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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시장 진정 국면… CP 금리는 올라 시장 위축 장기화 우려도

    채권시장 진정 국면… CP 금리는 올라 시장 위축 장기화 우려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 등 하락급락했던 건설주·증권주 반등 CP 금리 2009년 1월 이후 최고치“금리 인상·부동산 침체 근본 원인장기 투자심리 회복 한계” 지적도금융위원장 “필요시 한은서 지원”정부가 ‘50조원 플러스알파(+α)’ 규모의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쏟아 내면서 ‘발작’ 수준으로 요동치던 채권시장이 진정 국면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단기 기업어음(CP) 금리는 되레 오르는 등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시장 위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4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190% 포인트 내린 연 4.305%로 마감했다. 지난 21일 연고점(연 4.632%)을 찍은 10년물 금리도 연 4.503%로 0.129% 포인트 내렸다. 무보증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는 연 5.592%로 0.144% 포인트 떨어졌다.이날 주식시장에서 그동안 유동성 위기로 주가가 급락했던 태영건설(+6.44%), 동부건설(+6.15%), 키움증권(6.00%) 등 건설사 및 금융사들도 반등했다. 움츠러들었던 시장 전반이 기지개를 켜며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4% 오른 2236.16에 거래를 마쳤으며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8% 올랐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에 대해 시장의 기대를 넘어선 적극적인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이날부터 1조 6000억원 규모의 채안펀드 여유 자금 투입과 신속한 추가 자금 조달을 약속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50조원+α’는 당국이 상당한 성의를 가지고 자금을 끌어오려 노력한 것”이라며 “무엇보다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매입 보증을 확약한 것이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반면 단기 자금시장의 바로미터인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120% 포인트 오른 연 4.37%에 마감해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연 4.3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채권시장안정펀드가 가동됐지만 CP 발행물 수백억원을 매입하는 데 그쳐 금리 하락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초고강도 긴축과 맞물린 기준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침체라는 근본적인 원인 탓에 장기적인 투자 심리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레고랜드 채권 부도 이전에 금융당국이 나서 사전 조율을 하고 후속 조치를 마련했어야 한다”며 “이미 ‘신뢰의 위기’가 발생해 재정을 투입해도 사태 이전으로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회사채를 어떤 기준을 가지고 어떤 식으로 매입한다는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산업은행은 산업금융채권, 기업은행은 중소기업금융채권 추가 발행 여력을 검토해야 하는데 소화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추가 대책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질타에 “필요할 경우 한국은행에서 지원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늑장 대책’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9월 말 레고랜드 이슈가 있을 때 회사채 및 기업어음 매입 한도를 6조원에서 8조원으로 늘렸지만 생각처럼 진정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 [단독] 80년 만의 폭우에도 회식 강행… 식당 “그날 단체손님 안 왔다”

    [단독] 80년 만의 폭우에도 회식 강행… 식당 “그날 단체손님 안 왔다”

    ‘구정 교류 명목’ 고깃집서 15명 회식15인분값도 안 되는 41만원 지출주말에도 사용… 대리결제 의혹도단체장 업추비, 지자체 별도 소관“서류 허위 기재 땐 강한 처벌 필요”이순희 서울 강북구청장의 지난 8월 수도권 집중폭우 당시 행적은 기초자치단체장의 업무 일정과 업무추진비 감시망이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 준다. 또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라는 재난 속에서 회식을 강행하고, 수해 현장을 직접 다녀오지 않았으면서도 동선을 허위 기재한 이 구청장의 행보를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24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이 구청장이 지난 8월 9일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로 결제한 B고깃집은 강북구가 아닌 도봉구 도봉산 등산로 초입에 위치해 있었다.최근 서울신문 취재진이 직접 찾은 결과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메뉴인 삼각갈비의 경우 1인분에 2만 8000원이었다. 이 구청장 업무추진비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따르면 이 구청장은 이곳에서 ‘인근 자치구 구정교류 관계자 간담회’라는 명목으로 15명이 총 41만 9000원을 썼다. 한 사람이 삼각갈비 1인분 외에 다른 건 전혀 먹지 않아도 1000원이 모자라는 금액이다. 여기에 해당 고깃집 사장은 “당일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잘 기억하는데, 15명의 단체손님이 오진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숫자는 좀더 적고, 법카 사용 내역이 허위로 작성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구청장이 왔는지 여부에 대해 고깃집 사장은 “강북구청장은 얼굴을 몰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이 우이천 하천을 순찰하고 10분 뒤 ‘주민참여예산사업’ 추진 간담회 명목으로 A한정식 집에서 법카로 결제했다는 8일 행적도 문제의 소지가 크다. 구청장 직속 소통 창구인 ‘구청장에게 바란다’ 홈페이지에는 이날 기록적인 폭우로 불안감 속에서 밤을 지새우고, 침수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의 글들이 올라왔다. 한 주민은 “폭우로 인해 몇몇 지하 가구들이 침수돼 밤 11시가 넘도록 물을 퍼내고 있다”며 “이 동네에 20년 가까이 살며 이런 경우는 처음 겪어 봤다”고 호소했다. A한식집 사장은 “이 구청장이 당선 뒤에 이곳을 종종 찾았다”면서 “룸에서 일행과 식사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기초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비는 감시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행정안전부는 이를 기초자치단체 고유 사무로 위임하고 있다. 집행부가 감사를 안 해도 그만이고, 설사 ‘셀프 감사’가 이뤄지더라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의회가 행정 사무감사 권한을 갖고 있지만 관리·감독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하승수(변호사)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이 구청장의 8~9일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 대해 “구체적인 집행 목적과 참석자 등 투명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면서 “업무추진비 제출 서류를 구체화하고 허위로 기재했을 때 처벌도 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대리결제 또는 허위기재 사례도 만연하다. 식당 한 곳에 몰아 쓰거나 주말이나 휴일에 사용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실제로 이 구청장은 주말이었던 지난 8월 27~28일 각각 다른 식당에서 3만 6900원, 30만 7000원을 썼다. 강북구 주민 이모(63)씨는 “폭우로 주민들은 공포에 부들부들 떨던 날 꼭 회식을 했어야 했는가”라며 “구민 세금을 구청장이 쌈짓돈처럼 쓴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준모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 구청장 사례는 ‘아바타’(분신)가 대신 법카를 사용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면서 “업무추진비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단체장들도 투명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조 채안펀드 재가동… 급한 불 껐지만 도덕적 해이 논란

    20조 채안펀드 재가동… 급한 불 껐지만 도덕적 해이 논란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 촉발된 자금시장 경색에 정부가 ‘50조원+a’ 규모의 긴급 자금을 수혈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금융시장 내 도덕적 해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24일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재가동하고 우선 이날 1조 6000억원 규모의 가용 재원을 활용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만기 도래 차환물량 매입에 나섰다. 매입 대상에는 시공사 보증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포함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동된 채안펀드는 그동안 AA-등급 이상 회사채와 CP 매입에 자금이 집행됐었는데, 건설사 보증 ABCP가 채안펀드 매입 대상으로 지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이 운영하는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의 매입 대상에는 증권사 등 금융회사가 발행한 CP가 포함됐는데, 투자자금 유치에 실패해 증권사가 떠안은 ABCP를 정책자금으로 매입해 주는 셈이어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이를 두고 정부 대책으로 중소건설사와 증권사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지난 몇 년간 부동산 시장 활황으로 건설사를 비롯한 금융회사까지 부동산 PF 대출 보증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겨 오다가 위기에 처하니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융당국도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향후 지원 범위를 놓고 고민이 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위기는 PF 투자를 과하게 했던 소형 증권사들이 자금난에 빠진 것”이라며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더 힘들어지는 기업이 많을 텐데, 돈 벌기가 힘들어졌다고 정부가 무작정 돈을 퍼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건실한 기업이 단기자금 경색으로 도산하는 ‘흑자도산 사태’는 막아야 하지만 정부의 유동성 지원이 한계기업으로 내몰린 기업에 흘러들어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아무 채권이나 사 주는 게 아니라 담보가 괜찮고 신용도나 전망 등을 심사해 사업 흑자를 내는 경우에 한해 지원해야 한다”면서 “유동성 위기가 시장 전반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차원에서 중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돈을 빌려주는 대책보다는 탄탄한 기업들을 위주로 직간접적으로 보증을 강화해 주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 러시아, 우크라 남·북부 도시 공습…부상자 16명 이상 발생

    러시아, 우크라 남·북부 도시 공습…부상자 16명 이상 발생

    러시아군이 23일(현지시간) 자정 이후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에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을 감행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35분쯤 러시아군이 발사한 첫 번째 미사일이 미콜라이우 5층 아파트에 명중했다. 미사일 파편과 건물 잔해가 근처 주택까지 날아가 피해를 끼쳤다.8분 뒤 두 번째 미사일이 시내 상점과 놀이터를 파괴했다. 폭발 여파로 생긴 벽돌 등 잔해가 수십m 떨어진 곳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잠에서 깬 시민 올렉산드르 메지노프(50)는 “첫 폭발 후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문이 막혔다. 몇분 뒤 두 번째 큰 폭발로 우리 집 문이 복도로 날아갔다”고 말했다.이날 러시아 공격으로 미콜라이우 아파트 5개동과 단독주택 10채가 피해를 입었다. 대부분 주민이 6개월 전 비슷한 공격을 받은 후 이주했기에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부상자는 최소 5명이 발생했다.비탈리 김 미콜라이우 주지사는 “5층 건물에서 11세 소년이 6시간 만에 구조돼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콜라이우 당국은 피해 지역에서 미사일 파편을 조사하고, 해당 미사일이 지대공 미사일을 지대지 미사일로 개조한 S-300임을 확인했다. 김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이 밤사이 미콜라이우 상공에서 러시아가 발사한 자폭드론 14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자폭드론은 이란제 샤헤드-136으로 알려졌다. 이란 정부는 러시아에 자국 드론을 공급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란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북부 수미주 내 6개 마을도 이날 러시아 포격으로 피해를 입었다. 민간 기반 시설이 파괴되고 5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드미트로 지비츠키 수미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수미주 6개 마을에 걸쳐 박격포와 로켓 공격을 감행해 지역 발전소가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5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중부 드니프로의 니코폴에서도 이날 오전 러시아군이 다연장로켓(MLRS)을 발사해 주택 10채, 유치원, 오피스 건물 여러 채가 파괴됐고 중태 한 명을 포함한 부상자 6명이 발생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전력 시설을 주요 공격 목표로 삼아 국가 발전 용량의 약 40%를 잃게 했다. 전기와 난방, 수도 등을 끊어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혹독한 겨울을 나게 하고 그에 따라 정부에 반감을 갖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22일 우크라이나의 헤르손 탈환이 임박한 점령지인 남부 헤르손 주민 약 6만 명 전원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가 파견한 관계자인 키릴 스트레무소프 말을 인용해 지난 18일 이후부터 약 2만 5000명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 “7시간 동안 120만원어치 마셔”…익산 술값 먹튀男, 처벌은

    “7시간 동안 120만원어치 마셔”…익산 술값 먹튀男, 처벌은

    전북 익산의 한 자영업자가 약 120만원의 술값을 내지 않고 도주한 50대 남성의 모습을 공개하고 고소 의사를 밝혔다.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익산 121만 9000원 먹튀(내일 고소하러 갑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전북 익산에서 바(Bar)를 운영하고 있다는 작성자 A씨는 “잠 못이루고 답답한 마음 여기에 하소연한다”면서 지난 12일 당한 먹튀 사건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이 남성은 약 7시간 동안 가게에 머물렀다. 이후 결제가 진행할 때가 되자 계좌이체를 하려던 남성은 “핸드폰이 이체가 안되니 편의점에서 이체하고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약 20분 뒤 남성은 “카드가 에러(오류) 났다. 곧 입금 한다”는 연락을 남기곤 가게로 돌아오지도, 전화를 받지도 않았다. A씨는 다음날 남성에게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남겼지만 ‘늦게라도 갈 테니 기다리라’는 답변을 마지막으로 다시 연락이 끊겼다. 결국 A씨는 경찰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그 결과 남성이 애초에 A씨에게 알려준 이름, 나이 등이 모두 허위였다고 한다. A씨는 경찰과 함께 다시 남성에게 연락해 입금해준다는 답변을 받았으나 연락은 또 끊겼다. A씨는 “아예 전원을 꺼버려 연락이 되지 않고 입금도 되지 않았다”며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연락이 닿을길이 없는데 진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몇 년 동안 먹튀가 10건이 넘고 금액도 상당하다“면서 ”떳떳하게 돈 내고 전화기 켜고 당당하게 다녀라. 돈 없으면 먹지 말라“고 지적했다. 한편 무전취식 행위를 줄이기 위해서는 처벌의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무전취식은 현행법상 경범죄로 분류돼 처벌의 수위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법률상 무전취식 행위를 한 자는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질 수 있다. 만약 고의성과 상습성 등이 인정돼 사기죄가 성립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모과를 바라보다/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모과를 바라보다/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출근길에 만나는 모과나무가 두 그루 있다.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다. 이 가을 큰 나무엔 올해 유난히 많은 모과가 주렁주렁 열렸다. 탐스런 열매를 출근길에 한 번씩 쳐다보게 된다. 고려 때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 모과는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 모양이 참외 같다고 해서 ‘목과’(木瓜)라는 한자 이름을 얻었고, 목과에서 우리말 모과로 변한 것이라고 한다. 모과가 익어 가는 시절이면 모과나무를 기웃거리는 분들이 있다. 어느 해엔 모과를 따려다 내 눈과 마주친 분도 있다. 이해한다. 나도 나무 앞을 지날 때면 모과가 떨어져 있지 않나 바닥을 살펴보니까. 이른 시간 출근길에 바닥에 떨어진 모과 열매를 가져간 적도 있다. 빛이 좋은 시간, 모과 사진을 찍다가 정원을 가꾸시는 분을 만났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모과가 많이 열린 것 같아요”라고 하자 “올해는 모과 꽃이 필 때 비가 많이 오지 않았나 봐요”라고 말씀하신다. 아, 그렇구나. 자연의 흐름에 따라 열매 맺는 이유가 있다. 모과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울퉁불퉁 못생겨서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속담이 그 하나다. 그러나 나는 모과가 못생겼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얼루룩덜루룩한 몸통을 가진 나무 기둥은 멋진 옷을 입은 것 같고, 톱니 모양을 한 나뭇잎은 강한 개성을 내보이는 것 같다. 봄이면 작지만 이쁜 분홍색 꽃을 피우고, 열매는 달콤한 향기를 낸다. 납작하게 잘라 차로 마시면 몸에도 좋은 너무도 사랑스러운 나무 아닌가. 시경(詩經)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나에게 모과를 던져 오기에/어여쁜 패옥으로 갚아 주었지/꼭 보답하고자 하기보다는/길이 사이좋게 지내 보자고.’ 당시 여자들은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잘 익은 모과를 주면서 마음을 전했고, 모과를 받은 남자는 여인에게 보석으로 화답했다고 한다. 모과를 던진 그녀의 마음은 내 외모보다 향기로운 내면을 봐 달라는 것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를 아는 남자 사람이라서 귀중한 것을 주며 화답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많은 이들이 겉만 본다. 누구의 외면만 보지 말고 그의 고유한 향까지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 낮이든, 밤이든 늘 해랑 사는 집 [건축 오디세이]

    낮이든, 밤이든 늘 해랑 사는 집 [건축 오디세이]

    날씨와 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우리의 일상에 파고든 지 오래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공기의 질을 걱정하며 살게 됐다. 황사,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신경써야 한다.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늘 맑은 공기 속에 지낼 수 있으면서도 난방비와 전기료 걱정도 없는 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패시브 주택은 우리에게 아직은 생소하지만 지구환경을 최대한 해치지 않으면서 쾌적하고 건강한 삶을 지켜 줄 대안으로 꼽힌다. 패시브 주택은 태양의 열과 빛을 최대한 실내로 끌어들여 따뜻해진 실내 온도를 외부에 빼앗기지 않고 오래 유지하도록 지어진 집이다. 단열에 충실하다 보니 디자인이 단조로울 수밖에 없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에 새로 지어진 ‘늘해랑’은 시공 기술 면에서 패시브 주택의 기준을 충족하면서도 디자인적으로 개성과 완성도를 추구해 관심을 모은다.● 초기 비용 30% 더 들지만 만족 100% 패시브 주택 설계 10년차 건축가 권재희 대표(목금토건축사사무소)는 “패시브 요소 기술이 적용돼야 하기 때문에 초기 건축비는 일반 주택 건축비보다 30% 정도 증가하지만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고, 살면서 느끼는 쾌적함이 주거에 대한 만족감을 높인다”며 “초기 비용 부담만 감수한다면 패시브 주택은 건강에 좋고 지구환경에도 이로운 집”이라고 강조한다. 패시브 주택의 패시브(passive)는 수동적이라는 뜻으로 단열, 기밀, 건물의 형태 및 건물 배치 등 수동적 요소를 최대한 활용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단열 작업은 열의 손실을 최대한 차단하는 것이고, 기밀 작업은 외부의 찬 공기를 차단하기 위해 집의 모든 틈새를 완벽하게 막는 것이다. 일반적인 주택에서는 15㎝ 정도 두께의 단열재를 사용하지만 패시브 주택의 단열재는 20~25㎝로 두껍게 설치한다. 기밀성 확보를 위해선 창호 주변, 환기구 등 공기가 드나들 만한 부분에 특수하게 제작된 기밀테이프를 안팎으로 부착한다. 천장과 벽면이 만나는 지점과 같이 단열과 기밀이 끊어지기 쉬운 부분에는 콘크리트로 특수하게 제작된 열교차단 장치를 설치한다. 아르곤 처리된 삼중 유리를 부착한 시스템 창호는 패시브 주택에서 빼놓을 수 없다. 패시브 주택에서 단열과 기밀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환기다. 패시브 주택에서는 열회수 환기장치를 이용한다. 창문을 열지 않고도 오염된 실내 공기를 배출시켜 환기하고 필터를 통해 깨끗한 공기를 실내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일반적인 환기장치와 다른 점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공기가 그대로 들어오지 않고 배출되는 공기의 열을 회수해 실내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겨울이나 여름에 냉난방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면서도 쾌적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코로나로 패시브 주택 미래도 보여줘 권 대표는 “과도한 에너지 소비로 인한 지구온난화, 이로 인한 종의 다양성 파괴 등 거시적 관점에서 패시브 주택에 접근하는 것은 경제성을 먼저 따지는 우리의 건축시장에서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았다”며 “요즘 들어 어떤 건축이 환경·건강·쾌적성에 적합한가를 고민하고 찾는 건축주가 많아졌고, 그 가치를 알게 되면서 패시브 주택의 수요 또한 점차 늘어 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운중동 단독택지 단지 안에 자리한 신축 주택 ‘늘해랑’은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우리의 삶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경험을 한 시기에 계획됐다. 현재 공동주택(아파트)에 거주하는 건축주는 코로나를 거치며 위생과 집의 기능에 대해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됐고 패시브 주택을 선택하게 됐다. 338.5㎡(약 100평)의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지어진 집은 주거에 대한 생각의 변화와 패시브 주택의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건축주는 외부의 세균을 집안 속으로 끌고 들어오는 동선을 차단하는 동시에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기를 원했습니다.” ● 단순한 구조에 건축주 취향 적극 반영 패시브 주택은 열 손실을 최소화하고 기밀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단조로운 디자인이 특징이지만 권 대표는 건축주의 희망과 취향을 디자인에 최대한 반영했다. 내부 동선과 활동 공간의 배치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집은 지하주차장을 통해 들어와 외출복을 벗은 뒤 바로 씻고 실내복으로 갈아입는 동선으로 만들어졌다. 지하층에 커다란 신발장과 드레스룸을 설치했다. 지하 보일러실에는 보일러 외에 열회수 환기장치가 설치돼 있다. “뒤로는 산이 있고 앞에는 운중천이 흐르는 배산임수 지형에 남향인 최고의 자리이지만 택지지구의 모퉁이에 있는 대지는 남, 동, 북 3면이 도로에 면해 있고 서쪽 측면도 의무적 공공용지여서 결과적으로 도로로 둘러싸인 섬 같은 위치입니다. 앞의 공터에도 공공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라 건축주의 프라이버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했습니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내부 공간들을 회랑식으로 배치했다. 회랑으로 막힌 집에 채광과 통풍을 제공하기 위한 중정을 만들었고 1층과 2층의 공간에도 소정원을 꾸몄다. 회랑으로 인해 만들어진 정원은 햇빛이 담기는 그릇이 된다. ‘늘해랑’은 햇빛을 가득 담고 있다는 뜻에서 건축주가 지은 이름이다. “중정에 나무들이 자리를 잡으면 집안에 녹음이 드리울 것입니다. 사계절이 담기는 모습은 살아 있는 액자가 될 거예요. 1층 소정원은 빛 우물 역할을 하며 따뜻한 감성을 부여해 줄 것입니다. 집안에 들어서는 가족에게 어서 오라고 인사를 건네듯이 말이죠. 소정원들은 채광, 녹음, 통풍의 역할 외에 공간의 중첩으로 수채화의 겹칠과 같이 두 공간이 겹쳐 보이는 효과를 낼 것이고요.” 남쪽 코너에 위치한 계단을 올라 집으로 들어가면 중정을 지나 맞은편이 현관 입구다. 중정을 향해 넓은 창이 나 있는 거실과 부엌, 다이닝룸으로 연결된다. 왼쪽으로 건축주의 집무실 겸 서재인 별채가 있다. 별채에는 중정을 향해 접이식 문을 달아 놓았다. 권 대표는 “가족들의 공간은 분리되기도 하고 같은 공간에 있기도 한 것처럼 느끼도록 설계했다”면서 “별채에서 일하는 남편을 집안에 있는 아내가 바라보는 풍경은 생각만 해도 너무나 좋다”고 말했다.● 층별 다른 빛 농도 생각하며 공간 설계 권 대표는 창을 계획할 때 공간마다 다른 농도의 빛을 머금기를 상상하며 설계한다. 1층의 화장실에서는 작은 정원이 보이기 때문에 굳이 불을 켜지 않아도 화장실을 쓸 수 있다. 회랑으로 만들어진 긴 복도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갤러리가 될 것이다. 중정 쪽으로 한지 창호의 효과를 낸 미닫이문을 아래쪽에 배치해 은은한 빛이 들어오도록 했다. 창문을 열면 부엌에서 일을 하면서도 사계절이 변화하는 정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패시브 주택을 기술적으로만 설계하는 것은 인공지능(AI)이 더 잘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집은 ‘기계’이지 인간의 생각과 감성을 담아낼 수 있는 ‘건축’은 아닙니다. 주택 설계는 개인의 우주를 창조하는 일입니다. 패시브 주택을 할 때도 건축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지키려 합니다.” 소정원은 2층의 욕실과 안주인의 취미공간 사이에도 있다. 대학생인 이 집 아들의 방은 복층 구조다. 아래층에서 중정을 바라보며 공부하다가 다락방 침실에서 뒹굴뒹굴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햇살이 가득하고 다양한 공간 경험을 할 수 있는 집은 볼수록 매력적이다. 디자인이 들어갈수록 기밀성과 단열 작업이 까다롭기 때문에 패시브 주택에선 이런 디자인을 생각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늘해랑’은 개별적인 공간들이 질서와 아름다움 속에 조화롭게 배치돼 있으면서도 단열과 기밀 면에서 한국패시브건축협회의 인증 기준을 모두 통과했다.● 수요·시장 점점 커져 합리적 선택 가능 권 대표가 패시브 주택을 처음 설계한 것은 2012년이다. 지난 10년 동안 일반인들도 패시브 건축물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고 또 수요에 맞게 시장이 성장한 덕분에 이제는 합리적 가격으로 선택할 수 있는 자재가 많아져 패시브 주택으로의 진입이 훨씬 쉬워졌다. 다년간의 경험이 쌓인 권 대표는 기술과 디자인 면에서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건축문화대상에 출품해 입상한 은평패시브 주택(2020년)에서는 한국패시브건축협회 연구진 및 철강업체와의 긴밀한 협조로 철재 마감을 사용한 패시브 건물을 완성했다. 권 대표는 “내가 지향하는 건축이 에너지 측면에서만 본다면 불합리한 부분이 있겠지만 건축은 물질을 넘어서는 인간의 본성의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디자이너라면 기술과 아름다움, 이 두 가지를 포기하지 말고 지치지 않고 끝까지 풀어내려는 근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함혜리 칼럼니스트
  • 맨유. ‘애증의 호날두 내년 1월 프리 세일?’

    맨유. ‘애증의 호날두 내년 1월 프리 세일?’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애증’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에 대해 단단히 뿔이 났다. 이탈리아 유벤투스에서 데려올 때 2500만 유로(약 344억원)를 지불했으나 이적료를 포기하면서까지 내보내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23일 맨유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맨유가 올해 여름부터 호날두에 대한 이적료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인데도 관심이 있는 팀이 나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유벤투스에서 뛰다가 2021~22시즌을 앞두고 맨유로 이적한 호날두는 한 시즌 만에 이적설에 휩싸였다. 2023년 6월까지 계약이 돼 있는 맨유가 2021~22시즌 리그 6위에 그치며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출전이 불발되자 UCL에 나가는 팀에서 뛰고 싶다며 새 팀을 물색한 것이다. 결국 새 둥지를 찾지 못한 호날두는 맨유에 지각 합류하며 에릭 텐하흐 감독의 눈밖에 나 새 시즌 주로 교체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토트넘 전에서 호날두는 벤치를 지키다가 경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홀로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프리시즌에도 한 차례 조기 퇴근하며 물의를 일으켰던 호날두는 텐하흐 감독의 징계로 23일 첼시 전 출전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토트넘 전 교체 투입 지시를 거부했다는 게 징계 사유다. 맨유는 호날두가 제외된 첼시와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카세미루의 극적인 헤더 득점으로 1-1로 비겼다. ESPN은 “호날두가 다음달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내년 1월 임대로라도 다른 팀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날두는 이번 시즌 EPL 8경기에 나와 1골, UCL 4경기에서 1골 등 2골을 기록 중이다.
  • 고 김홍빈 대장 마지막 등반 유품 11점 국립산악박물관 기증

    고 김홍빈 대장 마지막 등반 유품 11점 국립산악박물관 기증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산하 국립산악박물관은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한 고 김홍빈 대장의 유품 11점을 최근 기증받았다고 22일 밝혔다. 김홍빈 대장은 지난해 7월 18일 히말라야 브로드피크(해발 고도 8051m) 정상 등정을 마쳐 14좌 완등을 이루고 하산하던 중 해발 7900m 부근에서 실족해 크레바스에 추락한 뒤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김 대장은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 등반 중 동상으로 열 손가락을 잃고,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희망 만들기 원정대’란 타이틀을 걸고 고산 등반을 해 왔다. 방은영 사단법인 ‘김홍빈과 희망 만들기’ 상임이사는 부군이 마지막 원정인 브로드피크 등반에 사용한 장비 등 유품 11점을 기증하며 “국립산악박물관에서 김홍빈을 기리는 일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전범권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이사장은 “장애 산악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김 대장을 다시 한번 추모한다”며 “뜻깊은 유품을 기증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진짜 건강문제?’ 장쩌민 불참·후진타오 퇴장에 커지는 궁금증

    ‘진짜 건강문제?’ 장쩌민 불참·후진타오 퇴장에 커지는 궁금증

    중국 공산당이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성사시켜 ‘1인 지배체제’를 공고화한 가운데 장쩌민(96) 전 주석과 후진타오(80) 전 주석의 ‘이상 행보’에 궁금증이 쏟아지고 있다. 장 전 주석이 당대회 개막식에 불참한 데 이어 후 전 주석도 폐막식 도중 자리를 뜨자 일각에서 ‘시 주석의 인사에 불만을 표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후 전 주석은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20차 당대회 폐막식 도중 갑자기 퇴장했다. 중국 내외신 취재진이 인민대회당에 입장하자 시 주석 등과 잠시 대화를 나는 뒤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섰다. 시 주석에게 다시 무언가를 말하고는 리커창 국무원 총리의 어깨를 토닥이고 떠났다. 그가 왜 퇴장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후 전 주석은 중국 정치계 3대 파벌(태자당·공청단·상하이방) 가운데 하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리 총리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후춘화 국무원 부총리가 뒤를 받치고 있다. 그런데 이날 발표된 20기 중앙위원회 위원(200여명) 명단에 리 총리와 왕 주석은 탈락했고 후 부총리만 살아 남았다. 이번 당대회에서 공청단이 몰락했다고 볼 수 있다.앞서 지난 16일 열린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 개막식에는 장 전 주석이 불참했다. 전날 발표된 주석단 46명 명단에 그가 포함돼 참석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결국 나오지 않았다. 장 전 주석은 시 주석의 ‘정적’인 상하이방(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의 대부다. 당시 개막식에 장 전 주석 외에도 주룽지(93) 전 총리 등 상하이방 일부가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 폐막식에서 현 최고지도부(서열 1~7위) 중 유일한 상하이방이던 한정 국무원 수석부총리(7위)가 새 지도부 입성에 실패하면서 계파가 전멸했다. 장쩌민과 후진타오, 시진핑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최근 중국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장쩌민은 1989년 톈안먼 사건으로 자오쯔양 전 공산당 총서기가 실각하면서 갑자기 최고권력자가 됐다. 초기에는 ‘준비 없는 집권’에 불안해했지만 덩샤오핑 등 당 원로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큰 어려움 없이 임기를 마쳤다. 문제는 그의 권력욕이 지나치게 강해 10년 주석 임기를 마치고도 권좌에서 순순히 내려오지 않았다는 데 있다. 후진타오에게 2002~2003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직을 물려줬지만 인민해방군을 지휘하는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은 2004년에야 내려놨다. 이후에도 중국 정치의 핵심인 중난하이와 중앙군사위원회 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후진타오를 감시하듯 지켜봤다. 후진타오는 죽을 때까지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장쩌민에게 넌덜머리가 났다. 그래서 2012년 당대회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후임자인 시진핑에게 당·정·군 모든 직위를 한꺼번에 이양했다. 상하이방을 무너뜨리고자 시진핑과 후진타오 간 ‘묵시적 연합’이 시작됐다. 시 주석은 집권 이후 ‘부패와의 전쟁’을 통해 상하이방으로 분류되는 장 전 주석 주변 인물들을 대거 숙청했다.상하이방이 이를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2012년 블룸버그통신은 당시 시진핑 부주석의 누나 치차오차오와 남편 덩자구이의 재산이 3억 7600만 달러(약 4300억원)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이 한창 반부패운동을 벌이던 2014년에도 누나 부부가 조세회피처에 법인을 설립해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을 숨겼다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발표가 있었다. 중국에서 최고 지도자 재산 정보를 알 수 있는 이들이 극히 한정돼 있다는 걸 감안하면 ‘상하이방이 정보를 제공했다’는 소문에 힘이 실렸다. 이것이 시 주석을 더 자극해 ‘호랑이 사냥’에 박차를 가했고 결국 상하이방은 설자리를 잃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당대회 결과를 보면 태자당인 시 주석이 상하이방을 괘멸시킨 동시에 권력 분점을 위해 손을 잡은 공청단과의 제휴도 마무리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유방이 항우를 물리치고 천하를 얻자 세상을 나눠갖기로 약속했던 한신을 제거한 대목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장 전 주석과 후 전 주석이 건강상 이유로 불참하거나 퇴장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역사의 시계를 거슬러 권력을 집중하고 상대 파벌을 대부분 솎아낸 시 주석의 모습에 불만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함께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자리잡고 있어서다.
  • 끝 모를 ‘제로 코로나’… 中 상하이 이어 시안 봉쇄

    끝 모를 ‘제로 코로나’… 中 상하이 이어 시안 봉쇄

    중국 정저우, 상하이에 이어 인구 1300만명의 대도시 시안이 부분 봉쇄에 들어갔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재차 옹호한 가운데 방역을 위한 중국의 도시 봉쇄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 시안시 당국은 지난 20일 밤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관내 코로나19 고위험·중위험 지역이 규정에 따라 관리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시 당국은 20일 현재 고위험 지역이 57곳, 중위험 지역이 74곳이라고 고지하면서 고위험 지역 주민은 감염자가 일주일간 나오지 않을 때까지 집에만 머물러야 한다고 알렸다. 중위험 지역 주민의 경우 신규 감염자가 일주일간 보고되지 않을 때까지 주거단지 내에서만 이동이 가능하다.시안에서는 19일 34명, 20일 37명의 신규 감염자가 각각 보고됐다. 블룸버그는 “시안 전체가 봉쇄될 것이라는 루머가 20일 오후부터 퍼져나가면서 주민들이 황급히 ‘패닉 바잉’에 나선 모습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왔다”고 전했다. 도시 봉쇄를 이어가고 있는 상하이에서는 점점 더 많은 아파트와 주거단지가 봉쇄 대상에 포함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상하이시는 지난 1∼7일 일주일간 감염자가 70명 나오자 9개 구에서 대규모 전수 검사를 진행했다. 인구 1000만명의 허난성 정저우시도 17일부터 일부 지역을 봉쇄하고 비필수 사업장을 폐쇄한 바 있다. 이 같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당분간 적어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 16일 당대회 개막 연설에서 ‘동태청령부동요’(動態淸零不動搖, 제로 코로나 정책은 흔들리지 않았다)라고 표현하면서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최대한 보호했고 경제사회 발전의 성과를 냈다’는 말로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중국인은 문밖을 나서면 PCR 검사를 받아야 하고, 음성 증명서가 없으면 공공장소 출입이 금지되며, 스타벅스 매장에서 커피를 마실 때도 QR코드 스캔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런 상황이 중국인의 소비 침체로 이어져 중국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됐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5% 안팎’으로 공식 발표했으나, 이후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 부분·전면 봉쇄로 인해 올해 성장률은 3%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김용 “검찰, 유동규에 놀아나” 유동규 “다 진실로 가게 돼”(종합)

    김용 “검찰, 유동규에 놀아나” 유동규 “다 진실로 가게 돼”(종합)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선자금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향해 날을 세웠다. 두 사람은 한때 의형제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었다. 김 부원장 측의 변호인은 21일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약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저쪽(검찰)이 유동규의 진술에 놀아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원장 측은 이어 검찰 조사에서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바뀐 시점이 이달 8일이고, 그가 20일 구속기간 만료로 출소한 점을 거론하면서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대장동 사건 재판에 출석했다.공판이 끝난 뒤 그는 일부 취재진과 만나 “저는 회유·협박 안 당할 사람”이라며 “법을 믿고 그냥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에게 정치자금을 줬다고 진술을 바꾼 이유에 대해선 “심경 변화 같은 건 없다”라고 했다. 다만 “이 세계에는 의리 그런 게 없더라”며 “제가 지금까지 착각하고 살았던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여전히 (의혹을) 부인하는 분도 있다”는 질문엔 “다 진실로 가게 돼 있다고 생각한다. 양파가 아무리 껍질이 많아도 까다 보면 속이 나오지 않느냐”며 “모든 분이 그렇게 해야 이건 정리가 될 것 같다”고 했다. 또 “제가 좀 미련해서 숨길까 생각했는데 그것은 오히려 더 다른 속임을 만드는 것 같다”며 “잘못한 사람이 있으면 대가를 치르면 된다. 억울한 사람이 생겨도 안 되고 누명을 써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유 전 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와 공모해 지난해 4∼8월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에게 4회에 걸쳐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 12월, 달라지는 택시요금 체계…“준비되셨나요?”

    12월, 달라지는 택시요금 체계…“준비되셨나요?”

    야간에 서울시에서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12월 택시 요금체계가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한다. 택시요금은얼마나 어떻게 오르는지, 또 요금 인상이 택시난 해소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다음주 물가대책심의위를 열고 기본요금 인상과 심야할증 탄력요금제 등이 담긴 ‘서울시 택시요금 조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우선 12월부터 현재 밤 12시~다음날 새벽 4시까지 적용되는 심야요금 기준이 2시간 빠른 오후 10시부터 적용된다. 오후 10~11시까지는 20% 할증, 오후 11시~다음날 오전 2시까지는 40% 할증률이 적용된다. 오전 2~4시는 20%다.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되는 기본요금은 내년 2월부터 적용된다. 당장 12월부터 오후 10시가 넘어 택시를 타면 3800원이던 기본요금이 4600원으로 오른다.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후 2시까지는 기본요금 5300원을 내야 한다. 이 시간대 택시를 가장 잡기 어려운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인상요금이 얼마나 택시 공급을 늘려줄지가 관건이다. 택시 요금을 올려 택시 잡기가 수월해진다면 요금 인상으로 인한 시민들의 반발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요금만 오른 채 택시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된다면 불만 여론은 더 커질 수 있다. 업무상 야간에 택시를 자주 타는 A씨는 “택시요금 인상으로 택시를 쉽게 잡을 수 있게 된다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최근 물가 인상으로 힘든 상황에서 부담만 커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국토교통부에서 이달 초 내 놓은 심야택시난 완화 대책 중 호출료 인상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도 관심사다. 당장 이달부터 현행 최대 3000원인 택시 호출료를 카카오T블루·마카롱택시 등 가맹택시(타입2)는 최대 5000원, 카카오T·우티(UT) 등 중개택시(타입3)는 최대 4000원으로 올린다. 장거리 승객만 골라태우는 승차 거부를 방지하기 위해 승객이 호출료를 내면 택시 기사가 승객의 목적지를 알 수 없도록 하고 가맹 택시는 강제 배차하는 방식도 적용된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이 오히려 기사들의 골라 태우기 방식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사들이 목적지 미표시 호출은 아예 피하면 택시잡기가 더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타다나 우버 같은 ‘타입1’ 택시 유형 도입에 대해서는 정부와 서울시가 여전히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선 면허가 있는데 거리로 나오지 않는 택시를 최대한 나오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 ‘김건희 논문 의혹’ 국민대 총장 “검증 제대로 했다”

    ‘김건희 논문 의혹’ 국민대 총장 “검증 제대로 했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종합 감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석·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된 공방이 뜨거웠다. 이날 국정감사에는 논문과 관련한 핵심 증인인 임홍재 국민대 총장과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이 출석했다. 두 총장은 지난 4일 국감 첫 날 해외 출장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가 최근 출석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두 총장을 상대로 오후 감사부터 김건희 여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공세를 폈다. 안민석 의원은 임홍재 국민대 총장을 향해 김 여사의 논문 표절 여부를 묻자 임 총장은 “총장으로서 표절인지 아닌지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윤리위원회가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국민대 논문 표절 심사를 제대로 검증했다고 자신 하느냐는 안 의원의 질문에 임 총장은 “네”라고 답했다. 강득구 의원은 국민대가 2014년 당시 문대성 새누리당 의원의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로 결정하는 데 24일이 소요된 점을 언급하면서 절차상 형평성을 꼬집었다. 강 의원은 “문대성 전 의원의 박사 논문 표절 (심사하는 데까지는) 24일이 소요됐다. 지금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건은 392일이 소요됐다”고 질타했다. 이에 임 총장은 “(문대성 전 새누리당 의원과 김건희 여사의 표절 논문 심사는) 똑같은 규정이 적용된다”며 “김건희 여사 논문과 문대성 전 의원의 학위 논문 심사 차이는 예비조사에서 문 전 의원 건은 시효가 되지 않아서 바로 들어갔고 김 여사는 시효가 도과 돼서 바로 들어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인여대는 위조 의혹을 받는 김 여사의 과거 논문을 검증하기로 했다. 서동용 의원실에 따르면 경인여대는 오는 28일 연구윤리위원회를 열고 김 여사의 논문과 관련해 예비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18일에는 예비조사 결과를 보고하고 12월 2일 본조사 진행 여부 등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논문은 김 여사가 경인여대 한 교수와 함께 2009년 한국디자인트렌드학회의 학술지 ‘한국디자인포럼’에 게재한 것이다. 김 여사는 이 논문에 제2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국정감사 과정에서 이 논문에 포함된 설문조사 결과가 2008년 11월 ‘한국사회체육학회지’에 실린 다른 논문에 있는 표본을 가져온 것이고 실제 조사 없이 임의로 작성됐다는 위조 의혹이 불거졌다.
  • 평택 ‘제빵공장 끼임 사망’ SPC 계열사 압수수색

    평택 ‘제빵공장 끼임 사망’ SPC 계열사 압수수색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경기 평택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20일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라며 경위 파악을 지시한 지 반나절 만이다. 고용부 경기지청과 평택경찰서는 이날 오후 평택 SPL 본사와 제빵공장을 압수수색했다. SPL 평택공장에서 일하던 A(23)씨는 지난 15일 샌드위치 소스 교반기(액체 등을 휘저어 섞는 기계) 안으로 빨려 들어가 사망했다. 고용부는 “교반기에 끼임 사고 방지 장치(인터록)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없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안전조치 의무를 준수했는지 살필 예정”이라며 “지난 4월 끼임 부상사고 이후 재발 방지 대책이 수립·이행됐는지 등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또 2인 1조 작업 매뉴얼 준수 여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교육 규정 준수 여부 등 여러 의혹도 살펴보겠다고 했다. 고용부는 강동석 SPL 대표이사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은 평택공장의 안전관리책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각각 입건했다. 12시간 맞교대 근무의 장시간 노동이 사고를 부추겼다는 지적도 제기된 만큼 열악한 노동 여건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여러 진상 파악과 함께 필요한 제도적 문제에 대해 검토를 지시한 만큼 해당 부처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SPL 혼합기 끼임 사고 동향보고’를 보면 사고 전날 오후 8시부터 야간 근무를 했던 A(23)씨는 10시간 정도 일하다 근무 교대 시간 2시간 정도를 앞두고 사고를 당했다. 이 공정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2조 2교대 근무를 한다. 주 근무시간이 55시간에 이르지만, 일주일 중 하루는 8시간만 일하는 방식으로 주 최대 52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을 통해 공개된 남자친구와의 생전 카카오톡 메시지에서도 장시간 노동과 야간 근무의 어려움이 드러난다. “이래서 야간 오지 말라고 한 겨(거)”, “일 나 혼자 다 하는 거 들킬까 봐”, “졸려 죽오(어)” 등 고인은 평소에도 일의 어려움을 자주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 참사 부른 ‘12시간 맞교대’… SPL 대표 중대재해법 위반 입건

    경기 평택 SPC 계열의 SPL 제빵공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지 닷새 만에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20일 강제수사에 착수하면서 사측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 등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부는 경영 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 여부 규명에도 수사력을 집중한다고 밝힌 만큼 이번 수사가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동안 제기된 위험한 노동 환경 등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주야간 12시간 맞교대 근무하는 장시간 노동이 사고를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받은 ‘SPL 혼합기 끼임 사고 동향보고’에 따르면 사고 전날 오후 8시부터 야간 근무를 했던 A(23)씨는 10시간 정도 일하다 근무 교대 시간 2시간 정도를 앞두고 사고를 당했다. 이 공정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2조 2교대 근무를 한다. 주 근무시간이 55시간에 이르지만, 일주일 중 하루는 8시간만 일하는 방식으로 주 최대 52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을 통해 공개된 남자친구와의 생전 카카오톡 메시지에서도 장시간 노동과 야간 근무의 어려움이 드러난다. “이래서 야간 오지 말라고 한 겨(거)”, “일 나 혼자 다 하는 거 들킬까 봐”, “졸려 죽오(어)” 등 고인은 평소에도 일의 어려움을 자주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상임대표인 권영국 변호사는 “SPC 그룹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는 휴식 시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허울뿐인 주 52시간 근무 시간을 지키려고 그 안에 한 명이 감당하기 어려운 작업 물량을 강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용부는 SPL 대표이사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고용부는 사고가 발생한 기계가 2019년 제작돼 자율안전확인신고 대상인데도 끼임 사고 방지 장치(인터록)나 덮개 같은 안전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이유를 살펴보고 있다. 또 회사의 매뉴얼 등을 토대로 작업의 위험성을 알고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 “보복 수사” vs “정당 수사”...파행 거듭하며 난장판된 대검 국감

    “보복 수사” vs “정당 수사”...파행 거듭하며 난장판된 대검 국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20일 대검찰청 국정감사가 검찰의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반발한 민주당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파행됐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 국감에 복귀하기로 했다가 법사위 국감 참여 여부에 대해 법사위원들이 별도로 논의하기로 하면서 결국 불참을 선언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민주당 간사 기동민 의원 측에 국감 참석을 요청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국감장에 들어오지 않았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법사위 전체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당사 압수수색 중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대국민 사과 ▲이원석 검찰총장의 사퇴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고형곤 서울중앙지검 4차장·강백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에 대한 문책 등을 요구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감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 의원은 “어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가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했는데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출입 기록은 단 3회에 불과하고, 사무실에는 개인 소지품도 가져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는 범죄 수사를 가장한 야당 탄압으로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 반등을 기대할 수 없다”며 “요구 사항이 수용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국정감사에 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회의장 안에서 40여분 가량 민주당 의원들을 기다리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민주당의 보이콧을 비판했다. 장동혁 의원은 “결백하다면 민주연구원 문을 열고 자료를 제출해 결백을 스스로 증명하면 된다”며 “개인의 범죄에 대한 압수수색인데 민주당이 국감에 임하지 않는다면 국감장마저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용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수진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수사는 정치보복이 절대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뜻과 정신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여기서 당 차원으로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에) 빨려 들어가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이번 국감은 문재인 정권 5년에 대한 감사인데 민주당의 참석 없이 진행되는 것은 아무런 의미 없다”며 “위원장께서 잠시 국감 회의를 미루고 민주당의 참여를 촉구하면서 국감장 인근에서 대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민주당의 국감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 국감 개의를 미루겠다”며 오전 11시 15분 국감 연기를 선언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3시 5분쯤 국민의힘 의원들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회의장에 입장한 가운데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시작했다. 김도읍 위원장이 감사 개시를 선포하자 회의장 밖에 있던 민주당 의원 10여명은 ‘야당 탄압 규탄한다’, ‘보복 수사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순식간에 위원장석을 에워싼 뒤 거칠게 압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보복수사 중단하라”, “김건희도 체포하라”는 발언 등을 외쳤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짓말도 중단하라”, “이재명을 수사하라” 등의 구호로 맞받아쳤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여기 검찰총장이 나와 저 “불법인지 알 수 있는 건 총장인데 총장을 상대로 야당탄압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왜 그런 기회를 마다하냐”고 소리 높였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역시 “국감은 본회의에서 의결된 것이고 국정감사를 안하면 국회 책무를 버리는 것”이라고 함께 소리쳤다. 기 의원은 “국정감사를 당하는 일개 피감기관이 국정감사를 오늘 앞두고서 어제 제1야당을 이렇게 압수수색 진행하는게 말이 되는 소리냐”며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의 계속된 항의에 “그럼 죄를 짓지 말든지”라고 말했고, 이에 기 의원은 “누가 죄를 지었나. 위원장이 무슨 망언인가”라고 따졌다. 이후 김 위원장은 질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3시 36분쯤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이날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오후 4시 10분쯤에 재개됐다. 기 의원은 국감 정회 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김도읍 위원장의 일방적이고 독단적 진행, 여야 합의 없는 편파 진행은 참기 어려워 정상적으로 국감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회 민주주의 유린은 여야 문제가 아니고 그 배후는 검찰도 여당도 아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법사위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을 향해 공개서한을 전했다. 이들은 “검찰이 전방위 정치수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법무부와 검찰에 지시해 주시기 바란다”며 “현재 자행되는 야당 탄압이 대통령의 뜻에 반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 “SPC, 살인적인 12시간 교대 근무…노동자 기계 취급”

    “SPC, 살인적인 12시간 교대 근무…노동자 기계 취급”

    경기 평택의 SPC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주·야간 12시간 맞교대 근무하는 장시간 노동이 사고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받은 ‘SPL 혼합기 끼임 사고 동향보고’에 따르면 사고 전날 오후 8시부터 야간 근무를 했던 A(23)씨는 10시간 정도 일하다 근무 교대 시간 2시간 정도를 앞두고 사고를 당했다. 이 공정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2조 2교대 근무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주일에 5일을 하루 12시간씩 야간 근무를 한다는 얘기다. 유족을 통해 공개된 남자친구와의 생전 카카오톡 메시지에서도 장시간 노동과 야간 근무의 어려움이 드러난다. “이래서 야간 오지 말라고 한겨(거)”, “일 나 혼자 다 하는 거 들킬까봐”, “졸려 죽오(어)” 등 고인은 평소에도 일의 어려움을 자주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상임대표인 권영국 변호사는 “SPC 그룹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는 휴식 시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허울뿐인 주 52시간 근무 시간을 지키려고 그 안에 한 명이 감당하기 어려운 작업 물량을 강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인은 특히 야간에 일하다 사망했다”며 “그렇게 일을 시키면 누구도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없다. 노동자를 감정 없는 기계로 취급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수진 의원은 “12시간 주야 맞교대 노동은 노동자의 정신과 삶을 갉아먹는다. 이 때문에 국제암연구기구에서도 2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회사는 살인적인 주야 맞교대 방식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경위 파악을 지시한 가운데 고용노동부와 경찰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출근길 문답에서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라며 “오늘 아침 이 일에 대해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리 법이나 제도나 이윤도 다 좋지만, 우리가 같은 사회를 살아나가는데 사업주나 노동자가 서로 상대를 인간적으로 살피는 최소한의 배려는 서로 하면서 우리 사회가 굴러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고용부는 SPL 대표이사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고용부는 사고가 발생한 기계가 2019년 제작돼 자율안전확인신고 대상인데도 끼임 사고 방지 장치(인터록)나 덮개 같은 안전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이유를 살펴보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식품가공용 혼합기는 2013년부터 자율안전확인신고 대상 기계·기구에 포함돼 회전날 접촉 위험이 차단된 구조로 제조·사용돼야 한다. 또 회사의 매뉴얼 등을 토대로 작업의 위험성을 알고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A씨의 장례 절차는 이날 마무리됐다. 경찰은 지난 19일 A씨 시신에 대한 부검을 마치고, 유족에게 인계했다.
  • “으으으” 신음소리만 듣고 구급차 출동…쇼크 환자 살렸다

    “으으으” 신음소리만 듣고 구급차 출동…쇼크 환자 살렸다

    소방관이 수화기 속 가느다란 신음을 허투루 넘기지 않고 신속 정확히 대응해 응급환자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충북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소속 전문관제요원인 김형우 소방장이다. 20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4시30분쯤 119상황실에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30초 가까이 “으으으으”하는 신음 소리만 냈다. 전화를 받은 김 소방장은 위급 상황임을 직감, 위치정보시스템(GPS)으로 신고자 위치를 파악했다. 대략적으로 파악된 신고자 위치는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 하지만 정확한 위치는 나오지 않았다. 더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김 소방장은 분평동 지역으로 구급차를 보냄과 동시에 관할 동사무소와 일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신고자 전화번호 검색을 요청했다. 그 결과, 신고자는 분평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 사는 주민으로 확인됐다. 상세 위치를 전해 받은 119구급대는 현장으로 가 저혈당 쇼크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신고자를 발견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앞서도 김 소방장은 과거 두 차례나 대형 화재를 막은 이력이 있다. 지난해 12월 15일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영상통화를 활용, 신고자에게 소화기 사용법을 알려줘 초기 진화를 유도했다. 당시 집에는 1학년 여중생과 초등학교 6학년 여아 2명만 있던 상태로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 뻔했다. 그는 또 같은 달 10일 제천시 한 아파트 주방 전기오븐에서 불이 났을 때도 영상통화로 소화기 사용법을 설명해 피해를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방장은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데 작은 도움을 보탤 수 있어 다행”이라며 “앞으로 사소한 신고사항도 더욱 꼼꼼히 살펴 도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민주 “당사 압수수색 중단하라”… 법사위 대검 국감 파행

    민주 “당사 압수수색 중단하라”… 법사위 대검 국감 파행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대상 국정감사가 검찰의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반발한 더불어민주당의 보이콧으로 파행했다. 20일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국감에 참여하지 않은 채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상 국감 불참을 선언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 측에 국감 참석을 요청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국감장에 들어오지 않았고, 결국 이날 대검 국감은 개의가 미뤄지다 열리지 못했다.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당의 보이콧을 비판했다. 장동혁 의원은 “결백하다면 민주연구원 문을 열고 자료를 제출해 결백을 스스로 증명하면 된다”며 “김용(민주연구원 부원장) 개인의 범죄에 대한 압수수색인데 민주당이 국감에 임하지 않는다면 국감장마저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용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형수 의원은 “금품 수수 사건에서 주거지와 사무실 압수수색은 수사의 기본 중 기본”이라며 “야당 당사는 치외법권 지역인가”라고 지적했다. 시대전환 소속 조정훈 의원도 “민주당은 유례없는 당사 압수수색을 받고 당황스럽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을 수 있다”며 “그래도 이를 악물고 들어와서 민생을 위한 국감을 진행하는 것이 민주당 주장의 공감을 얻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민주당 참석 없이 국감이 진행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국감 개의를 미룰 것을 제안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과 시대전환만으로 국감을 실시하는 것보다는 좀 더 인내하며 민주당도 참여하는 국감이 되길 희망한다”며 개의를 미뤘다.한편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앞선 기자회견에서 ▲당사 압수수색 중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대국민 사과 ▲이원석 검찰총장 사퇴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고형곤 서울중앙지검 4차장·강백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에 대한 문책 등을 요구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국감에 응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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