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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靑, 국정 독주에 국민 피로감 직시하길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낙마에 청와대와 여당의 태도는 상식 밖이다. 심각하게 실망스럽다. 김 전 원장의 사퇴는 그가 청와대의 코드 인사였기 때문이 아니다. 여론이 근거 없이 뭇매를 들었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 국회의원 시절 김 전 원장의 정치후원금 기부 행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위법 판단을 내렸다. 선관위의 판단은 누구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 판단 내용에 승복하겠다며 직접 유권해석을 의뢰한 결과였다. 그렇다면 청와대는 사표 수리만으로 없던 일 취급할 문제가 아니다. 부실해도 너무 부실한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을 원점에서 손보겠노라고 입에 발린 말이라도 해야 도리다. 일대 혼란을 빚어 놓고도 대국민 사과는커녕 “민정수석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고 선을 긋고 있다. 자리값을 못 한다는 원성을 듣는 조국 수석은 이번 인사 참사에서 역시 머리카락도 안 보인다. 집권당이라는 곳의 대응은 또 어떤가. 더불어민주당은 선관위를 향해 유감 표명을 했다. 민주당 의원모임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은 “선관위 유권해석은 여론몰이식 해석”이라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법치주의의 근간을 앞장서 존중해야 할 여당 의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고 선거법을 개정하고 헌재 심판청구를 하겠다니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엄연한 헌법기관인 선관위를 겁박한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민주당이야말로 무얼 믿고 누구를 보고 정치를 하고 있는지, 어떻게 저런 오판이 가능한지 의아스러울 뿐이다. 청와대와 여당의 정무 감각이 마비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드루킹 사태의 대응 자세도 다르지 않다. 여당 핵심 인물인 김경수 의원이 연루된 드루킹 사건을 평창올림픽 댓글 조작으로만 보기에는 의혹의 판이 자꾸 커진다. 현직 민정비서관이 연루됐는데, 청와대는 “우리도 피해자”라고 남의 말 하듯 가볍게 뱉을 일이 아니다. 청와대가 가장 듣기 불편한 말이 “내로남불”이 아닐까 한다.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응하는 자세를 보자면 여론이 무엇 때문에 분노하고 있는지 읽을 마음이 없어 보인다. 국민에게 ‘불통 트라우마’가 얼마나 큰지는 누구보다 청와대가 잘 알 것이다. 불통ㆍ불신이 커지면 여당은 당장 대야 협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뭣 하나 신통한 게 없는 자유한국당이 때를 놓칠세라 국회 천막 농성에 나섰을 판이다. 국민 울화를 돋우는 이런 볼썽사나운 풍경을 지금 청와대와 여당이 자초하고 있다.
  • “라커룸 들어간 선수들 나와” 하프타임에 PK 찍은 주심

    “라커룸 들어간 선수들 나와” 하프타임에 PK 찍은 주심

    하프타임이라 선수들은 라커룸에 들어갔는데 주심이 불러내 페널티킥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농담이 아니다. 16일(현지시간) 독일 마인츠의 오펠 아레나에서 열린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마인츠와 프라이부르크의 30라운드 도중 벌어진 일이다. 귀도 윙크만 주심은 마인츠 다니엘 브로신스키의 크로스가 굴절됐을 때 처음에는 핸드볼 파울이 있었다는 마인츠 선수들의 항의를 일축했다. 하지만 비디오판독(VAR)을 하는 게 좋겠다는 무선 교신을 받고서야 그라운드 반대쪽으로 달려가 모니터로 판독 영상을 돌려봤다. 그가 프라이부르크 센터백 마르크-올리버 켐프의 손에 맞은 뒤 골키퍼 알렉산데르 슈볼로우의 선방에 막힌 것으로 확인하고 페널티킥을 선언했을 때는 이미 두 팀 선수들이 모두 라커룸에 들어간 뒤였다. 주심은 프라이부르크 선수는 전원, 마인츠 선수는 몇몇만 그라운드에 다시 나오라고 지시했다. 이러느라 6분이 소요됐다. 강등권 탈출 경쟁을 벌이는 두 팀의 대결이라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마인츠 미드필더 파블로 드 블라시스가 페널티킥을 성공해 1-0으로 앞서갔고, 윙크만 주심은 다시 하프타임을 선언했다. 페널티킥 판정과 관계 없이 월요일 밤 경기 일정이 잡힌 데 대한 홈 팀 서포터들의 시위로 두루마리 휴지가 골문에 흰눈처럼 쏟아지는 바람에 이를 치우느라 후반전 시작도 지연됐다. 이래저래 어수선한 한 판이었다. 드 블라시스는 후반 33분 두 번째 골까지 넣어 2-0 승리를 사실상 확정했다. 마인츠는 승점 30으로 프라이부르크와 동률이 되며 골 득실에서 앞서 자동 강등되는 17위 함부르크와의 승점 간격을 8로 벌렸다. 대신 프라이부르크는 16위를 차지하며 강등 플레이오프를 벌일 처지가 됐다. 유럽축구 전문 기고가인 앤드 브라셀은 BBC 라디오5에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했다. 왜 심판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함께 하지 못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하프타임에 매점을 들른 관중은 0-0으로 후반전이 시작되는줄 알았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판정 불만에… 심판 밀치고 욕설 난동

    판정 불만에… 심판 밀치고 욕설 난동

    K리그2 김호 대전 대표이사 심판 대기실 찾아가 큰소리 프로축구 연맹 “판정 문제 없다… 조만간 상벌위 열어 징계 논의” 프로축구계의 ‘만년 야당’으로 통하는 K리그2(2부 리그) 대전 시티즌의 김호(74) 대표이사가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을 밀치고 심판 대기실에 난입했다.김 대표는 지난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대전과 아산 무궁화FC의 정규리그 7라운드 1-1로 맞선 후반 37분 허범산의 결승 골 장면을 문제 삼았다. 아산 조성준(28)이 대전 수비수 김예성(22)과 몸싸움 후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허범산이 머리에 맞혀 그물을 출렁였다.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몸싸움이 정당하다고 판단해 득점으로 인정했다. 결국 아산이 2-1로 이겼다. 김 대표는 경기 종료 뒤 심판들에게 욕설을 섞어 항의했고 주부심 3명이 심판 대기실로 들어가자 앞에서 막던 대기심을 밀친 뒤 심판 대기실에 들어가 큰소리를 쳤다. “판정이 엉터리였다. 그럴 거면 뭐하러 많은 돈을 들여 비디오판독을 하느냐. 왜 그걸(판독 동영상) 안 보여 주나. 즉석에서 해명하게 돼 있는데 다 가버리고 없어서 해명을 들으러 심판실에 간 것”이란 내용이었다. 프로축구연맹은 “조만간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논의할 것”이라며 김 대표가 오심이라고 주장하는 장면에 대해서도 “꼼꼼히 영상을 돌려 봤는데 전혀 문제 없었다”고 일축했다. 프로연맹은 곧바로 판독 영상을 보여 주게 돼 있다는 김 대표의 주장도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성남FC는 15일 탄천종합운동장으로 불러들인 부천FC를 정성민과 서보민의 골을 엮어 2-1로 누르고 일곱 경기 무패(3승4무)를 이어 가며 3위로 올라섰다. 수원 FC는 홈에서 후반 9분 마테우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10명이 뛰는 악조건에도 부산 아이파크를 1-0으로 물리치며 9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한편 K리그1(1부 리그) 포항은 레오가말류(브라질)의 멀티 골에 힘입어 경남FC를 2-1로 제치고 4승1무2패(승점 13)로 4위를 달렸다. 경남은 세 경기 연속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최하위 대구FC는 강원FC를 2-1로 따돌리고 이제야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106조원 더” 中 “반격할 준비됐다”

    트럼프 “106조원 더” 中 “반격할 준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1000억 달러(약 106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라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미국의 500억 달러 규모 수입품 관세 부과 조치를 중국이 동일 규모 보복 관세로 받아친 지 이틀 만에 다시 미국이 두 배에 달하는 맞불을 놓은 것이다. 중국은 이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본격화하고 즉각 보복 의지를 보이면서 ‘미·중 관세 전쟁’의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美, 中보복 이틀 만에 두 배로 맞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은 불법 행위를 바로잡기보다 미국 농민과 제조업체에 해를 끼치는 길을 택했다”면서 “중국의 불공정한 보복에 따라 나는 USTR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1000억 달러의 추가 관세가 적절한지 고려하고,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을 확인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USTR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1300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고 중국도 이어 4일 미국산 106개 품목에 동일 규모의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대응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미·중 관세 대치 상황에 대해 “좋은 결말이 있을 것”이라며 긴장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에 나왔다. 커들로 위원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에 벌을 주려는 것이 아니고 (중국) 시장과 투자를 개방하고 (무역) 장벽을 낮추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의 온도 차를 두고 갈등이 아닌, 협상력을 극대화하는 ‘화전 양면’ 카드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규모로 보면 이번 추가 관세 부과 조치는 미국에 결정타가 될 수도 있다. 추가 규모를 포함하면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 대상 수입액은 총 1530억 달러로 전체 중국산 수입액의 30%에 달한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의 미국산 수입액 규모(1304억 달러)보다 크다. 중국이 그동안 미국과 똑같은 액수의 ‘맞불 관세’를 부과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중국이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도 풀이된다. 중국은 격렬하게 반발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6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상황을 오판했고 우리는 충분한 (보복) 준비를 했다”면서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1000억 달러에 부과하는 관세 명단을 발표하면 중국은 즉시 강력하게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무부는 앞서 이날 낮에도 대변인 담화를 통해 “만약 미국이 계속해서 일방주의와 무역보호주의 행동을 이어 간다면 중국은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국이 상대를 잘못 골랐다”고 비판했다. 상무부는 전날에는 WTO에 분쟁해결절차(DSU) 4조에 의거한 양자협의 요청서를 제출하는 등 미국 관세 부과에 대한 WTO 제소 절차에 착수했다. 중국은 미국이 다자 무역체제의 비차별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유럽연합(EU)과 제휴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G2 무역전쟁 우려… 협상 테이블 촉구”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폭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세계 최대 원자재·곡물 공급업체인 미국 ‘카길’은 이날 “무역 긴장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을 양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워싱턴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등 강경파 인사들이 급부상하면서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을 봉합하고 타협점을 찾으려고 해도 마땅한 협상 파트너가 없다는 게 무역 전쟁의 전운을 짙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러시아월드컵 심판 명단에 ‘0’ 영국이나 한국이나 ‘도긴개긴’

    오는 6월 러시아월드컵에서 영국 출신 심판을 한 명도 볼 수 없게 됐다. 1938년 프랑스 대회 이후 8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인 주심도 두 대회 연속 보지 못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30일(한국시간) 36명의 주심과 63명의 부심 명단을 홈페이지에 실었는데 잉글랜드는 물론,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출신 중 누구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마크 클라텐버그가 2016년 브라질월드컵 심판 명단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는데 그게 마지막이 됐다. 그는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결승에서 포르투갈이 프랑스를 눌렀던 경기에 휘슬을 분 것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2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은퇴하고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심판위원장을 맡고 있다. FIFA가 발표한 99명의 심판 명단에는 아시아 출신 6명, 아프리카 출신 6명, 남미 출신 6명, 북중미 출신 6명, 오세아니아 출신 2명, 유럽 출신 10명 등 36명으로 구성됐다. 아시아 출신 주심은 파하드 알 미르다시(사우디아라비아), 알레자 파그하니(이란), 라브샨 이르마토프(우즈베키스탄), 모하메드 압둘라 모하메드(아랍에미리트), 사토 류지(일본), 나와프 압둘라 슈크랄라(바레인) 등 6명이 선발됐다. 또 부심 63명도 아시아 출신 10명, 아프리카 출신 10명, 북중미 출신 8명, 남미 출신 12명, 오세아니아 출신 3명, 유럽 출신 20명으로 확정됐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FIFA에 그를 대신할 심판을 임명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BBC가 29일(현지시간) 전했다. 63명의 부심, 월드컵 사상 처음 도입되는 비디오 판독(VAR) 심판 명단에도 영국인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월드컵 대회는 1938년 대회 이후 12년 동안 세계대전의 참화 때문에 열리지 않다가 1950년 브라질 대회에야 재개됐는데 모든 대회에 한 명씩은 영국인 심판을 배출해왔다. 저유명한 하워드 웹은 2010년 남아공과 4년 뒤 브라질 대회에 유일하게 심판으로 참여했다. 그는 2010년 결승에서 스페인이 네덜란드를 물리쳤을 때 휘슬을 불었다. FA와 FIFA의 심판 조직인 PGMOL이 협업해 명단을 작성했는데 FA 심판위원회는 마틴 앳킨스, 스튜어트 앳트웰, 로버트 매들리, 마이클 올리비에, 크레이그 포슨, 앤서니 테일러, 폴 티어니 등을 천거했는데 모두 선택받지 못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틈만 나면 심판들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으며 그들이 “충분하게 일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는 몇몇 심판은 선수들을 다루는 데 있어 “암흑시대”에 살고 있으며 “우연의 일치인가 걱정”할 정도로 자신의 팀에 불리한 판정을 되풀이한다고 불만을 늘어놓았다. 웨스트브룸과의 정규리그 경기 막판 페널티킥을 선언한 마크 딘 주심을 공식 기자회견에서 공박했다가 세 경기 벤치에 못 앉고 4만파운드 벌금을 물었다. 앳킨스 주심은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 경기 도중 자기 팀 선수들에 대해 가해진 태클을 적발하지 못했다는 마크 휴즈 전 스토크 시티 감독의 비난을 샀다. 한편 FIFA는 36명의 주심 후보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UAE 아부다비에서 월드컵 세미나를 열어 비디오판독(VAR) 도입 등 러시아월드컵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는데 한국인 심판의 이름을 빼 대회에서 활약할 한국인 심판이 없다는 점을 예고한 바 있다. 결국 한국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정해상 부심이 참가한 이후 두 대회 연속 월드컵 심판 배출에 실패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문화마당] 맨홀 주위는 깨진다/정종홍 작가

    [문화마당] 맨홀 주위는 깨진다/정종홍 작가

    아이가 물었다. “엄마 왜 하수도 주위마다 바닥이 다 깨져 있어요?” 젊은 엄마는 “그거야 하수구를 뚫느라 그랬지!” 말했다. 그녀의 대답이 틀렸다는 것은 대수롭지 않았지만, 어른들도 간과했을 것에 세심한 관찰을 기울인 아이의 질문엔 무척 놀랐다. 맨홀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다. 새로 아스팔트를 깨고 뚫은 것은 아니다. 설령 그리한다 해도 흔적 없이 닦아 매끈하게 포장한다. 금이 간 것은 하수구 점검 때문이다. 보통 3인 1조로 검침 작업을 하는데 두 명은 갈고리를 구멍에 넣어 뚜껑을 들어 올리고 한 명은 쇠망치로 세게 맨홀을 내리친다. 오래된 하수구는 먼지 따위 이물질로 가장자리가 딱딱히 굳어 바닥에 들러붙는다. 망치로 모진 매질을 먹여야 뚜껑이 바닥과 떨어져 그제야 쇳덩어리를 끄집어낼 수 있다. 무심한 망치질에 맨홀 주위는 마른 논바닥처럼 갈라진다. 작업은 도심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기억하는 이는 드물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현상으로 지각하기에 때론 본질을 오류하고 그 판단을 정답으로 굳게 믿는다. 맨홀 주위가 깨져 있는 것에 주목한 아이처럼 ‘그것은 다르다’ 의문한다면 소수의 검토자가 형성되고 논리는 검증을 거쳐 더 단단해졌을 수 있다. 거르지 않은 지식은 설령 그 잘못을 깨우쳐도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 정보 제공자의 고집과 습득자의 확고함이 무시 못할 걸림돌이다. 귀농을 꿈꾸었다. 꿈꾼 것이라 표현함은 그것이 어찌나 말랑말랑한 각오였는지에 대한 부끄러운 고백이다. 도시에서 일용직으로 제법 굳은살이 붙었다 으쓱했지만 농부의 일은 쓰이는 근육이 달랐다. 원예 작물인 딸기는 하우스 재배를 한다. 첫날 작업한 농장은 서서 딸기를 솎는다. ‘솎아낸다’는 딸기 수확이 한창일 때 더 큰 딸기를 얻기 위해 꽃의 개수를 제한하고 익은 딸기를 따기 쉽게 곁 줄기를 쳐내는 작업이다. 반나절 쉼 없는 노동이었지만 서서 일하니 편하고 제법 재미도 붙어 손이 빨랐다. 나중에야 그것이 손해만 끼친 헛수고였고 농장주의 알고도 모른 척이었음을 알았지만. 오후에 작업한 하우스는 달랐다. 고랑을 깊게 판 땅에 딸기가 박혔다. 입구에서 보니 밭 끝이 가물가물 보였다. 고랑 사이를 그냥 걷기도 휘청휘청인데 허리를 숙여 딸기를 따려니 얼굴에 피가 몰리고 무릎은 깨져 나갈 듯 저렸다. 작업이 끝났지만 농장주는 나를 쉬게 두지 않았다. 하우스를 돌며 일일이 지켜보게 했다. 그제야 하우스의 생김새가 눈에 들어왔다. 햇볕이 지면 천장을 닫고 단열재를 덮어 난방하고 열어 둔 옆문을 닫는다. 모든 동작이 모터의 힘으로 움직였기에 순서를 지켜 차근차근 않고 성급하면 과부하가 걸린다. 서서 하는 ‘고설재배’는 여러 모로 유용하지만 ‘토경재배’에 비해 몇 배의 시설비가 든다는 것도 알았다. 다 같은 비닐하우스라 치부했던 나의 우매함은 아이의 시선과 다르지 않다. 가장 중요한 선별 작업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수확한 딸기를 크기별로 보기 좋게 담는 작업은 오랜 숙련을 거쳐야 가능하다. 선별은 가격 측정의 척도다. 공판장을 거쳐 마트에 진열된 딸기 가격에는 농부의 고된 수고의 값이 전부였다. 돌아오는 차창 밖 황량한 논 위에 덩그러니 놓인 하얗고 둥근 공을 이젠 마시멜로라 부르지 않는다. ‘곤포 사일리지’. 그리고 길게 누운 하우스의 생김새를 유심히 본다. 저기 잡초를 뽑는 시골 할매는 평생 글로만 농촌을 그려 온 나보다 백배는 땅을 더 잘 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현상에 치우쳐 모든 것을 다 안다 자만한다. 오판은 깨우침보다 돌이킴에 더 큰 용기가 따른다.
  • [사설]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 축소 뜻 새겨야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로 늦춰졌던 한·미 군사훈련이 4월 1일 시작된다. 국방부는 어제 한·미 국방장관이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 재개에 동의했다면서 “예년과 유사한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훈련 일정은 유엔사령부의 판문점 채널과 더불어 지난 1월 재개통된 서해지구 군 통신선 양쪽을 통해 북한군에 통보됐다. 국방부가 훈련 규모를 ‘예년 수준’이라고 했으나 2개월짜리 독수리훈련을 1개월 이내에 끝내고 해마다 훈련 기간 중 한반도에 전개됐던 핵 항공모함,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B1 등의 전략자산이 이번에는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훈련 기간과 규모는 축소되는 셈이다. 한·미 군사훈련의 축소는 4월 말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5월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을 배려한 것이다. 남북 관계 개선, 한반도 긴장완화와 비핵화의 첫걸음이 될 두 정상회담을 앞두고 훈련 축소 결정을 내린 한·미 군 당국의 결정은 적절하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이런 훈련의 축소가 북한이 의도하는 한·미 동맹의 연합훈련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비핵화라는 대장정을 ‘행동 대 행동’ 원칙으로 차근차근 밟아 나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 측 특사를 통해 미국에 전달한 핵실험·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에 대한 한·미의 성의 표시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비핵화의 첫발도 떼지 않았는데 대북 제재나 압박이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 한·미·일 안보 수장이 지난 17, 18일 미국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완전한 비핵화’를 협의하면서 확인한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그렇다. 비핵화의 구체적인 조치를 북한이 보이지 않는다면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제재·압박은 지속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던진 것이다. 올해 훈련이 기간을 줄이고 규모도 축소하며, 언론 공개도 최소화하는 ‘로키’(low-key)로 실시되지만 독수리훈련과 연계된 한·미 해군·해병대의 상륙작전 훈련인 쌍룡훈련은 8일간 실시된다. 격년으로 해온 이 훈련에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탑재한 강습상륙용 와스프함이 투입될 예정이다. 인원도 미군 1만 2000명 전후, 우리 군 30여만명이 참가하는 만큼 결코 질적으로 예년과 다르지 않다. 한·미 훈련의 양적 축소를 북한이 오판해서는 안 되며, 한·미 동맹은 어느 때보다 굳건하며 어떤 도발에도 즉응할 수 있는 태세와 실력을 갖추고 있음을 평양은 잊지 말아야 한다.
  • 전북, 철새 떠나는 봄 영농기 ‘AI 포비아’

    철새가 북상하는 봄철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률이 높아 농가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8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4년간 도내에서는 140건의 AI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2~4월 도내에서 발생한 AI는 50건으로 전체 발생 건수의 36%를 차지한다. 이같이 봄철에 AI 발생률이 높은 것은 남쪽에 머물던 철새들이 북상하면서 닭과 오리를 사육하는 농장 근처를 분변으로 오염시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영농기를 맞아 농민과 농기계들의 이동이 잦아지면서 들판의 AI 오염원이 가축 사육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농가들도 날씨가 따뜻해지면 AI가 수그러들 것으로 오판해 방역에 느슨해지는 것도 봄철 피해가 늘어나는 주요인이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다음달까지는 AI 발생 위험이 큰 만큼 ▲농장 출입구 소독기 운영 ▲축사 주변 그물망 설치 ▲축사별 방역화 구분 등 방역 기준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도내에는 금강에 3만 6000마리, 만경강에 1만 마리, 동진에 5000마리, 강청호저수지에 2000마리, 동림저수지에 1000마리 등 6만여 마리의 철새가 머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철새는 다음달 이후 모두 북상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홍준표 “대독 유화정책을 편 ‘체임벌린의 오판’ 다시 생각해야”

    홍준표 “대독 유화정책을 편 ‘체임벌린의 오판’ 다시 생각해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4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 파견 방침을 두고 “2차 세계대전 직전 대독 유화정책을 편 네빌 체임벌린(영국 총리)에 열광한 영국 국민들의 오판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비판했다.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2차 대전 직전 영국 국민들은 히틀러의 위장 평화 공세에 속아 대독 유화 정책을 편 네빌 체임벌린 수상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2차 대전 발발 직후 영국 국민들은 그것이 히틀러의 위장 평화 공세에 속은 체임벌린의 무능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고 영국은 전쟁의 참화 속에 수많은 국민들이 죽고 고통스런 세월을 보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전쟁은 힘의 균형이 무너질 때 발발한다. 한·미·일 동맹의 균열이 오면 핵무장을 한 북측과 군사적 힘의 균형이 무너지고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며 “문 정권의 한·미·일 동맹 이완과 대북 대화 구걸 정책으로는 한반도의 평화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문 정권의 대북 대화 구걸 정책과 대북특사 운운도 북의 핵 완성 시간만 벌어주는 체임벌린의 대독 유화정책과 유사하다”면서 “문 정권의 이러한 대북 정책으로 한·미·일 동맹 균열이 오고 미국으로부터 벌써 시작된 심상치 않은 경제제재를 받게 된다면 그것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한·미·일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고 국제 공조로 가열차게 대북 압박을 계속해서 북핵폐기를 추진해야 할 때”라며 “김정은의 위장 평화 공세에 손발 맞출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국의 북한 군사적 공격 시나리오는 불가능하다”

    “미국의 북한 군사적 공격 시나리오는 불가능하다”

    “한반도에서 미국과 중국의 직접적인 무력 충돌은 발생하지 않는다. 미중 간의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사람들은 두 나라 관계의 역사적 진화 과정을 간과하거나 묵과한 것이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는 미·중 전면전은 인류 문명 전체의 파탄을 불러올 게 확실해 결코 일어날 수 없다는 점이 ‘팩트’라고 단언한다. 그래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제한적인 군사 공격조차 어렵다고 보는 근거가 된다. 미국 웨슬리안대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한 주 교수는 두 나라가 생각하는 목표에 전쟁이 수단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미국 공격은 어떨까. 이 역시 어불성설이다. 중국 지원없는 북한의 독자적 전쟁이 가능하지 않고, 김정은 정권 유지가 북한으로서는 지상 목표다. 주 교수는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매우 낮지만, 그럼에도 전쟁 시나리오가 끊임없이 개진되는 이유는 복잡다단한 이해관계에 있다고 본다. 미·중관계에 대한 오판, 미 군수업게와 군부의 이해관계, 매파들의 정략 등이 얽혀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북미중 삼각관계에서 미국의 대북 타격 전제는 최소한 중국의 중립화”라며 “과거에도 미국이 중국에 가했던 원자탄 폭격과 핵시설 타격 위협은 모두 현실화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에 친미와 친중이라는 이분법적 패러다임에 빠지지 말고 중국의 안보 아킬레스건인 일본 카드 활용, 비선을 통한 소통 배제를 수단으로 유연하면서도 독자적인 외교술을 전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진설명]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7일(현지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국의 소형 핵폭탄 개발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매티스 장관은 이를 “북한의 오판을 막고 한반도 전쟁 억지력 강화를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하면서 한국 상황은 “확실한 외교 선로 안에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AFP 연합뉴스
  • 매티스 “방한 기간 北 접촉은 펜스 재량”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7일(현지시간) “미국의 소형 핵폭탄 개발은 북한의 오판을 막고 한반도 전쟁 억지력 강화를 위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 상황에 대해선 “확실한 외교적 노선 안에 있다”고 언급했다.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군사 옵션보다 우위에 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매티스 장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핵 태세 검토보고서’의 소형·저강도 핵무기 개발 확대 추진과 관련해 “여기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핵 억지력”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국가, 특히 한 나라가 재래식 전투에서 소형 폭탄을 사용할 경우 우리(미국)가 대형 폭탄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오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소형·저강도 폭탄을 만들어 ‘오판하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USA투데이 등 현지언론은 매티스 장관이 말한 ‘한 나라’는 ‘북한’이라면서 “북한을 겨냥한 소형 저강도 핵무기 개발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매티스 장관은 ‘1년 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보다 평양(북한)과의 전쟁이 더 다가왔느냐’는 질문에 “한국 상황은 확고하게 외교적 노선 안에 있다”며 “우리는 훨씬 더 강력한 외교적 조치들을 봐 왔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3개의 대북 결의안을 예로 들며 “프랑스와 러시아, 중국, 미국, 영국 등 모든 나라가 만장일치로 투표하는 걸 자주 봤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우리는 실행 가능한 군사옵션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외교 정책 노력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군사적 옵션은 외교적 해법을 뒷받침하는 것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또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어떤 형태이든 북·미 접촉을 지지하냐’는 질문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한국에 있는 동안 그에 대한 결정을 전적으로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대한민국의 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한다”면서 “한국이 진정 위대한 국가라는 점을 모든 사람에게 보여 줄 수 있는 정말 훌륭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국회 연설 일부가 담긴 동영상도 첨부했다. 그는 영상에서 “한국은 전쟁의 참화를 극복하고 부강한 국가를 이룩해 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굴욕당한 중국 핵잠수함 이번엔 확실한 굴기?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굴욕당한 중국 핵잠수함 이번엔 확실한 굴기?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당당히 내건 중국의 최신형 핵잠수함이 지난달 12일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지역인 동중국해에서 갑작스레 수면 위로 떠오르는 굴욕을 맞봤다. ‘093A형’으로 불리는 중국의 ‘상(商)급’ 핵잠수함은 이날 양국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釣魚島) 열도 인근 해역에 진입했다가 잠수함의 소음이 너무 심해 일본 해상자위대에 꼬리를 잡히는 바람에 이틀 간 쫓겨 다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잠수함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은 ‘항복’을 뜻하는 만큼 G2로 부상한 중국으로서는 쉽사리 잊혀지기 어려운 능멸을 당한 셈이다. SCMP는 “생존을 위해 최대한 은밀하고 조용히 움직이는 잠수함이 다른 나라 해군 함정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사실상 항복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당시 잠수함이 오성홍기를 매단 채 부상한 것이 센카쿠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라는 일각의 시각도 있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이와 다르다. 앤서니 웡(黃東)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회장은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라면 센카쿠열도에서 수면으로 떠올랐어야지 왜 공해상에서 부상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잠수함은 물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움직이는 것이 기본이다. 수상함보다 자체 방어능력이 취약한 잠수함은 적에게 움직임이 포착되면 더 이상 작전수행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각된 093A형 잠수함은 과거 ‘091형’인 ‘한(漢)급’ 핵잠수함의 소음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이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도양과 서태평양에서 작전 중인 중국 해군의 핵잠수함은 2006년 취역한 ‘093형’ 2척과 이를 개량한 093A형 2척 등으로 이뤄져 있다. 최신형 093A형은 미 해군의 주력인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에 대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이번 사건으로 한계가 드러났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2004년 091형 잠수함이 센카쿠열도 인근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에게 발각됐을 당시에도 추격을 받았지만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채 중국 영해로 되돌아온 전례가 있다. 이에 따라 중국 해군은 미 해군의 기술적 지원을 받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잠수함 탐지·추적 능력에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2015년 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오키나와를 거점으로 난세이(南西)제도의 태평양 쪽을 광범위하게 탐지할 수 있는 잠수함 음향감시시스템(SOSUS)을 부설했다. 최신형 SOSUS의 가동으로 미·일은 서해와 동중국해에서 태평양으로 빠져나가는 중국 잠수함의 대부분을 탐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감지되지 않아 은밀하게 기동하는 스텔스 잠수함 기술에서 미국을 따라잡았다는 주장을 펴 주목된다. 마웨이밍(馬偉明) 해군 소장은 최근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엔진 출력을 전기로 변환하는 통합전기추진체계(IEPS)와 림 구동 펌프 제트(Rim-driven Pump-jet) 엔진이 중국 해군의 최신형 핵잠수함에 장착됐다”며 “이들은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로 비슷한 기술을 개발해 온 미국을 크게 앞선다”고 강조했다. 림 구동 펌프 제트는 둥근 원통 모양의 전기 모터 내부에서 회전 날개를 돌려 추진력을 만드는 방식이다. 축이 없고 물거품을 적게 만들어 기존 엔진보다 훨씬 조용하다. 지금까지 중국 잠수함은 소음이 커 쉽게 꼬리가 잡힌다는 조롱을 받았으나 이런 첨단 기술의 적용으로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는 게 중국 군사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콜린 코 싱가포르 난양대 교수는 “중국이 스텔스 잠수함의 운용으로 작전 및 전략 능력을 높이면 중국의 해양 군사력은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신 공격형 핵잠수함인 ‘095형’과 탄도미사일 장착 잠수함인 ‘096형’에 스텔스 잠수함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의 최신 스텔스 잠수함 등에는 첨단무기인 ‘전자총’도 장착될 공산이 크다. 마 소장은 “새로운 추진 시스템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자총을 장착하는 데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총은 강력한 전자기파를 발사해 전자 장비를 무력화시키는 에너지 무기를 뜻한다. 전자총은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크루즈 미사일, 극초음속 비행체 등의 위협에 맞설 수 있는 까닭에 미국과 러시아, 인도 등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해군은 이와 함께 핵잠수함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잠수함 지휘관의 실전 대응능력을 높이는 방안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핵잠수함에 적용되는 컴퓨터는 민간 기업 등에서 쓰는 최첨단 컴퓨터에 한참 뒤처진다. 실제 전투가 벌어졌을 때 초래되는 충격과 열, 전자기 방해 등에 견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구성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소나(SONAR·수중음파탐지기)가 받아들이는 신호를 해석하고 판단을 내리는 일은 거의 전적으로 승무원이 맡아서 한다. 하지만 급속히 발전하는 AI를 핵잠수함에 도입해야 할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소나는 물론 잠수함의 센서, 첩보위성, 해저 음파탐지기 등에서 수집되는 정보의 양이 갈수록 방대해지는 데다 AI가 잠수함 지휘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기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소나에서 받아들인 신호를 제대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해수의 염분과 수온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이런 작업에서 AI가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적의 위협을 탐지하는 능력도 AI가 인간보다 더 빠르다. AI는 감정을 지니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인간 지휘관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깊고 어두운 바닷속에서 수개월 간 잠수함 내부의 좁은 공간에서 지내야 하는 만큼 핵잠수함 지휘관은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실제 전투의 결정적인 순간에 오판을 내리게 할 우려가 있다. AI는 감정의 흔들림 없이 냉철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구글의 AI 알파고가 바둑에서 보여준 것처럼 인간 지휘관이 생각해 낼 수 없는 독창적인 전략을 제시할 수도 있다. 주민(朱民)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AI는 최근 수년간 중국 잠수함 기술 연구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라면서 ”AI는 수중 전쟁의 양상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미 해군의 잠수함 기술 연구에 관여하는 조 마리노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스텔스, 센서, 무기 등과 결합한 AI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면 미국의 수중 지배력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도 잠수함에 AI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AI를 실제 적용하기에는 적지 않은 장애물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알파고가 나온 후 2년 만에 처음 크기의 10분의 1로 줄었다고 하지만, AI는 아직 대용량 컴퓨터가 필요하다. 잠수함의 좁은 공간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전투 시 충격과 열에 견딜 정도의 내구성도 필요하다. 핵잠수함 AI를 연구하는 한 과학자는 ”이는 코끼리를 구두 상자 안에 넣는 것과 비슷하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실제 전투에서 AI가 자의적인 판단을 내릴 때 발생할 위험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주민 연구원은 ”제어가 안 되는 AI가 한 대륙을 파괴할 정도의 핵무기를 지닌 잠수함을 장악한다면 그 결과는 어떨지 상상이 안 간다“면서 ”이는 핵잠수함에 AI를 도입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첼시 승부차기 끝에 신승, VAR 묵살한 주심 때문에 과다 출혈

    첼시 승부차기 끝에 신승, VAR 묵살한 주심 때문에 과다 출혈

    연장 막판 9명이 뛴 첼시가 노리치시티를 승부차기 끝에 5-3으로 힘겹게 눌렀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막판 윌리앙이 수비수 발에 걸려 넘어졌을 때 주심이 비디오 판독(VAR)을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첼시는 17일(현지시간) 스탬퍼드 브리지로 챔피언십 노리치시티를 불러 들인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전) 재경기 90분 정규시간을 1-1로 비겼다. 미치 바츄아이가 후반 10분 케네디의 크로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노리치시티는 후반 추가시간 4분 팀 클로제의 크로스를 받아 자말 루이스가 헤더 동점골을 넣어 연장 승부로 끌고 갔다. 그러나 동점 골이 나온 직후 첼시 윌리앙이 클로제의 슬라이딩 태클에 걸려 넘어지자 그래험 스콧 주심은 오히려 윌리앙에게 시뮬레이션 판정을 내려 옐로카드를 내보이고 노리치시티의 프리킥을 선언했다. 비디오판독관 마크 존스도 주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아예 판독을 실시하지 않았다. 영국 BBC 매치 오브 더 데이의 모든 축구 해설위원들은 클로제의 파울을 선언하고 페널티킥을 줬어야 마땅하다는 의견에 일치했다. 특히 레전드 앨런 시어러는 VAR 시스템이 “수치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장 후반 막판 첼시는 페드로와 모라타가 잇따라 퇴장 당했다. 둘 모두 그 전에 시뮬레이션 판정을 받아 옐로 카드 한 장씩을 받은 상황이었다. 특히 모라타는 크리스토프 짐머먼이 붙잡아 넘어졌는데도 오히려 자신에게 시뮬레이션 판정이 내려리자 거칠게 항의하다 결국 그라운드에서 쫓겨났다. 하지만 승부차기까지 끌고 간 첼시는 아르헨티나 출신 수문장 윌리 카발레로가 상대 첫 키커 넬슨 올리베이라의 킥을 막아내고 마지막 키커 에덴 아자르가 그물을 갈라 5-3 승리를 챙겨 오는 28일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홈으로 불러 들여 4라운드를 벌이게 됐다. 하지만 3라운드를 1차전 0-0 무승부에 이어 이날 2차전 연장까지 무려 210분을 뛰게 만들어 과다한 출혈을 강요당했다. 전날 레스터시티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사상 세 번째 실시한 VAR 판독 끝에 처음으로 당초 판정을 뒤집고 켈레치 이헤아나초의 두 번째 득점 위치가 온사이드였다는 점이 확인돼 플리트우드 타운을 상대로 2-0 완승을 확정했다. 이 때는 VAR이 순조롭게 정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는데 첼시-노리치시티 경기는 정반대 문제를 드러냈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아무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이 경기를 검색해 돌려 보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헤아나초 잉글랜드 최초의 VAR 도움으로 골 인정된 선수

    이헤아나초 잉글랜드 최초의 VAR 도움으로 골 인정된 선수

    나이지리아 출신 켈레치 이헤아나초(레스터시티)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사상 처음 비디오판독(VAR)로 득점을 인정받았다. 이헤아나초는 16일(현지시간) 리그원(3부 리그) 플리트우드 타운과의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전) 재경기 전반 43분 이슬람 슬리마니(알제리)의 패스를 받아 깔끔하게 선제골을 터뜨렸다. 1-0으로 앞선 후반 16분 또다시 그가 골을 뽑아냈을 때이날의 첫 VAR이 시도됐다. 그 전 더마라이 그레이가 패스를 건넬 때 오프사이드 위치였던 것으로 노 골 판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후반 32분 또 다시 이헤아나초가 득점하자 VAR이 다시 동원됐다. 리야드 마레즈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었는데 부심이 깃발을 들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그러나 조너선 모스 주심은 비디오 판독관 마크 존스와 상의한 결과 이헤아나초가 수비수 조너선 폰드의 오른쪽 뒷발보다 뒤쪽, 즉 온사이드에 있었던 것이 맞다며 67초 만에 골로 인정했다.잉글랜드 프로축구에 VAR이 사용된 것은 FA컵 브라이턴-크리스털팰리스 경기가 처음이었으며 카라바오(EFL)컵 첼시-아스널 경기에 이어 이날 경기가 이달 들어 세 번째였는데 앞서 두 경기에서는 최초의 판정이 뒤집어지지 않았고, 판독 결과 득점이 인정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헤아나초는 지난해 여름 2500만파운드를 받고 맨체스터 시티에서 이적해왔지만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펼쳤는데 이날 두 골로 값어치를 증명하며 2-0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03분 동안 뛰었지만 지난해 10월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EFL컵에서 한 골을 넣은 것이 그의 유일한 소득이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서울광장] 서민 잡는 ‘답정너’ 교육 정책/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서민 잡는 ‘답정너’ 교육 정책/황수정 논설위원

    모르겠다. TV 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의 웃긴 장면이 왜 생각났는지는. 양촌리 마을회관의 고장 난 스피커가 아침저녁 삑삑 파열음을 낸다. “아, 아, 마이크 테스트.” 얼치기 이장은 의욕 하나는 끝내준다. 마을을 살리겠다며 동분서주 원맨쇼다. 그런데 뭔 생각을 하는지 위태위태하다. 아침저녁 터뜨리는 말이 중구난방. 선무당이 사람 잡을라. 밥숟갈 들다 말고 동네 사람들, 밥맛이 똑 떨어진다.이 코믹 시퀀스의 얼치기 이장이 지금 교육부다. 전국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방과후 영어 수업을 내년부터 금지하겠다고 한다. 예고편도 없이 지난주 불쑥 꺼냈다. 영어 조기 교육을 막겠다는 ‘좋은’ 취지다. 그렇건만 학부모들의 성토는 폭탄급이다. 월 3만원짜리 수업을 막겠다면 비싼 영어학원에 보내라는 말이냐, 제정신이냐 등 원색적 비난이 빗발친다.정책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판단이 흐릴 수 있다. 하지만 오판도 오판 나름이다. 선행학습금지법에 따라 교육부는 이미 초등 1, 2학년 영어 수업을 전면 금지했다. 새 학기부터 초등 방과후 영어 수업이 중단된다. 사실은 그게 더 말이 안 되는 문제다. 초등 방과후 수업을 누가 듣나 따져 보자. 학원 보낼 형편이 안 되는 저소득층, 방과후 돌봄이 필요한 맞벌이의 자녀들이 열에 아홉이다. 영어학원은 꽉 차서 문이 안 닫히는데, 영어 공부 흉내라도 내겠다는 아이들한테 선행학습 불가라며 정색하는 꼴이다. 이런 퇴행 정책을 소매 걷고 만든 사람이 누군지 궁금하다. 정책 실명제가 이럴 때는 절실하다. 취지만 저 높은 곳에서 홀로 반짝거리는 정책은 민생을 되레 고달프게 한다. 없느니만 못할 수 있다. 교육부 사람들은 초등 3학년 영어 교과서를 보기나 했나 모르겠다. 영어 회화 문장을 3학년이 되면 갑자기 무슨 수로 읽어 내나. 취지를 살리겠다면 교과서부터 바꾸는 실질을 챙겨 줘야 앞뒤가 맞다. 현실감각 없이 독야청청인 교육정책에는 민생이 이런 아이러니를 겪어야 한다. 성난 댓글 하나 퍼왔다. “서민은 못 하는 게 왜 자꾸 많아지나. 사법시험 못 치지, 금수저 전형(학종)이라서 대학 가기 힘들지, 이제는 학교에서 영어까지 못 배우나.” 영어 방과후 수업이 교육의 근간을 흔들 일은 없다. 비판이 계속 부글거리면 내일이라도 교육부는 없던 일로 돌릴 수 있다. 답답한 것은 하나를 보면 열을 알기 때문이다. 대책 없이 선의(善意)의 칼날만 잔뜩 벼리는 진보 교육의 해법이 점점 난감하다. 공교육 살리기와 교육 평등주의는 박수받을 가치다. 그렇다고 불편한 현실은 외면하고 머리만 파묻는다면 그건 타조다. 타조는 날기를 포기해서 자꾸 뇌용량이 작아지는 새 아닌 새다. 지금 정부의 교육정책은 장마당 좌판마냥 어수선하다. 뭣 하나 해결하지 않고 건드려만 놓고 있으니 교육 현장은 그저 처분만 기다린다. 입이 쓰지만, 자사고와 특목고를 죽이는 게 최선이라고 결정했다면 단칼에 해결해 줘야 했다. 비겁하게 말려 죽이기 작전으로 방향을 튼 바람에 똥바가지는 학생들이 뒤집어쓰고 있다. 올해 특목·자사고의 막차를 탄 중3들은 모 아니면 도의 마음으로 진학한다. 내년부터 특목·자사고와 일반고 신입생을 한꺼번에 뽑겠다는 폭탄 정책에 중학교는 혼돈의 도가니다. 특목고 떨어져 정원 미달 일반고가 없으면 고입 재수를 각오해야 한다. 외줄 타기 진학 베팅이다. ‘답정너’(답은 정해졌으니 너는 대답만 해라). 진보 교육 정책을 꼬집는 말이다. 대형 정책들이 공론화 없이 일방통행으로 결정돼 폭탄 터지듯 하니까 그렇다. 지난주에야 출범한 국가교육회의에도 안됐지만 기대가 크지 않다. 특목·자사고 처리, 대입 절대평가 확대 여부 등이 정해진 밑그림대로 진행될 거라는 예상이 시중의 대세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친(親)전교조 진보 교육감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줄 것 같지 않다. 평등주의 교육의 선의가 덮어 놓고 언제나 최선일 수는 없다. 하고 싶은 것만 하지 말고 제발 인터넷 댓글이라도 좀 보라고들 아우성이다. “꽃가마도 싫고 꽃방석도 싫다”는 말이 정작 교육 서민들 입에서 나오고 있다. 진짜 문제 아닌가. sjh@seoul.co.kr
  • [사설] 대화하자면서 미사일 발사 준비하는 北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한 대화를 하자고 한 북한이 한편으로는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준비하는 징후가 있다고 미국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사실이라면 앞으로는 대화의 제스처를 보이고 뒤로는 도발 준비를 하는 북의 이중성을 드러낸 셈이다. 북한은 그러면서도 어제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여파로 끊겼던 판문점 남북 연락 채널을 정상화하자고 제안해 표리부동의 태도를 보였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리선권 위원장은 어제 조선중앙방송에 출연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지시로)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문제를 포함해 회담 개최와 관련한 문제들을 남측과 제때에 연계하도록 3일 오후 3시(서울시간 3시 30분)부터 남북 판문점 연락 통로를 다시 개통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제안한 지 하루 만이다. 리 위원장은 그러나 우리 정부가 제의한 9일 고위급 회담의 수락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가 환영 입장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대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2년 가까이 완전히 끊겼던 남북 간 대화 채널이 복원된 것은 물론 의미가 작지 않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가 사실이라면 겉으로 어떤 변화된 태도를 보여도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CBS방송은 어제 북한 리선권의 답신 직전 “북한이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위한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사일 활동이 감지된 곳은 평양 북쪽, 지난해 11월 미사일 실험이 있었던 같은 장소”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사일 시험 발사가 이뤄진다면 이번 주 후반이나 다음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2월 30일 CNN도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새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징후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보도 내용을 알고 있다며 “만약 일어난다면 우리는 북한 정권에 더 강경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우리 군과 정부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징후들을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대화 성사를 위해 행여라도 북한의 미사일 관련 움직임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 또한 북한에 어떠한 도발도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이 있을 때에는 주저 없이 남북 고위급 대화 제안을 철회한다는 단호한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북한 역시 우리 정부가 평창올림픽 때문에 미사일을 시험 발사해도 섣불리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할 것으로 오판해선 안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의 ‘핵단추’ 발언에 “나도 훨씬 더 크고 강력한 핵단추가 있다”고 맞대응한 것은 작금의 대화 국면에 바람직하지 않지만 북한은 미국의 경고를 흘려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미와 북한 모두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 [씨줄날줄] 중국에 맞선 소국 팔라우/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중국에 맞선 소국 팔라우/최광숙 논설위원

    남태평양의 작은 섬 팔라우. ‘신들의 바다 정원’으로 불리는 아름다운 바다를 가진 팔라우는 인구 2만여명의 초미니 국가다. 이 작은 나라가 중국과 ‘맞짱을 뜨는’ 기개를 보였다. 토미 레멩게사우 팔라우 대통령은 중국이 유커의 여행 금지를 무기로 대만과의 외교 단절을 강요하자 대변인 성명을 통해 “팔라우는 법치국가이자 민주국가로 우리의 결정은 우리가 스스로 한다”고 맞받아쳤다고 한다.팔라우는 국내총생산(GDP) 중 관광업의 비중이 50%에 이른다. 특히 최근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늘어나 지난해 외국 관광객 11만 3300여명 중 절반이 중국인이다. 국가 경제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되는데도 팔라우는 주권국가로서의 ‘자존심’과 대만과의 ‘의리’를 택했다. 팔라우는 이전에도 중국에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2009년 이슬람 무장단체 활동 혐의로 미 해군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됐던 위구르인 5명을 정착시켜 중국의 반발을 샀다. 2012년 자국 해역에서 상어 등을 불법으로 잡던 중국 어선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여 선원 전원을 체포했고, 이 과정에서 중국인 선장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대만도 중국에 경제적 보복 등을 당했지만 굴하지 않았다. 중국은 2016년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차이잉원 정부가 출범하자 경제 원조 카드로 중남미의 파나마와 아프리카의 감비아 등이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끊고 자신들과 수교하게 했다. 지난해 11월 중국은 대만과 국교를 맺은 22개국에 대해 단체관광을 금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차이잉원은 “중국은 대만이 굴복할 것으로 오판해선 안 된다”면서 “대만은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관광업계의 중국 의존 체질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추진하는 중국은 막강한 경제력·군사력을 내세워 동남아 국가들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남중국해 인공섬 영유권 문제로 대립한 필리핀은 중국에 맞서 상설 중재재판소에 제소해 승소했다. 베트남은 중국과 여러 차례 해상대치를 했다. 대륙 굴기를 보이는 중국과의 한판 대결도 마다치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진다. 사드 문제로 경제 보복을 당하고도 ‘3불(不)’을 약속했다. 크게 한 대 맞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머리를 조아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우리나라와 중국의 관계는 팔라우나 대만의 대중국 관계와 상황도 다르고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국력이 우리와 비교도 할 수 없는 작은 나라 팔라우의 당당한 행보를 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bori@seoul.co.kr
  • 1000일간 6만명 사상…출구 없는 예멘 내전

    1000일간 6만명 사상…출구 없는 예멘 내전

    1000일 동안의 내전이 예멘을 지옥으로 만들었다. 1만여명이 죽고, 약 5만명이 다쳤다. 인구의 70%인 2200만명이 구호물품에 의지해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AFP통신 등은 19일(현지시간)로 예멘 내전이 시작된 지 1000일이 됐다고 전했다. 2015년 2월 예멘 시아파 후티 반군이 쿠데타를 일으켰다.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움을 요청했다. 사우디는 적성국 이란이 후티의 배후라고 판단했다. 자국의 턱밑에 친이란 정권이 수립되는 것을 막으려고 사우디는 2015년 3월 26일 예멘을 공습했다. 내전이 시작됐다.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제1왕위계승자(왕세자)는 후티를 쉽게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판이었다. 유엔에 따르면 이날까지 사우디가 주도하는 수니파 연합군의 폭격과 공습으로 8670명이 사망했고, 약 5만명이 부상당했다. 상하수도 등 도시 기반시설이 파괴돼 수인성 전염병 콜레라가 창궐했다. 88만 4000명이 콜레라에 걸렸고, 2184명이 콜레라로 숨졌다. 700만명은 영양실조 상태다. 전쟁이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후티는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야마마궁을 향해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당시 야마마궁에는 살만 빈압둘아지즈 국왕이 회의 중이었다. 사우디가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우디는 즉각 후티의 거점인 예멘 사나에 보복폭격했다. 후티가 국왕을 노린 만큼 사우디의 대대적인 추가 보복이 확실시된다. 후티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알마시라TV를 통해 “사우디 개입 1000일째가 되는 날에 맞춰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면서 “사우디가 범죄를 저지를수록, 폭력을 휘두를수록 더 많은 미사일을 쏘겠다”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사우디를 향한 미사일은 이란제”라면서 “유엔 차원의 강력한 이란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내년 3차세계대전 나면 바로 ‘북한’에서 시작될 것”

    “내년 3차세계대전 나면 바로 ‘북한’에서 시작될 것”

    내년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면 한반도가 가장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만과 우크라이나, 터키, 페르시아만 국가들도 위험하다고 꼽혔다.미국의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TNI)는 로버트 팔리 켄터키대 패터슨외교국제통상대학원 교수의 기고를 인용해 “북한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전쟁 위기 지역”이라고 보도했다. 팔리 교수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집요함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분야 경험부족이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며 “서로 상대를 사전에 제압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이 오판해 선제공격에 나서면 곧바로 전쟁으로 치닫게 되고 일본과 중국도 휘말려 들게 도리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대만 ‘무력통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대대적인 군사력 증강에 나서고 미국은 중국의 군사적 확장을 비난하며 대만에 첨단무기를 판매할 채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만 역시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팔리 교수는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지지가 필요한 트럼프 정부로선 중국에 대한 대만 문제 관련 입장이 상호 충돌한다”며 “미중 관계의 불확정성 증가는 결국 중국과 대만의 무력충돌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정부군과 러시아가 후원하는 분리주의 반군 간의 충돌이 순식간에 대규모 전쟁으로 확산될 소지가 다분하다고도 강조했다. 팔리 교수는 교전 격화에 따라 러시아가 점령 지역을 확대하고 이에 반발해 우크라이나에 우익 강경파 정권이 들어서게 돼 내전이 더욱 확산되고 미국·유럽연합(EU)과 러시아 사이에도 전선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통의 ‘화약고’ 중동도 또 다른 군사분쟁의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다. 팔리 교수는 시리아 내전의 종결에 따라 향후 초점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대치로 옮겨가며 분란을 촉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팔리 교수는 “세계는 현재 전쟁위기의 경계선에 놓여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외교정책은 이 위기를 지속적으로 고조시키며 각 지역 정세의 불확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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