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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만명 아사한 70여년전 中 허난성 이야기

    1942년. 대구의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기록하는 등 대한민국이 가장 뜨거웠던 해, 중국 허난(河南)성엔 유래를 찾기 힘든 대기근이 몰아닥쳤다. 당시 허난성 전체 인구는 3000만명. 1년 이상 지속된 가뭄으로 이 가운데 300만명은 굶어 죽고, 1000만명은 유리걸식하며 비참한 삶을 이어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대참사는 중국 정부 기록엔 전혀 남아 있지 않다. 대기근의 참상은 2009년 류전윈 런민대 교수가 쓴 장편소설 ‘1942를 돌아보며’가 출간되면서 알려졌다. 허난성 언론들은 소설 내용에 충격을 받았고, 그 가운데 ‘허난상보’는 특별취재팀을 꾸려 추적에 나섰다. 당시 일부 지식인들이 쓴 취재기나 지방지에 남은 단편적 기사 등을 근거 삼아 참상을 복원했다. 책은 이처럼 ‘허난상보’의 편집장 멍레이와 관궈펑, 궈샤오양 등 기자들이 취재한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대기근은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작물은 죄다 타들어 갔고, 주민들은 논 몇 마지기를 팔아야 겨우 하루 양식을 구할 수 있었다. 푸성귀나 나무껍질조차 동나자 주민들은 가죽끈과 소가죽, 심지어 기러기똥까지 먹어야 했다. 극한상황에서 인륜은 사치였다. “피난민들은 손톱을 씹고서야 자신이 먹는 것이 인육으로 만든 만두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누구도 상관하는 이가 없었다. 어느 부부는 친딸을 먹었다. 야성을 되찾은 들개 무리는 여기저기서 시체를 뜯어 먹었다. 어느 일가족은 가산을 모두 내다 팔아 마지막 한 끼를 배불리 먹은 뒤 자살했다.” 책이 전하는 70여년 전의 실제 지옥도다. 가뭄은 천재(天災)였지만, 참사로 키운 건 사람이었다. 저자들은 대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장제스 정권의 실정(失政)을 꼽고 있다. 책이 중국 공산당의 지원 아래 출간된 것도 허난성의 비극을 통해 ‘국민당 수괴’ 장제스의 실정을 드러내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장제스는 1938년 일본군을 막을 시간을 벌기 위해 황하를 막고 있던 ‘화위안커우 제방’을 폭파한다. 황하가 범람하며 무려 89만명의 주민이 사망했다. 수로와 우물은 파괴됐고, 농경지도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가축도 사라졌다. 이 와중에 출현한 메뚜기떼는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옥수수와 조, 수수 등 곡물들을 깡그리 먹어치우며 참사를 부채질했다. 저자들은 정치지도자들의 오판을 비판하며 “우리가 (그 사건을) 끝내 잊는다면 또 다른 대기근이 우리를 덮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개성공단 뇌사 상태로 넘어가나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한 남북 실무회담이 결렬된 것과 관련, 책임공방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어느 쪽도 ‘결렬’을 선언하진 않고 있다. 먼저 결렬을 발표하는 쪽이 책임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발방지 대책에 관한 시각차가 뚜렷해 개성공단은 사실상 폐쇄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남측은 공업지구 가동 중단의 책임이 북측에 있다느니, 피해보상이니 뭐니 하는 심히 무례한 주장만을 고집해 나섰다”면서 “회담을 파탄 위기에 몰아넣음으로써 초래될 모든 후과(부정적 결과)의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공업지구 중단 사태의 원인을 해명하거나 책임 문제를 따지자면 끝이 없다”면서 “북과 남이 공동으로 공업지구 정상 운영에 저해를 주는 일을 하지 않을 데 대해 담보하는 것을 합의서에 반영할 것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반면 정부는 재발 방지 보장과 관련한 북측의 태도 변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어제 밝힌 대로 북한이 재발방지책에 대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통일부 당국자도 “미래에 대해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북한이 변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남북 모두 평행선을 달리는 터라 금강산관광처럼 개성공단 또한 ‘뇌사’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은 개성공단 재가동을 원하지만 ‘최고 존엄’(김일성·김정일·김정은을 지칭)이 굴복하는 모양새를 보일 만큼 절실하지는 않다. 반면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에 이르더라도 이번 기회에 남북 관계의 새로운 원칙과 틀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북 모두 재가동에 대한 동기 부여가 약하기 때문에 이대로 문을 닫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북한이 몸이 달아 6차례나 회담을 끌어왔다고 생각하는 건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개성공단을 호혜적 이익 창출이나 통일비용 감소 차원으로 접근하지 않고 북한에 이익을 준다고 생각하는 한 대화를 재개해도 소용없다”고 말했다. 유일한 대화의 끈이 끊어진 만큼 공단 폐쇄에만 머물지 않고 남북 관계가 급랭할 가능성이 크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재가동을 전제로 협상에 나섰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정해 놓은 틀에 상대가 들어오지 않으면 폐쇄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실무회담에 나선 것 같다”면서 “공단이 폐쇄되면 남북 관계 전체가 단절된다. 이명박 정부 때보다 더 후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냉각기를 거친 뒤 북측에서 먼저 대화를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 전력공급과 유통·판매망 등을 남측에 의존하고 있어 어차피 북한의 독자 운영은 불가능하다. 다만 123개 남측 입주기업들의 태도가 변수다. 기업들이 손을 털고 나면 당국 간 회담도 의미가 없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지나고 나면 북측에서 다시 문제를 풀어보자고 나올 것”이라면서 “결국 실무회담으로는 아무것도 풀 수 없어 회담의 급을 높이는 쪽으로 진행될 것이다. 단, 정부가 일방적으로 북쪽의 책임만을 문서에 담길 원한다면 그때도 해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15일 남북 3차회담… 잇단 돌발변수에 개성공단 재가동 안갯속

    15일 열리는 남북 3차 실무회담에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가동 중단 책임소재와 재발방지 대책 등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워낙 크고, 2차 회담 이후 새로운 변수들이 불거져 일단 ‘난산’이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10일 개성공단 2차 실무회담 후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제안했지만,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카드’만을 받았다. 이에 북한은 이튿날 두 가지 제안 모두 보류한다고 통보해 왔다. 이와 관련,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3일 당시 북측이 보낸 전통문을 뒤늦게 공개했다.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명의로 된 전통문에서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 실무회담만을 수용한 우리 측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성공업지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앞으로 북남관계에서 어떠한 진전도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개성공단 문제에 ‘배수진’을 치고 협상에 임하겠다는 얘기로 우리측에 보내는 경고메시지로도 읽힌다. 통일부가 실무회담 수석대표를 전격 교체한 것도 변수다. 특정 사안에 대한 회담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책임자를 교체하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4일 “북한이 금강산 관광 실무회담을 거부당한 불만과 우리 측 새 수석대표 길들이기 차원으로 강력하게 나올 수도 있다”면서 “3차 회담은 4차 회담 날짜만 합의해도 잘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가 단절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북측은 조평통 전통문에서 “남측은 우리의 아량과 노력에 대해 오판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으면서도 ‘7·4공동성명과 6·15공동성명의 정신’을 언급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인 7·4공동성명을 강조함으로써 박근혜 정부의 ‘협력’을 바라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측의 국면전환 의지가 강력하기 때문에 대화를 접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실무회담을 계속하기보다 ‘급’을 높인 회담을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4차 회담에서는 남북이 접점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 60주년 기념일이면서 자신들이 전승기념일이라고 주장하는 오는 27일을 즈음해 가시적 성과를 내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리처드 링클레이터 ‘버니’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리처드 링클레이터 ‘버니’

    ‘버니’는 다큐멘터리와 블랙코미디가 맛있는 비율로 섞인 영화다. 텍사스의 작은 마을 카시지에 사는 주민들이 직접 등장해 1996년에 벌어진 사건에 대해 의견을 내놓고, 다른 한쪽에선 할리우드의 원숙한 배우들이 사고 당시의 상황을 재현한다. 주민들은 입을 모아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버니라는 남자는 천사처럼 사랑스러우며 지역 주민과 화합했던 반면 마조리는 사람들과 동떨어져 사는 괴팍한 노파였다는 것이다. 17년 전 카시지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한때 가스 산업이 흥했으나 이제는 쇠퇴한 카시지는 백인 노인 인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다. 장례사인 버니는 외롭게 사는 노인들에게 특히 친절했는데, 지역 유지인 마조리도 그중 한 명이었다. 마조리와 어울려 지내던 어느 날, 버니는 그녀를 총으로 살해하고 9개월 동안 숨겨 두다 체포된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에 벌어졌다. 마을 사람들이 버니를 옹호하고 나섰고, 결국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타 지역에서 재판이 열리게 된다. 버니는 현재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버니’는 단순하면서 복잡하고 우스우면서 심각한 영화다. 영화에서 묘사된 버니는 정말 매력적인 인물이다. 감옥에서도 금방 요리 수업을 만들어 진행하는 그런 사람이다. 보아하니 영화의 홍보사는 버니의 유무죄 여부를 두고 논란을 일으키려는 모양인데, 그것이야말로 영화를 본 다음에 할 수 있는 가장 한심한 짓거리다. 버니가 무죄라고, 그리고 그의 범죄를 제대로 판정해 보려고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영화를 만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버니’는 링클레이터의 이름을 알린 초기작 ‘슬레이커’를 기억하게 한다. ‘슬레이커’는 시종일관 여러 사람의 대화로 이어지는 특이한 형식의 작품이다. 극중 한 장면에서 노인은 자신에게 총을 겨눈 청년에게 레온 촐고시를 아느냐고 묻는다. 노인은 무정부주의자이자 미국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 암살범인 촐고시를 미국 역사상 진정한 영웅이라고 부른다. 촐고시는 형장에서 자신의 행위에 대해 “일하는 민중의 적을 죽였을 뿐이다. 나는 미안하지 않다”고 말했던 인물이다. 촐고시와 버니는 같은 인물일까? 어떤 면에서는 그렇다고 링클레이터는 말하는 것 같다. 촐고시와 버니는 공히 고립에서 벗어나 함께 사는 것의 가치를 지양했던 사람들이다. 링클레이터는 오인된 개인주의의 폐해에 맞서는 의미로 아나키즘을 이해하며, 그의 영화가 줄곧 제시해 온 소중한 존재는 하나가 아닌 둘 또는 여럿이다. 그는 인간이 하나하나로 단절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촐고시와 버니의 행위 자체를 옹호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지녔던 삶의 원칙을 지지하겠다는 거다. 링클레이터는 1990년대 초반에 선댄스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작가다. 영화평론가 켄트 존스는 링클레이터가 심하게 과소평가된 미국 감독이라고 쓰면서 ‘버니’를 외면한 평단의 어리석음을 개탄했다. ‘버니’가 ‘비포 미드나잇’의 성공에 맞춰 뒤늦게 개봉되는 한국의 상황도 다를 건 없다. 링클레이터를 그저 그런 대중영화를 만드는 평범한 미국 감독으로 생각한다면 오판이다. 그는 영화가 제공 가능한 순수한 즐거움에 근접한 감독이며, ‘버니’는 그 판단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영화평론가
  • 협박 뒤에 감춘 ‘대화 실마리 찾기’ 노림수

    협박 뒤에 감춘 ‘대화 실마리 찾기’ 노림수

    북한 최고사령부가 16일 우리 정부에 ‘최후통첩장’을 보내 국내 일부 보수단체의 반북 퍼포먼스를 비난하며 보복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도 대화를 원한다면 대북 적대행위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전쟁과 대화 가운데 양자택일을 하라는 이중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북한은 통첩장에서 “백주에 서울 한복판에서 반공화국 집회를 벌여 우리 최고 존엄의 상징인 초상화를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면서 “용서 못할 만행이 괴뢰당국의 비호 밑에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한 이제부터 우리의 예고 없는 보복행동이 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한은 “진실로 대화와 협상을 원한다면 지금까지 감행한 모든 반공화국 적대행위에 대해 사죄하고 전면 중지하겠다는 실천적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조건부 대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전문가들은 상반된 메시지 중 대화를 언급한 부분에 주목했다. 무력시위 언급은 정치적 수사일 뿐 핵심은 대화 개시를 위해 우리 정부가 먼저 진정성을 보여 달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반북 시위 억제 등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가시적 조치를 보여줘 대화의 멍석을 깔아 달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발표 형식은 강경하지만 반북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췄을 뿐 우리 정부를 직접 비난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4월 발표된 유사한 형식의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명의 통고문보다 상대적으로 덜 공격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우리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었다는 점에서 대화 거부를 거듭 표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도 “(미국과의)진정한 대화는 오직 우리가 핵전쟁 위협을 막을 수 있는 핵 억제력을 충분히 갖춘 단계에 가서야 있을 수 있다”며 동등한 입장에서의 대화를 강조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실제 반북 단체를 상대로 테러를 가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주한미군 고위관계자도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상황타개를 위해 전술적 도발을 할 수도 있다. 경험 없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오판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적 비난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켜 온 북한이 지금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무력도발의 명분을 쌓기 위해 최후통첩장을 발표한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유감을 표시하며 “도발한다면 철저하고 단호하게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지난 14일 북한 조평통 대변인의 발언을 대화 제의 거부의 뜻으로 볼 것인지를 놓고 청와대와 엇박자를 냈던 점을 의식해서인지 최후통첩장과 관련한 입장 표명과 해석을 따로 내놓지 않았다. 한편 청와대는 다음 달 초 북한 도발 대비책을 논의하기 위해 안보·안전 관련 부처·기관의 차관급이 참석하는 ‘국가위기평가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북한과의 소통, 그 난해한 해법/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북한과의 소통, 그 난해한 해법/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최근 3주간 서울신문 1면의 머리기사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북한 관련 내용이었다. 그만큼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4월 6일자 ‘북 위협 맞선 치킨게임부터 멈춰라’와 11일자 ‘불신의 덫, 한·미·북 3각외교가 없다’는 뉴스분석 기사는 북한과의 심층적 소통문제를 짚어보려 한 의미 있는 기사였다. 대개 1면 머리기사의 경우 보완 기사가 신문 내부에 담긴다. 그중 ‘북 개성공단 몰수 후 제품 수출 개척할 것’이라는 탈북자선교회 대표의 진단(10일자)과 ‘김정은이 전쟁을 직접 겪지 않아 북한이 군사대국이라고 오판할 수 있다’는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의 견해(12일자)는 워싱턴과 베이징 특파원의 심도 있는 취재내용을 담아 관심을 끌었다. 국가 간의 소통에는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개인 간 소통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국가도 결국 공통의 문화를 지닌 사람들이 모여 형성된 집단이기에, 사회문화심리학적 관점에서 북한과의 소통을 생각해 봤다. 북한은 같은 민족이지만, 오랜 세월 다른 체제 아래 분리되어 생활해 온 탓에 지금은 동일한 문화를 지니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문화는 ‘마음의 소프트웨어’로서 어떤 외부 자극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일종의 프로그램처럼 작동한다. 이런 측면에서 특히 북한지도층은 북한주민이나 탈북자와는 다른 마음의 소프트웨어, 즉 문화를 가지고 있다. 네덜란드의 문화심리학자 호프슈테드가 말하는 문화차원들 중에서 남성적 문화와 여성적 문화는 특히 갈등해결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국가의 부유함과 무관하게 남성적 문화는 성취를 중요시하며 국민총생산(GNP) 중 군비지출 비율이 높고, 여성적 문화는 겸손을 중요시하며 해외원조 비율이 높다. 남성적 문화는 힘으로 해결하려 하고, 여성적 문화는 타협하려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독일·일본·이탈리아는 모두 남성적 국가였다. 남성적 문화의 특성을 보이고 있는 북한 지도층은 ‘우리가 힘이 세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반면에 전통적으로 여성적 문화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 한국은 ‘우리가 지금 양보하면 다음에는 저쪽에서 양보하겠지’ 하는 타협의 마인드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우리 쪽에서 먼저 양보하면, 저쪽에서는 ‘이번에도 우리가 세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하며 매번 같은 방식의 대결을 시도한다. 공교롭게도 주요 8개국(G8)에 속한 대부분의 나라가 남성적 문화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힘의 논리로 무장된 작금의 환경 속에서 한국의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한다. 한국 장관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정치적 문제와 별개로 진행해야 한다고, 미국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하지 않으면 지원을 끊겠다고 하는 것이다 더욱 어려운 부분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예측불가능성이다.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응집력이 높고 외부정보와 차단된 집단에서 흔히 독선적인 리더가 저지르기 쉬운 것이 집단사고와 유사한 비합리적 의사결정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언어적 위협에도 끄떡하지 않고 일상에 충실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성숙한 모습은 실로 가치 있는 의연한 자세다. 그렇지만 혹시라도 상대의 비합리적 오판에 우리의 숭고한 인도적 희망이 희생이 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케리 “美도 북한과 대화 원한다”

    케리 “美도 북한과 대화 원한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12일 ‘핵 없는 한반도’를 전제로 한 북한과의 대화를 원한다고 밝혔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케리 장관은 이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제적인 의무, 국제적인 표준 등 북한이 수용한 약속을 받아들여야 한다. 비핵화의 방향으로 나가야 대화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북대화 조건을 분명히 밝혔다. 케리 장관은 북한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 “무수단 발사는 불필요하며, 불행하고 모두가 원하지 않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며 “그 선택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그는 “가장 위험한 것은 실수, 즉 오판”이라면서 “어떤 조치가 취해지고 거기에 대응하는 조치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완전히 혼돈에 빠지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도력 발휘를 촉구했다. 그는 “미국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만 대화에는 진정성이 있어야 하며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 양자대화나 6자회담은 한반도 평화라는 실질적인 미래를 이루기 위한 대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 지원에 대해서는 “북한의 의무준수 약속이 없고 비핵화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지원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핵무기를 보유했는지에 대해 “북한이 완전히 시험되고 개발된 능력이 있다는 것은 부정확하다”면서 “핵 운반체계 시험이 다 완료된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대북 대화 제의와 ‘신뢰 프로세스’를 중국과의 외교장관 회담 의제로 제시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를 의제로 한 한·미·중 3각 외교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이날 “한·미·중이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3자적 접근이 곧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주요 현안인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과 관련해 윤 장관은“한·미 동맹의 신뢰 기반에서 기준에 맞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5월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에 올 때까지 여러 옵션을 통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양국은 이르면 다음 주 수석대표 간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과 케리 장관은 지난 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양국 첫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한 후 열흘 만에 다시 회담을 갖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한·미 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조건부 협상” “오판 말라”… 대화와 압박, 한·미 대북정책 윤곽

    12일 서울에서 열린 2차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윤병세 외교장관과 존 케리 국무장관은 ‘한반도 비핵화’를 명분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원한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그러면서도 두 장관은 북한을 향해 책임 있는 변화를 촉구하면서 “오판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도 전달했다. 대화와 압박이라는 박근혜 정부와 오바마 2기 행정부의 향후 대북정책 줄기가 윤곽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의 이름을 수차례 직접 거론하며 “책임 있는 지도력을 발휘하라”, “힘을 자랑하는 지도자를 원하는 게 아니다”라는 직설 화법으로 북한 도발을 경고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위협 발언은 어떤 기준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을 방어할 것이며, 북한이 오판하면 더 많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장관은 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도발은 스스로 고립을 심화시키고, 경제발전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데 양국이 동의했다”며 “한·미는 북한에 대한 공동의 억지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전제적인 회담 기조로 볼 때 김정은 체제가 미사일 발사 등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중국의 협조를 통해 북한과 협상을 전개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케리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중국 지도부와 협의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이는 향후 한국, 중국과 긴밀한 협조 속에서 대북 문제를 다루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읽힌다. 북한 문제가 미국 단독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케리 장관은 박 대통령의 대북 대화 제의에 대해 “한국의 주권과 독립적 선택을 논쟁할 의도가 없다”며 “그런 상황은 한국이 결정할 문제이고 우리는 긴밀하게 협력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대화 국면이 도래할 경우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북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미국이 지원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적극적 지지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미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서 협상과 압박의 투 트랙 전략 속에서 단계적인 접근 방법으로 가닥을 잡아 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케리 장관은 북·미 대화의 성사 조건으로 “북한이 국제적인 의무와 국제적 표준, 자신들이 수용한 기존 약속을 받아들이고, 비핵화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원칙론도 강조했다. 윤 장관은 북한이 대화에 응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뒀다. 그는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하겠지만 그럼에도 대화의 창을 열고 있고, 북한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해서도 “정치적 고려 없이 할 수 있다는 게 원칙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미사일 발사 임박] “한반도 군사충돌 가능성 낮아” vs “전쟁 실현성 70~80%로 높아”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에서 북한과 한·미 간의 충돌 가능성에 대해 중국에서 상반된 시각이 나오고 있다. 11일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신경보에 따르면 중국사회과학원 군비통제 및 확산방지센터 훙위안(洪源) 연구원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충돌 가능성이 작다고 예상했다. 훙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은 물론 북한도 사태가 이처럼 악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모두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렇게 전망했다. 그는 “한·미 양국은 전쟁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지는 않을 것이고, 미국은 일본의 단독 요격도 불허할 것”이라면서 “북한도 쉽게 도발할 수 없기 때문에 한반도에서의 군사 충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반면 공산당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의 장롄구이(張璉?) 교수는 전날 환구시보 기고문을 통해 “한반도 전쟁 발발 가능성이 70~80%에 달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쟁을 직접 겪지 않아 북한이 군사대국이라고 오판할 수 있다”면서 “북한 지도자 집단의 비이성적 태도가 매우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국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라는 국제사회의 기대에 철저히 부응하길 바란다”며 거듭 북한의 자제를 촉구했다. 그는 또 “당사국들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 대신 상황을 (좋은 방향으로) 전환하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주장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中 인민일보 “北, 정세 오판 말라”

    북한의 전쟁 위협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을 비롯해 국제사회는 한목소리로 북한을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해외판은 10일 1면 칼럼에서 “조선(북한)은 정세를 오판하지 말라”고 직접 화법으로 경고했다. 칼럼은 “반도 정세의 향배가 반드시 조선의 생각대로 전개되지 않을 수 있다”며 미사일 발사 자제를 촉구했다. 그러나 한국의 새 정부도 북한과 미국의 장단에 춤추지 말고 긴장 완화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원인이 어쨌든 북한이 도를 넘었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북한을 비판했다. 특히 핵무기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일 뿐 국제 질서를 뒤집을 수 있는 도구가 아니라는 점에서 평양이 핵무기에 지나친 기대를 걸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북핵 및 탄도미사일 계획과 관련, 북한의 위협이 잘못된 행동이며 북한은 국제사회의 요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외교문서에 담기로 합의했다. 또 이 문서를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북한 외무성에 전달하기로 했다. 평양에 대사관이 있는 독일, 스웨덴, 영국, 폴란드, 체코,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7개 EU 회원국은 북한이 자국에 있는 외교관들을 철수하라는 통보에 대해 “아직 외교관 철수 결정을 내린 국가는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주요 8개국(G8) 당사국에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외교적인 해결을 촉구했다고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알렉산더 루카세비치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G8 외무장관 회의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G8)는 최근 북한의 도발적이고 호전적 행위를 거부하는 데 결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국보법 폐지론 설득력 있다” → “충분히 검토 못해” 한발 빼

    “국보법 폐지론 설득력 있다” → “충분히 검토 못해” 한발 빼

    서기석(60·사법연수원 11기)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10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사형제 폐지에 대해 찬성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폐지론에 설득력이 있다”고 답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삼성그룹이 서 후보자를 관리해 왔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서 후보자가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론과 대체입법론이 설득력이 있다”고 한 것과 관련해 “혹시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냐. 보안법 폐지가 설득력 있다는 게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서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가) 아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해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것 같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와 관련해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나도 판사 시절에 우리법연구회 소속이었다. 대법원에 등록된 합법적인 학술연구단체다. 국보법을 얘기하면서 ‘우리법연구회 출신이오’라고 묻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김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서 후보자는 사형제에 대한 질의에는 “사형제 폐지는 상당히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생명권은 절대 기본권이고 오판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폐지 주장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폐지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서 후보자는 삼성그룹 비리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가 저서 ‘삼성을 생각한다’에서 자신을 ‘삼성이 관리한 판사’로 지목한 데 대해서는 “전혀 그런 일이 없다. 이에 대해 김용철 변호사에게 항의했고 객관적인 사실은 고쳐졌다”면서 “전 삼성 전략기획팀장과 절친한 사이라는 부분은 아예 삭제됐다”고 해명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한반도 전쟁 가능성 시각차] 美 “김정은 충동적 도발 우려” ICBM 발사 연기 ‘수위 조절’

    미국 정부는 북한이 미국보다는 한국을 도발할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만에 하나 미국을 직접 공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9·11테러 이후 작은 도발 가능성도 무시하지 않는 경각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달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에 요격 미사일 14기를 추가 배치한 것과 에디 칼보 괌 주지사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책을 호소하자 최첨단 미사일방어(MD) 시스템 배치를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은 특히 김정은이라는 젊고 불안한 리더십이 충동적인 도발을 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눈치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북한의 전쟁 도발 위협은 수십년간 반복된 오래된 패턴”이라면서도 “지금 북한의 도발 위협 사이클이 과거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것은 김정은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한반도에 최첨단 무기를 잇따라 투입하던 미국이 며칠 사이 ‘수위 조절’ 기류를 보이면서 정세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번 주중 실시 예정이던 1만㎞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발사 실험을 다음 달로 연기하겠다고 6일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는 “현재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에 도발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조치들은 피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ICBM 실험 의도가 북한의 ‘오판’을 초래하거나 미국이 의도적으로 위기를 키우는 것으로 오해받을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한반도 위기가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상황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중순 워싱턴에서 개최 예정이던 한·미 양국 합참의장 주재 군사위원회 회의(MCM)가 7일 한국 측 요구로 연기된 것도 유사한 맥락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요즘 미 언론의 보도는 한반도를 전쟁 전야처럼 묘사하는 등 다소 선정적인 양상마저 띠고 있다. CNN 방송은 지난 4일 스튜디오에 대형 한반도 지도를 펴놓고 북한에서 포를 쏠 경우 한국의 어느 지역에 포탄이 떨어지며 주한 미군 기지도 사정권 안에 들어가는지 여부 등을 화살표를 그려 가며 실감 나게 보도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6일 연일 계속되는 북한의 전쟁 위협 도발 속에서도 한국 시민들은 전쟁의 위험을 느끼지 않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전쟁 가능성에 대한 북한통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북한이 미국에 대한 전쟁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한 반면 박한식 조지아대 교수는 미 본토에 대한 북한의 테러 가능성을 전망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김규환 기자 khkim@seoul.co.kr
  • 신통치 않은 은행 하우스푸어대책

    정부의 하우스푸어(내 집 소유 빈곤층) 대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먼저 시행한 하우스푸어 대책도 성과가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하우스푸어 구제 프로그램을 실행한 지 반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지만 실적은 당초 예상보다 저조하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1일 은행권 최초의 하우스푸어 대책인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Trust&Lease back·신탁 후 재임대)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신청자는 고작 4명이다. 당초 우리은행은 이 프로그램으로 1300여 가구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듯 실적이 저조한 이유로는 애초 수혜 대상이 ‘과다 계상’됐다는 요인이 꼽힌다. 이 프로그램을 고안한 우리금융지주는 신청 자격을 ‘우리은행에만 대출이 있는 고객’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하우스푸어의 상당수는 은행뿐 아니라 제2금융권에도 빚이 있는 다중채무자들이다. 이런 특성을 간과한 채 자격요건을 정해 수혜층 오판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신한은행의 ‘주택 힐링 프로그램’도 비슷한 처지다. 지난해 10월 19일 시행 이후 지난달 말까지 이용 건수는 453건(대출잔액 651억 2200만원)이다. 우리은행보다는 낫지만 당초 예상한 수혜자 수 약 1만명(대출액 7100억원)에는 크게 못 미친다. 한 달 평균 70여명에 불과한 셈이다. 실패 원인은 이자 유예나 분할 상환 등의 ‘혜택’이 기존 채무 재조정 프로그램과 별반 차이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주택 힐링 프로그램의 또 다른 버전인 ‘주택 힐링 투게더 프로그램’도 시행한 지 한 달이 넘도록 실적은 달랑 1건에 불과하다. 신한은행 측은 “이제 한 달밖에 안 됐기 때문”이라면서 “계약이 진행 중인 건수도 7건 있다”고 해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예 빚을 탕감해 주는 국민행복기금에 이어 정부의 하우스푸어 대책까지 나온 터라 개별 은행 프로그램 신청자는 더 저조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남재준 전작권 환수 부정적… 청문보고서 채택

    남재준 전작권 환수 부정적… 청문보고서 채택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오는 2015년 12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사령부 해체 문제와 관련, “한반도에 평화적 환경이 정착될 때까지 존속해야 한다”고 20일 강조했다. 남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보위 인사청문회에서 사견을 전제로 이같이 밝힌 뒤 “북한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오판을 줄 수 있어 한·미 연합사 존속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윤상현 의원이 전했다. 남 후보자는 전시 작전권 이양 문제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위는 이날 남 후보자에 대한 비공개 정책 질의 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또 정무위는 전체회의에서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정무위는 그러나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 문제를 놓고는 난항을 겪었다. 당초 정무위 여야 간사는 오는 28일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키로 사전 합의했으며, 이날 전체회의에서 이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에서 한 후보자에 대한 자진 사퇴를 요구하면서 인사청문회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한 후보자가 대형 로펌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다 최근에는 법적 자격 미달 논란과 상습 세금 탈루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게 영향을 미쳤다. 여야는 21일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를 재논의키로 했다. 한편 기획재정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김덕중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25일 열기로 확정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한·미 “개별국 차원 北제재 강화”

    한·미 “개별국 차원 北제재 강화”

    한·미·일 정상은 13일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과 관련, 대북 추가제재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잇따라 전화 통화를 하며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핵실험으로 아주 어려운 길로 빠져드는 것”이라면서 “유엔 결의안과 더불어 한·미 실무자 간 협의를 해온 바와 같이 개별 국가 차원의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국은 핵우산을 통한 억지력을 포함해 대한민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변함없이 지켜 나갈 것”이라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대북 제재를 포함해 분명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이와 별도로 대량살상무기 저지를 위한 미국 자체의 제재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집권 2기 첫 상·하원 합동회의 국정연설에서 “우리가 본 것과 같은 (핵실험) 도발은 북한을 더욱 고립시킬 뿐”이라면서 “우리는 동맹들과 협력하면서 우리 자신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강화하고 이런 위협들에 대응할 국제사회의 단호한 조치를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도 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실험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되고 안보리 결의를 바탕으로 추가제재 결의를 즉각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조선반도 사태악화의 책임은 도발자들이 져야한다’는 제목의 조선중앙통신사 논평을 통해 “오늘의 조선반도 정세는 자그마한 우발적 사건에도 능히 지역 전체를 뒤흔들어 전면전쟁으로 전환될 수 있는 엄혹하고 첨예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적대 세력들이 우리의 자주권 수호 의지를 오판하고 분별없이 날뛰는 경우 그에 대한 대응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면서 “후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도발자들이 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500㎞ 이상의 함대지·잠대지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필요시 북한 전역 어느 곳이라도 즉각 타격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와 파괴력을 가진 순항미사일을 독자 개발해 실전 배치했다”면서 “그 내용은 이번 주 안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은 이지스 구축함(7600t급)과 한국형 구축함(4500t급) 등에 탑재된 사거리 500∼1000㎞의 함대지 미사일과 214급(1800t급)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사거리 500㎞ 이상의 잠대지 미사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거리 함대지·잠대지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 1500㎞의 지대지 순항미사일인 현무3C의 개량형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국정과제토론회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북한이 3차가 아니라 4차, 5차 핵실험을 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협상력이 높아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레슬링 ‘퇴출’ 태권도 ‘잔류’… 올림픽 효자종목 엇갈린 운명

    레슬링 ‘퇴출’ 태권도 ‘잔류’… 올림픽 효자종목 엇갈린 운명

    ‘국기’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살아남았다. 대신 레슬링이 날벼락을 맞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2일 스위스 로잔의 로잔팰리스호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2020년 여름올림픽부터 적용할 ‘핵심종목’(Core Sports)으로 태권도 등 25개 종목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IOC는 레슬링을 핵심 종목에서 제외시켰다. 따라서 레슬링은 오는 5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IOC 집행위에서 신규 진입을 노리는 야구·소프트볼, 가라테, 우슈, 롤러스포츠, 스쿼시, 스포츠클라이밍, 웨이크보드 등 7개 후보 종목과 함께 2020년 대회 종목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 퇴출 종목은 오는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집행위 결정이 총회에서 뒤집히는 일은 드물어 태권도는 영구적인 올림픽 종목으로 남을 전망이다. IOC는 여름올림픽에서 최대 28개 종목을 유지한다는 기본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26개 종목 중 한 종목을 뺀 25개 종목을 ‘핵심 종목’으로 정해 2020년 대회부터 영구적인 올림픽 종목으로 치른다는 계획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 올림픽에서는 런던올림픽 종목에 골프와 럭비를 보태 28개 종목을 치르는 것으로 이미 결정됐다. 2020년 올림픽에서는 핵심 종목에 골프·럭비를 더한 27개 종목이 확정된 상태로 1개 종목을 놓고 후보 종목 등이 다툼을 벌이는 것. 국기 태권도는 크게 한숨 돌렸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뒤 지난해 런던올림픽까지 네 차례 올림픽 무대에 나섰지만 끊이지 않는 판정 시비와 지루한 경기 운영 등으로 퇴출 후보로 지목됐다. 하지만 세계태권도연맹(WTF) 가맹 회원국 수가 204개로 늘고 아시안게임, 팬아메리카게임, 아프리카게임, 오세아니아게임에 이어 유러피언게임 5대륙 종합대회 정식종목으로 선택되면서 글로벌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런던올림픽에서 전자호구시스템과 즉시 비디오판독제 도입 등으로 인식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태권도에 걸린 8개 금메달을 8개국이 나눠 가진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올림픽 잔류를 의심하지 않았던 레슬링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고대 올림픽에서 5종 경기 중 하나로 치러졌고 근대올림픽 1회 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유서 깊은 종목이어서다. 하지만 선수들의 실력이 평준화되면서 경기 내내 수비 위주의 소극적이고 지루한 경기가 이어지면서 재미없는 종목으로 비판을 받아 왔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북핵 위기인데 국방부장관은 사우디에 갔다, 왜?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5일 사우디아라비아와 국방협력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국방부의 김관진 장관이 이를 위해 사흘 이상 자리를 비우려 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보 공백 우려가 제기됐다. 국방부는 5일 김 장관이 사우디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방장관과 국방협력협정을 체결했으며 방위산업 수출 등 다양한 분야의 국방협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장관은 지난 4일 밤 사우디로 출국했고 오는 8일 새벽 귀국할 예정이었다. 군 관계자는 “살만 국방장관이 현 압둘라 국왕의 동생으로 왕위 계승권자”라면서 “왕세제의 격을 고려해 국방장관을 파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방부가 아닌 정부 차원의 판단”이라면서 “우리 정부와 사우디 모두 현 정부 임기 내 이 협정이 체결되기를 희망했다”고 말해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됐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북한이 언제 핵실험을 할지 모르는 위기 상황에서 이 협정의 체결 시기가 적절했느냐에 대한 논란은 남는다. 군은 김 장관 부재 시 경제 관료 출신 이용걸 차관이 직무대리를 맡고 정승조 합참의장이 작전 등 군령을 실질적으로 관할해 문제 없이 대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군사 분야 총책임자인 김 장관의 공백은 자칫 북한의 오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중동 건설현장 경험이 있고 안보보다 경제적 성과를 중시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성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07년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정부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원전 수주 당시 이라크 자이툰 부대장 출신 황의돈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미국 몰래 출장 보내 외교 결례를 저질렀다”면서 “외교부 장관 등 대안이 있는데도 국방장관을 보낸 사실은 이 정부의 안보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저녁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김 장관이 국방협력협정 서명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귀국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6일 오후 민항기 편으로 귀국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정부 “北 핵실험땐 초강력 대북제재 추진”

    정부 “北 핵실험땐 초강력 대북제재 추진”

    정부는 31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안 2087호보다 훨씬 강력한 대북 제재안을 추진키로 했다. 북한이 기술적인 준비를 모두 끝낸 만큼 3차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보고 향후 대북 제재안 등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에 돌입한 것이다.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열고 북한의 핵실험 시도와 관련한 대응책으로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정부 이양기를 틈타 (북한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있는 데 대해 강력한 대응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북한이 일체의 도발적 언동을 중단하고 안보리 결의를 포함한 국제적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하며, 북한이 상황을 오판하여 또다시 도발을 강행한다면 엄중한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경고한다’는 내용의 결의도 채택했다. 정부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면 경제 제재(41조) 외에 군사 제재(42조)까지 포함된 유엔헌장 7장을 원용한 추가 대북 제재 결의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의 반대로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 핵실험 시 군사적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어떤 조치를 취할지 핵심 우방들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지금은 여러 가지 옵션을 갖고 검토하는 단계이며 어느 것이 조치에 포함되고 어느 것이 빠질 것인지는 예단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해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한·미·일 등 핵심 우방 국가들이 북한에 실질적인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보고 논의하고 있는 추가 제재 방안에는 특정 금융기관의 북한 자산을 동결하는 방코델타아시아(BDA)식 금융 제재,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도 함께 제재하는 ‘이란식’ 제재, 유엔회원국 해군 함정들의 북한 선박에 대한 선상 조사 등이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것으로 보는 게 상식”이라면서 “준비는 완료됐고 정치적 판단만 남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인력과 장비 활동이 활발하며 우리 군도 북한이 언제라도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 [열린세상] 증권시장 불공정거래 엄단을/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증권시장 불공정거래 엄단을/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4, 5년간 증권시장에서 매년 150여건의 불공정거래가 적발되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주목할 것은 비난 가능성이 높은 시세조종이나 내부자거래도 매년 각 40건 이상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시장에서 불공정행위를 적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이루어진 불공정거래의 건수는 감히 짐작도 할 수 없다. 실제로 날로 고도화되는 불공정거래의 기법을 감독당국이 따라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미국 시카고 대학의 베커 교수는 경제학을 범죄나 가족관계에 적용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범죄이론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엄벌주의 또는 일벌백계라고 할 수 있다. 범죄자가 손익계산을 바탕으로 해 범죄를 저지른다고 가정하면, 범죄는 그로 인한 기대이익이 기대손실보다 큰 경우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범죄를 억지하기 위해서는 그 기대손실을 크게 만들어야 한다.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적발될 확률을 높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처벌을 엄하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베커 교수는 후자가 더 바람직하다고 역설한다. 적발 확률을 높이려면 경찰의 수를 늘리는 등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지만, 처벌을 엄하게 하는 것에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얘기다. 심지어 처벌되는 범죄자의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교도소의 유지를 위한 비용도 절약될 수 있다. 두 방법이 모두 일정한 수준의 억지를 달성할 수 있다면, 적발 확률을 가능하면 낮추고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사회적 자원을 가장 절약하는 대응이라는 것인데, 노벨상을 수상한 학자의 아이디어치고는 어딘가 불편한 구석이 없지 않다. 불법주차를 근절하고자 하면 어쩌다 적발된 자의 전 재산을 몰수하라는 것 아닌가. 우선 형법학자들이 이러한 사고방식에 동조할 리는 만무하다. 범죄가 합리적 선택이라는 전제부터 받아들이기 힘들 뿐 아니라, 이를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저지른 잘못과 처벌 사이의 비례성을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어쩌다 적발된 자도 억울하다고 난리일 것이다. 순수하게 경제학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 논리에 동조하기 쉽지 않다. 먼저 처벌을 높이게 되면, 범죄를 저지른 다음 피해자나 증인을 살해하는 등 범죄자가 적발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그 자체로 사회적 비용일 뿐 아니라 적발 확률을 낮추는 부작용도 초래한다. 무엇보다 법원이 잘못 판단해 무고한 자를 처벌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는데, 처벌을 높이면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커지게 된다. 이처럼 엄벌주의가 설 자리는 넓지 않지만, 예외적으로 베커 교수의 논리가 설득력을 가지는 영역도 있을 수 있다. 증권시장에서 벌어지는 불공정행위가 바로 그것이다. 먼저 시세조종이나 내부자거래는 대부분 행위자의 합리적 계산에 기초해 이뤄진다. 심지어 미리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경우도 많다. 불공정거래의 기법이 점차 고도화돼 적발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발 확률을 높이는 전략은 사회적으로 너무 많은 비용을 지출할 가능성이 높다. 찰리 쉰과 마이클 더글러스의 영화 ‘월 스트리트’는 이를 극적으로 그리고 있다. 미국에서 시세조종이나 내부자거래를 엄벌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다만 엄벌주의로 인해 오판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높아지는 부분은 여전히 문제가 된다. 이 부분은 불공정거래의 처벌에 요구되는 입증의 정도를 높여 처벌 범위를 비난 가능성이 확실한 경우로 좁히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엄벌주의가 남용될 우려는 한참 나중에 해도 될 것 같다. 지금은 불공정거래가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아직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 문제이다. 기업에서도 ‘주가 관리’라는 명목으로 시세조종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심지어 정부도 증권시장이 침체하는 국면이 되면 기관투자자에게 순매수원칙을 지키라는 압력을 행사하곤 한다. 이러한 관행이 계속되는 한 법원의 낮은 형량만을 비판할 수는 없다. 새해에는 증권시장에서의 불공정행위가 살인, 절도, 강도에 못지않은 심각한 화이트칼라 범죄라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 덕수궁 앞 해고 노동자 “국정조사·정리해고 문제 회피용 꼼수”

    덕수궁 앞 해고 노동자 “국정조사·정리해고 문제 회피용 꼼수”

    쌍용차 노사가 455명의 무급휴직자를 3월 1일부터 전원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복직 조건과 절차, 생산라인 운영방안 및 라인배치 근무인원 등에 대해선 2월 초까지 노사 실무협의를 걸쳐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리해고자 복직문제 등 서울 덕수궁 앞에서 시위 중인, 해고 노동자들이 주축이 된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와의 견해 차이를 해소하지 않는 한 쌍용차 사태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복직 조치에 대해 일반 노조원들이 주축인 쌍용차 노조는 환영하고 있다. 이규백 쌍용차노조 교육선전실장은 10일 “사회적인 문제로 부상한 쌍용차 문제에 대해 사측이 도의적 책임감을 갖고 순차적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면서 “단순히 생산량 차원이 아니라 이제는 무급휴직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회사 내에서 조성됐기 때문에 이 같은 결론이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수시장의 4% 정도 밖에 점유하지 못하고 있는 쌍용차를 곱지 않은 시선이 아닌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휴직자와 퇴직자 복직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영정상화를 통해 퇴직자 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체력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현재 진행 중인 신차 프로젝트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 퇴직자 등에 대한 복직이 가능하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면서 “생산량이 지금보다 2배만 늘어나도 고용창출 효과가 엄청난 만큼, 경영정상화에 주력한 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의) 차이와 갈등을 좁혀 나가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울 덕수궁 앞에서 시위 중인, 해고 노동자들이 주축인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원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기획실장은 “늦었지만 무급휴직자 복직 합의는 일단 환영한다”면서도 “국정 조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무직휴급자 복직 합의를 이뤘다는 건 국정조사 무용론을 주장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서의 활용이 아닌가 싶다. 이는 쌍용차 문제 해결에 있어 큰 오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실장은 “쌍용차 문제의 핵심은 부당한 정리해고”라면서 “(이번 노사합의는)부당한 정리해고 문제를 무급휴직자 문제로 비켜가려는 꼼수 의도가 엿보인다. ‘무급휴직자 복직 합의’라는 성과에 대한 평가는 평가대로 하되 국정조사 준비, 정리해고자 복직 문제 등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쌍용차 노사가 희망퇴직(1904명), 무급휴직(455명), 분사(83명) 등에 합의할 때 이를 거부해 정리 및 징계해고 당한 203명으로 구성됐다. 30여명이 활동 중이다. 정치권도 쌍용차 사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일치된 해법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줄기차게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실시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455명 복직은) 이미 노사 간에 합의돼 있던 내용을 이행하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부당한 정리해고를 당한 159명, 회계조작, 기획부도, 무리한 공권력 투입에 의한 노조 탄압 문제 등은 여전히 (국정조사 대상으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무급 휴직자 455명에 대한 복직을 환영한다”면서 “쌍용차 이유일 대표이사는 국정조사를 즉각 중단해달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서울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서울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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