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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신춘문예-평론 당선작] ‘시적 에피파니’를 위하여-이장욱론/이찬

    1. ‘인공정원’ 으로서의 ‘시’를 넘어서 시인은 자신의 기억 속에 아로새겨진 어떤 체험의 순간을 지금-여기로 다시 불러오는 존재이다.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시작품들 가운데, 이 순간을 상투적인 표현들로 재생하고 있는 경우는 없다. 구체적인 체험 속에 깃들어 있는 고유한 생(生)의 순간들과 그 감각적 비의(秘義)들은 관례화된 문법을 통해서는 결코 표현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시’ 장르의 전래적인 형식과 표현을 충실하게 계승하고 있는 ‘전통적인 서정시’가 되었든, 지금까지 ‘시’가 보존해 온 관습적 전범을 파괴하면서 새로운 시의 문법을 과격하게 실험하는 ‘전위적인 현대시’가 되었든, 이러한 ‘상투성’으로부터의 이탈은 ‘문학’(literature)이라는 현대적인(modern) 산물에 요구되었던 필수불가결한 조건이자 ‘문학’이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자신을 보존할 수 있었던 근원적인 힘이다. 이장욱의 시는 세계에 존재하는 사물과 사건과 풍경들을 1인칭 화자의 감정과 의식과 가치를 표상하기 위한 대리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왕(旣往)의 관례화된 ‘시’의 문법으로는 이해될 수 없다.“서정은 만상을 일인칭의 내면적 고도(高度)에 걸어두는 방식이다.”(‘꽃들은 세상을 버리고’,《창작과 비평》,2005년 여름,70쪽)라는 그의 진술은 우선 ‘시’(‘서정’) 장르의 일반적 원리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통상적인 ‘시’ 문법에 대한 그의 반감(反感)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장욱이 재래(在來)의 ‘시’의 문법에 대해 품고 있는 회의와 반감은 그것이 필연적으로 이 세계의 ‘만상’들을 1인칭 화자의 자기 동일적인 영혼을 표상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유(專有)하며, 마침내는 ‘천변만화’하는 세계의 다양하고 풍요로운 실상을 “하나의 가치와 체계로 휘발시키는”, 조작된 ‘인공정원’의 숙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인식으로부터 비롯된다. 더불어 이러한 ‘인공정원’으로서의 ‘시’(‘서정’)가, 세계의 그 풍요로운 다양성을 또한 사물과 사건 그 자체가 지닌 고유한 육체적 질감들을 “하나의 가치와 체계로 밀폐된 서정적 우주”로 복속시켜 버리거나 혹은 그 바깥으로 추방시킨다는 확신으로부터 나온다. 결국 그에 따르면, 통상적이고 관례적인 ‘시’의 문법은 ‘세계의 풍요로운 실재성’을 표현하기는커녕 시인의 ‘일관된 가치와 의미와 정서’에 의해 세계의 만상들에 얼룩져 있는 ‘혼탁한 사물성’을 그 바깥으로 밀어내는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조화’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는 1인칭 화자의 나르시시즘적인 ‘인공정원’이 가공될 수 있을 뿐, 세계 그 자체의 참다운 실상들이 발견될 수 없다. 2. 표상의 외부와 마주침의 유물론 “객관적인 아침/나와 무관하게 당신은 깨어나고/나와 무관하게 당신은 거리의 어떤 침묵을 떠올리고/침묵과 무관하게 한일병원 창에 기댄 한 사내의 손에서/이제 막 종이 비행기 떠나가고 종이 비행기,/비행기와 무관하게 도덕적으로 완벽한 하늘은/난감한 표정으로 몇 편의 구름, 띄운다./지금 내 시선 끝의 허공에 걸려/구름을 통과하는 비행기와/종이 비행기를 고요히 통과하는 구름./이곳에서 모든 것은 단 하나의 소실점으로 완강하게 사리진다./지금 그대와 나의 시선 바깥, 멸종 위기의 식물이 끝내/허공에 띄운 포자 하나의 무게와/그 무게를 바라보는 태양과의 거리에 대해서라면./객관적인 아침. 전봇대 꼭대기에/겨우 제 집을 완성한 까치의 눈빛으로 보면/나와 당신은 비행기와 구름 사이에 피고 지는/희미한 풍경 같아서.”(‘객관적인 아침’ 전문) ‘객관’(object)이란 철학적 인식론에서 주체의 의식 바깥에 놓여 있는 외부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주체의 시선과 지시작용(designation)의 테두리를 벗어나 있는 어떤 미지(未知)의 영역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곧 ‘객관’이란 주체의 의식 바깥의 공간을 점유하는 사물 혹은 세계이기는 하나, 주체의 시선과 자기의식에 의해 호명되고 포획되어, 이미 ‘있다’고 알려진 어떤 인식적 대상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장욱에게 ‘객관’은 이렇게 인식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객관적인 아침’은 ‘나’와 ‘당신’과 ‘침묵’과 ‘종이 비행기’가 서로 ‘무관하게’ 자신들의 사건들을 발생시키는 시간이다. 따라서 ‘객관적인 아침’이라고 명명(命名)된 것은 주체의 시선과 사유에 이미 포착되어 있는 어떤 외부적 대상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주체의 자기회귀적인 의식의 궤도로 환원되지 않는 세계의 풍요로운 실재성 또는 사물 그 자체가 지닌 복수적 다양성을 표현한다. 기왕(旣往)의 장르적 문법에 충실한 시작품의 경우라면, 위의 시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러 사물들은 ‘단 하나의 소실점’을 위해 봉사하였을 테지만, 그리고 그것은 시인의 내면 풍경의 표상(表象)들로 고용되었을 것이지만, 여기에서 그것들은 시인이 설정한 ‘소실점’과는 ‘무관하게’ 그 자신의 존재를 보존한다. ‘내 시선의 끝’에서는 모든 사물이 “단 하나의 소실점으로 완강하게 사라진다.” 그러나 지금 ‘그대와 나’라는 인간의 ‘시선 바깥’에선 ‘멸종 위기의 식물’이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허공’에 ‘포자’를 ‘띄우’고 있는 중이다. 또한 ‘까치의 눈빛으로 보면’ 인간이 설정한 세계의 위계질서와 그것의 ‘소실점’ 역시 하나의 ‘희미한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하늘’이라는 자연물이 ‘도덕적으로 완벽한’ 까닭은 분열되고 오염된 우리의 경험 세계와는 ‘무관하게’ 존재하는 ‘마음의 도원(桃園)’을 표상(表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1인칭의 유토피아적 영혼은 자기 내부에서 발아한 동일자의 표상(representation)들만을 세계로부터 수집할 따름이며, 그 바깥에 존재하는 위(僞)와 악(惡)과 추(醜)를 볼 수 없으며, 그것들과 결코 마주칠 수 없다. 이 영혼은 자신이 알고 싶은 것만을 보며, 보고 싶은 것만을 고백하며, 고백하고 싶은 것만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등뒤에 있다”는 ‘절규’의 첫 구절은 시인 이장욱이 가진 인식론적 지평을 축약하여 드러낸다. 이것은 그의 시에서 다양한 상징적 편린(片鱗)들로 산포되어 나타난다. 이 편린들은 예컨대 “고백은 지겹다. 모든 고백은 거짓이다”(‘감상적인 필름’),“두 그루 전신주는 아름답고 밤눈은 내리고 녹슨 제 땅에서 제 어둠을 파 내려갔으므로 단 한 번도 송신할 생애를 갖지 못한 그 오래된 이야기”(‘이상한 나라’),“꽃은 15층 베란다에 서서 까마득한 지상을 가늠하는 자와 그 흐린 눈을 마주치지 않음으로써 꽃은, 오로지 나무일뿐 인 무서운 나무들 사이에서 아직도 견고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사라지는 꽃’),“하지만 너무 흔한 최면처럼 아직도 나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 하늘이 너무 흔한 최면처럼 실편백에 내리는 빗물이, 다시 나를 이끈다는 것 돌아온다는 것은 얼마나 상투적인가 돌아오지 않기 위해 내가 치를 수 있는 무엇이, 더 있었을 것이다”(‘너무 흔한 풍경’) 등과 같은 것들이다. 이 시구들은 1인칭의 나르시시즘적인 영혼이 웅변하는 ‘기억’과 ‘고백’과 ‘이야기’가 ‘거짓’이거나, 세계의 풍요로운 실상과 ‘송신할 생애를 갖지 못한’ 폐쇄적인 ‘아름다움’에 불과하다는 이장욱의 인식론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1인칭의 유토피아적 영혼이 볼 수 있는 것은 반복적으로 순환하는 자기 자신일 뿐이며, 그것이 도취하고 열망하는 자연의 풍경은 ‘너무 흔한 최면’일 따름이다.‘하늘’이 “나를 중심으로 돌고 있”지 않을 때에만, 그리하여 모든 자연과 사물의 풍경이 ‘나’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때에만, 시인은 ‘너무 흔한 풍경’을 재생하지 않을 수 있고,‘이 당대적 상투성의 거리’(‘상투적’)를 벗어날 수 있다. 이 벗어남은 1인칭의 고백적 화법이 마련한 자기 동일적인 표상체계 바깥으로부터 느닷없이 밀려닥치는 우발적 사건과 그것에 수반되는 ‘낯선 것의 폭력’을 통해 시작된다. 세계의 혼탁하면서도 풍요로운 실재성과의 마주침은 바로 이 순간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나는 뚜레쥬르 베이커리를 지나간 것이다. 뚜레쥬르 베/이커리를 지나가는 하오의 육신 쪽으로 수직 낙하하는 겨/울 잎, 겨울 잎 안에서 천천히 사라져간 햇빛도 있었던/것이다. 물론 나는 내가 겨울 잎의 풍경 속을 지나간다고/는 생각지 못했으나./그것은 무성하고 울울한 저 너머, 횡단 보도 앞에서 푸/른 신호를 기다리는 여자가 오래도록 통과할 숲의 풍경./나무에 깃들여 사라진 벌레들을 나는 보지 못했지만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지나가는 아이의 어젯밤 꿈속을 나는 거/닐었는지도. 말하자면 그 꿈속의 눈 내리는 거리를./그러므로 이곳은 겨울 잎과 햇빛과 벌레들이 이루는 세/계. 뚜레주르 베이커리의 문을 열고 나오는 늙은 사내는/어젯밤의 아주 쓸쓸한 수음에 대해 생각했던 것이다. 그/와 나는 떨어지는 겨울 잎에 눈을 두고 지나쳐갔으나 우/리가 그 겨울 잎이 기억하는 햇빛과 벌레와 바람을 떠올/렸던 것은 아니다.”(‘의심의 여지가 없는 겨울 잎’ 부분) 이미 드러나 있는 세계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무수한 사태들의 일부로서 성립된다. 우리가 그 자신들의 눈앞에 어떤 사물과 사건의 잔상(殘像)조차 데려다 놓지 못한다고 해서, 그 사물과 사건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이 시의 화자가 ‘지나가는’ ‘겨울’의 ‘거리’에 드러나 있는 것은 ‘겨울 잎’이나,‘겨울 잎 안’에는 ‘천천히 사라져간 햇빛도 있었던 것이’며,‘우리’가 ‘떠올리지 않’는 ‘햇빛과 벌레와 바람들이 이루는 세계’도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은 모든 1인칭의 시점(視點) 내부에 선재하는 명석 판명한 대자의식(對自意識)으로서의 ‘나’의 확실성이 아니라,1인칭 주체의 시선으로 포착되지 않는 세계의 다양한 만상들이며 그것들이 이루는 변화와 이행의 과정이다. 결국 시인 이장욱이 보고 느끼고 감각하고자 하는 것은 뚜렷한 형태와 공간적 점유들로 구분지어진 사물과 사건의 가시적(可視的) 외면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그 구분의 경계들을 횡단하는 힘들의 배치이며, 모든 존재자들이 지닌 복수(複數)의 가면(假面)으로서의 ‘자세’와 ‘포오즈’이며,‘지나가’고,‘사라지’고,‘통과하’는 것으로서의 세계의 실재성이다.‘겨울 잎’ 속에는 ‘사라진 햇빛’이 ‘있었’듯이,‘나’와 ‘그대’의 ‘생’에는 ‘사라져가’고 ‘흘러간’ 것으로서 ‘무성한’ ‘잎 새’와 ‘숲’과 ‘천천히 사라진 햇빛’도 ‘있었던 것’이다. 설혹 그것이 우리 자신의 명징한 감각과 사유가 아니라,‘꿈속을 거닐었는지도’ 모를 상상(想像)을 통해서만 겨우 감지될 수 있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이 ‘있었던 것’들이다. 위의 시에서 자주 활용된 ‘지나가다’,‘사라지다’,‘통과하다’ 등등의 동사들은 어떤 사물과 사건의 고정된 상태를 표상하는 것이 아니라, 뚜렷하게 어떤 경계를 구분지울 수 없는 사태의 진행 과정을 나타낸다. 따라서 이 동사들은 ‘시’ 장르의 통상적인 화법 내부에 선재하는 자기의식의 투명성을 표상하는 언어가 아니라, 그것 외부에 존재하는 세계의 다양성과 그 변화의 과정을 나타내는 언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여러 시편들에서 빈번하게 활용된 ‘지나치다’,‘건너가다’,‘흐르다’,‘멀어지다’,‘스쳐가다’ 등과 같은 동사들 역시 세계의 ‘천변만화’하는 실재성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또한 모든 사물과 존재자들의 다양성과 이질성들을 1인칭 화자의 자기 표상적인 감정과 가치로 바꾸어버리는 ‘시’ 장르의 관례화된 문법을 벗어나기 위한 그의 시적 전략의 하나이다. 3. 假面과 ‘脫’ 인격적 주체로서의 화장 이장욱의 시가 ‘시’ 장르의 통상적인 문법에 내재되어 있는 ‘유토피아적 자기회귀’라는 ‘상투적’인 ‘최면’을 벗어나기 위해서 자주 활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시적 화자’를 단일한 감정과 의식을 지닌 하나의 인격체로 전제하는 관례적(慣例的) 설정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것은 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정적 자아’의 단일한 목소리를 ‘시적 화자’의 분열적이고 다수적(多數的)인 목소리로 전환시키는 것이며,‘서정’의 화법에 내재하는 나르시시즘적인 순결성과 엄숙한 고백체를 조롱하고, 그것 속에 은폐되어 있는 숱한 가면(假面)들을 폭로하는 것이다. “감정은 어떤 포우즈 금홍아 금홍아 마당귀 화단에 잘린 벽돌들 녹슬어 고요한 철대문, 어쩌다 딱딱한 것들과 친해졌는지 (중병에 걸려 누웠으니 얼른 오라)고 금홍아 금홍아 나는 네게 엽서를 띄우고 싶어 이십세기와 (짱껭뽕)을 해서라도 금홍아 금홍아 나는 네 품에 안기고 싶네 하루 종일 내 딱딱한 그림자는 어디 가서 나를 어떻게 하려는 음모에 골몰중인지 다만 나 자신을 위조하는 것이 할만한 일일뿐 금홍아 금홍아아 하지만 디테일 때문에 속는다거나 해서야 되겠니?”(‘금홍아 금홍아’ 부분) 이 시의 화자는 표면적으로 ‘이상’(李箱)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의 경험적 역사 속에 존재했던 단 하나의 인격체로서의 ‘이상’과 그의 작품들 속에서 ‘나’로 표기되는 여러 작중 화자들이 동일한 존재일 수 없듯이, 이 시의 화자는 ‘이상’(李箱)이면서 ‘이상’이 아니며, 또한 ‘이장욱(李章旭)이면서 ‘이장욱’이 아니기도 하다. 다시 말해,‘이상’의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화자 혹은 주인공으로서의 ‘나’는 이 세계의 유일한 인격적 실체로서의 고유명사 ‘이상’(李箱)이 아니라, 그가 어느 한 시점(時點)에서 취한 하나의 정념과 태도로서의 ‘나’(假面)일 뿐이듯이, 이 시의 화자는 인격적 자기동일성을 전제하는 고유명사 ‘이상’(李箱)이거나 혹은 ‘이장욱’(李章旭)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정황과 그 순간적 배치 속에서만 존재하는 하나의 정념(情念)과 태도로서의 ‘나’일 뿐이다. 더불어 이러한 ‘나’는 그 정황과 배치의 변화에 따라 무한히 변양(變樣)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시의 부기(附記),“금홍이는 시인 이상의 애인이다.箱(1910-1937)과 나(1968-)의 불편한 관계를 표시하기 위해 그의 소설 ‘날개’,‘逢別記’,‘終生記’ 등에서 몇 구절을 차용했다.”에서 ‘箱과 나의 불편한 관계’란 하나의 자기 동일적인 인격체로서의 ‘이장욱’이 ‘이상’이라는 또 다른 인격체로서의 시적 화자를 차용하거나 혹은 ‘이상’(李箱)의 목소리를 재연(再演)하는 데 있어서, 어떤 불화(不和)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이상’의 목소리 속에 ‘이장욱’의 목소리가, 또는 ‘이장욱’의 정념(情念) 속에 ‘이상’의 정념이 서로를 전제하면서 공명(共鳴)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 공명은 ‘이상’과 ‘이장욱’이라는 경험적 인격체 전반이 공유하는 동일성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또한 이 둘이 여전히 ‘불편한 관계’일 수밖에 없는 것은 이 공명이 어떤 특정한 한 순간에만 존속(存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나 자신을 위조하는 것이 할 만한 일일뿐”이라는 구절은 ‘시적 화자’, 더 나아가 모든 발화의 상황 속에 놓인 화자의 존재론적 특성을 축약하여 표현한다. 이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시’ 장르가 전제해왔던 화자의 자기 동일성은 실상 ‘위조’된 것일 뿐이며, 화자는 시인의 전(全) 인격체 그 자체가 아니라, 단지 특정한 시적 정황과 맥락 속에서 구성되어지는 하나의 가면(정념)에 불과하다. 이장욱의 시에서, 화자의 이러한 변양과 분열을 의식하지 못하는,1인칭 고백체의 화법은 ‘사기’,‘거짓’이라는 명칭을 부여받는다.“사기치지 말라,高手는 그냥 느낀다, 그대 생을 증거하는 단 하나의 표식은, 그대의 육체이다”,“고백은 지겹다. 모든 고백은 거짓이다.”(‘감상적인 필름’),“당신이 당신을 증언하고 있으니 그것은 참된 증언이 못됩니다.”(‘편집증 환자가 앉아있는 광장’) 등은 이장욱이 1인칭 화자의 자기애적(自己愛的) 순결과 정직을 신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1인칭의 발화 속에 잠재되어 있는 ‘위조’와 ‘위장’과 ‘가장’을 들추어내려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그의 거의 모든 시 속에 스며있는 위악적(僞惡的) 포즈와 하드보일드 문체(hard-boiled style)는 1인칭의 발화 상황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고백적 화법의 위선(僞善)에 대한 그의 근원적인 혐오로부터 나온다. 이러한 위선을 거부하거나 회피하기 위하여, 그의 시에서 빈번하게 활용된 시적 방법은 두 가지이다. 그 하나는 시적 화자를 자기의식(自己意識)의 명석 판명함을 입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주체로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상성의 외부로 추방될 수밖에 없는 병리적(病理的)이거나 환상적(幻想的)인 혹은 괴물과 같은 존재자들로 설정하는 것이다. 그의 시에 등장하는 ‘편집증 환자’,‘투명인간’,‘킬러’,‘도플갱어’,‘뱀파이어’,‘좀비’ 등과 같은 화자들이 바로 이러한 사례에 해당된다. 다른 하나는 화자의 진술 자체를 신빙성(信憑性)이 결여되거나 불명료한 어사(語辭)들로 구성함으로써, 시작품 내부의 단일한 ‘의미화’(signification) 주체로서의 화자를 그 중심의 자리에서 주변부로 밀어내는 것이다. “내가 어느 이상한 날에 그를 지나 그녀를 지나 그대를/지나 내가 어느 이상한 날에 정오를 지나 새벽을 지나 오/후 네 시를 지나 그리고 어느 이상한 날에 빈 공터와 당구/장과 동대문 운동장을 지나 문득 흥겨운 술집의 죽은 친/구의 화사한 여자들의 기나긴 과거를 걸어가는 어느 이상/한 날”(‘결국,’ 부분) “그렇지. 나는 어쩌면 모든 일을 예견하고 있었는지/도, 혹시 모른다. 행복할 리도 황폐할 리도 없는 바람들/이 애초에 공릉동의 주민이었는지도 혹시 모르지. 이곳/에서 모든 빛들은 현재형으로 명멸한다. 너무 상투적인/가? 하지만 그때 한 마리 늑대가, 월계동 쪽의 불빛 속으/로 천천히 사라지는 것을 나는 보았다. 문득 망망한 비가/내렸는지도, 혹시 모르지. 그의 마른 등을 향해 몇 장의/ 낡은 신문이 날아들었는지도.”(‘공릉동의 바람 속으로’ 부분) “어두운 골목을 지난 적 있다. 어떤 생각이 나를 사로잡/아, 나는 더 이상 걸을 수 없었다. 어쩌면 여행중이었던/거야, 아니 맥주를 사러 가게로”(‘생각하는 사람’ 부분) 위의 시편들에서, 화자들은 자신의 감정이나 사유를 명징하고 확실한 것으로 진술하지 않는다. 아니, 그들은 ‘결국,’에서처럼, 특정한 공간과 시간을 나타내는 ‘동대문 운동장’과 ‘정오’와 ‘오후 네 시’라는 구체적 지시어들을 능동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이상한’이라는 형용사의 집요한 반복에 의해 정상적인 언어의 체계 혹은 일상적인 개연성의 세계로부터 추방된다. 또한 ‘공릉동의 바람 속으로’에서 볼 수 있듯이, 화자는 과거 추측의 의미를 지닌 어미(語尾),‘-이었는지도’의 반복과 기억의 불명확성을 표현하는 ‘모른다’라는 서술어의 반복에 의해 자기의식의 자명성을 상실한다. 결국 그의 시의 화자들은 이러한 어법들로 인해 자신의 어떤 감정이나 기억, 이야기 등과 같은 의식 내용을 능동적으로 진술할 수 있는 지위를 박탈당하게 된다. “어두운 골목을 지난 적 있다. 어떤 생각이 나를 사로잡아 나는 더 이상 걸을 수 없었다.”라는 ‘생각하는 사람’의 한 구절은 화자인 ‘나’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각’이 화자를 ‘사로잡아’ 그를 지배하는 것처럼 언술됨으로써, 시의 의미화의 ‘소실점’으로서의 화자(주관)와 그 구성 요소로서의 대상(객관)의 관계를 역전(逆轉)시킨다. 이 시에서 여러 번 반복된 “어쩌면 여행 중이었던 거야. 아니 맥주를 사러 가게로”라는 구절 역시, 화자의 진술을 합리적으로 독해될 수 없는 ‘이상한’ 것으로 만들면서, 화자의 의식으로부터 기원하는 어떤 의미의 계열도 자명하지 않은 것이 되게 하거나 또는 어떤 신비에 둘러싸인 미지(未知)의 것이 되게 한다. 결국 이러한 어사(語辭)들의 반복적 활용은 전래의 시적 관습에서 전제되었던 단일한 의미화의 ‘소실점’으로서의 화자를 그 의미화의 중심에서 주변으로 물러나게 하는 시적 효과를 발생시킨다고 할 수 있다. 이장욱의 시는 재래의 ‘시’ 장르에서 화자에게 관례처럼 부여되어왔던 의미화의 지배권을 박탈함으로써, 화자의 단일한 감정과 의식과 가치가 아니라,‘脫’인격체로서의 시적 주체의 복수적인 가면들과 정념들, 그리고 사물들 그 자체의 다양한 변양들을 시의 새로운 의미 내용으로 새겨 넣는다. 아마도 그는 ‘천변만화’하는 세계의 실재성과 마주칠 수 있는 하나의 유력한 방법으로 이러한 시적 화법을 고안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4. 비선형적 시간과 존재의 주름 이장욱의 시에서, 화자를 자기의식의 자명성을 의심하고 회의하는 분열적 주체로 조형하는 또 다른 방법의 하나는 바로 시제(時制)이다. 그의 시는 시간의 일정한 단위 분절을 통해서만 수립되는 ‘현재’의 시제 속에 ‘이미 지나간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중첩시킨다. 즉 어떤 특정한 외연(外延)으로 수렴되는 ‘현재’라는 시간 속에 그 외연을 넘어서 존재하는 비동시적인 사건들을 병치시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의 시에서는 (과거-현재-미래)로 연속되어지는 선형적(線形的) 시간의 투명성이 사라지게 되며, 그것의 명료한 경계 분할이 흐릿해지게 된다. “나는 오로지 지금 이곳에 있다./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시작된다./단 하나의 생각이 나를 결박한다./ 나는 얼어붙는다./오 분 전과 머나먼 미래가 한꺼번에 다가온다./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결정’ 부분) “최선을 다해 개인적인 관계들을 생각하자/드디어 당신과 나는 10년 후의 야구를 이해한다./누군가 플레이 볼이라고 외치자/나는 있는 힘껏 배트를 휘둘렀다./그리고 10년 후의 1루 베이스를 향해/필사적으로 달려갔다”(‘10년 후의 야구장’ 부분) “자꾸 다르게 보여/당신은 이미 태어났는데/당신은 사랑을 했었는데/당신은 지난해의 가을을 여행 중인데/당신은 오래 잊고 있었던 무엇인가를/막 떠올려 미소 지었는데”(‘정확한 질문’ 부분) ‘결정’에서 ‘오 분 전’과 ‘머나먼 미래’는 ‘다가온다’라는 현재시제 동사의 주어가 됨으로써 ‘지금 이곳’에 공존하는 것으로 나타나며,‘10년 후의 야구장’에서는 ‘1루 베이스’가 ‘10년 후’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시점에서,‘달려갔다’는 과거시제 동사의 목적어가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한 ‘정확한 질문’에서는 ‘지난해의 가을’이라는 과거 시점의 명사가 ‘여행 중인데’라는 현재진행형의 동사와 결합되는 시제의 혼란이 나타난다. 이러한 시제의 혼란과 비동시적인 것들의 동시적 공존은 어떤 특정한 현재적 사태 속에 감싸여져 있는 잠재성(virtuality)의 차원을 시의 표면으로 솟아오르게 한다. 위의 시들에서 표현된 ‘생각’과 “오래 잊고 있었던 무엇인가”는 화자의 자기동일성을 구축하는 명징한 자기의식과 기억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과거-현재-미래)라는 선형적 시간 위에서 구축되는 주체의 실존적 동일성과 연대기적 서사(narrative)를 일그러뜨리는 존재의 주름들이자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잠재성의 차원들이다. 이 잠재성의 차원에서 시제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예컨대,“일어나지 않았던(일어났던)”이라는 과거시제나 “일어나지 않을(일어날)”이라는 미래시제는 모두 현실성(actuality)의 척도를 통해서만 측정되고 구분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미 드러나 있는 것들로 구성되는 현실성의 차원은 실상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잠재성의 차원들 가운데 그 일부가 선택되거나 배제됨으로써 성립된다고 할 수 있다. 잠재성의 차원은 그러므로 일정한 외연을 가진 어떤 ‘현재’로 수렴되지 않으며, 선형적이고 연대기적인 시간으로 귀속되지 않는다. 그것은 ‘과거’에나 ‘현재’에나 ‘미래’에나 늘 존속(存續)하고 있는 것이며, 하나의 주어진 물질적 사태로서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은 것이지만, 항상 ‘실재하는 것’(reality)이라 할 수 있다. “그때 그 오래된 눈빛은 우연한 것이었으나 아, 이런 바/람은 괜찮은데, 모든 우연을 우리는 미리 알고 있었네 삼/년 전의 문 열리고 삼십 년 전의 그대, 마른 등 보이네/눈뜨면 그때인 듯 상한 눈발 날리고 모래처럼 우연한 노/래들 내 잠 깊은 모래산, 모래산에 쌓이네//용서를 빌러 그곳에 갔네 그곳에 오래 앉아 있었으나/깔깔한 모래들 아직도 내 잠 속 떠나지 않네 삼 분 전의/잠에서 깨어 삼 일 전의 기슭을 배회하는 자 삼 일 전의/잠에서 깨어 삼 년 전의 독백을 기억하는 자 그리고 모래/산 바람 부는 그대의 모래산”(‘삼 분전의 잠’ 부분) 이 시를 단지 특정한 ‘잠’ 속에 나타난 잡다하고 무질서한 꿈의 내용 혹은 그 환상적 이미지들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이해한다면, 그것의 많은 부분들을 놓치게 될 것이다. 오히려 이 작품은 화자의 현실적 의식으로 포착되지 않는 망각과 오해와 무의식의 무한한 잠재성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꿈속에서 우리는 ‘삼 분 전의 문’과 ‘삼십 년 전의 그대’와 ‘삼일 전의 기슭’이 동시에 결합되거나 병치되는 상황을 체험하게 된다. 꿈속에서 ‘일어났던 것’(과거)과 ‘일어나고 있는 것’(현재)과 ‘일어날 것’(미래)은 선형적인 질서를 벗어나 한데 뒤엉키며, 시간은 산술적 단위로 분명하게 구분되는 연대기(年代記)를 벗어난다. 이것은 곧 꿈의 본질적 특성이 비선형적(非線形的) 시간의 조합에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삼 분 전의 잠에서 깨어 삼 일 전의 기슭을 배회하는 자 삼 일 전의 잠에서 깨어 삼 년 전의 독백을 기억하는 자”라는 구절은 이 시의 의미가 단지 화자의 ‘잠속’에 나타난 꿈 이미지들의 재구(再構)를 통해서만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네 번이나 반복된 ‘잠에서 깨어’는 이 시의 화자가 위치하고 있는 공간이 ‘잠’의 안쪽만이 아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모래산에 쌓이네”에서 ‘쌓이네’라는 술어(述語)는 ‘모래산’이 퇴적(堆積)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내 잠 깊은 모래산’은 그것이 화자의 신체에 부수되는 어떤 행위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적인 것임을 알려준다. 내면적인 것인 동시에 퇴적의 의미를 지니는 것은 ‘기억’이다. 따라서 ‘잠’이 비단 현실적인 ‘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면,‘내 잠 깊은 모래산’은 ‘내 안에서 잠자고 있는 기억’ 혹은 ‘나의 의식에서 지워져버린 망각들’로 해석된다.‘기억’ 또한 의식 주체의 선택과 배제를 통해서 가공되고 재구성되는 것이므로 세계의 실상 그 자체일 수 없다. 그것은 오히려 인칭과 시점에 따라 상이하게 구축되는 개연적 서사(허구)에 가깝다. 따라서 ‘기억’의 내부에는 망각되고 삭제된 그 무엇이 여전히 어떤 잉여로서 남아있게 된다. ‘잠재성’의 차원은 단지 환상이나 몽상의 세계가 아니다. 그것은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은 것이지만, 이미 실재하는 것이다. 잠속의 꿈과 의식되지 못한 무의식과 기억의 사슬에 무수하게 주름 잡혀 있는 망각들이 바로 그러한 것들이다.‘내 잠 깊은 모래산’에 무수한 망각과 오해와 왜곡이 기거하고 있듯이 ‘바람 부는 그대의 모래산’ 또한 인칭과 시점을 달리한 숱한 망각과 오해와 왜곡으로 점철되어 있음은 자명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자명성은 주체의 의식과 기억의 자명성이 아니라, 주체에게 의식되지 않고 기억되지 않는 잠재성의 차원들이 실재한다는 것의 자명성이며, 주체의 단일한 의식(기억)이 조작된 서사와 허구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의 자명성이다. 모든 1인칭들은 자신들의 기억을 그들의 처지와 욕망과 권력에 따라 서로 다르게 구성하기 때문이다. 1인칭 주체의 자기의식은 그것을 구성하는 내용이 아무리 많이 추가되고 보충된다고 하더라도, 결코 이 세계 그 자체의 실상을 포착할 수 없다. 또한 그 어떤 충만한 기억도 ‘모래산’처럼 부서지기 쉬운 공허(空虛)와 무의미(無意味)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모든 우연을 우리는 미리 알고 있었네”는 삶의 근원적인 공허와 무의미를 이미 깨달아버린 자의 언어이며, 이러한 현자(賢者)만이 지닐 수 있는 지혜와 여유를 표현한다. 현실성의 내부에 잠재성이, 의식의 내부에 무의식이, 기억의 내부에 망각이, 무한한 주름들로 감싸여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자에게만,‘우연’은 이 세계의 진상을 목도(目睹)할 수 있는 어떤 에피파니(epiphany)의 순간을 가져다줄 것이기 때문이다. 5. 시적 에피파니’를 위하여 “서랍 속으로 사라진 것들이/어느 날 문득 서랍 속으로 돌아오듯/어느 날 다시 돌아오는 오래전의 목소리./……/어느 순간 너를 습격하는 상형문자들./너의 내부에서 드디어/다른 목소리들이 흘러나오는 날이 있다./혹은 돌아오는 날.”(‘복화술사’ 부분) ‘시적 에피파니’가 도래하는 시간은 시인이 어떤 신비를 능동적으로 예감하는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너를 습격하듯이’ 밀려닥치는 우발성의 시간이며,‘상형문자’로서의 시적 언어가 시인의 관습적 감각과 사유를 폭력적으로 뒤흔들어 놓으면서 섬광처럼 스쳐지나가는 순간이다. 이 순간은 그러므로 능동태(能動態)의 시간이 아니라 수동태(受動態)의 시간이다. 또한 이 시간은 시인에게 이미 알고 있다고 여겨졌던 세계의 만상들이 그 자신들의 풍요로운 다양성을 열어젖히는 순간이다. 따라서 이 순간은 “너(시인)의 내부에서 드디어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날”이기도 하며 ‘돌아오는 날’이기도 하다. 이 ‘목소리’는 이미 실재하고 있었던 것이지만, 시인의 명징한 의식과 관습적 표상작용에 포착되지 않았던 것이기에,‘돌아오는 목소리’(반복)인 동시에 ‘다른 목소리’(차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반복되는 것(‘돌아오는’)은 이미 실재하고 있었던 세계의 풍요로운 만상들이며, 이 반복을 통해 차이(‘다른’)를 발생시키는 것은 ‘너의 목소리’ 곧 시인의 관례적인 감각과 도식들이다. 김수영이 ‘絶望’에서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救援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絶望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라고 표현한 것처럼, 모든 미학적 실천과 시적 창조의 공간에서 우리들 자신의 관례적 감각과 도식을 매번 혁파하기 위해서는, 섬광처럼 우리를 헤집고 지나가는 모든 우발성들을 용기 있게 승인해야 하며, 이 우발성들이 우리들에게 가해 오는 ‘낯선 것의 폭력’과 과감하게 마주쳐야만 한다. 이장욱의 말처럼 “이 고투를 통과한 자에게만”,‘시적 에피파니’는 비로소 그 자신을 개방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이 고투를 체험하지 않은 자에게는 그 어떤 ‘에피파니’의 순간도 도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장욱의 시에서 인간 내면에 깃들어 있는 충직한 순결성을, 일상적 경험 속에서 피어나는 순박한 인간애를, 그 아름다운 빛으로 충만해 있는 시적 감동의 순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에게 있어서, 이러한 것들은 세계 그 자체의 실상이 아니라 1인칭의 자기애적인 영혼이 미리 전제하고 있는 어떤 관념적인 조화이자 이상적인 도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시는 이것들이 배제하거나 은폐하고 있는 세계의 잔인한 리얼리티를 포착하려는 지점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의 이러한 관점과 태도가 진정으로 한국시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혜안(慧眼)과 비전을 담지하고 있는 것인지는 쉽게 단언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의 시가 우리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그 무수한 가면과 정념을, 우리를 포함한 모든 존재자들의 그 혼탁하면서도 풍요로운 만상을, 현대적 일상의 그 지루한 반복과 권태를, 저토록 리얼하고 또 잔인하게 묘사해준다면, 그의 시는 하나의 예술로서 그것이 존재해야 할 이유와 근거를 충분히 입증하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찬
  • [민속학으로 본 돼지 해] 올해의 국운은

    [민속학으로 본 돼지 해] 올해의 국운은

    정해(丁亥)년의 국운(國運)에 대해 알아본다. 정해년에 태어난 인물로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총재, 손학규 한나라당 전 경기도지사, 백윤식, 박윤배, 윌리엄스, 헤밍웨이, 프랑수아즈 사강, 베릴리오즈, 마리아 칼라스, 아널드 슈워제네거 등이 있다. 연예인으로는 이지현, 별, 테이, 이완, 정준하, 고현정, 신동엽, 이영애, 남희석, 오연수, 송일국 등이 있다. 국운을 정치, 경제, 사회, 연예 분야로 나눠 알아보자. 정치분야를 보면 가장 큰 이슈가 단연 대통령 선거와 남북정상회담이 될 것이다.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인가? 대통령 선거는 정해년의 기본 특성처럼 개발, 진보, 젊음, 활기, 열정의 이슈가 주로 등장할 것이다. 이런 이슈를 선점하는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 본다. 깜짝 놀랄 후보들의 등장도 눈여겨볼 일이고, 세대교체 바람도 만만치 않게 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성과 이름자 중에 목(木)이 들어가는 사람이 대선에서 당선될 것이라는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은 의외로 진전돼 2007년부터 2008년 전반기에 반드시 이루어지게 될 것 같다. 경제분야는 전반기는 매우 힘들고 어렵겠지만, 후반기부터 시작된 활력이 겨울을 지나면서 크게 좋아질 것이다. 주식시장은 전반기에 한두번의 폭락이 있겠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대선이 끝난 후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경기는 쉽게 잡히지는 않을 것이며, 주택 공급의 안정적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부동산 과열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분야는 대형사건 사고가 있을 수 있으니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예언이나 예측이란 것은 미리 준비하여 비가 올 것 같으면 아침에 우산을 들고 나가는 것과 같이 예방하고자 하는 것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각종 전염병이나 유행병들이 조심스러우니 방역당국은 미리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연예계에는 영화산업의 성장과 해외진출, 한류 열풍이 계속될 것이며 지난해보다 더 큰 연예산업이 될 것이다. 올해는 주역(周易)으로 보면 화택규(火澤規) 상구(上九)로서 잠시 쉬고 있는 상태이지만 뒤늦게 운이 돌아온다는 형국이다. 국운이 전체적으로 보면 전반기는 조금은 정체되고 힘들겠지만, 후반기 들어서 화합하고 서로 힘을 합쳐 새로운 발전의 기틀을 쌓아가게 된다. 김동완 아이사주닷컴 대표@isaju.com
  • [책꽂이]

    ●석초시집(신석초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충남 서천 태생인 신석초(본명 신응식)는 사회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아 ‘카프’에 가입했으나 카프의 도식주의적 창작방법에 실망, 박영희의 전향선언과 때를 같이해 탈퇴한다. 그후 이육사와 알게돼 함께 동인지 ‘자오선’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한다. 그의 첫 시집 ‘석초시집’을 60년 만에 복간했다.‘비취단장’‘규녀(閨女)’‘가야금별장(別章)’‘사비수(泗水)’‘낙와(落瓦)의 부(賦)’ 등의 시가 실렸다.9000원.●36인의 아틀라스(샘 본 지음, 노진선 옮김, 황금부엉이 펴냄) 유대 신비주의 전통에 따르면 이 세계가 망하지 않는 이유는 ‘의인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세계에는 36인의 감추어진 의인들이 있다. 그들은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다른 인간들을 위해 선행을 베푼다. 그들의 선행이 이 세계를 지탱하고 존재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 이야기를 모티프로 삼은 종교스릴러. 유대교의 신비주의 종파인 하시디즘의 문화적 전통과 관습을 엿볼 수 있다. 아틀라스는 그리스 신화의 거인신으로, 호메로스의 작품에선 하늘과 땅 사이를 받치는 기둥을 버티고 있는 존재로 나온다.1만 2000원.●닐스의 신기한 여행(셀마 라게를뢰프 지음, 배인섭 옮김, 오즈북스 펴냄) 1909년 여성 최초이자 스웨덴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저자의 성장소설. 스웨덴 남부 스코네에 살고 있는 열네 살의 심술궂은 소년이 엄지손가락만큼 작아져 거위 등을 타고 기러기들과 함께 스웨덴 전역을 여행, 온갖 모험과 견문을 쌓으며 어진 마음을 지닌 소년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스웨덴의 20크로나짜리 화폐에는 저자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1890년대 스웨덴 낭만주의 부흥운동에 기여한 판타지 문학의 고전. 전3권 각권 9000원.●루시퍼의 눈물(마이클 코디 지음, 공보경 옮김, 노블마인 펴냄) ‘신의 유전자’ ‘크라임 제로’ 등 과학적 지식과 종교적 상상력을 버무린 지적 스릴러로 주목받는 작가의 장편소설. 종교지도자들과 과학자들이 광컴퓨터로 죽은 이의 영혼을 추적해 사후 세계를 들여다본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에서 루시퍼는 꼭 사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작가가 밝히고 있듯,‘빛을 가져오는 자’를 뜻한다. 악마 루시퍼를 그동안 종교계에서 해석해온 것과 달리 인간에게 빛을 가져다주는 프로메테우스 같은 존재로 설정해 눈길을 끈다. 전2권 8800원.
  • 한국을 사랑한 곽방방 태극마크 꿈 이뤘다

    지난 1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홍콩출신 귀화선수 곽방방(26·KRA·세계랭킹 58위)이 간절하게 꿈꾸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특히 맹장수술을 받아 7월 내내 운동을 쉰 탓에 체력이 부쳤지만 정신력으로 극복, 주위를 놀라게 했다. 곽방방은 4일 태릉선수촌 개선관에서 풀리그로 열린 최종선발전에서 13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 탁구 국가대표에 뽑혔다. 곽방방은 자동출전하는 김경아(대한항공·10위)와 선발전을 통과한 이은희(단양군청·49위), 문현정(28위), 박미영(23위·이상 삼성생명)과 함께 도하아시안게임에 출전,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홍콩 국가대표였던 곽방방은 지난 2000년 베트남오픈에서 김승환(27·부천시청)을 만나 운명이 소용돌이쳤다. 이후 둘의 만남이 급물살을 타면서 안재형(대한항공 감독)-자오즈민 커플에 이은 ‘제2의 한·중 핑퐁커플’로 관심을 모았고 2003년초 혼인신고까지 일사천리로 마쳤다. 각자의 소속팀에서 숙소생활을 하다 주말에만 시댁에서 만나는 ‘주말부부’ 생활을 하던 이들은 지난해 4월 미뤄왔던 결혼식을 올린 뒤 한층 안정을 찾았다. 곽방방은 그동안 KRA에서 현정화 여자대표팀 감독의 조련을 받으면서 단점으로 지적되던 ‘조급증’과 수비 및 연타능력을 보완했다. 최근 열린 KAL컵 여자단식 4강에 오른 것을 비롯, 꾸준하게 4강권의 성적을 내는 등 기복없는 플레이가 장점이어서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이젠 한국말이 익숙해진 곽방방은 “귀화한 첫 해, 첫 선발전에서 대표에 뽑혀 너무 행복하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경기장을 찾아 응원에 나선 김승환은 “맹장수술 뒤 정상컨디션이 아닌데 너무 대견하다. 아침엔 무조건 전승을 거두라고 응원해 줬다.”고 말했다. 남자선발전에선 윤재영(74위)과 주세혁(15위·이상 삼성생명), 이정우(농심삼다수·29위)가 자동선발된 유승민(삼성생명·8위), 오상은(KT&G·7위)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중국판 ‘상도’ 차오즈융 첫선

    청나라 거상 차오즈융(喬致庸)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 ‘거상 차오즈융’이 한국에 소개된다.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차오즈융이라는 인물은 중국 산시성 출신으로 착실하게 재산을 불려 마침내 베이징과 상하이 등 전국 200여곳에 점포를 거느리면서 청나라 정부가 정한 토지제도마저 위태롭게 할 정도로 재산을 모았던 거상이다.그러나 탐욕스러운 자본가는 아니었다. 이 집안의 신조는 “명예와 이익만을 추구하면 사람을 얻을 수 없다. 먼저 반드시 자신을 구하라. 재물을 아끼지 말고 인연을 아끼고 소중히 해야 복이 온다.”는 것이다. 산시성 출신 장사꾼들을 일컫는 ‘진상(晉商)’ 가운데 최고의 인물로 꼽힌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거상 차오즈융’은 2001∼2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MBC드라마 ‘상도’를 떠올리게 한다. 한국에서도 상도 바람이 불었던 것처럼, 이 드라마도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지난 2∼3월 CCTV를 통해 중국에 방영될 당시 전국 기준 시청률 17.33%, 베이징 기준 시청률 33%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중국에는 성 단위의 방송사들도 워낙 많아 전국 시청률이 10%를 채 넘기 어렵다.한국과 마찬가지로,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불균형에 대한 불만이 넘쳐나던 중국에서도 ‘차오즈융’이 보여준 ‘도덕’과 ‘의리’가 크게 환영받았다는 해석이다. 차오즈융 가문의 계승자로부터 직접 고증을 받아 역사적 사실성도 한껏 높였다. 청나라 옹정제와 한무제를 다룬 역사드라마를 내놨던 후메이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1급배우로 꼽히는 천젠빈·장친친·마이리 등이 주요 배역에 출연한다.9일부터 매주 수·목·금요일에 하루 세번씩(10시·16시·23시) 방영된다.모두 45편으로 구성된 드라마 ‘거상 차오즈융’은 중화TV가 수입했다. 중화TV 강인자 대표이사는 “중국의 상인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데다 한류에 대한 반감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수입했다.”면서 “단순히 재미만 있는 드라마와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우간다 소년병들의 비극

    우간다 소년병들의 비극

    “그들은 그 아이를 깨물라고 했어요. 살점이 떨어지고 피가 났어요. 숨이 끊어질 때까지 이빨로 그 아이를 깨물었어요.”(15세 소녀 제니퍼),“밤마다 마을을 습격했어요. 우리는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였어요.”(12세 소년 샘) 전세계가 레바논에서 속절없이 죽어가는 아이들의 비극에 경악하는 동안, 아프리카 우간다에서도 소년병들의 참혹한 비극이 매일 되풀이되고 있다. 유엔 보고서는 해마다 전세계에서 8000∼1만여명의 어린이가 전쟁과 내전, 분규로 숨을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샘의 아침은 악몽에서 깨어나면서 시작된다.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샘은 심각한 트라우마(정신적인 외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6살때 반군단체인 ‘신의 저항군(LRA)’에 납치됐다. 반군이 그에게 가장 먼저 가르친 건 살인이었다. 두려움을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강요했다. 죽이지 않으면 죽어야 하는 ‘게임’이었다. 샘은 지난 4월 정부군에 생포될 때까지 무려 6년 동안 제 또래 아이들을 죽이는 ‘살인 병기’ 노릇을 했다. 워싱턴타임스는 31일(현지시간) 샘과 같은 처지의 우간다 소년병이 처한 비극을 현지 르포로 전했다.1987년 창설된 LRA는 20년 동안 수천여명을 살해했다. 이 지역 난민만 150만명.LRA는 소년·소녀 납치로 악명이 높다. 납치된 소년들은 병사로, 소녀들은 성폭행의 대상이 됐다. 국제전범재판소에 반인륜 전범으로 기소된 LRA 지도자 조제프 코니(46)의 부인만 50여명.200곳의 난민촌에선 매달 1000여명의 어린이가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숨지고 있다. “매일 6명씩 아이들이 죽고 있다. 지금 오전 11시인데 벌써 2명이나 숨졌다. 이런 일이 어떻게 20년 동안이나 계속될 수 있나.”난민촌장 르와트의 절규다. 정부 관리 나하만 오즈베는 국제 사회가 우간다의 고통에 눈길도 주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했다.“우간다는 다이아몬드도 석유도 없다. 미국과 유엔은 이웃 나라인 수단에는 적극 개입하면서도 우리를 외면하고 있다. 매일 어린이들에게 벌어지는 잔혹한 범죄를 보라.”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이 운영하는 굴루의 소년병 재활센터. 그동안 2만여명의 소년병이 치료를 받고 가족 품에 안겼다. 그러나 샘은 아직 기약이 없다. 소년은 제니퍼, 토니 등 다른 7명의 소년·소녀병들과 함께 센터 생활을 하고 있다. 부모는 샘을 데려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 이유는 샘이 무섭다는 것이다. 부모와의 상봉을 기다리던 샘은 센터 한 쪽에서 서러운 울음을 터트렸다. 전쟁의 광기속에서 잃어버린 소년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대학로, 나와”

    “대학로, 나와”

    서울 강남이 소극장 문화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예술의전당과 LG아트센터 등 대형 공연장 위주였던 강남지역에 소극장이 속속 둥지를 틀고 있다. 소비문화 1번지인 청담동, 삼성동, 역삼동 일대를 거점으로 최근 2∼3년새 10여곳의 소극장이 문을 열었다. 공연기획자들이 공연장 포화상태에 이른 대학로(약 80여곳)를 벗어나 소극장 문화의 블루 오션으로 강남지역을 적극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소비문화 1번지에서 소극장 문화 중심지로 올들어 2곳의 소극장이 새로 생겼다. 지난 21일 강남 신사역 인근에 영화관 시네마오즈를 리모델링한 270석 규모의 동양아트홀이 개관했다. 정동극장 초기 멤버들이 모인 공연기획사 아트노우에서 운영 대행을 맡아 코믹극 ‘라이어’를 첫 작품으로 무대에 올리고 있다. 압구정동, 반포지역 아파트 단지의 주부와 가족 관객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새달 25일 강남역 근처에 개관하는 LIG아트홀은 뉴욕의 실험적인 소극장을 연상케 하는 이색 공연장이다.LG화재가 LIG손해보험으로 회사명을 바꾸고, 강남으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지하 2층에 170석짜리 소극장을 들였다. 극장측은 “연극, 무용, 뮤지컬, 음악 등 장르 구분 없이 젊은 예술가들의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남지역 소극장의 선발 주자는 1999년 청담동에 문을 연 유씨어터. 배우 유인촌씨가 사비를 들여 지은 유씨어터는 문화 불모지로 불리던 강남 한복판에 소극장 문화의 씨앗을 뿌렸다. 이후 라트어린이극장(2002), 우림청담씨어터·웅진씽크빅아트홀(2003), 코엑스아트홀·백암아트홀(2004), 브로딘홀·성암아트홀(2005) 등이 잇따라 개관했다. 지난 3월 오픈한 복합상영관 CGV압구정도 1개 관을 공연장(라이브관)으로 운영할 계획이어서 강남 소극장 문화는 한층 활기를 띨 전망이다. ●아직은 흥행 불투명, 지역 특성에 맞는 기획력 필요 강남에서 소극장 공연이 성공한 예는 별로 많지 않다.‘소극장 공연=대학로’라는 인식이 강하다보니 강남 소극장들이 개별적으로 홍보와 마케팅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몇몇 공연들이 뛰어난 기획력으로 대박을 터트리며 강남 흥행의 가능성을 열었다. 유씨어터의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와 우림청담씨어터의 ‘여배우 시리즈’는 강남뿐만 아니라 강북 관객들까지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주부 관객을 위한 여성 연극, 대학로까지 이동하기 싫어하는 젊은 관객을 위한 공연 등 강남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작품들을 잘 고른다면 얼마든지 시장은 열려 있음을 확인시켜준 셈. 무엇보다 강남에도 소극장 문화 욕구가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점은 고무적이다. 강남 소극장이 10여곳을 웃돌면서 공연장간 공동 마케팅, 협력사업 같은 공조체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동양아트홀 김준희 극장장은 “강남 공연장들이 현실적으로 대학로만큼의 밀집도를 갖기는 어렵지만 ‘강남지역 소극장 축제’ 같은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맺다보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람이 나무를 만나 쉼을 얻다

    사람이 나무를 만나 쉼을 얻다

    온몸으로 여름을 느끼며 휴가를 즐기는 곳이 어디 바다, 산, 계곡뿐이랴. 듣고 보고 만지고 익히며 배우는 곳도 좋은 휴가지다. 수목원, 박물관, 문화거리로 떠나보자. 초·중학생 아이들에게는 책상에 앉아 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학습 효과를 줄 수 있다. 연인과 함께라면 사랑이 몽글몽글 솟아나고, 친구와 같이 가면 우정이 추억으로 물든다. 여행을 가는 길에, 또는 잠시 짬을 내서 들어가보자. 자연과 문화 속으로…. ■ ‘지상의 낙원’ 수목원 아름답고 예쁜 것을 보면 우리의 마음도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후텁지근한 날씨에 짜증날때 가족들과 꽃구경을 하러 가보자. 예쁜 야생화, 갖가지 향기로운 향을 뿜어내는 허브, 물가에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연꽃. 이들 모습에 흠뻑 취한다면 마음은 저절로 상쾌해진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85) 아이들 천국, 포천뷰식물원 경기도 포천군 일동면 유동리의 야트막한 산자락에 자리잡은 포천뷰식물원은 잘 가꿔진 정원 같아서 좋다. 뷰식물원의 특징은 다양한 꽃을 조금씩 심는 대신 일정 규모의 땅에 한 가지 꽃만 심어, 보는 이로 하여금 꽃 세상에 빠진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현재 빨강, 분홍, 흰색의 숙근코스모스, 가우라 등이 방긋 웃음을 짓고 있고 색깔이 다양한 후룩스가 식물원을 오색빛깔로 물들이고 있다. 또한 이곳은 아이들이 편히 뛰놀 수 있는 공간이다. 흔히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팻말은 물론 산책로와 꽃밭을 구분하는 울타리조차 없어 아이들이 꽃과 함께 할 수 있다. (031)534-1136,www.viewgarden.co.kr (86) 거대한 꽃나라, 한택식물원 동양 최대의 종합식물원인 한택식물원은 경기도 용인에 자리잡은 식물원으로 총 20만평에 이른다.8300여종,730여만 본의 식물이 자라는 거대한 꽃나라이다. 맑은 물이 흐르는 아담한 계곡을 따라 펼쳐진 1000여 종의 우리나라 자생 식물이 자라고 있는 자연생태원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자랑거리. 하늘매발톱과 금낭화, 족도리풀 등 처음 보는 꽃들이 즐비하다. 또 자연생태원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위쪽의 전망대에 오르면 월가든, 암석원, 유리온실 등 동화의 나라 같은 식물원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또 한택식물원에서 오는 29일부터 8월27일까지 숲생태 곤충탐험전이 열린다. 곤충을 그냥 보는 것이 아니고 숲속으로 들어가서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체험하는 살아 있는 학습장이다.(031)333-3558,www.hantaek.co.kr (87) 꿈 속의 그곳, 아침고요수목원 영화배우 박신양이 죽음을 앞두고 꽃을 가꾸며 살았던 영화 ‘편지’의 배경으로 유명해진 경기도 가평의 아침고요수목원은 꽃과 나무의 에덴동산이다. 수목원에는 지금 나무의 진초록을 배경으로 온갖 색깔의 꽃들이 피어 있어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계절·주제별로 다양한 꽃과 나무의 모습을 보여주는 정원이 20여곳. 특히 주목, 산수유, 단풍나무, 회양목 등 나무 사이로 꽃창포, 튤립, 무늬옥잠화 등의 꽃의 자태가 너무 곱다.(031)584-6703,www.morningcalm.co.kr (88) 메밀꽃 필 무렵엔 평창 허브나라농원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의 태기산 자락.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로 유명한 평창에 허브나라농원이 자리잡고 있다. 물 맑은 흥정계곡과 1250m의 태기산이 지척이라 단순히 허브만 보고 돌아갈 것이 아니라 가벼운 산행이나 계곡의 물놀이 또한 허브나라농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재미다. 어린이정원, 향기정원, 셰익스피어정원, 모네정원 등 13개의 테마로 잘 정돈된 정원을 천천히 걷다보면 향기로운 허브향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팻말에 허브의 학명·원산지·개화기 등이 자세히 적혀 있어 혼자서도 돌아보는 데 무리가 없어 좋다.(033)335-2902,www.herbnara.com (89) 유럽을 갖다 놓은 듯, 팜 카밀레 충남 태안에 위치한 허브농장인 팜 카밀레. 낮은 산의 곡선을 그대로 살려 조성한 야외 허브정원과 멋진 해송 군락, 풍차 등에 마치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유럽 시골마을에 온 듯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다. 라벤더를 비롯한 120종의 허브와 150종의 야생화가 철따라 피고 지는 야외 꽃동산이 만드는 황홀경에 더위도 싹 달아난다. 꽃과 잎에서 은은한 사과향이 나는 국화꽃 모양의 캐모마일 가든과 보라색의 라벤더 가든, 그리고 분홍색의 애플 제라늄과 로즈마리 등을 심어놓은 보테니컬 가든에서 풍기는 은은한 허브향이 온 몸을 감싼다. 또 허브비누, 향초 등의 허브 공예와 허브 스킨, 로션 만들기 강좌 등 다양한 허브 체험 교실도 있다. (041)675-3636,www.kamille.co.kr (90) 오감 대만족, 상수허브랜드 충북 청원에 자리하고 있는 상수허브랜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허브를 대규모로 가꾸기 시작한 곳으로 2만여평 규모의 큰 허브농장이다.16년 된 팔뚝만한 로즈마리가 쑥쑥 자라고 있고,550여종의 갖가지 허브가 숨쉬는 실내정원을 거닐며 허브를 직접 만져보고 향기도 음미하면 어느덧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얻는다. 천년 묵은 소나무 분재와 특이한 모양의 공룡바위도 방문객을 반긴다. 또 허브 향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허브터널과 맨발로 밟아볼 수 있는 허브잔디, 그리고 향치료 효과(아로마테라피)를 직접 체험 할 수 있다. 보라·흰색을 자랑하는 제비꽃과 강렬한 주황색 한련화(나스터튬), 흰 베고니아 등이 예쁘게 장식된 허브 꽃밥은 먹기 아까울 정도. 허브 강의와 각종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하루를 즐기기에 그만이다.(043)277-6633,www.sangsooherb.com ■ 3가지 테마로 떠나는 박물관 여행스케치 박물관은 세상을 바라보는 통로다. 풍부한 역사를 한자리에서 느끼고, 세계 문화를 한눈에 볼 수도 있다. 독특한 발명품들을 경험할 기회도 갖는다. 올 여름, 박물관에서 문화적 소양을 한껏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방학을 맞은 아이와 함께하면 더욱 좋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91) 지도 직접 만들어봐요… 경희대 혜정박물관 대학박물관은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 가장 좋은 장소다. 대부분 관람료가 없다. 교육적인 프로그램에는 실비 정도로 참여가 가능하다. 대학에서 운영하는 만큼 교육적인 주제가 뚜렷하고 알차다. 각 대학의 특성을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목표를 심어주기에도 그만이다. 경희대 수원캠퍼스의 혜정박물관은 박물관 견학을 하면서 지도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김혜정 관장이 세계 각국에서 모은 15∼20세기 동·서양의 이색적인 옛 지도와 지도첩, 지도 관련 사료, 고문헌 등을 골고루 볼 수 있는 곳. 특히 우리나라를 섬으로 표시한 최초의 지도,1655년 제작된 중국지도,1737년 프랑스 지도제작자 당빌이 만든 우리나라 전도, 동해를 ‘COREAN SEA’로 표기한 지도(1794년) 등이 눈에 띈다. 주요 고지도를 탁본하거나 간단한 지도 제작원리를 체험하고, 종이퍼즐이나 영상게임 형식으로 지도 맞추기를 하는 등 재미도 더한다.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을 위한 문화교실도 운영할 예정(참가비 2만 5000원).(031)201-2012∼4,oldmaps.khu.ac.kr (92) ‘우리나라 최초’ 고려대 박물관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박물관으로 알려져 있는 고려대 박물관은 10만여점이라는 방대한 양의 유물을 가지고 있다.100년사 전시실, 역사 민속자료실, 고미술전시실, 현대미술전시실 등 3개층에 걸쳐 유물들이 빼곡히 전시돼 있다. 눈으로 보는 유물도 가치가 있지만 고려대 박물관의 장점은 교육프로그램. 대부분 무료로 운영하고, 일부 답사일정만 교통비 정도를 참가비로 받고 있다. 아이들이 놀면서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8월27일까지 ‘조선시대의 위대한 유산-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이라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주말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02)3290-1514,museum.korea.ac.kr (93) 동서양 의복 한자리… 숙명여대 자수박물관 숙명여대 정영양 자수박물관은 동서양의 다양한 작품들을 모아놓았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의 주요 자수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의 해외 자수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단순히 여성들이 취미로 하거나, 옷을 꾸미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복식·생활·감상용으로 다채롭게 활용된 예술적인 작품을 볼 수 있다.(02)710-9133∼4,museum.sookmyung.ac.kr (94·95) 과학의 시대가 온다… 로봇·별난물건박물관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로봇박물관이 있다. 미래 관심사인 로봇에 대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 모았다. 명지대학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백성현 교수가 10여년 동안 수집한 3500여점의 로봇이 테마별로 전시돼 있다. 전세계 40여개국 초기로봇,‘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양철로봇 틴맨(1900년대),‘메트로폴리스’에 출연한 마리아로봇(1920년대), 아톰(1950년대), 토종로봇 로봇태권V(1970년대) 등 볼거리가 한가득이다.3D입체영상실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고, 로봇을 직접 조종하는 공간도 있다.(02)741-8861,www.robotmuseum.co.kr 상천외한 물건들을 보고 싶다면 별난물건박물관에 가보자. 담배 연기를 마시면 기침을 하는 재떨이, 소리를 듣고 움직이는 스누피 인형,“이봐, 손씻는 거 잊지마!”라고 말하는 변기 모양 비누통, 큰 소리를 치면 부들부들 떠는 강아지, 동물모양 손톱깎이, 눈뭉치를 만들어주는 집게 등 독특한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 소리, 빛, 과학, 움직임, 생활 등 다섯 가지 테마. 서울·부산·경기 파주 영어마을 세 곳에 있다. 서울관 (02)792-8500, 부산관 (051)740-4858, 파주관 (031)956-2211,www.funique.com (96 98 97) 세계 문화를 찾아서… 아프리카·중남미·티베트박물관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그대로 제주도에 옮겨놓은 아프리카박물관은 세계문화유산 중에 하나인 서아프리카 말리 공화국의 젠네대사원(이슬람 사원)의 모습을 재현한 외관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18∼20세기초의 아프리카 조각과 가면, 생활용품, 장신구, 악기 등 1000여점을 시기별로 전시 하고 있다. 매일 3차례 아프리카 전통 민속 공연이 열린다. 아이들을 위해 아프리카 전통 문양 페이스페인팅, 찰흙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제주도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장소가 될 듯. (064)738-6565,www.africamuseum.or.kr 경기 고양시에 있는 중남미문화원박물관은 중남미 지역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곳.30년간 중남미 외교관을 지낸 이복형씨가 지난 1997년 개관했다. 멕시코, 중미, 카리브해역 등에서 수집한 각종 토기, 가구, 석기, 가면, 민속품 등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안에서 볶음밥인 파에야(2만 5000원), 스낵인 타코(6000∼8000원) 등을 즐길 수 있다.(031)962-7171,www.latina.or.kr 서울 종로에 도심 속의 작은 티베트인 티베트박물관이 있다. 신비로운 베일에 싸인 티베트의 문화를 접할 수 있다. 가정 주택을 개조한 듯한 아담한 전시장에 티베트의 불교미술품과 12∼19세기 생활용품,12세기 라마승의 법의(法衣) 복식 등 문화·민속자료 등이 있다. 소장품 1200여점 중 300여점을 상설 전시하고,3개월마다 전시물을 교체한다. 전문해설자 2명과 자원봉사자 3명이 티베트 문화를 알기 쉽게 소개한다.(02)735-8149,www.tibetmuseum.co.kr (99) 예술인의 혼이 가득한 헤이리 경기도 파주 헤이리는 일일나들이 코스로 단연 으뜸이다. 자연친화적이고 나지막한 건물들이 모여 있는 복합문화 공간. 아이들과, 연인과, 또는 친구와, 그 누구와 함께 가도 좋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북하우스’는 음악, 미술, 책, 음식에 대한 갈증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어른, 아이 모두를 위한 책들이 빼곡하고,1층에 햇살 좋은 식당이 있다. 매달 토요일 오후에는 작은 음악회도 연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나라’에서는 동화책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전시회를 마련한다. 오래된 서점의 낡은 책 냄새와 허브향이 어우러진 ‘북카페 반디’도 아늑하다. 가장 큰 전시공간인 ‘93MUSEUM’은 국내 최초의 인물미술관.‘식물감각’에서는 식물을 주제로 한 작품을 보고, 꽃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헤이리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한향림갤러리’는 도자기 전문갤러리로, 우리 항아리의 고전적인 멋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폭 빠져버리는 공간은 쌈지에서 운영하는 ‘딸기가 좋아’다. 딸기, 똥치미 등 캐릭터들과 한 데 어울려 논다. 어른이 향수를 느끼기에 좋은 공간은 맞은편 ‘타임캡슐’이다. 옛 생활 박물관으로, 조선시대부터 어릴 적에 한번쯤 본 물건들이 가득하다. ‘세계민속악기박물관’에는 인도, 서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75개국에서 수집한 600여개의 악기가 전시돼 있다.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이국의 다양한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www.heyri.net ■ 가는길:자유로→통일전망대→고가도로 아래로 지나자마자 성동IC→예술마을 헤이리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첫번째 성동사거리에서 좌회전→헤이리 1·4번 게이트. 지하철 2호선 합정역 1·2번 출구에서 200번,2200번 버스가 각 4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 (100) 예술작품 힐끔 차 한잔 홀짝,양평 편안한 차림으로 경기도 양평의 강가로 떠나보자. 예술적·생리적 허기짐을 마음껏 해결할 수 있다. 양평읍 초입에 ‘양평 맑은물사랑 미술관 및 창작스튜디오’는 군청에서 관내 예술인을 위해 마련한 전시·창작공간이다. 작가의 개인전이 다양하게 열린다. 서종면 ‘문화의집’은 지역 아이들을 위해 전시·음악행사를 여는 장소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마니아들이 몰려오는 인기 장소가 됐다. ‘갤러리아지오’는 독특한 외관이 눈에 띄는 곳. 건물 안 갤러리는 아프리카 짐바브웨 한 부족인 쇼나(Shona)의 유명한 조각들이 전시돼 있다. 갤러리 옆 작은 카페에는 커피, 국화차, 산딸기홍차 등 20여가지 차를 맛볼 수 있다. 전시실, 카페, 아트숍을 한 데 모은 ‘몬티첼로’나 작은 창고 모양의 ‘인더갤러리’도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면 ‘바탕골 예술관’을 꼭 들러보자.8700여평의 대지에 예술극장, 전시관, 도자기·금속공방 체험관 등이 들어서 있다. 두달마다 주제를 바꿔 소장품 위주로 기획 전시를 한다. 도자기 공방에서 흙을 마음껏 만지고, 흙그림을 그리고, 그릇을 구울 수도 있다. 체험료는 1만∼2만 5000원선. 홈페이지(www.batangol.com)에 회원가입을 하고 쿠폰을 받으면 체험료·관람료를 할인해 준다. ■ 가는길:올림픽대교→강일IC→미사리→팔당·양평 방면 이정표를 따라 팔당대교를 건너 6번국도 진입→양수대교→양수리→양평 ■ 여행정보:45번 국도를 따라 연세중학교 앞에 ‘죽여주는 동치미국수’(031-567-4070)에서는 살얼음이 뜬 국물의 동치미국수(4000원)가 무더위를 녹인다.. 서울종합촬영소로 가는 ‘초원’(031-576-8941)은 삼겹살과 김치찌개가 맛있다.88번 지방도를 따라 가면 만나는 생선구이전문점 ‘해마’(031-771-9202)나 맞은편 프랑스 레스토랑 ‘라리아’(031-774-9717)도 추천하는 식당. (101) 강북의 문화 일번지 삼청동 전통과 현대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향기를 뿜어내는 곳이 서울 삼청동이다. 갤러리현대, 금호미술관, 학고재, 국제갤러리 등 미술관이 즐비한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총리공관 주변으로 맛집이 들어섰고, 다양한 패션·액세서리 숍이 생겨 강북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삼청동 하면 떠오르는 ‘삼청동수제비’를 비롯해 ‘서울에서 둘째로 잘 하는 집’(찻집) ‘눈나무집’(국수·떡갈비) ‘라마마’(퓨전일식) 등 소문난 음식점이 많다. 또 ‘청’ ‘공리’ ‘쿠얼라이’ 등 고급스러운 퓨전중식당도 들어섰다.‘까브’ ‘로마네꽁띠’ 등은 삼청동 산책을 우아하게 마무리할 만한 유명한 와인바. 와인이 부담스럽다면 한가롭게 차를 즐겨도 좋다. 별미케이크전문점 ‘아루’나 노천카페 ‘어린왕자’, 북카페 ‘진선북카페´도 추천할 만한 곳. 최근 1∼2년 사이 삼청동은 ‘패션1번지’로도 변신했다. 국제갤러리에서 삼청동 길로 진입하는 초입 ‘전통한복 김영석’ 매장을 시작으로 ‘홍조’ ‘소현갤러리’ ‘수담’ ‘지아갤러리’ ‘더 슈’ ‘드레스업’ ‘보스코’ ‘파르베’ 등 열거하기에도 벅차다. 액세서리, 빈티지 스타일의 고가 수입브랜드, 구두매장, 맞춤옷, 손뜨개 전문점 등 종류도 다양해 원하는 스타일을 찾아 쇼핑을 즐기면 된다. ■ 가는길:서울시청→광화문교차로에서 우회전→경복궁교차로에서 좌회전→삼청터널 방향으로 직진 (102) 정통 중국음식을 찾아 떠나는 인천 차이나타운 시내 곳곳에 퓨전중식당이 성황을 이룬다. 벽에 홍등을 걸어 화려함을 더하고, 빨간색과 중국식 앤티크 식탁으로 치장한 인테리어로 눈길을 끈다. 정통 중국음식을 즐기는 데는 인천 차이나타운만 한 곳을 찾기 힘들다. 세계 어디서나 차이나타운을 상징하는 탑 모양의 ‘패루’. 이것을 지나면 바로 중국으로 빠져든다. 101년전 자장면을 처음 선보인 ‘공화춘’은 간판만 남아 있다가 올해 초 근대문화재로 지정됐다. 이외에 10여개의 음식점이 저마다 조금씩 다른 음식맛을 자랑하고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자금성’. 서울 특급호텔 중식당 조리장을 지낸 화교 요리사가 직접 만드는 자장면으로 유명하다. 40년째 한자리를 지킨 ‘풍미’, 세련된 인테리어의 ‘부엔부’, 베이징식 음식을 내놓는 ‘상원’, 새롭게 문 연 ‘공화춘’ 등 청요리집이 즐비하다.‘원보’와 ‘미식세계’에서는 다양한 중국식 만두를,‘복래춘’에서는 속이 텅 빈, 일명 공갈빵을 맛볼 수 있다. 차이나타운 곳곳에 토산품점에서는 오량액 마오타이주 칭다오맥주 등 중국산 술과 우롱차 보이차 등 중국차, 그림 도자기 수정조각품 중국의상 등 중국문화가 물씬 풍기는 상품도 만날 수 있다. 제3패루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중국 문화를 소개하는 벽화가 있다. 인천화교중산학교 담장에 있는 삼국지를 소재로 한 150m의 담장벽화는 삼국지를 읽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www.ichinatown.or.kr ■ 가는길:경인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끝(인천항)에서 월미도방향→인하대병원→옹진군청→인천경찰청→자유공원광장. 지하철 1호선 인천행을 타고 인천역 하차.
  • [韓·美 FTA 협상 개막] 대거 새얼굴…‘안면’ 봉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협상단은 우리측보다 10여명 많은 모두 178명으로 구성됐다. 절반 가량이 여성이다. 협상단 규모를 우리보다 많게 꾸린 것은 홈그라운드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1차 협상에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절반 여성·`구면인사´ 대거 교체 미국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무역대표부(USTR)를 주축으로 관련 부처의 한국 및 통상전문가들이 총동원됐다. 17개 분과 가운데 15개 분과의 대표를 USTR의 협상 전문가들이 맡고 있다. 특히 한·미 양국간 이해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분야에는 USTR의 한국 전문가들이 전면 포진해 있다. 한국 협상팀과 평소 안면이 있는 분과의 경우 협상 담당자들을 새 얼굴로 바꿔 안면 때문에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했다.●한국계 키 자동차·경쟁 2개분과 맡아 의약품·의료기기 분과의 대표인 애로 오즈럿 부대표보와 자동차 분과를 담당한 스콧 키 한국담당 선임국장, 농업 분과를 이끄는 앤드루 스티븐스 양자농업 담당국장이 대표적 인물이다. 오즈럿 부대표보는 USTR에서 한국 업무를 전담하는 최고위급 직원이다. 한국계인 스콧 키는 한국어가 능통하기 때문에 회담장에서 한국 대표들의 회담 분위기를 읽어낼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키는 반독점을 다룰 경쟁 분과의 공동대표로도 이름을 올렸다. 스티븐스 국장은 분기마다 개최되는 한·미 농산물 협의에 줄곧 참여해 왔기 때문에 쌀을 포함한 한국의 농업 문제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다.●금융·경쟁분과 해당부서 국장 차출 이와 함께 미국측은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해당 부서의 국장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금융서비스 분과 대표인 킴벌리 클라만 재무부 투자담당 선임국장과 경쟁분과를 담당한 스투 쳄토브 법무부 통상·반독점 법률보좌관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개성공단의 한국산 인정 문제를 다루는 원산지·통관 분과는 제이 아이젠스타트 USTR 관세담당 국장이 담당한다. 아이젠스타트는 미국의 원산지 규정들이 개별적인 협상에서 어떻게 적용되는가에 대해 깊은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어 미국측의 ‘개성공단 제외’ 논리를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미측의 공세가 예상되는 지적재산권 분과의 미측 대표인 제니퍼 최 그로브스 USTR 지재권 담당 국장은 한국계 변호사 출신이다.dawn@seoul.co.kr
  • [부고] 칸 황금종려상 2회수상 日감독 이마무라 쇼헤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일본 영화계의 거장 이마무라 쇼헤이(今村昌平) 감독이 30일 간암으로 별세했다.80세. 고(故) 구로사와 아키라(黑澤明) 감독과 함께 일본 최고 감독으로 불리는 이마무라 감독은 작품 ‘나라야마 부시코’,‘우나기(뱀장어)’로 칸 영화제에서 두 번이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1926년 도쿄 출생으로 와세다대학 문학부를 졸업한 이마무라 감독은 1950년대 초 오즈 야스지로(小津安二郞) 감독의 조감독으로 일하면서 영화계와 인연을 맺었다.1958년 첫 작품인 ‘도둑맞은 욕정’으로 데뷔한 뒤 창녀·무당·호스티스·유랑극단 배우 등을 영화 주인공으로 내세워 주류 사회에서 밀려난 주변인과 하층민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일본 뉴웨이브 운동의 개척자로 불리는 그는 1960년대 오시마 나기사(大島渚) 감독과 함께 뉴웨이브 운동을 이끌었으며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나라야마 부시코’(1982년)‘여현’(1987년)‘검은 비’(1989년) 등과 1990년대 ‘간장선생’(1998년) 등을 통해 일본 영화계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김미경기자 chaplin@seoul.co.kr
  • [씨줄날줄] UFO/육철수 논설위원

    1952년 7월19일 미국 워싱턴D.C. 상공에 미확인비행물체(UFO:Unidentified Flying Object)가 떼로 나타나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비행금지구역에서 UFO가 무리지어 비행했으니 가장 놀란 건 미공군이었다. 즉각 최신예 전투기를 발진시켜 격퇴에 나섰다. 그러나 UFO는 전투기가 가까이 접근만 하면 어디론가 사라지곤 했다. 결국 허탕을 쳤다.1주일 후, 동일 상공에 또 UFO가 출현했다. 전투기 한 대가 일단 추적에 성공했다. 조종사로부터 긴박한 무전이 타전됐다.“UFO가 바로 앞에 있다. 굉장하다. 푸른빛을 발산하고 있다….” 잠시 후, 전투기가 빛 한가운데로 빠져드는 순간 UFO는 유유히 사라졌다. 당시 트루먼 대통령은 공군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고심 끝에 당대의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에게 전화를 걸어 대책을 물었다. 아인슈타인은 다급하게 대답했다.“각하! UFO를 절대 공격해선 안 됩니다. 만일 외계생명체가 조종하는 물체라면 우리 지구인은 그들을 당해낼 수가 없습니다….” UFO에 대해서는 기원전 329년 알렉산더 대왕의 군대가 하늘에 뜬 두 개의 ‘은빛방패’를 봤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오래됐다. 근래까지 목격자는 수도 없이 많지만 UFO와 외계인(E.T.:Extraterrestrial)의 실체는 여전히 묘연하다.1960년대 이후 전파천문학을 이용한 ‘오즈마계획’(미·독·소)에 따라 지구에 인간이 살고 있다는 전파신호를 태양에서 가까운 500개의 별에 보냈으나 감감무소식이다.NASA도 ‘세티계획’을 통해 외계인 탐사에 나섰지만 그 역시 20년이 넘도록 신통찮다. 최근 영국 국방부는 보고서에서 “UFO는 단순한 기상착시현상일 뿐, 물체의 존재 증거는 없다.”고 결론냈다고 한다. 대기권을 떠도는 전기입자와 공기의 흐름이 충돌하면 불규칙하고 빠르게 움직여 비행체 모양의 빛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넓디넓은 우주에는 7×10 개의 별이 있다고 한다. 이는 지구상 사막과 바닷가 모래알 수의 10배나 되는 것이다. 그 중에 지구와 비슷한 조건의 행성이 한두 개쯤이야 없을까. 영국 국방부의 단언이 UFO와 외계인에 대한 과학적 환상과, 우주의 신비에 끝없이 도전하는 인간의 꿈마저 깨뜨릴까 걱정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문화캘린더]

    ●사단법인 서울문화사학회는 서울문화유산 안내자 1차 교육생 50명을 모집한다. 교육 대상은 18세 이상 60세 미만 시민, 관광해설사를 희망하는 대학생, 서울의 역사문화에 관심이 있는 자 등이다. 강의일시는 17일부터 6월2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이며, 강의실은 종로구 인사동 민예총아카데미 제2강의실(02-731-6854∼6). 고궁 견학 등 현장 실습은 토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실시된다. 접수는 송파구 삼전동 서울문화사학회 사무실(02-2202-0680,741-8331)이나 홈페이지(www.smsh.or.kr)에서 할 수 있다. 수강료는 5만원.●도봉구 구민회관은 오는 16∼19일 테이블 인형극 ‘꼬마 오즈’를 한다. 꼬마 오즈는 인형극과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새로운 장르의 인형극으로 극단 수레무대가 ‘오즈의 마법사’를 바탕으로 2년간의 제작을 거쳐 만들었다. 과천시민회관과 안양평촌아트홀 등 10여곳에서 지난 2년 동안 공연하면서 연속 매진을 기록하는 등 어린이와 학부모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었다. 도로시와 그녀의 개 토토가 오즈라는 마술나라에 온 뒤 마녀와 싸우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뒤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내용. 평일 10시,11시. 토요일 12시,2시,4시. 일요일 2시,4시에 3층 소공연장에서 한다. 가격은 1만원. 회원 9000원. 단체 5000원.02)901-5160.●도봉구 창동문화체육센터는 11∼12일 2층 공연장에서 영화 ‘왕후 심청’을 상영한다.훌륭한 재상이자 충신이었지만 역적 일당의 음모에 가담하지 않아 몰락한 뒤 눈까지 멀게 된 심학구의 딸 청이는 공양미 삼백석이 있으면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할 수 있다는 애기를 듣고 삼백석에 팔려 인당수 괴물의 제물이 되기로 결심하는 내용이다. 오전 11시와 오후 12시50분,2시40분,4시40분. 전체관람가로 가격은 3500원이고 할인권이 있거나 회원이면 3000원으로 할인된다.02)901-5200∼5.
  • [박은영의 DVD 레서피] 도쿄…씁쓸하거나 혹은 달디달거나

    [박은영의 DVD 레서피] 도쿄…씁쓸하거나 혹은 달디달거나

    도쿄를 다룬 두 개의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DVD로 출시됐다.‘카페 뤼미에르’와 ‘도쿄타워’다. 타이완 감독 허우 샤우시엔이 연출한 ‘카페 뤼미에르’는 일본의 거장 오즈 야스지로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헌정작이고 ‘도쿄타워’는 ‘냉정과 열정 사이’를 쓴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두 영화에서 도쿄는 같은 장소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전철을 중심으로 연결된 허우 샤오시엔의 도쿄는 오즈의 영화들처럼 소박하고 서정적인 공간이지만,‘도쿄타워’의 도쿄는 파리와 맨해튼의 중간쯤으로 보이는 화려한 도시다. 이방인이 그린 일본의 풍경은 어떨까. 지인들과의 대화, 수많은 책들, 식민지의 역사가 스며든 타이완에서 일본을 끄집어냈다는 허우 샤오시엔은 너무 익숙해서 일본인들이 스스로 발견하지 못한 도쿄의 면면을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인간의 고독함과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역사를 반추한다. 카메라 위치를 바닥에 가깝게 낮춰서 촬영하는 ‘다다미 쇼트’가 종종 등장하는데 이는 오즈 감독의 미학적 성과이자 허우 샤오시엔의 오마주이기도 하다. ‘도쿄타워’의 감성은 ‘냉정과 열정 사이’를 빼닮았다. 스무 살 연상의 유부녀와 스물한 살 청년의 위태롭고 자극적인 로맨스는 도쿄 곳곳을 배경 삼아 전개되며, 예술적 기호와 애틋한 러브스토리가 세련된 영상과 음악으로 그럴듯하게 포장되었다. # 카페 뤼미에르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작가 요코는 타이완인 남자 친구의 아이를 임신했으나 결혼은 하지 않겠다고 한다. 영화는 그물망처럼 연결된 일본의 현재를 탐구하며 타이완인의 아이라는 응어리진 상징을 보여 준다. 그리고 전철 안으로 들어오는 빛이나 기차역에서 들리는 소리처럼 너무 작아서 놓치고 있던 일상의 아름다움을 오즈가 그랬던 것처럼 따뜻하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응시한다. 부가영상에 수록된 54분짜리 다큐멘터리에서 영화에 대한 허우 샤오시엔의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허우 샤오시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담겨 있는 정성일 평론가의 해설집도 만날 수 있다. # 도쿄타워 이른바 아름다운 불륜인데, 이야기 자체가 설득력을 갖기보다는 예쁜 화면과 배우들의 면모가 더 어필한다.‘실낙원’으로 유명한 구로키 히토미,V6 멤버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는 오카다 준이치,‘바이브레이터’의 테라지마 시노부, 아이돌 그룹 출신의 마츠모토 준 등 출연진이 화려하다. 현을 중심으로 한 스코어가 풍성한 음색으로 재생되며 1.85:1 아나몰픽 영상도 깔끔하고 안정감 있다. 부가영상에 메이킹 필름, 인물에 대한 배우들의 독백이 담긴 오디오 북, 인터뷰, 기자회견이 수록되었다. 양에 비해 밀도가 떨어지지만 영화의 감성을 되새기기에는 충분한 서플먼트다. DVD칼럼리스트 mlue@naver.com
  • 터키서 또 AI 사망

    12살난 소녀가 15일 터키 동부 반 지역에서 치명적인 AI(조류 인플루엔자) H5N1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검사를 받던 도중 병원에서 사망했다. 터키에서는 현재 19명이 H5N1에 양성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주 각각 11,14,15살난 3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이후 이날 파트마 오즈칸(12)의 죽음으로 터키에서 AI로 인한 사망자는 총 4명을 기록했다.2003년부터 아시아에서 AI로 최소 78명이 사망한 이래 아시아 외 지역에서는 터키에서 처음 사망자가 발생했다. 오즈칸의 남동생 무하멧(5) 역시 고열에 시달리고 있으며 H5N1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터키 보건 당국은 아직 AI가 조류와 접촉하지 않고 인간 대 인간끼리 전염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터키에서는 60만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고,81개 지역중 26곳이 AI에 감염됐다.반 AP 특약
  • 똑똑한 신용카드

    똑똑한 신용카드

    술에 취하기만 하면 술값을 도맡아 내는 김모(39) 과장. 지난 5일 대학 동기모임 때 나온 술값 50여만원도 과감하게 신용카드로 긁었다. 이날 밤 부인은 남편을 기다리며 인터넷으로 카드 사용 내역을 조회하다 남편이 또 ‘사고’를 친 사실을 알았다. 부인의 호된 질책을 받은 김 과장은 6일 거래 카드사 홈페이지를 찾아 밤 12시 이후 술집에서는 카드 거래가 중지되는 서비스를 신청했다. ‘더치페이’를 좋아하는 이모(29) 대리. 함께 술을 마신 동료들에게 각자의 금액을 현금으로 걷거나, 동료들의 카드를 모아 술값을 정확히 나눠 각각의 카드로 결제하는 게 그의 주된 임무였다. 이 대리는 요즘 이런 불편을 덜게 됐다. 비씨카드가 손쉽게 ‘더치페이’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최근 내놓았기 때문이다. ●업종, 시간 제한에서 ‘더치페이’까지 신용카드사들은 매월 1∼2개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한다. 그러나 12월이 되면 5개 이상의 상품과 서비스가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결제금액이 큰 송년모임이 몰린 연말이 추석이나 설보다 훨씬 중요한 대목”이라면서 “이 기간 동안에 1년 장사가 결판난다.”고 말했다. 신용카드사들의 ‘소비 촉진’ 마케팅과 질펀한 술자리 분위기에 휘둘리다보면 우발적으로 카드를 긁고 후회할 때가 많다. 이런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는 없을까. 방법은 많다. 카드를 많이 사용할수록 이득인 신용카드사들이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잘 알려져 있지 않을 뿐이다. 대표적인 게 ‘클린카드’다. 클린카드는 상품 명칭이 아니라 유흥주점이나 안마시술소 등에서는 결제가 되지 않는 일종의 결제시스템이다. 국가청렴위원회가 지난해 말 공기업 제도 개선의 하나로 클린카드 도입을 권고한 이래 많은 기업체와 연구소들이 도입하고 있다. 클린카드 시스템은 법인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적용된다.KB카드는 업종, 시간, 이용행태, 사용액 한도를 고객이 스스로 미리 결정해 선택할 수 있는 ‘거래유형 선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김 과장처럼 특정 시간대에 특정 업소에서는 카드 결제를 하지 못한다. 비씨와 LG카드 등에서는 법인 클린카드의 변형인 ‘가족카드’ 서비스를 실시하기도 한다. 소비욕이 강한 자녀에게 카드를 발급해주면서 특정 업소에서의 결제와 특정 시간대의 결제를 막을 필요가 있을 때 유용하다. 비씨카드가 지난달 30일 내놓은 ‘나누미 서비스’는 ‘더치페이’가 일상화된 젊은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서비스는 참석자 중 한 명이 대표로 결제한 금액을 나중에 여러 사람이 분담할 수 있게 해주는 결제시스템이다. ●카드사 연말 마케팅도 ‘건전화 바람’ 소비자들의 마인드가 ‘흥청망청’에서 ‘실속’을 추구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카드사들의 연말 마케팅도 변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해외 여행이 잦은 연말을 맞아 해외에서 일시불로 사용한 금액을 국내에서 할부로 전환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난 10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원화 환산액이 5만원이 넘는 해외거래에 대해 최저 2개월에서 최장 12개월까지 나눠낼 수 있다. 결제일 12일전에 고객상담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삼성카드는 연말을 가족과 함께하는 소비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일본이나 국내 여행을 가족과 함께 갈 경우 동반하는 자녀들의 여행비용을 50%까지 할인해 준다. 외환카드도 50% 할인된 가격으로 송년음악회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는가 하면 가족단위의 카드사용이 많은 놀이공원과 스키장 할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도 ‘오즈의 마법사’나 ‘넌센스 잼보리’ 등 어린이 관련 공연 입장료를 최고 50%까지 할인해 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음악의 첫날밤/ 토머스 켈리 지음

    오페라든, 교향곡이든 음악의 초연 현장엔 흥분이 있기 마련이다. 청중에 대한 사전지식이 삽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초연은 새롭고, 연주자들의 본능이 살아 숨쉰다. 물론 새로움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의혹과 야유가 가득차 있을 수도 있다. 헨델은 공연장에서 성악가에 맞추느라 ‘메시아’ 악보를 뜯어고쳐야 했고, 베토벤은 프로와 아마추어 연주자가 뒤섞여 급조된 악단을 이끌고 ‘교향곡 9번’을 지휘했다. 장 콕토가 ‘야성적 파토스가 가득하다.’고 찬사를 보냈던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초연은 청중들로부터의 엄청난 야유에 시달려야 했다. 하버드 음대 교수인 토머스 켈리의 역작 ‘음악의 첫날밤’(김병화 옮김, 황금가지 펴냄)은 고전음악의 걸작들이 맨 처음 사람들 앞에서 공연된 바로 그날 그 현장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최초의 오페라라고 일컬어지는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는 1607년, 최초의 오라토리오이자 할렐루야 합창으로 유명한 헨델의 ‘메시아’는 1740년, 실러의 ‘환희의 송가’에 곡을 붙인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은 1824년,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은 1913년 각각 초연되었다. 저자는 이 작품들의 초연 당시 오고 간 편지, 당시의 신문기사, 관련 인물들의 인터뷰 등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최초 연주 실황의 느낌을 최대한 현실적이고 생생하게 전달하려고 한다. ‘오르페오’는 당시 만토바 귀족 빈첸초 곤차의 고용인이었던 몬테베르디가 학술 아카데미에서 연주할 음악을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탄생시킨 음악이었다. 초연장은 수십명의 아카데미 회원이 전부. 이 아카데미는 남성들만의 모임이었기 때문에, 여성배우를 기용할 수 없었고, 심지어 헤로인 ‘에우리디케’ 역마저 몸집이 작은 사제가 맡아했다. 베토벤은 아마추어가 포함된 급조된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오스트리아 빈에서 ‘교향곡 9번’을 초연했다. 그나마 리허설도 두 번밖에 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도 마지막 악장의 연주가 끝났을 때 청중의 엄청난 박수가 쏟아졌다. 하지만 거의 청력을 잃은 상태였던 베토벤은 이마저 듣지 못했다. 헨델은 처음 방문한 더블린에서 알지도 못하는 음악가들을 수소문해 ‘메시아’를 초연했다. 하지만 악보를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가수를 위해 곡을 뜯어고쳐가면서 연주를 마무리했다. 그래도 최상류층 인사들이 운집한 가운데 초긴장 상태에서 치른 첫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거창한 흰색 가발을 쓰고, 작고 통통한 손을 흔들며 머리를 흔드는 초상화속 헨델의 모습은 그가 연주를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는 표시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1830년 12월5일 프랑스 파리에서 펼쳐진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초연(그림)은 아우성 천지였다. 자비를 들여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고용한 그는 연주 당일까지도 비올라 현 등을 사기 위해 동분서주했으며, 공연장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의자를 달라는 소리, 촛불을 달라는 소리 등 혼란과 아우성이 가득했다. 책은 각 작품에 대한 전문적 연구서도, 작곡가들의 개별적 전기도 아니다. 통시적으로 음악사나 작곡가 인생 전체의 흐름을 보여주지도 못한다. 반면 음악사와 작곡가의 전체 일생에서 한순간을 잘라내, 그 단면에 드러난 큰 흐름의 무늬결과 본질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헨델이 ‘메시아’를 초연하며 통통한 손을 흔들며 신나게 연주하는 모습, 학교 음악실 석고상에서 볼 수 있는 찌푸리고 음울한 표정의 베토벤이 동료들에게 성질을 부리는 순간들은 음악사 단면에 새겨진 무늬결을 더욱 선명하게 한다. 초연에 감돌고 있는 흥분감과 예술 출산의 고통에 대한 생생한 묘사, 당시 작품이 지녔던 문화적 의미에 대한 분석은 걸작 탄생의 역사적 순간의 현장에 가보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에게 대리만족의 기쁨을 선사한다.2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궈팡팡 “태극마크 달고파”

    “이젠 태극마크를 달고 싶어요.” 안재형-자오즈민에 이은 ‘제2의 한중 핑퐁커플’로 화제를 모았던 전 홍콩 국가대표 궈팡팡(25·KRA)이 고대하던 한국 국적을 취득, 국가대표에 도전한다. 궈팡팡의 남편 김승환(26·전 포스데이타)은 30일 “팡팡이 국적 취득 면접절차를 마쳐 합격 통지서가 오는 대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름을 한자 독음대로 곽방방(郭芳芳)으로 할지, 새 이름을 지을지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궈 커플은 지난 2000년 7월 베트남오픈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싹 틔웠고,2003년 4월 혼인신고를 마쳤다.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배우자가 국적 취득에 필요한 국내 체류 2년을 채운 궈팡팡은 그동안 빡빡한 훈련 일정 틈틈이 면접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궈팡팡은 1일부터 상비군 1차선발전을 겸해 열리는 제59회 종합선수권에서 태극마크 도전을 위한 첫걸음을 뗀다. 한동안 국제대회에 출전 못해 랭킹 획득에 필요한 포인트를 얻지 못했음에도 현재 세계랭킹 63위에 랭크, 김경아(6위)와 문현정(24위) 김복래(37위) 이은실(38위) 전혜경(60위) 이은희(62위)에 이어 일곱번째. 올 종별대회 단식 준우승과 왕중왕전 4강진출로 실력을 입증,5명으로 구성된 대표팀에 포함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정화 KRA 코치는 “실력은 이미 국내 톱클래스”라며 “이기겠다는 마음이 앞선 탓에 승부를 그르치곤 했지만 이제 국내무대 적응도 끝난 만큼 꿈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궈팡팡은 또한 ‘3년 이내에 다른 협회를 대표할 수 없다.’는 ITTF의 족쇄마저 곧 풀려 태극마크만 획득한다면 내년 12월 도하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신상품]

    ●클린 앤 아로마 신발 속의 찌든 냄새와 세균, 습기 등을 없애고 향기를 내뿜는 웰빙형 ‘슈즈키퍼’를 선보였다. 참숯·셀룰로오즈·벤트나이트 등을 혼합한 합성소재를 이용, 흡수성이 탁월하다고. 운동화·여성부츠용 세트(2개) 7500∼1만 9800원.●오뚜기 조리가 복잡한 곰탕요리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옛날 설렁탕·도가니탕·재첩국 등 3종류를 출시했다. 설렁탕은 사골 국물로 만들어 깔끔하고, 신선한 양지를 사용해 감칠맛이 난다. 도가니탕은 쫄깃한 도가니 특유의 맛을 살려냈다고. 재첩국은 집에서 끓인 것처럼 쌉쌀한 게 특징.500g 2100∼4000원●피죤 천연 아로마 오일 에센스가 함유된 섬유유연제 ‘피죤 아로마’를 내놓았다. 세탁후에 기분 좋은 향을 느낄 수 있고, 섬유를 부드럽게 만들어 정전기를 억제한다고.1900㎖ 4950원●네오팜 민감성 두피를 위한 ‘아토팜 샴푸’를 출시했다. 건성, 민감성 두피에 세라마이드 보호막을 형성, 두피를 건강하고 촉촉하게 가꿔준다고. 각종 비타민과 아미노산을 함유, 모발에 윤기와 영양을 공급한다.250㎖ 2만원●배스킨라빈스 둥근 치마 모양 아이스크림 케이크에 설탕 과자 공주를 올려 연출한 ‘공주케이크’와 아기자기한 ‘공주 보석함’으로 구성된 공주케이크 세트 2종을 선보였다. 체리쥬빌레, 초코렛칩, 러브 미 가운데 원하는 맛을 선택할 수 있다. 한 세트 2만원.●예르바코리아 아르헨티나의 전통차(茶)인 유기농 마테차를 내놓았다. 마테차는 천연 카페인과 테오브로민을 함유, 식욕을 억제시켜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고. 비타민, 미네랄 등이 녹차, 홍차보다 풍부하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오렌지, 민트 등 향을 가미했다. 티팩 20개(60g) 9500원.●이오니아생활건강 쥬피터 이온수기 기능을 향상시킨 ‘뉴 쥬피터 107’을 출시했다. 외장은 나노실버로 코팅, 항균 기능을 갖췄다. 인공지능을 강화, 원터치로 작동된다. 망사형 백금티타늄 특수전극을 사용해 적정수준의 pH 농도와 풍부한 음이온을 얻을 수 있다고. 렌털이 가능하다.1년 9만 5000원,5년 2만 9000원.
  • 터키 콘야시 에레일리구 대표단 광진구 방문… 우호증진등 협의

    터키 콘야시 에레일리구 대표단 광진구 방문… 우호증진등 협의

    서울 광진구(구청장 정영섭)가 터키 에레일리구와의 우정을 돈독히 쌓아가고 있다. 17일 광진구에 따르면 국제자매도시인 터키 콘야시 에레일리구의 데이뎃 잔(Cevdet Can) 지사와 아흐멧 오즈도안(Ahmet Ozdogan) 청장 등 총 19명의 대표단이 21일까지 광진구를 방문한다. 정영섭 구청장은 지난 6월 에레일리구 지사의 공식초청으로 터키를 방문했다. 이번 데이뎃 잔 지사의 한국 방문은 답방인 셈이다. 대표단은 건국대학교, 구의회, 자양골목시장, 롯데마트 등 관내 주요 시설을 관람하고 주한 터키대사관, 이슬람사원, 터키문화원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17일에는 관내 구남초등학교와 카밀아탈라이 초중학교 간 자매결연식이 개최됐다. 카밀아탈라이 초중학교는 6·25 참전용사인 카밀아탈라이 소령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학교다. 광진구는 지난 상반기 25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이 학교의 장애 학생들이 이용할 15인승 승합차를 무상으로 기증하기도 했다. 지난 2001년 ‘광진구·에레일리구 우호협력 협정 체결’을 맺은 뒤, 양 도시는 상호 방문, 민간교류 지원, 교육·문화·관광 및 스포츠분야에서 상호교류를 이어왔다. 특히 에레일리구에 약 3735평 규모의 ‘광진우호공원’을 조성, 팔각정 형태의 ‘광진정’을 세우고 현지 터키인들에게 한국의 전통과 미를 알리고 있다. 에레일리구는 콘야시 28개구 중의 하나로 2189㎢의 면적에 11만 8900여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곡물농업 등이 발달해 사과, 살구, 배, 도토리, 버찌 등을 우리나라에 수출하고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폭발적 사운드 ‘음악의 전설’이 온다

    폭발적 사운드 ‘음악의 전설’이 온다

    중후하고 화려한 색채, 폭발적인 사운드. 그 어떤 최상급의 언어적 수사도 뛰어넘는 음악의 제왕, 베를린 필하모닉오케스트라. 그들이 온다. 1984년 전설적인 거장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함께 한국을 찾은지 21년만이다. 지휘봉을 잡고 기도하는 듯한 카라얀의 모습으로 우리의 뇌리에 깊게 새겨진 베를린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이번에는 영국 출신의 젊은 거장 사이먼 래틀(50)경이 불어넣는 패기와 열정의 사운드를 맛볼수 있다. 오는 7,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신세대 지휘자를 영입한 베를린 필의 음악적 변신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 2002년 9월 베를린 필의 6대 음악감독에 취임한 이후 그는 중국, 한국, 타이완, 일본 등 아시아 4개국 6개 도시를 돌며 서양 음악사의 걸작품들을 선보여왔다. 베토벤의 3번 교향곡 ‘영웅’을 비롯,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영웅의 생애’, 베를리오즈의 ‘해적 서곡’, 하이든 ‘86번 교향’ 등이 그의 지휘로 새 생명을 얻었다. 특히 21세기 새로운 거장 토마스 아데의 ‘아쉴라’는 한국 초연. 1974년 존 플레이어 국제 지휘 콩쿠르에 우승하면서 본격적인 지휘자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25세에 영국 버밍엄 시립 교향악단을 맡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탈바꿈시키며 명 지휘자의 반열에 올랐다.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23년의 역사를 가진 베를린 필은 빌헬름 푸르트벵글러(1922∼1954년)의 뒤를 이은 카라얀(1955∼1989년)시대에 탁월한 기량과 완벽한 사운드를 갖춘 오케스트라로 명성을 높였다. 현재 세계적인 성악가로 종횡무진하고 있는 소프라노 조수미의 성공 뒤에는 카라얀의 격려가 컸을 정도로 클래식 음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이 바로 카라얀. 35년간의 카라얀 체제 이후 독일통일 시대를 맞은 클라우디오 아바도(1989∼2002)는 공연 때마다 ‘방랑자’ ‘파우스트’ 등의 테마를 설정하는 등 현대화 작업을 벌여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가 시즌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밝히면서 베를린 필에 세대교체의 길을 열어 놓았다. 래틀은 단원 대부분의 지지를 얻어 새 지휘봉을 잡게됐다. 래틀은 특히 베를린 필의 음악영역을 공공·예술·교육 분야로까지 확대, 예술이 단순히 감상거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임을 보여주는 노력으로 주목받는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문을 활짝 열어 대중들에게 접근, 음악을 보다 많은 사람이 향유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수단의 교육 프로젝트로 베를린 필의 변모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02)6303-1915.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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