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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對北 해운제재 검토”… 유엔조치 미흡땐 개별국과 추가협의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정부는 13일 북한에 대한 해운 분야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공식 제재안을 마련하고, 부족한 부분은 개별국가와 협의해 추가하는 ‘2단계 제재 전략’을 마련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해운 분야에 대한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이미 법적 근거도 마련된 만큼 안보리 결정을 보고 추가 제재안에 대해 다른 나라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4월 안보리가 강도 높은 조치를 했으면 억지력을 발휘했을 것”이라면서 “제재가 약하면 북한이 ‘핵실험을 해도 괜찮겠구나’ 하고 오판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검토 중인 해운 제재의 범위와 내용은 지난 10월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개항질서법에 근거한다. 개항질서법은 외국 선박이 북한 항구에 들렀다 우리나라 항만에 입항할 때 기존에는 60일 이내에 다녀온 선박에 대해서만 출입 허가를 내줬으나 이 기간을 180일로 늘렸다. 현재 이런 선박은 1년에 수백 척에 이르며, 우리나라를 포함해 북한과 거래가 많은 몇 개 나라가 이 같은 조치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이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북한 제재에 대해 미온적인 만큼 유엔의 제재안이 핵실험과 같은 북한의 도발을 예방할 정도로 충분치 않을 경우에 대비한 것이다. 안보리 결의는 1주일 이상이 걸리지만 의장 성명은 3일 만에도 나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안보리 제재 결정과 관련, “안보리에서 얼마나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지는 중국이 얼마나 협조할지에 달렸다.”면서 “중국이 북한 제재에는 소극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시론] 서울 교육의 미래, 기다려서는 오지 않는다/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시론] 서울 교육의 미래, 기다려서는 오지 않는다/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미래란 단순히 기다림에 의해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선택하고 가꾸고 창조하는 것이다. 흔히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우리의 미래가 교육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특히 21세기 고도의 지식·정보화 시대, 세계화 시대에서 교육은 단순히 미래를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니다. 교육은 우리의 현실적인 삶 그 자체이자 평생 동안 생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발전소이기도 하다. 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부모와 친척과 주변 사람들의 삶의 질을 결정하고 변화시키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고 불행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중요한 교육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자 중 한 사람이 바로 우리가 직접 투표로 선출하는 교육감이다. 누가 교육감이 되느냐에 따라 서울 교육의 현재와 미래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교육감이 얼마나 교육을 바꿀 수 있겠느냐며 의문을 나타내기도 한다. 시민의 힘으로 직접 뽑는 직선 교육감의 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오판이다. 여기서 잠시 서울시 교육감의 권한을 살펴보자. 서울시 교육감은 5만명이 넘는 교원 및 지방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있다. 그리고 2121개의 학교와 약 120만명의 학생에 대한 지도·감독권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연간 7조 6000억원 정도의 예산을 관리하고 집행한다. 아울러 그 권한이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와 독립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그래서 서울시 교육감은 ‘1000만 교육소통령’이라 불릴 정도이다. 이처럼 막강한 권한을 가진 서울시 교육감을 신중하게 잘 선출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는 19일은 대통령 선거일이자 동시에 서울시 교육감 선거일이다. 모든 방송과 신문들의 관심이 대통령 선거에 집중되다 보니 정작 서울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할 교육감 선거가 같은 날 치러지는 데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아 매우 걱정된다. 출마한 서울시 교육감 후보 각각에 대해서 어떠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인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무책임하게 투표를 하거나 혹은 기권을 하게 될 경우 서울 교육의 현재와 미래는 예측 불가능해지고 암울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금부터라도 서울 시민들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에 대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어느 후보가 사심 없이 서울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헌신할 사람인지, 누가 더 품격 있고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데 적격자인지, 누가 학교를 더 안전하고 더 편안하며 더 신나게 가르치고 더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능력을 갖고 있는지 차분하게 비교하고 따져봐야 한다. 누가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와 사랑을 더 잘 회복시킬 수 있는지, 누가 더 종합적인 진단과 체계적인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실효성 있는 교육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지, 누가 더 생태학적 관점에 따른 공동체 위주의 교육 개혁을 통해 배려와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건설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 등도 향후 서울 교육의 미래를 위해 더없이 중요한 고려사항들이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투표를 통해서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선택하고 가꾸고 창조하는 데 동참하는 일이며, 개개인의 자주적인 선택과 결단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일이다. 그러므로 선거권을 가진 모든 사람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소신을 갖고 서울시 교육감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그래서 스스로 책임 있는 자유민주주의 시민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며, 그런 연후에 최종 투표 결과에 대해서는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北 미사일 발사] 한·미 정보력 구멍… 정부 내 엇박자까지

    [北 미사일 발사] 한·미 정보력 구멍… 정부 내 엇박자까지

    북한이 12일 오전 기습적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한·미 당국의 대북정보력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 당국 간에도 정보교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된다. 양국 정보 당국은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의 발사대에 세워뒀던 미사일을 끌어내린 뒤 조립건물로 옮긴 것으로 파악하고 당장 발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기술적 결함’을 수리하기 위해 ‘미사일 해체’ 작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미국 첩보위성과 한국의 아리랑 위성 등을 통해 공유한 정보자산을 토대로 한 분석이었다. 이 같은 판단은 북한이 지난 10일 당초 발표했던 발사예정 기간(10~22일) 을 일주일 늦춘 29일로 연장한다고 발표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 북한이 굳이 발사 예정기간을 일주일이나 연장한 데서 알 수 있듯, 북한의 실제 미사일 발사는 대선(19일) 이후인 23~29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전날 북한이 발사기간을 일주일 연장한 것과 관련, “기술적인 문제가 생겨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미사일을 내리고 고장을 확인하고 고치려면 일주일은 더 걸린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기술 결함을 고치기 위해 미사일을 해체하는 작업이 필요해 당장 미사일 발사는 어려울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그러나 이날 국방위 답변에서 “어제(11일) 오후 발사체가 장착됐고, 발사상태에 있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발사가 임박했다고 제대로 판단했는데, 다른 정부 라인에서 상황을 오판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방부가 미사일 관련 정보를 독점했거나, 어떤 이유에서든 대북정보와 관련, 정부 내에서도 서로 다른 판단을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한이 이날 오전 갑자기 미사일을 발사하자, 사전 정보가 없었던 우리 정부 당국은 적잖이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이 1단 로켓에 문제가 있다고 발표했고, 발사기간도 일주일 늦췄기 때문에 이번 주 발사할 것으로는 판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발사시기를 예측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관련, 오전엔 “발사시기는 북한이 판단하는 것이고, (발사가) 임박했다는 부분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오후엔 다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조짐은 어제(11일) 오후부터 포착됐다.”고 말을 바꿨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공주가 여성 대표하는 일은 봉건사회에서나 가능”

    “공주가 여성 대표하는 일은 봉건사회에서나 가능”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안도현 시민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은 29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해 “공주가 여성을 대표하는 일은 봉건사회에서나 가능하다.”고 ‘여성 대통령론’을 정면 공박했다. 시인인 안 위원장은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여성 지도자는 언제든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박 후보가 여성을 대표하거나 상징하는 인물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여성지도자는 필요… 朴은 아니다” 그는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지하 시인이 “어머니와 아버지가 총에 맞아 죽은 사람은 다른 사람하곤 좀 다르지 않겠느냐.”고 한 발언에 대해 “부모가 총에 맞아 죽은 사람이 어떻게 박 후보 혼자뿐이겠느냐. 그 사실만으로 본다면 박 후보는 인간적으로 측은한 후보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의 부모가 왜 총에 맞아 죽었나 이걸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20여년간 권력의 중심에서 분단 체제를 끌어왔고 장기 집권해 권력 누수 현상이 생겼다. 그 장본인이 박정희라는 점을 놓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하 시인에 대해서는 “박정희 군부 독재 유신에 항거한 대표 시인이 그 딸에게 지지를 표한 것은 안타깝지만 변절이라기보다는 오판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 절하했다. ●공지영 “文당선 염원” 단식기도 안 위원장은 이날 “작가 공지영씨가 문 후보의 당선과 성공적인 정권교체를 염원하며 12월 1일부터 12일 동안 단식 기도를 한다.”고 전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열린세상] 대선 후보와 대북 정책/장철균 서희외교포럼대표·전 스위스 대사

    [열린세상] 대선 후보와 대북 정책/장철균 서희외교포럼대표·전 스위스 대사

    12월 19일에는 앞으로 5년간 우리나라의 안보와 경제를 책임지게 될 대통령을 선출한다. 대선 분위기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다수 국민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후보들의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국내 문제에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중은 경제에는 민감하지만 안보에는 무관심한 경향을 보인다. 경제가 중요함은 분명하지만 한국의 현실을 돌아볼 때 안보와 직결된 대북정책 공약도 국민이 눈여겨보아야 한다. 이제까지 제시된 후보들의 공약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북한과 먼저 대화하고 나중에 비핵화하자는 소위 유화책도이 눈에 띈다. 이명박 정부의 원칙론이 효험이 없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과 안정적인 남북관계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선군(先軍)에서 선경(先經)으로 이동하면서 군부교체 등 체제안정을 위한 시간벌기가 필요한데 남쪽의 대선 후보들이 대화와 경협을 우선하겠다고 하니 내심 만족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 북한의 안보 위협은 우리가 느끼고 있는 체감온도보다 매우 악화된 상태이다. 2년 전 연평도 포격은 침공에 가까운 무력도발이었다. 포격 5개월 전 김정은 체제가 등장하면서 헌법 전문에 ‘김정일 동지께서는 우리 조국을 불패의 정치사상 강국, 핵보유국, 무적의 군사강국으로 전변시키시었다.’고 명기해 비핵화의 레드라인을 넘었다. 최근 북한의 잦은 북방한계선(NLL) 침입은 서울조차 북한의 공격에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남측의 유화책에 관계없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하면 서해 도발을 계속할 것이다. 역사에는 유화책이 화를 부른 사례가 많다. ‘일방적인 양보는 상대의 오판을 초래하게 되고, 싸워야 할 상황에서 싸움을 피하면 더 큰 싸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도발에 대한 응징을 포기했기 때문에 억지력이 상실된 것이다. 1950년 북한의 남침을 보고받은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이 머리에 떠올린 것은 1938년의 뮌헨협정이었다. 영국 체임벌린 총리가 히틀러에게 체코의 영토를 내준 이 협정은 유화의 대표적 사례로 ‘뮌헨신드롬’이라고 한다. 트루먼은 남침을 허용하면 소련의 팽창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라‘(Hit them hard)고 하면서 즉각 참전을 결정했다. 우리 역사에는 안이한 유화적 인식과 함께 유비무환의 부재로 화를 부른 사례가 많다. 선조는 이율곡의 10만 양병론을 무시했다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압록강 의주까지 피신했고 조선은 초토화되었다. 왜란을 경험한 재상 유성룡이 남긴 ’징비록‘에는 군사(안보)를 모르는 임금과 정파 대립으로 인한 자중지란을 경계해야 하고 유사시 도와줄 맹방의 필요성을 적고 있다. 우리는 과거 정권들이 교체되면서 대북정책이 좌우로 흔들리는 시계추 현상을 목격해 왔다. 이러한 ‘안보 공회전’ 현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북정책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그래서 북한은 물론 중국, 미국 등 6자회담 이해당사국, 그리고 국제사회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헌법과 국가이익에 기초해 여야 정치권, 국민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대북정책의 공통분모로서 필자는 다음 다섯 가지를 제시해 본다. 첫째, 북한의 핵개발과 핵무기 보유를 용납하지 않는다. 둘째, 북한이 헌법에 핵 보유를 명기한 것은 양측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합의에 위배되므로 즉각 삭제해야 한다. 셋째,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 협의에 응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현금 지원과 추가적인 경제협력은 고려하지 않는다. 넷째, 북한 정부와 주민을 구분하여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한다. 다섯째,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해서는 즉각 무력 응징한다. 혹자는 ‘유화외교’로 협상을 잘하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외교 협상은 보조수단이지 상대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은 아니다. 외교의 힘은 국내 정치의 초당적 결집과 국민적 지지에서 나온다. 앞으로 5년을 허비한 후에 다시 생각하기에는 늦다. 안보에 관한 국민의 ‘현명한 여론’과 ‘정치권의 합심’이 요구된다.
  • [열린세상] 작은 담론, 작은 마을, 작은 도시/김정후 런던대학 UCL 지리학과 박사

    [열린세상] 작은 담론, 작은 마을, 작은 도시/김정후 런던대학 UCL 지리학과 박사

    ‘담론’은 도시를 설명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표현 중의 하나다. 그러나 그 개념이 언어학과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까닭에 한마디로 명쾌하게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굳이 도시로 범위를 한정해서 생각한다면 변화를 유도하는 주요한 ‘흐름’이나 ‘방향’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도시의 역사를 살펴보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양한 담론이 늘 존재해 왔다. 예를 들어 오늘날 가장 중요한 도시 담론이라 할 수 있는 친환경은 도시의 발전이 지구를 파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생을 모색하자는 데 핵심이 있다. 그러므로 도시계획과 건축디자인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접목한다. 이처럼 도시에서 담론은 궁극적으로 실행의 당위성을 제공한다. 긍정적 역할과는 별개로 담론에는 도시의 지도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도사린다. 바로 유행처럼 거대 담론에 다른 모든 가치들이 휩쓸려 버린다는 점이다. 거대 담론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정확한 이해와 깊이 있는 분석을 뒤로한 채 결과에서 드러난 성공 신화를 좇는 방식으로 활용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예를 들어 유비쿼터스 도시, 디자인 도시, 창조 도시, 녹색 도시 등이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나라의 도시들을 관통한 거대 담론이다. 이와 같은 담론은 우리나라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선진 도시들로부터 수입되었고, 도시마다 시차를 두고 여러 가지 담론을 교대로 전면에 내세웠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즉, 한동안 ‘창조 도시 XX’를 앞세우다가 유행에 편승해 슬그머니 ‘녹색 도시 XX’를 외치는 식이다. 맹목적으로 거대 담론을 추구하는 현상이 낳는 결정적 폐해는 일상과 괴리된, 소위 ‘한방’을 노리는 허술한 도시계획과 건축디자인이 뒤따른다는 점이다. 최근의 상황은 이미 우려할 만한 수준을 넘어섰다. 몇 십만 평에 몇 천 억원은 우습고, 심지어 몇 십 조원이 투입되는 개발계획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럴듯한 거대 담론을 전면에 내걸고, 이를 실현할 수 있다는 한방을 제시하는 양상이다. 그 한방이 뜻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싶으면 이내 더 큰 한방을 찾아 나선다. 이쯤 되면 그야말로 노름판과 다를 바 없다. 거대 담론의 망령에 사로잡힌 지도자와 전문가의 오판은 거대 담론 아래 계획된 도시가 시민들에게 행복한 삶도 함께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환상에서 비롯된다. 건물의 높이가 올라갈수록 그에 상응하는 짙은 그림자가 땅 위에 드리워지는 것은 ‘주관적 주장’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이다. 이는 고층건물을 짓고 나면 그만큼 세심하게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하물며 건물 하나가 이러할진대 급조된 도시의 거대 담론과 그에 수반된 공허한 개발 계획에 얼마나 많은 도시의 소중한 가치들이 매몰되겠는가. 지난 세기에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을 쓴 제인 제이컵스, 그리고 오늘날 ‘도시의 승리’를 쓴 에드워드 글레이저와 같은 학자들의 주장이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회자되는 이유는 소위 거대 담론에 휩쓸려 도시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거대 담론에 관심을 갖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의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작은 담론’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 런던을 방문해 그럴듯해 보이는 금융지구인 카나리워프만을 보고, 파리를 방문해 상업지구인 라데팡스만을 보고 열광하며 물불 가지리 않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도시, 이런 구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도자는 21세기형이 아니다. 그런 지도자는 필요가 없다. 런던과 파리의 건물 하나하나를, 거리 하나하나를, 그리고 마을 하나하나를 어떻게 소중히 관리하고 디자인하는지를 관찰하지 않고서는 진정으로 시민들의 삶을 보듬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작은 담론, 작은 마을 그리고 작은 도시는 단순히 물리적 규모를 일컫는 말이 아니다.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살고 싶어하는 도시의 본질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역설이다. 진실로 큰 도시는 작은 것에서 출발한다. 도시는 결코 도박의 대상이 될 수 없다.
  • “北 장거리 탄도미사일, 나로호 이후 발사 징후”

    북한이 남한의 나로호 발사(오는 29일)가 끝난 뒤인 이달 말 이후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위한 준비를 이미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3일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북한이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하는 정황이 포착된 것은 있다.”면서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처럼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상황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고 한·미가 공동으로 북한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이달 초 평양시 산음동에 있는 무기공장에서 미사일 부품으로 보이는 화물을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기지 조립동으로 옮겼으며 이 같은 사실이 위성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에 포착된 화물의 모습은 지난 4월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일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우리의 나로호 발사는 합법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실험은 불법이지만 우리가 나로호를 발사한 이후에 자기들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벌을 덜 받게 될 것이라고 오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22일자 기사에서 지난 15일 유엔 총회에 참석한 북한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국가 우주 개발 계획에 따라 우주 개발 기관을 확대 강화하고 정지 위성을 포함해 경제 발전에 필수적인 각종 실용 위성을 계속 쏘아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위기의 한국호 해법 전문가에 묻다] 빅3 정치혁신 공약 분석

    [위기의 한국호 해법 전문가에 묻다] 빅3 정치혁신 공약 분석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정치혁신 공약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치 불신을 해소할 근본적 처방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세 후보의 정치혁신 공약이 기존의 방안을 재탕한 수준으로, 일부 공약은 진단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임성학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15일 “총평을 한다면 지금까지 제시된 안들은 새롭지 않다.”며 “박 후보의 방안은 현 정치 체제를 유지하는 다소 보수적인 쪽이고, 문·안 후보의 경우 국민 지지를 얻을 수 있는 포퓰리즘 방안도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특히 세 후보가 공통적으로 내놓은 기초자치단체·의회의 정당 공천 폐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임 교수는 “과거에 정당 공천이 폐지됐다가 다시 부활된 데는 지방 토호 세력의 공천 영향력이 커지는 부작용이 매우 컸기 때문”이라며 “정당의 공천 필터링이 사라지면 현직 프리미엄이 작용해 기초단체장과 의회의 기득권만 강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의 대표적 혁신안인 국회의원 정수 및 중앙당 기능 축소 구상은 오히려 ‘대표성의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임 교수는 “우리 사회의 이해가 대표되려면 국회의원 수가 더 많아질 필요가 있으며, 국회 권한과 정당 기능이 더 강화되고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정치 축소와 정당 슬림화로 개혁이 된다고 보는 건 오판”이라고 강조했다. 한 지역구에서 1등이 당선되는 현행 ‘단순다수대표제’ 등 선거 제도를 혁신하는 게 정치 불신을 해소할 근본 처방이라는 의견이다. 이 소장은 “단순다수 대표의 소선거구제로는 다양한 계층과 집단 의견이 정치 과정에 반영되지 못하기 때문에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정수를 1대1로 재구성하며 비례대표제를 확대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와 이 소장은 박 후보 공약의 경우 “대통령의 권력 분산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고, 국회 개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고 평가했고, 문 후보 공약에 대해서는 “책임총리제 실현에 있어서 입법 등 제도화가 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개헌을 통한 4년 중임제 자체가 정치 개혁이 아니며, 국회 권한 강화를 통한 대통령 권력 견제가 대안”이라고 제언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특파원 칼럼] 대선에서 이기는 법/김상연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대선에서 이기는 법/김상연 워싱턴특파원

    “대화 상대방이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알아챌 수 있는 방법을 하나 가르쳐 드릴까요.” 몇달 전 한 오찬 모임에서 만난 미국 의회 관계자가 이렇게 물었을 때 ‘오랜 세월 찾아 헤맨 천하의 비방을 드디어 얻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자를 바짝 당겨 앉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대선후보 TV 토론을 보고 난 직후 누가 더 잘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면 됩니다.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잘했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원래부터 오바마 지지 성향일 가능성이 높고,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잘했다고 답하는 사람은 공화당 지지 성향일 개연성이 큽니다.” 듣고 보니 그럴 듯했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뻐 보이는 법이고, 2000여년 전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도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 의회 관계자의 이론을 정설로 치면 딜레마가 생긴다. TV 토론 무용론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어차피 제 눈에 예쁜 후보가 더 예쁘게 보이고, 미운 후보는 더 밉상으로 보이는 토론이라면 하나마나한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실제로 TV 토론이 표심에 미치는 영향은 과장돼 있다며 ‘회의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하지만 지난달 3일 미 대선후보 1차 TV 토론은 이런 회의론을 보기좋게 날려버렸다. 토론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말의 달인’인 오바마가 압승을 거두리라는 예상에 이의를 다는 시각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막상 토론이 시작되자 양상은 정반대로 진행됐고 결국 롬니가 오바마에 ‘KO승’을 거뒀다. 예상외의 결과에 정치 전문가들과 언론은 경악했다. 심지어 제 눈에 고슴도치가 예뻐 보여야 하는 민주당 지지자들도 오바마의 졸전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날 오바마는 정말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이상했다. 롬니와의 눈싸움을 피하며 줄곧 시선을 내리깔아 비굴하게 비쳤고, 롬니의 가열찬 도전에 야멸찬 응전을 하기는커녕 괜히 히죽히죽 웃었다. 오바마가 왜 그랬는가는 며칠 후 “그때는 내가 너무 점잔을 뺐다.”고 토로한 오바마 본인의 고백에 담겨 있다. 1차 토론 전까지 전국 지지율에서 앞서 있던 오바마는 ‘TV 토론 회의론’에 입각해 롬니와의 멱살잡이를 피하고 대통령으로서의 품위를 보여주는 현상유지 전략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토론 전 미 방송사들은 하나같이 과거 대선 때 TV 토론 화면을 테크닉 위주로 보여주면서 실수하면 안 된다고 강조, 오바마의 오판에 일조했다. 반면 롬니는 토론에서 전혀 점잖지 않았다. 말은 속사포처럼 빨랐고 몸짓은 촐싹거린다 싶을 정도로 경박했다. 토론 다음 날 CNN에 출연한 행동전문가는 토론 녹화 화면을 돌려보면서 “오바마의 몸짓은 몸집 큰 동물 같고 롬니는 작은 동물 같다.”면서 “무릇 지도자는 제스처를 크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론의 향배는 ‘품위는 없었지만 콘텐츠로 무장했던’ 롬니의 대약진으로 나타났다. 미 대선 역사상 그렇게 한순간에 지지율이 크게 뒤집어진 전례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롬니 역시 지지율이 앞서자 3차 토론에 가서는 1차 때의 오바마처럼 ‘부자 몸조심’하며 점잔을 빼는 바람에 다시 지지율이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롬니가 1차 TV 토론에서 보여준 선전(善戰)은 대선 역사에 중요한 기념비로 남을 만하다. 롬니의 선전은 갈수록 테크닉 위주로 흐르던 TV 토론의 본질을 콘텐츠 위주로 바꿔놓는 데 기여했다. 과거 몇 차례 대선에서 TV 토론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은 토론이 무용(無用)해서가 아니라 후보 간 열정이 엇비슷했기 때문일 뿐이며, 90분짜리 TV 토론 하나가 천문학적인 돈과 막대한 시간, 엄청난 인원을 동원하는 TV 선거광고나 유세보다 더 결정적이라는 ‘진리’를 롬니의 선전은 깨닫게 해줬다. 만약 카이사르가 오늘날 환생한다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인간은 열심히 자기를 보여주려고 하는 사람을 보고 싶어 한다.” carlos@seoul.co.kr
  • 김소영 “흉악 범죄자 사형 신중히 봐야”

    김소영 “흉악 범죄자 사형 신중히 봐야”

    29일 국회에서 열린 김소영(47)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사형제·소수자 배려에 대한 후보자 입장 등을 놓고 검증을 벌였다. 김 후보자는 사형제에 대해 “흉폭한 범죄자라고 해서 모두 사형을 시키는 것은 쉽게 말할 게 아니며 생명권 박탈 측면에서 신중히 봐야 한다.”고 유보적 견해를 밝혀 청문위원들의 집중질문을 받았다.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이 “법원이 ‘희대의 살인범’ 오원춘을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한 것은 양형기준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양형에 있어 장기 자유형, 무기형, 사형 등은 단순히 범죄결과만 갖고 양형을 하는 게 아니라 피고인의 전 인생을 평가해 양형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자는 “범행내용이 흉포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국민여론이 높은 것도 알고 있다.”면서도 “너무 한 면만 보고 법관을 심하게 비난하는 것은 조금 자제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주호영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이 “자신의 판결 중 오판이라고 생각한 판결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변한 것은 경솔한 태도 아니냐.”고 캐묻자 김 후보자는 “서울법대 신입생 예비소집 때 들은 첫 마디가 ‘남학생 한 명을 떨어뜨리고 뭐하러 왔느냐’였다.”면서 “여성으로 승승장구했지만 항상 사회적 약자 편에서 생각해왔다.”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다음 달 1일 본회의에서 임명 동의안이 처리되면 김 후보자는 여성으로서 사상 네 번째로 대법관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서울광장] 부드러운 말(言)과 큰 몽둥이/구본영 논설실장

    [서울광장] 부드러운 말(言)과 큰 몽둥이/구본영 논설실장

    문재인·안철수 두 대선후보가 가장 닮고 싶은 지도자로 미국의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D 루스벨트를 꼽고 있다. 반면 그의 친척뻘인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우리에겐 비호감의 인물이다. 재임 시의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일본에 필리핀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한반도 병탄을 모른 척한 탓이다. 하지만 그는 미국민의 대통령 평가에선 늘 상위권이다. 사우스다코타 주 러시모어 산에 ‘국부’ 격인 초대 워싱턴과 3대 제퍼슨, 그리고 노예해방을 이끈 16대 링컨과 함께 ‘큰바위 얼굴’로 새겨져 있지 않은가. 테디가 애칭인 그의 캐릭터는 퍽 이중적이었다. 호승심이 넘쳐 맹수 사냥광이었지만, 어린 곰을 쏘는 걸 거부한 여린 면모로 곰 인형 ‘테디 베어’의 주인공이 됐다. 러·일 전쟁 중재로 노벨평화상을 받았지만, 팽창주의 노선을 걸었다. 군사강국을 표방했지만, 가능한 한 실제로 무력을 쓰진 않았다. 외려 대화와 협상을 선호했다. “먼 길을 가려면 부드러운 말(言)과 큰 몽둥이를 들어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즐겨 인용하면서. 그의 외교술이 소위 ‘큰 몽둥이 정책’(Big Stick Policy)으로 불린 이유다. 대선을 두 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지금. 한반도 주변 해역엔 격랑이 일고 있다. 북한 어선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벌써 몇 차례나 들락거렸다. 더욱이 어선마다 북한 해군이 승선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며칠 전엔 우리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서 불법조업하던 중국 어부 중 한명이 해경에 흉기를 들고 저항하다가 고무탄에 맞아 사망했다. 독도와 센가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한·일, 중·일 갈등도 진행형이다. 그런데도 올 대선판에서 외교안보정책은 비인기상품이다. 과문한 탓인가.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대와 같은 귀에 솔깃한 공약은 차고 넘치지만,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세 후보가 구체적 안보 공약을 입에 올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기껏해야 세 후보가 이구동성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전향적으로 나서겠다고 다짐하는 정도다. 그러나 어젠다(남북관계 개선)만 있고 이를 실현시킬 로드맵은 안 보이는 상황이다. 설마 경제 지원만 계속하면 어느 순간 북한이 폭압적 세습체제를 스스로 포기할 걸로 진짜 믿는 후보가 있을까? 동서고금의 경험칙으로 보아 헛된 꿈일 뿐이다. 어디 영국 체임벌린 내각의 유화 일변도 정책이 나치 독일의 발톱을 무디게 했던가. 오히려 독일의 공습을 받은 런던의 방공호에서 자신들의 오판을 자탄해야 했다. 중국 역사상 경제·문화 대국이었던 송(宋)을 보라. 요·금·원 등 변방국들을 상대로 돈으로 평화를 사려다 온갖 굴욕만 당하다 패망하지 않았는가. 멀리 볼 것도 없다. 퍼주기 논란이 일 정도로 북한에 강렬한 햇볕을 쪼였던 김대중 정부 때도 두 차례나 서해 교전이 벌어졌다. 북한 군함이 NLL을 침범하면서다. 노무현 정부와는 경협 이행 비용이 최대 100조원이 넘는다는 10·4선언을 체결하고도 북측은 NLL은 유엔이 제멋대로 그은 경계선이라 인정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정작 유엔이 제해권을 완전 장악하고 있던, 정전협정 체결 당시엔 끽소리도 하지 않더니 말이다. 이런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남북공동어로수역을 만들기 위해 NLL을 포기해야 한다고? 혹여 어느 후보라도 경제적 반대급부만 제공하면 북한 세습정권이 순한 양으로 바뀔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유권자가 아닌, 스스로를 속이는 짓이다. 평화통일로 가는 먼 길을 안전하게 걸으려면 남북 교류와 협력이 튼튼한 안보로 뒷받침되어야만 한다. 필자는 독일 통일 직후인 1990년대 초반 동서독 지역을 현지 취재했다. 당시 동독과의 교류와 경협 확대에 기반한, 서독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만이 통독의 견인차라는 견해가 그릇된 상식임을 깨달았다. 동방정책은 경제뿐 아니라 복지수준과 국방력에서도 압도적인 대 동독 우위를 추구한 아데나워 총리의 서방정책 기반 위에서만 주효했음을 실감했던 기억이 새롭다. kby7@seoul.co.kr
  • [사설] 상황 오판한 정 합참의장 면책대상 아니다

    일개 북한군 하전사 한 명의 귀순사건으로 대한민국 육군 장성 5명과 영관 9명 등 모두 14명의 군 간부가 보직해임과 징계위 회부 등 무더기 징계를 당했다. 별이 16개, 무궁화가 21개나 포함됐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그제 ‘노크 귀순’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한편 해당 부대 군사령관, 군단장, 사단장, 연대장, 대대장 등 작전라인 전원과 합동참모본부의 작전본부장, 작전부장, 작전 1차장, 지휘통제팀장 등 군령 통제라인 전원을 문책했다. GOP 경계 작전태세와 관련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징계수위이자 작전지휘 통제라인 전원을 통째 도려낸 초강도 문책이다. 김 장관은 사과문에서 “명백한 경계작전 실패와 상황보고 체계상 부실이 있었다.”라고 실책을 자인했다. 그런데 사과문이나 문책대상에는 국방장관 자신과 합참의장 등 군수뇌부의 판단착오에 대한 부분이 빠져 있다. 국방부 자체 감사관실 조사결과 등에 따르면 김 장관과 정승조 합참의장은 북한병사 귀순 다음 날인 지난 3일 노크 귀순 사실을 정보라인을 통해 구두로 보고받았다. 정 의장은 보고가 엇갈리자 ‘CCTV 신병확보’를 보고한 작전본부장에게 6차례나 재확인했다고 한다. 현지 기무부대 등 정보라인의 보고를 소홀하게 다룬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의 심각성이 한순간의 경계실패뿐만 아니라 거짓보고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군 수뇌부와 관련자에 대한 일벌백계를 주문한 바 있다. 무엇보다 군 최고 상급자이자 군령권자인 정 의장은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작전라인으로부터 올라온 CCTV 신병확보 보고가 철책이 뚫려 구겨진 군의 체면을 세우고 사건을 조용하게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오판했을 가능성이 크다. CCTV 녹화테이프를 확인하는 간단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국회 국방위에서 결과적으로 거짓 보고한 것은 면책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본다.
  • “잘사는 형님 입장서 동생 좀 도와줘야”

    8일 통일부에 대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남북관계 경색에 대한 책임론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이명박 정부의 책임에 무게를 뒀지만 여당 의원과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북측의 책임을 거론하며 맞불을 놓았다. 박병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현재의 남북관계를 ‘총체적 실패’라고 규정하며 차기 정부의 반면교사를 위해 남북관계 악화에 대한 백서를 만들라고 주문했다. 같은 당 인재근 의원도 현 정부 임기 내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 사례와 교역액,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을 예로 들며 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은 남북관계에 대한 대형 현황판을 만들어 지휘봉으로 설명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남북관계 단절이 100% 이명박 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잘사는 형님 입장에서 동생을 좀 도와주면 안 되나. 결과적으로 ‘큰형님’으로서 남측 책임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남북관계 파탄의 원인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책이 아니라 북한의 강경책 때문”이라며 “큰형 입장에서 동생을 안을 의사가 있지만 북측이 ‘형, 잘못했어’ 한마디라도 해야 하는 게 인지상정 아니냐.”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남북 간 교역을 전면 금지한 5·24 대북조치를 폐지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북한에 오판 가능성을 줄 수 있다.”며 반대했다. 류 장관은 “남북관계 경색의 1차적 원인은 북한에 책임이 있고, 정부는 정상적 남북관계의 토대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분명한 도발에 대해서는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위기의 전세 유랑객] 서울서 수도권으로 밀려난 전세난민… 다음엔 또 어디로

    [위기의 전세 유랑객] 서울서 수도권으로 밀려난 전세난민… 다음엔 또 어디로

    서울 용산에 직장이 있는 조성태(37) 과장의 출근 시간은 오전 6시 30분. 경기 김포 장기동 전셋집에서 회사까지 승용차로 출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다. 퇴근 시간은 대략 오후 6시 30분~7시. 집에 도착하면 시계 바늘은 얼추 밤 9시를 가리킨다. 업무상 승용차를 탈 수밖에 없는 김씨는 출·퇴근에만 서너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셈이다. 조 과장이 앞서 전세를 살았던 강서구 공항동 아파트의 주인은 지난 3월 전세계약이 끝나자 보증금을 2억원에서 2억 5000만원으로 올렸다. 7000만원의 빚이 있던 조 과장은 결국 같은 보증금으로 전셋집을 찾다 보니 서울 밖으로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조 과장은 일단 위기를 넘겼지만 생활비가 더 들어간다. 직장이 멀어진 탓에 승용차 기름값 지출이 3배 가까이 많아졌다. 조 과장은 “한번 차를 끌고 나가면 기름값이 3만원쯤 드는 것 같다.”면서 “야근이나 회식을 하는 날은 택시비로 3만원이 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귀가가 늦어지면서 늘어난 외식비까지 합치면 한 달 생활비로 30만원 이상 더 지출한다.”며 씁쓸해했다. 그는 “아내가 올해 둘째를 갖겠다던 계획을 포기했다.”며 한숨을 지었다. 경기 부천에서 서울 강남구 논현동으로 출근하는 이대용(37)씨는 전셋집이 2년마다 회사와 더 멀어졌다. 2007년 11월 동작구 사당동에서 1억 1000만원 전세로 신혼생활을 시작한 김씨는 2009년 구로구 아파트(전세 1억 4500만원)를 거쳐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1억 7500만원)로 옮겨 왔다. 돈을 모아도 시원찮은데 길에다 뿌리는 비용만 자꾸 늘고 있다. 이씨는 “부천도 전셋값이 오르고 있어 걱정”이라면서 “2년마다 이렇게 쫓겨다니느니 확 집을 사버릴까 생각도 들지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드는 돈이 한두 푼이 아니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말했다. 한꺼번에 수천만원의 전세 보증금을 올려 줄 수 없는 서민들이 서울을 벗어나면 경제적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오판이다. 이들처럼 직장을 서울에 두고 장거리 출·퇴근을 하다 보면 피곤함은 그만두고 월 생활비가 40만~50만원은 더 들어간다. 출·퇴근을 맞추지 못해 일자리를 잃는 경우도 허다하다. 28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년 전 2억 2234만원이던 서울 평균 전셋값이 올해는 2억 6591만원으로 4357만원이나 올랐다. 월급쟁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전셋값 폭등으로 ‘전세 난민’이 증가했다는 것은 통계가 뒷받침한다. 2010년 1월 서울 시민은 1021만 3153명에서 지난달에 1006만 3258명으로 13만 8398명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경기 성남의 인구는 95만 3606명에서 97만 7243명, 고양은 92만 6283명에서 96만 3502명, 부천은 86만 5376명에서 87만 848명으로 늘었다.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강경희(47·여)씨는 “지난해부터 마포와 서대문, 여의도에서 살던 사람들이 많이 옮겨 오고 있다.”면서 “2010년 1억 3000만원이면 구하던 85㎡ 아파트 전세가 요즘에는 1억 6000만~1억 6500만원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수도권으로 옮긴 세입자들은 구직난에 직장을 옮기지 못하고 장거리 출·퇴근을 감수해야 한다.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15㎞ 이상 장거리 출·퇴근자가 강남권의 경우 2006년 31만 2717명에서 2010년 39만 5184명, 광화문 등 도심권은 25만 3762명에서 27만 515명으로 증가했다. 통상 거리가 15㎞가 넘어가면 출·퇴근에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사람수도 늘었다. 출근 시간대(오전 7~9시)에 경기도에서 서울 강남권으로 들어오는 사람의 수도 2006년 하루 19만 9988명에서 2010년 22만 7689명으로 2만 7000여명이나 증가했다. 이 시간대 경기도에서 광화문 등 도심권으로 들어오는 사람 수는 2006년 13만 7577명에서 2010년 14만 5917명으로, 여의도로 들어오는 사람은 1만 9769명에서 2만 4835명으로 증가했다. 윤혁력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장은 “경기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전세 난민의 증가는 개인의 경제적 비용과 생활 불편의 증가는 물론 교통·환경문제 등으로 이어져 결국 국가·사회적 비용을 키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이 이런 현상을 낳았을까. 2010년 이후 서울 지역 집값 변동은 급격한 하락세를 그리고 있지만 전셋값은 급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집값에 비례해 전셋값이 움직이던 기존 주택시장 양상과는 사뭇 다르다.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는 심리가 팽배해지면서 집을 사는 것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세입자가 크게 증가하고, 전세의 ‘수요·공급 균형’이 깨지면서 보증금만 큰 폭으로 오르는 이상 현상이 널리 퍼진 탓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집주인은 집값이 떨어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융자를 끼고 구입한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져 보증금을 빼주지 못하는 ‘역(逆)전세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소형 아파트나 연립주택 중에는 설령 집을 처분하더라도 융자금을 상환하고 남은 돈으로는 보증금을 빼주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서울 구로구 신대방동 연립에 전세를 살고 있는 최재훈(38)씨는 전세 기간이 끝나고도 2년째 같은 집에서 살고 있다. 집주인이 너그러워서가 아니다. 세 들어 사는 집이 가격 하락으로 은행 융자금과 보증금을 빼주지 못하는 ‘깡통주택’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이 집값의 80%를 넘는 깡통주택이 전국적으로 18만 5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전세를 옮길 생각을 못 하기는 세입자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전국 평균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전세가율)은 61.7%까지 올랐다. 전체적으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렌트 푸어’들은 어디로 이사 가도 부담되기는 마찬가지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차라리 보증금을 올려주고라도 기존 전셋집에 눌러 사는 세입자가 증가했다. 당장 전세보증금을 올려 주지 못할 경우 인상분만큼 월세를 내는 ‘반전세’도 유행하고 있다. 경제 사정 변화에 따라 집을 갈아 타는 이른바 ‘필터링 효과’가 사라지면서 전세 물건이 동이 나고 동맥경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문헌 중앙공인중개사 대표는 “가을 이사철임에도 도봉구 쌍문동 1800가구 단지의 월 이사 건수가 손에 꼽을 정도”라며 “전세가 실종되고 시장 기능이 마비돼 서민들만 두 번 울고 있다.”고 말했다. 여유 있는 집주인들의 얄팍한 심리도 전세난을 불러왔다. 낮은 금리가 계속되면서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늘어났다. 전세보증금을 받으면 금융소득이 연 3~4%에 불과하지만 월세로 돌리면 수익률은 두 배 이상 커진다. 월세는 전세보증금의 0.6~1% 금리를 적용해 받는다. 월세로 돌리면 수익률이 적어도 7% 이상 된다. 이래저래 무주택자들의 허리만 휘고 있는 것이다. 그럼 과연 대안은 없는가.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봇들마을에 살고 있는 신상수(49)씨. 신씨가 살고 있는 집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10년짜리 공공임대 아파트(59㎡)이다. 신씨를 만족시킨 것은 저렴한 보증금만이 아니다. 적어도 10년간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게 큰 기쁨이다. LH에 따르면 신씨의 임대 조건과 주변 일반 주택 임대료를 비교하면 공공임대 아파트 임대료가 얼마나 저렴한지 구분된다. 이 아파트는 임대보증금 5880만원에 월 임대료 40만원이다. 월 임대료는 법정 인상 범위에서 결정된다. 주변 전세 시세의 70% 선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2년마다 마음 졸여 가며 전셋집을 옮겨야 하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전세 난민’의 증가는 주거생활 불안은 물론 안정적인 직장 생활도 어렵게 한다. 특히 도심 일용직 근로자는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쫓겨나면서 일자리까지 잃는 경우가 많아 자활을 어렵게 한다. 전문가들은 전세 난민을 막고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가 해답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전국의 임대주택은 총 145만 9513가구에 불과하다. 이 중 공공임대 아파트는 101만 9195가구이고, 10년 이상 장기임대주택은 91만 가구뿐이다. 장기 공공임대주택 확대의 걸림돌은 재원 확충이다. LH와 서울도시개발공사(SH)의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않다. 단기간 대량 공급도 불가능하다. 또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갈 수 없는 차상위 계층에 대한 주거복지도 고민해야 한다. 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은 “서민들을 전세 난민으로 내몰지 않기 위해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가 시급하다.”며 “지금은 주택 문제를 경제적 논리, 공급만으로 해결하기보다 복지 차원으로 접근할 때”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인식 변화도 요구된다. 류찬희 선임기자·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뉴스&분석] 내년 예산 342조…올해보다 5.3% 증가

    [뉴스&분석] 내년 예산 342조…올해보다 5.3% 증가

    “과거에도 성장률 전망치를 (한 해에) 두 번 바꾼 전례가 없다. 정부는 경기전망 기관이 아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정부가 25일 내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올해보다 5.3% 늘어난 342조 5000억원으로 나라살림(총지출)을 짰다. 최근 5년간의 연평균 증가율(4.1%)보다 씀씀이가 다소 커졌다. 나라 곳간도 크게 축내지 않고 경기도 부양하겠다는, 즉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심산이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올해 우리 경제가 3.3%, 내년에 4% 성장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어서다.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대부분 2%대로 보고 있다. 국책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 2.5%를 제시했다. 내년 4% 성장은 LG경제연구소(3.3%), KDI(3.4%)는 물론 한국은행(3.8%)보다도 높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을 3.9%로 봤는데 0.1% 포인트 차이 정도는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지만 IMF는 다음 달 연차총회에서 성장률을 내려 잡을 가능성이 높다. 성장률이 빗나가면 들어올 돈(재정수입)이 모자라게 되고, 이 수입에 근거해 짠 지출도 틀어지게 된다. 이런 우려는 당장 올해부터 현실화되는 조짐이다. 올해 국세는 203조 3000억원이 걷힐 전망이다. 지난해 정부가 예산을 짤 때 예상치는 205조 8000억원이었다. 2조 5000억원이나 ‘펑크’ 날 위기에 놓인 셈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 만에 다시 세수(稅收) 부족에 직면하게 된 까닭은 정부가 지난해 ‘올해 4.5% 성장할 것’이라는 전제로 나라살림을 짰기 때문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지나치게 낙관적이어서 내년에도 비슷한 사태가 재현될 공산이 높다. 성장률이 1% 포인트 떨어지면 세수는 2조원 정도 감소한다. 기업·산업은행 주식 등을 팔아 37조원의 세외(稅外) 수입을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현실성이 약하다. 정부는 올해도 기은 주식 매각대금 1조여원을 예상수입에 넣었지만 단 한 주도 팔지 못했다. 이 항목이 ‘0원’이 됐음은 물론이다. 인천공항 매각에 대해서는 여야 할 것 없이 부정적이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양적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4% 성장을 이루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전반적인 공감대”라면서 “정부가 작년에도 오판하더니 올해 또 장밋빛 전망으로 나라살림에 혼선을 빚게 하고 시장에도 잘못된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두걸·김양진기자 douzirl@seoul.co.kr
  • [열린세상] 사형제도, 무엇인가 할 때/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사형제도, 무엇인가 할 때/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사형은 잔인하고 이상한 형벌이라는 폐지론자들의 주장은 확실히 타당한 점이 있다. 형벌의 주된 목적을 범죄자의 교정으로 보든, 잠재적 범죄자에게 경고해 범죄를 억제하는 것으로 보든, 사형제도는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명 박탈은 교화와 양립할 수 없고 범죄억지력은 결코 증명될 수 없는 가설인 것이다.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는 추상적인 선언도 사람이 사람을 심판할 수 없다는 거룩한 명제를 쉽게 압도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사형제도의 정당성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굶주린 짐승이 인간의 영역에 뛰어 들어와 사람들을 해치고 다녀 주로 아이들과 부녀자들이 희생되고 있다고 치자. 두려움에 떠는 시민들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 짐승도 먹고살아야 하는 자연의 질서가 있으니 순응하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해답은 단 한 가지이다. 제거하는 것이다. 사회의 평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경찰활동일 뿐이다. 물론 생명을 파괴하는 것은 불쾌한 일이다. 어쩌면 사람들을 해치지 않도록 영구히 가두어 놓는 것도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사회적으로 결정된 바라면 세금으로 사료, 감독자의 인건비 등을 부담해야 할 것이다. 사실 소수의 맹수가 동물원에 수용되는 정도의 부담을 사회가 감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짐승이 우리 안에서 사회적 자원을 소모한다면 문제가 다르다. 또 사람을 해친 것을 이유로 곤궁한 야생에서의 괴로운 생활을 끝내고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문명인들의 부양을 받는 것은 사람들이 납득하기 힘든 불균형이다. 사람이라면 적어도 쾌락을 위하여 사람을 죽일 수 없다. 이런 인륜에 반하는 범죄를 저지른 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 세상을 공유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행동으로 실행한 자이다. 그런 이들에게까지 다른 사람들이 이 세상을 공유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어쩌면 이들은 사람이라기보다는, 생존을 위하여 다른 종의 생물을 해쳐야 하는 맹수나 마찬가지다. 이런 맥락에서 사형은 형벌이라기보다는 문명국가가 그 영역 내에 수용할 수 없는 다른 종을 제거하는 자기방어수단이고, 일종의 경찰활동이 법치의 외형을 쓴 것이라고 하겠다. 짐승이 사람을 해쳤다고 그 짐승을 미워하고 처벌할 수도 없는 것이다. 다만 제거하여야 할 대상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미워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절대악이 사람을 가축처럼 도살하였을 때, 단순히 감금하는 것으로 충분하겠는가. 문명국가의 역사를 봐도, 우리의 경험을 봐도 과거 사형이 남용된 측면이 있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정신적 상처로 남아 있는 것도 불편한 진실이다. 소매치기범도, 마약거래범도 교수대로 갔다. 또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또 조작된 증거에 의한 오판의 사례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지만 지금의 우리나라 법원은 그런 남용을 걱정할 정도로 사형을 함부로 선고하지 않는다. 대법원에 최종 결정을 맡긴 뜻은 피고인이 과연 제거되어야 할 절대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대법관들로 하여금 신중하게 심사하라는 것이리라. 대부분의 살인 사건은 유기징역형으로 끝나고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가석방되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대인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없는 동기로 또는 오로지 단순한 쾌락을 위하여 약한 자를 연쇄적으로 도살하는 그러한 절대악, 인간의 형상을 한 짐승들에게 시행되는 한도 내에서 사형제도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닐까. 1997년 이후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우리나라는 사실상 사형을 폐지한 것이다. 피해자 측의 복수와 죄인의 인권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인기 잃은 지도자가 국면 전환을 위하여 전략적으로 이용하면 모를까, 여론의 부담 때문에 힘들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법 집행의 공백상태와 절대악을 부양하는 재정부담을 후세로 계속 이연하는 것이다. 집행이든 감형이든, 전면적 폐지이든 제한적 유지이든 무엇인가 정치적으로 결정할 때이다.
  • 美, 전쟁 경고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이 16일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영토분쟁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은 센카쿠열도 분쟁과 관련한 미국의 첫 입장 표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시아 순방길에 나선 패네타 국방장관은 이날 일본 도쿄에 도착하기 전 군용기 안에서 최근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긴장과 관련, 당사국들에 자제를 호소하며 이같이 경고했다. 패네타 장관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으로 첨예한 대립을 펼치는 중국과 일본 간 충돌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들 국가가 이런저런 종류의 도발에 관여하면 일방이나 상대방의 오판이 폭력과 충돌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런 양국 간 충돌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나 다른 누구의 도발적인 행동이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면서 “이러한 사안들의 평화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네타 장관은 중국과 일본 사이의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는 시기에 양국을 차례대로 찾아 영토 문제에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을 받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민자(民資) 예산/박정현 논설위원

    요즘 ‘민자(民資) 세상‘이다. 맥쿼리가 국내에서 벌이는 민자사업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광주순환도로, 용인~서울고속도로 등 12개 고속도로와 터널·교량이다. 맥쿼리가 닦고 깔아놓은 도로를 통하지 않고는 국내를 돌아 다니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최근 요금 인상으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메트로 9호선도 빠트릴수 없다. 맥쿼리가 선호하는 방식은 수익형 민자사업(BTO)이다. 정부 대신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도로 등 인프라 시설을 건설한 뒤 정부에 소유권을 이전하고 대신 일정기간 동안 시설의 운영관리권을 맡아 수익을 낸다. 민자사업은 항상 뒷말을 낳고 감사원의 단골 지적대상이다. 초중등학교 노후시설 개선, 낡은 군인아파트 개선, 하수관거 정비사업 등에도 민간자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드물다. 노후시설 개선에 활용되는 임대형 민자사업(BTL) 방식과 맥쿼리의 BTO 방식 모두 예측 잘못과 예산 낭비라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정부 돈과 민간 돈이 혼재돼 있고, 투자 적격성 검토가 충분치 않은 탓이다. 정부가 ‘민자 예산’ 아이디어를 검토하는 모양이다. 수조원의 은행 돈을 정부 예산처럼 끌어다 쓰겠다는 발상이다. 경기 침체를 맞아 재정투입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나온 고육지책이다. 경기 부양과 재정 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아이디어로 평가받을 만하다. 저금리에 돈 굴릴 데가 없어 고민인 금융회사로서도 귀가 번쩍 트일 만하다. 정부가 돈을 빌려주는 재정융자사업에 예산 대신 민간자금을 투입하고 대신 정부는 이자 차이만 메워주는 방식이다. 그래서 이자 차액인 이차(利差) 보전방식이라고도 한다. 1조원 사업에 금리 차이가 1% 포인트라면 100억원의 예산만 투입하면 되는 셈이다. 민자예산 방식은 언뜻 보기에는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여러 함정들이 도사리고 있는 것 같다. 적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민자 예산방식을 계속하고 싶은 달콤한 유혹이 뒤따르기 쉽다. 이렇게 민자예산이 쌓이다 보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부채더미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민자예산은 한시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BTL, BTO사업 실패에서 보듯 공무원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소지도 많이 안고 있다. 공무원들은 사업비 전체를 책임지는 게 아니라 정부가 금융회사에 지급하는 이자차액만큼만 지면 된다고 오판하기 쉽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맥아더는 한민족 은인도, 전쟁광도 아닌 승리추구 전형적 군인이었을 뿐”

    “맥아더는 한민족 은인도, 전쟁광도 아닌 승리추구 전형적 군인이었을 뿐”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져 갈 뿐이다.’-웨스트포인트(미국 육군사관학교) 퇴역 연설에서. 더글러스 맥아더(1880~1964) 유엔군사령관은 한국전쟁을 수행하던 1951년 4월 11일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에게 전격 해임당했다. 트루먼 대통령과의 갈등 때문이었다. 태평양전쟁의 영웅이자 공화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대중적 인기를 끌었던 맥아더가 전격 해임되자 온갖 소문이 떠돈 탓에 그해 5~6월 의회에서 ‘맥아더 청문회’도 열렸지만, 맥아더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中부상 등 태평양 중심 세계 재편 예견 그 맥아더는 정치의 계절이 오면 한국에 망령처럼 떠돈다. 지난 21일 인천시 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 동상 앞에서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진보단체와 이를 저지하는 보수단체가 대치하며 또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진보단체에게 맥아더는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려 했던 전쟁광’이라면, 보수단체에게 맥아더는 ‘민족의 은인이자 반공의 보루이자 기독교의 전파자’인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인식의 차이는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이상호 박사가 최근 펴낸 ‘맥아더와 한국전쟁’(푸른역사 펴냄)은 ‘한국인 시각에서 처음으로 분석해 본 맥아더’라고 한다. 박사 논문을 일반인이 읽기 쉽도록 풀어 써 낸 것으로, 각주가 448쪽짜리 책에서 무려 104쪽으로 4분의1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온갖 국내외 문헌을 총동원해 맥아더를 객관적으로 조명한 책이라는 의미다. 방대한 문서를 돌린 결과가 “맥아더는 단지 자신의 입장에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자 한 전형적인 군인의 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343쪽)는 결론에 이르게 되니 상당히 맥이 빠진다. 이 책은 박사 논문답게 337~343쪽에 요약본을 결론으로 실었는데, 감히 조언한다면 결론은 각종 문서로 어수선해진 머리를 가다듬는 작업을 위해 읽어야지 결론부터 읽거나 결론만 읽으면 가장 중요한 디테일을 놓치게 된다. 특히 저자가 주장하는 ‘맥아더=전형적 군인’이란 결론에는 동조할 수가 없다. 맥아더는 50여년의 군인생활 중 20여년을 아시아와 인연을 맺은 사람이다. 20대에 아버지 아더 2세의 부관으로 일본 도쿄에서 지낸 것을 시작으로 필리핀과 일본 등을 거치며 태평양전쟁을 치렀다. 그는 당대 미국에서 아시아의 정치·문화·군사를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아시아에 매료됐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였고, 미국 정계에서 ‘아시아주의자’ ‘태평양주의자’로 불리었다. 미국이 유럽을 중심에 놓고 세계 전략을 짜던 시기에 그는 “태평양을 지배하는 힘은 곧 세계를 지배하는 힘”이라고 발언한 알버트 베버리지 연방 상원의원(인디애나주·1899~1911)에게 동의했다. 맥아더는 “미국의 존재 자체는 물론 장래까지도 아시아, 그 주변 섬들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60쪽). 이때 미국의 사활적 이익이 걸린 지역은 타이완과 일본이고, 한국은 일본의 이익이 걸린 지역으로 분류됐다. 미국의 방어선에서 한국을 제외한 일명 ‘애치슨 선언’이 나온 배경이다. 중국이 주요 국가 2위(G2)에 올라서는 등 21세기가 태평양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을 보면 맥아더는 너무 빨리 세상을 내다본 셈이다. ●‘한국에 우호적 태도’ 진정성 회의 아시아를 잘 알고 있다는 맥아더는 그러나 오판도 자주 했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시작된 태평양전쟁에 앞서 맥아더는 1939년 일본이 필리핀을 공격할 것이라는 정보 보고에 대해 “일본인의 정서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오판해 경을 쳤다. 그런가 하면 한국전쟁에서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38선 이북으로 진격을 결정할 때 중국이 참전을 공개적으로 천명했지만, 맥아더는 ‘중국의 허세’라고 오판했다. 중국 참전에 대한 오판은 뼈아픈 것으로, 결국 미국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확대돼 불명예 제대까지 하게 되니 말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일본에 점령군으로 간 맥아더는 기독교와 반공주의를 전파하고, 신도의 국교화를 허용하지 않는 등 일본에 미국식 민주주의를 이식하는 데 열을 올린다. 그러나 그런 노력은 1947년 종료된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시작된 것이다. 반공 전진기지로서 일본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반도 전략은 때때로 모순되기 짝이 없다. 일례로 한국이 해방된 뒤 친일·부일 세력을 기용하지 말라는 내용과 친일·부일 세력을 써도 된다는 내용, 한국을 점령지로 하라거나 해방지로 해야 한다는 내용이 한 문서(미 3부조정위원회(SWNCC)176/1~176/30) 안에 공존하는 식이다. 맥아더의 여러 가지 군사전략과 정책은 미국 국방부(군인)와 국무부(민간)의 갈등 사이에서 채택되기도 하고 배제되기도 한다. 맥아더가 38선을 뚫고 올라가려고 할 때 미국은 3차대전에 대한 우려로 소련의 참전에 엄청난 신경을 쓴다. 결국 미 국무부와 국방부는 ‘만약 북한이 붕괴되고 중국과 소련이 한국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맥아더로 하여금 유엔의 후원을 받아 북한을 점령하게 한다.’라고 합의하게 된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10월 12일 유엔은 맥아더에게 38선 이남에 머물 것을 명령한다. 미국 정부는 유엔의 명령에 따랐고, 맥아더도 따라가야만 했다. 민간의 통제에 따르는 군인의 모습이다. 이 박사는 결론에서 “맥아더가 한국전쟁 수행 전략에서 보여준 한국에 대한 우호적 태도는 과연 진정성이 있었던 것인지 회의하게 한다.”면서 “오히려 한국인들의 맥아더에 대한 선의의 일방적 해석은 맥아더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의 진보·보수는 쓸데없이 더 싸울 일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프로야구] 실책, 실책, 실책… 괴물 또 눈물

    [프로야구] 실책, 실책, 실책… 괴물 또 눈물

    지독히도 운이 없는 올 시즌이다. 프로야구 한화의 류현진(25)이 23일 문학 SK전에서 6승 달성에 또 실패했다. 10월 2일까지인 정규리그 일정을 감안하면 지금부터는 거의 등판할 때마다 승리를 거둬야 10승이 가능하지만 이달 들어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2006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10승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 시즌 선발등판한 20경기 중 1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에이스로서의 책임을 다해 준 류현진이지만 타선 지원을 좀처럼 받지 못했다. 퀄리티스타트 15번 중 10경기에서 승수를 못 챙기거나 패전투수가 됐다. 똑같이 15경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두산 니퍼트와 롯데 유먼이 각각 10승을 거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날은 뭔가 다를 듯했다. 2회초 이대수가 상대 선발 부시를 상대로 솔로포를 터뜨리며 희망을 품게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득점이 아니라 수비가 문제였다. 2회말 2사 2·3루에서 터진 박진만의 2타점 적시타는 한화의 내외야진이 콜플레이 없이 우왕좌왕하다가 내준 것이었다. 5회에도 마찬가지였다. 1사 상황에서 박재상이 터뜨린 좌중간 2루타를 중견수 추승우가 빈 곳으로 송구하는 바람에 박재상을 3루까지 보내줬다. 뒤이어 나온 최정의 희생플라이로 추가 실점을 허용하는 빌미가 됐다. 2-3으로 뒤지던 8회 패배에 쐐기를 박은 2실점 역시 한화 야수진 실책의 산물이었다. 8회 1사에서 나온 이호준의 2루수 앞 땅볼은 전현태의 송구가 정확했더라면 아웃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주자는 물론 타자주자도 살려준 전현태의 악송구는 후속타자 박정권의 2타점 적시타로 바로 이어졌다. 한화의 2-5 패배. 류현진은 7과3분의2이닝 동안 8피안타 9탈삼진 5실점(2자책)하며 시즌 8패째를 기록했다. SK는 7연승 가도를 달리며 롯데를 제치고 2위로 올라앉았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이적 이후 첫 홈런을 터뜨린 오재일의 투런홈런과 윤석민의 개인 첫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넥센을 3-2로 눌렀다. 오재일의 홈런은 2009년 비디오판독이 도입된 이후 판독 후에도 홈런으로 인정된 첫 사례가 됐다. KIA도 광주에서 연장 10회말 나온 김원섭의 끝내기 안타로 LG를 3-2로 꺾었다. 7연패 탈출 뒤 2연승. 대구 롯데-삼성전은 비 때문에 취소돼 9월 24일로 경기가 재편성됐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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