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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파이프 연주… 흥겨운 ‘서초 악기거리 축제’

    백파이프 연주… 흥겨운 ‘서초 악기거리 축제’

    6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제6회 악기거리 축제’에서 한국백파이프 연주단이 행진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건너편 서초3동 일대에 조성된 서초 악기거리는 악기 상점과 공방, 오케스트라 연습실 등 210여개의 음악 관련 시설이 밀집한 전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곳이다. 연합뉴스
  •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 단원 40명 확정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 단원 40명 확정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단원 40명이 최종 선발됐다. 오케스트라는 오는 12월 3일 출범한다. 경기도와 경기아트센터는 지난 9월 이후 실기와 면접 심사 등을 거쳐 장애인 오케스트라 최종 단원 40명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바이올린 18명, 비올라 4명, 첼로 5명, 콘트라베이스 1명, 플루트 2명, 오보에 2명, 클라리넷 2명, 호른 2명, 트럼펫 1명, 튜바 1명, 타악기 2명 등이다. 단원들은 박성호 지휘자와 호흡을 맞춰 오는 13일부터 2년간 활동하게 된다. 전문 강사로부터 주 2회 집중 지도를 받는다. 운영 기관인 경기아트센터는 세계 장애인의 날인 12월 3일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공식 창단식을 열 예정이다. 앞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9월 9일 오케스트라 창단 계획 발표식에서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두 가지 특징을 꼽았다. 그는 “첫 번째는 인재양성형으로, 장애인 중에서 음악이나 악기 연주에 관심 있는 분들이 참여해 교육을 받고 자기개발해 누구든지 연주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의 통로를 만들어 드리겠다”며 “두 번째는 주민참여형으로, 도민은 기부금을 내도 되고, 재능 기부를 해도 되고, 장소를 제공해도 된다. 1호 기부금은 내가 내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에 후원하고 싶은 도민은 경기아트센터 누리집(ggac.or.kr)을 통해 후원금 나눔, 재능 기부 등의 후원 활동을 할 수 있다.
  • 다양한 악기, 신나는 공연, 흥겨운 서초

    다양한 악기, 신나는 공연, 흥겨운 서초

    백파이프·오케스트라·생황·대금거리 곳곳 다양한 장르 무대 손짓공방 등 210곳… ‘악기벼룩시장’도 대한민국 클래식 메카인 서울 예술의전당 인근 서초악기거리에서 주민과 상인 및 연주자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축제가 개최된다. 서초구 서초3동은 6일 국내 유일 음악문화지구인 서리풀 악기거리 일대에서 ‘제6회 서울악기거리 축제’를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예술의전당 건너편 서초3동 일대에 조성된 서초 악기거리는 악기 상점, 악기 공방, 오케스트라 연습실 등 210여개의 음악 관련 시설이 밀집한 곳으로, 이처럼 크고 작은 음악 관련 인프라가 한 지역에 몰려 있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례다. 서울악기거리 축제는 이 같은 독특한 지역 특색을 살린 것으로, 2016년부터 시작해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됐다가 이번에 6회째를 맞았다. 오전 10시 30분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코리아 백파이프 밴드의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며 메인 무대에서는 신중초등학교 어린이 오케스트라와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의 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무대가 펼쳐진다. 이와 함께 거리 곳곳에서는 트럼펫·생황·대금 연주와 서초3동 실버 난타팀 ‘신나고’ 등의 공연이 열리고 테라스 위에서 트럼펫과 라틴 재즈를 선보이는 발코니 콘서트도 개최될 예정이다. 다양한 중고 악기를 저렴한 가격에 만나는 ‘악기벼룩시장’은 악기를 배우고 싶은 이들이라면 한번쯤 들러 볼 만하다. 지역 악기 공방들의 소셜미디어(SNS) 등을 살펴보면 좀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수공예 제품과 이색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플리마켓’, 서초3동 부녀회에서 준비한 먹거리 장터, 무료 페이스페인팅 등과 같은 부대행사도 준비된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국내 유일 음악문화지구에 위치한 악기거리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에 많은 주민이 방문해 음악과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를 즐기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서초의 풍부한 음악 인프라를 활용해 구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김용일 서울시의원, 서대문오케스트라와 함께한 행복한 가을 패밀리 콘서트 참석

    김용일 서울시의원, 서대문오케스트라와 함께한 행복한 가을 패밀리 콘서트 참석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서 의정활동하고 있는 김용일 의원(국민의힘·서대문구 제4선거구)은 지난 2일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 1단지 중앙광장에서 열린 서대문오케스트라와 함신익과 심포니송이 함께하는 행복한 가을 패밀리 콘서트에 참석, 주민들과 함께 가을의 깊은 정취를 만끽하며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약 90분간 진행된 이번 공연은 서대문구청 문화아트 디렉터 이미정 주무관의 사회로 펼쳐졌으며, 서대문이 자랑하는 예술단체 중 하나인 함신익과 심포니송은 40여명의 연주자가 협연해 다양한 악기의 선율로 가을 하모니를 선사했다.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오보에, 트럼펫 등 다양한 악기 소리가 어우러지며, 서대문이 자랑하는 예술단체인 함신익과 심포니송의 매력을 선보였다. 공연 중에는 동서양의 음악과 삶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지휘자 함신익의 유머 넘치는 해설과 개성 있는 진행이 돋보였고, 비발디의 사계 중 가을과 베토벤의 교향곡 7번 연주 때는 관객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특히 어린이들의 백조 댄스와 왈츠 시연도 있어 세대와 관계없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김 의원은 “대중 트롯가요가 대세인 이 시대에 오늘과 같은 찾아가는 오케스트라 공연을 통해 누구나 부담 없이 다채로운 문화 경험을 즐기며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전하며이런 기회가 더 자주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연주를 펼친 함신익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단원들, 공연을 준비한 구청 직원들과 끝까지 함께해준 주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꿈을 향한 여정’ 시작,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 단원 40명 선발

    ‘꿈을 향한 여정’ 시작,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 단원 40명 선발

    국내 최초 장애인 오케스트라, 12월 3일 장애인의 날 맞아 ‘창단’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단원 40명이 최종 선발됐다. 경기도와 경기아트센터는 공개모집에 총 83명이 지원한 가운데, 1차 심사에 통과한 60명을 대상으로 10월 29일과 30일 이틀간 악기별 실기와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단원 40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최종 선발자들은 바이올린 18명, 비올라 4명, 첼로 5명, 콘트라베이스 1명, 플루트 2명, 오보에 2명, 클라리넷 2명, 호른 2명, 트럼펫 1명, 튜바 1명, 타악기 2명이다. 선발된 단원들은 박성호 지휘자와 호흡을 맞춰 11월 13일부터 2년간 활동을 시작하게 되며, 전문 강사로부터 주 2회 집중 지도를 받게 된다. 세계 장애인의 날인 12월 3일 공식 창단식을 갖는다. 앞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9월 9일 오케스트라 창단계획 발표식에서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두 가지 특징을 꼽았다. “먼저 인재 양성형으로, 장애인 중에서 음악이나 악기 연주에 관심 있는 분들이 참여해서 교육받고 자기 계발해 누구든지 연주의 꿈을 이룰 기회의 통로를 만들고, 두 번째는 도민참여형으로, 도민은 기부금을 납부, 재능기부, 장소를 제공하거나 연주 관람과 마음 기부도 가능하다”라고 설명하며 “1호 기부금은 제가 내겠다”고 밝혔다.
  • ‘팝 음악계 전설’ 퀸시 존스 별세

    ‘팝 음악계 전설’ 퀸시 존스 별세

    미국 ‘팝 음악계의 전설’ 퀸시 존스가 3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이 보도했다. 91세. 존스는 재즈, 리듬앤드블루스(R&B), 클래식, 오케스트라를 넘나드는 ‘르네상스형 예술성’으로 20세기 미국 팝 음악 르네상스를 이끄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그는 ‘잭슨 파이브’에서 막내 멤버로 사랑받던 마이클 잭슨이 성인이 되자 ‘오프 더 월’ 음악을 프로듀싱해 그를 스타 반열에 올려놨고, 역사상 최고로 많이 팔린 팝 앨범 ‘스릴러’ 등을 프로듀싱했다. 한국에는 아프리카 구호를 위한 음반 ‘유에스에이 포 아프리카’의 수록곡 ‘위 아 더 월드’로 잘 알려져 있다. 1933년 시카고에서 태어난 그는 대공황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부모가 이혼한 뒤 아버지를 따라 워싱턴주로 이사했고, 14세 때인 1947년 시애틀의 클럽에서 전설적 음악가 레이 찰스의 밴드에 들어가 트럼펫을 연주하며 음악가의 길을 걸었다. 1950년대부터 클리퍼드 브라운, 듀크 엘링턴 등 유명 재즈 음악가뿐만 아니라 프랭크 시내트라, 폴 사이먼, 아레사 프랭클린, 스티비 원더, 존 레전드와도 작업했다.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취임식 축하 콘서트를 제작했다. 이후 트루먼 카포테의 ‘인 콜드 블러드’ 영화 음악을 만들면서 존스는 할리우드 영화의 음악을 작곡한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기록됐다. 그는 400장 이상의 앨범에 이름을 올렸고, 35편의 영화 음악을 작곡했다. 1977년 그는 미국 사회 노예의 뿌리를 추적한 대작 드라마 ‘뿌리’의 음악으로 에미상을 공동수상했다. 존스는 그래미상 후보에 79번 오르고 27번 수상했다.
  • 보고 또 봐도 남는 명작의 여운…가을의 깊이 더한 ‘라 바야데르’

    보고 또 봐도 남는 명작의 여운…가을의 깊이 더한 ‘라 바야데르’

    참으려 해도 참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재채기와 사랑 그리고 무대 위에서 무용수들이 멋진 모습을 보여줬을 때의 박수와 함성 같은 것들이 그렇다. 국립발레단이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 ‘라 바야데르’는 관객들이 박수와 함성을 참을 수 없는 공연이었다. 아이돌 콘서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열광적인 탄성이 절로 나오는 무용수들의 춤은 보고 또 봐도 남을 여운과 함께 가을의 깊이를 더했다.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하는 ‘라 바야데르’는 인도 황금제국을 배경으로 힌두사원의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용맹한 전사 ‘솔로르’, 솔로르를 사랑한 공주 ‘감자티’와 니키아를 향해 욕망을 품는 최고 승려 ‘브라만’까지 엄격한 신분제도 속 주인공들의 사랑과 배신, 복수와 용서를 그린 대서사시다. 마리우스 페티파의 안무가 원전이지만 국립발레단은 러시아의 전설적인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2013년 창작한 새로운 버전의 안무를 선보였다. 인도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라 바야데르’는 이국적인 색채가 가득한 작품이다. 국립발레단은 무용수들의 분장과 의상, 무대 연출 등을 통해 눈앞에 인도를 생생하게 펼쳐냈다. 남녀 모두 노출이 많은 분장이었음에도 무용수들이 뽐낸 선명한 복근 역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요소였다. 국립발레단은 막과 막 사이에 음악만 흐르던 장면과 마임으로만 구성됐던 장면에 춤을 채워 넣었다. 발레 움직임이 풍성하게 추가되면서 단조로운 극 구성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막이 끝날 때마다 무용수들이 나와 인사하면서 관객들에게 사진과 영상으로 공연을 추억할 기회를 준 것도 의미가 있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SNS)에는 무용수들을 태그해 사진과 영상을 올린 게시물들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특히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최고무용수) 박세은(35)과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32)의 동반 출연으로 엄청난 화제가 됐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두 무용수가 2009년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공연 이후 15년 만에 한 무대에 서서 보여준 완벽한 호흡은 왜 두 사람이 세계적인 무용수인지를 증명했다. 솔로르로 출연한 김기민이 1막 시작과 함께 그랑주테(뛰는 동시에 다리를 앞뒤로 크게 벌리는 동작)로 등장하자마자 객석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중력을 거스르는 움직임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고 동작을 멈추자 엄청난 박수가 쏟아졌다. 김기민이 한쪽에서 튀어나와 무대를 휘어잡는 짧은 찰나에는 초원을 달려가는 야생동물 혹은 트랙을 뛰어가는 육상 선수가 폭발시키는 에너지 같은 것이 있어서 그저 넋을 놓고 지켜보게 했다. 감탄한 관객들의 박수가 길어져 김기민도 멋쩍게 웃고 오케스트라가 다음 연주를 기다리는 일까지 생길 정도였다. 니키아를 맡은 박세은도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으로 관록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흠뻑 반하게 만들었다. 발레리나의 움직임이 어떻게 하면 가장 아름다울 수 있는지 박세은은 그 최상을 보여주는 듯했다. 특히 김기민과 호흡을 맞춘 2인무는 발레의 교본으로 삼아야 할 정도로 완벽함을 자랑했다. 두 사람이 후끈 달군 분위기에 작품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3막 ‘망령들의 군무’까지 아름답게 펼쳐지면서 감동이 배가 됐다. 두 사람이 출연한 회차 이외에도 무용수들은 우아하고 아름다우면서 처연하고도 화려한 춤으로 1막부터 하나도 버릴 것 없고 놓칠 수 없는 명작의 여운을 남겼다. 국립발레단의 어엿한 간판이 된 조연재(29)와 떠오르는 신예 안수연(21)도 아름답고도 슬픈 니키아를 표현해내며 왜 주역을 꿰찼는지 증명했다. 각자의 매력으로 완성한 니키아를 통해 작품을 더 풍성하게 만든 두 사람은 감자티로도 출연하며 국립발레단의 현재와 미래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 “어머 이건 봐야해” 지난해 전설 남긴 루간스키, 5년 만의 리사이틀

    “어머 이건 봐야해” 지난해 전설 남긴 루간스키, 5년 만의 리사이틀

    지난해 국내 공연계에는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연주 단체가 찾으며 역대급 클래식 음악 축제가 펼쳐진 바 있다. 그런데 이 치열한 클래식 대전의 와중에도 해외 단체들을 제치고 엄청나게 화제가 된 국내 교향악단의 공연이 있다. 바로 지난해 12월 열린 KBS교향악단과 니콜라이 루간스키의 연주회였다. 루간스키는 KBS교향악단과 이틀에 걸쳐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네 곡을 모두 연주했는데 특히 이틀째 공연에서 선보인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이 평단과 관객들의 극찬을 받으며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전설로 남았다. KBS교향악단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은 15만 조회수를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가 남다르다. 그날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은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서 이 곡의 최고 기준점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그 숱한 화제를 남긴 루간스키가 1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이번에는 협연이 아닌 리사이틀이다. 러시아 출신으로 러시아 음악의 최강자답게 올해 공연도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들고 온 만큼 놓칠 수 없는 공연으로 꼽힌다. 루간스키 리사이틀은 오는 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리사이틀은 5년 만이다. 루간스키는 199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해 이후 활발한 연주 활동으로 러시아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특히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피예프 등 러시아 작곡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음반으로 발매해 디아파종 황금상, 에코 클래식 어워드,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 등에 선정되는 등 평단의 찬사와 함께 ‘러시안 스페셜리스트’로서의 입지를 굳혀 나갔다. 그런 그가 1부에 선택한 프로그램이 바로 라흐마니노프의 회화적 연습곡들과 여섯 개의 전주곡이다. 단단하고 정확한 타건으로 다채로운 형식의 음악을 섬세하고 진중한 해석이 돋보이는 러시아 정통 피아니즘으로 선사할 예정이다. 지난해 이미 보여줬던 빼어난 기교와 음악성이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독보적인 연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남다르다. 2부에서는 바그너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품 중 일부를 발췌해 피아노를 위해 편곡된 버전으로 연주한다. 첫 곡 ‘신들의 황혼’은 루간스키 본인이 직접 편곡한 만큼 그만의 해석을 더해 원곡과는 또 다른 느낌의 음악으로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이졸데의 사랑의 죽음’을 리스트가 편곡한 피아노 독주를 위한 버전으로 연주한다. 사랑의 애절함이 증폭되는 신비로운 화성과 끝나지 않는 느낌의 자유로운 선율, 바그너의 ‘무한선율’ 기법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 클래식 선율로 물드는 바다…포항국제음악제 내달 1일 개막

    클래식 선율로 물드는 바다…포항국제음악제 내달 1일 개막

    철강 도시이자 바다 도시인 포항이 8일간 클래식 음악 도시로 변한다. 2021년 출범한 ‘포항음악제’가 올해부터 ‘포항국제음악제’로 이름을 바꾸고 지역 축제를 넘어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로 나아가기 위한 첫 항해를 시작한다. ‘바다의 노래’를 주제로 다음 달 1일부터 8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등에서 다채로운 음악의 향연을 펼칠 예정이다. 1회부터 축제 예술감독을 맡아온 첼리스트 박유신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해마다 저명한 해외 아티스트들이 참여해왔음에도 국제음악제로서 콘셉트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서 축제 명칭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맞춰 프로그램 구성에도 변화를 줬다. 이전까지 지휘자 없이 단원들이 서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올해 처음으로 지휘자를 초빙했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카라얀 젊은 지휘자 상’을 받은 작곡가 겸 지휘자 윤한결이 축제를 위해 구성된 포항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코르사코프의 ‘셰에라자드’, 멘델스존의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 등을 들려준다. 지난 8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축제에서 빈 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한 그는 “유럽의 전통 있는 페스티벌도 좋지만 신생 음악제에서 지휘하는 경험도 남다를 것 같아서 무조건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축제에 참여하는 음악가 면면도 화려하다. 차세대 플루티스트 김유빈이 개막 공연 협연자로 나서 라이네케의 ‘플루트 협주곡 D장조’를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리사이틀(3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포항시립교향악단의 협연(7일)도 주목할 만하다. 프랑스 남성 현악사중주팀 아로드 콰르텟의 무대 역시 기대를 모은다. 2013년 결성된 아로드 콰르텟은 2015년 칼 닐센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박 예술감독은 “축제가 해외에도 많이 알려져 아로드 콰르텟이 먼저 출연하겠다고 연락을 해왔다”고 전했다. 아로드 콰르텟은 5일과 6일 공연에서 하이든의 ‘현악 사중주 6번’, 슈만의 ‘현악 사중주 3번’, 쇼팽의 ‘피아노 트리오’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지난해 폐막 공연에선 클래식과 무용과의 조화를 선보였던 음악제는 올해 아카펠라그룹 메이트리와 함께 색다른 무대로 대미를 장식한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와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3악장’을 아카펠라로 선보인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맛, 그 주관과 객관 사이의 미묘한 줄타기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맛, 그 주관과 객관 사이의 미묘한 줄타기

    한 요리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 덕에 맛에 대한 관심이 한층 더 높아짐을 느낀다. 음식을 먹으면서도 음식과 맛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장면을 심심찮게 현장에서 체감하기 때문이다. 출연한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먹은 음식을 놓고도 평가가 엇갈린다. 새삼 입맛은 주관적인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고, 같은 음식을 먹어도 각자의 경험과 기호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는 게 맛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객관적으로 맛을 평가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하나의 음식이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맛있다’는 평가를 받을 때 그 안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걸까. 고수를 한번 예로 들어 보자. 우리 요리에 마늘이 빠지지 않듯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와 중동 요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재료다. 하지만 고수에 대한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고수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은 비누 냄새가 나서 도저히 입에 대지 못한다고 한다. 분명 고수를 처음 맛봤을 때는 역한 느낌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좋아하게 됐다. 이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고수에 포함된 알데하이드라는 성분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이 성분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유전자가 있다 보니 반응이 엇갈리는 것이다. 맛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맛은 철저하게 주관적이다. 그러나 맛에는 객관적인 어떤 것이 있고 그것을 평가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논란은 많지만 그 위상으로 인해 인정받는 ‘미슐랭 가이드’가 그 예다. 미슐랭 가이드는 프랑스에서 시작돼 전 세계적으로 권위를 가진 레스토랑 평가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해 태국, 일본과 같은 지역에서는 미슐랭의 평가 방식이 현지의 음식 문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는다. 비슷한 예로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리스트’가 있다. 미슐랭 가이드와 함께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레스토랑 평가 리스트 중 하나지만 유럽과 북미의 레스토랑이 주로 상위에 선정되며 서구 중심의 맛 평가가 다른 나라의 음식 문화를 공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늘 제기된다. 이처럼 특정 문화권의 맛을 기준으로 전 세계 음식을 평가하려는 시도는 객관성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문화적 다양성을 충분히 존중하지 못하면서 쉽게 논란거리가 된다. 기준이 아무리 객관적이라고 해도 그 기준이 현지의 맛이나 대중의 인식과 괴리된 결과를 가져올 때 쉽게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와인도 주관성과 객관성이 혼재하는 흥미로운 세계이다. 와인 평가에는 일정한 규칙과 기준이 있지만 여전히 개인적인 기호가 개입될 여지가 있다. 예를 들어 맛이 강렬한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섬세하고 부드러운 와인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의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도입한 100점 만점 평가는 와인의 품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일부 평론가들은 파커의 기준이 구세계 와인보다 신세계 와인, 즉 더 강하고 진한 향을 가진 와인에 점수를 더 주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결과적으로 세계의 다양한 와인 스타일이 파커의 입맛에 맞추어져 와인의 다양성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고 현시대에 활동하고 있는 다른 와인 평론가들도 마찬가지다. 이는 와인 평가라는 객관적인 시스템이 평론가의 개인적 취향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수많은 맛에 대한 콘텐츠 홍수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의 평가를 절대적인 맛의 기준으로 삼을지, 아니면 개개인의 입맛을 중요하게 여길지 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미슐랭 스타를 받은 유명 레스토랑의 파인다이닝이 대단히 정교하고 정제된 맛을 선보이더라도 대중의 입맛에는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고기와 야채의 익힘 정도가 어느 정도가 돼야 잘 익은 상태라고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시대적, 문화적 상황에 따라 기준이 달라질 수 있는 법이다. 파인다이닝을 하나의 오케스트라 연주라고 생각해 보자. 음악에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따분한 옛날 음악인 데다가 다른 지휘자, 연주자라고 해도 매 공연이 비슷하게 들리지만 그 차이를 명확하게 느끼며 즐기는 사람도 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연주를 듣고 눈물을 흘리며 나올 수 있지만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리는 것처럼 아는 만큼 맛볼 수 있는 장르도 있다. 맛이 있다 없다는 음악이 좋다 나쁘다를 평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맛의 주관성과 객관성은 서로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함께 공존하며 조화를 이룬다. 중요한 건 맛에 대한 일차원적 반응, 즉 입맛에 맞다 아니다보다 다양한 맛을 경험하고 낯선 맛을 포용하는 과정에서 오는 즐거운 경험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단순히 누가 정한 리스트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만의 기준을 갖고 맛에 대해 다양하게 접근하는 것은 음식을 먹는 일을 풍부하고 다채로운 경험으로 만들어 준다. 각자의 고유한 맛을 발견하고 서로의 맛에 대해 존중할 때 우리는 한층 더 맛있는 세상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광진 예술가 신명나는 예술혼에 광진구가 들썩들썩

    광진 예술가 신명나는 예술혼에 광진구가 들썩들썩

    서울 광진구가 다음달 1~2일 어린이대공원 후문 일대에서 ‘2024년 광진 생활문화예술축제’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이 축제는 지역내 문화예술 활동가들과 함께 만든다. 예술인의 소통과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동시에, 문화 예술에 대한 광진구민의 관심을 끌어올리려고 기획했다. ‘신나는 광진’을 부제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몄다. 행사 첫째날은 광진문화예술회관 프로그램 발표회와 개막 축하공연을 한다. 오후 1시부터 시작하는 발표회는 기타연주, 줌바댄스, 합창, 하모니카 등 공연을 한다. 출연진은 100여명이다. 툇마루무용단, 광진구립청소년합창단, 김앤리오페라단의 개막 축하공연도 한다. 이튿날은 광진문화원과 동 자치회관 발표회를 한다. 광진문화원에서는 11개 팀이 참여해 오케스트라, 관현악, 무용, 난타 공연을 보여준다. 동 자치회관 13곳에서는 라인댄스, 에어로빅, 밸리댄스 등 열정적인 공연을 준비한다. 트로트가수의 축하공연도 준비했다. 주민 노래자랑과 시상식이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다. 한켠에는 20개의 공방 예술마켓도 운영한다. 도예, 베이킹, 목공, 수제비누 등 관심있는 분야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예술작품 전시회도 선보인다. 서각, 문인화, 수채화 등 5개팀에서 만든 50여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이번 축제를 마련했다. 평소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주시길 바란다”라면서 “구민 여러분께서도 선선한 가을에 문화와 예술이 가득한 생활문화예술축제에 참여하셔서 일상의 활력을 되찾고 행복한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박승진 서울시의원 “클래식으로 물드는 중랑천...가을 음악회 성황리 개최 환영”

    박승진 서울시의원 “클래식으로 물드는 중랑천...가을 음악회 성황리 개최 환영”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는 지난 26일 가을 저녁, 중랑천 중화체육공원을 찾은 중랑구민들은 아름다운 클래식 공연에 빠져들었다. 중화체육공원 제1연육교 아래, 특설무대에서 개최된 ‘제1회 중랑천 가을 음악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리며 주민들의 큰 호응을 끌어냈다.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박승진 의원(더불어민주당·중랑3)은 중랑천의 빼어난 자연과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이 어우러지는 ‘제1회 중랑천 가을 음악회’의 성공적인 출발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 개최된 ‘중랑천 가을 음악회’는 서울오케스트라의 고품격 연주에 맞춰 테너 임철호, 민현기, 김동원, 소프라노 이명희, 그리고 가수 조영남과 신영의 무대로 진행되어, 깊어가는 가을밤의 정취를 한껏 고취했다. 박 시의원은 “중랑구엔 대표적인 봄 축제인 서울장미축제가 있지만, 가을에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마땅한 축제가 없었던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며 “서울시의회에서 열심히 활동하며 노력한 결과, 이번 음악회에 필요한 예산 5000만원 전액을 서울시비로 확보할 수 있었다. 지속적으로 개최해 중랑구의 대표적인 가을 축제가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랑구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가용할 수 있는 부지가 없어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이 부족해 문화공연을 누릴 기회가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다. 이에 박승진 시의원은 SH공사 신사옥 건립, 신내4 공공주택지구 건설시 주민들을 위한 문화체육공간이 함께 마련될 수 있도록 박홍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중랑구을)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박승진 시의원은 “태능시장 어울림 한마당에 이어 중랑천 가을 음악회에도 주민들이 많이 찾아주신 것을 보니, 이런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박홍근 국회의원과 함께 중랑구에 사계절 문화행사가 지속되어 주민들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 “생존입니다” K클래식 백수저들이 선보인 ‘음악의 성찬’

    “생존입니다” K클래식 백수저들이 선보인 ‘음악의 성찬’

    세계 무대를 호령하는 K클래식 ‘백수저’ 스타들이 이븐하게 잘 익은 연주로 한국 관객들에게 클래식 음악의 맛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번 10월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가는 백수저 연주자들을 고루 만날 수 있는 무대가 풍성하게 차려졌다. K클래식의 대표 주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30)을 비롯해 김선욱(36), 손열음(38), 선우예권(35), 박재홍(25), 신창용(30),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7), 첼리스트 문태국(30), 한재민(18) 등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빛나는 성적을 거뒀던 음악가들이 무대를 빛냈다. 조성진은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각각 교향악계와 지휘계의 백수저인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45)와 함께했다. 최상의 재료만 모인 이 조합은 클래식 음악계 미슐랭 3스타 같은 연주회를 만들어냈다. 조성진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빈 필과 함께했는데 곡의 익힘 정도와 간이 가장 완벽하게 잡힌 연주로 베토벤도 반할 무대를 완성했다. 2015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연이어 ‘생존’ 선택을 받고 최후의 1인이 된 피아니스트답게 설명이 필요 없는 무대였다. 24~25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은 롯데콘서트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주미 강과 함께했다. 부모님 모두 음악가이고 클래식 음악 선진국인 독일에서 태어난 주미 강은 2009 서울국제음악콩쿠르, 2010 센다이 국제콩쿠르, 2010 인디애나폴리스 국제바이올린콩쿠르 우승 등을 차지한 클래식 음악계의 대표적인 백수저로 꼽힌다. 주미 강과 서울시향은 초반부터 메인 요리가 나오는 것처럼 강렬하게 시작하는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을 들려줬다. 주미 강과 서울시향은 타이트하게 익힌 소고기처럼 단단하면서도 풍미가 가득한 요리처럼 풍성한 사운드로 관객들도 손을 들어줄 만한 명연주를 선보였다. 다른 연주자들 역시 따로 또 같이 10월의 클래식 음악계를 빛냈다. 첼리스트 문태국은 26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선보였고 2006년생의 어린 나이로 떠오르는 백수저 첼리스트 한재민은 지난 1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정명훈(71)이 지휘하는 KBS교향악단과 함께했다. 한재민은 정명훈,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37)과 함께 베토벤 ‘삼중 협주곡 C장조’를 선보였는데 세 사람이 이루는 화음은 한 음식에서 여러 가지 맛이 한꺼번에 느껴지는 파인 다이닝 요리를 맛보는 듯한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박재홍은 22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들려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올해 처음 개최하는 공연예술축제 ‘대한민국은 공연중’의 ‘K-클래식’ 프로그램이었던 이날 연주회에서 박재홍은 가장 자신 있는 요리를 내놓은 셰프처럼 눈을 감고도 연주하는 모습으로 남다른 실력을 뽐냈다. 앞서 선우예권은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콘체르토 마라톤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그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연주했는데 유명 맛집보다 더 남다른 인기에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돼 주최 측에서 추가 좌석을 열어야 했다. 이달 초에는 김선욱, 신창용이 해외 단체와 함께 명연주를 선보인 바 있다. 김선욱은 지난 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정명훈이 지휘하는 이탈리아 라 페니체 오케스트라와 함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3번’을 연주했다. 피아노 연주자에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지휘자로 거듭나며 클래식 음악계 백수저 중의 백수저로 변신 중인 그는 이탈리아 현지에서 맛보는 미슐랭 식당 요리 같은 무대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신창용은 지난 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체코 제2의 도시에서 온 브르노 필하모닉과 함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제3번’을 연주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홀로 나선 손열음도 6일 리사이틀을 열고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유명 셰프가 혼자 운영하는 맛집 같은 장소로 만들었다. 메인 요리급인 조성진의 공연마저 끝났지만 아직 더 즐겨야 할 후식이 남았다. 첼리스트 강승민(37)이 29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열고, 올해 롯데콘서트홀 상주음악가로 활동하는 한재민이 3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박재홍,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토프 바라티(45)와 함께 ‘트리오 리사이틀’로 10월 음악의 성찬을 마무리한다.
  • 롯데백화점, 키즈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음악회’ 성료

    롯데백화점, 키즈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음악회’ 성료

    롯데백화점이 72명의 키즈 오케스트라 2기 단원들과 함께 가을맞이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어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4일 밝혔다. 롯데백화점 키즈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지난 12일 서울야외도서관 책읽는 서울광장 야외무대에서 ‘쇼스타코비치 축전 서곡’, ‘생상스 죽음의 무도’, ‘가브리엘의 오보에’ 등의 클래식 곡들은 물론, ‘스타워즈’, ‘알라딘’ 등 일반 시민들에게도 익숙한 유명 영화 및 애니메이션 배경음악들을 함께 연주해 수천 명의 서울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공연은 책읽는 서울광장 문화 프로그램이 운영된 이래 첫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롯데백화점 키즈 오케스트라의 총괄 감독이자 전 부산시향 부지휘자를 역임한 이민형 지휘자가 지휘를 맡았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꿈과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출범한 ESG 캠페인인 ‘리조이스’(RE:JOICE)의 일환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롯데백화점 키즈 오케스트라를 창단했으며, 올해도 총 72명의 키즈 오케스트라 2기 단원을 선발하고 매주 전문 교육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6월에는 이성주 전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원장 등으로 구성된 전문 강사진과 함께하는 정기 교육 외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와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해 유명 아티스트들에게 직접 악기를 배울 특별한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조이스 콘서트’를 열어 전 좌석 티켓을 매진하고, 관련 수익금 전액을 희망친구 기아대책에 기부하는 뜻깊은 활동도 이어갔다. 이 외에도 노들섬 잔디광장에서 ‘노들섬 애니메이션 영화 주간’을 기념해 애니메이션 OST를 연주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단원들의 음악적 성장과 사회 공동체 의식 도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윤재원 롯데백화점 ESG팀장은 “이번 찾아가는 음악회는 폐쇄적인 공연장을 벗어나 모두에게 오픈된 공간에서 더욱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했다”며 “개인의 연주 실력뿐 아니라 함께 연주하는 동료 및 관객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더욱 훌륭한 음악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초등학교에 활력 불어넣는 은평구 ‘미래교육지구’ 문화예술 프로그램

    초등학교에 활력 불어넣는 은평구 ‘미래교육지구’ 문화예술 프로그램

    서울 은평구가 은평미래교육지구를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관내 학교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4일 은평구에 따르면 은평미래교육지구 내 대표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은평아트스쿨’과 ‘예술로 방과후’ 등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수업 및 방과 후 시간에 음악과 미술, 영상 등 다양한 예술 분야의 체험 기회를 학생에게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은평아트스쿨은 국민대학교와 연계해 현직 예술가를 학교로 초빙해 학생들에게 판소리, 사진, 영상 교육 및 연극공연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9일 새롭게 시작한 ‘미술관 연계 은평아트스쿨’은 사비나미술관과 연계해 허스크 밋나븐 전시 작품을 함께 감상하고 제작하며 예술가의 삶을 간접 경험한다. 예술로 방과후는 은평마을방과후지원센터와 연계해 은평구 권역별로 악기를 활용해 방과 후 교육과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양질의 예술교육을 지원해 학생들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창의력과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전쟁 지지자는 설 자격 없다” 확고한 소신 밝힌 세계적 페스티벌

    “전쟁 지지자는 설 자격 없다” 확고한 소신 밝힌 세계적 페스티벌

    “전쟁을 지지하는 예술가는 저희 무대에 설 자격이 없습니다.” 세계 최대 클래식 음악 축제로 꼽히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내년 7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45일간의 개최를 확정한 가운데 자유와 평화를 위한 확고한 소신을 드러냈다. 내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을 홍보하기 위해 내한한 크리스티나 해머(56) 대표는 23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전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거나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의 ‘국가예술가’ 칭호를 받은 예술가에게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무대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성명을 통해 러시아 정부를 비판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자발적인 의사로 전쟁을 지지하는 예술가들의 참여를 금지하고 있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역사를 보면 이런 조치를 이해할 수 있다. 이 페스티벌은 1차대전 직후인 1920년 모차르트의 고향인 잘츠부르크에서 연출가 막스 라인하르트, 극작가 후고 폰 호프만슈탈,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이 합심해 ‘예술을 통한 인류애의 회복’을 취지로 시작했다. 전쟁으로 인류애가 무참히 짓밟히는 상황에서 전쟁을 지지하는 예술가를 허용할 수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해머 대표는 “1920년 시작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로 인해 서로 총을 겨눈 유럽인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면서 “인간성의 회복과 타자에 대한 이해, 문화적 연결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사명이자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인 보이콧은 아니다. 예술성을 갖춘 러시아의 작품, 전쟁에 동조하지 않거나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는 러시아 예술가들까지 막는 것은 역차별이기 때문이다. 해머 대표는 “러시아라는 이유로 러시아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지 않는 것도 공평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클래식 애호가들이라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행사로 꼽힌다. 작고 사랑스러운 도시에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모여 볼거리가 풍성하다. 페스티벌이 시작되기 전부터 잘츠부르크에는 대대적인 홍보 게시물을 볼 수 있기도 하다. 105회째를 맞는 내년 행사에는 전막 오페라 6개, 콘서트 오페라 3개, 연극 4개, 어린이 오페라 등 약 200회의 공연이 예정됐다. 해머 대표는 구체적인 작품명이나 초청 아티스트 명단, 한국인 참여 여부 등은 함구하며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12월에 공개하겠다”고 했다. 다만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인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콘서트가 5회 예정된 사실은 밝혔다. 빈 필은 100년 동안 이 축제에서 오페라 2250회, 콘서트 800회를 연주했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또 다른 매력은 세계적인 스타도 스타지만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는 무대라는 점이다. 해머 대표는 “스타 음악가를 부르는 게 아니라 스타를 만드는 곳”이라고 자부하며 2년마다 열리는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의 지난해 우승자 윤한결을 언급했다. 해머 대표는 “그는 올해 페스티벌 무대에 서기도 했는데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오면 스타가 된다는 좋은 예”라고 소개했다.
  • 경기관광공사, 곱게 물든 단풍과 함께 [문화사계 ‘가을-’ 행사(26일)]

    경기관광공사, 곱게 물든 단풍과 함께 [문화사계 ‘가을-’ 행사(26일)]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단풍이 무르익어 가는 동두천시 소요산 야외음악당에서 26일 [2024 경기도 문화사계 ‘가을’]을 개최한다. 동두천시 주최로 ‘제36회 소요단풍문화제’가 열리는 날이다. ‘가을밤 음악 소풍’을 주제로, 가을 행락철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가을의 분위기를 한껏 살린 다채로운 문화예술공연과 함께 야간 조명 설치로 축제장을 더욱 감성적으로 연출, 참석자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사할 계획이다. 주요 프로그램은 ‘가을 뮤직 토크쇼’, ‘오케스트라 공연’, 그리고 ‘대중 가수의 힐링 콘서트’가 이어진다. 뮤지컬 배우 카이, 가수 임한별과 김태우 등 다양한 출연진이 각 공연에 참여한다. 공연 관람은 무료이다.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경기북부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문화예술을 즐길 기회를 제공하는 특별한 행사로 지역의 문화적 활력을 제고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소요산을 찾는 많은 분이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며 다채로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1등 공연’의 황홀함…촉촉한 가을밤 적신 낭만 선율

    ‘1등 공연’의 황홀함…촉촉한 가을밤 적신 낭만 선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을밤을 낭만으로 가득 채우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국립심포니는 22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라흐마니노프&베토벤’을 선보였다. 라흐마니노프와 베토벤은 클래식 공연에서 설명이 필요 없는 작곡가로서 이날 공연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베토벤의 ‘교향곡 제6번 전원’이 연주됐다. 이번 연주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올해 처음 개최하는 공연예술축제 ‘대한민국은 공연중’의 ‘K-클래식’ 프로그램이다. 국립심포니가 시리즈 전체 포문을 열었고 23일 국립발레단, 25일 국립국악관현악단, 26일 국립오페라단, 27일 KBS교향악단이 뒤를 잇는다. 특히 국립심포니는 ‘K-클래식’을 넘어 ‘대한민국 공연중’ 전체 공연 예매율 1위를 차지하며 이견의 여지 없는 축제의 주인공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은 올해만 해도 여러 피아니스트가 도전했던 곡이다. 이날 협연자로 나선 피아니스트 박재홍을 비롯해 이달에도 지난 2일 신창용, 지난 15일 선우예권 등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이 곡을 연주한 바 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러시아 음악 황제’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연주하면서 국내 관객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박재홍은 이 곡을 지난 5월 국립심포니와 선보인 적 있는데 이미 맞춰봤던 조합답게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의 명민한 지휘하에 국립심포니와 박재홍은 마치 같은 악단처럼 하나가 됐고 곡이 품은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해냈다. 특히 박재홍은 때로 고개를 들어 먼 곳을 보고 때로 눈을 감기도 했는데 피아노를 보지 않고도 척척 연주하는 모습은 그가 이 곡을 얼마나 닳고 닳도록 연습했는지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은 엄청난 함성을 보냈고 박재홍은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아 라흐마니노프의 ‘악흥의 순간’으로 화답하며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2부에서 들려준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은 클래식 애호가들의 갈증을 풀어준 무대였다. 자주 연주되는 작곡가로 빼놓을 수 없는 베토벤이지만 그의 작품 중 많은 사랑을 받는 제3번~제9번 교향곡 중 제6번 교향곡만큼은 최근 몇 년간 서울에서 거의 연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난달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 2024’ 무대에서 보여준 게 최근에 베토벤 ‘교향곡 제6번’이 연주된 희귀 사례였다. 국립심포니는 곡에 담긴 경쾌한 정서와 따뜻한 분위기를 오롯이 담아내며 말 그대로 전원 풍경을 보는 듯한 연주를 들려줬다. 공연장 바깥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음악을 통해 따뜻한 봄과 눈부신 초여름 그 어디쯤 와있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관객들의 마음에 설렘을 줬다. 국립심포니는 앙코르로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를 연주하며 다시 계절을 가을로 돌려놨다.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연주가 듣는 이의 심금을 깊이 울렸고 관객들은 짙은 여운을 안고 공연장을 나섰다.
  •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함께 희망·미래 열어요”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함께 희망·미래 열어요”

    유족, 환아·가족, 의료진 처음 회동4년 새 9521명 진단, 3892명 치료 “첼로를 배우면서 희망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21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 참석한 명하율(14)군은 “레고, 프라모델 조립을 좋아하는 중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오케스트라 활동도 하고 있다”고 했다. 신경 근육질환을 앓고 있는 하율군은 시간이 지날수록 팔의 근력이 약해져 일상 동작을 혼자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서울대병원의 연구과제를 통해 ‘옷감형 인공근육 어깨 보조기’를 지원받으면서 희망을 찾았다고 한다. 이날 행사는 하율군처럼 소아 희귀질환을 앓거나 소아암 진단을 받은 아이들과 가족, 의료진을 위로하고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마련됐다. 2021년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기부(3000억원)로 시작된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9521명의 소아암·희귀질환 환자들이 진단을 받았고, 3892명이 치료를 받았다. 희귀질환은 유전체 이상으로 발병하는 선천성 질환 특성상 질환별로 국내외 환자 사례가 드물어 진단을 하는 데만 10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 선대회장의 기부로 소아암, 소아 희귀질환 환자 지원과 더불어 전국 네트워크 기반의 코호트(동일집단)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되면서 진단의 큰 어려움도 사라졌다. 현재 등록된 코호트 데이터는 2만 5000여건. 최은화(서울대병원 소아진료부원장)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장은 “이 사업은 미래 세대에게도 희망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도 참석했다. 이 선대회장의 유족이 환아·가족, 사업 참여 의료진과 만난 것은 지원사업단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 회장과 홍 전 관장은 행사에 앞서 서울대어린이병원 1층에 있는 이 선대회장의 부조상을 관람했다. 부조상 아래에는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는 고인의 유지가 적혀 있다.
  • “한센인·중증장애인 628명 장례미사… 그래도 이별은 늘 아프다”[월요인터뷰]

    “한센인·중증장애인 628명 장례미사… 그래도 이별은 늘 아프다”[월요인터뷰]

    44년째 한국살이1980년 외딴섬 같던 ‘성심원’ 정착기도하며 한센인·중증장애인 돌봄일 생길까 외출해도 외박은 안 해한센인 오해와 기억웬만해선 전염 안 되고 치유 가능나처럼 되고 싶다던 한센인 환자정말 꿈을 이루어 환자 돕고 있어앞으로의 바람정부에서 의료인력 지원해 줬으면4년마다 ‘남겠다’ 하며 40년 흘러신이 허락할 때까지 여기 지킬 것“이정이 잘 지냈어?” 쭈뼛쭈뼛 주변을 맴도는 중증장애 청년 남이정(23)씨를 본 ‘푸른 눈’의 노신부는 다정하게 볼을 비벼 댔다. 청년의 얼굴엔 이내 미소가 번졌다. 신부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예쁘다’고 되뇌었다. 청년에게 물었다. “신부님이 좋아요?” “네!” “왜?” “귀를 파 줘서요.” 익숙한 듯 기댄 청년의 귀 안을 한참 살핀 노신부는 “이제 (귀지가) 없는데”라며 웃었다. 청년은 다른 복지시설에 있을 땐 마음을 열지 못해 피가 날 때까지 손등을 긁는 ‘자해’ 행동으로 주위를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여러 번 시설을 옮겨도 나아질 것 같지 않던 청년의 불안정한 행동은 노신부를 만난 뒤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상처 입은 마음이 아문 걸까. 청년의 손등엔 더이상 생채기가 없었다. ‘한센인의 영원한 친구’ 유의배(78) 주임신부는 경남 산청 성심원에서 44년째 한센인과 중증장애인들을 돌보고 있다. 스페인 내전의 참상을 다룬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걸작으로 유명한 게르니카 출신인 그의 본명은 루이스 마리아 우리베. 존경하는 선교사 이름과 자신의 성 ‘우리베’에서 음을 따 한국 이름을 지었다. 16살에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들어가 아란차수신학대를 졸업한 뒤 사제 서품을 받았다. 1976년 서른 살 때 선교·봉사 활동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1950년대 중국에서 마오쩌둥에게 내쫓겨 한국으로 온 뒤 성심원을 설립한 한 이탈리아 신부의 권유로 몇 년 뒤 성심원에 자리잡았다. 당시 성심원은 읍내와 연결된 다리 하나 없는 경호강 반대편에 고립된 ‘외딴섬’이었다. 한센인 정착촌으로 시작해 500여명의 대식구가 생활하던 공동체였지만 나균에 의해 감염되는 만성 전염성 질환인 한센병에 대한 괴담이 여전할 때였다. 한센병의 또 다른 이름인 나병(癩病)은 한자 ‘문둥병 라(癩)’에서 비롯됐다. ‘살이 썩거나 물러서 힘없이 처져 떨어지다’라는 뜻이다. 20일 산청 성심원에서 만난 유 신부는 “나병은 유전 질환이 아니며 치유가 가능한 질병이다. 내가 처음 왔을 때 (성심원에만) 550명이었던 한센인은 이제 60명 정도 남았다. 점점 중증장애인들에게 공간을 내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처럼 한센인과 중증장애인을 돌보며 사는 게 내 숙명”이라고 말했다. 모국에서보다 더 긴 세월을 한국에서 한센인과 그들의 가족, 중증장애인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지난해 국민추천을 통해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진짜 사랑하면서 내 가족처럼 받아들였기에 행복하게 살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8년 만에 고향 게르니카에 다녀왔다던데. “3년 일하고 3개월을 쉬어야 하는데 8년 만에 동생들을 보고 왔다. 몇 년 전 연락을 받고도 부모님 임종을 모두 지키지 못했다. 나이가 많다 보니 (가족들이) 한국에 가지 말고 그냥 고향에 남으라고 하더라. 그런데 병원에서 검사해 보니 아픈 데 없이 건강하단다.” -애초에 왜 한국이었나. “어렸을 때 한국이 전쟁으로 아주 힘들다는 얘기를 들어 돕고 싶었다. 그런데 한국말이 안 돼 (스페인어를 쓰는) 남미를 먼저 갔다. 간호 보조를 하며 주사 놓는 법을 배웠고 볼리비아에 2년 정도 있다가 다시 한국으로 왔다.” -지금은 한국말이 너무 자연스러운데. “한국에 오자마자 1년 동안 서울 명동에 있는 학교에 다녔다. 이젠 혀 굴리는 게 익숙지 않아 얼마 전 고향에 갔을 때 모국어인 스페인어가 어렵더라.(웃음)” -성심원에서의 하루가 궁금한데. “아침에 일어나 기도하고 바로 한센인과 중증장애인에게 아침 인사를 간다. 이곳 환자들은 새벽과 밤에 많이 돌아가시기 때문에 ‘밤새 안녕’한지 살펴야 한다. 일이 날까 봐 외출하더라도 1박을 하지 않는다. 갑자기 돌아가시면 장례미사를 해야 한다. 전에는 화장터가 없어서 수의를 직접 입혀 드리고 염도 했다. 또 밤에 전화가 오면 언제라도 달려가서 아픈 이들 결에서 기도를 한다.” -한센인 돌볼 때 가장 힘든 점은. “나병은 웬만해선 옮지 않는다(치료받지 않은 환자에게서 배출된 한센균에 오랫동안 접촉할 경우에 발병하며 격리가 필요한 질환도 아니다). 보통 사람처럼 관심과 사랑이 필요할 뿐이다. ‘아프니 빨리 오세요. 죽을 것 같아요’ 해서 갔는데 곧 돌아가시는 경우도 많고 하루 이틀 있다가 가는 경우도 있다. 죽음은 늘 마음이 아프다.” 유 신부는 낡은 서류 뭉치를 꺼냈다. 1964년부터 최근까지 728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산청 성심원 망인록’이었다. 주임신부로 지켜본 죽음만 628명이다. 장례미사만 628번 치렀다는 의미다. 가장 최근은 지난 5월 정현인씨의 죽음이었다. 유 신부가 스페인어로 ‘천사’(안젤로)란 세례명을 붙여 줄 만큼 각별하게 애정을 쏟았지만 성심원에서 만난 지 5년 만에 작별했다. “현인이는 7살 때 옥상에서 떨어져 말도 못하는 중증장애자가 됐다. 목에 꽂은 호스로 숨쉬기도 힘들었지만 무척 밝았다. 영원히 기억을 간직하고 싶어 사진으로 액자를 만들었다. (휴대전화 속 사진을 보여 주며) 내 신부복을 입고 웃던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 -한센인과 중증장애인은 돌봄 방식도 다를 텐데. “한센인 60명, 중증장애인 54명 등 110여명이 이곳에 있다. 한센인은 대부분 80대 고령이고, 점차 줄고 있다. 그 자리를 중증장애인이 채워 가고 있다. 중증장애인들은 20세가 넘었어도 어린아이 같아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야기를 잘 들어줘야 한다. 새벽에 ‘오줌’, ‘쉬쉬’하며 찾아오면 옷을 벗기고 기저귀도 갈아 주곤 한다. 교육을 다 해서 자매들(직원들)도 참 잘한다.” -한센인에 대해 여전히 남아 있는 오해가 있을까. “나병은 치료받고 약 먹으면 된다. 이곳에 오기 전 나병균이 다 죽을 때까지 대구 등에서 치료하고 오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다. 그들을 똑같은 사람으로 보면 된다. 한센인 자녀들이 많이 살았는데 대부분 보통 사람과 똑같고 부모가 돈이 없고 아파도 자기 엄마가 제일 예쁘고 좋다고 한다. 나도 처음엔 ‘아이들이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집으로 초대해 같이 밥을 먹고 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독신 환자가 자기가 먹던 수저를 닦아 내게 줘 먹었는데도 말이다. ‘우리 신부님이 같이 먹었다’고 자랑하더라. 이젠 나병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다. 한국은 전쟁 당시 가난하고 약이 없어 나병에 걸렸지만 지금은 돈이 없어 치료를 못하는 나라와 다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한 한센인 환자가 ‘신부님처럼 되고 싶다’더니 나중에 진짜 됐다. 아픈 이들을 하늘로 편히 갈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이 제일 좋은 일인 것 같다더라. 환자들이 나를 ‘엄마·아빠’라 불러 주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행복하다. 처음에는 외국인 신부라서 무서워하는 것 같았는데 자주 만나니 문제없더라. 어린아이들은 나를 ‘신분아’라고 부른다.” -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면. “의사나 의료인력을 지원해 주면 좋겠다. 처음 왔을 땐 (상주) 의사가 있어서 돌아가시면 사망 판정을 하고 밖으로 나가지 않고 여기서 장례까지 치렀는데 지금은 법에 따라 장례식을 할 수 없고 납골당만 있다.” -44년을 한국에서 보냈는데. “1년에 두세 번 서울 정동 수도원에서 모임이 있는데 요새는 서울에 가면 다른 나라 같다. 이곳에도 인터넷, 스마트폰 다 있으니까 편하긴 하지만 복잡하고 너무 빨라 때론 정신이 없다. 옛날이 더 아름다웠던 것 같다.” -어릴 적 꿈이 오케스트라 지휘자라고 들었다. 신부가 된 걸 후회한 적 없나. “동네 오케스트라도 하고 합창단도 했다. 중학생 때 배운 오르간 소리를 좋아한다. 이곳 아픈 사람들의 음성이 오케스트라의 악기 소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파서 내는 소리, 웃는 소리, 우울한 소리 등 인간의 희로애락이 성심원 공동체 속에서 아름다운 화음으로 이어진다. 신부가 된 것도, 이곳에 온 것도 후회한 적 없다.” -언제까지 남을 생각인가. “4년마다 ‘자리’를 바꾸는데 관구장이 옮기겠냐고 물을 때마다 ‘남겠다’고 했다. 그렇게 10번 하다 보니 40여년이 흘렀다. 여든이 되면 또 묻는 절차가 있다. 건강이 좋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그냥 할 수 있는 데까지 하면 (떠날) 시간이 올 것이다. 수도자는 숙명, 무소유, 독신 등 3가지 서원을 한다. 모든 일을 하늘의 뜻으로 여기고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따르려고 한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신이 허락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분들을 돌보며 살고 싶다. 성령으로 받아들인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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