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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복개가 아닌 복원을

    “경작이 뭐예요,엄마?” 놀기만 하던 아이가 한자시험을 본다며 한 질문이다.기회다 싶었다.경작이란 밭을 갈아서 일구는 것이다.마음의 밭을 일구는 것이 교양이고 문화다.그러니 놀지만 말고 마음의 밭 하나 경작해보는 건 어때? 아이는 심드렁하게 대꾸했다.“난 녹지 보존을 선택할래.” 오랫동안 우리 사회는 녹지개발이야말로 생산 증대와 풍요를 보장하는 보증수표라고 생각했다.청계천을 복개하고 그 위에 시멘트 고가도로를 건설한 것도 그런 믿음 때문이었다.그런데 이제는 복개했던 청계천을 복원하겠다고 난리다.‘미래는 먼 과거에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 박태원의 ‘천변풍경’(1938년)을 보면 청계천 빨래터에는 주인이 있었다.무슨 소리냐고? ‘주인’은 천변에 솥을 걸고 빨랫줄을 친다.그러고는 빨래하는 아낙들에게 자릿세를 받는다.경성부청에서 따낸 당당한 허가증으로 편의시설을 갖춰 놓고 사용료를 거둬들인 셈이다. 한 여자가 빨래를 하고 그냥 자리를 뜨려 한다.그러자 다른 아낙들이 자릿세도 모르는 걸 보면 시골서 갓 올라온 모양이라고 쑥덕거린다.그 시절 빨래터 주인에게 청계천은 돈줄이었다. 청계천이 복개된 것은 지난 1970년대의 일이다.빨래하던 아낙들의 수다와 시름은 복개천 아래 잠겼다.때 늦게 부청의 허가를 얻어 막차를 탄 빨래터 주인의 꿈과 좌절도 그 아래에 묻혔다.매몰돼 버린 꿈과 좌절은 복계천 위의 빽빽한 피복공장으로 되살아난다. 살아 생전 전태일은 피복공장에서 하루 16시간씩 일하는 어린 견습공(시다)들을 보면서 가슴 아파했다고 한다.그들의 고달픈 노동이 없었다면 동대문 의류상가가 지금처럼 발전했을까? 청계고가 위로 신나게 달리는 승용차들을 바라보던 ‘시다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다림질의 열기 속에서 여름이면 멱감던 고향 마을 시냇가를 떠올렸을까? 힘겨운 노동에서 벗어나 남들처럼 고가 위를 시원하게 달려볼 날을 고대했을까? 고가 위를 달리고 싶던 그들의 꿈이 실현된 이 마당에,청계고가는 마침내 헐리기 시작했다.청계천 주변 상인들의 깊은 한숨을 제외하면,맑은 물길이 도심을 흘러간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그런데 ‘청계천 복원’을 내걸고 또 다른 ‘청계천 복개’를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들린다.청계천복원추진본부는 청계천을 옛 모습대로 복원해서 녹지와 자연을 서울 시민들에게 되돌려주는 데 관심이 있다기보다,세운상가를 중심으로 한 도심 낙후 지역의 대대적인 재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청계천이 번쩍거리는 상가와 요란스러운 테마공원으로 도배될까 무섭다.경성부청이 아니라 서울시청이 자릿세를 거두기 위해 기왕의 허름한 삶을 몰아내고 견고한 인공도시를 세울 것 같아 두렵다. 도시가 견고해 보이는 까닭은 인간의 생물학적인 조건을 은폐했기 때문이다. 잿빛 시멘트 철골 구조물과 매연을 내뿜는 차량 홍수 속에서는 생명체가 숨쉬기 어렵다. 치명적으로 오염된 물과 공기로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다.게다가 무릇 태어난 모든 것은 사라진다.견고하기 이를 데 없던 청계고가도,그것을 건설한 사람도 모두 사라졌다. 인도의 황량한 고원 지대에서 자연 친화적인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라다크 사람들은 땅을 하루치,이틀치로 헤아린다고 한다.땅 넓이는 일굴 수 있는 시간 단위로 측정된다.그들에게 땅은 시간처럼 흘러가는 것이다.그들은 땅을 필요 이상으로 경작하여 착취하는 일이 없다고 한다. 이제 개발이 아니라 보존이 화두인 시대다.개발이 아니라 제대로 복원된 청계천이 도시 생활의 즐거운 물길 하나를 열 수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양적 생산성에 비길 수 있겠는가. 임 옥 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공동대표
  • [씨줄날줄] 인터넷 국정신문

    멕시코시티는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로 꼽힌다.미국의 뉴욕타임스가 화산으로 둘러싸인 이 도시의 공기를 ‘희끄무레하고 노란 오염 물질의 푸딩’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멕시코 정부는 고민 끝에 1990년 대기 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오염의 주범인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1주일에 한번 순번제로 모든 차량의 운행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다.움직이는 차량이 적으면 오염도 줄어들 것이라는 논리에 근거한 법이었다.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여유 있는 사람들은 운행 금지의 불편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 차량을 구입했고,여유가 없는 사람들도 새 차를 사면서 헌 차를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운행했다.낡은 차량의 운행이 늘어나면서 대기 오염은 더 악화됐다. 이 때문에 멕시코 정부가 추진했던 이 정책은 동기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탓에 좋은 의도가 나쁜 결과를 초래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청와대와 국정홍보처가 오는 9월1일부터 정부 부처의 정책을 기사 형식으로 재가공해 온라인상에 제공하는 ‘인터넷 국정신문’(가칭)을 창간하기로 했다고 한다.정책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면서 이른바 ‘족벌언론’에 대항하는 대안매체로 키우겠다는 발상인 것 같다.참여정부 주역들이 족벌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해 적대감에 가까울 정도로 반감을 지닌 점 등을 감안하면 ‘우리를 대변해줄 언론매체를 갖고 싶다.’는 심정은 이해된다. 그럼에도 인터넷에는 벌써 정부가 최악의 경제 상황인데도 언론 사냥에만 열중이라는 비난의 글에서부터 기왕에 있는 국정홍보처 홈페이지나 제대로 꾸미라는 충고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의도를 비꼬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한나라당 역시 ‘네티즌의 감성에 호소해 왜곡된 국가 경영을 계속하려 한다.’며 발끈하고 있다.한나라당은 중앙당 유급 사무처 직원의 절반가량을 사이버 업무에 투입해 일전불사할 태세다.인터넷 이용자들은 그렇지 않아도 민생 문제를 돌보지 않는 정치권이 사이버상에서 벌일 정쟁을 걱정하고 있다. 정부는 각 부처의 인터넷 홈페이지 외에도 오프라인 ‘정부 간행물 뉴스’를 발간하고 있다.정부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불평할 게 아니라 왜 좋은 의도가 나쁜 결과로 귀결되는지부터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 “독특한 영상 할리우드도 흉내못내”/ 126억 애니大作 ‘원더풀 데이즈’ 김문생 감독

    “초등학교 입학한 아이가 중학생이 될 때까지”(김문생 감독의 말) 영화 한편에 매달려온 건 ‘무모한 짓’이다.한국에서 한번도 재미를 본 적 없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이라면 더더구나 그렇다.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에 7년이 걸려 탄생한 영화.세간에서 이런 수식어로 먼저 기억되고 있는 SF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제작 틴하우스·17일 개봉)는 CF감독이었던 김문생(44) 감독의 데뷔작이다.에코반(극중 주요공간인 미래도시)에서 마침내 ‘해방’된 감독을 서초동 제작사에서 만났다.안면몰수(?)하고 모두들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부터 던졌다. 총 제작비가 126억원이나 되니 영화가의 반응이 기대반 우려반이다.이런저런 이유로 제작기간과 개봉시점을 계속 미뤄 제작비가 110억원으로까지 불었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어쩔 수 없이 떠올리게 된다. -솔직히 처음엔 이렇게 큰 돈이 들 줄은 몰랐다.욕심이 커지면서 제작비도 불었고 그에 대한 부담감도 물론 비례했다.근년들어 블록버스터들이 줄줄이 깨지니까 걱정들을 많이 하는데,한국 애니메이션이 활짝 꽃피울 수 있는 싹은 틔웠다고 분명히 자신한다.물론 관객 동원에도 성공해야 하겠지만. 제작비는 무난히 회수할 것 같은가. -어렵게 생각하진 않는다.국내에선 100만∼150만명이 봐주길 바랄 뿐이다.지난 5월 칸 영화제에서 프랑스 지역에 50만달러(약 6억원)어치를 팔았고 독일,영국,이탈리아,일본 등과도 국내 개봉 전에 계약을 마칠 거다.해외 반응이 좋다. 최근 ‘오세암’도 기대 속에 개봉했다가 흥행엔 실패했다.한국 애니메이션이 실패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오랫동안 OEM(하청)제작만 하다보니 제조기술은 우수하지만 기획능력을 쌓지는 못했다.문화적 정체성을 견지하면서도 보편성을 갖춘 기획이 관건이다. 으레 애니메이션은 어린이 관객을 의식하게 마련이다.‘원더풀 데이즈’는 타깃층이 좀 다른 것 같다.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긴 했으나,처음부터 영 어덜트(Young-adult)층을 겨냥했다.미국 애니메이션이 어린이,일본 애니메이션이 오타쿠(마니아)층을 의식하듯 우리가 영 어덜트 시장을 뚫는 건 나름의 특화전략이다. 이 영화의 강점은 뭔가.하회탈 등이 등장하는 건 한국적 정서를 보여주기 위해선가. -하회탈은 내 별명일 뿐 특별히 뭔가를 노린 포석은 아니다.영상과 음악(작곡가 원일이 프라하 오케스트라를 동원했다.)이 독특한 형식의 영화가 목표였다.할리우드,일본 쪽 어느 부류에도 속하지 않는 개성을 드러내고 싶었다.이전에 CF를 만들 때도 생활철학이 그랬다.‘유일해지는 게 곧 최고가 되는 길’이라고. 영상의 표현기법이 사실적이면서도 매우 독특하다. -바로 그게 영화의 무기다.손으로 표현하는 2D(셀)애니메이션,컴퓨터그래픽인 3D애니메이션에다 배무덤 등 주요공간들은 미니어처를 만들어 촬영해 이들을 합성시켰다.할리우드에서도 신기해 하더라.그들은 기술은 있으되 ‘여건’이 안된다.세 부분을 할리우드 제작시스템으로 결합시키려면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기 때문이다.그걸 노렸다. 다음 작품에 대한 계획은. -실사일지 애니메이션일지 모르겠다.SF,팬터지,액션 이런 요소들이 미지의 시공간 속에 뒤섞인 역사물을 해보고 싶다. 김 감독은 홍익대 시각디자인과를 나왔다.1988년부터 그가 만든 CF는 줄잡아 200여편.특히 그 중에서도 ‘하벤’ ‘환타’ ‘치토스’ 등 애니메이션 특수광고 쪽에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수정기자 sjh@ ‘원더풀 데이즈’는 어떤 영화 시사에 앞서 감독은 “보편적인 이야기를 특수한 방식으로 만들었다.”고 영화를 소개했다.뚜껑을 열어본즉 그 말은 정확한 자평이었다. 기획부터 완성까지 7년을 공들인 영화답게 ‘원더풀 데이즈’의 세련된 화면은 할리우드산 못지 않은 수준.손작업으로 이뤄지는 셀애니메이션과 컴퓨터그래픽,미니어처 실사 촬영이 뒤섞인 영상이,화면이 바뀔 때마다 다른 맛의 감상을 던지는 건 영화의 큰 매력이다.하지만 드라마의 서사가 그에 못 미쳐 아쉽다는 게 시사회 안팎의 중론이다. 영화는 2142년을 시대배경으로 한 SF.에너지 전쟁 이후 지구의 생존자들이 남태평양에 건설한 인공지능 도시 에코반이 주요공간이다.오염된 공기와 물을 에너지원으로 에코반이란 신도시가 건설됐다는 설정,즉 지구를 살아 있는 생명체로 인식하는 ‘가이아 이론’을끌어들였다.그러나 정작 이야기는 에코반의 여자 경비대원 제이와 오래전에 사라졌다가 에코반을 찾아온 첫사랑 수하,둘 사이를 질투하는 에코반의 경비대장 시몬 등 세 사람이 엮는 멜로다. 지지부진한 이야기 전개와 지나치게 사랑이야기에 기대는 시나리오가 빼어난 화면기술의 기대치를 못 받쳐주는 게 흠이다.신인 성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손쉽게 인기를 끌 수 있는 스타를 쓰지 않고 신인을 동원한 용기는 참신하다.그럼에도,감정변화에 따르지 못한 채 낮은 톤으로만 일관하는 미숙한 대사가 집중력을 떨어뜨려 아쉽다. 황수정기자
  • [건강칼럼] O-157 대장균

    천신만고 끝에 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가 좀 수그러드는가 싶었는데 이번에는 장관 출혈성 대장균이 등장했다.‘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많은 사람들이 ‘전염’이라는 말만 듣고도 이 질병에 지레 겁부터 낸다. 장관 출혈증상을 일으키는 O-157 대장균 식중독은 체내에서 실핏줄을 파괴하는 ‘베로’라는 특정 독소가 분비돼 혈변·혈뇨 증세를 보이며,방치할 경우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그러나 일부 언론의 호들갑스런 보도와 달리 O-157 대장균에 의한 장관 출혈은 그렇게 두려운 질병은 아니다.주로 소의 장관(소화기)에서 증식하는 이 세균은 섭씨 75도에서 1분 만에 사멸하므로 고기를 잘 익혀 먹기만 하면 병명을 모르고도 지나칠 수 있다.이 질환의 치사율은 0.1% 정도이다.이는 이 병으로 죽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떤 병이든 최선은 안 걸리는 것이다.이런 점에서 쇠고기를 다루는 음식점은 위생에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특히 쇠고기를 다져 조리하는 햄버거의 경우 살집이 두꺼워 자칫소홀히 다뤘다가는 오염된 고기가 덜 익은 채 제공될 수 있다. 발병이 잦다고 장마철에 기승을 부리는 전염병을 만만하게 여겨선 안된다.콜레라·이질같은 수인성 전염병과 식중독이 어떤 면에서는 장관 출혈성 대장균보다 훨씬 위험하다.식품의약품안전청과 기상청 등이 공동으로 제공하는 식중독지수(미생물 증식에 따른 음식물 부패 가능성)를 보면 기온이 29도일 경우 지수가 50에 이른다.각종 여름 질병의 위험경보쯤 되는 수준이다. 외국에서는 우리나라에 SARS 감염 환자가 거의 없었던 것이 김치나 마늘 때문이라고들 한다지만 필자는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장마철이라지만 균형잡힌 식단과 규칙적이고 청결한 생활,음식물 끓여 먹기와 적절한 운동,그리고 긍정적인 생활 태도만 갖추면 건강하고 기분 좋게 날 수 있다. 박상근 상계백병원 부원장
  • 기고 / 안전한 먹을거리는 행복의 기본

    사람은 누구나 무병장수하며 행복하기를 원한다.사람이 행복하기 위한 조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이다.건강한 체력을 유지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안전하고 영양이 고른 음식물을 섭취해야 하는데 요즘처럼 각종 공해와 오염이 심한 시대에는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그래서 세계 각국은 국가차원에서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고자 생산에서 유통까지 엄격하게 관리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특히 유럽과 일본에서는 식품안전관리시스템의 대대적인 개편이 추진되고 있다. 과거의 규칙과 제도가 수술대에 오르고 새로 법과 조직이 만들어지고 있다.직접적인 계기는 광우병으로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과 불안이 전례 없이 높아진 데에 있다.그렇지만 그 밑바닥에는 식생활을 둘러싼 현대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깔려 있다. 경제·과학기술·교통·정보통신의 발전으로 우리 식탁은 풍성해졌지만 그만큼 불안도 커졌다.식탁에 오르는 먹을거리는 농민의 손을 떠나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 처리·가공·조제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데,그 사이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알 수 없다.더욱이 글로벌사회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식품의 속내를 알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현실은 선진국이나 우리나 매 한가지다.따라서 선진국에서는 ‘농장에서 식탁까지’푸드시스템 전부를 포괄하지 않으면 식품의 안전성이 보증될 수 없다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이전에는 최종 생산물의 검사만으로 안전 확보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이제는 생산·가공·제조·유통·소비 등 각 단계에서의 오염 차단이 중시되며,나아가 전체 과정의 정보를 축적·제공하는 추적가능성(traceability)이 강조된다. 아울러 사후대응보다는 사전예방이 강조된다.전에는 ‘문제만 일어나지 않으면 괜찮다.’는 관점에서 일이 터진 후의 위기관리에만 집중했다.하지만 광우병 사태를 겪으면서 이런 태도는 사라졌다.100% 안전이란 있을 수 없으며,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그래서 도입된 것이 ‘위험분석(risk analysis)’이라는 새로운 관점이다.장차일어날 수 있는 ‘악영향의 확률(위험)’을 과학적으로 추정하고,이를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는 조치를 취하자는 것이다. 그 결과 위험분석의 관점에 따라 식품안전 행정을 전면적으로 개편해 평가·관리·정보교환이라는 위험분석의 기본요소가 실행되도록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그 가운데 하나는 위험평가 기관과 위험관리 기관을 분리하는 것이다.산업적·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도록 과학적 위험평가 기능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작업이다.유럽연합(EU)과 프랑스에서는 식품안전청이라는 독립적 위험평가기관을 신설했다. 다른 하나는 위험관리 기능의 일원화다.농장에서 식탁까지 일관행정의 필요성에서 기능을 집중한다.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보건복지부와 농림부로 나뉜 안전관리기능을 한 부처로 몰아주는 일이다.덴마크와 뉴질랜드에서 농업부로 일원화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식품의 안전을 위해서 세계 각국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농작물을 재배하는 지역에는 공해시설이 들어서지 못하게 규제하고,농약·화학비료의 사용을 극히 제한하는등 정책을 추진하는 까닭은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다.그러나 미국을 위시한 농업대국들은 농업기반이 취약한 국가에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는 농산물을 무분별하게 수출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농산물과 식품의 안전성에서 사각지대이다.보따리상인을 통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오염된 농산물을 통해 각종 병원균이 유입되고,기준치를 30배나 초과하는 양의 농약이 검출되는 등 중국 농산물이 이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단속을 강화하고 처벌을 엄격하게 해 위험한 농산물과 식품의 유통을 근절해야 한다.그리고 가정의 건강을 책임진 주부들도 농산물을 구입할 때 원산지를 반드시 확인하고,안전성을 면밀히 살펴보는 지혜를 가져야 하겠다. 이홍규 농업지키기운동본부 간사
  • 눅눅해진 사료 햇볕에 말려야 / 여름철 애완견 관리 이렇게

    여름철은 애완견들의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때이다.무덥고 눅눅한 날씨로 생체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져 각종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애견의 사료에 신경을 써야 한다.장마철에는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아 세균 번식이 쉽고,사료가 쉽게 상해 설사나 구토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설사로 고생하는 개의 대부분은 췌장과 장 등에서 소화액이 잘 분비되지 않아 소화력이 떨어져 신체 면역기능을 크게 상실함으로써 질병에 걸리기 쉽다. 주병구 대림동물병원 원장은 “여름철에는 사료가 쉽게 상할 우려가 있다.”며 “개봉된 마른 사료는 날씨가 갤 때를 이용,햇볕에 말려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소화기능이 좋지 못한 개는 지방이 적은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을 먹이는 것이 좋다.오염된 음식물을 잘못 먹여 설사를 한다고,집에서 사람용 지사제를 사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설사는 세균이나 세균 독소를 빨리 배출,더 이상 장에서 흡수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몸의 방어작용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설사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수분을 보충해 주고 안정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 털 관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털이 길면 목욕을 하고 난 뒤 말리기도 어려운 데다,털이 많이 빠져 위생에도 좋지 않다.털이 젖거나 눅눅하면 털에 병균이 서식하게 되는데,이는 피부병의 원인이 된다.곽윤주 독립문 동물병원 부원장은 “특히 장마철에는 일교차가 커져 애완견들이 감기 등 호흡기질환 등에 걸리기 쉬운 것은 물론,습기가 많아 세균 번식도 용이해 피부병 등에도 걸리기 쉽다.”며 “겨드랑이·발가락·항문 주위 등 세균 등이 번식하기 쉬운 곳을 잘 말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보통 서너 살이 안 되는 개에게 무서운 적인 모기는 ‘필라리아(심장사상충)증’의 원인이 된다.따라서 개집의 창에 방충망을 설치하거나 모기약을 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김진호 충현종합동물병원 부원장은 “필라리아는 개의 심장에 기생하면서 온몸에 피해를 주는데,심하면 폐동맥 파열 등의 원인이 돼 치명적이다.”며 “그러나 정기 검진이나 조기 진단으로 찾아내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있고 한 달에 한 번씩 복용하는 예방약도 있어 제때 동물병원을 찾으면 별 문제는 없다.”고 말한다. 김규환기자 khkim@
  • 실내 분위기 밝아지고 습도 유지에도 큰도움 / 화초 가꾸니 행복 두배

    화초는 실내를 한층 더 밝게 하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어 싱그러운 공간을 만든다. 화초를 초보자에게 ‘생명을 존중하면서 ’ 기를 수 있도록 안내한 책이 발간됐다.‘세상에서 가장 쉬운 실내 화초 기르기’가 그것이다.관상용 식물과 정원 관리에 대한 다양한 입문서를 저술한 독일의 ‘안냐 플레미히’가 썼다. 제때 물과 비료를 주고,분갈이를 하면서 정성을 쏟는 것은 식물 돌보기의 기본.그러나 자라는 환경을 맞춰주지 않으면 식물은 이같은 노력을 저버린 채 병이 들거나 죽을 수 있다. 또 품종에 따라 원하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각 화초의 성격을 고려해 놓을 자리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예를 들면 ▲서늘하고 밝은 침실에는 시클라멘,아잘레아,프리물라 등이 좋고,▲어둡고 외풍이 있는 현관에는 엽란이나 아이비 ▲따뜻하고 습한 욕실에는 열대 화초들이 적합하다. 물과 비료 제대로 주기,휴가철 물주기 관리법,올바른 분갈이와 가지 치기,병충해 방제 등 화초 기르기의 기본 중의 기본인 화초 손질법은 책의 가장 첫부분에 상세하게 설명돼 있다. 기초를 익혔다면 이제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화초를 골라 실전에 돌입해보자. 책에서는 창가에 배치하면 좋은 꽃으로 화려한 꽃이 오랫동안 피는 ‘아데니움’,예쁜 색깔의 열매가 포인트인 ‘관상용 파프리카’,종 모양의 꽃이 독특한 매력을 풍기는 ‘칼랑코에미니아타’,강한 생명력을 지닌 ‘유카’ 등 손질이 간편하면서도 예쁜 화초 100가지와 이 화초들과 잘 어울리는 것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책은 색상·모양·액세서리·장소에 맞는 배치법,계절별로 창가를 장식하는 법,화초를 이용한 보기 싫은 곳 감추는 법,정원 화초로 실내 공간을 예쁘게 꾸미는 법 등 실내 화초를 이용한 다양한 인테리어 아이디어도 담고 있다. 책 곳곳에 숨어있는 원산지에 따른 화초 기르기,장소에 따라 적합한 화초의 종류,화초의 상태에 따른 물주기 등 토막상식은 화초 재배를 더욱 쉽고 재미있게 만든다. 햇빛을 좋아하는 화초 가운데 몸집이 큰 종류는 겨울엔 발코니에서,여름엔 햇빛 잘 드는 창가에서 기르는 것이 좋다.예쁜 화초 중 한해살이 화초는 그늘진 장소의 분위기를 밝게 살리는 데 적합하다.사람들의 시선을 강하게 끄는 매력적인 화초들은 단독으로 두는 것이 좋다.이같은 각종 팁(tip)만 머리에 담아도 어디가서 화초 전문가로 보이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실내 화초를 기르면 좋은 4가지 이유.저자는 실내 화초는 푸르름으로 정신적 강박관념을 풀어주고 오염된 실내 공기를 정화한다고 말한다. 또 화초의 불규칙하고 촘촘한 잎은 외부의 소음과 시선을 차단한다. 화초의 성장을 통해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고 자연 현상에 대한 관찰력도 가질 수 있어 아이들에게도 좋다. 이와 함께 화초 가꾸기를 가족의 취미 생활로 발전시키면 가정의 화목도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베텔스만코리아,1만 800원. 최여경기자 kid@
  • 비브리오패혈증 주의보 / 강화·전남 해안서 원인균 올 첫 검출

    “술을 많이 드시는 40대 남성은 특히 조심하세요.” 국립보건원은 27일 전국에 비브리오패혈증 주의보를 내렸다. 인천 강화와 전남 영광,함평해안에서 채취한 바닷물 등에서 올들어 처음으로 원인균인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주로 6∼9월에 발생하며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로 먹으면 감염된다.낚시를 하거나 어패류를 손질할 때 난 상처를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환자의 90% 이상이 40대다.술을 많이 마셔 간경변 등의 질환을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알코올 중독자,당뇨병환자 등 저항력이 약한 만성질환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발병하면 1∼2일의 잠복기를 거쳐 오한·발열·설사·복통·구토 등이 나타나고 물집이나 붉은 반점이 생기기도 한다.지난해에는 59명의 환자가 발생,33명이 사망하는 등 평균 치사율이 60%에 달했다. 권준욱 방역과장은 “만성질환자들은 어패류를 날로 먹지 말고,상처가 있을때는 바다에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면서 “잠복기가 짧고 병의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이상증상을 보이면 곧바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포토맥江 있어 살맛나는 워싱턴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워싱턴의 젖줄인 포토맥(Potomac) 강에는 ‘고수부지’라는 게 없다.심야의 컵 라면과 ‘소주 파티’라는 낭만적 요소도 찾기 어렵다.휘황한 유람선이 떠 있는 것도 아니다.그곳에는 ‘흐르는 강’만 있을 뿐이다.그러나 미국인들은 늘 포토맥을 찾는다. 포토맥이 한강과 가장 다른 점은 콘크리트의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치수(治水)를 위해 강을 난도질하기 보다 자연의 생명력을 그대로 간직했다.인공적인 요소가 가미됐다면 19세기 초반 본류를 따라 300㎞에 이르는 운하를 만든 게 전부다.지금은 운송 목적이 아니라 카누와 보트·하이킹 등을 위한 일종의 ‘수상레저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부유층 아니라도 카약·요트 즐겨 메릴랜드 록빌 지역에 사는 존 휴(14)는 주말을 손꼽아 기다린다.이달 초 카약 강습을 신청한 뒤 포토맥강의 샛강인 세네카에서 물에 젖는 연습을 했다.카약이 뒤집혀도 바로잡는 법,노 젓는 방식 등을 익혔다.그러나 ‘실전’에 돌입하진 못했다. 지난 주말엔 비가 오는데다 바람까지 불어 연기됐다.당초상류쪽 급류에 도전할 생각이었으나 이번주에도 날씨가 허락하지 않으면 운하에서라도 카약을 띄울 생각이다.강습료는 인원에 따라 10시간 기준에 90달러에서 160달러까지 다양하다. 포토맥강에는 카약 뿐이 아니다.상류에서 급류타기가 겁나면 운하에서 카누와 보트를 즐길 수 있다.하류 지역인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부유층이 아니더라도 요트를 즐길 수 있다.2군데 요트 스쿨이 있어 10시간에 강습료 215∼275달러를 내면 기술을 익히고 바다로 직접 항해할 수도 있다. 부유층들이 밀집된 메릴랜드 포토맥에서 리버 로드를 타고 서쪽으로 10분쯤 가면 ‘스와니시 록’이란 곳이 나온다.숲에 가려 도로에선 잘 보이지 않지만 50m만 강쪽으로 들어가면 강과 운하에 접한 공원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자전거와 카누를 빌려준다.1시간에 6달러에서 10달러까지다.하루종일 빌리려면 20∼22달러를 내야 한다.카누 대여점을 운영하는 크리스티나는 “포토맥 강변에는 자전거와 카누 등을 빌려주는 곳이 7∼8군데 된다.”며 “주중이나 주말에 관계없이 하루 30명이상 찾는다.”고 말했다. 우체국 직원인 피터 듀크(27)는 주말마다 미니 마라톤에 나선다.운하를 따라 시내 조지 타운에서 샛강인 세네카까지 비포장도로 36.8㎞를 달린다.완주할 때도 있지만 보통 10㎞ 안팎을 뛴다고 한다. 그는 “한번 완주하면 몸무게가 2㎏ 이상 준다.”며 “월 50∼100달러 가까이 되는 시내 헬스 클럽을 다닐 필요가 없다.”고 했다.때로는 자전거로 달리며 겨울에는 스키로 ‘크로스 컨트리’를 즐기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주말에는 강변에서 바비큐 파티를 낚시를 좋아하는 러시아 출신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유진(41)은 종종 가족과 함께 샛강인 세네카를 찾는다.석쇠로 스테이크를 굽는 동안 12살짜리 아들과 함께 그물 낚시를 즐긴다.당국으로부터 특별히 낚시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하루를 보낸다. 공원에는 식탁과 바비큐를 위한 드럼통 모양의 석쇠가 준비돼 있다.고기와 음식 및 불이 잘 붙는 ‘목탄(charcoal)’만 가져오면 된다.목탄은 미국 내 모든 잡화점에서 판다. 그러나 공원에서 맥주를 비롯해 어떠한 술도 마실 수 없다.한국 사람들이 가끔 술을 마시다 공원 내 경찰에 적발돼 벌금을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일부는 요리용이라고 ‘위기’를 모면하기도 한다. 포토맥강에는 본류와 지류를 따라 크고 작은 공원들이 있다.한국처럼 ‘땡볕’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한낮에도 숲에 가려 햇볕이 부족할 정도다. 주말이면 강변의 공원들은 바비큐를 즐기는 나들이 행렬로 붐빈다. 웬만한 도로에서 강 쪽으로 난 길로 들어가면 대개 공원들이 나온다.우리처럼 대형 주차장 따로,휴식 장소 따로가 아니다.자동차 문화가 발달된 만큼 주차장에서 10m만 떨어져 피크닉을 즐길 수 있도록 돼 있다. 워싱턴 시내에는 포토맥 공원이 있다.서울의 여의도 같은 지역이지만 상업건물은 한 채도 없다.동쪽과 서쪽으로 나눠 골프장과 피크닉 장소가 들어섰다. 우리로서는 시내에 골프장이 있다는 자체가 믿기 어렵다. 주중이라도 웃통을 벗고 달리는 사람,낚시대를 드리운 사람,단체로 야유회에 나온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루즈벨트 섬에도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로가득하다. ●곳곳에 역사·문화유적 가득 포토맥의 관광명소인 ‘대폭포(great falls)’는 차 1대당 5달러를 받는 유료공원이다.낙차가 큰 게 아니라 급류지역이다.나이아가라와 같은 커다란 폭포를 기대했다면 실망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곳은 폭포가 아니더라도 가족 단위의 하이킹과 운하시대 유람선의 출발지역으로 유명하다. 포토맥 곳곳에선 과거의 ‘숨결’을 느낄 명소가 많다.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사이를 상업용 뗏목으로 처음 연결한 화이트 페리 지역은 수영도 가능하며 여전히 바지선이 차량을 싣고 강을 오간다. 불명예스런 일도 감추지 않는다. 워싱턴 남쪽 포토맥강이 체사피크만과 만나는 지점에는 ‘포인트 룩아웃’이라는 명소가 있다.남북전쟁 당시 이곳에는 군인 교도소가 세워졌다. 5만 2000명이 2년간 수용됐으나 이 가운데 3384명이 죽었다.오염된 물과 식량 부족 때문이다.지금은 당시의 상황을 재현시킨 건물이 들어섰다.하류에는 워싱턴 대통령이 살던 마운트 버넌이 관광객을 맞는다. mip@ ■포토맥강 소유권 분쟁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워싱턴 일대에 대동강 물을 판 ‘봉이 김선달’이라도 나타난 것인가.포토맥강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메릴랜드와 버지니아가 ‘물전쟁’을 벌이고 있다. 양측의 주 경계로 삼은 포토맥 강에 대한 소유권 시비는 미국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고 끊임없이 반복됐다.그러나 법정공방으로 치닫기는 이번이 처음이다.1996년 버지니아가 포토맥강의 한복판에 취수원 파이프를 박으려 한 데에서 전쟁은 비롯됐다. 버지니아는 현재 강 기슭에서 물을 끌어쓰고 있다.그러나 강에 접한 페어팩스 카운티가 급성장,식수원이 부족해졌다.게다가 강 기슭에서의 취수는 모래와 나뭇잎 등 부유물이 포함돼 수질이 나쁘다는 평판을 얻자 강 한복판에서 물을 뽑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자 메릴랜드는 ‘소유권 침해’를 내세워 파이프 건설 계획을 불허했다.관행적으로 메릴랜드의 허가를 받아 온 버지니아는 차제에 그동안의 불만을 해소하겠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메릴랜드는 1632년 영국왕 찰스 1세가 볼티모어 총독에게 포토맥강을 메릴랜드의 영토로 인정한 문서를 소유권의 기원으로 본다.문서는 강의 복판 뿐 아니라 버지니아 쪽 기슭까지를 메릴랜드의 영토로 지정했다. 버지니아는 1785년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중재한 합의문을 강조한다.당시 항해권 및 세금 부과 등과 관련해 소유권 분쟁이 재연되자 워싱턴 대통령은 포토맥강은 메릴랜드 소유이지만 버지니아에 방파제나 다른 건설물 등을 세울 수 있도록 정리했다. 버지니아는 이에 근거,취수원 파이프의 설립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볼티모어 연방순회 지법도 2001년 버지니아의 손을 들어줬다.이에 따라 1000만달러짜리 취수원 공사가 진행돼 이번 여름이면 끝날 예정이다. 그러나 버지니아는 메릴랜드의 소유권 주장을 불식시키겠다는 각오로 대법원의 심판까지 청구했다.강의 소유권을 절대 군주제의 문서로 합법화할 수 있느냐는 것.대법원은 이같은 청구를 받아들여 심리를 열기로 했으나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해묵은 논쟁이 일자 주민들은 시간과 예산 낭비라고 비난하기 시작했다.양측은 협상을 시작했으며 최근 워싱턴 시장의 중재로 법정 청문회 이전에타협점을 찾기로 원칙적 합의를 봤다. 그러나 앙금은 가시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버지니아의 취수는 허락돼야 하며 버지니아가 포토맥의 ‘이용권’과 관련 메릴랜드의 통제를 받지 않는 새로운 경계가 설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이 경우 메릴랜드가 소유권을 갖더라도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
  • [공직자 에세이] 1온스의 예방,1파운드의 치료

    무릇 무슨 일이나 예방은 최선의 방책이다.자연적인 재앙 역시 사소한 위험요소들을 간과하고 있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인간의 목숨을 노리는 것은 비단 전쟁 뿐 만이 아니다.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전염병과 홍수·가뭄 등의 자연적인 재앙도 우리를 긴장시킨다. 전쟁이나 질병은 대체로 가시적인 것으로 ‘보이는 적’과의 싸움이다.반면 환경적인 재앙은 ‘보이지 않는 적’,즉 인간의 이기심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따라서 환경적인 재앙은 전쟁이나 질병보다 무섭고 복구나 사고 수습도 쉽사리 되지 않는다. 인간은 자연재앙을 예측하면서도 계속해서 개발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환경파괴를 자행한다.냉전체제가 무너지고 지구촌 사람들은 전쟁준비 비용의 상당부분을 환경보전에 사용할 것으로 예견했었다.그러나 이런 바람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고,관심밖의 일로 치부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성장과 과학기술의 힘을 믿는 사람들은 아직도 국가성장을 위한 각종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좁은 국토에 상대적으로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까닭에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환경적 부담을 안고 있는 나라다.환경오염의 가장 큰 원인중의 하나는 인구밀집이며,좁은 국토는 곧 우리의 환경적인 용량 자체가 무척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환경용량이 작은 나라일수록 환경에 대한 각종 규제기준을 강화해야 한다.이런 점에서 볼 때 우리는 환경 선진국보다 몇 배나 강한 규제기준을 마련해야 된다는 결론이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의 경제수준은 아직 선진국과 격차가 있지만 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 수준은 선진국을 능가한다.환경부 공무원으로서 각종 개발사업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를 자주 듣고 있다. 환경부가 마치 환경을 파괴하는 사업자를 두둔이라도 하는 것처럼 공격받을 때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정부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환경단체의 시각에서 보면 언제나 미흡하게만 보여지는 것 같다.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되는 추세다.자연을 느끼며 음미하는 생활은 더 이상 여유있는 선진국에서나 가능한 배부른 소리가 아니다.우리 국민들의 생활이 윤택해 질수록 자연에 대한 동경은 강렬해질 것이다. 더러는 아직도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환경타령이냐고 반문할지 모른다.그러나 지금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훗날에는 ‘가래’로도 막지 못할 상황이 될 지도 모른다. 템스 강을 되살리기 위해 100여년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영국 국민들은 ‘1온스의 예방이 1파운드의 치료보다 낫다.’는 얘기를 만들어 냈다. 미래는 과거의 투영이다.IMF(국제통화기금)체제가 하루 아침에 닥쳐온 것이 아니었듯이 환경오염으로 인한 재앙도 서서히 누적되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게 될 것이다. 한번 오염된 환경은 회복되기 어렵다.환경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국민들이 나서 감시하고 스스로 실천하는 의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 송 재 용 환경부 자연정책과장
  • 봄꽃의 시샘 화분증/ 살랑 살랑 봄바람 꽃가루病 조심하세요

    꽃가루병으로 불리는 화분증(pollenosis)은 봄꽃의 시샘 같은 것이다.꽃에서 퍼져 나온 꽃가루가 각종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꽃가루는 특히 알레르기성 체질을 가진 사람에게 콧물과 재채기,피로감 등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일으키는가 하면 결막염과 천식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화분증의 정체와 치료 및 예방법을 알아본다. ●화분증이란 기관지를 통해 흡입된 꽃가루는 체내에서 ‘특이면역 글로블린-E’라는 물질을 만드는데, 이런 상태에서 다시 같은 종류의 꽃가루를 흡입할 경우 이 꽃가루가 면역세포에 붙어 있던 ‘특이면역 글로블린-E’와 결합,히스타민을 비롯한 여러 화학성 매개물질들을 분비한다.바로 이 화학성 매개물질들이 코의 점막이나 눈,기관지를 자극해 알레르기성 비염과 결막염,천식 등을 일으키는 것이다. ●오염토양서 자란 잡초류에 원인균 해로운 꽃가루는 곤충에 의해 수정되는 충매화보다는 바람에 의해 수정하는 풍매화에 많다.그러나 이런 꽃가루는 우리가 생각하는 꽃가루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실제로 봄철에솜털 같은 꽃씨를 날리는 ‘이태리포플러’는 알레르기 항원성이 거의 없다.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물은 이보다 훨씬 미세한 꽃가루를 날려 눈에는 잘 띄지 않는다. 대개의 알레르기 발생 식물들은 주택가나 도로변,하천가 등지에 분포돼 있어 사람들이 원인 꽃가루를 피하기가 쉽지 않다.특히 이 식물들은 개발 등으로 원래의 모습을 잃어버린 오염된 토양에 많이 서식하는 잡초류로,매우 강한 알레르기 유발성이 있다.우리에게 환경보존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치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3~5월, 8~9월 꽃가루 가장 많다 대기중의 꽃가루는 계절과 지역에 따라 분포가 다르다.우리 나라의 경우 봄에는 나무 꽃가루,초여름∼초가을 사이에는 나무와 풀 꽃가루,늦여름∼가을 사이에는 잡초 꽃가루가 많다. 대한소아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 화분역학조사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 나라에서는 3∼5월,8∼9월이 가장 꽃가루가 많은 시기로 조사됐다. 수종별로는 오리나무가 가장 먼저 꽃가루를 날린다.2월 말에 시작돼 3월 말까지가 절정이다.서울의 북한산,우면산,청계산 인근에 많이 서식한다. 소나무는 화분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나 항원성이 낮아 거의 질병을 일으키지는 않는다.이밖에 봄에 꽃가루를 날리는 나무는 자작나무,포플러,버드나무,참나무 등이다.남부지방에서는 삼나무 꽃가루도 많다.가을에는 돼지풀,쑥,환삼덩굴 등의 잡초가 주로 꽃가루를 날리는데, 이런 식물들은 한강변에 많다. ●피부에 시약 떨어뜨려 쉽게 진단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 말간 콧물을 흘리거나 재채기,가려움증,눈병,천식 증상을 보이면 화분증을 의심한다.특히 공중 화분은 오전 9시를 전후해 많이 날려 주로 아침에 증상이 심하다. 화분증은 혈액이나 분비물에서 ‘특이면역 글로블린-E’를 측정하거나,피부에 시약을 떨어뜨린 뒤 바늘로 자극을 줘 반응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쉽게 진단한다.드물게는 원인이 되는 꽃가루를 흡입시켜 증상을 살피기도 한다. ●치료 및 예방 가장 바람직한 예방법은 꽃가루를 피하는 것이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따라서 개인별 알레르기 특성을 파악해 해당 꽃가루가 많을 때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부득이한 경우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옷을 턴 뒤 집안으로 들어온다.특히 바람이 강한 맑은 날에는 되도록 창문을 열지 말고 침구류도 밖에 널어 말리지 않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는 에어컨을 이용해 환기를 시키거나 전자침전기가 장착된 공기정화기를 사용하면 꽃가루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증상이 심하면 병원을 찾아 약물치료를 받기도 한다.치료약으로는 세티리진,로라타딘 등이 사용되며 때로는 국소용 항히스타민제나 크로몰린제,스테로이드 같은 항알레르기 약제를 이용하기도 한다.그런가 하면 원인이 되는 꽃가루 항원을 단계적으로 주사해 면역성을 길러 주는 면역주사 요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 도움말 강동성심병원 소아과 이혜란 과장 심재억기자 jeshim@
  • 황사,봄철 불청객 호흡기 주의보

    날씨가 풀리면서 야외 운동인구가 부쩍 늘었다.그러나 봄철 운동은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황사에 연중 최고치로 치솟는 분진,스모그 등으로 되레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만성기관지염,폐기종,기관지천식 등 호흡기 및 알레르기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주변 환경요건을 잘 살펴 운동으로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봄철 환경요건과 운동요령,호흡기질환 예방책 등을 알아본다. ●황사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황사때 대기중 미세먼지가 평소보다 무려 2.7배나 늘어났다.황사에 포함된 분진 등이 오존이나 태양광선과 반응해 인체에 해로운 질소산화물,황산화물을 생성한다.이 물질은 만성기관지염의 증상을 악화시키며,면역기능이 약하고 폐활량이 적은 어린이와 노인에게 폐렴 같은 호흡기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또 만성 폐쇄성폐질환자의 폐활량을 떨어뜨려 급성 호흡부전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산소 부족으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일으키며,천식 발작 횟수도 늘어난다. 정상인도 예외는 아니다.감기나 급성기관지염이 오는가 하면 눈과 코의 점막을 자극하여 결막염이나 비염을 초래하기도 한다. ●부유분진 입자크기가 0.1∼10㎛(㎛=1000분의 1㎜) 정도의 미세분진은 대기중의 아황산가스,산화질소,일산화탄소,오존 등과 엉겨 스모그를 생성한다.폐조직에 치명적인 분진은 크기가 0.5∼5㎛ 정도이며,이보다 크면 기관지에서 걸러지고,더 작으면 날숨때 밖으로 배출된다.분진이 허파조직에 엉겨붙어 일으키는 대표적 질병이 진폐증.몸에 분진이 들어가면 이를 사멸시키는 탐식세포가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기 때문에 쉽게 폐조직이 망가진다. ●오존 오존은 5∼6월쯤 최고 농도를 보이다 겨울에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왔으나 최근에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농도가 환경기준치를 넘어선다.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가 햇볕을 받아 생성되며 강력한 산화력으로 동·식물에 직접 피해를 끼친다.체내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에 영향을 미쳐 세포막을 망가뜨리는가 하면 농도가 0.05 정도면 천식환자의 호흡발작 빈도가 높아지며,0.1을 넘으면보통 사람도 두통을 느낀다.이 상태가 1시간정도 지속되면 시각 기능과 폐의 산소 흡수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서울대 예방의학과 조수현 교수가 2000년 4월부터 6개월동안 서울시내 35개 종합병원 응급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존농도가 규제치인 0.1을 넘으면 그 직후 2∼3일동안 응급실을 찾는 환자 수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 운동 분진과 오존 농도가 높아지는 3∼4월에는 야외운동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휴식상태에서 하루 1만ℓ의 공기를 호흡하는 사람이 운동중에는 최고 2배나 되는 공기량을 호흡하기 때문이다.물론 운동의 효과가 호흡기에 미치는 악영향보다 더 크다는 주장도 있으나 중요한 것은 이런 환경이 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이다. 부유분진과 아황산가스 등 자동차 배기가스는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서서히 오염농도가 올라간다.하루중 아황산가스는 오전 8∼10시,분진은 오전 9∼11시,오존은 오후 2∼4시 사이에 농도가 가장 높다.각자의 특성에 맞춰 운동시간을 선택할 때 고려할 사항이다. ●대비책 엄밀한 의미에서 황사나 대기 오염물질에 대한 대비책은 없다.그래서 노약자,어린이,흡연자,오염된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호흡기 및 알레르기질환을 앓는 사람은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노약자와 유·소아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또 외출후에는 반드시 노출부위를 깨끗이 씻고 가능한 한 물을 많이 마셔주면 좋다.입안이 마르면 분진을 밖으로 밀어내는 점액 섬모의 활동이 둔화되기 때문이다.담배연기도 이 섬모의 기능을 방해한다.오존 등 산화작용이 강한 대기오염물질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황산화 비타민인 베타카로틴,비타민C,E 등을 평소 권장량보다 2∼3배 많이 복용하는 것이 좋다. ■ 도움말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김동규·한강성심병원 산업의학과 오상용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 ◆안과질환 예방법 황사로 눈이 괴롭다.황사분진을 차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황사가 닥치면 먼저 눈병 환자가 속출한다.황사와 봄철의 건조한 공기가 결합해 일으키는 눈병은 자극성이나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대부분이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눈이 가렵고,눈물이 많이 나며 충혈과 함께 눈에 뭔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을 느끼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눈을 비비면 끈끈한 분비물이 나오고 증세가 심하면 흰자위가 부풀어 오르기도 한다. 외출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나,부득이한 경우 반드시 보호안경을 사용한다.또 귀가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눈과 콧속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소금물은 눈을 자극하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결막염 초기 증세가 의심되면 깨끗한 찬물에 눈을 담그고 깜박거리거나 얼음으로 찜질해 주면 다소 증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또 2%로 희석한 크로몰린 소디움을 눈에 넣어 예방할 수 있다. 그래도 낫지 않으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처방과 함께 적절한 안약을 투여해야 한다.치료에는 혈관 수축제와 항히스타민제 등을 이용한다.섣불리 자가진단을 해 안약을 장기간 사용하면 녹내장이나 백내장 등 더 큰 병을 가져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 도움말 윤호병원장 안과전문의 박영순 심재억기자
  • ‘마이너스 건강법’ 인기...인스턴트식품·수입밀·육류등 몸에 나쁜 음식은 빼고 먹는다

    건강하려면 무엇을 먹어야 할까? 현대인의 공통된 고민이기도 한 이 문제에 대해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한 ‘마이너스 건강법’이 인기리에 확산되고 있다.이 건강법은 한마디로 ‘몸에 나쁜 음식을 먹지 말자.’는 것으로 압축된다. 해로운 음식을 멀리하는 건강법을 실천하는 이들의 모임인 마이너스 건강클럽은 지난 2001년 4월 만들어졌다.당시 서울 종로구 ‘손영기 한의원’에서 치료받던 환자들이 정보 교환을 위해 만나면서 특정 목적을 추구하는 모임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 건강법으로 “아토피성 피부병이 나았다.”,“결혼 4년만에 임신을 했다.”,“별다른 다이어트 없이도 몸무게가 빠지고 있다.”는 등의 체험담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자연치유를 중시하는 의료인들,환경문제를 생각하는 일반인들까지 참여하고 있다. ●인공첨가물·방부제 등서 ‘해방' 지금까지 가입한 회원은 7200여명.이들은 주로 한의사,중·고 교사와 공무원,유기농 농민 등이다.누구에게나 공개하는 개방형 사이트(www.minusclub.org)여서 회원이 아닌 사람들도 하루 1000여명이 찾고 있다. 마이너스 건강법을 주창한 손 원장은 “현대의 질병 대부분이 음식에서 비롯된 식원병(食原病)”이라며 “음식에서 야기된 병은 음식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지난 97년부터 2년 동안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하다 음식 관리를 통해 깨끗이 나은 체험에서 마이너스 건강법의 전도사가 됐다. 마이너스 건강법에선 건강을 과거의 보신(補身)이나 ‘어떤 음식이 내 몸에 맞다.’는 체질(體質)이 아니라 해독(解毒)이라는 관점에서 본 것이다.매일 섭취하는 먹거리가 오염된 상황에서는 보신과 체질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 마이너스 건강법의 요체다. 마이너스 건강클럽은 먹지 말아야 할 3대 식품으로 인스턴트 식품·수입 밀·육류를 지목했다. ●각종질병 자연치유 효과까지 인스턴트 식품은 각종 인공 첨가물 범벅이어서 어린이 때부터 각종 성인병이 생기며 수입 밀에는 장기간 보관과 운송을 위해 방부제 외에도 살균제,살충제가 들어 있다는 주장이다. 항생제와 성장호르몬을 먹고 자란,일종의 공장 생산 가축은 겉으론 건강해 보이지만 사람보다 항생제 내성률이 높다는 것이다.더 나아가 우유와 계란도 가린다.소나 닭이 오염돼 있다면 그 산물인 젖과 달걀에도 오염물질이 들어가 있다는 주장이다.그러나 육류 섭취를 완전히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방목으로 항생제와 성장 호르몬을 먹지 않고 자란 고기는 적당량 섭취해도 좋다는 것이다. 이같은 3대 오염식품 대신에 우리 쌀과 유기농(3년 이상 화학비료를 쓰지 않은 토양에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는 농법)으로 재배한 채소와 과일을 권했다.유기농산물에는 정부가 지정한 ‘친환경 인증 마크’가 붙어 있다. 유기농 채소는 삶거나 데치지 않고 쌈이나 샐러드처럼 날 것으로 먹어야 좋다. 이기철기자 chuli@
  • [대한포럼]기능뿐인 인터넷 교육

    인터넷 강국의 청사진에 얼룩이 지기 시작했다.인터넷 역기능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교육인적자원부와 공동으로 ‘2002교육 정보화 백서’를 발간했다.중학생 인터넷 이용률이 99.3%로 대학생의 97.7%를 넘어섰다.궁금증이 생긴다.중학생들이 도대체 뭘 그리 할 게 많다고 대학생보다 인터넷을 더 많이 이용한다는 말인가.중학교의 인터넷 숙제가 대학생의 리포트보다 많다는 것인가. 학술정보원의 다른 정보화 백서를 들춰보면 의심이 풀린다.중3과 고1 학생 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고 한다.인터넷의 활용 대상을 물었더니 38.3%가 게임하기를 비롯해 동영상 감상(21.8%),메일 주고받기(15.1%),사이트 탐색과 채팅(각각 12.4%) 순이었다.얼른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응답자의 59.3%가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보았다고 말했다.여기에 사행성 게임이나 엽기적인 폭력물을 보태면 84.4%로 늘어난다.그러니 79%가 인터넷으로 ‘똑똑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인터넷이 빗나가고있다.허겁지겁 정보화 교육의 양적 팽창에 매달린 나머지 궤도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몰랐다.1970년 전자 계산기 교육에서 시작된 컴퓨터 교육이 1992학년도 제6차 교육 과정이 도입되면서 초·중등 학교에서 컴퓨터 단원과 함께 컴퓨터 과목이 생겨났다.그 결과 초등 학생의 88.6%가 컴퓨터를 이용한 인터넷을 생활화하게 됐다.그러나 조작 기능 향상에 몰두하느라 컴퓨터 교육의 혼을 잊었던 것 같다.컴퓨터가 음란물과 폭력물이나 들여다보고 게임이나 하는 기구로 전락했다.그리고 60.7%는 습관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중독 증세까지 보이고 있다. 청소년의 빗나간 인터넷은 오염으로 찌든 어른들 사이버 월드와 맞닿아 있다.인터넷 문화가 싹도 틔우기 전에 날로 고도화하는 과학 기술에 편승해 기능성만 웃자랐다.경찰청이 지난 한 해동안 집계한 성인 사이버 범죄는 6만 68건이었다.2001년보다 80%나 폭증했다.통신 및 게임 사기,성폭력과 명예훼손,개인정보 침해 등 하나같이 반도덕적인 사안들이다. 인터넷의 기형적 성장은 온라인 게임 산업의 지칠 줄 모르는 신장에서도 확인된다.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지난해 온라인 게임 산업의 매출이 4425억원으로 무려 65% 성장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인터넷의 한 축은 정보 공유다.누구나 무차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한다.대신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이나 제공하는 사람 누구도 베일에 가려진다.정보의 공유가 인터넷의 약(藥)이라면,익명성은 독(毒)인 셈이다.인터넷은 익명성의 맹점을 제거했을 때에만 비로소 약이 되는 것이다. 네티즌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려는 자기 주도적인 평생 학습자 자세를 지녀야 한다.그러지 않고서는 언제나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정보에 함몰되는 굴레를 벗기 힘들 것이다. 인터넷의 독을 없애는 작업은 학교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성인들의 오염된 인식은 물리적 단속으로 억제하는 한편 청소년들에게 바른 인터넷 문화를 심어 주자는 것이다.학교의 인터넷 교육이 학습주의에서 교육주의로 전환되어야 한다.컴퓨터 기능 위주의 교육을 네티즌으로서 소양을 먼저 새겨주라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자기 주도적인 학습 방법을 일깨워천박한 정보의 유혹을 극복하는 힘을 길러 주어야 한다.이미 때가 늦었다.당장 새 학년부터 컴퓨터 교육의 학습 내용을 바로잡아야 한다.학생들에게 인터넷의 혼을 찾아 주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정 인 학 chung@
  •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

    “인도를 일주일 여행한 사람은 책을 한권 쓰고 일곱 달 머문 사람은 글을한편 쓰지만,인도에 7년동안 거주한 사람은 아무것도 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인도란 그렇게,알면 알수록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역설의 나라’다.때문에 인도의 이미지는 흔히 보는 이의 ‘전지전능한’시선에 의해 박제되고 복제되고 또 무의식적으로 수용된다.‘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이옥순지음,푸른역사 펴냄)은 바로 이러한 무분별한 ‘인도신화 만들기’에 일침을 가하는 책이다. 인도 근대사 전공자이자 작가인 저자는 먼저 류시화·강석경·송기원 등 내로라하는 ‘인도전문’작가들의 산문집과 소설을 텍스트로 택해 비판의 화살을 날린다. 베스트셀러 작가 류시화는 최근 출간된 산문집 ‘지구별 여행자’에서 인도에 관한 가장 ‘흔한’접근법을 보여줬다.신비와 명상,깨달음의 나라로서의인도.“…생은 어디에나 있었다.나는 사람들이 켜놓은 불빛이 보기 좋았다.내 정신은 여행길 위에서 망고 열매처럼 익어갔다.…” 또 그 뜬구름 잡는깨달음 이야기인가.인도는 왜언제나 삶의 교훈과 각성을 안겨주는 곳이어야 하는가.‘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은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류시화의 시선은 인도를 지배한 식민주의자의 그것과 흡사하다고 지적한다.그의 순수한 ‘인도 보기’ 역시 인도를 대상으로 여기고 ‘나와 다른’ 인도를 강조하며,10억 인구를 가진 광대한 인도의 다양한 층과 켜와 색채를 무시한 채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이를테면 정신주의적인 측면만 골라 본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류시화는 19세기에 득세한 수많은 ‘키플링 아류’와 같은 배를 탄 셈이다.저자에 따르면 류시화는 후진적인 인도와 일정한 사회적·심리적 거리를 두며 인도를 타자화한다는 점에서 강석경이나 송기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의 많은 소설가들에게 인도는 그저 추상으로 존재한다.‘실존하지 않는 그 무엇’이니까 그만큼 ‘무책임하게’ 그린다.소설의 주인공들은 늘 구원을 얻으려고 갑자기 인도로 떠난다.송기원 소설의 한 주인공은 이혼하고 잡지사를 그만둔 뒤 술을 마시고 여관에서 자다가 벌떡 일어나 “인도로가자!”고 외친다.그런가 하면 강석경 소설의 주인공은 한국에서의 “허위적인 결혼생활을 탈피”하려고 인도로 간다.은희경의 ‘명백히 부도덕한 사랑’의강선배도 갑자기 직장을 내버리고 캘커타로 떠난다.주인공들은 무력한 순간에 홀연히 인도로 향한다.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냥 인도가 거기에 있으니까 하는 식이다.그야말로 모호하고 무력한 글쓰기의 전형이다. 강석경과 송기원의 소설에 나오는 인도는 더러움과 가난만 가득할 뿐,즐거운 일이나 사람다운 사람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강석경은 ‘문명 이전의본능적 생활을 영위하는’ 것으로,송기원은 ‘굶주린 아귀’로 인도 사람을그렸다.“인도인은 동물적인 기능만 한다.…개나 코끼리,원숭이보다 낫지 않다.”고 한 200년전 헤이스팅스 인도 총독의 말과 어쩌면 그리 닮은 꼴인가.저자는 이러한 묘사는 20세기 초 “난 그들을 언제나 일종의 동물 같다고 여기지요.우스꽝스러운 염소나 예쁜 사슴 같다구요.절대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여기지 않습니다.”라고 한 헤르만 헤세의 ‘냉철한’시선을 연상케 한다고 말한다.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은 한때 인도를 돌아보고 크게 실망했다고 한다.그는 인도를 가난하고 지저분한,구제불가능의 나라로 그릴 참이었다.그러나 글을 쓰기 전에 다시 돌아본 인도는 전혀 다른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트웨인이붓을 꺾은 것은 불문가지다.‘인도’를 들먹이기 좋아하는 작가라면 한번쯤새겨보아야 할 대목이다.소설 속에 등장하는 ‘마구잡이식’인도묘사는 아무리 경계해도 지나치지 않다. 저자가 보기에 한국 작가들이 생산하는 텍스트들은 대부분 에드워드 사이드가 지적한 오리엔탈리즘의 시선을 담고 있다.저자는 이를 입증하고자 19세기 영국이 식민지 인도를 상대로 만들어낸 ‘박제 오리엔탈리즘’의 뿌리를 파고든다.영국은 정치적 필요에 따라 인도의 이미지를 역사가 없고 야만적이며 비합리적이고 나약하고 열등한 것으로 왜곡했다.그 고착된 이미지 탓에 인도는 숱한 세월 박제 상태였다.그리고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런 이미지를내면화하고 있다. 문제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이러한 시선이 200년의시차를 건너뛰어 한국에서 자연스럽게 통용되고 소비된다는 사실이다.‘지독하게 가난하고 더럽고 혼란스러운 인도,그래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린애처럼 행복을 잃지 않는다.’이런 종류의 이미지야말로 영국 식민주의가 낳은 ‘오염된’ 지식인데,우리는 무심코 이를 복제하고 확대 재생산한다.저자는 문학이나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파되는 이같은 이미지를 ‘이중의 오리엔탈리즘’이라고 부른다.서양이 구성한 동양이 아닌 ‘동양이 구성한 동양’이라는 중층적인 구조를 띠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리엔탈리즘은 우리 안의 또 다른 파시즘이다.”라는 말로 끝을맺는다.시민사회를 규율하는 이념적 도구인 파시즘은 반공이나 전체주의 같은 데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우리가 남을 나와 다르게 보고 그것을 그대로 틀 안에 가둬버리는 것,그러한 시선이야말로 파시즘의 출발점이다.이 책에는 우리의 의식 속에 강력하게 자리잡은 닫힌 의식체계 즉,일상적 파시즘에 대한 경고가 담겨 있다.98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도쿄 기타자와천·오사카 도톤보리천 民·官합작 주민친화형 하천복원

    (도쿄·오사카 최용규특파원) 도심 속의 버려진 하천을 복원해 시민들에게 되돌려 주겠다는 서울시의 구상은 청계천복원사업의 기본 틀이다. 이같은 인본주의적 하천복원 흐름은 이웃 일본에서도 예외는 아니다.특히 각종 오염물질로 얼룩진 복개천을 뜯어내고 가재·고둥·송사리 등이 살 수 있는 깨끗한 하천으로 되살린 예는 청계천복원의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복원의 대명제는 사람중심 도톤보리(道頓堀)천은 오사카시 최대의 상업지역인 신사이바시와 에비스바시를 끼고 흐르는 폭 30∼50m의 하천.2.7㎞의 하천 양쪽에는 ‘있을 것은 다 있다.’고 할 만큼 다양한 상점과 술집,음식점 등이 자리잡고 있다. 도톤보리천은 물자수송을 위한 인공하천으로 지난 1615년 조성됐으나 90년대 중반 이후 시민들을 위한 하천으로의 복원작업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홍수에 대비,하천 양안에 설치된 콘크리트 방어벽을 철거하고 강 위로 너비8m의 테라스를 만들어 시민 휴식·보행 공간으로 꾸미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현재까지는 천변으로 나가는 것이 불가능했으나 앞으로는 하천변 상점의 출입문도 하천쪽으로 내도록 유도해 주민친화형 하천환경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했다. 도쿄 외곽 세타가야(世田谷)구의 기타자와(北澤)천은 청계천과 규모는 다르지만 청계천 복원 방향을 가름할 잣대가 될 만하다.20여년전만 해도 생활하수 등이 무분별하게 유입,복개를 하지않으면 안될 만큼 버려진 하천이었다.그러나 하천을 살리자는 주민들의 요구로 지난 89년부터 하천복원이 가시화되면서 자연하천으로 부활했다.골칫거리였던 생활하수는 지하 2m의 하수관을 통해 17㎞ 떨어진 하수처리장으로 보내져 맑은 하천수로 활용되고 있다.수변공간은 인공적인 평면보다 자연성을 최대한 살려 주변경관과 일치시켰다. ◆복원 성공은 민·관 합작품 도톤보리천은 물론 도쿄 한복판을 흐르는 스미다(隅田)강의 하천정비작업에는 시민단체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스미다강을 살리는 사람들의 모임’(회장 히라이 다카아키)은 지난 30∼40년대 공장폐수 등으로 오염된 스미다강을 살리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쓰레기 수거작업부터 시작한활동은 도쿄도와 구청에 하천수질개선을 끈질기게 요구했으며 관도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20여년에 걸친 관·민 노력으로 5급수에 머물던 스미다강은 현재 2급수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히라이 다카아키 회장은 “스미다강 정비처럼 청계천도 시민단체와 언론의 관심이 필요하며 조급하게 추진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ykchoi@
  • [글로벌 시각] 병든 지구 살리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가 개최된다.이 회담에는 각국 총리와 대통령을 포함해 180여개국에서 6만여명이 참석한다.이 회담의 목적은 인류가 처한 가장 시급한 문제의 답,즉 환경을 살리고 빈곤을 퇴치하며 지구를 살릴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다. 지구는 딱한 처지에 놓여 있다.199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첫 세계정상회의에서 지구는 이미 심각한 병에 걸린 것으로 경고받았다.지구온난화는 현실적인 문제가 됐고,전세계의 식수는 고갈되고,숲은 사라져가고 있으며,많은 종자들은 멸종해 가고 있다.또 빈곤으로 10억 이상의 인구가 죽어가고있다. 세계 지도자들은 “지속적인 환경파괴의 주범은 특히 산업화된 나라의 지속 불가능한 소비 및 생산 경향이며 이는 가난과 불균형을 악화시킨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그들은 전세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기후변화와 생물의 다양성에 관한 2개의 조약과 ‘의제 21'로 알려진 실천계획을 채택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의 이론은 간단하다.만약 다음 세대가 전 세대가 물려받은 정도의 환경을 물려받는다면 발전은 지속적일 것이다.이는 치료책에 앞선 예방책 찾기,세계 모든 사람들간 및 현 세대와 다음 세대간의 결속 도모,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정책 결정의 전제 아래 가능할 것이다. 지난 10년간 발전한 분야는 없다. 사실 악화됐다.자유시장의 세계화가 가속화함에 따라 ‘지속불가능한 소비 및 생산 형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사회적 불평등은 어느 때보다 심화됐다.세계 3대 부호의 자산은 48개 최빈국 국민들의 자산을 합친 것보다 많다.부국들의 생태 파괴에도 가속도가 붙었다.전세계 인구비율의 20%에 불과한 30개 선진국가들이 합성 화학물질의 85%와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의 80%,식수의 40%를 소비한다.이 국가들의 국민 1인당 온난화 유발 가스 방출량은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10배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방출량은 9% 늘어났다.그러나 최대 오염 배출국가인 미국의 경우 18%가 증가했다.10억 이상의 인구가 식수를 받지 못하고 인류의 절반에 해당하는 30억명이 저질급수를 받는다.오염된 식수로 인한 질병으로 매일 3만명이 죽고 있다.숲의 황폐화도 계속되고 있다.매년 스위스의 4배에 해당하는 1700만㏊의 숲이 사라지고 있다.이산화탄소를 흡수할 나무들이 사라짐에 따라 온실효과와 온난화 현상도 악화되고 있다.13%의 새와 25%의 포유류,34%의 어류가 사라졌는데 이같은 집단 멸종은 공룡 멸종 이후 처음이다. 정상회의에 참석할 대표들은 희망을 안고 오겠지만 국가이기주의,성장에 대한 안달,시장원리와 이윤의 법칙이 기세를 부리는 한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다.지난 6월 발리에서 열린 준비회담에서 지속적 발전을 위한 행동강령을 채택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요하네스버그에서 강대국들이 적어도 7가지를 약속해야 한다.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위한 국제 프로그램을 만들고 빈곤 국가들의 에너지 사용 우선권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깨끗한 식수의 공급과 이용이 보장돼야 할 것이다.2015년까지는 기본권리조차 행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수를 줄여야 할 것이다.1992년 리우 생물다양성조약에서 규정한 대로 기업을 환경파괴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되고 모든 상업활동의 잣대가될 예방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유엔과 국제노동기구의 생태계보호 근본방침에 맞춰 세계무역기구의 법이 수정돼야 할 것이다.개발도상국에 대한 개발원조금으로 적어도 국민총생산(GNP)의 0.7%를 지원하겠다는 선진국들의 확언이 필요하다.가난한 나라의 빚을 탕감해 달라는 구속력 있는 건의도 있다.인류는 자연을 파괴함으로써 지구를 살기에 적합하지 못한 곳으로 만들었다.환경재앙으로 이끌어갈 일들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이것은 우리가 21세기에 당면해 있는 도전이다.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면 인간이 멸종 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 이나시오 라모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주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8월호)
  • [씨줄날줄] 서울비둘기, 시골비둘기

    수도 서울은 비둘기가 살 만한 곳이 못되었다.먹을 것이 지천이지만 속으로는 골병이 들고 있었다.호남대 생명과학과 이두표(李斗杓) 교수가 야생 비둘기를 대상으로 중금속 오염도를 조사했다고 한다.서울을 비롯한 6곳에서 8마리에서 많게는 12마리를 잡아 뼈 속의 납 성분을 알아 봤다.서울 비둘기의 뼈 1g에는 납이 평균 29.5㎍(마이크로 그램)이나 포함되어 있었다.대단위 공업 지역인 전남 여천 비둘기의 10.5㎍보다 2.8배,인천 앞바다 덕적도 비둘기보다는 무려 16배나 많았다.납만이 아니다.카드뮴도 거의 똑같이 많았다. 서울의 땅이나 공기가 납이나 카드뮴으로 오염되었다는 설명이다.비둘기는 땅에 떨어진 모이와 함께 소화를 돕기 위해 모래를 쪼아 먹는다.차량 배기가스의 납 성분도 호흡을 통해 몸에 흡수되었을 것이다.비둘기는 다른 동물보다 상대적으로 폐활량이 크다지 않은가.납은 일단 몸에 흡수되면 이온화되면서 평생 제거할 수 없는 독이 된다.사지를 마비시키고 나중에는 환각 증세도 일으킨다.카드뮴 역시 근육의 마비로 이어지고 극심한통증을 유발한다고 한다. 얼핏 보면 서울은 비둘기에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일 것이다.천적도 없고 공원이나 한강 둔치로 날아가 사람 곁으로 다가가면 얼마든지 먹이를 던져준다.우스갯소리로 서울 강남의 비둘기는 술도 고급 양주로만 마시고 산다고 한다.그러나 그게 문제다.밀레니엄 플라자가 있는 서울 종로2가 보신각 종각이 있는 사거리 쉼터 주변 가로수에는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당부하는 안내문이 매달려 있다.먹이를 자꾸 주니까 비둘기들이 나무 해충을 잡아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 비둘기들이 건강하게 살려면 오염된 땅에 던져 주는 먹이를 먹지 않아야 한다.남산이나 북한산에 둥지를 틀어 벌레를 잡아 먹고 씨앗을 먹으며 살아야 했다.덕적도 비둘기처럼 살아야 했다.눈앞의 편안함에 빠졌다가 중금속 오염이라는 골병이 들게 됐다.더러움과 깨끗함을 구분할 줄 몰랐던 까닭이다.탐욕을 뿌리치지 못하거나 당장의 쾌락에 빠져 들었다가는 파멸을 맞는다는 것을 알아야 했다.더러운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이라면 옥반가효 (玉盤佳肴)라도 먹어서는 안 된다.비둘기는 아무래도 덕적도 비둘기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 전국 레지오넬라균 비상, 대형건물 냉방시설등 114곳서 검출

    병원,백화점,호텔 등 대형건물의 냉방시설에서 레지오넬라균이 대거 검출돼 전국에 레지오넬라증 비상이 걸렸다.특히 영국과 일본 등에서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집단발생,사망자까지 나온 상황이어서 주의가 요망된다. 국립보건원은 13일 지난 6∼7월 두달간 전국 대형건물과 분수대,온천수 등3149개 시설물에 대해 레지오넬라균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 중 114곳에서 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균이 검출된 곳 중에는 서울 강북삼성병원,광주 현대병원,충남 아산보건소등 의료기관 20여곳을 비롯,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 유명백화점,서울 올림피아파크텔,부산 부산관광호텔 등 다중 이용시설이 포함돼 있다. 레지오넬라증은 대형건물 냉방기의 냉각탑수나 샤워기,수도꼭지,분수대,분무기 등의 오염된 물에 존재하던 균이 비말(飛沫)형태로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흡수돼 전파되는 제3군 법정전염병.균에 감염되면 2∼11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목이 아프고 고열과 설사,두통,마른 기침 등의 증세를 보이며 특히 50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폐질환자,암환자 등 면역력이약한 사람이 폐렴으로 발전할 경우 치사율이 최고 39%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건원은 특히 일부 대형건물에서는 살균소독과 세정작업 등의 대책마련이 필요한 검사기준인 100㎖당 1000마리 이상의 많은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돼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보건원은 각 시·도에 레지오넬라증 집단발생이 우려되는 대형 건물의 냉각탑수에 대해 소독 등 예방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 레지오넬라증 환자는 주로 미주지역과 호주,유럽,아프리카 등에서 발생하며 미국에서는 해마다 8000∼1만 8000여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국내서는 지난 84년 7월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냉각탑수 오염으로 22명의 집단환자가 발생한 적이 있다. 레지오넬라균 검사 현황과 조치결과는 국립보건원 홈페이지(www.nih.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주석기자 joo@
  • [인터넷 스코프] 인터넷시대 자료보관의 고민

    최근 스웨덴 서쪽 해안지방을 자동차로 여행하면서 타눔이란 곳의 석기시대 암각화 군집지역에 가 보았다.우리 반구대 암각화보다는 훨씬 소박한 선(線)으로 배와 사람 형상들이 여러 바위에 새겨져 있었다.그런데 현장에서 매우 의아스러운 정경을 보았다. 박물관 직원이 암각화 새김선에 붓으로 붉은 칠을 새로 하고 있는 것이었다.유네스코에 등록된 세계인류문화유산을 훼손하는 일이 아닌가.알아보니 이유가 있었다.관람 편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그림의 흔적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이미 어떤 것은 붉은 칠이 벗겨지면 새긴 자국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오염된 대기 속의 화학물질 때문에 날로 바위의 마멸이 촉진되고 있다고 한다. 바위에 새기는 것은 오래도록 남기기 위한 것이기는 하나,많은 정보를 다 바위에 새길 수는 없다.종이가 발명된 뒤에는 정보들이 거의 모두 종이에 적혀 보존돼 왔다.바위에 새겨도 지워지는데 하물며 종이에 적거나 그린 것의 수명이야 말할 나위도 없다. 1966년 불국사 석가탑 해체 때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 종이 두루마리는 제작연대가 750년경인,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쇄물이다.이 정도면 종이의 수명도 꽤 길기는 하지만,화학약품으로 표백처리하는 신식 종이는 산화가 빨라 내구성이 형편없다. 1945년에 나온 서울신문 창간호는 손만 대도 부슬부슬 떨어질 정도여서 사진으로 찍어 두고 실물은 금고 속에 보관하고 있다. 종이 인쇄물의 신통치 않은 내구성 때문에 고민해 온 도서관이나 문서보관소들은 디지털 문서로 변환함으로써 해결의 길을 찾으려 했다.그런데 플로피디스켓이나 하드 디스크 또는 테이프 등 자기(磁氣) 저장매체의 수명은 기껏해야 10년쯤인 것으로 밝혀졌다.미국 국립문서보관소는 디지털화한 방대한자료들을 10년마다 새 디스크에 옮긴다.광디스크에 옮기면 읽을 때 마찰이없어 훨씬 오래 쓸 수 있다.이 역시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이라는 재질이 지닌수명을 벗어나지 못한다. 문제는 또 있다.디지털 자료들을 읽으려면 자료 제작 당시의 프로그램도 함께 보관해야 한다.같은 프로그램이라도 버전이 다르면 옛 버전의 자료를 읽지 못하는 수가 있다.경우에 따라서는 컴퓨터도 당시의 것을 보관해야 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디지털 문서는 종이 문서와는 달리 일부가 훼손돼도 문서를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인터넷시대가 되자 자료 보관에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인터넷에 떠도는 무수한 자료들을 그대로 놓아두고 말 것인가,어디에 집중적으로 따로 모아 보관할 것인가다.유용한 사이트를 북마크해 두었다가 나중에 찾아가 보면 없어진 경우가 많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기관이 없어질 수도 있고 개인 개설자가 마음 바꾸거나 생을 마칠 수도 있다.사이트는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복사본 없는 원본이 소멸되는 것이다.인류 문화유산의 손실이다.도서관이 신간 서적 나올 때마다 챙겨서 보관하듯이,인터넷으로 발행된 지식의 산물을 어딘가에서 모으고 있어야 이치에 맞는다.그래서 스웨덴 왕립도서관 같은 몇몇 나라의 기관에서는 인터넷 자료들을 모은다. 자료 보관은 석기시대나 인터넷시대나 쉽지 않은 과제다.돌에 새기거나 종이에 적거나 디지털로 바꾸거나 해도 영원히는 보존될 수 없다.그런데다가 시대가 지날수록 정보량은 폭발적으로 는다.자료를 기록하고 저장하고 검색하는 일 자체는 편해졌다 하더라도,작업 대상이 엄청나게 많아지고 보관 문제가 시대를 넘어 여전히 고민거리다. 박강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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