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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레 ‘돈주앙’의 발레리나들, “착시 현상이 심하면...자칫”

    발레 ‘돈주앙’의 발레리나들, “착시 현상이 심하면...자칫”

    발레 ‘돈주앙’에 출연하는 발레리나들이 1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오페라 하우스 ‘코미쉐 오퍼(Komisch Oper)’에서 포토콜을 위한 공연을하고 있다. 발레 ‘돈주앙’은 스페인의 전설적인 호색한 돈주앙의 삶과 열정, 사랑, 질투를 그리고 있다. ‘돈주앙’ 스토리답게 발레리나들이 속옷 차림으로 출연하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작은 생각과 애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작은 생각과 애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

    세상을 바꾸는 씨드/슈테판 쉬르·팀 투리악 지음/유영미 옮김/프롬북스/232쪽/1만 6800원 봉투 하나가 참을 수 없을 만큼 더러운 인도 뭄바이 빈민촌의 환경을 바꾸고, 지역과 전통의 특성을 살린 건축재료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지구촌의 시선이 쏠리게 했다. 어찌 보면 사소한, 씨앗 한 알만큼 작은 생각과 애정이 땅 위에 자리 잡고 싹을 틔우면서 커다란 나무로 성장하고 좋은 열매를 맺었다. 신간 ‘세상을 바꾸는 씨드’는 그 씨앗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원제는 ‘이노베이션 스턴트맨’(Innovation Stuntmen)이다. 혁신(이노베이션)과 위험한 상황에 뛰어드는 스턴트맨을 조합했다. 자신의 재능을 살려 어려운 환경 속으로 뛰어들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미래를 창조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건축가 안데르 빌헬손은 남반구 빈민 지역으로 내몰리던 주민의 삶을 연구하다가 뭄바이 빈민촌에서 한 여성을 만났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건축이 아니라 공중위생”이라는 여성의 호소는 건축물만 바라보던 그의 시선을 환경으로 옮겼다. 주민 500명이 사는 마을에 공공화장실은 단 하나. 여성들은 집 근처에서 용변을 보며 치욕감을 느꼈고, 성희롱과 성폭행에 노출됐다. 오물은 마을 식수를 오염시켜 장티푸스와 설사는 일상이었다. 빌헬손은 늘 지니던 건축 도구를 내려놓고 ‘일회용 변기’를 디자인했다. 쉽게 분해되는 에코바이오 재질로 봉지 두 개를 만들고, 안에 들어가는 봉지에 배설물의 병균을 제거하는 요소 분말을 담았다. 배설물 봉지를 봉해 땅에 묻으면 몇 주 안에 봉지와 배설물이 땅속으로 흡수된다. ‘피푸’로 불리는 일회용 변기는 케냐 나이로비의 슬럼 지역에 있는 베델 학교와 실랑가 마을에서 처음 썼다. 효과는 상당했다. 아이들의 설사 비율이 줄고, 아동 청소년 성폭력 빈도가 감소했다. 배설물은 거름이 돼 토지를 비옥하게 했고, 채소를 키웠다. 단순한 제품이 삶의 질을 크게 개선시킨 것이다. 또 다른 건축가 프랜시스 케레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부르키나파소에 오페라 마을을 짓고 있다. 케레가 태어난 이곳은 많은 비가 내려 매년 집이 무너지고 다시 짓는 일을 반복한다. 어릴 때부터 “튼튼한 집을 짓겠다”고 다짐했던 케레는 독일 베를린공대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유기적인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콘크리트·유리 같은 건축재료와 유럽식 건축양식을 버리고 토착 광물과 전통 양식을 최대한 활용했다. 벽과 지붕의 공간을 띄워 통풍이 원활하고, 지붕을 크게 만들어 비가 들이치지 않게 했다. 원형 공연장을 중심으로 집들을 나선형 구조로 배열한 오페라 마을은 문화, 소통, 전통, 기술, 생태 등을 모두 아우르는 환경으로 조성되고 있다. 이 밖에 학교를 놀이터로 만들면서 미래 학습법을 제시하는 케이티 샐런, 인간의 감성과 가치를 담은 게임을 추구하는 제노바 첸, 생물의 유기체 구조를 시스템 조립에 활용하면서 새로운 구조물을 탄생시키는 스카일라 티비츠 등 이노베이션 스턴트맨들의 사례가 담겨 있다. 거창한 구호와 큰 비용이 아니더라도 ‘세상은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면서 다른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볼 이유를 웅변한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청와대 개편] 조윤선 정무수석, 대변인 시절 朴대통령 ‘그림자 수행’

    [청와대 개편] 조윤선 정무수석, 대변인 시절 朴대통령 ‘그림자 수행’

    조윤선 신임 정무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던 2012년부터 지난해 당선인 시절까지 줄곧 대변인으로 보좌한 ‘신(新)친박’ 여성 정치인이다. 박 대통령의 패션과 어투까지 속속들이 꿰고 있어 ‘그림자 수행’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현 정부 1기 내각에 참여했다.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이회창 후보의 눈에 띄어 정계에 입문했으며 2008년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다. 이후 새누리당에서 2년 가까이(665일) 대변인을 맡아 이 분야 당내 최장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계파색이 옅고 친화력이 강하며 차분하고 논리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라는 교양서를 낼 정도로 예술 분야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현직 변호사인 남편 박성엽(53)씨와 2녀. ▲서울(48) ▲세화여고 ▲서울대 외교학과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 선대위 공동대변인 ▲한국씨티은행 법무본부장(부행장) ▲한나라당 대변인 ▲18대 국회의원 ▲18대 대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당선인 대변인 ▲여성가족부 장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베이스 바리톤 가수 사무엘 윤, 한국인 첫 ‘쾰른 오페라상’ 받아

    베이스 바리톤 가수 사무엘 윤, 한국인 첫 ‘쾰른 오페라상’ 받아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43·한국명 윤태현)이 한국인 최초로 독일 쾰른시가 수여하는 쾰른 오페라 가수상을 받는다. 사무엘 윤이 쾰른오페라극장 소속 가수로 활동한 지 15년 만에 받게 된 이 상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뚜렷한 활약을 펼친 오페라 가수에게 2년마다 수여된다. 쾰른시는 “사무엘 윤이 독일 작곡가 바그너 오페라 축제인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의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쾰른의 명예를 높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4일 독일 쾰른시장과 문화부 장관, 정치인, 평론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 브라질 거대 예수상에 축구유니폼 입힌 광고 논란

    브라질 거대 예수상에 축구유니폼 입힌 광고 논란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브라질의 상징인 거대 예수상(Christ the Redeemer)에 이탈리아의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힌 광고가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광고는 이탈리아 스포츠 방송사 라이(Rai)가 만든 스팟광고. 이탈리아 대표팀의 선전과 승리를 기원하며 만든 이 광고는 오페라 음악과 함께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의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이 축구를 즐기는 모습이 담겨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영상 끝 부분의 리우데자네이루 거대 예수상 장면. ‘라이’사는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 거대 예수상에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유니폼 상의를 입혀 놓은 화면과 함께 ‘브라질이 우리를 기다립니다’란 카피가 나온다. 예수상을 관리해 온 리우 교구가 “이것은 거대 예수상의 이미지를 악용하는 범죄”라며 거세게 반발하자 라이는 즉시 광고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리우 교구는 이번 신성 모독의 행위에 대해 540만달러(한화 약 55억)의 소송을 고려 중이며 승소할 경우 손해배상금 전부를 자선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사진·영상=유튜브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조윤선 프로필,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

    조윤선 프로필,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

    조윤선 프로필,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 박근혜 대통령이 당 비대위원장이던 지난 2012년부터 당선인 시절까지 줄곧 대변인으로서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신(新) 친박’ 여성 정치인이다. 대선 후보 시절 박 대통령의 패션은 물론 어투까지 속속들이 뀄으며, ‘그림자 수행’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박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현 정부 1기 내각에 참여했으며, 차기 개각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물망에도 계속 오를 정도로 업무 능력도 인정받았다. 이번에 사상 첫 여성 정무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유리천장을 깼다.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이회창 후보의 눈에 띄어 정계에 입문했으며, 제18대 총선에는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후 새누리당에서 2년 가까이(665일) 대변인을 맡으며 이 분야 당내 최장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계파 색이 옅고 친화력이 강하며, 차분하고 논리적이라는 평가가 많으며, 동료 의원은 물론 언론과도 관계가 좋은 편이다. 외교학과를 졸업했지만 외무고시 대신 사법고시를 택해 법조인의 길을 걸었으며,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법학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 또 외국계 은행의 부행장도 지냈으며,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라는 교양서를 낼 정도로 예술 분야에 대한 남다른 관심도 보이고 있다. 현직 변호사인 박성엽(53)씨와의 사이에 2녀. ▲서울(48) ▲서울대 외교학과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 선대위 공동대변인 ▲한국씨티은행 법무본부장(부행장) ▲한나라당 대변인 ▲18대 국회의원 ▲19대 총선 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 ▲18대 대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당선인 대변인 ▲여성가족부 장관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청원 “정몽준, 뻥도 치고 했어야 했다” 논란의 발언

    서청원 “정몽준, 뻥도 치고 했어야 했다” 논란의 발언

    “뻥도 치고 해야 했는데….”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4일 같은 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서 의원은 이날 오후 6시 발표된 지상파 3사의 6·4 지방선거 출구조사에서 정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에 크게 뒤진 것으로 나타나자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정 후보는) 돈이 많아서 뻥을 쳐도 사람들이 이해할 것”이라며 “(정 후보가) 뻥도 치고 해야 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오페라 하우스 같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하지 않은 것도 하고 뻥도 치고 해야 했다. 박 후보는 좀 쩨쩨하지 않나. 쩨쩨한 사람에 비해 (정 후보는) 큰 사람이다. 자기 규모에 맞는, 재벌에 맞는 공약을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어딜 가도 농약 급식, 농약 급식”이라면서 “내가 이야기하려 해도 정 후보의 고집이 세서 작은 것들만 공약으로 세웠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의 대권 도전에 타격이 있을 것 같으냐’는 취재진 질문에 서 의원은 “타격이 조금은 있겠지만 아직 젊고 배웠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서 의원은 ‘뻥’ 운운한 발언에 대해 공직선거와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논란도 제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꿈의 무대 메트 30년 나만의 목소리로 인생을 노래하다

    꿈의 무대 메트 30년 나만의 목소리로 인생을 노래하다

    “너의 에이전트를 하려면 ‘노’(No)를 잘해야 한다.” 소프라노 홍혜경(57)의 에이전트가 그에게 한 볼멘소리다. 세계 성악가들의 꿈의 무대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이하 메트) 데뷔 30주년을 맞은 소프라노 홍혜경. 그의 에이전트는 세계 유수의 오페라단이나 감독, 지휘자에게서 작품 제의를 받을 때마다 ‘거절’부터 하는 게 일이었다. 그 자신은 ‘재미있는 얘기’라며 들려줬지만, 사실은 그가 흔들림 없이 음악 인생을 밀고 올 수 있었던 비결을 압축해 보여 주는 에피소드다. 홍혜경은 현재 메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가수 가운데 가장 데뷔가 빠르다. 그만큼 오래 건재했다는 얘기다. 그는 왜 늘 ‘노’라고 말했을까. 2일 기자들과 만난 그는 “처음 오페라를 시작할 때 마음 먹었던 것, 오래가기 위해서였다”고 이유를 밝혔다. “오페라 가수에겐 유혹이 많습니다. 노래를 잘하면 밀라노에서도, 빈에서도 초청이 물밀 듯 들어오죠. 동양인이니까 ‘나비부인’을 해 달라, ‘투란도트’를 해 달라 하면 “노, 노, 노, 노” 했어요. 처음에 뭘로 데뷔하느냐에 따라 이후의 이력이 결정되니까요. 젊은 성악가들은 유혹을 넘어서는 게 참 힘들어요. 하지만 그 유혹을 쫓다 목소리를 잃고 3~5년 만에 사라지는 이들을 많이 목격했고 실망도 컸습니다. 처음부터 저는 오래가는 게 목표였어요. 내가 지닌 목소리를 잃지 않고 정점까지 성장해 나아가는 것. 그래서 지금까지 제 목소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성취죠.” 그는 20대 때 이미 35~45세쯤엔 국제적인 이력을 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성기인 45~55세까지는 자신의 목소리에 맞게 활동한다는 방향을 잡았다. 오는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갖는 메트 데뷔 30주년 독주회에서 그가 젊은 성악가들에게 건네고 싶은 메시지는 간명하다. “자기 목소리의 잠재력과 한계를 알고 그에 맞는 역으로 연주자로서 성장할 것”이다. 그는 지난 5월 중순부터 연세대 성악과 교수로 이미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대학에서 애들을 만나 보니 다 우리 딸, 아들 나이예요. 제가 선생님이라기보다 엄마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성악 테크닉부터 오페라까지 제가 아는 것은 다 가르치고 있어요. 무엇보다 삶과 음악을 어떻게 같이 꾸려 갈 수 있는지는 제 경험을 빌려 전해 주고 싶습니다.” 홍혜경은 오페라 가수 대신 ‘내 직군’이라는 단어를 자주 썼다. 예술가가 아닌 하나의 직업인으로서의 책임감을 누구보다 무겁게, 오래 짊어져 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로 들렸다. “한국에 오면 ‘디바, 홍혜경’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저는 그 말을 좋아하지 않아요. 미국에서 디바라고 하면 이기적이고 고집 세고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을 일컫죠. 저는 그냥 일하는 사람입니다. 메트 역시 하나의 회사입니다. 오랫동안 일할 수 있었던 데는 사회생활이 중요했죠. 명성에 기대 스스로 도취되는 성악가들이 많아요. 하지만 그렇게 환상에 젖으면 진짜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합니다.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이웃을 대접하라’는 말이 있듯 모든 사람은 다 동등합니다. 서로 존중하면서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해 나간다는 원칙을 지켜 왔죠.” 이번 리사이틀에서 그는 데뷔작인 모차르트의 ‘티토왕의 자비’에서부터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베르디의 ‘리골레토’ 등 최근 출연작까지 아리아 11곡을 아우른다. 지난 30년간 메트 오페라에서 매 시즌 주역을 꿰차며 350여회나 무대에 서 왔지만 그의 도전은 아직도 멈추지 않았다. 성대의 한계를 넘어서는 작품이라 줄곧 거절해 왔던 ‘나비부인’을 메트에서 2년 전 제안해 고심 중이라는 그는 “아, 이 말을 꼭 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동양을 배경으로 한 유명한 오페라가 ‘투란도트’(중국)와 ‘나비부인’(일본)이죠? 그런데 한국은 여기서 빠져 있어요. 국내 클래식 작곡가분들, 극적인 감정을 담은 아름다운 한국의 스토리로 오페라를 하나 만들어 주시면 제가 도전하고 싶습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조촐한 호암상 시상식

    조촐한 호암상 시상식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입원 중인 가운데 올해 호암상은 조용하고 조촐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호암재단은 30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2014년 호암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홍구 전 총리,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문열·신경숙 작가 등 각계 인사 55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의 입원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 등 3남매를 비롯해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도 불참했다. 시상식 후 만찬도 작년과 달리 공연이나 건배 제의 없이 조용하게 진행됐다. 올해 부문별 수상자는 ▲과학상 남홍길(57·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 박사 ▲공학상 이상엽(50·한국과학기술원(KAIST) 특훈교수) 박사 ▲의학상 김성국(51·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박사 ▲예술상 홍혜경(57·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 성악가 ▲사회봉사상 김하종(57·안나의 집 대표) 신부 등 5명이다. 수상자에게는 국내 최고 수준인 상금 3억원과 순금 메달을 전달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부고] 뉴욕타임스 기틀 마련 아서 겔브 前 편집국장

    [부고] 뉴욕타임스 기틀 마련 아서 겔브 前 편집국장

    탁월한 뉴스 감각과 저널리즘에 대한 열정으로 뉴욕타임스(NYT)를 오늘날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아서 겔브 전 NYT 편집국장이 20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90세. NYT는 이날 겔브가 뇌졸중 합병증으로 미국 맨해튼의 자택에서 사망했다는 유족의 발언을 전하며 “현대화 시기에 NYT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겔브는 1924년 3월 체코슬로바키아 이주민 출신 부모 밑에서 태어나 20살이던 1944년 NYT에 원고 심부름꾼으로 입사했다. 이후 문화 전문 기자, 사회 담당 편집장, 편집국장 등을 거치며 1989년 은퇴할 때까지 언론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아내 바버라와 함께 1962년 미국의 유명 극작가 유진 오닐의 전기를 출간하기도 했다. 1967∼1978년 사회 담당 편집장으로 재직하면서는 경찰 부패를 집중적으로 다뤄 뉴욕경찰 개혁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오늘날 신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포츠 먼데이’ ‘사이언스 타임스’ ‘주말’ 등의 분야별 섹션을 처음 NYT에 도입한 인물이기도 하다. 은퇴 뒤에는 NYT 재단 대표 등을 맡았다. 그의 아들 피터 겔브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총감독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몸, 본능을 깨우다

    몸, 본능을 깨우다

    본능을 뒤흔드는 현대무용의 언어, 경계를 넘나드는 현대발레의 미학을 보여 주는 ‘몸의 제전’이 막을 올린다. 23~31일 제33회 국제현대무용제(MODAFE:모다페)와 23~새달 15일 제4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동시에 열린다. 올해 ‘본능을 깨우는 춤’을 주제로 내세운 모다페는 이를 관통하는 7개국 19개 단체의 작품 30여편을 선보인다. 김현남(한국현대무용협회 회장) 모다페 조직위원장은 “그간 영상, 회화, 연극 등 다른 장르와의 협업이 주류를 이뤘던 전 세계 무용계에서 다시 순수한 춤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며 “몸 안에 들어 있는 본능을 일깨우는 ‘춤의 귀환’을 보여 줄 작품들로 꾸몄다”고 말했다. 특히 개·폐막작은 올해의 주제를 밀도 높게 압축한다. 개막작인 이스라엘 L-E-V 무용단의 ‘하우스’는 외설적이라 느껴질 만큼 거칠고 대담한 몸짓으로 관객을 홀린다. 나체에 가까운 살색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은 근육의 움직임 하나만으로 관객의 숨을 조이고 푼다. 폐막작 역시 이스라엘 작품으로, 키부츠현대무용단의 ‘이프 앳 올(If at all, 만에 하나라도)’이다. 기하학적으로 분절된 무대에서 토해 내는 무용수들의 격정이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케이블TV 프로그램 ‘댄싱9’으로 주목받은 무용수 한선천의 첫 안무작 ‘터닝 포인트’, 영국의 촉망받는 안무가 프레디 오포쿠 아다이와 국내 안무가 김경신이 합작한 ‘언플러그드 보디즈’ 등도 무대에 오른다. 한국공연예술센터. 2만~7만원. (02)765-5352. 국내 발레의 창작, 레퍼토리 확대를 표방하는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는 올해 초 공모로 모던발레의 현주소를 보여 줄 13편의 작품을 골라냈다. 예술의전당을 중심으로 탄탄한 중견안무가의 작품은 CJ토월극장에서, 재기 넘치는 신진안무가의 작품은 자유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클래식 발레 죽이기’를 화두로 내건 ‘워크(Work) 2 S’는 동양인 최초로 파리오페라발레단 솔리스트로 활약한 김용걸이 안무를 맡은 작품으로 기존 발레의 문법을 탈피한다. 신무섭댄스시어터는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이원철과 현 수석무용수인 김지영을 내세워 파격적인 ‘카르멘’을 그려 낸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스웨덴왕립발레단 솔리스트 출신인 전은선은 ‘벽’을 통해 안무가로 데뷔한다. 1만~5만원. (02)580-1300.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스스로 꿈 찾기-‘예술꽃 학교’ 가다] 대전 동명초교 디지털 뮤지컬

    [스스로 꿈 찾기-‘예술꽃 학교’ 가다] 대전 동명초교 디지털 뮤지컬

    “이 노래는 당당하게, 다 같이 불러볼까?” “네, 선생님! 저희 노래 다 외워 왔어요.” 대전 추동에 있는 동명초등학교가 학생들의 목소리로 쩌렁쩌렁 울렸다. 지난 15일 찾은 동명초에서는 목요일마다 예술강사들이 총출동해 전교생과 함께하는 ‘디지털 뮤지컬’ 연습이 한창이었다. 대전역에서 차로 40여분 떨어진 동명초는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81명에 불과한 작고 외딴 농촌학교이지만, 즉석에서 무대 동선을 짜며 개선점을 찾아내는 학생들 표정에서는 ‘프로 배우’로서의 면모가 드러났다. 2011년 문화체육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지정하는 ‘예술꽃 씨앗학교’(씨앗학교)로 지정된 뒤 길게는 4년째 공연 중인 학생들이다. 씨앗학교란 예술강사들이 찾아가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는 문화예술 소외지역의 작은 학교를 말한다. 2008년 10곳, 2011년 16곳, 2012년 10곳, 지난해 4곳, 올해 13곳 등이 4년 동안씩 지정됐다. 지금은 전국에 43개 씨앗학교가 있다. 올해 동명초에서는 이민호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연구원을 비롯해 10명의 문학, 영상음악, 성악, 디자인 전공자들이 예술강사로 학생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예술강사 대부분은 직접 무대에 서고, 대학에도 출강한다. 모두 바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공연 연습을 즐기는 동명초 학생들의 밝은 표정에 붙잡혀 씨앗학교에 헌신 중이다. 동명초에서 만드는 ‘디지털 뮤지컬’은 학생들이 공연할 때 무대배경으로 영상물을 투영시키는 일종의 융합 뮤지컬이다. 뮤지컬 자체가 문학, 무용, 음악, 연극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인데 여기에 더해 영화와 정보기술(IT) 요소까지 통합된 형태다. 더욱이 뮤지컬 극본을 쓰고, 배경이 되는 영상물을 촬영하는 일 모두 동명초 학생들이 담당한다. 1년에 몇 차례 공연할 때 조명과 영상을 통제하거나 공연용 분장을 하는 일까지 학생들이 직접 해낸다. 6학년 담임교사이자 씨앗학교 업무를 담당하는 송연호(여) 교사는 “극본을 쓸 때에는 문학 전공 강사가, 뮤지컬 곡을 만들 때에는 성악 전공 강사가, 안무를 짤 때에는 무용 전공 강사가 도와주지만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서로 협의하며 공연을 발전시킨다”면서 “뮤지컬 장르이다 보니 노래와 춤이 주가 되겠지만 학생 선호에 따라 공연 스태프, 영상물 제작, 분장 등 다양한 역할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예술강사가 이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형태로 한 편의 뮤지컬이 완성되어 간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무대 배경이 될 영상물을 제작하는 학생이 “정지된 영상과 움직이는 영상을 덧대어 마치 세월이 잔잔하게 흐르는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예술강사가 기술적인 측면과 효과를 내기 좋은 시각 자료를 설명해주는 식이다. 이어 적합한 시각 자료를 찾아내 영상물을 진일보시키는 일은 학생들의 임무인데, 작업을 거듭하며 학생들 스스로 성장해왔다. 동명초는 매년 1~3학년 팀과 4~6학년 팀으로 나눠 두 편씩 공연을 했다. 올해 작품은 ‘소나기의 유래’(1~3학년)라는 콩트식 뮤지컬과 ‘대청호의 비밀과 미래’(대청호·4~6학년)라는 사회적인 주제의 뮤지컬이다. 특히 ‘대청호’는 원래 1918년 대청호 수몰 지역에 개교했다가 댐이 생기면서 1980년 지금의 장소로 옮긴 동명초의 역사와 맞닿아있는 작품이다. 전병두 동명초 교장은 “기존에 있던 ‘강아지 똥’과 같은 작품을 극화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지만, 이왕 학생들과 밀접한 이야기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기획한 뮤지컬”이라고 설명했다. ‘대청호’의 주제는 제법 무겁다.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이 최고’라는 개발론자, ‘지구 반대편에 대청호의 물을 수출해 부자가 되자’는 수출론자,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자’는 환경론자가 한바탕 논쟁을 벌이다 홍수와 지진이라는 자연의 보복을 당한 뒤 다 같이 합심해 환경을 살려내는 이야기다. 대청호 수몰 전 마을의 이슈를 풀어낼 수 있는 상상력, 개발론자와 수출론자의 차이를 짚어내는 통찰력, 철학적인 주제를 영상과 공연으로 편안하게 풀어내는 기획력은 4년 동안의 내공이 쌓인 결과다. 오페라를 전공한 고석우 예술강사는 “예술 교육 덕분인지 동명초 학생들은 표현력이 좋고, 창의력이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동명초 학생들은 이태리에서 공부한 고 강사 등 해외 유학을 하거나 해외체류 경험이 많은 예술강사로부터 일주일에 하루는 교과 공부 대신 예술 교육만을 받는다. 고씨는 “학생뿐 아니라 어른이 된 뒤에도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1000명 앞에서 말하며 공감을 받기는 어렵지만, 같은 인원 앞에서 노래와 무용을 통해 갈채를 받는 일은 한층 수월하다”면서 “예술을 무기 삼아 대중의 박수갈채를 받은 경험을 지닌 학생들이니 표현력과 창의력이 좋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음악은 혼자 하기 어렵고, 화합과 배려를 통해 하모니를 이뤄내야 하는 작업”이라면서 “성장하는 학생들이 함께 극을 만드는 경험을 하면서 사회적 배려심과 올바른 정서에 눈뜨는 모습이 보기 좋다”라고 덧붙였다. 오는 7월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4 대한민국 행복학교 박람회’에서 펼칠 공연을 앞두고 연습 중이던 학생들이 연습에 지친 표정을 짓기보다 들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6학년 박민지양에게 ‘하루 꼬박 연습하기 어렵지 않으냐’고 묻자 “매일 새로운 방법을 배우니 즐겁다”고 했다. 5학년 박가은양에게 ‘동작을 외우기 어렵지 않느냐’고 묻자 “지금은 헷갈려도 공연에서는 더 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5학년 송성민군에게 ‘큰 무대에 서는 게 떨리지 않느냐’고 묻자 “무대체질”이라며 웃었다. 유독 동작이 시원스럽고 열심인 송군에게 ‘뮤지컬 배우를 꿈꾸느냐’고 어리석은 질문을 던지자 “아니다. 다른 꿈이 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미 초등학교 시절에 친구들과 함께 공연의 전부를 기획해 무대에 함께 서 박수 갈채를 받았는데, 무슨 꿈을 꾸든 쉽게 포기할 리 없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자리는 내려놓았다 권력은 놓지 않았다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자리는 내려놓았다 권력은 놓지 않았다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 자딩(嘉定)구 조충(鳥蟲)전각 공예 작품 전시관인 한톈헝(韓天衡) 미술관.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이 한정(韓正) 상하이시 당서기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맏아들 장몐헝(江綿恒) 상하이과학기술대 총장의 안내를 받으며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명보(明報) 등 홍콩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그의 공개 행보는 2012년 9월 장 전 주석 부부와 함께 베이징 국가대극원(大劇院)에서 오페라를 관람한 이후 처음이다. 장 총장이 함께 수행한 것은 쩡 전 부주석이 장 전 주석의 ‘오른팔’이었다는 긴밀한 관계 때문으로 보인다. 주샤오둥(朱曉東) 미술관장은 “쩡 전 부주석은 사적으로 방문했다”고 말했다. ‘은인자중’하던 중국 전임 최고 지도부(정치국 상무위원)의 발걸음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장 전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을 비롯해 주룽지(朱鎔基),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등 전임 최고 지도부가 잇따라 공개 활동에 나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반부패 사정 작업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전방위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고 현 지도부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려는 의도라는 게 베이징 정가 소식통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장밍(張鳴) 중국 인민대 정치학과 교수는 “전직 지도자들이 시 주석의 반부패 운동이 전직 고위 관료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에도 자신들은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부패 칼날 아랑곳 않고 ‘건재’ 과시 후 전 주석과 주 전 총리는 지난 6일 공산혁명 전사인 쭤원후이(左文輝)의 빈소에 추도하는 글과 조화를 보내 간접 조문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후 전 주석은 9일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의 중국 4대 서원 중 하나인 후난대 악록서원(嶽麓書院)도 둘러봤다. 주 전 총리는 3월 6일 칭화(淸華)대 경제관리학원 개교 30주년을 맞아 보낸 축하 서한을 통해 “시야는 세계를 바라보면서 국내 빈곤 지역의 민의를 살피라”고 당부했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2012년 11월 원 전 총리 일가의 재산이 최소 29억 달러(약 2조 970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해 ‘서민 총리’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그는 8일 90세를 맞은 예자잉(葉嘉瑩) 톈진(天津) 난카이(南開)대 교수에게 직접 편지를 쓰고 축시까지 헌사했다고 인민일보가 9일 전했다. 그는 축시에서 “연밥은 쉽게 죽지 않아 오랜 세월 기다리면 꽃이 핀다”고 썼다. 연밥이 땅속에서 3000년을 견디며 싹을 틔운다는 속설을 비유한 것으로, 고령이더라도 열정만 있으면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베이징 정가에는 이 구절이 은연중에 자신의 건재를 드러냈다는 시각도 있다. 장 전 주석은 지난달 20일 부인 왕예핑(王冶平)과 고향 양저우(揚州)의 서우시후(瘦西湖)에서 유람선을 타고 관광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우방궈(吳邦國)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지난달 3일 베이징의 도교사찰 바이윈관(白雲觀)을 찾았고, 리창춘(李長春) 전 정치국 상무위원은 지난달 19일 허난(河南)성 사오린쓰(少林寺)를 방문해 대중 앞에 등장했다. 자칭린(賈慶林) 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주석은 지난달 27∼28일 후베이(湖北)성 둥펑(東風) 자동차 공장을 방문했다. 제17기 정치국 상무위원 9명 가운데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부패 조사설이 제기된 저우융캉(周永康) 전 당중앙정법위원회 서기와 허궈창(賀國强) 전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뺀 상무위원 5명이 모두 한 달 새 집중적으로 공개 활동을 벌인 것이다. ●“中정치 요직 장·후가 정한다” 사실 이런 공개 활동보다 이들 원로는 ‘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막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렴청정’(垂簾聽政)을 하는 것이다.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장 전 주석, 이 두 실력자와 함께 당정을 이끌었던 리펑·주룽지·원자바오 전 총리 등 원로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얘기다. 이들은 2012년 11월 제18기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때 인민대회당에 줄지어 입장해서 시진핑·리커창 체제가 출범하는 과정을 박수로 ‘추인’해 주는 모습을 보였다. 후·장 전 주석은 이후에도 혁명 원로들이 사망하면 시·리 체제의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조문할 때 바로 뒤이어 나오거나 조화를 보내 아직도 살아 있는 권력임을 과시해 왔다. 이 때문에 제18기 상무위원 7명과 정치국원 25명의 명단을 결정한 것은 시·리가 아니라 후·장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차이나 리더십 모니터’는 중국 공산당 인사에 정통한 학자 리청(李成)의 논문 ‘포스트 2012 중국공산당 정치국 인맥과 당파 분석’을 올려놓았다. 이 논문에 따르면 제18기 상무위원에 오른 인물 7명 가운데 시 주석을 비롯해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 정협 주석, 류윈산(劉雲山) 당중앙서기처 서기, 왕치산(王岐山)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 등 6명은 장 전 주석이 고른 인물들이고 리커창 총리만 유일하게 후 전 주석이 발탁했다고 주장했다. ●화보집 등 저서 출간도 활발 이들은 저술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장 전 주석은 지난해 8월 13일 ‘장쩌민과 양저우(揚州)’라는 화보집을 펴냈다. 주 전 총리는 지난해 8월 12일 ‘주룽지 상하이 발언 실록’을 출간했다. 초판 110만부를 찍어 단숨에 밀리언셀러로 떠오른 이 책은 1987년 12월부터 4년 동안 주 전 총리가 상하이에서 공직 생활을 한 경험을 담고 있다. 리펑 전 총리는 지난해 8월 5일 ‘리펑, 산업경제를 논하다’라는 책을 냈고 지난해 3월에는 리루이환 전 정협 주석도 ‘견해와 설법’을 출간했다. 셰춘타오(謝春濤) 중앙당교 교수는 “중국 인민의 민주의식이 높아져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지도자들의 주요 정책 결정 방식이나 배경에 관심이 커진 것도 회고록 붐의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공익 활동도 벌이는 이들도 있다. 주 전 총리는 지난해 2000만 위안(약 32억 9500만원)을 쾌척해 ‘실사구학(實事求學) 장학금’을 만들었고 리펑 전 총리는 원고료 300만 위안으로 ‘리펑 옌안(延安) 장학금’을 설립했다. khkim@seoul.co.kr
  • 정부 홈페이지 액티브엑스 사용 축소

    정부 부처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보안에 취약한 액티브엑스(X) 사용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안전행정부는 14일 영상회의로 45개 부처의 정보화담당관 업무회의를 열고, 부처 간 협업 활성화 방안과 전자정부 보안 확대 등을 논의했다. 부처 간 칸막이 없는 행정을 위해 정부에서는 클라우드 업무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클라우드 시스템은 업무 자료를 개인 컴퓨터가 아니라 서버에 저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든 업무 처리가 가능하고 부처와 기관의 벽을 허물고 자료가 공유된다. 클라우드 시스템의 장애가 되는 액티브X는 정부 업무 환경에서 제거될 예정이다. 액티브X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인터넷 익스플로러 사용을 위해 개발한 기술로 특정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자동으로 설치된다. 정부는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외에 크롬, 파이어폭스, 사파리, 오페라 등으로도 정부 웹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기관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부처별로 관리하는 홈페이지에 대한 ‘총량제’도 도입된다. 부처에서 필요 이상의 웹사이트를 운영하면 예산상 불이익이 간다. 보안대책이 없고, 사용자 숫자가 적은 홈페이지는 사이트를 아예 없애기로 했다. 정부에서 만든 1100여개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현재 정부 앱 가운데 30%는 기능을 검증하지 않은 해외 앱스토어에만 등록돼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네 개의 손, 건반을 장악하다

    네 개의 손, 건반을 장악하다

    네 개의 손이 ‘작은 오케스트라’ 피아노를 장악한다. 눈빛만 봐도 한 호흡을 이루는 거장과 아들, 열정과 끼로 뭉친 유튜브 스타 등 피아노 듀오가 이달 잇따라 내한한다. 전설의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77)가 장남 봅카(53)와 함께 3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오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0일 금산 다락원, 31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이 그 무대다. 구소련 출신인 아시케나지는 젊은 시절 쇼팽 콩쿠르 2위(1995),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1956),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1962) 등 세계 3대 콩쿠르를 휩쓸며 이름을 각인시켰다. 1975년부터는 지휘자로 전향해 영국 로열 필하모닉, 체코 필하모닉,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의 수석 지휘자를 두루 거쳤다. 2007년 관절염으로 인한 손가락 부상으로 연주회 활동을 중단했으나 다시 복귀해 아들과 함께 무대에 서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아시케나지 부자는 특별히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무하는 추모곡을 준비했다.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과 아들 봅카가 편곡한 보로딘의 오페라 ‘이고르 공’ 가운데 ‘폴로베츠인의 춤’ 등을 들려준다. 3만~10만원. (02)749-1300.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 한 곡으로 단숨에 유튜브 스타로 떠오른 피아노 듀오 ‘앤더슨&로’도 2년 만에 내한한다. 줄리어드 음악원 동창생인 그렉 앤더슨(33)과 엘리자베스 조이 로(재미교포·33)가 2007년 제작한 이 뮤직 비디오는 유튜브에서 조회수 139만건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네티즌들을 사로잡았다. 대담하고 현란한 손길, 파격적인 제스처로 피아노를 들었다 놨다 하는 이들의 연주는 “댄스 플로어에서 벗어나 피아노 앞에 앉은 것 같다”, “현존하는 젊은 연주자 가운데 가장 스릴 넘치는 듀오” 등의 평을 받아 왔다. 이들이 오는 24일 LG아트센터, 27일 구리아트홀, 31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선다. 피아노 듀오 곡을 다수 남긴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6번 D장조를 시작으로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 비제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카르멘 판타지’ 등을 연주한다. 레퍼토리가 적은 피아노 듀오의 한계를 편곡으로 극복하는 팀답게 직접 편곡한 오페라 ‘마술피리’ 속 아리아 ‘파파게노’와 록그룹 라디오헤드의 ‘파라노이드 안드로이드’로 프로그램에 흥미를 더했다. 3만~7만원. 070-8879-8485.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브라질 월드컵 D-30] 조리부터 통역까지…22인의 구슬땀 “우리는 뒤에서 뜁니다”

    [브라질 월드컵 D-30] 조리부터 통역까지…22인의 구슬땀 “우리는 뒤에서 뜁니다”

    배우들이 혼신의 연기를 펼치는 동안 오페라 무대 아래 숨겨진 공간인 ‘오케스트라 피트’에서는 연주자들이 배경음악을 연주한다. 이 ‘히든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공연의 감동을 더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축구 축제인 월드컵도 마찬가지다. 대표팀의 승리를 위해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들을 돕는 지원팀의 역할이 중요하다. 월드컵대표팀의 지원팀은 의무, 장비, 조리, 전력분석, 언론, 통역, 행정 등의 분야에 걸쳐 모두 22명이다. 이들 중 가장 오래된 18년 경력의 김형채(41) 조리장은 선수단의 식단을 책임진다. 선수단 간식을 위해 새벽 4시부터 김밥 600줄을 혼자 말았던 일화로 유명한 김 조리장은 “나도 태극기를 단 자부심이 대단하다”면서 “월드컵 16강까지의 식단을 모두 정해 놨고, 이상의 성적을 낼 경우 식자재 조달 방법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차윤석(35) 장비담당관은 단순히 장비를 챙기는 ‘짐꾼’이 아닌 대표팀의 코디네이터다. 대표팀이 사용하는 모든 의류와 장비를 관리하는 그는 선수 개개인의 기호에 맞춰 유니폼과 훈련복을 준비한다. 이번 월드컵을 위해 그가 책임져야 할 짐은 무려 3.5t에 이른다. ‘잔디 박사’ 신동수(42)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관리팀장은 NFC 그라운드의 잔디를 월드컵 실전 경기장과 비슷하게 만들어 선수들의 빠른 잔디 적응을 돕는 임무를 맡았다. 신 팀장은 “브라질 경기장 잔디들은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해 무른 상태”라면서 “미끄러지는 경우가 잦을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적응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법사’로 불리는 황인우(41) 의무팀장은 런던올림픽 때 심한 어깨 부상을 입은 골키퍼 정성룡을 회복시켜 일본과의 3~4위전에 뛰게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나는 마법사가 아니다. 치료를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이라면서 “선수 자신의 노력과 지도자 및 의무팀의 공감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낮에는 대표팀 일정을 모두 소화하면서 야간에는 영상 편집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 평균 3시간밖에 못 잔다는 채봉주(34) 비디오분석관은 대표팀의 훈련과 경기 영상 분석 및 상대국의 영상 확보와 정리를 담당한다. 상대팀의 경기 영상을 촬영하다 스파이로 몰리기도 했다는 그는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영상을 촬영하는 중에도 상대팀 팬의 방해로 난감했던 적이 있다”면서 “그래도 선수들이 ‘영상이 크게 참고가 됐다’고 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며 뿌듯해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아름다운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제주도에서 바게트와 커피로 프랑스식 아침식사를 즐기는 커플이 있다. 프랑스인 남편 마티유 듀랑과 신수영씨이다.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하던 수영씨와 마티유는 태국 여행 도중 만나 서로에게 이끌려 평생의 동반자가 됐고, 마티유의 제안으로 한국에 오게 됐다. 만삭 임신부 수영씨와 남편 듀랑의 행복한 일상을 따라가 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태아 때 태동이 유달리 적었던 아기 재호는 생후 3개월 만에 근육은 물론 장기까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척수성근위축증이라는 희귀질환 판정을 받았다. 40대 중반에 국제결혼으로 재호를 얻은 아빠는 운영하던 가게마저 불황으로 문을 닫으면서 눈앞이 캄캄해진다. 눈물 속에 치러지는 침상 위 돌잔치에서 재호는 환한 미소로 가족들에게 희망을 일깨운다. ■사랑은 마법처럼(씨네프 밤 12시) 나이, 직업, 재력 무엇 하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파리오페라발레단 단장 헬렌과 교외의 거울가게 직원 조아킴. 단 한 번의 충동적인 키스는 두 사람을 설명할 수 없는 묘한 상황에 빠뜨린다. 마치 마법에 걸린 듯 서로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하며 한시도 떨어질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게 두 사람은 점차 모든 것을 공유하며 커플이 돼 간다.
  • 술김에 높이 67m 오페라하우스 지붕 올라간 남성

    술김에 높이 67m 오페라하우스 지붕 올라간 남성

    술에 취해 오페라하우스 지붕 위에 올라간 남성이 구출돼 화제다. 11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상징인 오페라하우스 지붕 위에 신원미상의 한 남성이 발견돼 경찰구조대가 출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높이 67m의 오페라하우스 지붕 위에 반바지와 러닝셔츠 차림의 남성이 보인다. 안전띠를 연결한 남성을 구조대원이 다가가 일으켜 세우려고 하지만 술에 취한 남성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린다. 결국 남성은 1시간이 넘는 구조작업 끝에 무사히 구조됐다. 한편 경찰 조사에 따르면 남성은 고공농성의 목적이 아닌 주취에 의한 단순 소란 행위로 밝혀졌다. 사진·영상=유튜브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노인의 품격이 흐른다

    노인의 품격이 흐른다

    노인종합복지관 강좌는 무료가 나은가, 유료가 나은가. 당연히 대부분은 돈을 내지 않는 무료가 낫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서울 강남구가 운영하고 있는 강남 시니어플라자의 사례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최소한 현재까지는 유료 강좌가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 시니어플라자의 운영 방식을 견학하려는 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까지 서울 종로·송파구, 대구 수성구, 경기 화성시·수원시 광교, 울산 중구 등에서 이곳을 찾아 벤치마킹했다. 지난해 6월 서울에서 국제노년노인학대회(IAGG)가 열렸을 때는 일본, 홍콩, 타이완 관계자들이 들러 한국에 복지관·센터 등 노인들의 공간이 따로 있는 것에 놀랐고, 더욱이 유료 운영 방식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강남 시니어플라자는 2011년 9월 문을 열었다. 지상 6층, 지하 3층 규모로 서울시내 복지관 중 가장 크고 시설도 좋다. 강남구는 새 복지관에 새로운 운영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노인복지관을 무료로 운영하다 보니 강좌에 등록한 뒤 조금 다니다 그만두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라는 노인복지관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도 변화를 주고 싶었다. 명칭을 강남 시니어플라자로 바꾸고 강좌를 유료로 운영하도록 했다. 약간의 경제적 부담이 오히려 복지관 운영의 효율을 높여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발이 적지 않았다. ‘복지관이 왜 돈을 받느냐’, ‘노인 갖고 장사해서 되느냐’, ‘구청장을 만나게 해 달라’는 등의 항의와 비난, 협박 전화가 시니어플라자와 구청으로 빗발쳤다. 이에 “강좌료를 받지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질 높은 강좌를 제공하겠다”고 설득하자 유료화에 대한 반발은 차츰 누그러졌다. 2012년 하반기가 되자 항의 전화는 잠잠해지고 ‘우리들이 지낼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내줘 정말 좋다’거나 ‘복지관에 와서 그저 시간만 때우는 게 아니라 보고 배우고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좋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강남구가 시니어플라자 위탁운영자를 공모한 결과 사회복지재단 자광법인이 선정됐다. 자광법인은 운영을 맡으면서 고품격의 차별화된 노후 생활 수준 유지, 노인 참여와 통합의 사회적 분위기 지원 체계 구축을 내걸고 시니어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우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 강의와 동양철학·서양사·예술 등 인문학 강의, 인터넷·스마트폰 활용교육, 수필 창작·자서전 쓰기, 색소폰·바이올린 등 악기 연주, 민요·가곡·가요·합창 등 음악교실, 수채화·사군자·민화 등 그림교실, 탁구·댄스스포츠·요가 등의 스포츠 강좌를 분기별로 진행했다. 처음에는 41개였으나 2012년 1분기 63개로 늘어났고 1년이 지난 2013년 1분기엔 116개로 100개를 돌파했다. 올 2분기에는 166개로 증가해 2년 반 만에 프로그램이 4배 이상 늘어났다. 일례로 2개로 출발한 하모니카반이 지금은 초급·중급·고급·연주 등 10개로 불어났다. 지난해 5개의 강좌를 수강했던 이주현(69·여)씨는 올해부터 요가·라인댄스·사물놀이 등 7개를 듣고 있다. 이씨는 “강좌가 많아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수 있는 데다 선생님들도 열심히 가르쳐 줘 하루하루가 재미있다”고 말했다. 월 수강료는 박용대 원장이 맡고 있는 ‘영상으로 보는 셰익스피어’와 ‘오페라 감상’ 등 8개를 제외하면 모두 유료인데 1만원부터 4만 5000원까지 있다. 탁구 등은 정원이 50~60명이지만 나머지는 10~20명으로 적정 인원이 편성돼 있다. 강좌가 인기를 끌면서 수강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강좌는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 강의다. 스마트폰 사용법을 익힌 어르신들이 친구, 손자 등 가족들과 카톡 또는 사진을 주고받으면서 즐거워한다. 건강댄스 등은 대기자가 300명이나 돼 장기 대기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올해부터 선착순 모집으로 전환했으나 이용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강좌료를 내는데도 수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강좌가 많아지면서 강의실을 마련하는 것도 고민거리다. 시니어플라자 내 강의실이 동났기 때문이다. 회화 프리토킹반 등 일부 과목은 인근 강남구 노인지회, 삼성2동 문화센터 등을 빌려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니어플라자 회원이 되려면 60세 이상의 강남구 거주자로서 5000원의 가입비를 내면 된다. 60세 이하는 준회원이 될 수 있다. 회원은 초기 2127명으로 출발했으나 해마다 늘어 올 2월 현재 8034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회원이 증가한 것은 신분당선이 개통되는 등 교통이 좋아진 요인도 있지만 서비스 개선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올가을 지하철 9호선이 연장 개통되면 회원 증가가 불을 보듯 뻔해 벌써부터 고민이다. 회원이 되면 보육교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손자·손녀들을 돌봐 주는 키즈룸 서비스, 소모임을 위한 장소 대여, 아트갤러리, 도서관, 토요시네마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2000원에 해결할 수 있고 카페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좋다. 물리치료실과 건강상담, 자녀결혼상담·재무상담·가족상담을 받을 수 있고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다. 해피미디어단은 시니어플라자 내 각종 행사나 생활 속의 에티켓 등 유익한 프로그램을 유튜브, 블로그 등에 올려 회원들과 공유한다. 정우영(76) 미디어단장은 스마트폰 작동법을 배워 ‘징검다리’라는 단편영화를 만들어 상을 타기도 했다. 그는 “단편영화를 USB에 담아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있다”면서 “회원들이 재능기부를 하는 등 작은 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며 산다”고 말했다. 또 자선봉사단체인 해피체리티멤버스(HCM)는 회비를 모아 한 달에 2명에게 각각 50만원씩 지원하고 경로당을 찾아 여가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한다. 강좌 유료화로 시니어플라자 경비는 해마다 줄고 있다. 2012년부터 사업비를 강좌료로 충당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운영비도 경감되고 있다. 강남구청 김선아 주무관은 “사업 수익이 발생해 시니어플라자 지원금이 2013년 7억 8000만원에서 올해 7억 5000만원으로 줄어 액수는 크지 않지만 구 재정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남 시니어플라자가 성공을 거둔 데는 강남이라는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데다 대학을 나온 사람이 60%일 정도로 고학력자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료화를 하다 보면 노인복지관의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잘사는 곳에서는 여유 있고 좋은 프로그램이 운영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의 주민들은 부실한 프로그램을 맛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노인복지관을 무료로 운영할 것인가’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시니어플라자 박정호 부장은 “가뜩이나 노인 인구의 증가로 복지 비용을 대기도 벅찬데 유료 운영이 가능한 곳은 유료화하고 거기에서 남는 재원으로 부족한 노인복지관을 지으면 좋지 않겠느냐”며 “장기요양제도도 일정 서비스 이상은 개인이 부담하는 등 유료화된 만큼 노인복지관 운영도 신축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초생활수급자와 80세 이상은 시니어플라자 강좌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면서 “2000여명의 수강생 중 20~25%가 무료 혜택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 김의준 롯데홀 대표 취임

    김의준 롯데홀 대표 취임

    롯데그룹이 서울 잠실에 건설 중인 클래식 전용공연장 롯데홀의 신임대표로 김의준(64) 전 국립오페라단 단장이 7일 취임했다.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1984년 예술의전당에 입사해 LG아트센터 대표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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