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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림천 되살리고 ‘관악 르네상스’ 연다

    도림천 되살리고 ‘관악 르네상스’ 연다

    올 100억 투입… 2022년까지 11㎞ 정비 콘크리트 걷어내고 낡은 다리 리모델링 문화관광벨트 구축… 지역경제 성장동력“도림천 물길이 되살아나면 지역에 활기가 생기고 주민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찾아오는 명소로 거듭날 겁니다.” 지난 10일 만난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은 주민이 즐겨 찾는 여가 공간인 도림천을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키우기 위해 올해 ‘도림천 특화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도림천은 관악산에서 시작해 안양천을 타고 한강에 이르는 11㎞ 길이의 하천이다. 박 구청장은 “도림천의 자연성을 회복시키고 주변을 정비해 도림천을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도림천 특화사업은 ▲생태 복원 및 친수공간 조성 ▲교량 특화사업 ▲관천로 도로 개선을 통한 초록풍경길 조성 ▲관천로 플랫폼 설치 및 운영 ▲생태경관 개선 ▲통수단면 확장 ▲도림천 정비 및 시설관리 방안 수립 ▲도림천 브랜드화 등 총 8개 사업으로 2022년까지 추진하며, 올해만 약 100억원이 투입된다. 박 구청장은 하천을 덮고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걷어 내 살아 숨쉬는 하천을 주민의 품으로 돌려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는 마지막 복개구간인 서울대정문 앞부터 동방1교까지 도림천 상류부 개복 작업만을 남겨 둔 상황이다. 관악구는 이달 중 공사를 시작해 2022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학동 주민 오아롱(36)씨는 “도림천의 마지막 구간까지 복원되면 관악산과 더불어 지역 명소가 될 것”이라며 “자연을 벗 삼아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된다고 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구는 도림천의 자연성을 회복함과 동시에 특색 있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제공할 계획이다. 우선 도림천을 지나는 신림교, 신림2교 등 오래되고 낡은 다리를 리모델링하고 경관조명과 미디어보드를 설치한다. 봉림교부터 우방아파트를 잇는 관천로 구간은 ‘초록풍경길’로 다시 태어난다. 차량 통행량에 비해 폭이 넓은 기존 4~6차로 도로를 2개 차로만 남기고 녹색공간으로 바꾼다. 또한 초록풍경길에는 문화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컨테이너 형식의 ‘문화플랫폼’도 마련된다. 무엇보다 도림천을 전국 명소로 알리기 위해 지역 특색을 담은 명칭을 부여, 도림천 브랜드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박 구청장은 “도림천 특화사업이 끝나면 아름다운 생태계와 찬란한 문화를 품은 새로운 문화관광벨트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도림천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경제의 새 성장동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유전정보 일치 않는 정체불명 바이러스 잇따라 발견

    [달콤한 사이언스]유전정보 일치 않는 정체불명 바이러스 잇따라 발견

    지난해 12월 말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러스에 대한 궁금증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실 바이러스는 지구상 존재하는 가장 작은 생명체 중 하나로 분류하기는 하지만 생명체라는 조건을 완벽히 갖추지는 못한 미지의 유기체이다. 유전물질은 갖고 있지만 세포막이 없고 숙주 밖에서는 생명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 과학자들은 생명체 또는 생물로 여겨도 되는 것인지에 의문을 품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과학자들이 유전정보를 파악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신종바이러스를 찾아냈다. 또 다른 연구팀은 동물들의 조직 속에 숨어있는 수 천개의 새로운 바이러스를 발견하기도 했다. 우선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연방대 생물과학연구소, 프랑스 엑스마르세이유대, IHU-지중해감염 연구소, 미국 퍼듀대,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 벨루오리존치시의 인공호수에서 살고 있는 아메바에서 거대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생물학 및 의학분야 학술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크기가 박테리아만한 거대한 것부터 기존 바이러스들과 비교했을 때도 매우 작은 새로운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들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분석했는데 이전에 발견된 그 어떤 유전자들과도 일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물에서 발견한 이들 바이러스에게 브라질 신화에서 나오는 ‘물의 어머니’라는 뜻의 ‘야라바이러스’라고 이름을 붙였다. 한편 미국 국립보건원(NIH) 국립암연구소, 국립 알레르기및감염병연구소, 국립 당뇨·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 국립 노화연구소,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 하버드 의대 부설 브리검여성병원, 브로드연구소, 존스홉킨스대 의대, 오하이오주립대, 애리조나주립대, 샌디에고주립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 공동연구팀은 동물 세포조직에서 새로운 형태의 원형바이러스 600여 종을 발견하고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e라이프’ 최신호에 발표했다. 바이러스는 막대형과 원형 두 가지 형태를 하고 있는데 원형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을 유발할 수 있는 인유두종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사람을 비롯해 70여 종의 동물 조직샘플에서 바이러스 입자를 분리해 원형바이러스를 찾았다. 그 결과 약 2500개의 원형 바이러스를 발견했으며 이 중 600개는 기존에 밝혀지지 않은 전혀 새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폐수나 사람의 호흡기에서 기존에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바이러스를 찾는 것은 그리 놀랍지 않은 일”이라면서 “특히 하수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들의 95% 정도는 기존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유전자와 일치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또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반드시 질병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며 일부 바이러스들은 건강 유지에 도움을 주거나 생태계 순환에 있어서 필수적인 것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랑방 손님’서 시작해 ‘기생충’ 꽃피워… 56년 만에 상업영화 심장 저격

    ‘사랑방 손님’서 시작해 ‘기생충’ 꽃피워… 56년 만에 상업영화 심장 저격

    벙어리 삼용·쌀 등 선배 영화인들 밑거름 2000년 이후 올드보이·밀양·버닝 등 주목 봉 감독, 2010년 ‘마더’로 도전했다 실패 세월호 다룬 다큐 ‘부재의 기억’도 새 역사한국 영화 101년 역사의 새로운 기록, 아카데미 도전 56년 만의 성과, 세계 최고로 등극한 ‘괴짜 천재’….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쓴 드라마는 이런 파생어들의 종합판이다. 아카데미 수상의 길까지는 선배 영화인들이 쏘아 올린 작은 공들이 있었다. 한국 영화계의 거성 신상옥 감독은 1963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로 시작해 이어 ‘벙어리 삼용’(1965), ‘쌀’(1967)을 잇달아 아카데미에 출품했다. 유현목 감독의 ‘카인의 후예’(1969), 최하원 감독의 ‘독 짓는 늙은이’(1970), 변장호 감독의 ‘비련의 벙어리 삼용’(1974) 등 한국적인 색채를 강조한 영화들이 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렸다. 2000년대 들어 한국 거장 감독의 도전도 잇따랐다.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2001)을 비롯해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2003)와 ‘밀양(2008),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2013) 등이다. 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예비후보에 오르며 아카데미의 문을 열 듯했지만 최종 후보에는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봉 감독도 2010년 영화 ‘마더’로 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렸지만 후보 지명에는 실패했다. 이런 결과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아카데미 시상식만의 특성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상업영화의 심장인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최고 권위의 상인데도 백인과 미국 중심 잔치하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생충’의 4관왕은 국제 영화 시장에서 한국 영화의 높아진 위상, 봉 감독 특유의 센스가 시너지를 발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김형석 영화평론가는 “한국 경제 규모가 10위 안팎이지만, 영화 관객 수나 전체 매출로 따지면 전 세계 5위 안팎 시장이라 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면서 “실제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를 시작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영화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번 ‘기생충’의 수상은 그동안 기반을 다져 온 우리 영화가 전 세계에 충분히 통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생충’은 우리말로 된 순수한 한국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아시아를 비롯한 외국 영화에 박한 평가를 한 아카데미가 ‘기생충’에 주요 상을 몰아주며 문화 다양성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카데미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에 오른 이승준 감독의 ‘부재의 기억’ 또한 한국 영화사에 큰 획을 그었다. 아쉽게도 수상은 불발했지만, ‘기생충’과 함께 한국 최초라는 의미를 남겼다. 상영 시간 29분의 짧은 다큐인 ‘부재의 기억’은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 영상과 통화 기록을 중심으로 국가의 부재를 묻는 작품이다. 다큐는 2018년 11월 뉴욕 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해 아카데미 출품 자격이 생겼고, 예비 후보를 거쳐 최종 후보에 올랐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고전과 창신이 농울치는 모국어의 연금술사

    고전과 창신이 농울치는 모국어의 연금술사

    내 기억에 이근배 선생은 신춘문예 다관왕으로 가장 선명하다. 신춘문예는 그때나 지금이나 모든 문청들의 최고 로망이다. 선생을 이야기할 때마다 늘 따라다니는 이 화려한 이력은, 한국문학사 전체에서 한 천재 시인의 탄생을 예고한 전무후무한 기록임에 틀림없다.●천재 시인의 탄생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벽’으로 당선된 1961년 경향신문 시조 ‘묘비명’으로 2관왕에 올랐다. 이듬해 동아일보(시조 ‘보신각종’)와 조선일보(동시 ‘달맞이꽃’), 1964년엔 한국일보(시 ‘북위선’) 신춘문예에 줄줄이 당선됐다. 다른 신인상까지 살피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불어난다. 선생은 약관의 나이인 1960년 3월에 시집 ‘사랑을 연주하는 꽃나무’를 냈다. 표지는 빨간 빛깔이고 속표지에는 스무 살 ‘청년 이근배’의 사진이 수줍게 들어 있다. 1960년 3월 25일 출간이니까 4·19혁명 한 달 전쯤이다. 서문은 미당 서정주가 썼는데 은사로서 제자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내고 있다. “경자년(庚子年) 3월 3일”에 썼으니 미당 서문도 곧 회갑을 맞는 셈이다. 이근배 선생은 백지를 꺼내더니 붓펜으로 멋있게 ‘回榜宴’이라고 썼다. 회방연이란 예전에 과거에 급제한 지 예순 돌을 기념하는 잔치를 이르던 말인데, 면앙정 송순이 회방연을 치렀다고 한다. 말하자면 올해는 첫 시집이, 내년은 신춘문예 등단이 회방연을 맞는 셈이다. 선생은 1940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으니 올해 여든하나이다. 하지만 여전히 열정적인 활동으로, 누구보다도 정확한 기억으로, 내내 자신이 걸어온 한국문학의 숲길을 풍요롭게 열어 보여 주었다. ●이근배 시의 뿌리, 아버지 이근배 선생에게 아픈 가족사가 있었고 그것이 선생 시의 원형이 됐다는 것은 알 만한 분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선생은 일제강점기 사회주의 운동에 몸담았던 아버지에 대해 깊은 자랑과 연민과 원망을 동시에 가지고 살아왔던 것이다. 김종길 시인은 “일제강점기부터 ‘사상가’였던 부친에 대한 이 시인의 ‘아버지 콤플렉스’가 그로 하여금 조국 분단의 비극을 유난히 뼈저리게 겪게 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선생은 최근에 그 ‘사상가’ 아버지를 독립운동가 유공자로 신청해 놓았다. “할아버지는 유학자셨고 아버지는 독립운동가셨어요. 당시 국내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는 사회주의 계열이 많았습니다. 아버지께는 독립운동 근거 자료가 워낙 많아 인정받으실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와서 신청을 겨우 했으니, 그동안 자식 노릇 제대로 못했던 거지요.” 소년 근배에게 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나라 찾는 일 하겠다고/감옥을 드나들더니 광복이 되어서도/집에는 못 들어오는”(‘자화상’) 분이셨다. 선생은 자신의 ‘자화상’을 전문 암송하면서 탄복할 만한 기억력을 다시 보였다. 당연히 어머니는 “사상가의 아내가 되어서/잠 못 드는 평생”(‘냉이꽃’)을 보내셨을 것이다. 그리고 기억나는 대로 이근배 선생과 가까웠던 세 분을 여쭈었다. 공초 오상순, 미당 서정주, 무산 조오현이다. 두 분 스승에 대한 애착과 오현 스님에 대한 애틋함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공초는 무장무애, 미당은 천의무봉, 오현은 능소능대였어요. 공초 선생은 제게 정말 많은 사랑을 주셨어요. 그분이 남기신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와 ‘자유가 나를 구속하는구나’ 하는 말씀은 지금도 ‘우주의 지휘자’로서 그분을 기억하게끔 해줍니다. 문학사에서 그동안 저평가됐는데, 유 교수 같은 분이 정확하게 평가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공초가 지어 준 이근배 선생의 아호 ‘사천’(沙泉)은 ‘오아시스’라는 뜻이다. 시인은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을 때도 이 이름을 썼다. ‘사천’은 이근배 시의 본령을 풀어 가는 데 상징적 열쇠가 돼 준다. 스스로도 “사막 같은 세상을 잘 건너가라고?/오아시스 같은 사람이 되라고?”(‘사막 타클라마칸’)라고 노래한 바 있듯이, 그의 시는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불우한 역사에서 솟구쳐 오른 모국어의 샘이었기 때문이다. “미당 선생은 한국어가 어떻게 그리 아름답고 풍부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준 살아 있는 현대시의 고전이지요. 제가 선생님 돌아가시고서 쓴 조시가 ‘미당경전’이에요. 한번 읽어보시겠어요?” 작년에 펴낸 시집 ‘대백두에 바친다’에 실린 ‘미당경전’에서 선생은 21세기 첫 성탄전야에 돌아간 미당을 그리워하는 음성을 처연하고도 감동적으로 들려주었다. 스승의 시를 ‘경전’으로까지 명명하는 선생의 마음이 애잔하게 다가온다. 그러고 보니 미당과 사천은 등단작 제목이 같다. 1936년에 미당도 신춘문예에 ‘벽’으로 당선했으니 말이다. 스승과 제자는 나이도, 신춘문예 등단도, 모두 스물다섯 터울이다.●이근배 시의 메타포, 벼루 이근배 선생은 시를 일러 “사람의 생각이 우주의 자장을 뚫고 만물의 언어를 캐내는 것”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렇게 커다란 스케일과 촘촘한 밀도로 쓰인 그의 시는 사라져버린 것들의 아름다움을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되살리면서 펼쳐져 왔다. 그 은유적 육체를 시인은 ‘벼루’에서 찾아냈는데, 아닌 게 아니라 단단한 돌의 질감과 예술적 조형미를 아울러 갖춘 벼루는 이근배 시의 상징적 메타포로 충분할 것 같다. “할아버지 방에서 나오던 먹 냄새가 원체험이지요. 저는 불가사의한 신의 예술품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옛 벼루를 비롯한 선현들의 유묵 또는 청자, 백자 등 유물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에 지금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연벽’(硯癖)이라는 말도 있듯이 선생은 세계 제일의 벼루 컬렉터로 유명하다. ‘시행일여’(詩行一如)라고 했거니와 ‘연행일여’(硯行一如)라도 되는 듯이 선생은 벼루에서 삶과 우주, 시간과 예술을 바라본다. 귀하기 짝이 없는 수백 년 묵은 벼루들을 낱낱이 보여 주면서 스스로도 예술가로서의 존재 방식을 묻고 있는 듯했다. ●대한민국예술원 원로들에 대한 예우 지난해 말 선생은 제39대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했다. 시인으로는 조병화 선생에 이어 두 번째이고 문인으로 치면 일곱 번째다. “1964년 탄생한 대한민국예술원은 김동리 선생이 추진해 만든 국가기관입니다. 누가 변형시키거나 축소할 수 없지요. 회원 수는 100명으로 정해져 있어요. 이분들은 평생을 예술에 헌신해 온 원로이지만 여전히 쟁쟁한 현역들입니다. 이분들이 국가 위상을 높이는 실질적 역할을 하도록 예술원에 대한 예우 제고가 필요합니다.” 예술원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일에 대한 계획도 촘촘하게 세웠다. “제 임기 동안 ‘회원’이라는 명칭을 ‘종신회원’으로 바꾸고 국가적 차원의 예우를 통해 예술원의 위상을 높여 가려고 합니다. 또 예술원 단독 청사 입주를 꾀해 보려고 해요.” 예전에 “남들이 막장에 들어가 모국어의 보석을 캘 때 갱구 앞에서 부스러기 돌이나 줍고 있었다”(‘문학적 자전’)라고 겸손해한 그였지만, 이제는 그 선두에 서서 예술의 도약을 꿈꾸는 역할을 맡게 됐다. 그리고 선생은 개인적으로도 고향 당진에서 ‘이근배문학관’을 세우기로 했다고 귀띔해 주었다. 그곳이 우리 문학의 분열을 통합하는 큰 둥우리가 되리라 상상해 본다. 그러고 보니 선생의 시는 순수나 참여를 주장하지 않으면서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흘러가는 우리나라의 산수를 빼닮지 않았는가. 선생은 ‘추사를 훔치다’(2014)에서 성현과 예인들의 흔적을 통해 공동체적 기억을 통합적으로 구축했는데, 거기서도 지금은 사라져간 것들의 품격과 위의를 통해 한국문학의 모뉴멘트를 이루어 가려는 의지를 강렬하게 보여 주지 않았던가. 만물의 언어를 캐내는 일을 시라고 했던 이근배 선생은 스스로도 “스며 나오는 전시대의 전아한 향기, 한지에 진한 먹으로 쓰이고 몇 세대를 넘겨도 여전히 오히려 더욱 은근하게 풍겨오는 선비 시절의 문향”(김병익)을 선사해 왔다. 비록 “글자를 읽을 줄도 모르고/붓을 잡을 줄도 모르면서/지가 무슨 연벽묵치라고/벼루돌의 먹 때를 씻는 일 따위에나/시간을 헛되이 흘려버리기도 하면서”(‘자화상’) 살아왔다고 고백했지만, 우리는 선생이 서재인 ‘신연재’(神硯齋)에서 더 웅숭깊어진 이근배 문학을 완성해 갈 것이라고 믿는다. 고전(古典)과 창신(創新)이 힘차게 농울치는 모국어의 연금술을 보여 주면서 말이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9개월 대장정 돌입… 주별 ‘승자독식’ 룰, 반전 드라마 재현될까

    9개월 대장정 돌입… 주별 ‘승자독식’ 룰, 반전 드라마 재현될까

    3일(현지시간)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작으로 2020년 미국 대선이 본격 레이스에 돌입했다. 오는 11월 3일 유권자 투표까지 정확히 9개월, 274일간 대장정의 신호탄이 오른 것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미국의 고유한 경선 투표방식인 코커스 및 프라이머리를 이용해 대선후보를 결정한다. 다만 큰 틀에서는 서울부터 제주까지 지역 경선으로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한국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화당 대선후보는 현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독주’ 중이다. 반면 민주당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 언론이 공화당보다 민주당의 경선에 조명을 비추는 이유다. 민주당은 전국 50개 주와 워싱턴DC 등에서 지역 경선을 거쳐 모두 4750명의 대의원을 선출하고 오는 7월 중순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최종 대선후보를 지명할 계획이다. 대의원은 ‘선언 대의원’과 ‘비선언 대의원’으로 나뉘는데 각각 3979명과 771명이 선출된다. 선언 대의원은 특정 후보 지지를 미리 선언한 대의원이기 때문에 그대로 투표할 의무가 있다. 반면 연방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당 지도부 등으로 구성되는 비선언 대의원은 미리 지지 후보를 선언하지 않기 때문에 전당대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4년 전 2016년 전당대회에서는 비선언 대의원들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몰표를 던지면서 힐러리 전 장관이 선언 대의원을 더 확보했던 샌더스 의원을 누룰 수 있었다. 당시 비선언 대의원이 민주당의 표심을 왜곡했다는 거센 역풍을 맞으면서 민주당은 홍역을 겪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올해 7월 전당대회부터 과반 득표를 한 후보가 없을 때 치르는 2차 투표에만 비선언 대의원이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민주당 주류 정치인들의 지지를 받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2차 투표에 간다면 다른 후보들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각 주는 당이 주관하는 ‘코커스’와 주 정부가 주관하는 ‘프라이머리’ 중 하나를 택해 경선을 치른다. 코커스는 당원들이 모여 토론과 투표를 거쳐 지지 후보를 결정한다. 반면 프라이머리는 일반 국민에게 문호가 열려 있다. 코커스와 프라이머리의 참가 구성원은 다르지만 진행 방식은 같다. 보통 당일 오후 6~7시에 지역별로 지정된 교회나 강당에 모인 사람들이 일정 시간 토론을 벌인 후 지지 후보를 결정한다. 이때 후보 결정 방식은 대부분이 ‘거수’다. 참가 인원의 15% 이상 지지를 받지 못한 후보는 제외되는데, 해당 후보를 지지한 참가자들은 다른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지 후보를 잃은 참가자들을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이려는 치열한 경쟁과 눈치싸움이 전개된다. 일례로 아이오와는 1678개의 기초선거구로 나눠 이런 방식으로 코커스를 치른다. 최종 승자는 각 후보가 기초선거구에서 받은 지지율의 평균을 산출해 결정한다. 하지만 최종 승자는 ‘승자 독식’을 하는 게 아니라 각 지역의 인구와 당원수 등에 따라 분배된 대의원의 수를 지지율에 따라 나눠 갖는다. 아이오와의 경우 대의원수가 41명이니 20%의 평균 득표율을 얻은 후보라면 대의원 8명을 가져가는 식이다. 아이오와는 전체 대의원의 불과 1%만 갖고 있지만, 가장 먼저 코커스 방식으로 대선후보를 정한다. 따라서 아이오아의 승리자가 초반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오와 코커스는 ‘미 대선의 풍향계’로 불린다. 특히 2000년 이후 아이오와주 코커스의 승자가 민주당의 최종 대선후보 자리를 거머쥐었다. 오는 11일 프라이머리로 가장 먼저 대의원을 정하는 곳은 뉴햄프셔다. 대의원수는 불과 24명이지만 이 직후 2~3명의 선두그룹 외에는 레이스를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오는 22일에는 네바다 코커스(36명)가 열리고, 29일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54명)가 개최된다. 이달 안에 조기 경선이 열리는 4곳을 모두 합쳐도 전체 선언 대의원의 4%에도 못 미치지만 승자의 윤곽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초반 4개 지역의 민주당 경선에서 특정 후보의 ‘싹쓸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여론조사에선 바이든 전 부통령이 꾸준히 1위를 유지하는 추세지만 초반 경선 지역은 샌더스 의원, 워런 의원, 부티지지 전 시장까지 모두 4명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샌더스 의원의 ‘약진’이 돋보여 누가 1위를 차지할지 쉽게 가늠할 수 없다. 반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오는 3월 3일 ‘슈퍼 화요일’부터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초반 4곳의 대의원 비율이 4%에도 못 미치니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블룸버그 전 시장은 민주당 전체 대의원의 40%를 확정 짓는 슈퍼 화요일(3월 3일) 지역에 광고를 쏟아붓고 있다. 이날 앨라배마, 아칸소, 캘리포니아 등 14개 주가 대의원을 정한다. 민주당은 이런 방식으로 오는 6월까지 코커스와 프라이머리를 이어 간다. 코커스와 프라이머리에서 선출된 대의원들은 결국 전당대회에 가서 지지 후보에게 이미 정해진 표를 그대로 행사한다. 따라서 각 지역의 코커스와 프라이머리에서 얼마나 많은 대의원을 확보하느냐가 민주당 대선후보를 결정한다. 이런 면에서 실제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전당대회는 축제에 가깝다. 민주당은 7월 13~1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연다. 공화당도 8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전당대회를 열지만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를 막을 경쟁력 있는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지지자들의 90% 이상에게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공화당과 민주당이 대선후보를 결정하면 양당 대선후보는 TV 토론과 지역별 유세 등을 이용해 본격적으로 표심 경쟁에 나선다. 결전의 날은 11월 3일이다. 대통령 선거는 경선 방식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우선 대선도 경선과 마찬가지로 국민이 직접 후보를 뽑는 게 아니라, 각 주를 대표하는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형태다. 전국에 배정된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한다. 538명의 대선 선거인단은 상·하원 의원을 합한 수인 535명에 워싱턴DC 대표 3명을 더한 수다. 이때는 주별로 상대를 이긴 후보가 격차와 상관없이 해당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간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캘리포니아주에서 50.1%의 지지를 받아 상대를 꺾었더라도 55명의 선거인단을 독식한다. 정리하자면 경선은 지지율에 따라 대의원수를 나눠 갖지만, 대선은 주별 ‘승자 독식’ 체계다. 따라서 미국 전체에서 더 많은 유권자들의 표를 얻고도 선거인단 확보에 밀려 고배를 마시기도 한다. 2016년 대선에서 패배한 클린턴 전 장관이 대표적이다. 11월 3일에 실질적으로 대통령이 결정되지만 선거인단이 실제 선거행위를 하는 것은 12월 14일이다. 제46대 미국 대통령은 이날 공식적으로 확정된다. 새 대통령 취임식은 2021년 1월 20일이며 임기는 4년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길버트 그레이프’ 조니뎁-디카프리오 “무려 26년 전 모습”

    ‘길버트 그레이프’ 조니뎁-디카프리오 “무려 26년 전 모습”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가 안방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31일 오후 12시 20분부터 영화채널 CGV에서 ‘길버트 그레이프’가 방영 중이다. ‘길버트 그레이프’는 1994년 개봉한 영화로 배우 조니 뎁,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무려 26년 전 모습을 볼 수 있다. ‘길버트 그레이프’는 인구 1,091명이 사는 아이오아주의 작은 마을 엔도라에서 정상적이지 않은 가족들을 돌보는 길버트 그레이프(조니 뎁)의 이야기를 그린다. 집안의 가장인 그에게는 자살한 아버지와 그 충격으로 초고도 비만이 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어머니, 누나 에이미와 반항적인 여동생 엘렌, 그리고 지적장애인 동생 어니(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있다. 틈만 나면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는 동생 어니는 어머니의 엄청난 무게와 함께 집안의 골칫거리지만 길버트의 말은 절대적으로 따른다. 캠핑카를 타고 여행 중인 베키(줄리엣 루이스)는 고장 난 차 때문에 엔도라에 잠시 머무른다. 우연히 가스탱크에 올라가 있는 어니를 따뜻하게 대하는 길버트를 보고 그의 순수한 마음에 호감을 느끼는 베키. 답답한 일상에 지친 길버트도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베키에게 끌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개봉 당시 ‘19회 LA 비평가 협회상’, ‘6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등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신인상을 안긴 작품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청담역이 숨을 쉰다… ‘미세먼지 프리존’ 만든 강남

    청담역이 숨을 쉰다… ‘미세먼지 프리존’ 만든 강남

    보행로 650m 공기정화·수경식물 꾸며 대기오염 심한 날에도 항상 ‘좋음’ 단계 삼성·역삼동 지하보도로 확대할 계획29일 낮 12시 30분, 서울 강남구 지하철 7호선 청담역 8번 출입구. 평일 낮 시간인 데도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인파에 묻혀 역사 안으로 내려갔다. 별세계가 펼쳐졌다. 공기 좋은 산간 지역 수목원이 도심 속 지하철 역사 안에 자리잡고 있었다. 출퇴근길 늘 마주치던 삭막한 지하철 역사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저마다 탄성을 자아냈다. 벽면을 가득 메운 식물들과 나무들을 둘러보며 “지하철 보행 통로의 획기적인 변신”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강남구가 1년여의 준비 끝에 주민들에게 선보인 ‘청담역 미세먼지 프리존(Free Zone)’은 오후 내내 사람들로 북적였다. 강남구가 미세먼지 없는 청정 도시 모델을 선도하고 있다. 지하철 역사 안에 전국 최초로 미세먼지 프리존을 조성, 지하철 지하 공간은 공기 질이 나쁘다는 인식을 깼다. 구 안팎에서 강남발 지하철 역사 내 미세먼지 프리존이 전국 지하 공간을 청정 지역으로 바꾸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청담역 미세먼지 프리존은 보행 통로 650m 구간에 꾸려진 지하정원이다. 구는 24억 3490만원을 투입, 지난해 1월 추진해 12월 마무리했다. 공기청정기 72대와 미세입자 유입을 막는 필터가 설치된 공조기 5대가 미세먼지(PM 10) 90% 이상을 실시간 걸러낸다. 미세먼지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항상 미세먼지 ‘좋음’ 단계인 ㎥당 30㎍ 이하를 유지,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도 주민들이 마음껏 숨 쉬며 산책하거나 쉴 수 있다. 보행 통로 650m 구간은 숨·뜰·못·볕 4개 주제에 맞춰 정원으로 꾸며졌다. 벽면엔 수많은 공기정화식물과 수경식물이 푸른 공기를 내뿜고, 4개 주제에 맞는 영상과 글귀가 벽면을 타고 흘렀다. 인공폭포는 오색찬란한 빛을 발하며 땅속 공간을 아늑하게 했다. 백미는 실내정원이다. 떡갈고무나무, 아레카야자, 아라우카리아, 만냥금, 레몬라임, 홍콩야자, 산호수 등 수많은 식물이 도심 속 오아시스를 연출한다. 이날 오후 1시 10분 열린 미세먼지 프리존 개장식에 참석한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지금까지 버려졌다시피 한 공간을 자연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었다”며 “구민들에게 미세먼지 걱정 없는 청정 구역을 많이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이제 첫 단추를 뀄다”고 했다. 구는 조만간 삼성동 포스코 앞 지하보도에 조성 중인 미세먼지 프리존을 일반에 개방하고, 올해 안에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앞 지하보도에도 미세먼지 프리존을 조성한다. 지난해 버스정류장 2곳에 시범 설치한 ‘미세먼지 프리존 셸터’도 올해 10곳으로 확대한다. 정 구청장은 “지상의 미세먼지는 완전히 없앨 수 없지만 지하 공간은 얼마든지 청정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며 “미세먼지 프리존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美서 독립군 지휘관 양성… 변절 누명 썼던 ‘이승만의 정적’

    美서 독립군 지휘관 양성… 변절 누명 썼던 ‘이승만의 정적’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한 주요 인물 세 사람을 꼽으라면 안창호, 이승만, 그리고 박용만이다. 박용만은 두 사람을 뛰어넘는 독립운동의 거목이면서도 변절 누명 등의 이유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우성(又醒) 박용만 선생은 1881년 7월 2일(음력) 강원 철원군 중리에서 태어나 숙부 박희병 슬하에서 자랐다. 박희병은 1895년 일본으로 유학을 갔는데 선생도 따라가 게이오의숙(慶應義塾)에서 2년간 정치학을 공부했다. 갑신정변으로 일본에 갔던 박영효와 사귀었고 그의 활빈당에 가입한 뒤 체포돼 1차 감옥살이를 했다. 출옥 후 선생은 보안회(輔安會)에 가입해 일제의 황무지 개발권 요구에 반대하다 2차 옥살이를 했다. 이때 감옥에서 정순만과 이승만을 만나 의형제를 맺었는데 세 사람은 ‘삼만’이라고 불렸다.1905년 선생은 상동청년회의 지원으로 도미 유학길에 올랐다. 정순만과 이승만의 아들도 데리고 배를 탔고 선생이 교사로 일한 평남 순천 시무학교 제자인 유일한, 정한경, 이종희, 이관수 등도 뒤이어 박희병의 인솔로 미국에 도착했다. 선생은 이국 땅에서 독립군을 양성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있었다. 우선 숙부와 함께 네브래스카주를 답사한 뒤 데려온 소년들을 학교에 입학시켰다.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하자 선생은 서둘러 무장 투쟁을 준비해 나갔다. 콜로라도 덴버에서 열렸던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대회에 맞춰 1908년 7월 미국과 하와이, 러시아 등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인애국동지대표자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의 큰 성과는 둔전병(屯田兵)제에 바탕을 둔 군사교육기관 설립안 통과였다. 이에 따라 1909년 6월 주정부의 인가를 받아 ‘한인소년병학교’가 네브래스카주 커니에서 출범했다. 첫해 입학생은 13명이었는데 함께 간 소년들이 중심이었고 하와이 노동 이민의 자녀도 있었다. ●한때 정순만·이승만과 ‘삼만’으로 불려 이듬해 학교는 헤이스팅스로 옮겼다. 헤이스팅스대학은 학교 건물과 땅을 빌려주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독립군을 양성하는 사관학교인 소년병학교를 미국인들은 ‘한국의 웨스트포인트’라고 불렀다. 소년병학교는 2년 후 만주에서 문을 연 신흥무관학교에 교재를 보내 주는 등 영향을 미쳤다. 학생들은 군사훈련과 학업, 노동을 병행하며 독립군 지휘관 수업을 받았다. 실제로 졸업생들은 연해주에 파견된 적이 있다. 선생 자신도 1908년부터 네브래스카 주립대학에서 군사학과 정치학을 공부하고 졸업했다.소년병학교는 1914년 6기 생도를 받고 폐교의 운명을 맞았다.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의 방해였다. 일본이 미국 정부에 거세게 항의하자 압박을 받은 헤이스팅스대학이 지원을 끊은 것이다. 소년병학교에는 6년 동안 170여명이 입학해 40여명이 졸업했다. 이들은 미국 각지의 대학에 진학해 공부를 계속해 큰 재목으로 성장했다. 독립운동에 투신하기도 했고 학계에도 진출했다. 유일한은 유한양행을 창립했고, 구영숙은 초대 보건사회부 장관이 됐다. 선생은 재미 한인단체인 국민회 기관지 신한민보 주필로 초청받아 1911년 2월 샌프란시스코로 갔다. 논설을 통해 헌법을 제정하고 해외 자치정부인 가정부(假政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5000여명의 한인이 살던 하와이의 신한국보 주필로 초청받아 갔다. 선생은 자치 규정을 개정해 삼권분립 체제를 갖추고 특별경찰권을 얻어 냈다. 또 1914년 6월 오아후섬 카훌루에 대조선국민군단과 사관학교를 창설하고 파인애플을 재배하며 300여명의 군인을 훈련시켰다. 선생은 1913년 2월 마땅한 소속이 없던 의형 이승만을 하와이로 초청했다. 두 사람이 앙숙이 되는 시발점이었다. 무장론의 박용만계와 외교론의 이승만계로 교민들은 분열됐지만, 박용만계가 월등하게 우세했다. 이승만은 독자적 활동을 펴려 했지만 교민단체인 국민회의 지원을 받지 못해 불만이 많았다. 이승만은 나중에 무죄 판결이 난 박용만계 총회장 김종학의 공금 횡령 사건을 빌미로 판세를 뒤집으려 했다. 박용만 지지파에게 테러를 가하기도 했다.●이승만의 음해공작으로 법정싸움까지 일제는 1915년 미국에 항의해 주정부로 하여금 특별경찰권을 취소하도록 했다. 결국 대조선국민군단은 1917년쯤 문을 닫고 말았다. 이승만은 국민회를 완전히 장악, 조직과 재정의 사유화를 시도했고 법정 싸움으로 이어졌다. 1918년 2월 재판에서 이승만은 “박용만이 위험한 배일 행동으로 일본 군함인 이즈모호가 호놀룰루에 도착하면 파괴하려 한다”며 음해 공작을 감행했다. 이 때문에 선생은 법정에 서는 수모를 겪었고 이승만과 완전히 절연하기에 이르렀다. 두 사람의 노선 차이는 이전부터 드러났다. 이승만은 안중근, 장인환, 전명운 의사를 형법상 살인범이라고 비난하고 일본과 싸우는 것은 망상이라며 선생의 독립운동관을 비판했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났을 무렵 선생은 하와이에서 대조선독립단을 조직했고 그해 9월 상하이 임시정부의 외무총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임시정부를 해체해야 한다는 창조파에 속했던 선생은 독자 노선을 걸었다. 1921년 국내외 10개 독립운동단체를 규합해 베이징에서 군사통일회를 개최했고, 이듬해 1922년 11월 독립운동 기지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흥화은행을 창립했다. 1928년 10월 17일 일이 벌어졌다. 선생이 베이징에서 의열단원 이해명이 쏜 총에 절명한 것이다. 47세의 아까운 나이였다. 보도에는 이해명이 선생에게 독립운동 자금 1000원을 요구하다 언쟁을 벌였다고 했지만 의열단은 선생을 변절자로 총살했다고 주장했다. 선생의 죽음에는 복잡한 배경이 있다. 선생은 1923~1924년 두어 번에 걸쳐 국내에 들어왔다. 이것이 변절 논란을 불렀다. 선생은 총독부의 누군가를 만나고 블라디보스토크로 가서 국민위원회 비서장에 임명됐다. 그전부터 ‘자유시 참변’ 등을 통해 공산주의와 접하며 제국주의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생각, 일제를 이용하려 했던 것 같다. 선생은 과연 변절자일까. 그렇지 않다. 1924년 이후 행적을 봐도 선생의 생각과 행동은 변함이 없었다. 1925년 선생은 6년 만에 하와이로 가서 1년 가까이 머무르며 1만 달러의 독립군 기지 개척자금을 모금했다. 1926년 6월 베이징으로 돌아와 지금의 베이징역 근처의 땅을 사들여 대륙농간공사를 설립하고 수전(水田)과 정미소를 경영했다. 독립운동 근거지를 마련하고 독립군 양성 자금을 마련할 목적이었다.●작년 ‘박용만 선생 기념사업회’ 발족 정부도 선생의 죽음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결론짓고 1995년 국민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선생에게는 딸 하나와 외손녀가 있었는데 딸은 중국에서 사망하고 외손녀도 일본으로 건너간 뒤 소식이 끊겼다. 중국 부인 웅씨 사이에서 낳은 아들도 행방불명됐다고 한다. 여러 이유로 선생의 업적은 잊혔다. 지난해 말에야 ‘박용만 선생 철원기념사업회’가 발족돼 기념관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들과 함께 찾은 중리 109번지 생가터는 군부대 안에 있었다. 철원 노동당사에서 남쪽으로 약 1㎞ 떨어진 곳으로 군부대 연병장과 통행로가 돼 있었다. 사업회 측은 조만간 민간에 반환될 생가터를 확보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기념사업회 연구위원장 이우형씨는 “선생이 총을 맞아 사망한 뒤 5일이나 시신이 방치돼 있었다고 한다. 그 후에 누가 시신을 거뒀는지는 알 수 없고 묘소도 없다”고 말했다. 1967년에 세운 애국선열추모비 속의 이름 석 자와 마을 사람들이 돈을 모아 세워 놓은 안내판이 있었지만 업적에 비하면 너무 초라해 보였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이리 오너라! 문화 사다리 타보자꾸나

    이리 오너라! 문화 사다리 타보자꾸나

    설 연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가족과 고궁이나 박물관, 미술관 나들이를 다녀오는 건 어떨까. 일상에 쫓겨 평소 누리지 못했던 전통 문화와 예술의 향기가 명절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연휴기간 무료개방 고궁서 민속놀이 한판 연휴 기간(24~27일) 서울 경복궁, 창덕궁 등 4대궁과 종묘, 조선왕릉, 유적관리소(현충사, 칠백의총, 만인의총)가 무료 개방된다. 경복궁에선 수문장 교대의식과 광화문 파수의식이 재현되고, 수문장 복식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설날 당일(25일) 오후 2시에는 관람객에게 세화(歲畵)를 나눠 준다. 세화 나누기는 새해를 기리고 축하하기 위해 왕과 신하들이 그림을 주고받던 데서 유래한 세시풍속이다. 덕수궁, 세종대왕유적관리소 등에서도 제기차기, 투호, 윷놀이 등 다양한 전통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쥐띠 모여라… 민속박물관선 콩주머니 선물 국립민속박물관은 24일과 26일 경자년 설날맞이 한마당 행사를 연다. 쥐띠 관람객에게 쥐띠 해의 기운이 담긴 콩 복주머니를 선착순으로 나눠 주고, 세화 나누기도 진행된다. 세배하는 법과 설 차례상 차리기를 체험할 수 있고, 박물관 로비에 마련된 설날 포토존에선 가족 사진을 찍어 준다.전국 14개 국립박물관에서도 다양한 민속놀이와 전통문화·음식 체험 행사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6일 오후 3시 열린마당에서 전통연희와 스카음악이 어우러진 무료 공연 ‘설 놀이판 각자의 리듬, 유희스카’를 선보인다. 국립김해박물관은 26일 오전 11시, 오전 1시 두 차례 새해맞이 지신밟기 한마당을 연다. 자세한 일정은 각 박물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미술에 빠져볼까… 연휴엔 예술의 세계로 국립현대미술관도 연휴 기간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지난가을 개막한 개관 50주년 기념전 ‘광장’이 과천, 서울, 덕수궁 등 3개관에서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개념미술가 제니 홀저의 커미션 프로젝트 ‘당신을 위하여’, 한국 비디오아트의 역사를 훑는 ‘한국 비디오아트 7090-시간 이미지 장치’ 전시도 흥미롭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핀란드 디자인 10000년’은 단순하지만 세련된 핀란드 디자인의 과거와 현재를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돌도끼와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나뭇가지 형태를 살린 의자, 핀란드 출신 세계적 건축가 알바 알토 작품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원목으로 만든 사우나 공간, 오로라 영상, 시벨리우스 오디오 부스 등 핀란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만들었다. ●예술의 전당, 온가족 함께하는 전시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선 후기인상주의 화가이자 현대 그래픽 아트의 선구자로 꼽히는 프랑스 화가 ‘툴루즈 로트렉’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그의 미술작품뿐만 아니라 드라마틱한 일생을 소개하는 영상과 미디어아트, 일러스트 등을 한자리에 모아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 어려운 이웃 위해 1억원 쾌척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 어려운 이웃 위해 1억원 쾌척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이 ‘RCHC’(Red Cross Honors Club) 15호 회원으로 가입하며 1억원을 쾌척했다. RCHC는 적십자사에 1억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기부를 약정한 회원들의 모임이다. 홍 회장의 RCHC 15호 가입식은 지난 15일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접견식에서 진행됐다. 이날 가입식에는 홍 회장과 이경호 적십자 인천지사 회장을 비롯해 김창남 부회장, 홍희자 인천지사 상임위원 등이 참석했다. 가입식에서 홍 회장은 “경제 여건이 어둡지만 더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기부를 결심했다”며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기부 문화가 더욱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마리오아울렛은 2001년 국내에 아웃렛 개념이 생소하던 시기에 패션 정통 아웃렛을 선보였다. 과거 구로공단이 패션타운으로 변화하는 데 앞장섰으며 현재는 750개 이상의 국내외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대규모 도심형 아웃렛으로 성장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합격 인증한 김소혜.. “대단해” [EN스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합격 인증한 김소혜.. “대단해” [EN스타]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배우 김소혜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취득 근황을 전했다. 지난 2일 김소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국사”라는 짧은 멘트와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합격 인증서가 담겨 있었다. 같은 그룹 출신인 다이아 정채연은 해당 게시물에 “와 넌 정말...”이라는 댓글로 박수를 보냈다. 최유정 또한 “대박이다 대단해...”라는 댓글을 적었다. 한편, 김소혜는 지난해 영화 ‘윤희에게’에서 윤희(김희애)의 딸 ‘새봄’ 역으로 스크린에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현금 지원은 미래에 대한 투자… 취직하면 세금 더 낼게요”

    “현금 지원은 미래에 대한 투자… 취직하면 세금 더 낼게요”

    “누군가는 ‘왜 피 같은 세금을 낭비하느냐’고 비판하지만 청년에게 투자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나요. 사회와 연결이 되도록 다리를 놓아 주는 건데 아쉽습니다.”(서울시 청년수당 수령자 김승현씨)” 서울시와 경기도, 정부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현금지원 정책을 놓고 찬반이 거세다. 실제 청년들은 매달 50만원의 지원금을 어떻게 생각할까. 서울신문이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 ‘알바몬’과 함께 지난해 12월 19일부터 26일까지 온라인·모바일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나에게 50만원은 OO이다’의 빈칸을 채워 달라고 하자 응답자 2851명 중 270명(9.5%)이 ‘생활비’라고 적었다. 생계비, 생활력, 한 달 생활비 등의 답변도 생활비로 포함시킨 결과다. 김수현(33·가명)씨는 “(청년수당을) 식사를 하거나 이발을 하는 데 주로 썼다”며 “병원비나 시험 응시료, 정장 대여비처럼 갑작스럽게 돈이 필요할 때도 요긴했다”고 말했다. 50만원의 지원금을 ‘희망’이라고 쓴 응답자도 63명이었다. 취업이 어렵고 막막한 상황에서 정부·지자체 지원금이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생명과 관련된 답변들도 눈에 띄었다. ‘동아줄’, ‘생명줄’이라고 언급한 응답자가 각각 54명, 48명으로 나타났다. ‘목숨’이라고 표현한 사람도 13명에 달했고, ‘생존권’과 ‘목숨줄’이란 답변도 10명씩 나왔다. ‘자살 방지책’이란 답변도 있었다. 한창 일할 나이에 일자리를 찾지 못해 자존감이 떨어진 청년들에게 지원금은 단순히 돈이 아닌 ‘활력소’(37명)이기도 했다. ‘행복’(46명), ‘오아시스’(37명), ‘기회’(22명)라고 본 사람도 적지 않았다. 서울시 청년수당을 받은 뒤 작가로 새 출발한 조기현(27)씨는 “청년수당은 청년들에게 한동안 온실 속에서 비료와 물을 줘 성장을 돕는 외부 장치와 같았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받은 김빛나(26)씨는 “어려울 때 국가로부터 미리 당겨 받은 ‘가불금’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나중에 취업하면 기꺼이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1년 동안 경기도에서 분기별 25만원씩 총 100만원의 청년기본소득을 받은 류효정(25)씨는 “평소 정부가 나에게 뭘 해 준다는 걸 피부로 느낀 적이 없었다”면서 “처음으로 경험한 정부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개미가 뒷걸음질로 집 문제없이 찾는 이유는 머릿 속 GPS 덕분

    [달콤한 사이언스] 개미가 뒷걸음질로 집 문제없이 찾는 이유는 머릿 속 GPS 덕분

    불개미아과에 속하는 사막개미는 주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 주로 사는데 일부는 러시아 남부, 스페인 남부 지역 등에서도 발견된다. 사막은 사방이 모래로만 이뤄져 있기 때문에 사람도 나침반이나 GPS 등이 없으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그런데 개미들은 먹이를 찾아 아무리 멀리 나와있더라도 문제 없이 둥지를 찾아간다. 더군다나 자신의 몸집보다 큰 먹잇감을 발견해 집으로 가져갈 때면 여러 마리의 개미가 머리에 이고 뒷걸음질치면서 둥지까지 끌고 간다. 사막개미들의 이런 놀라운 회귀능력의 원리에 대해 과학자들은 궁금해 한다. 프랑스 툴루즈 폴 사바티에 대학 인지동물연구센터, 영국 에딘버러대 정보학부 공동연구팀은 사막개미들이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집까지 문제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이유는 태양의 위치, 360도를 볼 수 있는 놀라운 시각과 뛰어난 공간기억력을 종합한 ‘경로 통합’(path integration) 전략 때문이라고 30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생물학 분야 출판전 논문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 17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개미들이 사막 둥지에서 먹잇감이 있는 곳까지 걸어간 곳까지 경로를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가정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둥지에서 8m 가량 떨어진 곳에 버터와 설탕이 포함된 커다란 빵부스러기를 떨어뜨려놓고 개미들이 먹잇감까지 이동하기를 기다렸다. 연구팀은 먹잇감이 있는 곳까지 이동한 개미들을 잡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은 둥지에서 먹잇감이 있는 곳까지 환경을 변화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이동하도록 하고 다른 한 그룹은 둥지까지 이동하는 곳에 검은 비닐봉지와 포장지와 모래를 이용해 지형을 바꾼 다음 이동하도록 하고 관찰했다. 그 결과 변화되지 않은 기존 경로를 그대로 이동한 개미들은 뒷걸음질로 6m 이상을 문제 없이 이동한 뒤 둥지에 복귀했다.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지형지물이 생긴 곳을 이동하는 개미들은 3.2m 정도를 이동한 뒤 제자리를 빙빙 돌다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해 둥지를 찾아갔다. 익숙한 경로를 걷든 그렇지 않던간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둥지까지는 무사히 이동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는 뒷걸음질 치면서도 주변 환경을 관찰하고 태양의 위치와 고도 등을 통해 방향을 잡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둥지까지 경로를 파악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태양의 각도와 위치를 통해 방향을 잡고 먹잇감까지 이동하는 동안 주변 지형지물에 대한 기억을 하고 돌아올 때 활용한 것이다. 또 뒷걸음질치면서도 주변 지형지물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은 개미의 시야각이 360도에 이르기 때문이다. 사람은 머리를 돌리지 않고 주변 환경을 파악할 수 있는 시야각은 120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개미의 뇌에 대한 비밀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로봇 시스템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바스티앙 슈바르츠 툴루즈 폴 사바티에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개미가 모든 방향으로 걸을 수 있으며 목적지를 찾아가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유연하게 조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다음번에는 개미의 한 쪽 눈을 가리거나 가상현실 상황에서 어떻게 집을 찾아가는지를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생쥐와 숨바꼭질, 개와 사람의 나이, 유럽 밑에 깔려 있는 잃어버린 대륙

    [달콤한 사이언스] 생쥐와 숨바꼭질, 개와 사람의 나이, 유럽 밑에 깔려 있는 잃어버린 대륙

    매년 연말이 되면 올해 가장 주목받은 뉴스를 선정해 발표하곤 한다. 과학계에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거쳐 전문가들이 올해의 뉴스나 올해 주목받은 연구들을 뽑는다. 전문가의 입장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관점에서 가장 좋아했던 연구결과들은 다르지 않을까.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연구자나 전문가가 아닌 대중들이 가장 좋아했던 올해의 과학뉴스 10선’을 선정했다. 이것들은 사이언스 홈페이지에 올라온 과학뉴스들 중 독자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진 뉴스들로 잃어버린 대륙, 암흑물질로 만든 총알, 우주 소, 인간 길들이기 등이 포함됐다.사이언스는 가장 먼저 ‘인간이 가장 먼저 길들인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이라는 소식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스위스 4개국 11개 연구기관이 이달 5일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발표한 연구결과이다. 사람은 고양이, 개, 소, 말 등 많은 동물들을 길들여 사람의 친구로 삼았는데 연구자들에 따르면 인간이 가장 먼저 길들인 것은 다름 아닌 ‘사람’ 그 자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유전학적 증거를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인간 스스로 공격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스스로를 길들여 더 우호적이고 협력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게 됐다는 사실을 밝혀내 화제가 됐다.대중들이 두 번째로 관심을 많이 가진 연구는 ‘우드 와이드 웹’(Wood Wide Web) 였다. 우드 와이드 웹은 일종의 ‘나무들의 인터넷’으로 미국, 독일, 중국, 영국 생태학자들이 지난 5월 15일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이다. 이들에 따르면 나무들은 땅 위에서는 독립적으로 보이지만 땅 속에서는 나무 뿌리와 토양 사이 수 백만 종의 곰팡이와 박테리아들과 네트워크를 이뤄 영양분과 신호를 주고받는다.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이 잦아지고 있는 만큼 산림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라는 평가를 받았다.지난해 6월 발견된 ‘우주 암소’(The Cow)라는 별칭이 붙은 ‘AT2018cow’ 폭발은 올해까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았다. AT2018cow는 전형적인 초신성보다 10~100배 밝고 관측 2주만에 완전히 사라져버려 과학자들의 궁금증을 더했다. 지난 1월 ‘천체물리학 저널’에는 우주 암소는 갓 태어난 블랙홀이거나 초밀도 중성자 별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실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신비한 ‘수수께끼’로 남아있게 됐다.실험실 생쥐도 숨바꼭질을 할 수 있으며 사람과 장난을 칠 정도라는 연구결과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다. 지난 9월 13일 ‘사이언스’에는 독일 훔볼트대 생물학과 연구진이 실험실 쥐에게 숨바꼭질을 가르치는데 성공했으며 사람과 장난할 수 있을 정도라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보통 실험실에서는 먹이를 주는 등 보상행위를 통해 특정 행동을 하도록 훈련시키는데 이번에는 부모와 아이들이 하듯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숨바꼭질을 가르치는데 성공했다는데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다.해외여행을 나가면 외국어를 잘 하는 사람들도 현지인들의 언어 속도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이탈리아 사람들이나 스페인 사람들은 말을 더 빨리 하는 것 같고 독일어는 또박또박 천천히 하는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아주대 불어불문학과 오윤미 교수가 포함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난 9월 5일자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언어가 다르고 아무리 빠른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정보전달 속도는 초당 39.15비트로 일정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실제로 이 속도를 넘어가면 인간의 뇌에서 정보처리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흔히 잃어버린 대륙이라고 하면 ‘아틀란티스’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네덜란드, 노르웨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위스, 영국, 호주의 지질학자들이 지난 9월 3일자 지구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곤드와나 리서치‘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약 1억 4000만년 전에는 유럽 일대에 ‘대 아드리아’(Greater Adria)라는 대륙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런데 이 대륙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이유는 가상의 대륙 아틀란티스처럼 바다 속에 가라앉은 것이 아니라 유럽 남부 지각 밑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대중들이 열광한 과학 뉴스 중 하나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대(UC샌디에고) 연구진이 후성유전학 시계를 이용해 개의 나이를 사람의 나이로 환산하는 방법을 발견해 낸 것이다. 이 연구는 미국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생물학 분야 출판 전 논문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 11월 4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생후 4주~16살의 래브라도 레트리버 품종 개 104마리를 대상으로 게놈 메틸화를 사람의 것과 비교한 결과 개의 노화시계는 처음에는 사람보다 빨리 가다가 이후에는 더 천천히 움직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밖에도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물리학과와 지구환경행성학과 연구진이 거대 암흑물질의 경우 사람의 몸을 암흑물질 탐지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는 뉴스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영국 브리스톨대 기계공학과, 스페인 팜플로나 공립대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영화 스타워즈처럼 영상과 소리, 촉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3D 가상현실 영상 기술도 독자들이 주목한 올해의 연구로 선정됐다. 이스라엘 와이즈먼연구소 연구진이 지난 11월 27일자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한 연구도 주목받았다. 이들은 대장균의 유전자를 편집해 식물처럼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생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지구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의약품이나 주요 화학물질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신규 노선·특가 티켓… 겨울 휴양지가 어서 오라 손짓하네

    신규 노선·특가 티켓… 겨울 휴양지가 어서 오라 손짓하네

    # 직장인 전희선(27·가명)씨는 조만간 태국 여행길에 오른다. 출국을 일주일 앞두고 여행용 캐리어도 새로 장만했다. 틈날 때마다 혹시 빠뜨린 것은 없는지 일정을 확인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비용 부담으로 망설이던 친구를 적극적으로 설득해 함께 떠나기로 했다. 올해가 가기 전 남은 연차를 몽땅 소진할 심산이라고. 여행지로 태국을 고른 이유를 묻자 전씨는 “서울의 겨울은 ‘한파’ 아니면 ‘미세먼지’다. 이제는 지긋지긋하다”면서 “이번 연말은 따뜻한 나라로 떠나 최대한 쉬면서 여유롭게 보내고 싶다”고 답했다. # 직장인 김연주(32·가명)씨는 내년 초를 목표로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낭만적인 설경을 보면서 올해 내내 지친 마음을 달래는 것이 그의 목표. 3박4일 정도로 짧게 다녀올 생각인 그는 원래 ‘눈의 나라’로 유명한 일본 홋카이도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같은 시국에 일본 여행을 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그는 겨울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장소를 찾고 있다. 김씨는 “해외로 출국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일본을 제외하니 마땅한 곳이 별로 없다”면서 “정 어려우면 국내로 계획을 바꾸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여유가 넘치는 남국(南國), 또는 낭만이 있는 설국(雪國). 겨울 여행에는 ‘고르는 즐거움’이 있다. 해를 넘기기 전 마지막 성수기를 맞은 항공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올 3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항공사들로서는 분위기를 반전할 기회이기도 하다. 일본산 불매운동에다가 홍콩 시위까지 겹치면서 해외 여행지의 선택폭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떠날 사람은 떠나기 마련이다. 저비용항공사(LCC)뿐만 아니라 대형항공사(FSC)들도 최근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항공사들이 이번 기회를 잘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아시아나, 인기 휴양지 ‘증편 러시’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연말을 맞아 겨울 휴양지 노선을 대폭 확대했다. 와이키키 해변으로도 유명한 인기 휴양지 하와이 호놀룰루 노선은 지난 9일부터 주 4회 증편해 주 11회 운항하고 있다. 19일부터는 태국 북부의 ‘숨겨진 보석’으로 불리는 치앙마이 노선도 주 5회로 증편, 주 12회 운항한다. 새해부터는 베트남 나트랑(주 6회 증편, 13회 운항)과 필리핀 세부(주 4회 증편, 주 11회 운항) 노선도 확대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이번 겨울 성수기에 주목한 여행지는 뉴질랜드다. 겨울 방문객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곳으로 대한항공은 뉴질랜드 오클랜드와 크라이스트처치에 오는 24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주 1회 전세기를 띄우기로 했다. 기존에 운항하던 시드니(주 7회)·브리즈번(주 7회)·오클랜드(주 7회) 노선에 더해 전세기를 띄우는 것까지 합치면 대한항공이 제공하는 오세아니아 지역 운항편은 주 23회나 된다. 추운 한국에 있다가 따뜻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국제선 탑승객들을 위해 대한항공은 지난 1일부터 내년 2월 29일까지 겨울 외투를 여행 기간 무료로 보관해 주는 ‘코트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다. 대만 남부 최대 도시인 가오슝과 최근 인기 휴양지로 급부상한 베트남 푸꾸옥 노선에 이번 겨울철을 맞아 새로 취항했다. 가오슝에는 주 7회, 푸꾸옥에는 주 4회 비행기가 뜬다. 지난 16일부터는 인천에서 나트랑으로 향하는 노선도 주 7회로 새로 취항했다. 기존 노선도 증편했다. 한국인들이 특별히 사랑하는 휴양지 베트남 다낭과 서태평양의 아름다운 섬 사이판으로 향하는 노선도 각각 주 7회로 증편했다. 겨울철 따뜻한 여행지는 아니지만 인기 있는 관광지인 미국 뉴욕도 주 7회로 늘렸다. 대만 중서부의 타이중과 이탈리아 리스본, 이집트 카이로 노선도 각각 주 4회·2회·1회 운항한다. 오는 26일부터는 그동안 직항편이 없어서 경유 노선으로만 이용해야 했던 인천~멜버른 노선도 주 1회 운항을 시작한다. 회사는 이를 기념해 오는 31일까지 해당 노선을 구매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특가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 지역 특가 행사도 31일로 종료되니 서둘러야 한다. ●저비용 항공사들은 ‘출혈 경쟁’까지 감행 저비용항공사들은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독자적으로 취항하는 노선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여행객 한 사람이 아쉬운 업계에선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진에어는 오는 25일부터 단독으로 운항하는 노선인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구간을 주 7회에서 14회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조호르바루는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여행지는 아니다. 하지만 연중 기후가 온화하면서 인기 여행지인 싱가포르와도 인접한 도시로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말레이시아 제2의 도시로서 아시아 1호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에어서울은 오는 24일까지 코타키나발루 항공권을 특가로 편도 총액 기준 최저 11만 3700원에 판매한다.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말레이시아 동부 휴양 명소인 코타키나발루는 ‘세계 3대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해변으로도 유명하다. 이 외에도 에어서울은 지난 11일부터 특가운임을 포함한 국내선 모든 운임에서 수하물을 무료로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원래 특가운임 항공권에는 제공하지 않았던 서비스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최근 특가 프로모션 이용 승객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독특한 방식의 특가 행사도 눈길을 끈다. 이스타항공이 진행했던 ‘이스타이밍’이 대표적이다. 두 번째 금요일에 진행하는 고정 특가 행사로 지난 13일 오전 10시부터 19일까지 진행됐다. 탑승 기간은 오는 1월 9일까지다. 국제선 15개 노선을 대상으로 편도 총액 운임 기준 최저가 3만 9900원부터 예매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오는 22일까지는 내년 1월 1일부터 24일까지 출발하는 인천~푸꾸옥 항공편을 예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5성급 리조트인 ‘빈펄 빈 오아시스 리조트 숙박권’도 할인가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올해 마지막 성수기… 침체기 속 희망 보인다 이 밖에도 기사에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수많은 항공 노선 증편과 항공권 특가 행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성수기를 맞이하는 항공사들이 으레 진행하는 행사들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과거와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이 사실이다. 항공업계가 올해 유례가 없을 정도로 침체를 맞았기 때문이다. 주요 항공사 가운데 올 3분기 흑자를 기록한 곳은 대한항공뿐이다. 저비용항공사도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기준 저비용항공사 여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너도나도 특가 경쟁에 나서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인지를 두고 업계 전반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사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한 수요 조정으로 공급 과잉 구간에 진입했다”면서 “특히 현재 운임은 탑승률이 높아져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수준까지 왔다”고 했다. 그렇다고 업계에서 완전히 포기해 버린 것은 아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것이 많고 내년에도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래도 올해 여행을 많이 떠나지 않았던 만큼 연말부터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쪽에 사활을 걸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마리오아울렛, 제24회 한국유통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마리오아울렛, 제24회 한국유통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마리오아울렛(회장 홍성열)은 지난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4회 한국유통대상 시상식’에서 한국유통대상 국무총리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마리오아울렛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 ‘마리오몰’만의 특화된 마케팅 기법을 높이 평가받았다”며 “이는 ‘고객 개인화 서비스’의 오프라인 연동 활용 기술과 오프라인 방문 고객의 이동 경로 및 방문 주기 등을 파악해 MD 개편 및 동선 구축에 활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마리오아울렛은 2015년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마리오몰에서 운영 중인 ‘고객 개인화 서비스’는 고객 개개인별로 자주 쇼핑하는 상품 검색 또는 구매 패턴 등을 빅데이터로 정리해 동일 표본 집단의 데이터와 연동함으로써 맞춤형 상품 소개 및 구매까지 이어지게 하는 솔루션이다. 오프라인에서 이를 활용하면 주차장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개인별로 최적의 쇼핑 동선 안내 및 즐겨 찾는 상품의 행사 정보 등을 개인 휴대전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방문 고객 분석 솔루션’을 통해서는 마리오아울렛 1·2·3관 중에 어느 건물에 트래픽이 많은지, 몇 층에서 고객의 흐름이 끊어지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간별로 최적화된 휴게공간 및 행사 정보 소통공간 등을 조성하는 데 활용이 가능하고 이미 기술을 활용 중이다. 마리오아울렛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을 위해 온라인 챗봇을 통한 ‘다국어 실시간 통역서비스’ 및 ‘옴니채널 픽업서비스’ 등 다양한 IT 기술을 오프라인에 활용해 고객의 편리하고 즐거운 쇼핑을 돕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주차 고민 끝날 때까지… 성동 ‘소확행’ 골목 주차장

    주차 고민 끝날 때까지… 성동 ‘소확행’ 골목 주차장

    주차난 심각한 주택 밀집지역 대상 지원 “공원·유휴지 활용 주차 환경 개선할 것”한파가 몰아친 지난 6일 오후 3시, 서울 성동구 송정동의 한 주택가 골목. 주민 100여명이 모여 기쁨을 공유하며 강추위를 훈훈하게 데웠다. 동네 숙원인 ‘골목 주차장’이 이날 공사를 마치고 모습을 드러낸 것. 한 주민은 “주민들이 모이기만 하면 동네의 가장 큰 문제로 주차난을 지적했었다”며 “작은 골목 주차장이지만 주민들 숨통을 터주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주차장”이라고 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참석, 주민들과 소확행을 나눴다. 정 구청장은 “송정동 북동부 지역에 주차장이 부족해 그동안 많은 주민들이 주차장 신설을 요청했었다”며 “주민들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송정동 골목 주차장은 97번지 일대 493㎡ 부지에 조성된 17면의 소규모 공영주차장이다. 해당 지역은 성동구 내에서도 일반주택이 가장 많이 밀집해 있어 주차난이 극심했고, 불법 주차로 화재 땐 소방차조차 진입하기 어려웠다. 구는 지난 1월 26억원(부지 매입비 23억원·공사비 3억원)을 편성하고, 주차장 대상 부지 조사에 들어갔다. 4월과 6월 두 차례 노후 다세대주택 4채를 매입했다. 10월 세입자를 안전하게 이주시키고, 건물 철거와 공사에 착수했다. 구는 내년에도 송정동에 골목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대상지를 검토하고 있고, 주차환경개선지구로 지정된 금호동 금남시장 일대에도 15면 규모의 소규모 공영주차장을 조성하고 있다. 구는 골목 소규모 주차장 조성 외에도 공원·유수지 유휴 공간과 공공복합청사 활용, 기존 주차장 증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뚝섬유수지 복합문화체육센터 건립 예정 부지 옆 유휴 공간엔 면적 1만 3395㎡·425면 규모의 평면식 주차장이 2021년 들어선다. 2022년 준공 예정인 ‘송정동 공공복합청사’엔 108면 규모의 입체식 공영주차장이 지어진다. 공모사업을 통해서도 주차장 신축 사업비를 마련하고 있다. 구는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사업인 ‘전통시장 활성화 지원 사업 주차환경개선 부문’에 선정돼 마장축산물시장 주차장 건립비 137억원을 확보했다. 마장축산물시장 주차장은 지상 5층, 130면 규모로 내년 착공 예정이다. 정 구청장은 “토지가격 상승과 적정부지 선정 어려움으로 주차장을 새로 만드는 게 쉽지 않다”며 “소규모 골목 주차장과 국·시비 확보를 통한 대규모 공영주차장 조성 등을 통해 주차 환경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넓은 실사용면적의 ‘빌리브 클라쎄’ 13일 모델하우스 오픈

    넓은 실사용면적의 ‘빌리브 클라쎄’ 13일 모델하우스 오픈

    최근 부동산 시장에 평면특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서비스 면적이 넓은 아파트가 각광받고 있다. 서비스 면적은 기본으로 제공하는 전용면적 외 발코니와 같이 추가로 제공되는 공간에 대한 면적을 의미한다. 3면 개방형 설계를 적용한 평면의 경우 3개의 면을 서비스 면적인 발코니가 둘러싸고 있어 발코니 확장 시 실사용 면적을 더 넓게 확보할 수 있다. 특화설계를 통해 확보한 서비스면적은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아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에서도 넉넉한 서비스면적을 확보한 아파트가 있어 주목을 끈다. KTX서대구역 개발호재로 뜨고 있는 본리네거리의 첫 분양단지인 ‘빌리브 클라쎄’로 12월 13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본격적인 분양을 시작한다.대구 달서구 본동에 아파트 전용 84~165㎡ 235세대, 주거형 오피스텔 전용 84㎡ 82실로 구성된 44층 초고층 주거복합인 ‘빌리브 클라쎄’는 서대구KTX역 개발수혜는 물론 교통과 교육, 생활편의시설, 공원까지 갖춘 위치로 오픈 전부터 주목받은 단지다. ‘빌리브 클라쎄’는 전 세대가 4Bay 판상형 평면이며, 전용 84㎡B타입의 경우 3면 개방형 설계를 통해 실사용면적을 약45㎡나 넓혔다. 또한 팬트리, 알파룸 등으로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와이드화장대, 남성전용 수납공간, 워크인 수납공간 등 멀티플 스토리지 계획으로 더 넉넉한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 했다. 더 넓어진 혁신설계와 더불어 ‘빌리브 클라쎄’가 호평받는 이유 중 하나는 요즘 미세먼지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귀한 대접 받고 있는 ‘에코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단지라는 점이 꼽힌다. 단지 바로 앞에 펼쳐진 66만㎡ 학산공원은 문화・레저・건강 시설을 모두 갖춘 도심속 자연공원으로 테니스장, 수영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과 산책로, 휴게시설 등이 있어 인근 지역의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 인기가 많다. ‘빌리브 클라쎄’는 학산공원의 여러 시설을 걸어서 누릴 수 있으며 시원한 공원 조망도 확보한다. 또한 공원과 어우러진 어반 오아시스 콘셉트의 단지 내 조경으로 도심 내 그린라이프를 누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빌리브 클라쎄’가 들어오는 본리네거리는 풍부한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전통적인 주거 중심지다. 도보거리에 감천초교와 인근 대건중고, 효성여중고 등 우수한 교육환경은 물론 감삼이마트, 용산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병원, 금융기관이 밀집된 최적의 주거지다. 여기에 2021년 개통예정인 서대구KTX역과 대구시가 추진 중인 트램, 대구산업선과 연결되는 서대구권의 교통중심으로서의 미래가치까지 누릴 수 있는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빌리브 클라쎄’는 12월 13일 모델하우스 오픈을 시작으로 12월 16일 특별공급, 12월 17일 1순위, 12월 18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모델하우스는 성서 이마트 맞은편에 위치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마른 물줄기…세계 3대 ‘빅토리아 폭포’ 가뭄에 절벽 드러나

    메마른 물줄기…세계 3대 ‘빅토리아 폭포’ 가뭄에 절벽 드러나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로 ‘아프리카의 꽃’이라 불리는 빅토리아 폭포 물줄기가 메말랐다. 에드거 룽구 잠비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악의 가뭄 속에 빅토리아 폭포 수위가 2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때문에 정치할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폭 1676m, 최대 낙차 108m로 세계에서 가장 긴 빅토리아 폭포는 잠비아와 짐바브웨 경계를 흐르는 잠베지강에 자리 잡고 있다. 분당 5억 리터의 폭포수가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면서 일으키는 하얀 물보라가 장관을 이뤄 전 세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러나 계속된 가뭄으로 지금은 절벽이 드러날 정도로 유량이 줄었다. 폭포가 속한 잠베지강도 수위가 낮아져 큰 배로의 이동은 불가능한 상태다.수력 발전 의존도가 높은 잠비아와 짐바브웨는 발전량을 대폭 줄일 수밖에 없었고, 매일같이 정전에 시달리고 있다. 음툴리 은쿠베 짐바브웨 재무장관은 “잠베지강에 설치된 세계 최대 저수지 카리바댐 저장 용량이 4분의 1로 줄었다”면서 댐 발전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전력이 바닥나자 구리광산지대의 가동률도 떨어졌고, 국가 경제에도 위기가 불어닥쳤다. 잠비아는 자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4%에서 2%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룽구 대통령은 “기후변화는 파괴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영향은 특히 잠비아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가장 많이 감지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부유한 국가가 지구 온난화의 결과를 부인하는 것을 보며 놀랐다”면서 “그들이 사는 세상은 어떨지 몰라도 우리가 사는 잠비아는 기후변화가 가져온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라고 규탄했다.남아프리카는 4년째 계속된 가뭄으로 극심한 물 부족과 식량난에 휩싸인 상태다. 유엔에 따르면 잠비아 200만 명, 짐바브웨 700만 명 등 1100만 명이 넘는 남아프리카 주민이 기근에 허덕이고 있다. 수도꼭지는 말라붙은 지 오래고, 드러난 강바닥에는 물고기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 물과 먹이가 부족해 굶어 죽은 동물의 사체도 곳곳에 널려 있다. 속이 타는 주민들이 한데 모여 기우제를 지내고 있지만 별 효과는 없다. 예부터 잠비아 원주민들은 빅토리아 폭포를 ‘모시 오아 툰야 (Mosi-oa-Tunya)’라고 불렀다. 천둥 치는 연기라는 뜻이다. 천둥소리를 내며 휘몰아치는 거대한 물보라가 사라진 지금, 룽구 대통령은 “다음 세대에게 빅토리아 폭포 없는 아프리카를 물려주고 싶은가”라고 묻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멤버 미리 정해놓고 탈락자 바꾸고… 프듀 전 시즌이 ‘조작’

    멤버 미리 정해놓고 탈락자 바꾸고… 프듀 전 시즌이 ‘조작’

    생방송 순위 투표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케이블 음악채널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엑스(X) 101’ 제작 PD 등이 시즌 1·2에서는 1차 투표에서 순위를 조작해 탈락됐어야 할 연습생들을 붙여 줬고, 시즌 3·4에서는 미리 최종 멤버를 정해둔 뒤 득표수를 조작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5일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에는 ‘프로듀스 X 101’ 전 시즌을 제작한 안준영(구속기소) PD가 2016년 방영된 시즌1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의 온라인 투표 등을 조작해 61위 안에 있던 두 명의 연습생을 순위권 밖에 있던 연습생 두 명과 바꿔치기했다고 기재됐다. 이듬해 방영된 시즌2에서도 안 PD 등은 1차 투표에서 순위권에 있던 연습생을 60위에서 밀려났던 연습생과 당락을 뒤바꿨다. 시즌3부터는 김용범(구속기소) CP와 안 PD 등 프로그램 관계자들이 아예 12명의 데뷔 멤버를 미리 정해 놨다고 공소장에 기재됐다. 검찰은 이들이 시즌1·2를 통해 데뷔한 아이오아이나 워너원이 너무 큰 성공을 거두자 시즌3·4에서 선발된 그룹의 인기가 그에 미치지 못할까 봐 부담을 가졌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기소된 프로그램 관계자들에게는 직접 아이돌 멤버를 선정해 데뷔시킬 수 있다며 시청자들에게 거짓말을 한 사기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시청자 유료문자 투표로 CJ ENM 등이 시즌3에서는 3600만여원, 시즌4에서는 8864만여원의 이익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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