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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김정일과 와인/함혜리 논설위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상당한 와인 애호가라는 것은 지난 2000년 6월16일 평양의 백화원 초대소에서 열렸던 남북정상회담 오찬장에서 확인됐다. 세련된 와인 매너도 눈길을 끌었지만 이날 제공된 와인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됐다. 보르도산 특급와인 샤토 라투르 93년산이었다. 샤토 라투르는 보르도 5대 샤토 가운데 하나로 강렬한 여운이 특징이어서 ‘제왕의 와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날 이후 샤토 라투르에는 ‘김정일 와인’이라는 또 다른 별명이 붙었다. 한병에 프랑스 현지 가격이 보통 60만∼70만원(2000년산은 250만원)이나 한다. 김 위원장의 ‘와인 이벤트’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재연될지가 관심사였다. 노무현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이 앉은 테이블에는 모두 9병의 와인이 올랐는데 김 위원장은 건배주로 부르고뉴 와인을 선택했다. 라벨이 두 정상을 향하고 있어 정확하게 어떤 종류인지 알 수 없었지만 가장 오른쪽 것은 코트 드 뉘 빌라주(생산자 미셸 피카르)였다. 한 와인전문가는 “코트 드 뉘 빌라주는 좋은 부르고뉴 와인이지만 최상품에 속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무리 좋은 빈티지(생산연도)라도 샤토 라투르와는 비교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7년전에 비해 와인 수준이 현저히 떨어진 것은 여러가지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의 격을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는 낮게 봤다는 뜻일 수 있다. 와인의 수준을 통해 주인이 손님을 어느 정도 예우하는지를 가늠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외교관들이나 조총련을 통해 와인을 공급받아 한때 와인 창고에 고급 와인이 1만병이나 가득차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는데 경제사정이 악화되면서 이제 바닥이 났을 가능성도 있다. 이날 주메뉴인 오리고기와 가장 매칭이 잘 된다는 이유로 부르고뉴 와인을 내 놓았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오찬 테이블에 프랑스산 와인이 오른 것은 그다지 보기 좋은 장면이 아니다. 북한에서 기아가 횡행하고, 국고(國庫)는 바닥을 보이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 김 위원장의 광적인 식도락을 보는 것 같아서다. 차라리 강계 포도주나 들쭉술이 올랐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서해평화지대 NLL 영향 안줄것”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는 5일 서해에 평화협력특별지대를 조성키로 한 2007 남북정상 선언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관련,“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는 NLL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모임 ‘국민생각’과의 오찬간담회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히고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는 민간 선박 관련 부분에 대한 협력 가능성만을 높일 뿐이며 서해 평화를 유지하는 유엔사 등과의 협의를 통해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0·4 선언’의 배경과 의미에 대해서는 “남북 관계에서 중요한 진전이 많이 있었고 우리는 당연히 이를 지지한다.”면서 “특히 북한이 완전 비핵화를 담은 2005년 9·19 공동성명,6자 회담(합의)의 이행을 약속한 점을 기쁘게 받아들인다.”고 답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이후] 노대통령 “점심먹고 짐싸야 될지도”

    [2007 남북정상선언 이후] 노대통령 “점심먹고 짐싸야 될지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초반에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다 노무현 대통령의 ‘역지사지’ 발언 이후 분위기가 급반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취재단이 취합한 뒷얘기를 정리한다. ●北측 개혁·개방 용어에 불편한 심기 드러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3일 오전 단독 정상회담에서 예상보다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개성공단 사업의 속도와 남측의 ‘개혁’,‘개방’ 용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한다. 그러자 노 대통령은 “이렇게 하면 점심먹고 짐싸고 가야 될지도 모르겠다.”고 ‘농반진반’으로 김 위원장에게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색한 것은 아니고 웃으면서 얘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개혁·개방 문제를 거론하며 북측의 기존 입장을 교과서적으로 50분 동안 설명하자 노 대통령이 난감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이 30분 동안 남측 입장을 적극 설명하면서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는 후문이다. ●옥류관 오찬서 “북측 체제 존중하는 배려 필요” 회담 분위기가 반전된 데에는 3일 오전 회담 직후 노 대통령의 옥류관 오찬 발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남측 방북단에 오찬을 베푼 자리에서 북한 체제를 존중하는 ‘역지사지’의 자세를 강조하며 “개혁과 개방이라는 용어에 대한 불신감과 거부감을 회담에서 느꼈다. 개성공단의 성과를 얘기할 때 북측 체제를 존중하는 용의주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현장에 있던 북측 관계자를 통해 김 국방위원장에게 즉각 보고됐고, 이 과정에서 북측 고위참모들이 노 대통령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오후에 속개된 회담은 훨씬 분위기가 밝아졌다. ●“평양 인민대학습당 정보화 공사중” 김 국방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나도 인터넷 전문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회담에서 노 대통령이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업무 편의를 위해 인터넷 개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나도 인터넷 전문가”라면서 “공단 안에서만 통하면 되는데 북쪽 다른 지역까지 연결돼서는 문제가 많다. 그 문제가 해결되면 (개성공단에 인터넷을) 못 열어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북측 관계자는 “평양 인민대학습당의 경우 김 위원장 지시로 정보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재벌총수들,“힘들다, 힘들어” 특별수행원으로 참석한 경제계 인사들은 수행원 없이 2박3일간 일정을 혼자 소화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구본무 LG회장, 최태원 SK회장, 현정은 현대그룹회장 등 재벌총수들은 직접 가방을 들고 다니며 회의장이나 행사장을 옮겨 다녔다. 지난 3일 인민대학습당에서 열린 특별수행원들의 대기업 부문 간담회 때는 북측 여성안내원이 들고 있는 회담분과 안내판 앞에 한줄로 나란히 선 뒤 안내원을 따라 줄지어 간담회장으로 들어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김국방 “국군포로 송환 촉구”

    김장수 국방장관은 “남북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지난 4일 김일철 북한 인민무력부장과 대화하면서 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5일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결과를 설명하면서 “회담 마지막 날 환송오찬 도중 옆자리에 앉은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에게 국군포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히고 “노무현 대통령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국군포로 문제를 강력히 얘기했다.”고 덧붙였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서울광장] 바보들아, 문제는 외교야/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바보들아, 문제는 외교야/이목희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 공식수행원에 외교전문가가 없는 것을 걱정했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여의치 않았다면 그 밑의 고위급 전문가라도 가야 했다. 아마 북한 눈치를 본 탓일 게다. 외교부 관리는 미국에 우호적이고, 핵문제에 집중한다는 선입견을 우려했을 수 있다. 그래도 그렇지, 한반도 평화체제와 북핵을 핵심외교관 없이 논의하려고 한 뱃심이 어이없게 비친다. 10·4 정상선언은 6·15 공동선언과 마찬가지로 ‘우리 민족끼리’를 제일 앞에 내세웠다. 내용의 구체성에 차이가 있을 뿐 경협 역시 강조되었다. 이번에 뚜렷하게 달라진 부분은 ‘한반도 외교’의 중요성이 표출된 점이다. 합의문 4항에서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3자 또는 4자 정상회담을 추진키로 했다. 또 핵 해결은 6자회담에 맡겼다. 평화체제, 비핵화라는 근본 과제를 주변국과의 외교협상에 미룬 셈이다. 만약 노 대통령의 평양행에 외교 핵심인사가 동행했다면 다자문제를 다룬 4항이 다듬어졌을 것이다.3자,4자라는 애매한 문구, 어정쩡한 핵 언급을 구체화해야 했다.3자,4자 정상회담과 관련한 외교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조짐이어서 아쉬움이 더 남는다. 북측이 핵심 외교라인을 활용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2000년 정상회담에서는 북측의 핵협상 전문 외교관리들이 등장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정상회담 도중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참석시켜 6자회담 합의내용을 설명하도록 했다. 정상회담에 단독배석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외교관 출신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외교브레인이다. 미국통인 강석주 부상 역시 오찬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 민족끼리에 집착하고, 정상회담 의전을 수시로 무시할 정도로 비(非)외교적인 북측이 왜 이랬을까. 한반도 주변국과 협상이 중요함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정상회담 과정에서 북측 움직임에 대응해 천영우 우리측 북핵 협상 대표를 평양으로 불렀다면 모양이 좋았고, 결과가 나았을 것이다. 궁극적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대선후보들이라도 외교인식이 높다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4강 외교’를 경제 측면에서 강조하고 있다. 부시 미국 대통령 면담 불발 과정에서 나타났듯 외교참모진이 빈약하다. 미국 등을 상대로 중요 협상을 해본 경험이 없는 이들이 미묘한 평화외교를 주도할 수 있겠는가. 범여권 주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남북 정상회담의 과실을 따먹으려 ‘평화대통령’을 부르짖고 있다. 그러나 ‘외교대통령’이 되어야 ‘평화대통령’에 이른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으니 도무지 미덥게 보이지 않는다. 독일 통일과정을 되돌아보는 것은 또다시 교훈을 준다. 정상회담을 포함해 동서독간 끈질긴 교류협력 확대 노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통일의 결정적 계기는 주변국 외교였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2차대전 승전국이 동서독 통일을 묵인하고 소련의 고르바초프 정권이 동독을 포기함으로써 기적이 완성된 것이다. 당시 유럽에서 서독의 위상은 동북아에서 지금 우리보다 강했다. 대한민국이 믿을 게 무엇이 있겠는가. 주변국을 적극 설득해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빌 클린턴이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내놓은 성공적인 구호 가운데 ‘경제’를 ‘외교’로 바꾸어 본다.“이 바보들아,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교야!” mhlee@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김 위원장 사흘간 변화무쌍

    [2007 남북정상선언] 김 위원장 사흘간 변화무쌍

    2박3일간 진행된 2007 남북정상회담 기간 중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특유의 파격 행보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하지만 그 기조는 2000년 때와 사뭇 달랐다. 전체적으로 김 위원장은 7년 전에 비해 덜 웃었고, 덜 움직였으며, 덜 나타났다. 그래서 일견 소극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왜 그랬을까. 먼저 노무현 대통령을 처음 맞은 2일 김 위원장의 표정은 무뚝뚝했다. 때문에 건강이상설까지 제기될 정도였다. 하지만 다음날 오전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하얀 이를 드러냈고, 빨리 걸었다. 김 위원장 스스로 “환자도 아닌데….”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엔 더욱 이해하기 힘든 파격이 이어졌다. 그는 공개석상에서 ‘체류 하루 연장’을 불쑥 제안해 노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노 대통령이 즉답을 유보하자,“대통령이 결심 못하십니까.”라고 몰아세우기까지 했다. 그리고 1시간40분 뒤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 스스로 제안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목에 이르면, 김 위원장의 잦은 변신이 다분히 협상전술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에 충분하다. 협상 파트너인 노 대통령의 혼을 빼놓고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다양한 표정과 기습적인 제안을 동원했다는 추정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정치 경력이 오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대접과 이번에 노 대통령에 대한 태도를 의도적으로 달리 했다는 분석도 있다. 노 대통령보다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려 치밀하게 기획한 행보라는 것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공식 회담 외에는 노 대통령에 대한 대접을 대부분 권력 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일임했다.2일 평양 시내 카퍼레이드도 김 상임위원장에게 동승케 했고,3일 노 대통령의 아리랑 공연 관람에 동석하지 않았으며, 환송만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마지막 날인 4일 환송오찬에서도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과 건배할 때 눈을 오래 마주치지 않는 모습이었다. 7년 전에는 환송만찬에 참석하고, 이어 한밤중에 김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영빈관을 불시 방문한 김 위원장이었다. 그래도 설마 김 위원장이 이런 일거수일투족까지 협상전술로 삼을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1994년 평양에서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김일성 주석과 마주앉은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의 모습이 극히 왜소해 보인 적이 있는데, 당시 김 주석이 카터 전 대통령보다 높은 의자에 앉도록 일부러 연출했다는 분석이 유력했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김위원장 “당뇨·심장병 없다”

    [2007 남북정상선언] 김위원장 “당뇨·심장병 없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4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2007 남북공동선언문에 합의하며 샴페인 잔을 들었다.7년 전 6·15의 감동이 재연되는 순간이었다. 김 위원장이 주최하는 답례 오찬에 앞서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쯤 각각 합의문에 서명한 뒤 교환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잔을 부딪치며 건배하고 식사를 함께한 것은 이번이 유일하다. 두 정상은 남북한 참가 인사들의 힘찬 박수 속에 합의문을 교환하며 힘주어 악수했다. 노 대통령의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인사말에 김 위원장은 미소로 화답했다. 두 정상은 맞잡은 손을 들어 올리고는 샴페인으로 건배했다. 회담 마지막까지 합의문 작성에 애를 먹다가 밤 11시가 넘어서야 서명했던 1차 남북정상회담과 비교할 때 한결 여유있는 분위기였다. ●김 위원장,“김대중 대통령도 이 자리에 앉으셨다” 서명식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두 정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행사장에 먼저 들어가라며 서로를 배려했고, 특히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의 오른쪽 등에 살짝 손을 올리는 스킨십으로 친근감을 표시했다. 오찬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 위원장은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남측 공식 수행원들과 악수하고, 노 대통령은 북측 고위인사들과 악수를 나눴다. 원형 오찬 테이블 중앙에는 노 대통령이 앉고, 왼편에 김 위원장, 오른편에 권 여사가 자리했다. 김 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도 이 자리에 앉으셨다.”며 1차 회담의 감동을 전했다. 이에 북측의 김영일 총리가 “국방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노무현 대통령께서 역사적인 선언을 채택하신 데 대해 모두의 마음을 합쳐 열렬한 축하를 드린다.”며 건배 제의에 나섰다. 남측에서는 이재정 통일부장관이 답사에 나서 “남북은 말이 하나고 문화가 비슷하고 생김새가 같아 쉽게 통하고 그러기에 앞으로 더 자주 만나야 한다.”고 화답했다. 건배 제의 후 김 위원장은 2000년 정상회담 때처럼 와인을 ‘원샷’했다. 오찬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남측언론에서) 내가 마치 당뇨병에 심장병까지 있는 것처럼 보도됐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가 심장병 연구가 약해 사람들 불러다가 연구하고 있는 걸 잘못 보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크게 보도하는 걸 보니, 기자가 아니라 작가인 것 같다.”면서 “그래도 나에 대해 크게 보도하고 있어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고 말해 오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노 대통령은 오찬 뒤 평양 중앙식물원에서 남측의 소나무를 권양숙 여사,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한라산 백록담 흙과 백두산 천지의 흙을 섞어 뿌리며 심었다. 인민문화궁전 앞길에서 열린 공식 환송식에서도 김 상임위원장이 노 대통령을 배웅했다. 오찬자리에서 노 대통령의 건강을 기원하며 ‘사실상의 환송’을 한 김 위원장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평양 시민들은 진달래꽃 조화를 흔들며 ‘조국통일 만세, 환송’이라고 외쳤고 노 대통령은 손을 흔들어 답했다. ●“개성공단은 누구를 개방·개혁시키는 곳 아니다” 육로 귀환길에 오른 노 대통령은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에 들렀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북측과) 대화해 보니 남측에서 개성공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 못마땅하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서울에 가면 적어도 정부는 그런 말을 쓰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곳은 남북이 하나되고 함께 성공하는 자리이지 누구를 개방·개혁시키는 자리가 아니다.”면서 “개혁·개방은 북측이 알아서 할 일이고, 우리는 불편한 것만 해소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성공단 방문을 마치고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한 노 대통령은 환영행사에서 2박3일간의 정상회담 성과와 의의를 밝혔다.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남포시 평화자동차 조립공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야심작인 서해갑문을 찾았다. 남측 평화자동차와 북측 조선민흥총회사가 합영해 2002년 지은 평화자동차 공장은 경협의 또 다른 상징이다. 노 대통령은 공장 현황과 조립공정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권 여사와 함께 쌍용자동차 부품을 조립해 만든 중형차 ‘준마’에 시승했다. 노 대통령이 운전석에 앉아 “자, 갑시다. 앞에 있는 사람들은 나와 주십시오.”라고 말한 뒤 시동을 걸었지만 차는 움직이지 않았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나서 브레이크 잠금장치 등을 점검한 후 재시동을 걸었지만 역시 그대로였다. 노 대통령은 “거 참, 운전해본 지 오래돼서 어떻게 하는지 깜깜하네.”라며 어색해진 분위기를 ‘수습’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오전 9시45분쯤 서해갑문 기념탑에 도착했다. 서해갑문은 최대 27억t의 물을 저장해 평남·황남 농지 20만정보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남포공업지구에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노 대통령은 기념탑 전망대로 올라가 고(故) 김일성 주석이 기념 촬영한 장소에서 권양숙 여사와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김일성 주석처럼 폼을 잡아보라는 겁니까.”라고 말한 뒤 권 여사에게 “분위기 있게 팍 기대세요.”라며 포즈를 취해 주위의 웃음을 자아냈다. 노 대통령은 서해갑문 방명록에 “인민은 위대하다.”라고 서명한 뒤, 남북 관계자들에게 “박수 한번 쳐달라.”고 말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한상우 구동회기자 cacao@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베이징올림픽 단일팀은 무산된 듯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큰 관심을 끈 베이징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이 일단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YTN 보도에 따르면 4일 오후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북측의 환송 오찬에서 김정길 대한체육회 회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단일팀이 되는 걸 전제로 응원단이 같이 가는 것으로 아는데, 합의문에는 그렇게 안 되어 있어서….”라며 말을 건넸다. 남북 정상이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서명했지만 단일팀 구성 여부는 적시돼 있지 않아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것. 김 회장의 질문에 김 위원장은 “응원단으로만 같이 가는 걸로….”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 회장은 “거의 합의가 다 됐다.”며 협상 과정을 소개했다. 옆에 있던 노 대통령도 “나는 단일팀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라면서 김 회장을 거들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선수들이야 빠른 걸 택해서 베이징에 빨리 도착하는 것을 좋아하니까.”라며 핵심을 비켜가려 했다. 김 회장은 이에 “일단 바로 가는 것은 좋은데, 팀은 단일팀으로 가서 우리가….”라며 재차 김 위원장의 확답을 유도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그건 합의를 안 해서 못한다고 알고 있다.”고 쐐기를 박았다. 김 회장은 곧바로 “아니다. 가능하다.”라고 말을 이었고, 노 대통령도 “조금만 더 노력을….”이라며 다시 한번 거들었다. 보다 못한 북측의 한 인사도 “맞다. 지시만 받아 주시면….”이라고 말해 단일팀 구성에 미련을 두는 듯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안 된다고, 나는 안 된다고 보고받았다.”고 거듭 부인했다. 결국 남북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2004년 2월 단일팀 출전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이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선수단 구성비율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청와대 쪽에선 북측의 5-5 동수 구성을 수용할 것을 주장한 반면, 체육회에선 국내 체육계의 반발 등을 감안해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두 정상 유머감각 화제

    “대통령께서 오시는데 내가 환자도 아닌데…. 집에서 뒹굴면서 있을 필요가 없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3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과 가진 첫 정상회담에서 특유의 유머 감각을 발휘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께서 직접 영접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자 “환자도 아닌데 집에서 뻗치고 있을 필요가 없죠.”라고 대답, 회담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환자도 아닌데….”라는 표현은 자신의 건강이상설과 노 대통령을 영접할 때 쇠약해 보인다는 내외신 언론보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00년 회담 당시에도 “구라파 사람들이 나를 은둔생활자라고 하는데 김대중 대통령께서 오셔서 은둔에서 해방됐다.”고 말하는 등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자신의 입으로 언급하며 회담 분위기를 휘어잡는 화법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직설화법은 정상회담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하자는 데서도 나타났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오찬에서 “차비가 많이 들었다.”며 이번 정상회담에 들인 ‘공’에 비해 성과가 적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노 대통령 오찬 발언요지

    정상회담이 세계에 주는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한반도가 더 이상 말썽의 지역, 불안의 지역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주었습니다. 오전에 숨김 없이 진솔하게 얘기를 나눴습니다. 분명하게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긍정적인 합의가 있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서, 미래 위한 합의가 있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서 합의했습니다. 논쟁이 따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솔직히 벽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남측은 신뢰하고 있는 사안에 북은 의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불신의 벽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개혁 개방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이 그렇습니다. 어제 김영남 위원장과 면담에서도 그렇고 오늘 정상회담도 그렇고…. 속도에 있어서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많은 장애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개성공단의 경우 우리식의 관점이, 북이 볼 때는 남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역지사지하지 않은 표현입니다.‘개성공단의 성과를 얘기할 때도 역지사지해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오전에 수행원들이 7개 분야에서 유익한 대화를, 많은 얘기를 나눴으리라 봅니다. 성과가 없더라도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자는 합의를 이룰 수도 있었으리라 봅니다.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어, 한국경제가 샌드위치에 끼어 있으니까 우리의 마음이 급하지요. 중국 물리쳐야 하고, 일본도 물리쳐야 하고 그러니까 마음 급하게 생각하고 있죠.‘바쁠수록 천천히 하자.’고 국민들에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불신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그렇게…. 차비가 많이 들었습니다.
  • 신당 경선 파행… 鄭 선택에 달렸다

    신당 경선 파행… 鄭 선택에 달렸다

    대통합민주신당이 3일 이해찬 후보가 제안한 ‘14일 전국 동시경선’, 이른바 ‘원샷 경선’을 수용하자 손학규 후보측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정동영 후보측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 파행 사태가 장기화될 지 주목 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날 낮 11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비공개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장고를 거듭한 끝에 이 후보의 손을 들어 줬다. 하지만 정 후보측은 “어떠한 형태의 경선 변경 안에 대해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당 지도부는 4일 낮 지도부-상임고문단-중진의원 오찬간담회를 갖고 파행사태 해결을 위한 중지를 모을 예정이어서 파행사태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정 후보가 14일 전국 동시 경선 일정을 거부하며 ‘판’자체를 깨트리기보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지도부의 미숙한 경선관리를 비판하고 공정한 경선관리를 주문하는 선에서 새로운 경선전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李측, 부정선거 방지책 등 거듭 주장 이 후보측은 이날 오전 긴급 선대본부 회의와 전체 회의를 잇따라 열고 부정 선거 방지책 등을 거듭 주장하는 한편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경선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모았다. 대구·경북과 서울 등 남은 경선 일정을 모두 통합해 모바일 투표와 함께 14일에 동시 경선을 제안했다. 당 지도부가 경선 연기를 결정한 것에 대해 이 후보측 김형주 대변인은 “오늘 최고위원회의 결정은 대단히 미흡하다. 전수조사 없이 경선을 치르자는 건 ‘대통령 명의도용사건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하지만 14일 경선에는 참여한다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당 지도부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孫-李 연합전선 구축하나 손 후보측은 지도부 결정이 나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 후보와 행동을 같이 했다. 손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은 “당 지도부가 일부 후보진영의 불법, 탈법으로 인한 국민경선의 위기를 인식하고 경선일정을 잠정중단한 것은 뒤늦은 감은 있으나 당연한 일”이라면서 “보다 중요한 것은 경선일정의 연기가 아니라 불법·부정 선거요인들을 철저하게 제거해 국민과 후보가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공정한 경선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 후보측 캠프 관계자는 “당 지도부의 불법 조직선거 등의 조사가 충실히 이뤄지면 ‘원샷 경선’을 통해 역전을 노리겠다.”는 뜻을 보였다. ●鄭 강력 반발, 신당 경선 향후 불투명 정 후보 진영은 경선 규칙이나 일정 변경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정 후보측 노웅래 대변인은 “당 지도부는 경선 관리를 하는 심판인지 특정후보를 돕는 ‘X-맨’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특정 후보를 편들고 돕는 경선 관리라면 경선 관리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지도부 결정을 비판했다. 이번 결정에 반발하는 의미로 경선 일정 불참도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 노 대변인은 “아직 속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당 지도부의 결정 자체가 터무니없기 때문에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남북정상 ‘벽’ 있었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3일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하루 연장할 것을 전격 요청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참모들과의 검토 끝에 일단 예정대로 4일 회담을 종료하고 귀경하기로 했다. 정상간 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정 변경이 논의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 위원장의 회담 연장 제의 배경과 이를 거부한 우리 정부의 판단, 이에 따른 향후 남북 관계의 향배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3일 오후 백화원 영빈관에서 속개된 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2차 회의에서 노 대통령의 평양 체류 일정을 5일까지로 하루 연장할 것을 전격 제의했다. 김 위원장은 2차 회의가 속개되자 모두발언을 통해 “내일(4일) 오찬을 평양에서 여유 있게 하시고 오늘 일정들을 내일로 늦추는 것으로 해 모레 서울로 돌아가시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큰 일은 제가 결정하지만 작은 일은 제가 결정하지 못한다. 경호·의전 쪽과 상의를 해 보겠다.”며 즉답을 유보한 뒤 이후 수행 참모들과의 협의 끝에 예정대로 4일 회담을 마치겠다는 뜻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이에 김 위원장도 회담 말미에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본래대로 하자.”고 연장 제의를 거둬들였다. 이에 대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일정 연장 제의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 회담의 성과를 높이자는 취지의 호의였으나, 회담이 좋은 분위기에서 효율적으로 진행돼 예상보다 짧은 시간에 합의에 이르게 되자 (우리 정부가 가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제안을 거둬들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평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확고한 의지를 확인했다.”면서도 “솔직히 벽을 느끼기도 했다.”고 소회를 밝힌 대목이 주목받고 있다.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오전 1차 회담 직후 김 위원장이 회담 연장을 요청하고, 정부가 이를 거부했다는 점에서 회담 연장 해프닝은 4일 발표할 합의문의 수준을 넘어 향후 남북관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 등 남북간 현안에서 보다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과, 대북지원 등에서 노 대통령의 보다 큰 양보를 얻어내려 한 것이라는 해석 등이 엇갈린다. 반면 이날 평양에 큰 비가 내리면서 아리랑공연 관람 등 방북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자 예정 일정을 충분히 소화토록 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선의의 배려를 하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북지원 등과 관련, 남북 당국간 ‘물밑 거래’ 가능성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4일 발표될 합의 내용에 따라 국내 대선 정국에도 일정 부분 파장이 일 것으로 점쳐진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北 담판 속셈…南 실익없다 판단?

    [2007 남북정상회담] 北 담판 속셈…南 실익없다 판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 기간을 하루 더 연장하자고 제안한 것은 ‘고도의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전격 제안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4일 귀환하기로 한 것도 북한 측의 의도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담 연장은 여러 의도 담겨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회담 연장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은 다목적 노림수를 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남북공동선언문과 같은 합의를 위한 김 위원장의 전향적인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남북간에 보다 구체적인 합의 도출을 위한 시도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이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진전된 합의를 끌어내고, 차기 정부에 상관없이 남북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확실히 제도화하겠다는 의도가 가장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회담 자체가 삐걱거린다기보다는 북측이 뭔가를 더 얻어내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남측이 예기치 못한 획기적인 제안을 함에 따라 내부 논의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서해상 긴장완화 방안과 관련, 남측이 ‘로드맵’을 제안, 군부·당과의 조율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또 협상 결과 도출을 지연시켜 상대방의 조바심을 유발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협상전략으로 보기도 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임기말 노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빅딜’담판을 하려고 하는 것”이라면서 “일정을 연장시켜 풍성한 그림을 보여주는 제스처”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측이 장관급회담이나 군사회담에서 자주 선보이는 협상전략의 일환이긴 하지만 정상회담의 성격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평양에 비가 오면서 당초 이날 예정된 아리랑 관람이 연기된 것이 직접적 이유로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내일 오찬을 평양에서 여유있게 하시고 오늘 일정을 내일로 늦추는 것으로 해 모레 서울로 돌아가시는 게 어떠냐.”는 김 위원장 2차 정상회담 모두 발언으로 미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그러나 아리랑 관람이 일정을 하루 늘려야 할 만큼 절박한지는 의문이다. ●득보다 실이 많아 예정대로 노 대통령이 회담 일정을 연기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체류 연장으로 인한 이득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경호 문제를 비롯해 대규모 방북단의 일정 자체가 하루 늦춰지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기도 하지만 정치적인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하루 연장하면서까지 정상회담을 진행했는데 변변치 않은 ‘성과’를 갖고 귀환해야 한다면 차라리 ‘낮은 수준’의 합의선에서 끝내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을 했을 경우 더더욱 그렇다. 최광숙 이세영기자 bori@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盧-金 오후 정상회담 대화록

    [2007 남북정상회담] 盧-金 오후 정상회담 대화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3일 오후 속개된 정상회담 2차 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체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할 것을 전격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에게 “4일 오찬을 시간 품을 들여서 편안하게 앉아 허리띠를 풀어놓고 식사하는 게 좋겠습니다.”면서 “하루 일정을 늦추는 것으로 하시지요. 오늘 회의를 내일로 하시고 모레 아침에 가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라고 운을 뗐다.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전격적인 제안에 대해 일단 즉답을 하지 않고 참모들과 상의를 해서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오후 4시25분까지 계속된 회담에서 두 정상은 당초 일정대로 노 대통령이 2박3일의 일정을 소화하고 4일 귀경하기로 결정해, 김 위원장의 제안은 없던 일이 됐다. 김 위원장은 회담 말미에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 해도 되겠다. 남측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본래대로 합시다.”라며 자신의 제안을 철회했다. 오후 회담에 앞서 노 대통령은 백화원 영빈관을 다시 찾은 김 위원장을 회담장 앞 입구 복도에서 맞아 가볍게 대화를 나누며 김 위원장과 나란히 회담장으로 입장했다. 노 대통령은 오전 회담 때는 영빈관 현관에서 김 위원장을 영접했지만, 오후에는 회담장 앞에서 김 위원장이 복도를 따라 걸어오는 것을 기다렸다. 당초 남측은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현관 앞에서 영접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북측은 “장군님께서는 무례하게 대통령님을 여러 차례 멀리까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영접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에게 점심식사 장소인 옥류관의 평양 국수 맛을 물었고, 노 대통령은 “평양국수 맛이 진한 것 같다.”고 응대했다. 다음은 남북 정상이 오후 회담에서 언급한 모두발언 전문이다. -김 위원장 기상이 좋지 않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떠나기에 앞서 오찬이 있는데….1시간30분가량으로 예정하고 있습니다.(오른편에 배석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에게 이 사실을 거듭 물어보며 일정을 확인함.)오늘 일정을 내일로 미루고, 내일 오찬을 시간 품을 들여서 편안하게 앉아서 허리띠를 풀어놓고 식사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하루 일정을 늦추는 것으로 하시지요. 오늘 회의를 내일로 하시고…. 모레 아침에 가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노 대통령 나보다 더 센 데가 두 군데가 있는데, 경호·의전쪽과 상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 위원장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남측은 협의를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하자)대통령이 결심 못 하십니까. 대통령이 결심하시면 되는데. -노 대통령 큰 것은 제가 결정하지만, 작은 일은 제가 결정하지 못합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팔도 대장금 요리’ 북측에 대접

    노무현 대통령은 3일 밤 10시가 넘어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답례만찬을 주최했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불참했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고위인사들만 자리를 함께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치른 2차례 정상회담에 대해 “시간이 아쉬울 만큼 유익하고 진솔한 대화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또 “김 위원장의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됐다.”고 소개했는데, 이는 남측 수행원들과의 오찬에서 이미 언급했던 내용이다. 노 대통령은 특히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과 관련해 “서로의 장점을 살려 개성공단과 같은 협력 거점을 단계적으로 넓혀 나간다면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경제공동체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공동체는 평화의 공동체이기도 하다.”며 “경제 협력이 평화를 다지고 평화에 대한 확신이 다시 경제 협력을 가속화하는 선순환적인 발전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 상임위원장은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해 온갖 도전을 이겨내고 격변하는 정세 속에서 역사의 기회와 민족의 진로를 자주적으로 열어나가야 한다.”면서 “모든 장벽을 초월해 민족 대의를 앞에 놓고 북남이 뜻과 힘을 합쳐 나가자.”고 화답했다. 이어 “남측의 대통령이 육로로 분계선을 넘어 평양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고, 대통령이 자기 차를 타고 오신 것도 처음이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이것은 6·15공동선언 이후 또 하나의 경이적인 현실로서 온 겨레에 커다란 기쁨과 희망을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평양 체류 기간은 비록 짧았지만 이번 걸음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좋은 걸음으로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답례만찬 메뉴는 ‘팔도 대장금 요리’라는 주제로 남측 각 지방의 토속 식재료를 이용한 특색있는 향토음식으로 구성됐다. 영덕게살 죽순채, 봉평 메밀쌈, 흑임자죽, 완도전복과 단호박찜, 제주흑돼지 맥적과 누름적, 고창 풍천장어구이, 횡성·평창 너비아니 구이와 자연송이, 전주비빔밥과 토란국, 호박과편, 삼색매작과와 계절과일, 안동 가을 감국차 등이 상에 올랐다. 건배주와 식사주로는 부산의 천년약속, 경기 화성의 백세주, 전북 고창의 선운산 명산품 복분자주가 올라갔다.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낮 평양 옥류관으로 남측 수행원과 기자단 등 200여명 전원을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메뉴는 평양냉면이었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오전에 (김 위원장과)숨김없이 진솔하게 얘기를 나눴다. 분명하게 확고한 평화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를 위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합의했다. 논쟁이 따로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한 가지 솔직하게 말하면 ‘벽’을 느끼기도 했다.”며 “남측은 신뢰하고 있는 사안에 북은 의심을 가지고 있는 불신의 벽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오전에 대화를 나눴지만 세세한 얘기는 오후에 하겠다.”면서 “차비가 많이 들었다.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말을 맺었다.강국진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25일 내한… 대구텍 방문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오는 25일 한국에 온다. 워렌 버핏은 ‘대구텍’의 모회사인 이스라엘 IMC그룹의 중국 다롄(大連)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전용기 편으로 오전 10시쯤 대구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대구텍은 버핏이 이끄는 미국 투자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국내 손자회사다. 버핏은 대구텍의 공장을 둘러본 뒤 기자회견과 국내 재·관계 인사들과 오찬을 겸한 리셉션을 가진 뒤 이날 오후 4시쯤 전용기로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버핏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버핏은 현재 POSCO를 비롯한 국내 20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환차익을 포함해 상당한 평가차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2007 남북정상회담] 1차회담 때와 다른점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2000년 1차때와 비교해 추진단계에서 부터 방북 경로와 규모, 회담성사 주역, 국제환경 등 여러 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우선 평양 가는 길부터 ‘땅길’과 ‘하늘길’로 뚜렷이 다르다. 노무현 대통령은 특수 방탄처리된 의전차량인 벤츠 S600차를 타고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이용해 방북했다. 군사분계선은 차량에서 내려 걸어서 넘었다. 반면 7년 전에는 아시아나항공 보잉 737특별기를 타고 한국전쟁 이후 첫 서해 직항로로 날아가 평양 순안공항에 내렸다. 대표단 규모도 커졌다.1차 회담 당시 방북인원은 182명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3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이 평양길에 올랐다. 노 대통령을 수행하는 각료들 가운데는 7년 전과 달리 농림, 과기, 국방, 복지부 장관 등이 새로 포함됐다. 특별수행원 인원도 24명에서 49명으로 늘어났다. 별도의 행사진행단 요원도 98명이나 추가됐다. 특별수행원은 정치, 문화예술 등 7개 분과별로 북측과 간담회를 갖는다. 대통령의 일정과 ‘동선(動線)’도 확대됐다.7년전 김대중 대통령은 평양 시내에 머무르며 정상회담과 오찬·만찬 등 공식일정 위주로 소화했다. 참관지도 만경대 학생소년궁전, 평양 교예극장 등에 그쳤다. 반면 노 대통령은 남포 평화자동차공장과 서해갑문 등 현지 산업시설을 시찰한다. 논란을 빚은 ‘아리랑 공연’도 참관한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개성공단을 방문해 근로자들을 격려한다. 무엇보다 회담 자체를 바라보는 ‘논높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2000년에는 ‘만남 자체’에 의미를 뒀다. 의제도 통일방안, 이산가족 문제 등 원칙적이고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번엔 한반도 경제협력, 비핵화 등 구체적인 ‘실적’을 올릴 수 있느냐가 관심사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환한 웃음→딱딱한 표정’… 왜?

    [2007 남북정상회담] ‘환한 웃음→딱딱한 표정’… 왜?

    노무현 대통령을 맞이하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접 스타일은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 때와는 사뭇 달랐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대하는 김 위원장의 태도가 ‘환한 웃음’으로 부각됐다면 노 대통령의 영접 태도에서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일관해 대조를 보였다. 물론 순안공항과 4·25문화회관이라는 예상치 않았던 장소에서 ‘깜짝 영접’을 하고 함께 의장대를 사열한 것은 지난 1차 때와 마찬가지다. ●평양주민들도 차분해진 모습 두 정상의 첫 만남에서 김 위원장의 자세가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1차 때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활짝 웃는 표정으로 두 손을 함께 맞잡아 흔들며 거리낌 없는 반가움과 환영의 뜻을 나타낸 반면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악수할 때 딱 한마디 하고는 말이 없었다. 4·25문화회관 공식 환영식에서 노 대통령이 차에서 내려 열 걸음 정도 걸어가는 동안에도 김 위원장은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두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린 채 비스듬한 자세로 서 있었다. 의장대 사열과 평양시민들에게 답례를 보내는 의전행사 전 과정에서도 김 위원장은 굳은 얼굴을 풀지 않았다. 거리의 평양주민들도 1차 때의 환영열기와는 달리 훨씬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노대통령 차량 동승 안해 차량 의전에서도 차이가 난다.1차 때 김 위원장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 대통령과 같은 승용차에 올라타고 김 대통령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까지 이동, 주위를 놀라게 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김 대통령에게 상석(上席)인 캐딜락 승용차 뒤편 오른쪽 자리를 양보하고 자신은 왼쪽 문을 통해 김 대통령 옆자리에 앉았다. 이 때문에 이희호 여사는 두 번째 차량을 이용했다. 차안에서도 김 위원장은 김 대통령과 손을 잡고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이번에는 인민문화궁전 앞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노 대통령을 영접한 뒤 함께 무개차에 탑승,4·25문화회관 환영식장으로 향했다. 환영식이 끝난 뒤에도 김 위원장은 1차 때와 달리 자신의 차량을 이용, 식장을 떠났고 그를 대신해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다른 차량을 타고 노 대통령의 백화원 행을 동행했다. 노 대통령 영접의 주체가 마치 김 상임위원장인 것처럼 느껴지도록 함으로써 노 대통령의 ‘격’을 다소 떨어뜨리는 듯한 인상을 자아냈다. ●정상간 회담도 없고 오찬도 ‘우리끼리´ 우리 정부는 당초 이날 백화원 영빈관에서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비공식 환담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방북 첫날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에는 별다른 환담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김 위원장과 헤어진 노 대통령 내외와 공식수행원은 이곳에서 ‘우리끼리’ 쓸쓸하게 오찬을 했다. 1차 때 환영식이 끝난 뒤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백화원 영빈관까지 승용차로 동승한 뒤 곧바로 환담을 갖는 등 첫날부터 밀도 있는 대화가 이뤄졌던과 것과 대비된다. ●김 위원장 고도의 회담 전략? 김 위원장의 태도를 보면 뭔가 정상회담에 임하는 남북 간에 ‘이견’이 있는 듯해 보인다.1차 때보다 냉정한 듯한 일련의 김 위원장의 언행은 노 대통령으로 하여금 초조감을 유도,3일 정상회담에서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상회담 상황을 자신이 주도하려는 고도의 계산된 행동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원하는 그 ‘무엇’을 우리 측이 제공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때문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일종의 ‘이면 합의’처럼 ‘선물 보따리’를 가져 가야 하는데 그럴 수 없게 됨으로써 김 위원장의 심기가 불편해졌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칫 남북간 공동선언문의 합의 도출에 먹구름이 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통합신당, 정상회담 훈풍 업은 경선 흥행의 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 불법·부정 선거 논란으로 이틀간의 합동연설회가 취소되는 등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무엇보다 남북 정상회담의 ‘훈풍’을 업고, 경선 흥행 ‘태풍’을 일으키려던 꿈은 산산이 흩어지고 있다. 국민들에게 외면받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좌초될지도 모를 국면을 맞고 있다. 당 지도부는 2일 전주와 3일 인천에서 열릴 예정이던 합동연설회 일정을 중단키로 결정했지만 대전·충남·전북 경선(6일)과 경기·인천 경선(7일) 강행 방침을 밝혔다. 이에 손·이 후보가 “미흡한 조치”라고 반발하며 정 후보의 사퇴를 공동으로 압박하고 나서는 등 퇴로 없는 극한 대치 양상을 보이고 있어 경선 판 자체가 깨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정 후보측과 손·이 후보측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는 점에서 누가 대선후보로 선출되더라도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鄭 “위기를 기회로” 정면돌파 2일 당 지도부의 경선 일정 중단 소식이 알려지자 정 후보측은 오충일 대표 면담을 요청하고 자신들을 배제한 채 내려진 결정이라며 강력 항의하는 등 동요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정 후보측 캠프는 긴급 대책회의를 여는 한편 일부 실무자들은 경선 향방에 관심을 기울이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하루종일 긴박하게 돌아갔다. 정 후보는 이날 합동연설회가 중단됐음에도 자신의 ‘텃밭’인 전주를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막 반환점을 돈 경선에서 판을 깨려는 어떠한 시도도 옳지 않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경선 불복이나 포기는 있을 수 없다. 경선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선거운동을 지속할 뜻을 분명히 했다. 정 후보는 이어 “하필 역사적 정상회담이 열리는 날이자 한반도 평화협정 시대의 새 날이 펼쳐져야 할 때 작은 이해관계로 인해 당내 갈등이 빚어진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경선 일시 중단이라는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의’를 나타낸 것이다. 정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이날 세 차례나 기자회견을 갖고 “판 자체를 중단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경선 중단 요청은)경선 불복종을 위한 명분 쌓기”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측은 ‘손(학규)-이(해찬) 연대설’을 다시 꺼내들었다. 정 후보측은 “얼마 전 이해찬 후보는 우리가 ‘손-이 연대’를 제기한 데 대해 강력히 역공을 취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일로)손-이 연대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확인해줬다.”며 극도의 경계심을 나타냈다. ●손-이 연대… 2위 후보로 단일화? 정치권 일각에서는 손·이 후보가 이날 새벽 40분간의 회동을 통해 후보 단일화를 합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두 후보는 현재의 흐름대로 경선이 진행되면 정 후보의 탄탄한 조직력을 극복할 수 없다고 보고 연대설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두 후보는 그동안 자신을 중심으로 한 연대를 주장해왔지만 경선 중간 결과에 따라 유리한 고지에 선 상대방 후보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주말 경선 결과에 따라 2위를 굳히는 후보가 정 후보의 대항마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손, 이 후보 중 한 명이 이번 경선을 ‘불법선거’로 규정하고 중간 사퇴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두 후보측은 “정 후보측의 물타기”라면서 ‘손·이 연대설’을 부인했다. 손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은 “두 분 모두 경선을 완주하기로 했는데 무슨 연대냐.”면서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전형적인 정치 공학적 물타기”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측도 “(회동에서) 연대에 관한 얘기는 없었다.”면서 “다만 정동영 후보 사퇴를 위한 연대는 한시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 수습 안간힘 당 지도부는 일단 이틀간의 경선 일정 중단카드로 사태 수습을 시도했지만 쉽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오 대표는 이날 이 후보와 오찬을 갖고 수습 방안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불·탈법 경선운동 중단과 재발방지를 위한 세 후보간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경선을 예정대로 치르겠다.”고 말했다. 손·이 후보는 당의 결정이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반발하면서도 당의 성의있는 조사와 응분의 조치, 재발 방지책을 촉구하면서 압박 전략을 구사했다. 손 후보측은 “당 지도부의 조치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면서도 “이틀간 일정을 취소해서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할지는 회의적”이라는 입장이다.. 이 후보측은 3일 낮 12시 전국의 선거 대책 책임자들의 모임을 갖고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서울 나길회 구동회·전주 박창규기자 kkirina@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노대통령 먹고, 자고, 볼 명소는

    [2007 남북정상회담] 노대통령 먹고, 자고, 볼 명소는

    2005년 터키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아시아와 유럽을 가르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보고 “대통령 되고 제일 좋은 구경을 했다.”고 경탄했다.2일 난생 처음 북녘 땅을 밟는 노 대통령이 먹고, 자고, 볼 명소들은 어떤 곳일까. 노 대통령의 동선은 관광지보다는 각종 행사장과 경제 관련 시설에 집중돼 있어 절경 감상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숙소와 회담장 등이 대부분 유서 깊은 대동강변에 걸쳐 있다는 점에서 잠깐이나마 북녘의 정취를 즐기는 사치를 누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노 대통령 내외의 숙소와 환송오찬 등의 장소로 이용될 백화원영빈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이 이미 묵은 적이 있어 낯설지 않다. 평양 북동쪽에 위치한 북한의 대표적 국빈 숙소로, 평양 중심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다. 뒤로 울창한 숲에 기대고 앞은 대동강 물에 젖는다.3층 구조의 건물 3개 동으로 돼 있는 외관은 남한의 대형 콘도미니엄을 연상시킨다. 건물 내부는 대리석으로 단장돼 있으며 복도에는 녹색 카펫, 만찬장에는 꽃무늬 카펫이 깔려 있다. 화단에 100여종의 꽃을 심어놓아 백화원(百花園)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2000년 김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역사적 정상회담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노 대통령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면담할 만수대의사당은 평양 중심부의 지하 1층, 지상 4층 건축물이다. 천연 대리석으로 장식돼 있는 건물 내부 대회의실 정면에는 김일성 주석의 입상이 있다. 우리의 국회의사당에 해당하지만, 주요 국가행사에도 이용된다. 노 대통령이 북쪽의 별미를 맛볼 옥류관도 남쪽에 잘 알려진 식당이다. 대동강변에 있는 이 식당은 평양냉면으로 유명하다. 노 대통령이 이곳에서 식사를 한 뒤 잠시 대동강을 구경할 틈이 있을 것 같다. 북측이 환영만찬을 베풀 목란관은 북한 당국의 공식 연회장이다. 일반인은 갈 수 없는 곳이다. 우리로 따지면 청와대 공식만찬 등의 행사를 북한은 이곳에서 한다. 식사 중 왕재산 경음악단의 공연도 관람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북측에 답례 만찬을 베풀 인민문화궁전은 다목적 문화예술 시설로 식당은 물론 영화관, 휴게실 등도 갖추고 있다. 머리를 스포츠형으로 한 청년들이 흰 제복을 입고 절도 있게 음식을 서빙하는 경우도 많다. 참관 여부를 놓고 말도 많았던 아리랑공연은 5·1경기장에서 열린다. 대동강 가운데 떠있는 섬 능라도에 있다. 각종 운동경기는 물론 대형 행사가 열린다. 잠실운동장보다 1.5배 크며,15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 준공식이 국제노동절인 5월1일에 열렸다고 해서 5·1경기장으로 불린다. 남북 통일축구 등이 열린 곳이다. 노 대통령이 첫날 둘러보게 될 3대혁명전시관은 평양 서북쪽에 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도한 3대혁명(사상·기술·문화혁명)의 성과를 선전할 목적으로 세워졌다. 연건평 8만㎡ 규모의 대단위 건축물이다. 노 대통령의 방문지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서해갑문이다. 남한의 최고위 인사로는 처음 방문하는 곳이어서 다소 생경하다. 대동강 하구 남포에 자리한 서해갑문은 대동강의 홍수를 조절하고 용수 공급과 항만 개발을 위해 북한이 1986년 완공한 다목적 방조제다. 크고 작은 수문 36개가 이어진 제방 위에 8㎞ 길이의 4차선 도로와 철도가 깔려 있다. 서해갑문은 김정일 위원장이 치적으로 내세우는 대표적인 시설로 1994년 북핵 1차 위기 협상을 위해 방북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 어쩌면 노 대통령은 이런 이름난 방문지보다 개성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더 ‘뭉클한’ 감상에 젖을 법도 하다. 차로 북한의 내륙을 관통하면서 북한 땅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벌채와 홍수까지 겹쳐 고속도로변 풍경이 황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노 대통령의 심경에 어떻게 그려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백화원 영빈관 ‘작은 청와대’ 방불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에 머무르는 북한 백화원 영빈관은 사실상 ‘작은 청와대’로 불려도 될 정도로 기능과 역할이 서울의 청와대와 다름이 없다. 권오규 경제부총리,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안보실장, 성경륭 정책실장 등이 대거 공식 수행원 자격으로 이곳에 드나들며 노 대통령을 보좌하게 된다.2박3일 국정을 총괄하는 사령부가 되는 셈이다.1초라도 국정 공백이 없도록 ‘국가 통신망’이 24시간 가동된다. 서울에는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소공동 롯데호텔 3층에 종합상황실이 1일 설치돼 가동에 들어갔다. 주무부처인 통일부를 비롯한 재경부, 외교통상부, 국정원 등 관계부처 직원들은 이곳에서 정상회담에서 터져나올 문제들을 점검하고, 관련 부처간 협조와 조정을 맡기 때문에 ‘임시 종합청사’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한덕수 총리와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곳을 챙기게 된다. 이곳에는 백화원 초대소에 설치된, 평양 상황실과 바로 연락이 되도록 전화, 팩시밀리, 위성통신 등이 갖춰져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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