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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선집중] (1) 강동구 ‘도시농업’

    [시선집중] (1) 강동구 ‘도시농업’

    매년 예산철이면 각급 행정기관의 실적이 도마에 오른다. 특히 올해는 대선과 맞물려 각종 공약 사업이 난무하면서 주민들은 우리 지역의 살림살이에 더욱 관심을 쏟는다. 서울신문은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서울 자치구별 공약 및 역점 사업의 진행 상황을 점검, 평가해 본다. ‘도시’와 ‘농업’이란 이질적인 단어의 결합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것은 그리 오래지 않은 일이다. 최근 도시농업은 도시민의 건강과 환경 개선, 교육, 공동체 회복을 위한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에서 도시농업 선진 자치구로는 이견 없이 강동구가 손꼽히고 있다. 구는 선도적인 도시농업 정책으로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일 강동구에 따르면 구는 이해식 구청장 취임 직후인 2010년부터 핵심 공약사업으로 도시농업을 준비해 왔다. 지난해 3월에는 ‘친환경 도시농업 특구’를 선포하며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2020 친환경 도시농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1가구 1텃밭 갖기’를 중심으로 지역 일대에 주말농장, 도시텃밭 등 8000여 계좌를 조성해 주민들에게 분양하고 주민 모두가 도시의 즐거움을 알도록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구는 프로젝트 초기인 2010년 226계좌였던 도시텃밭을 지난해에는 1600계좌, 올해는 2300계좌로 늘렸다. 현재 강동구 도시텃밭은 강일동·고덕동 등 5개 권역 총 10곳에 4만 4400여㎡가 조성돼 있다. 구는 이를 내년에 3800계좌로 늘리는 등 2020년까지 총 1만 계좌로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다 텃밭은 아니지만 옥상 등에서 밭작물을 기를 수 있도록 만든 상자텃밭을 꾸준히 보급해 2020년에 총 18만개를 보급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일반 텃밭과 상자텃밭을 합해 총 19만개의 텃밭이 조성돼 강동구민 1가구마다 1개 이상의 텃밭을 보유하게 된다. 지난 2년간 강동구 도시텃밭 사업의 추진 성과는 일단 성공적인 편이다. 구는 텃밭 보급과 함께 다양한 도시농업 관련 사업을 다각도로 진행하며 주민 동참을 이끌어 냈다. 농사에 처음인 주민들을 위해 농사 커뮤니티를 만들어 농사 기법과 농산물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를 만들어 냈고, 이를 확대해 지난 7월에는 도시농업 박람회도 열었다. 또 지속적인 도시농업 향유를 위해 친환경 체험 농장 등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위한 도시농업 교육을 꾸준히 실시했다. 친환경 도시농업 지원센터 건립도 앞두고 있다. 또 올해는 취약계층 등을 위한 배려텃밭을 운영하는 등 도시텃밭을 다양화하면서 주민들의 폭넓은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특히 강동구는 도시농업을 통한 도시 브랜드화 등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구는 최근 대한민국지방자치 경영대전 환경부장관상, 2012녹색성장 생생도시 종합우수상, 국민권익위원회 주최 고질민원 해결 우수상 등 환경 관련 상을 휩쓸고 있다. 여기다 도시농부 한마당 축제, 친환경 도시농업 축제 등 도시농업을 테마로 한 각종 지역 축제까지 개최하며 ‘서울 도시농업=강동구’라는 등식을 굳혀 가고 있다. 구는 도시농업이 단순한 친환경 여가활동을 넘어 미약하나마 식량 조달 방식의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구는 지역 내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을 학교 급식이나 공공기관 식당에 공급하는 방안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남춘미 구 도시농업기반조성반장은 “프랑스 300%, 영국 140% 등 선진국 대부분이 도시농업을 통해 식량 자급자족 비율을 높이고 있는데, 우리의 자급률은 25% 수준”이라며 “도시농업이 주민들의 삶의 활력은 물론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 제고의 발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순환을 이루는 삶을 위해서는 생산과 소비, 자연과 도시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면서 “도시농업을 환경은 물론 도시민들의 건강과 정서를 함께 증진시키는 사업으로 발전시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노원에코센터, 전국 제일 녹색건축물

    노원에코센터, 전국 제일 녹색건축물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환경교육장으로 쓰이는 노원에코센터가 전국에서 제일가는 녹색건축물로 인정받았다. 노원구는 지난 2월 개관한 노원에코센터가 국가건축정책위원회와 국토해양부가 공모한 ‘2012 제1회 대한민국 녹색건축대전’에서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녹색건축대전은 녹색건축물의 조기 정착과 국민생활 속에서 녹색건축 실현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녹색건축 창출’이라는 주제로 공모를 실시했다. 대상 1점, 최우수상 3점, 우수상 8점 등 모두 12개의 건축물을 선정했다. 시상식과 전시회는 21일 오전 9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노원에코센터는 건축비 17억원을 들여 폐수영장 관리실을 리모델링한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649㎡)로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100%를 사용해 전국 최초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건물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지하 150m 깊이에 지열관 3개를 설치하고 발생한 에너지를 이용해 냉·난방 기기를 가동하고 있으며, 옥상에는 10㎾, 15㎾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다. 또 태양열 설비(16㎡)를 설치해 온수로 사용한다. 별도 기계장치 없이 에너지 절약요소 기술만으로 기존 건축물 대비 난방에너지를 88% 절감할 수 있으며, 패스브요소(에너지절약형 건축물) 기술만으로 건물에너지(난방, 냉방, 급탕, 환기, 조명)를 45% 절감하도록 했다. 그동안 초중고생, 주민 등 1만 500여명이 다녀가는 등 지역 주민들이 함께 배울 수 있는 환경교육장으로 활용해 국가건축정책위원회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열린세상] 서울도서관 찬가/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열린세상] 서울도서관 찬가/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지난 14일 수요일 오후에 서울도서관에서 개최하는 독서당 고전강독회에서 첫 강연을 하였다.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이 마련한 행사로 13일 시작되어 한 달간 전국의 여러 도서관에서 고전강독회가 개최된다고 한다. 서울도서관의 강독회는 옛 서울시 청사가 도서관으로 탈바꿈한 이후 개최하는 첫 행사라고 들었다. 그래서 도서관 측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1960년대부터 서울에서 생활한 내게 시청은 늘 정치의 중심지로 여겨져 왔다. 국회의사당이 근처에 있었을 때는 더했다. 그렇기에 저 육중한 건물이 도서관으로 변모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시청 앞 광장도 시민에게 개방되리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1980년대에 민주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으므로 광장의 주인은 시민이라고 믿어 왔다. 시청은 달랐다. 강연을 하는 날, 일부러 30분이나 일찍 갔다. 서울도서관이라 새겨진 편액을 보고 신기해하였다. 내부를 둘러보면서는 다시 감탄했다. 기존의 건축물이 지녔던 중후한 멋이 살아 있으면서도 자연 채광에서 묘한 생기가 전해져 왔다. 일반자료실, 디지털자료실, 정기간행물실, 기획전시실, 장애인자료실 등의 배치도 외국 도서관에 뒤지지 않았다. 어린이자료 코너의 발랄한 분위기는 더욱 좋았다. 게다가 서울자료실과 서울기록문화관에는 서울의 역사미를 깊이 맛보기 위한 자료들이 구비되리라 기대되었다. 생각해 보면 덕수궁 대한문 앞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의 거리는 너무도 의미 깊고 또 왕조의 우아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구역이다. 그 길목에 시청 건물이 위치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거리는 한동안 말할 수 없이 어둡고 칙칙했다. 70년대 중반 대학 시절에 사간동으로 한문을 배우러 다닐 때는 시청 앞에서 여러 번 불심검문을 당했다. 한문 책을 보자기에 싸서 갖고 다녔는데, 사복 경찰은 내 행색을 문학청년의 그것으로 곱게 보아주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중학교 때는 고모 댁에서 기식하면서 정동 도서관이나 남산의 국립도서관을 가끔 이용했다. 서가에 진열되어 있는 책들만 보아도 마음이 놓이고는 하였다. 대학에서 일을 하면서부터는 자료를 찾으러 서초구의 국립중앙도서관을 가끔 찾게 되었다. 최근에는 집 가까이에 있는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다. 이전의 여타 공공도서관보다 깔끔하고 신선하다. 전문 서적을 포함한 각종 신간 서적이 그때그때 배가되어 좋다. DVD로 예술영화를 감상하기도 하고, 옥상에서 서울 동쪽의 경관을 감상하기도 한다. 처음에 지역 주민들 가운데는 도서관 건립을 탐탁지 않게 여긴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부지를 더 확보하여 크게 짓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는 주민들이 많다. 얼마 전부터 나는, 정년을 하면 매일 이 도서관을 다니겠다고 마음먹었다. 혹 기회가 주어지면 세미나나 강독회에서 시민들을 위해 강연을 해도 좋을 것이다. 이제 서울도서관이 개관되어 크나큰 기쁨이 생겼다. 앞으로 자주 시간을 내어, 대한문 앞부터 동십자각까지의 거리를 신명 나게 걸으면서 서울의 문화유적이나 우리 역사에 관한 글들을 구상할 생각이다. 그러다가 문득 영감이 떠오르면 도서관으로 들어가 종이책의 향기를 맡고 디지털자료의 기이한 편광에 황홀감을 느껴보려 한다. 정년 이후로는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과 서울도서관을 왕복하리라. 그리고 때때로 눈을 들어 서울 하늘이 생각만큼 좁아지지는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며 안도하고, 삼각산이며 수락산이며 배봉산이며 남산의 잘생긴 모습을 넋 나간 듯 바라보리라. 14일에 첫 강연을 마치고 서울도서관을 나와 시청 광장을 바라보면서 나는 이상화의 시구를 흥얼거렸다.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정치의 중심지로만 간주되어 오던 곳이 나와 우리 모두의 안식처로 탈바꿈한 것은 정말 유쾌한 일이다. 시민 모두가 마음 붙일 터전이 마치 꿈속에서인 양 불쑥 나타났다. 그렇기에 봄 신령이 지피기라도 한 듯, 나는 강연을 마치고 시청 앞을 걸었다. 몸에서는 정녕 풋내가 났을 것이다.
  • 천년 고찰 전등사 현대미술을 품다

    천년 고찰 전등사 현대미술을 품다

    강화도의 천년 고찰 전등사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거듭났다. 전등사는 지난 5일 스님과 신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설전 및 서운갤러리’의 개관식을 했다. 새로 태어난 전등사는 그야말로 불교신행과 현대미술이 독특하게 어우러진 복합 문화공간. 불상과 불화는 물론 공간 구성이며 법당 활용까지 기존 사찰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현대 미술 작가 중심의 창작단을 꾸려 법당 무설전을 현대적 공간으로 세웠으며, 이 무설전 내에 99㎡ 규모의 ‘서운갤러리’를 운영한다. 서운갤러리는 강화지역 불교에 큰 족적을 남긴 서운(1903~1995) 스님의 법호를 딴 문화공간. 지난달 말 신축한 495㎡(150평) 규모의 법당 무설전(無說殿) 입구에 들어섰다. 무설전 불상은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을 제작한 김영원 홍익대 명예교수가 현대인의 인체 비례를 반영해 조성했다. 주불인 석가모니불을 비롯해 지장·보현·문수·관음보살 등 4대 협시보살, 원불에 모두 개금(금칠)이 아닌 백색도료를 입힌 게 특징이다. 오원배 동국대교수가 그린 후불 벽화도 유럽 전통방식의 프레스코 기법을 사용했다. 전등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중 무료로 갤러리를 운영한다. 또 개관 기념으로 임옥상 화백 등 전등사가 소장하고 있는 국내 중진 화가들의 작품을 연말까지 전시할 예정이다. 전등사 측은 “전통사찰 분위기를 살려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이뤄낸 종교공간이자 현대미술품”이라며 “종교성과 예술성을 합쳐 스님과 신도, 일반인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일자리 창출 메카 된 ‘깡통 건물’

    일자리 창출 메카 된 ‘깡통 건물’

    오랫동안 버려져 있던 건물이 지역 일자리 창출의 허브로 재탄생한다. 관악구는 기능을 상실한 채 수년간 방치돼 있던 서울대 가압장 건물을 리모델링해 새해부터 ‘사회적기업 지원센터’로 활용한다고 5일 밝혔다. 구는 지난 3월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와 협의해 이미 수년 전 기능을 상실한 서울대 가압장 건물을 임대하기로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8월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시행했다. 공사는 건축물 구조안전진단을 거쳐 본래 2층이던 건물을 내부 구조를 바꿔 연면적 388㎡에 3층 규모로 탈바꿈시켰다. 지원센터 업무 등은 사무실 배치 작업 등을 마치고 새해부터 본격 시작된다. 사회적기업 지원센터는 건물 2층에 자리 잡는다. 최근 관심이 증대된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에 대한 각종 지원 사업을 벌인다. 판로 개척, 제품 개발, 경영 진단, 창업 인큐베이팅 등이 주요 업무이며, 실무자 대상 교육, 정보 제공, 현안 문제 협의를 위한 허브로도 활용된다. 구는 향후 중앙정부나 서울시의 정책 방향에 따라 협동조합까지 아우르는 사회적경제 지원센터로 이를 확대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건물 1층에는 노동복지센터를 개소해 비정규직 및 영세 사업장 근로자 등을 위한 법률 상담, 권익보호 업무 등을 진행한다. 또 3층에는 구정 발전을 선도할 우수 사회적기업을 유치해 건물 전체가 지역 일자리 창출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옥상에는 도시농업 육성을 위한 상자 텃밭을 설치한다. 홍희영 일자리사업과장은 “사회적기업 지원센터 운영이 본격화되면 지역 내 사회적기업 및 마을기업 활동이 활발해지고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한때는 사람의 온기로 가득찼을 터 이제는 바래진 기억을 담아봅니다

    한때는 사람의 온기로 가득찼을 터 이제는 바래진 기억을 담아봅니다

    요즘 새로 짓는 건물들이야 이런저런 놀이터를 만들어 두지만, 어릴 적 최고의 놀이터는 동네 빈터였다. 그 가운데 최고의 빈터는 공장터였다. 공장이 있던 자리이다 보니 다른 빈터와 달리 반질반질한 바닥이 아주 넓게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위에서 신나게 뛰놀았던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12월 26일까지 서울 서소문동 대한항공 1층 일우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최영만 작가의 개인전 ‘터’(Lot)를 지켜보노라면 이 기억이 떠오른다. 작품에 따라 약간 기이하게 보이는 것도 있지만 작가의 작품은 대개 빈터다. 휑한 기운도 있지만 땅이 가진 두꺼운 질감 때문에 유화물감을 몇번이고 덮어 씌운 느낌이 나기도 한다. 작가의 고민은 한 화면에 시간을 담아내는 것이다. 사진은 순간이다. 찰나다. 맛깔나게 쓰인 단편소설처럼,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앞뒤로 연결된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든다. 특징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다. 단점을 극복하려는 작품들도 나온다. 어떤 작가는 구석구석 다 찍은 자신을 이어 붙여 입체적으로 만든다. 공간감을 준 게 아니라 사진으로 공간 그 자체를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시간은? 흘러가는 시간을 쓱 베어내는 게 아니라 쭉 담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작가의 출발점이다. 작업방식은 이렇다. 어떤 이야기가 묻어 있을 것만 같은 곳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그리고 해당 지역을 1㎡ 단위로 재단한다. 그 다음은 이 재단한 단위별로 촬영을 진행한다. 이 사진들을 한데 모은 뒤 디지털 작업을 통해 미세하게 이어 붙인다. 그러니까 한 장의 사진이긴 한데 그 한 장의 사진 속에는 또 개별적으로 한 장씩 찍어 나가는 시간의 층위가 있다는 것이다.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진 순간성을 해체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눈앞에 보이는 것은 찰나의 평면인데 실제로는 시간이 어긋난 단층이 되는 방식이다. 작가가 이런 작업을 시도한 것은 땅 그 자체만도 아니고 인간 그 자체만도 아니라, 인간과 땅의 관계를 다루고 싶어서다. “어려서부터 건설과 파괴현장이 주요 관심사였어요. 건설과 파괴는 사람과 가장 밀접한 현상인데 이상하게 그런 장소는 사람들 관심에서 벗어나 있고, 가까이 있더라도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이지요.” 그 속살을 한번 들여다보고 싶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애잔하고 슬픈 것만은 아니다. “관심 있는 것은 애수나 향수 같은 게 아니라 변신이나 변형을 앞두고 축적하고 있는 에너지”라고 말했다. 터라는 제목도 사람과 땅을 매개한다는 취지에서 붙인 것이다. 그래서 작업 대상도 사람의 체온이 짙게 배어 있는 곳으로 고른다. 집이 있었던 곳, 거대한 상가건물이 있었던 곳, 그리고 한때 공장이었다 철거된 곳, 아니면 허물기 직전 건물의 옥상들이다. 인간의 체취가 조금 더 과격하게 남아 있는 곳도 골랐다. 한창 개발 중인 동부산관광단지에 가서 수천 채의 집과 건물이 파괴된 수만평의 땅 위에 섰다.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 그곳 위에서 같은 작업을 반복했다. 말끔하게 밀어버린, 혹은 이런저런 쓰레기가 어지러이 남아 있는 그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글자글한 주름살처럼 남아 있는 균열들이다. 작가는 이걸 두고 “고려청자에 은근히 퍼져 있는 잔금보다 더 아름답다.”고 표현했다. 그게 인간이 땅에 남긴, 터가 지닌 체온이다. 이번 전시는 일우사진상 수상작가 선정 기념 전시다. (02)753-6502.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기업이 미래다] LG전자

    [기업이 미래다] LG전자

    LG전자는 미래성장동력으로 단연 태양광 사업을 꼽는다. 국내 태양광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LG전자는 2009년 6월 경북 구미시에 태양전지 생산 라인을 준공하고 2010년부터 연간 총 330㎿의 태양전지를 양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남 여수시 여수엑스포 에너지 파크 생산단지의 2.2㎿급 태양광 발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했다. 태양광 발전소 규모는 700여 가구에 1년간 공급할 수 있는 216만㎾ 전력을 20여년 간 생산한다. 또 친환경 전력 생산을 통해 연간 약 1600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또 지난해 세종시태양광발전 시범사업과 태안발전본부 옥상 태양광발전 건설사업에 총 5.55㎿급의 모듈을 공급하는 성과를 올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종횡무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고효율 태양광셀, 모듈, 모노엑스와 멀티엑스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태양광 공인인증기관인 독일 티유브이(TUV)와 미국 유엘(UL)의 인증을 받아 독자 모듈 테스트 랩에서 품질을 점검한다. 덕분에 외부 인증기관에 의뢰 시 발생했던 연간 3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인증 기간도 6개월로 줄였다. LG전자 태양광 모듈 제품은 눈이 1.8m 쌓였을 때와 동일한 5400㎩의 높은 압력도 견디는 등 내구성이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유럽 등 해외 바이어들의 호평도 이어진다. 20년 이상 사용해야 하는 제품 특성상 사후관리 능력, 자체 공정을 통한 셀과 모듈 동시 생산, 브랜드 신뢰성, 엄격한 품질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다. LG전자 측은 “올해 국내외 태양광 업계는 공급과잉과 유럽 국가들의 태양광 보조금 지급 축소 등으로 어렵지만 지난해보다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집권땐 집단자위권 행사…2045년까지 美軍 철수”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이끄는 일본유신회가 26일 극우 성향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총선(중의원 선거) 공약안을 공개했다. 일본유신회는 외교안보 공약으로 동맹국이 공격받을 경우 자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제시했다. 또 이를 용인하지 않는 정부의 헌법 해석도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아울러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등 영토 문제 타협불가 입장을 천명했다. 또 2045년을 목표로 외국 군의 일본 주둔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자체 국방력을 강화한 뒤 오키나와를 비롯한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을 모두 철수시키겠다는 것이다. 정치분야 공약으로는 헌법을 개정해 임기 4년의 총리 공선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집권당 의원과 당원 의견만 반영되는 현재의 총리 선출 방식을 바꿔 국민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옥상옥’으로 지적되는 참의원(상원) 폐지도 추진한다. 현재 480명인 중의원 정원을 240명으로 반감하고, 세비와 경비를 30% 삭감하기로 했다. 모든 원전은 2030년까지 철폐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에 참여하기로 했다. 교육 분야의 우경화 공약도 눈에 띈다. 교육개혁을 단행해 일본의 역사와 전통에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역사 교육을 강화하고, 교육위원회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는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를 가리키겠다는 뜻이다. 이번 공약은 급진적인 데다 이상에 치우쳐 실현 가능성이 의문시된다는 지적이 많다. 앞서 하시모토 시장은 전날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 지사와의 공조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시모토와 이시하라의 선거 공조가 이뤄지면 차기 총선에서 제1당이 될 가능성이 높은 자민당과 함께 우익 경향의 정책들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치권의 극우화가 더욱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대통령 아들’ 특검 출두] 철제 바리케이드 등장 삼엄경비… 취재진 등 500여명 북새통

    [‘대통령 아들’ 특검 출두] 철제 바리케이드 등장 삼엄경비… 취재진 등 500여명 북새통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특검 이광범)이 입주한 서울 서초동 헤라피스빌딩 일대는 지난 24일 밤부터 긴장감이 맴돌기 시작했다. 사상 첫 현직 대통령 아들에 대한 소환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검은 이시형(34)씨의 안전과 경호상의 이유를 들어 출석 시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청와대 경호처에서 시형씨의 예정된 동선을 따라 철제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면서 시형씨의 출석이 임박했음을 실감하게 했다. 경호처는 25일 오전 7시부터 헤라피스빌딩을 중심으로 좌우 50m 구간의 진입로를 전면 차단했다. 취재진은 사전 출입 신청과 현장 신원 확인 뒤 태극 문양의 스티커형 비표를 받아야 출입할 수 있었다. 시형씨에 대한 근접 경호는 경호처가 전담했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과 그의 가족, 대통령 당선인과 가족, 퇴임 후 10년 이내의 대통령과 배우자 및 자녀는 경호처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경호처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철통 경호’를 펼쳤다. 특검 사무실 건물이 주변 건물들과 붙어 있는 데다 높이도 낮은 편이어서 인접한 건물 옥상 곳곳에 경호 인력을 배치했다. 취재진 사이에도 기자로 가장한 여성 경호원을 배치했다. 헤라피스빌딩 출입구는 1.2m 높이의 철제 차단막 20여개를 설치해 완전히 봉쇄하다시피 했다. 다만 특검 사무실 주변에 일반 사무실과 상가 등이 밀집해 있는 점을 배려한 듯 영업을 일시 통제하거나 휴대전화 전파를 차단하는 등의 조치는 하지 않았다. 관할서인 서초경찰서도 경찰 100여명과 사복 경찰 30여명을 배치했고 인접한 법원종합청사 동문 주변에는 경찰버스 6대가 시동을 켠 상태로 대기하며 돌발 상황에 대비했다. 취재진은 국내 언론은 물론 AP통신 등 외신 기자까지 포함해 380여명이 몰려 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은색 카니발 차량 2대가 포토라인이 설치된 지점 앞까지 진입했고 앞선 차량 뒷좌석에서 시형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뿔테 안경을 쓴 시형씨는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잠시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호흡을 가다듬은 후 포토라인에 서서 취재진의 질문에 “안에 들어가서 있는 대로 설명하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시형씨가 차에서 내려 조사실로 향하는 2분여간 취재진은 그의 말 한마디와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으려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수사 착수 이후 철통 보안을 유지해 온 특검팀도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광범 특검을 비롯한 수사진은 매일 출근길에 사무실 앞에서 대기 중인 취재진에게 간단한 인사 정도는 건넸지만 이날은 하나같이 굳은 표정으로 급히 지나갔다. 특검팀 대변인인 서형석 변호사는 이날 오후까지는 모든 전화를 받지 않겠다고 공지했고, 오후 브리핑 때에도 시형씨를 포함한 수사 내용에 관한 질문에는 입을 다물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현장 행정] 친환경 상추로 돈 버는 신사 경로당

    [현장 행정] 친환경 상추로 돈 버는 신사 경로당

    23일 관악구 신사동에 위치한 신사경로당 건물 옥상, 벤치만 덩그러니 있던 이곳에 노인들의 건강과 수입 증대를 위한 새로운 시설이 들어섰다. 물과 배양액만으로 상추를 재배하는 친환경 수경재배 시설이다. 여기에서는 늦가을 서늘한 날씨에도 2200여 포기의 상추가 파릇파릇하게 자라고 있었다. 유종필 구청장은 “시골 출신이 많은 어르신들의 추억과 건강, 소득까지 잡는 시설”이라고 자랑했다. 이날 문을 연 신사경로당 공동작업장 ‘불로농원’은 노인 일자리 창출과 친환경 도시농업을 접목한 아이디어 사업이다. 구는 올해 초부터 경로당 주변 자투리땅을 이용해 노인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공동작업장을 마련하고 있다. 경로당이 단순한 쉼터가 아니라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자립을 돕는 공간이 되도록 만들자는 ‘108경로당 활성화 사업’의 일환이다. 불로농원은 주변에 텃밭으로 활용할 땅이 마땅치 않은 신사동의 특징을 감안해 최초 옥상 수경재배 방식으로 조성한 작업장이다. 38.2㎡의 온실에서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물과 배양액으로 2200여 포기의 채소를 한번에 재배할 수 있다. 일단 올해 시범 운영 과정을 거친 뒤 내년부터는 노인들이 직접 재배해 인근에 있는 세이브마트에 판매할 계획이다. 비교적 재배가 쉬운 상추부터 시작해 이후 부가가치가 높은 기능성 채소로 재배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현재 1주일에 2회 정도 수확을 해 한 달 120만원 정도 수익이 예상되는데 재배 작물을 바꾸면 수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윤식(75·신사동)씨는 “30년 전 서울에 오기 전에는 농사를 지었는데 이걸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수입까지는 잘 모르지만 여기서 작물을 키울 수 있다는 데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관악구는 불로농원 운영 결과를 살펴본 뒤 이후 유휴 공간이 있고 시설물 건축이 가능한 경로당 등을 대상으로 재배 시설 설치를 검토할 방침이다. 유 구청장은 “이렇게 잘 자란 상추를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며 “앞으로도 경로당이 어르신들의 자립을 돕는 활기찬 생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문화·학계인사 102명 “단일화는 시대정신” 성명

    문화·학계인사 102명 “단일화는 시대정신” 성명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범야권 진영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두 후보 간의 단일화 논의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자칫 박근혜·문재인·안철수의 3자 대결 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경우 야권이 필패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이 강하다. ●인터넷 카페 등서 서명운동 진행 문화계·영화계·미술계·종교계·학계 등 각계 인사 102명은 22일 “정치개혁과 단일화가 곧 민주주의이자 시대정신”이라며 문·안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했다. 소설가 황석영·정도상씨와 화가 임옥상씨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정권을 바꾸는 일로 우리는 두 후보를 모두 지지한다.”면서 “두 후보가 내놓는 정치개혁의 출발은 마땅히 단일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후보에게는 ‘민주당의 개혁’을, 안 후보에게는 ‘정치개혁의 구체적 청사진 제시’를 요구하면서 “후보 단일화 실패로 한국 민주주의와 사회발전 수준을 심각하게 후퇴시켰던 1987년의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성명에는 소설가 황지우·김연수씨, 영화감독 정지영·송해성씨, 영화배우 박중훈·안석환씨, 명진 스님, 서일웅 목사, 홍창진 신부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앞으로 인터넷 카페를 통한 서명운동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소설가 이외수씨와 조국 서울대 교수는 이번 명단에는 빠졌지만 성명서 취지에는 동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 원로 모임인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는 이르면 이번 주 내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원탁회의는 지난 18일 비공개 회의를 연 뒤 각계 의견을 수렴 중에 있다. 원탁회의 멤버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함세웅 신부 등은 두 후보와 모두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탁회의’ 이르면 주내 입장 표명 이와 함께 ‘내가 꿈꾸는 나라’ 등 시민단체는 이날 ‘우리는 유권자다’라는 주제로 시민콘서트를 열면서 야권 단일화를 위한 분위기 만들기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행사에는 조국 교수,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한국판 드레퓌스’… 사법부, 판단오류 20년만에 인정

    ‘한국판 드레퓌스’… 사법부, 판단오류 20년만에 인정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리며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이 사건 발생 21년 만에 사법부로부터 재심을 받는다. 드레퓌스 사건은 1894년 프랑스 육군 대위 드레퓌스가 반역죄로 종신 유배형을 받았다가 10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로 석방된 사건이다. 사법부의 이번 재심 결정은 군사정부 시절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행된 민주화 운동 탄압에 종지부를 찍고 인권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최근 사법부는 민간인 불법 사찰 연루자 전원에 대해 실형을 선고함으로써 더이상 인권을 유린하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강씨의 유무죄 여부는 재심을 맡은 서울 고등법원의 심리 결과에 따라 가려질 전망이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인 강씨의 유서 대필 여부 자체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했다.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노태우 정권의 집권 후반기로 ‘수서지구 특혜분양’ ‘국회의원 뇌물 외유’ 등 각종 권력형 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재야, 운동권의 시위와 분신이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그해 4월 29일 명지대 1학년생 강경대씨가 시위 도중 경찰의 쇠파이프에 맞아 숨진 것을 시작으로 대학생들이 잇따라 분신하면서 노태우 정권은 위기 돌파를 위한 국면 전환용 카드가 필요했다. 이에 노태우 정권은 강씨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그해 5월 8일 당시 민주화 운동의 중추 세력이던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가 서강대 본관 옥상에서 유서를 남기고 몸에 불을 붙인 뒤 투신해 숨지자 검찰은 “김씨의 유서와 가족이 제출한 김씨의 필적이 다르다.”며 김씨의 유서를 대신 쓴 인물로 강기훈 당시 전민련 총무부장을 지목했다. 결국 검찰은 김씨 유서를 대필해 자살을 방조하고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강씨를 구속했다. 정권의 공작은 성공적이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사회단체 등 진보진영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졌고 민주화 운동도 그 세력이 약해져 갔다. 하지만 진실은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빛을 보게 된다.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강씨가 김씨의 유서를 대신 쓰지 않았다.”며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에 강씨는 2008년 1월 31일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2009년 9월 16일 서울고법 형사10부는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검찰이 재심 개시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즉시 항고하면서 대법원 심리는 이번 재심 개시 결정이 나오기까지 3년 1개월이나 걸리면서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대법원이 다음 주초로 예정된 대법원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의 공세를 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캐디 성폭행 하려다 저항 살해”

    지난 9일 경기 성남시 한 모텔 지하 보일러실에서 숨진채 발견된 A(40·여·골프장 캐디)씨의 살해 용의자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성남중원경찰서는 12일 술에 취한 A씨를 자신이 일하는 모텔 객실로 데려가 성폭행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자 폭행 후 목을 졸라 살해한 윤모(25)씨와 사체유기를 도운 같은 모텔의 종업원 전모(38)씨를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2일 오후 11시 8분쯤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자신이 일하는 모텔 앞길에 쓰러져 있는 A씨를 객실로 부축해간 뒤 성폭행하려다 A씨가 강력히 저항해 미수에 그쳤다. 윤씨는 이후 A씨를 1층 복도 끝 객실로 데려가 가슴 배 등을 수차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5층 옥상으로 옮겨 물이 차 있는 물탱크에 버렸다. 이틀 뒤인 4일 다시 출근한 윤씨는 동료 모텔 종업원인 전씨에게 옥상에 무거운 쓰레기가 있으니 도와 달라고 부탁한 뒤 물탱크에서 미리 꺼내 침대시트로 감싸 둔 시신을 지하 화장실로 함께 옮긴 것으로 밝혀졌다.경찰은 사체가 발견된 모텔의 종업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던중 지난 7일, 8일 각각 출근하지 않고 잠적한 윤씨 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행방을 쫓던중 11일 오후 10시 45분쯤 서울 남산 근처 도로에서 윤씨를, 같은 날 오후 9시 50분쯤에는 성남시내 모 여관에서 전씨를 검거했다. 이들은 경찰 수사망이 좁혀 오자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폐쇄회로(CC)TV 기록을 삭제하고 도피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모텔에서 보관중이던 현금 600만원을 훔쳐 달아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윤씨에 대해 강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며, 전씨에 대해서는 불구속 입건한 상태에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뒤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 전씨는 경찰조사에서 “시신인지 모르고 지하로 옮겼고, 술병이 나서 며칠째 출근하지 못했다.”며 협의를 부인하고 있다.한편 A씨는 지난 9일 오후 6시쯤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한 모텔 지하 보일러실 세탁함에서 숨진 채 경찰관에 발견됐으며, 경찰은 지난 5일 A씨 남편으로부터 미귀가 신고를 받고 수색활동을 벌여 왔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安, 계열분리명령제 도입 시사… 재벌개혁 초강수 예고

    安, 계열분리명령제 도입 시사… 재벌개혁 초강수 예고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12일 공약으로 내건 대통령 직속의 정부 조직인 재벌개혁위원회는 ‘안철수 경제민주화’ 정책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안 후보가 14일 총론인 경제민주화 정책 발표를 예고한 상황에서 각론 격인 재벌 개혁을 먼저 밝힌 것은 집권 시 경제민주화 실현의 최우선 과제로 재벌에 대한 고강도 개혁을 상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내놓은 재벌개혁안에 대해 맞불을 놓으며 정책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전략도 담겨 있다. 경제민주화포럼 대표인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이날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에서 “재벌 정책을 총괄하는 사령탑이 없어 효과적인 대응이 미흡한 만큼 대통령 직속의 재벌개혁위원회를 설치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재벌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단순한 행위 규제 외에 구조 개혁 수단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초강수인 ‘계열분리명령제’ 도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계열분리명령제는 재벌 계열사로부터 시장지배력 남용과 독점 폐해가 발생할 경우 해당 기업의 지분 매각을 명령해 재벌에서 분리하는 제도로 미국이 최근 입법화했다. 이봉의 서울대 교수는 “우리가 고민하는 건 재벌의 지배 구조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라고 밝혀 재벌 경제의 전반적 구조 변화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대통령이 직접 재벌 개혁의 선봉에 서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재벌이 이윤 추구만 목적으로 하고 있고 재벌 개혁이 구호에만 머물렀다는 평소 안 후보의 비판적 인식과 맞닿아 있다. 안 후보가 “아무리 기업이라고 해도 기업 자체의 이윤 추구만 목적이 될 수는 없다.”며 “사회를 생각하고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집단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한 것도 재벌 개혁에 대한 기본적 철학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 측은 현재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세청, 지식경제부 등으로 쪼개진 재벌 정책을 하나의 기구인 재벌개혁위원회에서 총괄해야 개혁 동력을 상실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야말로 대통령이 앞장서는 전방위적 재벌 개혁의 예고탄이다. 전 대표는 “금융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공정위와 금융위 해석이 달랐던 사례처럼 정부 부처 사이에 재벌 정책에 대한 상충과 공백이 있다.”며 “재벌개혁위원회의 기능이 중복되지 않아 옥상옥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 측은 집권 1년 내에 재벌 개혁 법안을 정비하고 매년 성과를 국민에게 보고해 집권 기간 내에 재벌 위주의 경제 체제를 청산하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전 대표는 “문 후보의 재벌 공약이 센 것이 아니며 공약도 재벌의 구조적 개혁이라고 볼 수 없다.”며 “다시 실패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문 후보의 재벌 공약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경제민주화 위원장 3자회동 대신 양자회담이라도 추진하자는 문 후보 측 제안에 대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지킬 약속을 만들자는 취지로 3자 회동을 제안했기 때문에 3자가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거절했다. 한편 안 후보는 이날 화상 대화 및 트위터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된 ‘재외국민 타운홀 미팅’에서 외교 정책 기조에 대한 질문에 “기본적으로 튼튼한 한·미 동맹의 기반 위에 중국, 러시아, 일본 등 4대 강국과 대외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흡연자들 울고 싶어라

    [지금 대전청사에선…] 흡연자들 울고 싶어라

    정부대전청사가 ‘흡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과 비흡연자 보호를 위해서다. 필요할 경우 지방자치단체에 단속을 요청하기로 하는 등 이전과 비교하면 체감 강도가 몇 배나 세졌다. 9일 대전청사관리소에 따르면 청사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대신 4층 옥상에 흡연휴게실(6곳)을 설치해 최소한의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고층 근무자들이 흡연 장소로 애용하던 19층 테라스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청사 외부 역시 8곳을 별도로 흡연구역으로 지정했으며, 특히 보행 중 흡연을 금지시켰다. 청사관리소는 10일부터 31일까지 계도에 나선 뒤 다음 달 1일부터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단속 권한이 없어 과태료 부과는 불가능하지만, 점검반이 위반자를 사진 촬영한 뒤 기관과 개인 등이 3회 이상 적발되면 소속 기관에 통보한다. 특히 자체 계도에도 시정되지 않을 경우 지방자치단체에 단속을 요청할 방침이어서 흡연자에겐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흡연권을 주장할 명분은 궁색하다. 4층 옥상의 빗물 재활용시설인 중앙 아트리움은 지속적인 안내와 계도에도 담배꽁초가 사라지지 않아 수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장실에서 재와 꽁초를 바닥에 버리는 행태는 미화원들의 만성 민원이 된 지 오래다. 대전청사관리소 관계자는 “흡연 예절이 사라지면서 공공을 위한 대책이 강화될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단속보다 건강을 위해 금연을 유도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사관리소는 금연 확산을 위해 9일 청사 중앙홀에서 건강관리협회·한의사회·보건소 등과 공동으로 금연 전시회와 금연침 시술, 금연 상담회를 진행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기발한 ‘텃밭의 재발견’

    기발한 ‘텃밭의 재발견’

    서울 종로구는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전통의 거리 인사동 북인사마당에서 전구·침대·플라스틱병 등 생활용품으로 가꾼 도시텃밭을 소개하는 ‘2012 인사동 아이디어 텃밭전’을 개최한다. 밭이나 상자를 활용한 기존의 텃밭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참신하고 특색 있는 각종 소재를 전시해 도시농업의 저변 확대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이번 행사는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계원예술대 등 3개 학교 2개 동아리 190명의 대학생 재능기부로 진행된다. 폐품의 재발견, 교감 등 특색 있는 코너를 마련해 72개의 다양한 텃밭을 전시한다. 행사를 통해 거둔 수익은 소외된 이웃에게 기부해 관람객들에게 도시텃밭의 장점과 나눔의 가치를 동시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종로구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약 1000t에 달하는 공터 쓰레기를 치우면서 도시 생태계를 보전하고 공동체 사회를 부활시키는 도시텃밭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동네 골칫거리였던 공터가 푸른 텃밭이 돼 어린이 교육장소로 활용되고 있으며, 무악동 성곽길과 창신로 푸른도시텃밭은 주민들의 산책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 구 청사 옥상에도 텃밭을 조성해 여름철 건물의 온도를 낮추는 효과를 얻고 있다. 김영종 구청장은 “많은 시민들이 고정관념을 깨는 다양한 텃밭을 접한 뒤 우리의 삶을 건강하게 가꾸는 도시농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면서 “또 농업이 갖는 정서적 안정을 주민들에게 제공해 종로구를 자연 친화적 중심도시로 가꿔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변해야 산다!… 백화점도 무한 변신 시대 잡아라

    변해야 산다!… 백화점도 무한 변신 시대 잡아라

    ■ 1020 잡아라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9년만에 ‘동안수술’… 오늘 재개장 롯데백화점 영패션 전문관 ‘영플라자’가 주름살을 걷어내고 5일 다시 문을 연다. 9년 만의 ‘동안수술’로 확 젊어진 영플라자를 보며 백화점 관계자들도 이곳이 백화점이 아닌 동대문 쇼핑몰인가 하고 놀랄 정도다. 2003년 11월 개점한 영플라자는 최근 이름에 걸맞지 않게 부쩍 노쇠한 모습을 보였다. 길 하나 건너에 있을 뿐이데 명동거리에 바글대는 젊은이들의 발길을 여간해서 끌어들이지 못했다. 당연히 매출도 신통치 않았다. 자라, 유니클로 등 외국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입점 효과로 2007년 전년 대비 11% 신장률을 기록한 이래 최근 5년간 매출은 빠지기만 했다. 지난해 고작 2.1% 신장하는 데 그쳤다. ‘패션이 강한 젊은 백화점’을 표방하는 롯데백화점으로서는 여간 굴욕이 아니다. 영플라자에 쌓인 세월의 흔적을 걷어내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떨어졌다. 지난 5월 ‘수술대’에 올려진 영플라자는 주요 공략층의 연령대를 10대 후반까지 낮추고 얼굴을 90% 이상 바꾸었다. 입점 브랜드의 절반(53개)이 새롭게 선보이는 것들이다. ‘1020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길거리, 동대문 및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를 대거 영입했다. 홍대거리의 편집숍인 ‘카시나’, 가로수길의 ‘라빠레트’ 등을 비롯해 명동의 ‘스파이시컬러’와 ‘스마일마켓’도 당당히 둥지를 틀었다. 온라인 쪽에서 화제를 낳아온 여성의류 쇼핑몰 ‘스타일난다’도 들여왔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흔히 만날 수 없었던 수입 청바지브랜드 ‘칩먼데이’, ‘칼하트’도 백화점에 처음 들어섰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에도 문턱을 낮췄다. 토털 편집숍 ‘아이디’, ‘마리스토리즈’, ‘엘블룸’ 같은 생소한 브랜드가 즐비하다. 이들 브랜드로서는 수월한 판로를 확보한다는 이점이 있고, 백화점은 ‘새피 수혈’로 이미지를 젊게 가져가는 효과가 있다. 기존 ‘유니클로’, ‘자라’, ‘망고’ 등에 더해 해외 잡화 SPA 브랜드인 ‘찰스앤키스‘도 새로 입점했다. 마니아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무인양품도 의류 상품군을 강화해 5층에 더 넓게 자리 잡았다. 편집숍의 대거 수용은 매장 구성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상품군, 브랜드별로 나뉘던 층과 구획 등의 경계를 없애고 모든 매장은 편집숍처럼 꾸며졌다. 1층만 보더라도 브랜드 구분 없이 화장품?잡화?의류?신발 등 다양한 상품군이 뒤섞여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보이기보다는 검색과 비교 구매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의 쇼핑문화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식음 쪽도 ‘민토 비스트로’, ‘아비꼬 카레’, ‘카네마야 제면소’, ‘롱브래드’ 등이 자리 잡는 등 트렌디하다. 젊은 소비자들을 매료시키는 데 콘서트 등 공연만 한 것이 없다. 이를 위해 지하 1층에는 200㎡짜리 상설 이벤트 공간을 마련했다. 번잡한 도심에서 힐링의 여유를 선사하기 위해 주차장으로 쓰던 옥상에는 정원을 조성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V·I·P 모셔라 갤러리아 명품관에 고급 식품관 새단장… 신세계도 업계 최초로 오페라 전막공연 백화점들이 불황을 타지 않는 ‘큰손 잡기’에 나섰다.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구매력 상위 20%의 VIP 고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고급 식품관을 단장하고 고급 오페라 공연으로 그들의 ‘오감’ 사로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5년 만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명품관에 식품관을 재단장했다. 5일 개장에 앞서 4일 언론에 공개된 갤러리아 식품관 ‘고메이494’(gourmet494)는 호텔 부티크 같은 세련미와 함께 기존 식품관보다 영업 면적이 523㎡ 확대된 3227㎡, 특히 식음 공간을 전체 면적의 57%로, 좌석 수도 300석으로 3배 늘려 고객의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다. 식품관 단장에는 지난 3월 부임한 박세훈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가 기획에서 메뉴 선정, 서비스 개발까지 직접 꼼꼼히 챙겼다는 후문이다. 이는 식품관의 주이용층이 백화점의 최대 고객이기 때문이다. 영업시간도 오후 9시까지로 한 시간 늘렸다. 갤러리아는 최고의 맛집들을 삼고초려 끝에 식품관에 입점시켰다. 스시마츠모토(초밥), 카페마마스(샌드위치), 디부자(피자) 등 스타 요리사들의 요리를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다. 또 식료품점(grocery)과 레스토랑(restaurant)을 결합한 ‘그로서란트’라는 신개념 푸드코트로 꾸며 정육 코너에서 산 한우등심을 바로 앞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수산 코너에서는 초밥을, 전복 전문점에서는 전복찜 등을 테이크아웃할 수 있게 신선함을 강조했다. 싱글족들을 겨냥해 구매한 농산물을 무료로 세척·손질해 주고, 고구마와 감자 등은 즉석에서 굽거나 쪄 판매하는 ‘커트앤드베이크’ 서비스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고객이 받는 음식주문표에 위치추적 칩을 내장해 매장 어디에 자리를 잡아도 직원이 정확히 서빙해 주는 시스템도 갖췄다. 해외 직수입 식재료는 170개로 업계 최대 규모다. 박 대표이사는 “고메이494는 갤러리아 명품관의 심장이며 갤러리아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처음으로 매장 내 문화홀에 오페라 전막 공연을 열기로 하는 등 고급문화 마케팅에 승부를 걸었다. 5~6일 경기점을 시작으로 인천점(6일), 본점(12∼13일), 의정부점(13일) 문화홀에서 돌아가며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와 ‘카르멘’을 2시간 30분 동안 전막 공연하는 ‘신세계 오페라 위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입장권은 각 점포에서 1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기존에는 주요 레퍼토리만 모은 오페라 갈라쇼 형식이었지만 이번에는 20인조 오케스트라가 직접 연주하며 원곡을 그대로 살렸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공연을 보는 고객들은 대부분 VIP(연매출 800만원 이상) 고객들로 수준이 높고 전막 공연 요청 등이 있어 반영했다.”면서 “고객의 자부심과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쇼핑과 연계된 고급문화 마케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칠곡서 또 ‘묻지마 난동’…발달장애인이 흉기 휘둘러

    칠곡서 또 ‘묻지마 난동’…발달장애인이 흉기 휘둘러

    경북 칠곡에서 불특정인을 상대로 흉기를 마구 휘두른 사건이 또 발생했다. 3일 오전 8시 46분쯤 칠곡군 왜관읍의 Y교회에서 발달장애의 하나인 자폐성장애 3급 김모(23·무직·왜관읍)씨가 교회 사택으로 들어가던 박모(54·여·왜관읍)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고로 박씨가 왼팔과 오른손 손가락 등에 상처를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김씨는 흉기를 휘두른 뒤 주변 건물의 옥상으로 달아났다가 피해자의 비명을 듣고 쫓아온 교회 신도 등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김씨는 경찰에서 “목사에게 일이 있어 찾아가다가 A씨를 보고 흉기를 휘둘렀다.”고 말했으나 횡설수설하며 제대로 진술을 못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 교회에 다니던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가끔 예배를 봤으며, 이날에는 혼자 새벽 예배에 참석했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와 아침을 먹다가 갑자기 뭔가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뒤 집을 나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폐성장애로 군 면제를 받은 김씨는 2003년 무렵부터 왜관의 한 정신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 교회 권사인 피해자 박씨는 가족과 함께 교회 관사에 거주하며 교회 관리와 살림 등을 맡아 왔다. 그러나 피의자 김씨와는 서로 모르는 사이로 알려졌다. 앞서 칠곡군에서는 지난 1일 지적장애가 있는 윤모(34)씨가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길 가던 신모(21·여)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신씨가 숨졌다. 칠곡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초교 흉기난동범, 작년에만 3차례 자살 시도

    서울 강남의 유명 사립초등학교에서 수업 중이던 학생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른 김모(18)군은 지난해에만 세 번의 자살 기도를 하는 등 정신상태가 극도로 불안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군은 지난달 30일 살인예비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해 3월쯤 손목을 그어 목숨을 끊으려다 실패했다. 이후 인천의 한 종합병원 정신과에서 2주간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는 우울증 약을 과다 복용해 자살을 기도했고, 개학 후에는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다 교사에게 제지당했다. 김군은 우울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치료를 위해 학교를 그만뒀고 최근까지 한 달에 한 번씩 통원치료를 받아 왔다. 이날 3시간 30분간 김군과 면담한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은 환경적인 제약에서 오는 피해의식과 심한 좌절감 등이 분노로 표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프로파일러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모두 범죄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김군의 경우 깊은 우울감과 환경적·기질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범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군은 범행 당일인 지난달 28일 아침에도 약을 복용했지만 우울증과 자괴감, 열등감을 막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김군은 경찰에서 “집에 수천만원의 빚이 있고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는 등 가정 불화가 심했다.”면서 “학교 성적도 원하는 대로 안 나와서 괴로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군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 적은 없으며 교우관계에도 뚜렷한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군은 또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싶어 야전삽을 흉기로 택했다.”면서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후회되고 죽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군이 범행을 저지르는 사이 어머니 김모(47)씨는 아들의 실종신고를 냈다고 경찰이 이날 밝혔다. 김씨는 아들이 범행을 저지른 지난달 28일 낮 12시 30분쯤 “우울증 때문에 자해하거나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으니 빨리 찾아야 한다.”고 실종신고를 했다. 김학준·조은지기자 kimhj@seoul.co.kr
  • 대낮 ‘야전삽 테러’ 당한 강남 초등학교 교실

    대낮 ‘야전삽 테러’ 당한 강남 초등학교 교실

    우울증 치료를 받던 10대가 대낮에 초등학교 교실에 침입, 무차별로 학생들에게 둔기를 휘둘러 6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28일 서울 강남의 유명 사립 초등학교 교실에서 흉기를 휘둘러 학생들을 다치게 한 김모(18)군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김군은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계성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 들어가 장난감총으로 학생들을 위협하다 준비해 간 야전삽을 갑자기 휘둘렀다. 김군이 휘두른 흉기에 4학년 장모(11)군이 왼쪽 턱이 5㎝가량 찢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장군 옆에 있던 같은 반 학생 5명도 팔이 부러지고 입술이 찢어지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김군은 5분가량 난동을 부리다 옆반 남자 교사 2명에게 제압당했다. 당시 아이들은 5교시 특별활동에 대해 회의를 하던 중이었고, 담임 여교사는 교실 뒤편에서 회의를 지켜보고 있었다. 해당 학교에는 사설 경비원이 있었으나 흉기를 든 외부인의 진입을 막지 못했다. 학교 관계자는 “평소 등·하교할 때를 제외하고는 경비원이 있는 정문만 열어두는데 최근엔 옥상공사 때문에 후문을 열어뒀다.”면서 “김군은 들어오는 공사 차량 뒤에 붙어 학교로 들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때 후문을 지키는 경비원은 없었다. 이 관계자는 “김군은 우리 학교에 아는 학생이 없고 이 동네에 연고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군은 지난해 3월말부터 4월초까지 인천의 한 신경정신과 병원 폐쇄병동에서 2주간 치료받은 경력이 있고 퇴원 후에도 최근까지 매월 한 차례씩 통원 우울증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은 범행 당시 ‘열심히 노력해서 언젠가는 성공한다 해도 제겐 절대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하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저지르니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변명은 안 하겠습니다. 제 장례식은 치르지 마시고 남은 시신 처리나 해주세요.’ 라는 내용의 메모를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은 “김군이 인천에 있는 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에 합격한 상태였으며 중퇴한 모교의 교복을 입은 채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야전삽과 모의권총은 친구들과 함께 캠핑을 가기 위해 인터넷에서 구매했다고 진술했다.”밝혔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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