긴 황홀한 유산을 보는 즐거움은 터키 여행의 최대 매력이다. 하지만 터키 요리가 중국, 프랑스, 태국과 더불어 세계 4대 요리로 꼽힌다는 점을 생각하면 식도락을 뺀 터키 여행은 동전의 앞만 보고 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더구나 겨울이라면. 함시는 멸치과 생선이라는데, 어시장에서 본 실물은 좀 달랐다. 굵기는 성인 남자 엄지손가락 정도, 길이는 그 두 배쯤 된다. 주산지인 트라브존 일대의 어시장에서 ㎏당 10리라(1리라=약 610원) 정도에 팔린다. 맛까지 저렴하다고 생각하면 함시에게 결례다. 고등어와 비슷한 풍미를 지닌 함시는 터키 서민들의 겨울 식탁을 지배하는 대표 어종인 동시에 케밥과 더불어 식당의 인기 메뉴다. 함시 타바(요리)와의 ‘운명적 조우’는 트라브존의 한 레스토랑에서 이뤄졌다. 서울 종로 일대의 생선 골목을 지날 때처럼 후각으로 먼저 다가왔다. 부챗살처럼 펼쳐 놓은 듯 노릇노릇 구워진 함시가 접시의 절반을 가득 메웠다. 눈대중으로 살피니 족히 20마리가 넘었다. 엄청난 양인데도 순식간에 흰 바닥을 드러냈다. 중독성이 강했다. 배와 머리는 포만감을 느끼는데 포크와 나이프는 계속 접시를 향했다. 1인분에 20~25리라선. 함시 타바와 환상의 짝패인 터키 대표 맥주 에페스까지 질펀하게 즐기더라도 부담 없는 가격이다. 다만 신앙심이 깊은 터키의 레스토랑 사장들은 알코올이 포함된 음료를 아예 안 파는 경우도 있으니, 주문하기 전에 확인하는 게 좋다. 낯선 생선의 마법 같은 맛의 비결이 궁금했다. 우리나라 맛집이라면 꺼릴 법도 한데, 마음씨 좋은 터키인들은 주방을 선뜻 공개했다. 요리사들에게 물었더니 “함시 요리법은 한두 가지로 규정짓기 어렵다. 셰프마다 생선에 옷을 입히는 가루의 배합 비율부터 뼈를 제거할지, 튀길지, 구울지까지 제각각”이라고 입을 모았다. 머리를 분리하고, 내장을 제거하는 1단계는 어느 곳이나 같았다. 그 다음이 관건이다. 트라브존의 레스토랑 셰프는 노란색 옥수수 가루에 소금으로 간을 한 뒤 함시를 앞뒤로 뒤집어 옷을 입혔다. 미리 달궈진 프라이팬에 함시를 먹음직스럽게 구워 냈다. 프라이팬을 썼지만 해바라기 기름을 충분히 둘러 튀김의 맛이 느껴지도록 했다. 뼈는 빼지 않았다. 주방장은 “뼈째 우적우적 씹어 먹어야 더 고소하고 맛있다.”고 설명했다. 이스탄불의 명소 갈라타 다리 식당가에서 만난 셰프는 아예 뼈까지 발라냈다. 손질한 두 마리의 함시를 하나로 포개더니 밀가루에 옥수수 가루를 7대3 비율로 섞은 튀김옷을 입혔다. 옥수수 가루만 쓸 때보다 더 부드럽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프라이팬을 쓰지 않았다. 대신 커다란 튀김 냄비에 5분 동안 튀겼다. 한식, 중식, 일식처럼 튀김옷을 두껍게 입히지 않기 때문에 함시 특유의 맛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고등어… 홍합… 케밥, 千의 얼굴을 가지다 한국 사람은 케밥 하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꼬챙이에 꿴 양념을 한 소고기나 닭고기, 양고기를 주방장이 거대한 칼로 쓱쓱 긁어 내민 요리를 떠올릴 터다. 웬만한 유럽 대도시의 터미널이나 도심,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테이크아웃식 케밥 집의 모습이 뇌리에 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빙글빙글 회전한다’라는 의미의 ‘도네르’는 수없이 많은 케밥의 한 종류일 뿐이다. 세운 채로 서서히 굽기 때문에 기름기가 빠져나가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도네르 케밥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다. 케밥이란 본래 불에 굽는다는 뜻이다. 한식의 고등어구이, 갈치구이, 조기구이가 터키로 건너가면 고등어 케밥, 갈치 케밥, 조기 케밥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케밥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대략 200~300가지에 이른다. 도네르 케밥 외에도 닭고기를 꼬치에 꿰어 구어 낸 닭고기 시쉬 케밥이나 부드럽게 다진 양고기(혹은 소고기) 반죽에 매운 고춧가루와 향신료를 뿌린 뒤 널따란 꼬치에 꿰어 석쇠에 구워낸 아다나 케밥, 움푹 파인 철판에 토마토 소스와 소고기(또는 양고기), 고추, 가지, 감자 등을 넣고 자작자작하게 끓여 내고서 치즈를 얹어 먹는 키레미트 케밥, 도네르 케밥에 얇게 썬 터키 빵과 토마토 소스를 얹어 그릴에 구운 이스켄데르 케밥, 홍합에 익힌 쌀을 넣고 양념을 한 뒤 구워 내는 홍합 케밥 등이 대표적이다. 도네르 케밥조차 곁들이는 빵과 밥에 따라 세분화된다. 터키식 밥인 필라브와 한 접시에 내는 포르시욘, 얇은 빵에 싸서 먹는 두룸(다국적 패스트푸드점의 OO랩, OO트위스터 메뉴를 떠올리면 된다), 두툼한 빵에 넣어 먹는 피데 등으로 나뉜다. 두룸에 도네르 케밥만 넣어 먹는 것도 아니다. 터키 사람들은 미트볼과 유사한 쾨프테나 꼬치 요리인 시쉬를 두룸에 싸서 먹기도 한다. 터키 땅에 발을 디뎠다면 기회가 있는 대로 케밥을 먹어 볼 일이다. 지갑 사정이 빡빡한 배낭족이라면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먹을 필요도 없다. 바자(재래시장)는 물론 거리 곳곳에 소규모 케밥 전문점이 깔렸다. 터키에서 물가가 비싼 편인 이스탄불에서도 음료까지 합쳐 10리라면 너끈하게 케밥을 즐길 수 있다. 재료의 품질 차이는 있겠지만, 웬만한 미식가가 아니라면 맛에서는 고급 레스토랑과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트라브존·이스탄불(터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정은 체제’ 북한 美에 쌀지원 요청

    북한이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처음으로 미국에 식량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이 있었던 지난해 12월 말 미국과 식량 지원과 관련한 협상을 재개해 지원 품목의 변경을 요구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미국과 직접 협의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유엔 대표부를 통해 미국에 분유, 비스킷 등의 영양 보조식품 대신 쌀과 옥수수 등 곡물의 비중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북한은 지원 품목으로 쌀을 요구하면서 “저장이 쉽고, 광범위한 주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이는 미국이 지난해 12월 15~16일 베이징에서 열린 북·미 협의에서 영양 보조식품만 지원하기로 한 것에 대해 품목 변경을 요구한 것이다. 북한이 미국에 식량을 요구한 것은 심각한 식량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사망 직후의 비상 시기라는 점도 있지만 김정은은 이전부터 식량문제 해결에 진력해 왔다. 실제로 그는 김 위원장 사망 이후 군 시설 이외에도 어시장과 식품 생산 공장을 주로 시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량 문제는 김정은 체제의 취약점이 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일단 북한의 요구를 거부하고 영양 보조식품으로 한정한 기존 입장을 고수했으나 재협의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해 추가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중단됐던 북한의 대미 외교를 재개하겠다는 의도로, 향후 핵 문제를 포함한 북·미 접촉이 활발해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FTA 보완대책 현금 지원에 머물러선 안돼

    정부가 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따른 추가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피해보전 직불금 발동요건을 평균가격 대비 85% 미만에서 90% 미만으로 완화하고 밭농업·수산 직불제를 도입하는 등 재정 및 세제지원 규모를 종전보다 2조 8000억원 늘렸다. 오는 2017년까지 지원 규모는 모두 54조원에 달한다. 밭농업과 수산 직불제를 새로 도입함에 따라 올해부터 콩, 옥수수 등 정부가 정하는 작물을 밭에서 기르기만 하면 ㏊당 매년 40만원, 내년부터 육지에서 8㎞ 떨어진 어민에게는 가구당 매년 49만원을 지급한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한·미 FTA로 피해가 예상된다며 우격다짐으로 끼워 넣었다고 한다. 전형적인 선심성 ‘현금 살포’다. 자급률이나 피해예상 규모 등 직불 보상의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 정부는 그동안 농산물시장을 개방할 때마다 천문학적 규모의 혈세를 농민과 농업부문에 쏟아부었다. 1992년부터 2003년까지 농어촌 구조 개선과 농업·농촌 발전 명목으로 102조원을 투입했고, 2004년부터 내년까지 투·융자계획으로 119조원을 투입하고 있다. 이것으로도 부족해 또다시 54조원을 지원하겠다고 하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농업정책을 펼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지난 20년 동안 농업 경쟁력 확보, 농촌 소득 증대와 삶의 질 향상 등 정부가 내세운 구호가 모두 빈말에 지나지 않았다는 얘기가 아닌가. 시장 개방으로 전체 국부가 늘어나는 만큼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게 되는 농어촌과 중소 영세상인 등을 국가가 배려해야 한다. 하지만 배려에도 목표가 있어야 한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자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의 농어촌 정책과 시장 개방 보완대책은 우는 아이 떡 하나 주기 식의 땜질에 불과하다. 농업 경쟁력만 갉아먹고 재정에 부담만 지울 뿐이다. 경쟁력 강화 위주의 대책을 촉구한다.
  • FTA 피해보전 2兆 증액… 30兆 지원

    FTA 피해보전 2兆 증액… 30兆 지원

    올해부터 콩·옥수수·밀 등 식량작물과 고추·마늘 등 19개 밭작물에도 재배면적 ㏊당 연간 40만원의 직불금이 지급된다. 육지에서 50㎞ 이상 떨어진 어촌마을에 가구당 49만원의 직불금을 지급하는 시범사업을 통해 2013년부터는 육지로부터 8㎞ 이상 떨어진 어촌마을에도 직불금이 지급된다. 생산자 단체가 운영하는 일부 농어업용 시설에는 농사용 전기료가 적용된다. ●농어업 경쟁력 강화… 어촌도 직불금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따른 추가 보완대책’을 2일 발표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추가 보완대책은 직접 피해 보전과 농어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면서 “한·미 FTA는 우리나라의 생존에 꼭 필요한 수출시장을 개척해 무역 2조 달러 시대로 가는 큰 걸음”이라고 말했다. 보완 대책은 지난해 10월 말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농어업 피해보전대책 13개안과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대책 4개 안을 모두 받아들인 형태다. 재정지원 규모가 24조 1000억원으로 지난해 8월 추가대책 발표 때보다 2조원 늘어났다. 세제지원 규모는 8000억원가량 늘어난 29조 8000억원이다. 농사용 전기료 확대에 따른 1000억원까지 합하면 정부의 지원 규모는 54조원이다. 정부는 이번 보완대책에서 피해보전직불제 발동요건을 완화했다. 수입 증가로 인한 가격하락폭이 평균 가격 대비 85% 미만이던 기존 요건을 평균 가격 대비 90% 미만으로 바꾼 것이다. 기준가격과 차액의 90%를 보전해주되 지급한도를 법인 5000만원, 개인 3500만원으로 명시했다. ●대형마트·SSM 영업시간 제한 FTA로 피해를 본 기업을 지원하는 무역조정지원제도에서 피해요건을 현행 매출액(생산량)의 전년 동기 대비 20%에서 5~10%로 완화했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서는 ‘중소기업 창업 및 진흥기금’ 내에 소상공인 계정을 신설하고, 직전 연도 관세징수액의 3%를 출연하기로 했다. 연 32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중소기업 적합 업종과 품목을 공표하는 내용을 법제화하고, 시·군·구가 조례로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영업시간을 자정에서 오전 8시 범위 내에서 제한하고, 월 1~2일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생산자 운영시설엔 농사용 전기료 농어가의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 생산자 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농어업용 시설에 산업용보다 싼 농사용 전기료가 적용된다. 산지유통센터의 선별·포장·가공시설, 수산물 저온저장시설, 굴껍질처리장,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 가축분뇨처리시설 등이 대상이다. 농업용 면세유 공급 대상에 농업용 1t 트럭 등이 포함되고, 면세유 적용기간이 10년 연장된다. 할당 관세를 적용하는 수입사료에 11개 품목이 추가됐다. 농어민의 비과세 부업 소득 대상에 연근해·내수면 어업소득이 포함되며 가축별 공제 마릿수가 소·젖소는 현행 30마리에서 50마리로, 돼지는 500마리에서 700마리로 늘어났다. 비과세 소득금액은 18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증액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경제 브리핑] 농협 농작물재해보험 품목 35개로 확대

    농협은 내년부터 농작물재해보험 대상에 인삼·오디·녹차·파프리카·멜론 등 5개 품목을 추가, 총 35개로 확대한다. 시범사업 작물 중 벼·고구마·옥수수·마늘·매실·밤 등 6종의 작물은 전국사업으로 확대 실시된다.
  • [원전 대안은 신재생에너지] ⑦ 쓰레기에서 미래를 캐는 ‘바이오에너지’

    [원전 대안은 신재생에너지] ⑦ 쓰레기에서 미래를 캐는 ‘바이오에너지’

    ‘바이오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가운데서도 신재생에너지로 손꼽힌다. 폐목재, 부산물, 음식찌꺼기, 쓰레기, 동물의 배설물 등 쓸모없어 버려지는 것을 재활용해 전기를 뽑아내고 연료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바이오’(BIO)가 우리말로 ‘생’(生)으로 번역되듯, 바이오 에너지는 살아 있는 유기물이 에너지원이 된다. ●‘바이오 가스’ 실질적 대안 부상 종류도 여러 가지다. 유채·콩 등 유지작물에서 추출한 ‘바이오디젤’, 보리·옥수수 등 전분작물을 발효해 만든 ‘바이오알코올’은 액체 연료다. 액체라는 점에서 석유를 대체할 미래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에서 생산한 ‘바이오가스’는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가장 실질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오영삼 연구원은 “바이오가스는 기존 천연가스 설비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고, 폐기물을 자원화하기 때문에 생산단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정부뿐 아니라 국내 공기업과 민간기업들도 바이오에너지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2013년 7월까지 강원 동해시에 국내 최초의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발전 방식은 임산 폐기물, 산림 부산물 등을 이용해 생산한 ‘우드칩’(Wood Chip)을 보일러에서 연소시켜 발생하는 증기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설비 규모는 30㎿로 국내 최대 용량이다. 발전소 건설이 완료되면 6만 2000가구에 전기 공급이 가능해진다. 동서발전은 약 250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연 2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감축효과도 연간 15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익 동서발전 신재생에너지2팀 차장은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설을 통해 RPS(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 목표치 달성에 기여할 뿐 아니라 순수 국내 기술로만 짓기 때문에 국가 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폐목재 활용 업계 타격 우려 그러나 우려도 적지 않다. 폐목재가 점차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쓰이다 보니 이를 원자재로 사용하는 파티클보드(PB·폐목재를 잘게 부숴 압축시킨 나무판) 업계가 받는 타격이 만만찮다. 폐목재 수급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문을 닫는 PB 공장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으로 오히려 역풍을 맞은 셈이다. RPS 제도가 본격 시행되는 내년에는 폐목재 수급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PB업계 관계자는 “폐목재를 신재생에너지 연료로만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정부의 현행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돼지고기·마늘·건고추 등 103개 품목에 할당관세

    물가안정을 위해 내년에도 돼지고기·마늘·건고추 등 총 103개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가 적용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축산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할당관세 대상에 사료원료가 대폭 포함된다. 정부는 20일 이런 내용의 2012년 할당·조정관세 적용안을 확정했다. 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된 닭고기·커피원두·코코아원두 등 11개와 내년부터 기본관세율이 내리는 밀가루·유모차·옥수수유 등 13개를 합쳐 24개가 할당관세 품목에서 제외된다. 분유·돼지고기·설탕·치즈 등 88개 품목은 내년에도 할당관세가 연장적용된다. 기획재정부는 “축산농가를 지원하고자 할당관세 적용대상 사료용 원료를 11개에서 22개로 늘리고 무관세 적용품목도 5개에서 16개로 늘린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급식용 통조림 25개서 환경호르몬 검출

    초등학교 급식 재료로 자주 쓰는 꽁치 통조림 등 29개 중 25개 제품에서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BPA)가 상당량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BPA는 통조림의 부식과 오염방지를 위해 사용되는 물질로서, 인체에 축적되면 생식세포의 변형과 암을 유발하는 환경호르몬으로 분류돼 있다. 환경운동연합 등 17개 시민단체 등으로 이뤄진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은 지난 10~11월 통조림 제품 29개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꽁치 통조림 4종에서 BPA 농도가 ㎏당 157.73~281.09㎍(마이크로그램)이 검출됐다고 19일 밝혔다. 조사대상 품목은 꽁치 4종과 참치 3종, 햄 2종, 토마토케첩 2종, 스파게티 소스 2종, 기타 소스 3종, 오이 피클 3종, 옥수수 3종, 콩 4종, 과일 통조림 3종이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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