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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깔깔깔]

    ●언제 다 마셔 성질이 급한 한 여인이 수련원에 다니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방법을 배웠다.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냉수를 한 모금씩 마시면 마음이 안정된다는 것이었다. 어느날 남편과 함께 뱃놀이를 하다 남편이 실수로 물에 빠져버렸다. 남편은 급한 마음에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여인이 다급히 소리쳤다. “얼른 한 모금씩 마셔요.”●전봇대의 반항 늦은 밤 한 중년 신사가 술에 취한 채 길가에서 볼 일을 보려고 전봇대 앞에 서 있었다. 신사의 몸이 자꾸 흔들려 오줌을 누지 못하고 있자 그 옆을 지나던 청년이 그 신사에게 말했다. “아저씨, 좀 도와드려요?” 신사는 기특하다는 얼굴로 청년을 보더니 말했다. “난 괜찮으니 흔들리는 전봇대나 좀 잡아줘.”
  • [스포츠 돋보기] KBO ‘심판 파동’ 봉합은 됐지만…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심판 파동이 다행히 파국 일보 직전 봉합됐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개운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인사 조치에 경기 보이콧 선언으로 맞선 허운씨 등 심판 26명은 20일 후반기 경기 재개를 앞두고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경기에 정상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항명 사태는 하루 만에 일단락됐다. 이날 앞서 신상우 KBO 총재는 파벌 소용돌이의 중심에 선 허 심판과 김호인 전 심판위원장을 전격 계약해지하며 퇴출시켰다. 항명 심판들은 KBO가 강경하게 대응한 데다 “모처럼 살아난 프로야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팬들의 비난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분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 허 심판 등이 “징계 해제와 (심판진 수뇌부 재구성, 하일성 사무총장의 사과 등) 요구 조건 관철을 위해 현장에서 계속 투쟁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상황에 따라 이번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KBO나 심판진이나 이번 사태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심판들은 파벌에 의해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집단으로 비쳐졌다. 이런 모습의 심판이 내린 판정에 권위가 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KBO도 상처가 곪아터질 때까지 미봉책으로 일관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해묵은 감정의 골을 메우기에는 앞으로 갈 길이 험난해 보인다. 자기 사람을 심는 것 아니냐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원칙 없는 행보로 중재에 실패했던 하 총장이 어떻게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경기를 볼모로 집단행동을 하려던 심판들이나, 언발에 오줌 누기를 하던 KBO 모두 팬들에게 죄인 신세나 다름없다. 심판들은 ‘그라운드 포청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KBO는 투명한 인사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팬들의 믿음을 되찾아야 한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복거일이 본 ‘10년뒤 한국’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복거일이 본 ‘10년뒤 한국’

    요양원은 ‘현대적’이었다.‘로즈 가든’이라 쓰인 간판부터 산뜻했고, 널찍한 정원의 잔디는 잘 가꿔져 있었다. 담장을 덮은 덩굴장미도 이름 값을 했다. 휴대 전화가 울렸다. 구보 여사는 급히 가방에서 전화를 꺼내들었다. “여보세요?” “누나? 나 원영이야.” “응, 요양원에 방금 도착했다.” 그녀는 애써 쾌활한 목소리를 냈다. “그래? 엄마 어떠셔?” 목소리에 물기가 어려 있었다. “뭐, 내내… 요양원에 들어가신다는 것도 모르시니…” 그녀는 말끝을 흐렸다. 동생이 한숨을 쉬었다.“알았어. 누나, 그럼 수고해.” “그래, 알았다. 들어가라.” 로비로 들어서자,‘현대적’이라는 느낌이 한결 짙어졌다. 밖에서 보기보다는 널찍한 느낌이 들었고, 무엇보다도 밝고 환했다. 시설들과 장치들이 모두 새로 들여와서 손때가 묻을 새가 없었던 것처럼 보였는데도, 딱딱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코에 닿는 공기에 옅게 섞인 소독제 냄새를 빼놓으면, 노인 요양 시설임을 일깨워줄 것은 없었다. 구보 여사는 현관 옆에 놓인 큰 화분의 동백을 조심스럽게 만졌다. 살아있는 나무임을 확인하고서, 그녀는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과 함께 그녀 가슴에 묵직하게 고였던 죄의식이 밖으로 나간 듯, 문득 가슴이 가벼워졌다. ‘십년 동안에 많이 변했구나.’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녀는 큰어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가던 때를 떠올렸다. 휴전선 가까운 작은 도시에 있던 그 요양원은 정말로 초라했었다. 좁고 어둑했고 더러웠다. 창문을 막은 쇠창살이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텁텁한 실내엔 오줌 냄새가 어렸다.‘실버 파라다이스’라는 이름이 초라함을 오히려 도드라지게 했다. 그 초라한 시설을 둘러보는 그녀 가슴에 죄의식이 고였다. 따지고 보면, 그녀가 미안해할 까닭은 없었다. 큰어머니는 자식들이 여럿이었고 효자, 효부 소리를 들을 처지는 아니었지만, 아들 셋과 며느리들이 사이 좋게 돌아가면서 어머니를 모셨다. 그러나 치매 증세가 심해지자, 번갈아 모시기가 어려워졌고, 가족회의 끝에 치매 환자들을 수용하는 요양 시설에 들어가시도록 한 터였다. 그래도 그 시설의 초라함이 마음에 아프게 닿아서, 그녀는 눈시울이 따가웠고 속으로 변명 아닌 변명을 찾았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으니… 이젠 이런 시설도 현대적이 되는 것이 당연하지.’ 동백 잎새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면서, 그녀는 고마운 마음으로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 저기 있네, 접수대.” 진이가 한쪽의 접수대를 가리켰다. “응, 그렇구나.” 휠체어를 앞세운 딸을 따라, 그녀는 접수대로 향했다. 어머니는 휠체어에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무슨 까닭인지, 어머니는 휠체어에 앉으면, 유난히 조용했다. 입원 수속은 이내 끝났다. 어저께 남동생 내외가 미리 수속을 밟은 것이었다. “여기 서명해주세요.” 환자와 보호자의 신원을 확인하자, 연분홍 가운을 입은 간호사가 서류를 앞으로 내밀었다. 서류 위에 놓인 검정 볼펜을 집어들면서, 그녀는 문득 목이 메었다.‘이제 내가 엄마를, 날 낳아 길러준 엄마를, 남에게 맡기는구나. 자신을 위해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는 엄마를 남에게’ 그녀가 서명을 하자, 간호원이 능숙한 솜씨로 휠체어를 밀면서 앞장을 섰다. 그 사소한 동작이 그녀 가슴에 뜻밖에도 아프게 닿았다. 이미 어머니는 가족의 품을 떠나 남에게, 아무런 혈연이 없는 사람들에게, 넘겨진 것이었다. “여깁니다,” 열쇠를 꺼내 들고 병실 번호를 다시 확인하면서, 간호원이 직업적으로 밝은 목소리를 냈다. “네” 진이가 따라서 밝은 목소리를 내고서 휠체어에 조상(彫像)처럼 조용히 앉은 제 외할머니에게 말을 걸었다,“할머니, 여기가 할머니 방이래요.” 뜻밖에도 어머니가 진이 쪽으로 고개를 조금 돌렸다. 아직 병들지 않은 뇌의 부분이 외손녀 목소리에 담긴 무엇에 반응한 모양이었다. 그녀가 숨을 멈추고 기다렸으나, 어머니의 반응은 더 나오지 않았다. 병실은 꽤 넓었다. 그리고 건물의 다른 부분들처럼 ‘현대적’이었다. 어지간한 호텔처럼 잘 꾸며져서, 구보 여사는 다시 안도의 한숨을 조용히 쉬었다. 간호사는 방 한구석으로 다가가더니 무슨 기계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구보 여사는 그것이 ‘간호 로봇’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치매 환자들을 돌보는 일은 대부분 간호 로봇이 맡았다는 얘기는 이미 들어서 아는 터였다. 그녀는 목을 빼어 간호사가 조작하는 로봇을 살폈다. 언뜻 보면, 사람과 비슷했다. 사람처럼 두 발로 걷고 두 팔로 일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얼굴도 사람처럼 보이도록 애쓴 듯했다. 그동안 로봇이 많이 발전되고 보급되어서, 로봇이 있는 병실은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었다. 준비가 되었는지, 로봇이 휠체어 앞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잠시 휠체어에 탄 사람을 살피더니, 뜻밖에도 보드라운 여자 목소리로 말했다,“환자 이명인, 각인 과정 시작.” “환자의 모습을 각인하는 겁니다. 환자의 모습을 마음에 새기는 거죠.” 웃음 띤 얼굴로 간호원이 친절하게 설명했다.“저렇게 각인을 해야, 로봇이 환자를 잘 돌보아 줄 수 있습니다.” “로봇이 정말로 환자를 잘 돌보아주나요?” 이런 일에 대해선 잘 모르는 보통 시민 구보 여사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요,” 간호사는 이내 대꾸했다. 그리고 밝은 웃음을 얼굴에 올렸다.“사람보다 나아요.” 간호사의 얘기가 믿어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무어라 할 수도 없어서, 구보 여사는 어정쩡한 웃음으로 대꾸했다. “네에” “사람은 치매에 걸리신 분들을 돌보기가 어려워요. 지치니까요.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은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하루 스물 네 시간 환자 뒷바라지하려면, 지치죠. 그래서 ‘치매 환자에겐 효자 없다.’는 얘기가 있잖아요?” 구보 여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그랬다. “로봇은 지치지 않거든요. 묵묵히 같은 동작을 되풀이하죠. 환자가 계속 방을 어지럽혀도, 불평하지 않고 계속 치우죠. 잠도 안 자고.” “월급을 달라고도 하지 않고요.” 진이가 날름 끼어들었다. 웃음이 터졌다. “그렇죠. 그래서 의료 비용이 얼마나 절감되었다고요. 전에는 치매 환자 한 사람에 들어가는 비용이 말도 못하게 많았어요. 요새는 로봇 유지비밖에 들지 않아요.” “저 로봇 가슴에 있는 건 이름인가요?” 로봇을 유심히 살피면서, 진이가 물었다. “네. 저 로봇은 ‘로빈’이라고 하죠.” 로봇이 주의를 끄는 소리를 내더니,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환자 이명인, 각인 과정 완료.” “이제부터 ‘로빈’이 환자분을 돌보아줄 겁니다. 보호자께선 안심하시고 돌아가셔도 됩니다.” 간호사의 얘기가 직업적으로 들려서, 구보 여사는 슬픔이 울컥 솟구쳤다. 그녀는 어머니에게 다가서서 뒤에서 조심스럽게 안았다. 그리고 귀에 대고 속삭였다.“엄마, 나 지금 가는데… 자주 찾아올게.” 절절한 마음이 담겼지만, 그녀 목소리는 그녀 귀에도 어쩐지 공허하게 들렸다. 어머니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할머니, 저 갈게요. 안녕히 계세요.” 진이는 쾌활하게 말하고 고개를 까딱했다. 이어 로봇에게로 말을 건넸다.“우리 할머니 잘 돌보아 주세요.” “알겠습니다. 정성껏 모시겠습니다.” 로봇이 머뭇거림 없이 매끄럽게 대꾸했다. 이번에는 진이도 좀 놀란 듯했다. 그녀를 바라보던 간호사가 득의의 웃음을 머금었다. “이제 제가 이명진 씨에게 ‘잠자는 미녀’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보호자들께서도 들어주시면, 저로선 기쁨이겠습니다.” ●복거일은 1946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기업은행과 한국과학연구원 선박연구소 등의 직장생활을 거쳐 87년 가상역사소설 ‘비명(碑銘)을 찾아서’로 등단했다. 시인이자 사회평론가이기도 한 그는 현재 뉴라이트재단 기관지 ‘시대정신’ 편집위원 등 보수논객으로 활동하며 활발한 논쟁적 글쓰기 작업을 벌여오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보수적 문화예술인들의 모임인 문화미래포럼 대표를 맡고 있다. 대표작으로 ‘비명을 찾아서’ ‘역사 속의 나그네’ ‘그라운드 제로’ 등의 소설과 ‘五丈原의 가을’ ‘나이 들어가는 아내를 위한 자장가’ 등의 시,‘현실과 지향’ ‘국제어 시대의 민족어’ 등의 평론집이 있다.
  • 오페라 처음 보는 사람만 오세요

    성악가들이 아리아를 부를 때면 입에서 분무기처럼 튀는 침과 눈을 살짝 찡그리는 것까지 다 보인다. 내년이면 60주년을 맞는 국립오페라단이 ‘처음 오페라보는 사람을 위한 최고의 공연’을 위해 8월21∼26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잔니 스키키’와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함께 무대에 올린다. 초보 관객도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대극장인 오페라하우스가 아니라 600석 규모의 중극장 토월극장에서 ‘마이 퍼스트 오페라’ 시리즈를 연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마이 퍼스트 오페라’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라 보엠’을 공연, 개막 2주전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립오페라단 정은숙 예술감독은 “오페라는 어렵고, 고급이고, 비싸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가사가 잘 들리면 관객이 2배는 많아질 것이란 생각에서 중극장을 택했다.”면서 “사람의 목소리에 가슴으로 감명받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토월극장이 230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보다 음향이 훨씬 뛰어나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만 오케스트라 피트가 30명밖에 수용할 수 없어 엘렉톤(전자건반악기) 3대로 반주를 하게 된다. 이번에 공연되는 푸치니의 ‘잔니 스키키’는 희극이고,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비극이다.‘잔니…’는 한 부자의 유산을 둘러싼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린 작품. 희극의 느낌을 바로 전달하기 위해 한국어로 공연된다.3각관계를 다룬 비극인 ‘카발레…’는 이탈리아어 공연이다. 특히 ‘잔니…’에는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오 미오 바비노 카로)’란 유명한 소프라노 아리아가 나온다. 기존 영화 ‘전망좋은 방’‘스피드’나 각종 광고를 통해 이 아리아를 좋아했던 팬이라면 더없이 반가운 기회다. 아름다운 선율과 달리 아리아의 가사는 잔니 스키키의 딸린 라우레타가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할 수 없다면 강물에 빠져 죽어버리겠다는 내용이다. ‘카발레…’에 나오는 간주곡 역시 영화 ‘대부’ 및 광고 배경음악으로 친숙하다. ‘잔니…’는 50분,‘카발레…’는 1시간10분 가량의 단막극으로 희극과 비극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초보 관객의 짜릿한 오페라 관람 경험을 영화 ‘귀여운 여인’만큼 잘 그려내기도 힘들다. 드레스를 입고, 전용기를 타고 극장에 간 줄리아 로버츠는 “오줌까지 쌀 뻔했다.”라는 말로 자신이 받은 감동을 대변했다. 이번 ‘마이 퍼스트 오페라’는 제작비는 6억원이지만 전체 입장권 수익은 6000만원밖에 안 된다.1만∼5만원의 편안한 가격에 로버츠가 받은 것에 버금가는 감동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청소년은 50% 할인.(02)586-5282.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신재생에너지 선진국 독일을 가다] 축산분뇨로 전기·비료 생산 ‘자원화’

    [신재생에너지 선진국 독일을 가다] 축산분뇨로 전기·비료 생산 ‘자원화’

    최근 수년 사이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에너지 고갈에 대한 경고가 높아지면서 ‘신재생에너지(일명 바이오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연구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가스, 유기물 고체연료, 하수가스 등의 실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독일의 선진 신재생에너지, 그 중에서도 바이오가스 개발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소·돼지의 분뇨(똥·오줌)로 전기와 비료를….’ 독일 북서부 니더작센주(州) 엠스란트 지역이 풍력에너지와 바이오가스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1998년부터 인근 북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이용해 엠스강 일대 낮은 평지에 풍력발전소 단지 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2002년에는 독일 최고의 바이오가스 플랜트(공장)를 건립하면서 신재생에너지 개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북해에서 60km 떨어진 뵐테 마을에 자리잡은 EWE바이오가스 플랜트의 특징은 소나 돼지의 똥·오줌, 이른바 축산분뇨를 이용하여 발전은 물론 액체비료를 생산하는 ‘1석 2조’의 모델이란 점이다. ●분뇨·음식쓰레기 매일 300t 처리… 악취 제로 이곳에서는 매일 축산 분뇨 210t과 음식물쓰레기 90t을 발효시켜 시간당 2.524MW(1555가구 사용량)의 전기를 생산한다. 또 발전용 가스를 발효한 뒤 남은 액체 비료는 인근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 도르트문트에서 자동차로 2시간 달려 현지 공장에 도착했다. 방풍림이 공장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동행한 한국엔비오 나윤태 사장은 “악취 제거 장치를 설치해도 약간의 냄새가 날 수밖에 없는데 방풍림이 최종 방어막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대표적 에너지사업 컨설팅사인 엔비오사의 한국 법인인 한국엔비오사가 경기도와 1억달러 투자유치 양해각서(MOU)를 이날 체결한 뒤 현장을 찾은 것이다. 이날 현장에 도착했더니 약간의 분뇨냄새가 났다. 공장장 프리드리히 쉬니더스는 “오늘 열교환기를 교체해서 나는 냄새”라며 “평소에는 거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장을 방문한 경기도 관계자도 “악취 발생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먼저 사무실에 가 축산분뇨 처리에서부터 발전까지 전반적인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어 축산 분뇨와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는 파이프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트럭으로 인근 농가 110가구의 축산 분뇨와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해오면 두 개의 파이프를 통해 각각 저장 탱크로 옮겨진다. 이곳의 출입문을 자동으로 열고 닫게해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 악취가 바깥으로 나가지 않게 막고 있다. ●1500여가구분 전기 생산… 액체비료는 농가로 집하 탱크에 모인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는 섭씨 70도에서 저온살균 처리 과정을 거친다. 살균 처리된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는 1차 발효탱크로 옮겨진다. 쉬니더스는 “박테리아의 활동을 위해 항상 40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곳에서 가스가 발생한다. 여기서 발효되지 않은 축산분뇨와 음식물 쓰레기는 2차 발효탱크로 옮겨진다.1·2차 발효 탱크에서 생긴 가스를 파이프를 통해 발전 시설로 옮겨 전기를 생산한다. 독일도 한국처럼 민간이 전기를 판매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생산된 전기는 정부에서 사들인다. 축산분뇨 1t당 25.6kw의 전기가 생산된다. 이 플랜트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판매액은 하루 5000유로(약625만원) 정도다. ●잉여 수익금은 출자 농가 배분·대출상환 활용 한편 밑에 남은 물질은 95%의 액체와 나머지 물질로 구성된 액체비료가 된다. 이 비료는 인근 농가의 밭에서 비료로 활용한다. 결국 축산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가 하나도 버려지지 않고 전기와 비료로 재활용되는 것이다. 쉬니더스는 “저를 포함해 공장 운영인력은 4명 뿐”이라며 “전기 판매 수익의 대부분은 공동 출자한 농가 110가구의 이익금과 은행 대출 상환에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뵐테 바이오가스 플랜트의 성공 사례가 알려지자 인근 지역의 도살자, 식당주인 등의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그는 자랑했다. 글 뵐테(독일) 이종수특파원 vielee@seoul.co.kr ■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전력 20%로 |뵐테 이종수특파원|유럽연합(EU)은 1990년부터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착수했다. 회원국의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은 풍력·태양력 등 재생에너지 개발에서 세계 선두권이다. 2001년에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기초연구 네트워크를 발족해 총체적 연구를 실시한 뒤 2004년 ‘재생 에너지 촉진을 위한 법’을 제정했다. 주요 내용은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공급 비중을 현재의 한 자릿수에서 2010년 12.5%,2020년 2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또 1차 에너지 소비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의 비율도 2020년까지 12.5%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독일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차 에너지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5.3%다. 이 가운데 풍력이 42%로 가장 비중이 높다. 그 뒤를 수력(29.7%), 유기물 고체연료(9.1%), 바이오가스(7.4%) 등이 차지한다. 특히 풍력에너지는 2030년까지 원자력 발전소를 모두 폐기하기로 결정한 뒤 주요 대안으로 부상했다. 독일 전역에 1만 7574대의 풍력 발전기를 가동해 1만 8428㎿의 전력을 생산한다. 풍력 에너지 시장 규모만 50억유로(약 6조 2500억원)에 해당한다. vielee@seoul.co.kr ■ “분뇨 처리 바이오가스 플랜트 한국 축산농 고민 해결해 줄 것” |뵐테 이종수특파원| “2012년부터 축산 분뇨를 바다에 버리는 게 금지됩니다. 한국 농민들도 이제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세워 분뇨를 쉽게 처리, 발효가스로 전기를 생산하고, 부산물로 비료를 만드는 재활용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니더작센주(州) 뵐테 마을의 농민운동가 게오르그 크루제(58)는 이 지역 신재생에너지 개발의 ‘선구자’다. |뵐테 이종수특파원| “2012년부터 축산 분뇨를 바다에 버리는 게 금지됩니다. 한국 농민들도 이제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세워 분뇨를 쉽게 처리, 발효가스로 전기를 생산하고, 부산물로 비료를 만드는 재활용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니더작센주(州) 뵐테 마을의 농민운동가 게오르그 크루제(58)는 이 지역 신재생에너지 개발의 ‘선구자’다. 그가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돌린 계기는 단순하다. 화석연료가 고갈될 것에 대비하자는 것이었다.“석유와 석탄은 제한된 자원으로 곧 고갈됩니다. 지역 농민협회 회장으로서 일하던 중 10년전부터 차세대를 위한 에너지 자원이 절실하다고 판단, 풍력·바이오가스 개발에 나섰습니다.” 시작은 풍력에너지 개발이었다.1997년 인근 엠스란트 지역에 풍력 단지 6곳을 세웠다. 현재 60기의 풍력 발전기를 가동, 지역 전체 발전량 가운데 60%를 차지하게 된 것은 오롯이 그의 공로다. 그의 설득에 공감한 엠스란트의 농민 1000명과 일반주민 300명이 1억 50만 유로라는 총 투자비용 가운데 30%를 투자했다. 주 정부는 세금 감면, 은행은 대출 등으로 이들을 지원했다. 크루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02년부터 바이오가스 플랜트 설립에 나섰다.“엠스란트 지역은 가축 밀도가 높아 냄새가 지독한데다 분뇨를 밭에 뿌리는 방법 외에는 처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대책을 찾다가 분뇨를 위생적으로 처리하고 그 부산물로 전기와 비료를 얻는 바이오가스 개발에 매달렸습니다.” 물론 처음엔 쉽지 않았다고 한다.“뵐테 마을의 110가구 농민들이 모두 의아해했습니다. 그래서 개별 농가를 일일이 찾아가 설득한 끝에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세우게 됐습니다.” 바이오가스 플랜트 건설에는 총 540만 유로(약68억원)가 들었다. 이 가운데 마을 농민들이 30%를 출자했고 나머지는 은행에서 대출해 주었다. 세운 지 2년 동안은 적자가 났지만 3년째부터 흑자로 돌아서 순이익 10%의 알짜 사업으로 변신했다. 구체적 이익을 묻자 “하루 5000유로 정도의 전기 판매액이 나오는데 공장 가동을 320일 정도 합니다.”라고 에둘러 대답했다. 그는 지난 13일 경기도와 1억달러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독일 엔비오사의 한국 법인 기술고문으로 임명됐다. 그래서인지 요즘 10여년 동안 갈고 닦은 노하우를 경기도에 전수할 계획에 부풀어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축산분뇨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한국 농민에게 “바이오가스는 농가 축산 분뇨 처리 문제만이 아니라 농가 소득에도 기여합니다.”라고 조언했다. vielee@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권력자들의 탐욕과 환상과 착각

    [한승원 토굴살이] 권력자들의 탐욕과 환상과 착각

    조선왕조실록은, 권력 가지려는 사람들의 밀어내기 싸움의 기록이다. 대한민국 사람들도 그러한 동어반복을 한다. 남성들은 무력과 돈과 남근의 힘을 권력의 수단으로 삼는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 권력자가 되려 하고,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되고, 명문학교에 가고 고시에 합격하여 고위 공무원이 됨으로써 권력자가 되려 한다. 여성들은, 돈의 권력, 정치적인 권력보다 더 위대한, 태어날 때 소지한 미모와 자궁 권력을 통해 신분상승을 노리고, 모든 것을 움켜쥐려고 한다. 권력자들은 다 탐욕과 환상과 착각에 빠져 있다. 가령 자궁권력자의 탐욕과 환상과 착각은 스스로를 창녀로 만들기도 하고, 연산군의 생모나 장녹수처럼 스스로를 죽게 하기도 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역사 속으로 들어간 이후, 한 신문사의 기자가, 그의 집권 시절의 감추어진 이야기를 연재한 적이 있었다. 쿠데타로 청와대에 들어간 그는 찾아오는 동료나 후배들에게 말했다.“자네들은 좋겠네. 명동거리를 거닐며, 술을 마시기도 하고, 멋지게 연애를 하기도 하고,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마음 놓고 여행을 하기도 하고…” 그 말 행간에서 다음과 같은 숨은 말들을 읽어낼 수 있었다. ‘나는 청와대에 갇혀 살고 있으므로 외롭다, 대통령으로서 얼굴이 알려졌으므로 함부로 나다닐 수 없다, 낭만을 즐길 수가 없다, 그런데 목숨 걸고 쿠데타한 나의 덕에 출세하고 돈 많이 모은 너희들은 즐기면서 살지 않느냐, 즐기는 너희들이 부럽다.’ 나는 ‘독재자의 한도 끝도 없는 욕망’을 생각하고 실소했다. 그는 고급장교 시절에 낭만이 많아, 본처를 버리고 새 여자와 연애하고 결혼하여, 당시 가장 화려한 곳인 명동거리를 거닐고, 멋들어지게 차나 술을 한 잔씩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제, 사람들의 생사여탈권을 움켜쥐었고, 나라의 돈을 자기 돈처럼 쓸 수 있고, 은밀하게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여자를 불러다가 품을 수 있고, 법도 마음대로 뜯어고칠 수 있는,‘권력’이라는 최고의 맛과 멋과 향기를 한없이 누리던 박정희.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공평하다. 그렇게 누리는 만큼 누려서는 안 되는 일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권력자로서는, 서민이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오밀조밀 누리는 낭만적인 맛과 멋과 향기까지를 다 누리려 하면 안 된다. 가령, 밤에 취하여 비틀거리다가 노상 음침한 곳에 슬쩍 오줌을 갈길 수도 있는 파격의 재미 같은 것 말이다. 만일 최고의 권력자인 그가 그것들까지를 다 누리려면 투명 인간이 되어야 한다. 마법의 유리투구를 쓰면 몸 전체가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되어버리는 신통한 멋을 부려야 한다. 바람 같은 신이 되어야만, 자기의 동료들처럼 그런 낭만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인 박정희가 그것을 부러워했다는 것이다. 한화의 김승연 같은 사람은 돈권력을 마음껏 누린 만큼, 일반 무지렁이들처럼 화가 난다고 해서, 그들이 하는 방법으로 상대를 두들겨 패서 혼내주는 재미는 누리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투명인간처럼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상대를 혼내주는 즐거움을 맛보았다가 법망에 걸려들었다. 지금 대통령은 지난 4년 반 동안 최고의 권력을 누린 만큼, 무지렁이들이 누리는 오밀조밀한, 으슥한 곳에서의 노상방뇨 같은 지껄거리기는 참아야 할 터이다. 그런데 그는 대통령으로서는 그래서 안 되는 함부로 말하기를 참지 못하고 그것들을 질퍽하게 즐긴다. 그렇게 즐기는 그의 삶 행간에는 탐욕과 환상과 착각이 깔려 있다. 그는 무지렁이들처럼 참을성 없이 말했다가 선관위의 경고를 받았는데, 그 함부로 말하기를 임기 끝나는 날까지 즐기기 위하여 ‘대통령 아닌, 국민 한 사람의 자격으로’ 헌법소원을 냈다. 그가 투명인간이나 신 같은 초월적인 존재로서 너무 많은 것을 즐기려고, 군림하려고 한다고 생각되어, 나는 ‘하하하(呵呵呵)’ 하고 웃는다. 애초에 그에게 한 표를 찍어주는 깨알 같은 권력을 행사했으므로, 그가 다른 모든 권력자들처럼 마음을 비우지 못하고, 탐욕과 환상과 착각에 젖어 사는 것을 안타까워할 권력이 나에게는 있다.
  • [경제불평등 이제그만] 살인 이자에 빚눈덩이 속무무책

    [경제불평등 이제그만] 살인 이자에 빚눈덩이 속무무책

    경남 창원에서 10년째 실내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는 배진환(이하 가명)씨. 요즘 검은 양복을 입은 손님만 보면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다. 사채업자의 불법 추심이 남긴 상처다. 배씨가 ‘어둠의 늪’에 빠진 것은 2004년. 불경기의 직격탄을 맞은 그의 술집은 매상이 반토막났다. 임대료도 못 낼 판이었다. 신용불량 경력 탓에 은행 대출은 엄두도 못 냈다. 굶어죽지 않기 위해 대부업체에서 연 200%의 이자를 내기로 하고 700만원을 빌렸다. ‘언 발에 오줌누기’였다. 연체와 함께 추심업자의 온갖 폭언과 위협이 이어졌다.‘빚이 3000만원으로 늘었다.’는 각서에 도장을 찍으라는 협박도 뒤따랐다. 결국 배씨는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고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 ●담보대출도 연리 100% 이상 부담해야 담보를 설정해도 살인적인 이자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조그만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강정수씨는 지난해 10월 기계를 담보로 2000만원을 빌렸다. 대부업자의 요구에 공증서에는 3500만원으로 적었다. 한 달 이자는 240만원. 이자만 144%였다. 그것도 선 수수료로 300만원을 떼였다. 연체가 시작된 것은 지난 4월. 지금까지 대부업자의 주머니에 들어간 돈은 2500만원이다. 이자만 1500만원을 줬다. 결국 강씨는 협박에 못 이겨 대부업자를 경찰에 신고했다. 등록업체에서 돈을 빌리더라도 대부업법에서 정한 연 66% 이자상한선은 종종 지켜지지 않는다. 직장인 정민선씨는 지난해 말 등록 대부업체 M사에서 월 이자 20만원으로 200만원을 빌렸다. 부모님의 병원비로 워낙 돈이 급했던 정씨는 이자를 따질 틈이 없었다. 법적 최고의 두배인 연 120%의 이자를 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굴레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고 있다. 서민들은 불법추심을 당해도 하소연할 데도 없다. 경찰도 도움이 안 된다. 서울 중랑구에서 딸과 단 둘이 사는 이송임씨는 2005년 대부업체에서 연 200%의 이자를 내기로 하고 500만원을 빌렸다. 이후 이자를 갚기 위해 사채 돌려막기를 한 결과 빚이 3000만원으로 불어났다. 이듬해 9월 파산신청을 했지만 대부업자는 하루 종일 집 앞을 지키며 감시했다. 불안에 떨던 이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출동한 경찰은 “채권채무관계는 사적인 관계이니 당사자들이 잘 해결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사생활의 평온을 해치는 위협행위 등은 불법 채권추심이고,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형사범죄이지만 경찰은 위법사항에 대해 잘 몰랐다. ●360% 초고금리도 전체 대출의 20% 대부업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이자제한법이 풀린 98년 외환위기 이후. 당시 4조원 수준이었던 사금융 시장은 지난해 말 18조원으로 커졌다. 업체 수도 3000여곳에서 등록 업체 1만 7000여곳, 미등록업체 최대 4만 5000여곳으로 팽창했다. 대부업체 이용자는 329만명. 경제활동 인구 6명 중 한 명 꼴이다. 등록도 하지 않은 불법 사채업은 금리 수준이 더욱 살인적이다. 정부 조사 결과 연 66% 이자 제한을 지킨 경우는 전체 대출의 19.3%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연 360%를 넘는 초고금리 대출 비중도 19.2%에 이르렀다. 대부업체는 얼마나 수익을 내고 있을까. 한 대부업체가 밝힌 수익은 대형 업체는 대출 잔액의 10% 후반, 중소형 업체는 10% 초반이다. 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는 지난해 1000억여원,2위 산와머니는 710억여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웬만한 지방은행보다 많다. 연간 이자율은 얼마나 될까. 러시앤캐시는 신규 고객에 한해 36∼54.75%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사람의 평균 금리는 연 197%다. 대부업협회 이재선 사무국장은 “소형 업체들의 자금조달 금리는 연 20%를 훌쩍 넘기기 때문에 아무리 등록 업체라도 66% 상한선을 맞추기 쉽지 않다.”고 했다. 민주노동당 이선근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은 “98년 당시 사채 이자율은 연 24∼36%로 지금보다 낮았다.”면서 “요즘은 대형 대부업체조차 저신용계층에 대한 급전 대출을 기피하면서 서민들은 어쩔 수 없이 연 100% 이상의 고리대시장으로 떠밀려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월남에 올땐 아가씨 팬티를

    월남에 올땐 아가씨 팬티를

    <서울신문사 초청 파월 모범용사> 상병·김영빈(金榮彬·백마 28연대) 중사·김영수(金榮洙·공군지원단) 중사·안용수(安龍守·맹호기갑 12중대) 하사·이석열(李錫烈·청룡2201부대) 병장·탁정철(卓正哲·백구810함) 게스트·중령 여운건(呂運虔·주월사령부) 매복작전때 갈증 못참아 오줌에 코피 타 마셨더니 여=우리 모범용사 1백명을 금년에도 그리던 고국으로 초청해준 서울신문사에 우선 감사의 뜻을 드리고-. 여러분들은 전부가 전투에서 공을 세운 유공장병들이니까 그간 월남에서 겪은 얘기가 많을텐데 이걸 한번 털어 놓으라 이 말씀인가 본데….(웃음) 안 =우리야 싸우는 군인이니까 전투 얘기 빼놓으면 말짱 헛것 아닙니까?(폭소) 우선 내가 겪었던 전투 경험담 하나를 털어놓지요. 번개1호작전 때 며칠을 매복,「베트콩」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데 이거 통 나타나야지요. 날은 덥지요, 가져갔던 물은 다 떨어졌지요. 할 수 있읍니까? 오줌을 받아 가루「코피」를 타 마셨더니 맛이 찝질씁쓸한게 묘하더군요.(폭소) 「베트콩」몇놈을 꼭 잡아가야 체면이 서겠는데 이놈들이 떨었는지 영 나타나지 않더니 얼마후 그래도 재수가 좋으려고 1개중대가 쓱 나타나더군요. 숫적으로는 우리가 분대 병력인데 저쪽은 중대병력이니 터무니없이 모자라지만「베트콩」쯤이야. 그대로 갈겼더니『따이한이다』하면서 혼비백산 도망가더군요. 5명밖에 못 잡았어요. 이=저도 하나 얘기 하지요. 승룡12호 작전때 입니다.「고노이」섬 탈환을 위한 작전이었는데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앞만 보고 돌진하다가 엄폐물에 몸을 탁 의지하는 순간, 보니까 여자「베트콩」이 옆에 있지 뭡니까. 나도 모르게 그대로 갈겼지요. 한발 늦었더라면 내가 어떻게 되었을지? 얼굴도 삼삼하게 생겼더군요. 여=그런줄 알았으면 포로로 하지 그랬어?(폭소) 김수=도깨비작전 17호때 우리 소대원이 적 12명을 사살, 많은 장비를 노획했는데 장교놈 가방에서 비밀문서 한통을 발견, 펴 보았더니『한국군과는 되도록 전투를 하지말라. 한국군을 만나면 즉시 피해라』는 지령문서였어요. 여=그건 사실이야. 내가 상황실에서 오래 근무해서 잘 아는데 저놈들이 우리와 싸워 단 한번이라도 이겨본 일이 없으니까 되도록 우리와 싸우려고 하지 않는 것도 이해가 가는 얘기야. 탁=그런데 확실히 월남이 더운 지역이더군요. 우리배 갑판에 계란을 깨놓으면 금새「후라이」가 됩니다.(웃음) 이=거 불이 필요없어 좋겠군. 탁=한번은 우리가 배를 쥐고 웃은 일이 있읍니다. 고국에서 위문품이 왔는데 털장갑이 들었어요. 작년「크리스머스」때니까 아마 국민학교 어린이들 생각엔 월남의 군인아저씨도 겨울을 맞을줄 알았던가 보지요.『국군아저씨 추운데 얼마나 고생 하십니까』하는 편지와 함께 말입니다.(폭소) 몇달만에 본 서울 발전과 예뻐진 아가씨들에 놀라 여=이젠 우리 화제를 바꾸어「에피소드」같은거 얘기해 볼까요? 우선 나부터 하라면 무엇보다 월남에선 미군들이 우리 앞에서 꼼짝 못한다는 것인데 나와 같은 방에 있는 미군장교가『너희 한국군은 어쩌면 그리 강하냐?』고 하면서 이 친구, 외출때는 꼭 같이 나가자는거야. 왜냐고 했더니 한국군과 다니면 월남인들이 깔보지 못한다는 것이지.(웃음) 김빈=뭐니뭐니 해도 여자 또한 한국여자가 세계 제일입니다. 월남여자 말도 마세요. 비쩍 마른게 냄새는 어찌 그리 나는지 눈까지 피로하게 합니다.(폭소) 여=김상병은 이번 휴가에서 여자들만 쳐다보고 다녔겠군? 김빈=사실입니다. 쭉쭉 뻗은게 몇개월만에 와서 보니까 더 예뻐들 졌더군요.(웃음) 여=월남에 우리 위문단이 오면 정말 신나지. 한국노래 들으면 저절로 눈물이 나요. 이=지금 그말 하니까 생각 나는게 있는데 군인이 싸울때 여자「팬티」를 몸에 지니면 재수가 좋다고 하잖아? 그래서 우리 위문단 아가씨들 보고 속옷을 달라면 잘 주지요. (웃음) 앞으로 월남 위문 오는 아가씨들은 각별히「팬티」많이 가지고 오시도록 부탁드립니다. 여=이번엔 조국에 돌아와서 느낀 점을 얘기해볼까. 참 많이 달라졌지? 김빈=아이고, 말도 마세요. 우리도 잘 싸우지만 국민들도 놀라도록 발전을 이룩하고 있더군요. 아이구 건물들이 무척이나 섰더군요. 김수=나는 그것보다 말로만 듣던 청와대를 구경했으니 군대 와서 출세 톡톡이 한 셈입니다. 더구나 대통령각하와 악수까지 했으니 영광치곤 얼마나 큰 영광입니까. 탁=나는 대통령께서 화려하게 사시는 편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대통령께서 청자아닌 신탄진 담배를 태우시더군요. 정말 놀랐어요. 안=『이거 우리 국산담배인데 하나씩 태워봐 맛이 좋아』하시면서 담배를 권하시는데 대통령께선 국산품을 상당히 애용하시더군요. 여=보급품은 어떠냐? 애로는 없느냐? 요새 월남은 우기가 아니냐?는등 정말 자상하게 걱정을 해주시어서 고개가 숙어졌읍니다. 김수=또 전공담을 일일이 다 물으시면서 요새 국내 일부선「콜레라」병이 도니 음식에 각별히 주의 하라고 까지 당부하시더군요. 아버지 같은 인상이었어요. 김빈=머리가 많이 하얗게 새셨더군요. 아마 나랏살림에 걱정이 많으신 때문인가 보지요? 여=이 기회에 우리의 가족들이 월남에 가있는 우리 걱정이 대단할 텐데 실정을 솔직이 말해보지. 우리는 오히려 고국걱정 아가씨 편지 부탁합니다 안=자식은 그저 걱정덩어리인가 보지요? 배나 곯지 않느냐고 편지가 자주와요. 사실 음식이야 먹기싫어 안먹을 정도인데 말이지요. (웃음) 김수=고기엔 이제 신물이나 있는데 그걸 여기선 모르는가보지. 김빈=그리고 전쟁하는 곳이니까 위험한 곳인줄 아는데 생각보다는 그렇게 무서운 곳이 아니라는걸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편히 있을때 죽지나 않았느냐는 식의 편지를 받을땐 도리어 죄송하기까지 하다니까요. 이=그저 바라고 싶은건, 아가씨들의 위문편지나 잔뜩 보내주었으면 제일 좋겠어요. (웃음) 여=사실 월남에 가 있는 우리가 고국 걱정이 더 한것 같아. 폭우다, 화재다, 하는「뉴스」를 들을 때마다 집안 걱정이 크잖아. 그저 국내에 있는 가족들이나 잘들있어주었으면 좋겠어. 탁=그건 사실입니다. 안=그런데 요새 월남에선「오토바이」도둑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여=그건 수입품에 갑자기 세금을 많이 올려「오토바이」없으면 다니지 못한다는 월남에서 값이 뛰어오르니 도둑이 늘 수밖에 없지. 눈 깜짝 할 사이에 없어지지. (웃음) 이=그러나 저러나 이번에 가면「베트콩」한 백명쯤 잡아 내년에 또 와야겠어요. 아 칙사대접 받는 기회를 놓칠수 있읍니까? 탁=이러다간「베트콩」많이 잡기내기 벌어 지겠는데요? (웃음) 여=이번에 돌아가면 모국의 발전상을 전우들에게 알리도록 하자. [선데이서울 70년 10월 4일호 제3권 40호 통권 제 105호]
  • 땀 흘린 뒤 소금 “NO”

    달력은 5월 싱그러운 봄을 가리키고 있는데, 날씨는 이미 여름으로 치닫고 있다. 전국 기온이 30도 안팎의 때아닌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평소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벌써 여름철 흘릴 ‘땀 걱정’에 한숨부터 쏟아내고 있다. 반면 찜질방이나 헬스클럽에서는 한방울이라도 더 흘리려는 ‘땀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우리는 땀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하루 평균 음료수 캔 2개 분량 땀 흘려 우리는 흔히 땀을 소금기가 있는 노폐물로 알고 있다. 땀의 99%는 물이다. 나머지는 나트륨(Na), 염소(Cl), 칼륨(K), 마그네슘(Mg), 암모니아 등의 이온들로 구성돼 있다. 결국 매우 묽은 소금물이라 할 수 있다. 땀의 소금 농도는 혈액의 30%, 근육의 5배 수준인데, 적게는 0.4%에서 많게는 1%에 이른다. 때문에 등산이나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 소금을 보충하면 좋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땀을 흘리면 소금기보다 물이 훨씬 더 많이 빠져 나간다. 여기에 소금을 보충하면 염분 농도가 더 올라가 탈수가 더 심해진다. 그러면 땀은 얼마나 흘릴까. 종종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식당에서 뜨겁거나 매운 음식만 먹어도 수건 한장을 거뜬히 적신다. 사람이 흘리는 땀의 양은 개인차와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성인의 경우 하루에 500∼700㎖ 정도 흘린다. 즉 맥주 500㏄짜리 가득한 양의 땀이 매일 우리 피부위로 솟아나는 것이다. 다만 즉시 증발해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다.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더운 장소에 있으면 최대 2000㎖ 이상 땀을 흘린다고 한다. 마라톤 선수는 6000㎖의 땀을 흘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땀이 배출돼 증발하면 피부 표면에 소금기가 남는다. 이는 뒤이어 나온 땀의 소금기 농도를 높이게 된다. 따라서 땀의 증발은 점점 억제된다. 결국 땀을 효과적으로 몸밖으로 배출해 증발시키기 위해서는 피부 표면을 자주 닦아주는 것이 좋다. ●땀은 체온 과열 막는 자동 메커니즘 땀은 체온 유지를 위해 필수적이다. 자동차 엔진이 ‘열 받지 않고’ 무리없게 가동하기 위해서 냉각수가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기온이 올라가거나 운동으로 체온이 뛰면 우리의 뇌는 정상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흘리게 만든다. 뇌의 시상하부에는 체온조절중추가 있는데 혈액의 온도를 감시한다. 이 중추는 만일 대뇌 온도가 36.5도를 넘어서면 땀을 분비하라는 신호를 내려보낸다. 심장, 신장, 간, 폐 등 각종 장기에 피부로 향하는 혈액의 양을 늘리도록 명령한다. 장기가 발생시킨 열이 혈액을 타고 피부로 이동하면서 피부 표면을 데우면서 약 300만개가량의 땀샘에서 땀을 분비, 증발시켜 기화열을 발산시키는 방법이다. 몸밖으로 빠져 나오는 열량의 80% 이상이 땀의 증발을 통해 이뤄진다. 과열된 체온을 몸밖으로 빼내는 열손실 활동을 하는 ‘자동 온도 조절 시스템’인 셈이다. ●찜질방, 사우나 땀은 오히려 해로워 흔히 찜질방에서 땀을 빼면 노폐물이 빠져나와 건강에도 좋고 살을 빼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특히 술 마신 다음날 사우나에서 땀을 흘리면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땀을 뺀 뒤 체중이 주는 것은 체내의 수분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간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체지방이 줄어 몸무게가 빠지는 것과는 다르다.‘땀복’을 입고 땀을 흘리면 살이 빠진다고 하는 얘기도 땀이 잘 증발되지 않아 탈수가 심해지는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사우나에서 땀을 흘리는 것도 숙취 해소와는 큰 상관이 없다는 지적이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아세트알데히드는 폐호흡을 통하거나 신장을 거쳐 오줌 형태로 배출되기 때문에 땀과는 관련이 없다. 전문가들은 “너무 많은 양의 땀을 흘리면 노폐물뿐 아니라 철, 마그네슘 등 몸에 꼭 필요한 물질까지 몸밖으로 나가게 돼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고 조언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닥터 ‘이지’의 발칙한 치아 얘기] 포르투갈인의 오줌

    기원전 1세기 무렵의 로마인들은 소변으로 이를 닦으면 이가 하얗게 되고, 잇몸도 튼튼해진다고 믿었다. 이 때문에 농도가 진하다고 알려진 포르투갈 사람들의 오줌이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귀부인들은 큰 돈을 들여 포르투갈 사람의 오줌을 사들이기도 했다. 이런 치아관리법은 18세기까지 이어졌다. 소변 속 암모니아가 이를 닦는 데 도움이 됐기 때문이란다. ‘세상에 오줌으로 치아를….’ 생각만 해도 머리가 어지럽긴 하지만, 우리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간에서는 우리 선조들도 오줌을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는가? 이름하여 ‘요료법’이다. 그렇다면 요료법은 과연 어떤 효과가 있다고 믿었을까. 우선, 몸의 자연치유력을 증강시킨다. 둘째, 오줌 속에는 자기 몸의 병을 치료하는 물질이 들어있다. 즉, 우리 몸에 병균이 침입하면 그것을 물리치기 위해 항체가 형성되는데 이 물질이 오줌 속에 섞여 있다는 것. 마치 에이즈 환자에게서는 에이즈균을 죽이는 킬러세포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그래서 요료법을 활용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소변보다 자신의 것이 좋다고 믿는다. 셋째는 오줌의 성분인 칼리크레인 프로스타그래딘 등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고 한다. 높은 혈압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가 하면 뇌 순환장애도 개선한단다. 혈전을 용해시키는 역할도 빠뜨릴 수 없다. 오줌 속의 유로키나제는 지금도 혈전용해제 원료로 쓰인다. 즉 혈전으로 생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에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소변과 대변을 유사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많이 다르다. 대변은 음식물의 찌꺼기와 가스, 장내 세균 및 여러 가지 분비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소변은 방금 전까지도 혈액의 상태로 몸속을 돌던 액체로, 대변과는 아주 다른 경로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소변은 혈액이 신장에서 걸러져 요관을 통해 방광에 머물렀다가 배출되는 것으로 굳이 따지자면 혈액보다 더 깨끗하다고 할 수 있다. 채혈한 피를 가만 두면 붉은 부분이 가라앉고 맑고 누른 물이 고이는데,‘혈청’이라 불리는 이 액체는 성분이 소변과 거의 유사하다. 임신부의 양수도 성분이 소변과 거의 같다고 한다. 아기는 그 안에서 양수를 먹고 그것을 소변으로 배출하고는 또 먹고 하면서 열 달을 견디는 것이다. 고대 인도에서는 꿀, 기름, 후추, 계피, 생강, 소금 등 여러 가지 향신료를 혼합해 치아 세정에 사용했으며, 카리브해 연안의 인디오들은 사춘기 무렵이면 치아가 숯처럼 새까맣게 될 때까지 나뭇잎을 씹어 치통과 충치를 예방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남미의 인디오들 역시 야나무코라는 나뭇잎으로 치아를 검게 물들이는 관습이 있었는데, 이 잎에는 놀랍게도 치아우식(충치)을 방지하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단다. 요즘에야 충치 예방, 잇몸질환 예방, 치아미백 등에 효과가 있는 치약들이 많아서 이런 민간요법이 설 자리가 없다. 그러나 소금으로 닦든, 값비싼 기능성 치약으로 닦든 치아 관리에 가장 중요한 것은 ‘3+3+3운동’이다. 여기에 정확한 칫솔질을 더하면 금상첨화일 테고…. 이지영(치의학 박사·강남이지치과 원장·www.egy.co.kr)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27) 채변검사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27) 채변검사

    불과 12년 전(1995년)만 해도 채변검사는 학교의 연례행사였다. 준비물은 신문지와 성냥(또는 면봉). 받는 이의 황당함도, 걷어야 하는 이들의 암담함도 이젠 ‘채변의 추억’속에 묻혀버렸다. 하지만 아직도 사흘을 멀다하고 동일한 방법으로 채변검사를 하는 곳이 바로 동물원이다. ●스트레스 받은 ‘변´은 다르다 그것도 연중무휴 일주일에 두 번씩이다. 동물들이 스스로 변을 수거해줄리 만무하니 번거로운 수고는 사람의 몫이 된다. 연구목적은 단순하다. 동물의 건강과 번식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스스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말할 수 없는 동물들에게 변은 많은 것을 보여준다. 수거된 동물의 변은 ▲번식에 가장 좋은 시기부터 ▲불임과 가임여부 ▲스트레스 지수 ▲환경호르몬 수치 ▲질병의 유무까지 많은 정보들을 담고 있다. 똥만 봐도 스트레스와 유병 여부를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동물원의 채변시간은 보통 오전 9시. 사람이건 야생동물이건 수면 중 장운동을 한 뒤 아침에 배변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기 때문이다. 수거된 변은 우선 영하 72도로 급랭한 뒤 함유된 물기와 공기를 빼주는 냉동건조과정을 거친다. 사실 동물의 변에는 사람의 변보다 돌이나 털, 뼈 등 이물질이 다수 포함돼 있다. 먹는 과정도 먹이도 다른 탓이다. 이 때문에 고운 채를 통해 이물질을 골라내는 과정이 필수다. 이렇게 샘플이 만들어지는데 쉽게 말하면 순수한 변의 분말이다. 샘플들은 에탄올이나 메탄올 등 휘발성 유기용매를 통해 변에 함유된 각종 호르몬 들을 골라내는 작업을 한다. 이 과정에서 분류되는 특정 호르몬의 양을 재는데 그 양에 따라 스트레스가 많거나 적음이, 특정 질병이 있거나 없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귀하신 몸´만 검사 대상 세상에 쉬운 것이 있을까.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에 비해 냄새가 독하다. 단백질 섭취량이 많아서인데 악취의 주원인인 암모니아, 메탄, 황화수소 등이 모두 단백질이 분해될 때 생긴다는 것을 고려하면 원리는 간단하다. 하지만 비교적 냄새가 덜 난다는 초식동물은 배변의 양도 많고 변도 무르다. 연구를 위해 물기를 빼는 데만 육식동물의 10배의 시간이 걸린다. 왜 하필 변일까. 물론 피나 오줌으로도 언급한 모든 검사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수거가 어렵다는 맹점이 있다. 정소영 연구사는 “검사를 이유로 매번 마취를 반복한다면 그 스트레스를 견뎌낼 야생동물은 많지 않다.”면서 “복잡하지만 변을 수거해 연구하는 까닭”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공원이 우선 중점을 두는 것은 희귀동물의 번식 연구다. 때문에 채변검사를 시행중인 9종 28마리의 동물 모두 로렌드 고릴라부터 흰 코뿔소까지 손이 귀한 놈들이다. 이제 변을 보고 동물들의 병을 족집게처럼 짚어내고 희귀종물 들의 허니문 날짜를 잡아주는 날이 그리 머지않았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시론] 종부세,문제는 높은 집값이다/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종부세,문제는 높은 집값이다/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높은 주택가격이 결국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주택 공시가격 시안이 발표된 이후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부담 문제가 연일 언론에 오르고 있다. 납세액이 과도하게 올랐고, 소득수준에 비해 세부담이 과하기 때문에 종합부동산세 중심의 보유세 체계를 재검토하여 조세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연 현재의 보유세 강화정책은 문제가 있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체적인 방향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OECD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3년 기준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우리나라가 0.6%다. 반면 미국은 2.8%, 영국은 3.3%, 일본은 2.1%다. 보유세와 거래세의 비중도 우리나라가 23대77인 반면, 미국은 98대2, 영국은 89대11, 일본은 95대5다. 지난 수십년간 재정학자나 지방세제 전문가들은 거래세를 줄이되 보유세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기존의 재산세가 실질 자산가치를 반영하지 못했고, 취·등록세 중심의 지방세체계가 지나치게 경기의존적임을 감안하면, 재산세체계를 시가에 기반한 보유세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면, 보유세는 부담능력을 넘어설 만큼 과도한가? 행정자치부의 추계에 따르면 2017년에 재산세 대상주택의 실효세율은 0.43%, 종합부동산세 대상주택은 1.04%가 된다. 미국의 50개 주 대표도시 평균 1.54%나 일본이나 캐나다의 1% 수준과 비교해보면 종합부동산세 대상주택의 실효세율만 10년 후 비슷한 수준이 될 뿐이다. 일부 학자들은 보유세를 소득수준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택가격 대비 조세부담액이 아니라 소득대비 조세부담액을 기준으로 세부담 능력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맞는 말이다. 그러나 소득이 아닌 재산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보유세에서 소득수준을 지나치게 고려할 경우 동일가치에 동일과세의 원칙마저 붕괴될 수 있다. 때문에 노인 등 무소득자에 대한 예외적인 고려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 한정되어야 한다. 더구나, 종합부동산세의 부과대상자는 도시가계 평균보다 훨씬 소득이 높다는 점도 고려하여야 한다. 종합부동산세 부과대상자는 전체 가구의 2.1%에 불과할 뿐 아니라 1가구 2주택이상 보유자가 63.5%, 이들이 차지하는 주택이 89.4%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보유세 부담이 과도하다면, 문제의 핵심은 조세체계보다 소득수준에 비해 높은 집값 자체에 있다. 그동안 주택보유자들은 소득수준이나 대출금 상환능력, 보유세 부담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살 집이 아니라 잘 팔리는 집, 가격이 잘 오를 집을 선택해왔다. 전체가계자산의 76.8%를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전국 아파트 6채 중 1채가 작년 한해 동안 거래되었다는 통계가 이를 잘 보여준다. 높은 주택가격과 주택가격 급등은 주택보유자에게 언 발에 오줌 누기처럼 잠시는 흐뭇했으나 내내 부담이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당장의 주택보유세만이 아니다. 향후 주택을 늘려가거나, 자녀에게 주택을 마련해줄 때는 더 큰 부담을 지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나 도시 전체적으로는 높은 생활비와 물가 때문에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보유세 강화의 방향이 옳고, 과도한 주택가격의 상승이 문제라면 그 해결방안도 이 맥락에서 찾아야 한다. 섣불리 보유세를 완화해 또다시 주택가격 상승과 세부담의 증가라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 [녹색공간] 한민족의 생명줄 한강이 위험하다/이기영 호서대 식품미생물학 교수

    요즘 한강의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2300만 수도권 시민들에게 생명을 이어주는 물을 공급해 주는데도 일부 사람들이 경제가 우선이라며 엄청난 양의 공업용수와 100여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반도체 공장을 한강 상류에 짓자고 단체 삭발을 하고 떼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강은 많이 오염돼 예전의 한강이 아니다. 더욱이 올해는 겨울이 다 지났는데 한 번 얼지도 않았다. 어린 시절 한강은 겨울 내내 꽁꽁 얼어붙어 있었지만 우린 한강이 살아있다고 생각했다. 한강이 화가 나면 큰 홍수를 가져온다고 믿었고 그래서 한강에 함부로 쓰레기를 던지지 않았고 오줌도 누지 않았다. 추억 속 행주나루터의 겨울은 눈보라와 함께 시작되었다. 아득히 멀리 빙평선이 얼음세상과 하늘나라를 맺어주고 점묘파 화가의 붓놀림처럼 흰 눈이 세상이라는 캔버스에다 분주히 붓질을 하며 순백의 설경을 그려 나갔다. 화공의 터치가 점점 열정적으로 빨라지면서 날이 저물면 대지를 매섭게 저미는 북풍이 밤새 눈보라와 함께 추위를 몰고 왔다. 다음 날 아침 어둠이 걷히면 언제 소동을 피웠느냐는 듯 바람은 조용해지고 신비로운 은세계가 펼쳐졌다.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부근으로 떨어지고 한낮 최고 기온조차 영하에 머무는 추위가 며칠간 계속되면 한강이 가장자리부터 얼어들어갔다. 강이 얼어붙으면 이제 악동들의 놀이터가 엄청 넓어졌다. 큰 돌로 얼음을 내리쳐 ‘쿠르릉’ 하는 소리만 들어도 얼음의 두께를 가늠할 수 있었다. 벼 그루터기만 남은 논에서 자치기나 축구를 하던 구릿빛 낯에 눈이 반짝이던 아이들은 놀이터를 한없이 넓은 언강으로 옮겨와 종일 썰매타고 연 날리며 해가는 줄도 모르고 놀았다. 겨울이 깊어져 30㎝가 넘는 두터운 얼음이 강을 채우면 강물 때문에 못 가보던 강 건너 방화산까지 썰매를 타고 건너가 낟가리에 쥐불을 싸놓고 도망오기도 하고 멀리 북쪽으로 오리쯤 가면 지금 일산 신도시 근처에 있던 방말섬이란 큰 무인도를 탐험하러 가기도 했다. 그곳엔 용처럼 큰 구렁이가 산다는 이야기가 들려서 우리에겐 공포의 섬이자 호기심의 섬이기도 했다. 섬의 버드나무 숲을 헤매며 지난 장마에 떠내려 온 정구공과 돛단배를 깎을 수 있는 솔피를 줍다가도 해가 서산에 걸리면 서둘러 섬을 빠져 나왔다. 가끔 귀신을 보았다는 이야기가 들려 도망치듯 섬을 빠져나오다 보면 언강은 쩌렁쩌렁대며 울어댔다. 지난 여름 홍수때 물에 빠져 죽은 사람들의 원혼이 우는 것이 아닐까 소름이 오싹오싹 끼쳤다. 그러나 이 소리는 사실 서해바다의 밀물이 얼음 속에서 부딪쳐 나는 소리였다. 그러나 급속한 산업화로 한강의 기적과 함께 사람들의 손길을 타면서 한강은 거품이 이는 검은 물결로 변했고 더 이상 꽁꽁 얼지도 않는다. 겨울에 잡히던 1급수에만 사는 빙어는 물론 겨울 매운탕거리로 최고였던 배가사리나 쏘가리도 사라졌다. 점차 직강하천으로 바뀌면서 유량이 많아지자 모래섬이던 방말섬은 어느 해 장마철에 휩쓸려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려 이젠 어린 시절 전설의 섬으로만 기억 속에 남아있다. 얼마 전 한강에서 어린 시절 함께 놀던 옛 친구였던 한 어부를 만났는데 몇 년 전부터 귀한 황복이 다시 잡힌다고 한다. 이제 죽었던 한강이 다시 살아나려 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다시 한강 상류에 맹독성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수만명 도시 규모의 하수를 내뿜는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허가한다면 다른 공장들도 우후죽순처럼 들어서 한강을 망가뜨릴 것이 뻔하다. 보수적인 분위기를 틈타 기업과 경제단체, 그리고 이들의 지원을 받는 정치가나 학자들이 법은 물론이고 교과서까지 기업에 유리하게 바꾸려고 준동하고 있다. 다시 살아나려는 우리 한민족의 생명줄 한강을 지키기 위해 이젠 서울시민들이 나서야 할 때이다. 이기영 호서대 식품미생물학 교수
  • 만성 콩팥병환자 > 당뇨병환자 60세이상 환자 발병급증 주의

    만성 콩팥병환자 > 당뇨병환자 60세이상 환자 발병급증 주의

    콩팥이 제 기능을 못해 심할 경우 투석치료와 이식까지 해야 하는 ‘만성 콩팥병’ 환자가 당뇨병 환자보다도 많다는 조사 결과가 제시됐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뜩이나 짜게 먹는 데다 고혈압과 당뇨병 등 성인병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사 결과여서 주목된다. 대한신장학회(이사장 김성권)는 2005년에 전국 39개 종합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8세 이상 일반 성인 32만 95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만성 콩팥병으로 진단된 경우가 전체 수진자의 7.7%에 달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같은 수치는 당뇨병 유병률 4.2%나 빈혈 유병률 3.5%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그런가 하면 만성 콩팥병으로 진단된 환자 중에는 콩팥 기능이 50% 이하로 떨어져 치료가 쉽지 않은 3기 이상의 환자가 35%나 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눈길을 끈 것은 60세 이상에서 3기 이상의 만성 콩팥병 환자가 갑자기 늘어나는 것.3기 이상의 만성 콩팥병의 연령대별 유병률을 보면 18∼24세 0.1%,40∼44세 1.2%,55∼59세 2.4% 등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60∼64세에 접어들어서는 13.7%로 급증했다. 이는 50대 후반에 비해 6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이 같은 증가세는 65∼69세 17.8%,70세 이상 22.6% 등으로 꾸준히 이어졌다. 콩팥은 우리 몸의 혈액을 걸러서 노폐물을 오줌으로 배설시키고, 수분과 전해질 평형을 유지하게 하며, 적혈구 생성 호르몬 및 활성화 비타민D 등을 분비하기도 한다. 따라서 콩팥에 질환이 생기면 이런 기능에 이상이 생겨 혈압이 올라가고, 빈혈과 뼈가 약화되며, 심장마비와 뇌경색 위험도 증가한다. 콩팥의 흔한 이상 증상인 부종, 단백뇨, 혈뇨, 고혈압 등이 3개월 이상 계속되면 ‘만성 신장질환’이라고 봐도 된다. 여기에서 더 진행하면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양대병원 신장내과 김근호 교수는 “만성 콩팥병은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초기 증상이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질환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에 평소에 고혈압과 당뇨병 등 성인병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도움말:서울대의대 내과 김성권 교수 한양대병원 신장내과 김근호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몸은 멀어도 자나깨나 자식 걱정

    몸은 멀어도 자나깨나 자식 걱정

    고향 가는 길은 항상 멉니다. 그리운 곳이라 더딘 걸음이 더 더딘 것 같지만, 반가운 사람들 생각에 귀향의 피로, 세상의 깊은 시름도 별것 아니라고 여겨질 것입니다. 부모님은 어떠십니까. 다들 건강하신가요. 자식들 생각으로야 부모님 건강이 항상 마음 쓰이지만 몸이 멀어 조석으로 살피거나 챙겨 드리지도 못합니다. 가끔 전화를 걸어도 언제나 ‘나는 괜찮다.’고만 하십니다. 그러나 험한 세파 속에서 자식들 오롯하게 키워낸 부모님들이 괜찮다고 하신 말씀은 십중팔구 마음에 없는 말일 것입니다. 나이 들면 이런 저런 병과 벗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섭리입니다. 젊어서는 자식 뒷바라지에 바빴고, 늙어서야 ‘자식들 앞세우고 사니 좀 편하겠지.’ 했지만 남은 것은 병뿐이지요.‘늙어서 자식들에게 짐은 되지 말아야 하는데….’라며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치매의 엄습은 누구도 피해 가지 못합니다. 자식들 키우느라 가슴 졸인 탓에 심장은 비닐봉지처럼 약해져 있고, 내 것으로 품고 산 것이 없어 내다 버린 것도 없는데 빈 자루처럼 바람 빠진 육신에 살거죽 주름은 깊어만 갑니다. 관절염이 깊은 뼈마디는 걸을 때마다 삐걱이고, 그런 일에 가슴 졸인 탓인지 똥오줌 누는 일까지도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이래도 ‘나는 괜찮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싶어 하시겠습니까. 살다가 문득 ‘이 하찮은 자식의 어이없는 위선과 질정없는 변모에 그 늙어 쪼그라진 가슴은 또 얼마나 아프고 저렸을까.’ 생각하면 걷던 걸음 멈추고 우두망찰 먼바라기라도 하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자식이 내놓고 부모 위할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부모의 건강을 챙기는 일, 자식 아니면 아무도 해 줄 수 없습니다. 이번 설에는 ‘부모님 건강 챙기기’를 컨셉트로 삼아보면 어떨까요. 혹여 자식들에게 짐 될까봐 말 못하는 부모님 심정 한번쯤 미루어 짐작해 어디가 어떻게 편찮으신지 조근조근 묻고,“그러면 설 지나 한가할 때 병원 한번 모시겠습니다.”라고 허투루라도 약속 한번 하면 자식 때문에 오그라든 흉금의 응어리가 눈 녹듯 사그라지지 않을까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세상에 대단한 효도가 따로 있지 않으니까요. 고향과 그 고향의 부모님이 부쩍 가까이 있다는 생각 들지 않으십니까. 올 설에는 지나가는 말로 “건강은 좋으시지요?” 이런 상투적인 인사는 하지 마십시오. 대신 부모님 마주하고 성긴 치아라도 건드려보며 ‘늙음과 그 후의 고통’을 체험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나중에 부모를 먼 길 떠나보내는 마음이 조금은 편해질지도 모릅니다. 그럼 먼 고향 잘 다녀 오시기 바랍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부모님께 아름다운 실버를 “명절날, 부모님 뵐 때마다 건강 걱정을 하면서도 돌아서면 잊어버리지는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번 설은 ‘개념’있는 명절로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요. 주제는 ‘부모님 건강 챙기기’ 정도가 좋을 것 같습니다.” 건강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예방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건강증진’은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여러가지 건강 위험요인을 교정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해 개개인이 ‘최선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요. 특히 고령자는 건강에 위협이 되는 여러 위험인자에 노출된 기간이 길어 각종 질병을 가질 가능성이 높지만, 중요한 사실은 고령자도 얼마든지 질환을 미리 예방하거나 조기에 찾아내 건강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생활습관 교정으로 취약한 건강 챙기기 금연과 절주, 적절한 신체적 활동 및 운동, 충분한 영양 섭취 등 생활습관 교정은 젊은 사람보다 노인에게 더욱 중요하다. 그 만큼 건강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체중 관리 노인 비만은 관절염, 거동 장애, 폐기능 감퇴와 같은 육체적인 문제를 초래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가진 경우에는 무엇보다 점진적인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 체중 감량 상황도 잘 살펴야 한다. 특히 노쇠한 경우 비만보다 체중 감소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별한 이유없이 6개월 내에 체중의 10% 이상이 감소한 경우에는 다른 질환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한다. ●운동 자신의 몸 상태에 적합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면 건강에 대한 확신이 일상생활에서의 자신감으로 표출되는 것은 물론 수명도 연장된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유산소운동 뿐 아니라 적절한 근력운동과 유연성운동, 균형운동 등을 적절히 하면 근력 감퇴나 노쇠로 인한 무기력증, 낙상에 따른 골절 등 여러 가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단, 심혈관계 또는 근골격계 질환이 있는 노약자가 자신의 몸에 적합하지 않은 운동을 무리하게 할 경우 자칫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으므로 미리 전문의와 상의해야 하며, 일상적인 운동이라면 자신의 최대 운동능력의 75% 정도로 강도와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흡연 고령의 노인이라도 금연에 의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효과는 적지 않다. 노인 금연의 경우 금연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신체 보호효과가 증가하며, 특히 협심증,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중풍)으로 인한 사망률을 급격하게 감소시킨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평생 피운 담배인데….”라며 체념하기 보다는 이런 사실을 설명하고 금연하도록 하는 것이 노후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하다. ●음주 미국의 경우 노인의 15% 정도가 일상적인 과음을 하고 있으며, 이는 노인에게 흔한 우울증과 고독감, 그리고 사회적인 지지 부족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은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노인의 경우 체내 수분량의 감소, 인지기능의 저하, 체온 및 혈당 조절능력 장애(노인은 저혈당이 쉽게 발생함) 등의 문제 때문에 과다한 알코올 섭취가 뜻밖의 문제로 이어지기 쉽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것보다는 소량씩 마시는 사람이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점을 감안, 무조건 술을 마시지 말게 하기보다는 적절한 음주량을 지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의 적정 음주량은 성인의 절반 정도(알코올 25g·소주 3잔)이다. # 조기 선별진단으로 질병 예방 선별검사란 외견상 건강해 보이는 사람을 대상으로 검사, 진찰 등의 방법을 이용해 숨은 질환이나 이상을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노인의 경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여러가지 질환의 발생 위험도 함께 증가하지만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뿐 아니라 비특이적인 증상, 이를 테면 체중감소, 무기력증, 식욕감퇴 등 일반적인 노화로 오해할 수 있는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노인들에게 흔한 질환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심혈관계 질환 연령의 증가는 그 자체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가 된다. 즉,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고혈압, 특히 수축기 혈압이 주로 상승하는가 하면 심부전, 관상동맥질환은 물론 뇌경색, 뇌출혈 등 뇌혈관질환이 많이 발생하므로 이들 질환의 위험인자를 동반하고 있는 경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나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검사해야 한다. ●악성질환 고령일수록 악성 질환의 발생이 늘며, 특히 최근에는 특정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넘어서 우리나라의 가장 흔한 사망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질환은 예방도 중요하지만 조기 발견이 완치의 핵심이 된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며, 일단 병이 확인된 경우라면 동요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해 가장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악성 질환은 폐암 전립선암(남성) 유방암(여성) 대장암 등 각종 암을 들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김광일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 ■ 이런질환 꼭 살펴라 노인들에게 많은 백내장이나 요실금, 관절염 등은 유병률도 높을 뿐 아니라 ‘삶의 질’ 측면에서 일상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큰 만큼 평소 유심히 살펴봐야 할 질환 들이다. ●백내장과 노안 평소 안경도 안 쓰던 부모님의 눈이 침침해 마당에 들어선 손주들의 얼굴도 못 알아 본다면 백내장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노안까지 있으면 바깥 세상이 온통 ‘흐릿하게’ 보인다. 백내장은 원래 투명한 수정체가 노화로 딱딱하게 경화되고 혼탁해진 상태를 말한다. 원래 까맣던 눈동자가 뿌연 수정체 때문에 허옇게 보여 붙은 이름이 백내장이다.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 사물이 흐리게 보인다. 보통 노인성 백내장은 가까운 곳이 잘 보이지 않는 노안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가까운 곳을 볼 때는 수정체가 두꺼워져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는 근육이 약해져 필요한 굴절각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백내장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뿌연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를 넣어줘야 한다. 지금까지는 먼 거리 시야 확보에만 초점을 맞춘 인공수정체를 사용해 노안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 후에도 돋보기를 써야 했다. 그러나 최근 개발된 ‘레스토(ReSTORE) 렌즈삽입술’은 근·원거리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특수 렌즈를 삽입,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해결해 준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은 “레스토 렌즈삽입술은 비교적 안전하고, 수술시간도 5∼10분으로 짧아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해결하는 치료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요실금 노모가 외출을 꺼리거나 화장실을 유난히 자주 들락거린다면 한번쯤 요실금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여성의 4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하며, 주로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많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분만, 폐경, 노화 등으로 골반 지지조직이나 방광이 약해져 요실금이 잘 나타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 전기자극, 골반근육 운동 등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노화로 인한 요실금에는 테이프를 이용한 간단한 수술법이 널리 사용된다. 입원 기간도 1∼2일 정도로 짧고, 치료 후 곧바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으며, 재발률도 낮다.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함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 다리를 벌리고 항문을 5초간 조였다 푸는 운동을 계속하면 골반 근육이 단련돼 요실금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김장환 교수는 “요실금을 방치할 경우 외출을 꺼리는 것은 물론 대인관계를 회피, 나중에는 노인성 우울증 같은 정서적인 문제까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인성 치질 나이가 들면 항문의 기능도 약해져 노인과 치질은 떼려야 뗄 수 없게 된다. 항문 기능이 약해지면 배변이 고통스럽고, 배변 후에도 늘 뒤가 찜찜하며, 재채기만 해도 항문이 쉽게 빠져 나온다. 혹시 부모님이 어기적거리며 걷거나 자리에 앉을 때도 자세가 엉거주춤하며, 방석을 깔아야 앉을 수 있다면 치질일 가능성이 높다. 치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노인들은 내색도 못하고 무조건 참는 경우가 많다. 치질이 있으면 심리적으로도 위축되고, 자연스럽게 하체에 힘이 들어가는 활동을 피하게 된다. 그러나 노화로 인한 치질은 부끄러운 질환도 아니고, 치료도 쉽다. 경증은 약물치료도 가능하며, 수술도 부분 마취로 가능해 부담도 적은 편이다.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은 “부분 마취 후 늘어난 치핵을 세밀하게 자르고 봉합하는 수술은 시간도 20분 정도로 짧고, 입원 기간도 1∼2일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수술 후에는 매일 3∼4회 온수 좌욕을 해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수술 일주일 후면 배변 시 통증이 완화되고, 배에 힘을 주는 운동 등 활발한 야외활동도 거뜬히 할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 참기 어려울 정도로 무릎이 아프고 쑤시는 퇴행성 관절염이지만 대다수 노인들은 늙으면 으레 생기는 질환으로 여긴다. 그러나 무릎이 아프면 활동범위가 좁아지고, 자세 불균형으로 다른 근골격계 질환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통증으로 걷기 어려울 정도면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심하면 망가진 관절 대신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노령자가 관절염 증상을 보이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특히 최근에는 여성 노인질환으로 알려진 관절염이 남성에게서도 빈발하므로 부모를 모두 잘 살펴봐야 한다. 목동 힘찬병원 관절경센터 정광암 소장은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 당연히 오는 병이 아니라 치료해야 하고, 치료 되는 병”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 김장환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이동근 한솔병원장·정광암 목동 힘찬병원 관절경센터 소장 ■ 노인질환 체크포인트 10 다음의 증상이 있는 경우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특별한 이유없이 체중이 10% 이상 감소했다. -운동시 호흡곤란, 흉통,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운동 후 근육과 관절에 30분 이상 지속되는 통증이 있다. -흡연자에서 기침, 객담, 객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루 음주량이 3잔 이상이며, 습관적으로 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2회 이상 측정한 혈압의 평균치가 140/90㎜Hg 이상이다.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00㎎/㎗ 이상이다. -남성의 경우 소변 횟수가 증가하고, 잔뇨감이 있으며, 혈뇨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변비, 설사가 잦고, 대변의 색깔에 변화가 있다. -인플루엔자, 폐렴구군,B형 간염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않았다. ■ 어르신 겨울나기 홈 스트레칭 노인들 겨울나기는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조심해야 한다. 근력 감소가 심할 뿐더러 찬 바람이 혈관을 수축시켜 혈류량이 줄면 관절 부위의 근육과 인대가 뻣뻣하게 굳어 근골격의 퇴행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평소보다 활동량이 줄어 근력이 약해지는가 하면 풍(風)요통·한(寒)요통 등 계절성 척추질환도 흔하게 나타난다. 이런 노인들이 겨울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서는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실내에서 하루 세번, 각 3분씩 3세트로 짜여진 홈 스트레칭은 힘들이지 않고 관절질환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어 노인들에게 권할 만하다. ●노인의 몸 65세 이상 노인들의 질환은 70% 이상이 근력과 관계된 관절염과 요통, 좌골통 등이다. 이 중 퇴행성 관절질환의 경우 40∼50대에 발병해 65세 이상은 80%,75세 이상은 95% 이상이 고통을 받는다. 특히 75세를 넘긴 고령자의 경우 30대에 비해 근육의 30∼40%가 감소하므로 운동을 통해 근력을 유지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허리 근력이 약해져 만성 허리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여기에다 노인들은 대부분 골밀도가 낮아 골절상이 뜻밖의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노인 홈 스트레칭 노인들의 근력을 키우고 퇴행성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근육의 탄성을 유지, 향상시키고, 관절과 근육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운동시설을 이용하기가 어렵고, 겨울철이라 외출도 쉽지 않다. 이런 노인들에게 집안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홈스트레칭은 큰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이 특히 노인에게 좋은 것은 약한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근육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꾸준한 스트레칭 만으로도 기초대사량을 올리는 것은 물론 적지 않은 칼로리를 소모할 수도 있다. 스트레칭은 매회 3분 이상, 한 동작을 3번씩 반복하되, 하루에 3번 이상 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김기옥 자생한방병원 실버척추클리닉 원장 ■ 이것만 주의 하세요 1. 관절에 지나치게 체중이 실리거나 충격이 가해지면 안 된다. 자칫 인대나 근육 손상을 입을 수 있다. 2. 스트레칭은 수 차례로 나눠서 하는 것이 좋다. 젊은 층의 운동량이 100이라면 60∼70%가 적당하다. 3. 무리한 동작을 피해 몸을 편안히 놀릴 수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4. 자칫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는 기구를 이용하기보다 맨손운동이 좋다. 집안의 소품이나 가구 등을 의지해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 피로감을 느끼거나 어지럼증 같은 증상이 느껴지면 운동을 중단했다가 증상이 사라지면 다시 시작한다. ■ 가족에게 “누구냐?” 묻거든 치매보다 일단 ‘섬망’ 의심을 최근 뇌혈관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김모(73)씨는 밤중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붙잡고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러다 스위치를 건드려 방에 불이라도 켜지면 불이 났다고 소동을 피우는가 하면 가족들에게 “누구냐?”고 묻기도 한다. 언뜻 보기에 치매라고 여기기 쉽지만 김씨가 진단받은 병명은 ‘섬망(Delirium)’이다. ●치매와 비슷 섬망은 일시적으로,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정신의 혼란 상태를 말한다. 치매증상을 유발하거나 치매와 비슷한 소견을 보이지만 치매와는 달라 완치도 가능하다. 섬망은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는 70세 이상 노인환자의 30%가 가질 정도로 흔하다. 김씨처럼 고령에 큰 수술을 하면 수술 후 신체리듬이 깨지고, 환경이 갑자기 변하기 때문에 앞의 사례와 같은 일시적 의식장애나 혼동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한다. 고령에 큰 수술을 받은 환자가 퇴원 후 평소와 달리 산만하거나,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고 느끼며, 시간과 장소를 인지하지 못하고 멍한 상태로 하늘을 쳐다보거나 소리를 치는 등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인다면 섬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전문의들은 “섬망 증세가 나타나면 집중력과 지각력에 장애가 와서 기억장애, 착각, 환각, 해석 착오, 불면증은 물론 악몽이나 가위눌림 현상 등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원인 섬망은 전신 감염 때, 뇌에 산소공급이 잘 안 될 때, 혈액에 당분이 부족할 때, 간장·신장질환이 있을 때, 뇌세포의 각종 대사과정에 필요한 필수 비타민인 티아민이 부족할 때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다. 알코올이나 약물에 중독됐거나, 금단현상이 나타날 때 순간적인 정신착란이 일어나는 것도 일종의 섬망이다. 증상은 치매와 비슷하나 치매와 달리 급성으로 발병하는 점이 다르다. 전문의들은 “치매는 후천적인 뇌세포 이상으로, 점차 진행하는 2종류 이상의 인지기능 장애가 의식 저하 없이 일어나며, 증상이 서서히 나타난다는 점에서 섬망과 구별된다.”고 설명한다. ●유발요인 치료가 중요 섬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의 리듬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섬망으로 진단되면 일단 유발요인을 없애기 위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일상생활과 수면 주기, 주변 환경을 적절히 조절해 줘야 한다. 병실에서는 주변 환경을 잘 정리정돈하고, 집에서 쓰던 낯익은 물건 한두 가지를 환자 주변에 갖다 둬서 정서적인 안정을 꾀하도록 해줘야 한다. 더러는 친근한 신체 접촉이나 환경 변화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평소 가까운 가족들이 자주 찾도록 하고, 이들이 환자와 대화는 물론 신체 접촉까지 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한 방법이다. 또 낮에는 방이나 병실을 밝게 해주고, 밤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물품을 치우는 등 편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서울시립 북부노인병원 정신과 신영민 원장은 “섬망은 치매와 다르지만 방치하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며 “유발 요인을 조기에 치료하면 1∼2주내에 완치되지만 치료시기를 놓쳐 치매가 동반된 경우나 뇌의 기질적 이상을 동반한 경우에는 오랜 기간 섬망 증상이 지속되거나 회복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신영민 서울시립 북부노인병원 정신과 원장
  • 참, 희한하네!…거꾸로 서야만 오줌 누는 견공

    참, 희한하네!…거꾸로 서야만 오줌 누는 견공

    “참 희한한 일이네.개가 거꾸로 물구나무를 서야만 오줌을 눌 수 있다니!” 중국 대륙에 물구나무를 서야만 소변을 볼 수 있는 정말 기이(奇異)한 ‘발발이 견공(犬公)’이 등장,화제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떠오르는 화제의 명물은 중국 동북부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서 살고 있는 수컷 발발이 견공이다.올해 1년 6개월된 ‘바오바오(寶寶)’라는 이름의 이 견공은 생후 1년 3개월쯤 지나면서 거꾸로 물구나무를 서서 뒷다리를 허공으로 향한채 오줌을 누는 희한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고 동아무역신문(東亞貿易新聞)이 13일 보도했다. 주인 청(程·여)모씨에 따르면 ‘바오바오’는 다른 개들과는 달리 반드시 물구나무를 서서 뒷다리를 든 상태라야 오줌을 눌 뿐 아니라 고기가 조금이라도 들어간 만두는 모두 토해버리는 ‘채식주의자’이다. 정확치는 않으나 3개월 전부터 도립(倒立)해 볼일을 보고 있는 ‘바오바오’는 요기(尿氣)가 생기면 어디서 오줌을 싸야 할 지,소변보는 장소를 우선 정한다.그 살살이가 볼일을 보는 장소는 다른 개들과는 달리 유독 큰나무 밑둥치이다. 오줌 눌 장소인 큰 나무가 정해지면 그 주위를 몇번이나 돌며 나무 뿌리의 냄새를 맡아본 뒤 이상이 없어야만 비로소 자신이 소변을 볼 장소로 최종 결정된다.냄새를 맡는 이유는 다른 개가 와서 이미 오줌을 산 적이 있는가를 확인해보는 것인데,다른 개의 오줌 냄새가 조금이라도 나면 절대로 그곳에서 볼일을 보지 않는다고 주인 청씨는 말했다. 소변을 보는 장소가 정해졌으면 보통 개와 같이 그곳으로 득달같이 달려가 물구나무를 서서 오줌을 싸는,‘경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시원하게 오줌을 내갈기고 나면 아주 자연스럽게 밖으로 뛰어나가 논다.특히 거꾸로 물구나무 서서 볼일을 보기 시작한 이후부터 거꾸로 물구나무 서서 뒷다리를 들고 있지 않은 상태라면 결코 오줌을 싸지 못한다고 청씨는 전했다. “말로는 믿지 못할 겁니다.그 모습을 보기만 하면 정말 얼마나 우스운지 웃음을 참기 어렵습니다.” ‘바오바오’의 오줌 누는 모습이 마치 서커스의 한 장면을 보는 것과 같다는 청씨는 볼일 볼 장소를 곧바로 찾지 못할 때는 마치 호떡집에 불이라도 난 것처럼 오줌 눌 장소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안절부절한다는 것이다. ‘바오바오’는 거꾸로 물구나무 서서 오줌을 누는 것 외에도 육식은 전혀 먹지 못한다고.청씨는 “‘바오바오’가 생후 30일쯤 됐을 때 우리 집으로 데려와 길렀다.”며 “우리 집에 온 이후 고기는 물론 달걀 노른자를 줘도 모두 토해버리고 오직 옥수수로 만든 국수나 떡 등만 먹는 채식주의자”라고 덧붙였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서울을 ‘도시 갤러리’로 만든다

    서울을 ‘도시 갤러리’로 만든다

    서울이 하나의 커다란 갤러리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서울을 예술적 상상력과 창의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만드는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를 위한 기본계획과 시범사업안을 17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미술·건축·디자인·철학·관광 등 분야별 전문가 30명으로 ‘서울시 공공미술위원회’를 구성해 프로젝트 추진방향을 논의하고, 올 연말까지 4개 분야 41개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오는 5월부터 서울시청을 중심으로 한 ‘도심 역사 권역’과 한강·청계천 주변의 ‘천변·한강 권역’ 등 2개 권역으로 나누어 역사·생태·문화적 의미를 담은 공공미술을 설치하기로 했다. 덕수궁 돌담길, 정동 로터리, 남산식물원 철거지, 청계천, 한강 일대 등 서울의 대표적인 공공장소, 관광명소 24곳이 선정됐다. 장소별로 설치하는 작품은 ‘도시 갤러리 추진센터’를 통해 예술가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모를 거치고, 모든 과정을 공개해 투명하게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광장이나 덕수궁, 정동 등 상징성이 있는 장소에는 유명 외국작가를 초청,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 벤치, 버스정류장, 가로등, 맨홀 뚜껑 등 도시 시설물과 공공기관·시설을 문화친화적으로 개선하는 ‘공공미술 캠페인’도 펼친다. 서울을 상징할 수 있는 유·무형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서울 상징 포럼’을 연다. 이 포럼을 바탕으로 에펠탑(프랑스 파리), 오줌 누는 소년상(벨기에 브뤼셀), 지혜의 등대(브라질 쿠리치바)처럼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물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2010년 착공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시 개발사업에도 공공미술에 대한 제안을 하기로 했다. 뉴타운, 균형발전 촉진지구, 재개발 지역, 시 청사,SH공사의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10개 사업을 선택해 공공미술 사업을 시범적으로 시행한다. 서울시와 공공미술위원회는 시범사업과 대상장소 공모에 들어간다. 3월부터는 서울시립미술관에 사진, 드로잉 등 개념도를 전시해 일반에 공개한다.4월까지 작품을 선정하고,5월부터는 순차적으로 작품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6월부터는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의 4개년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2010년까지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계획을 통해 서울의 역사성과 정체성이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한국 첫 우주인 후보 선발] 과거 우주 비행기록 알아보니

    우리나라도 2008년 4월이면 한국 첫 우주인을 배출한다. 하지만 러시아 등 우주 선진국들에 비하면 늦어도 한참 늦었다. 한국 첫 우주인은 우주에서 ‘조종’이 아닌 ‘여행’을 하게 된다. 옛 소련은 45년 전인 1961년 4월12일 우주선 보스토크 1호에 인류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탑승시켰다. 가가린은 우주에서 지구를 본 감상에 대해 “지구는 푸른 빛이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후 최근까지 34개국에서 450여명의 우주인이 배출됐다. 소련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몽골,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등의 후진국도 우주인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최초로 우주 비행을 경험한 생명체는 러시아 들개다.1957년 11월3일 소련은 ‘라이카(Laika)’라는 이름의 들개를 ‘스푸트니크 2호’에 탑승시켜 우주비행을 성공시켰다. 소련은 생명력이 강한 들개를 주로 우주비행에 이용했으며, 특히 온순하고 오줌누기 위해 일어설 필요 없는 암캐를 주로 이용했다고 한다. 라이카는 몸무게 약 6㎏ 정도의 떠돌아 다니던 잡종 들개였다. 그러나 이 라이카는 발사 뒤 5분여 만에 우주선 안 고열과 스트레스로 죽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지방시대] 희망심는 전남 양돈사업

    [지방시대] 희망심는 전남 양돈사업

    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생삼겹살의 인기를 등에 업고 고공 비행하고 있는 돼지값은 지난 10년 동안 농촌경제의 버팀목이 돼왔다.2007년 ‘황금 돼지해’가 밝아오면서 오염이 덜 된 청정지역 전남의 양돈사업 전망도 덩달아 밝다. 돼지농사의 승패를 판가름 하는 새끼돼지 폐사율의 경우 수도권은 40∼50%를 웃돌지만 전남은 30%를 밑돌기 때문이다. 전남지역에서 돼지 1000마리 이상을 기르는 310가구의 전업 양돈농가가 돼지해의 희망주자이다.1만마리 이상을 기르는 농가는 웬만한 중소기업체 사장이 부럽지않다. ●양돈업은 돼지해의 희망주자 돼지농사 10년 만에 부와 명예를 거머 쥔 강인규(51·전남 나주시 반남면 청송리 청송양돈)씨. 돼지 1만마리를 길러 연 매출 40억원을 올린다. 돼지꿈을 자주 꾸는 탓인지 2002년 이후 연거푸 시의원에 당선됐다. 청송양돈은 1만 5000평 부지에 300평짜리 축사 11동으로 이뤄져 있다. 나주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양돈가이다. 강씨가 한 달에 벌어들이는 돈은 3억 1200만원정도. 마리당 26만원씩 한 달에 1200마리를 판 값이다. 새끼를 180일 동안 키우면 육질이 가장 좋다는 110㎏이 된다. 반면 나가는 돈은 한 달에 2억 7000만원. 사료값 2억원(500t)에 인건비(13명) 2500만원, 약품비·전기료·운영비 등 3500만원, 톱밥구입비 1000만원 등이다. 이것저것 다뺀 4200만원이 순수익이다. 도내에는 강씨같은 부농이 상당수다. 특히 무안군에서 자수성가한 돼지부자 박천재(50·성아농장)씨는 양돈농가에겐 선망의 대상이다.1980년 일로읍 감돈리 고향에서 새끼돼지 10마리로 시작해 지금은 청계면, 현경면 3곳으로 농장을 늘려 3만여마리를 기른다. 변변찮은 학력이지만 30년 동안 고집과 뚝심으로 무장한 외길 승부로 보란 듯 우뚝섰다. 매달 2500∼3000마리를 출하해 줄잡아 연간 매출액이 100억원을 웃돈다. ●매주 목요일은 단체 출산일 나주 청송양돈의 새끼를 낳는 분만사(2동)는 목요일이면 귀청이 따가울 정도로 시끄럽다. 어미돼지의 출산통과 새끼돼지의 ‘꿀∼꿀합창’때문에 정신이 혼미하다. 임신한 어미돼지 900마리 가운데 40마리가 한꺼번에 새끼를 낳는다. 마리당 10∼12마리씩 하루 평균 400마리가 세상에 나온다. 강씨는 “인공수정 때 출산 날짜를 맞추고 분만일이 다가오면 약물주사로 분만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야 과학적인 관리(사육)와 출하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는 “새끼들은 출산 후 3일이면 힘 센 순서대로 젖이 잘 나오는 가슴 앞쪽부터 젖꼭지 임자가 정해진다.”고 웃었다. ●모두 실패하고 강씨만 생존 강씨가 돼지농사에 뛰어 든 것은 1992년. 이 때 강씨는 반남농협 직원으로 일하면서 현금 5000만원을 출자했다. 동업자들과 함께 축산발전기금 22억원을 받아 어미돼지 200마리를 사고 축사도 지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가 닥쳤다. 달러화 폭등으로 수입곡물인 사료값이 폭등했다. 기존 빚에다 밀린 사료값 8억원, 약품비 2억원 등 10억원이 더해졌다. 함께 시작한 12농가 중 결국 9농가가 손을 들고 떠났다. 이듬해 나머지 3농가도 포기하면서 강씨만 남았다. 자그마치 빚이 32억원(연리 5%)에 사료값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위기를 기회로 경영합리화만이 살길이라고 믿은 강씨는 어미돼지 960마리를 800마리로 줄였다. 직원들 급여도 깎았다. 그러나 우려와는 정반대로 외환위기로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선호하면서 소비량이 급증했다. 돼지값도 덩달아 올랐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고치인 한마리(110㎏)당 30만원을 호가했다. 마리당 8만∼9만원이 남는 그야말로 노다지 사업이었다. 수태율(임신율)과 분만율을 높이고 새끼돼지가 질병에 감염되지 않도록 보살펴 생존율을 높이자 매출액이 쑥쑥 늘었다. 수태율은 95%, 분만율 90%, 출산에서 판매까지 80%도 어렵다는 출하율이 88%를 기록중이다.2000년 5월 빛이 보였고 2002년부터 안정궤도에 들어섰다. 지금 빚은 저리(1.5%)의 정책자금 18억원정도로 큰 부담이 없다. 강씨는 “치사율 30%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서코바이러스(PMWS) 때문에 사육두수가 자동으로 조절돼 돼지값은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돼지농사 미래는 밝다 돼지의 임신 기간은 114일. 어미돼지는 새끼를 낳은 지 5일만에 다시 발정한다. 일년이면 어미돼지 1마리가 2∼3회 출산에 대개 20마리를 낳는다.5년 동안 100마리 정도 새끼를 낳으면 도태시킨다. 때문에 돼지농사는 자금회전이 빨라 수익성이 좋다. 국내 소비자들은 냉동이나 냉장된 수입산보다 생삽겹살을 선호한다. 그래서 판로는 트여 있는 셈이다. 돼지는 출하 1개월 전에는 항생제를 쓰지 않는 안전식품이다. 도축시 항생제 잔류검사에 걸리면 출하정지 3개월을 먹기 때문이다. 강씨는 주변 농가에 새끼돼지를 분양하고 기술교육에도 앞장선다. 돼지농사는 초기투자 자본이 적잖아서 뛰어들기 힘들지만 시설임대나 차츰 규모를 늘려가면 정말 매력있는 사업이란다. 강씨는 “젊은이들이 도시로 나가지 않고 5000만원을 투자해 2∼3년 동안 돼지를 기르면 길이 보인다.”면서 양돈업 진출을 적극 권유했다. 또 “황토 먹인 기능성 돼지를 생산하고 광주 등 대도시에 직판장을 열어 소비자들 곁으로 한발짝 다가 가겠다.”고 다짐했다. 나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돼지배설물 비료로 월 1000만원 수입” 청송양돈의 김재섭(46)농장장은 올해로 28년째 돼지를 기르는 돼지박사다. 돼지 울음소리만 듣고도 어디가 아픈지, 열이 나는지 알 정도이다. 농장 사람들은 “김씨는 모돈(씨받이 어미돼지) 900마리의 얼굴을 전부 기억하고 있다.”고 치켜 세운다. 종돈 선정에서 인공수정, 사육관리, 출하까지 모두 알아서 한다. 인공수정과 출산에는 그의 실력을 뛰어넘을 사람이 없다. 김씨는 “지금껏 경험으로 한 번에 가장 많은 새끼를 낳은 돼지는 23마리였다.”고 했다. 하지만 어미돼지는 젖꼭지가 14개여서 더 이상의 새끼를 낳으면 다른 어미에게 양자로 보낸단다. 단 돼지 후각은 사람보다 훨씬 예민해서 양자 보낼 때는 입양한 어미돼지의 오줌을 꼭 묻혀서 속여야 한다고 했다. 김씨에 따르면 돼지 배설물도 돈이다. 돼지 배설물을 톱밥에 섞어 3개월 가량 발효시키면 영양가 높은 거름이 된다. 돼지 배설물은 사료에 미생물을 첨가해 먹이기 때문에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어미돼지가 하루에 먹는 사료는 3㎏. 이 가운데 60%인 1.8㎏는 배설물이 된다.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보존을 위해 사료를 더 많이 준다. 청송농장에서 나오는 배설물은 월 평균 500여t. 다달이 1000만원의 목돈이 된다. 나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儒林(747)-제6부 理氣互發說 제4장 儒林(4)

    儒林(747)-제6부 理氣互發說 제4장 儒林(4)

    제6부 理氣互發說 제4장 儒林 (4) 사마천의 기록이 정확하다면 유방(劉邦)이 한나라를 건국한 것은 BC 206년. 그러므로 기원전 479년에 공자가 죽었고, 또한 시황제에 의해서 유교가 핍박을 받아 초토화되었다 하더라도 공자의 사후 200여년에 이미 공자의 무덤은 거대하게 조성되어 있었고, 한고조 유방은 이 무덤 앞에서 천자가 사직을 제사지낼 때 갖추는 가장 융성한 제물들을 바치는 제사를 올렸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 자신이 농민 출신이었으므로 평소에 지식을 갖춘 학자들을 경멸하여 학자들의 관에 오줌을 누며 혐오감을 표시하기도 했으나 ‘마상(馬上)에서 천하를 얻을 수는 있어도 마상에서 천하를 다스릴 수는 없다.’는 신하의 간언을 접하고 유교의 예를 받아들여 유교를 국교로 정하였던 유방. 그뿐인가. 사마천 역시 ‘공자세가’ 후기에서 ‘노나라로 직접 가서 그의 묘당에 있는 거복(車服)과 예기(禮器)도 보고 여러 유생들이 공자의 옛집에서 공자의 예를 익히는 것도 구경했다.’라고 기록하고 있으므로 사마천의 생존 때 벌써 공묘와 공부, 그리고 공자의 무덤이 성지로 보존되고 있었을 뿐 아니라 각지에서 모여드는 유생들의 순례지로 각광받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나는 공림으로 들어가는 입장권을 사기 위해 매표소 앞에 섰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관람객들은 단체권을 사기 위해 이미 길게 줄이 서 있었다. 줄을 선 나를 보고 ‘복무원’이란 팻말을 단 젊은 여성들이 다가와 안내를 자청하였다. 그들은 공림을 안내하는 일종의 관광가이드였다. 중국정부에서는 현지인들의 수입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 모든 명소들의 안내를 이처럼 현지인들에게 할당해 두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현지인들에게 작은 수익이라도 보장해 주려는 안간힘의 소산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녀들의 안내를 받기보다는 홀로 공자의 무덤을 참배하고 싶었으므로 그들의 집요한 접근을 무표정한 얼굴로 차단시켰다. 표를 사들고 공림의 전문(前門)이라고 할 수 있는 대림문(大林門) 안으로 들어서려 하자 이번에는 인력거꾼들이 나를 막아 세웠다. 공림의 크기는 자그마치 20ha나 되는 거대한 숲. 공림은 이림(裏林)과 외림(外林)의 두 구역으로 나눠지는데, 공자의 무덤은 이림 한가운데 있다. 공림의 대문인 대림문에서 이림의 입구까지는 건강한 사람이라도 15분 이상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야 하는 먼 길이었다. 지친 나는 순간 인력거를 타고 싶은 강렬한 유혹을 느꼈으나 이를 물리치고 문 안으로 들어섰다. 중간에 있는 지성림(至聖林)이라는 금빛글씨가 새겨져 있는 대문을 들어서자 붉은 담으로 이어지는 협도가 나타났다. 이 협도를 따라서 늘어선 수많은 노점상들이 한꺼번에 소리를 지르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짓하고 있었다. 한결같이 조악한 물건들이었다. 모택동의 사진, 싸구려 도장, 해바라기 씨, 펄쩍펄쩍 뛰는 대나무로 만든 인형, 공자의 초상, 울긋불긋 색칠한 돌멩이 등 도무지 용도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상품들을 들고 공자의 후예들은 한푼이라도 더 팔기 위해서 소리 높여 외치고 있어 마치 시장판을 연상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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