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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완판 국민성장펀드, 투명 운용으로 혁신성장 마중물을

    [사설] 완판 국민성장펀드, 투명 운용으로 혁신성장 마중물을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가 출시 첫날 6000억원 규모의 87%가 팔리며 사실상 완판됐다. 증권사 온라인 물량은 10분 만에 동났고, 시중은행 영업점에는 개점 전부터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3주에 걸쳐 판매하려던 물량이 하루 만에 소진된 것은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 투자 기회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컸음을 보여 준다. 금융위원회는 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 등만 가입할 수 있게 한 서민형 비중을 20%로 배정했는데, 은행권 실제 판매에서는 이 비율이 40%에 육박했다. 최대 40% 소득공제, 배당소득 9.9% 분리과세, 손실 20% 정부 우선 부담이라는 파격적 혜택이 5년 환매 제한이라는 한계를 상쇄하며 서민의 목돈을 자본시장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그러나 흥행이 펀드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문재인 정부 때 출시한 국민참여형 뉴딜펀드는 일반 국민 평균 수익률이 연 2.37%, 재정 보전을 빼면 0.7%대에 그쳤다. 국민성장펀드가 원금 보장 없는 최고 위험단계 상품임도 잊어선 안 된다.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하반기 추가 공급도 신중해야 한다. 하반기 6000억원을 더 모으면 재정도 1200억원이 더 들어가야 한다. 당초의 5년 단계적 조성 계획이 흔들리면 내년 이후 모집에도 공백이 불가피해진다. 단기간에 자금이 몰리면 펀드 운용사들이 양질의 투자처를 충분히 발굴하지 못해 부실 투자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선착순 대신 추첨제를 병행하고 청년·지역 배정 물량을 별도로 마련하는 등 참여 기회를 정교하게 재설계해야 한다. 펀드 성공의 진정한 잣대는 자금이 흘러들어간 산업의 도약 여부다. AI·반도체·이차전지 등 투자 대상 12개 첨단전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대한민국의 미래도 열리고, 가입자도 의미 있는 수익을 손에 쥘 수 있다. 이들 산업이 성과를 내면 정책펀드에 기대지 않고도 같은 섹터를 겨냥한 민간 펀드와 벤처캐피털이 자생적으로 늘어나는 선순환이 가능해질 것이다.
  • ‘역대 최대규모’ 2026 광주식품대전, 나흘간 대장정 시작

    ‘역대 최대규모’ 2026 광주식품대전, 나흘간 대장정 시작

    ‘로컬 식품의 브랜드화’를 통해 대한민국 식품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2026 광주식품대전’이 21일 나흘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광주시가 주최하고 광주관광공사가 주관한 이번 전시회는 오는 24일까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약 300부스 규모로 개최된다. 농심·하이트 등 대기업부터 창억떡집, 궁전제과 등 지역을 대표하는 미식기업과 디저트·케잌·커피·주류 제조 스타트업까지 ‘맛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는 ‘미식 대축제’다. 특히, 올해 전시회는 ‘지역의 힘’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역 로스터리 커피 업체 8곳이 모여 기획한 ‘ROCOL LOCAL(로스터리 콜렉티브+로컬의 줄임말)’ 존과 유명 로컬 인플루언서 ‘슈가토끼’가 엄선한 12곳의 지역 디저트 가게가 참가한 ‘디저트 큐레이션’이 운영된다. 또, 소비가 가치가 되는 ‘사회연대경제기업 공동관’, ‘광주관광기업공동홍보관’ 등의 운영을 통해 로컬 미식 산업을 새롭게 브랜딩하고 그 가치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거리 가득한 이번 ‘2026 광주식품대전’은 사전예매 단계부터 티켓링크 축제 분야 주간·일간 전국 1등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현장에서도 오픈런하는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우는 등 ‘성공 박람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농심, 하이트, LG U+ 등 대기업에서 준비한 다양한 시식 및 경품 이벤트도 관람의 즐거움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한국조리사협회중앙회 광주전남지회에서 개최하는 ‘광주셰프챌린지’, 안유성 명장과 함께하는 ‘전국 초밥왕 in KOREA’, 대한민국 식애인포럼에서 개최하는 ‘친환경 K-FOOD 창업요리대전’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주말까지 진행된다. 정재영 광주관광공사 사장은 “올해 광주식품대전은 그 어느해 보다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개막 첫날부터 관람객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친구, 가족, 연인과 함께 ‘광주 최고의 미식 축제’를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 예산·재정 전문가 vs 강북 토박이 창업가… 與 텃밭 속 野 도전 [6·3 지방선거-서울 구청장 판세 분석]

    예산·재정 전문가 vs 강북 토박이 창업가… 與 텃밭 속 野 도전 [6·3 지방선거-서울 구청장 판세 분석]

    강북구는 서울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강력한 곳이다. 호남 출신이 많고 고령화율 1위다. 15대 총선 이후 보수정당 승리는 전남 출신 정양석 전 의원 뿐이다.18대 총선에는 뉴타운 열풍, 20대 때는 진보진영 표가 갈린 덕을 봤다. 민주당이 열세였던 2021년 시장 재보궐 선거조차 박영선 후보가 45%를 얻을만큼 ‘콘크리트 지지층’이 존재한다. 구청장 선거에선 민선 3·4기 한나라당 김현풍 구청장도 있지만, 그는 지역에 뿌리가 깊은 치과의사였다. 이후 민주당 박겸수 청장이 3선을 했고,이순희 청장이 바통을 받았다. 지난했던 공천 과정을 거쳐 예산·재정 전문가로 꼽히는 정창수 후보가 민주당을 대표하게 됐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만든 30대 장지호 국민의힘 후보는 이변을 꿈꾼다. 민주당 정창수 후보“신강북선 동부선 전환… 강남 직결강북형 정비사업 신속 추진단 가동” “강북의 흐름을 바꿔 반전을 만들겠습니다.” 정창수(57) 더불어민주당 강북구청장 후보는 21일 인터뷰에서 “예산은 행정 조직의 근간을 이룬다”며 “정책 추진 단계부터 관리까지 살림을 아끼는데 자신 있다”고 밝혔다. 그는 30여년 동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사회에서 국가 및 지방 재정, 예산, 세금 문제에 천착해 온 스페셜리스트다. 정 후보는 강북 발전 공약으로 신강북선 계획의 동부선 업그레이드와 ‘강북형 정비사업’ 신속 추진 지원단 신설을 제시했다. 그는 “대중교통만 이용하는 ‘뚜벅이’라 서민 삶에 교통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며 “강남에 비해 강북권은 지하철망이 너무 빈약하다. 신강북선을 동부선으로 전환해 강남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 중인 120여곳의 정비사업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요자 중심 지원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내년 상반기에 강북형 정비사업 신속 추진 지원단을 공식 가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세훈 시장 체제에서 광진구로 뒤바뀐 시립 강북어린이병원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서울 어린이 입원 환자 46만명 중 34%가 살고 있는 동북권에 어린이병원은 한 곳뿐”이라며 “2020년 8월 시가 발표했던 강북어린이전문병원 건립 계획을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6년 동안 살았고 앞으로도 계속 살 곳이다. 살고 싶은 강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장지호 후보“주민참여 재개발·재건축 TF 신설시립 어린이 전문 의료센터 건립” “‘메이드 인 강북구’이자 젊은 제가 부려먹을 수 있는 구청장, 만나기 쉬운 구청장이 되겠습니다.” 장지호(39) 국민의힘 강북구청장 후보는 21일 인터뷰에서 “구청장은 CEO를 뽑는 자리”라며 “구청장의 3대 요소인 정책·예산·인사는 기업인으로 제품을 팔고 경영을 하며 다뤄본 영역”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부분 구·시의원 출신 지역 정치인이 구청장이 되고 보은하려다 보니 정작 구정에 필요한 일은 잘 안 한다”며 “이해관계 없이 공정하게 행정을 집행할 수 있는 게 저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강북에서 자란 그는 대표 공약으로 재개발·재건축 전담 태스크포스(TF) 신설·어린이 전문 의료센터 건립·명문학원 유치·주민센터별 어르신 ‘휴대전화 지원관’ 배치를 내세웠다. 장 후보는 “구청장 직속 TF에 공무원, 주민, 조합원 등 이해관계자를 모아 재개발·재건축 범위 확대를 논의해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되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이 아프면 갈 곳이 없어 성북구에 있는 병원까지 간다”며 “‘오픈런’을 해서 가도 기본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하는데 즉각즉각 진료받을 수 있는 시립 어린이 의료센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청소년기부터 굉장히 오랫동안 구청장을 준비해왔다”며 “창업을 하며 배운 경영 능력과 실물 경제 역량으로 강북구를 더 세련되게 강화시켜 잘 먹고 잘 사는 동네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GS리테일, IP 제휴 상품 4종 모두 ‘밀리언셀러’ 등극[세계 속 K푸드]

    GS리테일, IP 제휴 상품 4종 모두 ‘밀리언셀러’ 등극[세계 속 K푸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올해 1분기 출시한 차별화 신상품 중 인기 콘텐츠 및 캐릭터와 협업한 ‘IP(지식재산권) 제휴 상품’ 4종이 모두 ‘밀리언셀러’(100만개 이상 판매)에 등극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 상품은 전용 앱인 ‘우리동네GS’의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수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 이름을 올렸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것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2’와 연계한 간편식 시리즈다. 화제의 콘텐츠 속 미식 경험을 편의점 상품으로 구현해 내며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돌파했다. 특히 우승자인 최강록 셰프와 협업한 상품들은 단독으로 160만개가 팔려나가며 흥행을 견인했다. 강력한 팬덤을 바탕으로 한 IP 영향력도 매서웠다. 버츄얼 아이돌 ‘플레이브’(PLAVE) 컬래버 상품은 우리동네GS 앱 인기 검색어에 한 달 넘게 상위권을 유지했으며, 팝업스토어 오픈런 행렬에 힘입어 누적 판매량 120만개를 넘어섰다. 인기 유튜버 쯔양과 협업한 대용량 콘셉트의 ‘대식가 시리즈’ 역시 누적 100만개 판매를 기록하며 대용량 트렌드를 주도했다. 기존 자체 브랜드(PB)에 변주를 준 시도도 통했다. GS25는 가성비의 대명사인 ‘혜자로운 브랜드’ 처음으로 1500원 균일가 디저트 시리즈를 선보이며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 “새치기에 압사 우려” 전세계 스와치 매장 난리난 신상품…60만원짜리를 360만원에 ‘리셀’

    “새치기에 압사 우려” 전세계 스와치 매장 난리난 신상품…60만원짜리를 360만원에 ‘리셀’

    스위스 시계 브랜드 스와치가 초고가 시계 브랜드 ‘오데마 피게’(AP)와 협업해 출시한 신상품에 전 세계 곳곳에서 ‘오픈런’이 속출했다. 영국 런던의 한 스와치 매장은 인파가 몰리자 출시 당일 매장을 열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인도 벵갈루루에서는 일부 소비자가 통제를 벗어나 매장으로 뛰어드는 모습도 포착됐다. 국내에서도 스와치 매장에 오픈런이 일어났고, 50만원대 제품을 300만원대로 재판매하는 사례도 나왔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스와치는 오데마 피게와 협업한 ‘바이오세라믹 로얄 팝’(로얄 팝) 컬렉션을 출시했다. 오데마 피게는 1875년 설립된 스위스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로, 전 세계 3대 명품 시계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대표 모델인 ‘로얄 오크’는 가격대가 수천만원에서 억대를 넘어선다. 이 같은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의 디자인을 대중 브랜드인 스와치를 통해 경험할 수 있는 기회여서 오픈런 대란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로얄 팝 시리즈는 손목시계가 아닌 회중시계 타입이다. 게다가 원색 계열의 형형색색한 컬러로 얼핏 보면 아동용 시계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로얄 오크 디자인 콘셉트를 차용한 데다 손목시계 타입으로 커스텀한 디자인이 로얄 오크 못지않게 손색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전 세계 시계 마니아는 물론 리셀러들이 몰려들었다. 스와치 측은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매장에 인파가 너무 많이 몰려들어 안전 문제로 출시 행사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영국과 프랑스, 미국, 싱가포르 등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스와치 측은 공공 안전을 이유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올랜도 등 미국 전역의 매장 약 20곳을 닫는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SNS)에도 세계 곳곳의 스와치 매장 앞에 길게 늘어선 인파를 담은 영상이 여럿 올라왔다. 일본의 한 스와치 매장에서는 사람들이 비교적 질서정연하게 줄을 섰으나 태국에서는 좁은 도로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탓에 사람이 넘어지는 장면이 포착됐다. 또 사람들이 매장 입구로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됐다. 런던의 한 매장은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안전상의 이유로 매장을 열지 않겠다고 안내했다. 이 매장은 추후 경찰견 등을 동원해 안전 조치를 취한 뒤 문을 연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벵갈루루에서는 400여명의 인파가 몰렸는데, 이들 중 일부가 통제선을 뚫고 매장으로 뛰어드는 순간이 SNS에 올라왔다. 국내에서도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출시 전날인 15일 오후 늦게부터 대기줄이 형성돼 쇼핑몰 측에서 인파를 해산하는 상황도 펼쳐진 것으로 전해졌다. 로얄 팝 컬렉션의 국내 출시 가격은 용두 위치 및 디자인에 따라 57만원과 60만 5000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재판매 플랫폼에는 이보다 최대 6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올라온 사례가 있었다. 실제 크림에서 ‘로얄 팝’으로 검색하면 200만원대 초반에서 360만원까지 상품들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로얄 팝과 호환되는 브레이슬릿(손목시계줄) 등이 이미 외부 업체들을 통해 개발되고 있는데 벌써 구매 대기자들이 1만여명 이상일 정도로 관심도가 높다”면서 “오데마 피게가 가진 높은 브랜드 가치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대중적인 스와치를 통해 경험하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집에서 청진기 대면 의사가 처방… 지역의료 공백 메우는 청년 [청년, 지역의 내일을 만들다]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집에서 청진기 대면 의사가 처방… 지역의료 공백 메우는 청년 [청년, 지역의 내일을 만들다]

    의료 사각 없애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소아과 부족한 지역의 ‘오픈런’ 해결가정 측정 데이터 기반해 영상 진료복지 사각 줄이는 ‘초단기 돌봄 서비스’노인·장애인 도움 필요시 바로 구인병원 동행 등 30분~1시간 돌봄 가능 의료 인력의 수도권 집중과 접근성 차이로 비수도권의 의료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가 지역의료 재건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현장의 체감은 여전히 낮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고자 비대면 진료 기술과 돌봄 플랫폼 등 혁신적 대안을 제시하는 청년들의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14일 경기연구원이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지역의료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응급상황 시 골든타임 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본 비율은 25.7%에 그쳤다. 그중에서도 비수도권은 15.5%로 수도권 35.3%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역 필수의료 신뢰도 역시 전체 30.6%에 그쳤고 비수도권은 17.9%에 머물렀다. 지역의료 전반 만족도도 비수도권은 19.5%에 불과했다. 격차의 배경에는 인력 불균형이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 결과 2024년 기준 인구 1000명당 필수의료 전문의 수는 수도권 1.86명, 비수도권 0.46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만 봐도 전국 6490명 중 서울·경기에 절반이 집중됐고 인구 1000명당 전문의 수 역시 서울 1.15명, 충남 0.56명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낮은 보상과 높은 업무 강도 등이 맞물리며 필수과 기피가 심화하고 인력이 수도권으로 쏠린 결과다. ‘단순 공급 확대만으로는 비수도권 의료 현실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 속 정부는 지역의사제 등 대책을 추진 중이다. 다만 아직 초기 단계여서 현장 공백은 여전하다. 이 틈을 메우는 것은 제도 밖의 움직임이다.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과 청년 기획자들이 새로운 의료·돌봄 모델을 실험하며 해법을 찾고 있다. 경남·부산을 기반으로 삼아 2023년 첫발을 내디딘 스타트업 ㈜다다닥헬스케어가 예다. 회사는 소아과 의료 공백, 장시간 대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개발하고 올 하반기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단순 전화 상담 수준에 머물던 기존 원격진료와 달리 가정에서 직접 측정한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가 진료하는 구조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신광일(42) 다다닥헬스케어 대표는 창업 계기를 ‘현실 경험’에서 찾았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그는 “한 아이가 1년에 병원을 20번 정도 간다고 보면 되는데 상당수가 감기 같은 경증 질환”이라며 “문제는 ‘소아과 오픈런’이라 불리는 예약, 대기 시간이다. 아이가 아픈 상태로 2시간 이상 기다리는 건 부모 입장에서 매우 큰 부담”이라고 짚었다. 이어 “기존 비대면 진료는 전화로 증상을 설명하는 방식이라 환자 상태 전달에 한계가 있었고 ‘진짜 진료에 필요한 데이터를 가져오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같은 부모로서 병원·전문의 부족으로 진료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다다닥헬스케어는 체온·청진·구강·귀내시경 등 소아과 기본 진료 항목을 가정에서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기기를 개발했다. 모듈형 구조로 하나의 본체에 진료 부품을 교체해 사용하는 방식이며 측정 데이터는 스마트폰 앱으로 자동 전송된다. 보호자는 아이 상태와 증상을 입력해 진료를 신청하고 해당 정보는 병원으로 전달된다. 의사는 이를 바탕으로 영상 진료 후 처방 여부를 판단한다. 신 대표는 “초진은 대면 진료가 필요하지만 재진은 데이터 확인만으로 처방 등 조치가 가능하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귀띔했다. 인공지능(AI) 기술도 적용됐다. 측정 데이터 품질을 AI가 1차 점검해 불명확할 경우 재측정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인제대 기술지주 자회사인 다다닥헬스케어는 현재 병원 인프라를 활용해 기술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향후 성인·시니어 헬스케어로의 확장도 바라본다. 신 대표는 “5년 뒤에는 부모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서비스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청년의 아이디어와 기술은 공공 돌봄의 사각지대를 해결하는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최석현(36) 대표가 이끄는 부산 스타트업 ㈜불타는고구마가 부산북구장애인종합복지관과 협력해 개발한 ‘잠깐돌봄’이 대표 사례다. ‘잠깐돌봄’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병원 동행, 생필품 구매, 청소·설거지 등 30분~1시간 내외의 초단기 돌봄을 요청하면 인근 돌보미를 실시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기존 장기 요양·공공 돌봄 서비스가 대응하기 어려웠던 긴급·단기 돌봄 공백을 보완해 필요할 때 즉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잠깐돌봄은 현재 부산 북구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에 선정되어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일반 플랫폼과 달리 지역 복지기관이 직접 돌봄 운영과 돌보미 관리를 담당하는 구조다. AI 기반 매칭 기술을 통해 돌봄 요청 내용·거리·활동 이력 등을 분석, 최적의 돌보미를 추천하고 있고 울산·경기 등 전국 확장도 준비 중이다. 최 대표는 “잠깐돌봄은 지역사회 기반 공공 돌봄 안전망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어르신과 장애인 누구나 지역 안에서 공평하게 돌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천정부지 계란값에 태국산 ‘오픈런’…홈플러스, 미국산도 추가 판매

    천정부지 계란값에 태국산 ‘오픈런’…홈플러스, 미국산도 추가 판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금계란’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성비 수입란이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홈플러스는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인 ‘태국산 신선란’ 4만 6000여 판이 전량 완판됐다고 14일 밝혔다.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7일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번 판매는 물량이 풀리는 날마다 점포마다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홈플러스 측은 “대부분의 점포에서 판매 시작 하루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수입산 계란이 이토록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파르게 치솟은 국내 계란 가격 탓이다. AI 확산 장기화로 인해 지난달까지 국내 산란계가 1000만마리 이상 살처분되면서 계란 공급이 줄었다. 축산유통정보 다봄에 따르면 국내산 특란 1판(30구)의 2분기 평균 가격은 7065원으로 2021년 2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일선 마트 등에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무항생제 계란 등은 1만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있어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18일부터 25일까지 ‘미국산 백색 신선란(30구)’ 1만 6000여판을 추가 판매한다. 이번에 공급되는 미국산 계란은 국내산 ‘대란’ 규격에 해당하며, 가격은 1판당 599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현재 국내산 대란 1판 평균가(7890원) 대비 약 24% 저렴한 수준이다. 사재기 방지를 위해 1인당 구매 수량을 2판으로 제한한다.
  • 명품 비쌀수록 잘 팔리는 한국…루이뷔통 회장 직접 온다

    명품 비쌀수록 잘 팔리는 한국…루이뷔통 회장 직접 온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3년여 만에 한국을 찾는다. 잇단 가격 인상에도 일부 고가 브랜드 수요가 이어지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유통 채널과 핵심 매장을 직접 점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오는 11일 서울 중구 소공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방문할 예정이다. 신세계 본점에는 지난해 12월 문을 연 ‘루이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 매장이 들어서 있다. 이 매장은 루이비통 단일 매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진 곳으로, 6개 층에 걸쳐 조성됐다. 제품 판매 공간뿐 아니라 브랜드 역사와 문화, 장인정신을 소개하는 체험형 공간과 레스토랑·카페 등을 갖췄다. 방문 예정일인 11일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휴무일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노 회장은 비교적 한산한 환경에서 매장 운영 현황과 체험형 공간 운영 상황 등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노 회장 일행은 신세계 본점 방문 이후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 국내 주요 명품 매장도 둘러볼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한이 한국 명품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보여주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글로벌 명품 시장은 중국 경기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주요 아시아 명품 소비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한국 시장의 위상 변화에는 K컬처의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을 단순 판매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 확산 거점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K팝과 K드라마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한국 배우·아이돌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핵심 앰배서더로 자리 잡았다. 명품업계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이 소비력뿐 아니라 홍보 효과까지 갖춘 시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스타가 착용한 제품이 해외 팬덤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 제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명품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아시아 내 대체 성장축이자 트렌드 테스트베드로 주목받고 있다. 백화점 중심의 고급 유통망, 빠른 유행 전파 속도, 충성도 높은 VIP 소비층도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을 중시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른바 ‘에루샤’로 불리는 루이뷔통·에르메스·샤넬의 한국 실적도 견조했다. 지난해 루이뷔통코리아 매출은 1조 8543억원을 기록했고, 샤넬코리아 매출은 2조 126억원으로 처음 2조원을 넘겼다. 에르메스코리아 역시 1조 1251억원으로 처음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가격 인상에도 수요가 비교적 유지되는 점은 한국 명품 시장의 특징으로 꼽힌다. 샤넬은 지난해 국내에서 가격을 다섯 차례, 루이비통은 세 차례, 에르메스는 두 차례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 예고 때마다 일부 매장에서 오픈런이 반복되는 등 이른바 ‘베블런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고가 명품 소비가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경기 둔화 속에서도 초고가 브랜드와 일부 인기 제품에 수요가 집중되는 양극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아르노 회장의 한국 방문은 2023년 3월 이후 3년여 만이다. 당시 그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유통업계 주요 인사들과 만난 바 있어, 이번에도 재계·유통업계 수장들과의 회동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 “미아 되면 고릴라 앞으로”…어른도 푹 빠진 창신동 완구거리

    “미아 되면 고릴라 앞으로”…어른도 푹 빠진 창신동 완구거리

    “엄마 혹시라도 잃어버리게 되면 저기 고릴라(조형물) 앞에서 만나.”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창신동 완구거리를 찾은 한 부모가 아이의 손을 꼭 잡으며 신신당부했다. “잠깐 지나가겠습니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거리는 옆 사람의 어깨를 스치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인파가 몰리며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해 중심 사거리에는 경광봉을 든 경찰들이 배치됐다. 창신동 완구거리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오전 8시 거리 가판대에서 초코빵 모양의 ‘말랑이’(주무르는 장난감) 두 개를 집어 든 박미연(34)씨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지칠 때 말랑이를 만지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경험을 했다”며 “아들이 먼저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제가 더 푹 빠졌다”고 말했다.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완구거리가 북적이고 있다. ‘불량식품’으로 불리던 값싼 과자들과 소소한 장난감들이 다시금 인기를 끌면서다. 학교 앞 문구점이 사라진 요즘 완구거리는 MZ세대가 추억을 사러 모여드는 놀이터가 됐다. 이곳에서 가장 큰 매장 중 하나인 승진완구에서 22년째 일하는 장순철(49)씨는 “인스타그램 등에서 완구거리가 화제가 되면서 젊은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완구거리가 MZ세대들에게 새로운 즐길 거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이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며 “하루 1억~1억 5000만원 정도를 기록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완구거리 곳곳에서는 휴대폰 거치대나 카메라를 들고 “이곳이 바로 말랑이 맛집”이라며 영상을 찍는 크리에이터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매장들은 피규어 행운박스, 왁뿌볼(왁스 부수기 공), 키캡 등 성인과 아이 모두를 겨냥한 장난감을 거리 전면에 배치해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캐릭터 카드를 판매하는 매장 앞에는 20팀 가량의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고등학생 오승호(16)군은 “학교 친구와 SNS에서 포켓몬 카드 명소를 찾다가 처음 오게 됐다”며 “초등학생 전유물인 줄 알았는데 요즘은 고등학생이나 어른들이 더 열광하는 것 같다. ‘잉어킹’ 카드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만화·게임 캐릭터 같은 ‘서브컬처’의 인기도 뜨거웠다. 여자친구와 함께 피규어를 구경하던 한준석(23)씨는 “OTT에 방영된 애니메이션의 피규어를 서로 골라주기 위해 방문했다”며 “오프라인 매장에서 취향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직접 비교하며 즐길 수 있는 것이 이곳의 장점”이라고 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30 세대는 단순한 물건 구매보다 줄을 서거나 오픈런을 하는 등의 ‘소비 체험’과 그 경험의 공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창신동, 문래동, 을지로처럼 오래됐지만 독특한 개성을 가진 공간을 새로운 콘텐츠 체험 공간으로 향유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솟구치는 푸르름 … 느리게 오래 걸어요 초록빛 낙원으로

    솟구치는 푸르름 … 느리게 오래 걸어요 초록빛 낙원으로

    깊은 산속 옹달샘 같은 풍경은 그저 무릉도원산성의 벽 타고 흐르는 신록 끝엔, 낡은 것에 새것 더한 묘한 봄날이비탈길 들어선 동물원에선 동물도 인간도 치유되고주인공 없는 박물관과 축제는 그 나름의 주인공을 기억한다청주(淸州). 맑을 청, 고을 주. 풀어쓰면 ‘맑은 고을’이지만, 봄의 청주는 조금 다르게 읽힌다. ‘미칠 듯이 푸른 고을’이다. 이 도시엔 ‘꽃 피는 산골’을 고향으로 가져 보지 못한 이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봄이 흐른다. 그 푸른 아우성에 몸도 마음도 푸르게 물든다. # 새잎 터트리며 숨막히는 봄을 알리는 미동산수목원 충북 청주시 미동산수목원에 들어서는 순간, 그 의미를 몸이 먼저 느낀다. 나무들이 일제히 새잎을 터뜨리고 있다. 눈이 시릴 만큼 선명한 신록이다. 연두와 초록 사이 어딘가, 이름을 붙이기 전의 색이다. 가다 서다를 반복할 때마다 ‘미쳤다’는 말이 입에 걸린다. 나무들은 이 계절이 덧없이 짧다는 걸 안다. 그러니 일제히, 한꺼번에, 무섭게 푸른 거다. 수목원 초입에 붉은 흙이 깔렸다. 발바닥에 닿는 맨땅의 질감이 상큼하다. 촉촉하고 보들보들한 황톳길을 걷다 보면 신발 속으로 땅의 기운이 전해지는 듯하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곳곳에 크고 작은 조형물들이 서 있다. 나무 사이에 슬쩍 끼워 넣은 것처럼, 있는 듯 없는 듯하다. 청주라는 도시의 느낌 그대로다. 크든 작든, 신록보다 앞으로 나서려 하지 않는다. 배경이 완벽할 때 조형물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태도다. 짧은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지나면 ‘깊은 산속 옹달샘’ 같은 저수지가 나온다. 아담한 수면 위로 주변의 신록이 그대로 내려앉았다. 하늘도 제 빛깔을 슬며시 얹었다. 마침 골바람이 불어 끝물에 이른 벚꽃을 수면 위로 날린다. 딱 무릉도원이다. 상당산성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차로 20~30분. 짧지 않은 거리다. 미동산수목원처럼 상당산성도 도시 외곽에 있다. 청주 시내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려면 꽤 긴 시간이 걸리지만 외곽의 명소 사이를 오가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짧다. 성곽 위에서 보면 신록이 성벽을 타고 흘러내린다. 돌과 나무가 수백년을 함께 버텨온 풍경이다. 성은 낡았으되 나뭇잎은 새것이다. 그 대비가 절묘하다. 낡은 것이 새것을 더 새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 낡은 게 있어야 새것도 있다는 이치를 여기서 본다. 산성 인근에 청주동물원이 있다. 이 동물원은 좀 이상하다. 안내인에 따르면 “동물 없는 동물원을 꿈꾼다.” 동물도 인간처럼 자유롭게 살아야 한다는 시각인 거다. 스라소니가 머물던 공간을 비우고 ‘사람 사육사’로 꾸민 곳도 있다. 한 번쯤 갇힌 동물의 입장이 되어보라는 뜻이겠다. 수용하고 있는 동물도 독특하다. 경남 김해시 동물원의 방치로 갈비뼈가 훤히 드러난 채 구조된 ‘갈비 사자’ 바람이처럼 사연 많은 동물들이 대부분이다. 웅담 농장의 곰도 왔고, 야생에서 다친 독수리도 왔다. 바람이와 2024년 해후한 딸 구름이 역시 동물농장에서 학대당했던 기억을 갖고 있다. 동물원에 머물다 치유가 된 녀석 일부는 자연으로 돌려보내기도 한다. 태국 푸켓의 긴팔원숭이재활센터에서 이와 비슷한 노력을 본 기억이 있다. 관람객의 눈요기보다 동물 식구의 치료가 먼저다. 동물원 높은 곳에는 추모관도 있다. 생을 마친 동물들의 위패가 모여있다. 동물을 위한 추모관이 있는 동물원은 처음 본다. 그게 이 동물원이 동물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동물원의 입지도 특이하다. 가파른 비탈에 들어섰다. 여느 동물원들이 산을 깎아 관람 동선을 편하게 만들 때, 청주동물원은 경사를 그대로 뒀다. 불편한 경사가 야생의 지형이라서다. 방문객은 숨을 헐떡대는 반면 동물은 자연스럽게 지낸다. 퍽 청주다운 선택이랄까. 여느 동물원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동물과 마주할 수 있게 한 것도 독특하다. # 예나 지금이나 청춘 홀린 건 옛 도심 성안길에 깊게 밴 꿈들이라 이제 청주 시내로 들어간다. 일제강점기 ‘본정통’이라 불렸던 원도심, ‘성안길’이 가장 먼저 찾을 곳이다. 성안길은 예나 지금이나 번다하다. 낡은 원도심에 청춘들의 발걸음이 잦은 건 국내 어느 도시에서도 보기 쉽지 않은 광경이다. 성안길 입구부터 ‘시네마 거리’가 펼쳐진다. 내용을 모르는 관광객은 생뚱맞게 여길 수도 있다. 1970~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해가 빠르다. 당시 청주엔 영화관이 많았다. 개봉관부터 재개봉관까지 곳곳에 영화관이 박혀 있었다. 영화관은 꿈꾸는 이들의 공간이다. 사람들은 스크린 앞에 오종종하게 모여 앉아 다른 세계를 꿈꿨다. 그러다 어느 해부터인가 홀연히 영화관이 사라졌다. 성안길 초입에 복합상영관 하나 남기고는 정말 모조리 자취를 감춰 버렸다. 청주가 광역화되고 도시 규모가 확장되면서 다시 복합상영관 형태로 돌아오긴 했지만 단관 극장의 추억을 되살릴 수는 없다. 성안길 풍경을 가장 극적으로 표현한 건 B급 영화의 걸작 ‘짝패’(2006)다. 절친의 죽음으로 고향에 내려온 형사 정태수(정두홍 분)가 후배 유석환(류승완 분)과 함께 동네 양아치 수십명과 ‘지옥행 액션열차’ 같은 격투를 벌이는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영화 ‘베테랑’(2015)에서 서도철(황정민 분)과 조태오(유아인 분)가 격투를 벌이는 장면도 성안길이 배경이다. 두 영화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성안길을 영화 소재로 꽤 즐겨 쓴 셈이다. 아울러 ‘짝패’에서 유석환이 유골을 들고 찾아가는 사찰 장면은 청주 우암산 중턱 관음사에서 촬영했다. 경내 천불전에서 청주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물론 저물녘엔 더 극적이다. #오리발 닮은 900년 은행나무가 지켜봐 온 오랜 삶들의 정취 성안길 한가운데에는 은행나무가 서 있다. 900년을 살아낸 노거수다. 오리발을 닮은 잎, 오리발을 닮은 수형, 그래서 압각수라 불린다. 올해 비로소 나라에서 인정한 천연기념물이 됐다. 압각수는 이른 아침에 찾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 오리발 닮은 수형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낮이 되면 어르신들의 독무대다. 한바탕 윷놀이판이 펼쳐지고, 여기저기서 동년배들이 자리를 잡고 나면 외지인이 끼어들 틈이 없다. 그렇다고 서운해할 것도 없다. 오래된 나무 앞에서 노인들이 오래된 놀이를 하는 풍경, 그것도 압각수의 삶의 일부이니 말이다. 압각수 뒤에 쫄쫄호떡이 있다. ‘오픈런’에 ‘웨이팅’이 일상인 집이다. 하지만 현지인은 바로 옆 공원당으로 들어가 메밀국수를 먹는다. 그게 ‘청주식’이다. 청주를 좀 오래 다닌 사람들은 안다. 유명한 것 옆에 더 좋은 게 조용히 있는 법이다. 이제 무심천을 건너 국립고인쇄박물관 앞에 선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 직지를 기념하는 곳이다. 그러나 직지는 여기 없다.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에 있다. 프랑스 법은 소장품의 양도를 허용하지 않는다. 반환 협상은 사실상 멈춰 있다. 그 탓에 청주의 박물관은 주인공 없이 운영된다. 비슷한 사례가 세계에 여럿 있다.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조각의 절반은 영국 대영박물관에 있고, 그리스는 그 조각들이 돌아올 자리를 비워두고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을 설계했다. 이집트의 네페르티티 흉상은 독일 베를린에, 로제타석은 영국 런던에 있다. 청주는 그 사실을 담담하게 안고 산다. 주인공 없는 축제도 있다. ‘봄 중앙극장’ 축제가 그렇다. 청주 중앙극장은 오래전 문을 닫았다. 그러니까 극장은 없고 축제만 있는 셈이다. 주인공 없는 무대, 그래도 사람들은 모인다. 사라진 것을 기억하는 방식으로. 청주시립미술관에선 씨킴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이 전시 제목이다. 씨킴은 중의적인 이름이다. 작가 자신의 이니셜 CI KIM이면서, 바다(SEA), 혹은 보다(SEE)라는 뜻도 담았다. 바다를 그리워하는 사람의 그림이 가장 바다와 먼 내륙의 도시에 걸린 셈이다. 씨킴은 이웃한 충남 천안시 향토기업인 아라리오의 김창일 회장의 영문 이니셜이다. 그의 이력이 독특하다. 천안 고속버스터미널과 그 일대를 합쳐 하나의 거대한 미술작품으로 꾸몄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수근이 세운 서울 종로구의 옛 ‘공간’ 사옥을 인수해 아라리오 갤러리로 되살려내기도 했다. #수암골 전망대·육거리시장·무심천… 볼거리 먹거리도 미친 맛집 해가 기울 무렵 수암골 전망대로 오른다. 수암골은 우암산 자락에 자리한 오래된 마을이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2010)의 주무대로 쓰이면서 그야말로 인기 폭발의 여행지가 됐다. 좁은 골목을 따라 올라가다 숨이 차오를 즈음 시야가 열린다. 청주 시내가 한눈에 펼쳐진다. 높고 낮은 건물들이 뒤섞인 평범한 도시의 스카이라인이다. 한데 저물녘의 빛이 내려앉으면 달라진다. 주황빛이 건물 유리창마다 번지고, 원도심 지붕들이 낮게 깔린 연기처럼 흐릿해진다. 전망대 난간에 젊은 연인이 나란히 서 있다. 어깨를 기대고, 손을 잡고, 말없이 같은 방향을 본다. 특별할 것 없는 도시의 저녁을 함께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특별할 터다. 육거리시장으로 내려간다. ‘만원의 행복’ 야시장을 찾아서다. 올해 상반기 주말에만 열리는 이벤트다. 시장 입구부터 냄새가 먼저 달려나온다. 기름지고 달콤하고 매운 것들이 한데 섞인 냄새다. 만원짜리 한 장을 손에 쥐고 어디서 무엇을 먹을까 저울질하는 것부터가 이미 즐거움이다. 육거리시장 밑엔 남석교가 있다. 현재 남은 조선시대 돌다리 중 가장 길다. 시장 바닥이 복개돼 보이지 않지만, 조선시대 청주 사람들이 건너다니던 다리가 완벽한 모습으로 묻혀 있다. 역사는 대개 그렇게 발밑에 있다. 수백년 전 사람들도 남석교 위에서 뭔가를 먹었을 것이다. 배고픈 건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니까. 육거리시장에서 걸어 무심천으로 나간다. 역시 그리 대단할 것 없는 야경이 거기 있다. 개울 위로 다리의 불빛이 내려앉고, 산책 나온 사람들과 자전거와 반려견이 무심하게 지나간다. [여행수첩] ●미동산수목원은 청주 외곽 미원면에 있다. 미동산이란 이름도 ‘미원의 동쪽’을 줄인 것이다. 상당산성도 도심 외곽에 있다. 미동산 수목원과 묶어 돌아보는 게 효율적이다. 시내 중앙공원 압각수는 오전 8시 이전 이른 아침에 찾는 게 좋다. 조용하게 압각수와 마주하는 맛이 각별하다. 국립고인쇄박물관과 청주시립미술관은 무료 관람이다. ●청주동물원은 청주랜드의 시설물 중 하나다. 청주랜드 안에 회전목마와 미니기차 등 어린이 놀이기구, 유아를 위한 어린이체험관도 있어 가족 나들이에 제격이다. 어린이박물관이 딸린 국립청주박물관, 명암저수지, 상당산성이 가까워 함께 둘러보기 좋다.
  • 굿즈 내면 품절·웃돈… 유통업계 야구마케팅

    굿즈 내면 품절·웃돈… 유통업계 야구마케팅

    국내 프로야구의 올해 연간 관중이 13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유통업계의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야구 팬덤’을 겨냥한 상품과 매장이 쏟아지고 ‘완판’과 ‘오픈런’ 행진이 이어지면서 야구가 유통업계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12일 유통업계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프로야구는 지난해 사상 최다인 1231만명의 관중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개막 2주(55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역대 최단 기록을 세웠다. 이 추세라면 올해 관중 1300만명 시대를 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프로야구의 연간 소비지출 효과를 약 1조 1121억원(2024년 기준)으로 추산했다. 입장료, 교통비, 식음료 등 직접 지출만 산출한 것으로, 굿즈와 협업 상품 매출 등을 포함하면 파급 효과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구 팬들은 팀 충성도가 높고 시즌 중 경기장 방문 횟수도 많아 유통사에는 우량 고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와 여성 팬 비중이 늘었고 과거 경기장 내에 국한됐던 소비가 이제는 일상으로 확장되면서 마케팅 효과가 극대화됐다”고 말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3층에 ‘롯데자이언츠’ 공식 굿즈 매장을 열었다. 구장 밖 백화점에는 첫 정식 매장이다. 롯데자이언츠의 경기 티켓은 지난해 24경기 연속 매진되는 등 이미 흥행 능력을 증명했다. 이날도 잠실구장 경기 일정과 맞물려 수십 명의 팬이 매장 오픈 전부터 줄을 섰다. 일부 KBO 협업 상품은 웃돈이 붙었다. 스타벅스가 지난달 KBO와 협업해 내놓은 ‘캔쿨러’, ‘베어리스타 키체인’ 등 굿즈는 판매 1시간 만에 주요 품목이 완판됐다. 정가 4만 9000원인 캔쿨러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6만~7만원에 거래됐다. CJ온스타일은 방송인 유병재와 함께 야구 중계 콘셉트의 ‘판매 없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KBO 피규어 텀블러’가 1초당 2개씩 팔리며 완판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9일 10개 구단 굿즈를 출시했다. 이마트24가 지난달 트렌드랩 성수점에 꾸린 ‘SSG랜더스 팝업존’에서는 굿즈 판매와 함께 선수 사인 경품 추첨, 구단 스티커 제공 등의 이벤트도 진행됐다. 한정 수량으로 준비한 선수 사인 유니폼과 모자는 완판됐다. 외식업계는 연간 수십만 명의 관객이 집결하는 야구장에서 수익 창출은 물론 브랜드 각인 효과를 노린다. 롯데GRS는 이달 초 부산 사직구장에 신규 커피 브랜드 ‘스탠브루’를 선보이며 브랜드 경험 확대에 나섰다. 장시간 경기가 이어지는 야구장 특성을 고려해 ‘1ℓ 대용량 커피’를 전략 상품으로 내세웠다. 더본코리아도 역전우동 등 입점 브랜드를 통해 야구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용 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야구장 인근 편의점은 시즌 개막과 함께 대목을 맞았다. GS25는 잠실구장 인근 매장의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4배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홈런볼’ 매출은 12배나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정규 시리즈 기간에 GS25의 한화 이글스 특화매장 두 곳은 굿즈로만 6억원 가까운 매출을 거뒀다.
  • 후지산 북쪽엔 한일 경계인의 서사가 흐른다

    후지산 북쪽엔 한일 경계인의 서사가 흐른다

    후지산 절경에 숨어 있는재일교포 이양지 문학비경계인의 흔적 되짚어 봐‘인증샷 핫플’ 혼마치 거리 낮은 건물 늘어선 골목 끝후지산은 마치 액자 같아‘후지고코’ 5개 호수 명소주변에 관광 인프라 가득후지큐 하이랜드도 아찔후지산을 처음 본 건 오래전 신칸센 차창 너머였다. 일본 도쿄에서 서쪽 방향으로 달리던 열차가 도심을 벗어날 무렵, 느닷없이 차창 밖으로 거대한 흰 봉우리가 들이닥쳤다. 정상에 눈을 이고 있는 후지산이었다. 그 박력 넘치는 등장에 일본인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탄성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야마나시는 바로 그 후지산 북쪽 기슭에 자리잡은 현이다. 야마나시현은 한국인에게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한국 근현대사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곳이다. 이제부터 전하려는 건 조선과 한국을 사랑했던, 후지산 북쪽 기슭에서 온 사람들과 그들이 거닐었던 풍경에 관한 이야기다. 야마나시현은 도쿄에서 특급열차로 한 시간 반이면 닿는다. 주말이면 어지간한 관광지 주차장은 도쿄 지역 번호판을 단 차들로 북새통이다. 그만큼 도쿄 사람들에게 야마나시는 근교 여행지로 인식되고 있다. 야마나시현은 내륙의 분지다. 전체적으로 고도가 높다. 편차는 있지만 대체로 강원 평창군의 700m 보다 높은 800~900m 정도의 고지대에 대부분의 도시가 형성돼 있다. 한국인에겐 마음 불편한 벚꽃길 먼저 후지요시다시의 아라쿠라야마 센겐 공원부터 간다. 야마나시현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관광지다. 특히 벚꽃이 피는 봄철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인산인해다. 과장 좀 보태 100개 나라 언어를 한꺼번에 듣는 느낌이다. 해마다 벚꽃 필 무렵에 주민 축제가 열렸지만 올해는 취소됐다. ‘오버 투어리즘’ 때문이다. 공원뿐 아니라 도시에 산재한 명소들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의 일본 문화에 대한 몰이해로 곳곳에서 주민 불만이 터져 나오는 형국이다. 아라쿠라야마 센겐 공원을 먼저 소개하는 건 야마나시를 대표하는 곳이기 때문이 아니다. 한국인에게 불편할 수 있는 여행지라는 걸 무엇보다 앞서 말하고 싶어서다. 아라쿠라야마 센겐 공원은 가장 일본적인 풍경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후지산과 벚꽃, 붉은색 오층 건물이 완벽한 구도로 어우러져 있다. 일본을 소개하는 관광 포스터에서 수없이 봤던 바로 그 풍경이다. 문제는 추레이토(충령탑)라 불리는 붉은 오층탑이다. 야마나시 출신 전사자의 위패가 이 탑에 합사돼 있다. 한데 이들이 어느 지역 전투에서 사망했는지가 불분명하다. 한반도에서 빚어진 양국 간 전쟁에 투입됐다가 전사한 군인의 위패가 있을지도 모른다. 어딘가 꺼림칙한 느낌이 드는 건 그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이 유명한 공원에서 기필코 마주해야 할 건 재일교포 이양지 문학비일런지도 모른다. 그의 문학비는 찾기가 쉽지 않다. 야마나시 최고의 풍경을 굽어보는 ‘명당’ 인근에 옹색하게 숨어 있어서다. 이양지(1955~1992)는 재일교포 소설가다. 일본 이름은 다나카 요시에. 한국계로는 두 번째로 1989년 일본 최고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제주도 출신 부모를 둔 이양지가 나고 성장한 곳이 바로 후지요시다이다. 도쿄의 명문 와세다대학을 다니던 그는 어느 날 지하철에서 한국말로 떠드는 관광객을 만났다. 당시 재일교포 사이에서 신분을 노출할 수 있는 한국어는 일종의 금기였다. 그런데도 ‘2류 국가’에서 온 한국인은 거리낌이 없었다. 이때의 충격으로 정체성에 의문을 갖게 된 그는 와세다대를 중퇴하고 한국으로 건너왔다. 1982년 서울대 국문학과에 입학한 그는 조국과 자신의 정체성을 치열하게 탐색했다. 그 경험이 소설 속 인물들의 언어가 됐다. 그는 재일 한국인 유학생의 좌절과 환멸을 다룬 소설 ‘유희’(由熙)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단을 놀라게 했다. 그가 정한 제목 ‘유희’는 ‘밝음에 이르지 못한 존재’를 뜻한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경계인의 정체성을 표현한 것이다.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한국무용을 공부하던 그는 1992년 일본으로 돌아가 장편소설 ‘돌의 소리’를 집필하던 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서른일곱 안타까운 나이에 숨을 거뒀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온전히 뿌리내리지 못했던 작가가 어린 시절 매일 올려다보던 하늘, 후지산이 보이는 이 공간에 문학비가 세워진 건 그런 까닭일 것이다. 센겐 공원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시모요시다 혼마치도리가 있다. 편의점인 로손 가와구치코마에점에 견줄 만큼 소셜미디어 핫플로 떠오른 곳이다. 에도 시대부터 이어져 온 옛 상점가로, 낮게 깔린 건물들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다. 그 골목 끝에 후지산이 액자처럼 걸렸다. 맑은 날이면 거리를 걷는 내내 후지산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골목을 천천히 걸으면 오래된 시계점, 된장 가게, 작은 식당이 눈에 들어온다. 전통 양식의 건물들도 곳곳에 남아 있다. 관광지인데도 지나치게 꾸미지 않아 일상의 온기가 그대로 남아 있다. 고소한 튀김 냄새를 따라가면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소박한 식당이 나온다. 후지요시다 명물인 요시다 우동을 파는 곳이다. 얼요기 정도로 먹는 건 나쁘지 않지만, 한 끼 식사로 생각하지는 마시길. 아직 야마나시 현민들의 소울 푸드, 호토 국수가 남아 있다. 복사꽃 산골서 만난 가네코의 삶야마나시를 대표하는 건 물론 벚꽃이다. 하지만 복사꽃의 위세도 만만하지 않다. 4월이면 야마나시 분지 전체가 복사꽃 연분홍으로 물든다. 복사꽃 향기를 따라 야마나시시 마키오카초의 산골 마을로 들어서면 ‘문제적 여자’ 가네코 후미코(1903~1926)의 시비와 만난다. 가네코의 동지였던 구리하라 가즈오 등이 1974년 그의 삶과 행적을 기려 세운 시비다. 가네코는 ‘불량스러운 조선의 아나키스트’ 독립지사 박열(1902~1974)의 아내였다.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추서한 일본인 독립유공자다. 그가 태어난 곳은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지만 성장한 곳은 야마나시다. 시비가 건립된 곳은 가네코의 외가가 있던 곳이다. 유년 시절을 야마나시에서 보낸 그는 아홉 살 때 충북 청주시 부강면(현 세종시)의 고모 집으로 건너가 7년을 살았다. 후지산을 빼닮은 부강면의 부용산이 그가 절망 속에서 찾아가던 위안의 산이었다. 부강에서 3·1 만세운동을 목격한 뒤 야마나시로 돌아와 혁명의 길로 들어선 그는, 도쿄에서 만난 박열과 함께 일왕 폭살을 계획하다 체포돼 스물세 살에 교도소에서 숨을 거뒀다. 현재 야마나시에 남은 그의 흔적은 거의 없다. 마키오카초의 시비, 그의 가장 가까운 혈육인 가네코 타카시 가족이 2017년까지 살았던 집 정도가 고작이다. 다행히 2003년부터 짝수 해마다 경북 문경시 박열의사기념관과 일본 가네코 후미코 연구회가 공동으로 시비 앞에서 추도식을 연다. 조선의 美 사랑한 아사카와 형제 야마나시현 동북쪽에 가네코가 있다면 서북쪽 호쿠토시엔 아사카와 형제가 있다. 형인 노리타카는 ‘조선 도자기의 신’이라 불린다. 1913년 경성(현 서울)의 소학교에 미술교사로 온 그는 1946년 일본으로 돌아갈 때까지 33년 동안 조선 도자 연구에 몰두했다. 1914년엔 그의 권유로 동생 다쿠미도 조선에 온다. 다쿠미는 황무지 같았던 한반도의 녹화운동에 헌신했다. 현 한국 인공림의 37% 정도가 그의 공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쿠미는 급성 폐렴으로 40세에 요절하면서 “조선의 옷을 입혀 조선식으로 장례를 치르고 조선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당시 그의 관을 매겠다며 나선 조선인들이 장사진을 이뤘다고 한다. 동생을 먼저 보낸 노리타카는 이후 반평생 모았던 공예품과 도자기 등을 신생 한국에 기증하고 일본으로 돌아가 1964년에 세상을 떴다. 아사카와 형제의 고향인 호쿠토시에 일본 내 3대 ‘장수 벚꽃’으로 꼽히는 ‘야마타카진다이 자쿠라’가 있다. 믿기 어렵긴 한데, 공식적으로 수령이 2000년에 이른다고 한다. 이웃한 니라사키시엔 와니쓰카 벚꽃이 있다. 들녘에 핀 ‘홀로 벚꽃’으로, 후지산 등 주변 풍경과 기막히게 어울린다. 벚꽃이 피는 시기엔 경관 조명을 한다. 이 장면 하나 보기 위해 수많은 여행객과 사진작가들이 몰린다. 야마나시현과 시즈오카현 사이에 솟은 후지산은 201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한데 자연유산이 아니라 문화유산이다. ‘신앙의 대상’과 ‘예술의 원천’이 등재 이유다. 후지산과 주변 신사, 호수 등 25곳의 구성 자산이 포함됐다. 후지산 관찰에는 새벽부터 이른 오전 시간대가 좋다. 말간 공기 덕에 선명한 후지산을 보기에 유리하다. 치맛자락처럼 뻗은 후지산 아래로 여행 명소들이 별처럼 박혔다. 다섯 개 호수를 이르는 이른바 ‘후지고코’(富士五湖)가 대표적이다. 모토스코, 쇼지코, 사이코, 가와구치코, 야마나카코 등이 후지고코다. 1707년 후지산 대분화로 형성됐다. 오감이 만족하는 후지산 기슭가장 유명한 건 가와구치코다. 후지산이 물 위에 거꾸로 비친 모습, 이른바 사카사후지(逆富士)로 이름났다. 그러니까 데칼코마니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는 건데, 사실 맑고 바람 없는 날엔 다섯 호수 모두 이 같은 풍경을 펼쳐낸다. 다만 일본인 시각에서 그 장면이 가장 빼어난 곳이 가와구치코인 거다. 명성에 걸맞게 주요 명소를 도는 ‘레드 라인’ 버스, 텐조산 정상까지 오르는 케이블카, 호수 북쪽의 오이시 공원 등 다양한 관광시설이 조성돼 있다. 호수 북쪽의 가와구치 아사마 신사는 인증샷 성지다. 특히 신사 뒤 요배소(遥拝所)가 인기다. 붉은 도리이 사이로 후지산이 담기는 사진 한 장을 위해 일본인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다. 다른 호수들도 저마다 한 가지 ‘캐릭터’는 갖고 있다. 그리 멀지 않은 공간에 붙어 있으니, 렌터카를 가져갔다면 천천히 다섯 호수 전체를 돌아보길 권한다. 가와구치코와 후지요시다 사이에 후지큐 하이랜드가 있다. 이른바 일본 내 ‘4대 절규 머신 성지’ 중 하나다. 하늘 위로 사람들을 ‘내던지는’ 놀이기구들이 득시글댄다. 후지산을 보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재미가 각별해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다. 향토 음식 먹고 온천으로 마무리 속이 출출할 때는 호토가 딱이다. ‘며느리라면 호토를 잘 끓여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야마나시현민들의 일상에 깊이 뿌리내린 음식이다. 먹고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이튿날 아침으로 먹는 것이 현지 가정집의 오랜 방식이라고도 한다. 우리 수제비와 비슷한데, 꽤 맛있다. 과자 ‘쫀디기’를 닮은 길고 끈적한 면과 단호박, 감자, 표고버섯 등의 채소가 걸쭉한 국물과 어우러진다. 가와구치코 인근에 호토만 내는 집들이 몇 곳 있다. ‘오픈런’을 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식당에서 한 시간 남짓 대기해야 한다. 이 지역 별미인 말고기 육회를 곁들여 먹길 권한다. 값이 비싸 지갑은 홀쭉해지겠지만. 후지큐 하이랜드 바로 앞에 후지야마 온천이 있다. 이 온천의 자랑은 일본 최대 규모의 순수 목조 욕탕이다. 천장 높이가 12m를 넘고 100평(약 330㎡)이 넘는 대욕장은 전통 건축 방식인 못을 사용하지 않는 이음새 공법으로 지었다. 온천수엔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효과가 있다는 바나듐이 풍부하게 함유됐다고 한다. 3층에 다다미 전망 라운지가 있다. 누워서 후지산을 볼 수 있다.
  • ‘쓰봉’ 사재기에 진화 나선 기후장관 “재고 충분… 부족 땐 일반봉투 허용”

    ‘쓰봉’ 사재기에 진화 나선 기후장관 “재고 충분… 부족 땐 일반봉투 허용”

    미국·이란 전쟁의 충격파가 일상생활을 파고들고 있다. 원유·나프타 수입에 차질이 생기면서 석유화학 제품에 의존하는 종량제 봉투, 비닐 포장재, 일회용 용기 등이 바닥날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사재기와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종량제 봉투를 사려는 ‘오픈런’이 있을 정도다. 정부는 실제 공급에 차질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30일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최악의 상황이 올 경우 일반 봉투 사용 허용 등 만반의 대책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 지방정부와 생산 공장을 확인한 결과 지방정부의 절반 이상이 이미 6개월 치 이상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원료 역시 재생원료 사용 여력이 충분해 1년 이상 공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종량제 봉투는 민간에서 광범위한 사재기 심리가 확대되고 있다. SNS에는 “종량제 봉투 1년 치를 사 놨다”, “불안해서 100장 샀다”는 등의 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판매량도 크게 늘어 지난 22~29일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의 종량제 봉투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287% 증가했다. 23~28일 롯데마트 종량제 봉투 판매량은 140% 늘었다. 음식물쓰레기 봉투(131%), 지퍼백(81%), 비닐백(93%) 등의 판매량도 급증했다. 편의점 역시 품절 우려에 구매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점포별 봉투 구매 수량 제한 등에 나섰다. 종량제 봉투 사재기는 중동 사태에서 시작됐다. 원유와 나프타 수입에 차질이 생기면서 석유화학 제품인 나프타를 원료로 한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의 공급 불안·가격 인상 우려가 커졌다. 나프타 공급 불안은 종량제 봉투 외에도 비닐 포장재, 일회용 용기, 농업용 비닐, 플라스틱 제품 등 광범위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장 용기 제조업체 상당수는 이미 제품 가격을 올렸고 플라스틱 업계는 원료 수급 불안에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농가들도 밭에 씌우는 ‘멀칭 비닐’ 가격이 오르면서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생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나프타 대란에 정유업체의 수출을 제한하는 강수를 꺼냈으며 중동 외 수입처 확보에 나선 상태다. 또 범부처 비상경제본부를 구성해 나프타 수급 관련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 ‘톱스펙 AI’ 갤S26 vs ‘99만원 가성비’ 아이폰

    ‘톱스펙 AI’ 갤S26 vs ‘99만원 가성비’ 아이폰

    삼성, 멀티AI·카메라 성능은 압도초고가에도 사전 예약만 135만대애플, 보급형 폰으로 새학기 공략AI·카메라 기능은 전작보다 향상 삼성전자와 애플이 11일 각각 새로운 스마트폰 모델을 출시하며 정면 승부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기능을 대폭 확대한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26’ 시리즈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했고, 애플은 100만원을 넘지 않는 보급형 모델 ‘아이폰 17e’를 출시하며 가성비를 앞세웠다. 이날 아침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 매장과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는 모두 개장 30여 분 전부터 30여명의 대기 줄이 있었다. 각사의 신제품을 사전 예약한 고객들 외에도 직접 현장에서 신제품을 체험해 보고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오픈런’ 행렬에 가세했다. 국내 사전 예약만 135만대로 신기록을 달성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S26 시리즈는 전작보다 향상된 하드웨어 성능과 다방면에 걸쳐 직관적으로 강화된 멀티 AI, 전문가 수준의 카메라 성능을 앞세운다. S26 시리즈 중에서도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 S26 울트라’에는 스마트폰 업계 최초로 측면에서 화면이 보이지 않도록 제한하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이 탑재됐다.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빛을 수직으로 방출하는 ‘내로우 픽셀’과 넓게 확산하는 ‘와이드 픽셀’을 정밀하게 배합해 선택적으로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 수평 고정 기능을 강화해 동영상 촬영 시 휴대전화가 흔들려도 피사체가 안정적으로 고정되는 ‘슈퍼 스테디’ 기능도 흥행 요소다. 저조도 환경에서도 깨끗한 결과물을 제공하는 ‘나이토그래피’, 대화하듯 말해도 AI로 손쉽게 사진 편집과 합성이 가능한 ‘포토 어시스트’, 스케치 그림이나 사진, 문자를 입력해 다양한 형태의 창작물을 만들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등 사진 촬영과 편집 기능도 AI를 활용해 대폭 강화됐다. 다만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총결집한 플래그십 모델인데다, 최근 AI 데이터센터발 메모리 수요 과잉으로 인한 비용 상승으로 S26 시리즈의 가격은 전작보다 상승했다. 갤럭시 S26 울트라 모델의 경우 256기가바이트(GB) 모델을 기준으로 179만 7400원, 1테라바이트(TB) 모델은 254만원대다.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 17e 모델은 가격 경쟁력에 집중했다. 256GB는 99만원, 512GB는 129만원으로 가격을 전작인 아이폰 16e 모델과 같게 책정했다. 또 전작과 비교해 맥세이프(무선 충전) 기능을 추가했다. 이날 명동 애플스토에는 대학생과 유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첫 번째로 줄을 선 미얀마 출신의 한 유학생은 “3월 새 학기를 맞아 저렴한 가격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하기 위해 왔다”며 “100만원도 안 하는 가격이라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동결했지만 아이폰 16e보다 향상된 카메라와 AI 기능을 제공한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4800만 화소 카메라에 AI를 통해 인물 인식 기능을 향상시켰고, 사진을 찍은 뒤에도 후보정으로 포커스를 조정하는 ‘차세대 인물사진’ 기능이 추가됐다. 애플의 ‘클린업’ 기능은 AI가 사진 속 ‘옥의 티’를 인식하고 자연스럽게 지운다. 실생활에서 자주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중심으로 생성형 AI를 고도화했다는 게 애플 측의 설명이다. 온디바이스 AI인 ‘애플 인텔리전스’는 메모장에 쓴 글을 ‘친근하게’, ‘격식 있게’ 등 콘셉트에 맞춰 자동으로 전환하거나 요약을 해준다. 시리에 연동된 챗GPT는 사용자가 입력한 정보나 사진은 외부 서버로 공유하지 않는다.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두었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다만 이날 매장에서는 아이폰 17e보다 보급형으로 나온 99만원짜리 ‘맥북 네오’의 인기가 도드라졌다. 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선호도가 높은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 신라 금관 오픈런 110일… 28만여명 경주 달궜다

    신라 금관 오픈런 110일… 28만여명 경주 달궜다

    지난 22일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전시 마지막 날. 경북 경주시 국립경주박물관 입구에는 매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전시장 입구 주변에는 미처 티켓을 구하지 못해 멀찍이서 전시 일부라도 보려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신라 금관 6점을 104년 만에 한 자리에 모아 ‘금관 오픈런’(매장이나 전시가 열리자마자 달려가는 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었던 특별전이 28만 5401명의 관람객을 기록하며 마무리됐다. 경주박물관은 110일 동안 열렸던 전시에 하루 평균 2600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특히 관람 인원을 30분 간격의 회차당 150명, 하루 2550명으로 제한했음에도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특별전은 신라 금관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지 104년 만에 여섯 점의 신라 금관과 여섯 점의 금허리띠가 모두 한자리에 모인 사상 최초의 전시였기에 기획 단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개막 직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복제품을 선물하면서 전세계에서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전시는 많은 기록과 이슈를 낳았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관람객이 몰리면서 애초 지난해 12월 14일까지 예정되었던 전시는 지난 22일까지 연장됐다. 경주박물관은 관람 환경과 전시품의 안전을 고려해 30분 간격의 회차제 관람과 온라인 사전 예약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또 경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신라 금관 경주존치 범국민운동연합’을 결성하고 신라 금관을 모두 경주에서 소장해야 한다는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 박물관은 10년마다 주기적으로 금관 전시를 개최해 박물관의 브랜드 전시로 자리 잡도록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금관 6점 중 황남대총 금관과 금령총 금관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서봉총 금관은 국립청주박물관으로 돌아갔다. 천마총 금관·교동 금관은 경주박물관 상설실에서 전시되며 금관총 금관은 경남 양산시립박물관에서 다음달 6일부터 열리는 ‘삽량(歃良), 위대한 양산’전에서 만날 수 있다. 금관총 금관은 5월과 9월에 프랑스 파리와 중국 상하이에서 신라 금관을 포함한 신라 특별전에 나설 예정이다. 윤상덕 경주박물관장은 “앞으로도 신라 문화의 정수를 담은 기획전을 국내외에 활발히 개최해 신라문화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한강뷰 필라테스·요가… 마포365구민센터 ‘오픈런’

    한강뷰 필라테스·요가… 마포365구민센터 ‘오픈런’

    “프로그램을 더 만들어 주세요!” 서울 마포구 마포365구민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들이 ‘대박 예감’이다. 필라테스, 요가, 음악줄넘기, 풍경스케치 등은 프로그램 신청 접수 시작과 동시에 마감된다. 마포365구민센터는 지난해 9월 개관해 11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체육문화복합시설이다. 종합체육관과 피트니스센터, 건강관리센터, 다목적 강의실 등 생활에 필요한 인프라와 천문대까지 두루 갖췄다. 전체면적 7613㎡로 조성된 센터에 구비 290억원 등 총 390억원이 투입됐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많이 찾으실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센터의 1월 이용자 수는 월 정기회원 1875명, 1일 회원 1만 3901명으로 총 1만 5776명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29일 정식 운영을 시작한 사우나장도 인기다. 사우나에는 냉탕과 열탕, 온탕과 건식·습식 사우나, 탈의실, 휴게공간이 조성돼 있다. 1월 한 달간 1만 1830명이 이용했고, 휴일에는 하루 최대 690명이 방문해 일상의 피로를 풀고 쉼을 누리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옥상에 조성된 마포365천문대도 주민들이 많이 찾는다. 태양과 별을 관측하는 가족 참여 프로그램 ‘엄빠랑 별 보러 갈래’,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새로운 스포츠 신체활동 ‘디지털 스포츠 교실’ 등을 운영하며, 센터만의 차별화된 특색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박 구청장은 “앞으로도 많은 구민이 편안하게 찾고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관심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 “물건 대신 세계관을 팝니다”… 줄 서서 50만원씩 쓰는 팝업

    “물건 대신 세계관을 팝니다”… 줄 서서 50만원씩 쓰는 팝업

    지난달 14일 ‘헬로키티x지수’ 팝업이 열린 서울 압구정동 크림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 앞은 평일 낮부터 수백 미터의 대기 줄이 늘어섰다. 입장까지는 평균 3시간이 소요됐다. 해당 팝업을 기획한 CJ온스타일은 당시 팝업스토어의 1인당 평균 결제 금액(객단가)이 50만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키링, 인형, 텀블러 등 1만~8만원대 소품 위주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금액이다. 지난해 CJ온스타일의 1회당 온라인 평균 결제액은 20만 594원이었는데, 팝업의 실적이 2배 이상으로 높았다. 업체 관계자는 “한정 판매 제품을 다양하게 소유하려는 팬덤 소비의 특성상 1인당 구매 품목 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결제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기면서 팝업 운영 기간은 예정보다 이틀간 연장됐다. 한번에 몰입 체험, 사진 인증, 굿즈 구매를 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IP) 활용 팝업’이 뜨고 있다. 상설 매장보다 실패 비용이 적고, 물건보다 경험 소비로 바뀌는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어서다. 모든 팝업스토어에서 ‘오픈런’이나 ‘품절대란’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유통업계는 팝업 흥행을 가르는 요소로 상품이 아닌 ‘세계관’을 꼽는다. ‘헬로키티x지수’의 경우도 두꺼운 팬층을 보유한 블랙핑크 멤버 지수가 평소 헬로키티를 가장 좋아한다는 것에 착안해 상품에 ‘취향과 서사’를 결합했다. 이에 팬들은 제품 구매를 통해 아티스트의 일상에 참여하는 경험을 얻는다. 이런 ‘IP 전쟁’은 유통가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12월 IP 커머스를 전담할 ‘IP-X’ 조직을 신설했다. 인기 IP를 발굴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상업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헬로키티x지수’는 팝업에 앞서 한정판 플랫폼 크림에서 선판매해 희소성을 높였다. 오프라인에선 온라인 예약을 받지 않고 현장 대기 방식을 활용해 소셜미디어(SNS)상에서 화제성을 높였다. 줄 서는 경험 자체가 구매 만족도를 키우는 요소로도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대기 수요를 확보한 후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로 상품을 판매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유통업계는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가져오는 전통적인 상품기획자(MD)의 역할에서 소비자의 취향을 점유하고 경험을 파는 식으로 채널을 확장하는 중이다. 최근 편의점 GS25는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와 협업해 열흘 만에 베이커리 상품 55만개를 팔았고, CJ올리브영은 캐릭터 ‘망그러진곰’을 활용해 젊은 층의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끌어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중순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타운 잠실 일대에서 포켓몬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K리그는 산리오캐릭터즈와 협업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 왔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의 미래는 가격 경쟁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왜 사야 하는가’를 설득하는 ‘스토리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금 매수, 지금이 기회” 중국인들 ‘황금 사냥’ 오픈런

    “금 매수, 지금이 기회” 중국인들 ‘황금 사냥’ 오픈런

    중국 소비자들이 지난 3일 오전 베이징 궈마오 인근 한 백화점 금 전문 매장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국제 금값 변동성 확대에도 가격 조정 국면을 매수 기회로 보는 인식이 확산한 데다 춘절(중국 설)·밸런타인데이 수요가 겹치며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 연합뉴스
  • “2만 5000원에 무한으로 담으세요” 우르르…난리 난 ‘이곳’ 무슨 일

    “2만 5000원에 무한으로 담으세요” 우르르…난리 난 ‘이곳’ 무슨 일

    최근 이마트가 ‘고래잇 페스타’ 일환으로 진행한 ‘과자 무한담기’ 행사가 화제다. 2만 5000원을 내고 지정된 박스 2개에 과자를 담을 수 있는 만큼 담는 방식으로,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2월 2일까지 이마트의 과자 무한담기는 매출 목표 대비 150% 이상을 달성했고, 과자 카테고리 매출 1위를 달성했다. 또한 해당 기간 과자 카테고리 전체 매출은 전년 동요일(목~월) 대비 약 34% 신장했다. 소비자가 박스에 담아가는 과자의 개수는 다르지만 이마트는 1인당 평균 약 50~60봉, 최대 100봉 이상 담아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온라인상에선 ‘과자 담기 공략법’이 공유되고 있다. “밑에서부터 공기를 빼고 과자를 쌓아라”, “과자를 테트리스처럼 넣어라”, “맛동산을 끈으로 묶어라” 등이 대표적이다. 유튜브에서 공략법을 공부하고 참여하는 소비자도 있다. 소비자들은 여느 다른 할인 행사와 달리 이번 행사를 일종의 챌린지처럼 여기고 있다. 서로 누가 많이 담았는지 경쟁하고 인증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오픈런은 물론 재고가 남은 점포를 찾기 위한 소비자들의 고군분투까지 이어지고 있다. 폭발적인 반응에 이마트는 애초 1일까지였던 행사 기간을 4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지만, 조기 품절된 점포가 많아 행사를 조기 종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위해 해태제과와 협업, 맛동한, 허니버터칩, 오사쯔 등 인기 스낵류 10종을 약 300만봉 규모로 준비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골라 담기 행사는 고객이 직접 과자를 담으며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보여준다”며 “손님 모으기를 위해 협력사와 사전 기획을 오래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롯데웰푸드와 함께 한 지난 2018년에 이어 8년 만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언론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흥미로운 행사에 대한 바이럴 되는 속도가 예전보다 빨라진 것으로 체감한다”며 “지속해 오프라인 쇼핑만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 “7200원짜리 5만원에 팝니다” 매물 등장…스타벅스 ‘두쫀롤’에 ‘오픈런’ 대란

    “7200원짜리 5만원에 팝니다” 매물 등장…스타벅스 ‘두쫀롤’에 ‘오픈런’ 대란

    국내 디저트 업계에 부는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을 타고 스타벅스가 이와 비슷한 ‘두쫀롤’을 출시한 30일, ‘두쫀롤’을 판매하는 매장에는 한파를 뚫고 새벽부터 소비자들의 ‘오픈런’이 이어졌다. 한정된 물량 탓에 소비자들은 새벽에 스타벅스를 찾았다 헛걸음질했고,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무려 6배에 달하는 웃돈을 받고 팔겠다는 글도 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스타벅스는 서울 6개 매장(용산역써밋R점·리저브 광화문점·스타필드코엑스R점·센터필드R점·성수역점·홍대동교점)에서 ‘두바이 쫀득롤’의 판매를 개시했다. ‘두쫀롤’은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페이스트를 마시멜로로 말아낸 형태로, 굵게 말아 두껍게 썰어낸 김밥 1조각 크기다. 가격은 1개당 7200원으로 책정됐다. 스타벅스 측은 매장 한 곳당 하루 판매량을 44개로 제한했다. 또 소비자 한 명이 물량을 ‘싹쓸이’하지 않도록 1인당 2개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사이렌 오더’나 ‘딜리버스’ 등에서는 구매할 수 없으며 매장을 방문해 파트너(직원)에게 직접 주문해야 구매할 수 있다. 매장당 44개 한정…“오전 5시에 줄 섰다”이날 이들 매장에는 오전 5시부터 두쫀롤을 사기 위해 스타벅스에 ‘오픈런’을 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한파에도 불구하고 롱패딩으로 무장한 채 캠핑용 간이 의자까지 들고나와 매장 앞에 진을 쳤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오픈런 후기가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오전 6시 10분에 도착했는데 마지막 번호표를 받았다”면서 “늦어도 오전 6시에는 도착해야 구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오전 6시쯤 매장에 도착했는데도 오픈런에 실패했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오전 6시 20분에 도착했는데 번호표 배부가 끝났다더라. 줄 선 사람이 30명도 안 됐는데 21명에게 번호표를 배부하고 끝났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나도 오전 6시 조금 넘어 매장에 도착했는데 번호표 배부가 끝났다”면서 “번호표를 받은 사람은 오전 5시에 왔다고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두쫀롤을 손에 넣지 못한 소비자들은 ‘당근’ 등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웃돈을 주고 구매하겠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당근’에는 두쫀롤을 2만원에 구매하겠다는 글이 올라왔으며, 이날 오후에는 구매 희망 가격이 3만원으로 올랐다. 급기야 판매 가격의 6배에 달하는 웃돈을 받고 판다는 매물도 등장했다. 한 ‘당근’ 이용자는 이날 오후 “오늘 구매했다. 네고(가격 에누리)는 없다”면서 두쫀롤 1개를 5만원에 팔겠다는 글을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두쫀롤을 ‘영접’한 소비자들의 후기가 이어졌는데, 평가는 엇갈렸다. 한 소비자는 SNS에서 “쫀득함과 바삭함, 고소함이 잘 어울려 중독성 있다”고 호평했지만, “크기가 작고 퍽퍽하다”는 혹평도 나왔다. 한편 스타벅스는 두쫀롤을 위탁생산(OEM) 방식으로 납품받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쫀쿠 열풍으로 원재료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공급 물량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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