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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수의 산책] 글로벌 경쟁 위해 대학에 획기적 자율권을

    [이종수의 산책] 글로벌 경쟁 위해 대학에 획기적 자율권을

    한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보려면 그 나라의 대학을 보면 된다. 연구개발과 혁신을 주도하고 다음 세대의 인재를 교육하는 곳이 대학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의 대표적 대학들에서 들려오는 비명이 심상치 않다. 교수를 초빙할 때 해외에 거주하는 유능한 연구자일수록 한국으로 오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급여 수준이 미국이나 홍콩 그리고 싱가포르 대학의 절반, 심지어는 3분의1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고 집값이 크게 올라 한국에 들어와 생활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우리 사회 내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불황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대학에 재직하는 사람으로서 월급 인상 타령을 할 수는 없다. 실제 대학들이 고통 분담의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등록금 동결과 보수 인상 자제를 시작한 적도 있다. 정부도 2012년 반값등록금 정책을 시작으로 등록금 인상을 직간접적으로 통제해 왔다. 우리 내부의 분위기와 정부 정책은 그랬다 치더라도 글로벌 인재 채용 시장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연구 중심 대학으로 글로벌 수준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대학들은 인재 채용과 활용에서 직격탄을 맞는 상황이 됐다. 비상한 수단과 전략으로 대처하려 하지만, 근본적 재정구조와 자율성이 취약한 상태여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따금 대학들이 사회적으로 혹독한 비판을 받을 때 너털웃음을 웃게 되는 경우가 있다. 적립금 규모로 대학이 비판받을 때가 그중의 하나다. 2024년 현재 한국에서 적립금을 가장 많이 쌓아 놓은 대학은 홍익대로 7897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다음이 연세대로 6182억원을 교비회계 적립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3위 이화여대는 6123억원, 고려대는 4187억원, 수원대는 4025억원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것이 지금 현재 대학 재정 알리미 홈페이지에 공시돼 있는 현황이다. 적립금은 여론과 정부가 대학을 때릴 때 활용되는 좋은 소재다. 엄청난 돈을 벌어들여 잉여로 쌓아 놓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대학 재정이 어렵다고? 대학 곳간에 적립금 수천억”이라는 제목이 지금도 인터넷에 떠 있다. 이런 기사와 정부 정책을 볼 때면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들이 경쟁해야 하는 선진국의 상황을 보여 주고 싶어진다. 미국의 대학에서 한국의 적립금 개념으로 분류할 수 있는 재정이 ‘인다우먼트’(endowment)라는 계정인데 예일대는 55조원, 프린스턴대는 48조원, 펜실베이니아대는 28조원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하버드대는 68조원 규모다. 한국의 대학 전체가 갖고 있는 적립금을 합쳐도 이런 대학 중 하나의 적립금 수준에도 이르지 못한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4년제 사립대학 교비회계 누적 적립금은 모두 합쳐 8조 3559억원이었다. 불과 몇 주 전 교육부가 주도하는 글로컬 사업 선정 결과 발표를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다 나도 모르게 크게 웃었다. 미안한 말이지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심사를 맡았던 사람이 인터뷰하기를 “해마다 200억원씩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해 해당 대학을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하는 바람에 혼자서 폭소를 터뜨렸던 것이다. 매해 200억원씩 5년간 1000억원으로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말에. 웃은 건 미안하지만 현실과 위기 상황을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국내 정치 흐름을 보건대 대학이 등록금을 올리고 재정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는 기대난망이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다. 자격을 갖춘 대학에는 획기적 자율성을 부여해 주는 일이다. 글로벌 경쟁을 치열하게 벌여야 하는 몇 개의 연구 중심 대학에 학생 선발, 세원 개발, 학사 행정에 전폭적으로 자율성을 부여한다면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다. 도피 유학, 절망 유학으로 해마다 천문학적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국내 교육 재원으로 선순환시킬 수 있다. 이 문제를 정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입시의 킬러문항을 잡아내는 것으로 교육개혁의 비전이 그쳐서는 곤란하다. 큰 그림으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종수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
  • 尹, 쌍특검법 거부권 전망… 김 여사 사과엔 ‘신중 모드’

    尹, 쌍특검법 거부권 전망… 김 여사 사과엔 ‘신중 모드’

    윤석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김건희여사특검법과 채상병특검법 등 ‘쌍특검법’과 지역화폐법에 대해 이번 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29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30일 국무회의에 관련 법안이 상정돼 재의요구안을 심의·의결할 전망이다. 국회는 지난 22일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재의요구권 행사 시한이 다음달 4일까지인 만큼 윤 대통령은 이번 주 중 재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재가 시점은 미정”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23일 용산 대통령실 백브리핑에서 “반헌법적, 위법적 법안”이라고 말했다. 김여사특검법에 대해선 야당이 수사를 지휘하는 법안으로 삼권분립 원칙 위반, 채상병특검법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미 수사 중인 법안, 지역화폐법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과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를 각각 댔다. 이번 주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결정 전망이 나오면서 대통령실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김 여사가 직접 사과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만 밝혔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인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사과 여부를 검토하기는 섣부르다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김여사특검법에 관한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 여당 내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 총선 기반 다지는 이시바… 킹메이커 스가·경쟁자 고이즈미 기용

    총선 기반 다지는 이시바… 킹메이커 스가·경쟁자 고이즈미 기용

    결선서 다카이치 누르고 극적 역전정책통이지만 ‘배신자’ 이미지 약점간사장 모리야마·재무상 가토 등 통합 인사… 당 장악력 높이는 전략늦어도 11월 10일 총선 실행 목표 비주류·무계파의 대명사인 이시바 시게루(67) 신임 자민당 총재가 다음달 1일 일본의 102대 총리로 취임한다. 불법 선거자금 스캔들로 흔들린 당을 서둘러 추스르고 조만간 치를 것으로 관측되는 총선거에서 의석을 지켜 내는 게 향후 ‘이시바 정권’의 ‘쇼넨바’(正念場·중요 국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지난 27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154표를 얻어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181표)에게 27표 차로 졌다. 과반 득표가 나오지 않아 1, 2위가 다시 치른 결선투표에서 215표를 확보하며 21표 차로 극적인 역전을 이뤄 냈다. 자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은 반면 동료들에게는 표를 얻지 못해 네 번의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엔 달랐다. 그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데는 기시다파 수장이었던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지지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킹메이커’ 역할을 했다는 게 중론이다. 기시다 총리는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의 강경한 외교안보 정책에 우려를 드러내며 의원들에게 결선에서는 다카이치 이외의 후보에게 투표하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내 유일한 파벌(54명)을 유지하는 아소 다로 전 총리(부총재)가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을 지원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자민당에서는 최고 정책통으로 통하지만 당내 장악력은 약하다는 게 그의 한계였다. ‘시초후군’(鷲鳥不群), 독수리나 매 같은 강한 새는 무리를 짓지 않는다는 그의 좌우명과도 일맥상통하는 행보다. 일각에서는 ‘주변 분위기를 읽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1993년 정치개혁을 주장하며 탈당했다가 1997년 재입당해 당에서는 ‘배신자’ 이미지가 있다. 특히 아베 신조 전 총리와는 번번이 대척점에 서 ‘아베 정적’으로 불린다. 이에 이시바 신임 총재는 이번 선거에서 경쟁한 후보를 폭넓게 등용하는 등 ‘통합’을 기조로 한 인사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르면 오는 10월 27일, 늦어도 11월 10일 총선을 치르는 것을 목표로 안정적인 당내 기반을 우선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29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당 부총재로는 자신을 지지한 스가 전 총리를 기용할 방침이다. 당 2인자인 간사장 자리에는 모리야마 히로시 총무회장을 기용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스가 전 총리의 영향력을 활용해 약점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모리야마 총무회장 역시 기시다 총리나 옛 니카이파, 연립정당인 공명당과의 관계가 양호한 7선 의원으로 조율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선거 얼굴’인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기용한다. 그의 참신함을 앞세워 선거 간판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관방장관은 하야시 요시마사 현 관방장관이 연임한다. 가토 가쓰노부 전 관방장관은 재무상으로 내정됐다. 결선에서 겨룬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에게는 총무회장 자리를 제안했지만 그가 고사했다고 알려졌다. 외무상에는 자신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이와야 다케시 전 방위상을 임명하기로 했다.
  • 린가드-일류첸코 패스 금지령?…‘의외의 고민’ 김기동 서울 감독 “둘만 공 주고받아”

    린가드-일류첸코 패스 금지령?…‘의외의 고민’ 김기동 서울 감독 “둘만 공 주고받아”

    프로축구 FC서울의 김기동 감독이 의외의 고민을 털어놨다. K리그 통산 첫 도움으로 팀 승리를 이끈 제시 린가드가 다른 동료들의 기회를 살리지 않고 일류첸코에게만 공을 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류첸코는 “노코멘트”라며 웃었다. 서울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24 정규시즌 32라운드 수원FC와의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일류첸코가 체력에 부쳐 후반전에 투입할 계획이다. 상대가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 골을 노릴 것”이라고 했는데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승점 50점 고지에 오른 5위 서울은 3위 강원FC를 2점 차로 추격했다. 승리의 주역은 린가드와 일류첸코였다. 후반 20분 린가드는 자신이 얻어낸 코너킥을 직접 처리했고 일류첸코가 헤더 골로 화답했다. 두 선수는 득점한 뒤 춤을 추며 기쁨을 나눴다. 일류첸코는 시즌 14호 골로 스테판 무고사와 함께 리그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득점 선두에 등극해 기쁘다. 하지만 팀이 승점을 가져온 게 더 중요하다”며 “축구에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우리에게도 우승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린가드한테 일류첸코에게 공을 주지 말라고 말했다. 린가드가 다른 동료들의 기회를 보지 않고 일류첸코에게만 패스한다(웃음)”며 “둘이 대화를 많이 한다. 공격을 풀어나가는 패턴도 같이 고민한다. 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이날 페널티킥도 함께 얻어냈다. 후반 35분에도 린가드가 원터치 패스로 전방에 공을 보냈고 침투하던 일류첸코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김태한의 태클에 차였다. 린가드가 키커로 나섰는데 골대 위로 날렸다. 일류첸코는 “나도 차고 싶었지만 린가드가 원해서 양보했다. 실축도 축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린가드에게 페널티킥을 양보한 일류첸코는 항상 팀을 먼저 생각한다. 득점왕을 안겨주겠다고 약속했다.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일류첸코를 치켜세웠다. 한편 서울은 이날 유료 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8년 이후 K리그 한 시즌 홈 누적 최다 관중 기록(43만4426명)을 세웠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지금보다 많은 관중을 모실 수 있다. 홈 개막전에 5만명이 넘는 관중이 찾았는데 우리가 승리하지 못하면서 팬분들이 실망했고 이후 많이 찾아오지 않았다”면서 “내년엔 시즌 출발부터 잘해서 올해 기록을 넘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다짐했다.
  • 尹, 이번주 쌍특검법 재의요구권 행사···김건희 여사 사과는 “다양한 의견 듣는 중”

    尹, 이번주 쌍특검법 재의요구권 행사···김건희 여사 사과는 “다양한 의견 듣는 중”

    김건희여사특검법·채상병특검법·지역화폐법 등대통령실 “반헌법적, 위법적 법안” 윤석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김건희여사특검법과 채상병특검법 등 ‘쌍특검법’과 지역화폐법에 대해 이번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29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30일 국무회의에서 관련 법안이 상정되고 재의요구안을 심의·의결될 전망이다. 국회는 지난 22일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고, 재의요구권 행사 시한은 다음달 4일까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23일 용산 대통령실 백브리핑에서 “반헌법적, 위법적 법안”이라고 말했다. 김여사특검법에 대해선 야당이 수사를 지휘하는 법안으로 삼권분립 원칙을 위반한다, 채상병특검법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미 수사 중이다, 지역화폐법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과 정부의 예사 편성권을 침해한다고 이유를 댔다. 이번주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해 검찰의 불기소 전망이 나오면서 대통령실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김 여사가 직접 사과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만 밝혔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인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사과 여부를 검토하기는 섣부르다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김여사특검법이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 여당 내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 “빵의 지옥에서 벌 받는 기분” 역대급 인파에 ‘깜짝’…대전에서 무슨 일이

    “빵의 지옥에서 벌 받는 기분” 역대급 인파에 ‘깜짝’…대전에서 무슨 일이

    가을을 맞아 지역 곳곳에서 축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28일부터 열린 대전 빵 축제에 엄청난 인파가 몰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관광공사는 지난 23일 다양한 빵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대전 빵 축제가 대전 동구 소제동 카페거리, 대동천 일원에서 지난 28일부터 열린다고 밝혔다. 이 행사에서는 개막식, 10m 대형바케트 커팅 시연, 대전 및 전국 유명 빵집 컬렉션, 지역 상권 연계 아트플리마켓, 빵잼 만들기 체험, 지역아티스트 버스킹·베이커 브라스 밴드 등 공연, 꿀잼도시 대전 빵집 퀴즈쇼 등이 진행된다. 또한 빵빵네컷 포토부스, 빵크레인, ‘빵든벨을 울려라! 클라이밍’, ‘100% 당첨! 룰렛이벤트’ 등 구매가격에 따라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꿈씨패밀리 포토존, 최고의 맛잼빵집 어워즈 등 다양한 부대 이벤트 프로그램도 펼쳐진다. 지난해 서대전 공원에서 올해는 소제동 카페거리 및 대동천 일원으로 옮겨 축제를 개최함에 따라 행사 규모가 확대됐다. 빵 참가업체도 지난해 69개에서 81개로 늘어났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사진에 따르면 사람들로 가득 찬 거리는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는 모습이다. 많은 사람이 몰린 탓에 행사장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수백 미터 넘게 줄을 섰으며, 입장에만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인파가 몰리면서 주변 카페나 음식점에도 손님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대전 빵 축제 오지마라. 올해가 역대급 줄이다. 심지어 계속 불어나고 있다”, “기다린다고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만큼 절망적인 줄 길이는 처음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대전 빵 축제가 아니고 빵 지옥이다.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줄에 서서 계속 기다리지만 영원히 빵을 살 수 없는 빵의 지옥도, ‘빵옥도’에서 벌을 받는 것 같았다”는 후기를 남겨 웃음을 자아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사진만 봐도 사람이 많아 보이는데 사고 날까 봐 조마조마하다. 다들 무사히 축제 즐기다 오시길”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대전이 빵으로 유명한 이유는 대전의 명물 성심당때문이다. 대전은 토종 빵집 ‘성심당’을 빼면 가거나 즐길 곳이 적어 ‘노잼도시’라는 별명이 붙었다. 대전의 명물인 성심당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빵 구매를 위한 오픈런은 일상이고, 4만원대 케이크기 중고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재판매될 정도다. 대전관광공사의 ‘2023년 대전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전여행 중 방문 또는 방문 예정인 장소로 응답자의 60.3%가 ‘성심당’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대전을 방문한 여행객 중 84.5%가 ‘당일치기’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성국 사장은 “대전이 전국 최고 빵의 도시인만큼 이번 축제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많은 방문객이 빵과 함께 즐겁게 지내도록 가을의 정취와 빵에 대한 호기심·재미를 느낄 수 있는 행사장 조성과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왜 부사관 당직수당은 ‘4만원’인가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부사관 당직수당은 ‘4만원’인가 [밀리터리 인사이드]

    부사관 지원자 해마다 감소병사와 월급 격차 ‘84만원’‘병사 임금 논쟁’ 이후 우리가돌아봐야 할 각종 차별들같은 공무원인데 ‘쥐꼬리 당직수당’자녀교육, 단기복무 수당 불이익도내년부터 병사 월급이 ‘200만원’을 넘게 됐습니다. 이미 전역한 분들은 격세지감을 느낄텐데요. 29일 국방부 예산계획에 따르면 내년 병장 월급은 150만원, 병사들의 미래 대비를 위한 ‘내일준비적금’이 최대 55만원으로 합하면 205만원이 됩니다. 병사들에 대한 대우가 좋아지다보니 부사관 지원자가 급감하고 있다는 보도가 많이 나옵니다. 심지어 “병사 월급이 부사관 임금을 역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물론 각종 혜택과 수당을 합하면 부사관 수입이 병사보다는 높습니다. 그렇지만 격차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국회입법조사처 분석을 보면 하사 1호봉과 병장의 월급 차이는 2022년 145만 1440원이었지만, 2023년 106만 4080원, 올해 84만 2107원까지 좁혀졌습니다. 하사 1호봉의 직급보조비, 급식비, 명절휴가비, 시간외 수당 등을 합하면 평균 249만 2107원이라고 합니다. 부사관은 병사와 달리 수입에 대한 ‘세금’도 내야 합니다. 앞으로 두 계급간 수입 격차가 더 줄어들면 50만원 밑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장기복무가 목적이 아니라면, 앞으로 병사 복무의 이점이 훨씬 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부사관 충원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육군은 2019년 91.3%, 2020년 90.3%, 2021년 91.7%, 2022년 92.2%, 지난해 90.1%로 매년 90% 언저리에 머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인원이 많다보니 충원에 어려움이 크겠죠. 더 큰 문제는 군 내에서 인기가 높았던 공군과 해군으로 부사관 충원율 저하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는 겁니다. 해군 부사관 충원율은 2019년 99.7%나 됐지만 지난해 95.4%로 내려갔습니다. 공군도 같은 기간 97.9%에서 95.1%로 떨어졌습니다. 밀리터리 인사이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부사관 충원율 문제를 지적해왔습니다. 문제가 일부 개선된 부분도 있지만, 불합리한 상황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이번엔 단순히 급여 총액 측면의 비판보다 구체적으로 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차별’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왜 군인이어서 차별받아야 하나. 독자 여러분도 이번 기회에 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경찰 당직수당 ‘10만원’…왜 차별하나 군인과 경찰, 소방관 모두 나라를 위해, 우리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고마운 분들입니다. 누구는 더 힘들고 누구는 더 쉬운 일이라고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생이 많은 직업입니다. 그런데 ‘당직수당’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부사관 당직수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일 1만원, 휴일 3만원에 불과했습니다. 언론에서 문제제기를 수없이 한 뒤에야 올해 평일 2만원, 휴일 4만원으로 올랐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각각 3만원, 10만원, 소방관은 5만원 10만원입니다. 예를 들어 같이 바다에서 일하는데, 해양경찰 갓 입직한 순경은 당직비로 10만원을, 해군 상사는 4만원을 받는다는 겁니다. 일반 공무원도 휴일 당직비로 6만원을 받습니다. 명백한 차별인데 정부에선 쉬쉬합니다. 국방부는 이 당직비를 공무원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예산당국의 문턱을 넘기 쉽지 않았다고 호소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전국 경찰관 수는 13만명, 부사관은 12만명입니다. 부사관이 더 적습니다. 인원이 많아서 예산 부담이 된다면 경찰관은 왜 당직비로 2배 넘는 10만원을 지급할까요? 이제 새로 군문에 들어설 MZ 세대에게 이렇게 ‘충성심’만 강요할 순 없습니다.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군인의 특성상 상급자의 지시를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영내에 장시간 머물러야 하는 부사관의 특성상 야근이나 휴일 당직 뒤 제대로 쉬지 못 하고 연속 근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방부는 이런 오랜 병폐를 직시하고 당직근무 뒤 휴식을 보장하는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디지털 근무 등록 체계를 강화하고, 폐쇄회로(CC)TV 확대를 통한 경계근무 효율화 방안도 필요합니다. ●왜 군인은 ‘자녀 교육’에서 차별받나 부사관 명예퇴직자가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2021년 712명에서 2022년 1045명, 지난해 1616명으로 3년 만에 2배 넘는 규모로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515억원을 명예퇴직수당으로 썼는데, 퇴직자 규모를 미리 예측하지 못 해 165억원을 세부 사업 조정으로 끌어다 쓸 정도였습니다. 우리는 부사관이 군문을 나가는 이유를 단순히 임금 수준이 열악해서라고 여깁니다. 그런데 군인은 다 아는데 일반인은 잘 모르는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녀 교육’ 문제입니다. 군인은 경찰관이나 소방관과 달리 다수가 격오지로 배치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격오지 교육여건에 불만을 가진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올해 한국국방연구원이 직업군인과 배우자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근무지가 자녀 교육에 적합하다고 한 비율은 36.7%에 그쳤습니다. 부적합하다는 의견은 34.9%, 보통이라는 의견은 28.4%였습니다. 또 자녀 교육을 위해 전역할 수 있다는 의견은 58.9%나 됐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의견은 25.7%, 보통이라는 의견은 15.5%였습니다. 국방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미 대안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국에서 85곳의 ‘자율형 공립고’가 운영됐는데, 이달엔 3차 공모를 합니다. 잦은 부대 이동에 따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정부가 지정하는 학교들입니다. 경기 파주의 명문고 ‘한민고’를 육성하는 등 학부모들이 주목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제2, 제3의 한민고를 육성하기 위해선 훨씬 더 많은 예산 지원이 필요합니다. 군인 자녀의 대학 진학 혜택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단기복무 장려수당’도 차별이 있다 부사관 지원자에게 주는 ‘단기복무 장려수당’이 모두에게 지급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이 수당을 받은 부사관은 전체 인원의 20%에 불과합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체 부사관 임관자 중 단기복무 장려수당을 수령한 비율은 2021년 22%(1919명), 2022년 21%(1694명), 2023년 20%(1166명)로 계속 줄고 있습니다. 지급 대상을 ‘군 복무 경력이 있는 부사관 임관자’로 제한했기 때문인데, 모든 부사관에게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올해 초엔 “부사관만 단기복무 장려수당에 과세하고 장교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국가가 부사관 복무를 장려한다면 이 수당에 대해 비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경직된 사고를 과감히 틀어야 군의 큰 호응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올해 정부는 심각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장려금’을 비과세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면밀히 숙의해보길 바랍니다.
  • “아동훈육, 이렇게 하면 학대”…경찰, 판단지침 발간

    “아동훈육, 이렇게 하면 학대”…경찰, 판단지침 발간

    경찰이 아동에 대한 훈육 허용 기준 등을 담은 ‘아동학대 판단 지침서’를 제작·배포한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으나 구체적인 아동 훈육 범위에 관해 법이나 판례, 사회적 합의 등으로 정해진 것이 부족하다”며 “아동을 양육·교육하거나 학대 행위를 수사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지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국수본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20년 1만 6149건에서 2023년 2만 8292건으로 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정 내 아동학대 사건처리 건수는 4538건에서 1만 554건으로, 집단 보육시설 아동학대는 571건에서 1394건으로 급증했다. 지침서는 법원의 유무죄 판결, 검찰의 불송치, 경찰의 불입건 등 모두 172건의 사례를 15가지 분류했다. 가정, 학교, 보육시설 등으로 영역을 나눠 다양한 상황별 훈육과 학대 판단 기준과 수사 착안 사항도 적었다. 예컨대 수업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아. 2학년 때 공부 안 하고 왔다 갔다만 했나 봐”라고 말한 교사, 3살 아들이 양치하던 중 소리를 지르자 화가 나 손으로 아들의 왼쪽 뺨을 때린 친아버지의 행위 등은 명백한 아동학대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지침서는 70여쪽의 책자 형태로 제작됐다. 경찰을 비롯해 교육부, 보건복지부, 시민단체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관심 있는 시민은 누구나 경찰청 홈페이지(www.police.go.kr)에서 자료를 받아 볼 수 있다. 다만 경찰은 학대 행위는 구체적인 사안마다 판단이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지침서는 참고 목적으로만 활용해달라고 밝혔다.
  • “한국 선수들 얼굴 좀 봐” 페이커 능욕?…‘분노 유발’ 롤드컵 뮤비

    “한국 선수들 얼굴 좀 봐” 페이커 능욕?…‘분노 유발’ 롤드컵 뮤비

    관중 수 기준 세계 최대 e스포츠 행사로 꼽히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주제곡 뮤직비디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5일 라이엇게임즈는 2024 롤드컵 주제곡인 ‘헤비 이즈 더 크라운’(Heavy is the Crown)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이 영상은 29일 기준 조회 수 2600만회를 돌파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영상이 공개된 이후 서양 선수들의 생김새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반면 아시아계 선수들은 대부분 비슷하게 묘사돼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팀 플라이퀘스트의 ‘마쑤’, 독일 팀 지투 이스포츠의 ‘캡스’는 각자의 얼굴 생김새가 뚜렷하게 구별되는 작화였다. 주제곡을 부른 밴드 린킨 파크의 멤버들도 마찬가지로 개성이 잘 드러나는 모습이었다. 반면 한국과 중국 선수들은 이목구비가 서로 비슷하게 표현됐다. 팀 T1의 ‘구마유시’ 이민형 선수는 실제 진한 쌍꺼풀이 있지만 뮤비에선 외꺼풀로 등장해 다른 한국 선수들과 눈 모양이 똑같아졌다. 이 때문에 머리색이나 안경 착용 여부, 의상 등을 참고해 겨우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선수들도 이러한 묘사에 황당해했다. 팀 KT롤스터의 ‘데프트’ 김혁규 선수는 개인방송에서 “뮤비를 봤는데 빈(중국 팀 빌리빌리 게이밍 소속) 선수라면서요, 나인 줄 알았어”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빈 선수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나도 처음엔 나인 줄 못 알아봤다”고 했다. 미국의 전 LoL 프로 선수인 피터 펭은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왜 모든 아시아 선수가 데프트 선수랑 똑같이 생겼냐. 인종차별 같다”고 비판했다. 뮤직비디오에 지난해 우승팀인 T1의 서사가 없다는 점도 논란을 키웠다. 롤드컵 뮤직비디오에는 직전 대회 우승팀의 서사를 담는 것이 일반적인데, 7년 만에 왕좌에 다시 오른 T1의 주장 페이커의 이야기나 5연승 준우승 아픔을 딛고 끝내 우승을 차지한 T1 선수단의 서사를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공개된 뮤직비디오에는 2022년 우승팀인 DRX의 우승 여정을 잘 담은 것을 비롯해 당시 노래를 불렀던 뉴진스는 단 한 번도 화면에 나오지 않아 비판이 더 거세다. 팬들은 “린킨 파크 헌정 뮤직비디오냐”며 오히려 주제곡을 부른 밴드 린킨 파크를 부각했다고 지적했다. 라이엇게임즈 측에선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비판 여론이 커지자 뮤직비디오 섬네일을 팀 T1의 ‘페이커’ 이상혁 선수 얼굴로 교체한 상태다. 그러나 뮤직비디오에는 “T1 우승하고 이 영상만 몇 개월을 기다렸는데 한순간에 무너졌다”, “어떻게 가수 표정이 주인공들 표정보다 더 생동감 있게 만들었냐”, “이건 모함이고 능욕이다” 등의 댓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 따르면 올해 롤드컵에는 총 8개 지역 리그 20개 팀이 참가한다. 한국에서는 LCK를 대표해 한화생명e스포츠, 젠지 e스포츠, 디플러스 기아, T1(시드 순) 총 4개 팀이 출전했다.
  • 사진맛집·영상맛집 매력 제대로…술시 화려하게 수놓은 ‘금란방’

    사진맛집·영상맛집 매력 제대로…술시 화려하게 수놓은 ‘금란방’

    술시. 저녁 7시부터 9시까지를 일컫는 말로 금란방이 문을 여는 시간이다. 농담 보태 다른 말로 바꾸자면 술 마시는 시간쯤 되겠다. 조선 최고의 힙플레이스 ‘금란방’이 28일을 끝으로 화끈하고 후끈하게 서울의 가을밤을 달궜던 공연을 마무리했다. 수많은 관객참여형 공연 중에서도 끝판왕의 면모를 자랑한 덕에 소문난 사진맛집, 영상맛집을 찾은 관객들이 수많은 콘텐츠를 쏟아내며 지난 한 달간 어떤 공연보다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 2018년 초연, 2022년 재연 후 2년 만에 돌아온 ‘금란방’은 강력한 금주령이 내려진 18세기 조선 영조 시대에 있었을 법한 밀주방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유쾌한 소동극이다. 백성들의 삶은 엄격하게 통제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야한 소설을 좋아하는 임금이 신하 김윤신이 소설을 재미없게 읽자 시중에 나가 배워오라고 시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금란방을 모두가 은밀히 즐기고 싶은 공간으로 만드는 원동력은 바로 전기수(소설을 직업적으로 낭독하는 사람)인 이자상이다. 이자상은 요즘 방송 언어로는 “60초 후에 돌아오겠습니다”의 묘미를 잘 아는, 이야기를 간질간질하고 맛깔나게 잘 끌어가는 이야기꾼이다. 작품은 김윤신과 이자상의 이야기뿐 아니라 김윤신의 딸 매화, 매화의 몸종 영이, 매화의 정혼남 윤구연 등 금란방을 찾는 이들 사이에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를 통해 탄탄한 서사를 완성했다. 평면적이고 평범한 인물들이 아니라 하나하나 발랄하고 유쾌한 인물들이 등장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여기에 관객들이 엽전으로 투표하는 방식 등의 참여를 통해 몰입감을 극대화하면서 한 번 빠지면 누구도 헤어 나올 수 없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자랑한다. 이번 시즌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선보였는데 원래도 사방이 열린 공연장의 특성을 살려 배우와 관객의 경계를 제대로 허물었다. 역대 ‘금란방’ 중에서도 가장 잘 어울렸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배우들은 무대에 올라갔다가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과 직접 소통함으로써 매번 다른 공연을 만들었고 관객들은 배우들과 가까이 접촉하며 작품에 흠뻑 빠져들었다. 공연 전 야외 주막에서 배우들이 짧은 극을 선보인 것도 매력 요소였다. 화려한 무대에 볼거리가 한가득이다 보니 금란방은 특별히 사진맛집, 영상맛집으로서 소문이 자자했다. 특히 오지은, 서연정, 이은솔 등 아이돌급 인기를 자랑하는 출연진은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소셜미디어(SNS)에 이들을 담은 콘텐츠가 넘쳐나기도 했다. 이처럼 관객들의 남다른 애정은 젊고 기발한 공연의 매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 원안위는 왜 삼성전자에 과태료 처분을 내렸을까[業데이트]

    원안위는 왜 삼성전자에 과태료 처분을 내렸을까[業데이트]

    우리 경제의 한 축인 기업의 시계는 매일 바쁘게 돌아갑니다. 전 세계에서 한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위상이 커지면서 경영활동의 밤낮이 사라진 지금은 더욱 그러합니다. 어쩌면 우리 삶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산업계의 소식을 꾸준히 ‘팔로업’하고 싶지만, 일상에 치이다 보면 각 분야의 화두를 꾸준히 따라잡기란 쉽지 않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토요일 오후, ‘業데이트’가 지난 한 주간 화제가 됐거나 의미 있는 산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업뎃’ 해드립니다. 지난 5월 말,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직원 2명이 방사선에 피폭돼 병원을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피해 직원은 지난달 전국삼선전자노동조합(전삼노) 게시판을 통해 “손가락 7개 절단 보류 대기 중이며 피부는 괴사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알리기도 했는데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26일 약 3개월간 진행된 조사 결과, 당시 사고의 원인이 방사선 안전 관리·감독 절차 미비에 있다고 봤습니다. 5월 27일, 피폭 사고 발생 사고는 지난 5월 27일 오후 3시 30분 무렵 일어났습니다.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 두께와 표면 등이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방사선으로 검사하는 장비(XRF 웨이퍼 애널라이저 3640)를 수리하려던 한 정비작업자가 차폐체(셔터 베이스)를 열었는데, 이 때 인터록(안전장치)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작업자 2명이 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된 것입니다. 작업자들은 방사선 발생 장치의 전면 표시등을 통해 방사선 방출을 뒤늦게 확인하고 작업을 중단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아무런 증상이 없어서 그대로 퇴근했지만, 이후 직원들의 손엔 부종과 박리 등 피폭 증상이 발생했습니다.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한 결과 방사선이 외부로 방출된 시간은 14분이나 됐습니다. 원안위에 따르면 작업자 2명은 기준치를 최대 188배 웃도는 방사선에 피폭됐습니다. 개인별 피폭 시나리오를 분석해 재현실험과 선량 평가 등을 수행한 결과 두 사람 모두 피부에 대한 피폭 정도를 나타내는 ‘등가선량’이 안전 기준치를 뜻하는 ‘선량한도’인 연간 0.5시버트(Sv)를 초과한 94Sv, 28Sv로 나타났습니다. 작업 종사자의 경우 1년에 최대 0.5Sv까지 노출되는 걸 허용하고 있는데 이를 각각 188배, 56배 초과한 것입니다. 원안위는 조사 결과 피폭자 2명에게 혈액 및 염색체 이상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손 부위에 방사선 피폭 증상이 있어 치료와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원활한 작업 위한 ‘인위적 조작’이 사고 불렀다사고가 발생한 장비는 당초 셔터 베이스를 벗겨낼 경우 인터록 스위치가 작동하면서 방사선이 나오지 않게 돼 있습니다. 방사선 발생 장치의 전원을 켠 채로 셔터베이스를 열더라도 인터록이 작동하면 문제가 없는 것입니다. 이번 사건에선 이 인터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데, 원인은 배선 오류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원안위는 사건 발생 전 인터록의 스위치와 셔터베이스 간 틈이 벌어지는 문제가 있었고, 이 때문에 배선을 정상 연결해도 방사선이 방출되지 않자 용이한 작업을 위해 누군가 인위적인 배선 조작을 한 것으로 봤습니다. 이러한 인위적인 배선 조작은 기흥사업장에 있는 8대 장비 중 3대에서 발견됐습니다. 게다가 방사선이 방출되고 있다는 경고등도 제구실을 하지 못했습니다. 해당 장비의 경고등은 2015년쯤 부품 수급 문제로 발광다이오드(LED) 방식으로 바뀌면서 크기가 작아져 작업자들이 방사선이 방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작업자들이 방사선 방출 이후 14분이 지나서야 방사선 누출 경고 표시등을 보고 작업을 중단한 이유입니다. 문제는 임의의 배선을 변경한 게 누구인지 확인이 안 된다는 점입니다. 해당 사업장에선 작업자가 작업 전 공용 기록장에 내용을 간략히 적고 부서 내에 공유하는 식으로 정비 업무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01년 도입된 해당 기기는 2022년부터 사고 당시까지 15건의 정비 이력이 남아 있는데, 기록장에선 사고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원안위는 최근 3년간 정비 경험이 있는 사업장·판매자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유의미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원안위 “삼성전자 원자력안전법 등 위반”원안위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이 자체적으로 유지·보수 절차서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지만 방사선안전관리자의 검토나 승인 절차는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흥사업장 방사선안전관리자는 2명으로, 이들이 신고 대상 장비 693대와 허가 대상 장비 1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기들을 관리하느라 작업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관리 감독이 이뤄지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원안위는 방사선안전관리자가 실질적인 관리감독을 하도록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원안위 자체적으로 ▲신고 대상 방사선 기기 안전관리 ▲안전관리자 교육 훈련 개선 ▲30대 이상 기기 보유 기관 실태점검도 추진하겠단 방침입니다. 삼성전자에 대해선 원자력안전법 59조와 91조, 방사선안전관리 등의 기술 기준에 관한 규칙 63조를 위반했다고 보고 기흥사업장에 과태료 부과 등 행정 처분을 할 계획입니다. 회사가 물게 될 과태료는 1000만원 안팎입니다. 장비 안전장치 임의 해제에 대해 최대 450만원, 작업자가 안전기준치인 선량한도를 초과해 피폭된 것에 대해 방사선장해방지조치 미준수로 최대 600만원 수준입니다. 경위를 확인하지 못한 배선 임의 조작에 대해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배선 변경이 인위적으로 일어났다면 작업자의 직접적 과실로 사고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원자력안전법상 형사처벌 조항 뿐 아니라 형법상 과실치사상죄 등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동작 그만, 딥페이크 멈춰” 사격 스타 김예지의 경고

    “동작 그만, 딥페이크 멈춰” 사격 스타 김예지의 경고

    2024년 파리올림픽 사격 분야 은메달리스트 김예지 선수가 참여한 딥페이크 근절 영상이 공개됐다. 전북경찰청은 최근 사회적 이슈인 딥페이크,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 예방을 위해 김예지 선수와 함께 민생침해범죄 근절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30초 분량의 홍보 영상은 딥페이크 범죄의 심각성 및 금융사기 예방 수칙 등으로 각각 제작됐다. 영상에서 김예지 선수는 “딥페이크를 활용한 허위 합성물은 제작·배포 모두 명백한 범죄”, “피싱범죄 속지 않은 게 아닙니다. 다만, 내 차례가 오지 않았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최종문 전북청장은 “세계적 영향력은 물론 모든 국민의 사랑을 받는 김예지 선수가 동참해 범죄 예방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다각화한 홍보를 통해 민생침해범죄가 사전에 예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북경찰청은 해당 영상을 도내 금융·교육기관 등 유관기관과 공유하는 한편 현장 경찰관 대민 교육자료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 日 차기 총리에 ‘역사인식 비둘기파’ 이시바 시게루

    日 차기 총리에 ‘역사인식 비둘기파’ 이시바 시게루

    ‘포스트 기시다 후미오’를 뽑는 일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당선됐다. 자민당은 27일 오후 도쿄에서 제28대 총재 선거를 실시하고 이시바 전 간사장을 임기 3년의 신임 총재로 선출했다. 이시바 총재 당선자는 1차 투표에서 154표를 얻어 181표를 획득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장관과 함께 결선에 진출했다. 이어 결선투표에서 이시바 총재는 215표를 얻어 다카이치 장관(194표)을 누르고 승리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장관은 1차 투표에서 136표를 얻어 결선투표 진출에 실패했다. 게이오기주쿠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미쓰이은행에서 근무했던 이시바 총재 당선자는 참의원을 지냈던 아버지가 별세한 뒤 정계에 입문했다. 1986년 29세 때 돗토리현 제1구를 지역구로 중의원에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현재 12선 국회의원을 역임 중이다. 내각에서는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절 방위청(현재 방위성) 장관을 시작으로 농림수산상과 지방창생상을 역임했다. 그는 2008년과 2012년, 2018년, 2020년 총 네 차례의 총재 선거에서 낙선한 뒤 ‘4전 5기’ 끝에 총재 자리에 올랐다. 이시바 총재 당선자는 한일관계에 대해 비교적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8월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일본이 전쟁의 책임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는 것이 문제의 근본”이라고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 앞서 2018년에는 와세다대에서 강연하던 도중 “일본이 한국을 합병한 역사를 인식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도 해오지 않았다. 그는 일본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안보 및 방위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방위청 부장관과 방위청 장관, 방위상 등 방위 분야를 주로 역임하면서 여러 권의 책을 발간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아시아판 나토’ 창설 등을 주장했다. 이시바 총재 당선자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임시국회를 통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뒤를 이어 일본의 제102대 총리로 취임할 예정이다.
  • 논술형 수능? 내신 절대평가? 혼란 만들고 ‘맹탕 토론’한 국교위[에듀톡]

    논술형 수능? 내신 절대평가? 혼란 만들고 ‘맹탕 토론’한 국교위[에듀톡]

    장기적인 교육 정책을 결정하는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최근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의 주요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첫 중장기 계획의 청사진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교육계의 시선이 쏠렸지만, 정작 “맹탕이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대입 등 주요 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국교위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범 2주년 기념 대토론회를 열고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주요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한국 미래교육이 갈 기본 방향입니다. 이날 제시된 12가지 방향에는 ▲학령인구 감소 시대 양질의 영유아교육 ▲디지털 시대 맞춤형 공교육 ▲대학의 다양화와 학문 생태계 조성 ▲생애주기별 직업·평생교육 강화 등이 담겼습니다. 여기에 ‘학생의 성장과 역량 평가’, ‘대입 패러다임 전환’도 언급됐습니다. 이에 따라 현행 객관식 수능과 대입이 논·서술형으로 개편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옵니다. 다만 국교위는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국교위 산하 ‘중장기 국가교육발전 전문위원회’에서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수능 이원화와 고교 내신 외부 평가, 9월 학기제도 국교위는 “확정된 것이 없고 공론화하기 이르다”는 입장입니다. 현장의 관심이 높은 정책 대신 추상적인 방향만 나오면서 치열한 토론이 필요한 정책은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신현석 한국교육학회 회장은 “1995년 김영삼 정부 시절 5·31 교육개혁 이후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12가지 방향은 아쉽게도 굉장히 익숙한 옛날 팝송 같다. 차이점이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문제는 확인되지 않는 각종 의견만 새어 나오며 혼란이 가중된다는 점입니다. 수능 이원화,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은 하나하나 큰 파괴력을 가진 변화입니다. 하지만 한 번도 공식적으로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내신 절대평가 전면 도입도 검토된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 역시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게 국교위 입장입니다. 좋은교사운동은 “구체적 방안보다 주요 방향만 공개하다 보니 좋은 말 대잔치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며 “사회적 대화와 협의의 과정을 통해 구체적 로드맵으로 완성해 가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2022년 9월 출범 이후 국교위는 2년간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왔습니다. 그 결과 내년 3월 처음 10년 단위 국가교육발전안을 내놓습니다. 남은 6개월 동안 정책들을 논의의 장으로 꺼내 본격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거대 담론 대신 “사회적 합의에 기초해 교육 난제를 해결하겠다”는 국교위의 계획을 이행할 때입니다.
  • ‘육즙×과즙’ 함께 섹시댄스 췄더니… 곽튜브 이어 이수지도 ‘섭외 논란’ [넷만세]

    ‘육즙×과즙’ 함께 섹시댄스 췄더니… 곽튜브 이어 이수지도 ‘섭외 논란’ [넷만세]

    이수지 진행 ‘술방’ 게스트 과즙세연 등장“섭외 부적절” 비판 나오자…예고편 삭제여캠 BJ의 ‘양지’ 진출 일각서 우려 목소리“이미지 세탁 시켜주나” 이수지에도 질타유튜브 비판 댓글 삭제 대응… 해명 나올까 “연매출은 30억~32억원 정도 돼요.” ‘여캠 BJ’(섹스어필이 주요 콘텐츠인 여성 인터넷방송인)의 돈 자랑과 이를 달성하는 수단인 섹시댄스가 일반 시청자에게 건강한 웃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걸까. 코미디언 이수지가 논란의 인물을 게스트로 불렀다가 역풍을 맞았다. 화제의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의 ‘양지’ 진출은 순탄치 않은 모양새다. 이수지가 매회 게스트와 ‘술방’(술 마시는 방송) 인터뷰를 하는 콘텐츠가 올라오는 유튜브 채널 ‘취하면 사칭범’에 지난 25일 올라온 영상 예고편에는 과즙세연 출연 소식이 담겼다. 과즙세연은 지난달 해외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길거리 촬영 영상에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 거리를 함께 걷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화제가 됐다. 아프리카TV에서 가장 잘나가는 여캠으로 ‘인방’(인터넷 방송) 세계에선 유명했지만, 대중에겐 낯선 이름이었던 과즙세연은 해당 장면 하나로 국민적 인지도를 얻게 됐다. 이수지는 쿠팡플레이 코미디쇼 ‘SNL 코리아’ 시즌6에서 해당 장면을 패러디해 ‘욕즙수지’ 캐릭터를 연기했고, 이를 인연으로 두 사람의 실제 만남이 이뤄졌다. 그러나 과즙세연의 화제성을 이용해 구독자를 늘려보려던 ‘취하면 사칭범’과 이수지의 계획은 예고편 공개 직후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여러 온라인 여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수지가 과즙세연을 게스트로 초대한 것을 두고 “(이미지) 세탁기 돌리려는 거냐”는 항의가 빗발쳤다. 흔히 ‘음지 문화’로 불리는 아프리카TV 등의 여캠 BJ를 KBS 공채 출신의 인기 코미디언인 이수지가 ‘양지’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을 의식했는지 하루 만에 삭제된 예고편에는 이수지가 농담으로 “거울을 보는 것 같다”며 과즙세연의 외모를 추켜세우는 장면과 연매출을 물어 과즙세연의 ‘금전적 성공’을 돋보이게 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또 평소 과즙세연 방송만큼의 노출 의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이 함께 섹시 댄스를 추는 모습도 연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는 “벗방(벗는 방송) BJ를 양지로 좀 끌어오지 말라”, “이수지 좋아했는데 정말 실망이다”, “육즙수지는 풍자라더니 결국 양지로 계속 끌어 올리는 중”, “더쿠에서도 육즙수지 풍자라고 반응 좋더니 그냥 다 돈벌이였다” 등 비판 댓글이 600개 넘게 달렸다. 다른 여초 커뮤니티에서도 “음지에 있다가 다시 잘 살아보려고 양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양지에서 음지 문화 퍼트리는 것뿐인데 누가 반기겠냐”(인스티즈), “이수지도 참 생각 없이 이슈 되는 것만 쫓아가기 급급하네”(소울드레서) 등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취하면 사칭범’ 측은 해당 영상 말미의 예고편 부분을 삭제하면서 관련 비판 댓글들도 전부 삭제했다. 그러면서 영상 설명에 “본 영상과 무관한 내용의 댓글과 출연자에 대한 무분별한 욕설, 조롱, 비난 등 악의적인 댓글은 무통보 삭제될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삽입했다. 이 영상에 달렸던 “예고편에 뜬 다음 게스트 같은 사람들이 점차 대중의 주목을 받으면서 옳고 그름의 경계가 흐려지고 사회의 도덕적 기준이 약해지는 것 같다. 이번 캐스팅 결정이 누구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진행하는 방송을 한 번이라도 봤는지 궁금하다”, “누구는 길바닥에서 여성 인권 지키려고 땀 흘리는데 KBS 공채 개그우먼은 그걸 부수고 계시네요”, “비만으로 사람 우습게 만드는 거 그만하시라. 육즙수지라고 자처한 것도 불쾌한데 BJ 섭외까지… 수지씨 행보가 너무 실망스럽다” 등 비판 댓글은 지금은 보이지 않게 됐다. ‘취하면 사칭범’ 측의 비판 여론 봉쇄는 최근 게스트 섭외로 논란을 빚고 사과한 유튜버 곽튜브(본명 곽준빈)의 대응과 대비된다. 여러 방송 등에서 학교폭력 피해자임을 밝혔던 곽튜브는 그룹 에이프릴 출신 이나은과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간 영상을 올렸다가 부적절한 게스트를 출연시켰다는 비판을 받자 2차에 걸쳐 사과문을 냈다. 곽튜브는 2번째 사과문에서 “영상 비공개 처리 후 정신을 차리고 관련 내용과 더불어 시청자분들이 남겨주신 댓글을 하나하나 찾아봤다. 제가 무지하고 경솔했다는 것을 깨닫고 크게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후 곽튜브를 향해 쏟아진 비난은 과했다는 반대 여론이 커졌다. 실제로 곽튜브는 삭제한 영상 외 다른 영상들에 달린 수천개에 달하는 비판을 넘어선 비난·조롱성 댓글까지도 그대로 둔 채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였다. 과즙세연 출연 예고편 삭제 이유는 따로 밝히지 않은 가운데 이수지와 ‘취하면 사칭범’ 측이 게스트 섭외가 부적절했다는 일각의 비판 여론을 수용해 이에 대한 해명을 할지 아니면 여론 입막음과 모르쇠로 일관할지 주목된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서울광장] ‘음식문화 빼앗기’ 아우성, 그렇게 자신이 없나

    [서울광장] ‘음식문화 빼앗기’ 아우성, 그렇게 자신이 없나

    얼마 전 끝난 TV 프로그램 ‘서진뚝배기’를 재미있게 봤다. 세계적 인기를 쌓은 문화 콘텐츠의 주역들이 아이슬란드에서 식당을 열어 한국 음식을 파는 프로그램이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일상화된 시대 추운 나라 사람들에게 음식의 온기를 오래 보존하는 한국의 뚝배기 문화는 지혜롭게 느껴졌을 것이다. 겨울이 긴 나라에서 뚝배기에 담긴 음식을 알리겠다는 콘셉트는 ‘문화 전파’를 염두에 둔 매우 정교한 기획의 산물이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용 돌솥이나 뚝배기에 먹을 것을 담아내는 음식 문화의 역사가 그렇게 길지는 않을 것 같다고 짐작한다.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밥을 짓고 국을 끓이던 전통시대에는 가정집이든, 장터의 국밥집이든 많은 돌솥이나 뚝배기를 한꺼번에 불위에 올려놓을 방법이 없었다. 그러니 개인용 돌솥과 뚝배기는 여러 개의 화구(火口)가 달린 업소용 가스레인지가 낳은 20세기 후반 산업 발전의 산물이 아닐까 추측하게 된다. ‘돌솥비빔밥은 내 고장 전통 음식’이라고 ‘소유권’을 주장하는 지역이 있다는 소문도 아직은 들어 보지 못한 듯하다. 돌솥 이야기를 꺼낸 것은 중국 지린성이 돌솥비빔밥을 성(省)급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야기를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지린성이 그랬다고 “중국이 우리 문화유산을 빼앗아 간다”고 아우성치는 일각의 분위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래야 할 일인가 싶기만 하다. 지린성은 돌솥비빔밥을 ‘조선족 비물질 문화유산’(非物質文化遺産)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아무리 봐도 ‘우리 문화를 빼앗아 간 것’이 아니라 ‘돌솥비빔밥의 전파 경로를 확실히 제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권이 흔들린 한말에서 일제강점기 사이 많은 우리 동포가 살길을 찾아 만주로, 연해주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가까스로 연해주에 정착한 우리 동포들은 스탈린 시대 다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어 엄청난 고생 끝에 오늘날까지 생존할 수 있었다. 그러니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지역 시장에 가면 고려인들이 갖가지 김치를 산처럼 쌓아 놓고 파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통 방식의 김치도 있지만, 당근김치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현지화한 김치 종류도 적지 않다. 문화는 이렇게 오고 가는 것이다. 앞으로 우즈베키스탄의 문화유산에 대한 의식이 성숙해 ‘고려인 김치’를 타슈켄트 지역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날이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조선족 돌솥비빔밥’과 전혀 다르지 않다. 그때도 ‘우즈베키스탄이 한국 문화를 빼앗아 간다’고 목소리를 높일 것인지 묻고 싶다. ‘조선족 돌솥비빔밥’과 ‘고려인 김치’는 불행한 근현대사에도 오늘날 문화·경제·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한국민의 끈질긴 생명력을 상징하는 중요한 역사 유산이다. 특히 ‘조선족 문화’이기보다 ‘현대 한국 문화’에 가까운 돌솥비빔밥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것은 그만큼 우리 문화가 ‘중국 인민’ 사이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는 증거다. 개인적으로 한국 대표 음식의 하나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은 짜장면은 하루라도 빨리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때는 ‘한국화한 중국 음식 짜장면’쯤의 이름을 붙여도 좋을 것이다. 짜장면이 중국에서 기원한 음식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조선족 돌솥비빔밥’도 전파 방향이 다를 뿐 원리는 같다. 지린성의 돌솥비빔밥 문화유산 지정은 화낼 일이 아니라 반길 일이다. 국가유산청이 ‘한국 문화 적극 수용’에 감사장이라도 보내야 할 일이다. 한편으론 중국이 20세기 우리 먹거리를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것을 세계에 홍보해야 한다. 중국 땅에서 한국인이 소수민족으로 살게 된 동북아 근현대사도 본격적으로 국제사회에 알려야 한다. ‘동북공정’ 등으로 우리 역사와 문화를 침탈하려는 중국의 기도는 당연히 물리쳐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개발도상국 시대 열등감에 사로잡혀 모든 사안에 피해의식만 표출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에는 동조하기 어렵다. 지금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쥐고 있는 소프트파워의 주도권은 강력하다. 이웃 문화가 ‘침투’하는 것을 근심해야 하는 나라는 이제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 ‘연락 두절’ 필리핀 이모님들, 결국 불법체류? 끝내 미복귀

    ‘연락 두절’ 필리핀 이모님들, 결국 불법체류? 끝내 미복귀

    지난 추석 연휴에 숙소를 나간 뒤 연락이 끊긴 필리핀 출신 가사관리사(가사도우미) 2명이 복귀 최종시한까지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미복귀 가사관리사들을 고용한 사설업체는 전날까지 이들이 복귀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이날 오후 고용부에 ‘무단이탈’ 관련 외국인 고용변동신고를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고용허가제(E-9)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는 해당 근로자들이 정당한 사유없이 5영업일 이상 무단결근하면 관할 고용노동청에 고용변동신고를 해야 한다. 법무부가 이들의 소재를 파악하고 출석요구 등 절차를 거친 뒤 최종적인 불법체류 판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들은 추석 연휴인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숙소를 나간 뒤 연락 두절됐다. 서비스제공업체 측은 18일 가사관리사 10명 단위 그룹의 리더인 그룹장으로부터 2명이 연락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았고, 폐쇄회로(CC)TV를 통해 15일 오후 8시 전후 숙소를 이탈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이튿날인 19일 서울시와 고용부에 이러한 사실을 통보했다. 이탈한 2명 중 1명에 대해서는 필리핀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닿았으나 본인과는 여전히 연락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사관리사 이탈 배경으로는 ‘열악한 근로 여건’ 등이 제기되고 있다. 정확한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사관리사들 교육 수당이 제날짜에 지급되지 않은 데다, 이달 근로분을 다음 달에 받는 방식이라 실수령액이 적어 생활고 등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매일 저녁 10시를 ‘통금’으로 정하고 외박을 금지하는 등 인권침해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 6개월 딸 창밖으로 던져 살해 母 “하늘에서 만난다면…”

    6개월 딸 창밖으로 던져 살해 母 “하늘에서 만난다면…”

    부부싸움을 하다 홧김에 생후 6개월 딸을 창문 밖으로 던져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20대 여성에게 검찰이 형량을 높일 것을 요청했다. 광주지검은 26일 광주고법 형사1부(박정훈 고법판사) 심리로 열린 김모(26)씨에 대한 살인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검찰 시민위원들에게 적절한 양형 의견을 물었더니 대다수가 최소 징역 15년, 일부는 20년이라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파트 고층에서 6개월밖에 안 된 딸을 던져 살해한 엄마에게 어떤 선처를 할 수 있을지 감이 오지 않는다”며 “아동학대 살인과 치사 사건이 난무하는 사회 현실을 고려해 다른 사건 예방을 위해서라도 국민의 의견(법 감정)을 반영한 형량이 선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3일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당시 생후 6개월 된 딸 A양을 창문 밖으로 던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채무 관계로 남편과 심하게 다투다 남편이 집을 나가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1심 재판부는 “친모로서 보호·양육 책임이 있는데도 생후 6개월이 채 안 된 친딸을 살해했고 범행 수법이 잔혹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면서도 “남편과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던 중 벌어진 일이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점,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면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영아 살해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어 엄정한 처벌을 통해 재발을 방지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항소했다. 이날 공판에서 김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정신병 등 심신미약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아무런 죄 없는 우리 아기를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났을 때 엄마를 용서해달라고 발할 수 있게 죗값을 받겠다”고 말했다.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달 17일 열린다.
  • [데스크 시각] 국민 생명 달렸는데, 중재뿐인 여야

    [데스크 시각] 국민 생명 달렸는데, 중재뿐인 여야

    지난 8개월간 의정 갈등이라는 ‘힘의 충돌’ 속에 국민 건강은 방치됐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증원 2000명을 발표하자 의료계는 증원 백지화를 주장하며 한꺼번에 의료 현장을 떠났다. 의료계는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며 버티고, 정부는 추석 연휴 응급실에 혼란은 없었다며 ‘괜찮다’고 자기 최면을 건다. 여야는 이제서야 의정 갈등을 중재해 내는 ‘정치력’을 보여 주겠다고 신경전을 벌인다. 국민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여야의정은 모두 “국민 생명이 위급하다”며 목소리는 높이나 정치적 계산에만 분주하고 문제 해결을 향한 절박함은 보이지 않는다. 이 와중에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한 환자들만 고통받고 있다. 추석 전 출범이 기대됐던 여야의정 협의체는 사실상 와해 분위기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제안은 적기에 나왔지만, 애초부터 대통령실과 야당이 ‘한동훈표 협의체’에 오를 가능성은 작았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선 의정 갈등과 관련해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한 대표의 독대 재요청에 대통령실은 ‘독대가 아니라 면담이다. 용어부터 잘못됐다’며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한의사협회(의협)를 만난 후 ‘여야의 3자 협의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껄끄러운 관계를 이용해 야당이 의정 갈등 국면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이다. 여야정의 각각 다른 셈법 속에 여야는 누가 먼저 큰 의료단체를 협상 테이블에 앉힐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번갈아 임현택 의협 회장을 대면했지만, 외려 의협의 몸값만 올려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공의들은 임 회장에 대해 “어떤 테이블에도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고 했고, 의협 내에서도 사퇴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 여야가 ‘점잖은 중재자’로 생색낼 시기는 지났다. 의료개혁이란 결국 의료계의 ‘밥그릇’을 깨는 것인데,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설득하는 게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정치권에선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대화와 조율이지만, 본질적으로 힘의 논리로 압박하지 못하면 또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다. 의협은 2025,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를 전제로 2027학년도 정원을 논의하겠다고 협의체 참여 조건을 내걸었다. 정부는 수시 모집이 시작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의 경우 현실적으로 논의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조건은 옳고 그름을 떠나 조율이 불가하다. 의료계에 줄 다른 유인책도 마땅치 않다. 여야의정 협의체가 일단 가동되면 판을 깨는 사람이 욕을 먹고 책임을 져야 하는 이른바 여론의 구속력으로 의료계를 얽매려는 구상이었을 수 있지만, 의료계는 응급 현장을 떠나면서 소위 명분을 버린 지 오래다. 이제 의료계의 참여를 설득하는 데 허비할 시간은 없다. 부모들은 아이에게 ‘병원 못 가니 다치지 말라’고 당부하는 게 일상이 됐다. 노부모에게는 ‘되도록 어디 다니지 마시라’고 한다. ‘여야정’만이라도 우선 협의체를 출범시켜야 한다. 여야정은 국민에게 권한을 부여받았고, 국민의 희생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다. 여야정은 ‘의대 정원 증원’이라는 명제에 공감한다는 교집합이 있다. 머리를 맞대고 2000명 증원이 합리적인지 확인하고, 대안을 내고, 증원 시점 등을 도출하길 바란다. 최근 통과된 진료지원(PA) 간호사의 합법화 법안처럼 전공의 부재를 보완하는 방안들도 필요하다. 정부의 행정력과 국회의 입법권은 서로를 견제하지만, 방향이 일치하면 그 힘은 배가 된다. 여야정 협의체가 일치된 대안을 도출하면 되려 의료계와의 협상 시계도 빨라질 수 있다. 최소한 여야는 의정 갈등의 중재자로 행세하지 말고, 주체로서 활약해야 한다. 적어도 이 사안만큼은 내가 중심이어야 한다는 생각도, 네 탓도 하지 말라. 당신들을 그 자리에 앉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다. 이경주 정치부 차장
  • 봉화, 송이 없는 ‘송이축제’ 전전긍긍

    국내 최고급 송이 생산지인 경북 봉화군이 송이축제를 앞두고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폭염에다 늦더위가 계속되면서 송이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봉화군은 다음달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봉화읍 내성천 및 관내 송이산 일원에서 ‘봉화송이축제’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올해로 28회째다. ‘송이향에 반하고, 한약우 맛에 빠지다’라는 슬로건으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체험, 공연, 전시 부대, 연계 행사 등 24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송이축제를 불과 1주일여 앞둔 이날까지 송이를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극심한 흉작이 보이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경매로 활기를 띠던 봉화산림조합 송이 공판장은 요즘 적막강산이다. 송이 작황 부진이 이어지자 축제 준비에도 비상이 걸렸다. 군은 해마다 송이축제를 앞두고 채취체험 참가자 신청을 받았으나 올해는 받지 않고 있다. 신청받았다가 축제때 채취 체험 행사를 취소할 경우 민원 발생 등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봉화군 관계자는 “지난 주말 많은 비가 내린 만큼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봉화송이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봉화산림조합 관계자는 “이번 주말이 고비인 것 같다”면서 “최적의 환경을 갖춘 이번 주에도 송이가 나오지 않는다면 올해 송이 수확은 더 이상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올해 봉화송이축제가 ‘송이 없는 송이축제’로 전락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봉화송이는 백두대간 해발 400m 이상 고지의 마사토 토양에서 1급수 물을 먹고 자라 육질이 단단하고 향이 뛰어나 전국 최고의 송이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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