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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반체제 인사 1주일새 146명 비밀감옥행… 장소·시간, 내·외국인 안 가린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반체제 인사 1주일새 146명 비밀감옥행… 장소·시간, 내·외국인 안 가린다

    뙤약볕이 숨막히게 내리쬐던 여름의 한복판인 지난 8월 13일 중국 중부 산시(陝西)성 위린(楡林)시 교외의 자택에 연금 상태에 있던 인권변호사 가오즈성(高智晟·53)의 행방이 묘연하다. 미국으로 도피해 살고 있는 그의 부인 겅허(耿和)는 당시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를 통해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형 가오즈이(高智義)가 ‘오전 8시쯤 동생 방에 가서 아침식사를 하자고 소리쳤지만 인기척이 없었다며 현지 공안(경찰)에 신고해 당국이 소재 파악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찾지 못한 상태’라는 소식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0월 18~24일)를 앞두고 중국 내에서는 민주주의 운동가 등 요주의 반체제 핵심 인사들이 차례로 ‘여행’ 등의 명목으로 중국 당국에 끌려가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이 이어졌다며 그가 베이징으로 압송돼 모처에 격리됐을 것이라고 대만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가오즈성을 찾아다니던 인권변호사 사오중궈(邵重國)와 리파왕(李發旺)도 중국 공안 당국에 끌려간 뒤 연락이 끊긴 상황이다. 불법 기공단체 파룬궁(法輪功) 수련자와 지하교회 신자 등 사회적 약자를 주로 변호한 까닭에 ‘중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가오즈성은 2006년 국가정권 전복 선동죄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았다. 가까스로 실형을 모면했던 그는 2010년 3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혹독한 고문을 당했던 사실을 폭로한 직후 자취를 감췄다가 다음해 12월 집행유예 취소와 함께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교도소에 수감됐다. 형기 만료로 2014년 8월 풀려난 가오즈성은 2015년 9월 다시 미 언론과 기자회견을 갖고 수감 중에 고문과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밝힌 직후 당국에 끌려가는 등 신산(辛酸)의 고초를 겪었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과 공산당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는 인권변호사나 민주주의 운동가, 블로거, 페미니스트, 예술가 등 중국의 각계 민주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헤이위’(黑獄·비밀감옥)에 가두고 있다며 미 CNN방송 등이 중국 정부의 반체제 인사 탄압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CNN 등에 따르면 중국에선 2015년 7월 9일 중국 첫 여성 인권변호사인 왕위(王宇·46)가 베이징에서 남편·아들과 함께 경찰에 연행된 것을 시작으로 동료 반체제 변호사와 가족 등이 연달아 구금되는 이른바 ‘709 단속’이 벌어졌다. 홍콩에 본부를 둔 시민단체 ‘중국인권변호사관주조’(CHRLCG)는 ‘709 단속’ 당시 1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최소 146명의 변호사와 그 가족 등이 공안 당국에 붙잡혔다고 밝혔다. 지난달 현재 모두 701명이 단속됐고 이 중 321명이 구금 상태에 있다. 미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인권에 따르면 왕위는 톈진(天津)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인권변호사 쑤이무칭(隋牧靑·50)도 이때 단속돼 사라진 반체제 인사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한밤중에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가 긁혔다’는 연락을 받고 집 밖으로 나갔다가 공안에 붙잡혀 5개월간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출감 뒤 미국으로 도피한 천타이허(陳泰和·46)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미국식 배심원 제도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가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는 공안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섰다가 체포돼 중국 광시(廣西)좡족자치구 구이린(桂林)의 헤이위에서 단순 절도범과 살인범 등 다른 죄수들과 함께 구금돼 생활했다. 그는 “감방 하나에 수용돼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 용변을 보기도 어려웠다”며 “식사를 할 때도 젓가락이 없어 밥을 손으로 집어 먹었다”고 폭로했다. 외국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스웨덴 국적으로 베이징에서 중국 변호사를 돕는 시민단체를 설립해 활동하던 페테르 달린(37)은 지난해 1월 현지 공안 당국이 그를 잡으려 한다는 제보를 받고 공항으로 떠나기 직전 집에 들이닥친 공안 20여명에게 여자친구와 함께 붙들려 끌려갔다. 공안은 “그가 왕위의 아들을 미얀마로 빼돌리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하다가 사실이 아닌 것이 드러나자 그의 시민단체가 중국 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씌워 불법 구금했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세 사람은 붙잡혔을 때 가구가 거의 없고 창문에 검은 커튼이 쳐진 방에서 24시간 불이 켜진 채 지냈다고 헤이위에 대해 비슷한 증언을 했다. 밤에는 공안들이 들이닥쳐 공갈·협박을 하기 일쑤였다. 달린은 “신문자들은 마치 나쁜 할리우드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방식으로 나를 다뤘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읽을거리 하나 제공되지 않았으며 화장실 사용조차 철저히 감시당했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경찰 훈련시설로 옮겨져 계속 신문을 받았다는 쑤이 변호사는 “나흘 밤낮 동안 잠을 자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닷새째 되니 이러다 죽겠다 싶어 협조를 약속했다”고 털어놨다. 쑤이 변호사와 천 교수, 달린 등은 모두 공안 당국의 요구대로 국가정권 전복 선동죄 등 자신들의 ‘혐의’를 인정하는 진술을 한 뒤에야 겨우 풀려났다. 반체제 인사는 또 다른 헤이위인 정신병원에 갇히기도 한다. 2012년 12월 공안 당국에 끌려간 왕페이젠(王培劍) 지량(計量)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왕 교수는 수업 시간에 톈안먼 사태의 시위 진압 방식과 인권 탄압을 비판하면서 공산당 일당 독재는 종식돼야 한다고 밝혔다. 학교 당국은 곧바로 왕 교수가 수업 중에 민감한 정치 문제를 거론한 것은 정신이상이나 정서불안 때문이라며 강의를 중단시켰다. 홍콩 인권단체인 ‘중국인권옹호자들’(CHRD)은 체포된 왕 교수가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제7 인민병원에 수용됐다며 최근 수년 동안 지식인과 민원인이 정치적인 이유로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과는 달리 끝내 헤이위에서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걸린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에 먹물을 뿌린 쑨빙(孫兵·44)은 수감 중 폐암에 걸렸지만 치료를 받지 못해 끝내 숨졌다. 베이징에서 무장경찰로 복무한 쑨빙은 제대 후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는 2014년 3월 6일 낮 12시쯤 톈안먼 앞 마오 초상화에 먹물을 뿌리다 현장에서 붙잡혔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으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마오 초상화를 훼손함으로써 공공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죄목으로 1년2개월간 복역했다. 베이징 둥청(東城)교도소에서 폐암 진단을 받은 그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만기출소 때 말기까지 상태가 악화됐다. 출옥 후 베이징에서 치료를 받으려 했지만 공안 당국이 그를 고향 후베이(湖北)성으로 강제 압송했고, 외국 병원에서 치료받으려던 시도 역시 저지당했다. 출국 수속을 밟았지만 외국으로 나갈 수도 없었고 지방으로 압송당하는 바람에 베이징병원에 입원도 못해 사망에 이르는 빌미가 된 것이다. 앞서 7월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민주화의 상징 류샤오보(劉曉波·61)도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돼 치료를 받다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부속병원에서 타계했다. CNN은 “중국 정부에 각 사건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7일만에 반체제 인사 146명의 행방이 묘연한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7일만에 반체제 인사 146명의 행방이 묘연한 중국

    뙤약볕이 숨막히게 내리쬐던 여름의 한복판인 지난 8월13일, 중국 중부 산시(陝西)성 위린(楡林)시 교외의 자택에 연금 상태에 있던 인권변호사 가오즈성(高智晟·53)의 행방이 묘연하다. 미국으로 도피해 살고 있는 그의 부인 겅허(耿和)는 당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형 가오즈이(高智義)가 ‘오전 8시쯤 동생 방에 가서 아침식사를 하자고 소리쳤지만 인기척이 없었다며 현지 공안(경찰)에 신고해 당국이 소재 파악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찾지 못한 상태’라는 소식을 전달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0월18~24일)를 앞두고 중국 내에서는 민주주의 운동가 등 요주의 반체제 핵심 인사들이 차례로 ‘여행’ 등의 명목으로 중국 당국에 끌려가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가 베이징으로 압송돼 모처에 격리됐을 것이라고 대만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가오즈성을 찾아다니던 인권변호사 사오중궈(邵重國)와 리파왕(李發旺)도 중국 공안당국에 끌려간 뒤 연락이 끊긴 상황이다. 불법 기공단체 파룬궁(法輪功) 수련자와 지하교회 신자 등 사회적 약자를 주로 변호한 까닭에 ‘중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가오즈성은 2006년 국가정권전복 선동죄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았다. 가까스로 실형을 모면했던 그는 2010년 3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혹독한 고문을 당했던 사실을 폭로한 직후 자취를 감췄다가 다음해 12월 집행유예 취소와 함께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교도소에 수감됐다. 형기 만료로 2014년 8월 풀려난 가오즈성은 2015년 9월 다시 미 언론과 기자회견을 갖고 수감 중에 고문과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밝힌 직후 당국에 끌려가는 등 신산(辛酸)의 고초를 겪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과 공산당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는 인권 변호사나 민주주의 운동가,블로거, 페미니스트, 예술가 등 중국의 각계 민주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헤이위’(黑獄·비밀감옥)에 가두고 있다며 미 CNN방송 등이 중국 정부의 반체제 인사 탄압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CNN 등에 따르면 중국에선 2015년 7월 9일 중국 첫 여성 인권변호사인 왕유(王宇·46)가 베이징에서 남편·아들과 함께 경찰에 연행된 것을 시작으로 동료 반체제 변호사와 가족 등이 연달아 구금되는 이른바 ‘709 단속’이 벌어졌다. 홍콩에 본부를 둔 시민단체 ‘중국인권변호사관주조’(CHRLCG)는 ‘709 단속’ 당시 1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최소 146명의 변호사와 그 가족 등이 공안당국에 붙잡혔다고 밝혔다. 지난달 현재 모두 701명이 단속됐고 이중 321명이 구금 상태에 있다. 미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인권에 따르면 왕유는 톈진(天津)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인권 변호사 쑤이무칭(隋牧靑·50)도 이때 단속돼 사라진 반체제 인사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한밤중에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가 긁혔다’는 연락을 받고 집밖으로 나갔다가 공안에 붙잡혀 5개월 간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출감 뒤 미국으로 도피한 천타이허(陳泰和·46)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미국식 배심원 제도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가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는 공안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섰다가 체포돼 중국 광시(廣西)장족자치구 구이린(桂林)의 헤이위에서 단순 절도범과 살인범 등 다른 죄수들과 함께 구금돼 생활했다. 그는 “감방 하나에 수용돼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 용변을 보기도 어려웠다”며 “식사를 할 때도 젓가락이 없어 밥을 손으로 집어먹었다”고 폭로했다. 외국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스웨덴 국적으로 베이징에서 중국 변호사를 돕는 시민단체를 설립해 활동하던 피터 달린(37)은 지난해 1월 현지 공안당국이 그를 잡으려 한다는 제보를 받고 공항으로 떠나기 직전 집에 들이닥친 공안 20여명에게 여자친구와 함께 붙들려 끌려갔다. 공안은 “그가 왕유의 아들을 미얀마로 빼돌리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하다가 사실이 아닌 것이 드러나자, 그의 시민단체가 중국 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씌워 불법 구금했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세 사람은 붙잡혔을 때 가구가 거의 없고 창문에 검은 커튼이 처진 방에서 24시간 불이 켜진 채 지냈다고 헤이위에 대해 비슷한 증언을 했다. 밤에는 공안들이 들이닥쳐 공갈·협박을 하기 일쑤였다. 달린은 “심문자들은 마치 나쁜 할리우드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방식으로 나를 다뤘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읽을거리 하나 제공되지 않았으며 화장실 사용조차 철저히 감시당했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경찰 훈련시설로 옮겨져 계속 심문을 받았다는 쑤이 변호사는 “나흘 밤낮 동안 잠을 자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닷새째 되니 이러다 죽겠다 싶어 협조를 약속했다”고 털어놨다. 쑤이 변호사와 천 교수, 달린 등 모두 공안당국의 요구대로 국가정권전복 선동죄 등 자신들의 ‘혐의’를 인정하는 진술을 한 뒤에야 겨우 풀려났다. 반체제 인사는 또다른 헤이위인 정신병원에 갇히기도 한다. 2012년 12월 공안당국에 끌려간 왕페이젠(王培劍) 지량(計量)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왕 교수는 수업 시간에 톈안먼 사태의 시위 진압 방식과 인권 탄압을 비판하면서 공산당 일당 독재는 종식돼야 한다고 밝혔다. 학교 당국은 곧바로 왕 교수가 수업 중에 민감한 정치 문제를 거론한 것은 정신이상이나 정서불안 때문이라며 강의를 중단시켰다. 홍콩 인권단체인 ‘중국인권옹호자들(CHRD)’은 체포된 왕 교수가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 제7 인민병원에 수용됐다며 최근 수년 동안 지식인과 민원인이 정치적인 이유로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과는 달리 끝내 헤이위에서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걸린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에 먹물을 뿌린 쑨빙(孫兵·44)은 수감 중 폐암에 걸렸지만 치료를 받지 못해 끝내 숨졌다. 베이징에서 무장경찰로 복무한 쑨빙은 제대 후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는 2014년 3월6일 낮 12시쯤 톈안먼 앞 마오 초상화에 먹물을 뿌리다 현장에서 붙잡혔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으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마오 초상화를 훼손함으로써 공공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죄목으로 징역 1년2개월 복역했다. 베이징 둥청(東城)교도소에서 폐암 진단을 받은 그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만기출소 때 말기까지 상태가 악화됐다. 출옥 후 베이징에서 치료를 받으려 했지만 공안당국이 그를 고향 후베이(湖北)성으로 강제 압송했고, 외국 병원에 치료받으려던 시도 역시 저지당했다. 출국 수속을 밟았지만 외국으로 나갈 수도 없었고 지방으로 압송당하는 바람에 베이징병원 입원도 못해 사망에 이르는 빌미가 된 것이다. 앞서 7월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민주화의 상징인 류샤오보(劉曉波·61)도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돼 치료를 받다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부속병원에서 타계했다. 그도 공안당국이 위중한 상태까지 사실상 방치하고 출국 치료까지 막아 결국 사망했다. CNN은 “중국 정부에 각 사건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지난 24일 팩스를 통해 “중국 사법당국은 용의자에 대한 모든 법적 권리를 보장한다”며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언론이 중국 사법 주권과 사실을 존중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고 CNN이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국민들과 소통·투명한 일처리 고무적”… “과도한 적폐청산·부처 자율 침해 아쉬워”

    “국민들과 소통·투명한 일처리 고무적”… “과도한 적폐청산·부처 자율 침해 아쉬워”

    정부 부처 대변인들이 바라본 문재인 정부 6개월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대변인들은 각 부처의 정책 홍보를 담당하고 언론과 소통해야 하는 만큼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도 각 부처의 일반 공무원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긍정적인 측면을 홍보해야 하지만 부정적인 속내도 읽힌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대변인들의 허심탄회한 평가를 들어 봤다.# “여성 장관 30%… 역대 정부 중 성평등 뛰어나” 각 부처 대변인들이 바라본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의 키워드는 한마디로 ‘소통’이다. 주명현 교육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6개월에 대해 “한마디로 ‘소통’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계문 기획재정부 대변인도 “문재인 정부가 소통하고 투명하게 일을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A대변인도 “이전에 비해 소통을 강조하는 게 일선에 있다 보니 피부로 느껴진다.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거들었다. 강명수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은 소통의 상징적인 부분으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과 최근 포항 지진의 대처 과정을 꼽았다. 강 대변인은 “국민 안전을 중시하면서도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존중한 모범적 정책 사례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결정과 정부의 권고안 수용을 손꼽을 만하다”면서 “며칠 전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인한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 결정도 국민 안전과 인간 중심의 국정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송상근 해양수산부 대변인은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한다는 측면이 신선하다”면서 “‘사람이 먼저다’라는 철학에 기반해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홍성 법무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들어 공보에 대한 개념 자체도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변인은 “예전에는 정부가 무엇을 하는지 알리는 것에 공보 업무의 방점이 찍혔다면 최근에는 시민들이 어떤 얘기를 하는지 잘 듣고 전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 됐다”면서 “단순히 정부 정책을 알리는 것을 넘어 소통을 위한 매개체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긍정 평가의 또 다른 기준은 바로 ‘촛불’이다. 촛불 민심을 얼마나 잘 헤아리고 있는가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하지만 촛불을 언급한 대변인들은 조심스러워하면서 익명을 요구했다. B대변인은 “촛불이라는 국민 여론으로 시작된 정부이다 보니 국민의 요구 사항 등을 잘 수용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면서 “국민에게 잘 설명하려는 노력도 보이고 열린 정부를 국정기조로 삼는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는 정부”라고 긍정 평가했다. C대변인도 “촛불 민심으로 탄생한 정부답게 민심을 잘 헤아리고, 소통을 잘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여성 장관 30% 시대에 걸맞게 역대 정부 중 성평등 정책에 가장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초반보다 편향적… 언론에 함구 지시 잦아져” 반면 부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았다. 대변인으로서 말 못할 솔직한 지적과 비판이 쏟아졌다. 경제 부처 D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과 관련해 “적폐라는 표현에 개인적으로 반감이 있다”면서 “그동안 역할을 충실히 했는데 이런 표현까지 들어야 하나 싶은 상실감 같은 게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대해 “시장의 실패에 정부가 적극 나서는 건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시장 개입이 과도하면 오히려 일을 안 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E대변인은 “학점으로 치면 B+를 주고 싶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소통은 잘하지만 인사 문제 등에 있어서는 이전보다 나아지긴 했어도 국민 눈높이에는 아직 미흡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변인들은 ‘초심’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F대변인은 “초반의 민주적이고 서민적인 모습에서 아집과 편향적인 모습이 점차 많아지는 방향으로 가는 데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 “언론과 관계를 좋게 가겠다고 하지만 오보나 왜곡에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등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모순을 보여 솔직히 언론을 통제하려는 사고를 가진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G대변인은 “부처마다 밀실에서의 의사결정이 많아 현실에서 난관에 부딪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부처의 자율성을 제약하면서 언론에 함구를 주문하는 사례가 잦다”면서 “중요 사안을 비밀리에 결정한 뒤 갑자기 고위급에 브리핑하도록 일방적으로 지시하는가 하면 이의 제기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서울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공형진 “평창동 집 경매 취소..채무 모두 변제했다” 오보에 ‘발끈’

    공형진 “평창동 집 경매 취소..채무 모두 변제했다” 오보에 ‘발끈’

    배우 공형진이 평창동 집이 경매로 나왔다는 보도에 대해 부인했다. 22일 오전 일부 매체는 공형진의 평창동 아파트와 논현동 빌라가 잇따라 경매에 부쳐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공형진은 “내가 살고 있는 평창동 집은 경매가 취소됐다”며 “채무가 일부 있었으나 지난 20일 이를 모두 변제하고 경매 취하를 해 경매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논현동 빌라는 내 집이 아니라 장모님의 집”이라며 “장모님은 내가 모시고 산 지 5년째이며 논현동 빌라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빈집이다. 처가쪽 채무로 그 집에 대한 매각을 진행하던 중 경매가 이달 초 시작된 게 맞지만 내 집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공형진은 “제대로 확인도 안한 채 보도를 해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며 “아무리 알려져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사실 확인 없이 보도를 해 나를 악덕 채무자로 만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경매와 함께 내가 거액의 세금도 체납한 것으로 보도됐는데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며 “종로세무서에 지난 8월 세금을 다 냈고 남은 세금도 성실히 분납 중”이라고 밝혔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재벌 공시위반 매년 전수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그룹(대기업집단)의 공시 의무 이행 점검 대상을 일부에서 전체로 확대하고 점검도 해마다 하는 등 감시망을 강화한다. 대기업 조사를 전담하는 기업집단국 신설로 관련 부서가 통합되고 인력이 보강된 데 따른 조치다. 공정위는 이런 내용이 담긴 대기업집단 공시 점검 방식 개선안을 20일 내놨다. 앞으로 총 57개 대기업집단 소속 1980개 회사(올해 9월 1일 지정 기준) 전체의 직전 1년간 공시를 해마다 점검하기로 했다. 모든 공시 항목을 점검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법 위반이 잦은 항목을 중점 점검한다. 이에 따라 담당자의 단순 부주의나 착오보다는 내부거래와 사익 편취를 은닉하는 등 중대 범죄행위 적발이 더 많아질 전망이다.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은 기업집단현황공시, 비상장사 중요사항 수시공시,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의무를 지켜야 한다. 하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해마다 점검 대상이 바뀌다 보니 한 번도 감시망에 걸리지 않는 기업이 생기는 등 약점도 있었다. 기업집단국 신설 등으로 공정위 점검 인력은 5배 이상 늘어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점검 실효성과 공시 위반 사전 예방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美 “사우디 사드 조기배치”… ‘미·사·이’ 삼각동맹 구축하나

    美 “사우디 사드 조기배치”… ‘미·사·이’ 삼각동맹 구축하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계획보다 신속하게 사우디아라비아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는 ‘이스라엘과의 평화 협상을 진전시키지 않으면 미국 내 외교 연락사무소를 폐쇄할 것’이라고 압박하는 등 중동의 불안정 고조를 감수하며 노골적인 ‘우방 편들기’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공적’ 이란을 겨냥한 미국·사우디·이스라엘 삼각 동맹을 구축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란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포함해 역내 동맹에게 첨단 무기를 공급하고 있고 레바논 총리가 (이란 등의 위협 때문에) 사퇴를 선언하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이 사우디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등 사우디의 안보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며 “현 상황이 오래 지속될수록 우리 우방의 이익은 줄어들기 때문에 사우디의 미사일 방위(MD) 역량 강화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달 사우디에 사드 발사대 44기 및 요격 미사일 360발 등 총 150억 달러(약 16조 4900억원) 규모의 사드 체계를 판매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의 사우디 MD 강화 방침에 따라 당초 2023~2026년으로 예정됐던 사우디의 사드 배치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같은 날 미국의 다른 고위 관리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해 “이스라엘과 진지한 평화협상 논의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워싱턴 DC에 있는 팔레스타인 측 연락사무소를 폐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미국으로부터 공식 국가로 인정받지 못한 팔레스타인은 1994년부터 대사관 대신 ‘워싱턴 DC 사무소’를 두고 있다. 미국의 사무소 폐쇄 카드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지난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국제형사재판소(ICC)등에 이스라엘을 제소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팔레스타인은 미국에 대해 “중동 평화에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노골적으로 우방인 사우디와 이스라엘을 두둔하며 이들의 숙적 이란과 팔레스타인에 압박을 가한 것은 이란과 팔레스타인을 포용하던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미국의 최대 무기 구입국인 사우디는 지난달 20억~40억 달러 규모의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 체계도 도입하기로 하는 등 ‘안보실용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사우디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보다 확실한 동맹으로 붙잡아두기 위해 사우디와 좀더 강한 유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아울러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몰락함에 따라 이 지역에서의 이란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데 대한 불안감이 사우디, 이스라엘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이란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와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지원하며 시아파가 인구의 다수인 이라크까지 영향권에 넣는 반미(反美) ‘시아파 벨트’ 구축을 노리고 있다. 수니파 이슬람의 맹주 격인 사우디 왕정으로서는 페르시아만을 사이에 둔 이란의 존재가 위협이다. 사우디 못지않게 이란에 대한 적의를 드러내 온 이스라엘 방위군의 가디 에이젠코트 참모총장은 지난 16일 사우디 매체 엘라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외교 관계는 없지만 이란에 대적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동맹을 통해 협력해야 할 것”이라며 정보 공유를 제안했다. 사우디 정부는 이스라엘과의 연계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최근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왕자들을 숙청하면서 이란과 대결을 주문해온 상황이라는 점에서 미국을 매개로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군사적 밀착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CNBC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이슬람권의 뿌리 깊은 증오보다 수니파와 시아파 간 적대감이 더 커진 양상”이라며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개선 움직임은 (이들 국가와 이란과의) 전쟁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천상의 말러·지상의 브람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천상의 말러·지상의 브람스’

    ‘천상의 말러와 지상의 브람스’가 지난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 울려 퍼졌다. 로열 콘세르트 허바우(RCO)는 명성에 걸맞게 낭만주의 음악의 골계미와 육중함을 손끝으로 정교하게 빚어냈고, 한국의 청중들은 곡이 끝날 때마다 우렁찬 함성과 함께 ‘브라보’를 외치며 화답했다.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거지를 둔 RCO는 베를린·빈 필하모닉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으로 손꼽힌다. RCO가 15일 선보인 구스타프 말러(1860~1911) 교향곡 4번은 ‘천상의 삶을 노래했다’고 일컬어진다. 지난해 가을부터 RCO 상임지휘자를 맡은 다니엘레 가티는 유려한 현과 정교한 목관, ‘금빛’ 금관, 그리고 드라마틱한 지휘로 말러가 꿈꾼 ‘천국’을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선사했다. 일반인에게 말러의 첫인상은 그리 친절하지 않다. 보통 한 시간을 훌쩍 넘는 연주 시간에 정교한 대위법적 진행과 당대 민요의 선율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철학도이자 보헤미아 지역의 유대인이라는 그의 학문적·혈연적 배경을 반영한다. 그가 활동하던 20세기 전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이 모더니즘의 최전선이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말러 교항곡 4번은 1번과 5번 등과 더불어 ‘말러 입문서’에 해당한다. 연주 시간이 50분 남짓으로 가장 짧은 편인 동시에 인생의 ‘절정기’에 쓰인 작품답게 그나마 가장 밝은 축에 속한다. 그러나 이 곡에는 그의 삶을 줄곧 짓눌러온 죽음과 강박의 흔적이 그림자처럼 반영돼 있다. 가티와 RCO는 이날 빛과 어둠, 엄숙함과 익살이라는 말러의 다중적인 면모를 유려한 연주로 풀어냈다. 적절하게 템포와 강약에 변화를 줘 곡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단원들의 실수를 찾기 힘든 연주가 바탕이 되면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안정감까지 선사했다.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 삽입된 교향곡 5번 4악장과 더불어 말러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선율을 담고 있는 교향곡 4번 3악장은 이날의 백미. 오보에와 클라리넷 등 목관을 중심으로 장엄함과 처절함이 극단에 다다른 골계미의 정수를 표현하고, 악장 마지막 총주에서는 모든 악기가 한데 어우러져 교향악의 진수를 펼쳤다. 이튿날인 16일 가티는 전날과 다른 방식으로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 교향곡 1번을 선보였다. 브람스 교향곡 1번은 그 앞에 우뚝 서 있던 ‘거인’ 베토벤의 교향곡 9번과 더불어 클래식 음악 중 가장 많이 연주되고 녹음된 곡이다. 빼어난 연주를 펼쳐도 웬만해선 호평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가티는 전날과 달리 창의적인 재해석 대신 전통에 충실한 RCO의 기존 문법을 따르는 ‘정공법’을 택했다. 완벽에 가까운 연주로 펼쳐진 ‘근육질’의 브람스는 별다른 향신료 없이도 극단의 매혹을 선사했다. RCO는 둔중한 코끼리의 발걸음을 연상케 하는 1악장, 풍성하면서도 애절한 백조의 몸짓을 연상케 하는 2·3악장을 들려줬다. 특히 2악장에서는 오보에와 클라리넷, 그리고 바이올린과 호른 등이 자신들이 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음색으로 경쟁하면서도 서로 이끌어주는 모습이 돋보였다. 4악장에선 사자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현과 목관, 금관, 그리고 타악기까지 각자 도드라지면서도 촘촘히 포개졌다. 고요함과 이완에서 환성과 폭발로 나아가면서 끝내 활화산으로 타올랐다. 50분 가까이 정열적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끈 가티는 기진맥진한 표정으로 지휘대에서 내려왔지만, 단원들의 만족스러운 미소와 청중들의 기립 박수에 온화한 미소로 허리 숙여 인사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이틀 간 ROC가 서울에 울려 퍼진 ‘천상의 말러와 지상의 브람스’

    이틀 간 ROC가 서울에 울려 퍼진 ‘천상의 말러와 지상의 브람스’

    ‘천상의 말러와 지상의 브람스’가 지난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 울려 퍼졌다. 로열 콘세르트허바우(RCO)는 명성에 걸맞게 낭만주의 음악의 골계미와 육중함을 손끝으로 정교하게 빚어냈고, 한국의 청중들은 곡이 끝날 때마다 우렁찬 함성과 함께 ‘브라보’를 외치며 화답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거지를 둔 RCO는 베를린·빈 필하모닉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으로 손꼽힌다. RCO가 15일 선보인 구스타프 말러(1860~1911) 교향곡 4번은 흔히 ‘천상의 삶을 노래했다’고 일컬어진다. 그의 가곡 ‘천상의 삶’이 4악장에 그대로 차용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RCO 상임지휘자를 맡은 다니엘레 가티는 유려한 현과 정교한 목관, ‘금빛’ 금관, 그리고 드라마틱한 지휘로 말러가 꿈꾼 ‘천국’을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선사했다. 일반인에게 말러의 첫인상은 그리 친절하지 않다. 보통 한 시간을 훌쩍 넘는 연주 시간에 정교한 대위법적 진행과 당대 민요의 선율들이 촘촘히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철학도이자 보헤미아 지역의 유대인이라는 그의 지적·혈연적 배경을 반영한다. 그가 활동하던 20세기 전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이 모더니즘의 최전선이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말러가 남긴 11개의 교향곡(미완성 10번, ‘대지의 노� � 포함) 중 교향곡 4번은 5번, 1번과 더불어 ‘말러 입문서’에 해당한다. 연주 시간이 50분 남짓으로 가장 짧은 편인 동시에 인생의 ‘절정기’에 쓰인 작품답게 그나마 가장 밝은 축에 속한다. 그러나 교향곡 4번에는 천국과 밝음뿐 아니라 그의 삶을 줄곧 짓눌러온 죽음과 고통의 흔적이 그림자처럼 반영돼 있다. 가티와 RCO는 이날 빛과 어둠, 엄숙함과 익살이라는 말러의 다중적인 면모를 유려한 연주로 풀어냈다. 적절하게 템포와 강약에 변화를 줘 곡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단원들의 실수를 찾기 힘든 연주가 바탕이 되면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안정감까지 선사했다.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 삽입된 교향곡 5번 4악장과 더불어 말러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선율을 담고 있는 교향곡 4번 3악장은 이날 백미. 오보에와 클라리넷 등 목관을 중심으로 장엄함과 처절함이 극단에 다다른 골계미의 정수를 표현하고, 악장 마지막 총주에서는 모든 악기가 한데 어우러져 교향악의 진수를 펼쳤다. 이튿날인 16일 가티는 전날과 다른 방식으로 요하네스 브람스(1833~97) 교향곡 1번을 선보였다. 브람스 교향곡 1번은 베토벤을 계승한 ‘고전적 낭만주의자’로 평가받는 그가 20대부터 40대까지 21년간 절치부심하며 써내려간 작품이다. 그 앞에 우뚝 서 있던 ‘거인’ 베토벤의 교향곡 9번과 더불어 클래식 음악 중 가장 많이 연주되고 녹음된 곡이다. 그만큼 빼어난 연주로 평가받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가티는 전날과 달리 창의적인 재해석 대신 전통에 충실한 RCO의 기존 문법을 따르는 ‘정공법’을 택했다. 완벽에 가까운 단원들의 연주로 펼쳐진 ‘근육질’의 브람스는 별다른 향신료 없이도 극단의 매혹을 선사했다. RCO는 둔중한 코끼리의 발걸음을 연상케 하는 1악장, 풍성하면서도 애절한 백조의 몸짓을 연상케 하는 2·3악장을 들려줬다. 특히 2악장에서는 오보에와 클라리넷, 그리고 바이올린과 호른 등이 자신들이 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음색으로 경쟁하면서도 서로 이끌어주는 모습이 돋보였다. 4악장은 사자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현과 목관, 금관, 그리고 타악기까지 각자 도드라지면서도 촘촘히 포개졌다. 고요함과 이완에서 환성과 폭발로 나아가면서 끝내 활화산으로 타올랐다. 50분 가까이 정열적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끈 가티는 기진맥진한 표정으로 지휘대에서 내려왔지만, 단원들의 만족스러운 미소와 청중들의 기립 박수에 온화한 미소로 허리 숙여 인사했다. 브람스 교향곡 1번에 앞서 거장 프랑크 페터 짐머만이 협연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도 손꼽힐 만한 공연이었다. 짐머만은 ‘교향곡적 협주곡’인 곡의 특성에 맞게 악단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거장다운 원숙미를 선보였다. 그러면서도 1악장과 3악장 카덴차(독주) 부분에서는 청년기를 갓 지난 베토벤의 뜨거운 숨결을 바이올린의 현 위에 실어 보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광장] 누가 언론을 4부라 했나/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누가 언론을 4부라 했나/진경호 논설위원

    난감한 세상이다. 먼저 서해순씨 앞에서 난감하다. 가수 김광석과 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드라마틱한 의혹 앞에서 맨몸으로 뜯어먹혔다. 경찰의 재수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많은 이들에게 서씨는 남편과 딸을 죽인 악마였고, 연쇄 살인마였다. 진실을 모른다면 사실이라도 붙들어야 한다.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만으로 판단하고 재단해야 한다. 그게 야만을 깨우친 인간의 약속이다. 지난 몇 달 이 약속은 파기됐고, 서씨는 유린됐다. 표적을 잃은 화살이 고발뉴스 기자 이상호에게로 쏠린다.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으로 서해순을 소환한 그가 관객 9만 8200명을 끌어모아 7억 7241만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기사가 따라붙는다. 앞서 세월호의 참극 앞에서 영화 ‘다이빙벨’로 의혹을 팔아 매출 3억 4859만원을 거둔 ‘전과’도 붙어 있다. 이상호를 두둔할 생각, 추호도 없다. 한데 정말 서씨를 팔아 돈을 번 게 이상호뿐일까. 언론은? 온종일 서씨 얼굴을 내보내며 장안의 ‘평론가’들을 죄다 불러모아 갖가지 상상을 부추긴 종합편성채널들과 수천 인터넷 매체들은? 누구도 집계한 바 없으니 알 길 없으나 영화 ‘김광석’ 매출의 수십, 수백 배는 챙겼을 것이다. 이상호의 주장, 서해순의 반격, 평론가들의 관전평…. 다 돈이 됐다. 사실 확인은 경찰에 맡기고, 그저 양측 공방을 중계하는 것으로 마녀사냥의 앞줄에 서서 시청률 높이고, 클릭 수 늘리고, 돈을 챙겼다. 이 공방도 다 사실이니 보도하는 데 주저할 것 없다는 자기 합리화로 무장한 채 거침없는 굿판을 벌였다. 반성이 타성처럼 뒤따른다. 딸아이를 놓친 엄마의 울부짖음을 외면했다는 ‘240번 버스 기사’ 오보 소동 등을 들먹이며 무분별한 여론몰이를 질타한다. 그러나 달라질 게 없음을 우린 안다. 며칠 지나면 또 잊힐 이런 법석조차 진부하다. 서해순 너머로 더 난감한 건 KBS·MBC 경영권을 둘러싼 정치권 싸움이다. 박근혜 정부 때 자리에 앉은 두 방송 경영진의 퇴진을 ‘공영방송 정상화’의 첫발로 꼽은 집권세력과 이를 ‘정권의 방송 장악 기도’로 꼽는 야당의 공방이 날 새는 줄 모른다. 1998년 첫 정권 교체 이후 정연주 KBS 사장 임명을 둘러싼 공방 이래 정권 교체 때마다 되풀이되는 이 공영방송 쟁탈전의 본질은 그 어떤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운동장 기울이기’다. 두 방송 종사자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사람들이 이들의 파업과 방송 파행을 신경 쓰지 않을 만큼 두 방송의 영향력은 보잘것없어졌다. 그런데도 언론을 제 발밑에 두려는 여야의 탐욕은 끝을 모른다. 3년마다 정부로부터 방송사업 승인을 받아야 하는 종합편성채널의 처지도 공영방송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지난 정권과 가깝다는 민영방송 회장이 알아서 물러나는 판에 현 정권에 밉보인 붙박이 평론가를 단칼에 잘라 ‘화근’을 없애는 건 일도 아니다. 권력에 눌리고 자본에 묶인 게 이 나라 언론의 초상이다. 언론은 4부(府)가 아니며 5부, 6부도 못 된다. 선정보도와 편향보도를 비난하며 언론의 각성을 촉구하지만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이다. 뉴스를 만들어도 돈은 네이버 같은 ‘뉴스 소매상’이 버는 왜곡된 시장 구조에서 클릭 수를 하나라도 늘리려 더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기사를 갈아 끼우는 처절한 선정 경쟁은 옳고 그름의 차원을 벗어나 있다. 정권 교체 때마다 경영권과 논조, 보도 방향을 놓고 홍역을 치르는 언론의 정치 예속 구조에서 공정보도를 요구하는 것도 번지수 잘못 찾은 얘기다. 바른 언론, 공정 보도를 바란다면 이제라도 척박한 언론 환경, 언론을 짓누르고 있는 정치와 자본의 굴레를 조금이라도 덜어내는 작업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나서야 한다. 뉴스가 제값 받는 구조를 만들어 활자 매체의 숨통을 터 줘야 하고, 정부가 틀어쥔 방송 사업권을 시민사회 진영의 독립기구로 넘겨 방송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KBS·MBC 경영진 교체가 목전에 다다랐다. 문재인 정부가 정녕 정상을 염원한다면 이제라도 방송법을 바꾸고 언론 환경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5년 뒤에 보잔 말, 이제 그만들 하자. jade@seoul.co.kr
  • 첫 인사 vs 끝 인사… 상임 지휘자 ‘자존심 대결’

    첫 인사 vs 끝 인사… 상임 지휘자 ‘자존심 대결’

    음악 전문가들에게 세계 톱3 오케스트라를 꼽으라면 독일의 베를린 필하모닉, 네덜란드의 로열 콘세르트허바우(RCO), 오스트리아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부동이다. 3위는 대개 빈 필이었는데 1, 2위는 엎치락뒤치락이다. 클래식 분석 사이트 바흐트랙은 2015년 클래식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세계 톱 클래스 교향악단을 꼽았는데 베를린 필이 1위, RCO가 2위였다. 이보다 7년 앞서 유명 클래식 잡지 그라모폰이 선정했을 때는 RCO가 1위, 베를린 필이 2위에 오르기도 했다.최정상을 다투는 두 악단이 ‘서울 대회전’을 펼친다. RCO가 15~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베를린 필이 19~20일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각각 내한 공연을 갖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클래식 팬들이 학수고대하던 ‘골든 위크’다. 명실상부한 최고 악단이라는 것 외에도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다. 같은 해, 그것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내한하는 것은 역대 처음. 한쪽은 새로운 상임 지휘자가 첫 인사를, 다른 한쪽은 곧 떠나갈 상임 지휘자가 마지막 인사를 하는 자리다. 또 한쪽은 한국인 단원 2명이, 다른 한쪽은 한국인 협연자와 작곡가가 함께한다는 것도 주목된다.1888년 창단한 RCO는 풍요롭고 우아한 음색을 자랑하며 ‘벨벳의 현’, ‘황금의 관’이라는 별명을 가진 악단이다. 명장 리카르도 샤이와 마리스 얀손스 시대를 거치며 도약했다. 이탈리아 출신 다니엘레 가티가 얀손스 뒤를 이어 지난해 가을부터 이 악단을 이끌고 있다. RCO의 내한은 1977년을 시작으로 이번이 여섯 번째다. 후기 낭만 레퍼토리 해석에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가티는 첫날 하이든 첼로 협주곡 1번과 RCO의 핵심 레퍼토리인 말러 교향곡 4번, 둘째 날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과 브람스 교향곡 1번 등 친숙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RCO 수석 첼리스트 타티아나 바실리바, 독일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프랑크 페터 짐머만이 협연자로 나선다. 한국인 단원도 눈에 띈다. 제2바이올린 파트의 이재원과 관악 파트의 오보이스트 함경이 그 주인공이다.큰 설명이 필요 없는 베를린 필도 이번이 여섯 번째 내한이다. 1882년 창단했으며 전전(前戰)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전후(戰後)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시대를 거치며 오랫동안 최정상 악단으로 군림해 왔다. 녹음한 음반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교향악단이다. 2002년부터 이 악단을 이끌어온 사이먼 래틀은 내년까지만 지휘봉을 잡고 이후 런던 심포니로 둥지를 옮기기로 해 그와 함께하는 베를린 필의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내한 공연이기도 하다. 1984년 첫 내한 때는 카라얀이 왔었다.한국 공연을 포함한 투어 협연 피아니스트로 예정됐던 중국의 랑랑이 최근 부상으로 하차하고 한국인 최초 쇼팽 콩쿠르 우승자 조성진이 무대에 오르게 되면서 국내 팬들에게는 최고 중의 최고 공연이 됐다. 또 한국 작곡가 진은숙이 래틀에게 위촉받아 작곡한 신곡 ‘코로스 코로돈’이 투어 레퍼토리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첫날에는 슈트라우스의 ‘돈 후안’, 조성진과 함께하는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둘째 날에는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시카’와 코로스 코로돈,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3번을 선보인다. 티켓 가격도 올해 최고가다. 가장 높은 등급인 R석이 45만원이다. RCO는 최고 33만원. 베를린 필 공연은 이미 매진된 지 오래다. 다만 예매 취소가 이따금 나오고 있는데, 이마저도 금세 팔려나간다고 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정운호 구명 로비·뒷돈 수수’ 홍만표 변호사 징역 2년 실형 확정

    ‘정운호 구명 로비·뒷돈 수수’ 홍만표 변호사 징역 2년 실형 확정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각종 청탁 명목으로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검사 출신의 홍만표(57) 변호사가 실형을 확정받았다.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홍 변호사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2억원 납부를 명령한 원심을 9일 확정했다. 홍 변호사는 변호사 개업 직후인 2011년 9월 서울지하철 내 매장을 설치해 임대하는 ‘명품브랜드 사업’과 관련해 서울메트로와 서울시청 등 공무원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정 전 대표 측으로부터 2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5년 8월 상습도박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정 전 대표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을 받고 “서울중앙지검 고위간부에게 부탁해 구속을 면하게 해주겠다”고 말하는 등 수임료 3억원을 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이외에도 2011년 9월~2015년 12월 사이 ‘몰래 변론’이나 수임료 축소신고 등 방법으로 수임료 34억 5636만원을 신고하지 않아 15억 5314만원 상당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특가법상 조세포탈, 조세범처벌법 위반, 지방세기본법 위반)도 받았다. 앞서 1심은 홍 변호사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범죄수익금 5억원 추징을 명령했다. 반면 2심은 정씨의 상습 도박 수사 무마 청탁 혐의에 대해 “3억원을 청탁 명목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으로 감형했다. 추징금도 2억원으로 낮췄다. 홍 변호사는 이른바 ‘논두렁 시계 보도’와도 관련이 있다. 2009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중에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받은 명품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적이 있다. 나중에 오보로 드러난 이 내용을 언론에 흘린 당사자로 지목됐던 인물이 홍 변호사다. 홍 변호사는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이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중국 의존도 낮춰 ‘차이나 리스크’ 대비를

    한국과 중국 정부가 교류협력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수출과 관광업 등에서 금한령(禁韓令)이 풀린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이른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직격탄’을 맞았던 자동차·화장품·유통·관광·면세점·항공업계는 중국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리는 분위기다. 그동안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산업계는 한?중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자동차 부품은 전년 동기보다 중국 수출량이 54.7% 감소하며 큰 피해를 보았고, 휴대전화(부품)는 32.7%, 디스플레이는 24.7%나 줄었다. 우리나라 수출의 중국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으로 25.1%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지 않으면 앞으로 중국의 경제보복이 재발할 경우 똑같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올해 1~9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319만여명으로 지난해보다 39% 줄었다.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금지한 3월부터 따지면 전년보다 61%나 뚝 떨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식 지정한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사 161곳 가운데 50% 이상이 개점휴업 상태다. 국내 항공사의 중국 노선 비중은 최고 20%였던 것이 4월 이후 점차 감소해 10% 안팎으로 줄었다. 우리와 비슷하게 중국과 분쟁을 일으켜 경제보복을 당한 대만, 필리핀, 노르웨이 등은 시장 다변화를 통해 수출 위기를 극복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하자 90%에 이르던 노르웨이 연어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30%로 떨어졌다. 이에 노르웨이는 유럽연합과 아시아 국가 등으로 시장을 개척했고 그 결과 연어 수출액은 보복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도 중국의 변덕과 횡포에 번번이 당하면서도 언제까지 그들만 쳐다볼 수 없다. 이미 중국은 한국으로부터의 중간재 수입을 줄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수지 흑자는 2013년 628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375억 달러로 40%나 급감했다. 이미 수출시장에서 중국만 바라보고 사는 시대는 지났다는 말이다. 관광도 다변화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와 대만 등 중화권 관광객을 집중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지난 1년여간의 사드 사태에서 우리는 잃은 것이 많지만 얻은 것도 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교훈이다. ‘차이나 리스크’에서 탈피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 시월의 마지막 밤, 클래식에 물들다

    시월의 마지막 밤, 클래식에 물들다

    크로스오버 등 장르 넘나드는 무대 관객 2000여명 가을 정취 흠뻑‘시월의 마지막 밤을 물들인 클래식의 선율.’ 3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신문 주최 ‘가을밤 콘서트’는 관객 2000여명이 아름답고, 또 친근한 클래식 선율에 몸을 맡기고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는 자리였다. ‘평창동계올림픽 D-100’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콘서트의 객석에는 한덕수 전 총리, 김훈 소설가, 최만린 조각가,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 등도 눈에 띄었다. 김영만 서울신문 사장, 최건호 서민금융진흥원 부원장 등도 참석했다. 해마다 클래식과 대중의 거리를 좁히는 데 힘을 보태 온 가을밤 콘서트는 올해는 장르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음악가의 무대도 곁들이며 문턱을 한층 더 낮췄다. 박상현이 지휘하는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로시니 오페라 ‘윌리엄 텔’의 서곡으로 웅장하게 문을 연 콘서트는 이어 한국 1세대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가 무대에 올라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며 농익은, 때로는 감미롭고, 때로는 격정적인 가을 분위기로 이끌었다. 2015년 ‘바리톤 김동규 & 3소프라노 공연’에 이어 다시 한번 가을밤 콘서트에 참여한 박혜진은 마스네의 오페라 ‘마농’의 사랑스러운 아리아 ‘어디에 가든 여왕처럼’과 드보르자크 오페라 ‘루살카’의 아름다운 아리아 ‘달에게 부치는 노래’를 들려 주며 박수를 받았다. 또 절창을 하며 장미꽃을 송이 송이 객석에 선물해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2부는 보다 다채롭고 친근하게 꾸려졌다. 국내 최초 카운터테너(가성으로 소프라노 음역을 소화하는 남성 성악가) 듀엣인 듀오보체(이희상·유혁)가 ‘아베마리아’와 ‘넬라 판타지아’를 호흡하며 고음을 찍을 때 객석은 숨을 죽였다. 미성의 향연은 박혜진이 다시 무대에 올라 셋이 함께 뮤지컬 연금술사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부친을 위해 쓴 진혼곡이자 유일한 클래식 곡인 ‘자비로운 예수’를 부를 때 절정을 찍었다. 최근 인기가 뜨거운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의 지난해 준우승팀 출신의 팝페라 듀오 듀에토(백인태·유슬기)가 무대에 등장하자 박수 소리는 한층 높아졌다. 힘이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의 이 두 테너는 각자 솔로곡에 이어 푸치니의 대표 오페라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 우수가 가득한 칸초네 ‘일 몬도’, 그리고 짙고 깊은 감성의 크로스오버 노래 ‘그리움 끝에’를 함께 들려 주며 가을밤 콘서트의 대단원을 장식했다. 2부의 모든 출연자와 지휘자까지 함께한 앙코르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는 덤. 성남에서 콘서트를 찾아온 송혜경씨는 “협주곡과 오페라 아리아, 성가, 서정성 넘치는 크로스오버 음악 등이 풍성하게 조화를 이뤄 가을밤 정취에 잘 어울리는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영상] 김주혁 교통사고 현장…아파트 벽에 부딪친 뒤 전복

    [영상] 김주혁 교통사고 현장…아파트 벽에 부딪친 뒤 전복

    배우 김주혁(45)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숨졌다.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오후 4시 30분 김씨가 몰던 벤츠 SUV가 그랜저 승용차를 뒤에서 들이받고 나서 인근 아파트 벽면에 부딪친 뒤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지면서 발생했다. 김씨는 사고 후 건국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경찰은 “김씨는 이송 당시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병원 측은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오후 6시30분 사망했다고 경찰에 알려왔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몰던 벤츠 차량이 전복되면서 심하게 파손되는 바람에 오후 5시7분 김씨를 차량 밖으로 구조했다. 김씨 차량 엔진에서 연기가 났으나 화재가 발생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랜저 승용차 운전자 A씨는 “벤츠가 내 차를 뒤에서 들이받고 나서 갓길에 차를 세우려고 이동할 때 벤츠 운전자가 가슴을 움켜잡는 모습을 봤다. 이후 벤츠가 다시 돌진해 한 차례 더 추돌하고 아파트 벽면에 부딪쳤다”고 진술했다. 그랜저 운전자 A씨는 별다른 부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A씨의 차에는 블랙박스가 없었으며, 김씨의 차에 블랙박스가 설치돼 있는지 경찰은 확인하고 있다.2005년 별세한 원로배우 김무생의 아들인 김주혁은 1998년 SBS 공채(8기)로 연예계에 데뷔해 ‘카이스트’ ‘사랑은 아무나 하나’ ‘프라하의 연인’ ‘무신’ 등 드라마와 ‘청연’ ‘광식이 동생 광태’ ‘아내가 결혼했다’ ‘방자전’ ‘공조’ 등 영화에 출연했다.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소탈한 모습으로 사랑받았으며 지난달 드라마 ‘아르곤’에도 출연했다. 충격적인 비보에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제발 오보라고 해달라”, “거짓말이라고 해달라.믿기지 않는다”, “친한 형 같아 더 믿기지 않는다. 연기뿐 아니라 인간미도 돋보였던 호감형 배우였는데 안타깝다”, “사랑하는 연인의 죽음이라니 이유영과 가족, 동료의 고통과 충격이 상상이 되질 않는다” 등의 댓글이 잇따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산소리, 새소리, 음악소리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산소리, 새소리, 음악소리

    가을의 시간은 유독 알레그로(빠르게)로 흘러가는 듯하다. 아름다운 만큼 아쉬운 계절이 또 지나가고 있다. 이곳저곳 가릴 것 없이 총천연색의 붉은 기운으로 가득 찬 산줄기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도 1년 중 지금뿐이다. 이제는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졌지만 10여년 전만 해도 이맘때면 오로지 산길 산책을 위해 혼자 여행을 떠나곤 했다. 단풍의 대명사인 내장산도 자주 갔었는데, 단풍 시즌의 인파 속에 섞일 자신이 없었던 나는 산이 붉어지기 직전 주변의 산책로를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산의 정기를 만끽하는 것에 만족했다.며칠 있으면 더 농염하게 변할 산의 색채를 상상하며 그곳에서 들었던 음악은 바흐의 칸타타와 수난곡 등 합창 음악들이었다. 절대음악의 순수성을 깊은 신앙으로 강조했던 바흐의 음악을 산속에서 듣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지만, 신에 대한 경외심으로 살았던 바흐가 만들어 낸 음악 이상으로 자연에 가까운 작품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풍경과 음악이 만들어 내는 절묘한 매치는 훌륭했다. 숲길을 걸으며 작품을 구상하곤 했던 베토벤은 자연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작곡가였다. 그의 대표작 ‘전원’ 교향곡의 2악장 말미에는 새들의 노래가 관악기들을 통해 등장한다. 꾀꼬리(플룻), 뻐꾸기(클라리넷), 메추리(오보에)들의 노래인데, 마음 내키는 대로 지저귀는 새소리를 그대로 받아 적은 듯하지만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며 노래를 주고받는 세 관악기 주자들의 모습은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조화를 빚어낸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을 쓸 당시 30대 후반의 베토벤은 청각장애가 심각한 상태여서 숲의 소리들을 듣기가 어려운 상태였다는 사실이다. 이보다 먼저 그가 남긴 ‘하일리겐슈타트 유서’에서도 새들의 노래를 들을 수 없는 작곡가의 슬픈 신세를 한탄하고 있었다. 요컨대 이 새들의 노래는 어디까지나 관념 속 소리이나 악성의 뛰어난 상상력을 통해 실제의 소리를 능가하는 사실성을 지닌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다. 프랑스 작곡가 중 베토벤을 특별히 사랑했던 인물이 있는데, 바로 뱅상 댕디(1851~1931)다. 그가 만든 ‘프랑스 산사람의 노래에 의한 교향곡’은 존경하는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많다. 댕디는 할아버지 대부터 소유하고 있던 프랑스 세반 지방의 산골에서 매년 여름을 보냈는데, 이 지방 양치기의 노래를 듣고 착안했다고 알려진 이 작품은 1887년 파리 음악원에서 초연됐다. 모두 세 악장으로, 오케스트라와 함께 피아노가 매우 주도적인 역할을 해 피아노 협주곡과도 유사한 특이한 편성이다. 작품 전체를 통해 여러 번 등장하는 ‘산사람의 주제’는 작품의 앞부분 잉글리시 호른의 연주로 제시되는데, 어딘가 동양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동시에 어느 나라 민요나 공통으로 지닌 특징인 편안함과 낙천적인 기분도 드는 작품이다. 20세기 영국의 대표적 작곡가인 랠프 본 윌리엄스(1872~1958)의 ‘종달새의 비상’은 피겨 여왕 김연아가 2007년 시즌 프리 프로그램에서 연기했던 음악으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윌리엄스가 영국 시인인 조지 메러디스가 쓴 동명의 시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영감을 나타냈으며, 시의 내용은 전원생활로 회귀해 편안하고 근심 걱정 없는 생활을 동경하는 시인의 마음을 한없이 자유로운 모습의 종달새를 통해 표출하고 있다. 작품의 주인공인 바이올린은 화려한 기교를 뽐내는 동시에 종달새가 날아다니며 위아래로 빠르게 도약과 하강을 반복하는 모습을 실감 나게 그리고 있다. 현재는 오케스트라 반주로 더 많이 연주되는 이 곡의 바이올린과 피아노 편성으로 된 첫 발표는 1914년이었다. 당시는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직전으로, 작곡가는 전운이 감도는 도버해협을 오가는 도중 메모지에 악보를 그려 가며 작품을 완성했다. 어지러웠던 시대, 평화와 안식을 원하는 시인과 작곡가의 교감이 이루어진 독창적인 걸작이다.
  • [公슐랭 가이드] 설렌다, 입 끌림

    [公슐랭 가이드] 설렌다, 입 끌림

    천연효모와 4가지 치즈 올린 피자의 풍만함…쫄깃한 칼국수와 맑은 국물의 밀당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0년 충북 청주시 오송읍으로 이전했고 직원들도 오송을 중심으로 청주·대전·세종시 등 충청권에 터를 잡았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먹는 즐거움만큼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있을까. 식약처 공무원들이 즐겨 찾는 음식점들은 공교롭게도 7년 전 개업해 오송 생활에 활력이 되고 있다.■뜨끈한 육수맛…충북 오송 밀愛칼국수 오송에는 식약처를 비롯한 공공기관, 연구기관, 기업들이 모여 있는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있다. 아침을 거르고 오전 내내 일하는 이곳 직장인들의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채워 주는 음식 중 하나가 칼국수다. 칼국수에 대한 주방장의 자부심은 상호명에서부터 전해진다. 주방장이 직접 면을 뽑고 육수를 진하게 우려낸다. 칼국수에는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로 구성된 바지락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대표 메뉴는 바지락칼국수다. 바지락과 매생이가 들어간 매생이칼국수, 굴이 추가된 바지락굴칼국수도 있어 기호나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 칼국수의 면발은 쫄깃하고 국물은 개운하며 시원하다. 전날 과음하지 않아도 속이 풀린다는 느낌이 든다. 곁들여 먹는 아삭한 김치와 양파절임은 이른바 밥도둑이다. 만두사리를 넣어 먹으면 만두 한판을 따로 시키지 않아도 일석이조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평일 점심시간에는 늦으면 자리가 없다. 3명 이상이면 예약 가능하다.■후끈한 화덕맛…대덕 유성 누오보 나폴리과거 업무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주말이면 분위기 좋은 곳에서 맛있는 피자와 파스타를 먹곤 했다. 그래서 이 평범한 동네에 있는 허름한 건물 외관을 보고 ‘정말 맛집이 맞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3층으로 올라가는 순간 주방에서 셰프들이 능숙하게 요리하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의심은 눈 녹듯 사라진다. 주방은 분주하고 종업원들은 바삐 움직인다. 피자는 화학조미료와 설탕을 쓰지 않고 3년 숙성된 천일염과 생효모만으로 반죽한 도우를 사용한다. 참나무 장작을 이용해 화덕에서 굽는다. 치즈와 크림을 즐긴다면 다양한 치즈를 맛볼 수 있는 ‘콰트로 포르마지 피자’를 추천한다. 고르곤졸라 치즈, 모차렐라 치즈, 그라나파다노 치즈, 아시아고 치즈가 듬뿍 들어가 있다. 한 입 먹으면 쫄깃한 도우에 4가지 치즈가 조화를 이뤄 고소하고 달콤하고 짭짤한 치즈의 풍미가 입안에 퍼진다. 단백질과 칼슘, 지방 등의 영양소가 풍부한 치즈피자를 먹고 있으면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토마토소스가 기본인 피자를 좋아한다면 종류가 많으므로 토핑에 따라 골라 먹으면 된다. 매콤한 피자를 맛보고 싶다면 이탈리아 요리에 넣는 고추인 ‘페페론치노’가 들어간 ‘디아볼라 피자’가 있다. 파스타는 일반적인 스파게티보다 더 통통한 면을 사용해 식감이 훌륭하다. 면에 크림, 와인, 토마토 등 각각의 소스가 잘 배어 있다. 특히 크림 파스타는 상큼한 자몽주스나 오렌지주스와 함께 먹으면 입안에서 불꽃축제가 열린다. 주말에는 테이블이 꽉 차니 예약은 필수다. 공용 주차장을 이용하면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남은미 명예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 대변인실 주무관)
  • [특파원 칼럼] 중국의 ‘친미주의’/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국의 ‘친미주의’/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베이징 ‘55중학’에 다니는 딸이 얼마 전 학교 체육대회를 마친 뒤 씩씩거리며 집에 왔다. 그는 “한국, 대만, 홍콩 학생들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았다”며 좀처럼 분을 풀지 못했다.55중학은 국제부를 운영해 중국 학생 말고도 다양한 국가에서 온 학생들이 있다. 딸의 설명에 따르면 학교 측은 중국 학생과 영·미권에서 온 백인 학생만 경기에 참여시키고 아시아권 학생은 종일 운동장 구석에서 북을 치며 응원만 하게 했다는 것이다. 참관 나온 당 교육위원회 간부들에게 국제화된 학교라는 걸 자랑하려고 백인 애들만 부각시켰다는 게 딸을 포함한 아시아권 학생들의 분석이었다. 중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중국인의 ‘미국·영어 숭배’가 심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한국 학생들은 중국어를 못하면 무시당하기 일쑤나 미국 학생들은 영어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국제부의 ‘성골’로 간주된다. 호텔이나 식당에서도 영어를 쓰면 대접이 더 후하다. 학비가 연간 5000만원에 이르는 영어 유치원은 대기표를 받고 기다려야 입학할 수 있다. 대학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에서도 영어 배점 비중이 가장 높다. 연간 2~3명만 뽑는 베이징대 갑골문자 박사과정 입학시험의 필수과목도 영어다. 올해 5월 기준으로 미국에서 유학하는 중국 학생은 36만명이다. 미국 내 전체 유학생의 40%다. 미국·영국의 유명 대학을 방문하는 관광상품에 지난해에만 65만명이 몰렸다. 이들이 쓴 금액만 45억 달러(약 5조원)다. 중화주의 부활을 외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주석직에 오르기 전까지 외동딸을 미국에 유학시켰다. 방학 기간에 중국 학자를 취재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들이 대부분 미국으로 건너가기 때문이다. 친미주의는 중국 반체제 운동에도 깊게 박혀 있다. 과거 민족주의에 기반한 한국 저항운동이 반미주의를 주장했던 것과 대비된다. 지난 7월 사망한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는 “미국의 모든 전쟁이 도덕적으로 옳았다”며 조지 부시 미 전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까지 찬양했다. “홍콩이 지금처럼 되는 데 100년이 걸렸으니, 중국의 크기를 볼 때 오늘날 홍콩처럼 되려면 300년 이상의 식민통치가 필요하다”고 말한 이도 류샤오보다. 겉으로는 미국을 욕하면서 속으로는 미국을 숭배하는 중국을 나무랄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한반도 전문가로 평가되는 이들의 친미주의적 속성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최근 “중국은 미국과 함께 북한 붕괴 이후 상황을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을 받은 자칭궈 베이징대 교수 등 이른바 ‘친한파’, ‘자유파’ 학자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유학한 미국 전문가들이다. 엄밀히 따지면 한반도 전문가가 아니다. 미국적 시각에서 한반도 문제를 접근하는 이들이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 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들과 대립하는 ‘친북파’, ‘보수파’ 학자 중에서도 한반도 문제에 천착해온 이들은 드물다. 북·중 혈맹과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이들은 미국에 대항하는 수단으로서 한반도를 바라볼 뿐이다. 공교롭게도 친한파 교수와 친북파 교수 모두 영어는 유창하지만, 한국어는 할 줄 모른다. 중국 학자 가운데 한글 자료를 읽을 줄 아는 이들은 조선족 출신밖에 없다. 산둥성 사회과학원에서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는 소장파 학자에게 “한국어를 모르면서 한국을 연구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물었다. 그는 “한국 연구는 아직 독립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window2@seoul.co.kr
  • [사고] 2017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

    [사고] 2017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

    서울신문사는 오는 31일,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기원 D-100일을 맞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가을밤 콘서트를 개최합니다. 18회째 개최되는 이번 가을밤 콘서트는 팬텀싱어 준우승을 차지한 듀오 ‘듀에토’(백인태·유슬기)의 아름다운 보이스와 더불어 바이올린 이성주, 소프라노 박혜진, 카운터테너 듀오 ‘듀오보체’(이희상·유혁) 등과 함께합니다. 최고의 아티스트들과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반주로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 가곡 등을 선보일 이번 가을밤 콘서트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일시:2017년 10월 31일 오후 8시 ●장소: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티켓:R석 12만원, S석 9만원 A석 6만원, B석 3만원 ●예매처: 인터파크, 예술의전당 ●문의:서울신문 문화사업부 (02-2000-9752~6)
  • 서해순 “20년 이상 추적한 이상호 기자, 죄 철저히 물을 터”

    서해순 “20년 이상 추적한 이상호 기자, 죄 철저히 물을 터”

    고(故) 김광석씨의 아내 서해순씨는 12일 영화 ‘김광석’ 등을 통해 김광석씨와 딸 서연양 타살 의혹을 제기한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에 대해 “죄를 철저하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서해순씨는 이날 오후 서연양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기에 앞서 이같은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서씨는 “(이상호 기자는) 본인과 망자(고 김광석씨)의 동의없이 초상을 사용해 영화를 상영하며 남편을 살해하고 영유아를 살해한 살인자로 매도시키고 죄인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경향신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또 “20년 넘게 본인을 추적하고 개인의 사생활을 캐고 다니며 괴롭혔고 인터넷에 저에 대한 소문 등을 올리며 개인 산부인과 기록 등을 사실과 다르게 적시해 온 국민에게 알렸다”고 주장했다. 서씨는 “서연이가 미국에 감금당해 있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기자가 사실을 확인도 하기 전에 미국에서 호화생활에 부동산도 취득했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또 “(김광석씨) 형을 부추켜 (서연양) 실종실고를 한 후 확인도 하지 않고 타살 의혹을 제기하는 소장을 내며 저를 사회적으로 매장하고 명예를 훼손했다”고도 했다. 서씨는 “저작권료가 수백억에 강남에 건물이 있고 집도 여러 채가 있다고 오보를 하고, 동거남이 있다는 등의 개인의 사생활을 노출시키며 죄인처럼 방송에서 취급하게 유도했다”며 “영화 홍보를 위해, 이득을 취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얼굴, 사진, 영상을 이용해 저작권을 위반한 죄를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서씨는 김광석씨와 딸 서연양 타살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날 경찰에 서연양 학교 및 양육비 관련 기록, 서연양 병원 진료 기록, 김광석씨 사망 당시 정황 기록, 가족 사진, 저작권 소송 관련 자료 등을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상호 기자와 김광석씨 친가 측 유족들은 서씨를 딸 서연양에 대한 유기치사와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 중 딸의 죽음을 숨긴 채 소송을 종료한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추석 연휴 전 고발인인 이상호 기자 등 참고인 20여명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서연양 사망 관련한 수사기록과 부검기록도 검토도 마쳤다. 경찰은 소송사기 논란과 관련해 2008년 파기환송심에서 김광석씨의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의 상속권을 조정할 당시 경위도 물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뉴스 분석] 옥죄는 ‘美우선주의’…“한·미 동맹 근간 흔들 수도”

    [뉴스 분석] 옥죄는 ‘美우선주의’…“한·미 동맹 근간 흔들 수도”

    한·미 FTA 사실상 개정 협상 정부 11일 민관 긴급 대책회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우리나라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한국산 세탁기로 인해 자국 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긴급 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발동에 착수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사실상 개정 협상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대책 찾기도 다급해졌다.정부는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 움직임과 관련해 오는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민·관 합동 대책회의를 연다.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참석한다. 앞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제기한 세이프가드 청원에 대해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한 세탁기로 인해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세탁기 관련 구제조치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이어 21일 구제조치의 방법 및 수준에 대한 표결을 거친 뒤 12월 4일 피해 판정과 구제조치 권고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현지 공청회 때 우리 수출의 정당성을 최대한 알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간 월풀이 피해를 봤다는 증거가 없으며 제재 조치를 내릴 경우 결국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월풀은 여전히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주가 전망도 밝다”면서 “삼성과 LG가 미국에 크게 투자해 시설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데 차별대우해서는 안 된다”고 항변했다. 미국 ITC는 지난달에도 한국산 태양광 셀에 대해 세이프가드 판정을 내렸다. 지난 4일에는 워싱턴에서 한·미 FTA 2차 공동위원회 협상을 가졌다. 표면적으로는 우리 측 요청으로 회동이 이뤄졌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FTA 폐기 움직임에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통상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개정 협상’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FTA 폐기 협박’에 밀려 우리 정부가 백기투항했다는 일부 보도는 명백한 오보”라며 “지난 4일에는 FTA 효과 분석 자료만 주고받았을 뿐 통상절차법에 따라 양국이 합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정 협상 착수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세이프가드 발동 원인이 미국 산업의 경쟁력 약화에 있다면 (발동에 따른) 상대국 무역이익 훼손을 보상하라고 돼 있는 한·미 FTA 규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도발 등 외교안보 협력이 중요한 상황에서 미국이 무리하게 통상을 밀어붙인다면 한·미 동맹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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