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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성보다 정량 ‘곽노현표 능력평가안’ 교장들 반응

    28일 발표된 ‘곽노현 표’ 교장능력평가안에 대한 일선 학교 교장들의 의견은 수용보다는 반발 쪽에 무게가 실렸다. 기자와 통화한 교장 7명 중 6명은 “발가벗겨진 기분” “압박을 느낀다.”며 불만 섞인 감정을 표출했다. 하지만 환영하는 교장도 있었다.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능력을 인정받을 기회가 생겼다.”며 반겼다. 현재 교육현장에 형성된 기류는 전체적으로 부정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새 제도가 착근될 수 있음도 감지됐다. 평가안 자체에 대한 불만이라기보다는 압박감에 따른 반발로 읽혀졌기 때문이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평가가 성적 향상에 주안점을 뒀다면 이번 안은 학습 외에 예술·체육을 강화한 것이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2011 학교장 경영능력 정량평가 지표 예시안’은 종전 서술형 위주의 정성평가에서 점수로 구체화하는 정량평가로 전환하는 게 골자다. 초·중·고교 교장 900여명이 평가 대상이다. ▲교사 1인당 수시평가 평균 횟수 ▲교원 1인당 상담학생 수 ▲학교스포츠클럽 참여 실태 ▲수학여행 주제별 평균 학생 수 등이 있다. 곽노현 교육감이 지난 6개월간 내놓은 문·예·체 교육 활성화와 학교 혁신 정책 대부분을 평가항목으로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또 학교 경영능력이나 소외학생 지도 같은 서술형 평가의 모호한 부분을 없애고 ▲학습부진학생 경감 실적 ▲징계학생 비율 ▲학생·학부모 학교 민원 건수 ▲사교육 참여율 및 1인당 사교육비 경감실적 등 수치가능화한 항목을 늘렸다. 강남의 A초교 교장은 “시행 2년도 안 된 기존 학교장경영능력평가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적 재고도 없이, 학교·교원평가에 이어 삼중으로 평가만 늘려놔 옥상옥(屋上屋)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올해 B중학교에 임명된 교장은 “학교장의 노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가능해져 능력을 발휘할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평가 항목에 대한 불만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교육감의 주요 정책이 과도하게 포함돼 ‘맞춤식 줄세우기’가 염려된다는 것이다. 강동구 C초교 교장은 “일정 부분 자율성도 있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양적인 항목에만 치우친 면이 많아 결국 학교 여건과 환경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정책 줄서기 현상이 심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 교육계 전문가는 “평가 의도대로 모든 학교가 선의의 경쟁에 참여하면 좋겠지만, 만일 학교장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실적 강요가 교감과 교사 그리고 학생에게까지 미칠 경우 부작용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열린세상] ‘필승’이 억제의 요체이다 /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열린세상] ‘필승’이 억제의 요체이다 /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국제사회는 무력을 금지할 수 있는 권위적 기구가 없다. 국가는 새로운 양식의 공격 방법을 개발하고 정치적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폭력에 의존한다. 국가는 생존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준비된 무력에 의한 전쟁의 승리가 해답이다. 칼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전쟁의 승리가 방어의 요체임을 강조했지 전쟁의 억제를 논하지 않았다. 핵무기 출현으로 클라우제비츠의 전쟁관은 한동안 도전을 받았다. 인류 공멸의 핵전쟁은 국가정책의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없다. 핵전쟁은 방어가 아닌 억제의 대상이다. 실증 파괴할 수 있는 핵 보복력에 의한 억제전략이 등장했다. 1950년대 미국은 ‘선택한 장소에서 선택한 수단으로 즉각 보복할 능력’을 보유해 공산주의 침략을 억제한다는 대량보복 전략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 전략은 국지 내지 애매모호한 군사 도발을 억제하지 못했다. 베트남전을 계기로 미국의 전략은 다양한 군사 분쟁에 대응하기 위한 신축 대응전략으로 바뀐다. 핵전략도 억제 외에 방어를 위한 미사일방어체계를 포함한다. 현실은 다시 신 클라우제비츠의 전쟁관이 지배한다. 즉, 핵무기는 전쟁의 유용성을 감소시키기보다는 전쟁의 형태에 영향을 미칠 뿐이다.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는 북한 군사 도발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 도발행위 자체보다 도발 의지를 분쇄해 도발할 생각을 가지지 못하도록 ‘능동적 억제’로 우리의 군사전략을 바꾸고, 북한의 공격 징후가 보이면 공격 거점을 선제 타격할 의지와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건의했다. 억제는 상대가 보복 위협을 인식해야 성공한다. 6·25전쟁 이후 잇따른 국지 도발에 보복의 면죄부를 받아 온, 그리고 핵 보유를 자처하는 북한이 우리의 선제타격 의지와 능력이 무서워 국지 도발을 자제할지 의문이다. 군은 호랑이를 잡을 수 있는 스텔스 전투기와 장거리 순항미사일 및 전략기동부대들이 승냥이들의 국지 도발을 저지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하는 고민을 안고 있다. 보복 전력의 강화 때문에 북한이 노리는 허점을 보완하는 기반 전력의 개선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유사시 선제타격 결심은 확전의 우려와 경제적 영향 때문에 전쟁지도부에 매우 큰 정치적 부담을 준다. 또 작전권에 대한 미국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칠 때 상대의 의도와 능력을 과대평가하기 쉽다. 지난해 북한의 두 번에 걸친 도발은 전술적 충격에 의한 전략적 이익을 노린 것이다. 연평도 포격은 현지에 배치된 지상화력의 우위를 이용했다. 대비도 전술적 차원이어야 한다. 도서 내 기반 전력의 우세균형을 유지하면서 필요 시 신속대응전력으로 지원해야 한다. 민간대피시설의 강화는 필요하나 도서를 공세기지로 바꾸거나 요새화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칭 서북도서방어사령부는 독립작전을 위한 지휘통일에도 불구하고 해상작전의 기능 분화로 합동작전에 비효율적인 옥상옥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 해군은 지난 10년, 세 번의 서해교전에서 승리했다. 1월 말 청해부대의 최영함은 ‘아덴만 여명’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한 해적을 소탕하고 선원 21명을 구출했다. 청와대가 이 작전을 승인한 이유는 ‘해적과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선례를 만들어 미래 한국 선박의 납치를 억제코자 한 것이다. 아덴만 여명작전은 기만과 기습에 의해 성공했고 천안함, 연평도 피격에서는 똑같은 전술에 피해를 입었다. 실패와 성공, 모든 작전은 동일한 지휘구조와 체제에서 이뤄졌다. 문제는 군 지휘구조가 아닌 리더십과 방어태세에 있다. 통합군 사령부 지향의 군 상부 지휘구조 개혁의 논쟁으로 시간과 노력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이 개혁은 3군의 역할 재정립과 병력의 감축 등 방위태세를 대폭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통일 이후로 미뤄야 한다. 전시작전권 전환에 따른 전구작전지휘부서는 합참의장 산하에 두어도 된다. 군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초전박살로 종결해야 한다. 이는 북한의 도발 의지를 분쇄해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 길이며, 북한을 핵문제와 평화체제 논의의 장소로 불러내 당당하게 우리의 입장을 요구할 수 있는 기반이다. 필승을 위한 전투형 리더십 확립과 완벽한 전비태세의 유지는 군의 몫이다.
  • 과총 올해 과학기술 10대 뉴스 선정

    과총 올해 과학기술 10대 뉴스 선정

    올해 우리 과학기술계의 최고 뉴스로 노벨상을 받은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Graphene) 분야의 국내 연구성과가 꼽혔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과학기술 10대 뉴스 선정위원회는 그래핀 등을 올해의 과학기술 10대 뉴스로 선정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선정위는 과총 사무처가 1~10월에 모은 207건의 뉴스 가운데 31건을 압축,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8일까지 온라인 투표를 통해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 환상의 소재 그래핀 그래핀은 손목시계 모양의 컴퓨터나 종이 두께의 모니터 등을 구현해 줄 환상의 소재로 불린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소재다. 미국 컬럼비아대 김필립 박사가 수상자들보다 조금 늦게 그래핀을 얻어 노벨상 수상을 아깝게 실패한 점이 이 뉴스를 1위로 만드는 데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과학계의 노벨상 수상 염원을 드러낸 대목이다. 국내 과학자들은 상용화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성균관대 나노과학기술원의 홍병희·안종현 교수팀은 6월 차세대 전자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그래핀 투명 전극 소재를 30인치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 대학 이효영 교수 연구팀은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환원제인 요오드산을 이용해 상온공정에서 불순물이 없는 고품질 그래핀 대량 생산의 가능성을 열었다. 2 국과위 법안 통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 상설화와 과학비즈니스벨트 법안 통과가 2위로 꼽혔다. 두 법안은 지난 8일 한나라당의 날치기 처리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과위를 행정위원회로 격상시키고 장관급 위원장을 두기로 하면서 ‘옥상옥’이라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과학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는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을 핵심으로 하는 과학도시가 건설되는데, 경기도·충청도·광주광역시가 벌써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3 나로호 2차발사 실패 나로호 2차 발사(사진 ①)가 또 실패했다는 아쉬운 뉴스가 3위로 선정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6월 10일 오후 5시 1분에 나로호를 발사했지만, 이륙 137초 뒤 폭발해 “5025억원짜리 불꽃놀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한·러 공동 조사단은 나로호 실패에 대한 원인 규명을 지금까지 수행하고 있고, 3차 발사 날짜를 조율 중이다. 4 전기 무인 자동차 개발 4위에는 지난해 12월 10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전기로 가는 무인 자동차를 처음 개발했다는 뉴스가 올랐다. KIST 인지로봇연구단 강성철 박사팀은 빌딩이나 나무 숲으로 인해 위성항법장치(GPS) 신호가 정확하지 않은 곳에서도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전기차 셔틀 KUVE를 개발했다. 사람이 조종하지 않아도 지정된 도로와 인도 사이 연석이나 차선을 따라 시속 10㎞로 3시간 동안 주행할 수 있다고 강 박사팀은 밝혔다. 5 초고체 현상 첫 발견 다시 노벨상에 근접한 연구 성과가 5위에 올랐다. KAIST 김은성 교수와 최형순 박사가 기체·액체·고체를 뛰어넘는 새로운 물질 상태인 초고체(supersolid)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해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김 교수는 2004년 고체 헬륨을 영하 섭씨 273도의 극저온으로 냉각시키면 고체임에도 일부가 별다른 저항 없이 자유롭게 흐르는 독특한 물질상태인 초고체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후 이 현상이 헬륨의 물성변화에 의한 현상이라는 반론이 제기됐지만, 김 교수팀은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팀이 보유한 회전식 희석냉각장치를 활용해 초고체 상태가 실재함을 다시 증명해 냈다. 6 해상도 높은 인간 뇌지도 책이 6위의 주인공으로 뽑혔다. 가천의대 조장희 박사팀이 0.3㎜ 핏줄까지 보이는 세계에서 가장 선명한 사람 뇌지도를 발간한 것. 조 박사팀은 7.0테슬러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장치로 촬영한 뇌 사진을 엮어 올 1월 독일 스프링거 출판사를 통해 출간했다. 기존 뇌 지도보다 해상도가 3배 이상 되는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22명이 참여했다. 7 중수소 핵융합 반응 7위는 거대과학 분야에서 거머쥐었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인 한국형핵융합연구로(KSTAR)가 중수소 핵융합 반응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10월 11일 FEC2010 행사에서 KSTAR의 올해 3차 핵융합 플라스마 실험 결과 등 성과를 발표했다. 이 성과로 핵융합 상용화를 위해 세계 7개국이 참여하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의 선행 연구장치로서의 입지가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8 천안함 침몰 원인 규명 KAIST 윤덕용·송태호 교수를 비롯해 과학계가 천안함(사진 ②) 침몰 원인 규명을 주도한 과정이 꼽혔다. 윤 명예교수가 민군합동조사단장을 맡아 ▲북한의 어뢰추진체에서 나온 ‘1번’ 글씨 ▲절단면을 통한 원인 추론 ▲선체에 흡착된 알루미늄 산화물 분석 등을 통해 조사에 나섰다. 결과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윤 명예교수는 “정부와 언론이 기초과학 원리를 친절하게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9 첫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한국 첫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가 남극으로 출항해 평탄빙 쇄빙시험에 처음으로 성공했다는 내용이 꼽혔다. 지난해 12월 남극으로 향한 아라온호는 3차 쇄빙 시험을 마치고 올해 3월 15일에 무사히 귀항했다. 88일간의 항해 동안 서남극 케이프벅스와 동남극 테라노바베이에서 정밀조사 활동을 벌였다. 10 나노소재 인공광합성 KAIST 박찬범 교수가 나노 소재로 인공 광합성에 성공했다는 내용이 10대 뉴스에 턱걸이했다. 신소재공학과의 박 교수는 4월 23일 자연계 광합성을 모방, 태양전지 등에 사용되는 나노미터 크기의 광감응 소재를 이용해 인공 광합성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막 오른 금융권 빅뱅] (5·끝) IBK기업은행의 선택

    [막 오른 금융권 빅뱅] (5·끝) IBK기업은행의 선택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사실상 ‘1약(弱)’으로 내려앉은 IBK기업은행의 활로 찾기에 관심이 쏠린다. 급변하는 ‘금융권 빅뱅’에 맞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저 그런 ‘중소은행’으로 남거나, 반대로 작지만 강한 ‘강소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성공과 실패의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평가다. 기업은행은 내년 총자산 220조원, 시가총액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권 재편 이전까지 기업은행의 강소은행 행보는 순조로웠다. 29일 IBK기업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순이익 1조 482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지주(2조 196억원)에 이은 ‘넘버2’다. 자산 규모가 2배인 우리금융지주(순이익 1조 411억원)와 KB금융지주(3190억원)를 웃돈다. 문제는 이같은 내실경영이 계속 이어질지 여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때에는 신뢰도가 앞선 국책은행의 경영실적이 민간은행보다 좋을 수밖에 없다.”면서 “금융권 재편이 마무리되고 영업경쟁이 치열해지는 내년 성적이 기업은행의 진짜 실력”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기업은행도 독자생존을 위한 먹거리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9월 연금보험 진출(IBK연금보험 설립)은 일종의 승부수다. 금융권 ‘빅4’처럼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지본금은 900억원에 불과하지만 기업은행의 강점인 중소기업 마케팅을 활용해 신규 고객을 확보한다면 IBK연금보험이 국내 최초의 연금전문 보험사로 성공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개인금융도 확대하고 있다. 기업금융에 80%가량 쏠린 현재의 자산구조로는 위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개인금융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기업은행은 현재 개인고객 960만명에 개인예금 30조원을 돌파했다. 금융지주사 전환은 기업은행의 또다른 숨은 카드다. 계열사 간 고객정보를 공유해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주회사 체제는 규모의 경제에 맞설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겨진다. 기업은행은 모든 시중은행이 이미 지주회사로 전환, 고객 정보를 공유해 마케팅을 펼치는 만큼 IBK도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용로 행장은 “IBK도 올해 보험사 설립으로 은행과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금융업 전반을 아우르는 그룹으로서 면모를 갖췄다.”면서 “지주회사 체제를 가속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건은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다. 기존 금융지주사들이 최고경영자(CEO)의 임기를 늘리는 수단으로 지주회사제를 활용한 측면이 있는 데다 계열사의 독립경영을 가로막는 ‘옥상옥’(屋上屋)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지주사 전환은 실무를 담당할 금융위원회와 법 개정을 논의할 국회가 움직이지 않는 한 뾰족한 해법이 없다.”면서도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과 민영화를 위해서도 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하며, 지금 당장이라도 추진해야 할 중점 과제”라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복지부 서민정책전담 TF팀 발족

    보건복지부는 친서민 정책을 전담할 태스크포스팀인 ‘서민희망본부’를 16일부터 가동한다고 15일 밝혔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아 관련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지금까지 해당 부서에서 해당 업무를 관장해온 터라 ‘옥상옥’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장관 직속인 서민희망본부는 복지 대상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공공과 민간이 실시하는 각종 사업을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 등을 맡게 된다. 최원영 복지부 차관을 본부장으로, 사회안전망팀·의료안전망팀·일자리창출팀·현장소통팀 등의 조직을 갖추게 된다. 또 7대 추진과제로 ▲보육 및 아동 지원 ▲탈빈곤·자립 지원 ▲일자리 창출 ▲의료안전망 확충 ▲취약계층 보호 ▲기부 활성화 등을 내세웠다. 복지부는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을 단장으로 하는 관계부처 합동 태스크포스인 서민정책점검지원단과 연계, 정책 시너지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적극적으로 친서민 정책을 발굴한 공무원에게는 인사상 인센티브도 줄 계획이다. 희망본부 발족은 취임 당시 “친서민 전담 본부를 운영하겠다.”고 밝힌 진수희 장관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기부자나 의사상자 등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보상체계를 새로 마련하는 계획 외에 대부분 기존 정책을 강화하는 수준에 그쳐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없지 않다. 각 실·국별로 관련 정책이 추진되고 있어 굳이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다 내부적으로 인사평가에 ‘친서민정책 기여도’ 항목을 추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한 것과 관련, 민생과 직접 관련이 없는 부서는 앉아서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직원들도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국민의 복지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배병준 복지부 사회정책선진화기획관은 “기존 조직은 횡적인 연계가 어려워 각종 서민정책을 종적으로만 집행·추진했다.”면서 “서민희망본부은 기존 조직에 ‘날줄’의 역할을 더해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사정기관 개선 어떻게]권력독점·측근인사·自淨상실… 3대 구태를 벗어라

    민간인 사찰, 피의자 고문, ‘스폰서 검사’ 파문 등이 이어지면서 사정기관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불안감이 커지자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대대적인 점검을 지시했다. 서울신문은 전문가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사정 관련 기관들의 운영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집권 후반기에 나타날 수 있는 국정 ‘농단’이나 권력 남용 등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짚어 봤다. ■靑민정수석실-사정 사령탑… 조정역할 회복해야 “청와대 민정수석실부터 먼저 바뀌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사정기관에 대해 대대적인 ‘메스’를 대겠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통령이 직설적으로 사정기관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에서 ‘성역’은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역대 어느 정권에서나 사정의 ‘총사령탑’역할을 해 왔다. 바닥의 민심동향을 파악하고 대통령 친인척 비리, 고위공무원 부정 등에 대한 정보를 모두 취합해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역할이다. 직접 정보를 수집하기도 하고 관련 사정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건에서 드러났듯 민정수석실이 사정의 총책임자로서의 역할에 실패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정수석실의 통제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다른 사정기관에 대한 점검도 중요하지만, 민정수석실 자체의 업무체계에 대한 점검과 개선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사정기관의 비위의혹을 단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지만, 현 민정수석실이 이 같은 국정난맥상을 바로잡고 사찰의혹에 대한 규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제기된다. 검찰출신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공직윤리지원관실-조직성격 애매… 측근 포진도 문제 청와대 사정 관련기관 점검 대상의 핵심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현 공직복무관리관실)이다. 민간인 불법 사찰 파문을 일으킨 탓에 윤리지원관실의 폐쇄나 철저한 인적 쇄신이 뒤따라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26일 “국무총리실은 국정 전체의 운영을 책임지고 일을 추진해 나가는 데 있어 청와대와 함께 중심이 돼야 할 국가기관이지 민간인 또는 공직사 사찰을 담당할 기관이 아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성격 자체가 애매한 공직윤리지원관실이라는 조직 자체를 폐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신융 숙명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총리실 윤리지원관실이 제도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해당 조직의 인적 구성이 주로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측근세력들로 포진돼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이번 민간인 사찰 논란도 대통령 및 측근 세력에 반감을 갖고 있는 인물이나 정치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은 게 시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사람들을 중심으로 공직윤리관실 인적 쇄신을 이뤄야 한다.”면서 “또 다른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윤리지원관실을 채울 경우 민간인 불법 사찰과 같은 일은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감사원-폐쇄적 조직… 내부 통제 강화해야 감사원은 최근 내부 통제 기능을 새롭게 구축하는 등 자구 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우려의 시각도 만만찮다. 감사원은 26일자로 단행한 인사에서 서울고검 출신의 검사를 내부 감찰관으로 임명했다. 감사연구원장과 지역민원조사단장, 교수부장 등도 개방형 직위로 전환하는 등 나름대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감사원도 다른 사정기관과 마찬가지로 ‘폐쇄성’을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른 정부 부처와 달리 감사원은 감사원법에 따라 인사와 조직구성에 있어 독립성을 보장받는다. 일반 직원뿐 아니라 일반부처의 고위공무원단에 해당하는 3급 이상의 고위감사관들에 대한 승진, 임명도 자체적으로 이뤄진다. 차관급도 감사위원 6명을 포함해 7명이나 된다. 박정우(법학) 연세대 교수는 “감사위원회 등을 통한 필터링기능과 자정기능을 비교적 잘 갖춘 정부조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립성 보장이 자칫 자정기능을 상실해 조직이 방만해지고 직급 상향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최근 공감법에 따라 내부 감찰을 담당하는 감찰관 등 일부 업무를 외부인에 개방했지만 그동안의 이미지는 지나치게 경직되고 폐쇄적이라는 느낌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삼열(행정학) 연세대 교수는 “결국 사정기관의 기능강화를 위해서는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사정기관을 포함한 고위공직자를 감시하는 공수처 등은 옥상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jsr@seoul.co.kr ■국정원-정보수집 본연… 점검대상서 제외 국가정보원은 사정기관이 아니라 정보기관이다. 따라서 청와대 주도의 사정기관 일제 점검 대상에선 제외돼 있다. 하지만 국정원이 대북 접촉 문제를 빌미로 참여정부 출신 인사에 대한 도·감청을 실시했다고 민주당이 최근 주장하고 나서는 등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운영실태와 업무체계 등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6일 “국외 정보 및 국내보안 정보의 수집·작성·배포로 직무범위를 한정한 국정원법 제3조와 정치활동 관여를 금지한 제9조에 따르면 국정원은 본래 정보기관이지 사정기관이 아니다.”면서 “즉, 국정원의 불법 사찰 논란이 제기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행위이며 국정원은 법에 따라 권한 밖의 권력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문제는 국정원 업무상 상당부분에서 기밀을 요구하면서 시민사회는 물론 국회로부터도 예산외에는 통제 받지 않는 치외법권적 조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국정원이 무소불위의 권력 조직이 아닌 업무 및 성과에 대해 다른 조직과는 다른 방식으로 통제와 감시를 받는 평가 시스템이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국정원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국세청-인사시스템 혁신으로 조직 안정 주요 사정기관에 대한 집중 점검이 예고되면서 대표적인 권력기관으로 통하는 국세청도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위신과 신뢰를 땅에 떨어뜨렸던 전임 청장 비리와 같은 굴욕적인 이미지가 다시 국민들에게 부각될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하지만 백용호(현 청와대 정책실장) 청장이 재임했던 지난 1년 동안 인사, 조직 등에서 다양한 개혁을 벌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국세청은 조사 권한이 정치적인 이슈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개인이나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배경을 놓고 설들이 난무했던 이유다. 일선 세무서장만 돼도 권한을 바탕으로 지역 기업이나 정치권 등과 공생 관계를 맺는다는 지적도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백 전 청장이 온 뒤 인사청탁과 연고지역 근무를 배제하는 등 다양한 조치가 취해졌다. 내부 분위기도 이전보다 많이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세청 관계자는 “투명하고 공정한 내부 인사가 안 됐던 것이 그동안 일어났던 다양한 문제들의 원인이 됐던 만큼 앞으로는 과거와 같은 일은 좀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검찰-수사·기소권 분리 등 권한 분산을 사정 중추기관인 검찰의 제도개선을 위해 전문가들은 ‘무소불위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만이 근본적 개선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금처럼 검찰이 기소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제도가 마련돼도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김선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은 “법무부에 비검사 출신을 배치해 법무부와 검찰에 대한 문민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검사의 기소권을 견제하기 위해 재정신청제도를 모든 사건으로 확대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검찰이 감찰직을 외부에 공개하는 등 여러 제도를 마련했지만, 아직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진영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수차례 반복됐던 법조 비리를 통해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는 어느 정도 완성됐지만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와 같은 제도화된 기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이 검사장을 직접 뽑는 ‘검사장 직선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경찰-자질 향상·체계적 내부감찰 필수 치안·수사·정보 등 민생과 직접 접촉하는 ‘전천후 사정기관’인 경찰의 제도개선을 위해 전문가들은 ‘정보과’가 바로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경찰관 자질 향상과 내부 감찰 강화도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정보과가 인지하는 작은 정보 하나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성수대교도 처음에 작은 균열이 보였을 때 막았더라면 붕괴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어떤 기관에 관련된 것이든 비리를 알게 되면 경찰 스스로 수사를 하거나 이첩 통보를 해서 행정조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보 수집 업무를 적극적으로 해 각종 대형 비리를 막을 수 있는 ‘예방 사정’ 기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철저한 내부 교육을 당부했다. 곽 교수는 “10만명에 달하는 거대 인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직업관·윤리교육이 필수적”이라면서 “‘자격이 되는’ 경찰을 길러내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어 “체계적인 내부감찰로 내부 문제요인을 걸러내고 내부고발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정부콜센터 통합 ‘☎ 110’ 실효성 논란 ‘잡음’

    정부콜센터 통합 ‘☎ 110’ 실효성 논란 ‘잡음’

    정부 부처가 운영하는 콜센터 통합을 둘러싸고 국민권익위원회와 관련 부처가 갈등을 빚고 있다. 권익위가 콜센터 통합을 추진하다가 관련 부처가 반발하자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비효율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권익위 “2013년까지 완전 통합” 26일 권익위와 관련 부처에 따르면 권익위는 지난해 말부터 기관별 독자 운영에 따른 중복투자 방지와 효율적 운영을 내세워 22개 정부부처 30여개 콜센터를 권익위가 운영하는 110콜센터로의 통합을 추진했다. 권익위 110콜센터에는 행정안전부와 통계청, 경찰청(생계침해형 부조리사범 신고전화) 등 5개 기관의 콜센터를 통합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권익위는 올해 초 관련 기관 회의를 열었으나 해당부처의 반발 등이 만만치 않자 용역을 통해 통합 방식을 결정키로 했다. 최근에 나온 용역결과는 콜센터를 ▲운영통합 ▲관리통합 ▲연계통합(기존방식 유지) 등 3개 유형으로 구분했다. 이중 운영통합은 콜센터를 민간에 위탁 중인 기관 등이 대상으로, 권익위는 이를 흡수해 500석 규모의 통합콜센터(3960㎡)를 세종시에 설치할 계획이다. 관리통합은 대전·천안소재 기관과 혁신도시 이전 기관 등이 대상으로, 서버 등 장비만 권익위가 통합 관리하는 형태다. 13개 기관이 여기에 해당한다. 나머지는 정보·보안 및 민간과 경쟁관계에 있는 검찰청과 병무청, 우정사업본부로 통합대상에서 제외했다. 권익위는 2011년부터 연차적으로 콜센터 통합에 나서 2013년까지 통합을 완료할 계획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개별·독자 운영 콜센터의 시스템 가동률이 평균 15% 수준으로 통합 관리를 통해 재정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들 “전문성 배제된 단순 논리” 콜센터 운영 기관들은 권익위의 통합에 대해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논리라고 반발한다. 통합 시 전화번호 사용료 및 관리자 등을 줄일 수 있지만 이용불편 및 서비스 저하로 이어져 새로운 민원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문성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각 기관 콜센터가 일반 국민이 아닌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데 이를 무조건 통합할 경우 전문성과 효율성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정부콜센터장회의에서도 이 같은 문제제기가 있었다. 한 관계자는 “콜센터 상담이 고유업무로 정착됐다.”면서 “한 상담원이 여러 부처 업무를 동시에 상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권익위 방안대로 콜센터를 통합하면 110번으로 전화문의를 하면 다시 해당 콜센터로 넘어가고, 여기서 해소가 안 되면 담당 직원에게 연결해 주는 등 절차만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대전청사 관계자는 “초기 콜센터를 외주로 전환했다가 만족도 및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에 따라 다시 직영체제로 전환했다.”면서 “콜센터의 가장 급선무는 통합이 아니라 상담원의 잦은 이직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각 부처 밥그릇 싸움 지적도 일각에서는 콜센터를 둘러싼 갈등이 권익위의 일방적인 추진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한다. 권익위의 위상만 믿고 협의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국 권익위는 일부 기관 콜센터를 통합하더라도 당분간은 110콜센터와 기존 콜센터 번호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 경우 운영과 교육 등에서 이원체제가 불가피해 ‘옥상옥’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정부 부처가 콜센터를 두고 ‘밥그릇 싸움’을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종편채널 2~3개가 적당” 38% “공수처 신설해 검찰개혁을” 70%

    “종편채널 2~3개가 적당” 38% “공수처 신설해 검찰개혁을” 70%

    종합편성채널(종편) 선정은 잠복해 있는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다. 어느 사업자를, 그리고 몇 개나 선정하느냐에 따라 국내 미디어 산업의 지형도가 다시 그려지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검찰 개혁을 위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여부도 역대 정권들이 지금껏 ‘용두사미’에 그친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의 비리 척결이라는 과제 해결을 위한 척도가 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5월 종편 및 보도전문 채널 사업자 선정에 대한 로드맵(이행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다음달 말까지 사업자 숫자 등 기본 계획을 확정한 뒤, 올해 안에 종편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이 그리는 종편 선정과 관련된 그림은 제각각 달랐다. ‘종편채널 사업자 선정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38%는 ‘보도채널을 포함해 2~3개가 적당하다.’고 답변했다. ‘특혜 부담이 따르더라도 1개가 적당하다.’는 응답도 11%였다.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전문가들은 국내 미디어·광고 시장을 감안했을 때 과도한 숫자의 종편이 등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반면 ‘조건이 맞으면 숫자와 상관 없이 모두 허용하자.’는 응답은 24%가 나왔다. 아예 ‘종편 허용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의견도 27%에 달했다. 특히 문화계 전문가 13명 중 가장 많은 5명이 재검토 의견을 냈다. 한 문화계 인사는 “종편 사업자 선정 이후 특혜 시비가 불거져 나올 수 밖에 없고, 선정 자체에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 있다.”고 비판했다. 공수처 신설 필요성에 대해서는 70%가 찬성, 30%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대부분이 ‘스폰서 검사’ 문제로 불거진 검찰 개혁을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한 재계 전문가는 “기소독점이라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검찰이 스스로 개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대신 정부가 공수처 신설을 통해 검찰과 고위공직자에 대한 철저한 개혁 의지를 천명,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 논리도 만만찮았다. 한 정치권 전문가는 “현 상황에서도 검찰과 집권층의 의지만 있으면 고위공직자 비리는 효과적으로 척결할 수 있다.”면서 “검찰의 옥상옥이 될 수 있는 공수처 대신 공직자 비리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거나 비리 공직자 본인과 그 자녀를 공직에 진출할 수 없도록 하는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일 잘하는 국회의원 더 많이 내각에 들어 갔으면…”

    “일 잘하는 국회의원 더 많이 내각에 들어 갔으면…”

    박희태 국회의장과 인터뷰를 가진 25일은 국회 안과 밖이 모두 ‘열기’에 휩싸인 날이었다. 우선 국회 안에서는 국토해양위에서 부결된 세종시 관련법 수정안의 본회의 부의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 문제를 놓고 여야가 불꽃튀는 정쟁을 벌이고 있었다. 국회 밖에서는 국민의 관심이 ‘원정 16강’ 목표를 달성한 축구 국가대표팀을 성원하는 데 쏠려 있었다. 박 의장도 국회 현안은 물론 월드컵에도 관심이 많았다. 이날 새벽에도 월드컵을 보느라고 잠을 설쳤다고 한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오후 2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월드컵에 관심이 많은 줄 몰랐다. -프랑스 월드컵 때도 갔었고, 이번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지역 예선도 직접 가서 봤다. →스포츠는 국민을 통합시키는데, 정치는 국민을 분열시킨다는 비판이 있다. -허허허…. 스포츠는 선수들이 감독 말을 잘 듣지 않나. 정치는 그러지 못하고. →잘 싸운 우리 대표팀에 어떤 격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가. -정치가 국민을 기쁘게 하지 못하는데, 축구가 해줬다. 북쪽으로부터 천안함 공격을 당해서 불안한 국민들의 마음을 확 풀어줬다. →여야가 집시법 개정과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집시법이야 상임위에서 얘기되고 있으니 아직 괜찮다. 행복도시(세종시)법 문제는 아직 본회의에 부의되지 않았다. 여야 원내대표가 잘 풀 것으로 믿는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모두 뛰어난 협상력과 타협능력을 갖고 있다. 두 분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나 한테 올리지 않고 잘 해결할 것이다. →국회법에는 본회의 부의 뒤 7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6월 임시회가 3일밖에 안 남았으니, 다음 임시회나 정기회에서 4일 내에 처리할 가능성도 있지 않나. -그런 방법이 있나? 그게 가능하다면 7일이 참 긴 기간이네. (배석한 관계자에게) 왜 그런 것을 나한테 보고하지 않았나. 한번 알아보세요. →지난해부터 국회의장 직권상정 제도에 대해 논란이 많다.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법에 있는 대로 하면 된다. 직권상정도 필요하니까 만든 것 아니겠나. 어떻게 폐지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반을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럴 필요가 있다고 보나. -어느 쪽이 더 명예로운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 →세종시 문제가 다음 대선에서도 이슈가 될 것으로 보나. -행복도시 문제는 국민적인 관심 대상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새롭고, 진전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정운찬 총리가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해서 도와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나. -전혀 없었다. 내가 총리가 아니어서 이럴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청와대와는 어떤 협의가 있었나. -전화 한 통 받은 적이 없다. →국민은 어떤 국회를 원한다고 보는가. -법대로 하는 국회를 원하지 않겠나. 법을 잘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법을 잘 지키는 국회가 돼야 한다. 법만 잘 지키면 국민들이 눈살 찌푸릴 일이 없다. 국민은 하나 하나의 사건을 계속 지켜보다 때가 되면 모든 과정을 다 종합해 심판한다. 그때 당시의 승패와 관계없이 전 과정을 심판하는 것이다. →대 정부 질문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개선 필요성이 있다. 운영위 등에서 연구를 좀 했으면 한다. 선진국에는 대정부질문이 거의 없다. 대정부 질문을 하루종일 해도 의원 6~7명밖에 참여하지 못한다. 다른 의원들은 모두 앉아서 듣기만 해야 한다. 그러니 본회의장이 텅 비는 것이다. 정부를 상대로 질문하는데 다른 국회의원들이 꼭 앉아 있을 필요가 있나. →국회는 기본적으로 다선 위주로 운영되는데, 초·재선 의원들이 활약할 공간을 마련해 줄 계획이 있나. -기회를 줘야 한다. 국회가 상설화돼야 활동 무대가 넓어진다. 지금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제도로는 의원들의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다. 국회 상설화의 핵심은 소위원회 활동 강화다. 소위원회가 움직이면 1년 내내 국회가 열리는 것처럼 보인다. 현행 예산소위, 법안소위 위주에서 좀더 소위가 세분화돼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한다. →스폰서 검사 특검,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검찰개혁 요구가 높다. -일반적으로 사회 이슈가 되는 범죄가 생기면 우리는 주로 법이 없어서 그렇다고 비판하는데, 그건 좋지 않은 사고다. 결국 법 하나 만들어 놓고 할 일 다했다는 식으로 넘어가지 않나. 공수처 신설도 지난 17대 국회에서 논의해 옥상옥이기 때문에 불필요하다고 결론낸 것 아니냐. 기존에 있는 제도를 갖고도 얼마든지 고위공무원 수사를 할 수 있다. 과거에 이미 타결된 문제를 왜 다시 리바이벌해야 하나. →정부 내에 일 잘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고, 국회에서 활동하다 간 장관들이 잘한다. 정당, 국회, 국민과의 관계를 잘 풀 줄 안다. →의원외교도 중요해지고 있다. 어느 국가에 중점을 둘 것인가. -선진국보다는 앞으로 우리가 뻗어나갈 수 있는 나라가 좋겠다. 자원외교를 할 수 있는 곳, 베풀 수 있는 곳에 초점을 맞추겠다. 의원들의 해외 활동도 너무 단발적이다. 특정 테마를 잡아 한 달 정도 장기적으로 연수를 갈 필요가 있다. →초선 시절 세대교체나 쇄신을 생각했나. -나는 6·29 선언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쇄신이 이뤄진 이후에 정치권에 들어 왔다. 그때 헌법이 바뀌었고, 국회법도 새로 제정되다시피 했다. 요즘 정치개혁과는 비교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쇄신은 하루이틀만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일순간에 폭발적으로 요구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매일매일 꾸준히 쇄신해야 한다. →대선에 도전할 생각은 하지 않았나. -(쓴웃음을 지으며) 대통령감이 돼야지. 나는 아니다. 찬스도 놓쳤다. 우리 세대에는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이 너무 오래 큰 영향력을 차지했다. 젊은 세대가 뭘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술을 좋아하신다. 최고의 술 파트너는 누구였나. -1988년 처음 국회에 들어오니 ‘폭탄계’가 있었다. 이한동 전 국무총리와 김영구·박재홍 전 의원이 멤버였는데, 그들과 많이 마셨다. 그밖에는 기자들과 가장 많이 마셨다. →최고의 술 파트너와 정치 파트너는 일치하나. -그건 아니다. 술 한 잔도 못하는 민주당 박상천 의원이 내 최고 정치 파트너였다. 박 의원이 이번에 국회부의장이 안 돼 섭섭하다. 같이 일 해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정리 이지운·이창구기자 jj@seoul.co.kr
  • [열린세상] 검찰과 경찰,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성낙인 서울대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열린세상] 검찰과 경찰,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성낙인 서울대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전·현직 검사들의 소위 ‘스폰서’ 파문으로 수십명의 검사들이 집단적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는 특별검사법까지 제정하여 검찰은 사상 유례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 검찰은 공익의 대변자로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는 그야말로 형사사법체계상 막강한 권력기관이다. 바로 그 때문에 검찰은 다른 그 어느 공직보다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된다. 그런데 검찰 수사권의 일부 양수를 통한 수사권독립 논쟁의 주체가 돼야 할 경찰도 비리에 휩싸여 있기는 매한가지다. 서울의 심장부인 강남 유흥업소를 주름잡으며 수년간 천문학적인 세금을 포탈한 사람이 법의 그물망으로부터 벗어나 있었다. 조직적인 은폐가 없었다고 믿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사건 현장의 초동수사단계에서 인신보호의 현장이라 할 수 있는 경찰서에서 발생한 고문사건은 강압적인 자백 확보라는 전근대적인 수사단계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준다. 수년전 서울지검 강력부에서 조직폭력배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발생한 고문치사사건으로 현직 검사가 구속되는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고문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경찰은 수사권독립뿐 아니라 경찰관직무집행법을 개정하여 불심검문(不審檢問)을 강화하려 한다. 모든 국민들을 잠재적 피의자로 전락하게 하는 불심검문은 오히려 축소해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국무총리 산하 공직자윤리지원관실은 공직자에 대한 감찰을 넘어서서 민간인에 대하여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동영상을 올렸다는 이유로 불법사찰을 자행하여 새삼 국민적 분노를 자아낸다. 지금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해서 비밀에 가려져 있지만 한때는 소위 청와대 사직동 팀이라는 곳에서는 정상적인 경찰조직과는 완전히 절연된 채 청와대 부속 경찰조직으로 대국민 사찰을 자행한 적도 있다. 권위주의 시절 국민들은 정보기관으로부터 인권침해를 당한 아픈 추억을 잊지 못한다. 지금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는 우는 아이의 울음도 그치게 했다고 할 정도로 국민생활에 깊숙이 개입한 무서운 존재였다. 군사정보의 수집과 분석을 담당해야 할 국군보안사령부(현 국군기무사령부)도 민간인 사찰에 개입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이들은 경찰, 검찰뿐 아니라 관공서나 민간기관까지 출입하면서 불법적인 개입을 자행한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일이다. 민주화 이후에 국정원이나 기무사 같은 특수정보기관이 제자리로 돌아간 공백은 경찰과 검찰의 몫이 됐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특수정보기관의 개입은 경찰과 검찰에 대한 견제기관의 역할을 일정부분 수행한 긍정적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특수정보기관이 떠난 자리를 독차지한 경찰과 검찰이 아직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으니 새삼 제3의 통제기관 창설 논의가 제기된다. 우선 검·경의 내부감찰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껏 검·경이 보여준 제 식구 감싸기 식의 내부감찰에 국민들은 식상해한다. 그렇지만 내부감찰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검·경의 특성상 외부감찰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도저도 안 되면 결국 제3의 외부통제기관을 신설할 수밖에 없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의 신설에 찬성하고 있다. 민주화 이후에 독점적 사정기관인 검·경에 대한 국민적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새로 창설될 조직이 현행 형사사법체계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옥상옥의 우려를 피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내부감찰제도의 정립이 필요한 이유다. 이제 검·경에 자체 정화의 마지막 기회가 부여되었다. 스스로 정화하지 못하면 결국 외부의 손길이 미치기 마련이다. 국가의 기본적 책무는 19세기 야경국가가 단적으로 적시하는 바와 같이 공공의 안녕질서의 유지에 있다. 그런데 공안의 사령탑인 검·경이 무너지면 결국 국민들만 불편해진다. 이제 검·경은 자세를 가다듬고 새출발을 하여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 총리실 ‘갈등관리 컨트롤타워’ 구성 지지부진

    용산참사, 세종시, 4대강 등 각종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지적에 따라 권택기 한나라당 의원 발의로 갈등관리 전담부서를 국무총리실에 설립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각 사안별로 위원회가 구성돼 있는 상황에서 ‘옥상옥’이라는 지적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불만이 제기되면서 수개월째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16일 총리실 등에 따르면 권 의원은 올초 ‘공공정책갈등관리법안(가칭)’을 만들어 이달 중 의원입법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중앙부처뿐만 아니라 246개 지자체에 ‘갈등조정심의위원회(가칭)’ 설치를 의무화하고, 갈등 관련 정책에 대한 감독·평가 내용도 담고 있다. 현재 공공갈등관리규정이 대통령령으로 있으나 구속력이 약하고 지자체에는 사실상 적용이 안돼 공공사업 관련 갈등관리가 방치 상태나 다름없다. 법안 마련과 함께 총리실은 올해부터 갈등관리정책시책을 정부업무평가에 반영키로 했다. 갈등관리가 업무평가에 반영되면 장·차관 등 기관장 인사 및 조직, 예산(교부세 포함) 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효과를 낼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하지만 4대강 등 현안에 대한 갈등관리대책이라기보단 예방 차원인 조치여서 실효성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서울광장]검사 잡는 검사 필요하다/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검사 잡는 검사 필요하다/박대출 논설위원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 언프렌들리’였다. 평검사와의 대화때부터 그랬다. 검찰 개혁 의지는 있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이 요체였다. 불발에 그쳤다. 그는 후회한다고 했다. 회한은 지난달 나온 자서전에 담겨 있다. 현 정권은 최소한 ‘검찰 언프렌들리’는 아니다. 그런데도 검찰 개혁에 착수했다. 이번엔 검찰이 좀 더 궁지에 몰렸다. 불신의 바다에 빠졌다. 검사 스폰서 의혹 파문으로 자초했다. 파문은 컸다. 국민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바닥엔 ‘미운 검사’란 정서가 깔려 있다. 언론과 정치권은 재빠르다. 말 많은 집단이 끼어들었다. 논란은 둘로 진화됐다. ‘나쁜 검사’를 잡는 게 첫째다. 불법이나 부적절한 행위가 기준이다. 둘째는 ‘잘하는 검사’ ‘못하는 검사’의 문제다. 검찰 제도의 개혁으로 요약된다. 둘을 해결하자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미운 검사’를 ‘미더운 검사’로 탈바꿈하자는 것이다. 진상규명위원회가 활동 중이다. 나쁜 검사 색출이 소임이다. 애초부터 어려운 사안이다. 밥 얻어먹고, 술 얻어먹은 게 대부분이다. 솔직히 큰 대가가 오가겠나. 대한민국 검사가 그 정도로 싸구려는 아닐 것이다. 불법으로 연결하기가 어렵다. 부적절 행위라면 몰라도. 사법처리보다 징계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인사태풍’은 예고된다. 뇌물죄 적용은 쉽지 않다. 성접대 의혹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검찰이 제 식구를 감방보내는 데 적극적일까. 동일체로 뭉친 검찰 문화를 감안하면 무리한 기대다. ‘잘하는 검사론’에는 세 가지가 거론된다. 공수처와 상설 특검, 시민기소제도 등이다. 검찰의 기소독점권 분산이 핵심이다. 검찰 이기주의 논란, 정치검찰 시비를 차단하자는 취지다. 공수처로는 전자가 보완된다. 후자는 다르다. 공수처도 권력 눈치를 보면 검찰과 다를 게 없다. 공수처를 신설한다고 치자. 누가 수사하나. 검사를 파견하나, 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맡기나. 옥상옥 논란으로 이어진다. 자칫 칼만 하나 더 늘리는 꼴이다. 그 밥에 그 나물이 될 수도 있다. 특별검사도 마찬가지다. 지금껏 특검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시민기소제도는 문제점을 보완하는 정도다. 그래도 도입되면 그만이다. 문제도 많지만 얻는 게 더 많을 수 있다. 일단 무소불위 권력이 쪼개진다. 견제와 경쟁의 수사 시스템이 구축된다. 관건은 실현 가능성이다. 도입 목소리는 크다. 검찰의 저항은 적어 보인다. 얼핏 잘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착시에 불과하다. 검찰은 엎드리고 있다. 도입 주장은 ‘데시벨’만 크다. 정부의 공식 입장도, 집권 여당의 공식 입장도 아직 없다. 일부 각료나 의원들의 주장일 뿐이다. 국회는 스폰서 검사 특검법에서조차 헤매고 있다. 정치권은 나중에 발을 뺄 공산이 크다. 정치권은 늘 그러했다. 노무현 정권도 못해 냈다. 지금은 더 어렵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기우라면 다행이지만. 차라리 검찰 조직을 이원화하면 어떤가. 검사 잡는 검사를 따로 두자는 제안을 해본다. 전담 검사가 ‘나쁜 검사’ ‘못하는 검사’를 색출토록 하자는 얘기다. 미운 검사를 미더운 검사로 탈바꿈시키는 해법이 될 수 있다. 검찰내에 공수처를 두는 셈이다. 검찰이 밥그릇 지키려고 저항할 이유도 없어진다.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다. 요란법석을 떨다가 꼬리 내리는 것보단 낫다. 그러려면 감찰 검사는 수사 검사와의 독립이 필수다. 휘하엔 일반 감찰 요원을 두면 된다. 경찰도 마찬가지다. 경찰 잡는 경찰을 두자는 것이다. 감찰 검사는 유능한 인력이 자원토록 해야 한다. ‘센 검사’로 키울 필요가 있다. ‘나쁜 검사’ ‘못하는 검사’를 잡으려면 힘이 더 세야 한다. 둘 사이는 앙숙이자 원수가 되면 더 효율적이다. 인사 교류 금지는 필수다. 변호사나 교수 등으로 충원해도 무방하다. 감찰 부서는 순환보직 대상에서 빼야 한다. 특기 개념으로 별도 운영되는 게 바람직하다. 승진이 수월해지면 연착륙 확률은 높아진다. 최소한 검사장이나 대검 차장 자리는 보장돼야 할 것이다. 대검 1차장, 2차장 등 복수체제로 해도 좋다. 감찰 출신 검찰총장도 안 될 게 없다. dcpark@seoul.co.kr
  • 檢 기소독점권 폐기여부가 관건

    檢 기소독점권 폐기여부가 관건

    청와대가 검찰개혁을 연일 강도 높게 주문하면서 상설 특별검사제, 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견제할 대안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상설 특검제란 특정 사안마다 국회가 특별법을 만드는 현재 특검과 달리 법에 규정된 요건만 충족되면 곧바로 특검이 개시되는 제도다. 지금까지 특검은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 정치적 논란을 거쳐 특검을 임명해 조직력·수사력의 한계를 보여 왔다. 검찰이 한번 훑어본 사안을 특검이 다시 수사하다 보니 새로운 사실을 규명하는 데도 미흡했다. 상설 특검제는 특검의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한다. 상설 특검법이 규정한 사건이 발생하면 검찰 수사가 아니라 특검을 바로 가동하는 방식이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이었고, 한나라당과 진보신당 노회찬 전 의원이 법안을 발의한 적도 있다. 당시 법안은 수사 대상을 ‘대통령과 그 배우자 및 8촌 이내 친족과 인척, 대통령 비서실 1급 이상 공무원, 국무총리, 국회의원, 법관, 검사와 관련된 사건’으로 규정했다. 다만 국회 상임위원회나 국정조사위원회가 고발 또는 조사를 요구한 사건으로 제한했고, 반드시 국회 본회의 결의를 거치도록 했다. 그러나 법안은 국회 심의 과정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법무부는 특검에 기본적으로 반대한다. 헌법이 보장한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와 배치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11일 법무부·행정안전부·청와대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기소독점권을 보완할 방안을 논의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기존 입장을 바꿔야 할 상황이다. 법무부 감찰국은 앞으로 대검찰청과 의견을 교환해 상설 특검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공수처를 검찰개혁안으로 제시한다. 공수처는 별도의 수사·기소권으로 권력형 비리를 처리한다는 점에서 상설 특검제와 닮았지만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한 독자적인 조직, 자원을 지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공수처는 시민단체의 입법청원으로 지난 10년간 꾸준히 논의됐지만, 법무부의 반대로 도입되지 못했다. 검찰과의 과도한 실적경쟁이나 옥상옥(屋上屋)이란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나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4123명)의 64%가 공수처 도입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일본의 검찰심사회나 미국의 대배심제, 독일의 피해자 사소(私訴) 등 일반인이 검찰의 기소 과정에 참여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미국은 수정헌법 제5조를 근거로 사형 또는 파렴치범의 경우 대배심이 기소해야 한다고 규정에 따라 기소권을 검사와 대배심이 공유한다. 일본은 검찰의 부당한 불기소 처분을 억제하기 위해 고소한 사람이 불복할 경우 일반인으로 구성된 검찰심사회가 검찰의 결정이 타당한지 심사한다. 지난달 27일 도쿄지검 특수부가 불기소 처분했던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대해 검찰심사회가 기소 의견을 낸 것이 대표적이다. 독일은 피해자의 기소가 가능하고, 일부 형사재판에서도 피해자가 검사와 함께 가해자 처벌을 구하도록 인정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세계 정보기관들 첩보전쟁중]세계 정보기관들 첩보전쟁중

    [세계 정보기관들 첩보전쟁중]세계 정보기관들 첩보전쟁중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발생한 하마스 간부 암살을 계기로 세계의 정보기관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첩보영화를 방불케 한 이 사건의 용의자로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mossad)’가 지목 되면서 두바이 경찰은 1일(현지시간) 모든 이스라엘인의 두바이 입국 금지 조치를 통보했고 국제 여론도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경제와 안보를 둘러싼 세계 각국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기 때문에 21세기에도 정보기관은 국가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다. ■CIA 외국어 능통자 확보·NSA 요원 3만8000명 세계의 경찰국가를 자임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 정보기관인 ‘중앙정보국(CIA)’은 지난해 말부터 한국어, 중국어, 아랍어 능통자 확보에 나섰다. 북한 핵 문제 해결과 중국과의 경제 및 군사 패권 다툼, 대 중동정책 수립 과정에서 첨단장비를 이용하는 ‘시진트’를 넘어 ‘휴민트(인적정보)’를 통한 최고급 정보를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CIA 요원 중 외국어 구사 능력자가 1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어를 포함한 외국어를 ‘중요 임무 언어’로 분류하고 이들 언어 구사능력자 채용 시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해외 정보 수집에 유리한 인재 확보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미 정치첩보 기구의 대명사였던 CIA는 구 소련의 붕괴로 냉전시대가 저물자 주력 분야를 경제첩보 활동으로 전환하고 세계 각국의 경제 정책 수집 및 분석, 자국 기술의 해외 유출 방지 등에 힘쓰고 있다. CIA와 함께 미국 정보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국가안전보장국(NSA)’은 CIA보다 더 막강한 정보력을 자랑한다. NSA는 CIA 요원 2만여명보다 더 많은 3만 8000여명이 소속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 정보기관 중에서도 가장 베일에 가려진 조직이다. NSA는 조직에 대한 정보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그런 기관 없음(No Such Agency)’ 혹은 ‘아무 말도 하지 말 것(Never Say Anything)’ 등의 별명이 붙어있다. NSA의 주력 분야는 전 세계 정보 통신망의 도청 및 감청이다. 통신위성이나 각종 전자장치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를 언제든지 도·감청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SA가 주도한 전 세계 통신감청 시스템인 ‘에셜론 프로젝트’를 통해 하루 30억 건의 통화를 도청할 수 있고 ‘테러’ ‘폭탄’ 등 특정 단어를 사용하게 되면 즉각 추적 대상으로 올려 NSA의 본부로 전송해 수집·분석한다. 이처럼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과시하는 미국도 9·11 테러 이후 미 본토를 향한 테러 위협, 이라크 전쟁에 이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란과 북한의 핵무기 개발 등 국제 현안이 산적해 있어 지난해 12월 알카에다 스파이가 아프간 CIA에 잠입해 폭탄 테러를 가하는 등 막강 정보망에 허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국가안전부 저인망식 정보수집… 해킹중심지 의혹 중국의 대표적인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는 최근 세계 해킹 공격의 중심지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국가안전부를 중심으로 매년 수천명의 중국 외교관과 유학생, 기업가들을 저인망식으로 활용해 해외의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한 언론은 지난해 9월 독일 정보기관인 연방헌법수호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국가안전부가 해외에 파견한 스파이가 60만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독일에서 열린 주요 기술보고회에서 중국인 방청객이 발표자의 노트북에 이동식 디스크(USB)를 연결하다 적발된 사건과 독일에 잠입한 중국 산업 스파이들의 사례 등을 꼽으며 “중국 정부가 독일 기업의 채용 동향 등을 확인해 중국인들에게 시험을 응시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3만 2000명의 중국 유학생과 중국인 학자들도 의심 대상으로 지적했다. 국가안전부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근거 없는 비방”이라며 부인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구글 해킹 사태 등 잇달아 발생한 대규모 해킹의 진원지가 중국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가안전부에 대한 의혹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1983년 공공안전부의 정보 담당국과 공산당의 내사 및 내부 안전을 담당한 중앙조사부의 일부 기능이 군 총참모부와 통합해 출범한 기관으로 중국의 개방정책 채택 이후 출입국 내·외국인 관리와 미국 등 선진국의 첨단산업 및 군수기술 정보 수집에 주력하고 있다. ■MI-6 해외정보·MI-5 대테러 등 국내보안 담당 첩보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가 소속된 기관으로 잘 알려진 MI-6는 최근 영국 언론을 통해 지난 1월 두바이에서 발생한 하마스 핵심 간부 마흐무드 알 마부 암살 사건의 계획을 모사드로부터 통보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휩싸였다. MI-6는 영국의 해외정보 수집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비밀정보국(SIS)’의 또 다른 이름으로 영국 국내 정보는 ‘국가보안국(SS·MI-5)’이 맡고 있다. 이들 기관이 MI-5, MI-6로 불리는 이유는 1909년 비밀첩보부(SSB)에 속했던 두 기관이 1916년 군사정보국으로 편입되면서 각각 군사정보(Military Intelligence) 5과와 6과로 편성됐기 때문으로 지금도 영국 언론은 SS, SIS보다 MI-5, MI-6를 주로 표기하고 있다. MI-5는 제1,2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영국에 침투한 해외 간첩 색출을 주로 담당해 오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활동 분야를 넓혀 대테러, 마약 및 조직범죄, 불법 이민 단속 등의 임무도 수행하고 있지만 경찰과 중첩되는 업무로 마찰을 빚는 등 논란의 중심에 오르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해외 정보를 담당하고 있는 MI-6의 황금기는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시대였다. 이 기간 동안 MI-6는 독일과 이탈리아군의 암호 해독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이며 연합군에 상당한 수준의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냉전 종식 이후 이 기관의 중요성도 떨어지면서 조직은 대폭 축소됐다. ■모사드, 규모 작지만 최고 정보력 지닌 조직 평가 알 마부 암살의 용의자로 지목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mossad)’는 ‘작지만 최고의 정보력을 지닌 조직’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사드의 공식 명칭은 중앙공안정보기관(Central Institute for Intelligence and Security)이지만 히브리어로 ‘기구’ ‘교육기관’ 등을 의미하는 ‘모사드’가 널리 쓰이고 있다. 알 마부 암살사건을 수사 중인 두바이 경찰은 사건 직후 모사드를 지목하며 11명의 용의자를 공개 수배한 데 이어 최근 15명의 용의자를 추가 발표했다. 알 마부 한 명을 살해하기 위해 26명의 모사드 요원이 동원된 것으로 외신들은 1997년 하마스 최고 지도자 칼리드 마샬 암살 실패를 경험한 모사드가 이번 암살 작전에 더욱 치밀한 준비를 한 것으로 분석했다. 러시아는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소련의 비밀경찰이었던 KGB의 역할은 현재 연방보안국(FSB)이 담당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간첩 탐지와 국경수비를 담당하던 FSB역시 최근에는 경제 및 정보산업 분야로 중심 업무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국가안전부와 마찬가지로 2009년 12월 영국 대학의 기후 변화연구소 해킹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한 FSB는 해커 양성에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내각정보조사실 등 운영… 경제·안보분야 대폭 강화 │도쿄 이종락 특파원│일본도 부처내 정보 파트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독자적인 정보기관이 없지만 내각정보조사실, 경찰청, 공안조사청, 방위성이 별도의 정보부처를 운영하며 정보수집활동에 나선다. 일본은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정보대전을 대비해 한때 독립적인 정보기관 창설을 검토했었다. 2007년 아베 신조 전총리 재임시 일본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창설을 추진했다. 당시 9·11 테러와 북한 핵미사일 시험 발사 등으로 인해 일본도 별도의 정보부대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이 해 4월6일 NSC 창설 안건이 각료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후쿠다 야스오 전총리가 취임하면서 이 방안에 대한 논란을 거듭했다. 외무성과 방위성이 “NSC는 옥상옥 기구가 될 것”이라며 반대했다. 결국 NSC 사무총장과 사무국장의 임명, 위원 구성 방식 등을 놓고 부처 간 주도권 다툼을 벌이다 같은 해 12월 24일 안전보장회의에서 NSC 창설안이 폐지됐다. NSC 창설이 무산됐지만 일본 부처내 정보기구의 역할은 오히려 더욱 강화됐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차원에서 외무성은 최근 각국 대사관별로 이뤄지는 일본 주재원들의 정보 수집 활동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보당국 관계자는 “NSC 창설에는 실패했지만 이후 내각정보조사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경제와 안보에 대한 정보수집활동이 대폭 강화됐다.”고 말했다. jrlee@seoul.co.kr
  • [기고] 사회통합위의 몇가지 고민/김동완 사회통합위원회 지원단장

    [기고] 사회통합위의 몇가지 고민/김동완 사회통합위원회 지원단장

    사회통합위원회가 지난달 18일 위원회 운영에 관련된 세칙을 제정하고 연간 사업계획을 확정함으로써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서 천명된 뒤 12월 대통령소속 자문위원회로 출범식을 갖는 등 5개월 만에 사무체제의 기틀을 갖춘 셈이다. 사회통합위가 할 일은 많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사회갈등의 정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4위이고 그 사회적 비용은 국내총생산(GDP)의 27%에 이른다.”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구결과도 있다. 이것이 아니어도 많은 국민들이 최근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갈등의 양상과 빈도에 대해 매우 우려하는 것은 사실이다. 1950년대 선진국 반열에 올랐던 아르헨티나가 지금은 우리나라보다도 못한 나라로 전락했다. 자원부국 중동국가들이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맴도는 것도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국민들이 사회통합위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위원회의 고민도 많다. 우선 용산사건과 같은 사회적 현안은 물론 양극화와 같은 사회문제의 해결까지 국민들의 처지와 생각들이 다르다. 사회통합위는 대통령자문위로서 역할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존 정부부처의 업무와 중복될 수가 있어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점 또한 걱정거리다. 나아가 업무의 영역과 성격에 관한 고충도 있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거대 담론만 논의할 것인가의 문제다. 우리 사회에서 보수와 진보 간 소통의 장은 좁다. 극단적 보수와 극단적 진보의 활동상만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소통의 장과 논의의 공간을 확대하려면 담론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 어디까지 줄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둘째, 용산사건·세종시 등 사회적 현안에 간여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현실적 문제이다. 우리의 사회적 현안들은 쉽게 정치쟁점화된다. 이를 해소하고 조율하는 것은 사실 정치의 영역에 가깝다. 위원회가 직접 해결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한가의 문제가 제기된다. 그보다는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와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셋째, 정부의 기존정책과 중복을 얼마만큼 최소화하느냐의 고민이다. 위원회 구성상 정부위원이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정책을 파악하고 중복정책을 조정하거나 정책 사각지대의 대안을 찾는 데 중점을 두는 게 중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특히 정부부처의 정책추진과정에서 ‘친사회통합적 마인드’가 정착될 수 있도록 ‘사회갈등 영향평가제도’를 적극 도입해 나가려 하고 있다. 앞서 제시한 몇 가지 고민들은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며, 위원회는 이를 이뤄나가는 데 노력해 나갈 것이다. 사회통합위는 고건 전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원로급 인사 32명을 민간위원으로 위촉했다. 행정안전부장관 등 16명의 정부위원을 포함해 50명 내외로 구성됐다.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계층·이념·지역·세대갈등에 따라 분과위원회를 4개로 구성했다. 사안에 따라서는 심층적인 연구와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소위원회를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 [사설] 여야 행정개편 합의, 변죽만 울리지 말길

    세종시와 4대 강, 미디어 법 등으로 평행선을 긋던 여야가 모처럼 손을 맞잡았다. 2014년 지방선거 이전까지 기초자치단체 통합을 목표로 대통령 직속 추진위원회를 설치키로 어제 합의한 것이다. 합의에 따라 가칭 ‘지방행정체제 개편법’이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만들어지면 지방행정개편은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 셈이다.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전국 순회 공청회에서 개편법의 내용 등이 가닥 잡힐 것이라고 한다.전국 230여개의 기초 지자체를 60~70개 정도로 재편하자는 행정개편의 큰 방향에는 이론이 없다. 쟁점은 도(道)의 존폐와 국회의원 선거구 개편 여부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추진은 하되 ‘폭탄’은 피해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정부차원의 행정개편에 쏠린 국민적 관심과 해당 지자체 주민들의 여망을 정치권이 모른 체 넘어가기 어려웠을 것이다. 정부가 추진대상으로 선정한 4곳을 시범사례로 큰 그림을 그릴 여건이 마련된 것도 등을 떠밀었다.우리는 2006년 2월 제17대 국회가 만들었던 확정안을 기억한다. 당시 정치권은 정부차원의 지방분권화추진위를 만들어 시·군·구를 통합하고, 도는 폐지키로 했었다. 다계층 행정구조가 행정비능률과 주민불편을 심화한다는 이른바 ‘옥상옥’ 논리를 수용했다. 사실 전문가들은 행정개편의 시작이자 끝은 도의 처리에 달렸다고 본다. 그런데 18대 국회는 도 존속으로 꼬리를 내렸다. 다만 자치기능을 폐지하거나, 기초단체 감독권을 없애거나, 광역시 또는 도끼리 통합을 유도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행정개편을 놓고 정치권은 총론은 같지만, 각론은 다른 이율배반을 보여왔다. 18대 국회는 임기 중 반드시 합의를 이행해 100년 묵은 낡은 행정체제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기 바란다.
  • [데스크 시각] 헌재와 민주주의를 생각한다/문소영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헌재와 민주주의를 생각한다/문소영 문화부 차장

    이완용, 나라와 민족을 팔아먹은 매국노라는 그에 대해 4~5년간 생각이 많았다. 미술관 갤러리를 다니면서 이완용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더 많았다. 가까이는 올 초 상업화랑에서 근대 서화전이 몇 차례 열려 이완용의 글씨가 등장하면 꼼꼼히 살펴보게 됐다. 중국 북송의 시인 소동파가 ‘서당대유가서후’에서 “무릇 글씨는 그 사람을 닮는다. 옛적에 글씨를 논하는 사람들은 작가의 평생도 아울러 논하였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완용의 유려하고 맺히는 데 없는 글씨체와 항일독립운동의 군자금을 댔다는 김진우의 단정하고 깐깐한 글씨체, 거칠 것 없이 호방한 안중근의 글씨체를 비교해 보기도 했다. 이완용을 생각할 때 문득 머릿속으로 더듬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이완용은 외교권을 헌납한 을사늑약과, 국권을 고스란히 갖다바친 경술국치를 체결했을 때 나라를 팔아먹는다는 스스로의 자각이 과연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이완용은 당시 최고의 지식인이자 예술인, 고위 공무원, 노회한 정치인이었다. 일본·중국 등에서 들어오는 최신 저서를 직접 읽었을 것이고, 국제 정세에 대한 고급 정보도 이런저런 통로를 통해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국호를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바꾼 조국의 운명이, 사실은 풍전등화라고 직감했을 것이다. 그는 메이지 유신을 통해 나라를 일신하고, 청나라와의 전쟁은 물론 서양인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로 서양과 대등하게 올라선 일본과 손을 잡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싶다. 다만 그의 불행은 일본이 1945년에 그렇게 빨리 패권을 잃어버릴 줄 몰랐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2009년 11월에 광화문에서 안중근 의사의 얼굴이나, 약지를 단지한 그의 손바닥 도장 대신 이완용의 얼굴이나 글씨를 마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가정과 상상도 해본다. 정치인이자 고위 공무원인 이완용의 오판을 1905년, 1910년에 막아줄 제도적 장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행정부의 잘못된 결정을 평가해 뒤집을 수 있는, 이를테면 의회라든지, 법적으로 효력을 다투는 사법부 말이다. 그랬더라면 이완용의 판단은 국회나 사법부를 통해 바로잡힐 수 있지 않았을까. 이완용의 처지에서 100여년 전에 절차로서의 민주주의나,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도 없었던 것이 안타까울 수 있겠다. 요즘 헌법재판소(헌재)를 자주 생각해본다. 헌재는 최근 미디어법과 관련해 국회 본회의에서 대리투표 등 위법행위가 있었지만, 미디어법의 국회 통과는 유효하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과정이 결과보다 중요하다.’라는 민주주의적 의사 결정 방식에 대해 배우고 자라온 상식선에서 볼 때 의외의 판결이다. 대리시험을 봤지만, 합격은 유효하다, 도둑질은 위법이지만 장물취득은 유효하다, 커닝해도 좋은 성적은 유효하다, 간통을 했지만 기존 결혼은 유효하다는 식의 인터넷 유머가 나돌아다니는 까닭 또한 그렇다고 생각한다. 헌재는 1987년 학생·직장인 등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거리에서 목이 터져라 ‘호헌철폐, 직선쟁취’를 외치고, 꽃 같은 목숨을 여럿 잃어가며 만든 제6공화국 헌법으로 탄생한 기구이다. 그간 사법부가 워낙 행정부(검찰)의 시녀처럼 굴었던 탓에 사법부를 불신하며, 헌법정신을 지켜보자고 대법원 위에 옥상옥으로 만들어졌다. 헌재는 집권당의 통치행위를 옹호하고 국민의 법 감정과 법질서를 교란하는 정치적 판단을 내리라고 만들어진 기구가 아니다. 이번 미디어법 결정을 볼 때 절차로서의 민주주의를 수호하지 못하는 헌재가 존재할 이유를 통 모르겠다. 헌재는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나 수단이 없었던 이완용처럼 핑계도 없으면서 말이다. 문소영 문화부 차장 symun@seoul.co.kr
  • 성범죄 보호·처벌 분리 실효성 의문

    정부가 5일 공개한 성폭력 피해 아동·여성에 대한 보호대책의 뼈대는 성폭력특별법을 분리하고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원스톱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여성부는 “성폭력 특별법이 법무부 소관이다 보니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능동적으로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법적인 지위가 없었던 해바라기아동센터센터와 원스톱지원센터 설치의 입법 근거를 마련해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추진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폭력특별법에 대한 분리입법과 관련해 피해자 보호는 여성부가, 범죄자 처벌은 법무부가 하는 방안은 ‘옥상옥(屋上屋)’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피해자 보호와 재범 방지를 아우르는 방향이 타당하다고 제언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김한균 박사는 “범죄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는 법무부 소관으로 일관되게 관리하는 게 타당하다.”면서 “유독 성폭력 범죄에서만 여성부를 포함해 이원화시키는 것은 실익이 적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검찰 기소단계에서 가해자가 무죄 입증을 하지 못하면 피해자에게 유리하도록 증거법상 관련 특칙을 마련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아정신과 전문의인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신의진 교수도 “아동 성폭력은 대부분 면식범에 의해 일어나므로 피해아동 보호와 가해자 처벌이 분리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형문제보다 수사과정부터 아동전문 의료진 등이 참여해 2차 피해를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해바라기아동센터와 원스톱센터의 연계 강화에 대한 대책도 각 기관의 기능이 달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다. 신 교수는 “원스톱센터는 성인 성폭력이나 가정폭력에 대한 초기수사·증거채취 위주의 기관이고 해바라기아동센터는 성폭력 피해 아동을 위한 치료, 재활이 주 목적인 기관”이라면서 “아동 성폭력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독립재단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이윤상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당장 폐쇄회로(CC)TV 설치보다 어린이 안전에 대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 소장은 “성폭력범에 대한 처벌 강화보다는 아동 성폭력 수사 관행부터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인 중심으로 피해 아동의 진술을 판단하다 보니 범죄의 유죄 입증이 어려워 가해자를 처벌하기 어려운 만큼 피해 아동의 진술 능력에 대한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이 소장은 조언했다. 이재연 박성국기자 oscal@seoul.co.kr
  • “지방국세청 폐지 문제없는지 검토 ”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는 7일 “지방국세청을 폐지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폐지 후 국세행정이 제대로 집행가능한지 납세서비스 문제는 없는지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백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가 태스크포스를 꾸려 추진해온 국세행정 개혁안의 초안에는 지방청 폐지가 포함돼 있다. 백 후보자는 그러나 지방청 폐지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국세청 본청-지방청-세무서의 3단계를 미국처럼 본청-세무서로 축소하는 것을 검토해 왔다.백 후보자는 또 청와대에서 국세청 직원들의 비리를 감시하는 외부 감독위원회 설치를 추진한 것에도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 주목된다. 그는 “외부 감독위원회 설치는 옥상옥이라는 지적 등 여러 반대 의견도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백 후보자는 국세행정 추진방향과 관련, “취임 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도 있는 연구와 다양한 논의를 거쳐 국민과 납세자를 위한 방안을 검토하겠다.”면서 “세무조사는 조세목적 외 다른 목적이나 수단으로 사용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청렴활동 내용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청렴마일리지 제도 도입, 부당 청탁과 압력에 대한 내부고발 활성화 등을 통해 청렴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백 후보자는 “국세청 고위직과 관련한 불미스런 사건이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국세청에 대한 국민신뢰가 손상되고 직원 사기도 떨어졌다.”며 “국민신뢰를 회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국세청이 징세행정 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中道강화’ 정책·인사로 뒷받침하라

    이명박 대통령이 그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사회 전체가 건강해지려면 중도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중도강화론은 이념과잉으로 분열된 한국 사회를 바로잡는 화두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중도강화는 선언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취임초에도 중도실용을 전면에 내세웠으나 진보·보수 어느쪽으로부터도 평가를 받지 못했다. 정책과 인사로써 뒷받침되지 못했고, 소통과 홍보가 부족했던 탓이다.때문에 중도강화는 현 정부 출범 후 지난 1년 반을 냉정하게 반성하는 위에서 출발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보면 어느 정권보다 서민정책에 신경을 썼다고 주장한다. 그런데도 일반 사이에는 ‘부자를 위한 정권’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다. 초기 내각 인선 검증에 문제가 있었고, 부동산 등 상징적인 정책에서 서민 마음을 보듬는 일을 소홀히 한 잘못이 있었다. 지금 청와대는 친(親)서민 행보를 강화하고,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투트랙으로 중도에 가까운 진보·보수의 마음을 잡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경제·교육 정책에서 서민의 정서를 잘 헤아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기 바란다. 인사에서도 청렴한 이를 능력 위주로 뽑아 지역주의·연고주의를 배격한다는 인상을 분명히 심어주어야 한다.청와대가 1급 등 고위공직자 인사를 장관에게 일임, 특정 지역이나 세력 출신이 정부 직책을 독점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옥상옥 지적이 나오긴 하나 사회통합위 신설 역시 나쁠 것은 없다. 청와대는 이 같은 중도강화를 ‘MB다움의 회복’이라고 말한다. 좌우가 만나는 꼭짓점을 선점하는 ‘트라이앵귤레이터’가 되겠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어떤 포장을 하더라도 국민의 마음에 와닿지 않으면 만사휴의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들이 주목하는 몇개의 정책이나 인사를 그르치면 중도강화론은 또다시 공중에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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