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오세훈법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 관리실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8
  • [커버스토리] 대한민국은 ‘돈봉투’ 공화국…여의도 떠도는 검은 돈

    [커버스토리] 대한민국은 ‘돈봉투’ 공화국…여의도 떠도는 검은 돈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폭로한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의 ‘뒷돈 거래’가 주목받고 있다. 정치 현장 곳곳에 ‘눈먼 돈’이 독버섯처럼 퍼져 있다. 4·11 총선을 앞두고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총선 예비 후보들이 돈 봉투를 뭉텅이로 챙길 수 있는 기회는 출판기념회다. 정치후원금과 달리 출판기념회에서 내놓는 ‘봉투’는 규제의 ‘사각지대’다.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액수 제한이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수입 내역을 신고할 의무도 없고, 회계 감사를 받을 필요도 없다. 그야말로 ‘묻지마 헌금’이다. 지난 하반기 이후 현역 의원의 90% 이상이 출판기념회를 연 배경이기도 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13일 “기업과 공공기관 등 관련 기관이 많은 국토위·지식경제위·금융위 등이 ‘물 좋은’ 상임위”라면서 “최근 출판기념회 한 번으로 10억원 가까운 책값을 거둬들인 의원도 있다는 게 정설”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4월 총선에 서울 지역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여권의 한 공직자 출신 인사는 최근 불과 반나절 동안 개최한 출판기념회를 통해 1만명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참석자들이 평균 10만원씩 들고 갔다 치면 이 인사는 순식간에 10억원을 모았다는 얘기가 된다. 게다가 이 중에는 기관이나 법인 단위의 뭉칫돈도 심심치 않게 들어 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정치인들의 ‘책값’은 법정 후원금의 연간 한도액 1억 5000만원(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원)을 웃도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에는 정부부처나 공기업 등 국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혈세’,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원 등으로 공천받기를 원하는 지역 정치인들의 ‘상납금’ 등도 섞여 있을 수밖에 없다. 2004년 정치자금법(일명 오세훈법) 개정과 함께 기업 후원금이 대폭 제한되자 출판기념회가 새로운 자금줄로 등장한 셈이다. 의원들이 이렇듯 정치 자금을 챙기는 ‘갑’의 위치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전당대회나 대통령 후보 경선 등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가 벌어질 경우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돈을 뿌린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으나, 이번 돈 봉투 사건을 계기로 만천하에 드러났다. 특히 총선 공천을 앞둔 지금과 같은 시기는 비밀리에 돈 봉투가 오가는 이른바 ‘대목’으로 간주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내 경선에 대비해 지역별로 촘촘히 짜여진 당원협의회장 등에게 관리비·활동비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이 자금을 통해 조직이 가동되는 구조”라면서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고 귀띔했다. 또 정치 신인 주변에는 주로 선거 브로커들이 ‘검은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이들 선거 브로커는 해당 지역사회의 토착세력들이 대부분이다. 유권자 동원 능력을 과시하며 뭉칫돈을 요구한다. 최근 강완묵 전북 임실군수가 지난 2007년 선거 브로커에게 인사권과 이권을 약속한 ‘노예 각서’를 써 준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무리 깨끗한 정치를 하려 해도 현실 정치에 뛰어들면 공염불에 그치기 일쑤”라면서 “검은 돈을 주고받는 ‘먹이사슬’ 구조를 깨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檢, 곽노현 기소] 35억 처리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선거에서 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선거 보전 비용 35억 2000여만원의 처리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곽 교육감이 기소될 때까지 사퇴하지 않은 만큼 당선 무효형 판결이 확정될 경우 돌려받은 선거 비용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이나 교육감 등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당선 무효가 돼 보전받은 선거 비용을 돌려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 2004년 국회의원 재직 당시 만들어 ‘오세훈법’으로 일컬어진다. 검찰이 곽 교육감에게 적용한 공직선거법 232조(후보자에 대한 매수 및 이해유도죄) 1항 2조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적시하고 있다. 유죄일 경우 벌금 100만원 이하의 형이 나올 확률은 거의 없다. 곽 교육감은 지난해 교육감 취임 직후 지방선거를 치르느라 28억 4000여만원의 빚을 져 재산을 ‘-6억 8076만원’으로 신고했지만 올해는 15억 9815만원을 신고했다.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 비용 35억 2000만원을 보전받은 까닭에서다. 결과적으로 곽 교육감이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선거비용을 선관위에 반납해야 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바로 선관위에서 통보한다.”면서 “고지받은 당사자는 30일 이내에 납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납부하지 않을 경우 주소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징수를 위탁하고, 관할 세무서는 국세 체납자 처분에 따라 처리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김용희 선관위 선거실장 “기업·단체 후원금만큼 보조금 줄인다”

    김용희 선관위 선거실장 “기업·단체 후원금만큼 보조금 줄인다”

    “대가성? 그것이 바로 정치자금의 기초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용희 선거실장의 답변에 흠칫 놀랐다. 선관위가 최근 기업·단체 후원금을 일부 허용하겠다고 내놓은 정치자금법 개정 의견 때문에 ‘정경유착’ 조장이라는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실장은 “정치자금 통로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현실을 인정하고, 규제와의 괴리를 메워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지구당 부활 문제와 관련, “국민의 의사를 형성하는 정당의 조직을 법에 의해 인위적으로 없애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구당 후원회 폐쇄로 원내·원외 당협위원장 사이의 불균형이 생겼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김 실장은 지난 25일 선관위 주최의 정치관계법 개정 토론회가 열린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정당법 등에 대한 개정안을 내놓기까지의 고민과 입장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 내용을 보면 정당이 할 일을 선관위가 앞서서 한 것 같다. -선관위는 선거 주무 기관으로서 지금까지 선거·정당·정치제도에 대해 바람직한 개선안을 줄곧 제시해 왔다. 예컨대 ‘오세훈법’이라고 불리는 2004년 3월 정치개혁 조치도 그보다 한 해 앞서 선관위가 제출한 개정 의견에 거의 다 들어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번 개정안이 2003년 개정의견을 뒤집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오세훈법의 정의를 기업·단체후원금 금지, 지구당후원회 폐지 등 정자법 관련 내용에 국한된다면 그건 선관위 의견에 포함돼 있지 않던 것이다. 당시 선관위는 불합리하게 돈을 쓸 통로를 차단하고 불법 자금을 추적할 시스템을 만드는 한편 ‘50배 과태료’ 장치 등을 마련해 정치개혁을 뒷받침했다. →정자법 개선안이 정경유착을 불러올 것이란 지적도 있다. -돈을 쓸 구석은 만들어 놓고 돈을 모을 창구를 막아 놓은 게 문제다. 단적인 예로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900억원을 썼다. 당시 한나라당은 국고보조금과 선거 보전금 260억여원, 당비로 120억원 정도를 모으는 데 그쳤다. 현실적으로 이런 차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무리한 일(불법 모금)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기존 국고보조금과 선거비용 보전금은 그대로 유지되나. -정당의 자생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선거비용 보전금에서 기업·단체 후원금만큼을 공제하는 방안과 정당 국고보조금을 당비와 소액 후원금 모집 실적에 연동해 지급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는 국민경선제 도입 배경은.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지역인 영·호남과 충청권에 이 제도가 가장 필요하다. 이런 곳에선 선거에서 유권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적다. 소외될 수밖에 없다. 또 정당별로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민경선제와 관련된 제한도 풀어줄 필요가 있다. 현행대로라면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 과도한 홍보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어서다. →공천에 대한 정당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선관위는 관리만 해줄 뿐 거기에 참여할지 말지는 각 정당이 결정하라는 것이다. 후보의 적격성, 경선 결과를 어떻게 반영할지도 모두 정당의 몫이다. 자율성을 침해하는 게 아니다. 일각에서 한나라당 공천개혁특위 안과 흡사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특위 위원장인 나경원 최고위원의 부탁으로 선관위가 조언을 했기 때문이다. →여야 동시 국민경선제가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봉쇄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정당 간 합의에 의해 얼마든지 단일화 경선을 할 수도 있다. →여당 일각에선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후보 단일화 자체가 법 위반은 아니다. 각 당에서 후보를 모두 내놓은 상황에서 다른 당의 후보를 지원하면 불법이지만, 단일화된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해주는 것은 현행 선거법에서도 허용된다. 다만 다른 당의 선거대책기구에 참여해선 안 된다. →도리어 경선 비용과 금품선거 행태가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거꾸로 (경선 참가자) 숫자가 적을 때 더 돈이 많이 들어간다. 경선 참여 시민이 적을 땐 매수하기가 쉽기 때문에 돈이 더 들어간다. 하지만 국민경선제가 도입되면 국민 모두를 매수할 순 없을 것이다. →석패율제와 관련, 일각에선 소수 정당에 불이익을 준다는 지적도 있는데. -오해다. 의석 수를 배분하는 방법이 기존 방식과 동일하다. 지금도 전국 정당득표율을 의원정수에 곱해서 비례대표를 배정하는데, 배정받는 수에 지역 대표 후보를 정당별로 선택해서 올리는 방식일 뿐이다. →석패율제가 도입되면 직능대표에 대한 배분이 준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 다만 그것은 정당이 선택할 몫이다.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지역 후보를 넣을지, 말지는 모두 정당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다. →당의 유력 인사들만을 위한 구제책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취약 지역에 공천한다는 것은 사지(死地)에 내보는 것이다. 그렇게 활용될 소지는 없을 것으로 본다. →인터넷 상시 선거운동 허용의 배경은. -사전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이유는 돈이 많이 들고, (후보자의) 빈부차에 따라 불공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이 안 드는 선거 방법이 있다면 이를 제한할 순 없다. →오프라인 선거운동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데. -오프라인은 인쇄물, 광고, 시설물 설치 등으로 돈이 들 수밖에 없다. 물론 오프라인상에서도 돈 안 드는 선거운동의 경우 (법 개정 논의를 통해) 허용할 수도 있다. →재외국민선거가 도입되는데 해외 부정선거사범에 대한 제재 수단이 있나. -사실 법적으로 단속이 난망하다. (불법선거 혐의자를 영사관 직원이 조사하는) 영사 조사제 등이 개정안에 들어 있지만 사법적 처벌에는 한계가 있다. 국제 분쟁 소지도 높다. 다만 여권 반납 명령제를 통해 현실적인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재외선거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거론되는 순회투표제 등의 도입 가능성은. -이번 개정안에 포함돼 있다. 공관 관할 구역별로 예상 선거인 수 2만명을 기준으로, 초과 2만명마다 1곳씩의 투표소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후원금제도 정치현실 맞게 틀 바꿀 것”

    “후원금제도 정치현실 맞게 틀 바꿀 것”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을 맡은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은 23일 “늦어도 올해 말까지 정치자금을 포함한 정치개혁 문제를 마무리짓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회에 대한 국민 불신을 없애는 새로운 정치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개특위에서는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주요 정치 현안을 다룬다. 가장 큰 논란거리는 정치자금이다.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기업·법인이 정치자금을 후원하고 정당후원회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달 초 국회의원이 기업·단체 후원금을 개인 명의로 쪼개 받아도 문제가 없도록 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두가지 방안이 모두 확정되면 의원 개인은 물론 정당의 돈줄까지 터줄 수 있다. 문제는 따가운 국민 여론이다. 이경재 위원장은 “정치자금을 규제하는 이른바 ‘오세훈법’이 깨끗한 정치를 하자는 이상적 측면에서 만들어졌지만 후원금 제도 자체를 범죄시하는 등 현실 정치와는 동떨어진 측면도 많다.”면서 “다만 행안위 처리 방식은 절차와 시기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원금 제도 취지는 살리되, 제도가 안고 있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틀 자체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별 인구 증감에 따른 선거구 재조정도 ‘뜨거운 감자’다. 문제는 여야 간, 의원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교통정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2002년 헌법재판소에서 국회의원 지역구 인구 상한 편차가 3대1을 넘지 않도록 한 만큼 객관적 기준에 맞춰 논란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총선에서 석패율 제도 도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는 지역구의원 출마자를 비례대표의원 후보로 이중 등록시켜 지역구에서 아깝게 낙선하더라도 비례대표의원으로 당선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영·호남으로 대표되는 동서 대결 구도를 깨기 위해 여야 간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면서 “각 정당에서 당선 가능권 비례대표에 지역 몫을 배정하는 이른바 ‘지역할당 비례대표제’ 형식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선에서는 재외국민 투표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간주된다. 이 위원장은 “과거 대통령 선거에서 20만~30만표로 당선자가 뒤바뀌기도 했는데, 200여만명의 재외국민이 투표에 참여하면 당락을 좌우할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여야 간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선관위는 재외국민 2만명 이상 거주 도시에 투표소를 설치하고, 우편 투표도 실시하자는 입장”이라면서 “국민참정권 확대와 직접·비밀선거 위배 논란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개특위에는 지구당 부활이나 선거법 처벌조항 완화 등 수많은 쟁점이 쌓여 있다. 그는 “어떤 문제를 다루겠다는 선을 그어놓은 것은 아니다.”면서 “논의는 특위가 중심이 되나, 결론은 국민 여론이 우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기업·단체 정치후원금 부활 옳지 않다

    정치권이 제 호주머니를 채우려고 무리수들을 두더니 이번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나섰다. 기업과 단체가 정당에 후원금을 내도록 허용하고 내역을 공개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키로 한 것이다. ‘오세훈법’으로 상징되는 현재의 정자법은 투명한 돈으로 깨끗한 정치를 구현하자는 취지에서 ‘소액 다수’의 정신을 근간으로 한다. 정당 후원제를 부활시키면 ‘다액 소수’, ‘거래의 정치’로 변질될 소지가 다분하기에 선관위 의견은 재고돼야 한다. 선관위가 구상하는 지정기탁금 제도는 기업이나 단체가 정당을 지정해서 기탁하되 50%만 해당 정당에 주고, 나머지는 국고보조금 배분 방식으로 각 정당에 나눠주는 방안이다. 선관위는 정치자금의 편법성과 탈법성을 차단해 공개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하지만 더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게 뻔하다. 미국만 해도 간접 후원을 허용하지만 심심찮게 논란을 빚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2004년 폐지된 정당 후원회를 부활하는 방안도 폐습 되살리기에 불과하다. 두 의견은 정치 개혁의 시계추를 거꾸로 돌리는 개악이 될 뿐이다. 선관위는 기탁금 상한을 1억 5000만원으로 설정했다. 71개 계열사를 거느린 삼성은 106억 5000만원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기업들에 합법적인 로비의 길을 열어주는 것과 다름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아예 준조세를 공식화해서 돈을 내라고 압박당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결국은 금권정치를 양성화하고, 정경 유착의 부패 사슬을 다시 제도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사회 의결을 거쳐 후원금을 내도록 하는 완충 장치를 함께 내놨지만 이 역시 오너 1인의 지배를 받는 기업의 현실을 감안하면 눈가리고 아웅하는 데 불과하다. 정치권이 기업과 단체들에 휘둘리면 국민들에게 더 큰 피해를 주게 된다. 차라리 국민 세금으로 정치권을 먹여살리는 게 더 생산적이다. 여야 정당들은 현재의 국고 보조금에 만족하고 기업이나 단체의 돈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대신 청목회 사건 이후 국회의원들은 여야 없이 후원금이 끊겼다. 그들이 투명한 돈으로 깨끗한 정치를 펼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 후원금의 대가성을 엄격히 해석해서 면책 기준을 더 높여야 한다. 그렇게 해야 소액 다수의 정신을 살릴 수 있다.
  • 정치개혁특위 11분 만에 파행

    정치개혁특위 11분 만에 파행

    내년 19대 총선의 ‘잣대’를 정할 국회 정치개혁특위(정개특위)가 22일 두 번째 전체회의 만에 파행을 겪었다. 정개특위 소속 여야의원 20명 가운데 이경재(한나라당) 위원장을 포함한 8명만이 참석, 의결 정족수 미달로 개회 선언 직후 11분 만에 산회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김정훈 의원 등 여야 의원 상당수가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치자금법 개정을 위해 상임위 기습 처리에 나서며 ‘입법 이기주의’ 행태를 보였던 여야가 정작 공개 회의에는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도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정개특위가 국민적인 시선을 모으고 있다는 걸 감안해서 회의할 때 출석을 비롯해 발언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일부에서는 ‘여론 눈치 보기’를 본격 논의의 걸림돌로 지목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아직 각 당별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쟁점들이 많다.”면서 “여론의 관심이 쏠린 첨예한 현안이 많다 보니 당내에서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개특위는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 사건으로 불거진 소액후원금제 등 정치자금제도 개선, 지구당 부활, 석패율 제도 도입, 지역구 재조정, 선거법 처벌 조항 등 선거법·정치자금법·정당법 관련 쟁점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치자금법 개정 문제에 대해선 이미 ‘입법 로비 합법화’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터다. 기업·단체 관련 자금의 후원을 일부 허용하는 방안도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의 기습 처리 직후 질타를 받았다. 여야 모두 2004년 3월 법 개정을 통해 기업·단체 후원금을 전면 금지시킨 이른바 ‘오세훈법’을 거스르기에는 부담이 크다. 지구당 부활 문제도 비슷한 맥락에서 논란거리다. ‘지구당은 금품·조직 선거의 온상이다.’라는 여론의 인식이 아직 강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역구 출마자를 비례대표 후보로 이중 등록시켜, 지역구에서 아깝게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시키는 ‘석패율’ 제도는 지역주의 극복 방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영·호남 패권자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합의에 따른 전격 도입도 기대해볼 만하다. 정개특위는 조만간 주요 논의 대상을 정하고, 4월 중 주요 쟁점별 공청회를 연 뒤 5월부터 소위별로 법안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개특위 활동 시한은 오는 8월 17일까지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누드 브리핑] 吳시장, 詩 읽으며 마음 달래

    “아~, 북서울 꿈의 숲을 거니는 시민들 보며 난 행복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기자들과 만나 자작한 시(詩)라며 이렇게 읊어 눈길을 끌었다. 오 시장은 16일 “너무 일에 매달린다는 생각도 들고, 복잡다단한 심정을 스스로 다독이기 위해 승용차에 시집 2권을 두고 짬짬이 읽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김현승·이혜인 시인의 작품을 즐겨 읽었는데, 최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100선’과 ‘영미 시 산책’으로 바꿨다고 덧붙였다. 이날 ‘델피르와 친구들’ 사진전 개막식 참석차 서초동 예술의전당으로 가던 오 시장은 “공무용 승용차 2대 가운데 책을 꽂은 승용차가 요일제에 걸렸는데 옮길 생각을 미처 못했다.”고 말했다. 요즘 심정을 김현승(1913~1975) 시인이 쓴 ‘가을의 기도’로 대신했다.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시간을 가꾸게 하소서/…/호올로 있게 하소서/나의 영혼/굽이치는 바다와/백합의 골짜기를 지나/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라고 읊기도 했다. 가구 소득과 무관하게 초등학생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도록 한 조례안을 둘러싸고 시의회와 다툼을 벌이는 데 대해서는 “지금까지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려고 애썼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는 것”이라며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시집을 탐독하게 된 사연을 설명했다. 이른바 ‘오세훈법’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사설] 포연 틈타 검은 뭉칫돈 양성화하겠다니…

    정치권이 국민의 관심이 연평도 포격에 쏠린 틈을 타 정치자금법 개정안 처리 절차를 착착 밟고 있다. 그제 국회 행정안전위 소위가 그 신호탄이다. 기업의 후원금 기부를 부활하고 국회의원 후원금에 대해서는 뇌물성 여부조차 따지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혁 아닌, 개악에 나선 꼴이다. 선량들의 낯 두꺼운 배짱이 자못 놀랍다. 정치권 일각에서 현행 정치자금법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볼멘소리를 내어 온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른바 ‘오세훈법’의 입법 명분이 워낙 컸기에 잠복하고 있었을 뿐이다. 현행 법 자체가 ‘차떼기’니 ‘사과박스’니 하는 불법 정치자금을 근절해야 한다는 정치권 스스로의 반성론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제 민주당이 의원입법으로 기업·단체의 후원금을 다시 허용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한나라당이 슬쩍 편승하려 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로비 사건이 불거진 이후 여야 한통속으로 ‘쪼개기 후원금’ 합법화 움직임을 보이더니, 한술 더 뜬 셈이다. 기업의 검은 뭉칫돈 로비를 양성화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여야 스스로 욕 먹을 짓인 줄은 알았는지, 연평도의 포연이 채 걷히지 않은 시점을 골라 작당하고 나선 형국이다. 청목회라는 작은 단체조차 많게는 의원 한명당 수천만원의 후원금을 몰아줬음이 드러났는데 대기업 후원금까지 허용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백번 양보해 현행 법이 너무 엄격하다면 돈을 덜 쓰는 쪽으로 정치 행태를 바꿔야지, 혹여 검은 돈으로 골프 치고 술 마시던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말인가. 일부 의원들이 정책개발비가 부족하다고 푸념하지만, 가당찮은 얘기다. 국회가 문 닫고 헛바퀴를 돌릴 때도 세비와 복수의 정책보좌진들에 대한 보수는 국고에서 꼬박꼬박 지급되고 있지 않은가. 국회는 이제라도 정치발전에 역주행하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
  • 법인·단체 소액후원금 허용 추진 기부 목적·대가성 따지지 않기로

    여야가 ‘10만원 이하 소액 후원금’ 제도 손질에 나섰다. 소액 후원금에 대해선 대가성을 따지지 않도록 제한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최근 검찰의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수사가 소액 후원을 통한 입법 로비 의혹을 정조준하면서 여야 모두 ‘걸면 걸리는’ 식의 후원금제에 대한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한나라당·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를 주축으로 현행 정치자금법의 개정 방향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야는 법인이나 단체라도 1회 10만원, 연간 120만원 이하의 정치 후원금은 낼 수 있도록 하고, 1회 10만원 이하의 소액일 경우 기부 목적과 대가성을 따지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법인과 단체 후원을 제한하고 있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현재 검찰 수사 방향대로라면 국회의원은 후원금이 입금될 때마다 누가 후원을 했는지, 의정활동과 관련이 없는지 등 대가성을 일일이 따져 봐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면서 “여야 간에 이런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 일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2004년 이른바 ‘오세훈법’으로 불리는 정치자금법 개정과 함께 폐지된 ‘지구당’ 부활 문제도 이번 기회에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국회 행안위에는 당원협의회에서 연간 5000만원(공직선거가 있는 해는 1억원)까지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은 “찔끔찔끔 땜질하기보다는 정치개혁특위를 다시 만들어서라도 지구당 부활 문제까지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행안위 정치자금제도 개선 소위도 오는 26일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고 현행 정치자금법의 문제점에 대한 각계 의견 수렴 및 개정 공론화에 나설 계획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후원금·의원재산은 반비례

    청목회의 입법로비 의혹 수사로 소액 후원금 제도가 수난시대를 겪고 있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오세훈법’이라고 불리는 정치자금법 개정으로 법인과 단체의 후원금 제공이 금지되고, 대신 개인이 내는 10만원 이하의 후원금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줬다. 깨끗한 소액 다수의 정치자금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였다. 매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정당별·1인당 후원금 모금액 내역을 공개했다. 소액 기부자가 많을 수록 밑바닥 민심의 지지를 더 많이 받는 것처럼 여겨지는 등 정치인의 위력을 과시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모금액 상위 10위권 안에 권영길·홍희덕·강기갑·이정희 의원 등 당 소속 의원 4명이 포함된 민주노동당은 ‘개미군단의 힘’을 받고 있다고 높이 평가됐다. 그러나 청목회 사건처럼 기업이나 단체에서 10만원 이하로 쪼개서 단체로 후원하는 악용 사례가 늘어나자 소액 후원금 제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 제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하다. 연말 후원금 시즌을 앞둔 의원들 사이에서는 “지금 같은 상황에 후원금 달라고 얘기도 할 수 없으니 내년에는 자력갱생(自力生) 하는 수밖에 없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돈 정치’를 청산하고 소액 후원자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후원금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의원들의 재력에 따라 정치활동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후원금은 1년에 최대 1억 5000원을 모금할 수 있고, 선거가 있는 해에는 최대 3억원을 모금할 수 있다. 올해는 6·2 지방선거가 있었기 때문에 3억원이 한도액이다. 다만, 의원들의 정치자금이 후원금으로만 조달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재산을 정치자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다. 한도는 없어도 사용내역을 선관위에 신고해야 하지만, 그 내용은 공개되지 않는다. 여력이 있는 대로 자유롭게 정치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4월 선관위가 발표한 2009년 후원금 모금내역에 따르면 의원들의 재산과 후원금은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최고의 자산가인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지난해 9618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재산 935억원을 신고해 전체 의원들 가운데 재산순위 2위였던 같은 당 김세연 의원 역시 9343만원의 후원금을 받아 후원금 순위로는 265위를 기록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재개발·청경 로비에 의원들이 장단 맞췄나

    지난 2004년 이른바 ‘오세훈법’으로 불리는 개정 정치자금법이 시행된 이후 정치인들, 특히 국회의원들 주변은 눈에 띄게 깨끗해졌다. 수천억원대 차떼기 대선자금 사건으로 국민의 의지가 단호했고 법이 엄격하기도 했지만, 국회의원 스스로 ‘돈선거’와 ‘돈정치’를 근절하려 한 노력 또한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이 법이 또 흐지부지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최근 잇따라 터진 청원경찰 입법로비와 고양시 식사지구 재개발 등과 관련해 국회의원 수십명이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받은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수사가 끝나봐야 실태를 알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내용만 봐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검찰에 따르면 청원경찰법 개정 과정에서 현직 국회의원 33명이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로부터 500만~5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고 한다. 청목회는 정부기관·지방자치단체에 근무하는 청원경찰들의 모임이다. 이 단체의 간부들은 입법을 통해 처우개선과 정년연장을 하기 위해 로비자금으로 8억원을 모았다는 것이다. 법 개정을 두달 앞둔 지난해 10월, 이 돈으로 관련 상임위 국회의원들의 후원계좌에 2억 7000만원을 집중적으로 입금하고, 나머지 5억 3000만원은 영향력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현금으로 뿌렸다고 한다. 3년 전 고양시 도시개발사업에 참여한 건설업체들도 18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여야 정치인 5~6명에게 수억~수십억원을 건네며 인허가를 청탁했다고 한다. 국회의원이 한두명도 아니고 수십명이 특정 단체의 금품 입법로비에 줏대 없이 놀아나고 기업의 검은 돈을 받았다니 말문이 막힌다. 정치자금법이 엄격해서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 지장이 많다면 정당하게 이유를 밝히고 법을 현실에 맞게 고치면 될 일이다. 후원금은 후원금대로 챙기고 뒤로는 검은 돈에 손을 댄다면 이거야말로 비열한 짓이다. 세상 바뀐 줄도 모르고 여전히 이런 행태를 보이니까 법정 한도의 후원금마저 못 채우는 국회의원들이 숱하게 나오는 것이다. 검찰은 엄정하게 수사를 벌여 이번 기회에 썩은 정치인들을 모조리 도려내야 한다.
  • 오세훈시장 헤어스타일 변신 왜?

    오세훈시장 헤어스타일 변신 왜?

    서울시 이종현(47) 공보특보는 생애 처음으로 희끗희끗하던 머리카락을 염색했다. 흰머리가 사라지자 서너 살은 젊어 보인다. 그의 변신 뒤에는 오세훈(49) 시장이 있었다. 오 시장은 지난 17일 머리를 짧게 깎으면서 ‘젊은 시장’으로의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오 시장은 최근 자신의 변신에 깜짝 놀라는 주변 사람들에게 “장마철에 비 오고 바람불면 반곱슬머리가 조금만 길어도 관리가 안 된다. 짧게 잘랐더니 머리 감기도 편하고 물기만 툭툭 떨어도 돼 한결 편하다.”고 설명한다. 대부분은 이런 설명을 듣기도 전에 오 시장에게 “한결 젊어 보인다.”면서 덕담을 던진다. 그는 최근 두달 사이에 헤어스타일을 3번이나 바꿨다. 우선 6·2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했던 오 시장은 이마를 훤히 드러낼 수 있도록 앞머리를 위로 세웠다(사진1). 앞머리를 세우자 강성이라는 이미지와 연륜이 강조됐다. ‘유약하다.’는 당내 비판을 잠재우고 ‘강한 오세훈’ 이미지를 보강하는데 도움이 됐다. 재선 확정 뒤엔 앞머리를 다시 내려서 이마를 절반 이상 가렸다(사진2). 예전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회복했다. 선거 때 스타일보다 젊어 보인다는 평가도 받았다. 세번째 변신은 한달 반 뒤 나왔다. 옆머리와 앞머리를 과감하게 쳐냈다(사진3). 요즘 젊은 남자들에게 유행하는 스타일이다. 왁스로 머리를 조금만 만지면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처럼 변신할 수도 있다. 오 시장은 헤어디자이너에게 왁스로 머리 만지는 법까지 배웠다. 오 시장은 “아무래도 출근할 때 왁스는 사용하지 못하겠고, 주말에 딸들과 영화구경 갈 때는 한번 시도해 볼 예정”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오 시장의 이런 변신은 6·2 지방선거 영향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는 2006년 45세에 시장이 됐다. 역대 민선 시장 중 가장 젊고, 50~60대의 구청장들 사이에서 ‘젊은 시장’으로서 ‘군계일학’의 면모를 보였다. 이른바 ‘오세훈법’으로 알려진 정치자금법 제정자의 청렴한 이미지와 ‘젊다, 잘생겼다’는 이미지는 정치적 자산이었다. 하지만 6·2지방선거를 통해 은평 김우영(41) 구청장을 비롯해 성북 김영배 (43), 노원 김성환(45), 양천 이제학(47), 강동 이해식(47) 구청장 등 40대의 젊은 피들이 대거 구청장으로 수혈됐다. 한국 나이 50세에 흰머리가 적지않았던 그로서는 이같은 40대 단체장들의 진입을 계기로 역동적이고 젊은 모습으로 자신을 가꿀 필요성을 은연중 느꼈을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청 주변에서는 과감하고 신선한 정책과 폭넓은 소통으로 젊다는 이미지를 대체해나가는 노력이 ‘젊은 헤어스타일’만큼이나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당선무효 벌금’ 슬쩍 올리려는 국회의 뻔뻔함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또 낯 뜨거운 일을 저질렀다. 그제 전체회의에서 10개월여 활동을 사실상 마무리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시 당선 무효형(刑)에 해당하는 벌금 기준을 현행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추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원내대표 협상에 넘겨 최종 확정짓겠다고 한다. 죄를 저질러도 어떻게든 의원직만은 유지하려는 꼼수가 그저 역겹기만 하다. 국민의 대표라는 사람들이 나랏일과 민생은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세비를 올리고, 보좌관을 늘리며, 권력의 명줄을 붙잡는 데는 참으로 재빠르고 부끄러움조차 없다. 2004년 3월에 바뀐 정치관계법(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은 정치판의 ‘고비용 저효율’을 ‘저비용 고효율’로 개선하자는 뜻에서 출발했다. 당시 오세훈(현 서울시장) 의원이 핵심 역할을 해 ‘오세훈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실적 어려움이 많았으나 국민의 지지가 컸기에 시행에 들어간 것이다. 당선 무효가 ‘벌금 100만원’으로 정해진 것은 국민이 의원들에게 요구한 최저 수준의 ‘직위박탈기준’이라 할 수 있다. 이 기준이 없었다면 18대 국회의 ‘돈선거 의원’ 15명을 가려내지 못할 뻔했다. 국회의원들이 입법권을 가졌다고 해서 마음대로 벌금 기준을 상향 조정하면 이는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일이다. 정개특위는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벌금을 처음엔 500만원으로 하려다가 여론을 살펴 300만원으로 내렸다고 한다. 그러나 벌금 300만원이면 어지간히 중죄를 짓지 않고는 의원직을 내놓는 경우가 드물 것이다. 정개특위는 지난 연말에도 불법 정치자금 수수 정치인에 대해 형사처벌을 면제·감경하는 법 조항을 신설하려 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임기만료 ‘180일 이내’면 승계가 안 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경우 ‘90일 이내’로 줄여 3개월짜리 의원을 만들려고 했다. 국회의원들의 돈줄과 관련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는 누가 뭐래도 움켜쥐고 있다.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선거구제는 손도 안 대면서 마지막 활동이 고작 벌금을 높여 자리를 보전하겠다는 발상이었다. 기득권은 절대로 안 내놓고, 불리한 법 조항은 유리하게 고치는 뻔뻔스러운 행태가 여의도식(式) 정치 개혁인가.
  • [서울광장] 역지사지법이 해법/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 역지사지법이 해법/박대출 논설위원

    17대 국회 원 구성 협상 때다. 여소야대에서 여대야소로 바뀌었다. 원내수석 부대표들이 실무 절충을 맡았다. 열린우리당은 이종걸 부대표를 내보냈다. 남경필 부대표는 한나라당의 카운터파트였다. 상임위원장 배분이 쟁점이 됐다. 이 부대표가 선제 공격을 시도했다. “과거 여당에서 상임위원장을 다 차지했다.” “과거 관행을 참고하겠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도 걸고 넘어졌다.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다 맡아야 한다.”는 언급이었다. 실랑이는 나눠먹기로 마무리됐다. 4년 뒤 18대 국회가 출범했고, 또 1년 반이 지났다. 여야가 바뀌었다. 여대야소는 그대로다. 여당 원내대표는 한발 더 나갔다. 국회 상임위원장 독식법을 제출하겠단다. ‘불량 위원장 방지법’인 셈이다. 그는 이종걸·추미애를 불량위원장으로 지목했다. 상임위원장 독식 운운하던 이는 불량 상임위원장으로 찍혔다. 법사위원장으로 의사봉을 들고 도망다니던 이는 독식법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치의 세계는 늘 악순환이다. 여당 때 추진하던 법안을 야당이 되면 반대한다. 민주당은 ‘통신비밀보호법’ ‘국정원법’ ‘복면방지법’을 MB악법이라고 주장했다. 자신들이 추진하던 법안들이라고 한다. 홍준표 전 원내대표의 지적이다. 여야가 바뀌면 말도 바뀐다. 상임위원장 분배 관행은 13대 국회부터다. 순기능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대화와 타협의 상징이다. 여야가 공존하는 토대가 됐다. 독재 권력 시대엔 소수의 저항은 빛을 내기도 했다. 때로는 다수당의 전횡을 막는 견제장치로 유용했다. 그러나 18대 국회는 불명예 신기록을 양산하고 있다. 폭력이 난무하고, 회의장 점거는 반복이다. 국회수장이 강조해도 신뢰는 불통이다. 여야는 쉴새없이 충돌하고 있다. 대치는 국회 파행을 낳고, 국정 표류로 이어지기 일쑤다. 피해는 그들의 주인인 국민의 몫이다. 여야가 끝까지 대립하면 달리 길이 없다. 다수의 책임정치가 우선이다. 다수는 더 많은 주권자로부터 권한을 넘겨받았다. 다수결 원칙이자, 의회주의의 기본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제안이 녹록지 않다. 야당 땐 나눠준 떡을 얻어먹다가, 여당이 되자 혼자 차지하겠다는 심산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해법은 있다. 여야 합의를 거쳐 국민적 공감대를 얻으면 된다. 관건은 공정성 확보다. 경과 규정이 핵심이다. 법안을 지금 처리하되, 19대 총선 후에 시행토록 부칙에 명시하는 게 요체다. 이대로 하면 어느 한쪽에 불리하지도, 유리하지도 않게 된다. 19대 국회 때 여당은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여야를 독려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충족시키는 법안이 제1 해법이다. 이종걸 의원이 언급한 원조는 최병렬 전 대표다. 최 전 대표는 ‘총선 후’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국회 가동에 필요한 나머지 법들도 마찬가지다. 국회폭력방지법이든, 단상점거 금지법이든, 폭력의원 강제퇴장 명령법이든, 의사 토론 종결법이든, 국회의장 권한 강화법이든 내용으로 검토해볼 만하다. 폭력 의원을 공개 망신 주고, 교육시키는 방안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야당의 반론권은 보장돼야 한다.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법 도입은 그래서 필수다. 이들 법안에 이름 붙이기는 제2 해법이다. 대표발의 의원명을 부제로 달면 된다. ‘오세훈법’이 사실상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들었다. 법안이 잘되면 명예가, 잘못되면 불명예가 남는다. dcpark@seoul.co.kr
  • [사설] 기초선거 정당공천 유지 백지화하라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내년 6·2 지방선거에서도 기초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해 정당공천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치자금을 30일 이내에 반납하면 형사처벌을 면제하고, 제공자가 자수하면 형을 감면해주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 대목은 합의에 이르지 않았지만 전반적인 논의 방향이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지금 국회를 내팽개치면서도 기초선거 공천권 등을 계속 거머쥐려는 여야의 행태가 우려스럽다. 정치개혁특위가 논의하는 내용들은 상당부분 기득권 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선거 때 금품을 받으면 50배의 과태료를 물리는 것을 차등 적용키로 한 합의는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여야 간에 의견을 모은 선거운동원 편의 제공이나, 아직 합의 안 된 유급 사무직원 증원 등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해석하면 ‘돈을 묶고 입은 푼다.’ 는 ‘오세훈법’의 후퇴다. 우리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일관되게 고수해 왔다. 이를 유지하려는 행태는 처벌은 피하고, 밥그릇은 지키려는 국회 이기주의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한다. 국회의원과 기초의원·단체장 간의 상하 종속 관계에서 비롯된 정당 공천제는 폐해가 많다. 국회의원에게 줄을 대고 로비를 펴는 과정에서 검은 유혹은 잉태돼 왔다. 기초의원이 부실 단체장에게 제동을 걸려고 해도 국회의원이 조종하면 더 이상 견제 기능을 못하는 게 현실이다. 종종 나오는 지방의회 날치기도 정당공천제가 빚은 부작용이다. 정당공천제가 여성이나 신인의 진출 폭을 넓히는 등 긍정적인 측면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공천제 폐지 후 보완해야 할 문제이지 이를 빌미로 지방자치의 근본을 훼손시켜선 안 된다. 풀뿌리 민주주의는 중앙정치의 예속에서 벗어나야 착근할 수 있다. 이제 국회의원들은 기초선거 공천권을 포함해 자기들만의 밥그릇을 놓아야 할 때다.
  • [열린세상] 정치자금법을 고쳐야 할 때인가?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정치자금법을 고쳐야 할 때인가?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지난 4월 다시 한 번 국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발족되었다. 그간 턱없이 부족하다던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한도와 후원회제도 등을 고치려고 준비하는 중이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의회의 중선거구제와 정당공천제도를 손보려 한다. 이번에 준비된 개편안은 올가을 정기국회에서 심의되고 확정된 뒤 내년 지방선거부터 적용될 모양이다.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과거와 달리 집회형식의 후원회를 열지 못한다. 그리고 개인이 아닌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도 없고 후원회의 회원이 될 수도 없다. 다만 국회의원은 개인의 기부나 모금을 통해 연 1억 5000만원의 후원금을 거둘 수 있다. 만약 선거가 있는 해라면 한도는 두 배로 늘어난다. 후원금은 신용카드나 예금계좌를 통해 받거나 우편·전화·인터넷전자결제시스템 등에 의한 모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작한 정치자금영수증과 교환에 의한 모금 등으로만 가능하도록 정해졌다. 이른바 ‘오세훈법’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규정은 고비용 저효율로 점철된 한국정치를 개혁하고 정치자금과 관련된 투명성을 높이려는 목적을 갖는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2004년에 만들어진 이러한 규정을 불과 몇 년 만에 뜯어고치려 든다. 정치는 비용이 많이 드는데 새로운 정치자금법은 돈줄을 꽉 막기 때문에 현실성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렇게 꽉 막아두면 오히려 정치하는 사람들을 검은 돈에 의지하게 만든다면서 말이다. 고액기부자를 공개하는 것이 꺼려지기 때문에 법을 만든 국회의원들이 편법적으로 불성실하게 신고한다는 말도 들린다. 게다가 현행 모금방식이 우편 등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모금이 잘 안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누가 보냈는지 확인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과거와 같이 대규모 후원회 집회도 허용하고 기업인도 후원할 수 있도록 길읕 터줘야 한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이게 무슨 국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소린가. 외환위기 이후 무너진 중산층이 목하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더욱 없어지는 와중에 정치자금의 한도를 높이자는 것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소린가. 그간 국회가 생산적으로 일하고 국민의 마음을 잘 어루만져 주기라도 했으면 얘기라도 꺼낼 만했을 터이다. 그러잖아도 기업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국회의원들에게 법인이 후원금을 내도록 한다면 국민이 기댈 곳은 더 사라질 것이다. 국민들은 이참에 아예 국회의원의 정수도 줄이고 세비도 깎자고 생각할 것이다. 국회의원은 연간 1억 9000만원의 세비를 받고 각종 혜택을 누린다. 그래서인지 4월에 발표된 공직자 재산공개결과 지난해 국회의원 과반수의 재산이 크게 증가했다. 또 비현실적이라는 정치자금법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들은 직장을 잃고 길거리로 나앉는 중인데 말이다. 국민들은 이른바 ‘88만원’ 세대가 연봉을 줄여서 직장공유하기(job sharing)에 동참하듯이 국회의원도 고통분담에 나설 것을 기대한다. 그래도 정치인들이 현행 정치자금법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만큼 투명성을 보장해야 마땅하다. 국회의원들이 후원금의 한도를 더 높이고 싶다면 유리구슬같이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모든 후원금은 한 통장으로 받고 모든 정치자금은 한 통장에서 사용되어야 한다. 후원한 사람의 명단과 액수를 낱낱이 공개하고 사용한 목적과 액수도 모두 보고해야 한다. 만약 불투명하고 절차를 어긴 정치자금을 받은 경우 대가성 여부나 액수와 무관하게 모두 사법처리를 받는다. 임기가 만료된 순간 남는 정치자금은 모두 불우이웃돕기나 정치발전을 위한 기부금으로 처리된다. 그럴 만한 각오와 약속이 없다면 감히 현행 정치자금법을 고칠 때가 아닌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 [사설] 지금 정치자금법 개정 거론할 땐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로비의혹 수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정치자금법 개정 주장이 나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정치자금법이 너무 엄격해 현실의 씀씀이를 충족시키지 못함으로써 비리가 발생한다니, 도대체 국민정서를 알고나 있는지 묻고 싶다. 정쟁에 몰두하며 비생산적인 국회를 운영하는 선량들의 세비를 깎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반성은커녕 오히려 후원금 한도를 늘리려 한다면 국민적인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수당과 상여금, 활동지원비를 합쳐 연간 1억 9000여만원의 세비를 국민의 혈세로 지급받는다. 여기에 1억 5000만원(선거가 있는 해는 3억원)까지 후원금을 거둘 수 있다. 연간 3억∼5억원의 합법적인 수입이 가능한 셈이다. 지난해에는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액이 모두 634억원에 달했다. 경제가 침체 국면에 빠져가는 상황에서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공직자 재산공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재산을 불린 국회의원이 전체의 64%였고, 줄어든 이는 36%에 그쳤다. 이런데도 돈이 없어 정치를 못 하겠다고 한다면 누가 납득하겠는가. 부적절한 정치 후원금을 환불하는 절차를 정비하는 등 세부적으로 손볼 대목은 있다. 하지만 그를 빌미로 후원금 모금 한도를 올린다든지, 후원회 행사를 허용한다든지, 법인 및 단체의 후원금지를 완화하는 쪽으로 법개정을 하려는 게 문제다. 최근 들어 여야 정당 지도부와 국회 정치개혁특위 소속 의원들 몇몇이 공개적으로 정치자금법 개정의견을 밝히는 것은 낯 뜨거운 일이다. 이상과 현실 운운하며 투명성을 훼손하려 해선 안 된다. 정치자금법의 근간을 흔들기보다는 이른바 ‘오세훈법’ 때문에 국회의원들도 함부로 돈을 못 쓴다는 인식을 유권자들 사이에 확산시키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 [씨줄날줄]박상천법/이목희 논설위원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인(知人)의 경조사가 난감하다. 부조(扶助)를 않고, 꽃도 안 보내고…. 빈손으로 찾아가려니 뒤통수가 뜨겁다. 그래도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의 엄격한 정치자금법·선거법을 만든 장본인 아닌가. ‘오세훈법’을 스스로 어기면 남들이 뭐라 하겠는가. ‘오세훈법’이 불편한 정치인들은 호시탐탐 법을 고치려 한다. 그러나 쉽지 않은 도전이다. ‘오세훈법’을 향한 일반의 시선이 워낙 호의적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법안에 자신의 이름이 따라다니고, 더구나 국민들의 평가가 괜찮은 경우는 드물다. 지금 정치권에 ‘오세훈법’에 견줄 만한 입법안이 제시되었다. 이른바 ‘박상천법’이다. 국회에서 몸싸움과 욕설이 모자라 해머·소화기·전기톱까지 등장했다. 소수당은 점거농성으로 법안을 아예 상정조차 못하게 막았다. 다수당은 토론과 타협은 제쳐놓고 물리력으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국회 얘기만 나오면 어린 학생들도 고개를 젓는다. ‘박상천법’은 창피한 국회를 정상화시켜 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민주당 박상천 의원이 주도했다. 박 의원은 입법목적을 “몸으로 싸우는 것보다 입으로 싸우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국회법을 고쳐 소수당은 무조건 법안상정을 보장토록 하자고 제안했다. 대신 다수당은 재적 5분의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조정절차와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보장한다. 재적 3분의2 이상이 찬성하면 조정절차를 종료하고 표결에 들어가도록 한다. 민주당 내에서도 반대가 많았으나 박 의원이 뚝심으로 밀어붙여 당론으로 삼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에서는 찬반이 혼재한다. 박 의원과 필생의 맞수인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일단 부정적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제도보다는 운용의 묘로 가져갈 문제라는 것이다. 박 대표가 마음을 열고 ‘박상천법’을 다시 검토해 보기 바란다. 두 사람은 올해 72세 동갑내기 정치원로다. 법조계와 정치권 경력 등 인생 역정에서 유사점이 너무나 많다. 문제가 꼬일 때마다 절묘한 절충안을 내놓곤 했던 박 대표 아닌가. 국회 풍토를 근본부터 바꾸는 개선안을 담은 ‘양박법(兩朴法)’을 함께 만들어 낸다면 두 사람의 훗날 평가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서울광장] ‘오세훈식’ 리더십을 보고 싶다/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오세훈식’ 리더십을 보고 싶다/노주석 논설위원

    오세훈 서울시장이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고 있다. 전임 시장인 이명박 대통령의 ‘CEO 리더십’이 촛불집회로 죽을 쑤다 궤도를 부분적으로 수정했지만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중 한 사람인 오 시장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별반 알려진 게 없는 것 같다.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물어봤지만 뜸을 들이다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규정짓고, 정의내리기 좋아하는 대학교수들도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뾰족한 해답을 내놓지 못한다. 오 시장의 리더십에 대해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는 이유는 뭘까. 일화가 있다. 지난 총선과정에서 한나라당 서울 강북지역 후보들은 너나없이 뉴타운 공약을 내놓고 오 시장의 입만 쳐다봤다.‘철옹성’ 울산을 버리고 동작 을에서 민주당의 거물 정동영 후보와 ‘맞짱’을 뜬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 역시 다급했다. 시장실을 찾아 뉴타운 추가지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역구로 돌아간 정 후보는 오 시장이 추가지정을 확약했다고 알렸다. 얼마전 언론사 논설위원들과 오찬에서 오 시장은 당시 정 의원과의 면담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손윗분이 하시는 말씀이니까 열심히 들었죠. 그리고 동의의 뜻이라기보다 이해를 했다는 의미에서 머리를 몇 번 끄덕끄덕했습니다. 그게 수용으로 해석된 거예요. 나 원 참…” 설명을 들으면서 오 시장 성격의 일단을 엿볼 수 있었다. 오 시장은 자신을 서울시장으로 키운 ‘클린 이미지’처럼 반듯하고 차분하다. 하지만 ‘독종’이라고 할 만큼 끈질긴 외유내강형 속내를 감추고 있다. 이런 성격이 4만 8000명에 이르는 서울시 공무원을 적으로 돌리는 내부와의 불화를 감수하면서도 ‘3% 퇴출제’를 결행한 원동력이다.16대 국회 때 돈 안 드는 정치를 위한 정치개혁법, 이른바 ‘오세훈법’을 통과시킨 그 정신이다.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돌진하는 것이 모토”라는 그의 말마따나 정하면 물러섬이 없다.‘원칙의 리더십’이라 할 만하다. 오 시장은 변호사출신답게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기를 즐긴다.‘이게 아닌데’하는 공무원에게 ‘타협은 없다’며 밀어붙인다고 한다. 그러나 시장이 잘못 판단해도 설득할 수 있는 서울시 공무원이 거의 없다는 부정적인 얘기는 귀담아들어야 할 것 같다. 그런 오 시장이 재임 후반기도 여전히 ‘창의(創意)시정’에 승부를 건다. 창의시정이란 공무원들의 의식을 창의유전자로 개조시켜 시민고객에게 감동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청계천 복원처럼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의식개혁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행정사치’라고 지적하는 시민도 많다. 시민들은 말의 성찬이 아닌 생활밀착형 행정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받길 원할 뿐이다. 오 시장의 다음 행보는 서울시장 재선 혹은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선출되는 것이다. 요즘은 재선쪽에 무게중심이 기울었다. 장갑을 벗어봐야 알겠지만 2년 후 한나라당 서울시장 공천을 따내기란 만만찮아 보인다.4년 후 대권으로 가는 길은 더욱 첩첩산중이다. 다른 정치지도자에게선 찾을 수 없는 오세훈만의 색깔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대목이다. 아직 ‘2년이나’ 남았다. 현재 갖고 있는 ‘끈기’와 ‘원칙’의 리더십에 ‘포용’과 ‘통합’을 조화시킨 새로운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2년이나 4년 후 시원한 9회말 역전 만루홈런을 날릴 수도 있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24時] (4) 서울시장-한나라 오세훈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24時] (4) 서울시장-한나라 오세훈

    서울 구로3동 연꽃 어린이집. 주말을 앞두고 5∼6살짜리 어린이 20명이 색종이를 접고 있는 교실에 키 큰 ‘아저씨’가 조심스레 들어섰다. 그는 “세훈이 아저씨예요.”라며 작은 의자에 몸을 구부려 앉았다. 아이들은 궁금한 게 많았다.“아저씨 누구예요?”,“왜 여기 왔어요?”,“무슨 일 하세요?”라고 질문을 쏟아냈다. 활짝 웃고 있었지만 ‘아저씨’는 당황한 것 같았다.“변호사가 뭔지 알아요?영화에서 재판하는 모습 본 적 없어요?”라고 물었지만 다섯살짜리가 알아차리기엔 ‘심오한’ 내용. 어린이 앞에서 진땀을 빼고 있는 아저씨는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예비후보다.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 후보의 하루를 직접 따라가 봤다. 어린이집을 나선 그는 여의도에서 점심을 먹고 구로구청장 후보 사무실로 향했다. 앞 일정이 조금씩 늦어지고 길이 막히면서 예상보다 20분 지각했다. 그럼에도 그가 나타나자 “너무 잘 생겼다.”는 찬사가 여성들 사이에서 터져나왔다. 오 후보는 쑥스럽다는 듯 얼굴을 붉히며 새우처럼 등을 구부려 악수했다. 한 측근은 “181㎝로 큰 키라 상대와 눈높이를 맞추려고 등을 굽혀 인사하는 게 습관”이라고 말했다. 한 당원이 “너무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고 걱정하자 오 후보는 “밥을 잘 먹는데도 자꾸 빠진다.”고 답했다. 선거 출마한 뒤 살이 6∼7㎏ 빠졌기 때문에 낯빛마저 검어졌다는 게 참모진 분석이다. 중구청장 후보 사무실이 있는 약수동까지 가는 길. 기자도 차를 얻어탔다. 차 안에는 서류뭉치가 많았다. 정책을 정리한 것과 구별로 현안을 요약한 자료가 대부분.“그 지역에 가기 전에 현안부터 미리 공부해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몇 가지 물어봤다. 지난달 출마한 뒤로 가장 힘든 일로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라는 것”을 들었다. 캠프에서 정한 일정을 따라야 하는 데다 이것저것 꼭 해야 할 일이 많아서다. 일주일에 세 번씩은 하던 운동도 전혀 못하고 있다.“워낙 약골로 태어났기 때문에 운동으로 건강을 지켰다.”는 그는 “출마 전에는 틈만 나면 차 트렁크 속에 넣어둔 운동화를 신고 남산을 달렸다.”고 말했다. 최근 가까운 이들과 밥을 먹고 난 뒤 밥값을 내지 않은 일이 있다. 혹시라도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을까 해서다.“친구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하더라.”는 게 오 후보 말. 이날도 그는 수시로 “선거법상 이건 안 되는 일”이라며 법을 들먹였다.‘오세훈법’이라고도 하는 선거법 덕이다. 그러면서 “캠프 사람들에게 밥부터 다 알아서 각자 하라고 했더니 불만이 있는 모양이지만 선거법은 꼭 지켜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지나치게 엄격한 조항은 조금 완화하자는 주장도 있다고 했더니 곧 “절대 안 된다.”는 답이 나왔다. 이 선거법으로 8년, 즉 국회 임기를 두 번 치르면 정치가 완전히 바뀐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스스로 “대중 앞에 막 나서는 걸 즐기는 편은 아니다.”고 평가한 오 후보는 “내성적인 쪽에 가까운 전형적인 A형”이라고 말했다. 딱히 취미는 없다. 그저 가족과 영화를 자주 보는 습관이 있어 웬만한 것은 다 봤다. 어렸을 적부터 ‘채근담’을 자주 읽었고, 최근에는 사회현상을 경제학으로 풀어낸 책 ‘경제학 콘서트’를 흥미있게 봤다. 결혼을 일찍 한 까닭에 두 딸이 대학생인 그는 “아이들도 자기만의 세계를 지키고 싶을 텐데 다시 공인으로 서게 돼 아비로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대뜸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으로 시작되는 미국 사상가 랠프 월도 에머슨의 ‘진정한 행복이란’을 암송하기 시작했다. 오 후보가 좋아하는 류시화의 잠언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에도 소개된 글이다.“건강한 아이를 낳든…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이렇게 읊은 그는 “제 꿈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라고 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