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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렛츠락페스티벌 9월 24,25일 개최..10주년 블라인드 티켓 오픈

    2016 렛츠락페스티벌 9월 24,25일 개최..10주년 블라인드 티켓 오픈

    렛츠락페스티벌(이하 렛츠락)측이 10주년을 맞이하는 2016년 개최일정을 오는 9월 24일과 25일로 확정짓고 오늘(10일) 오전 11시부터 1천장 한정 블라인드 티켓을 판매한다. 오늘 판매되는 렛츠락 블라인드 티켓 1천장은 양일권 티켓으로 정상금액 99,000원에서 77,000원으로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며 2015 렛츠락페스티벌 블라인드 티켓은 10분만에 완판을 기록해 인기를 입증했다. 렛츠락은 국내뮤직페스티벌 중 10년 동안 국내 뮤지션 출연진으로 열린 유일한 페스티벌로 국내 밴드 활성화와 인디밴드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고액의 개런티를 받는 해외 유명 라인업은 없지만 10년째 성황리에 이어져 온 페스티벌이라는 점에서 우후죽순 개최되는 페스티벌의 홍수 속에 렛츠락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7년 고려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제1회 렛츠락을 시작으로 올해로 10회를 맞은 렛츠락은 지난 9회 동안 YB, 가을방학, 국카스텐, 김창완밴드, 검정치마, 글랜체크, 김사랑, 갤럭시익스프레스, 권순관, 넬, 노브레인, 내귀에도청장치, 딕펑스, 두번째달, 데이브레이크, 델리스파이스, 디아블로, 로맨틱펀치, 메이트, 몽니, 브로콜리너마저, 브로큰발렌타인, 부활, 스탠딩에그, 스웨덴세탁소, 솔루션스, 슈퍼키드, 소심한오빠들, 쏜애플, 안녕바다, 이승환, 이적, 원모어찬스, 어반자카파, 언니네이발관, 어쿠스틱콜라보, 옥상달빛, 옐로우몬스터즈, 윤한, 장미여관, 짙은, 재주소년, 제이레빗, 좋아서하는밴드, 크라잉넛, 칵스, 클래지콰이, 커피소년, 트랜스픽션, 피아, 페퍼톤스, 홍대광, 해리빅버튼 등 국내 아티스트 500여 팀이 찾은 바 있다. 특히 올해는 10주년을 기념하며 한강 난지공원에서 대규모로 개최될 예정이라 2016 렛츠락 라인업에 벌써부터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오는 9월24~25일 한강 난지공원에서 열리는 2016 렛츠락의 블라인드 티켓은 금일 오전 11시 티켓구매 사이트 인터파크를 통해 판매된다. 사진=렛츠락페스티벌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 핫 플레이스] 성북 역사문화지구

    [서울 핫 플레이스] 성북 역사문화지구

    서울 한복판에 중국 진시황의 병마용 갱과 같은 압도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 있다. 옛날 왕과 고관대작의 무덤에 세운 문인석 300~400개가 있는 성북동 우리옛돌박물관이다. 우리옛돌박물관을 비롯해 옛사람들의 의식주 생활사를 모두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성북동이다. 성북동 역사문화지구가 도로 다이어트와 박물관 특화거리를 통해 더욱 찾고 싶은 곳으로 거듭난다. ■걷다 보면 시진핑이 놀란 가구박물관… 백석의 사랑 깃든 길상사 “근자열원자래(近者說遠者來)란 말이 있죠? 성북동 주민들이 우선 기쁘고 편안하면 멀리에서도 성북동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겁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성북구의 전경이 손에 잡힐 듯이 들어오는 우리옛돌박물관 4층 옥상에서 성북동 역사문화지구에 대한 구상을 펼쳐놓았다. 성북동에는 훈민정음 해례본 등 국보 12점을 소장한 간송미술관, 중국 시진핑 주석이 감탄한 한국가구박물관, 시인 백석과 기생 자야의 애끓는 사랑 이야기가 깃든 길상사 등 역사문화 자원이 무궁무진하다. 여기에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부터 성북초등학교 부근 선잠단지 앞까지를 보행 친화 거리로 만든다. 성북동 역사문화지구는 외부 관광객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 성북동 주민들이 우선 만족하고 즐겨야만 나중에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등이 올라 원주민이 쫓겨나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김 구청장의 생각이다. 지나친 관광위주 개발로 변질한 삼청동, 북촌과 달리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 성북동의 또 다른 매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우리옛돌박물관은 성북동 박물관거리의 신생아다. 오후 9시까지 야간 개관을 하는 매주 토요일 저녁에는 100여명 이상이 몰릴 정도로 인기다. 옛돌박물관은 천신일 세중 회장이 건립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절친’답게 옛돌박물관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언덕에는 이 전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소나무가 성북동을 굽어본다. 천 회장은 40년 가까이 석조 유물을 모아 대지 5500여평에 석물 1200여점을 갖춘 옛돌박물관을 열었다. 사립박물관이 도굴품이나 장물을 종종 전시해 논란을 일으켰지만, 옛돌박물관은 지난 15년간 용인에서 전시하면서 시비를 없앤 유물만 내놓았다. 전시품은 천 회장이 골동상이나 미술대학 교수로부터 사들였다. 특히 일본인 구사카 마모루부터 사들인 문인석 70점은 천 회장의 자랑거리다. 일본에서 문화재를 환수하는데 천 회장이 들인 정성은 일제 강점기의 ‘문화재 지킴이’ 간송 전형필은 저리 가라 할 정도다. 박물관 1층에서 단아하게 똑 떨어지는 조명을 받는 문인석은 고고한 기운을 풍긴다. 문인석은 왕이나 고관대작 사대부들이 무덤에 세운 석물이다. 진시황이 죽어서도 능을 지키라며 병마용을 만든 것과 똑같은 이유에서 세워졌다. 주은경 학예사는 “어른들은 어릴 때 지나가며 보던 돌 조각의 의미를 새로 배우고, 처음에는 무섭다고 울던 아이들은 박물관을 나갈 때면 벅수를 친근하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또 걸으면 석물 1200여점 옛돌박물관… 국보 창고 간송미술관 벅수는 동네 입구에 서 있던 돌장승이다. 생소하고 어렵고 무섭게만 느꼈던 돌 조각에 담긴 뜻을 깨우칠 수 있는 곳이 바로 옛돌박물관이다. 성북동 입구인 한성대입구역은 성북동역으로 문패를 바꿔달 예정이다. 지하철역부터 선잠단지 앞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약 850m의 길은 현재 왕복 6차선이다. 이 길은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왕복 2차선으로 줄이고 8~20m 이상 넓어진 보도에는 소규모 공연장, 상설 전시관, 거리카페 등이 생긴다. 현재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집터 앞에 만들어진 ‘방우산장’이 성북동길 다이어트의 좋은 예다. 시인의 집터였음을 알리는 표지석만 있는 곳 앞에 공공 조형물인 의자가 여럿 놓였다. 의자는 도시에 놓는 장식용 건축물인 ‘어반폴리’로 실제로 주민이나 성북동 탐방객들이 앉아서 쉬어 갈 수 있다. 방우산장은 조 시인이 자신이 살던 곳에 붙였던 이름이다. 박원순 시장은 성북동에 옛날 사람들의 의식주를 모두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 특화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조선의 왕비들이 명주를 생산하고자 잠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선잠단지 옆에는 실크박물관을 만든다. 모시를 표백하던 마전터에는 공예공방을 조성하여 조선의 의생활을 엿볼 수 있다. 최순우 옛집, 성락원, 길상사, 이종석 별장, 심우장 등 아름다운 옛 건축물이 조화롭게 들어선 성북동에서는 한옥의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시 산하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면서 복합문화공간이란 기능을 못하는 데다 ‘임원 공짜식사’로 논란을 낳은 삼청각은 한국전통 식문화 체험공간으로 탈바꿈한다.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한국 음식 문화의 전당’으로 2018년까지 재탄생한다. 1층은 한식당과 한식아트몰, 2층은 문화공간, 별채들은 테마 한식관으로 꾸며 민간업체에 운영을 맡긴다. 용인민속촌까지 가기 어려운 외국인들이 성북동에서 전통 의식주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성북구는 유엔아동기구인 유네스코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아동친화도시로 인증한 만큼 아이들을 위한 배려도 빠질 수 없다. 수유시설을 마련하고 유모차도 힘들지 않게 한양도성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무장애 보도를 조성한다. 김 구청장은 “코끼리 열차 같은 친환경 교통수단을 마련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성북동 전철역에서 한양도성까지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샘킴,“체크 셔츠 100벌, 식칼 120자루는 기본 아닌가요?”

    샘킴,“체크 셔츠 100벌, 식칼 120자루는 기본 아닌가요?”

     유명 셰프 샘킴(39)은 체크무늬 셔츠 마니아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도산공원 근처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나세라’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체크 셔츠 사랑은 각별했다. 샘킴은 인터뷰 약속 시간 직전 지인의 상가에 다녀오느라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었다. 그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오겠다며 나간 뒤 파란색과 빨간색이 들어간 체크무늬 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했다. 체크무늬 셔츠가 몇 벌이나 되느냐고 물었더니 “100벌은 족히 넘을 거에요”라는 답과 함께 “무늬가 다 달라요”라는 설명을 친절하게 달아줬다. 샘킴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초등학교에도 들어가기 훨씬 전에 찍은 것으로 보이는 가족사진에 체크 셔츠를 입고 있는 어린 아이 샘킴이 서 있다. 그 아래에 이때부터 체크 셔츠를 좋아했나 봅니다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샘킴이 체크 셔츠 못지않게 꽂힌 게 또 있다. 식칼이다. 요리사니까 당연하다 싶지만. 레스토랑에만 30자루, 집에 90여 자루 등 합쳐서 120여 자루나 된다. “갖고 있는 식칼을 쫙 펼쳐 놓으면 아마 소름이 돋을 거에요”라면서 “쓰지도 않는데 좋은 칼이 있으면 계속 사요” 수집 마니아들의 공통점이다.  이밖에 샘킴이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 또 있다. 텃밭이다. 3년 전부터 경기도 김포에 50평 규모의 텃밭을 가꾸고 있다. 식당에서 쓰는 허브와 토마토, 호박, 루콜라, 빨간무, 옥수수 등을 재배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근처에 비닐하우스로 세울 계획이다. 토마토를 더 많이 재배할 생각이다. 텃밭에서 재배되는 채소와 허브만으로 레스토랑을 운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토마토만은 여분이 있어 주위 식당들에 나눠준단다. 잼으로 만들어 손님들이 빵에 발라먹을 수 있도록 했다. 조만간 텃밭에 아들 다니엘이 어린이집에서 가져온 토마토 모종을 옮겨심을 계획이라며 신이 났다. 다 죽어가는 걸 살려내 텃밭에 옮겨심으면 아들이 엄청 좋아할 것이라며 벌써부터 입이 귀에 걸렸다.  샘킴은 조만간 레스토랑을 찾는 손님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다름 아닌 옥상 허브정원이다. 3층 옥상에 로즈메리와 바질, 라벤더 등 이탈리아 요리에 쓰이는 허브 7~8종으로 아기자기한 정원을 꾸며 놓았다. 벤치와 의자도 눈에 띈다. 지금은 주방 직원들이 오가는 통로를 거쳐야 해 고객 전용 계단을 따라 만들 수 없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허브향기를 맡으며 옥상 정원에서 차를 마실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얼마 전에 나온 따끈따끈한 새 책 ‘샘킴의 맛있는 브런치’ 마무리 작업 때문에 바빴던 샘킴은 요즘 자신의 이름을 딴 단독 레스토랑 오픈 준비로 정신이 없다. 명실상부한 오너셰프가 된다. 그렇다고 보나세라를 그만두는 건 아니다. 강남과 용산을 오가며 장소를 물색 중인데, 새 레스토랑의 컨셉은 캐주얼 다이닝. “보나세라와는 완전히 차별화할 겁니다. 보나세라는 다이닝, 거기는 시끌벅적한 캐주얼 레스토랑. 여기는 정갈하고 거기는 투박하고 완전히 풀어져 있는 스타일이다. 여기보다 조금 더 젊은 스타일이다. 같은 요리를 서빙하지만 가격대를 낮췄다. 더 많은 사람이 제 요리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파스타 가격이 얼마나 내려갈지는 모르겠지만 샘킴의 요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다.  마지막으로 JTBC의 요리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샘킴 대신 인공조미료를 ‘팍팍 쓰는’ 김희태(샘킴의 본명)가 너무 자주 등판하는데 자연주의를 포기한 것이냐는 질문에 너털웃음으로 화답했다. “시청자들이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어하세요. 자연주의를 하다 조미료를 넣고 자극적으로 요리하면 너무너무 좋아하세요. 승률도 100%고요. ‘냉부’ 보는 재미있으라고 하는 거죠.”  1시간 3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샘킴은 말을 잘했다. 막힘이 전혀 없었다. 상대를 편하게 하는 장점도 갖췄다. 방송 덕일까. 김균미 기자 kmkim@seoul.co.kr
  • [기고] 밥은 줘도 왜 삼태기 거름은 못 줄까/최옥 농협중앙회 서울지역본부장

    [기고] 밥은 줘도 왜 삼태기 거름은 못 줄까/최옥 농협중앙회 서울지역본부장

    어떤 일을 이루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을 흔히 ‘밑거름’이라고 한다. 밑거름은 본래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기 전에 주는 거름을 뜻하는 것으로, 이른 봄에 뿌려 놓은 밑거름을 자양분으로 입하 즈음에 농작물이 쑥쑥 자라나기 시작한다. 우리 선조들은 거름을 매우 중요시 여겨 ‘한 사발의 밥은 남을 주어도 한 삼태기의 거름은 주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이런 거름 냄새를 도시에서도 맡을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겼다. 농림축산식품부 ‘도시농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도시농업 참여자의 수는 2015년 기준 130만 9000명이다. 도시 텃밭 면적도 850㏊이다. 지방자치단체마다 도시농업 전문가 과정을 운영하고 도시농업 축제들을 진행하는 것만 보아도 도시농업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음을 알 수 있다. 도시농업은 선진국에서 좀 더 활성화돼 있다. 도시 텃밭의 형태로 독일에는 클라인가르텐, 영국에는 얼로트먼트, 미국 뉴욕에는 옥상에 텃밭을 둔 빌딩인 루프가든이 있다. 백악관 안주인인 미셸 오바마가 키친가든에서 채소와 허브를 키우며 백악관 인근에 농민 장터를 개설한 일은 도시농업의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교육·문화적 가치를 높게 인정한 것이다. 생활 수준이 높아질수록 좋은 먹거리를 찾는 인구는 늘어나게 되고, 농식품 산업 분야의 규모는 커진다. 농업이 선진국으로 가는 필요조건은 아니지만 농업이 발달하지 않은 선진국이 없는 것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우리 선조의 가르침처럼 농업이 모든 산업의 근간임을 보여 준다. 또한 모바일 기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미디어 강박증에 시달리고 ‘속자생존’(速者生存) 논리에 지배당한 도시민이 휴대전화 대신 호미를 들고 이웃과 함께하는 모습은 그들이 농사의 느림과 땀을 통한 치유를 얼마나 원했던 것인가를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 봄에 씨앗을 뿌리고 가을에 내가 거두어 내는 농산물은 번개 같은 배송으로 받아 본 그것보다 훨씬 값질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농촌 마을에 아기가 태어나면 기삿거리가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따라서 흙에서 자라나지 않은 젊은이들에게 막연히 ‘신토불이’(身土不二)식의 농업 사랑을 호소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변화된 상황에서 국민에게 사랑받는 농업이 되기 위해서는 유소년 때부터 농업의 가치를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 우리 농산물의 맛과 우리 농업의 가치를 성장기부터 자주 접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천해야 한다. 서울농협이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어린이들이 농업에 친근감을 갖고 채소에 대한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친환경 농업체험 교육장을 2009년부터 운영해 연간 5000명의 어린이에게 농업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도시농업을 통해 손수 농산물을 가꾸어 본 어린이는 작물을 재배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우리 농업을 사랑하는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것이다. 아울러 도시민은 지친 심신을 회복함은 물론 농민의 마음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도시농업이 전 국민의 가슴에 농심(農心)을 채우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 본다.
  • “마을 당산나무·향교도 귀한 유산입니다”

    “마을 당산나무·향교도 귀한 유산입니다”

    “불국사 석굴암이나 숭례문만 문화재가 아닙니다. 조상들 묘소 앞 비석을 비롯해 마을의 당산나무와 향교, 성황당, 학교, 역사(驛舍) 등 고향에도 우리가 지켜야 할 문화유산이 많아요. 시간의 역사도 중요하지만 공간의 역사도 소중합니다. 건물이든 자연유산이든 꼭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합니다.”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이하 국민신탁) 이사장의 지론이다. 지역 문화와 숨결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는 오래된 건물을 낡고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무조건 헐고 새로 짓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논리다. 국민신탁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신탁은 1895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국민신탁)를 모델로, 2007년 3월 설립됐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시민과 기업의 기부나 증여로 위탁받은 재산·회비 등을 활용해 보전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취득, 영구히 보전·관리하는 운동이다. 우리나라는 민관합작이다. 국민신탁의 주된 업무는 무관심 속에 잊히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우리 주변 문화유산을 발굴, 보전하는 사업이다. 지난달 7일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서울 남대문로 2층 한옥상가(서울시내 일제강점기 벽돌 한옥상가로는 유일하게 남은 건물)’도 국민신탁 노력으로 보전하게 됐다. “한 교수가 관광호텔을 지으면서 인근 한옥상가가 헐리게 생겼다며 지켜달라고 했습니다. 현장 조사를 한 뒤 소유주인 흥국생명을 설득했죠. 흥국생명도 역사적으로도, 건축사적으로도 중요하다는 걸 알고 팔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국민신탁은 개인 등에게 기증받은 건물이나 작품을 위탁관리하기도 한다. 경기 군포의 동래정씨 동래군파 종택, 대하소설 ‘태백산맥’ 속 보성여관 등이 대표적이다. “무형문화재 발굴·보전 쪽으로도 영역을 넓히려 합니다. 고궁이든 산사든 무형문화재가 함께해야 가치를 더 빛낼 수 있습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도심선 드론이 ‘택배’·공원엔 보육원… 미래 바꾸는 日의 실험

    도심선 드론이 ‘택배’·공원엔 보육원… 미래 바꾸는 日의 실험

    한국과 마찬가지로 저출산·고령화란 주술에 걸려 있는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각 지자체 특유의 강점을 살려 미래와 미래의 먹을거리 준비에 분주하다. 소형무인항공기(드론) 실용화를 목표로 ‘하늘의 신산업’에 뛰어들고, 외국인을 받아들여 맞벌이 가정의 가사지원을 실시하는가 하면 턱없이 모자란 보육원을 공원 안에 짓는 등 ‘암반’으로 표현되는 규제의 벽을 뚫고 과거라면 상상도 못했던 실험을 일본 열도 곳곳에서 벌이고 있다. 지난달 11일 오전 도쿄 인근 지바시의 대형 쇼핑몰 앞 공원. 보슬비와 강풍이란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와인 1병을 실은 드론이 쇼핑몰 옥상에서 이륙, 150m를 날았다. 드론은 1분 만에 무사히 착륙해 공원에서 기다리던 상품주문자 역할을 맡은 마키시마 가렌 내각부 정무관(중의원 의원)에게 와인이 전달됐다. 이어 1시간쯤 뒤,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의 한 공원에서는 의약품을 탑재한 드론이 50m 상공을 날아 아파트에서 약을 기다리던 주문자에게 전달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일본 정부로부터 ‘드론 실용화’를 위한 국가전략특구로 지정된 지바시가 내각부와 민간사업자와 함께 주최한 드론 택배 서비스의 제1차 실증실험은 성공리에 끝났다. 실험을 주도한 노나미 겐조 지바대 교수(주식회사 자율제어시스템연구소 대표 겸임)는 “미국에서는 벽지 등에서 드론을 이용한 실험은 있었으나 도시에서의 실험은 세계에서 처음”이라면서 “향후 1개월 1차례씩의 실험을 거쳐 3년 이내에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구 90만명의 지바시가 드론 상용화를 통해 얻는 이익은 무엇일까. 나카다이 히데요 지바시 마쿠하리 신도심과장의 설명은 이렇다. “새로운 산업의 상용화를 통해 정보, 통신, GPS 등 관련기업을 유치할 수 있고, 기업과 고용이 늘어나면 지자체의 세수 증대를 통해 시민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간다”. 나카다이 과장은 나아가 “저출산·고령화 추세 속에서 시민과 국민들의 생활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노동력 부족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공 관련법 등은 바꿔… 새 규제 설정 과제 드론 운항의 안전성과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서는 사전에 해당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이해를 얻었다고 한다. 그는 “주민들은 오히려 ‘미래도시’라는 새로운 가치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년 이내에 드론 상용화에 필요한 규제 완화 가운데 이미 드론 운항을 위한 항공관련법, 기업유치 지원을 위한 관련법이 개정된 것은 물론 새로운 규제도 설정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도쿄와 인접한 가나가와현. 인구 912만명으로 경기도와 비슷한 가나가와는 외국인 가사 대행서비스란 실험을 막 시작했다. 이민정책에서 세계적으로 엄격하기로 유명한 일본이지만 부분적으로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여성인력의 활용을 돕는다는 점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내건 ‘1억 총활약사회’를 뒷받침하는 야심 찬 플랜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신설된 1억총활약국민회의를 통해 “일본의 구조적 문제인 저출산·고령화에 정면으로 도전해 ‘희망을 낳는 강한 경제’, ‘꿈을 짜는 육아지원’, ‘안심하는 사회보장’의 실현”을 지향하고 있다. ●가사도우미 27만명 필요… 인력 공급 회사 모집 이 같은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맞벌이나 일하는 일본 여성의 가사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집안일과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인력을 외국에서 데려와 도우미 희망 가정에 배치한다는 게 골자. 가나가와현 노정복지과의 고가 신야 부과장은 “첫해에는 70~80명의 가사전문 인력을 외국에서 데려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민간연구소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가 가사지원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감안할 때 가나가와현에서도 27만명 정도의 가사지원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가나가와현은 외국인 인력을 들여올 민간회사를 모집하고 있으며, 3년 이상의 사업실적 등의 기준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경우 만 18세 이상으로 실무경험이 1년 이상이고, 가사에 관한 지식과 기능이 있어야 하며, 필요최소한의 일본어능력을 갖춰야 한다. 고가 부과장은 “제도가 실시되면 집안일이나 아이를 돌보는 데 시간이 모자라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수의 경우 외국인 가사도우미에게 일본인 이상의 보수를 제공할 방침이다. 도쿄도의 세타가야구는 일본 전국에서 어린이집 대기자가 전국 최상위로 보육수요가 높은 곳이다. 특히 중산층 이상 젊은 부부들의 전입이 많아 취학 전 아동이 한 해 1000명씩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경우 시설과 보육교사의 질이 좋고 보육비가 싼 국공립 어린이집을 선호해 대기자가 많은 데 비해 일본은 국가와 지자체가 인정한 인가보육원이 시설, 교사, 보육비 면에서 인기가 높아 공립 혹은 민간 구분 없이 대기자가 많다. 세타가야구는 현재 1만 4675명인 보육원 정원을 향후 5년간 2만명 규모로 늘려야 하는 ‘지상과제’를 안고 있다. 60인 규모의 보육원을 87개 정도 더 지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부동산 조사 전문인력 특채… 보육시설 8곳 개원 그래서 세타가야구는 보육원을 늘리기 위한 독특한 방법을 두 가지 고안했다. 스가이 히데키 보육계획·지원정비담당과장은 “민간 소유의 토지나 시설을 보육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발로 뛰며 정보수집을 하고 보육원 전환을 유도하는 ‘부동산조사전문원’을 특별채용했는데 전국 지자체 중에서는 유례가 없는 제도”라고 말했다. 2013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전문직원을 통해 총 500건의 상담을 통해 실제로 8건이 보육원 개원으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공원법상 공원 내에는 보육원을 짓지 못했으나 규제완화를 적용받는 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2곳의 공립공원에 보육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스가이 과장은 “공원이라면 주민과의 마찰도 적고, 보육원 입지로서 환경이 좋아 원활히 건립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지바·요코하마 황성기 기자 marry04@seoul.co.kr
  • 전자발찌 떼고 달아난 성범죄자 사흘만에 자수 “춥고 배고파서”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을 집에 감금·협박한 뒤 전자발찌 송신기를 떼고 달아난 성범죄자 권모(33)씨가 도주 사흘 만인 지난달 30일 경찰에 자수했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권씨가 이날 오후 2시쯤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의 한 공중전화로 자수 의사를 밝혀와 신병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권씨는 지난 27일 오후 9시 10분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 A(31·여)씨의 원룸에서 A씨를 흉기로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밖으로 빠져나가자 권씨는 전자발찌 송신기와 지갑 등을 원룸에 두고 그대로 달아났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 후 공개수사로 전환해 권씨를 추적해왔다.  권씨는 경찰 조사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견딜 수 없어 자수했다”고 밝혔다. 당시 반소매 상의를 입었던 권씨는 전주시 완산구 일대 건물 옥상과 창고를 은신처로 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스마트폰은 물론 동전 한 푼 없었던 그는 자수할 때까지 65시간 이상 굶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권씨가 안정을 되찾으면 도주 경위 등을 조사한 뒤 특수감금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파리 루이뷔통재단 미술관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파리 루이뷔통재단 미술관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시즌 2를 시작합니다. 지난 2014년 5월 14일자 서울신문에 런던에 있는 영국박물관과 노먼 포스터의 이야기로 첫회를 시작해 같은 해 12월 24일 피터쿡이 설계한 오스트리아 그라츠의 쿤스트하우스까지 세계적인 건축 거장들이 디자인한 유럽의 명문 미술관과 박물관을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미술과 건축이 경계를 허물면서 세계적인 건축 거장들이 디자인한 미술관이 크게 늘어나는 것과 맞물려 연재했던 기사들을 보완하고 몇 곳을 추가해 ‘미술관의 탄생’(컬처그라퍼 발간) 이라는 제목으로 단행본도 출간했습니다. 문화가 가치 창조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으면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는 인구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새로운 미술관들이 국내외에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가능한 여러 곳을 찾아 아름다운 건축과 예술의 조화 속에 이 세상에 의미를 더해 가고 있는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시즌 1에서는 유럽의 미술관과 박물관만 소개해 드렸지만 시즌 2는 대상과 형식면에서 좀 더 자유롭게 진행할 계획입니다.     파리 루이뷔통재단 미술관(Fondation Louis Vuitton)문화예술 애호가들이나 최신 트렌드를 따르는 멋쟁이들 사이에서 요즘 파리에 가면 꼭 한번 둘러 볼 장소로 꼽히는 곳이 있다. 탈구조주의의 대표적 건축가 프랭크 게리(1929~)가 디자인한 루이비통재단 미술관(Fondation Louis Vuitton)이다. 이 미술관은 이름에서 보듯이 명품 브랜드의 대명사인 루이뷔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루이뷔통, 크리스티앙 디오르를 비롯해 70여개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다국적 럭셔리 그룹 LVMH(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ouis Vuitton Monët Hennessy)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1949~)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자본력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10월, 6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개관한 루이뷔통재단 미술관(이하 루이뷔통미술관)은 파리의 북서쪽 외곽에 있는 불로뉴 숲의 북쪽 끝 아클리마타시옹 정원(Jardin d’Acclimatation)에 자리 잡고 있다. 미술과 건축 전문가들은 물론 예술과 문화 애호가들 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화제가 됐던 곳이라 이제나 저제나 방문할 기회를 찾고 있던 중 개관한 지 2년 정도가 지나서야 찾게 됐다. 쌀쌀한 날씨였고 파리시내에서 테러가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토요일의 이른 오후였다.  파리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사블론(les Sablons)역에서 내려 미술관으로 향했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파리의 허파와도 같은 불로뉴 숲은 과거엔 왕들의 사냥터였고, 지금은 파리 시민들의 훌륭한 휴식처가 되는 곳이다. 테러에도 불구하고 가족과 함께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꽤 많아 의외였다. 이런 저런 상념에 사로잡혀 걷다 보니 어느 사이 기묘한 외형의 건축물이 눈 앞에 나타나 있었다. 우윳빛 유리와 철골, 나무 뼈대로 된 건축물은 그 화려한 자태가 넋을 놓게 만들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새소리는 잦아들고 물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건물 전방에 계단식으로 만들어 놓은 인공폭포에서 끝없이 들려오는 물소리였다. 주변 경관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인상적인 건축물의 자태와 물소리에 눈과 귀가 동시에 먹먹해 지면서 구름 속에, 물 위에 떠있는 듯 착각이 들었다. 눈길을 사로잡은 건축물의 정면에는 흰색 ‘LV’마크가 반짝이고 있었다.  게리의 건축물은 파격적인 재료와 해체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게리의 유럽 첫 프로젝트였던 스위스 비트라캠퍼스 디자인 뮤지엄, 독일 춤추는 듯한 뒤셀도르프의 아파트, 그리고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 등 기발한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자유분방한 비정형의 건축물을 답사한 바 있다. 그 외의 작품도 사진으로 숱하게 봤던 터였다. 루이뷔통미술관은 공간의 구성과 재료, 공학적 측면에서 기본 컨셉은 이전의 건축물들과 유사하지만 건축적 형태에 대한 대담한 접근과 재료를 다루는 기술력, 미적인 측면에서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최고였다.  미술관은 예술을 사랑하는 억만장자 아르노 회장의 자본력과 열정, 프리츠커 건축상에 빛나는 프랭크 게리의 창의력이 만나 탄생했다. 아르노 회장은 90년대 부터 20~21세기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미술품 컬렉션을 시작해 주요 작가들의 작품 1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그에 걸맞는 미술관을 파리에 설립하겠다는 꿈을 갖고 건축가를 찾던 아르노 회장은 2001년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방문했다. 그리고 바로 뉴욕 출장 길에 게리를 만났다. 두 사람은 21세기의 대표적인 걸작을 남기자는데 의기투합했지만 장소 선정이 쉽지 않았다. 밀고 당기는 협상과 논란 끝에 프랑스 정부와 파리 시는 2006년 말 불로뉴 숲의 아클리마타시옹 정원 끝 부분 1ha를 루이비통 재단에 내주었다. 시민들이 휴식하는 공원에 극도의 상업주의를 추구하는 명품 브랜드의 건물이 들어오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많았지만 아르노 회장은 55년 후 파리시에 무상으로 귀속시킨다는 조건으로 허락을 얻었다.  게리의 예술적 상상력에서 출발한 이 미술관은 건축물이라고 하기보다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표현하는 게 적합하다. 예술작품을 보는 것만큼이나 인상적이고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건물 측면으로 스펙터클하게 물이 흘러내리도록 만들어 놓은 미술관 건축물은 호수 위에 핀 거대한 꽃 같기도 하고, 돛을 단 배 같기도 하다. 빙산 덩어리처럼 보이기도 하고,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처럼 보이기도 한다. 독특하고 우아하기까지 한 미술관은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여행 중 비행기 속에서 떠오른 영감을 바탕으로 스케치를 완성한 게리는 “공원을 떠다니는 유리 배를 구상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예술 오브제와 다른 점은 정밀한 공학적 구조물이라는 것이다. 우유 빛깔이 도는 12개의 유선형 유리패널은 정교한 강철구조와 거미줄처럼 얽힌 나무 프레임에 의해 지탱된다. 각기 다른 기울기와 모양을 한 3584장의 유리판을 끼워 맞춰 만든 패널에는 나무, 구름, 하늘 등 시시각각 변화하는 풍경들이 비친다. 그런 미술관이 또 물에 비치는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처럼 독특한 건축적 경험을 제공하는 이 건축물에는 어마어마한 공학적 기술이 접목됐다. 게리의 머릿 속에서 직감적으로 떠오른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건축이 가능한 디자인으로 구현하고, 비정형의 건축물을 이루는 유리패널의 각기 다른 형태와 기울기를 계산해 내는데에는 초음속 항공기를 디자인하는데 쓰이는 첨단기술이 사용됐다.  미술관은 전체 건물면적 1만1700㎡에 지하부터 지상까지 총 6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지하부터 층층이 총 11개의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비정형의 외관만큼이나 내부 공간도 비정형이어서 전시실의 생김새가 어느 하나 똑같은 게 없다. 기본적으로 미술과 음악,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예술이 가능한 공간을 지향하고 있는 이곳의 메인 홀(아트리움)은 가변좌석으로 최대 350석까지 가능한 콘서트홀을 만들었다.  2015년 말 방문 당시엔 총 3부로 이뤄진 개관전의 마지막 시리즈로 ‘팝피스트, 뮤직/사운드’전이 열리고 있었다. 올 1월말까지 계속된 전시는 아르노 회장의 소장품들 중에서 대표적인 팝 아트, 음악과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는 동시대 예술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기획이다. 앤디 워홀, 장미셸 바스키아, 길버트& 조지,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리처드 프린스 등 유명한 팝아트 작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지하층의 수변 공간 옆으로는 아이슬란드계 덴마크인 설치작가인 올라퍼 엘리아슨의 ‘지평선 안에서’가 영구 설치돼 있다. 노란 조명이 빛나는 43개의 삼각 기둥이 계단식 폭포 쪽을 향해 있는 긴 통로를 채우고 있다. 삼각기둥의 두 면이 거울이어서 건물의 공간과 물위에 반사되는 이미지들이 상상의 공간에 있는 듯 묘한 효과를 낸다. 각 층에 있는 갤러리에서 작품을 감상하면서 위로 올라가 보면 3층과 4층에서 테라스로 통한다. 하늘을 향해 열려있는 패널 사이를 걸어 다닐 수 있도록 설계된 테라스에선 게리 건축만이 주는 특이한 건축적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밋밋한 옥상이나 닫힌 공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공간적 해방감이 드라마틱하게 다가온다.  겹쳐진 패널 사이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사이사이로 탁 트인 하늘이 보인다. 각 방향을 둘러보자면 저 멀리 불로뉴 숲과 라데팡스의 마천루, 에펠탑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테라스에서 바람을 쐬고 1층으로 다시 내려와 물고기 모양의 조형물이 매달려 있는 카페에서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나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루이뷔통 미술관은 개관한 지 1년도 안 돼 방문객이 100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일찌감치 파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이런 외형적인 수치보다 파리 시내에 명품의 이미지에 걸맞게 근사한 미술관을 새로 세움으로써 루이뷔통이 얻게 된 무형의 가치는 수치로는 환산할 수 없다.미술관에서는 지난 1월 말부터 중국 미술계의 다채로운 측면을 조명하기 위해 중국 대륙에 살고 있는 다양한 세대의 현대미술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아 전시를 열고 있다. ‘격동과 변화의 시대를 산 중국 현대미술 작가들’이라는 제목으로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 소장품 중 중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과 음악, 영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프랑스에서 중국 현대미술에 헌정하는 대규모 전시를 여는 것은 10년만이라고 한다. 예술과 산업의 절묘한 조화, 미래를 위한 가치 투자의 생생한 현장이 바로 루이뷔통 미술관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스티븐 시걸 몰카 찍다 주먹 맞아 기절한 코미디언

    스티븐 시걸 몰카 찍다 주먹 맞아 기절한 코미디언

    이집트의 한 코미디언이 할리우드 배우를 주인공으로 ‘몰래카메라’를 찍었다가 주먹에 맞아 기절했다. 애초에 상대를 잘못 골랐다. 몰카의 주인공은 ‘복수무정’(Hard To Kill)의 스티븐 시걸이었다. 현지 연예뉴스 사이트 카이로신(cairoscene)은 28일(현지시간) 스티븐 시걸이 라메즈 갈랄이 꾸민 몰래카메라에 격하게 반응했다며, 시걸이 갈랄의 머리를 쳐 잠시 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라메즈 갈랄은 매년 이슬람 성월(聖月)인 라마단 동안 방송되는 특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유명인을 대상으로 수위 높은 몰래카메라를 찍어 아랍권에서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올해 라마단에 방송될 ‘라메즈의 불장난(Ramez Plays with Fire)’은 60대임에도 여전히 액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스티븐 시걸을 주인공으로 낙점, 그가 있는 모로코의 한 초고층 빌딩에 불이 난 것처럼 꾸민 뒤 그의 반응을 카메라에 담았다. 시걸은 옥상으로 서둘러 올라가 구조 헬리콥터를 타고 탈출하려고 했으나 헬리콥터 안에서 갈랄이 내려 “모든 것이 장난이었다”고 밝혔다. 근육으로 무장한 이 터프 가이는 급기야 주먹을 휘둘렀다. 갈랄이 몰카의 주인공에게 맞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최악의 타격을 받았다. 한편, 지난해 같은 프로그램에서 몰카의 희생양은 미국의 리얼리티 TV스타 패리스 힐튼이었다. 그가 탄 비행기가 추락하는 가짜 상황을 연출, 겁에 질린 패리스 힐튼은 급기야 울고 말았다. 이 프로그램은 도를 넘어서는 공포스러운 설정으로 비평가들에게 ‘장난이 지나치다’는 평을 들어오고 있다. 이번 방송 내용이 공개되자 한 매체는 아랍의 속담을 인용해 “불 가지고 장난하면 손가락이 덴다”고 평했다. 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자랑거리였던 해바라기·잉어 벽화… 왜 회색 페인트로 덧칠했나

    자랑거리였던 해바라기·잉어 벽화… 왜 회색 페인트로 덧칠했나

    “주택가에만 용도 제한 두는 건 차별”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 벽화 훼손 “속옷 빨래 사진 찍고 집 안까지 들어와” 부산 감천 등 전국 100여곳 주민 고통 “관광객이 ‘벽화 어디 갔느냐?’라고 묻기에 개선 공사 중이라고 둘러댔지 뭐. 싸움 났다고 하면 다신 안 올까 봐서….” 29일 서울 종로구 이화마을에서 만난 김모(63·여)씨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큰 대야에 얼음물과 음료수, 커피 등을 담아 마을 어귀에서 팔던 그는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했다. 벽화로 유명한 이 마을에서는 지난 15일과 23일 밤 계단에 그려진 벽화 2점이 회색 페인트로 덧칠해졌다. 사건이었다.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해바라기와 잉어 벽화였다. 벽화 훼손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 수도 줄었다. 노동절(5월 1일) 기간을 전후해 ‘유커(중국 관광객) 특수’를 기대했던 마을 분위기는 싸늘히 식었다. 평범한 ‘산동네’였던 이 마을에는 2006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예술가들이 벽화 16점을 그렸고 지상파 TV 예능 프로그램 등에 소개되면서 유명 관광지가 됐다. 동네는 잘 돌아가는 듯했지만, 이면에는 도시재생사업(지역색은 그대로 둔 채 낙후 환경을 정비하는 사업)을 둘러싼 주민 간 이해 충돌과 관광 명소에 살면서 겪게 되는 주민의 불편함 등이 숨어 있었다. 소동의 발단은 서울시가 이화마을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시는 이 마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한양도성 일부가 있어 상업이 아닌 주거 중심으로 정비하고 주민들에게 계단 벽화가 그려진 주택가에는 카페, 술집 등 유흥시설을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자 일부 주민이 반발했다. 마을 도로가에는 카페 등이 있는데 주택가에만 용도 제한을 두는 건 불합리하다는 주장이었다. 참아 왔던 불만도 터졌다. 재생사업 반대 주민 단체의 회장인 박모(56)씨는 “주말마다 관광객 떠드는 소리에 쉴 수도 없고 담벼락은 별의별 낙서로 가득하다”면서 “불편을 참았는데 차별까지 받으라니 화가 난다”고 했다. 박씨는 사업 반대 주민들과 회의한 끝에 해바라기 벽화에 흰 페인트칠을 했다고 한다. 이화마을 140여 가구 중 반대 가구는 20가구 정도로 알려졌다. 이화마을처럼 극단적으로 표출되지는 않았지만 유명 벽화 마을 주민 중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전국에 벽화마을은 100여곳 정도 된다. 서울 서대문구 벽화마을인 개미마을 주민들은 ‘출사족’(야외 공간을 찾아다니며 사진 찍는 사람들)의 배려 없는 행동에 불만이 많다. 개미마을 주민 이선옥(58·여)씨는 “빨랫줄에 건 속옷까지 찍어 인터넷에 올려 황당했다”고 말했다. 부산의 벽화마을인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서도 볼멘 목소리가 들린다. 주민들은 관광객이 늘면서 소음이 심해지고 옥상과 집안까지 불쑥 들어와 사진을 찍는 통에 놀라곤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 마을은 다음달부터 방문객에게 지도 1부(2000원)씩 구매하도록 해 사실상 유료화하기로 했다. 인천 중구 송월동의 동화마을은 오즈의 마법사, 백설공주 등 동화 주인공을 골목 벽과 벤치 등에 그려 놨다. 일부 주민들은 디자인이 두서없다거나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 탓에 불편하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벽화마을 주민들은 벽화가 ‘애물단지’가 아닌 ‘보물단지’라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한다. 벽화 덕에 마을이 깔끔해지고 형편도 나아졌다는 얘기다. 감천마을은 벽화 조성 6년 만인 지난해 관광객 138만명이 찾았다. 덕분에 10개뿐이던 동네 상점도 커피·기념품 가게 등 40여개로 늘었다. 2013년 조성된 동화마을은 연간 5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돼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화마을의 한 주민은 “벽화를 두고 의견이 다를 수는 있지만 훼손한 건 명백한 잘못”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동네변호사 조들호, 박신양 박솔미 ‘알쏭달쏭한 관계’ 또다른 관전 포인트

    동네변호사 조들호, 박신양 박솔미 ‘알쏭달쏭한 관계’ 또다른 관전 포인트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극본 이향희/연출 이정섭, 이은진/제작 SM C&C)에서 박신양과 박솔미의 알쏭달쏭한 관계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26일 방송에서는 일과 사랑을 모두 잡았던 박신양(조들호 역)과 박솔미(장해경 역)의 연애시절부터 결혼 후 점점 등을 돌리게 된 순간까지의 감정변화가 그려졌다. 특히 조들호(박신양 분)에게선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장해경(박솔미 분)에게선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엿볼 수 있어 몰입도를 높였다. 조들호는 다시 만나게 된 딸 조수빈(허정은 분)을 보고 행복함을 감추지 못 했으며 함부로 찾아오지 말라는 장해경의 쌀쌀함에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장해경은 술에 취해 집을 찾아온 조들호를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아침식사로 그가 좋아하는 김치찌개를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종종 주변 사람들로부터 듣는 조들호의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으며 그와 친분이 있는 이은조(강소라 분)을 예의주시 했기에 본심을 더욱 궁금케 했다. 또한 표정 하나하나에 감정을 담아내는 박신양의 내공열연과 섬세한 표현력이 돋보인 박솔미의 연기가 캐릭터에 힘을 싣고 있다는 반응. 이에 회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부각되고 있는 두 사람의 관계는 드라마의 또 다른 시청 포인트가 되고 있다. 한편 방송 말미 조들호는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간 이은조의 아버지를 설득하고자 똑같이 옥상난간에 올랐다. 그의 속사정을 모두 듣게 된 조들호는 돌연 그와 함께 허공으로 몸을 날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지 못하게 만들었다. 박신양, 박솔미의 관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사진=KBS ‘동네변호사 조들호’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충주에 라바랜드 개장

    충주에 라바랜드 개장

    인기 애니메이션 ‘라바’ 캐릭터를 활용한 어린이 놀이시설인 충주라바랜드가 오는 29일 개장한다. 충주시는 이날 오후 2시 금릉동 충주세계무술공원에서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라바랜드 개장식을 갖는다고 25일 밝혔다. 45억원을 투입해 3300㎡ 규모로 꾸민 라바랜드는 아이들의 감성과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시설들로 가득 찼다. 실내에는 영유아들을 위한 키즈카페, 트램블린, 붕붕카존 등 8종의 무동력 놀이시설, 휴게음식점 등이 배치됐다. 건물 옥상과 야외에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회전라바, 스윙카 등 11종의 동력놀이기구가 설치됐다. 옥상에서는 160m 길이의 라바기차도 운행한다. 야외무대와 실내 공연장에서는 마술, 로봇쇼,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이 수시로 진행될 예정이다. 입장료는 어린이 1만 2000원, 어른 6000원이다. 충주시민은 지역할인을 적용받아 어린이 8000원, 어른 4000원이다. 입장료만 내면 2시간 동안 모든 시설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시는 앞서 지난해 6월 라바 캐릭터 저작권사인 ㈜투바앤, 라바의 테마파크 직접사용권을 가진 ㈜어드벤쳐월드원 등과 3자 협약을 맺었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아이들에게 투표권이 없어서인지 지자체들이 아이들을 위한 시설에 투자하기를 꺼리고 있다”며 “충주가 아동친화도시를 선언한 만큼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마루180·구글 캠퍼스 서울… 국내 스타트업 요람 가보니

    마루180·구글 캠퍼스 서울… 국내 스타트업 요람 가보니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가 만들어진 이유는 아니다.” 소설가 파울로 코엘류의 말은 스타트업 창업자를 떠올리게 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해 어느덧 우리에게도 익숙해진 ‘스타트업’이란 용어는 기존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창업 기업을 말한다. 스타트업은 초기 비용이 10억원 이상 들어가는 벤처와 달리 소규모, 저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전 세계 300여개 도시에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Uber)나 기업가치가 세계적 호텔 체인인 힐튼과 맞먹는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 모두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할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스타트업 주변에는 그들을 발굴하고 키우는 단체들이 있다. 스타트업 요람이라고 불리는 아산나눔재단의 ‘마루180’(MARU180), 구글의 ‘캠퍼스 서울’,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디캠프’(D camp), 중소기업청 산하 ‘팁스창업타운’, 네이버의 ‘D2 스타트업 팩토리’ 등이다. 이름은 다르지만 임대료가 가장 큰 부담인 스타트업에 물리적 공간을 제공하고 무엇보다도 스타트업의 자생적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이 공간들은 일종의 공동 사무실을 뜻하는 ‘코워킹스페이스’와 달리 선별된 스타트업에 공간뿐 아니라 교육, 마케팅, 홍보, 투자 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타트업 성지’로 부상 중인 테헤란로 서울 강남구 강남역에서 삼성역을 잇는 길이 4㎞, 너비 50m의 왕복 10차선 테헤란로. 이 일대는 2000년대까지 정보통신 기업과 벤처 기업의 메카로 군림했다. 2010년 이후 테헤란로는 마이크로소프트, 네오위즈, 넥슨코리아, 엔씨소프트 등이 빠져나가면서 점점 활기를 잃어갔다. 하지만 최근 테헤란로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엿보인다. 역삼동에 ‘마루 180’, ‘D2 스타트업 팩토리’, ‘디캠프’ 그리고 대치동에 ‘구글 캠퍼스 서울’ 등 스타트업 요람들이 문을 열면서 미래를 위한 태동을 시작했다. 아산나눔재단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마루180은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탐내는 입주 공간이다. 산등성이의 가장 높은 곳을 뜻하는 마루에 ‘역삼로 180’의 180을 덧붙였다. 개관 2주년을 맞은 마루 180은 그동안 86개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정주영 에인절투자기금’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한 돈만 1921억여원에 이른다. 현재 마루 180에는 치열한 경쟁을 뚫은 10개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등록된 카드를 접촉시켜야만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오르자 마치 새로운 세계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전동휠을 타고 복도를 누비는 직원부터 족히 2m는 될 것 같은 태권브이 모형이 사무실 한가운데 놓여 있다.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 넘쳐나는 것도 마루 180의 특징이다. 서로 다른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제품 개발 진행 상황을 묻거나 투자받은 기관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다. 계단, 벽 등 마루 180 곳곳에는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큰일에도 전력을 다한다’와 같은 고 아산 정주영 회장의 말들이 마음을 다잡게 한다. 5층에 나무들과 잔디가 어우러진 옥상 정원은 냉혹한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입주민’들에게 휴식을 제공한다. ● 개발에서 시험까지 한곳에서 가능 대치동 오토웨이타워 지하 2층에 지난 5월 들어선 구글 캠퍼스 서울에는 9개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창업한 지 3년 이내, 직원 수 2~8명의 스타트업에만 입주 자격이 주어진다. 구글이 말하는 ‘캠퍼스’는 작업공간, 회의실, 통신망, 카페테리아 등 물리적 공간과 구글 전문가 멘토링, 투자자 연결, 교육 프로그램 등이 함께 제공되는 곳을 의미한다. 캠퍼스 서울은 영국 런던,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이어 세 번째이며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지하 2층이라 갑갑할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다. 캠퍼스 서울에는 중정(中庭)과 비슷한 테라스가 있어 햇빛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로비에서 등록하면 발급되는 빨간색 스티커를 가슴에 붙이고 캠퍼스 투어에 나설 수 있다. 캠퍼스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안마 기계가 놓은 방이었다. 캠퍼스 입주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이다. 입구 정면 긴 테이블에는 삼성, LG, 애플 등에서 만든 스마트폰은 물론 웨어러블 기기, 드론까지 구비된 디바이스랩이 마련돼 있다. 스타트업들에서 만든 앱 등이 여러 종류의 기기에서 작동이 되는지 한자리에서 즉시 시험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캠퍼스 서울의 가장 큰 특징은 스타트업별 칸막이가 없다는 점이다. 브리짓 빔 구글 창업지원팀 수석매니저는 “창업의 길은 고독하고 힘든데 캠퍼스에 합류하면서 얻는 가장 큰 혜택은 ‘함께 꿈을 향해 뛰어갈 동료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라며 “스타트업 간 교류하면서 아이디어를 좀 더 구체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창업자에 입소문… 입주 경쟁률 17대1 마루 180에는 인공지능에 기반한 모바일로 개인 일정을 관리하는 앱인 ‘코노’(KONO)를 만든 코노랩스, 세계 최초 클라우드 기반의 모바일 영상 합성 엔진 기술인 얼라이브를 만든 매버릭, 사용자의 피부 상태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앱을 통해 피부 관리 팁을 제공하는 웨이웨어러블 등이 입주해 있다. 선발 심사를 거쳐 입주사를 뽑는데, 경쟁률이 17대1에 이른다. 마루 180의 인기는 든든한 지원에 있다. 입주사가 되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고 500만원 상당의 홍보 이벤트를 벌일 수 있도록 실비를 지원한다. 또 해외 출장 시 사무공간과 에어비앤비 숙소를 할인 제공한다. 교육과 이벤트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지난 2년간 마루 180에서 열린 스타트업 교육, 네트워킹 이벤트는 모두 769건, 누적 방문자는 32만 9000명에 달한다. 대표적인 행사로는 ‘쫄지마! 창업스쿨’, ‘스타트업 그라인드’ 등이다. 또 1대1 멘토링 프로그램인 ‘멘토링랩’을 통해 투자·홍보·데이터 분석 등 국내의 다양한 전문가들에게 스타트업에 필요한 정보와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사업설명회 개최 비용도 전액 지원 이런 전폭적인 지원은 성과로 나타났다. 2014년 4월 14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통계를 살펴보면 입주사들의 평균 직원 수가 입주 전에 비해 2배(5.8명→11.9명)로 늘었고 평균 투자금이 10.8배(1억 9500만원→21억 1600만원)로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 마루 180 건물 4층에 입주해 있는 브레이브팝스(brave pops) 컴퍼니 이충희(38) 대표는 “저희가 개발한 ‘클래스 123’은 인터넷 학습 운영도구로 초등학교 교사들이 주요 타깃층인데 사업설명회가 꼭 필요했다”며 “지난해 마루 180에서 120여명의 교사들에게 사업설명회를 할 수 있도록 공간과 실비를 제공해 줘 큰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구글 캠퍼스 서울에는 스마트폰으로 부르는 야간버스 서비스를 만든 콜버스랩, 실시간 법률·정책 분석 플랫폼을 제공하는 피스컬노트 등이 입주해 있다. 강윤모(31·여) 피스컬노트 한국지사 대표는 “스타트업에 입주 공간이 제공된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며 “구글 캠퍼스 서울의 경우 스타트업과 관련된 행사가 끊임없이 열리다 보니 저절로 얻게 되는 최신 정보는 덤”이라고 밝혔다. 피스컬노트는 이번 총선에서 ‘우리동네후보’ 앱을 제공한 바 있다. 강 대표는 피스컬노트에 인수된 우리동네후보의 창업자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분양형 호텔, 분양시장서 주목...세계적 체인 호텔도 가세

    분양형 호텔, 분양시장서 주목...세계적 체인 호텔도 가세

    분양형 호텔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금리 인하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에게 분양형 호텔이 새로운 부동산 투자상품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 세계 7300개의 체인망을 보유한 라마다 호텔이 국내에서 높은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분양에 나선 용인 라마다 호텔의 경우 이번 달 현재 95%의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호텔은 에버파크코리아가 시행하는 분양형 호텔로 경주시 진현동 일원에도 경주 라마다 호텔을 2차 사업으로 추진 중에 있다. 용인 라마다 호텔은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전대리에 연면적 2만88.73㎡ 지하 3층, 지상 18층, 399객실 규모로 지어진다. 이 호텔은 에버랜드역 인근에 들어서며, 호텔 주변으로 한국민속촌, 백남준아트센터, 지산리조트 등 용인시 관광지 10곳이 반경 20㎞ 안에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이 호텔은 관광객을 유치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호텔 사업지 인근에 에버랜드가 위치한 것이 큰 장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1조5000억원 투자를 통해 에코파크와 아쿠아리움 및 모터파크 등 체류식 관광장소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관광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용인을 비롯해 인근 화성, 평택, 성남 등에 삼성전자와 르노삼성, LG전자, 쌍용자동차 및 동탄산업단지 등과 같은 대기업 및 벤처단지들이 들어서 있으며, 20만명 이상이 상주하고 있다. 호텔 내에는 피트니스센터, 스파, 연회장, 카페 등의 부대시설 및 대규모 스파가 들어선다. 옥상정원은 야외 예식장 및 파티장으로 사용할 수 도 있도록 했다. 계약자에게는 연간 20일 객실무료 혜택과 함께 전국 10개 체인라마다 호텔 준회원 자격을 제공한다. 호텔준공은 다음해 10월 완료될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용산, 모종의 착한 음모

    “쑥쑥 자라서 밥상에 빨리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지난 15일 용산로 한강로동주민센터 옥상에서는 특별한 모종 심기 행사가 열렸다. 지역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아 40여 명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고사리손으로 토마토와 상추 등을 정성껏 심었다. 유오조 한강로동 주민자치위원회장은 “채소가 다 자라 수확하면 밑반찬을 만들어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 이름은 ‘반찬이 오가는 정겨운 골목’이다. 이 사업 아이디어는 주민이 직접 내고 기획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보통 지역 공무원이 행사를 마련하면 주민들은 동원되던 것과는 다르다. 용산구가 주민 스스로 특화사업을 기획, 추진하도록 도운 덕이다. 용산구는 19일 한강로동 등 지역 내 16개 동에서 ‘자치회관 1동 1 특화사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이웃끼리 교류할 수 있는 사업 아이디어를 직접 내고 진행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동별 자치회관은 마을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미술관이 많은 이태원2동에서는 ‘우리 동네 한뼘 미술관’ 사업을 벌인다. 지역 미술관에서 빌린 작품이나 주민들이 쓴 서예 작품, 어린이의 그림 등을 동 주민센터에 전시한다. 효창동은 올해 ‘작은 음악회’ 사업을 벌이는데 동 주민센터에서 전문 연주자나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연주회와 노래자랑 등을 진행한다. ‘공유’라는 가치에 주목한 용산 구정에 발맞춘 사업도 눈에 띈다. 원효로2동은 동주민센터에 공유물품함을 설치해 주민들이 물건을 서로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서로 나눔 마을 우물’사업을 벌인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관이 아닌 주민이 자치회관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을 주도하는 것은 패러다임 전환”이라면서 “자치위원들을 중심으로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12면/ 용산구, “함께 반찬 나누며 정겨운 골목 복원해요.”(4장+사진)

    12면/ 용산구, “함께 반찬 나누며 정겨운 골목 복원해요.”(4장+사진)

    “쑥쑥 자라서 밥상에 빨리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지난 15일 용산로 한강로동주민센터 옥상에서는 특별한 모종 심기 행사가 열렸다. 지역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아 40여 명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고사리손으로 토마토와 상추 등을 정성껏 심었다. 유오조 한강로동 주민자치위원회장은 “채소가 다 자라 수확하면 밑반찬을 만들어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 이름은 ‘반찬이 오가는 정겨운 골목’이다. 이 사업 아이디어는 주민이 직접 내고 기획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보통 지역 공무원이 행사를 마련하면 주민들은 동원되던 것과는 다르다. 용산구가 주민 스스로 특화사업을 기획, 추진하도록 도운 덕이다. 용산구는 19일 한강로동 등 지역 내 16개 동에서 ‘자치회관 1동 1 특화사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이웃끼리 교류할 수 있는 사업 아이디어를 직접 내고 진행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동별 자치회관은 마을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미술관이 많은 이태원2동에서는 ‘우리 동네 한뼘 미술관’ 사업을 벌인다. 지역 미술관에서 빌린 작품이나 주민들이 쓴 서예 작품, 어린이의 그림 등을 동 주민센터에 전시한다. 효창동은 올해 ‘작은 음악회’ 사업을 벌이는데 동 주민센터에서 전문 연주자나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연주회와 노래자랑 등을 진행한다. ‘공유’라는 가치에 주목한 용산 구정에 발맞춘 사업도 눈에 띈다. 원효로2동은 동주민센터에 공유물품함을 설치해 주민들이 물건을 서로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서로 나눔 마을 우물’사업을 벌인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관이 아닌 주민이 자치회관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을 주도하는 것은 패러다임 전환”이라면서 “자치위원들을 중심으로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
  • 갑자기 낯선 부서로 발령난 40대 우울증 인한 자살은 업무상 재해

    20년 동안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근무한 A(당시 47세)씨는 2012년 1월 신설된 부서에 자금지원 담당 부장으로 발령받았다. A씨는 입사 이래 자금지원 업무를 해 본 경험이 없었고, 팀원들 중에도 이 일을 1년 이상 해 본 사람이 없었다. 결국 발령 두 달 만에 ‘사고’가 터졌다. 거래처와의 중요 업무가 잘못되는 바람에 소속팀이 목표했던 성과를 이루지 못하게 된 것이다. ●회사 일 잘못 됐다며 통곡하기도 평소 꼼꼼한 성격이던 A씨는 아내에게 “내가 회사에서 큰 실수를 저질러 부서원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됐다”며 자책했다. 동료나 후배들에게도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집에서 자다가 새벽에 벌떡 일어나 “회사 일 처리가 잘못됐는데 복구할 수 없다”며 통곡을 한 적도 있었다. A씨는 아내의 권유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의사에게 “책임감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싶고 자살하고 싶다”고 말한 그는 우울증 판정을 받았다. ●다른 부서 배치 요구했지만 묵살 A씨의 부인은 남편의 증상이 심해지자 회사 측에 다른 부서로 옮겨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듬해에는 담당 거래업체가 공단에서 지원해 준 돈을 갚지 않고 연락을 끊자 A씨의 우울증은 극도로 악화됐다. 결국 A씨는 새 부서로 옮긴 지 1년 5개월여 만인 2013년 5월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의 부인은 “남편이 업무상 스트레스와 과로 때문에 숨졌다”면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달라”고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신청을 했다. 그러나 공단은 “개인적인 취약성에 의해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 이진만)는 A씨의 부인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낯선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을 한 직장인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17일 밝혔다. ●업무상 스트레스 재해 폭 넓어져 최근 법원은 업무상 스트레스 재해에 대해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다. 지난 2월 대법원은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맡은 중학교 교사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중 목숨을 끊은 데 대해 공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놨다. 한 대형 건설사 부장이 영어 스트레스로 회사 옥상에서 뛰어내린 사건에 대해서도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2012년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회사 권고로 퇴직한 뒤 자살한 택시기사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법원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살은 개인적인 문제’라는 시각이 강했는데 최근에는 재판부들이 근로자의 입장에서 업무 강도 등을 감안해 산재로 인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아파트 옆 나무가 들여다본 가족 표정은

    [이주의 어린이 책] 아파트 옆 나무가 들여다본 가족 표정은

    나무처럼/이현주 지음·그림 책고래/40쪽/1만 2000원 고층 아파트 일색인 최근 도심 아파트의 조경은 그림으로 그린 듯 완벽하다. 하지만 자연미보다는 인공미가 두드러져 그리 정이 가지 않는다. 수십 년은 묵은 아파트는 대부분 저층, 겉은 낡고 허름하다. 그러나 세월만큼 키와 몸피를 키운 나무들이 아파트 옥상을 넘어 볼 듯 사람과 건물을 울창하게 품는다. ‘나무처럼’을 읽다 보면 후자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5층짜리 아파트 곁에 열 살 묵은 은행나무가 뿌리를 내린다. 나무는 고개를 슬며시 내밀어 창문 안을 빠끔 들여다본다. 한 뼘 두 뼘 키가 자라나면서 나무가 보는 풍경과 듣는 소리는 다채로워진다. 1층 피아노 교습실 아이들이 재재거리며 노는 모습, 나무를 화폭에 남기는 아저씨의 능숙한 손길, 다섯 강아지의 아빠 콩이의 알콩달콩한 일상, 혼자 가족들의 사진을 보며 어둠 속에 잠겨 있는 할머니의 뒷모습, 진회색 시멘트에 막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옥상까지…. 나무가 건너다보는 풍경은 결국 우리 생의 어느 단면들이다. 행복한 웃음이 넘치다가도 느닷없이 덤비는 슬픔에 휘청인다. 설렘에 가득 차 있다가도 발 디딜 데 없는 막막함에 엎드리고 만다. 이토록 아름답고 애잔한 우리 삶의 소중한 순간들이 갈피마다 잔잔하게 흐른다. 마지막 장면은 결국 우리가 믿고 의지해야 할 가치를 일깨우는 듯하다. 작가는 과장하지 않은 부드러운 선과 색으로 이뤄진 그림으로 이야기를 담담히 채워 나간다. 2012년 볼로냐 라가치상(오페라프리마 부문·신인상)을 받은 이현주 작가가 4년 만에 펴낸 신작이다. 4세 이상.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설레인大 꽃피었大

    설레인大 꽃피었大

    싱그러운 젊음의 봄이 대학 캠퍼스에 찾아왔다. 먼 곳으로 꽃놀이를 떠날 형편이 안된다면, 꽃놀이를 하려다 사람구경만 할까 걱정된다면 가까운 학교 캠퍼스에서 ‘봄의 향연’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서울시내 16개 대학교 교직원들에게 물어봤다. “현재 계시는 학교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어디를 추천하시겠습니까?” 사건팀 종합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역사 고려대 애기능의 전설과 미친 목련… 한국 근대 건축사의 이정표 경희대 석조전 고려대(성북구) 교직원들은 4월의 붉은 철쭉이 장관인 ‘애기능’을 첫머리에 꼽았다. 과학도서관과 제2공학관 사이에 있다. 이곳은 정조의 후궁이었던 원빈 홍씨의 묘소인 인명원(仁明園) 터다. 어린 나이에 요절한 홍씨를 기려 애기능이라는 별칭이 붙었다는 설이 유력한 가운데, 1970년 대학 건물 공사 중 부근에서 조선 왕실의 탯줄 항아리인 ‘분청사기 인화국화문 태항아리’가 발견돼서 애기능이 됐다는 설도 있다. 태항아리는 1974년 국보 177호로 지정됐고 현재 대학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문과대 서관 모퉁이에 있는 ‘미친 목련①’도 빼놓을 수 없다. 4월 중순에 꽃이 피는 다른 목련과 달리 홀로 3월 말에 일찍 꽃망울을 터뜨린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나무 아래 설치돼 있는 보일러실 배기관의 열기가 목련을 따스하게 감싸줘 개화를 앞당긴다. 지난달 25일 미친 목련은 이미 꽃을 피웠다. 경희대(동대문구)의 명소는 본관 ‘석조전 앞②’이다. 석조전은 1953년 우리나라의 기술로만 지었다는 점에서 한국 근대 건축사에서 의미 있는 장소다. 완공하고 보니 뒤에 서 있는 고황산의 기개에 눌려 건물이 왜소해 보여 그 앞에 분수대를 파냈다고 한다. 교직원은 “그 덕에 덕수궁 석조전보다 웅장하다는 입소문이 나서 당시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았다”며 “지금도 봄이면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사진 관광객이 더 사랑하는 이화여대 ECC동산… 조인성과 손예진처럼 달려볼까 연세대 연희관 앞 이화여대(서대문구) 캠퍼스는 꽃이 피면 중국인 관광객까지 몰려온다. 교직원들은 ‘ECC동산③’의 봄 전경을 최고로 꼽았다. 봄이면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관광객들과 ‘셀카’를 즐기는 학생들로 붐빈다. 낮에도 알록달록한 꽃으로 수놓인 풍경이 아름답지만, 해가 진 뒤에는 웅장한 ECC 건물과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지면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연세대(서대문구) ‘연희관 앞④’은 시트콤 ‘논스톱’부터 ‘엽기적인 그녀’, ‘응답하라 1994’에 이르기까지 TV 드라마 및 영화 속 배경으로 사랑받았다. 영화 ‘클래식’에서 배우 조인성과 손예진이 비오는 날 옷을 함께 쓰고 달리는 장면의 배경으로 유명하다. 학교 관계자는 “봄이면 건물 외벽을 따라 자란 담쟁이덩굴 덕분에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다”며 “신입생들이 들어오면 선배들이 ‘연희관 앞 언더우드상의 왼손과 오른손 중 어느 쪽이 더 높은지 아느냐’고 짓궂게 물어보는 관례가 있다”고 전했다. ■호수 서울대의 봄은 자하연으로부터… 서울시립대 노천광장의 여유… 끝이 안 보이는 건국대 일감호 서울대(관악구)의 봄은 ‘자하연⑤’으로부터 온다는 말이 있다. 봄에는 연못에 떨어진 꽃잎들이 분홍빛 물결을 일으킨다. 연못 옆 돌계단을 내려가면 녹음이 우거진 나무 사이로 작은 정원처럼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벤치가 있다. 이 벤치에서 보는 풍경이 이 학교 교직원들이 꼽는 최고의 봄 정경이다. 국악과 최민지(26·여)씨는 “물고기 구경도 하고 나뭇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저절로 날아간다”며 “근처 매점에서 아이스커피에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넣어주는 일종의 한국식 아포가토가 별미”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대(동대문구)의 인문학관 뒤편에 자리한 ‘하늘못’은 배봉산 앞에 있다고 해서 ‘배봉탕’이라고 불린다. 연못 뒤 ‘노천 광장⑥’에서 맞는 봄이 여유롭다. 올 여름에는 야외음악당 준공을 앞두고 있다. 건국대(광진구)는 ‘일감호⑦’ 주변의 벚꽃이 장관이다. 면적이 5만 5661㎡로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공호수다. 일감호를 둘러싼 벤치들은 비어 있는 곳을 찾기가 힘들다. 1년 중 단 3일, 매년 5월 열리는 학교 축제 때 이 호수에서 보트를 탈 수 있다. ■키스그 남자 그 여자 손잡고 중앙대 키스로드 걷더니… 짝사랑 선배와 함께하면 금방 올라 아쉬운 한양대 158계단 연인과 함께라면 중앙대(동작구)의 ‘키스로드⑧’의 벚꽃을 추천한다. 중앙도서관으로 올라가는 계단 사이에 이어진 길목에 있는데 연인들이 많이 찾으면서 10여년 전 이 이름이 붙었다. 꽃나무를 따라 놓인 벤치는 봄이면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의 ‘아지트’다. 한양대(성동구)에는 인문관과 자연관 건물을 잇는 ‘158계단⑨’이 있다. 연인의 손을 잡고 주변에 꽃이 만발한 158계단을 걷고, 인문관 옥상에서 야경을 즐기는 데이트 코스다. 158개의 계단을 올라야 하는 험난한 코스지만 그만큼 오가는 사람들이 적어 한적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천예슬(29·여)씨는 “혼자 오르면 버거운 계단인데 좋아하는 선배와 함께할 때는 짧게만 느껴지곤 했다”고 전했다. 158계단 중턱에는 박목월 시인의 시비가 있다. ■전망 옥상 위 호사 동국대 하늘마루… 세모하늘 서울여대 삼각숲… 가가멜 없겠지 덕성여대 스머프 동산… 성공회대 구두인 하우스로 시간여행 동국대(중구)는 캠퍼스 건물 14곳의 옥상에 조성된 옥상공원 ‘하늘마루⑩’가 일품이다. 남산과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한다. 꽃이 핀 남산을 바라보며 홀로 책은 읽는 학생이나 지역 주민들이 많다. 서울여대(노원구)의 봄 명소 ‘삼각숲⑪’은 제1과학관 앞 잔디밭에 붙여진 이름이다. 학교 관계자는 “잔디밭에 누워 있으면 나뭇가지 사이로 삼각형 모양의 하늘이 보인다고 해 삼각숲이라고 부른다”며 “청명한 봄날의 야외수업 장소도 되는데 운이 좋으면 청설모나 다람쥐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덕성여대(도봉구)의 봄은 인문사회과학관과 도서관 사이에 위치한 ‘스머프 동산⑫’에서 최고가 된다. 유난히 넓게 벌어진 벚나무 가지가 만화 속 ‘스머프 마을’을 연상케 한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봄바람에 눈발처럼 흩날리는 벚꽃 잎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성공회대(구로구)는 정문과 담장이 없다. 덕분에 서울 구로구가 선정한 올레길 코스에 포함돼 있다. 특히 학교 입구에는 1963년 유일한 박사의 사저로 만든 ‘구두인 하우스⑬’가 있고 건물 앞에는 큰 목련나무가 있어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꽃길 서강대 정문~본관 벚꽃비 맞고… 성균관대 금잔디 광장~경영관 은은한 향기에 취하고… 숙명여대 만남의 광장 매화에 반했네 거창한 풍경은 아니어도 캠퍼스의 봄은 싱그럽다. 서강대(마포구) 정문에서 본관 쪽으로 올라가는 언덕길은 봄이면 ‘벚꽃터널⑭’로 변한다. 성균관대(종로구) 금잔디 광장에서 경영관에 이르는 언덕길도 봄이면 온통 ‘꽃길⑮’이 된다. 가파른 언덕에 차오른 숨도 은은한 향기에 어느새 가라앉는다. 숙명여대(용산구) 학생회관 건물 옆 벤치는 학생들이 사랑하는 ‘만남의 광장⑯’이다. 배롱나무와 매화나무, 작은 폭포가 어우러진 풍경이 일품이다.
  • 1910년대 서울 남대문 ‘벽돌 한옥상가’ 등 문화재 등록 예고

    1910년대 서울 남대문 ‘벽돌 한옥상가’ 등 문화재 등록 예고

    문화재청이 1910년대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남대문로 2층 한옥상가’를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상가는 한국과 서양의 건축 양식이 조화를 이룬 건물로, 서울 시내 일제강점기 벽돌 한옥상가로는 유일하게 남아 있다. 문화재청은 상가에 대해 근대 이후 진행된 도시 한옥의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건축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고흥군 소록도 병사성당’과 ‘고흥군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사택’도 문화재로 등록 예고됐다. 병사성당은 소록도의 유일한 천주교 성당으로 1961년 건립됐다. 한센인들이 땅을 고르고 벽돌을 만드는 등 공사에 참여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사택은 1938년 지어졌으며 소록도에서 40여년간 의료봉사활동을 펼친 오스트리아 수녀이자 간호사인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거주했던 집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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