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민주 “의원 100명 내각 배치”
■중의원 선거 대승확신 정권운영 틀짜기
정치주도 책임행정 체제로 대변혁 예고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민주당이 정권 운영을 위한 틀을 짜고 있다. 오는 30일의 중의원선거에서 이변이 없는 한 대승이 확정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공약대로 관료 중심에서 탈피, 정치 주도의 정책결정에 맞춰졌다. 소위 ‘통치구조’의 대변혁이다.
민주당은 총리를 중심축으로 ‘국가전략국’과 ‘각료위원회’, ‘행정쇄신회의’ 등 3대 조직을 두기로 했다. 국가전략국은 예산의 골격이나 외교의 기본방침, 인사 등을 총괄하는 민주당 정권의 최고 핵심조직이다. 국가의 비전을 수립하는 역할도 맡는다.
전략국은 10명가량의 국회의원과 외교 및 재정·경제 분야의 민간 전문가, 당의 정책조사회의 직원, 관료 등 30명 규모로 구성된다. 전략국 의장은 ‘부총리급’으로 당의 정조회장도 겸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총리의 직속 기관인 만큼 전략국의 참모 가운데 일부가 총리비서관도 같이 맡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아소 다로 내각에서 정부담당 1명, 부처인 성청 출신의 사무담당 5명 등 6명에 불과했던 총리비서관은 민주당 정권에서는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총리비서관에 국회의원도 기용, 당과의 보다 원활한 소통도 꾀하기로 했다. 각료나 부대신만 겸임토록 규정된 현행법의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또 17개 성청의 각료는 물론 부대신, 정무관 등에 100명 정도의 국회의원을 배치, 내각을 완전히 정치 중심체제로 탈바꿈시키기로 했다. 여당과 정부의 정책결정 일원화인 셈이다. 더욱이 각료에게 부대신과 정무관의 임명권을 부여, 권한을 강화했다. 각료·부대신·정무관 등 ‘정무 3역’에게 책임 행정이 가능토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자민당이 파벌의 뜻이나 당선 횟수를 근거로 내각을 꾸렸던 관행과는 전혀 다르다.
각료위원회에서는 각료회의의 전 단계로 정책과제별로 관계 각료끼리 미리 협의, 조율한다. 부처의 이기주의나 폐쇄주의를 극복, 종합적인 정책조정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대신 기존의 사무차관회의는 폐지된다.
행정쇄신위원회는 행정 전반에 대한 재점검과 방만한 재정운영을 감시하는 업무를 맡는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승리하면 31일 곧바로 전략국 의장, 관방장관, 주요 당료 등의 내정자들이 모여 정권인수 작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hkpark@seoul.co.kr
■비례대표 부족… 의석 일부 他黨에 넘겨야
│도쿄 박홍기특파원│민주당이 ‘8·30’ 중의원선거에서 여론조사처럼 300석 이상을 얻을 만큼 너무 많이 득표할 경우 비례대표 후보의 부족으로 확보한 의석의 일부를 다른 당에 넘겨주는 기현상이 일어날 것 같다.
중의원선거는 선거구별로 1명씩 300명을 뽑는 소선거구제와 11개 권역으로 나눠 180명을 선출하는 비례대표제로 짜여졌다. 후보들은 소선거구와 비례대표에 동시에 중복 등록이 가능, 소선거구에서 낙선해도 비례대표에서 당선될 수 있다.
문제는 일부 권역에서 민주당이 등록한 비례대표 후보수가 실제 당선권에 든 수보다 적을 때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차기 순위의 다른 당 비례대표 후보에 배분해야 한다. 최고평균방식으로 불리는 이른바 ‘돈토식’이다. 민주당은 전체 후보 330명 가운데 59명만 단독 비례대표, 나머지는 중복이다.
아사히신문이 27일 내놓은 여론조사를 보면 오사카·교토 등의 긴키(近畿)권역과 후쿠오카·나가사키 등의 규슈권역 등지에서 이같은 조짐이 있다. 민주당은 긴키권역에서 52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냈지만 단독 후보는 8명에 불과하다.
후보는 선거구에서 당선되면 비례대표 명부에서 빠진다. 때문에 민주당이 비례대표 의석 15석을 얻고도 낙선자가 7명 미만이라면 나머지 의석을 다음 순위의 정당에 줘야 한다.
지난 2005년 중의원선거에서 도쿄권역에서 ‘고이즈미 선풍’에 힘입어 자민당이 비례대표에서 8석을 차지했지만 단독 후보 6명에 낙선자가 1명에 그쳐, 결국 1석을 사민당 후보에게 넘겼다. 정당들이 선거의 흐름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유권자들을 의식, 비례대표 후보를 적정선에서 자제하는 데 따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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