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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국심·술마시기 강요 싫긴해요 하지만 ‘한국인’ 11년 후회없죠”일본서 귀화 제주시 공무원 문현일씨

    제주 국제자유도시추진단 기획조정담당관실에서 계약직 공무원으로 근무중인 문현일(文賢一·39)씨는 원래 일본 사이타마(埼玉)현에서 태어난 일본인이다.그러나 십여년 전 한국인으로 귀화,제주의 1호 귀화 공무원이 됐다.1992년 8월 서울이 고향인 아내 강훈주(姜薰姝·32)씨와 결혼,희수(10)와 희경(7) 형제를 두고 있는 그는 아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결혼 6개월 만에 조국과 ‘하기노 겐이치(萩野 賢一)’라는 이름을 버리고 한국 국적을 땄다. 메이지대(明治大)에서 상학을 전공한 그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오래 전이었다.82년 경주와 서울 등지를 여행하면서 일본과는 전혀 다른 ‘고즈넉한 정서’에 푹 빠졌다.기와집 처마,한복 입은 여인 등에 홀딱 반했다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한 뒤 십여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회사에서 일했으나 한국의 매력을 떨치지 못해 89년 겨울 한국행을 결심했다.고려대에서 6개월간 한국어를 배우고 서울의 학원에서 일본어 강사로 4년째 일하던 중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지인의 소개로 방송대 학생이던 지금의아내를 만나 열애에 빠졌고 ‘그 사람이 너무 좋아’ 3개월 만에 결혼했다. 한국으로의 귀화는 결혼 후 한국외국어대학원 일어연수원에서 근무하던 93년 2월,그러니까 결혼 6개월 후쯤이었다.한국에서 일하고 있고 한국인을 아내로 맞은 마당에 기왕이면 완전한 한국사람이 되고 싶었다.“아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서였다.귀화할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은 성을 정하는 일이었다.김,이,박씨는 너무 흔해서 싫었다.일주일 내내 고심 끝에 문(文)씨 성을 골라냈다.“그렇지,일본 하면 무(武)로 통칭되는 ‘사무라이’가 상징이지만 한국은 예부터 무보다 문(文)을 숭상하지 않았는가.그렇다 문이다.” 이어 문씨가 99년 부산정보대 전임강사로 발령받으면서 식구 모두가 부산으로 이사했다.제주와의 인연은 지난해 8월 국제자유도시 관련 계약직 공무원 모집공고를 접하면서 맺게 됐다.웹디자이너인 아내와 아이들은 부산에 남겨둔 채 바다를 가운데 둔 별거아닌 별거생활이 시작됐다.도청에서 그가 맡은 일은 일본인과의 상담과 통역.도지사와 국장의 일본 출장길에는 늘 그가 낀다.작년 10월에는 예술단 활동의 하나로 야마구치(山口)현에,지난 2월에는 오키나와 국제자유도시 선진지 시찰차,그리고 최근에는 우근민 도지사와 함께 돼지고기 수출 협상차 도쿄·가고시마(鹿兒島)·오사카를 다녀왔다. 이제 공무원생활 10개월여.“가장 큰 고통은 술을 못하는데 술자리가 많아 안마실 수도 없고 선뜻 피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혼자 집에 가서 뭐 하느냐는 말엔 할 말도 없고요.” 상급 직원들의 자기식 주장에 눈높이를 맞추는 것도 어렵다고 했다.그는 한국에 대한 느낌도 솔직히 털어놓았다.“귀화시험 때 애국심을 강요하는 듯한 문제는 조금 싫었고,일본에선 아이들에게 질서를 강조하는데 한국에서 아이들의 기를 죽이면 안된다는 생각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퇴근 후 주로 TV를 시청하거나 일본영화 비디오를 본다.미술이 취미라 틈나는 대로 제주도의 풍광을 화폭에 담기도 한다. 방 한 칸을 빌려 혼자 살고 있는 그는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토요일 휴무 때 부산으로 간다.일반 공무원들은 휴가일정을 짜 여름휴가에 나서고 있지만 문씨는 계약직이라 휴가가 없다.그래서 8월중 4일쯤 연가를 받아 아이들과 실컷 놀아줄 참이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K-리그 / 비에 젖은 울산 “굿바이 천수”

    포항에 0-0… 7호 세리머니 불발 ‘윤정환 부활골' 성남 선두 탈환이천수(울산)의 7번째 언더셔츠 세리머니는 끝내 펼쳐지지 못했다. 9일 밤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비바람 속에 울산과 포항의 프로축구 K-리그 2라운드 경기가 개시됐다. 비가 흩날리는 가운데서도 1만 7000여명의 관중이 운집했다.이날 열린 6개 경기 가운데 가장 많은 관중.앞선 6경기 동안 화려한 언더셔츠 세리머니를 펼치며 울산의 8연승을 이끈 이천수의 홈 고별전을 보려 몰려든 팬들이었다.그리고 이날이 이천수의 생일이었다. 오는 15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로 떠나는 그를 아쉬워하는 팬들은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큰 함성을 내질렀다. 그러나 골은 터지지 않았다.최근 6경기에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은 포항의 튼튼한 수비라인은 뚫기가 쉽지 않았다.결국 0-0 무승부. 이천수의 활약을 발판으로 프로축구 최다 연승 타이기록(9연승)에 도전한 울산의 꿈도 산산조각난 채 1위 자리마저 성남에 내주고 2위로 물러섰다. 성남은 대구와의 원정경기에서 3-2로 승리,12승4무3패(승점 40)로 울산과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10일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전반 17분 대구의 얀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준 성남은 21분 신태용이 샤샤의 어시시트를 받아 동점골을 터뜨린 뒤 26분 윤정환이 아크 정면에서 역전골을 성공시켜 리드를 잡았다.지난해까지 J리그 세레소 오사카에서 활약하다 돌아온 윤정환으로선 99년 7월 17일 이후 첫 득점. 성남은 후반 16분 대구의 로만에게 재동점골을 허용,다시 위기를 맞았지만 21분 샤샤가 데니스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올시즌 최소인 1213명의 관중이 모인 부산 경기에서는 부산과 전북이 한 골씩을 주고 받아 1-1로 비겼다.부산의 마그노는 후반 22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왼발 슛을 성공시켜 14득점으로 에드밀손(전북)과 이동국(광주)을 4골차로 따돌리고 득점 선두를 질주했다. 안양과 전남도 1-1 무승부를 이뤘고 대전과 수원은 부천과 광주를 각각 1-0으로 꺾었다.부천은 20게임 무승(5무15패)에 빠져 최다연속 무승 기록(22게임)에 2게임차로 다가섰다.곽영완기자 kwyoung@
  • 日최대 공적자금 투입 리소나銀 회생 / 20~30대 ‘젊은 피’에 맡긴다

    |도쿄 황성기특파원|“젊은 너희에게 맡긴다.” 1조 9600억엔의 초대형 공적자금 투입이 결정된 일본의 금융그룹 ‘리소나 홀딩스’가 20∼30대 젊은 행원을 주축으로 ‘리소나 재생 프로젝트팀’을 발족시켰다.재생 프로젝트팀은 경영 개혁을 신속히 단행하겠다는 경영진의 제안으로 탄생했다.젊은 행원의 발랄하고 재기 넘치는 지혜를 모아 은행 회생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700여명의 응모자 가운데 78명이 뽑혔다.최고령은 44세로 여자 행원도 1명 포함됐다. 프로젝트팀은 점포망의 재구축,관련 회사 진로 등 8개 주제에 대해 논의를 벌여 3개월 뒤 경영진에게 구체적인 경영개혁안을 제출한다. 호소타니 회장은 8일 발족식에서 “젊은 힘과 지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지금까지의 경험이나 상식을 버리고 (개혁안을)검토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10명의 팀 리더 중 한 명인 야마시타(1993년 입행)는 “프로젝트팀은 단순한 자문기관이 아니다.제출하게 될 개혁안은 반드시 실행하기 바란다.”고 경영진에게 쐐기를 박았다. 다른 리더는 “구조조정이 뜨뜻미지근하다는 것이 세간의 반응이다.한발짝 더 내디딘다는 각오로 고통을 동반한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즉석 제안하기도 했다.리소나 홀딩스는 2001년 다이와은행과 긴키-오사카은행,나라은행 등이 합병해 설립된 자산 45조엔 규모의 일본 5위 금융그룹.일본 금융당국은 지난 5월 리소나 홀딩스가 자기자본비율 저하로 위기에 빠지자 공적자금 투입을 결정,사실상 국유화하기로 했다. marry01@
  • 日, 고금리 대출업에 철퇴 최고 1억엔 벌금제 도입

    |도쿄 연합|일본의 정치권은 법정 이자보다 훨씬 비싼 이자로 급전 등을 대출해 주는 이른바 ‘암(야미·闇) 금융’에 대해 최고 1억엔(10억원)의 벌금제를 도입하는 등 법적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여야는 고금리 대출업에 의한 피해 사례가 사회문제화될 정도로 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이같은 내용의 ‘대출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법안 내용 중에는 폭력단 관계자의 대출업 등록 신청을 거부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또 연리 109.5%를 넘는 대출 계약은 무효이며,설사 대출이 이뤄졌어도 원금만 변제하면 이자는 문제를 삼지 않는 조항도 신설됐다. 암금융과 관련해서는 최근 오사카(大阪)에서 대출업자의 강압적인 돈 회수 요구를 못이겨 부부가 동반자살하는 등 피해가 급증하는 추세이다.
  • 뉴스 플러스 / 이부영씨 신당창당 시사

    |도쿄 연합|일본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 의원은 27일 신당 창당에 나설 생각임을 밝혔다.이 의원은 이날 오사카(大阪)에서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국내에서는 한번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한나라당을 탈당해 신당 창당 작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사실상 공론화했다.그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더 이상 한나라당 안에서 개혁이 힘들겠다고 느꼈다.”며 “(9월)정기국회 시작 전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어 당 대표 연설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그는 “수도권 의원들을 포함해 한나라당 내에서 10명 정도가 뜻을 같이 할 것을 망설이고 있다.”고 밝혔다
  • 아소 ‘자위대 중무장’ 주장

    |도쿄 연합|창씨개명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자민당 정조회장이 이번에는 이라크 파견 자위대의 중화기 무장을 주장했다. 아소 회장은 16일 기자들에게 “(이라크에) 위험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자위대원을) 보호할 수 없으며,손발이 묶이면 곤란하다.”며 자위대의 중화기 휴대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7일 보도했다. 반면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전 자민당 간사장은 오사카(大阪)에서 가진 강연을 통해 “지금 일본이 할 수 있는 것은 병원,상하수도,방송설비 정비”라며 “치안유지를 하려한다면 경찰에 전문적인 부대를 만들어 이라크의 치안조직 확립에 협력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일 여기자 세미나 개최

    임영숙(任英淑·대한매일 미디어연구소장) 한국여기자클럽 회장은 12일부터 15일까지 일본 교토(京都)와 오사카(大阪)에서 ‘21세기 새로운 한·일관계와 미디어’를 주제로 한·일 여기자세미나를 갖는다.
  • 日 아소, 창씨개명 왜곡발언 / 고의적 망언 7일 정상회담에 ‘찬물’

    |도쿄 황성기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 엿새 전에 터져나온 ‘아소 망언’은 그가 집권 여당 자민당의 당 3역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집권당 정책을 총괄하는 정조회장인 그가 자신의 망언이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을 모를 리 없다는 점에서 다소 고의적인 인상도 풍긴다. “창씨개명은 한국인이 해달라고 한 것”이란 그의 발언은 일제 통치가 한국에 도움을 줬다는 ‘시혜론’,일제 강점 합리화라는 왜곡된 역사인식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현역 정치인이 일제시대 창씨개명의 경위에 대해 이처럼 사실을 왜곡한 것은 처음이라 일본 내 파장도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의 외손자인 그는 일본의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고 있는 보수우익의 선봉장격이다.일본 정가 소식통은 “그의 우파적 성향이나 그간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이번 망언은 전혀 놀랍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1998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실험발사 때 “(일본이 재무장 명분을 갖추는데) 50년만에 찾아온 기회”라는 섬뜻한 발언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2001년 ‘새 교과서 모임’의 역사 왜곡교과서에 대한 수정 요구와 불채택 운동에 대해 “교육에 대한 정치적 부당개입”이라며 우경교과서 편을 들었고,한국의 햇볕정책이 북한체제를 해체하는데 실패했다는 등 과격발언은 끊이지 않았다. 일본 정부·여당은 아소 발언에 곤혹스러하고 있다.현직 각료는 아니지만 자민당 ‘넘버 3’라는 거물의 망언인 만큼 노 대통령의 일왕 예방(6일),한·일 정상회담(7일)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한국측에 ‘성의’를 보이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7선의 중진으로 경제재정상,경제기획청 장관을 지냈으며 2001년 4월 자민당 총재선거에 도전했다 실패했다.오는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 재도전,고이즈미 총리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당내 보수표를 결속할 수 있는 계기로 의도적으로 한국을 자극하는 망언을 했다는 의혹은 이런 측면에서 제기되고 있다. marry01@ 日정치인 망언사 ●술집여성 같았다.=야기 히로시 오사카부 의회 의원.모교 졸업식에서 북한 중국 베트남 등 민족의상을 입은 아시아 여학생들을 일컬어.(2003년 3월) ●위안부 역사는 화장실 역사나 마찬가지=사카모토 다카오 일본 학습원 대학 교수.위안부 관련 내용을 일본의 새 역사교과서에 실을 가치가 없다면서.(2001년 4월) ●한국의 불법점거로 일본이 주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스미타 노부요시 시네마현 지사.독도가 역사적,국제법적으로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며.(2001년 2월) ●일본의 태평양 전쟁으로 아시아국들이 독립할 수 있었다.=노로타 호세이 자민당 의원.제2차대전을 ‘대동아전쟁’으로 지칭,아시아 침략을 정당화.(2001년 2월)
  • 뉴스 플러스 / 日법원, 우키시마호 손배訴 기각

    |도쿄 연합|일본 오사카(大阪)고등법원은 30일 ‘우키시마(浮島)호 폭침 사건’으로 희생된 한국인 15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생존자 1인당 300만엔씩 모두 4500만엔을 배상해야 한다는 2001년 8월의 교토(京都) 지방법원 판결을 뒤엎고 일본정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 하프타임 / 31일 한·일전 출전선수 확정

    한국과 일본은 오는 31일 도쿄에서 열리는 ‘리턴매치’에 출전할 엔트리를 22일 각각 발표했다. ●한국 최종엔트리 이운재(수원)김용대(부산·이상 GK)김태영(전남)최진철(전북)이기형 박충균(이상 성남)최성용 조병국(이상 수원)이영표(에인트호벤)김영철(광주·이상 DF)왕정현(안양)유상철(울산)박지성(에인트호벤)김두현(수원)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김남일(엑셀시오르·이상 MF)이천수(울산)최태욱(안양)차두리(빌레펠트)설기현(안더레흐트)안정환(시미즈)최용수(이치하라)조재진(광주·이상 FW) ●일본 최종엔트리 가와구치 요시가쓰(포츠머스)나라자키 세이고(나고야)소가하타 히토시(가시마·이상 GK)아키타 유타카,나라하시 아키라(이상 가시마)모리오카 류조(시미즈)핫토리 토시히로(이와타)미야모토 쓰네야스(오사카)스보이 게이스케,야마다 노부히사(이상 우라와·DF)오가사와라 미쓰오,나카타 고지(이상 가시마)오 다이스케(요코하마)알레산드로 산토스(시미즈)후쿠니시 다카시(이와타)엔도 야쓰히토(오사카)마쓰이 다이스케(교토)이시카와 나오히로(도쿄)이나모토 준이치(잉글랜드 풀햄·이상 MF)나카야마 마사시(이와타)나가이 유이치로(우라와)오쿠보 요시토(오사카)스즈키 다카유키(벨기에 겡크·이상 FW)
  • “5·18, 희망의 씨앗돼야 한풀이식 행사 의미없어”/ 5·18 동지회 상임의장 김준태 시인

    ‘이제 5·18은 무덤이 아닙니다.둥근 씨앗입니다.배달겨레 씨종자입니다.’ 시인 김준태(55)씨가 올해로 23돌을 맞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바친 헌시의 일부이다.이 시에서처럼 그는 5·18을 항상 ‘희망’으로 노래한다. ‘아아,광주여 무등산이여/죽음과 죽음 사이에 피눈물을 흘리는/우리들의 영원한 청춘의 도시여(중략)…(‘아아 광주여,우리나라의 십자가여’ 중에서) 그가 5·18을 주제로 쓴 시는 500여편에 달한다.‘5월 시인’이란 별명이 항상 그를 따른다. ‘나는 하느님을 보았다’ ‘국밥과 희망’ ‘불이냐 꽃이냐’ ‘통일을 꿈꾸는 색주가’ ‘아아 광주여,영원한 청춘의 도시여’ 등이 그것들이다. 지금도 난립한 5·18단체의 통합을 위해 ‘5·18민주유공자항쟁동지회’ 상임의장직을 떠맡고 있다.5·18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적’ 시인인지도 모른다. ●‘건준' 참여로 총살당한 아버지 그의 시 정신과 이력은 우리나라 역사와 이데올로기적 대립에서 잉태된 듯싶다.일제 때 할아버지는 일본 오사카의 탄광노무자로 징용됐다. 아버지는 남태평양 남양군도에 끌려갔다.천신만고 끝에 전장을 탈출한 아버지가 6·25전쟁 와중에 여운형이 이끌던 ‘건국준비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고향의 한 산골짜기에서 총살형을 당했다.당시 시인의 나이는 3살.6·25를 거쳐 군복무 시절 직접 베트남전에 참전한 그는 80년대는 5월 항쟁의 한가운데 서게 된다.그의 시와 삶의 여정에는 전쟁과 대립에 대한 증오와 평화에 대한 갈망이 넘쳐난다. 그는 대학시절인 스무살 때 고(故) 조태일 시인이 주관하던 시전문지 ‘시인’을 통해 김지하 등과 나란히 등단했다. 20대 당시 그의 시를 관통하던 주제는 ‘고향’ ‘대지’(흙)였다.시집 ‘참깨를 털면서’는 70년 개발독재시대 이농현상과 땅,고향에 대한 사랑과 감정 등을 비판적 시각으로 담아낸 초기 작품으로 꼽힌다. 그는 80년 초 광주의 전남고교에서 독일어 교사로 재직 중 5·18을 맞는다.그의 운명은 평범한 교사에서 ‘저항시인’ ‘참여시인’으로 바뀐다. ●평범한 교사에서 저항시인으로 살벌한 군부독재 시절 그는 ‘아아 광주여,우리나라의 십자가여’란 107행짜리 장편 시를 발표한다.이 시가 80년 5·18 항쟁기간 중 ‘전남매일’ 1면에 실리면서 ‘필화’를 겪게 된다.이 시는 원문이 외신을 탔고 ‘민중 선동혐의’로 계엄당국의 수배조치가 내려졌다.해당 신문사는 폐간되고 만다.그 역시 사랑하는 제자들을 뒤로한 채 한달여 동안 잠적했다. ‘가족이 너무 그리웠다.’는 그는 잠시 집을 방문했다가 주변에 잠복 중이던 보안사 요원에게 붙잡혔다.한달여 동안 각종 고문과 협박 등으로 교육청이 아닌 보안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교단을 떠난다. ‘현실을 외면하는 문학은 살아 있는 문학이 아니다.’ 그는 호구지책으로 시내 학원 강사로 전전하는 동안에도 역사와 민주와 통일을 노래한 시들을 쏟아냈다.지금까지 시집 12권과 산문,평론,5·18항쟁 창작 오페라,콩트 등 모두 23권을 펴냈다. ‘역사는 소금 뿌린 생선이 아니라 펄펄 살아 뛰는 생선’이란 그의 지론처럼 역사와 통일,민족문제 등에 천착한 시기였다.시대정신을 외면하고는 시를 쓸 수가 없었다고 회고한다. 3년여 학원강사 생활을 마친그는 전남 영암의 한 중학교를 거쳐 광주과학고로 전입했으나 수업을 배정받지 못하고 ‘자리만 지키는 교사’ 생활이 이어졌다. 교단을 영원히 떠나기로 마음먹은 그는 88년 신생 지방지였던 전남일보 문화부장으로 입사한다.그는 언론인으로서 5·18의 원인과 경과·결과 등을 총괄하는 ‘광주·전남 현대사’를 기획,일부 왜곡된 5월정신을 바로 잡는다.1944∼1961년의 이 지역 항쟁사 등을 담아냈다. ●“史草는 사관이 아닌 기자가 기록” ‘오늘날의 사초(史草)는 사관이 아닌 기자가 기록한다.’는 그는 광주매일로 자리를 옮겨 ‘정사 5·18팀’을 만든다.프랑스,미국,베트남 등 세계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혁명현장 등을 돌며 방대한 자료를 수집한 뒤 5·18 특집 시리즈를 내고 그 위상을 재정립하는 데 혼신의 힘을 쏟는다. IMF위기 때 잘려나가는 동료 기자들을 보고 스스로 언론 현장을 떠난 그는 광주대 문예창작과를 거쳐 지금은 조선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글쓰는 것과 가르치는 일 외에는 관심이 없다.’는 그는 5·18을 통해 ‘출세’를노리는 일부 인사들과 다르게 살아왔다.그래서 금기시되곤 했던 5월단체 등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5·18기념식은 바뀌어야 한다.”는 그는 “언제까지 한을 붙들고 살풀이하는 식의 행사가 되풀이돼야 하느냐.”고 반문한다.추모제도 없애고 시민 누구나가 하나되는 공동체 축제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5·18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새 이정표를 만든 역사적 사건’이라고 규정한 그는 ‘5월정신이 남남(극우-진보) 및 남북화해와 통일로 이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앞으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강연과 집필활동에 열중할 것이라고 다짐한다.‘우리 후세에게 좋은 세상,전쟁과 갈등이 없는 나라를 물려주는 게 꿈’이란다. 글·사진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물류대란 확산 - 의왕기지 르포 / 트럭출입 3000대서 100대로

    화물연대 경인지부와 위수탁지부가 일손을 놓은 14일 오전.경기 의왕시 이동 내륙컨테이너기지(경인ICD) 제1터미널과 2터미널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부산지부의 파업 돌입에 따른 전면파업 직전인 지난 13일만 해도 10∼20분 간격으로 컨테이너 트럭들의 출입이 목격됐으나 하루만에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회사 자체 차량을 이용해 긴급을 요하는 수입화물을 반출해 가거나 다짜고짜 물류회사 사무실로 쳐들어가 “납품기일을 어기게 됐으니 어떻게든 컨테이너를 배정해달라.”고 매달리는 업체 관계자들도 눈에 띄었다.컨테이너 차량을 구하지 못한 업체들은 급한 마음에 일반 화물차를 동원,컨테이너를 열고 내용물만 부랴부랴 옮겨 싣기도 했다. 그나마 수입업체들은 자체 차량을 동원해서라도 화물을 빼갈 수 있지만 수출업체들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터미널로 향하는 도로 양편은 운행을 멈춘 컨테이너 트럭들이 가득 메웠고,밀려드는 트럭으로 정체현상까지 빚었던 경인ICD 앞 사거리도 차량통행이 뚝 끊겼다.22만 8000여평에달하는 터미널에는 목적지를 잃은 수만개의 컨테이너(3만 6000TEU)와 화물트럭들만 빽빽이 들어찼다. 터미널 내부의 세관과 검역소·은행은 일찌감치 일손을 놓았고,인근의 차량정비센터와 주유소도 폐장 분위기다. 삼삼오오 모여 있는 화물연대 노조원들은 차량운행을 저지하거나 도로를 봉쇄하지는 않았지만 간혹 지나가는 차량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했다.화물연대 경인지부 집행부 등 간부들은 길가 식당건물 지하에 마련된 임시사무실에서 부산지부 등 다른 지역의 동향을 파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날 오전 11시까지 터미널 문턱을 넘나든 트럭의 수는 모두 102대로,오전에만 3000여대에 달하던 평일의 30분의1 수준이다.평소 새벽부터 오전까지 대부분의 작업이 마무리되는 것으로 비추어볼 때 사실상 물류 기능이 마비된 셈이다. 정부가 철도의 운행횟수와 차량수를 크게 늘린다고 발표했지만 기지 내 철도 관계자는 “실을 물건이 없는데 철도편만 늘리면 뭐하나.물동량이 없어 증편 요청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2터미널 철로변에는 작업인부들의 모습을 찾을 수 없고 기중기도 작동을 멈춘 상태다. 의왕 윤상돈기자 yoonsang@ ■속타는 선사·화주들 화물연대의 파업이 계속되면서 부산항 야적장에 가득찬 수출용 컨테이너를 하나라도 더 싣기 위해 화주와 터미널 운영사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선적과 하역에 차질을 빚고 있는 수출·입 업체들은 컨테이너 처리가 제때 되지 않아 속이 바싹바싹 타 들어가고 있다. ●냉동화물 처리 비상 감만부두 소량화물 집하장(CFS)에는 한진해운 등 하역업체 인부들이 지게차를 동원,컨테이너에 들어 있는 수입화물을 일반트럭에 옮겨 싣는 작업을 지난 13일부터 이틀째 해오고 있다.냉동컨테이너의 경우 평상시에는 배에서 내리자마자 대부분 목적지로 바로 운송됐으나 지금은 부두별 냉동컨테이너 보관소에 가득 쌓여 있다.전기시설이 돼 있어 당장 상할 염려는 없지만 오래 두면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진해운은 14일 오렌지 등의 식품이 담긴 냉동컨테이너 40여개를 일반 트럭에 나눠 반출했다.세방기업도 이날평소 처리 양보다 배 이상 많은 70여개의 수입화물을 꺼내 소형트럭에 실어 서울 등지로 옮겼다. ●수출 컨테이너 “빨리” 수출용 컨테이너를 실어나르는 국적선사들의 노력도 눈물겹다.현대상선 소속 현대프리덤호(5500TEU급)는 지난 13일 오전 8시 신선대부두를 출항할 예정이었다.그러나 선적화물이 제때 도착하지 않아 4시간30분이나 기다렸다가 컨테이너 400개를 겨우 싣고 유럽으로 떠났다. 화주인 수출·입 업체들의 사정은 더 딱하다.영세업체들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자금난으로 도산을 피할 수 없는 처지다.신발완제품 수출업체인 부산 감전동 A사의 관계자는 “매주 중국에서 신발반제품 등 컨테이너 4대 분량이 들어오고,8대 분량을 수출하고 있다.”면서 “부산항의 하역차질로 지난주 수입물량을 부득이 인천항으로 옮겨 하역했는데 운송비가 배 이상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부산 강원식기자 kws@ ■흔들리는 허브항만 부산항의 외국 환적화물 처리가 중단돼 아시아 허브(중심) 항만으로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부산항에 기항 예정이던 외국 화물선들이 화물연대의 물류파업을 피해 잇따라 뱃머리를 다른 나라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오전 부산 감만항에 입항할 예정이던 독일의 ‘바이칼 세네토호’는 급히 목적지인 중국 상하이항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이 배는 중국에서 홍콩을 거쳐 오는 22일쯤 다시 부산항에 들를 방침이나 파업이 계속될 경우 뱃머리를 되돌릴 수밖에 없다.또 세계 3위의 해운회사인 타이완의 ‘에버그린’사도 19일 부산항에 기항할 예정이던 ‘한사인디아호’와 ‘에버그레이드호’를 다음 기항지인 일본 오사카로 직항시키기로 했다.이밖에 10여개 외국선사도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부산항을 기항지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로 인해 홍콩·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인 부산항의 환적화물 처리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부산항은 지난해 전체 물동량 945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가운데 환적화물이 390만TEU(45%)를 차지,외국선사들로부터 1조 2000억원(1TEU당 200달러)의 항만 사용료(접안료·도선료·하역료 등 포함)를 거둬들였다. 해양수산부측은 “물류파업이 계속될 경우 외국선사들이 부산항을 기항지로 사용하기를 꺼려해 환적화물 유치에 큰 타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파업이 장기화되면 부산항의 환적화물을 일본의 요코하마·고베항에 뺏길 것으로 우려된다.일본의 경우 항만 사용료가 비싼 데다 고베 지진의 영향 탓으로 90년대 말 환적화물의 상당량을 부산항에 빼앗겼으나 최근 항만 사용료를 내리는 등 환적화물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이번 파업사태로 반사이익을 얻은 중국 상하이항(세계 4위)이 곧 컨테이너 처리물량에서 부산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 김학준기자 kimhj@
  • i센터

    ●넥스투어 일본 도쿄와 오사카 항공권 공동구매 행사를 5월 한달간 실시한다. 16,23,30일 출발하는 인천∼오사카 왕복항공권은 8명이 공동 구입할 경우 19만원,6월5일 출발하는 인천∼도쿄 왕복항공권은 27만원이다.55∼58% 할인된 가격.(02)222-6666. ●한화리조트 2003년 개장 예정인 제주 한화리조트 회원권을 분양한다.일시불 가입시 1년간 객실료를 50% 할인해 주고,이달 31일까지 회원권을 구입하는 고객에겐 객실 무료 이용 쿠폰과 설악 워터피아 무료이용 쿠폰을 증정한다. 제주시 봉개동 절물 휴양림 인근에 들어서는 제주 한화리조트는 397개의 객실과 9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공연장,레스토랑 등 각종 부대시설을 갖추고 오는 10월 개장할 예정이다.(02)729-3900. ●아산 스파비스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주중 부모를 동반한 미취학 아이에게 무료 입장 혜택을 준다. 방문고객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해외여행 상품권 등 푸짐한 상품을 준다.또 입장권과 한방 진료,마사지,식사,숙박을 묶은 효도·건강 패키지 상품도 판매한다.(041)539-2000. ●한국관광공사 우리나라의 자연경관,전통문화,생활상 등 관광자원을 해외에 홍보하기 위한 ‘제31회 관광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 슬라이드,디지털 사진 모두 가능하며,6월2일부터 5일까지 공사에서 직접 접수한다.슬라이드 대상 수상자에게 500만원 등 부문별 상금도 지급한다. 공사 사진·영상 홈페이지(www.photo-korea.org)에서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02)729-9422.
  • ‘총알탄’ 몽고메리 또 기록사냥 / 오사카그랑프리 100m 출전 8개월만에 9초78 경신 노려

    ‘총알 탄 사나이’ 팀 몽고메리(사진·28·미국)가 다시 한번 기록사냥에 나선다. 몽고메리는 오는 10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그랑프리대회 남자 100m에 출전한다.그는 지난해 9월 파리 그랑프리대회에서 9초78로 모리스 그린(29·미국)의 종전 세계기록을 3년 만에 0.01초 앞당겨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 자리에 올랐다. 몽고메리의 최근 컨디션은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지난해 세계기록 작성 이후 7개월여 만에 출전한 펜릴레이대회(미국 필라델피아·4월27일) 400m계주에서 미국대표 마지막 주자로 나서 우승을 이끌었다. 최근 멕시코에서 열린 한 국제대회에선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100m에 출전해 10초04의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기록을 냈지만 세계기록 작성에 대한 의지만큼은 강했다. 비록 이번 오사카대회엔 라이벌인 그린이 참가하지 않아 다소 맥이 빠졌지만 몽고메리의 말대로 기록작성엔 그린의 참가 여부가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몽고메리의 세계신기록 작성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은 심리적 안정을 가장 높이 산다.몽고메리는 2000시드니올림픽 여자 100m 우승자로 현역 최고의 여자 스프린터인 매리언 존스(미국)와 연인 사이로 두 선수는 지난해 몽고메리가 세계기록을 작성한 후 더욱 가까워졌다.최근에는 존스의 임신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오사카대회에 올 시즌 처음으로 9초대를 기록한 호주의 신예 패트릭 존슨이 출전해 몽고메리의 기록경신을 도울 것으로 전망된다.존슨은 5일 일본 미토에서 열린 국제육상대회에서 9초93을 기록하며 시즌 처음으로 10초벽을 돌파하며 남자 100m 기록 싸움에 불을 붙였다. 박준석기자 pjs@
  • 책꽂이

    ●꽃의 유혹(샤먼 앱트 러셀 지음,석기용 옮김,이제이북스 펴냄) 어떤 꽃들은 자신의 성을 선택할 수 있다.습지에 사는 은매화는 한 해는 암꽃만 피우고 다음 해에는 수꽃만을 피우게 되어 있다.그러나 아무 생각 없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은 아니다.은매화는 토양 속의 수분과 영양 상태,그리고 빛과 온도에 반응해 결정을 내린다.대개 암꽃은 열매를 생산하기 위해 더 많은 자원과 시간을 요구한다.그래서 상황이 좋지 않으면 수꽃이 되기로 결정하는 것이다.신비에 싸인 꽃의 삶을 밝힌다.1만원. ●일본의 부자들(도몬 후유지 지음,이강희 옮김,사과나무 펴냄) 미쓰이가는 에도(지금의 도쿄)에 직물가게를 연 것을 시작으로,현재는 일본 각지에 체인을 둔 미쓰고시 백화점으로 400년 가까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오사카가 경제 중심도시가 된 데에는 오사카 상인 요도야의 공헌이 컸는데,그가 세운 건어물·쌀·청과물 거래소 등은 400년 후인 지금도 대규모 거래시장으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이처럼 오랫동안 이어져온 상인정신은 일본이 경제대국이 되는 토대가 됐다.이 책은 그 실체를 밝힌다.9000원. ●미래를 위한 공학 실패에서 배운다(김수삼 등 지음,김영사 펴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공학 실패사례 연구서.실패학은 도쿄대 공대 하타무라 요타로 교수가 ‘실패학의 권유’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학문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졌다.1만4900원. ●에곤 실레,벌거벗은 영혼(구로이 센지 지음,김은주 옮김,다빈치 펴냄) 찬란한 황금빛의 ‘키스’를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를 알고 있는 독자라면 클림트의 영향을 받은 후배작가로 소개되는 실레의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하지만 실레와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여전히 낯설다.실레는 28세로 죽기 직전까지 성에 대한 강박,고독,죽음 등을 주제로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이 책은 거칠고 강인해보이면서도 불안하고 나약한 신경의 떨림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그의 작품과 내면을 보여준다.1만5000원. ●할(喝)!(한암 지음,홍신선 주해) 조계종 초대 종정인 한암 대종사의 설법과 기고문,경봉선사와 주고받은 편지,스승인 경허스님에 대한 행장 등을 묶어 주석을 붙였다.한암은 문장이 뛰어났지만 저술엔 관심이 없었다.스님이 생전에 남긴 책이라곤 오대산에서 필사로 엮은 ‘한암일발록’이 유일한 것이었지만 월정사의 화재로 소실됐다.‘인스턴트식’ 불교서적과는 다른 정신적 깊이를 지녔다.1만원.
  • [외교관 통신] 국위선양과 역사의 지혜

    세계에는 실물보다 커 보이는 나라와 작게 보이는 나라가 있다.영국은 늘 크게 보이는 나라다.처칠에서 대처 그리고 블레어에 이르는 영국의 지도자들은 “미국에 추종한다.”고 야유받을 법도 한데 그렇지 않고,국제무대에서 행세해왔다. ●결정적 순간 지도자 위험부담 감수 역학관계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대세를 따라가기보다 흐름을 선점하며 선두에서 행동하였기 때문이다.나아가 국가의 위신과 이익이 걸린 결정적 순간에는 지도자가 바른 선택을 위한 위험부담을 꺼리지 않았다. 처칠은 나치 독일의 야욕과 철의 장막 및 냉전시대의 도래를,대처는 고르바초프의 개혁과 냉전종식의 시작을,그리고 블레어는 미국이 그린 이라크 문제의 해법을 남보다 앞서 간파하고 세계를 향해 메시지를 발신하며 영국을 위한 최선의 행동을 취했다. 프랑스는 영국과 달리 미국을 향해 대의명분의 대항축을 세워 존재감을 보이는 경우인데,그 역사가 길지는 않다.1950년대 말 드골의 제5공화국 출?이후부터다.드골은 냉전의 절정기에 공산 중국을 승인하고,미국의베트남 개입을 토착 민족주의와의 승산 없는 전쟁으로 단정했다.아랍인의 존엄성에 상처를 내 팔레스타인 문제를 끝없는 나락에 빠뜨린다며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원조의 손길을 끊었다.엄연한 힘의 우열을 부정하며 맞서는 드골식 ‘빈자(貧者)의 철학’이 그 바탕이다.그러나 시대를 앞서가는 지도자의 통찰력과 도를 넘지 않는 절제,그리고 국가 위상에 애착을 갖는 국민들의 뒷받침이 있어 그 선택을 가능케 했다. ●日 패전이래 스스로 낮추는 자세 계속 반면 일본은 실물보다 다소 작게 보이는 편이다.겸손과 조화의 문화가,남의 앞에 서거나 남과 다른 소리를 내는 것을 꺼리게 하는 것이지만 역사의 멍에 때문에 허리를 펴려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1945년 패전 이래 일본이 지켜온 이러한 자세는 스스로를 크게 보이려 해 화를 부른 과거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본래 일본인들은 두드러지는 것을 꺼린다.힘이 세도 어깨를 펴지 않는 것이 미덕이다.그들끼리는 예전에도 그랬고,지금도 그렇다.그러나 바깥 세계와의 관계에선 다른 잣대를 썼기 때문에패전에 이르렀다. 세계를 향해 시선을 낮추고 몸을 사려온 일본에서 최근 몇년 사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자는 소리가 나타나고 있다.정계·학계의 일각에서 나타나는 ‘보통국가론’이다.바깥 세계의 누구에게나 할 말을 하고 국제사회에서 제자리를 찾자는 것이다.영국형(型)보다는 프랑스형에 기우는 주장으로 비친다.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좁은 국토에 인구가 밀집하고 해외의 자원과 시장에 의존해야 하는 일본의 ‘전략적 취약성’을 거론하면서 두루 원만한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설득 논리도 있고,다시는 절대 우위의 힘을 가진 나라와 맞서 화를 자초해서는 안된다는 다짐도 있다.그리고 행간에는 ‘자아’를 찾은 후의 스스로 모습에 대한 일말의 불신도 배어 있다.영국형을 이상적으로 보지만 선두에 서기는 꺼린다. ●우리나라 지정학적으로 실체이상 역할·비중 요구 6년 남짓 외국을 전전하며 먼 발치에서 지켜본 한국은 차례로 역사의 새 장을 펼쳐가는 모습이다.한·일 관계에서 부(負)의 유산을 청산한 데 이어 포용정책으로 남북관계에 해빙의시대를 열었다.그러나 한편으로 남북관계가 연출한 감동에 젖은 많은 사람들이 한·미 관계를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느끼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어느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남북,한·미관계의 정합성을 설명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한반도 전문가인 게이오대의 오코노기 마사오 교수가 어느 자리에서 한 말처럼 민족과 동맹을 함께 지켜야 하지는 않을까. 우리가 수명 긴 국위(國威)를 위한 전략적 사고를 갖고 있는지도 궁금했다.목표에 동요는 없으며 목표는 수단에 비례하는지,상황의 변화에 적응할 유연성은 있는지,현재적·잠재적 제약 요인을 정확히 예측해 대비하는지,안팎의 조류를 먼저 읽고 상황을 선제하는 것인지…. 영국형,프랑스형,일본형 가운데서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그 나라 역사·지리·문화의 산물이며 국가의 선택문제이기 때문이다.다만,국위를 떨치려는 나라에는 일정한 소양이 요구된다.지도자에게는 전략적 사고가 있어야 한다.국가의 위상을 높이려는 국민적 의지도 뒷받침돼야 한다.지도자와 대중에게 역사의식에서 배어나는 지혜가 있어야 하며,새로운 역사를 여는 데 따른 위험부담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우리의 지정학적 여건은 나라의 실체 이상의 역할과 비중을 요구한다.이를 위해서는 예측과 관리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위험 부담이 필요할지 모른다.역사는 중요한 순간에 위험 부담을 안으며 스스로 길을 열어가는 자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주흠 駐日대사관 공사참사관 ●이주흠(李柱欽·53) 외시 13회, 동북아 1과장,이탈리아 참사관,오사카 부총영사
  • 일본의 ‘구조개혁특구’

    ‘지방발 경제회생’이라는 특별임무를 띤 일본의 구조개혁특구가 21일 가동에 들어갔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이날 기타큐슈(北九州)시의 국제물류특구를 비롯한 57건의 특구 인증서를 해당 지방자치단체장 등에 교부했다.고이즈미 정권의 야심작인 구조개혁 특구는 과감한 규제완화로 지방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데 주안을 두고 있다.기타큐슈 등을 통해 일본의 특구제도를 살펴본다. |기타큐슈·나고 황성기특파원|부산에서 뱃길로 3시간 반 거리 기타큐슈의 북쪽,동해와 맞닿은 매립지.길을 내고 땅을 다지고 건설하는 공사가 매립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버려졌던 2000㏊의 광대한 매립지가 활기를 되찾고 있는 기타큐슈의 특구 현장이다. 지난 1월 중순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이 일본 정부에 낸 특구 구상의 상당수가 실체를 느끼기 힘든 무형의 제안이었다면,기타큐슈의 ‘국제물류 특구’는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실천하는 현장이 존재해 실감이 든다. 24시간 통관·검역을 목표로 하고 있는 히비키 컨테이너 터미널에서는 크레인 설치가 한창이다.기타큐슈시 항만국의 이마나가 히로시 기획과장은 “국제물류 특구의 중심지로 2004년 4월에 오픈할 예정”이라고 설명한다.터미널 바로 옆 바다에서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입항도 가능하도록 수심을 15m로 고르는 바닥 퍼내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컨테이너 年 40만개 유치 목표 한해 40만개의 컨테이너 유치가 목표.한해 800만개인 부산항과 비교하면 적은 규모이지만 “기타큐슈 부흥의 메카로 삼는다.”(이마나가)는 꿈에 부풀어 있다. 터미널에서 승용차로 동쪽으로 이동하면 히비키나다 임해공업단지가 나온다.드문드문 공장이 들어서 있는 이곳도 매립지의 대부분이 공터이다. 기타큐슈시 기획정책실의 다니노부 마사오는 “규제에 묶여 매립지 지주들이 땅을 팔지 못하고 있으나 특구법 시행에 따른 규제 완화로 기업들이 싼값에 땅을 사들여 공장을 지을 수 있게 됐다.”고 특구의 장점을 강조했다.이곳에는 자동차부품,에너지산업과 함께 환경산업 등 30개사를 유치할 계획이다. 기타큐슈의 특구에서 엿보이듯 일본 정부의 구조개혁특구는 두 가지대원칙에서 진행되고 있다.첫째,보조금이나 감세 조치·재정 지원을 일절 하지 않고 둘째,국가가 아닌 지자체나 민간이 스스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 특구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지자체·민간이 특구모델 개발 일본 제1의 철강도시였던 기타큐슈는 2차대전 패전을 고비로 급격히 쇠퇴했다.철강의 중심이 동해권에서 태평양권인 지바나 가나카와로 옮겨가면서 한때 4만명이던 철강업 종업원이 지금은 4000명으로 줄었다. 퇴락의 길을 걷던 기타큐슈는 ‘환황해권의 허브 항구’라는 부흥 계획을 내걸고 재건을 꾀하던 중 때마침 일본정부의 특구 추진과 접합하게 된다. 특구의 중핵을 이루는 히비키 컨테이너 터미널은 기타큐슈가 창안한 PFI(Private Finance Initiative) 방식으로 운영된다.PFI는 공공시설의 건설·운영에 민간의 자금과 노하우를 활용해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히비키 터미널의 경우 방파제 공사나 준설,터미널의 기초공사는 국가와 시가 맡고 지상의 크레인이나 하역기계,관리사무소는 민간운영회사가 맡는다. 38억 5000만엔의자본금 중 현재 싱가포르의 세계적인 항만관리회사 PSA가 34%를 출자하고 나머지를 신일본제철,미쓰이물산 등 16개사와 기타큐슈시가 분담 출자해 설립한다. “그동안 인천,홍콩 등을 경유해 오사카,도쿄를 거쳐 미국 서해안으로 향하던 ‘태평양 루트’가 주류였으나 아시아 경제발전에 의해 상하이나 부산,기타큐슈를 거치는 ‘동해 루트’가 중요해질 것”(이마나가)이라는 것이 국제물류특구의 전략이다. ●홍콩등 2개 금융기관 입주 ‘순조' 일본의 또 하나의 특구는 오키나와 나고(名護)시의 금융특구이다.돈을 들이지 않고 규제만을 풀어 경제 활성화를 노리는 구조개혁 특구와는 다르다.특구란 이름은 기타큐슈시와 다를 바 없지만 나고시의 경우 금융특구에 필요한 인프라 예산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세제면에서도 우대받는 ‘1국 2제도’를 취하고 있다. 나고시의 목표는 경제자립.전국 최고인 10%의 실업률,산업시설이라고 해야 종업원 200명의 맥주공장밖에 없는 나고시로서는 지방교부세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이 숙원이다. 나고시의 다마키 쓰네미특구추진실장은 “올해 나고시 고교졸업자 60%가 취직을 못했다.파인애플 같은 농업은 국제경쟁에서 뒤지고 제조업도 중국을 따라잡지 못한다.남은 것은 금융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나고시의 모델은 아일랜드 더블린의 금융특구다.20%에 가까운 실업률로 유럽연합(EU) 권역에서도 빈국에 속하던 아일랜드는 1980년대 후반 금융특구로 생사의 승부를 걸었다.지금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프랑스를 제쳤다.금융 하나로 나라가 일어선 드문 사례이다.“더블린도 처음 7∼8년간은 고생을 했습니다.그런 면에서 나고시의 출발은 순조로운 편입니다.”(다마키) 입주하는 금융기관의 법인세 35% 감세,통신비 무료,저렴한 임대료 등의 특혜가 주어지는 나고시의 특구에 홍콩 등 2개 금융기관이 들어왔다.현재 고용은 60명 정도. “특구에서 10년간 고용 5000명이 목표”라는 다마키 실장은 “인구 5만 7000명의 나고시에서 5000명이라면 그 가족까지 쳐서 10%의 고용효과가 있으며 나고시의 자립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특구의 장래성을 평가했다. marry01@ ■특구 현황 일본 정부가 지난 1월 실시한 제2차 특구 모집에는 651건이 몰렸다.지방자치단체 외에도 기업이나 NPO(비영리조직)의 응모가 가능토록 한 탓에 1차 때보다 크게 늘었다.관광객 증대를 위한 한국인 무비자 특구,복권 특구,카지노 특구 외에도 주식회사의 학교·병원 운영이나 농업 참가 등이 눈에 띄는 특구 구상이다.이들 구상에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긍정적’으로 응답한 것은 27%.한국인 무비자의 경우 “불법체류·범죄가 많다.”고 해서,카지노는 “도박죄에 해당된다.”는 등의 이유를 붙여 거부했다. 끝까지 쟁점이 됐던 NPO의 학교 운영,주식회사의 병원 경영,막걸리 제조 자유화 가운데 학교 운영은 “모집 학생을 등교 거부 학생이나 학습장애아로 한정한다.”는 조건을 붙여 막판에 통과됐다.막걸리 제조·판매 자유를 허용하는 특구도 통과됐으나 당초 요청한 제조등록제나 간이납세제도는 중앙부처에서 인정되지 않았다.주식회사의 병원 경영도 의사회의 맹반발로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특정진료에 한정해 허용했다.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중앙부처나 이익단체의 저항에 당초 취지의 과감한 규제 완화는 실현되지 못했다는 평가이다.4월의 57건에 이어 5월에 추가로 50여건의 특구를 인증할 예정이다. ■기타큐슈 스에요시 市長 |기타큐슈 황성기특파원|“한국과 일본의 특구는 다릅니다.한 지역에 집중투자해서 지역 진흥을 하자는 것이 한국이라면 일본은 세금 우대도 안되고,새 예산이 들어가는 것도 안됩니다.규제 완화밖에 없습니다.” 국제물류 특구로 인증받은 기타큐슈시의 스에요시 고이치(68) 시장은 “새발의 피 같은 규제 완화이지만 그래도 숨통이 트인다.”고 강조한다.“(중앙)부처간 협의가 안 됐다거나 과장 지시라고 해서 안 되는 것이 일본에는 너무 많다.”는 그는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주고 지방은 특구 운용의 책임을 갖게 됨으로써 지방경제에 활기가 생겨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부가 매립지 토지이용 규제를 다소 풀어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불과 서너개의 규제를 푸는 데도 1년 반이 걸렸습니다. 어떤 규제를 어떻게 푸는가,민간은 어떤 완화를 원하고 있는지를 공부하고 정책화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들었습니다만…” “기타큐슈에는 2000㏊의 광대한 매립지가 있고 기술이 있고,근대공업을 받쳐온 지역이라 전기,물,정보 같은 인프라가 있습니다.이런 지역 특성을 살려 저비용의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 특구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철(鐵)의 도시’ 기타큐슈가 갖고 있던 유·무형 자원을 그대로 살리되 중앙의 규제로 꽉 막힌 부분을 특구법에 의한 지역한정의 규제 완화를 통해 앞으로도 풀어나간다는 전략이다. 스에요시 시장은 대담한 규제 완화,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르는 “한국,중국의 특구가 부럽다.”고 한다.한국 같은 특구를 해보라고 한다면 “모든 조직을 가동하고 지혜를 짜내 마음껏 하고 싶다.”고 덧붙인다. 기타큐슈가 구상하는 특구의 중핵은 ‘히비키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 물량을 대량 유치하는 것이다.부산,광양항이나 중국의 상하이가 라이벌인 셈이다. 부산을 꺾을 묘책이 있냐고 묻자 “한국은 우리를 전혀 겁낼 필요가 없다.”고 웃는다. “컨테이너 800만개물량의 부산과 20분의 1인 기타큐슈(40만개)가 경쟁이 될 리가 없다.”며 경쟁보다는 한국,중국과의 협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 물량이 향후 10년간 10배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중국으로 가는 컨테이너를 얼마나 기타큐슈로 돌릴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그는 “물류만의 싱가포르가 아니라 배후에 산업거점도 가진 물류와 산업의 세트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 특구의 최종적인 목표이다.
  • 하프타임 / 축구 한·일전 출전 日대표 발표

    일본축구가 국내파를 총동원해 한국과 맞붙는다.지코 일본대표팀 감독은 나카타 히데토시(파르마) 등 유럽파를 제외한 채 국내파로만 짜여진 18명의 한·일전 대표 명단을 8일 발표했다.지코 감독은 당초 유럽파 소집을 시도했지만 소속 구단의 촉박한 경기 일정 때문에 나카타를 비롯,오노 신지(페예노르트) 나카무라 스케(레지나) 이나모토 준이치(풀햄) 등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일본축구대표팀 나라자키 세이고(나고야 그램퍼스8) 소가하타 히토시(가시마 앤틀러스·이상 GK)아키타 유타카,나라하시 아키라(이상 가시마)핫토리 도시히로(주빌로 이와타)야마다 노부히사(우라와 레드다이아몬즈)모리오카 류조(시미즈 S펄스)미야모토 쓰네야스(세레소 오사카)스보이 게이스케(우라와·이상 DF)후쿠니시 다카시(이와타)알레산드로 산토스(시미즈)오가사와라 미쓰오,나카타 고지(이상 가시마)엔도 야쓰히토(오사카·이상 MF)나카야마 마사시(이와타)구보 다쓰히코(요코하마 마리노스)야마시타 요시테루(베갈타 센다이)구로베 데루아키(교?퍼플상가·이상 FW)
  • “내 공부의 원점은 카프문학”/ 학술기행집 ‘아득한 회색, 선연한 초록’낸 김윤식 교수

    “나를 흥분시키기에 모자람이 없었다고 한다면 어떠할까.군도 알다시피 내 전공은 한국 근대문학이다.그 근대란,물을 것도 없이 내겐 ‘카프(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 동맹·KAPF)문학’이었다.내 공부의 원점이라고나 할까.내 첫 저술인 학위논문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연구(1973)가 그 결과물이었다.”(15쪽) 100여권의 저서와 끊임없는 현장 비평으로 한국 문학비평의 한 획을 그은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그가 최근 학술기행을 묶어 펴낸 ‘아득한 회색,선연한 초록’(문학동네)에는 그가 평생 껴안고 씨름해온 화두 ‘한국근대문학’의 얼굴이 보인다.그 동안 쓴 숱한 논문이 공식적 발언이라면 이번 학술기행은 내면 고백의 성격이 강하다. 그렇다고 그냥 감상문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행마다,그리고 행과 행 사이에는 노학자가 평생 공부한 결실들이 알차게 스며들어 있다.다만 그것을 딱딱하게 펼치는 게 아니라 근대문학 관련 학술대회를 오가며 느끼는 단상 형태로 풀어내고 있다. 책은 3부로 이뤄졌다.1부 ‘학술발표의 현장감’은 시카고,오사카,옌지(延吉),런던 등에서 열린 한국문학 혹은 한국학 관련 학술대회에 참관한 경험을 적은 것이다.김 교수는 ‘북한문학 연구자들과의 어떤 만남’ 등의 글에서 근대성을 캐기 위해 어떻게 땀흘렸는지 잘 보여준다.도남 조윤제와 평론집 ‘문학의 논리’의 저자인 임화는 ‘근대'에 대해 “형언할 수 없는 매력과 압력과 저항을 품고 있었다.”고 설명하면서,두 선배가 자신의 길에 등불이 되었음을 토로한다. 그 ‘등불’이 흐리거나 흔들릴 때가 있었는데 그 심연에 도사린 ‘우물 안 개구리 의식’을 고백하기도 한다.그는 그 한계를 메우기 위해 88년부터 ‘유럽 한국학회’(AKSE)나 ‘태평양·아시아 한국학 회의’(PACKS)에 매번 참석했다. “1997년 7월25일 울란우데 중앙역에서 이르쿠츠크행 밤차를 탔다.”로 시작하는 2부 ‘작품의 근원을 찾아서’에서는 한·중·일 근대문학의 기원을 연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세계를 살피고 있다.노학자는 한국문학에서 근대의 단초가 된 이광수의 ‘유정’의 무대 동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 일대를 더듬으면서 작품의의미를 되새기고 있다.또 중국의 근대문학을 연 위다푸(郁達夫)의 작품을 분석하고 ‘일본 근대소설의 신’이라 불리는 시가 나오야의 출세작 ‘기노사키에서’를 낳은 고장을 둘러본다. 한편 3부 ‘발표문의 논리적 표정’은 앞선 현장에서 발표한 글을 묶은 것이다.불면 휙 날아갈 듯한 부박한 세태에 김윤식 교수의 글은 가벼운 형태지만 가볍지 않은 내용을 담은 글쓰기를 보여준다. 이종수기자 vielee@
  • “요코즈나에 올라 한국 기백 뽐낼것”/ 日스모선수 김성택 방한

    “요코즈나(스모의 최강자)에 올라 한국의 기백을 떨치겠습니다.” 일본의 전통씨름 스모판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김성택(사진·26·184㎝·151㎏)이 1일 일본스모협회 홍보대사로 고국을 찾아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1부리그격인 마쿠우치에서 유일한 한국선수로 활약중인 김성택은 “격식과 예절을 중요시하는 스모의 매력에 빠졌다.”면서 “오는 6월14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대회에서 스모의 진면목을 고국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하대 3학년 때까지 씨름을 한 그는 “씨름은 상대방을 당겨서 넘어뜨리지만 스모의 기본은 밀어서 중심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면서 “씨름의 잡채기 기술은 스모에서 특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서울대회에서는 40명의 내로라하는 마쿠우치급 선수들이 출전해 자웅을 겨룬다. 김성택은 지난 98년 11월 일본에 진출해 4년만인 지난해 2부리그인 마쿠시타에서 마쿠우치로 승급했다.일본 선수들은 보통 8∼10년만에 마쿠우치로 올라간다.마쿠우치에서 18승12패를 기록했으며,지난 23일 오사카경기에서 8승7패로 과반승을 올려 요코즈나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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