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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윤성 교수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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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진은 없다” 아파트 주차장서 쌍라이트 켜고 기싸움…경찰 출동

    “후진은 없다” 아파트 주차장서 쌍라이트 켜고 기싸움…경찰 출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마주 선 두 차량이 서로 길을 비켜주지 않고 팽팽히 기싸움을 펼치다 결국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아파트 자동차 기싸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는데 모자란 두 놈이 기싸움 중이다. 내가 오기 조금 전부터 눈싸움 중인 듯”이라는 글과 함께 아파트 주차장을 촬영한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흰색 차량과 검은색 차량이 쌍라이트를 켜고 대치 중인 모습이 담겼다. 시간이 흐르면서 퇴근 차량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차량이 밀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두 차량은 양보 없이 대치를 계속했다.결국 경찰이 출동해 중재에 나섰다. 경찰관이 각 차주에 이야기하는 모습도 사진에 담겼다. 흰색 차량 뒤로 정차 중인 차량이 계속 늘어나자, 숫자에 밀린 검은색 차량이 후진하며 차를 빼기 시작했다. 글쓴이는 “검은 차량이 후진하다가 열받았는지 또 멈추더라. 총 20분 정도 저러다가 마무리 됐다”고 전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오윤성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뉴스1에 “후진하는 것을 굉장히 자존심 상해하는 상황인 것 같다. 이렇게 밀어붙이는 데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소신이고 또 하나는 고집이다. 소신은 분명한 원칙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지만 고집은 철저히 자존심에 의존하는 것”이라며 자존심에 의한 대치로 분석했다.
  • “조부상 결석 안 된다는 교수, 강아지 임종 지킨다며 휴강”

    “조부상 결석 안 된다는 교수, 강아지 임종 지킨다며 휴강”

    조부상으로 인해 결석한 학생의 출석을 인정하지 않겠다던 한 사립대 교수가 자신의 반려견 임종을 지킨다는 이유로 휴강을 통보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2월 23일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게시판에는 ‘조부상 출결 인정 안 된다 하신 교수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학생 A씨는 B교수에게 장례 참석으로 조부상을 당해 수업에 참여할 수 없으니 출석을 인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해당 교수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학칙에는 조부상이 출석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돼있어서 학과 사무실에 직접 물어봤더니 교수 재량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해당 학교 학사에 관한 내규에는 ‘본인과 배우자의 조부모 사망 시 장례일까지 2일 출석을 인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해야 한다’가 아니라 ‘할 수 있다’고 돼 있으므로 경조사에 대한 출석 인정 여부는 교수 재량권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A씨는 “이후 B교수가 강아지 임종 지킨다고 휴강을 했다”면서 “뭔가…좀 뭔가임”이라고 탄식했다.해당 학교 내규에 따르면 교수는 원칙적으로 휴강을 할 수 없다. 만약 불가피한 사정으로 휴강할 경우 사전에 학생들에게 고지하고 휴강 및 보강계획서를 학과·대학을 거쳐 교무처에 제출 후 반드시 보강을 실시해야 한다. 만약 이 규정을 위반했을 경우 교원업적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지난 3일 이 사연을 다룬 JTBC ‘사건반장’에서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B교수를 겨냥해 “자기 집 반려견이 이 학생의 할아버지보다 더 소중한 것”이라며 “더구나 저런 상황에서 반려견 사망으로 인해 휴강한다고 한 것은 조심스럽게 추정해보건대 공감능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 아랫선만 향하는 수사에 공무원 집단 반발... 특수본 “사실 관계 확정이 우선”

    아랫선만 향하는 수사에 공무원 집단 반발... 특수본 “사실 관계 확정이 우선”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수사를 받던 용산경찰서 간부가 숨지자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윗선은 봐주고 실무자에게 책임을 지우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14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특수본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직무유기, 업무상 과실치사상,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고 장관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경찰의 노조격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도 특수본에 공식 면담을 요청했다. 민관기 경찰직협 위원장은 “특수본에서 14일 회의 후 면담 일정을 알려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망 ‘폴넷’에는 지난 11일 사망한 전 용산서 정보계장 정모(55) 경감에 대한 추모 글과 함께 특수본 수사 방향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한 경찰관은 “경찰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면 경찰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장관과 대통령도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왜 책임을 경찰관에게만 묻고 정부에는 물어서는 안 되는지 답을 들어야 한다”고 적었다. 정 경감은 참사 이틀 뒤 ‘핼러윈 기간 인파가 몰려 안전 사고가 우려된다’는 내용이 담긴 정보보고서 삭제에 관여한 의혹을 입건돼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정 경감이 사망한 날 서울시 안전총괄실 소속 안전지원과장 A씨도 자택에서 돌연 사망했다. 당초 이태원 참사와 관련 없는 인물로 알려졌던 A과장은 이태원 참사 관련자들의 심리 회복을 지원하고, 국회와 서울시의회에 이태원 참사 뒤 지역축제 안전계획과 관련한 답변 자료를 제출하는 업무를 해온 인물로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시 내부 익명게시판에는 ‘과장님은 이태원 때문에 돌아가신 것’, ‘관련 없는 부서가 왜 요구자료를 제출하고 민원 답변을 하느냐’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는 등 직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특수본은 전날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용산소방서 직원을 소환해 현장조치, 상황처리 과정을 조사한 뒤 이날도 서울교통공사 종합관제센터 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무정차 통과를 결정할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실제로 당일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조사했다. 다만 상위 기관인 행안부와 서울시 수사에 대해선 “법리 검토중”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이번 사건은 다수의 기관이 수사 대상이고 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을 위해서 사실 관계 확정이 우선”이라며 “기초 수사를 통해 확정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 수사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극적인 사고로 인해 국민 모두 답답하고 비통한 심정일 것”이라며 “특수본에서는 진상 규명에 대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수본 수사를 믿고 결과를 지켜봐달라”고 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이 법리 상 처벌 가능 여부를 따지고 난 이후에 수사에 포함시키는게 맞는다”면서 “여론이 들끓는다고해서 수사 대상을 무한히 확대하고 무한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 “책임 희생양 급급 땐 참사 반복…경찰·소방 통합지시 체계 필요”

    “책임 희생양 급급 땐 참사 반복…경찰·소방 통합지시 체계 필요”

    이태원 참사 이후 정부의 대처 방식을 지켜본 국내 안전관리 전문가들은 어느 한 기관을 희생양으로 삼아 책임을 지우는 식으로 사태를 해결하려 한다면 앞으로도 같은 참사가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참사에서 드러난 재난 취약점을 파악하고 사고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이동규 동아대 재난관리학과 교수는 7일 “지방자치단체가 이전의 위험 데이터를 취합하고 압사 위험이 있다고 사전에 예측될 경우 경찰과 소방 등 유관기관에 지시할 수 있는 통합 위기 상황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경찰과 소방이 자체적으로 위험 판단을 할 수 없었고 용산구와도 유기적으로 공조할 수 없었던 것은 위험을 정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통합 위기 상황실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사고가 발생한 뒤 현장을 통솔할 수 있는 통합 현장 지휘관도 없어 희생자 시신을 수습하거나 증거 수집과 조사를 위해 현장을 보존하는 과정, 의료 대응 등에서 총체적으로 우왕좌왕했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몇백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가 일어나도 압사 사고가 나지 않았던 ‘집회 안전국’이었다며 이미 갖춰진 매뉴얼만 제대로 지켰어도 일어나지 않을 참사였다고 강조했다. 권설아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재난안전센터장는 “새 매뉴얼을 만들 필요 없이 공연이나 행사 때 압사 관련 세부 매뉴얼만 검토해도 대비할 수 있었다”며 “압사 때 도망칠 곳이 없는 공간의 특성, 사람들의 동선에 방향성이 없어 서로 꼬이던 상황,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파가 밀집된 경험이 낯설었던 시민 등 참사가 발생한 배경을 종합해 사고 원인을 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책 마련 과정에는 지자체가 주관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권 센터장은 “경사로나 좁은 지점 등 각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아는 지자체가 주축이 돼 밀집도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며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보편적, 일상적으로 모이는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과 공공시설에서 혼잡 위험이 더 큰 만큼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궁화호 탈선 사고 여파로 지하철에 엄청난 사람이 몰려 사고 위험이 커졌던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여전히 지자체와 경찰, 소방이 압사 위험에 대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지하철은 인파가 몰렸을 때 도미노처럼 넘어질 위험이 큰 계단이 있어 압사 사고 대책이 필수적”이라며 “특히 사람이 몰릴 만한 ‘지점’과 ‘시간’을 고려한 세부적인 인파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 급급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태원 참사는 군중이 압사할 수 있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정부, 지자체, 경찰, 소방, 시민의 안전 의식 소홀 등이 종합돼 발생한 것”이라며 “어느 한 기관에 십자가를 지게 하고 끝나면 현재 우리나라의 안전 대응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진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책임 희생양 급급 땐 참사 반복… 문제 진단하고 방지책 세워야”

    이태원 참사 이후 정부의 대처 방식을 지켜본 국내 안전관리 전문가들은 어느 한 기관을 희생양으로 삼아 책임을 지우는 식으로 사태를 해결하려 한다면 앞으로도 같은 참사가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곳곳에서 안전·탈선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우리 사회의 안전관리 체계를 재점검하는 식으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7일 “이태원 참사가 야외의 개방된 장소에서 발생했던 만큼 평상시에도 ‘콩나물시루’처럼 붐비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 갑작스럽게 인파가 몰리는 상황에 대비한 압사 사고 예방 대책이 필수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하철 역사에는 인파가 몰렸을 때 도미노처럼 넘어질 위험이 큰 계단이 있기 때문에 사람이 몰릴 만한 ‘지점’과 ‘시간’ 등을 고려한 세부적인 인파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태원 참사 발생으로 압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탈선사고에 대비가 전혀 안 돼 지하철에 인파가 몰리는 걸 막지 못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소방이 압사 위험에 대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반영운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출근길 대란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경찰이 우선 출동해 통제하고 서울시가 대응 매뉴얼을 사전에 공유하는 등 선제적으로 나섰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 교수는 “서울이 외국에 비해 압사 위험이 높은 구조도 아니고 몇백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가 일어나도 압사 사고가 나지 않았던 ‘집회 안전국’이었다”며 “이미 대규모 인파를 통솔하고 교통을 통제하는 매뉴얼이 있었는데도 지자체와 경찰, 소방 등의 지휘부가 이를 반영하지 않아 발생한 참혹한 참사”라고 지적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 급급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태원 참사는 군중이 압사할 수 있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정부, 지자체, 경찰, 소방, 시민의 안전 의식 소홀 등이 한꺼번에 결합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어느 한 기관을 희생양으로 삼아 십자가를 지게 하고 끝나면 현재 우리나라의 안전 대응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진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동규 동아대 재난관리학과 교수는 “이번 참사에서 드러난 재난 취약점을 파악하고 사고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때”라며 “기존의 위험 데이터를 취합해 압사 위험이 있다고 사전에 진단될 경우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에 지시할 수 있는 지자체의 상황실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교수는 “경찰과 소방이 자체적으로 위험 판단을 할 수 없었고 용산구와도 유기적으로 공조할 수 없었던 것은 위험을 정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통합 위기 상황실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사고가 발생한 뒤 현장을 통솔할 수 있는 통합 현장 지휘관도 없어 희생자 시신을 수습하거나 증거 수집과 조사를 위해 현장을 보존하는 과정, 의료 대응 등에서 총체적으로 우왕좌왕했다”고 지적했다.
  • 112 기념일, 신뢰 잃은 112

    112 기념일, 신뢰 잃은 112

    경찰에 신고하면 도와줄 거라는 믿음이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산산조각이 났다. 올해로 65주년을 맞은 ‘112의 날’(11월 2일)도 경찰이 그동안 쌓아 온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면서 빛이 바랬다. 이태원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112신고를 통한 시민들의 SOS 요청에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경찰의 부실 대응은 이번 사고가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음을 보여 줬다. 경찰은 해마다 11월 2일이면 기념행사를 열고 “112가 국민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듣고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걸 홍보해 왔다. 경찰청은 지난해에도 “112는 언제나 국민 곁에 있습니다”라는 구호를 정하고 “든든하고 믿음직한 이웃 경찰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나 올해 기념행사는 취소됐다. 경찰청이 지난 1일 공개한 ‘이태원 참사 관련 112신고 녹취록’ 내용은 과연 112가 국민 곁에 있는지에 대한 의심을 품기에 충분했다. “압사당할 것 같다”, “사람이 너무 많아 넘어지고 다치고 난리다”, “대형사고 일보 직전”이라며 압사 위험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다급한 신고에도 경찰은 ‘불편 신고’로 여겼다.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압사 우려 관련 11건의 112신고가 접수됐고, 이 중 ‘코드0’(최단시간 내 출동)과 ‘코드1’(우선 출동)로 분류된 게 8건이나 됐는데도 현재까지 확인된 현장 출동은 4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자들이 ‘압사’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경우가 9차례나 되고 “긴급 출동해 달라”, “통제 좀 해 달라”는 구호 요청에 당시 112상황실은 중요 사안으로 보지 않아 윗선 보고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코드0이라고 해서 모두 윗선에 보고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상황실 관리팀장 등이 판단해 보고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위급한 상황에서 112신고를 하면 곧바로 경찰이 달려와 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던 시민 입장에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태원 참사 이후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주최 측이 없는 다중인파 사건에 대응하는 관련 매뉴얼은 경찰에 없다” 등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을 해 국민 공분을 더 키웠다. 20대 아들, 딸을 둬 ‘이번 참사가 남 일 같지 않았다’며 서울시청 분향소를 찾은 장세훈(55)씨는 “그 어린 친구들이 112에 전화할 땐 경찰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고 전화했을 텐데 경찰은 신뢰를 많이 잃었다”면서 “압사할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온 초저녁부터라도 경찰이 현장 통제만 제때 했어도 이러한 대형 불상사가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민혜윤(30)씨도 “행정안전부와 경찰 지휘부, 지방자치단체가 사전에 위험 징후를 감지하고 제대로 인력을 배치했으면 100% 예방할 수 있었던 명백한 인재”라고 비판했다.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도 이날 국정감사에서 이태원 참사를 “천재지변 아닌 인재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뿐 아니라 지자체, 시민, 상인 등 전 사회구성원이 위험 징후를 인지하지 못해 발생한 총체적인 참사”라며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시민은 의무를 다했고 이 징후를 감지하지 못하고 기동대 파견도 하지 않은 경찰의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하지만 사회의 인식과 시스템도 달라져야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112의 날’ 무색해진 11월 2일···이태원 참사 대응에 경찰 신뢰 ‘타격’

    ‘112의 날’ 무색해진 11월 2일···이태원 참사 대응에 경찰 신뢰 ‘타격’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논란에경찰 신뢰도 타격 일파만파“신고하면 된다는 믿음 사라져”전문가 “경각심 없던 전 사회의 실책”경찰에 신고하면 도와줄 거라는 믿음이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산산조각이 났다. 올해로 65주년을 맞은 ‘112의 날’(11월 2일)도 경찰이 그동안 쌓아 온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면서 빛이 바랬다. 이태원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112신고를 통한 시민들의 SOS 요청에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경찰의 부실 대응은 이번 사고가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음을 보여 줬다. 경찰은 해마다 11월 2일이면 기념행사를 열고 “112가 국민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듣고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걸 홍보해 왔다. 경찰청은 지난해에도 “112는 언제나 국민 곁에 있습니다”라는 구호를 정하고 “든든하고 믿음직한 이웃 경찰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나 올해 기념행사는 취소됐다. 경찰청이 지난 1일 공개한 ‘이태원 참사 관련 112신고 녹취록’ 내용은 과연 112가 국민 곁에 있는지에 대한 의심을 품기에 충분했다. “압사당할 것 같다”, “사람이 너무 많아 넘어지고 다치고 난리다”, “대형사고 일보 직전”이라며 압사 위험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다급한 신고에도 경찰은 ‘불편 신고’로 여겼다.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압사 우려 관련 11건의 112신고가 접수됐고, 이 중 ‘코드0’(최단시간 내 출동)과 ‘코드1’(우선 출동)로 분류된 게 8건이나 됐는데도 현재까지 확인된 현장 출동은 4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자들이 ‘압사’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경우가 9차례나 되고 “긴급 출동해 달라”, “통제 좀 해 달라”는 구호 요청에 당시 112상황실은 중요 사안으로 보지 않아 윗선 보고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코드0이라고 해서 모두 윗선에 보고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상황실 관리팀장 등이 판단해 보고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위급한 상황에서 112신고를 하면 곧바로 경찰이 달려와 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던 시민 입장에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태원 참사 이후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주최 측이 없는 다중인파 사건에 대응하는 관련 매뉴얼은 경찰에 없다” 등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을 해 국민 공분을 더 키웠다. 20대 아들, 딸을 둬 ‘이번 참사가 남 일 같지 않았다’며 서울시청 분향소를 찾은 장세훈(55)씨는 “그 어린 친구들이 112에 전화할 땐 경찰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고 전화했을 텐데 이번 사건으로 경찰은 신뢰를 많이 잃었다”면서 “압사할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온 초저녁부터라도 경찰이 현장 통제만 제때 했어도 이러한 대형 불상사가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민혜윤(30)씨도 “행정안전부와 경찰 지휘부, 지방자치단체가 사전에 위험 징후를 감지하고 제대로 인력을 배치했으면 100% 예방할 수 있었던 명백한 인재”라고 비판했다.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도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태원 참사를 “천재지변 아닌 인재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뿐 아니라 지자체, 시민, 상인 등 전 사회구성원이 위험 징후를 인지하지 못해 발생한 총체적인 참사”라며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시민은 의무를 다했고 이 징후를 감지하지 못하고 기동대 파견도 하지 않은 경찰의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하지만 사회의 인식과 시스템도 달라져야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공공안녕·질서유지’ 임무에도… 주최측 없는 인파엔 소극적인 경찰

    ‘공공안녕·질서유지’ 임무에도… 주최측 없는 인파엔 소극적인 경찰

    “한강진역부터 녹사평역까지 차량 통제만 했어도 왕복 4차선 도로 공간이 확보돼 밀집도가 낮아졌을 겁니다.” 15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31일 핼러윈축제 당시 경찰의 사전 안전조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주최측이 있든 없든 10만명 넘는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면 유관 기관의 요청이 없다고 해도 질서유지 권한을 행사했어야 했다는 얘기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최측 없는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행사에 대한 매뉴얼은 없다”면서 “상당한 인원이 모일 것은 예견했지만 다수 인원의 운집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예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뉴얼이 없더라도 ‘경찰법’에 따라 국민 생명 보호나 공공의 질서 유지를 위해서라면 자체 판단으로 경찰력을 투입하는 게 불가능하진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행 경찰법 제3조는 경찰의 임무로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 공공의 안녕에 대한 위험 예방과 대응을 위한 정보 수집·작성·배포, 그 밖에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 등 여덟 가지를 나열하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도 지난 27일 ‘핼러윈 종합치안 대책’을 내놓으며 시민 안전과 질서 유지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그런데도 참사 당일인 29일 경찰은 13만명이 찾은 이태원 일대 도로를 통제하지 않았다. 전체 배치 인원 137명 중 60% 넘는 인원(85명)이 수사와 외사 인력으로, 마약 등 불법 단속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코로나19로 방역이 중요했던 2020년과 지난해 용산구와 용산경찰서는 핼러윈을 앞두고 합동대책 회의도 했지만 올해는 열리지 않았다. 이태원 핼러윈축제는 연례 행사로 굳어져 내국인뿐 아니라 수많은 외국인이 방문하는 축제인데 주최측이 없다는 이유로 관련 기관 사이에 유기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반면 지난 15~1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태원 지구촌축제 때는 이틀간 이태원로와 보광로 일부 구간이 통제됐다. 용산구의 요청으로 경찰 경비, 교통 인력 등 109명이 축제 관리에 투입됐다. 이틀간 약 100만명이 다녀갔는데도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다. 지난 15일 부산에서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 콘서트 때도 소속사 하이브가 주관하고 부산시가 행사를 지원한 덕에 경찰에서도 경찰특공대 등 1300명을 행사장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핼러윈축제 때) 10만명 이상이 모일 수 있다는 예상을 했으면서도 경찰이 1차적 의무와 책임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라면서 “주최자 유무와 관계없이 참가 인원수, 면적당 인원수가 일정 규모 이상이면 경찰이 개입할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인원 밀집이 과도하게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매뉴얼보다 적극적이고 유연한 경찰력 행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고 현장은 좌우로 사람들이 빠져나갈 길이 없는 T자형 구조에 경사가 가파른 길이었던 만큼 사고 위험에 대한 예측이 가능했다는 지적도 있다. 문현철 숭실대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주최자 없는 밀집 인파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없다는 해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책무를 가진 공무원이 경찰법과 재난안전법을 숙지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관할 경찰서의 경찰력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면 지방청에 지원을 요청해 안전 인력 증원을 요구했어야 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 주최자 없는 행사는 매뉴얼 없다?… 경찰 ‘공공의 안녕 유지’ 의무는 어디에

    주최자 없는 행사는 매뉴얼 없다?… 경찰 ‘공공의 안녕 유지’ 의무는 어디에

    “한강진역부터 녹사평역까지 차량 통제만 했어도 왕복 4차선 도로 공간이 확보돼 밀집도가 낮아졌을 겁니다.” 15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31일 핼러윈 축제 당시 경찰의 사전 안전조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주최 측이 있든 없든 10만명 넘는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면 유관 기관의 요청이 없다고 해도 질서유지 권한을 행사했어야 했다는 얘기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최 측 없는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행사에 대한 매뉴얼은 없다”면서 “상당한 인원이 모일 것은 예견했지만 다수 인원의 운집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예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뉴얼이 없더라도 ‘경찰법’에 따라 국민 생명이나 공공의 질서 유지를 위해서라면 자체 판단으로 경찰력을 투입하는 게 불가능하진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행 경찰법 제3조는 경찰의 임무로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 예방과 대응을 위한 정보 수집·작성·배포, 그밖에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 등 8가지를 나열하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도 지난 27일 ‘핼러윈 종합치안 대책’을 내놓으며 시민 안전과 질서 유지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그런데도 참사 당일인 29일 경찰은 13만명이 찾은 이태원 일대 도로 통제를 하지 않았다. 전체 배치 인원인 137명 중 60% 넘는 인원(85명)이 수사와 외사 인력으로 마약 등 불법 단속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코로나19로 방역이 중요했던 2020년과 지난해 용산구와 용산경찰서는 핼러윈을 앞두고 합동대책 회의도 했지만 올해는 열리지 않았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는 연례 행사로 굳혀져 내국인뿐 아니라 수많은 외국인이 방문하는 축제인데 주최 측이 없다는 이유로 관련 기관 사이에 유기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반면 지난 15~1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태원 지구촌 축제 때는 이틀간 이태원로와 보광로 일부 구간이 통제됐다. 용산구 요청으로 경찰 경비, 교통 인력 등 109명이 축제 관리에 투입됐다. 이틀간 약 100만명이 다녀갔는데도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다. 지난 15일 부산에서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 콘서트 때도 소속사 하이브가 주관하고 부산시가 행사를 지원한 덕분에 경찰에서도 경찰특공대 등 1300명을 행사장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핼러윈 축제 때) 10만명 이상이 모일 수 있다는 예상을 했으면서도 경찰이 1차적 의무와 책임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라면서 “주최자 유무와 관계없이 참가 인원 수라든가 면적당 인원 수를 규정하는 등 경찰이 개입할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인원 밀집이 과도하게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매뉴얼보다는 적극적이고 유연한 경찰력 행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고 현장은 좌우로 사람들이 빠져나갈 길 없는 T자형 구조에 경사가 가파른 길이었던 만큼 사고 위험에 대한 예측이 가능했다는 지적도 있다. 문현철 숭실대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주최자 없는 밀집 인파에 대한 대응 메뉴얼이 없다는 해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책무를 가진 공무원이 경찰법과 재난안전법을 숙지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관할 경찰서의 경찰력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면 지방청에 지원 요청해 안전 인력 증원을 요구했어야 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 영영 묻힐 뻔한 범죄 1073건 덜미 잡은 ‘DNA’

    영영 묻힐 뻔한 범죄 1073건 덜미 잡은 ‘DNA’

    대전 국민은행에서 벌어진 권총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를 21년 만에 검거하면서 유전자(DNA)를 활용한 미제사건 수사 효과가 다시 한번 입증됐다. 31일 대검찰청 ‘DNA 신원확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 운영보고서’를 보면 DNA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이 도입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교도소 수용자의 DNA와 일치해 재수사가 시작된 미제사건은 2457건에 달한다. 그 결과 기소까지 이어져 형이 확정된 경우는 1073건에 달했고 649명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자칫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했던 범죄자들이 DNA 수사로 덜미를 잡혀 처벌을 받게 된 셈이다. 2010년 도입된 DNA법은 재범 가능성이 높은 11개 범죄군의 수용자와 구속 피의자에게 DNA 정보를 취득해 장래 수사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2012년 전주의 한 원룸에서 벌어진 강도·강간 사건 범인 A씨는 7년 만에 DNA 수사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건은 범행 당시 안대로 눈이 가려졌던 피해자가 범인의 얼굴을 보지 못했고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도 흐릿해 미제로 남은 사건이었다. A씨는 또 다른 성범죄로 2019년 교도소에 수감됐는데 이때 A씨의 DNA가 수사기관 DB에 등록되면서 과거 피해자 속옷에서 검출해 보관 중이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진범이 이춘재로 밝혀진 것도 2019년 8월 화성 3·4·5·7·9차 사건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같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였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유전자 증폭 기술이 발전되면서 DNA가 미제사건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됐다”면서 “범죄 현장 증거 보존은 물론 DNA 대조군 확보도 중요하기 때문에 영구 보관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DNA법이 범죄자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8년 헌법재판소가 DNA 채취 거부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이듬해 영장발부 과정에서 의견진술권과 불복 절차를 두는 법 개정이 이뤄졌다. DNA 정보를 영구 보관하는 현행법에 대해서도 2020년 헌법소원이 제기된 상태다.
  • ‘캐비넷 속’ 잊혀진 흉악범 덜미 잡은 ‘DNA’…12년간 649명 감옥 보냈다

    ‘캐비넷 속’ 잊혀진 흉악범 덜미 잡은 ‘DNA’…12년간 649명 감옥 보냈다

    대전 국민은행에서 벌어진 권총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를 21년 만에 검거하면서 유전자(DNA)를 활용한 미제사건 수사 효과가 다시 한 번 입증됐다. 31일 대검찰청 ‘DNA 신원확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 운영보고서’를 보면 DNA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이 도입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교도소 수용자의 DNA와 일치해 재수사가 시작된 미제사건은 2457건에 달한다. 그 결과 기소까지 이어져 형이 확정된 경우는 1073건에 달했고 649명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자칫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했던 범죄자들이 DNA 수사로 덜미를 잡혀 처벌을 받게 된 셈이다. 2010년 도입된 DNA법은 재범 가능성이 높은 11개 범죄군의 수용자와 구속 피의자에게 DNA 정보를 취득해 장래 수사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2012년 전주의 한 원룸에서 벌어진 강도·강간 사건 범인 A씨는 7년 만에 DNA 수사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건은 범행 당시 안대로 눈이 가려졌던 피해자가 범인의 얼굴을 보지 못했고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도 흐릿해 미제로 남은 사건이었다. A씨는 또 다른 성범죄로 2019년 교도소에 수감됐는데 이때 A씨의 DNA가 수사기관 DB에 등록되면서 과거 피해자 속옷에서 검출해 보관 중이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01년 제주 서귀포시 가정집에서 발생한 강도·강간 범인은 공소시효를 20여일 남기고 지난해 2월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폭력 전과 4범 B씨는 DNA DB 검색 과정에서 2001년과 2009년 광주에서 저지른 주거침입강간 범행 두 건이 추가로 발견돼 지난해 5월 징역 10년 6개월이 확정됐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진범이 이춘재로 밝혀진 것도 2019년 8월 화성 3·4·5·7·9차 사건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같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였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유전자 증폭 기술이 발전되면서 DNA가 미제사건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됐다”면서 “범죄 현장 증거 보존은 물론 DNA 대조군 확보도 중요하기 때문에 영구 보관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DNA법이 범죄자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8년 헌법재판소가 DNA 채취 거부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이듬해 영장발부 과정에서 의견진술권과 불복 절차를 두는 법 개정이 이뤄졌다. DNA 정보를 영구 보관하는 현행법에 대해서도 2020년 헌법소원이 제기된 상태다.
  •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 연쇄살인의 시작은 동물학대였다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 연쇄살인의 시작은 동물학대였다

    유, 흉기로 개 찔러 ‘살해 실험’강 “개 많이 죽여 살인 쉬웠다”대부분 벌금형 그쳐 학대 계속“가해자들 마음껏 가학성 발산”A씨는 지난해 6월 서울 중랑구에서 연인 관계인 여성 B씨와 다투다가 여러 동물의 생명을 무참히 앗아갔다. 그는 당시 반려견이 자신의 손가락을 물었다는 이유로 B씨의 품에 있던 반려견을 때려죽였다. 이어 다른 반려견의 꼬리를 잡고 빙빙 돌려 바닥에 내리꽂아 죽였다. 또, 나머지 반려견 두 마리를 집어던져 그 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A씨의 범행 대상은 동물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같은 해 8월 B씨와 또 다투다가 주먹으로 얼굴을 수십 회 때렸고, 흉기까지 들고와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서울북부지법은 지난해 10월 A씨에게 동물보호법 위반과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동물학대는 강력범죄의 전조 현상이다. 약한 존재를 겨누는 폭력성의 뿌리는 같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람들은 살인, 폭행 등의 범죄를 함께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많다. 국내 연쇄살인범들의 공통점도 동물학대 전력이 있다는 것이다. 여성, 노인 등 20명을 살해한 유영철은 2003년 9월 출소 뒤 어머니 집에 머물며 흉기로 큰 개를 찔러 보는 ‘살해 실험’을 했다. 찌르는 것만으로는 사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둔기로 머리를 강타해 보기도 했다. 유영철은 실제 범행 때 둔기를 이용했다. 10명을 살해한 강호순은 2003년 11월부터 2006년 2월까지 개농장을 운영했다. 그는 비상식적으로 잔혹한 방식을 활용해 개를 죽였다. 강호순은 재판 과정에서 “개를 많이 죽이다 보니 살인도 아무렇지 않게 됐고, 살인 욕구를 자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13명을 죽인 정남규도 어린 시절 동물학대를 일삼았다.동물학대가 대인범죄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1997년 미국 보스턴 노스이스턴대 연구 결과 동물학대자의 70%는 적어도 하나 이상의 다른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에는 354명의 연쇄살인범 중 75명이 동물에게 위해를 가한 적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인과관계는 확실하지 않지만 상관관계는 분명히 있어 보인다”며 “동물을 학대하는 과정에서 폭력 수위를 높여 가고, 피와 폭력 등에 대한 역치가 높아져 사람의 생명을 쉽게 해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최근에 와서야 동물학대의 심각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울산지법은 2020년 5월 동물학대범에게 이례적으로 징역형을 선고했다. 당시 피고인은 6개월 동안 진돗개를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찼다. 재판부는 “강호순, 유영철 등 일부 연쇄살인범의 행동은 개를 도살하는 것에서 시작됐다”며 “이에 대해 적절한 법적 통제가 가해지지 않는다면 이들의 생명 존중 미약이나 부존재 인식은 언제든 사람에게 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는 ‘솜방망이 처벌’로는 동물학대를 막기 어렵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동물을 마음껏 죽여도 비교적 형량이 낮은 동물보호법 위반만 적용받기 때문에 가해자들은 동물을 학대해도 안전하다고 여겨 가학성을 거리낌없이 발산한다”고 지적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국내 동물권 문제를 폭넓게 다루는 시리즈와 후속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물학대와 유기, 펫샵이나 개농장·공장 등에서 벌어지는 부조리, 육견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을 제보(jebo@seoul.co.kr)해 주시면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 검수완박 땐 6대 범죄 도맡게 될 경찰…檢 “그렇게 수사하면 이은해도 무혐의”

    검수완박 땐 6대 범죄 도맡게 될 경찰…檢 “그렇게 수사하면 이은해도 무혐의”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현실화하면 그동안 검찰이 수사하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사건도 모두 경찰이 담당하게 된다. 이에 경찰에 대한 통제 장치 등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인천지검은 경찰이 아닌 검찰의 직접수사로 피의자 이은해와 조현수의 계획살인 범행을 입증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민주당이 발의한 검찰청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핵심은 검찰에서 수사권을 모두 떼 내는 것이다. 지난해 1월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에는 6대 범죄에 한해 수사 개시 권한이 남아 있었으나 발의안은 이를 완전히 삭제했다. 경찰 송치 사건 중 보완수사가 필요하더라도 경찰에 요구만 할 수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직무에 관한 범죄를 제외하고는 모든 사건에 대해 수사 개시부터 종결까지 경찰이 책임지게 된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의 수사와 기소권을 분리하는 건 바람직하다”면서도 “경찰은 내부적으로 책임수사 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통제 시스템을 갖추는 동시에 인력과 예산 배분을 통해 제도를 안착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법안 통과 이후 현재 검찰이 진행 중인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사건이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등 사건이 경찰로 넘어오면 전문성 부족으로 수사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검찰에 6대 범죄 수사 권한을 남겨 놓은 것은 검찰에 수사 노하우가 더 있기 때문”이라며 “검찰 수사권을 없애면 관련 사건은 더욱 지체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일선 현장의 한 경찰관도 “검찰 권한을 덜어내는 것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경찰이 외부 압력을 견딜 만큼 단단한 조직인지, 충분한 인력과 장비가 보충됐는지 살펴야 한다”고 꼬집었다. 경찰 조직 비대화에 대한 우려도 크다. 수사기관 중 유일하게 국내정보 수집 기능과 사실상의 수사 종결권을 동시에 갖게 된다. 국가정보원이 가진 대공수사권마저 2024년 1월 경찰로 이관될 예정이라 무소불위의 기관이 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이 경찰에 대거 쏠리며 고소·고발 처리 기간이 늘어나는 등 민원도 쌓이고 있다. 검찰도 우려의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인천지검은 이날 저녁 언론에 배포한 메시지를 통해 “‘검수완박’ 상태였다면 경찰이 확보한 증거만으로는 무죄 판결이 나거나 증거부족에 따른 무혐의 처분이 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직접 수사를 통해 이은해가 1차 살해시도를 하고, 2차 살해시도로 가평 계곡에서 계획 살인을 했다는 것을 밝혀냈다”면서 “특히 1차 살인미수 범행은 경찰이 이미 수사한 피의자 휴대전화의 텔레그램 대화 복원을 통해 살인의 고의를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 6대 범죄 다 손떼는 檢 vs 힘 실리는 警…대공수사권 이관 땐 ‘무소불위’ 우려도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현실화하면 그동안 검찰이 수사하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사건도 모두 경찰이 담당하게 된다. 경찰의 업무와 권한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어 인력과 통제 장치 등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이 발의한 검찰청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핵심은 검찰에서 수사권을 모두 떼 내는 것이다. 지난해 1월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에는 6대 범죄에 한해서 수사 개시 권한이 남아 있었으나 발의안은 이를 완전히 삭제했다. 또 경찰 송치 사건 중 보완수사가 필요한 경우에도 검찰이 수사할 수 없으며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도록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직무에 관한 범죄를 제외하고는 모든 사건에 대해 수사 개시부터 종결까지 경찰이 책임지게 된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7일 “검찰 수사 역량은 그동안 수사와 기소권을 동시에 쥐고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기 때문에 이를 분리하는 건 바람직하다”면서 “경찰은 내부적으로 책임수사 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통제와 리뷰 시스템을 촘촘하고 엄격하게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력과 예산 배분을 통해 제도를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검찰에서 진행 중인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사건이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등 사건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경찰로 넘어온다. 그렇지만 전문성이나 인력이 부족해 수사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검찰에 6대 범죄 수사 권한을 남겨 놓은 것은 상대적으로 검찰에 수사 노하우가 더 있기 때문”이라며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제도가 안착되기도 전에 검찰 수사권을 없애면 관련 사건은 더욱 지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선 현장에서는 수사 역량의 문제를 떠나 당장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한 경찰관은 “검찰에 쏠린 권한을 덜어내는 것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경찰이 이를 받아 낼 만큼 충분한 인력과 장비가 보충됐는지, 외부 압력에 꿋꿋이 이겨 낼 만큼 단단한 조직인지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로 수사권이 이관되면 경찰 조직 비대화에 대한 우려도 불가피하다. 수사기관 중 유일하게 국내 정보 수집 기능과 사실상의 수사 종결권을 동시에 갖게 된다. 국가정보원이 가진 대공수사권마저 2024년 1월 경찰로 이관될 예정이라 무소불위의 기관이 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이 경찰에 대거 쏠리며 고소·고발 처리 기간이 늘어나는 등 민원이 쌓이고 있다.
  • ‘검수완박’ 땐 경찰 통제 누가 하나…견제 장치 필요

    ‘검수완박’ 땐 경찰 통제 누가 하나…견제 장치 필요

    민주당, 檢에서 부패범죄 등 수사권한 삭제 “수사·기소 분리 바람직..警, 통제 시스템 갖춰야” 일각 “전문성·인력 부족해 수사 무력화” 우려도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현실화하면 그동안 검찰이 수사하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사건도 모두 경찰이 담당하게 된다. 경찰의 업무와 권한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어 인력과 통제 장치 등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민주당이 발의한 검찰청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핵심은 검찰에서 수사권을 모두 떼 내는 것이다. 지난해 1월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에는 6대 범죄에 한해서 수사 개시 권한이 남아 있었으나 발의안은 이를 완전히 삭제했다. 또 경찰 송치 사건 중 보완수사가 필요한 경우에도 검찰이 수사할 수 없으며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도록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직무에 관한 범죄를 제외하고는 모든 사건에 대해 수사 개시부터 종결까지 경찰이 책임지게 된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7일 “검찰 수사 역량은 그동안 수사와 기소권을 동시에 쥐고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기 때문에 이를 분리하는 건 바람직하다”면서 “경찰은 내부적으로 책임수사 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통제와 리뷰 시스템을 촘촘하고 엄격하게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력과 예산 배분을 통해 제도를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검찰에서 진행 중인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이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등 사건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경찰로 넘어온다. 그렇지만 전문성이나 인력이 부족해 수사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검찰에 6대 범죄 수사 권한을 남겨 놓은 것은 상대적으로 검찰에 수사 노하우가 더 있기 때문”이라며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제도가 안착되기도 전에 검찰 수사권을 없애면 관련 사건은 더욱 지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선 현장에서는 수사 역량의 문제를 떠나 당장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한 경찰관은 “검찰에 쏠린 권한을 덜어내는 것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경찰이 이를 받아낼 만큼 충분한 인력과 장비가 보충됐는지 외부 압력에 꿋꿋이 이겨낼 만큼 단단한 조직인지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로 수사권이 이관되면 경찰 조직 비대화에 대한 우려도 불가피하다. 수사기관 중 유일하게 국내 정보 수집 기능과 사실상의 수사 종결권을 동시에 갖게 된다. 국가정보원이 가진 대공수사권마저 2024년 1월 경찰로 이관될 예정이라 무소불위의 기관이 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이 경찰에 대거 쏠리며 고소·고발 처리 기간이 늘어나는 등 민원이 쌓이고 있다.
  • 한국형 FBI를 또 만든다고?…경찰도 마냥 웃을 수 없는 ‘검수완박’

    한국형 FBI를 또 만든다고?…경찰도 마냥 웃을 수 없는 ‘검수완박’

    전문가 “1년여 만에 또 개편..국민만 피해볼 것”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추진에 이어 ‘한국판 FBI(미 연방수사국)’을 만드는 권력기관 2단계 개편안을 들고 나오면서 경찰도 향후 변화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우선 경찰 지휘부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검수완박 관련 안건이 상정돼 본격 논의되기 전까지는 지켜본다는 분위기다. 다만 그동안 관련 법안 논의 과정에서 경찰은 수사·기소 분리를 위해 검찰에서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까지 제외하는 데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경찰 관계자는 14일 “지금도 대부분의 수사는 우리가 다 해서 (검찰로) 넘기기 때문에 수사 역량은 충분하다”면서 “수사·기소 분리 차원에서는 검찰에서 6대 범죄를 분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선 현장의 기류는 사뭇 다르다. 수사 역량과는 별개로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경찰 내부게시판에는 다양한 의견이 올라 왔다. 한 경찰관은 “경찰이 ‘해야 한다’만 있고 ‘어떻게’가 없어 아쉽다. 현장은 신임 수사관들로 채워지고 수사 경과를 스스로 포기하는 등 아우성”이라며 “검수완박이 정말 국민을 위한 문제였다면 2~3년 전 수사권 조정 단계에서 나왔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검찰에서 6대 범죄 수사를 떼어 낸 다음 이를 어디에 맡길 것인가의 논의로 넘어가면 셈법은 더욱 복잡해진다. 현재는 경찰에 전부 넘기기보다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또는 특별수사청(특수청) 등 별도의 수사기관을 신설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민주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검찰 수사기능과 경찰의 수사기능을 모두 분리해 한국형 FBI와 같은 별도의 국가수사기관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라 경찰도 말을 아꼈지만 일반적인 수사 기능까지 포함한 별도 기구 설립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새로운 수사기관을 설립하면 지난해 1월 출범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역할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경찰 관계자는 “특정한 영역에 대한 특별수사청은 가능하지만 일반적인 수사권까지 주는 제도는 어느 나라에도 없고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면서 “이 부분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국가수사청 신설안(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이 발의됐을 때 이미 논의가 됐었다”고 설명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행 수사 시스템이 만들어진지 불과 1년이 지나 제도가 자리잡기도 전에 수사 체제를 또 개편한다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검수완박인지 모르겠다”며 “그 피해는 결국 국민이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 이은해 “잡히면 구속될 것 같아” 父 “내 딸은 효녀” [이슈픽]

    이은해 “잡히면 구속될 것 같아” 父 “내 딸은 효녀” [이슈픽]

    이은해, 검찰 2차 소환 앞두고 잠적5개월째 행방묘연…카드·휴대전화 안 써 ‘이은혜 옹호’ 단톡방도 등장…“2차 가해”부친 “내 딸, 소문난 효녀…의혹 부풀렸다”수영을 하지 못하는 남편을 깊은 계곡 물 속에 뛰어들게 해 사망하게 하고 사망보험금 8억원을 챙기려 한 혐의로 공개수배된 이은해(31)가 잠적 전 지인에게 “잡히면 구속될 거 같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은해의 부친은 딸이 “소문난 효녀”라며 의혹이 부풀려졌다고 말했다. 11일 수사당국과 한 방송보도에 따르면 이은해는 지난해 12월 초 검찰의 2차 소환조사를 앞두고 잠적했다. 잠적하기 전 이은해는 지인 A씨에게 “검찰이 나를 구속할 거 같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선 1차 조사에서 ‘남편에게 왜 복어 독을 먹였고 왜 안 죽느냐는 메시지를 조현수와 주고받았느냐’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이들의 범행 증거도 내밀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시 검찰은 이들을 구속하지 않고 귀가조치했다. 집으로 돌아간 이들은 이후 도주했으며 5개월째인 지금도 행적이 묘연하다. 이들은 자신들 명의의 신용카드나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은 채 종적을 감췄다. 공개수배 2주째지만 수사당국은 이들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이씨는 내연남인 조현수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쯤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씨(사망 당시 39세)을 물에 뛰어들게 종용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윤씨의 사망보험금 8억원을 부당수령하려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지만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를 받다가 도주해 4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씨는 또 윤씨가 숨지기 전 그의 가족 카드로 이른바 ‘카드깡’을 통해 2000만원 이상을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 계좌에서 이씨나 공범 조씨 등에게 송금된 돈도 2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17∼2019년 해외여행 중 소지품을 도난당했다고 허위 신고해 본인 또는 남편의 여행보험금을 최소 5차례에 걸쳐 800만원 넘게 가로챈 정황도 발견됐다.이은해 부친 “80% 이상 뻥튀기”“효녀, 혐의 과도하게 부풀려져” 이에 대해 이은해의 부친은 “부모에게 잘하던 딸이고, 혐의 내용도 과도하게 부풀려졌다”고 언론에 주장했다.  이날 YTN 보도에 따르면 이은해의 아버지 B씨는 취재진과 만나 “지금 (의혹들이) 80% 이상 뻥튀기가 됐는데, 우리도 (사실관계를) 모르는데 자꾸 찾아와서 물으니까 사람이 괴롭다”고 했다. B씨는 “우리 딸, 이 동네에서 진짜 효녀라고 소문났었다”면서 “부모가 둘 다 휠체어 타고 다니는데 여행 가도 꼭 엄마, 아빠 데리고 가자고 한다”고 했다. B씨는 “지난해 12월 이후 이은해를 보지도 못했고, 통화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이은해 팬클럽’서 “너무 예쁜 죄” 피해자 탓… “2차 가해, 가학성 표출” 일각에선 이씨의 범죄 행각에도 불구하고 이씨를 옹호하는 단체대화방들이 등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카카오톡에서 이은해를 검색하면 ‘이은해 팬톡방’, ‘은해의 은혜 이은해 팬클럽’, ‘가평계곡 이은해 팬톡방’ 등 오픈대화방이 운영하고 있다. 30명 정도가 참여한 한 대화방에는 “범죄는 중요하지 않다. 얼굴이 중요하다. 예쁘면 모든 게 용서된다”라는 공지글이 올라와 있다. 대화방에서 누리꾼들은 “솔직히 이은해가 잘못한 게 있다면 너무 예쁜 죄” 등 피의자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또 “가스라이팅을 왜 당했나”라거나 “전부 본인이 한 것”이라는 등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내용의 글도 게시했다. “제정신이냐?” 등 대화방 참가자들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으나 “이은해보다 이쁘지 않으면 욕할 자격도 없다” 등 피의자를 옹호하는 주장을 이어가기도 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 이들이 익명성에 기대서 이러한 행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해자를 조롱하는 글을 올리는 이들은 가슴 속에 품고 있던 가학성을 표출하는 것이며 이는 명백한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 무인 가게서 툭하면 ‘슬쩍’… 한 해 5만건 수사 날 샌다

    무인 가게서 툭하면 ‘슬쩍’… 한 해 5만건 수사 날 샌다

    무인 점포가 크게 늘어난 영향 등으로 소액 절도 사건이 급증하면서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민사로 해결할 일까지 죄다 수사기관으로 가져오는 탓에 경찰의 수사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소액 사건까지 늘어 경찰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지난해 12월 구로구의 한 무인편의점에서 1만 5000원 상당의 물건을 훔치고 달아난 40대 남성 A씨를 최근 검거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매장 내 폐쇄회로(CC)TV에 찍힌 A씨의 인상착의를 바탕으로 그 일대를 추적한 끝에 2개월 만에 붙잡았다. A씨는 지난해 10월에도 무인점포 절도 혐의로 검거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전체 사건 중 소액범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경찰청 범죄통계를 보면 2020년 발생한 절도 사건(17만 9517건) 가운데 피해액이 10만원 이하인 사건이 30%(5만 5269건)를 차지했다. 금전 피해가 없거나 1만원 이하인 사건도 8.5%(1만 5188건)였다. 온라인 중고 거래가 늘면서 소액 사기 사건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2020년 전체 사기 사건(34만 7675건)의 38.6%가 피해 금액이 100만원 이하였으며, 10만원 이하는 10.6%(3만 6858건)였다. 문제는 피해 금액이 크지 않다고 해서 사건 해결이 쉬운 건 아니라는 데 있다. 목격자가 없는 무인점포 도난 사건 등은 주변 CCTV 등을 일일이 협조받아 분석해도 범인을 특정하거나 행방을 찾기 어려워 미제로 남는 일도 많다. 경찰에서는 피해가 크지 않더라도 신고가 들어온 이상 모든 단서를 찾아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는 반면 시민 입장에서는 경찰이 소액 사건에 소극적이라는 불만이 제기된다. 소액 사기 사건에 소요되는 경찰 수사 인력의 비용 가치를 산정하고 피해액 대비 실익을 비교 분석한 논문 ‘소액 사기 사건 자동처리 시스템’(저자 김지현 경찰청 경위)에서는 30만원 이하의 소액 사기 사건에 대해 입건을 제한하는 모델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이를 현실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개인 간 발생한 민사 사건조차도 경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등 고소·고발 남발로 인해 행정력이 낭비되는 면이 있다”면서도 “사기나 절도 등 범죄가 분명한 경우엔 상습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어 피해액이 적다고 해서 입건을 제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 “아이가 장염 걸렸다” 전국 음식점 협박한 ‘장염맨’ 공분

    “아이가 장염 걸렸다” 전국 음식점 협박한 ‘장염맨’ 공분

    전화 한 통으로 전국의 음식점들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장염맨’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어머니가 김밥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A씨는 15일 ‘장염 사기꾼 잡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현재 고소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장염맨’은 어느 날 전화를 걸어 아이가 김밥을 먹고 장염에 걸렸다며 피해 보상금으로 30만원을 입금할 것을 요구했다. A씨의 어머니가 보험 처리를 해주겠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장염맨은 “언론에 제보하고, 인터넷 리뷰로 큰코다치게 해 주겠다”며 협박했고, A씨의 어머니가 대화 중 충격으로 기절했지만 “사장님이 기절한 거랑 내가 무슨 상관이냐?”라고 소리쳤다. A씨는 “같은 방식으로 전국의 음식점에 돈을 갈취하고 있다. 끝까지 추적해 잡아내겠다”라고 다짐했다.반찬가게에서도 “아이가 장염 걸렸다” MBC ‘실화탐사대’는 최근 이 남성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강원도의 한 반찬가게 사연을 다루기도 했다. 반찬가게 사장은 지난 10월 이 남성으로부터 “어린 자녀들이 장염에 걸려 열흘 동안 죽만 먹였다”며 현금 보상을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보험 처리를 통해 보상하겠다고 했지만 이 남성은 ‘법무팀장에게 지시해 민사 소송과 행정처분을 제기하고, 녹취를 언론에 공개해 가게 문을 닫게 하겠다’며 윽박지르고 전화를 끊었다. 안산에서 맛집으로 소문 난 해물 칼국수집도 같은 전화를 받고 현금을 입금했다. 이 남성의 전화번호를 인터넷에 검색한 결과 똑같은 전화를 받았다는 글이 계속 올라왔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이 남성은 영세한 김밥집과 반찬가게를 상대로 협박해서 돈을 뜯어내는 일명 ‘장염맨’으로 불렸다. 올해 피해 음식점만 일흔 곳이 넘었고, 합의금으로 50만 원까지 입금한 곳도 있었다. 제작진은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CCTV 화면 속 남성의 모습을 공개했다. 오윤성 교수는 “보이스피싱 꿈나무다. 30대의 젊은 사람이고 한 두 명이 아닌 조직적으로 하고 있다. 이건 빙산의 일각이다. 이사람은 지금 재미있어 죽는다”라며 법무팀을 언급해 대응을 못하게 막는 신종 보이스피싱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 낯선 남자, 그녀의 일상을 파괴했다

    낯선 남자, 그녀의 일상을 파괴했다

    대학생 김모(25)씨는 지난 3월 서울 마포구의 한 공원에서 만난 50대 남성 박모씨로부터 스토킹을 당했다. ‘MBC PD’를 사칭한 박씨는 ‘PD로서 젊은 사람의 생각을 많이 들어보고 싶다’며 김씨의 연락처를 요구했다. 이후 박씨는 김씨에게 문자를 수차례 보내며 일방적인 구애를 이어갔다. 불쾌감을 느낀 김씨가 거부 의사를 밝히자 태도가 돌변했다. 김씨에게 성적인 욕설을 내뱉는가 하면 ‘나오지 않으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등의 협박도 했다. 김씨의 휴대전화에는 120통의 부재중 전화가 찍혔다. 참다못한 김씨는 경찰에 도움을 청했고 서울 마포경찰서는 박씨를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지난해 ‘모르는 사람’ 범죄 5%로 증가 낯선 남성의 신체적·정신적 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어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한국여성의전화에 따르면 ‘모르는 사람’, ‘단순대면인’ 등 낯선 사람에 의한 범죄 비율이 2017년 3.7%에서 2018년 4.8%, 2019년 4.4%, 지난해 5%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근처의 한 공원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던 권모(30)씨도 최근 낯선 남자의 습격을 받았다. 권씨 일행에게 친하게 지내자며 다가온 남성은 권씨가 거부감을 나타내자 권씨의 외모를 비하하며 뺨을 때렸다. 피해자들은 사후에도 공포감과 트라우마가 지속된다고 호소한다. 스토킹 피해자 김씨는 박씨를 마주칠까 무서워 한 달 가까이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김씨는 “아르바이트도 그만뒀다”며 “박씨를 처음 만난 곳이 생활 반경 안에 있는 곳이라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회복 위한 적극적 조치 필요” 피해자들은 스토킹 피의자에 대한 수사가 소극적이고 수사기관이 피해자 보호에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수년 전 서울 신논현역 근처에서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김모(30)씨는 “경찰이 가해자가 뉘우치고 있고 가정도 있다는 이유로 합의를 종용했다”며 “신상이 밝혀졌고 보복이 두려워 합의에 동의했다”고 회상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상대적 약자인 여성을 범죄의 대상으로 삼고 성적 대상화까지 하는 범죄로 여성들의 고통이 큰 상황”이라면서 “수사기관이 사건의 조기 종결을 넘어 피의자의 추가 범죄와 2차 가해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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