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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정부 국정 청사진] 李 “공단건설 3∼4년 걸리면 임기중 하나도 완성못해”

    “공단 하나 만드는 데 3∼4년 걸리면 임기 중에 공단 하나를 완성 못하는 것 아니냐. 말레이시아는 원스톱으로 공장 허가가 나오는데,2∼3개월이면 착공이 가능하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선 2~3개월이면 착공”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5일 인수위로부터 새 정부의 국정과제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규제 개혁 등 경제 관련 현안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이 당선인은 “무엇보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니 적극적인 규제완화 정책을 잘 마련해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빠른 시일 내에 준비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옥상옥이라는 지적을 받는 복잡한 행정절차 개선과 관련, 국내외 사례를 제시하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원스톱 행정서비스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지만 골프장 하나 만드는 데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는 도장이 770개라고 한다.”면서 “선진국은 업무가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이 아니고 주무부처가 다른 관련업무를 한꺼번에 처리해준다.”고 했다. ●“수요자 입장서 정책 개발해야” 신성장동력과 관련, 이 당선인은 “수요자 입장에서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정책개발에 노력해 달라.”면서 관광·보건·환경·에너지 등의 정책 프로그램을 정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향후 보건은 국민의 안전 차원을 넘어 신산업으로 접근해야 한다. 헬스케어(보건)는 바이오, 관광산업과 연계된 새로운 신산업”이라며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이어 “기후 변화로 환경산업이 주요산업이 됐다. 미국은 관련 산업으로 500만개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분석이 있다.”면서 “교토의정서 체결에 대비해 기후변화 관련 환경산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며칠 전 재래시장을 방문했더니 설날 대목인데도 아주 썰렁했다. 좌판 펴놓은 할머니는 울더라.”라면서 “시급한 민생 현안을 인수위가 다시 점검해달라.”는 당부도 했다. 또 “밖에서 볼 때 최소한 정부가 이때 이런 일을 하려고 하는구나 하는 짐작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일정에 관한 달력이 최소한 분기별로는 나와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고층빌딩 ‘헬리포트’ 설치 의무 폐지

    앞으로 대형 고층빌딩이라도 옥상에 헬리콥터 발착을 위한 ‘헬리포트’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공동주택 하자보수보증예치금 기준이 완화돼 건설업체들의 부담이 줄어든다. 정부는 30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규제개혁장관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46건의 규제개선방안을 확정했다. 먼저 고층 대형건물에 대한 헬리포트 설치의무를 폐지하기로 했다. 고층 건물이 밀집한 도심지역에서는 현실적으로 헬리포트를 운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11층 이상, 바닥면적 합계가 1만㎡ 이상이면서 옥상이 평평한 빌딩의 경우 반드시 헬리포트를 설치해야 했다. 정부는 또 공동주택 하자보수보증예치금의 산정 기준을 현재 총공사비에서 직접공사비로 개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건축주나 시공업체는 총공사비에서 설계비·감리비·부대비용 등 간접비를 뺀 직접공사비 기준으로 3%에 해당하는 금액을 예치하면 된다. 하자보수보증예치금은 건축주 등의 하자보수 책임을 담보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일정금액을 의무적으로 예치하도록 한 제도다. 공사를 할 때 의무적으로 감리전문회사의 전면책임감리를 받아야 하는 공공공사 범위도 현재 100억원 이상에서 200억원 이상 공사로 축소된다. 발주청이 우수한 기술공무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직접 감리를 수행하지 못하고 외부에 용역을 줘 국가예산을 낭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정부는 또 무연고 분묘에 대한 처리 공고를 일간신문 외에 관할 지자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중앙일간지를 포함한 2개 이상의 일간신문에만 공고해야 했다. 정부는 이밖에 시·군·구청장이 청소년 유해 관련 업소에 대해 언제든지 필요한 자료 제출과 보고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현행 규정을 법령 위반시에만 요구하도록 개선할 방침이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구청장 현장브리핑] 김형수 영등포구청장의 친환경도시

    [구청장 현장브리핑] 김형수 영등포구청장의 친환경도시

    “우리 구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산이 없고 도심 녹지 면적도 최하위입니다. 게다가 전체면적의 22%가 준공업지역이고요. 녹색도시를 지향하는 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상 과제입니다.” 김형수 구청장의 올 최대 목표는 시멘트와 콘크리트로 소화불량에 걸린 영등포에서 회색빛을 걷어내는 일이다. 영등포구의 1인당 도시공원면적은 1.5㎡로 서울 평균(10.6㎡)의 7분의1 수준.5.2%인 녹지면적률은 1위인 강북구(60.9%)와 비교하면 11분의1도 안 된다. 김 구청장은 29일 자전거 이용 활성화와 공장지대 속 녹지 확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전국 최초 자전거 주차타워 건설 영등포구는 올해 말까지 남북과 동서를 관통하는 연장 8.8㎞의 십자(十)축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 방침이다. 의서로, 여의동로 등 4개 구간에도 5.5㎞의 자전거도로가 추가로 건설된다.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것은 녹지공간의 확보에 앞서 친환경적인 도시구조를 만들고 주민들의 의식전환을 이끌기 위해서다. 십자축 자전거 도로는 가로 방향으로 제물포길(선유고가 입구∼서강대교 남단) 3.4㎞를 연결하고, 세로로 당산로·도림로(당산역∼대림역) 5.4㎞ 구간을 연결해 대림동과 당산동, 양천구와 여의도를 각각 잇는다. 또 여의서로(서울교 북단∼서강대교 남단) 2.1㎞와 여의동로(서울교 북단∼원효대교 하부) 2.7㎞에 조성될 자전거도로는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과 연결해 생태공원의 접근성을 향상시킬 전망이다. 양평동 롯데제과에서 당산서중학교 구간에도 0.7㎞의 자전거 도로가 건설된다. 공사는 도로폭을 줄여 자전거 전용 주행로를 건설하는 로드다이어트(Road-Diet) 방식으로 실시된다. 친환경적 도시구조를 위해 줄여야 하는 것은 인도가 아닌 차도라는 판단에서다. 사업비 13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올 6월까지 기본설계와 서울지방경찰청과의 협의를 완료한 뒤 오는 11월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한강과 안양천변을 중심으로 외곽에만 머물러 있던 자전거 도로를 구 중심까지 끌어들여 자전거를 타고 도심으로 진입하는 데 불편함이 없게 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고 밝혔다. 구청 앞 주차장 입구에 4월까지 120대 규모의 첨단 자전거 주차타워를 전국 최초로 건설한다. 하반기부터는 당산역, 여의도역, 여의도 16번지 산업은행 앞 3곳에 자전거 무료대여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마른행주 짜듯 녹지 늘려야 동시에 도심의 녹지량 확충을 위해 공장용지와 공공건물은 물론 자투리땅에 대한 적극적인 녹화사업을 펼친다. 우선 문래2동 6가 25의1 공장용지 1954㎡를 구매해 공원으로 조성한다. 이 일대는 초등학교와 아파트가 밀집해 있지만 폐업한 소규모 공장건물들이 여기저기 자리를 차지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올 4월까지 보상을 완료하고 공원 조성에 들어간다. 또 안양천 2㎞ 콘크리트 제방을 자연생태 공간으로 조성하고, 기존의 여의도 앙카라공원과 당산공원, 신길근린공원도 녹지면적을 더 확대할 방침이다. 대형건물의 녹지기준도 강화해 민간의 녹지조성 참여를 활성화하고, 공공기관의 담장 및 옥상, 교통섬, 유수지 주변에 대한 녹화사업도 진행 중이다. 김 구청장은 “공동의 노력을 통해 마른행주 짜듯 모자란 녹지를 한 뼘이라도 늘려 나갈 때 친환경적인 도시가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불법이주노동자 ‘생존의 투신’

    불법이주노동자 ‘생존의 투신’

    지난해 11월25일 밤을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끼친다. 경기도 발안의 ‘중국인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오다 법무부 단속반원과 맞닥뜨린 순간, 중국인 노동자 쑨찐성(40)과 쩡더썽(27)은 교회 안으로 내달렸다. 교회 2층으로 쫓아온 단속반원들은 신분을 밝히기는커녕 아무 설명 없이 다짜고짜 수갑을 채우려 했다. 두 사람은 간신히 몸을 피해 3층 옥상으로 달아났다.‘추적자’들은 등 뒤에 있었고, 겁을 먹은 이들은 높이를 가늠해 볼 정신도 없이 몸을 던졌다. 쑨찐성은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쩡더썽은 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지만 기어서 건물 틈에 들어가 2시간 동안 몸을 숨겼다. 사건 발생 54일 뒤.18일 서울 가리봉동의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에서 만난 이들은 같은 병실에 누워 있었다. 쩡더썽은 하루 전에야 다리 깁스를 풀었지만 손목의 깁스는 그대로였다. 다리뼈가 완전히 으스러졌던 쑨찐성은 아직 거동조차 하지 못했다. 이틀전 중국동포 권모(50·여)씨가 단속을 피하려다 8층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 소식 탓인지 이들의 안색은 더욱 나빠 보였다. 쑨찐성은 “8층에서 뛰어내린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가족들을 생각하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쩡더썽도 “단속반이 쫓아오면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잡히면 가족이 먹고 살 수 없으니 끝장이란 생각에 도망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체류기간이 끝났으니 단속하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막다른 골목까지 이르면 잠시 놔둬야 하는데 끝까지 몰아붙이니 뛰어내리게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쑨찐성은 한국인에게 사기를 당해 이 땅을 밟았다. 중국에서 들기름, 참기름 장사를 하다가 한국인 사장으로부터 ‘한국에서 3년 동안 합법체류할 수 있도록 손을 써줄테니 20만위안(약 2600만원)을 빌려달라.’는 말에 속았다.“아내가 간호를 위해 한국에 와서 중국에 홀로 남아 있는 아들(12)이 보고 싶다. 돈을 떼먹은 사람을 잡지 못하면 돌아갈 일이 막막한데….”라며 울먹였다. 쩡더썽은 지난해 5월 석달짜리 비자로 한국에 왔다. 보따리 장사를 하려던 쩡씨는 각종 서류를 꾸미는 데만 8만위안(약 1040만원)을 썼다.“몸이 나아도 걱정이다. 한국에 오기 위해 쓴 돈과 가족들이 먹고 살 돈을 구해야 하는데 무슨 낯으로 집에 가겠나.”라며 눈물을 훔쳤다. 글 임일영 신혜원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잉여공무원 감축 로드맵 제시해야

    참여정부는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한다는 명분 아래 지난 5년 동안 공무원을 5만 8206명이나 늘렸다. 조직 역시 옥상옥(屋上屋)식으로 마구 늘렸다. 그 결과, 국민들은 이들을 먹여살리는 데 연간 1조원 이상의 혈세와 추가적인 규제의 부담까지 떠맡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작은 정부론’에 국민들이 갈채를 보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어제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장관급 11명, 차관급 8명,1∼3급 93명을 비롯, 모두 7000명에 가까운 공무원도 감축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현직 공무원의 신분은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공무원 감축 없는 정부 개혁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7000명 감축은 국민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름대로 고민의 산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신분은 보장하되 머릿수를 줄이겠다는 상반된 방정식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인수위는 이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서울시장의 경험을 예로 들면서 공무원 숫자를 줄이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일거리를 찾아낼 수 있다고 공언한 대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인수위는 하루속히 잉여공무원에 대한 활용 및 감축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차기 정부가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경제살리기에 전념하려면 공직사회의 안정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일감을 찾지 못한 공무원들이 ‘위성’으로 떠돌게 된다면 공직사회는 ‘줄대기’와 흑색선전에 오염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수위는 차기 정부 출범에 앞서 모든 공무원들이 납득할 만한 생존 게임룰을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게임룰의 잣대는 공정한 경쟁과 효율이어야 한다. 후속조치를 주목한다.
  • 48년 만에 가장 작은 정부 만든다

    48년 만에 가장 작은 정부 만든다

    우리 국민은 이제 반세기 만에 가장 작은 몸집의 정부를 보게 됐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6일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은 작지만 강한, 즉 ‘강소(强小)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현행 18부4처18청10위원회인 중앙 행정조직을 13부2처17청5위원회로 대폭 축소했다. 대(大)조직인 부·처만 해도 무려 7곳이 줄어든다. 부·처 수로는 2원12부1처4청3위원회2실이었던 1960년 이후 48년 만의 최소 규모다. 더 거슬러 올라가 11부4처3위원회로 출발했던 1948년 정부수립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건국 당시 세계 최빈국이던 우리나라가 지금은 세계 12위권의 경제강국이란 점을 감안하면, 몸집을 얼마나 과감하게 줄였는지를 알 수 있다. 실용과 효율을 중시하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소신에 따른 대수술이다. 첫 번째 새 정부 조직개편안의 특징은 우선 부처간 장벽을 무너뜨리고 기능 중심으로 재편한 데 있다. 재정경제부의 경제정책·국고·세제·국제금융 정책 기능을 기획예산처와 통합해 ‘기획재정부’로 재편했다.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 국가청소년위원회, 기획예산처의 양극화 민생대책본부를 합쳐 ‘보건복지여성부’로 탈바꿈시켰다. 해양수산부의 항만·물류정책과 농림부 소속 산림청, 행자부의 지적·부동산관리 기능을 건설교통부로 이관해 ‘국토해양부’로 변경한 것은 기능 중심 재편의 백미라 할 만하다. 외교통상부와 통일부를 묶어 ‘외교통일부’를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 번째 특징은 업무 중첩과 옥상옥(屋上屋) 기구에 따른 비효율성에 메스를 댄 것이다.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실을 ‘대통령실’로 통합하고 기존의 경호실은 비서실내 ‘경호처’로 사실상 강등시키는 등 군살을 뺐다. 청와대 조직은 축소됐다. 국무총리실의 비서실과 국무조정실 2실 체제를 1실 체제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 기능을 민간에 대폭 이양하면서 자율성을 확대한 것은 세 번째 특징이다. 교육부의 학생 선발권과 교원 임용·인사, 교육과정 편성, 학사운영 등 핵심 규제기능을 지방과 민간에 넘겼다. 나머지 기능은 과기부의 과학기술인력·기초과학정책, 산자부의 산업인력 양성기능과 합쳐 ‘인재과학부’로 재탄생시켰다. 정부 자문위원회 416개 가운데 51%인 215개를 폐지키로 한 데서도, 강한 ‘다이어트’ 의지를 엿볼 수 있다.‘작은 정부 지향’은 세계적인 추세라는 게 인수위의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명박 당선인이 정부조직을 아예 기업형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는 진단도 있다.CEO가 중간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담당 이사나 부장을 상대하는 식의 기업식 마인드가 녹아 있다는 것이다.2명의 무임소 특임장관을 신설,‘리베로 역할’을 맡긴 데서도 다분히 기업적 냄새가 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1969년 이후 가장 작은 정부

    우리 국민은 이제 반세기만에 가장 작은 몸집의 정부를 보게 됐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현행 18부4처18청10위원회인 중앙 행정조직을 13부2처17청5위원회로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정부 조직개편안을 16일 발표한 것이다.대(大)조직인 부·처만 해도 무려 7곳이 줄어드는 셈이다. 부·처 수로는 2원12부1처4청3위원회2실이었던 1960년 이후 48년만의 최소 규모다.더 거슬로 올라가 11부4처3위원회로 출발했던 1948년 정부수립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작아졌다.건국 당시 우리나라의 수준이 세계 최빈국이었고 지금은 세계 12위권의 경제강국이란 점을 감안하면,새 정부가 몸집을 얼마나 과감하게 줄였는지를 알 수 있다.적어도 외형적 틀에 있어서는 ‘작지만 강한 청와대’‘작지만 효율적인 실용정부’의 발판을 갖춘 셈이다. 이같은 대수술은 실용과 효율을 중시하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소신에 따른 것이다. 오는 21일 국회에 제출,이달말 통과를 목표로 입법절차에 들어갈 예정인 새 정부 조직개편안의 특징은 우선 부처간 장벽을 무너뜨리고 기능 중심으로 재편한 데 있다. 재정경제부의 경제정책·국고·세제·국제금융 정책 기능을 기획예산처와 통합해 ‘기획재정부’로 재편하고,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국가청소년위원회,기획예산처의 양극화 민생대책본부를 합쳐 ‘보건복지여성부’로 탈바꿈시킨 것을 말한다.해양수산부의 항만·물류정책과 농림부 소속 산림청,행자부의 지적·부동산관리 기능을 건설교통부로 이관해 ‘국토해양부’로 탈바꿈시킨 것은 기능 중심 재편의 백미라 할 만하다.외교통상부와 통일부를 묶어 ‘외교통일부’를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번째 특징은 업무 중첩과 옥상옥(屋上屋) 기구에 따른 비효율성에 메스를 댄 것이다.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실을 ‘대통령실’로 통합하고 기존의 경호실은 비서실내 ‘경호처’로 사실상 강등시키는 등 군살을 뺐다.이로써 기존의 ‘4실10수석’ 체제의 청와대 조직은 ‘1실1처7수석’ 체제로 축소됐다.국무총리실의 비서실과 국무조정실 2실 체제를 국무총리실(장관급) 1실 체제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 기능을 민간에 대폭 이양하면서 자율성을 확대한 것도 특징이다.교육부의 학생선발권과 교원 임용·인사,교육과정 편성,학사운영 등 핵심 규제기능을 지방과 민간에 넘기고,나머지 기능을 과기부의 과학기술인력·기초과학정책,산자부의 산업인력 양성기능과 합쳐 ‘인재과학부’로 재탄생시킨 것이 대표적이다.정부 자문위원회 416개 가운데 51%인 215개를 폐지키로 한 데서도,‘다이어트’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같은 ‘작은 정부 지향’은 세계적인 추세라는 게 인수위의 설명이다.지난 2001년 일본은 1부22성ㆍ청을 12성ㆍ청으로,영국은 2001년 26부ㆍ성을 18부ㆍ성으로 줄였다.미국과 독일은 현재 15부,프랑스ㆍ싱가포르는 14부 체제다. 한편에서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명박 당선인이 정부조직을 아예 기업형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는 진단도 있다.CEO가 중간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담당 이사나 부장을 상대하는 식의 기업식 마인드가 녹아있다는 것이다.2명의 무임소 특임장관을 신설,‘리베로 역할’을 맡긴 데서도 다분히 기업적 냄새가 난다.이 당선인은 이미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신임 총리의 역할을 ‘자원외교 등 세일즈 형’으로 규정한 바 있다. 역사학적인 견지에서는 이 당선인이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계몽적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성격의 정부조직이라는 평가도 있다.총리실 축소 방안 등을 말한다.조선시대에도 왕권이 강할 때는 왕이 육조를 직접 관할하는 대신 3정승의 권한이 약해졌다는 기록이 존재한다. 새로 개편되는 부처의 명칭은 대부분 ‘인재’‘지식’‘특임’‘안전’‘국토’ 등의 표현으로 ‘이명박 정부’를 상징하는 모양새로 바뀐다.부처명이 유지되는 곳은 법무·국방·문화·환경·노동부 등 5개에 불과하다. 우선 지식경제부는 융합과 지식정보화의 실물경제를 추구하는 뜻이 담겨져 있다.인재과학부는 공급자(교육기관) 중심에서 수요자(학생) 중심으로 교육시스템을 개선하려는 의지다.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은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국토해양부와 행정안전부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침과 가치를 드러내는 이름이라고 한다.줄여쓰는 이름은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기획재정부는 ‘기재부’,지식경제부는 ‘지경부’,인재과학부는 ‘인과부’,국토해양부는 ‘국해부’,행정안전부는 ‘행안부’ 등으로 줄이면 다소 귀에 낯설게 들린다. 이날 발표된 정부조직 개편안을 놓고 우려도 제기된다.몸집이 커져 힘이 세진 대부처들 사이에 권한 조정이 예전보다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또 축소에 치중하다 보니 이 당선인의 비전을 대표할 만한 부처가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 /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영상 /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시 옥상공원화 건물 112곳 선정

    자연 숲이 부족한 서울 도심에 대체 녹지를 확보하기 위한 옥상공원화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만 축구장 7개 면적의 콘크리트 바닥이 도심 녹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13일 민간·공공기관이 소유한 112개 건물 옥상 4만 4000㎡(1만 3300평)에 공원을 조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1.7배 늘어난 규모다.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병원 응급센터와 중랑구 상봉2동 상봉성당 등 민간건물 83곳에 대해서는 지원이 확정됐고, 공공건물 39곳은 다음달 심의위원회를 열어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시 관계자는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공공기관이 91곳으로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면서 “전액 지원해 오던 사업비를 올해부터는 자치구와 중앙정부 건물에 한해 10%를 자체 부담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옥상공원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진다.서울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의뢰해 설계도면 작성과 현장 점검에 필요한 지침서를 작성,3월중 배포할 계획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光나는 호남

    호남이 광(光)난다. 국내 태양광발전의 메카로 부상했다. 일사량(日射量)이 풍부한 천혜의 자연조건 등에 힘입어서다. 11일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발전소는 2004년 3개에서 이날 현재 총 211개로 기하급수적으로 불었다. 이 가운데 절반이 호남지역에 들어섰다.‘무안솔라토피아’ 등 전남에 80개, 전북에 25개 총 105개다. 무안솔라토피아는 발전용량이 시간당 최대 1㎿이다. 전남 무안군 현경면 오류리(연면적 2만 8351㎡)에 들어섰다. 생산 전력은 전량 한국전력에 15년 동안 납품된다. 동원산업도 지난해 12월 전남 강진군에 연간 146만㎾의 전력생산이 가능한 태양광발전소 ‘동원솔라파크’를 준공했다. 동양제철화학은 전북 군산에 태양전지 핵심원료인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세웠다.2·4분기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STX엔진은 전남 고흥군 거금도 66만㎡ 부지에 2010년까지 3200억원을 투입,40㎿급 태양광발전소와 부대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케드콤은 오는 4월 전남 해남군 삼산면에서 1㎿ 규모의 태양광발전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렇듯 호남지역이 태양광발전의 블랙홀로 떠오른 데는 풍부한 일조량의 힘이 가장 크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1971년부터 2000년까지 30년간 우리나라의 평균 일사량은 17.1MJ(메가줄)/㎡이다. 전남(21.6MJ/㎡)과 전북(17.7MJ/㎡)의 일사량은 전국 평균치를 웃돈다. 신재생에너지센터측은 “일사량이 많을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아 태양광발전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점도 천혜의 이점이다. 바닷바람이 태양광 발전장치의 과열을 막아 발전 효율성을 올려주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호남지역의 땅값과 지방자치단체들의 적극적인 지원도 매력적인 투자유치 요인이다. 전남 남해안 지역의 땅값은 평당 3만∼5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산업자원부가 올해부터 일반공장 옥상에도 태양광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투 잡(Two Job) 공장’을 허용해 태양광 발전은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다만, 정부 보조금 혜택이 줄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노트북 펑… 펑…

    국내 노트북 사용자 수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이천 냉동창고 화재 부상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서 취재 기자의 노트북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일본 소니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델 노트북이 폭발해 대규모 리콜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지만 국내에서는 이례적이어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8일 오후 1시쯤 이천 화재 부상자들이 입원해 있는 강남 베스티안병원 중환자실 앞 보호자 대기실에서 한 언론사 기자의 노트북을 넣어둔 가방이 타들어가면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기자들은 노트북을 들고 병원 옥상으로 올라갔고 옥상문을 여는 순간 갑자기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불꽃이 튀며 노트북 배터리 팩이 터졌다. 기자는 다행히 노트북을 바닥으로 던져 부상을 피했지만 동료기자들이 소화기를 분사한 뒤에도 노트북이 2차폭발을 일으키며 불길과 함께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즉시 노트북을 옥상으로 가져가 인명 피해는 막았지만 신속한 대응이 없었다면 병원에서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사고 직후 출동한 소방당국과 업체 측은 노트북을 수거해 정확한 폭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가혹조건에서 모두 테스트를 거치기 때문에 좀처럼 폭발하지는 않는다.”면서 “노트북이 켜진 상태에서 가방에 넣어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른 외적 작용이 가해졌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강유정의 영화in] 미스터, 후아유

    장례식도 사람 사는 일 중 하나이다. 누군가의 죽음을 추모하는 행사이고 그래서 고인이 주인공인 자리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죽은 사람, 다른 말로 하자면, 시체 한 구 주위로 산 사람들이 몰려든다. 평상시라면 얼굴도 마주할 일 없는 먼 친척들이 모여들고, 고인과 특별한 사연을 지닌 친구들도 온다. 그래서 장례식은 죽은 사람을 둘러싼 산 사람들의 ‘행사’가 된다. 그런데 때로 이 다종다양한 사람들은 ‘행사’를 사고로 만들기도 한다. 영국 코미디 영화 ‘미스터, 후아유’(Death At A Funeral·1월3일 개봉)의 장례식이 그렇다. 장례식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다. 시체가 잘못 운구되어 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착오는 시작에 불과하다. 영화는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준비하는 친척들을 하나씩 보여준다. 집안의 대소사를 다 맡아 하는 조금은 멍청한 사촌이 등장하고, 약대를 다니는 고인의 조카가 순도 높은 환각제를 제조했다며 좋아한다. 동생의 집에 들른 누나는 약혼자에게 약간의 안정제를 주는데, 그 안정제는 알고 보니 환각제. 이제 사태는 점점 복잡하게 꼬여간다. 환각제를 복용한 변호사 약혼자는 조증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미스터 후아유’는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해프닝들을 설득력 있는 웃음으로 전개해간다. 약간의 소동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은 몇 개의 계기를 맞아 폭발하고 만다. 그 계기 중 하나가 환각제라면 다른 하나는 바로 낯선 시선, 난쟁이 남자이다. 남자는 장례식을 주관하는 둘째 아들을 불러 뭔가 긴밀히 해야 할 말이 있다고 한다. 그는 몇 장의 사진을 보여주는데, 그 사진 속에는 이미 고인이 된 아버지와 낯선 남자와의 낯 뜨거운 장면들이 있다. 연인이었던 난쟁이 남자는 약간의 유산을 요구하고, 작가인 형 로버트와 다니엘은 이 일을 수습하기에 전전긍긍한다. 이쯤 되면 마약을 안정제로 착각해서 복용한 사이먼은 미치기 일보 직전이다. 옷을 모두 벗어 던진 채 옥상에 올라간 사이먼, 난쟁이를 숨기려다가 거의 죽게 만든 형제들, 이제 사건들은 웃음의 연결고리가 되어 폭소를 빚어낸다. 마약과 난쟁이 남자의 시너지가 폭발했을 때 영화의 웃음 수치는 최고조로 올라간다. 이제, 이 장례식에서 아무도 죽은 이를 추모하는 자는 없다. 모두들 남아 있는 자신들을 걱정할 뿐. 장례식엔 눈물과 슬픔만 있을 것 같지만 실상 그곳만큼 치졸한 싸움이나 소문이 많은 곳도 드물다. 장례비 때문에 다투고 때로는 부조금 때문에 형제간에 영영 원수가 되기도 한다.‘미스터 후아유’에 그려진 영국 장례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인과 그 가족을 위로하려 왔다고는 하지만 다들 제각각 자기 일들에 더 분주하다. 영국 코미디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욕설이나 몸개그, 폭력적 장면이 아닌, 약간의 엇박자와 상황의 연쇄로 웃음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세련된 웃음을 준다. ‘미스터 후아유’역시 장례식과 친척들이라는 소재 안에서 무리 없는 해프닝을 끌어내는 데 성공한다. 인물 하나하나의 캐릭터가 웃음의 고리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는 점도 장점일테다. 말장난과 몸개그가 한국식 코미디이기도 할테지만 때론 이런 세련된 능청이 더 반가울 때도 있다. 실소와 폭소 사이, 거기에 영국식 코미디가 있다.
  • 노원구 월계정보도서관 개관

    노원구 월계정보도서관 개관

    노원구는 27일 월계동 598에 지상 4층 지하 1층 연면적 1962㎡ 규모의 첨단 디지털 ‘월계 문화 정보 도서관’ 개관식을 가졌다. 지난해 5월 착공,1년 7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문을 연 월계문화정보도서관은 327석의 열람석과 5만여권의 장서를 갖췄다. 총 공사비 36억 1200만원이 투입됐다. 도서관은 1층에 미취학아동과 엄마를 위한 모자 열람실(60석),2층에는 어린이 열람실(41석), 정기간행물을 열람할 수 있는 연속간행물실(12석), 컴퓨터강좌를 위한 문화 강의실(15석) 등을 배치했다.3층에는 디지털 자료실(23석), 종합 자료실(28석)을 배치했고,4층에는 개인 공부를 위한 일반열람실(124석)과 문화교실(11석)이 들어선다. 옥상에는 야외 휴게실이 설치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영등포구, 대형건물 녹지기준 강화

    영등포구, 대형건물 녹지기준 강화

    ‘도심에 푸르름을….’ 영등포구는 건축물을 지을 때 녹지를 조성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고 27일 밝혔다. 단순히 공개공지의 면적만 확보하면 용적률이나 높이에 인센티브를 주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도심속 녹지공간 확보를 위해 녹지기준을 만들었다. ●옥상녹화·분수대 등 갖춰야 영등포구는 지난달 16일부터 대형건축물의 공개공지 면적 중 40∼50%에 생태녹지를 반드시 조성해야 건축물 용적률과 높이 등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했다. 또 공개공지의 녹지비율을 맞추더라도 추가로 옥상녹화를 하거나 분수대와 같은 친수공간을 만들어야 인센티브를 주도록 했다. 공개공지란 건축면적의 일부를 조경이나 공원, 공터 등의 자리로 남겨 두는 곳을 말한다. 도시가 콘크리트 숲으로 변하고 과밀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쉼터다. 공개공지를 많이 확보하면 세제혜택 등을 준다. 실제 현행 건축법 등에선 연면적이 5000㎡가 넘는 건축물(문화·집회시설, 판매·영업시설, 업무시설, 숙박시설, 의료시설, 운동시설, 위락시설)은 대지면적의 10% 이내 범위에서 공개공지 또는 공개공간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 용적률과 높이제한 등에서 20%까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공개공지의 면적만 규정하는 것으론 쓸모있는 녹지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 구 관계자는 “인센티브를 받으려고 공개공지의 면적을 맞추어도 공터처럼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이번 조치는 자연녹지나 옥상녹화, 분수대, 친환경 주차장 등 실제 생태녹지 공간을 만들었을 때에만 경제적 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인당 녹지면적 1.5㎡에 그쳐 영등포가 도심녹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서울시 최하위인 도시 녹지면적 때문이다. 서울의 1인당 도시공원면적은 10.6㎡인 반면 영등포는 1.5㎡다. 전체 평균의 7분의 1 수준인 셈. 또 5.5%인 녹지면적률은 1위인 강북구(60.9%)와 비교하면 11분의 1 수준이다. 공장지대였던 1970∼80년대 수준 그대로이다. 구 관계자는 “영등포는 산이 없고 준공업지역(전체의 22.32%)이 상대적으로 많아 한강을 제외하곤 녹지공간이 거의 없을 정도”라면서 “자투리 땅 녹화나 가로숲 조성 등을 벌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라고 말했다. 영등포는 2005년 10월부터 서울의 자치구로서는 최초로 건축물의 디자인과 녹지를 심의하는 건축디자인 심의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심의위원회에선 3000㎡ 이상이거나 10층 이상 건축물에 대해 ▲생태면적 반영 ▲건축입면 계획 ▲야간경관계획 등 녹지와 디자인의 가이드라인을 정해 건축주가 이를 지키도록 하고 있다. 특히 법적의무 조경면적 외에 별도로 대지면적의 10% 이상을 녹지공간으로 조성토록 해왔다. 현재까지 영등포구가 디자인심의 등을 통해 확보한 녹지면적은 총 2734㎡ 정도다. 김형수 구청장은 “잇따른 조치로 매년 1300㎡ 이상의 녹지가 추가 형성되고 연간 96억원의 예산절감효과도 생길 것”이라면서 “준공업지역의 개발이 활성화되면 녹지가 늘어나는 속도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국가전략기획’은 靑직할체제로

    ‘국가전략기획’은 靑직할체제로

    이번 정부 조직개편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면서 부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가 전체의 전략을 주도할 ‘국가전략기획원’(가칭) 신설이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공룡부처’의 출현과 ‘옥상옥’ 구조를 방지하려면 전략기획 기능은 개별 부처가 아닌 청와대에서 직접 챙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조직개편의 성공 여부는 조직 통폐합에 따른 ‘잉여인력’의 활용에 달려 있는 만큼, 인력 활용 계획도 동시에 수립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나라당의 정부조직 개편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김인철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는 26일 “아직까지 확정된 안은 없다.”면서 “다만 대부처주의 추진, 공무원 수 동결, 보건 복지 교육 치안 강화, 국정홍보처 폐지 등 ‘4대 원칙’에 따라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이 그동안 검토해 온 한반도선진화재단·한국정책과학학회 등의 시안을 종합하면, 국정홍보처·여성가족부·교육인적자원부·정보통신부·통일부·행정자치부 등은 기능의 일부 또는 전부를 관련 조직에 넘겨 축소 또는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정부조직은 기능에 따라 ▲총괄조정 ▲경제·산업·공간 ▲교육·문화·복지 ▲외교·안보·질서유지 등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외교·안보·질서유지 부문에서는 주무부처 역할을 하는 통일부가 남북대화·인도지원 등 제한된 기능만 담당하는 ‘남북교류협력처(남북관계조정처)’로 축소되고, 외교통상부·국방부·법무부 등은 현 구도를 유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총괄조정 부문의 경우 행자부와 국무조정실을 통합,‘행정조정처(국무조정처)’로 만드는 안이 유력하다. 교육·문화·복지 부문에서는 보건복지부를 여성가족부의 기능을 흡수,‘평생복지가족부(사회복지부)’로 강화하는 데도 이견은 거의 없다. 또 교육부와 정통부가 각각 초·중등교육 기능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고, 우정사업을 공사화할 경우 독립 부서로서 존재 이유가 줄어든다. 이 경우 교육부의 대학지원·평생교육 기능, 정통부의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및 정보통신산업 규제 기능 등을 흡수할 수 있는 노동부·과학기술부·문화관광부·방송위원회 등은 위상과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경제·산업·공간 부문에서는 농림부와 해양수산부를 ‘농림수산자원부(농림해양부)’로 일원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건설교통부와 환경부도 ‘수평 통합’ 이상의 대폭적인 조직개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정경제부·산업자원부·기획예산처·금융감독위원회 등 나머지 경제부처들은 국가 운용의 ‘3대 수단’인 세제(경제정책)·금융·재정 분야를 어떻게 짜맞추느냐에 달려 있어 현재로선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밖에 조직개편의 폭이 확대될 경우 유사 업무를 담당하는 고충처리위원회·인권위원회·청렴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도 ‘사정권’에 들 수 있다. 한나라당 정책자문단 소속 유홍림 단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부처주의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능에 초점을 맞춘 조직을 중심으로 재편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개편을 말한다①경제관련부처

    개편을 말한다①경제관련부처

    정부부처를 기능 중심으로 통·폐합하는 ‘대부처주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은 권한이나 기능이 지나치게 집중된 ‘공룡부처’의 출현이다. 이번 정부가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대부처주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가 전체를 아우르는 전략기획 기능만큼은 개별 부처가 아닌 청와대가 직접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이 제시한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국가 전체의 전략을 수립하는 ‘국가전략기획원’이 신설된다. ●국가전략기획원, 사실상 과거로의 회귀 이는 재정경제부의 경제정책·조정 기능과 기획예산처의 재정기획·예산책정 기능을 총괄한다. 재경부의 세제·금융정책 기능은 또다른 신설 조직인 ‘재무부’가 담당할 전망이다. 이같은 경제부처 재편방향은 사실상 옛 경제기획원·재무부 구도와 대동소이하다. 경제기획원은 ‘5·16 군사쿠데타’ 이후 발족해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기획·집행·조정 기능을 주도했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국가 주도에서 시장 주도로 전환됨에 따라 결국 1994년 재무부와 함께 재정경제원으로 통합됐다. 이어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재경원은 재경부·기획처·금융감독위원회 등으로 기능이 분산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의 경제부처 구도로는 국가의 장기 과제를 통합·조정·기획할 수 있는 부처가 없어 미래의 위험요인에 적극적으로 대처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주요 정책에 대한 관련 부처의 이견을 조율할 ‘사령탑’이 필요하고, 경제부처들의 기능 중복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부처 기능별 재편은 ‘즐거운 선택’ 이런 구상은 경제 부문만 떼어 놓고 생각하면 타당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전체적인 정부조직 운용 측면에서는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우선 부처간 힘의 균형이 깨져 국가전략기획원을 제외한 모든 부처가 사실상 ‘하부 조직’으로 전락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국가전략기획원 수장의 영향력이나 입김이 총리보다 커 ‘실세 장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또 경제부처-국가전략기획원-총리실-청와대 등 ‘옥상옥’ 구조를 만들고, 끊임없이 힘겨루기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간경제 영역이 비약적으로 확대된 상황에서 정부가 일일이 계획·관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경제부처는 전문기능 중심으로 재편하는 대신 전략 기능은 청와대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면서 “이 경우 청와대 비서실 조직을 개편하거나, 대통령 직속 위원회 조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처럼 전략 기능을 청와대가 직접 챙길 경우 경제부처는 국가 경제운용의 ‘3대 수단’인 ▲세제(경제정책) ▲금융 ▲재정 등 전문기능에 따라 재편할 수 있는 선택의 폭도 넓어질 수 있다. 예컨대 산업자원부·중소기업청이 개별 산업육성을 위한 정책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재경부의 경제정책 기능과 통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또 재경부 금융정책국, 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다층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금융 관련 조직도 슬림화가 가능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잉여인력 활용 어떻게 이번 정부는 정부조직은 축소하되, 인력은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직이 줄어들면 필연적으로 ‘잉여인력’이 발생한다. 때문에 조직개편의 성공 여부는 잉여인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정부조직 개편작업과 동시에 잉여인력 활용계획도 서둘러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조직개편 대상으로 거론되는 중앙행정기관은 모두 55개. 이 가운데 18부·4처·17청은 정부조직법을 근거로,2원·4실·1청·9행정위원회는 특별법 등에 의해 각각 설치됐다. 현재 국가공무원 60만 4000여명 가운데 교원·경찰·교정·소방·집배원 등을 제외할 경우 55개 중앙행정기관 소속 공무원 수는 9만 7300여명이다. 또 이들 인력의 30% 가량은 기관별로 차이가 거의 없는 인사·서무 등 공통업무 부서에 몸담고 있다. 따라서 중앙행정기관 수를 40개 안팎으로 줄인다고 가정할 경우 최대 1만여명의 잉여인력이 발생할 수 있다.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직에 비해 인원이 많아 도태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공직사회에 경쟁구도를 조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보건·복지·교육·안전관리 등 이번 정부에서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려는 부문에 잉여인력을 집중 배치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정부는 인력 감축은 없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조직개편 과정에서 퇴출이나 구조조정은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 경우 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신분 보장이 안되는 별정직·계약직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차기정부 출범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될 우려도 있다. 서 연구위원은 “공직사회 분위기를 저해할 수 있는 인위적인 강제 퇴출보다는 정부조직의 공사화·법인화·민영화 등을 통한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 바람직할 것”이라면서 “사무환경 변화에 대비해 업무전환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재교육 시스템을 보완하는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비경제부처 개편 핵심 우정사업본부·교육부비경제부처 조직개편의 핵심은 정보통신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통부의 ‘변신’에 따라 타 부처의 개편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통부 산하 우정사업 부문을 공사화할 경우 공기업 민영화의 ‘신호탄’이자, 조직개편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는 ‘방향타’가 되기에 충분하다. 전국 방방곡곡에 포진한 우체국, 그 사업을 담당하는 집배원 3만 3000여명을 정부조직에서 떼어내면 2005년 철도청 공사화에 따른 감축인력 3만명보다 규모가 크다. ●우정사업이 변수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도 국가공무원 수를 6% 가까이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어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기업 민영화 또는 통·폐합 등의 설득 논리로 작용할 수 있다. 공공기관 인력은 지난해 말 기준 32만명에 육박한다. 수입·지출 규모는 262조원으로 정부예산을 뛰어넘는 등 비대한 측면이 없지 않다. 공기업 구조개편 ‘1순위’는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이 투입됐던 금융공기업, 국민의 정부 당시 추진했던 민영화가 중단된 상태인 에너지공기업, 공공성 못지않게 수익성을 앞세우고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공기업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우정사업 공사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정통부의 ▲방송통신분야 규제 ▲방송통신산업 지원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등 주요 기능을 어떻게 짜맞추느냐에 따라 비경제부처 조직개편의 윤곽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예컨대 정보통신분야 규제 기능은 방송분야 규제를 담당하는 방송위원회로 넘겨 ‘방송통신위원회’로의 재편이 유력해 보인다.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기능을 문화관광부의 디지털·영상산업 지원 기능과 합치거나, 방송통신산업 지원 기능을 경제부처에 넘기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초·중등교육, 지방이양 시발점 비경제부처 조직개편의 주요한 변수로는 교육인적자원부의 향배도 꼽을 수 있다. 교육부의 ▲초·중등교육 ▲대학교육 ▲평생·직업교육 등 3대 기능 가운데 초·중등교육 업무가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되면 독립 부처로서 존재 가치가 줄어들게 된다. 이 경우 평생·직업교육 기능을 노동부와, 대학지원 기능은 연구개발(R&D) 지원을 주도하는 과학기술부와 각각 일원화할 수 있다. 또 교육부에 대한 조직개편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중앙정부 소속 기관이면서도 지방정부와 업무가 상당 부분 중복되는 지방통계청·지방노동청 등 특별지방행정기관에 대해서도 ‘개편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다. 이처럼 중앙행정기관의 본부가 아닌 부속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 수는 전체 9만 7300여명 중 70%가 넘는 7만명을 웃돌고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정책자문단 소속 유홍림 단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특별지방행정기관은 단기적으로는 구조조정, 장기적으로는 지방이양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또 정부 관계자는 “조직이 통·폐합되더라도 ‘복수 차관제’를 적절히 활용하면 조직개편에 따른 업무누수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통합 부처에 어느 수준의 기능을 맡길지, 요구되는 기능이 제대로 이전됐는지 등의 여부를 중점적으로 확인·점검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희망을 본 사람들] (5) 유방암 이긴 피아니스트 서혜경교수

    [희망을 본 사람들] (5) 유방암 이긴 피아니스트 서혜경교수

    “그동안 음악을 도전대상으로 여겼는데 앞으론 음악과 함께 살 수 있다는 것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겠습니다.”40년 넘게 피아노 선율과 함께 살아온 중년의 피아니스트 말이다. 서혜경(47) 경희대 교수.5살 때 피아노를 치기 시작해 20살에 세계적 권위의 부조니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했다.28살에는 카네기홀에서 세계 3대 피아니스트로 선정된 정상급 피아니스트다. 그는 지난해 10월 정기 건강검진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는다.“암세포가 유방뿐만 아니라 오른쪽 어깨와 겨드랑이까지 퍼졌으며 암세포가 퍼진 부위의 근육과 신경을 잘라내면 생명은 구하지만 오른손으로 피아노를 다시 치기 힘들다.”는 통보였다.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나 다름없었다.“피아니스트로서 가장 원숙기에 이르러 피아노로 원하는 소리를 마음대로 끌어낼 수 있는 최고의 시기에 왜 하필이면 나한테 이런 병마가….” 음악과 관객에 대한 경외심이라고나 할까. 그는 개인적으로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지만 이미 잡힌 공연 스케줄은 암에 걸린 사실을 안 뒤에도 소화했다. ●암 사실 알고도 공연 스케줄 소화 암 진단 선고 이틀 뒤 경기도 안산시 동산교회에서 열린 ‘서혜경 가족 콘서트’에서 동생인 바이올리니스트 서혜주(40·경원대 교수)씨는 “콘서트 직전에 소식을 듣고 감정이 북받쳐 울고 싶었지만 관객들 앞에서 미소를 지어야만 했다.”면서 당시의 고통스러운 심정을 전했다. 서 교수가 간절히 원했던 세계 최고의 클래식 음반회사인 도이치 그라마폰과의 녹음은 가족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아버지 서원석(81)씨는 녹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딸의 매니저들에게 “딸을 잘못되게 하지 마라. 혜경이를 데리고 가려면 당신들 생명부터 두고 가라.”며 반대했다. 서 교수는 “너무 괴로워서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고 회상한다. 고통스러워하는 서 교수를 위해 가족들은 암도 고치고 피아노도 계속 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올케인 김원선(44)씨는 “삼성서울병원과 국립암센터, 원자력병원 등 암을 고친다는 병원에는 다 들렀다.”고 했다. 하지만 항상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심지어 미국 최고의 암센터인 슬로엔 케터링과 MD앤더슨도 마찬가지였다. ●새해 1월22일 재기 콘서트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서 교수는 지난 4월 ‘구세주’를 만난다. 자신의 열렬한 팬이라는 서울대병원 노동영 교수였다. 노 교수는 “초밀도 정밀 기계를 이용하면 피아니스트에게 필요한 신경과 근육조직은 모두 남겨놓고 암세포만 없애는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다. 수술은 지난 5월 초 성공리에 이뤄졌다.“몇 달 쉬면 근육을 다시 쓸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노 교수 말처럼 서 교수는 지난 9월초 피아노 앞에 다시 섰다. 아름다운 선율은 예전과 다름없었다.“피아노를 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하다.”는 서 교수는 새해 1월22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첫 재기의 콘서트를 갖는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20&30] 2007년 당신을 뒤흔든 신드롬

    [20&30] 2007년 당신을 뒤흔든 신드롬

    젊은이들은 올해도 숱한 분야에서 신드롬을 생산하고 또 즐겼다. 체감 경기는 어려웠지만 주식·펀드 열풍이 불어 재테크 신드롬이 일었고, 사회적으로는 신정아씨에게서 촉발된 거짓학력 신드롬이 불었다. 또한 대선 정국에서는 주요 후보보다 오히려 황당한 공약을 내세운 허경영 후보에게 관심을 더 가졌다. 여성들은 레깅스와 미니스커트로 대표되는 패션트렌드를 2007년의 신드롬으로 꼽았다. 주몽, 대조영, 태왕사신기 등 사극과 좌충우돌 ‘무한도전’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젊은이들이 열광했던 2007년 7개의 신드롬을 짚어 본다. 류지영 이경주 신혜원 장형우기자 superryu@seoul.co.kr 1 미니스커트·윤은혜 머리… 패션 신드롬 그동안 다리가 통통해 치마를 입지 못했던 대학생 박모(22·여)씨는 올해 불어닥친 미니스커트 열풍과 함께 과감하게 치마를 입기 시작했다. 여름에는 일주일에 2∼3번씩이나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는 박씨는 레깅스의 ‘맛’을 알면서 미니스커트와 레깅스가 한국 패션 사상 최고의 ‘궁합’이라고 격찬한다. “스타킹은 조금만 날카로운 것에 긁혀도 바로 줄이 나가거든요. 그런데 레깅스는 두꺼우니까 못에 긁혀도 끄떡없어요. 또 미니스커트만 입으면 ‘너무 야해서 다른 남자들이 쳐다본다.’며 남친의 구박이 장난이 아니었는데 레깅스와 함께 입기 시작한 뒤로는 아무 말이 없어요. 따뜻하기까기 하니까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어요. 미니스커트와 레깅스 조합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아요.” 중학교 때부터 긴 머리만 고집하던 쇼핑몰 운영자 이모(26·여)씨도 올 패션 아이콘인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윤은혜에게 ‘꽂혔다.’여태껏 긴 머리로만 지내 짧은 머리는 상상도 못했던 이씨지만 드라마에 등장한 윤은혜의 모습에 강한 매력을 느껴 결단을 내렸고,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칭찬은 물론 머리 감기도 훨씬 편하고 강한 인상도 줄 수 있어 앞으로도 이 스타일을 계속 유지할 생각이란다. “이제 대세는 전지현식 긴 머리가 아니라 윤은혜식 숏커트 머리예요. 긴 머리를 할 때는 나도 모르게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옷을 입게 되는데 머리를 짧게 자르니까 옷도 자연스레 중성적으로 바뀌더군요.” 2 “내 친구도 ‘신정아’류?”… 학력위조 신드롬 대학생 김모(22·여)씨는 자신도 학력위조의 피해자(?)가 된 사실에 아직도 슬픔에 잠겨 있다.1년여 전 소개팅으로 만난 남친은 김씨에게 자신이 서울의 한 명문대 경영학과에 다닌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잘 생기고 매너 있는 데다 공부까지 잘하는 남친이 김씨는 자랑스러웠지만 남친은 늘 석연찮은 이유를 대며 김씨가 학교에 놀러 오는 것을 극구 막았다. 최근 우연히 한 모임에 나갔던 김씨는 남친과 같은 과에 다닌다는 친구를 만나 남친이 그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남친에게 캐물어 확인한 결과 그가 1년 넘게 학력을 속여 왔다는 사실을 알게 돼 최근 헤어지게 됐다. “TV에서 학력을 속인 연예인들이 나올 때만 해도 그저 남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세상에서 제일 좋아했던 사람이 저를 속였다고 생각하니 앞으로 누굴 믿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대학원생 최모(32·무직)씨는 최근 국내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려던 계획을 접고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이다. 올 한 해 한국 사회를 강타한 학력위조 파문을 보며 누가 뭐래도 한국에서는 미국 박사가 ‘킹왕짱’(젊은이들 사이에서 다소 비꼬는 의미를 담아 ‘최고’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라는 씁쓸한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훌륭한 실력을 갖춘 학생들도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면 교수임용이 잘 안되더라고요. 저야 그나마 형편이 나아 외국 유학을 준비하지만 그렇지 못해서 국내에서 공부해야 하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3 “웃기지만 씁쓸하기도”… 허경영 신드롬 투표권을 갖게 된 스무살 때부터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선거에 참여했다며 ‘대한민국 유권자의 표본’이라 자부하는 대학원생 이모(29)씨. 그는 이번 대선에서 허경영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이씨의 선택을 다소 의아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이씨는 “다들 네거티브 선거에 빠져 대선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을 때 허 후보만이 유일하게 정책선거로 승부했기 때문”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물론 IQ가 430이라든가, 당선되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결혼하겠다든가 하는 주장은 어처구니 없지요. 하지만 사상 최악의 대선으로 기록될 이번 선거에서 허 후보는 유일하게 자신만의 독특한 목소리를 내 즐거움을 주었어요. 물론 다음에 또 나온다면 식상해서 안 찍겠지만요.” 대학생 최모(26)씨는 ‘허경영 신드롬’이 우리 사회의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너무 씁쓸하다고 말한다. 단적으로 신혼부부에게 1억원을 주겠다는 현실성 없는 공약이 서민들에게 회자되는 것은 그만큼 한국에서 결혼해 집 장만하기가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지금까지 한국 정치가 제대로 된 서민정책을 구현한 적이 있기나 했나요? 재벌과 권력층의 이익을 대변하느라 서민들은 늘 등골만 휘었죠. 그나마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들을 섬기겠다.”고 호소하는 대선주자들의 최소한의 예의도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허 후보의 비정상적 인기는 우리 국민들이 정치를 얼마나 불신하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요.” 4 “집 사려면 대학 때부터 시작해야”… 재테크 신드롬 대형 마트에서 일하는 김모(24)씨는 올해 전 세계에 불어닥친 ‘중국펀드’ 열풍에 편승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대학 졸업 뒤 마트에서 일하면서 모은 종자돈 400만원을 지난달 한 증권사의 ‘차이나 펀드’에 쏟아 부었다가 증시가 폭락하면서 한때 120만원 정도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이 중국 펀드로 자산을 몇 배로 늘렸다는 말에 앞뒤 재보지도 않고 뛰어든 것이 결정적인 화근이었다는 게 김씨의 후회다. “당시에는 정말 죽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어떻게 단 며칠 사이에 그렇게 폭락할 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내 돈인데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뭉칫돈을 ‘묻지마 투자’한 것이 잘못이었죠.” 경영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최모(27)씨는 올해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250만원을 ‘잘 굴려’ 만족스런 성과를 거뒀다. 증권사와 종금사의 자료를 주도면밀하게 살펴 수익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한 금융사에 주식계좌를 개설했다. 결과는 예상 밖 ‘대박’이었다. “투자금이 크지 않아 번 돈의 절대금액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본격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좀 더 활발한 재테크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직장 다니는 친구들도 학생인 제게 ‘어떻게 투자했냐.’고 물어요. 이제는 근로소득만으로 집 장만하는 게 힘들잖아요. 최근 대학생들에게까지 재테크가 번진 것은 이런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 아니겠어요.” 5 대조영에게 사로잡혔어요… 사극 신드롬 사극 마니아 김모(32)씨는 사극이 2007년 자신의 삶을 거의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요즘 월·화요일은 ‘이산’을 보고, 수·목요일에는 ‘태왕사신기’를 본 뒤, 토요일에는 ‘왕과 나’ 재방송을 보고, 토·일요일 밤에는 ‘대조영’을 봤다.”고 소개했다. 사극에 꽂혀(?) 살다 보니 말투도 변했다. 한 번은 “부인∼ 물 좀 떠오시오.”라고 했더니 아내가 “내시 주제에….”라고 맞불을 놓더라는 것. 그뿐이 아니다.“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발해를 세운 사람이 누구냐는 시험문제에 답을 ‘최수종’ 이라고 썼대요. 그런데 조카 친구는 더 웃겨요. 그 녀석은 ‘동명천제단’이라고 썼대요. 사극의 위력이 참 대단해요.” 사법연수원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김모(30)씨는 “고시생시절 사극이 공부에 최고의 적이었지만, 지나고 나니 사극이 가장 큰 위로가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남들은 미드(미국드라마)·일드(일본드라마)가 재미있다고 하지만 한국 사람에게는 역시 ‘사드(사극 드라마)’가 최고라는 게 김씨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김씨가 요즘 가장 재미있게 보는 사극은 ‘이산’이다. 정조가 영조의 대를 이어 권력을 장악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산’은 대선정국과 맞물리면서 정치에 관심이 많은 김씨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했다. 6 복고 음악과 복고 댄스의 귀환… 텔미 신드롬 지난 8월에 입사한 새내기 직장인 양모(25·여)씨는 소녀 그룹 원더걸스가 부른 텔미가 신드롬을 넘어 광풍 수준이었다고 믿는다. 최근 송년회에서 양씨를 포함한 5명의 여성 신입사원은 텔미 춤으로 회사 전체의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전문적인 춤선생님까지 대동하고 매일 자정까지 안무실을 드나든 결과 송년회에서 남녀노소를 대동단결(?)시켰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장기자랑 경연대회였지만 흥이 난 직원들이 무대로 난입해 ‘테테테테텔∼미!’에 열광했고, 나이가 지긋한 사장도 어색한 입을 연신 벙긋거렸다. “모두가 너무 흥분한 나머지 ‘뮤지컬’을 준비한 팀에 이어 아쉽게 2등을 했지만 사내에서 원더걸스만큼의 인기를 누렸어요. 뭇 남성들에게 데이트 신청도 많이 받았죠. 하지만 한 친구의 회사는 10개팀 중 7개팀이 텔미 공연을 해서 지겨웠다고 하네요. 신년회에는 새롭운 아이템을 구상해야겠어요.” 입사 2년차 민윤철(30·회사원)씨는 회사에서 ‘텔미 춤 강사’로 통한다. 대학시절 몸담았던 동아리에서 텔미춤을 배운 민씨는 UCC(사용자제작콘텐츠) 동영상을 따라하는 등 끝없는 연습 끝에 송년회 때 노래방에서 성과를 얻었다. 민씨는 “광란의 노래방 공연 다음날 평소 지엄한 과장이 조용히 불러 강습을 요청했다.”면서 “최근에는 점심시간에 회사 옥상에서 남자 직원들을 대상으로 텔미 강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7 무모한 도전에 주말이 즐거워… 무한도전 신드롬 대학생인 배모(25·여)씨는 모 방송국의 오락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만든 신드롬의 결정체는 단순한 웃음보다 ‘노력과 결실의 감동’에 있다고 믿는다. 배씨가 꼽은 무한도전의 명도전은 ‘셸위댄스’였다.“무한도전 출연 멤버들이 공식 경연대회에서 춤을 춘 뒤 어린아이처럼 우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유명 연예인들이 어렵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저들도 보통사람과 똑같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씨는 몸치인 유재석도 자이브를 거의 완벽하게 추는 것을 보고 그 다음날 스포츠 댄스 학원에 등록했다. 학원 선생님에 따르면 무한도전 셸위댄스편이 방송된 이후 수강생이 10% 정도 늘었단다. 배씨는 “2008년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또 끈기있게 해내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27)씨의 무한도전 사랑도 끝이 없다. 그가 올해 초 3개월 동안 캄보디아에 있을 때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애인이 아니라 무한도전이었다. 그는 귀국한 날부터 3개월 동안 밀린 무한도전 프로그램을 하루 종일 시청했다. “내년에도 6개월을 캄보디아에서 보내야 하는데 무한도전을 못볼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네요. 여자친구에게 CD로 만들어서 보내 달라고 해야겠어요.” 김씨는 토요일 밤에는 약속을 잡지 않고 일주일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무한도전을 보면서 푼다.“지난달 말 맥주에 안주까지 장만해 놓고 무한도전 시작을 기다리는데 재미가 전혀 없는 축구 중계를 하더라고요. 제발 토요일 저녁에는 스포츠 중계를 삼가 주세요. 무한도전은 재방송으로 보면 맛이 떨어져요.”
  • [희망을 본 사람들] (2) 소년원 출신 대학 합격 김선영양

    [희망을 본 사람들] (2) 소년원 출신 대학 합격 김선영양

    선영(19·여·가명)이는 예쁘다.“소년원에서 생일 세 번 보냈어요. 뭐가 부끄러워요? 이렇게 잘됐잖아요.”라고 말하는 당당함이 매력 포인트다. 김선영양은 내년 봄 ㅇ대 사회체육학과에 들어간다. 어머니의 가출, 아버지의 죽음, 잇단 소년원행으로 점철된 10대의 끝자락에서 따낸 성취이기에 그의 감회는 더욱 남다르다. 선영양의 어머니는 그를 낳고 6개월 뒤 가출했다. 아버지는 술을 자주 마셨다. 운전기사를 하면서 돈벌이는 곧잘 했지만 사랑은 가르쳐 주지 않았다.“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법을 몰라요. 배운 적이 있어야죠.” 운동신경이 좋아 중학교에서 소프트볼을 했다. 신참인데도 가장 중요한 포지션인 숏필더로 뛰었다. 그 바람에 텃세에 치여 봉변도 많이 당했다. 없는 형편에 뒷바라지해 준 아버지를 생각하며 참았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그는 운동부에서 뛰쳐나와 ‘거리 생활’을 시작했다. 배가 고팠다. 하지만 돈이 없었다. 오토바이도 훔치고, 오락기도 털고 다니다 급기야 다니던 중학교에서도 사고를 쳤다. 친구 다섯이서 1층 교무실과 2층 교실을 싹쓸이했다. 불우이웃 돕기 모금함에 있던 5만원과 휴대전화 7개가 나왔다. 고작 14살에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지금이야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그땐 힘들었어요. 잠은 여자화장실에서 자고, 낮엔 옥상 넘는 게 일이었죠.” 결국 붙들려 16살 때인 2004년 1월 위탁감호 처분(4호)을 받고 강원도의 감호시설에 수용됐다. 하지만 여기서 도망치는 바람에 그해 3월 단기소년원 송치처분(6호)을 받고 6개월 동안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옛 안양소년원)에 머무른다. 친구들과 어울리다 2005년 2월 또다시 소년원 송치처분(7호)을 받고 19개월을 지냈다. 방황의 극한에 이르러서야 선영양은 희망을 만난다. 정심학교의 서설(26·여) 선생님이 그 희망이다.“태어나서 처음으로 저를 믿어주는 사람이었어요. 선생님이 대학에 가보라고 권유해서 그게 자연스레 목표가 됐죠.” “날 믿어준 사람을 실망시키긴 싫었다.”는 선영양은 소년원에서 15개월 동안 파워포인트, 한문, 워드, 문서실무사 등 자격증 9개를 땄다. 할머니(71)가 면회 올 때마다 자격증을 하나씩 보여 줬다. 뛸 듯이 기뻐하는 할머니를 보니 욕심이 생겼다. 지난해 4월에는 중·고졸 검정고시도 통과했다. 그때부터 대학에 목숨을 걸었다. 수시 전형으로 응시, 합격 통보를 받은 게 지난달 23일. 기뻐해야 할 날이었지만, 인생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선영양은 필기시험을 본 다음날, 방에서 숨져 있는 아버지를 발견했다. 사인(死因)은 당뇨병에 알코올 중독. 선영양은 “그렇게도 아버지를 싫어했는데, 이제는 보고 싶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좀처럼 희망이 끼어들 틈이 없을 것 같은 인생이지만, 선영양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좋은 사람 되는 게 제 꿈이에요. 남한테 손 안 벌리고, 웃고, 평범하게 잘사는 거요. 나중에 태권도장 차려서 돈 벌려고요.” 글 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新에너지 시대] 태양은 많다-일본

    [新에너지 시대] 태양은 많다-일본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은 태양광발전에서 선두주자다. 지난 1959년 전자회사인 샤프가 태양전지 개발에 처음으로 손을 댔다. 태양의 빛을 에너지로 바꾸는 태양광 발전 즉 태양전지의 연구에 나섰다. 샤프의 창업자인 하야카와 도쿠지는 “반드시 태양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측해 오던 터다.1964년 샤프는 태양전지를 생산, 세계 최초로 상용화의 길을 열었다. 샤프는 2000년부터 7년 연속, 태양전지의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산총연, 원가절감 연구에 전력 도쿄도 근교인 이바라키현의 쓰쿠바는 한국의 대덕연구단지와 비슷한 연구학원 도시다. 도쿄의 아키하바라역에서 특급열차로 45분쯤 정도 걸린다. 일본 최대 연구소인 산업기술총합연구소(산총연)도 쓰쿠바의 한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산총연은 전체 연구동 및 부속건물 가운데 일부인 27개동을 4개 구역으로 나눠 건물의 옥상이나 외벽에 태양전지 모듈(태양광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패널)을 설치했다. 모듈이 투명한 특수유리와 비슷해 유리벽이나 유리지붕으로 착각할 정도다. 특히 반도체의 다양한 무늬를 고려해 건물과도 조화를 이룬다. 대형 주차장은 100㎾ 규모의 태양전지 모듈로 지붕을 만들었다. 기업 등에서 제작한 모듈의 성능 등을 측정하는 목적도 있다. 산총연이 2004년 4월 태양광 발전을 시작한 이래 지난 7월 300만㎾를 넘어섰다. 그러나 하루 생산 전기량은 산총연 전체 소비전력의 1%에 불과하다. 산총연에서 태양광발전의 연구를 담당하는 곳은 태양광발전연구센터(센터장 곤도 미치오)다. 센터는 태양광발전의 생산단가를 절감하기 위한 신재료·디자인 등의 개발에서부터 태양전지의 표준화·상용화를 위한 평가기술, 국제협력에 이르기까지 국가 차원에서 태양광발전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센터장 곤도는 “태양광발전의 핵심은 발전생산단가를 낮추고, 효율화를 높여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라면서 “우선 2010년까지 현재의 발전비용을 50%가량 삭감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원가 2030년 7엔으로… 정부도 개발 지원 일본 정부는 현재 ‘태양광발전 2030 로드맵’에 따른 태양광발전 기술개발에 나섰다. 지난 2002년 6월에는 ‘신에너지 전기이용법(RPS)’을 제정, 전력회사가 일정량 이상의 신에너지를 보급토록 의무화했다. 로드맵상 태양광발전량은 2005년 1GW에서 2010년 4.82GW,2020년 35GW,2030년 102GW이다. 신소재를 이용한 태양전지와 축전지의 연구개발도 단계적으로 함께 진행된다. 태양전지의 주재료인 실리콘 부족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태양광발전의 생산원가는 2002년 ㎾h당 50엔에서 2007년 30엔,2010년 23엔,2020년 14엔,2030년 7엔으로 대폭 낮출 방침이다. 생산원가가 낮아질수록 태양광발전의 대중화는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물론 지난 1993년 ㎾h당 260엔,95년 120엔일 때와 비교하면 훨씬 싸졌다. 그렇지만 아직 부담이 큰 탓에 현재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한 주택은 전체의 3% 정도인 30만채에 불과하다. 센터 주간연구원 사쿠타는 “로드맵에 맞춰 태양광발전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풍력·수력과 달리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 태양광발전은 미래의 산업이자 꿈”이라고 강조했다. hkpark@seoul.co.kr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 기업 |도쿄 박홍기특파원|세계 태양광발전 시장은 넓다. 고유가 시대에는 더욱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 2005년 150억달러의 태양광발전 시장은 2010년 361억달러로 두 배에 이를 전망이다. 일본은 세계 태양전지 시장점유율 1위다. 태양전지의 생산뿐만 아니라 조립·설치·건설 등의 분야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샤프·교세라·산요전기·미쓰비시전기 등 4곳의 태양전지 제품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무려 39.1%나 차지했다. 독일의 큐셀스(Q-cells)나 중국의 선테크(Suntech) 등의 급성장으로 전년도 대비 6.9%포인트가 줄었다. 샤프는 지난 1963년 태양전지의 대량생산에 성공, 태양광발전 시대를 열었다. 현재 세계 제일의 태양전지 셀과 모듈 제조회사다. 지난해 세계 시장의 19.3%를, 국내 시장의 46.8%를 점유했다.2003년 10억엔에 불과하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210억엔으로 엄청나게 늘었다. 특히 태양전지의 두께를 98년 300㎛에서 2006년 180㎛, 올해 160㎛까지 축소했다. 교세라는 1975년 태양전지 연구를 시작,1982년 대량생산에 들어갔다. 세계 시장에서 8.0%를 점유, 큐셀스에 밀려 3위를 차지했다. 국내 시장의 점유율은 18.4%다.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주택용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판매했다.2010년까지 300억엔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현재의 3배인 50만㎾까지 끌어올릴 목표를 세웠다. 산요전기는 1980년 소규모 전자제품용 태양전지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6.9%로 4위, 국내는 22.7%로 2위다. 특히 내년부터 2010년까지 3년 동안 태양전지와 충전지 사업에 1000억엔을 투입,600㎿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미쓰비시전기는 1976년 우주용 태양전지 사업부를 설립,86년 산업용 태양전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4.9%, 국내는 10.7%다. 자동차제조사인 혼다는 지난 12일 ‘혼다솔텍’ 태양전지공장의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가정용 태양전지 사업에 참여했다. hkpark@seoul.co.kr [용어클릭] ●태양광발전과 태양열발전 태양에너지를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발전 방식이 다르다. 태양광발전은 물질이 빛을 흡수하면 표면에서 전자가 생겨 전기가 발생하는 이른바 ‘광전(光電)효과’를 활용해 전기를 만든다(태양빛→전기). 주택용 태양광발전 시스템은 지붕 등에 설치하는 태양전지 모듈과 축전지, 직류를 교류로 바꾸는 변환장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태양열발전은 태양열로 물을 끓여 발생시킨 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태양열→기계에너지→전기). 일본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사쿠타 고이치 산총연 주간연구원 |도쿄 박홍기특파원|“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산뜻하고 다채로운 디자인을 가진 태양전지 모듈 등의 고안도 필요하다.”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 태양광발전연구센터 주간연구원 사쿠타 고이치(56)가 밝힌 태양광발전의 또 다른 과제다. 사쿠타는 “태양광발전에서 얻은 전기를 장시간 모아두고 쓸 수 있는 축전지의 성능향상도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태양전지의 모듈은 거의 전부 검정 계통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썩 내켜하지 않는 편이다. 센터에서는 미관을 위해 색상 및 디자인 개발에도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사쿠타는 “최근 독일은 보조금정책을 실시, 태양광발전량이 일본을 앞질렀다.”면서 “독일 정부는 가정에서 쓰다 남은 태양광 전기를 ㎾당 50엔 정도로 되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때문에 독일 소비자들은 태양광발전에 적극적”이라고 했다. 통상적으로 전기가 전력회사에서 가정으로 공급되는 것과 달리 가정에서 전력회사로 전기를 파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최근 중국·타이완·스페인·프랑스 등지에서도 태양광발전량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사쿠타는 “일본은 보조금지급제를 2005년부터 폐지했다.”면서 “초기 단계에는 내수시장 확대를 위해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하는 가정에 보조금지급제 등의 인센티브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에서는 현재 30만 가구에서 태양광발전을 사용하고 있다. 보조금지급제가 폐지된 뒤 태양광발전의 설치가구가 다소 줄었다. 사쿠타는 “요즘 태양전지의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가격이 비싼 실리콘보다 현재로선 효율이 아주 낮지만 가격이 싼 플라스틱 활용에 초점을 맞춘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세계적으로도 플라스틱을 통해 낮은 원가에 높은 효율의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hkpark@seoul.co.kr
  • 문화재청, 선수촌 여자숙소 증설요구 사실상 수용

    태릉선수촌 여자숙소 문제가 해결의 단초를 마련했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18일 대전 서구 둔산동 정부대전청사 회의실에서 선수촌 여자숙소 문제로 항의 방문한 국가대표 선수단과 면담을 갖고 옥상의 일부 설계를 변경하는 조건으로 현재 기초체력 훈련관인 감래관을 여자숙소로 변경하는 리모델링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문화재청은 서울 태릉이 문화재인 점을 고려, 선수촌 안의 여자숙소를 늘리기 위한 감래관 리모델링 계획에 반대해왔다. 이에 이에리사 선수촌장을 비롯,10개 종목의 대표선수 200여명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문화재청을 방문,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 청사 진입을 시도하는 레슬링 선수와 청원경찰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러나 오후 1시쯤 박태호 선수촌 운영본부장을 비롯한 대표단 7명과 유홍준 청장의 면담이 성사됐고 이 자리에서 유 청장이 유연한 태도를 보여 외견상 체육계가 승리한 것처럼 보인다.하지만 21일 문화재위원회 심의가 남아있어 언제든 충돌이 재연될 수 있다. 또 선수촌측의 더 큰 반발을 불러올 태릉선수촌 철거란 큰 산을 남겨두고 있다. 문화재청은 조선왕릉의 완전 복원을 위해 선수촌을 철거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유 청장의 양보가 전술적 후퇴일 수 있다는 것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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