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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여행 | 서정으로 빚어낸 땅 Norway노르웨이①아르누보의 꽃이 피다 Alesund올레순

    해외여행 | 서정으로 빚어낸 땅 Norway노르웨이①아르누보의 꽃이 피다 Alesund올레순

    새였다면 좋았을 텐데. 우렁찬 산의 높이와 고요한 물의 깊이 그리고 피오르를 감싸던 바람의 너비 사이에서 유영하고 싶었다. 예술을 품은 도시도 마찬가지. 노르웨이가 당신에게 주는 선물은 평화. 그리고 그것만으로 완벽한 세상. ●아르누보의 꽃이 피다 Alesund올레순 불길이 지나간 자리, 동화가 되었다 책 한 권 펼쳐 들고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랜딩 사인에 눈을 떴다. 오슬로에서 2시간, 달콤한 잠 한숨 거리에 올레순이 있다. 손바닥만한 공항을 나와 3개의 해저 터널을 지나면 도심에 도착한다. 공항이 도심에서 1시간 거리에 자리한 비그라Vigra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데 유명한 오슬로나 베르겐을 제쳐 두고 올레순이라니. 이름조차 낯선 이곳에 ‘왜’ 왔는가. 남서부 해안가에 자리한 올레순은 인구 4만여 명의 작은 소도시다. 이를 증명하듯, 도시 한가운데에 들어서도 한적하기만 하다. 빽빽한 것은 건물이요, 드문 것은 사람이다. 여행의 재미 중 8할은 사람이 주는 것이라지만 올레순은 아니다. 도심 곳곳 발길 가는 어느 곳에서건 고개를 들어 건물의 벽과 문, 창문과 지붕을 볼 것. 감탄사는 미리 준비해 두시라. 올레순은 ‘아르누보Art Nouveau’의 옷을 입은 도시다. ‘새로운 예술’이란 아르누보는 1900년대 초반, 유럽을 중심으로 유행한 건축양식인데 사실 단순 명료하게 설명하긴 어렵다. 자연의 것에서 모티브를 얻기도 하고, 일본 판화 양식에서 영향을 받기도 하는 등 발상과 표현을 자유롭게 한, 그야말로 ‘새로운’ 모든 양식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의는 애매모호할지라도 걱정하지 말길. 올레순에 들어서는 순간, 무엇이 아르누보인지 당신의 눈이 먼저 깨달을 것이다. 건물을 휘감은 넝쿨 장식, 아치형 창틀, 둥글거나 뾰족한 지붕 등은 섬세한 감성을 가진 누군가가 꼼꼼히 손본 삽화 속 동화마을 같다. 올레순을 관통하는 브로순뎃Brosundet 바닷가의 여유로운 풍경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올레순의 낭만적인 풍경은 비극에서 비롯된 것이다. 1904년 마을 서쪽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는 바닷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져 온 도시를 불태우고 말았다. 나무 건물이 대부분이었던지라 속수무책으로 화마에 휩싸였고, 단 한 채만을 남기고 850여 채의 건물들이 모두 잿더미가 됐다. 이 소식을 듣고 곳곳에서 젊은 건축가들이 찾아와 마을을 다시 살리는 데 손을 더했다. 마을은 당시 유행하던 아르누보 스타일로 3년 만에 재건됐다. 벽돌 건물이 대부분인 것도 그때의 교훈에서 비롯된 것이다. 화마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미라클 하우스’는 지금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파란만장한 올레순의 역사는 아르누보 센터에서 영상과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역사를 알고 나면 걸어 다니며 보이는 마을의 풍경이 새롭게 다가온다. 시련이 올레순에 깊이를 더해 준 셈이다. 물론 이런 풍경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덕분이기도 하다. 아르누보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은 시의 허가가 없이는 함부로 새로 짓거나 디자인을 변경할 수 없고, 색을 새로 칠할 수도 없다. 덕분에 건물 내부는 현대식으로 바뀌더라도 외형만큼은 그때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건물 하나하나마다 각기 다른 모습의 아르누보를 만날 수 있으니 올레순을 제일 잘 볼 수 있는 방법은 ‘걷기’다. 그리고 악슬라Aksla 전망대에 올라 전체를 조망하는 기쁨도 놓칠 수 없다. 마을 동쪽 끄트머리에 자리한 악슬라 전망대는 418개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방법이 있고, 차를 타고 산을 빙글 돌아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전망대에 서면 마을은 미니어처가 된다. 건축양식 덕분인지 더욱 아기자기하다. 색색깔의 건물, 멀리 보이는 섬을 오래 기억하려면 가만히 서서 여유롭게 바라볼 일이다. 볕이 좋은 날이면 이곳 주민들도 악슬라산을 오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고. 노르웨이 바다 생태를 한눈에 아틀란틱 씨 파크Atlanterhavsparken 물개가 바다와 연결된 야외 연못에서 고개를 쏙 빼어 들고 사육사에게 먹이를 달라고 다리로 수면을 팡팡 친다. 아틀란틱 씨 파크는 노르웨이 바다에 살고 있는 어종을 관찰할 수 있는 해양 테마파크다. 물개와 펭귄이 살고 있는 야외 연못, 자연광을 이용한 내부 수족관 등으로 이뤄져 있다. 앞 바다의 물을 그대로 수족관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를 낚거나 멍게나 불가사리를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일 때 더욱 즐겁다. 9~5월 | 월~토요일 11:00~16:00, 일요일 11:00~18:00, 6~8월 | 토요일 10:00~16:00, 월~금요일 및 일요일 10:00~18:00 170크로네, 3~15세 아동 75크로네, 3세 이하 무료 Atlanterhavsparken, Tueneset, N-6006 Alesund +47 70 10 70 60 www.atlanterhavsparken.no 글·사진 차민경 기자 취재협조 노르웨이관광청 www.visitnorway.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베이징의 경험이냐 알마티의 인프라냐

    경험에서 앞선 중국 베이징이냐, 인프라에서 앞선 카자흐스탄 알마티냐.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3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제128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투표로 결정된다. 당초 노르웨이 오슬로, 스웨덴 스톡홀름, 폴란드 크라쿠프, 우크라이나 리비프 등도 유치 의사를 밝혔으나 비용 부담 때문에 포기해 양자 대결이 됐다. 베이징은 이번이 첫 동계올림픽 도전이고, 알마티는 2014년 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베이징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 하계와 동계대회를 모두 개최하는 첫 도시가 된다. 당초 2100만명의 거대 도시 베이징의 압승이 점쳐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알마티가 만만찮게 추격하고 있다. 베이징은 2008년 하계올림픽을 치르며 국제대회 노하우를 익혔고 하계올림픽 주경기장인 냐오차오와 수영장 워터큐브를 재사용하겠다고 밝혀 비용 절감을 앞세운다. 단점은 눈이 많지 않아 인공강설에 의존해야 하는 점이다. 반면 알마티는 인구 160만명의 작은 휴양도시로 국제 인지도도 낮지만 해발 600~900m에 위치해 자연 눈이 풍부하고 올림픽 시설들이 30㎞ 반경에 밀집해 있는 점을 내세운다. 카자흐스탄에 단 한 명의 IOC 위원도 없는 점이 걸림돌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77명 죽인 노르웨이 살인마 브레이비크 “인권 침해당했다” 소송

    지난 2011년 77명의 무고한 민간인을 총기와 폭탄으로 살해해 세계에 큰 충격을 던진 '살인마'가 있다. 바로 노르웨이의 극우주의자 아르네스 베링 브레이비크(36)다. 최근 노르웨이 현지언론은 "브레이비크가 자신의 인권을 침해받고 있다는 이유로 노르웨이 정부를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인권을 폭력으로 앗아간 사람이 자신의 인권을 주장하는 역설적인 이 소송은 지난 1일(현지시간) 오슬로 법원에 접수됐다. 브레이비크의 변호인 외위스테인 스토비크는 "수감 중인 브레이비크가 경비원과 의료진하고만 이야기할 정도로 극심하게 고립돼 있는 실정" 이라면서 "면회 제한과 편지 검열을 당하고 있어 유럽인권헌장에 보장된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브레이비크는 77명을 살해한 혐의로 21년형을 선고받고 4년째 일라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그가 이렇게 낮은 형량을 받은 이유는 사형제가 없는 노르웨이에서는 21년이 법정 최고형이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교도소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사회에서 격리된 브레이비크가 교도소 내에서도 격리된 것은 다른 재소자들이 공공연하게 그를 죽이겠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 이같은 이유로 교도소 측은 신변 안전을 위해 보통의 재소자 15명에게 들어가는 예산을 브레이비크 한 명에게 쓸 정도로 특별대우하고 있다. 그러나 브레이비크의 인권 타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브레이비크는 법무부에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를 3로 바꿔달라" ,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소파로 바꿔달라" , "성능 좋은 에어콘으로 교체해달라" 는 요구를 한 바 있다. 한편 브레이비크는 지난 2011년 7월 22일 오슬로의 정부청사 인근에서 폭탄테러를 일으켜 8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우퇴위아 섬에서 총기를 난사해 69명을 살해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노르웨이 여성임원 40% 할당제 만들다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노르웨이 여성임원 40% 할당제 만들다

    노르웨이는 여성들의 파워가 강한 곳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난 12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는 여성 경찰이나 군인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왕궁을 지키는 여성 근위병도 눈에 띄었다. 노르웨이는 유능한 여성 인재를 발굴하고 모든 분야의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2016년부터 여성의 군복무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노르웨이의 양성평등 노력은 수치에서도 잘 나타난다. 노르웨이의 기업 임원 10명 가운데 4명은 여성이다. 노르웨이 양성평등부에 따르면 올해 상장 주식회사 임원으로 등록된 1316명 가운데 41%인 540명이 여성이다. 2009년 이후 7년째 이 비율에 변화가 없다. 지난해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이 1.9%에 불과한 우리나라 현실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노르웨이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다. 노르웨이의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상은 바이킹 시대부터 시작됐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10여년 전만 해도 노르웨이 역시 여성 임원 비율은 10%가 채 안 됐다. 그사이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노르웨이 여성 리더들로부터 해법을 들어 봤다. 시스템 - 시스템 남녀 숫자 맞추는 건 기본… 보육지원·유연근무제 뒷받침돼야 “제대로 된 시스템 없이 양성평등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고 그것이 지켜지도록 하는 것이 바로 여성 정치인들이 해야 할 임무이지요.” 12일 오슬로 집무실에서 만난 아네트 솔리(53) 아케르스후스 주지사는 양성평등을 정착시키기 위한 여성 정치인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솔리 주지사는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40% 양성 할당제’를 꼽았다. 40% 양성 할당제는 기업 임원의 남녀 비율이 어느 한쪽에 쏠리지 않도록 한쪽 성별 비율을 최소한 40%로 맞추도록 하는 것이다. 흔히 여성 쿼터제로 알려져 있지만, 남성에게도 해당된다. 그는 “(상대편 정당인) 노동당이 만들긴 했지만 이 정책을 만든 건 높이 평가한다”면서 “이 정책의 영향을 받아 많은 공공기업과 자치단체에서 자발적으로 여성 비율을 늘려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5000여명의 고용을 책임지는 아케르스후스주의 경우 여성 간부 비율을 50%까지 늘리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중간 관리직에서 여성 비율은 58.8%, 최고 관리직에서는 44.6%이다. 하지만 남녀 비율을 맞추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역시 두 자녀(아들 17, 딸 11)를 둔 엄마인 솔리 주지사는 “여전히 일부 기업에서는 남자 직원이 아이를 돌보러 집에 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이들이 아프기라도 하면 엄마인 내가 휴가를 낼 때가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남녀 숫자를 맞추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이고, 육아휴직이나 보육 지원, 유연 근무제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네트 솔리는 1991년 시의회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집권 보수당 소속으로 당 대표 등을 거쳐 2013년 아케르스후스 주지사로 당선됐다. 노르웨이 국회에는 169명 중 40%(67명)의 여성 정치인이 있으며, 보수당 소속의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 역시 여성이다. 롤모델 - 육아휴직 6주뿐이던 시절 퇴직 후 재입사로 돌파… 후배들 휴직 가능해져 “정책도 중요하지만 개별 직장과 사회에서 롤모델이 나와 줘야 합니다. 노르웨이 최초의 여성 총리인 그로 할렘 브룬틀란의 영향이 굉장히 컸지만, 저 역시 회사에서 워킹맘의 권리를 찾기 위해 여러 번 용기를 내야만 했지요.” 그로 미옐름(59) 노르웨이석유협회(NPF) 고문은 “정책이 있더라도 이를 현실에 적용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면서 “개별 직장에서 롤모델이 많이 나와 줘야 온전히 정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석유 강국인 노르웨이에서 그는 12년째 석유협회 실무 총책임을 맡아 이끌어 오고 있다. 화학과 수리물리학을 전공하고 석유화학 분야에 뛰어들어 경력을 쌓아 온 미옐름은 “대표적인 남성 중심 산업이지만 단 한 번도 채용에서 차별적인 질문을 받거나 불합리한 대우를 받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결혼과 출산, 육아를 병행하며 남성들과 경쟁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일례로 첫 직장이었던 네덜란드 정유회사 로열더치셸에서는 6주 이상의 육아휴직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상사에게 가서 말이 안 된다고 했더니, 상사도 이해는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면서 “결국 직장을 그만두고 7개월 뒤 복직하는 방법으로 계약서를 다시 썼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이어 “(내가) 회사에 다시 돌아왔을 때에는 이 상황에서 절대 아이를 못 가질 것이라고 했던 부부도 아이를 갖게 됐다”면서 “젊은 여성 직장인들에게는 상사나 선배들이 먼저 권리를 찾는 모습을 보여 줘야 이것이 문화로 정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로 미옐름은 2004년 1월 노르웨이석유협회 본부장으로 임명돼 11년간 협회를 이끌었다. 지난 4월 퇴임한 뒤 협회 고문을 맡고 있다. 노르웨이는 2013년 기준 세계 3위의 천연가스 수출국이자 7위 석유 수출국이다. 글 사진 오슬로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40% 쿼터제 남성에게도 도움… 여성의 경제 참여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40% 쿼터제 남성에게도 도움… 여성의 경제 참여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북유럽 국가들은 처음부터 양성평등이 잘 이루어진 나라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노르웨이 사람들은 불과 20년 전만 해도 지금과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고 얘기한다. 글로벌 보험중개사인 마시에서 20년째 근무하고 있는 니나 올포트 포섬(46·여)은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여자들은 주로 업무 지원 부서로 배치됐다”면서 “남성들이 독차지하고 있던 중개 업무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많이 싸워야 했다”고 회상했다. 사람들은 1986년 노르웨이 최초의 여성 총리인 그로 할렘 브룬틀란이 8년 연속 집권하면서부터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크게 신장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후 노르웨이는 2008년부터 40% 양성할당제를 시행하면서 다시 한번 고용에서의 질적 성장을 이루었다. 2003년 양성할당제가 국회에 상정된 직후 여성 임원의 비율은 9.0%(2004년)에 불과했으나 2008년 시행 이후 40%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정책에 대해 역차별이라고 생각하는 남성들은 없을까. 포섬의 직장 동료인 토마스 케플런(42)은 “40% 쿼터가 여성들에게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남녀 모두에게 해당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남성에게도 도움이 된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40% 쿼터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국에도 직장 여성과 육아를 위한 각종 정책이 있다. 하지만 노르웨이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여성을 보는 눈’과 고용 환경이다. 일과 가정을 놓고 한국의 워킹맘들이 늘 우선순위를 고민해야 한다면, 노르웨이는 경제적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여성의 경제 참여와 가정 양립이 함께 가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케플런은 “일과 가정을 함께 유지하는 것은 특정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해당하는 일”이라며 “회사에서 육아휴직 등을 손실로 여기는 것은 매우 짧은 판단”이라고 꼬집었다. 정해진 업무 시간(오전 9시~오후 5시 또는 오전 8시~오후 4시)과 유연근무제를 잘 활용하는 것도 큰 차이점이다. 누구나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지만 늦어도 오후 5시까지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서 데려와야 하기 때문에 부부가 근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헤게 니고르 노르웨이 양성평등부 국장은 “여성의 경제 활동이 활발해진 데는 아동 보육과 50주의 육아휴직(유급)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면서 “일과 가정이 양립될 수 있도록 국가가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오슬로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물길 따라 예술이 흐른다… Norway 또 다른 물의 도시 ‘올레순’

    물길 따라 예술이 흐른다… Norway 또 다른 물의 도시 ‘올레순’

    예이랑에르와 직선 수로로 연결된 산간 마을 헬레쉴트 인근에서 655번 도로를 타면 웅장한 노랑스달과 만난다. 렌터카 여행의 묘미는 바로 이런 점에 있을 터다. 가고 싶고 보고 싶은 곳을 제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것. 이름에서 눈치챘겠지만, 노랑스달은 빙하가 흘러간 흔적을 제대로 살필 수 있는 거대한 협곡(달)이다. 노랑스달에서 시작된 피오르는 외예를 거쳐 우르케 선착장까지 이어진다. 이 길에서 호텔 유니온을 만난 건 뜻밖의 소득이었다. 19세기에 지어진 호텔은 고풍스럽다. 노르웨이의 극작가 헨리크 입센, 탐험가 로알 아문센, 영국의 추리소설 작가 아서 코난 도일 등이 이 호텔에서 묵어갔다고 한다. 방문마다 묵었던 인사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는 올레순이다. ‘올레’는 노르웨이 말로 장어를 뜻한다. 그러니 이름을 풀자면 장어 형태의 좁고 굴곡진 수로를 끼고 있는 마을쯤 되겠다. 올레순은 아르누보(신예술) 양식의 건축물이 아름다운 항구도시다. 모두 7개의 섬에 마을이 형성돼 있다. 악슬라 산 전망대에 오르면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레고 블록 같은 고풍스런 건물들과 좁은 수로를 오가는 크고 작은 배들, 그리고 넓게 펼쳐진 주변 섬들이 ‘북유럽스러운’ 풍경을 펼쳐낸다. 올레순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아틀란테하브스파르켄(대서양 수족관)이다. 주변 바다 지형을 건물 안으로 끌어들인 친환경 수족관으로 유명하다. 건물 안팎으로 다양한 체험, 관람시설이 조성돼 있다. 올레순은 흔히 ‘아르누보의 도시’라 불린다. 도심의 건축물들이 아르누보 양식으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엔 사연이 있다. 1904년 겨울, 화마가 도시를 휩쓸었다. 당시 건물 대부분이 목재로 지어져 피해가 더 컸다. 이때 아르누보 양식에 영향을 받은 젊은 건축가들이 도시 재건에 나섰다. 이들은 3년에 걸쳐 대리석과 벽돌로 건축물을 지었다. 20세기 중반 들면서 아르누보 양식은 본거지인 서유럽에서조차 영향력을 급속히 잃었지만, 올레순은 유럽 전체에서도 보기 드문 아르누보 건축 양식이 밀집한 도시로 남게 됐다. 올레순 중심가에 들면 둥글고 뾰족한 첨탑, 건물의 벽면과 출입구를 다양한 문양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건축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아치형 창문들과 층별로 다른 모양의 창문들도 아르누보 건축 양식의 특징이라고 한다. 1907년 지어진 시내 중심가의 아르누보 센터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주변 섬을 돌아보는 맛도 각별하다. 바람에 몸을 누이는 사초와 바다 위에 견고하게 선 빨간 등대, 그리고 그 너머 웅장한 자태로 서 있는 설산까지, 그야말로 이국적인 풍경이 한가득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섬 주민들과 눈인사라도 나눌 때면 가슴이 저릿해진다. 올레순에서 엘링쇠위아 섬과 발데뢰위아 섬, 이스케 섬을 거쳐 고되위아 섬까지 갈 수 있다. 3개의 해저터널과 1개의 연도교를 지난다. 4㎞ 안팎의 해저터널은 내리막 구간과 굽잇길이 많아 운전에 조심해야 한다. 특히 내리막의 경우 저단 기어로 엔진 브레이크를 걸어도 금방 시속 100㎞에 달할 만큼 경사가 급하다. 해저터널에서 빠져나올 때마다 섬들은 다양한 풍경을 선사한다. 고되위아 섬의 호그스타이넨 등대가 특히 인상적이다. 섬에서 바다로 돌출된 곶부리 끝에 홀로 서 있다. 북대서양의 변화무쌍한 날씨를 이겨내고 있는 모습에서 강인함이 잔뜩 묻어난다. 등대 주변엔 옛 고분 흔적과 두 개의 커다란 빗돌도 남아 있다. 마지막 밤. 숙소 맞은편의 빨간 등대가 눈에 띈다. 지어진 지 150년이 넘었다는 등대는 객실 1개짜리 실제 호텔이다. 이웃한 호텔에서 운영하고 있는 특별 객실이다. 1층은 침실, 2층은 욕실이라는데 하루 묵는데 550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그 붉은 등대 너머로 백야의 해가 저문다. 글 사진 올레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한진관광이 6월 20일~7월 11일 매주 토요일, 총 4회(6월 20·27일, 7월 4·11일) 인천~오슬로 직항 대한항공 전세기를 운항한다. 일년 중 피오르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국적기를 타고 방문할 수 있는 기회다. 환승 없이 오슬로까지 곧장 날아가는 덕에 비행시간도 대폭 줄어든다. ■인천~오슬로 상설 직항 편은 없다. 카타르 항공에서 인천을 출발해 카타르 도하를 경유, 오슬로까지 가는 항공 편을 운항하고 있다. ■본격적인 백야는 6월부터 시작된다. 밤 10시 무렵까지 훤하다. 시차는 한국보다 7시간 늦다. 서머타임은 10월 25일까지다. 평지 기온은 우리의 늦은 봄쯤에 해당되지만 산 꼭대기는 여전히 눈이 쌓여 있다. 늘 겉옷 하나쯤은 준비해야 한다. ■화폐는 노르웨이 크로네다. 1크로네는 약 150원. 전압은 한국과 같은 220V다. ■렌터카 비용은 오슬로 수령·반납의 경우 중형 경유차가 1일 180달러(볼보 S60 기준)다. 크리스티안순 수령, 올레순 반납의 경우 비용이 추가돼, 1일 276 달러다. 내비게이션 13달러는 별도다. 한데 스웨덴에서 만든 차라 탑재된 내비게이션 지도 또한 스웨덴 중심이다. 노르웨이에선 다소 불편하다. 구글 맵과 병행해 사용하길 권한다. ■올레순에 간다면 꼭 바칼라우를 맛볼 것. 소금에 절여 말린 대구를 요리한 것으로, 우리의 황태 비슷한 식감을 준다. 곁들인 소스도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 시내 중심부의 ANNO 식당이 잘 한다. ■오슬로 시내 관광 때 ‘오슬로 패스’를 구입하면 편리하다. 버스·트램 등과 박물관·전시관 등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24시간권 어른 320크로네, 48시간권 470크로네. 오슬로공항·철도역 등의 관광안내소에서 살 수 있다.
  • 애덤 스미스 잠재운 ‘게임이론’ 영화 ‘뷰티풀 마인드’ 수학 천재 잠들다

    애덤 스미스 잠재운 ‘게임이론’ 영화 ‘뷰티풀 마인드’ 수학 천재 잠들다

    비범한 수학적 재능과 정신병 사이에서 굴곡진 삶을 살았던 천재 수학자는 가는 길 또한 순탄치 않았다. 1994년 ‘게임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으며 자신의 일대기를 소재로 한 할리우드 영화 ‘뷰티풀 마인드’(사진 위)로 대중적 인기까지 얻었던 존 내시(아래·86)가 부인 얼리샤 내시(82)와 함께 23일(현지시간) 교통사고로 삶을 마감했다. 24일 외신에 따르면 내시 부부는 전날 오후 4시 30분쯤 뉴저지주 턴파이크에서 타고 가던 택시가 가드레일과 충돌하면서 현장에서 숨졌다. 이들은 지난 19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수학계 노벨상인 ‘아벨상’을 수상한 뒤 미국 뉴어크 공항에 도착해 귀가하던 도중 변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수학 노벨상’ 받고 귀국해 아내와 택시 타고 가다 함께 참변 영화에서 내시를 연기했던 배우 러셀 크로는 트위터를 통해 “충격”이라며 “뛰어난 파트너십. 뷰티풀 마인드, 뷰티풀 하트”라고 애도를 표했다. 감독인 론 하워드도 “그들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내시는 1928년 6월 13일 웨스트버지니아의 작은 마을 블루필드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때 ET 벨의 ‘수학’을 읽고 수학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발견한 그는 1948년 프린스턴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며 천재성을 입증했다. 21살 때인 1950년에 발표한 27페이지짜리 논문 ‘비협력게임’에서 제시한 ‘내시 균형’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이론은 개인들이 상대방의 대응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어떤 시점에 균형이 형성돼 서로 자신의 선택을 바꾸지 않게 된다는 것으로, 경제학은 물론 사회과학, 생물학 등의 분야에도 널리 적용돼 왔다. ‘보이지 않는 손’ 이론을 세운 애덤 스미스의 경제학을 뒤집은 것이다. ●199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정신분열증 시달리기도 학업적 성취와 달리 개인적 삶은 순탄치 않았다. 혼전 불장난으로 첫 아들을 얻었고, 국방부 산하 랜드연구소 근무 때 남자 화장실에서 외설 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1957년 얼리샤 라드와 결혼한 그는 2년 뒤 정신분열증을 앓기 시작했다. 교편을 잡고 있던 매사추세츠공과대(MIT)를 관두고 병원을 들락거렸다. 그가 정신병 치료를 위해 뇌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거나 죽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부인과 가족, 동료의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극적으로 재기했다. 특히 부인 얼리샤는 1963년 이혼 후에도 아픈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으며 2001년 공식적으로 재결합했다. 1990년대 들어 병세가 차츰 회복된 그에게 노벨상 수상은 세상과 다시 소통하는 전환점이 됐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뷰티풀 마인드’ 실존인물 천재수학자 존 내시, 교통사고로 별세

    ‘뷰티풀 마인드’ 실존인물 천재수학자 존 내시, 교통사고로 별세

    ’뷰티풀 마인드’ 실존인물 천재수학자 존 내시, 교통사고로 별세 존 내시, 교통사고로 별세, 러셀 크로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모델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존 내시(86)가 23일(현지시간) 교통사고로 별세했다. 미국 ABC 뉴스는 24일 존 내시와 부인 얼리샤 내시(82)가 전날 미국 뉴저지주 턴파이크에서 택시를 타고 가던 중 택시가 가드레일과 충돌하면서 모두 숨졌다고 보도했다. 뉴저지주 경찰 그레고리 윌리엄스는 내시 부부가 사고 당시 택시 밖으로 튕겨 나온 점으로 볼 때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내시는 봉직하고 있는 프린스턴대학이 있는 프린스턴에 거주해왔다. 그는 1994년 게임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으며 프린스턴대학에서 선임 연구 수학자로 근무했다. 정신분열증에 시달린 내시의 파란만장한 일생은 2001년 러셀 크로가 주인공을 맡은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제작돼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한 4개 부문을 석권했다. 크로는 내시 부부의 갑작스러운 부음을 듣고 이날 트위터에 “충격이다. 존과 얼리샤, 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보낸다. 경이적인 파트너십. 뷰티풀 마인드. 뷰티풀 하트”라며 추모의 글을 올렸다. 내시는 불과 사흘 전인 지난 19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벨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미국 수학자 루이스 니렌버그(90)과 함께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쓰이는 편미분방정식 분야에서 “획기적 기여”를 한 공로로 아벨상 수상자로 뽑혔다. 내시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조그만 읍 출신으로 연구 생활의 대부분을 프린스턴대학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보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혁명의 나무, 깨진 유리창 연주… 국가의 미래 그리다

    혁명의 나무, 깨진 유리창 연주… 국가의 미래 그리다

    베니스비엔날레는 총감독이 직접 기획하는 본전시 외에 각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국가관 전시로 이뤄진다. 전시 주제는 각 국가가 선임한 커미셔너들이 자율적으로 정하지만 전체 주제에 맞게 전시를 구성하는 게 대세다. 자르디니에 있는 30개의 상설 국가관, 19세기에 지어진 조선소 자리에 마련된 아르세날레 전시장 및 베니스 시내의 주요 장소에서 열리는 비상설 국가관 전시로 진행되며 올해에는 역대 최대인 총 89개국이 참가했다. 국가관 전시는 ‘미술 올림픽’이라고 부를 정도로 다양한 예술을 선보였다. 각국은 오쿠이 엔위저 총감독이 제시한 ‘모든 세계의 미래’라는 전시 주제를 사운드 설치, 퍼포먼스, 영상 및 영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 줬다. 미국관에선 설치미술가 조앤 조너스가 ‘그들은 말없이 우리에게 온다’라는 제목으로 비디오 영상과 드로잉, 설치, 퍼포먼스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작품을 선보였다. 벌, 물고기 등의 드로잉을 벽에 붙이고, 두 명 혹은 세 명의 퍼포머가 무의미한 행동을 하는 퍼포먼스를 담은 여러 개의 영상작품과 작가의 개인적 기억과 연관된 오브제를 설치했다. 작가는 연약한 자연이 훼손되고, 시간 속에서 사라지는 기억들을 통해 삶에 대한 철학을 보여 줬다. 독일관은 ’공장‘을 주제로 전시물품만 60t에 이르는 대형 전시를 구성했다. 히틀러 시절 유명 건축가를 보내 지은 제국주의 양식의 건물 공간을 2층으로 만들고 계단과 비디오 상영실을 만들어 작품을 전시했다. 프랑스관 작가 셀레스트 부르지에 무즈노는 ‘혁명들’이라는 제목으로 움직이는 나무라는 파격적인 작품을 보여 줬다. 5m 이상 자란 나무를 뿌리에 흙이 묻어 있는 채 들어낸 뒤 동력장치를 달아 전시장 안에서 아주 천천히 움직이도록 한 것으로, 자연을 향한 인위적 간섭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면서 조각의 새로운 유형도 선보였다. 7채널 영상설치작업 ‘축지법과 비행술‘ (문경원·전준호 작)을 선보이고 있는 한국관 바로 옆에 위치한 일본관에서는 베를린에 거주하며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지하루 시오타가 실과 배, 열쇠 등을 이용한 ‘손에 쥔 열쇠’를 선보였다. 각국에 있는 익명의 인물들이 작가에게 보내온 수천개의 열쇠가 붉은 조명 아래 주렁주렁 걸려 있는 작품이다. 노르딕관에서는 오슬로에 거주하는 미국 출신의 작가 카밀레 노르망이 ‘황홀’이란 제목의 설치 및 사운드 아트를 선보였다. 유리창이 깨진 문틀들이 바닥에 놓인 공간에서 유리잔 연주기법을 이용해 만든 악기와 바이올린, 전기기타를 연주하는 사운드 퍼포먼스가 소개됐다. 아르세날레에 있는 이탈리아관에서는 ‘이탈리아 암호’를 주제로 14명의 작가가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영화감독인 피터 그리너웨이는 인류의 예술사에 기여한 ’이탈리아에 대한 오마주‘를 영상과 음악으로 소개했고, 또 다른 전시작에선 움베르토 에코와의 인터뷰로 인류학에 대한 연구 얘기를 들려준다. 남미 국가들이 함께 꾸민 남미관에서는 다양한 민족의 언어로 신화, 전설, 사회적 이슈 등을 내레이션으로 들려주는 사운드 설치작업이 소개됐다. 시내의 팔라초 로레단 도서관에 자리잡은 포르투갈관에서는 록그룹 벨벳언더그라운드의 노래 제목 ‘아일비유어미러’(I’ll be your Mirror)를 주제로 시와 문제들을 다룬 미니멀리즘 및 개념미술작품을 선보였다. 베니스비엔날레는 11월 22일까지 계속된다. 글 사진 베니스(이탈리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열린세상] 소치·릴레함메르에 가보니/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소치·릴레함메르에 가보니/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우리 돈으로 무려 50조원을 투자했다는 소치동계올림픽. 지난해 2월 16일간의 화려한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지 1년 뒤의 모습은 어떠할지 궁금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이후를 둘러싼 의문과 걱정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러시아 소치를 찾았다. ‘올림픽 유치는 꿈, 개최는 환상, 개최 이후는 현실.’ 소치 방문 소감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그렇다. 모든 올림픽의 유치 과정에는 사람들의 염원과 꿈들이 모이고, 개최 기간에는 환상적이고 화려한 드라마가 펼쳐진다. 그러나 개최 이후에는 연극이 끝나고 난 뒤처럼 사람들은 떠나가고 조명이 꺼진 거대한 경기장들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냉엄한 현실이 기다린다. 지난 2월 15일 모스크바를 거쳐 소치국제공항에 도착, 예약한 소치 시내 호텔로 들어가기 위해 많은 인터넷 사이트에 나와 있는 대로 고속공항철도를 찾았다. 그러나 공항철도는 올림픽 때만 잠깐 운영되고 그 뒤로 중단됐다고 한다. 별 수 없이 호객 택시를 잡아 타고 간 호텔은 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지어진 최고급 호텔들 가운데 하나. 루블화 급락 등의 영향인지 뷔페식 조식 포함해 1박 10만원에 사우나 풀장 이용 등 뜻밖의 호사를 누려 좋았으나 투숙객이 너무 없어 황송할 지경이었다. 이튿날 소치 시내에서 기차로 약 40분 거리에 있는 소치올림픽 개·폐막식 스타디움과 빙상경기장들을 가 봤다. 모든 경기장은 문이 닫혀 있는 가운데 러시아 사람 100여명이 시간당 3000원짜리 자전거를 타면서 셀카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김연아 선수가 아쉬운 은메달을 걸었던 ‘샤이바 아이스 팰리스’ 경기장은 문이 닫혀 있었고, 이상화 선수 등이 뛰었던 ‘스피드 스케이팅 센터’는 실내 테니스 코트로 개조됐지만 주말이어서인지 문을 열지 않았다. 개·폐막식이 열렸던 스타디움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는지 공사 중이었다. 스키 경기가 열렸던 로자 쿠토르 스키센터도 가봤다. 소치 시내에서 기차로 1시간가량. 이곳 스키장은 소련 시대부터 유명한 관광지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제법 있었지만 용평스키장에 비하면 한산했다. 안내센터에서는 영어가 통하지 않았고, 관광객들도 거의 러시아인이었다. 이곳 소치도 연말연시 연휴 기간에는 꽤 붐볐다고 한다. 하지만 현지 언론조차도 반짝 관광경기로는 어림도 없다며 앞으로의 소치 경제를 걱정했다. 2018 평창올림픽 개최 1년 이후 평창의 현실은 어떻게 될까. 소치를 떠나는 밤 좀처럼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소치올림픽 사례는 개최 이후 관광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는 평창올림픽에 심각한 경고음을 울리는 듯하다. 소치뿐만 아니라 역대 올림픽의 관광효과 예상은 거의 물거품이 됐고 그 여파로 지역경제는 대부분 엉망이 됐다. 소치 방문 이전에 여러 가지로 성공 사례로 꼽히는 199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노르웨이 릴레함메르를 가 봤다. 수도 오슬로에서 기차로 2시간 거리. 릴레함메르도 20년 전 올림픽 개최 때 예상했던 관광수요 2배 증가 목표는 완전히 빗나갔다. 올림픽 때 새로 지은 호텔들은 거의 도산했고, 지금은 올림픽박물관과 스키점프대 등의 소규모 관광사업으로 근근이 올림픽 명맥을 이어 가고 있었다. 릴레함메르 올림픽의 성공 비결은 국토 균형발전 올림픽, 교육 유산 올림픽, 저예산 환경 올림픽, 생활체육 올림픽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노르웨이 동부 산간 릴레함메르 지역은 석유와 수산업으로 발달한 서부 지역에 비해 낙후된 지역으로 교통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이제 겨울스포츠, 휴양, 문화산업 등의 발전을 이뤄 가고 있다. 둘째, 올림픽 미디어센터와 선수촌, 동계스포츠 선수들을 릴레함메르대학이 받아 정보기술(IT)·문화콘텐츠 교육, 영화학교 설립, 동계스포츠 교육 특성화를 함으로써 릴레함메르를 교육도시로 탈바꿈시켰다. 셋째, 올림픽 시설을 최대한 저예산 환경친화적으로 건설하고 시설을 지역 주민의 생활체육에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개최 이후에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릴레함메르에는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1000명에서 5000명으로 늘어난 릴레함메르 대학생을 비롯해 스키장과 지역문화축제를 찾는 외지인,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즐기는 현지인들로 상당히 붐볐다. 릴레함메르는 다시 2026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뛰고 있었다.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대우] 3년 연속 수주 목표 초과 달성… 그 중심엔 ‘정통 대우맨’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대우] 3년 연속 수주 목표 초과 달성… 그 중심엔 ‘정통 대우맨’

    세계를 호령했던 대우그룹의 신화는 이제 잊혀져 가는 이야기가 됐다. 32만 4000여명의 국내외 임직원, 396개의 해외 법인, 41개의 계열사. 창립 30여년 동안 78조원의 자산을 쌓아 올린 대마(大馬)는 어쩌다 고꾸라진 걸까. 한때 삼성과 LG를 제치고 현대에 이어 재계 순위 2위에 올랐던 대우그룹은 1998년 8월 워크아웃에 돌입했지만 결국 회생에 실패했다. 과도한 부채가 원인이었다.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의 눈치를 보느라 대우의 가치를 지나치게 저평가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어쨌든 대우 사태는 단군 이래 최대 경제 사고로 기록됐 다. 그룹 해체 15년. 그룹은 간판을 내렸지만 대우는 여전히 살아 있다. 주인 없이도 ‘대우’라는 브랜드로 꼿꼿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의 주역들을 만나 봤다. 흩어진 대우 임직원과 계열사들의 행방도 쫓았다. 업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3년 연속 수주 목표 초과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그 중심에는 ‘조선업의 개척자’로 꼽히는 고재호(60)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있다. 2012년 취임한 고 사장은 해양플랜트 중심의 수주 전략을 구사해 그해 목표치인 110억 달러보다 많은 142억 8000달러를 수주했다. 저유가 현상으로 오일 메이저들이 투자를 축소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조선 불황으로 꼽힌 지난해에는 상선 중심의 전략을 펼쳤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목표액 145억 달러를 넘겨 149억 달러를 수주했다. 지난해 조선 ‘빅 3’ 가운데 수주 목표를 달성한 곳은 대우조선해양이 유일했다. 고 사장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었던 원동력은 조선소 현장과 해외를 두루 거치며 쌓은 균형 잡힌 시각과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이 밑바탕이 됐다. 1980년 대우중공업에 입사한 고 사장은 해양플랜트 영업을 시작으로 약 34년간 미국과 영국 등 해외 영업 일선은 물론 조선소 현장을 두루 거쳤다. 고 사장은 임직원과의 스킨십에도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취임 이후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보내며 현장 스킨십에 주력하고 있다. 어려운 시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현장의 목소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고 사장은 옥포조선소에서 근로자들의 고충을 직접 듣고 취임식 당일부터 노동조합을 찾아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소통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강원도 원주 출신인 고 사장은 경성고, 고려대 법대 출신이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았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사장들 역시 정통 대우맨 출신들이다. 2012년 부임한 고영렬(59) 사업총괄(영업담당) 부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뒤 1982년 대우에 입사한 이후 영국 런던지사장, 전략기획실장 등을 지냈다. 박동혁(58) 장보고-Ⅲ사업단 단장은 경남고와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대우에 입사해 특수선 생산담당, 생산지원본부장, 생산총괄장 등을 지냈으며 2013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철상(61) 인사지원실장은 광주제일고,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한 뒤 1980년 대우에 입사해 노르웨이 오슬로지사장, 홍보운영담당 등을 지냈다. 김용만(60) 생산총괄 부사장은 부산남고와 부산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입사해 내업1담당, 외업1담당, 프로젝트생산2부문장 등을 지냈다. 오는 29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갑중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는 김열중 전 산업은행 재무부문장(부행장)이 내정됐다. 경복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신임 부사장은 산업은행 경영전략부장, 산은금융지주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쳤다. 2000년 10월 대우중공업으로부터 분할돼 신설 법인으로 설립된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 8월 일찍이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LNG(액화천연가스)선,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각종 선박과 잠수함, 구축함 등의 특수선을 건조하고 있으며 미국 풍력 업체를 인수해 에너지 자원개발 사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노르웨이 뭉크미술관, 뭉크와 반 고흐 작품 동시 전시

    노르웨이 뭉크미술관, 뭉크와 반 고흐 작품 동시 전시

     노르웨이 오슬로의 뭉크 미술관은 5월 9일부터 뭉크와 반 고흐의 작품을 3개월 간 함께 전시한다. 두 거장의 작품이 한꺼번에 전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뭉크 미술관과 반 고흐 미술관이 함께 기획한 이번 특별 전시는 뭉크의 ‘절규’,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등 대표 작품을 포함, 100여 점이 넘는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유화는 70여 점, 드로잉은 30여 점 전시된다.  두 작가의 합동 전시회는 처음이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서로의 작품에 유사점이 많으며, 그들이 보여준 예술적 야망 역시 공통적이기 때문이다. 두 예술가는 그림과 드로잉에 자신들의 감정을 투영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또한 개인적이고 혁신적인 스타일과 고통 받은 삶에 대한 감정을 작품에 불어넣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시회는 오슬로 뭉크 미술관에서 5월 9일에 시작, 9월 6일까지 열린다. 9월 24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옮겨서 반 고흐 미술관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회사 허락없인 결혼 안돼” 女승무원 채용조건 논란

    “회사 허락없인 결혼 안돼” 女승무원 채용조건 논란

    중동을 대표하는 항공사 2곳이 신입 승무원 채용시 황당한 조항을 내건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제운수노조연맹(International Transport Workers Federation, 이하 ITF)의 조사에 따르면 카타르 항공사는 승무원 채용 조건으로 ▲승무원은 결혼 전 반드시 사측의 허가를 구한다 ▲여성 승무원은 반드시 미혼만 채용한다 ▲5년 이상 싱글로 근무한 후에야 결혼 신청을 낼 수 있다 ▲여성 승무원이 임신했을 경우 사측에 반드시 보고해야 하며, 때에 따라 해고될 수 있다 등을 제시했다. 이를 조사한 ITF 측은 “아랍에미리트항공 역시 카타르항공과 비슷한 승무원 채용근로조건을 고집하고 있다. 이는 명백히 근로자의 노동 권리에 반하는 행동”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카타르항공이 시민단체와 충돌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노르웨이의 차별반대단체 측은 카타르항공이 오슬로에서 열린 신규채용설명회에 참석한 여성들에게 짧은 치마를 입도록 강요했다는 사실을 들며 비난을 쏟은 바 있다. ITF 측 역시 “과거 카타르항공은 목욕 가운을 입고 찍은 셀프카메라 사진이나 자신의 타투를 노출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여성 승무원을 해고한 바 있다”면서 “또 다른 여성 승무원이 도하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남성과 키스했다는 ‘제보’를 받은 뒤 해당 직원을 내쫓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카타르 항공은 근로자 3만 1000명이 일하는 세계 10위의 대형 항공사로, 전 세계 다양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특히 이 항공사는 한국 취항 이전부터 한국인 승무원을 채용하기로 유명했다. 중동 대형 항공사의 이러한 방침은 현지에 깊게 뿌리내린 이슬람 문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카타르항공은 이 같은 ITF의 주장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결혼 전 회사 허락받아야” 女승무원 채용조건 논란

    “결혼 전 회사 허락받아야” 女승무원 채용조건 논란

    중동을 대표하는 항공사 2곳이 신입 승무원 채용시 황당한 조항을 내건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제운수노조연맹(International Transport Workers Federation, 이하 ITF)의 조사에 따르면 카타르 항공사는 승무원 채용 조건으로 ▲승무원은 결혼 전 반드시 사측의 허가를 구한다 ▲여성 승무원은 반드시 미혼만 채용한다 ▲5년 이상 싱글로 근무한 후에야 결혼 신청을 낼 수 있다 ▲여성 승무원이 임신했을 경우 사측에 반드시 보고해야 하며, 때에 따라 해고될 수 있다 등을 제시했다. 이를 조사한 ITF 측은 “아랍에미리트항공 역시 카타르항공과 비슷한 승무원 채용근로조건을 고집하고 있다. 이는 명백히 근로자의 노동 권리에 반하는 행동”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카타르항공이 시민단체와 충돌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노르웨이의 차별반대단체 측은 카타르항공이 오슬로에서 열린 신규채용설명회에 참석한 여성들에게 짧은 치마를 입도록 강요했다는 사실을 들며 비난을 쏟은 바 있다. ITF 측 역시 “과거 카타르항공은 목욕 가운을 입고 찍은 셀프카메라 사진이나 자신의 타투를 노출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여성 승무원을 해고한 바 있다”면서 “또 다른 여성 승무원이 도하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남성과 키스했다는 ‘제보’를 받은 뒤 해당 직원을 내쫓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카타르 항공은 근로자 3만 1000명이 일하는 세계 10위의 대형 항공사로, 전 세계 다양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특히 이 항공사는 한국 취항 이전부터 한국인 승무원을 채용하기로 유명했다. 중동 대형 항공사의 이러한 방침은 현지에 깊게 뿌리내린 이슬람 문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카타르항공은 이 같은 ITF의 주장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20세기 아리랑(이태영 지음, 한울 펴냄) 흔히 역사는 굵직굵직한 사건과 일들의 기록쯤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작은 일들과 소시민의 일상을 빼놓고 역사를 말할 수는 없다. 책은 바로 그 거대 기록이 아닌 일상의 궤적에 방점을 찍고 역사를 따졌다.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을 아리랑 고개로 여겨 그 고난의 고개를 넘었던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촘촘하게 들여다봤다. 개항기부터 시작해 일제강점과 6·25전쟁, 남북 분단, 군부독재 시절을 관통하며 살아온 사람들이 정작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보았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념과 진영논리보다 상식과 통념에 충실해 역사를 보자는 측면의 글쓰기가 신선하다. “인간 삶의 본질은 큰 사건보다 자잘한 일상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 일상을 꾸역꾸역 살아가는 것이 독립운동이나 민주화운동을 하는 것보다 결코 쉽지만은 않다.” 보수·진보라는 이념과 사상의 이분법적 가르기를 벗어나 양보와 소통의 역사 보기를 강조한 점이 도드라지는 책이다. 320쪽. 2만 9000원. 의사, 인간다운 죽음을 말하다(브렌던 라일리 지음, 이선혜 옮김, 시공사 펴냄) ‘현대의학은 만인에게 혜택과 구원을 주는 공공의 은자인가.’ 의학이 인간생명 유지, 연장에 도움이 됨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의료계 언저리에선 좋지 않고 옳지 않은 일들이 다반사이다. 책은 현대의학과 환자의 인권에 천착해 ‘무엇이 올바른 치료인가’를 묻는다. 저자는 미국 최고의 종합병원이라는 뉴욕-프레즈버티어리언 병원 내과 의사. 직접 치료하고 만난 환자들의 다양한 사례를 다큐멘터리처럼 풀어갔다. 완치의 꿈을 버리지 못한 채 병원을 떠도는 말기암환자, 의료진을 속인 정신질환 환자, 갑자기 자살한 환자…. 치매로 고생하는 노모를 포함해 죽음 직전의 환자들을 통해 말기 혹은 고령 환자에게 고통을 주는 무의미한 치료가 필요한지를 따져 묻는다. 시장 논리에 지배되는 의료자원과 불공평한 분배, 그로 인한 불필요한 치료와 비극적인 상황 고백을 통해 현대의학의 불편한 속사정이 낱낱이 드러난다. 504쪽. 1만 7000원. 나는 시민인가(송호근 지음, 문학동네 펴냄) ‘국민의 시대에서 시민의 시대로’ 사회 현안의 날카로운 진단으로 유명한 저자가 시민사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여전히 ‘국민’의 수준에 머물고 있는 한국인에게 필요한 건 ‘시민의식’임을 짜릿한 필치로 강조한다. ‘세월호 참사에서 사회적 공공성의 부재가 사회를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다’고 술회한다. 저자는 우선 구한말의 혼란과 국권 상실, 분단과 전쟁, 군부독재로 이어진 소용돌이 속에서 정상적인 근대 시민사회 구축 기회를 놓쳤음을 안타까워한다. 시민사회의 자율적 윤리가 실종되고 계층상승을 향한 무한경쟁이 판치면서 개인주의와 권리의식만이 머릿속을 채운 게 한국의 현주소라고 말한다. 긴장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공동체에 헌신하는 시민윤리를 지닌 한국인으로 거듭나자는 반성문이자 염원기로 읽힌다. 그리고 그 핵심의 메시지는 ‘위기와 갈등이 생겼을 때 즉각 발동되는 행동규범과 윤리의식’을 갖자는 것이다. 400쪽. 1만 5000원. 만약 우리가 천국에 산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토마스 휠란 에릭센 지음, 손화수 옮김, 책읽는 수요일 펴냄) ‘머지않아 현재의 물질 풍요 사회는 자취를 감출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역사가 남긴 가장 기분 좋은 막다른 길로 받아들일 것이다.’ 스칸디나비아 대표 인문학자라는 오슬로 국립대 교수가 제시한 행복의 길. 여러 나라들이 복지국가 모델로 삼은 노르웨이에서 ‘세계는 고장 났고, 우리들의 행복은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고 일갈한 성찰과 경고가 눈길을 끈다. 연간 개인 평균소득이 1만2000달러 선을 넘어서면 소득 증가와 삶의 만족도는 비례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는 그처럼 인스턴트 만족감으로 채워진 세상에서 허무와 불안을 이기는 방법을 찾아낸다. 영화, 고전문학, 심리학, 종교를 넘나들며 건져 올린 처방들이 흥미롭다. 더 큰 차원의 다원주의는 많은 인간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급진적인 추락을 줄이기 위해 삶을 모자이크처럼 꾸며 가라고 권하기도 한다. 384쪽. 1만5000원.
  • 레알, 17세

    노르웨이의 축구 신동 마르틴 외데고르(17·스트룀스고셋)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레알 마드리드)와 한솥밥을 먹을까? 영국 BBC는 최근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와 6년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진 외데고르의 비교적 덜 알려진 면모를 21일 소개했다. 키 175㎝로 공격수치고는 가냘픈 체구에 왼발을 구사한다는 점 때문에 ‘제2의 메시’란 얘기를 듣는 그는 최근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등의 영입 제의를 받았지만 결국 레알 유니폼을 입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레알 마드리드의 스페인 국왕컵(코파델레이) 16강 1차전을 관전한 데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 시상식 도중 호날두, 세르히오 라모스 등 레알 선수들과 인사를 나눈 것이 레알행을 결심한 계기가 됐다. 스페인 일간 ‘마르카’는 현 소속팀 선배로서 200경기 이상 출전한 부친 한스 에리크 외데고르와 매니저가 20일 마드리드에 도착해 이번 주 안에 계약을 체결한다고 전했다. 그는 일곱 살 때부터 매주 20시간 공을 찰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그는 노르웨이 프로축구 스트룀스고셋에 입단해 지난해 4월 올레순FK와의 경기에서 데뷔하며 티펠리켄 최연소 출장 기록을 고쳐 썼다. 수비수 서넛의 정신을 쏙 빼놓은 뒤 토마스 쇠룸에게 어시스트하는 동영상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10월에는 불가리아와의 2016 유럽축구선수권 예선에 나서 최연소(15세 300일) 대회 출전 기록을 경신했다. 그가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리버풀도, 바이에른 뮌헨도 뿌리치고 레알 유니폼을 입기로 한 건 고액 연봉은 물론 멋진 집을 제공하고 주전 약속도 한 데 따른 것이라는 후문이다. 특히 부친이 유소년 육성팀의 코치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를 위해 전용기까지 오슬로에 보냈다는 얘기도 있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노벨평화상 말랄라의 2년 전 피격 때 입은 ‘피묻은 교복’ 공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17)가 2012년 탈레반이 쏜 총에 부상할 당시 입었던 피묻은 교복이 노벨평화센터에 전시된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 있는 노벨평화센터는 역대 수상자에 관한 자료를 보관·전시하는 장소로, 센터 측은 유사프자이가 피격 당시 입었던 교복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사프자이는 5일 자신의 교복을 이 센터에 전달하면서 성명을 내고 “내가 탈레반의 공격을 받던 날 입은 이 교복은 내게 매우 중요하다”며 “교복을 입으면 ‘그래, 나는 학생이야’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피격 당시 입었던 교복을 이제 전 세계 어린이들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학교에 가는 것은 나의 권리이자 모든 아이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파키스탄 10대 인권 운동가인 유사프자이는 이웃 국가 인도의 인권·교육 운동가 카일라시 사티아르티(60)와 함께 올해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유사프자이는 파키스탄탈레반(TTP)에 맞서 어린이들의 교육권을 주장하다가 2012년 10월 탈레반의 보복으로 머리에 총을 맞아 죽을 고비를 넘겼다. 이후 자신이 수술받은 영국 버밍엄에 머물며 학교에 다니는 유사프자이는 여성과 아동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10일 열리는 노벨평화상 시상식에도 피격 당시 함께 다쳤던 학교 친구 2명 등 여성 청소년 교육 운동가 5명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라고 미국 N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유사프자이는 “이들은 내 친구일 뿐 아니라 아동 교육을 위한 운동에 함께하는 ‘자매들’”이라며 “(내가 수상한) 노벨평화상은 전 세계 어디에나 있는 교육을 받고 싶은 소녀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OC 겉으론 “비용 절감” 속으론 ‘분산 개최’ 압박

    올림픽 분산 개최의 길이 열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8일 모나코에서 총회를 열고 ‘올림픽 어젠다 2020’의 핵심인 도시 간, 국가 간 올림픽 분산 개최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언급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의 일부 종목 교류 개최 현실화가 더욱 주목받게 됐다. IOC는 홈페이지를 통해 “개혁안 통과로 올림픽 개최 비용을 줄이고 더 많은 도시가 적극적으로 올림픽 개최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개혁안은 올림픽 개최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 한 나라에서 대회를 열기가 쉽지 않아져서다. AP통신은 “소치 동계올림픽의 개최 비용이 510억 달러(약 57조원)나 들었고 2022년 동계올림픽의 경우 오슬로(노르웨이)가 재정 부담을 이유로 유치를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바흐 위원장은 이날도 “개최 도시들은 올림픽 개최권을 얻었고 IOC는 이 계약을 이행할 것”이라면서도 “합의를 한다면 다른 방법도 있을 것”이라며 분산 개최 불가 입장을 밝힌 평창을 압박했다. 미국 신문 시카고트리뷴은 “이번 결정은 평창부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썰매 종목을 한국 이외 지역에서 개최할 경우 한국은 1억 달러(약 1120억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OC는 또 현재 동·하계 올림픽 출전 선수 규모와 세부 종목 수를 유지하면서 개최 도시가 정식종목 수를 28개보다 늘리는 안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야구와 소프트볼, 스쿼시, 가라테 등이 도쿄올림픽에서 추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아울러 IOC는 올림픽 TV 채널 신설과 성적 취향을 이유로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의 차별 금지 정책 등도 통과시켰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사설] 평창올림픽 분산 개최론 나온 이유부터 따져 보라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봅슬레이 등 썰매 종목의 분산 개최 논란에 휩싸였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평창올림픽을 한국과 일본에서 나눠 치르게 할 생각이 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경기장 건설비 부담을 줄이고 사후 활용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나온 얘기다. 이어 IOC 평창올림픽 조정위원장도 “한국이 전적으로 결정할 일이며, 결정 시한은 내년 3월 말까지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원도와 주개최지인 평창 주민들은 “분산 개최 논의가 계속된다면 대회 반납도 불사하겠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IOC의 분산 개최 제안은 일단 내부의 고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IOC는 지난달 올림픽 개최 도시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올림픽 어젠다 2020’을 발표했다. 최근 들어 국력을 상징하던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제 스포츠 대회가 막대한 공사비 부담 등으로 매력이 떨어지면서 신청지가 줄고 있다. 2020년 올림픽 유치 신청을 했던 노르웨이의 오슬로는 주민투표 끝에 개최 실익이 적다며 철회한 바 있다. 멀리 갈 것 없이 올해 치른 인천아시안게임과 브라질월드컵은 사후 시설 활용안이 골칫거리로 부상해 있다. 분산 개최 논란은 그동안의 준비 미흡 등 우리가 자초한 측면도 없지 않다. 도전 3수 끝에 대회를 유치했지만 준비를 총괄하는 위원장이 바뀌는 곡절을 겪었고, 대회 개·폐막식장 건립을 놓고도 강릉과 평창이 오랜 갈등을 빚었다. 이로 인해 최근에야 평창 슬라이딩센터(썰매종목 경기장) 등 6곳의 경기장이 모두 착공돼 대회 준비 일정이 빠듯하게 됐다. 정부와 강원도는 시설 건립비 분담을 놓고 지금도 갈등을 빚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으레 따르는 국내외 대기업들의 지원금도 제로에 가깝다고 한다. IOC의 제안을 접한 강원 도민과 개최지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서상으로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다. 정부와 평창올림픽조직위도 이를 수용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평창올림픽 예산은 당초 책정했던 8조 8000억원을 훌쩍 넘겨 13조원에 이를 것이란 말도 나온다. IOC의 분산 개최 제안은 투입 예산 대비 활용 논란을 빚고 있는 평창올림픽에 대한 우리의 고민을 덜어 주는 아이디어일 수 있지만 주요 종목을 일본에서 개최할 수는 없다. 차제에 비효율적으로 예산이 투입되는 곳은 없는지 살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데스크 시각] 메가스포츠 이벤트의 그늘/조현석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메가스포츠 이벤트의 그늘/조현석 체육부장

    “쎄울~.” 1981년 9월 30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들려온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이 한마디는 전 국민을 감동과 흥분에 휩싸이게 했다. 국민들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열리는 올림픽이라는 말에 솔깃했고, 각종 체육 행사 때마다 88서울올림픽 유치를 환영하는 매스게임이 단골처럼 등장했다. 올림픽이 열리면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지고, 수조원의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뉴스는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이후 올림픽과 월드컵 등 ‘메가스포츠’ 이벤트 개최와 국위선양, 경제발전은 등식처럼 국민들의 머릿속에 각인됐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에는 메가스포츠 이벤트 개최 소식이 국민들에게 반갑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이미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탓도 있지만 대회를 치른 국내외 도시들이 경기장 유지 관리로 인해 재정 압박을 받는다거나 경기장 활용 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인천의 경기장들은 벌써부터 인천시 재정을 압박하는 애물단지가 됐다. 민자 유치에 실패해 경기장 건설비 4900억원을 국비와 시비로 쓴 인천은 앞으로도 연간 수십억원을 경기장 유지 운영비로 써야 한다. 인천 남동구는 막대한 관리비 부담을 이유로 남동경기장 운영을 포기하고 시에 반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외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1976년 올림픽을 개최한 캐나다 몬트리올은 15억 달러(약 1조 6680억원)의 빚을 졌고, 30년 만인 2006년에야 겨우 빚을 청산할 수 있었다. 국민들의 반대 속에 지난 6월 월드컵을 치른 브라질은 관련 경기장 시설 활용에 애를 먹고 있다. 예상했던 만큼의 경제 효과는 없었고, 한국-러시아전이 열렸던 쿠이아바 등 각종 경기장이 방치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 7월 카자흐스탄 알마티, 중국 베이징과 함께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 후보 도시로 선정된 노르웨이 오슬로는 최근 재정 부담과 정치적 문제로 2022년 동계대회 유치를 포기했다. 회원국들의 재정적자 문제가 도마에 오르자 IOC는 지난 18일 2개국 공동 개최, 2개 도시 이상 분산 개최를 허용하는 내용의 ‘올림픽 어젠다 2020’을 발표했다. 2020년 올림픽을 개최하는 일본은 IOC에 경기장 변경을 요청해 2000억엔(약 1조 9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전체 31개 경기장 중 28개 경기장을 선수촌 반경 8㎞ 이내에 배치한다는 유치 신청 당시 계획을 포기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경기장을 추가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평창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대회 종료 후 철거를 전제로 짓는 일부 경기장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건설 비용 절감이나 사후 활용방안 등에 대한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강원도는 현재 알펜시아 건립 과정에서 생긴 부채로 연간 430억원의 이자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데 대회가 끝난 뒤 경기장 시설 유지와 운영비용 등으로 재정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메가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대회가 끝난 뒤 관련 시설들이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무작정 경기장을 짓기에 앞서 기존 시설을 최대한 재활용하고, 재정 범위에서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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