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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책속 이미지] ‘여우’ ‘불독’ ‘독사’ ‘곰’… “나를 파괴한 ‘국가의 폭력’ 입니다”

    [그 책속 이미지] ‘여우’ ‘불독’ ‘독사’ ‘곰’… “나를 파괴한 ‘국가의 폭력’ 입니다”

    폭력과 존엄 사이/은유 지음/오월의 봄/240쪽/1만 3000원 국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간첩이기를’ 강요했다. 1986년 직접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를 팔고 집으로 돌아오던 심진구씨는 안기부로 연행됐다. 그날 이후, 그의 삶은 돌이킬 수 없는 엉터리 소설이 되었다. 팬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상태에서 잔혹한 고문을 받았고, 그때마다 새로운 혐의들이 ‘발명’됐다. 심씨는 자신을 고문했던 수사관들에게 ‘여우’, ‘불독’, ‘독사’, ‘곰’이라고 짐승 이름을 붙여 기억했다. 그림은 심씨가 연필로 그린 안기부 대공수사단장 정형근과 네 명의 이름 없는 고문 기술자들이다. 1987년 1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심씨는 26년 만인 2012년 11월 무죄를 선고받았다. 국가의 폭력을 온몸으로 감내해야 했던 그는 2014년 11월 24일 췌장암으로 눈을 감았다. 오월의봄 제공
  • [데스크 시각] ‘국민 모독’/안동환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국민 모독’/안동환 문화부 차장

    연극 ‘관객 모독’은 독일 극작가 페터 한트케의 대표작이다. 우리나라에는 1978년 배우 기주봉의 형 기국서 연출가의 극단76이 초연했다. 도발적인 사회 비판적 대사들은 유신시대를 살던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관객 모독은 연극적 관습을 전복시키는 실험극이다. 배우들은 끊임없이 “이것은 연극이 아니다”라고 외치며 관객들의 고정관념을 무참히 깬다. 대사는 많지만 난해하다. 배우들은 옹알이를 하듯 발음하거나 말을 분절하고 해체한다. 공연 내내 관객들은 배우들로부터 조롱을 당하고 욕설을 들으며, 세숫대야에 담긴 물을 퍼맞는다. 30여년간 꾸준히 이어져 온 관객 모독은 관객들로부터 신선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연극은 무대에서 빛난다. 무대 밖으로 나오면 다른 차원의 문제다. 온 나라를 충격에 빠트리고 있는 최순실 연출, 박근혜 대통령 주연인 ‘국정 농단 사태’는 극적 요소가 짙은 연극 같다. 문고리 3인방, 청와대 수석들과 대기업 총수 등 캐스팅도 화려하다. 우리 상식과 질서를 전복하는 이 거대한 부조리극의 제목은 ‘국민 모독’이다. 박 대통령 스스로 공공재인 국가 권력을 사유화하며 헌정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언니 옆에서 의리를 지키니까 이만큼 받잖아”라는 대사를 날린 최씨에게 문화예술은 돈벌이 수단이 됐다. 박 대통령은 알까. 역대 정부 중 처음으로 문화융성을 국정 기조로 내세운 그에게 걸었던 문화예술계의 순수했던 희망과 기대를. 하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건 부패 세력의 놀이터가 된 문화예술의 오점과 폭력의 상처들뿐이다. 문화예술인에 대한 국가 폭력은 밥줄을 끊겠다는 협박으로 왔고, 누군가에게는 대상포진으로 왔다. 장사익의 ‘찔레꽃’을 즐겨 부르던 연극배우는 지난해 한 평 반(4.6㎡) 고시원 방에서 굶주리다 죽었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길들이기’는 조직적이고 폭력적이었다. 공공성을 앞세워 은밀히 작동한다고 생각한 건 착각이었다. 폭력은 블랙리스트라는 시대 착오적 ‘배제’와 ‘검열’ 그리고 ‘특혜’의 모습으로 구체화됐다. 힘도 없고 자본도 없는 연극판은 본보기 케이스였다. 비정상적인 권력은 단속에 열중한다. 박정희·박근혜·세월호·좌파는 정권이 싫어하는 작품들을 찍어 내는 공통 키워드였다. 예술적 자존심에 모욕감을 주고 돈(정부 지원금)으로 회유하다 말을 듣지 않으면 무대를 떠나게 만들었다. 한 중견 연출가는 “조용히 연극만 할 테니 나를 내버려 달라”고 사정했다. 정권이 불편해하는 영화에 출연한 주연 배우는 차기작 섭외가 끊겼고, 세무조사에 시달리던 배급사 대표는 대상포진을 앓았다. 문화예술은 종종 현실을 압도하는 ‘자기실현적 예언’으로 사회를 성찰하게 한다. 2014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광주정신’의 ‘세월오월’(홍성담), “넌 나에게 모욕감을 주었어.”(영화 ‘달콤한 인생’), “정의? 대한민국에 그런 달달한 것이 남아 있긴 한가?”(영화 ‘내부자들’), “우리는 벌을 받기 위해 사는 게 아니란 말이오!”(드라마 ‘송곳’) 잘 뭉치지 않던 288개 문화예술 단체와 7449명의 예술가가 역대 최대 규모의 시국선언을 했다. 무대와 작업실에 있어야 할 그들이 시민들과 함께 창작의 자유와 민주주의 후퇴를 거리에서 외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민주주의는 방부제가 쳐져 영원히 썩지 않을 것이라고 과신했던 건 아닐까. 이 거대한 부조리극이 막을 내리면 한국판 ‘앙시앵 레짐’(구체제)과 그 무리들은 무대 밖으로 퇴장할 것이다. ‘커튼콜’은 없다. ipsofacto@seoul.co.kr
  • “세월오월 퇴출 배후엔 김종 전화 있었다”

    “세월오월 퇴출 배후엔 김종 전화 있었다”

    홍성담 화백 참여작가서 해촉 2014년 광주비엔날레에서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 작품의 전시가 무산된 이유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월권형 외압’ 탓임이 뒤늦게 밝혀졌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중국 베이징에 출장 중이던 김 전 차관이 전화로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에 (세월오월 전시가) 적절한지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외압의 실체를 밝혔다. 윤 시장은 “당시 광주시가 당면한 여러 상황 때문에 정면 돌파하지 못했다”며 “당당하게 작품을 내걸지 못한 것을 아쉽고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광주시는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와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 등으로 문체부의 국비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런 약점을 알고 체육을 담당하는 제2차관이 문체부 1차관 관할인 광주비엔날레에 압력을 행사한 것은 ‘월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홍 화백이 당시 출품한 대형 걸개그림 ‘세월오월’은 광주 시민군이 세월호 희생자를 구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풍자해 광주시가 수정을 요구하고 전시를 유보하자 홍 화백은 이 작품을 자진 철회했다. 광주시는 당시 “표현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홍 화백의 작품은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등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며 홍 화백을 특별전 참여작가에서 해촉했다. 홍 화백은 “광주시가 ‘세월오월’ 전시회를 다시 열고 윤 시장은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면서 “당시 국가정보원이 비엔날레재단을 오가며 걸개그림 전시 불가 결정에 개입한 의혹도 밝혀 달라”고 말했다. 홍 화백은 또 자신을 ‘사이비 화가’라고 비난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홍성담 걸개그림 외압(?)으로 내려…김종 前차관 전화

    홍성담 걸개그림 외압(?)으로 내려…김종 前차관 전화

    2014년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앞두고 불거졌던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 작품 전시불가 결정에 정부의 외압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14일 기자 간담회에서 “당시 중국 베이징에 출장 중 김종 전 차관이 전화를 걸어와 (국비)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에 (세월오월을 전시한 게)적절한지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시장은 “당시 광주시가 당면한 여러 가지 상황(정부와의 관계를 지칭한 듯)때문에 이 문제(세월오월 전시)를 정면돌파하지 못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당당하게 작품을 내걸지 못한 것을 아쉽고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세월오월’은 박근혜 대통령을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허수아비’로 풍자, 광주비엔날레 출품을 앞두고 광주시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홍 화백은 2014년 9월 5일~11월 9일 열린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 ‘광주정신전(展)’에 세월호 참사를 5·18민주화운동과 연계해 묘사한 대형 걸개그림 ‘세월오월’을 출품할 예정이었다. 가로 10.5m 세로 2.5m의 대형 걸개그림인 ‘세월오월’은 왼쪽 위에 박 대통령을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풍자했다. 당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당시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자 등이 웃는 모습도 담았다. 시는 당시 걸개그림 논란과 관련,“표현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홍 화백의 작품은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등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며 홍 화백을 특별전 참여작가에서 해촉했다. 홍 화백은 이후 박 대통령 모습을 ‘허수아비’에서 ‘닭’ 형상으로 바꿔 다시 작품을 제출했지만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전시를 유보했고 결국 8월 24일 작품을 자진철회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김영탁의 시식남녀] ‘아구, 통술 공화국’을 찾다

    [김영탁의 시식남녀] ‘아구, 통술 공화국’을 찾다

    ‘마산’하면 ‘아구찜’이다. 서울이나 전국 어디를 가도 온통 ‘마산아구찜’식당이다. 상관없다. 마산 아구찜은 이미 전국구이기 때문이다. 원조 논쟁? 역시 중요하지 않다. 그냥 마산이다. 마산은 아구찜 식당마다 제각각 하나씩 아구의 일가를 이뤄왔다. 말 그대로 '아구 공화국'인 셈이다. 마산역으로 마중 나온 이상옥, 성선경, 이주언 시인을 만났을 때 마산역 광장의 시계탑은 오후 1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끼니를 놓친 시인 무리들은 오동동할매아구찜 집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표준어는 '아귀'다. 하지만 이 지역 말로 '아구'라고 불러야 금세 입속에 침이 고인다. 아구는 생긴 모양이 흉측하고 못생겨서 바닷고기가 흔할 땐 어망에 걸려도 어부들이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다에 던져버린 생선이다. 이제는 껍질과 내장, 아가미, 지느러미, 꼬리 또한 특유의 맛이 있어 뼈만 남기고 알뜰하게 발라 먹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껍질은 콜라겐이 많아 사람의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아귀의 간은 비타민A가 많아 고소하고 진하며 남자들의 강장식품이다. 요리는 찜, 탕, 수육 등이 있다. 지방마다 요리방법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원조 격인 마산 지역은 아귀를 말려서 다시 불렸다가 아주 매운 양념으로 요리하는 것이 특별하다. 지금도 말린 아구로 아구찜을 만드는 식당이 있는데, 연세 드신 분들은 말린 아구찜이 오리지널이라며 그 맛을 만끽하기도 한다. 옛 음식은 이렇듯 추억 혹은 익숙함으로 형체를 바꿔 DNA에 각인된다. 하지만 말려서 꾸득꾸득한 마산 특유의 아구를 제외하고 생아구찜과 탕, 수육을 시켰던 것은 성선경 시인이 결정한 듯하다. 마산 특유의 아구를 주문하지 않은 이유는 나중에 이주언 시인의 설명을 듣고 알았다. 그의 입을 빌려 보면, 생아구로 만든 것보다 말린 아구 맛이 덜했다고 한다. 생선은 신선도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옛날에는 아구를 말려서 보관해두었다가 콩나물 등을 넣고 찜요리를 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생선을 보관하기 위해 말려야 했고, 말린 생선은 신선도가 떨어져 국물 맛이 잘 우러나지 않고, 그래서 여러 가지 야채를 넣고 찜요리로 만든 것 같다는 설명이다. 일행들은 한편으로는 마산막걸리잔 기울이느라, 한편으로는 아구찜과 수육을 오가며 젓가락질하느라 고개를 주억거렸던 것 같기도 하다. 시의 거리 마산의 시인들은 타관에서 온 시인의 손을 '시의 거리'로 잡아 끌었다. 시를 돌에 새겨서 세워놓은 소박하고 조용한 공원이었다. 마산이 한눈에 보이는 중심부여서 사방팔방으로 트였다. '누나야 석류꽃이 피었습니다/ 푸르듯 붉은 꽃이 가지마다 피었습니다/ 오월달 맑은 날에 잊은 듯이 피었습니다/ 누나가 가신 날에 잎사귀마다 그늘지어/ 하늘가 높은 곳에 몸부림치며/ 그때 같이 석류꽃이 피었습니다'('석류' 전문) 현촌 김세익(1924~1995) 시인의 시비는 날개 형태로 날아가는 돌 같다. 김세익 시인은 함경남도 홍원 출신으로 마산여고 교사로 10년을 마산에서 살았다. 이석(본명 이순섭·1925~2000)을 비롯해 조두남, 이은상, 이원수, 임화 등 수많은 시인과 예술인들을 배출하고 보듬은 마산의 품은 넉넉하고 따듯한 남쪽 도시이며 출렁이는 바다를 거느리고 있다. 마산은 '가고파'의 고장, 곧 노산의 고장이다. 또한 3·15 의거의 고장으로 그 정신을 강조하다 보니, 옥에 티 같은 노산의 흠을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볼 수도 있을 법하다. 노산문학관이 될 뻔하던 건물은 마산문학관이 됐다. 전북 고창에는 미당문학관이 있다. 친일 흔적은 흔적대로 두고 미당의 문학적 업적은 업적대로 기리고 있다. 좀더 시간을 두고 객관적인 접근이 이뤄진다면 노산의 공과 역시 평가받을 수 있으리라. 합포만을 통째로 담은 통술집 '통술집'이라는 말이 궁금했다. 도대체 '통술'이 뭘까? 뭔가 큰 인심이 배어 있는 듯도 한데…. 술집은 바닷가의 특성을 잘 살린 곳이다. 술집이라고 부르기엔 먹거리가 너무 풍부하고, 음식점이라고 부르면 찾아가는 목적에 어긋나는 느낌이다. '통술집'은 식사를 하지 않고 찾아야 한다. 여기서 나오는 여러 가지 안주는 밥이 될 만큼 충분히 먹고도 남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안주로 만들어내기에 바다를 통째 안주로 낸다는 의미도 있을 터이다. 그러나 요즘은 치킨 같은 다른 안주가 한두 가지 섞여 나오는 곳도 있다고 한다. 주인의 과잉친절 혹은 엉뚱한 애교인 셈이다. 술이 들어오는데 플라스틱 물통에 소주, 막걸리, 맥주가 꽉 채워져 있다. 성선경 시인과 필자의 연속적인 건배로 벌써 빈 병은 퇴역하고 남은 술병들은 병정처럼 통 속에 서 있었다. '바다를 가운데로 빙 둘러앉아서/ 이야기의 옷고름 풀어헤쳐요/ 당신은 소라의 가슴으로/ 당신은 가자미 눈짓으로/ 추억의 살점 저미어 건네 봐요/ 여기선 우리,/ 바다를 통째 건져서 마셔 봐요' (이주언 '통술집') '오동추야 오동동 긴 이야기 한겨울 깡통시장 다녀가고/ 속살 얼비치던 여인 치맛자락 쓸듯 합포 바다 잔잔한 설렘 시심으로 다녀가고'(김일태 '통술을 비워가는 사이') 도대체 바다에서 나오는 생선과 해물이 없는 게 없을 정도로 푸짐하여, 가히 전주에 있는 전주막걸릿집보다 못함이 없었다. 오히려 바다를 밥상으로 끌어당겨서 더 풍부하고 넘실거린다. 이주언 시인의 농익은 사랑이 저미는 시는 맛과 살〔肉〕을 통해서 사랑의 행위가 이루어지고 드디어 우리와 바다가 통째로 동일화한다. 특히 소라의 가슴과 가자미 눈짓은 은근하여 추억의 살점이 몸 안으로 살며시 들어온다. 김일태 시인은 통술을 비워가는 사이 긴 이야기를 깡통에 넣고 흔들고 있었다. 그렇게 축약된 얘기는 시가 되어 벌써 시심은 합포 바다에 다다랐다. '접시 위의 메로 구이는 결국 파국을 보여주지, 잔뜩 긴장한 속살 사이에서 툭 튀어나온 물렁물렁한 뼈, 그 뼈의 촉이 쓴 기억은 십 년이 지났다, 또 십 년이 지날 것이다, 기억을 향해 울기 시작한 물고기의 벌어진 입과 결별해 버린 저녁'(박서영 '메로 구이') '문을 열 때 멀뚱히 쳐다보는 눈/ 접시 위에 시 한 수로 누웠다/ 마주친 눈에 바다로 가는 물길이 잡힌다'(최석균 '도다리 시인') 온갖 해산물에 메로구이까지 내놓는 마산 통술집도 시인들의 술통을 다 채우지 못했다. 성선경 시인이 내밀하게 소개한 '부광수산'에서 도다리까지 저며낸 뒤에도 긴긴 밤은 쉬 끝나지 않았다. 이튿날 숙취로 쓰린 속은 복국 한 사발 들이킨 뒤 덜컹거리는 귀경 열차에서 성 시인의 시편 '복찌개'를 읊조리며 달랬다. '속 쓰린 소리 복, 복, 복/ 쓰린 속을 달래는 소리 복복, 복복, 복복/ 소기 풀리는 소리 복복복, 복복복'(성선경 '복찌개') 글·사진 김영탁 시인 tibet21@naver.com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오월의 꿈, 나비 날다!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오월의 꿈, 나비 날다!

    “이상해요. 여긴 내가 한 번도 와본 적이 없거든요. 근데...옛날에 한 번 와본 데 같아요.” “그런 건요...꿈에서 본 거래요... 영호씨...그 꿈이요...좋은 꿈이었으면 좋겠어요..” 영화 박하사탕(1999)의 마지막 장면. 구로공단 야학에 다니던 갓 스무 살의 영호(설경구)와 순임(문소리)의 대화 일부다. 훗날 1980년 5월, 광주의 아픔을 만나게 될 줄 몰랐던 영호의 순수했던 시절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입구에 들어서는 누구든 영호가 된다. 이 곳에 한 번도 와 본 적 없어도 한 번 와 본 것 같은 기분은 무엇으로 설명이 될까? 한국 현대사 비극의 현장, 전남도청터가 이제 세계로 향한 문화의 창이 되었다.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다. ● 오월의 전남도청, 아시아 문화 창조 허브로 발돋움하다 막상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우선 세 번 놀라고 본다. 서울도 아닌 지방에 이렇듯 훌륭한 예술 체험 시설이 있다는 사실 하나. 하늘로 쌓은 건물이 아니라 땅으로 내린 연면적 9만6036㎡, 축구장 20배 크기에 달하는 거대한 공간이라는 점이 둘.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화전당의 위치가 금남로 끝, 오월 항쟁 중심이었던 옛 전남도청 터라는 세 번째 사실이다. 문화전당 건립의 궤적을 살펴보면, 1980년 오월 그 날 이후, 사람 발길 뜸하던 외진 도린곁같이 조용하던 전남도청이 2005년 무안으로 이전한다. 이후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부는 5.18 민주화운동의 주요 사적의 상징이 담긴 옛 전남도청 건물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수도권 중심의 문화 자원 분산을 목적으로 건립된 공간이 바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다. 제일 먼저 2003년에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이 발의가 되었고, 2004년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부지를 옛 전남도청 부지로 확정짓고 ‘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이 위촉된다. 이후 2005년 착공식을 개최하고 난 뒤 2008년에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된다. 드디어 우여곡절 끝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2015년 11월 25일 전당 완전 개관이라는 정식 행사를 열고 관람객을 맞이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개관 초기부터 지금까지 문화전당 측은 꾸준히 자료를 모아, 현재는 부엉이살림처럼 전시물들은 부쩍부쩍 늘어 관람객들이나 이용객 모두 이제는 넉넉히 이용할 수준은 되었다. 또한 어느덧 이 곳은 역사의 시간을 견뎌 이제는 아시아 너머로 비상하는 나비의 날개처럼 환하게 날아오르는 문화 허브의 중심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 다양한 전시, 체험 공간으로 관람객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문화 전당의 주요 건물을 살펴보면, 아시아 공연 예술의 제작, 실연, 유통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상설제작시장(Factory shop) 개념의 공간 분할형 복합예술극장인 ‘아시아 예술 극장’이 있다. 이 곳에서 관람객들은 거대한 규모의 스크린 및 무대 환경을 경험하게 되는 데, 말 그대로 스케일이 역대급이어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위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아시아문화전당의 핵심 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창조원’이 있다. 이 곳에서는 미래형 문화예술콘텐츠의 창작을 주도, 협력하여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만들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문화창조원’내에 각종 융복합 문화예술콘텐츠 창작환경을 제공하는 창작센터가 있어 세계 유수의 작가부터 청년 작가의 작품까지 전시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열어준다. '문화창조원’을 방문하면 아기자기한 소품부터 천장에 매달린 기묘한 예술 작품까지 말 그대로 광주가 예향(藝鄕)인 이유를 알게 된다. 광주 비엔날레의 성공적 운영을 담보하는 남도의 미학정신을 느낄 수 있다. 또한 5·18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상징적 기념 공간들인 옛 전남도청, 경찰청, 상무관 자리에 ‘민주평화교류원’이 있다. 이 곳에는 민주·인권·평화의 광주정신을 아시아에 전파하기 위한 민주인권평화기념관과 아시아문화교류지원센터가 위치하고 있다. 우리는 이 곳에서 다시금 오월의 정신을 만나게 되는 체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아시아문화자원을 조사연구·수집하여 콘텐츠 창작과 문화산업의 원천소재를 제공하는 ‘아시아문화정보원’이 있다. 이 곳에서 관람객들은 흡사 도서관처럼 많은 장서와 더불어 아시아 각국의 대표적인 문화 관련 콘텐츠들을 만나게 되는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린이문화원’이 위치해 있는데 의외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내부 시설 중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어린이의 감성과 창의성을 키우는 어린이 창의교육의 산실로서, 세상과의 공감능력을 높여가는 교육적 체험 및 놀이를 제공하는 미래형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당초의 목적에 걸맞게 문화 전당 내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방문 1순위 공간이다. 역사적 아픔 가득한 금남로 너머 위풍당당 건물 하나. 이번 가을, 이 곳에서 ‘좋은 꿈’ 한 바탕 꾸어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대한 여행 10문답> -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10문답입니다. 1. 꼭 가봐야 할 곳인가? -광주에 가면 꼭 들려야 할 곳이기도 하지만,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방문하기 위해 광주를 다녀와도 좋다. 2. 누구와 함께 가면 좋을까? -누구라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어린이문화원이 너무 시설이 훌륭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을 둔 학부모님이라면 의외로 만족할 듯. 이외에 여러 문화 체험 시설이 훌륭해서 대학생들에게도 유용할 듯. 3. 교통편은 어때? -주소는 광주광역시 동구 문화전당로 38 (우편번호) 61485이다. 지하철 : 문화전당역에서 하차 /버스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또는 문화전당역 4.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등의 시설환경은 괜찮아? -우수하다. 방문자센터, 의무실, 수유실 및 어린이 휴게실 이외에도 지하 주차장, 카페, 식당 등 휴식 공간도 충분하다. 무엇보다 광주 도심 한 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주변에도 볼거리가 많다. 5.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어때? -우선 유명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누구든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니 적극 추천한다. 좀 더 많이 알려지면 좋을 공간이다. 6. 개관시간, 입장료 정보?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1월 1일이다. 대부분 시설이 무료이나 전당에 따라 입장료를 받는 곳도 있다. 문화창조원의 경우 일반 성인 7000원, 초등학생 3000원이다. 홈페이지 정보 참조. 7.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가장 감탄하는 점은 어떤 거야? -규모다. 지방에서 이 정도 시설 환경을 찾기 쉽지 않다. 또한 전시물들의 수준도 훌륭해서 전반적으로 만족할만한 시설이다. 특히 어린이 문화원은.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s://www.acc.go.kr/ 9. 꼭 추천하고픈 공간이나 체험활동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공연 관람. 그리고 도슨트 투어. 10. 총평 및 당부사항 -지역 논리나 편견을 넘어 지방에도 훌륭한 문화 공간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수도권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문화 체험 공간이 지방에도 많이 생겨 나길 바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훌륭한 예술 공간임은 분명하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몬스터 성유리, 박기웅 두 얼굴 알았다..박영규와 접선 목격 ‘충격’

    몬스터 성유리, 박기웅 두 얼굴 알았다..박영규와 접선 목격 ‘충격’

    ‘몬스터’ 성유리가 약혼자 박기웅의 두 얼굴을 결국 목격하며 향후 필연적으로 이어질 위기와 그에 따른 폭풍 전개를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월화특별기획드라마 ‘몬스터’(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주성우, 제작 이김프로덕션) 46회에서는 오수연(성유리 분)이 도충(박영규 분) 회장의 위장 죽음을 사주하고, 유언장 또한 위조한 주인공이 다름 아닌 도건우(박기웅 분)임을 확인하고 충격에 휩싸이는 내용이 전개됐다. 도건우의 행동에서 수상함을 느끼고 뒤를 쫓고 있던 오수연은 이날 도건우가 변일재(정보석 분)와 내통하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며 모든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게 됐다. 앞서 도충 회장이 생존해 있는 사진을 전송받았으면서도 아버지의 죽음을 일관되게 주장한 도건우의 거짓말과, 도충 회장의 비밀금고를 열람한 적이 있음에도 최종 유언장의 존재를 모르는 척 했던 도건우의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적이 변일재와의 만남을 통해 오수연의 촉각을 곤두세우며 더 큰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임을 추론하는 단서가 됐기 때문. 이에 오수연은 증거 수집에 나섰고, 오충동(박훈 분)의 뒤를 밟던 중 도건우가 버젓이 살아있는 도충 회장을 찾아가 원망을 쏟아내는 현장을 목격하게 됐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도도그룹 일가에 원한을 품게 된 도건우의 상처와, 위조 유언장을 통해 도도그룹 회장이 된 진실이 비로소 오수연 앞에 모두 밝혀진 셈이다. 오수연의 마음을 얻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며 약혼에까지 이르게 됐지만, 변일재와의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고 매번 악수(惡手)를 두는 데 이어,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도도그룹 일가에 대한 복수심으로 비틀려 버린 도건우의 욕망이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을지 주목된다. 더불어 이 같은 비위행위를 모두 파악한 현재 오수연이 약혼자 도건우를 상대로 어떤 선택을 내릴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그런 가운데 이날 방송에서는 도건우와 변일재가 서로의 약점을 지독히 파고들며 아슬아슬한 연합을 이어가는 전개 또한 펼쳐져 위기감을 더했다. 도충 회장의 위장 죽음을 사주한 도건우의 약점을 쥔 변일재와, ‘판도라의 상자’를 통해 수도병원 이사장 부부의 죽음에 얽힌 변일재의 살해 증거를 쥔 도건우의 오월동주는 물리고 물린 관계만큼이나 위험천만한 행보로 눈길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한편, ‘몬스터’는 변일재와 도도그룹에 처절한 복수를 하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숨긴 채 복수의 칼을 갈고 있는 강기탄(강지환 분)의 파란만장 인생이 담긴 드라마로 강지환, 성유리, 박기웅, 조보아, 정보석, 박영규, 이덕화, 김보연 등이 출연한다. 매주 월,화요일 밤 10시 방송.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씨줄날줄] 항저우(杭州)/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항저우(杭州)/강동형 논설위원

    상유천당 하유소항(上有天堂 下有蘇杭)이란 말이 있다. 하늘에 천당이 있다면 땅에는 쑤저우와 항저우가 있을 정도로 두 곳의 경치가 빼어나다는 얘기다. 중국 저장성의 성도이며, 서호와 용정차로도 유명한 항저우는 중국 요리 동파육의 본고장이며, 고사성어 오월동주(吳越同舟)와 와신상담(臥薪嘗膽)의 무대이기도 하다. 고사성어의 주인공들인 월나라 왕 구천의 신하 범려가 중국 4대 미인 중 한 명인 서시를 오나라 왕 부차에게 보내 오를 멸망케 했다는 서시의 전설이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항저우에 미인이 많은 것은 대운하를 건설한 수나라 양제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양제가 대운하를 완공한 뒤 200여척의 배를 이끌고 내려와 객사하면서 동행했던 미인 3000명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비롯됐다는 얘기다. 인공호수 서호는 항저우를 상징한다. 서호를 얘기하면서 당나라 시인 낙천 백거이(白居易)와 식이라는 이름보다 동파라는 호로 유명한 북송 시인 소동파(蘇東坡)를 빼놓을 수 없다. 서호에 있는 두 개의 제방 이름이 하나는 백제(白堤), 또 하나는 소제(蘇堤)인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이들의 노력으로 서호는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동파육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이 중에서 소동파가 서호 준설에 동원된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돼지고기와 술을 돌리라고 한 말을 아내가 잘못 이해하고 고기에 술을 넣어 삶은 데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항저우는 한때 세계적인 도시였다. 원나라 때 이곳을 방문한 마르코 폴로는 가장 호화롭고 부유한 곳으로 묘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원나라에 망한 남송의 임시 수도가 바로 항저우인 까닭이다. 우리나라와도 관련이 있다. 임시정부는 윤봉길 의사 거사 이후 항저우로 거처를 옮겼다. 그리고 3년 반 동안 이곳에서 조직을 재정비했다. 서호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임시정부 청사는 영화 ‘암살’에서 잠시 소개되기도 했다. 항저우는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본사가 자리하고 있고, 인구 900만명이 상주하는 대도시로 발돋움했다. 이곳에서 4일부터 이틀 동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그런데 시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귀빈들에게 푸른 하늘을 보여 주기 위해 공장은 문을 닫고, 주민들의 바깥출입도 제한됐다. 중국 당국은 회의 기간 중 주민들이 여행을 떠나도록 1조 6770억원에 해당하는 여행상품권을 지급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정상회의 기간 중 한·중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최근 한·중 관계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점점 멀어지고 있다. 항저우 한·중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실을 거두길 기대한다. 서로 적대시하는 한중동주(韓中同舟)가 아니라 돈독한 관계를 일컫는 한중지교(韓中之交)의 고사성어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철학 VS 철학(강신주 지음, 오월의봄 펴냄) ‘거리의 철학자’인 저자가 동서양 철학 사상을 망라해 엮은 2010년 책을 대폭 개정한 완전판이다. 저자는 동양 철학사나 서양 철학사가 아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철학사를 정리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100명 넘는 동서양 철학자들을 2명씩 짝지어 이들의 사상을 소개한다. 칸트와 니체에게 ‘물자체는 존재하는가’라고 묻고 맹자와 순자에게는 ‘인간성은 선한가’라는 질문을 던져 철학의 핵심 쟁점을 둘러싼 다양한 사유를 되짚는 방식이다. 초판에 10쌍의 철학자를 추가해 모두 66가지 주제를 다룬다. 주제마다 철학사의 관련 쟁점들을 보충 설명하는 ‘고찰’ 항목을 추가했다. 새로 쓴 원고가 3000여장에 달한다. 1492쪽. 5만 4000원. 빈곤의 문제(J A 흡슨 지음, 김정우 옮김, 레디셋고 펴냄) 1990년대에 레닌과 함께 ‘잉여자본의 국외투자가 제국주의의 식민지 점령을 초래한다’는 ‘흡슨-레닌 테제’로 널리 알려진 저자는 산업혁명 이후 빈곤과 실업이 만연한 상황을 목도한다. 그는 당시의 경제학이 시장의 조화로운 작동을 맹신할 뿐 공황이 불러온 과잉생산과 기업 도산, 실업에 관해 아무런 설명을 못 하는 것에 의문을 품었다. 그는 기존 경제학의 전제를 전면 부정하는, 당시로서는 매우 급진적인 ‘저소비이론’을 주장했다. 저소비이론과 제국주의론의 사회경제학자인 홉슨은 빈곤에 대해 개인의 게으름과 같은 윤리적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한다. 343쪽. 1만 5000원. 자본주의 5.0(조동성과 자본주의 5.0연구회 지음, 위클리비즈북스 펴냄) 저자들은 ‘클러스터’에 기반한 공유가치 창출을 새로운 자본주의 모델의 핵심으로 꼽는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에 따르면 클러스터는 ‘관련성 있는 기업들의 지역적 밀집’이다. 클러스터에 속한 기업들은 자사의 이익과 직결되지 않더라도 동료 기업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자본주의 모델은 개인 이익과 공동·사회 이익을 함께 추구한다. 책은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가 2013년 제자들과 함께 꾸린 ‘자본주의 5.0 연구회’의 결과물이다. 자본주의 5.0의 주체는 ‘자율적 공동 목적 추구’, ‘규모의 경제’ 등 두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조 교수는 설명한다. 288쪽. 1만 5000원. 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예술 속 수학지식 100(존 D 배로 지음, 강석기 옮김, 동아엠앤비 펴냄) 케임브리지대 수리과학 교수인 저자가 수학과 예술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쳐 낸다. 예를 들면 발레리나는 어떻게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지, 왜 샤워를 할 때 가수처럼 노래를 잘 부르는지 등 예술 속 수학지식 10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일상의 다양한 경험을 수학의 관점에서 해석한 책으로 주목받아 온 저자는 음악과 미술뿐 아니라 문학, 발레, 요리, 보석, 마술, 국기 디자인, 토목 공사 등 폭넓은 영역에서 수학지식을 풀어낸다. 인문학을 아우르는 명쾌한 수학지식은 수학에 관심 없던 독자들까지 그의 이야기 세계로 끌어들인다. 368쪽. 1만 6000원. 파이널 인벤션(제임스 배럿 지음, 정지훈 옮김, 동아시아 펴냄) 인공지능으로 인한 인류의 비관적인 미래에 가장 많이 인용되는 책이다. 저자는 2045년 초인공지능(ASI)이 실현될 것이며 ASI는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의 생각은 극단적인 미래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 개발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에 기인한다. 이미 인류는 통제할 수 없는 사이버 범죄에 취약한 상황이며 훨씬 더 지능적인 인공지능은 더 통제하기 어렵다고 예측한다. 기술을 가진 기업들의 비윤리성을 낱낱이 고발하면서 인공지능이 가진 상업적 가치가 얼마나 위험한지, 자기 인식을 하며 자가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설득력 있게 경고하고 있다. 448쪽. 1만 8000원.
  • ‘삼성 기술·문화 놀이터’ 된 뉴욕의 푸줏간

    ‘삼성 기술·문화 놀이터’ 된 뉴욕의 푸줏간

    입구 안으로 들어서면 갤럭시S7으로 ‘셀카’를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있다. 방긋 웃으며 사진을 찍자 1층과 2층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비디오 월에 얼굴 사진이 모자이크로 펼쳐졌다. 대형 비디오월은 96개의 액정표시장치(LED) 디스플레이를 붙여 만든 가로 9m, 세로 10m 크기다. 미국 뉴욕의 심장부인 맨해튼에 세워진 삼성전자의 마케팅 센터 ‘삼성 837센터’에서 이 이색적인 셀카 포토존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중 하나다. 고기를 포장해 팔던 정육 공장 밀집지역에서 뉴욕의 ‘핫플레이스’로 옷을 갈아입은 맨해튼 첼시 지구의 미트 패킹 지역의 한가운데인 워싱턴가 837에는 삼성의 북미 지역 마케팅 전진기지인 ‘삼성 837센터’가 서 있다. 과거 정육점 공장으로 쓰이던 건물을 지하 2층, 지상 4층짜리로 개조해 지난 2월 문을 열었다. 단순한 매장을 넘어 고객이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애플의 ‘애플스토어’에 견줄 법한 곳 같았지만, 지난 1일(현지시간) 찾은 센터에서 전해들은 관계자의 설명은 조금 달랐다. “이곳은 삼성전자의 제품을 판매하는 곳도 아닙니다. 제품을 전시해 놓은 곳도 아니죠. 기술과 문화가 결합한 놀이터(playground)입니다.” 1, 2층은 방문객들을 위한 체험 공간이다. 패션과 요리, 음악, 스포츠, 웰빙, 아트, 엔터테인먼트, 테크 등 미국인이 좋아하는 8개 테마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스마트워치 ‘기어S2’를 손목에 차고 즐기는 운동 강연, 셰프컬렉션 냉장고 등 프리미엄 주방 가전을 활용해 셰프들이 음식을 만드는 런치 클럽 등 삼성전자의 정보기술(IT)과 결합한 문화 행사가 열린다. 이 중에서도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소셜 갤럭시’다. LED 모니터와 갤럭시 스마트폰 등 수백 대의 기기 화면이 천장과 벽면, 바닥까지 가득 둘러싼 터널은 이용자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려놓았던 사진과 코멘트를 벽면 가득히 보여 준다. 제품 체험뿐 아니라 수리와 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커피숍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편하게 상담받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즉석에서 수리받을 수도 있다. 지난 2월에 문을 연 이래 누적 방문객은 17만명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837’은 제품 체험을 통해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창출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면서 “차별화된 편리함을 제공해 소비자와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욕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내년 상반기에 만나요

    우리 민족의 상징인 ‘백두산 호랑이’를 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구경하게 될 시기가 내년으로 늦춰진다. 산림청 백두대간수목원 관계자는 21일 “수목원에서 백두산 호랑이를 사육하는 시기를 당초 올 8월에서 내년 상반기로 미뤘다”고 밝혔다. 수목원에 사육할 백두산 호랑이는 대전 오월드에 있는 수컷 ‘금강’(9)과 암컷 ‘미호’(4), 경기 포천 국립수목원의 수컷 ‘두만’(15) 등 3마리이다. 금강과 미호는 아버지와 딸 관계다. 금강은 2011년 산림청이 중국 국가임업국으로부터 기증받았다. 함께 들여온 어머니 ‘금송’은 미호를 낳고 앓다가 지난해 죽었다. 두만은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선물해 2005년 입국했다. 늦어진 이유는 미호가 발정기를 맞아 환경과 식생이 다른 수목원으로 옮길 수 없기 때문이다. 임신해도 유산 우려 때문에 상당기간 안정이 필요하다. 미호는 지난해 첫 교미를 했으나 임신에는 실패했다. 또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된 수목원의 호랑이 숲(4.8㏊) 내 물놀이장 등 호랑이 편의시설 설치 작업이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호랑이 숲에는 경계를 따라 5∼7.5m 높이의 철책이 세워졌다. 태풍에도 쓰러지지 않도록 땅속 1m 기초 위에 설치됐다. 철책 호랑이 키 높이 지점과 꼭대기에는 고압전기가 흐르도록 했다. 호랑이 탈출 방지시설이다. 철쭉·소나무·물박달·자작나무 등 키 작은 나무와 갈대밭·습지 등으로 호랑이가 몸을 숨길 수 있는 은폐 공간도 만들었다. 앞으로 호랑이 10마리 정도를 들일 계획이다. 수목원 관계자는 “멸종 위기에 놓인 백두산 호랑이를 안전하게 사육·관리하는 것이 최우선돼야 한다”면서 “내년 상반기쯤 호랑이를 옮겨 오더라도 수개월간 입방사 훈련을 거쳐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어서 정확한 시기를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수목원은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일원에 아시아 최대 규모인 5179㏊에 조성됐으며 다음달 임시 개방한다. 봉화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입식 내년으로 연기

    우리 민족의 상징인 ‘백두산 호랑이’를 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구경하게 될 시기가 내년으로 늦춰진다. 산림청 백두대간수목원 관계자는 21일 “수목원에서 백두산 호랑이를 사육하는 시기를 당초 올 8월에서 내년 상반기로 미뤘다”고 밝혔다. 수목원에 사육할 백두산 호랑이는 대전 오월드에 있는 수컷 ‘금강’(9)과 암컷 ‘미호’(4), 경기 포천 국립수목원의 수컷 ‘두만’(15) 등 3마리이다. 금강과 미호는 아버지와 딸 관계다. 금강은 2011년 산림청이 중국 국가임업국으로부터 기증받았다. 함께 들여온 어머니 ‘금송’은 미호를 낳고 앓다가 지난해 죽었다. 두만은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선물해 2005년 입국했다. 늦어진 이유는 미호가 발정기를 맞아 환경과 식생이 다른 수목원으로 옮길 수 없기 때문이다. 임신해도 유산 우려 때문에 상당기간 안정이 필요하다. 미호는 지난해 첫 교미를 했으나 임신에는 실패했다. 또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된 수목원의 호랑이 숲(4.8㏊) 내 물놀이장 등 호랑이 편의시설 설치 작업이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호랑이 숲에는 경계를 따라 5∼7.5m 높이의 철책이 세워졌다. 태풍에도 쓰러지지 않도록 땅속 1m 기초 위에 설치됐다. 철책 호랑이 키 높이 지점과 꼭대기에는 고압전기가 흐르도록 했다. 호랑이 탈출 방지시설이다. 철쭉·소나무·물박달·자작나무 등 키 작은 나무와 갈대밭·습지 등으로 호랑이가 몸을 숨길 수 있는 은폐 공간도 만들었다. 앞으로 호랑이 10마리 정도를 들일 계획이다. 수목원 관계자는 “멸종 위기에 놓인 백두산 호랑이를 방문객들에게 빨리 공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하게 사육·관리하는 것이 최우선 돼야 한다”면서 “내년 상반기쯤 호랑이를 옮겨 오더라도 수개월간 입방사 훈련을 거쳐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어서 정확한 시기를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수목원은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일원에 아시아 최대 규모인 5179㏊에 조성됐으며 다음달 임시 개방한다. 봉화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춘장대 ‘모래·송 페스티벌’ 내일 개막

    충남 유일의 모래조각 축제인 춘장대 모래·송 페스티벌이 18일부터 26일까지 서천군 서면 춘장대해수욕장에서 열린다. 서천군은 16일 서해안의 여름철 서막을 알리는 축제가 이같이 펼쳐진다고 밝혔다. 관광객은 백사장에 앉아 파도 소리를 들으며 ‘사월과 오월’ 등 가수들이 벌이는 7080 낭만콘서트와 트로트 가요제, 플라멩코, 아마추어 밴드경연대회 등 흥겨운 공연을 볼 수 있다. 불꽃놀이도 펼쳐져 밤바다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이 축제의 백미는 단연 대형 모래조각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주인공인 아이언맨, 슈퍼맨, 배트맨, 헐크가 웅장한 모래조각으로 재현된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히어로 송중기와 영화 ‘국제시장’을 주제로 한 모래조각들도 새겨져 있어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 수도 있다. 서천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전라도 출신 청년들 생존 위한 ‘광주형 일자리 모델’ 만들겠다

    전라도 출신 청년들 생존 위한 ‘광주형 일자리 모델’ 만들겠다

    “연봉 3600만원을 받는 제3지대 자동차 법인을 세워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 윤장현(67) 광주시장은 지난 7일 시장실에서 한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자동차 100만대 생산 도시는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고, 지난 4월 총선에서 여야가 모두 확인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의사 출신인 윤 시장은 군 복무 2년을 제외하고 광주에서 나서 광주에서 자란 토박이로 지난 30여년간 ‘시민운동’을 했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적극적인 지지로 전략공천을 받아 행정가로 전환했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당을 창당할 때 따라가지 않았다. 그는 “정치적 변화에 휘둘리기보다는 시민 생활을 꼼꼼히 챙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치인·관료 출신의 역대 민선 시장들과 달리 광주시청의 문턱을 낮추고 관행은 깼지만 행정이 더디고 가시적 성과가 부족하다는 일부의 평가는 돌파해 가야 할 과제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민단체 활동하다 광주시장이 돼 보니 어떤 차이가 있나. -한국 사회는 그동안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지상목표로 전진했지만, 경제가 한없이 상승곡선을 탈 수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민생에 절실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갖게 됐다. 광주는 역사적 전환의 고비마다 의로운 일을 피하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소외되고 편견에 휩싸이는 어려움을 겪었는데 정치·사회적 접근뿐 아니라 지역의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는 지방정부로 중앙정부 못지않게 시민의 생명과 재산,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 →지난 총선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나. -광주를 포함한 호남은 늘 생존적 선택을 해 왔다. 보이지 않는 차별과 소외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 그걸 딛고 일어서려는 정치적 행위와 결정이었다고 판단한다. 그런 선택의 대전제는 누가 광주의 ‘오월정신’이나 가치를 소중하게 인정해 주느냐가 첫 번째였다. 두 번째는 지역의 미래와 민생문제를 책임져 주는 주체가 누구인가이다. 이번 총선도 그런 잣대가 적용됐을 거란 생각이다. →여소야대라는 결과가 나올지 모르고 총선 내내 ‘광주정신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있었다. -‘먹물 좀 튄 사람’들이 가진 생각과 밑바닥 민심의 차이가 컸다는 걸 확인한 선거였다. 광주시민들의 선택은 늘 웬만한 정치 분석가들도 놓치기 쉬운 그런 면이 있다. 정권교체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구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반영됐다고 본다. →지역의 주류 정당과 당적이 달라 불편하지 않나. -나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 아니다. 개인의 유불리에 따라 정치적인 이슈를 만들거나 주도하지 않겠다. 어느 정당에 소속돼 있든지 광주의 미래에 진정성 있게 응답할 수 있는 태도를 견지하겠다. →당적을 바꿀 가능성은. -‘시장은 살림하는 데 신경을 더 써야 한다’는 시장통의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 재선에 연연하지 않는다. →지역 살림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는가.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오월대’로, ‘녹두대’로 광주 청년들 할 만큼 했다.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뿐만 아니라 현대사 속에서 광주의 젊은이들은 의롭게 싸웠고 그들의 삶을 희생했다. 그런데 가장 빈궁하게 살고 있다. 충장로와 금남로를 걷고 있는 저 아이들이 전라도 출신, 광주 출신으로 어떻게 생존해 나갈 수 있을지가 본질적인 문제이다. 호남이 기울어진 상태라면 한국 사회는 바로 갈 수가 없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은 이름이 광주형이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한국의 제조업은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광주시장으로 지난 2년 동안 한 일은 무엇인가. -민선 6기를 시작해 보니 에너지 관련 기업들을 유치할 공단도 준비되지 않았다. 한국전력 등이 혁신도시로 해 내려오기로 했으니 민선 5기에서 이주 후속 조치를 마련했어야 했다. 중앙정부의 배려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는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정권 교체를 통해 예산을 많이 따오는 구조를 만드는 데 역량을 쏟기에는 시대가 너무 변했다. 지금 한국의 현실은 철강·조선·중화학 등 기존 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우리를 먹여살렸던 모든 구조가 무너져가는 상황에서 느슨하게 정치적 상황 변화만 기대하며 관리형 모드로 일관할 수 없다. 미래의 먹을거리 문제는 정부의 정책 하나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만드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연봉 1억원대의 임금구조 속에서 어떤 제조업체도 어느 대기업도 신규 투자를 꺼리고 있다. 광주 노사정은 광주시민과 합의를 바탕으로 연봉 3600만~4000만원대의 일자리 모델을 만들고 있다.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등의 사례를 연구 중이다. 이를 토대로 최근 중국의 조이롱 자동차와도 2020년에 전기차 등 10만대 생산을 위해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1998년 기아차 부도났을 때도 자동차가 6만 8000대였는데 현재는 62만대 생산하고 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지만 광주의 노사정은 이를 포기했다. 노사 문제가 가장 안정된 제3지대 법인을 만들면 현대·기아차의 통 큰 결단과 투자를 기대한다. 미국과 일본처럼 제조업이 리턴해야 한다. →‘달빛동맹’을 맺은 대구는 지역적 특수성 덕분인지 국책 사업들을 많이 따가더라. -우리도 기획재정부 사무관들 쫓아다니면서 프로젝트마다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들의 협력도 필요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운영 주체는 문화체육관광부이지만 우리 시가 직영하다는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전당이 위치한 동구 금남로와 충장로 등 옛 도심과 주변의 재래시장, 예술의 거리, 남구 양림동 근대역사문화권을 도심관광 콘텐츠로 활용할 방침이다. 아직은 관람객이 부족하다. 주말과 휴일 등에 문화전당 주변에서 프린지페스티벌을 정기적으로 펼친다. 코레일 등과 협의해 외지 관람객을 유치하고자 전당 관람객에게 교통비를 할인하는 내용의 ‘문화전당 투어’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유치 과정에서 말썽이 났던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준비는 잘되나. -유치 때 힘든 과정(정부 공문서 위조 사건 지칭)이 있었지만 정부와 국회가 이미 30여억원의 예산을 반영했다. 1200억원가량의 비용 가운데 정부에 600여억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광주는 전 세계 500개 도시 중 스포츠 영향력이 16위인 도시다. 하계 유니버시아 대회(U대회)를 치르고 월드컵 4강을 치른 덕분 같다. 지난해 재정 부담을 최소화해 치른 U대회 시설을 활용해 저비용 고효율 대회를 치를 수 있다. 당시 대회에 2000억원의 예산을 줄여 모범사례가 아니었나. 국제수영연맹(FINA)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호남고속철(KTX)이 개통됐고 수서발 고속철도 올 연말 개통한다. -이용객이 늘면서 주변 교통혼잡으로 민원이 많이 발생했다. 광주의 관문인 송정역을 너무 작게 지어서 문제다. 이 일대의 역세권 개발이 절실해 송정역복합환승센터를 내년 중 착공한다. 코레일이 해당 부지를 민간사업자에게 최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곳에는 환승센터와 주차장, 판매시설 등 문화복합센터가 들어선다. 광산구도 주변 일대의 전통시장을 단장하고 주차장도 확충한다. →2년 전 광주비엔날레에서 홍성담 작가의 그림을 철거해 논란이 됐다.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시장이 표현의 자유를 제어해서는 안 되지만 광주가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지 않도록 하려고 한 일이었다. 홍 작가는 중매까지 섰을 정도로 친한 사이였는데 그 뒤로 만나지 못하고 있어 개인적인 아픔도 크다. →윤 시장에 대한 광주 시민의 평가와 만족도는. -만족도가 많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자체 분석됐다. 가시적으로 드러난 것은 없는 것 같지만, 지난해 치러진 U대회도 성공적이었고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과 에너지밸리 구축 사업 등도 시민의 호응을 얻고 있다. 소수자·약자 배려로 시의 비정규직 83%를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비정규직 896명 중 743명이다. 서울의 스크린도어 비정규직 사망과 같은 일이 광주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정리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손학규, 재야원로들 정계복귀 요청에 “심각하게 고민”

    손학규, 재야원로들 정계복귀 요청에 “심각하게 고민”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광주 지역 재야 원로들의 정계복귀 요청에 “심각하게 고민해 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광주 지역 재야원로 15명은 전날 광주에서 열린 지인 딸의 결혼식에 참석한 손 전 고문과 결혼식장 근처 식당에서 2시간가량 오찬을 갖고 “나라가 어려운 데 강진에 계속 있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정권교체를 위해 큰 역할을 해야 마땅하다”고 복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손 전 고문은 “원로들의 당부의 말씀을 잘 새겨듣고 심각하게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손 전 고문은 “나라가 분열되고 경제와 민생이 도탄에 빠졌으며, 남북관계가 최악의 경색국면에 놓여 있고 청년 실업 등에 대한 걱정도 크다”며 “2년 가까이 강진에 칩거하고 있지만 늘 나라 걱정을 하고 있다”고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홍길 5·18기념재단 전 이사장, 김준태 조선대 교수, 안성례 전 오월어린이집 관장, ‘사단법인 윤상원 기념사업회’ 김상윤 이사장, 문상기 ‘시민의소리’ 대표이사, ‘광주전남 민주화운동 동지회’ 원순석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

    ●‘거기, 낭만이 떠있다’전 닫혀 있던 낭만의 감각을 자극하는 회화 작품들을 모은 그룹전. 시간과 현실 감각을 벗어나 환상과 환영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고선경(작품), 김현정, 양경렬, 윤상윤, 하지훈의 근작들을 선보인다. 14일~7월 4일, 종로구 효자로 아트팩토리. (02)736-1054. ●김도영 개인전 분채로 한지 위에 한옥과 한글을 모티브로 그리는 작가의 9번째 개인전. 정갈하고 단아한, 우리의 정서를 담은 ‘오월의 아침’, ‘복숭아 꽃이 피었습니다’, ‘맞닿은 기억들’ 등 근작을 선보인다. 30일까지, 세종시 갤러리 썸머. (044)867-7690.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마침내, 소년이 온다! 광주민주화운동 기록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마침내, 소년이 온다! 광주민주화운동 기록관

    '그 과정에서 네가 이해할 수 없었던 한가지 일은, 입관을 마친 뒤 약식으로 치르는 짧은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애국가를 부른다는 것이었다. 관 위에 태극기를 반듯이 펴고 친친 끈으로 묶어놓는 것도 이상했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5·18을 배경으로 발표한 소설, '소년이 온다'(2014)에 나오는 내용 일부이다. 맨부커상 선정 선임기자인 보이트 턴킨의 표현처럼, '압축적이면서도 정교하고 충격적인 장면을 아름답게 그린' 이 짧은 문장들은 어떤 매체보다 훨씬 더 선명하게, 5·18 의 의미를 독자에게 일깨워 준다. 작품 속 15살 소년, '동호'의 눈에 비친 태극기와 흐느끼던 애국가는 핏빛이고 의문이고 아픔이었다. 작가는 '소년이 온다'를 통해 '인간의 잔혹함에 맞서는 또 다른 인간의 고귀한 능력과 뜨거운 공존욕구'를 그리고자 하였다. 그리고, 결국, 작가는 5·18 민주화운동 가운데서 '인간성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낸다. '인간은 구원해주는 존재가 없어도 스스로 고귀함을 찾을 수 있는 뜨거운 존재'라는 것을. 그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2013년 3월부터 '소년이 온다'를 집필하면서 거의 매일 울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무자비한 폭력조차도 어찌 할 수 없었던 인간 스스로의 존귀함은 '소년이 온다'가 드러내고픈 작가의식의 고갱이일지도 모른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2007)에서 시각장애인 나주댁(나문희 역)은 죽은 자신의 아들을 끌어 안고 둥개면서, '얜 창수 아니여. 우리 창수는…코도 오똑하고 잘 생겼어. 애는 창수 아니여'라며 잡아떼는, 그러면서 아들임을 직감하는, 억장 무너진 모정(母情) 그 자체이다. 그러나 이 기막힌 스토리는 실제로 5·18 민주화운동 당시 상무관의 충격적이면서도 흔한 풍경을 옮긴 것이다. 머리가 으깨어져버린 ‘인간’의 모습을 앞에 두고, 살아남은 인간들은 없어져버린 얼굴들을 '인간'으로 기억하려 노력하였다. 형체가 일그러진, '식은 몸뚱아리'을 끝까지 '사람'으로 대하고자 한 것이다. 생사를 넘는 인격체로서의 존귀함을 찾기 위해. 어떻게든 죽음의 의미를 찾아내어 삶을 증명하기 위해. 작가가 눈물을 쏟은 이유다. 바로 이런 눈시린 기억의 몸짓들을 보관, 갈무리하고 곧추려는 곳이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이다. 유월의 초입에 그 날의 '오월'을 배웅하는 문턱에 서 본다. ● 뽕뽕다리와 차고약 별장을 기억하라!! "이적지 질로 살면서 맴에 늘 남아 있는 것이 바로 양동시장, 그니까 뽕뽕다리라고 지금은 발산다리인데, 그기하고 배고픈 다리하고…그 앞에서, 큰 차 위에 창아리가 막 쏟아지는 사람들을 실고, 고것을 수피아 여고생들이 붕대로 막 감고 하는 것이 눈에 선하지요. 차고약 별장이라고, 광주사람들은 다 아는데 공수부대가 나타났다고 소문듣고 시민들이 얼싸덜싸 전부 막 시내로 나올 때 였는디…그 다음에 일이 터져버렸지…시방 아무리 말 해도 사람들은 안 믿지…사진이 있나, 아무것도 없으요…' 김천성(67)씨의 오월은 이렇듯 무섭고, 억울하다. 또한 그때의 기록이 남지 않았던 것도 못내 안타깝다. 30년이 넘는 시간을 관통하는 공수부대의 총알자국이 여전히 남아있는 광주의 투명한 상처, 무던한 사람조차도 눈물부터 훔치게 되는 오월. 지금도 핏물 선명했던 대인시장 골목골목, 중앙초등학교 옆길, 금남로와 방림동 골목길 걷는 것을 두려워하는 시민들이 살고 있는 오월의 '광주(光州)'다. 그리고 이곳, 금남로 한 켠에, 낯선 군인들의 발길질을 그대로 감내해야 했던 시간들을 기록한 건물이 있다. 잠겨진 오월의 틈바구니에 겨우 겨우 손가락 하나 넣어 비집고 만든 뜨거운 이야기의 집. 없어지고 흩어져버려 안타까운 그 날의 시간을 모아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록관'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록관'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5·18기록물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를 위해 2015년 5월 13일, 금남로 221번지(옛, 카톨릭센터)에 문을 열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지하1층 지상7층 규모로, 지하는 지상1층과 통하는 계단을 만들어 휴게공간 등이 있는 시민공간으로 조성했다. 그리고 지상1층에는 방문객들에게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사실과 광주의 관광지를 안내하는 방문자센터도 운영해서 관람 편의를 돕고 있다. 우선 기록관을 자세히 살펴보자면, 지상1층부터 3층까지는 ‘항쟁 5월의 기록, 인류의 유산’이라는 주제로 한 상설전시관이 있다. 이 공간에서 주로 관람객들은 남겨진 5·18기록물들을 통해 당시의 치열했던 민주화 운동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4층은 민주인권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자료, 교양도서 등 1만여 점을 비치한 열람실로 운영이 된다. 이 곳에는 어린이 자료실, 일반자료실, 간행물실이 있다. 5층은 세계기록유산과 원본 기록물을 보존한 수장고, 6층에는 윤공희 전 천주교 광주대교장의 집무실 복원과 구술영상 스튜디오, 7층에는 세미나실과 다목적 강당을 갖췄다. 기록관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5·18민주화운동 기록물을 영구 보존하고 분류, 수집하게 될 대표적 기록관을 개관, 민주·인권·평화 도시인 광주의 위상을 높일 수 있게 됐다.”라며 “앞으로 세계가 인정하고 후손에게 계승할 5·18기록물의 역사적 가치와 중요성을 감안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라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기록관에 전시된 그 날의 오월을 들여다보면서, 도청 옆 방림동 딸기꽃 내음의 아늑함과 상무관 가득 들어서 있던 눈물의 짠내가 공존하던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기록관에 소장된 사진과 글을 읽어 가노라면, 도저히 얼추라도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의 순박한 죽음들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보는 내내 눈물짓게 만든다. 한국현대사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오월의 상처는 해답없이 늘 지나가고 또 다가온다. 슬픈 일과 아픈 일의 차이는 경험이다. 매년 오월의 광주는 슬픔을 넘어, 아픔을 겪어낸다. 대개의 역사는 한 30 여 년 지나면, 늘 그렇듯이, 추억의 자리로 물러서지만 오월의 광주는 도무지 '옛날 이야기'가 될 수 없는 ‘우리 이야기’로 남아있다. 현대사를 정리하려는 실감기는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 날의 소년은 아직도 실타래를 내려 놓지 못한 채 금남로 한 가운데에 서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록관에 대한 여행 20문답> -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20문답입니다. 1. 광주에 가면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인가요? - 5·18 민주화운동에 관련한 방문이라면 5·18 민주화묘지 참배가 제일 우선. 그 다음 아시아문화전당 가기 전 무조건 1순위. 2. 누구와 함께 가면 좋을까요? - 누구라도 괜찮다. 한국 현대사에 많은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더더욱. 3. 교통편은 어때요? - http://www.518archives.go.kr/?c=5/23/59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1(금남로 스탠다드 차티드 은행 맞은편 건물) - 지하철 1번 출구를 나와서 금남로4가역 4번 출구에서 30m이동 후 리틀차이나 중국어전문학원 앞에서 지하보도 이동 후 왼쪽길로 136m 이동하면 보인다. 4. 관람 안내? - 운영시간 평일 : 오전 09:00~18:00 / 토·일·공휴일 : 09:00~18:00 - 휴관일 1월 1일, 설날, 추석 - 매주 월요일. 다만, 월요일이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공휴일일 때에는 공휴일 다음의 첫 번째 평일 - 관장이 자료의 정리, 기록물·장서점검 및 보수공사 그 밖의 사유로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날 -관람료 무료 (상설전시실) ※ 특별·기획전시는 유료로 진행될 수 있음 5.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어때요? - 유명하지 못해서 안타깝다. 유명해져야 한다. 6. 여행객 응대 수준은 어떤가요? - 당연히 친절하다. 모르는 것이 있어 물어보면 언제든지 답변을 잘해준다. 1층 방문자센터에서 물어보면 된다. 7. 여행지가 지니고 있는 전문성은 어떠한가요? 공부를 많이 하고 가야 하나요? 조심할 것이 있나요? -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전문적인 자료 열람 공간이다. 이 곳에서 공부를 하는 곳이니 편하게 가면 된다. 일반 관광지가 아니니 엄숙한 마음으로. 8. 전체 여행 경비는? - 당연히 무료다. 9. 가장 감탄하는 점은 어떤 것인가요? - 사라지는 역사를 보존하려는 인간의 노력. 10. 아쉬운 점이 있다면? - 좀 더 넓은 장소였으면 좋을 듯 하다. 동선이 좁다. 11. 운영진에게 한마디 한다면? - 좀 더 많은 홍보가 이루어지면 좋을 듯. 12.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518archives.go.kr/ 13. 꼭 추천하고픈 공간은? - 3층 전시실. 세계 각국의 역사적 인물들의 기록들. 14. 여행을 비추하고픈 사람과 이유는? -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하여 애시당초 관심이 없는 사람들 15. 먹거리 정보와 식당 정보는? - 호남의 중심, 광주에서 맛집을 굳이 찾을 필요는 없다. 건물 뒤, 예술의 거리와 대인 시장 주변에 많은 식당들이 있다. 16. 어떤 코스를 도는 것이 좋을까요? 추천코스는? - 시킨 대로. 차례로 17. 도움되는 다른 사이트? - 5·18 기념재단 http://518.org 18. 광주에 이와 유사한 다른 공간도 있나요? - 5·18 민주화묘지에 추모관이 있다. - 5·18 사적지 : 전남대학교 / 광주역광장 / 시외버스터미널 / 금남로 / 구도청 / 상무관 / 광주YMCA / 5·18 민주광장 / YWCA옛터 / MBC옛터 / 녹두서점옛터 / 전남대학병원 / 광주기독병원 / 구)적십자병원 / 조선대학교 / 배고픈다리 / 주남마을 / 광목간 / 농성광장 / 상무대옛터 / 무등경기장 / 양동시장 / 광주공원광장 / 5·18최초발포지 / 광주교도소 / 국군광주병원 / 5·18 구묘지 / 남동성당 / 505보안부대/ 들불야학 19. 숙소정보는? - 광주는 광역시다. 숙소는 원하는 만큼 있다. 하지만, 518을 즈음하여 숙소가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20. 총평 및 당부사항 - 5·18에 대한 정확한 진상을 알게 해주는 소중한 공간이다. 이 곳에서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팩트를 만날 수가 있다. 1층 방문자센터는 꼭 들리시길!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생명의 窓] 오동 꽃/이재무 시인

    [생명의 窓] 오동 꽃/이재무 시인

    나도 누구나처럼 사계 가운데 봄을, 그 속의 오월을 좋아하고 즐긴다. 과연 계절의 여왕답게 오월의 하늘은 높고 밝은 가운데 햇살은 갓 찧어 낸 떡쌀처럼 눈부시게 곱고 부드러워 바라만 보아도 현기가 인다. 연초록의 광휘가 일순간 들것이 되어 몸과 마음을 들어 올린다. 꽃은 피어 열흘을 붉지만 초록은 지치도록 푸르게 살면서 날마다 새로운 그늘을 지상으로 흘려보낸다. 아침에 태어나 저녁에 죽는 그늘을 나는 사랑한다. 오월 수목들에서 흘러나오는 그늘은 더욱 푸르고 싱싱하다. 어찌 초록뿐이랴. 오월에 피어나는 꽃들은 그 자태가 얼마나 곱고 아름다운가. 꽃들은 저마다 고유한 빛깔과 향기로 은은하고 화려하고 찬란하다. 등꽃, 붓꽃, 찔레꽃, 엉겅퀴 꽃, 오동 꽃, 작약, 라일락, 아카시아, 장미 등속. 나는 오월의 꽃들을 모두 좋아하지만 특히 오동꽃을 더 선호하고 아끼는 편이다. 내가 오동 꽃에 유난스레 애착을 부리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없지 않다. 오동나무가 피우는 꽃이기 때문이다. 오동나무는 참으로 쓸모가 많은 나무이다. 아시다시피 오동나무로 장롱을 만들 수 있고 거문고가 되었다가 관이 되어 죽음을 담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나 어릴 적 동네 어귀엔 참나무와 함께 오동나무가 많았다. 늦봄과 여름날의 등하교 때에 나는 자주, 길가에 서 있던, 은밀한 동무였던 오동나무의 그 커다란 잎사귀들이 드리운 그늘에 들어가 더위 먹은 책가방을 쉬게 하였다. 나는 그 나무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들을 털어놓았고 억울하고 분한 일이 있을 때는 그 품에 안겨 어깨를 들썩이기도 하였다. 그러던 어느 해 큰비가 내려 저수지 둑이 터진 날 예의 오동나무가 몸을 감추었다. 이별의 쓰라린 경험을 최초로 안겨 준 오동나무 때문에 나는 한동안 실의에 젖어 지내야 했다. 그랬던 오동나무는 지금은 내 몸속에 뿌리를 내려 바람 불면 바람 분다고 날 저물면 날 저문다고 마음의 현 여섯 줄을 크게 울린다. 또 바람 드센 도심의 거리에서 동무들과 헤어져 홀로 골목을 돌아올 때는 저만큼 우뚝 멈춰 서서 그 큰 잎사귀들을 흔들어 댄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흔들어 댄다. 나이 들어 춘사를 겪고 난 후 상심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무진 애를 쓰던 어느 해의 봄날도 이마에 꽃들을 가득 매단 채 오동나무가 나를 찾아왔다. 그즈음 나는 은밀하게 방에 들어가 수년을 살다가 죽어 버린 사련을 봉지에 담아 치우고 있었다. 내게서 시를 밀어내고 걸핏하면 수면 장애를 일으키던 애련을 나는 참지 못하고 조금씩 죽여 왔던 것이다. 시름시름 앓으면서도 삼 줄기처럼 질긴 목숨의 끈이, 밑 터진 봉지가 한순간 우수수 내용물을 쏟아냈을 때처럼 마침내 옭아맨 매듭을 풀어 버렸을 때, 내가 살던 아파트 베란다 밖 오동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오동나무 속에는 얼마나 많은, 구성진 가락과 음표들이 살고 있을까.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오동나무를 마주 대하거나 떠올리고 있으면 부지불식간 들끓는 소음의 부유물이 가라앉는다. 기골이 장대한 데다 과묵한 그에게서 나는 참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구업 짓지 말라는 것과 떠나온 것들에 연연하지 말라는 것과 인과에는 반드시 응보가 따른다는 것을 옹알옹알 저만 알아듣는 소리로 조근조근 솥뚜껑처럼 굵은 이파리들 아래로 무겁게 떨어뜨린다. 마음이 갈피 없이 흔들릴 때 나는 오동나무와 꽃을 보러 가거나 떠올린다. 내가 오동나무와 꽃을 특별하게 좋아하는 것은 두꺼운 추억과 더불어 성찰의 한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 [열린세상] 대북 제재 중에도 통일 준비는 계속해야 한다/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대북 제재 중에도 통일 준비는 계속해야 한다/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5월의 신록은 너무나 신선해서 가슴에 활기를 주는 청춘과 같다며 청춘의 특권을 마음껏 누리라는 천상병의 ‘오월의 신록’이나,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는 피천득의 ‘오월’의 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많은 시인과 작가들은 계절의 여왕 5월을 찬미해 왔다. 5월은 희망과 꿈, 그리고 도전이라는 단어들의 조합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래서인지 5월은 많은 기념일이 빼곡히 차 있는 달이기도 하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그리고 5월의 마지막 주에 개최되는 통일 박람회에 이르기까지 기념할 날과 큰 행사들이 집중돼 있다. 그런데 5월의 남북 관계를 들여다보면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싱그러운 신록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 지난 5월 6일 36년 만에 개최한 7차 당대회에서 북한은 남북 관계의 회복과 발전을 향한 비전보다는 사회주의 강국을 조속히 건설해 나가기 위해 핵·경제 병진노선을 항구적인 전략노선으로 택하고, 2012년 헌법에 이어 2016년 당 규약에도 핵 국가임을 표기했다. 북한은 핵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은 채 북한 비핵화를 국제 비핵화로 대체하고, 남북 관계 개선의 절박성을 언급하며 과거 ‘통미봉남’에서 ‘통남봉미’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7차 당대회에서 남북 군사회담을 우선적으로 개최할 것을 표명한 이래 당대회가 종료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난 20일에는 국방위원회 공개 서한, 21일에는 인민무력부 통지문, 그리고 22일에는 원동연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 담화를 통해 3일 연속 군사회담을 제안했다. 우리가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구하자 이에 대한 답변도 없이 또다시 동일한 내용으로 군사회담을 제안하고 있다. 심리전 중단과 전단 살포 중단을 위한 남북 군사 당국자 회담을 열자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주요 걸림돌인 핵 문제보다는 김정은의 권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최고 존엄’ 문제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권위의 문제는 북한 당국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지 남북 간의 상호 긴장을 완화하고 안정과 평화를 회복시키는 조치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 북한이 공세적으로 제안하는 군사회담은 북한의 통일 정책과도 연계돼 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신년사에서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 나가자는 구호를 제시한 이래 이번 7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는 ‘하루빨리 분열의 장벽을 허물고 조국 통일의 대통로를 열어 나가야 한다며, 우리대에 반드시 조국을 통일’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통일 준비와 관련해서는 비평화적 방법에 의한 통일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남북 관계가 악화되고 교착 상태에 이른 것을 우리 탓으로 돌리며, 북한은 우선적으로 군사회담을 개최하고 이후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한 각급별 대화와 협상을 전개해 나가는 ‘민족통일 대강’을 내세우고 있다. 즉 5월의 공세적인 북한의 군사회담 제안은 ‘통일’을 앞세운 남북 간 대화 국면을 재개하기 위한 공세적 전략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의 이러한 행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가 놓치고 있는 점은 없는가를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즉 북한 비핵화의 전망이 밝지 않음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남북 관계의 경색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은 어느새 ‘통일’의 화두를 희미하게 만들어 버렸다는 점이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 통일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낮아진 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통일에 대한 열정과 관심, 그리고 통일 준비는 남북 관계의 경색 여부에 따라 양은 냄비처럼 금방 달아올랐다가 식는 것이 아니라, 화롯불처럼 은근히 지속되는 것이다. 어쩌면 통일 준비는 지금처럼 소리 없이 조용히 그리고 쉼 없이 준비해 나가는 것이 더 맞을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되는 ‘통일박람회 2016’은 왜 우리가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해 준다. ‘온 국민이 함께하는 통일 축제의 장’이 ‘남북이 모두 함께하는 통일을 기념하는 축제의 장’이 돼 참으로 즐겁다고 말하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
  • “남중국해 주권은 존중돼야… 대국이 소국 괴롭히면 안 돼”

    中 “지역국가 규칙 존중해야” 반발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 대중 연설을 통해 전쟁의 상처를 씻어 내고 양국이 전략적·경제적 동반자 관계를 돈독히 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 중국을 겨냥해 “주권은 존중돼야 하고 큰 나라들이 작은 나라들을 괴롭혀선 안 된다”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 국립 컨벤션센터에서 한 연설에서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현실이 됐다”면서 “과거 적이었던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 개선이 지금 세계 각국에 교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가 전쟁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 준다. 양국 국민이 번영의 시대를 열어 가자”고 강조했다. 연설장은 2300여명으로 가득 찼고 연설 중간중간에 박수가 나왔다. 과거 베트남전에 대해선 “과거 미국(사회)을 양분시켰던 전쟁이 이제 양국 관계의 치유를 위한 근원이 되고 있다”며 “(베트남인들의 상처에 대해) 유념하고 있다”고 간단히 언급했다. 41년 만의 양국 관계 정상화의 이면에는 중국을 향한 날 선 견제가 담겨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큰 국가들이 작은 나라들을 괴롭히지 말아야 한다”며 중국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뒤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또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에서는 비행하고 항해하는 것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20세기 치러진 2개의 전쟁인 베트남전과 태평양전쟁의 당사국인 베트남과 일본을 잇따라 찾는 이유가 바로 오월동주(吳越同舟)식 대중국 공동 전선 구축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미군 군함과 군용기가 누리는 항행의 자유라면 국제사회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역외국가(미국)는 지역 국가의 평화수호 노력과 지역의 규칙·질서를 존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가의 크고 작음이 ‘관건’이 아니라 당사국이 성의가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비판했다. 이날 오후 오바마 대통령은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무대가 된 호찌민으로 이동해 불교 사찰 옥황사를 찾아 기도를 올리며 베트남전의 상처를 달랬다. 그는 300개의 불상을 일일이 돌아보며 종교적 다양성을 지지하는 행보를 보였다. 또 드림플렉스 비즈니스 콤플렉스를 찾아 청년 창업자들을 만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 히로시마로 떠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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