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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과 주거의 만남…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눈길’

    예술과 주거의 만남…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눈길’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예술과 주거를 동시에 누릴 수 있어 눈길을 끈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최시영, 배대용, 김백선 등의 국내 정상급 공간 디자이너 들이 참여한 인테리어를 통해 최고급 주거공간에 맞는 창의적인 공간구성을 제공한다. 특히 내부는 판티니(Fantini), 안토니오 루피(Antonio Lupi), 잉고 마우러(Ingo Maurer) 등의 글로벌 명품설비가 도입된다. 상류층의 프라이빗한 사교 플랫폼이 되는 지상 42층 고급 어메니티는 거장들의 예술작품으로 가득하다. 10여개가 넘는 아트 오브제와 유명 작품들이 어메니티를 채우고 있는데, 하나같이 내로라하는 현대 예술가들의 작품이다. 이곳에는 골프연습장 및 요가실 등 스포츠시설은 물론 문화 및 사교를 즐길 수 있는 클럽라운지, 라이브러리카페, 파티룸, 미팅룸, 프라이빗샤워실, 와인셀러, 카페 게스트룸 등이 조성된다. 어메니티 라운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설치 작품 ‘무제Untitled, 2016’는 미술시장의 스타작가 이재효의 작품이다. 유럽 가구 브랜드 프로메모리아(PROMEMORIA)와 김백선 작가가 협업하여 제작한 아트 오브제들도 품격을 드높이고 있다. 게스트룸과 컨시어지 등에도 미술사의 큰 획을 그은 이우환 작가의 작품과, 영국의 현대미술의 대표주자 이안 다벤포트(Ian Davenport),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 참여했던 이용백작가 등의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그림들이 걸려있다. ‘스마트 원패스 키 홀더’도 이탈리아 가죽 명가인 ‘다비드 알베르타리오’가 제작하는 등 디테일에 신경을 쓴 점도 눈에 띈다. 롯데건설은 송파구 신천동 일대에서 분양중인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지하 6층~지상 123층 높이 555m, 국내 최고층인 롯데월드타워 내 지상 42층~71층에 들어서며, 전용면적 133~829㎡ 223실로 구성된다. 현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방문 및 실물 투어는 사전 예약제로 진행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미군 전역자와 가족들 비아그라 구입에 3295억원 쓴 이유

    미군 전역자와 가족들 비아그라 구입에 3295억원 쓴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랜스젠더 병사들이 미군에 발 못 붙이게 하겠다고 트위터에 엄포를 늘어놓은 때에 맞춰 주목할 만한 통계 하나가 현지 언론에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군사 전문 매체 ‘밀리터리 타임스’는 미국 국방부가 연간 발기 부전 치료에 8400만달러(약 941억원)란 적지 않은 예산을 책정했다고 폭로했다. 반면 군사 분야 싱크탱크인 랜드 코퍼레이션은 지난해 트렌스젠더 병사들을 치료하는 데 똑같은 액수가 지출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왜 이렇게 많은 액수를 발기 부전 치료에 써야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밀리터리 타임스는 2015년 2월에 2014년 통계를 폭로한 바 있는데 그해 책정된 예산은 지금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8420만달러였는데 실제로 비아그라나 시알리스 등을 구입하는 데 2억 9400만달러(약 3295억원)가 지출됐다고 보도했다. 전투기 몇 대를 구매할 만한 돈이 발기 부전을 치료하는 데 쓰인 셈이었다. 2014년에 이 처방을 받은 병사는 118만명이나 됐다. 주로 비아그라였다. 그렇지만 이들이 누구인가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밀리터리 타임스는 처방받은 이들 가운데 10%만 현역 병사였으며 나머지 다수는 퇴역 장병과 그 가족들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국방부의 건강 프로그램 덕분에 혜택을 보는 이들의 숫자는 2012년에만 1000만명에 이르렀으며 520억달러가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현역병들의 발기 부전 치료 비용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시작된 이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2014년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현역 병사 10만 248명이 발기 부전 증세가 확인돼 매년 곱절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들 사례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심리적 요인 때문으로 진단됐다. 이듬해 ‘저널 오브 섹슈얼 메디슨’ 연구에 따르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갖고 있는 남성 퇴역 군인들이 민간인보다 훨씬 더 발기 부전이나 다른 성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PTSD를 앓고 있다고 보고한 남자 전투병 전역자의 85%가 발기부전을 겪고 있다고 보고해 정신 건강에 이상을 느끼지 않은 전역자보다 거의 4배나 됐다. 2008년 랜드 코퍼레이션은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에 참전한 미군 전역자 5명 가운데 1명 꼴로 PTSD나 심각한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앞의 2004~13년 현역병 조사 결과는 미국의 최근 전쟁과 PTSD, 발기 부전을 비아그라의 군대 안의 무분별한 남용과 연결짓는 데 주의해야 한다는 이유로 묻혔다. 또 실전에 배치되지 않았던 병사들이 실전에 배치된 이들보다 더 발기 부전으로 고통받는 경향도 있다. 결국 발기 부전도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처럼 흔한 질병으로 간주되고 있다. 2007년 미국 남성의 18%가 이를 경험할 정도로 일반화된 질환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영화 ‘덩케르크’에 왜 인도인은 얼굴도 안 비치는 거지?

    영화 ‘덩케르크’에 왜 인도인은 얼굴도 안 비치는 거지?

    ‘왜 인도군은 얼굴도 비치지 않는 거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덩케르크’를 보면 1940년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 해안에는 30만~40만명의 영국군과 프랑스군이 나치 독일에 밀려나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다 영웅적인 이들의 헌신 덕분에 목숨을 구한다. 말미에는 영국 해안가 마을에 도착한 소년병의 얼굴도 쳐다보지 않은 채 할아버지가 차를 건네며 “살아돌아온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그런데 이 영화가 커먼웰스(영연방)의 일원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며 덩케르크 철수 작전에 한몫 했던 인도인들의 자부심에 상당한 상처를 안긴 모양이다.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놀란 감독이 “그렇지 않았더라면 영민했을” 이 작품에서 인도 병사들의 “의미있는 기여”가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영화 칼럼니스트 미히르 샤르마는 ‘블룸버그 뷰’에 기고한 글을 통해 “프랑스가 함락된 뒤 나치 독일에 영국인들만 맞서 싸웠다는 잘못된 인식을 더해주고 있다”고 짚었다. 영국 BBC는 2차 세계대전 때 500만명 안팎의 커먼웰스 병사들이 대영제국 군대와 함께 싸웠다며 그 중 절반 가까이는 남아시아 출신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인도군 병사들은 토브룩, 몬테카시노, 코히마, 임팔 등과 같은 주요 전투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다. 영국과 인도, 아프리카 병사들이 힘을 합쳐 버마(미얀마) 수복 작전을 성공하기도 했다. 그런데 덩케르크에서 인도군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알려진 게 거의 없다. ‘전쟁 중의 라지(Raj·인도인의 별칭)-2차 세계대전 때 인도 민중사’의 저자이며 역사학자인 야스민 칸은 비카네르주 출신 병사들이 주축을 이뤘던 왕립인도육군사단의 4개 연대가 서부전선이 형성된 프랑스에서 복무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덩케르크 철수 작전에 함께 했다고 말했다.재미있는 것은 인도가 2500마리의 당나귀를 징발해 봄베이(현재 뭄바이)에서 마르세유까지 실어왔다는 점이다. 전황이 악화되자 인도 병사들과 노새들도 덩케르크 해변으로 철수하라는 명령이 하달됐다. 하지만 노새까지 데려갈 수 없다고 판단한 많은 병사들이 프랑스 주민들에게 줘버렸다. 역사학자 존 브로이크는 덩케르크에서의 인도 병사들이 “전화에도 매우 침착했고 철수 도중에도 잘 조직돼 있었다”며 “그들은 뿔뿔이 달아나지도 않았다. 해서 수십만명 중 수백명이라도 영화에 등장했더라면 인도 육군이 전쟁에서 얼마나 중심적인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사람들을 일깨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놀란 감독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정치적인 면보다 살아남는 일의 메커니즘에서만” 영화를 만들었다며 “지도 한 장 위에 방안의 온갖 잡동사니를 밀어넣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영화에는) 처칠도 나타나지 않고 적들의 그림자도 비치지 않는다. 이건 살아남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 21일 인도 전역의 10개 아이맥스 스크린을 비롯해 416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이 영화를 보려고 인도인들이 몰리고 있다. 대부분의 할리우드 영화와 달리 이 영화는 인도어로 더빙하지 않았는데도 워너브러더스 인도 지부의 덴질 디아스는 주말에만 240만달러의 입장 수입을 올렸다고 전했다. 디아스는 인도에서 더빙하지 않고 영어로만 상영되는 영화 가운데 가장 좋은 개봉 성적이라고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하모니카의 전설, 변해버린 한국을 노래하다

    하모니카의 전설, 변해버린 한국을 노래하다

    전 세계 하모니카 연주자들의 로망이자 전설인 리 오스카(69)가 14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새달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막하는 제5회 서울국제하모니카 페스티벌의 오프닝 무대에 오른다. 리 오스카가 한국에 오는 것은 2003년 2월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 이후 처음이다. 이번 공연에서 리 오스카는 퓨전 밴드 티-스퀘어 출신 색소포니스트 미야자키 다카히로 등과 함께 풀 밴드 스타일로 ‘비포 더 레인’, ‘로 라이더’, ‘마이 로드’, ‘BLT’ 등 애달프면서 흥겨움이 가득한 자신의 명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특히 모든 것이 빨리 변해버리는 한국을 지켜보며 쓴 곡 ‘코리안 블루스’를 새로 들려줄 예정이라 관심을 끈다. 그는 과거에도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곧잘 드러내 왔다. 고 김현식이 ‘마이 로드’를 ‘한국 사람’으로 리메이크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를 리메이크하기도 했으며, 조관우의 ‘늪’,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날’ 등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편곡해 스페셜 앨범에 담기도 했다. 덴마크 코펜하겐 출신인 리 오스카는 열여덟에 하모니카 하나를 달랑 가슴에 품고 미국으로 건너가 연주자로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1969년 ‘더 하우스 오브 라이징 선’으로 유명한 클래식 록밴드 애니멀즈의 보컬 에릭 버든이 주도한 펑크·재즈밴드 워에 참여하며, 또 버든이 떠난 이후에는 워를 이끌며 정상급 연주자로 발돋움했다. 1970년대 중반부터는 솔로 활동을 병행, 하모니카를 독자적인 연주 분야로 개척해 전 세계 음악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페스티벌 측을 통해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들으며 굳이 특정 메시지를 떠올리기보다는, 그냥 느끼기를 원한다”며 “음악 자체가 스스로 평화를 구현하고 실현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음악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가져다주고, 인류가 평화로 향하는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8월 6일까지 열리는 이 페스티벌에서 리 오스카는 4일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하모니카 연주자 45명 등과 함께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하모니카 합주 퍼포먼스를 하는 한편, 5일에는 마스터클래스를 열 예정이다. 페스티벌은 갈라 콘서트, 하모니카 경연 대회, 하모니카 전시 및 클리닉 등도 곁들여진다. 오프닝 공연 6만~10만원. (02)848-5061.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5·18 민주화운동, 세계에 알려야 할 이야기”

    “5·18 민주화운동, 세계에 알려야 할 이야기”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야 할 이야기입니다.” 한국 영화 ‘택시운전사’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치만(55)이 25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한국 언론과 만났다. 새달 2일 개봉하는 이 영화에서 그는 삼엄한 통제를 뚫고 직접 현장을 취재한 끝에 1980년 5월 광주의 진실을 전 세계에 타전한 독일 기자 고 위르겐 힌츠페터로 열연했다. ‘택시운전사’는 당시 힌츠페터를 태우고 광주로 가 참상을 목도했던 서울의 택시기사 만섭(송강호)의 이야기까지 곁들여 극화한 작품이다.●“한국 배우들과 눈빛으로 호흡 맞춰” 시나리오에 반해 출연을 결정했다는 그는 “이전에는 광주민주화운동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한국과 아시아 이외에서는 광주를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는데 자료 자체도 많지 않아 다시 한번 놀랐다”고 덧붙였다. 또 실존 인물인 힌츠페터를 만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돌아가셔서 직접 만나 뵙지 못했죠. 진리를 끊임없이 탐구했던 언론인이었던 만큼 연기를 하며 그런 점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습니다.” 크레치만은 동독에서 태어났다. 스무 살에 서독으로 넘어가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주로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영화에 출연하다가 2000년 잠수함 영화 ‘U-571’을 기점으로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렸다. 세계적으로 얼굴을 알린 건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2002)에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위기에 놓인 유대계 피아니스트를 돕는 독일군 장교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킹콩’, ‘원티드’, ‘작전명 발키리’,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등 블록버스터에 조연으로 꾸준히 얼굴을 비추고 있다. 공포 영화 ‘그림 러브 스토리’로 2007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는 등 이미 한국과의 인연을 맺기도 했다. 그는 한국 영화 출연은 그야말로 ‘이국적인’ 경험이었다며 웃었다. 세계 곳곳의 촬영 현장을 누빈 지 오래된 터라 쉽게 적응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산이었다고. 지난해 여름의 찌는 듯한 무더위보다 언어 장벽이 그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현장에서 영어를 통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작업을 할 때는 흐름이 중요한데 저 때문에 흐름이 끊기는 것 같아 안타까웠지요. 그동안은 스태프 등 주변의 이야기도 들으며 맥을 잡아 가곤 했는데, 한국에서는 그렇지 못했어요. 관심을 갖고 배려하며 이것저것 챙겨 주기도 했지만 제가 문제아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잦았어요.” 한국의 환경에 완벽하게 적응하지는 못했다면서도 촬영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웃었다. “장훈 감독, 송강호 배우 등과의 호흡에는 큰 문제가 없었어요. 눈빛과 손짓, 발짓 등 보디랭귀지로 90% 이상 의사소통을 하며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거든요.” ●“송강호 감정 전환, 정말 대단한 재능” 그러면서 넉 달 동안 동고동락한 장 감독과 송강호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전 세계를 돌며 수많은 감독들과 작업을 했는데 장 감독은 제가 좋아하는 감독 중 한 명이 됐습니다. 송 배우는 판타스틱하더라고요. 어떤 때는 웃기다가도 어떤 때는 곧 진지해지는 등 감정 전환이 놀라울 정도로 빨랐죠. 정말 대단한 재능인 것 같아요.” 그는 한국에서 촬영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았다며 이제는 언제라도 한국 영화에 출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웃었다. 그는 특히 ‘택시운전사’ 촬영 현장을 찾아왔던 박찬욱 감독의 ‘빅팬’을 자처하며 기회가 된다면 박 감독의 차기작에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어 카메라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박 감독의 ‘스토커’는 화면적으로 판타스틱하고 아름다운 작품이었죠. 차기작에 저 같은 배우를 쓸 생각은 없는지 슬쩍 어필할 수 있었죠. 하하하.”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DNA부터 우주의 비밀까지…매듭 풀면 풀린다

    DNA부터 우주의 비밀까지…매듭 풀면 풀린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산과 물이 좋은 장소로 텐트와 각종 장비를 가지고 캠핑을 떠나는 사람도 많다. 캠핑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수와 초보자의 차이는 텐트를 고정시킬 때 묶는 ‘매듭’을 보면 된다고 한다. 매듭은 실이나 끈을 사용해 매고 죄면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드는 것인데 잘 만들어진 매듭을 보면 미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질서와 균형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물리학자와 수학자들도 매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매듭을 과학적 연구 대상으로 삼기 시작한 사람은 19세기 초 독일의 천재 수학자 카를 가우스다. 그렇지만 현대적 ‘매듭이론’ 연구는 ‘분자의 화학적 성질은 이를 구성하는 원자들이 어떻게 꼬여서 매듭을 이루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켈빈의 ‘보텍스 이론’을 토대로 하고 있다. 매듭이론은 지난 30년간 과학기술 선진국을 중심으로 눈부시게 발전해 왔으며 매듭을 연구하는 수학자 중에서 ‘수학의 노벨상’이라고 부르는 필즈상 수상자도 다수 나왔다.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매듭은 긴 줄을 꼬아 묶은 것을 말하지만 수학에서 이야기하는 매듭은 줄의 양 끝이 붙어 있는 원형 형태다. 원형의 ‘0(영)매듭’이 비틀리고 꼬이면서 다양한 형태의 매듭을 만드는 것이다. 과학에서는 하나의 매듭을 끊지 않고 매끄럽게 움직여 다른 형태의 매듭으로 바꿀 수 있으면 같은 종류의 매듭이라고 분류한다. 어린아이들이 즐겨 하는 실뜨기는 계속 다른 모양으로 바뀌지만 손을 빼내 풀면 결국 영매듭이 되기 때문에 수학적으로는 같은 매듭으로 분류된다. 수학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매듭을 보면서 이것들이 같은 것인지를 찾아내는 연구를 한다.수학자들이 매듭을 분류하는 기준은 ‘교차점’의 개수다. 교차점이 3개인 ‘세 잎 매듭’은 두 종류가 있는데 이 둘은 서로 거울에 비춘 모양을 하고 있지만 자르고 붙이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다른 세 잎 매듭으로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서로 다른 종류의 매듭으로 분류한다. 19세기 말 영국 수학자 테이트와 리틀은 교차점 수가 10개 이하인 매듭들을 분류해 냈지만 교차점 수가 증가하면 할수록 매듭 종류는 늘어나고 계산도 복잡해진다. 최근 컴퓨팅 기술의 발달로 교차점이 16개 이하인 매듭은 170만 1936가지로 분류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금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면서 필즈상까지 받은 미국 고등과학연구소의 에드워드 위튼 교수는 양자장론(quantum field theory)과 매듭이론을 효과적으로 결합시켜 우주를 이해하는 데 이용한다. 수학과 물리학 외에 생물학에서도 매듭이론은 중요하다. DNA처럼 분자량이 큰 물질들의 행태를 설명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DNA는 전체적으로 원 모양을 이루는데 자체 장력 때문에 원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꼬여서 뭉치면서 이중나선 형태로 보인다. DNA를 복제할 때는 이중나선이 분리돼 한 가닥이 돼야 한다. DNA 복제 시 필요한 부분을 정확히 한 가닥으로 풀어 주고 복제가 끝나면 다시 이어 이중나선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효소다. 매듭이론은 효소가 어떻게 DNA의 특정 지점을 끊었다가 이어 주는지에 대한 해답을 주는 것이다. 선진국에 비해 늦기는 했지만 국내 연구자들도 매듭 연구 분야에 뛰어들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하학 수리물리연구단의 김선화, 안병희, 배영진 연구위원은 기존의 방법으로는 구별이 어려웠던 ‘르장드르 특이 매듭’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개척 분야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조만간 사교기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심플렉틱 지오메트리’에 실릴 예정이다. 배영진 IBS 연구위원은 “수학적 대상에 대한 이해는 어떤 조건들을 만족하는 것들을 분류하는 데서 시작하는데 매듭의 분류는 공간을 이해하고 분류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르장드르 특이 매듭을 분류하는 데 새로운 연산 구조를 발견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매듭이론과 초끈이론의 발전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소시오패스 소년, 살인범과 마주하다!…‘난 연쇄 살인범이 아니다’ 27일 개봉

    소시오패스 소년, 살인범과 마주하다!…‘난 연쇄 살인범이 아니다’ 27일 개봉

    ‘기분 좋은 섬뜩함’(가디언)이라는 평을 받은 영화 ‘난 연쇄 살인범이 아니다’가 오는 7월 27일 국내 개봉한다. 연이은 살인사건으로 떠들썩한 어느 작은 마을. 주인공 ‘존’은 소시오패스 판정을 받은 15세 소년으로 평소 연쇄 살인범의 형태를 조사하는데 흥미를 갖고 있다. 어느 날, 존은 연쇄 살인 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사건 배후를 쫓는 과정에 이웃집 할아버지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난 연쇄 살인범이 아니다’는 “10대 소시오패스에 대한 묘사와 유머, 미스터리함이 기괴하게 어우러진 수작!”(커커스 리뷰), “범상치 않은 주인공에게 완전히 몰입하게 만든다!”(퍼블리셔스 위클리) 등 평단의 호평을 받은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원작을 기반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소시오패스라는 소재를 신선하면서도 독특하게 풀어냈다. 예측 불가한 스토리 전개로 제49회 시체스영화제 오피셜 판타스틱 파노라마 최우수작품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연출에는 ‘고립’, ‘에어리언 플레닛’, ‘신틸라’ 등 SF 스릴러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빌리 오브라이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근래 보기 힘든 슈퍼 16mm(16mm 필름의 사운드영역까지 촬영에 이용하는 방식) 촬영을 통해 거칠지만 독특하고 다채로운 영상미를 완성했다. 주연에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빽 투 더 퓨처’ 시리즈를 통해 국내에도 친숙한 배우 크리스토퍼 로이드가 어딘가 수상한 이웃집 할아버지 ‘크롤리’ 역을 맡았다. 또 ‘블룸 형제 사기단’,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통해 얼굴을 알린 맥스 레코드가 소시오패스 판정을 받은 소년 ‘존’으로 분해 내면의 어두운 자아를 억제하던 중 살인 현장을 목격하면서 본성을 드러내는 서늘한 연기를 선보인다. 이 밖에 ‘기사 윌리엄’, ‘바닐라 스카이’ 등 다수 작품에서 출연한 로라 프레이저가 소시오패스 아들을 염려하는 엄마 ‘에이프릴’ 역을 맡았다. 영화 ‘난 연쇄 살인범이 아니다’는 7월 27일, IPTV 및 디지털을 통해 국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103분. 청소년 관람불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음악과 원초적 욕망 얽히고설킨 네 남녀

    음악과 원초적 욕망 얽히고설킨 네 남녀

    테런스 맬릭 감독의 신작 ‘송 투 송’은 맬릭 특유의 사색과 영상미가 숨 쉬는 작품이다. 시(詩)적인 영화 또는 영화적인 시로 다가온다. 여운과 여백, 이야기의 생략과 독백, 이미지들이 가득하다. 때문에 이해하기보다 그저 느껴지는 대로 사색해 보는 게 더 어울리는 감상법으로 보인다.남녀의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또 다른 만남을 이야기하는 듯하다가 삶 또는 사랑의 완성은 자비 또는 용서라고 넌지시 속삭이는 듯하다. 원초적 욕망을 탐닉하는 음악 프로듀서이자 제작자 쿡(마이클 패스벤더)과 그에게 발탁되어 대형 뮤지션으로 성장한 BV(라이언 고슬링), BV와 사랑에 빠진 싱어송라이터 페이(루니 마라)가 주로 내면을 들려준다. 오랫동안 성공을 갈망해 온 페이는 쿡과 삼각관계로 얽히고 BV와의 사이에 균열이 생기는데 쿡과 그의 부인 론다(내털리 포트먼)의 이야기 등이 사이사이 뿌려진다. 각 에피소드의 선후 관계가 애매모호하게 표현되어 있어 관객들을 보다 집중시킨다. 70대 중반의 노장이 보여 주는 흔치 않은 카메라 구도나 움직임, 때때로 사용되는 광각 렌즈 등으로 빚어진 화면들이 사색을 거든다. 거장의 작품이라 출연진이 호화롭다. 고슬링, 마라에서부터 패스벤더와 포트먼 그리고 케이트 블란쳇과 홀리 헌터, 발 킬머에 이르기까지 쟁쟁한 얼굴들이 한가득이다. 뮤직 비즈니스 업계가 배경이라 음악 축제나 뮤지션들이 다수 등장한다. 마라의 멘토가 되어 주는 펑크 음악의 대모 패티 스미스를 비롯해 이기 팝, 레드 핫 칠리 페퍼스 등 뮤지션들도 눈에 띈다. 영화 팬들은 맬릭 감독이 과작(寡作)에서 벗어나고 있어 반갑다. 미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철학과 교수 출신인 맬릭 감독은 은둔의 거장으로 이름이 높았다. 장편 데뷔작 ‘황무지’(1973)와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던 ‘천국의 나날들’(1978)로 아메리칸 뉴시네마의 계승자로 떠올랐으나 이후 무려 20년간 메가폰을 잡지 않다가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았던 ‘씬 레드 라인’(1998)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뉴 월드’(2005)를 거쳐 ‘트리 오브 라이프’(2011)로 칸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으며 이후 ‘투 더 원더’(2012), ‘나이트 오브 컵스’(2015) 등 후속작이 뒤따르고 있다. 현재는 나치 독일과 맞서 싸우는 것을 거부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그린 ‘라데군트’의 후반 작업 중이다. 26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치 금서 불태운 땅 위에… 지혜와 자유의 상징 세우다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치 금서 불태운 땅 위에… 지혜와 자유의 상징 세우다

    독일 중부에 위치한 인구 20만의 도시 카셀은 5년마다 전 세계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가늠하는 카셀 도쿠멘타가 열리기 때문이다. 도쿠멘타의 해가 되면 6월 초부터 9월 말까지 카셀 시내 전체는 ‘100일간의 미술관’으로 변한다. 그랜드투어의 해인 2017년 14회째를 맞은 도쿠멘타가 열리는 카셀은 여러 방향으로 뻗어가는 화살표를 바탕에 깐 포스터와 배너, 입간판들이 곳곳을 장식하며 도시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주 전시장인 시내 한복판의 프리데리치아눔 건물 꼭대기에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는 축제 분위기를 한 층 고조시켰다. 간편한 복장에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지도를 들고서 전시장을 찾아다니는 방문객들 사이에서 현지인들이 오히려 머쓱해질 정도였다. 2012년 열린 ‘도쿠멘타 13’의 유료 관람객이 90만명을 육박했다는데 뮌스터 조각프로젝트, 베니스 비엔날레가 겹치는 이번 ‘도쿠멘타 14’에는 적어도 100만명이 미술관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9월까지 전시… 올해 100만명 찾을 듯 도쿠멘타의 실험성과 주제의식은 예술 감독의 성향에 따라 전적으로 결정되게 마련이다. 올해 도쿠멘타의 예술감독은 폴란드 출신의 큐레이터 아담 심칙이 맡았다. 바젤 쿤스트할레 관장을 지냈고 베를린 비엔날레 공동 감독을 맡았던 그는 실험정신과 리서치, 작가들과의 협업을 중시하는 기획자로 알려져 있다. 심칙은 처음으로 그리스 아테네와 독일 카셀 두 도시에서 도쿠멘타를 여는 모험을 감행했다. 전시 주제는 ‘아테네로부터 배우기’다. 아테네에서는 지난 4월 8일 시작해 이달 16일까지 열렸다. 6월 10일 공식 오프닝을 가진 카셀에선 오는 9월 17일까지 160명의 예술가들이 프리데리치아눔 외에 프리드리히광장, 도쿠멘타홀, 옛 기차역 등 30여 곳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도쿠멘타는 아테네라는 특정 도시를 주제로 하고 있어 접근방식에서 확연히 차별성을 띨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 그리 알려지지 않은 그리스 작가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 생경했고 주제의 전개 면에서도 식상하다는 평가가 대세였다. 아테네국립현대미술관(EMST)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프리데리치아눔의 전시는 과연 지금 이 순간 독일이라는 나라에서 그리스 현대미술을 보여주는 게 무슨 의미인지 잘 와 닿지 않았다. 이미 국가 간의 경계가 없어진 현대미술에서 서구문명의 출발점인 아테네에서 배우자는 구호가 비서구권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쟁과 난민문제를 거론하고 학살이나 탄압, 차별, 침략을 고발하는 기록, 사진, 회화, 오브제, 영상 등을 나열한 전시는 지금 이 세계의 문제에 주목했다고 하지만 진부한 느낌이었다.그럼에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카셀까지 찾아온 보람은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특히 도쿠멘타 14의 대표작품으로 프리데리치아눔 앞 프리드리히 광장에 설치된 마르타 미누힌의 ‘책의 파르테논’은 다른 모든 작품들의 존재가 무의미하게 여겨질 정도로 강렬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개념미술가인 미누힌은 1983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와 비슷한 작품을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한 층 더 진전된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금서 약 10만권으로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 모양의 구조물을 채우고 전시가 끝나면 시민들에 다시 나눠주는 것이다. 기증받은 책을 비닐에 넣어 밀봉한 뒤 전시 구조물에 부착하는데 전시 기간 중에도 시민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기증을 받아 매일 사다리차가 책을 설치하고 있다. ‘책의 판테온’이 더욱 상징성을 갖는 이유는 바로 이 장소에서 1933년 5월 19일 나치가 ‘독일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워 약 2000권의 금서를 불태웠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나치의 만행을 상기시키면서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금서’들을 지혜의 사원에 되돌려 주려는 의도를 작품에 담았다. 신전 앞에는 책을 기증받는 상자가 설치돼 있다. 자전거를 타고 책을 가져 온 헤스타씨는 “알제리 작가의 책 두 권을 상자에 넣었다”며 “오늘날 만연한 폭력과 어딘가에서 계속되는 검열 등 온갖 종류의 편협함에 항거하는 작가의 정신에 공감하기 때문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시민 기증 책 10만권으로 신전 쌓아 미누힌은 사회참여적인 이 작품을 통해 집안에 꽂혀 있던 책으로 미술작품을 만들고, 미술작품이 됐던 책을 다시 일상으로 돌려보내는 순환을 시도했다. 미술 작품이 지니는 신비감을 무너뜨리는 동시에 우리가 처한 현실적 문제와 미술이 직접 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미대 서양화과 윤동천 교수는 이 작품에 대해 “미누힌의 기념비적인 작품은 예술이 더이상 엄숙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지난번 도쿠멘타에 비해 규모가 좀 줄어들고 주제전에도 스펙터클한 작품이 적었지만 현대미술이 점차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아지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현상”이라고 평했다. 유한회사인 카셀도쿠멘타가 헤센주와 카셀시의 지원을 받아 주관하는 도쿠멘타는 전위적인 실험미술의 산실로 현대 미술의 흐름을 읽는 데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초대형 미술행사다. 도쿠멘타에 초대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국제무대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중요한 행사가 왜 하필 카셀에서 열리고, 전시회를 의미하는 단어들 대신 독일어로 교훈, 기록, 문서를 의미하는 ‘도쿠멘타’라는 단어를 썼을까. 카셀에는 나치 독일의 제9관구 국군사령부가 있었고 독일 최대의 군수회사 헨셸의 공장도 있었다. 1830년 설립된 헨셸은 연합군을 공포에 떨게 했던 대전차부터 항공기, 탱크 등 무기와 운송장비를 생산해 2차대전 당시 연합군의 주요 타깃이 됐다. 1941년 9월 영국공군은 카셀에 폭탄 70여개를 투하했다. 이어지는 폭격으로 도시는 폐허가 됐다. 도시의 90%가 파괴되고 최소 1만명이 목숨을 일었으며 15만명이 집을 잃었다. 전쟁 후 동서독으로 나뉠 때 동독과의 경계를 불과 30㎞ 거리에 둔 카셀은 서독에 속하게 된다.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도시는 미국의 마셜플랜에 힘입어 급속도로 재건됐다. 전쟁이 끝난 지 10년 만인 1955년 전쟁의 상처를 예술로 치유한다는 명목으로 기획된 것이 첫 번째 도쿠멘타였다. ‘반성과 자각의 토대 위에 새로운 예술의 역사를 쓰자’고 제안한 사람은 카셀 국립대학 회화과 교수인 아놀드 보데(1990~1977)였다. 국제정원박람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첫 번째 도쿠멘타는 나치에게 ‘퇴폐미술가’로 낙인찍혀 핍박받았던 예술가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회고전 형식으로 진행됐다. 보데는 자기성찰과 반성의 토대 위에 새로운 현대미술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의미로 도쿠멘타라는 단어를 채택했다. 도쿠멘타는 4회부터 유럽 작가들을 수용하면서 현대의 미술 담론을 제시하는 중요한 미술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전위적인 실험성을 띠기 시작한 것은 하랄트 제만이 예술감독을 맡았던 5회(1972년)부터이다. ‘도쿠멘타 5’는 68혁명 이후 유럽에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정치적 메시지와 실험성 강한 전시로 국제 미술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플럭서스 그룹, 아르테 포베라, 개념미술에 참여하는 최전선의 예술가들이 도쿠멘타로 몰려들었다.●떡갈나무 7000그루, 계속되는 프로젝트 독일 전위예술가 요제프 보이스는 그해 100일 동안 매일 시민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며 ‘사회적 조각’을 스스로 실천함으로써 카셀 도쿠멘타를 국제 미술계에 각인시킨 일등공신이다. 실천하는 예술을 주장했던 보이스는 1982년 열린 ‘도쿠멘타 7’에서 긴급히 복원된 도시 카셀에 7000그루의 떡갈나무를 현무암 기둥과 한쌍으로 심는 거대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예술의 행위로 카셀에 역사와 자연을 심는 이 프로젝트는 보이스가 사망하고 1년 뒤 열린 1987년 도쿠멘타에서 그의 아들이 7000번째 나무를 심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보이스의 작품은 2012년 ‘도쿠멘타 13’에서 발표한 주세페 페노네의 작품 ‘돌의 아이디어’에 모티프를 제공했다. 청동과 강철로 된 나무가 돌을 떠안고 있고 주변에 묘목을 심은 작품으로 카를스아우에 공원에 설치돼 방문객들을 반기고 있다. 나치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예술가들에게 저지른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반성과 자각에서 출발한 카셀 도쿠멘타는 하나의 종결된 미술을 보여주기보다는 지속적이고 변화하는 미술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조명하고 실험하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한다. 도쿠멘타의 정신을 오롯이 살린 ‘책의 판테온’, 광장에 서 있는 보이스의 떡갈나무들은 도쿠멘타가 가꿔 가는 현대미술의 살아 있는 역사가 되고 있다.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역사를 만들어가는 도쿠멘타, 5년 뒤를 기다리게 되는 이유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역대 최다 64개국 유단자 안양서 “국기 태권도”

    역대 최다 64개국 유단자 안양서 “국기 태권도”

    역대 최다 인원이 참여하는 ‘2017 안양 세계태권도한마당’이 오는 29일부터 4일간 안양체육관에서 열린다. 경기 안양시는 64개국 5732명의 태권도인들이 안양 세계태권도한마당에 참여한다고 23일 밝혔다. 대륙별로 보면 아시아에서 25개국 912명, 미주 지역 9개국 206명, 유럽 14개국 96명 등으로 많이 온다. 출전 인원이 지난해 60개국 4753명보다 1000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올해 25회를 맞이한 태권도한마당은 안양시와 국기원이 공동 주최한다. 태권도 기술 향상과 지구촌 태권도 가족의 화합·단결을 위해 1992년 처음 시작했다. 태권 종주국 한국과 그 본산인 국기원을 방문하는 관광 프로그램으로 태권도의 문화관광 상품화와 한류 붐을 일으키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안양 세계태권도한마당은 전문 선수들이 아닌 무예로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는 지구촌 세계 태권도인의 축제이자 무예경연이다. 선수들은 겨루기를 제외한 각종 격파, 시범, 창작품새, 태권체조 등 신기술을 선보인다. 창작품새는 태권도의 공격과 방어의 기본 동작을 토대로 새로운 동작을 개발해 품새 이름과 품새선을 정한다. 개인·단체·시범경기 등 총 13개 종목 68개 부문에서 고난도 무예경연이 펼쳐친다. 개인전은 위력격파(주먹격파, 손날격파, 옆차기·뒤차기격파), 종합격파, 기록경연(높이뛰어격파, 멀리뛰어격파, 속도격파), 공인품새 등 8종목으로 다양한 격파기술을 선보인다. 단체전은 공인품새(단체), 창작품새, 태권체조, 팀 대항종합경연이, 시범경기는 단별 공인품새(개인)가 진행된다. 본경연 이외에 킹 오브 킥, 킥 마스터 등 7종의 체험프로그램과 갈라쇼 등 관람형 프로그램도 무대에 오른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신인 걸그룹 P.O.P, ‘애타게 GET하게’ 티저 영상 공개

    신인 걸그룹 P.O.P, ‘애타게 GET하게’ 티저 영상 공개

    데뷔 전부터 ‘밀당돌’ 콘셉트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인 걸그룹 P.O.P(피오피)가 첫 티저 영상과 함께 타이틀곡명을 공개하며 데뷔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P.O.P의 소속사 DW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1일 오후 6시, 공식 SNS 채널들을 통해 오는 26일 발매 예정인 첫 미니앨범 ‘퍼즐 오브 팝(Puzzle Of POP)’의 첫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학교를 배경으로 공부하는 설, 그림을 그리는 연주, 컵을 닦는 미소, 기타 치는 해리, 교정을 걸어 다니는 연하, 독서하는 아형 등 각자 풋풋하면서도 상큼 발랄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P.O.P의 멤버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영상의 말미에는 P.O.P의 데뷔곡이자 이번 미니앨범의 타이틀곡이 ‘애타게 겟하게(애타게 GET하게)’라고 공개되어, 독특하면서도 센스 넘치는 제목이 돋보이는 곡을 통해 어떤 음악 색깔을 펼쳐나갈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P.O.P는 모든 멤버들의 개인 티저 이미지들을 공개하며 눈부신 비주얼을 과시함은 물론, 청순과 시크를 넘나 들며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해내는 등 팔색조 매력을 선보일 것을 예고한 바 있다. P.O.P는 해리, 아형, 미소, 설, 연주, 연하로 이루어진 6인조 걸그룹으로, 팀명은 ‘Puzzle Of POP’의 약자이며, ‘팝음악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모인 6명의 탐정단’이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오는 26일 첫 번째 미니앨범 ‘Puzzle Of POP’ 발매와 동시에 데뷔를 앞두고 있다. 또한, P.O.P는 데뷔 전부터 팬들과 함께 수수께끼를 풀며 추리하는 형태의 프로모션을 진행해 ‘밀당돌’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만큼, ‘항상 팬 여러분들과 즐겁게 연애하는 마음으로 많은 사랑을 드리고, 또 사랑 받는 아티스트’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P.O.P는 신생 기획사 DWM엔터테인먼트에서 첫 론칭하는 그룹이자, 마마무, 베이식, 양파 등이 소속 되어있는 RBW에서 트레이닝과 프로듀싱 등 제작 전반을 맡고 있어 새로운 ‘실력파 아이돌’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P.O.P는 오는 26일 첫 미니앨범 ‘Puzzle Of POP’를 발매로 정식 데뷔를 치른 후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며, P.O.P 공식SNS(https://www.facebook.com/popofficial2017)를 통해 자세한 정보 및 멤버들의 다양한 영상을 만나 볼 수 있다. 사진·영상= DWM엔터테인먼트 제공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뇌수술 도중 수술대 누워 기타 친 남성…왜?

    뇌수술 도중 수술대 누워 기타 친 남성…왜?

    인도의 한 남성이 뇌 수술 도중 기타를 연주해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20일(현지시간) 타임즈오브인디아는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방갈로르의 병원에서 희귀 신경 장애를 치료하는 복잡한 수술 도중 환자인 음악가 아비쉑 프라사드(37)가 악기를 연주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비쉑은 ‘음악가 근육긴장이상’(musicians dystonia)이라 불리는 증상때문에 한 쪽 손에 쥐가 나서 제대로 기타를 연주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음악가 근육긴장이상은 본인 의지와 상관 없이 오랫동안 연습하고 단련시킨 특정 근육부분만 뻣뻣해지거나 경련이 일어나 운동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프라사드는 수많은 전문가들을 찾아 치료법을 모색한 끝에 수술 집도의 샤란 스리니바산 박사를 만나 수술을 받게 됐다. 의료진들은 그의 뇌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찾기 위해 두개골에 구멍을 뚫어 전극을 부착했고, 7시간의 긴 수술 끝에 그의 병을 완전히 치료했다. 샤란 박사는 “전 수술 과정 동안 아비쉑은 완전히 깨어있었고 그에게 기타를 건네 연주하게 했다. 그가 연주를 할 때만 근육긴장이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이는 의사들이 병변이 일어나는 정확한 위치를 얻는 데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프라사드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술대 위에서 손가락의 움직임이 마법처럼 나아진 것을 보고 놀랐다. 수술이 끝날 무렵, 손가락이 100% 치료됐고, 전처럼 움직일 수 있었다”며 의식이 깨어있는 상태에서 초현실적인 경험을 했다고 묘사했다. 실밥을 풀던 날, 프라사드는 의사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완전히 회복됐다는 걸 직접 보여주기 위해 기타로 몇 곡을 연주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포토] ‘틴 울프’ 두 명의 훈남 늑대 인간

    [포토] ‘틴 울프’ 두 명의 훈남 늑대 인간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코믹콘 인터내셔널 첫째 날, 미국 드라마 ‘틴 울프’ 출연진 딜런 오브라이언(왼쪽)과 타일러 포시가 패널로 참석해 인터뷰를 하고 했다. 사진=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거대한 감옥 먹먹한 울림 부족한 색깔

    거대한 감옥 먹먹한 울림 부족한 색깔

    영화 ‘군함도’에 안개가 걷혔다. 순제작비만 225억원에 마케팅 등 부대 비용까지 합쳐 260억원 안팎이 투입된 역대급 대작이다. 극장 매출의 손익분기점만 누적관객 700만명에 달한다. 본전치기만 할래도 천만을 바라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우리의 아픈 과거사를 바탕으로 해 올여름 블록버스터 중 흥행 1순위로 꼽혀 온 작품이다.군함도(일본명 하시마)는 태평양전쟁 막바지에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일본 나가사키에서 남서쪽으로 18㎞ 떨어진 해상에 위치한 인공의 탄광 섬이다. 조선인 수백명이 강제 징용되어 해저 1000m 깊이의 막장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비좁은 탄광에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몸집이 작은 아이들도 상당수 징용됐다. 우리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이곳에서 강제 노동한 조선인은 최대 800여명으로 추정되며 공식 집계된 사망자만 134명이다. 그런데, 일본 최초로 철근 콘크리트식 고층 아파트가 세워졌던 이곳은 일본 근대화의 상징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됐다. 전쟁 범죄에 가까운 추악한 역사는 뒤덮인 채 관광지로만 홍보되고 있어 한국의 반발을 사 왔다. 영화는 소년들이 거친 파도를 넘어 군함도를 탈출하려다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모습을 보여 주며 출발한다. 이어 저마다의 사연으로 군함도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은 여러 조선인을 등장시킨다. 실과 바늘 노릇을 하며 이야기 전체를 연결시키는 경성 반도호텔 악단장 이강옥(황정민)과 그의 딸 소희(김수안), 종로 일대를 주름잡던 주먹 최칠성(소지섭)과 위안부로 중국 대륙에 끌려갔다가 구사일생했던 오말년(이정현) 등이다. 이들이 군함도에 도착해 겪었던 수모와 참담함, 그리고 해저 탄광에서의 지옥과도 같은 상황들이 이어진다. 축구장 두 개 크기에 다양한 기능을 갖춘 미니 도시였던 군함도가 실제 3분의2 크기의 세트로 재현되어 생생함을 더한다. 역사적 사실을 조명하는 것까지는 이 지점까지다. 군함도에 연금된 유력 인사를 구출하려는 광복군 특수요원 박무영(송중기)이 등장하면서 영화는 달리기 시작한다. 또 참혹한 군함도를 부각시키기보다는 극한 상황에 놓인 인간 군상, 조선인들의 모습을 보여 주는 데 무게를 둔다. 일본 앞잡이가 되어 동족 위에 군림하고 등골을 빼먹는 가증스러운 조선인들을 등장시키는 등 내부 갈등과 음모, 반전에 집중한다. 류승완 감독은 “거대한 감옥 같은 군함도 이미지를 접한 뒤 그곳에서 벌어질 법한 이야기들과 탈출 스토리가 떠올랐다”면서 “역사적인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을 느낀 것은 영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생겼다. 역사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상업 오락 영화 기준으로 보면 군함도는 ‘잘 뽑아져 나온 면발’ 같은 작품이다. 류 감독은 군함도 안에 과거사 청산 문제와 부성애, 로맨스, 첩보 스릴러, 격렬한 격투 액션과 전투, 대규모 탈주를 비롯한 군중 장면(몹신)까지 온갖 흥행 요소는 다 모아 놨다. 그러나 결정적인 한 방과 아우라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황정민이 보여 주는 부성애와 김수안의 천진난만함은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로베르토 베니니 등이 보여 준 것과 겹치고, 소지섭과 이정현의 러브라인은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서 최대치와 여옥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클라이맥스로 치달을 때 울리는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엑스터시 오브 골드’도 작품의 독창성을 갉아먹는 요소다. 일본인 캐릭터 또한 하나같이 스테레오타입의 ‘나쁜 놈’으로 일관한다. 축구로 따지면 화려하고 능수능란하지만, 창의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플레이와 마찬가지. 물론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는 장면들도 많다. 조선인 강제 징용자들이 직접 민주주의 분위기의 비밀 회합을 여는 대목과 아비규환의 탈주 장면에선 울림이 크다. 특히 무명의 강제 징용 조선인으로 나오는 보조 연기자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생생해 그 어느 장면보다 묵직한 느낌을 준다. 특히 군중신은 마치 각각의 작은 얼굴 사진 수백장을 모아서 새로운 얼굴 전체를 보여 주는 포토 모자이크에 다름 아니다. 26일 개봉. 15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9개의 구… 거미·먼지·저주파 선율… 우주서 이뤄진 인간·비인간의 교감

    9개의 구… 거미·먼지·저주파 선율… 우주서 이뤄진 인간·비인간의 교감

    검은 장막을 걷고 들어가는 순간 신세계가 펼쳐진다. 어두운 실내에 은은한 빛을 발하는 거대한 아홉 개의 구(球)가 부유하듯 전시장에 놓여 있다. 마치 우주의 행성들 같다. 맞은편 벽면 검정 스크린에는 시시각각 다르게 변하는 선들이 그려지고 이상한 소리도 들린다. 그 앞엔 의외의 오브제가 조명을 받고 있다. 거미줄에 매달려 집을 짓고 있는 거미다. 스피커에선 규칙적으로 터져 나오는 저주파의 음과 함께 미세한 먼지 입자들이 공중으로 튕겨 나간다.어두운 공간을 걷다 보면 마치 행성들 사이를 산책하는 착각에 빠진다. 2317㎡에 달하는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 1관 공간을 우주의 일부분처럼 바꿔놓은 이 작품은 세계가 주목하는 현대미술가이자 건축가인 토마스 사라세노(44)의 신작 ‘행성 그 사이의 우리’다. 아르헨티나에서 건축을 공부한 사라세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슈테델슐레에서 현대예술을 수학한 후 예술, 건축, 자연과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작업하고 있다. 환경과 기후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우주항공엔지니어, 생물학자, 물리학자들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실현 가능한 유토피아’를 위한 예술적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그는 천체물리학, 대기 열역학, 그리고 거미집 구조를 연구하는 예술가로 유명하다.아홉 개의 구, 거미, 우주먼지, 저주파 음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인간과 비인간의 교감, 생물과 비생물의 소통이 전 우주에서 이뤄진다는 사유에서 출발한다. 거대한 스크린 앞에 설치된 카메라가 먼지입자의 속도와 크기를 포착해 특수 알고리즘을 통해 음파로 변환시키고, 그 음파가 거미에게 전달되면 거미는 그에 반응하며 거미줄을 만든다. 고감도의 마이크가 거미가 만들어내는 미세한 진동을 감지하고 공간에 있는 먼지입자를 진동시켜 공간에 흩어지게 한다. 작품 설치를 위해 광주를 찾은 사라세노는 “전시장에 들어가면 인간과 다른 종의 언어를 듣게 되고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배경과 풍경, 소리를 접하게 된다”면서 “거미와 먼지라는 일상적이고 사소한 존재를 각각의 행성 요소로 인식하게 하면서 얼마나 우리가 인간과 다른 종의 언어를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면서 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져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의 우리 인류는 비인류와 함께 살아야 하며 그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에어로센’ 프로젝트를 가시화한 이번 작품은 미래 세계에 대한 나름의 해답이며 비전”이라고 덧붙였다. ‘에어로센’은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태양광에 의해 가열된 구 내외부의 온도 차로 부력을 얻어 자유롭게 이동하는 미래의 주거방식이다. 10년째 거미를 연구하고 있다는 그는 “거미줄이 만들어진 아름다운 모습에 이끌렸고 점차 거미라는 종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게 됐다”면서 “거미줄이 생성되는 과정, 다양한 종의 거미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발견해 나가면서 학제적 연구와 작품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25일까지. 글 사진 광주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골짜기 골골마다 더위도 쉬어 가네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골짜기 골골마다 더위도 쉬어 가네

    강원 평창은 송어가 많은 곳입니다. 보다 정확히는 다른 지역에 견줘 송어 양식이 일찍 시작된 곳입니다. 1965년쯤 송어 양식에 성공했으니 벌써 반세기 전부터 송어를 길러 온 셈입니다. 그 바탕엔 맑고 찬 물이 있습니다. 송어가 좋아하는 15도 안팎의 물이 끊임없이 솟아 흐릅니다. 대표적인 곳이 ‘아름다운 여울’ 미탄(美灘)입니다. 성마령천 등 크고 작은 개울들이 미탄면 여기저기서 솟아 흐르지요. 그 아름다운 여울을 쫓아 오르다 보면 더위는 어느새 걷히고 비로소 평창도 보입니다.●풍력발전단지 육백마지기는 ‘천혜의 풍욕장’ 먼저 육백마지기부터. 예전엔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요즘은 다르다. 불과 한두 해 만에 모습이 바뀌는 경우를 흔히 본다. 청옥산 육백마지기가 딱 그렇다. 높드리를 가득 채웠던 고랭지 배추밭은 사라지고 산비탈 여기저기에 풍력발전기만 가득하다. ‘평창아리랑’ 발상지가 어느새 발전 단지로 바뀐 거다. 육백마지기는 말 그대로 면적이 육백마지기쯤 된다는 비탈면의 개간지다. 보통 1마지기가 논 200평이니 대략 12만평(40만㎡)쯤 될까. 최근까지 꾸준히 면적이 확장돼 현재는 1800마지기쯤 된다고 한다. 평창의 남쪽, 그러니까 청옥산 정상(1233m) 바로 아래 능선을 따라 펼쳐져 있다.옛 육백마지기는 척박한 느낌이었다. 습기라고는 없는 바짝 마른 비탈에 배추들이 빼곡하고, 밭고랑 사이사이엔 구릿대, 동자꽃 등 들꽃들이 소박한 자태를 뽐냈다. 지금은 변했다. 너른 공간 대부분이 풀밭이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포스터 사진 같은 분위기다. 너른 비탈은 온통 개망초 차지다. 개망초가 아무리 쓸모없는 꽃이라지만 이 정도 군락이라면 제법 눈요기가 되지 싶다. 육백마지기에 언제 다시 고랭지 배추밭이 들어설지는 알 수 없다. 누군가 다시 배추를 심게 된다면 아마 태백의 매봉산 고랭지 배추밭과 비슷한 풍경이 될 게다. 풍력발전기가 능선을 따라 흐르고, 그 아래로 배추들이 푸른 장미처럼 펼쳐진 모습 말이다. 보는 이에 따라 이편이 더 예쁘고 더 ‘포토제닉’하다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일 거란 거다. 여름이면 육백마지기는 천혜의 ‘풍욕장’(風浴場)으로 변한다. 육백마지기 일대는 산 아래 평창읍에 견줘 기온이 3~4도 정도 낮다. 여기에 바람까지 세차게 부니 아침저녁이면 서늘한 느낌이 들 지경이다. 요즘은 아침마다 짙은 안개가 자주 끼는 시기다. 여명이면 산자락 골골마다 선경이라 할 풍경이 펼쳐진다. 풍력발전단지 끝자락에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차로 편하게 올라 드넓은 산하를 굽어볼 수 있다.●서늘한 바람·차고 맑은 물 나오는 ‘이무기굴’ 육백마지기 아래는 미탄의 상류다. 미탄면 소재지 외곽에 서늘한 바람과 찬물이 나오는 동굴이 있다. 평안리 마을에 있어 ‘평안동굴’이라고 불린다. 주민들은 대개 ‘이무기굴’이라 부른다. 예전 이무기 한 마리가 용이 돼 승천하기 전 머물던 동굴이란다. 한데 동굴 외형에서 전해지는 섬뜩한 느낌으로 보면 아무래도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가 한을 품고 지냈던 동굴인 듯하다. 이무기굴은 예전 평창 방문 때 이 마을 할머니들이 “정선 땅에서 도망친 개가 헤엄쳐 나온 동굴”이라며 ‘서울 촌놈’을 놀렸던 곳이다. 그만큼 동굴의 길이가 길다는 과장일 터다. 동굴의 정확한 제원은 아직 없다. 제대로 탐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골 할머니들의 ‘뻥’처럼 이 동굴이 멀리 정선까지 연결됐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 일대가 동굴이 형성되기 쉬운 석회암 지형이고 보면 그 가능성은 더 크다. 동굴 더 안쪽에 백룡동굴처럼 멋진 풍경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동굴 앞으로는 차고 맑은 물이 흐른다. 빙하 지대 아래를 흐르는 물처럼 사파이어빛을 띤 물이다. 왜 송어 양식이 이 일대에서 시작됐는지는 이 물에 발을 담가 보면 안다. 어찌나 찬지 채 10초를 버티기 쉽지 않다. 한여름이면 마을 주민들이 의자 위에 앉아 탁족을 즐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동굴 앞에서 서면 서늘한 바람이 분다. 아가리를 벌린 동굴의 섬뜩한 모습을 보자니 서늘한 느낌이 더 하다. 미탄면 율치리에 찬바람 나오는 곳이 또 있다. 율치리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촬영지로 이름난 곳. ‘지도에도 없는 마을’이라는 표지판에서 보듯 평창읍에서도 한참을 들어가야 할 만큼 외진 곳이다. 냉풍 동굴은 촬영지 초입에 있다. 밀양의 얼음굴보다 규모는 작지만 냉기는 뒤지지 않는다. 냉풍 동굴에서 영화 촬영지까지는 300m 정도 올라야 한다. 너와집과 굴피집 등 강원 산간 마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영화 세트들이 여태 남아 있다.●발 담그고 즐기는 평창강 ‘여울낚시’ 평창강으로 간다. 평창읍을 휘감으며 흐르는 강이다. 바닥이 얕은 여울에선 ‘마땅히’ 여울낚시를 즐겨야 한다. 일반적으로 견지낚시라고 알려진 바로 그 낚시다. 복잡한 장비는 필요 없다. 읍내 낚시점에서 3000원짜리 낚싯대 하나 사면 된다. 무엇보다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즐길 수 있어 좋다. 평창 읍내 외곽의 바위공원 일대가 여울낚시 포인트다. 낚이는 어종은 대개 피라미다. 이맘때 피라미 수컷들은 울긋불긋하다. 혼인색이다. 녀석들이 바짝 달아올랐다는 뜻이다. 이럴 때는 잡은 뒤 선선히 놔주는 게 답이다. 그래야 개체수가 늘고 더 재밌게 여울낚시를 즐길 수 있다. 바위공원은 인근 주민들이 제공한 바위들로 만든 공원이다. 물개와 펭귄, 신선암 등 독특한 형태의 모습이 볼만하다.●푸른 빛의 ‘이끼계곡’·1급수 흐르는 ‘회동계곡’ 여름의 평창 하면 역시 계곡이다. 맑은 물 흐르는 계곡들이 즐비하다. 장전계곡은 흔히 ‘이끼계곡’으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계곡미도 그에 못지않게 빼어나다. 수량도 늘 풍부하다. 과장 좀 보태 물길을 따라 수m에 하나씩 푸른 빛의 소(沼)가 형성된 듯하다. 육백마지기 아래 회동계곡은 1급수 맑은 물이 쉼 없이 흘러가는 계곡이다. 주민들은 ‘용소골’이라 부른다. 회동계곡은 대개가 상수원보호구역이다. 과연 길이 있을까 싶은 비좁은 산길을 헤치고 들어가야 닿는다. 계곡물은 맑다. 정수기에서 나온 물이 흐르는 듯하다. 다만 보호구역이 많아 몸을 담그긴 어렵다. 인적 드문 곳을 찾는다면 원당계곡이 제격이다. 전체 길이는 6㎞ 남짓. 그 가운데 덕말~용소골 사이 약 2㎞ 구간이 일품이다. 원당계곡 아래는 뇌운계곡이다. 사실상 평지를 흐르는 강과 다름없어 피라미 낚시 등 레저 활동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33) →축제:대화면 땀띠공원에서 28일~8월 6일 ‘평창더위사냥축제’가 열린다. 축제는 맨손 송어 잡기, 대화천 반두체험 등 천렵 프로그램과 ‘꿈의대화캠핑장’의 캠핑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송어를 직접 잡는 것도 재밌지만, 잡은 송어를 불 위에 구워 먹는 맛도 일품이다. 개막 축하 공연을 비롯해 군악대 연주 등 매일 밤 다채로운 콘서트가 열린다. 대화면에서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값싸게 살 수 있는 특설 장터도 운영된다. 땀띠공원은 매일 수천 톤의 차가운 물이 솟는 곳이다. 땀띠물로 목욕하면 몸에 난 땀띠가 씻은 듯이 사라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평창더위사냥축제위원회 334-2277. →맛집:평창 전통 음식을 맛보겠다면 평창올림픽시장을 찾으면 된다. 어느 집을 들어가도 메밀전병, 김치전 등 담백한 토속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평창 읍내 옹달샘식당(332-2885)은 보리밥을 내는 집이다. 쌀과 보리, 감자 등이 섞인 밥에 이런저런 반찬을 넣고 비벼 먹는다. 식도락(332-2552)은 흑염소 전골이 맛있다. 흑염소 특유의 잡내가 없고 양도 푸짐하다. 평창 읍내에 있다. →잘 곳: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휘닉스 평창을 추천할 만하다. 알펜시아 리조트도 찾는 이가 많다. 봉평 외곽의 솔섬오토캠핑장은 캠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곳. 흥정계곡 주변에 펜션들이 늘어서 있다. 평창군 홈페이지(www.yes-pc.net)에 다양한 펜션들이 올라 있다.
  • 애들이 좋아해, 공연장 바캉스

    애들이 좋아해, 공연장 바캉스

    여름방학이 코앞이다. 불볕더위, 소나기, 열대야까지 ‘더위 3중주’의 습격이 만만치 않지만 집에만 있기에는 아까운 시간이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어른들만큼 바쁜 일상을 보낸 아이들에게 특별한 휴가를 선사하고 싶다면 공연장으로 발길을 돌려 보는 건 어떨까. 어린이와 청소년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은 물론 어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풍성하다. 예술의전당 ‘어린이연극 시리즈’ 예술의전당은 국내 우수 어린이연극을 엄선한 ‘어린이연극 시리즈’를 선보인다. 첫 번째 작품은 어린이연극 전문 극단으로 명성을 쌓아 온 극단 사다리의 신작 ‘에스메의 여름’(27일~8월 13일)이다. 하늘로 떠난 할머니의 빈자리에 대해 설명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손녀의 눈높이에서 그린다.예술무대 산은 인형극 ‘달래이야기’(8월 15~20일)로 관객들과 만난다. 2009년 스페인 티티리자이 세계인형극제 최고작품상을 받고 20개국 81개 도시에 초청받은 작품이다. 달래네 세 식구를 통해 가족과 함께하는 소박한 일상의 소중함을 전한다. 극단 북새통이 선보이는 음악극 ‘봉장취’(8월 22일~9월 3일)가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한다.봉장취는 조선 후기 봉황에 관한 재담과 함께 음악을 들려주던 전통가악극으로 현재는 음악만 전해진다. 4인의 배우가 가야금, 해금, 장구 등 전통악기를 라이브로 연주하면서 꿈을 이루려는 여러 가지 새들의 이야기를 표현한다. 가족 3인 또는 5인이 이번 시리즈를 함께 관람할 경우 각각 35%, 40% 할인된다.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와 어린이 관객이 함께 관람하면 30% 할인된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만~3만원. (02)580-1300. 아시테지국제여름축제해외 극단의 아동청소년 공연이 궁금하다면 19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는 ‘아시테지국제여름축제’가 제격이다. 멕시코, 미국, 뉴질랜드, 아이슬란드 등 11개국 창작진이 선보이는 체험극, 음악극, 오브제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 14편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올해는 한국과 멕시코 수교 55주년을 맞아 멕시코 주간으로 진행된다. 스코틀랜드 극단 쇼나레페의 ‘조세핀을 찾아라’는 베이커 박사와 함께 스크랩북의 주인공을 찾는 추리극으로 호기심 많은 꼬마 탐정을 위한 작품이다.멕시코 극단 쿠에르다 플로하의 ‘죽음, 그 이후’는 사랑하는 사람의 사이를 가로막는 죽음에 대한 블랙 유머를 담은 인형극으로 청소년들과 성인이 함께 즐기기에 좋다.호주 극단 폴리글롯의 ‘꼬불꼬불 스티키 미로’는 실내 공연장 내부에 신문과 테이프를 이용한 거대한 미로를 만들어 1시간 동안 미션을 직접 수행하는 체험 연극이다. 미로 곳곳에 숨어 있는 배우들의 트릭이 곁들여져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소극장, 아이들극장, 이음센터 이음아트홀, 마로니에공원 다목적홀. 3만원. (02)745-5863. 학전 어린이 무대학전의 김민기 대표가 2004년부터 꾸준히 어린이들에게 좋은 연극과 뮤지컬 작품을 접할 기회를 주고자 마련한 ‘학전 어린이 무대’의 레퍼토리 뮤지컬 ‘슈퍼맨처럼-!’이 8월 27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독일 그립스 극단의 ‘스트롱거 댄 수퍼맨’을 한국 정서에 맞게 다듬어 2008년 처음 공연한 작품이다. 척수 장애를 가진 초등학교 5학년 정호와 동생 유나, 축구 소년 태민 세 사람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친구가 되는 과정을 통해 장애에 대한 편견, 장애인들과 더불어 사는 방식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다수의 영화에서 음악감독으로 활약한 정재일이 편곡한 음악을 통기타, 클라리넷, 알토 리코더 등 다양한 악기로 라이브 연주한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1만 5000원~2만원. (02)763-8233.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동물 단백질 이용한 질병진단센서 개발 카이스트(총장 신성철)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팀이 동물 단백질을 촉매로 활용해 호흡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이 내용은 미국 화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어카운트 오브 케미컬 리서치’ 7월호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연구팀은 동물 조직에 존재하는 나노 크기의 단백질을 촉매로 활용해 단순히 내뱉는 날숨만으로도 각종 질병을 빠르게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터치스크린 도박 게임으로 게임중독 치료 연세대 의대 김정훈 교수팀이 터치스크린 방식을 이용한 도박성 게임을 개발해 게임 중독 발생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터치스크린 방식의 도박 게임을 만들어 생쥐에게 실험한 결과 게임중독도 기질이나 성향에 따라 정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국립과천과학관 19일부터 ‘세밀화’ 특별전 국립과천과학관(단장 김선호)이 19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2층 중앙홀에서 국립생물자원관과 공동으로 생물의 형태적, 생태학적 특징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한 ‘세밀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과학관 입장객 누구나 관람이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sciencecenter.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 “옥자 이후 사랑 받는 콘텐츠는?”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 “옥자 이후 사랑 받는 콘텐츠는?”

    영화와 TV 프로그램 등의 영상 콘텐츠를 맘껏 볼 수 있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는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로 잘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가 봉준호 감독의 옥자 이후, 한국인들의 다양한 넷플릭스 콘텐츠 소비 행태 분석을 발표해 이목을 모은다. ‘옥자’ 이후 국내 회원들이 선택한 콘텐츠와 함께 ‘옥자 후 동향’을 바탕으로 한 어떤 흥미로운 결과들이 도출됐는지 알아보자. 먼저 넷플릭스의 방대한 양의 라이브러리에 파묻혀 무엇을 볼지 허덕이는 회원들을 위해 사용자들의 ‘입맛 따라 골라 넷플릭스를 즐기는 꿀팁’을 공개한다. 용감한 미자를 보고 소녀의 당찬 모습에 이끌렸다면, 어떤 시련도 용기로 맞서는 ‘빨강 머리 앤’을 권한다. 이후 백악관, 맨하탄, 그리고 홈즈의 베이커 스트리트에서 펼쳐지는 스마트한 뇌섹 어른들의 세계 ‘셜록’에 정신 없이 빠져보자. 옥자 중간중간에 들어간 봉준호 감독 특유의 소소한 웃음거리가 좋았다면 ‘마스터 오브 제로’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 같은 성숙한 웃음이 담긴 작품을 선택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옥자를 감상한 후 풍자가 가득한 유머를 찾는다면, ‘워 머신’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같은 타이틀을 소개한다. 그 후 ‘블랙 미러’나 ‘루머의 루머의 루머’와 같이 현대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세련되게 조명한 작품을 이어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또한 넷플릭스는 옥자 이후, 국내 회원들은 넷플릭스 라이브러리에서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직접 찾아 나섰다. 그 중 선호도가 높았던 대표 콘텐츠들은 ‘70년대쇼’를 비롯해 ‘그레이스 앤 프랭키’ ‘더 랜치’ ‘마스터 오브 제로’ ‘보잭 홀스맨’ ‘블랙 미러’ ‘빌리언스’ ‘빨강 머리 앤’ ‘샌드 캐슬’ ‘아는 형님’ ‘워 머신’ ‘앱스트랙트’ 등(배열: 가나다 순)으로 드라마, 액션, 코미디에서 영화, TV쇼 등 복합적인 장르와 콘텐츠들이 사랑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옥자를 본 후 옥자와 달리 전혀 생경하다고 느낄 수 있는 서스펜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나 ‘미니멀리즘: 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같은 다큐멘터리를 즐긴 회원들도 의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상차림이 가능한 넷플릭스 콘텐츠는 다양성을 중요시 여기는 한국인에게 반찬만큼이나 필요한 플랫폼이 아닐까 싶다. 무제한 리필이 가능한 반찬과 같이 무제한 시청이 가능한 넷플릭스. 지금 바로 시식해보자.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0년 된 대형 크레인 폭파 철거 순간

    50년 된 대형 크레인 폭파 철거 순간

    영국 조선소의 오래된 크레인을 철거하는 순간 영상이 화제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영국 스코틀랜드 스트래스클라이드주 인버클라이드 그리넉의 인치그린 조선소(Inchgreen Dock) 부지 크레인들이 폭파에 의해 철거됐다고 보도했다. 클라이드 강변에 있는 인치그린 조선소의 크레인들은 50년 된 낡은 크레인으로 지난 10년간 사용되지 않은 채 방치된 상태였다. 결국 인버클라이드시는 조선소 부지 개발을 위해 3대의 크레인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철거는 인근의 20가구가 안전예방 차원에서 대피 후 이뤄졌으며 폭파 기술을 사용해 철거됐다. 대영제국을 상징하는 거대한 몸집의 크레인은 단 몇 초만에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클라이드 강을 따라 자리한 조선소들에서는 20세기 초 세계의 모든 선박 중 5분의 1을 건조했으며 19세기에서 20세기 사이에만 약 3만 척의 선박을 생산해냈다. 현재 클라이드 강의 조선소에서는 수천 개의 선박만을 건조하고 있다. 글래스고대학교 역사학 교수 필립스 오브라이언은 “슬픈 사실이지만 클라이드강 조선소들의 쇠퇴는 이미 일어났다”며 “글래스고(Glasgow)는 훌륭한 조선업 도시였지만 지금은 작은 소규모의 선박 도시”라고 말했다. 이어 “한 때는 세계 곳곳의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수만 명의 사람이 고용될 정도로 큰 곳이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쇠퇴의 길을 걸었다”며 “1950년대 이후 조선업의 흥성이 일본, 한국, 중국의 조선소로 옮겨 갔다”고 덧붙였다. 한편 글래스고에는 높이 53m의 거대 피니스톤 크레인이 SECC 단지 옆에 보존돼 있으며 유명한 관광 명소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영상= The Telegraph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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