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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침체 조짐에… 美는 세금 감면, 中은 금리인하 카드

    美, 급여세 인하 등 연말 소비 진작 논의 中도 성장률 둔화에 대출우대 금리 낮춰 무역전쟁을 벌이며 서로를 향해 목소리를 높여 온 미국과 중국이 내부적으로는 경제 침체 우려로 골몰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이 경기 침체에 대비한 세금 감면과 추가 관세 연기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내년 대선을 의식한듯 경제 호황을 장담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경기 침체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백악관 내에서 논의된 경기 부양책은 근로자들의 소비 여력을 높일 수 있는 급여세 인하를 포함한 다양한 세금 감면 혜택이다. 급여세는 버락 오바마 전 정부 시절인 2011~2012년 4.2%로 낮춘 뒤 2013년 6.2%로 환원됐다. 이 같은 관측에 대해 백악관은 “세금 감면이 추진되기는 하지만 급여세 인하는 현재로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백악관이 소비 진작 카드를 고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백악관이 중국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 계획을 상당부분 연기한 것도 연말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 미 소비자들에게 미칠 악영향 때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 언론 등의 경기 침체 우려에 반박하면서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는 1% 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자 시중금리 인하 유도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기존 4.31%에서 0.06% 포인트 낮은 4.25%로 고시했다. 이날 고시된 새 LPR은 인민은행 기준금리보다 0.1% 포인트 낮은 것으로, 기업과 가계의 대출 부담을 완화하는 조치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0~6.5%로 잡았던 중국은 1분기와 2분기 각각 6.4%와 6.2%로 하향세를 그리며 연초 내놓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날 LPR 인하 방침도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는 조치여서 조만간 또다시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원조 창업 강국 미국, 하와이서도 이어가나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원조 창업 강국 미국, 하와이서도 이어가나 

    미국은 청년 창업의 열풍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다. 최근 들어와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청년 창업 지원책이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거리로 떠올랐지만, 그 이전부터 ‘청년 창업은 곧 미국’이라는 인식이 있을 정도로 그 전통은 오랜 기간 유지돼 왔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미국 대학생 창업률은 전체 대학 재학생 수 대비 약 10~20%에 달할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이미 지난 2010년대에는 전 국민의 약 25%가 청년 창업으로 성장한 중소형 기업체에 몸을 담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직 시절, 미국 정부의 청년 창업에 대한 주목은 더욱 집중됐던 바 있다. 당시 오바마 정부는 일명 ‘스타트업 아메리카 이니셔티브’로 불리는 창업 투자 활성화 정책을 적극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미국 정부는 당시 이를 통해 청년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키고, 미국 경제를 견인할 새로운 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그런데 이 같은 청년 창업의 붐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고등학교 졸업 이전까지 거주했던 고향 ‘하와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8월 말 개강을 앞둔 대학 캠퍼스 인근 소재에는 최근 두둑한 주 정부 지원금과 창업 정책에 힘 입은 ‘코워킹 스페이스’와 이 곳을 가득 메운 청년 창업가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 실제로 최근 가을 학기 개강을 앞둔 대학 캠퍼스에는 방학 기간 동안 고향으로 떠났던 재학생들이 하나 둘 캠퍼스로 돌아오며 북적이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멀게는 미국 대륙에서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온 학생들과 가깝게는 하와이 주의 총 8개의 다른 섬에서 개강을 앞두고 캠퍼스로 돌아온 재학생들까지 이 기간 동안 가장 눈에 띄게 자주 찾는 곳은 다름 아닌 학교 근처에 소재한 코워킹 스페이스다. 하와이 주립대 인근 기숙사 시설이 밀집된 ‘모일리’ 지역 일대에는 여름, 겨울 방학 전후는 물론이고 공강 시간대를 이용해 창업 아이디어를 연구, 교류하는 코워킹 사무실이 운영 중이다. 이곳의 특징은 1일 이용요금 10달러, 1개월 이용 시 100달러로 일반 코워킹 사무실 비용과 비교해 저렴하다는 점이 꼽힌다. 단 칸막이 없는 개방된 장소의 대형 책상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형태로, 마치 대학 도서관 내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주요 고객이 인근 대학교 재학생이라는 점에서 매주 월~금요일까지 오전 8시 입실 후 오후 5시 퇴실하는 조건으로 운영된다. 또, 간단한 커피와 간식 등 식음료가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인기가 높다. 해당 코워킹 사무실 규모는 총 5000평방피트로 내부에는 개방 형태의 사무실 외에도 회상 회의실, 소규모 실내 체력단련실, 주방, 도서관 등이 추가로 배치돼 있다. 이용자의 대부분인 대학 재학생들은 개인 사무실을 임차하는 대신 이곳에서 졸업 후 청년 창업가로 성공을 거두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계획, 실행에 옮겨오고 있는 셈이다. 창업에 대한 관심은 비단 이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와이 대학교에서는 꽤 오래 전부터 졸업 후 창업 계획을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업 과정’에 대한 강의를 진행해오고 있는 것. 일명 ‘창업 101’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해당 강의에서 학생들은 빠르게 회전 중인 창업 시장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향후 실제 창업 시장에 뛰어들었을 시 방대한 양의 시장 투자, 특허권 등의 분쟁에 준비할 수 있는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 해당 강의는 이론보다는 실무에 치중한 수업으로 평가받아오고 있는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창업 시장 생태계 이해 시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창업 시장의 규모를 이해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진행된다는 점이다. 대학 캠퍼스에서 만난 재학생 중에는 졸업 후 창업에 대한 다양한 계획을 가진 이들이 상당하다. 이들 중 대부분은 졸업 직후 코워킹 사무실을 기반으로 한 소규모 창업을 실행에 옮긴다. 창업 분야는 부동산 중개 전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운영, 컴퓨터 수리 요청 시 24시간, 365일 직접 수리 전문가와 연결해주는 온라인 서비스 업체 등 다양하다.하지만, 누구나 이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당 수업 수강을 원하는 학생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창업 아이템 계획과 향후 실현 가능성에 대한 비전 등이 담긴 연구 계획서를 수강 신청 이전에 학교 측에 제출해야만 한다. 그런데 고무적인 것은 이 같은 청년 창업가들이 주요 이용객인 ‘코워킹’ 사무실은 캠퍼스 인근 외에도 다운타운 등 도심 곳곳에 줄줄이 들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와이키키 해변과 다운타운 중간 지점인 ‘카카아코(kakaako)’ 일대에 무려 1만 3500평방피트, 2층 규모의 초대형 코워킹 허브(co-working hub)가 문을 열었다. 특히 미 연방정부와 주 정부 그리고 'entrepreneurs the sandbox' 등이 직접 나서서 투자를 진행한 다자간 투자 방식으로 총 730만 달러가 투자되며 화제의 중심에 선 것. 또한, 인근에 소재한 기존의 코워킹 공유 장소였던 ‘The Box Jelly’ 역시 지난 3월 기준 일본계 투자 업체로부터 대규모 자금 투자를 받는데 성공한 것이 알려졌다. 사무실이 없어도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의 연이은 개점 소식은 주머니 가벼운 청년 창업가들에게 큰 호재인 셈이다. 이들 호놀룰루 도심에 소재한 이들 코워킹 사무실의 경우 이용 기간 및 계약 조건에 따라 최소 1일 단위 계약 및 월 단위 계약으로 이용 가능하다. 가격 역시 최단 이용 기간인 1일 기준 25달러부터 1개월 최고 이용금액인 950달러까지 상이하게 운영 중이다. 이와 관련, 주 정부도 향후 코워킹 사무실의 확장 사업을 통해 더 많은 수의 청년 창업가 지원이 있을 것을 기대했다. 데이비드 이게 주지사는 최근 “공유 사무실 확산은 전통적인 산업 구조의 변화를 이끄는 새로운 혁신이 되고 있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많은 이용자들이 해당 사무실을 통해 하와이 산업 발전을 이끄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음모왕’ 트럼프, 제 발등 찍었다

    ‘음모왕’ 트럼프, 제 발등 찍었다

    “클린턴, 엡스타인 연루” 리트윗 클린턴측 “웃기는 일… 진실 아냐” 친분 덮으려다 오히려 의혹 키워 오바마 케냐 출생 등 툭하면 음모 “내년 대선까지 음모론 이어갈 것”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복역 중이던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극단적 선택을 둘러싼 미 정·재계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의 절친인 엡스타인 사망에 대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의 연루 ‘음모론’을 제기하며 의혹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과 자신의 친분에 쏠리는 시선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의 연루 음모론 카드를 꺼냈지만 오히려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는 비판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연루 의혹을 키우는 꼴이 됐다. 1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사망 배후에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있음을 암시한 영상을 전날 트위터에 리트윗한 후 이날 오후까지 영상 조회 수가 500만이 넘었다. 이 영상은 보수 성향 코미디언 테런스 윌리엄스가 제작한 1분 30초짜리로 ‘엡스타인은 빌 클린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었고 이제 그는 죽었다’는 내용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엡스타인 소유의 개인 비행기를 여러 차례 이용하는 등 친분이 있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변인 앙헬 우레냐는 이날 “웃기는 일이며 물론 진실이 아니고 트럼프 대통령도 그걸 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수정헌법 25조(궐위 시 부통령 대행)를 발동 안 시켰느냐”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1992년 자신의 별장에서 엡스타인과 파티를 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는 등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연루설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총격 사건 등을 덮기 위해 음모론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트윗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통령은 모든 것이 조사되기를 원하는 것”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는 2016년 대선 출마로 정치권에 발을 들이기 전부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케냐에서 출생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아 대통령 출마 자격조차 없다’는 논리로 공격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 시민권자임을 입증하는 출생증명서를 공개한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음모론을 멈추지 않았다. 2016년 대선 경선 때는 경쟁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부친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에 연루됐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2017년 취임 직후에는 경선 기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이 소유한 트럼프 타워를 도청했다고 주장했다. CNN은 “모두 증거 제시 없는 음모론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CNN·뉴욕타임스 등을 ‘가짜뉴스’라고 비난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며 “내년 대선 때까지 음모론 제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톱다운 방식으로 긴장 완화… 김정은·트럼프의 ‘친서 외교’

    우호국 정상들은 갈수록 전화 소통 경향 북미는 적대관계 있어 전화 통화 힘들어 왜곡 없이 본인 의사 전달·상대 뜻 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하면서 한미 연합훈련과 북한의 무력시위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정세가 반전되자 북미 간 ‘친서 외교’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상 간 친서는 외교 당국이 교환하는 공식적 외교 문서라기보다는 사적 서신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하지만 일국의 정상이 타국 정상에게 직접 보내고 친서 내용을 보증할 서명을 한다는 점에서 법률과 동등한 효력이 있는 조약만큼이나 정치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친서는 주로 인편이나 특사를 통하지 않으면 주고받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정상이 왜곡 없이 본인 의사를 전달하고 상대 의사를 확인할 수 있다는 면에서 외교가에서 선호되는 소통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과 전화 등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우호국 정상 간에는 친서보다는 전화가 갈수록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북미처럼 전통적 적대 관계에서는 전화 등을 통한 소통이 힘들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친서 외교가 주로 활용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중 미국과 적대하는 이란과 핵 합의를 하기 위해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수차례 친서를 보냈고, 친서가 큰 역할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 시대에 일반인들도 가끔 편지를 받으면 정성이 느껴지듯이 정상 간에도 친서는 우호를 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을 때마다 기자들 앞에서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고 러브레터를 받은 듯 자랑하거나 표지만 살짝 보여주는 식으로 애를 태우곤 한다. 두 정상은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을 계기로 친서를 보내면서도 의례적인 내용이 아닌,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등 구체적인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6월 23일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때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친서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두 정상은 1주일 후인 30일 판문점에서 전격 회동했다. 외교 소식통은 12일 “친서가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외교적으로 널리 활용되고는 있지만,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경우처럼 친서 교환이 잦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북미가 공식적인 외교 관계가 수립되지 않았고, 두 정상이 톱다운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SKY캐슬‘인 줄” 모던패밀리 박원숙, 김미화 딸 자랑에 폭발

    “SKY캐슬‘인 줄” 모던패밀리 박원숙, 김미화 딸 자랑에 폭발

    ‘미국 오바마 대통령상’에 빛나는 김미화의 막내딸 자랑에 박원숙이 역정(?)을 내, ‘깨알 웃음’을 선사한다. 9일(오늘) 밤 11시 방송하는 MBN ‘모던 패밀리’(기획 제작 MBN, 연출 송성찬)에서는 김미화 가족의 ‘작은 음악회’에 초대받은 박원숙의 두 번째 이야기가 펼쳐진다. 앞서 그는 재혼 13년차임에도 ‘신혼부부’급 금슬을 자랑하는 김미화-윤승호 부부에게 질투 어린 부러움을 드러내는가 하면, 두 사람의 세 딸과 ‘발달장애’ 맏아들이 어우러져 화목한 가정을 이룬 데 대해 존경심을 보였다. 이날 박원숙은 본격 음악회에 앞서 저녁 요리를 손수 준비한 김미화의 막내딸 윤예림 양을 칭찬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든다. 그런데 김미화가 “우리 딸이 미국에 있을 때, 식당 일을 해서 학비에 보탰다. 거기에 공부도 잘해서 중학생 때 ‘오바마 대통령상’을 탔다”고 무덤덤하게 덧붙여 박원숙의 눈총을 산다. 여기에 윤승호 교수마저도 “예림이가 미국에 간 지 2년 만에 담임 선생님이 ‘이런 훌륭한 아이를 보내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해왔다”고 거들어 박원숙을 폭발시킨다. 박원숙은 “이 두 사람한테는 무슨 말을 못하겠다. ‘스카이 캐슬’처럼 어마어마하게 자랑할 일을 그냥 일상처럼 얘기한다. 오랜 만에 보니까 좀 이상해졌어”라며 핵직구를 날린다. 물론 그는 “그냥 내가 칭찬하게 내버려 둬”라면서 윤예림 양에 이어 맏아들 윤진희 군도 칭찬한다. 발달장애인들의 축제인 ‘오티즘 엑스포’의 메인 무대에 윤진희 군이 올라 축하 공연을 펼친다는 이야기를 듣고, “멋지다”를 연발하는 것. 이후 윤진희 군의 드럼, 윤승호 교수의 기타 연주에 맞춰 김미화가 ‘사랑밖에 난 몰라’를 열창하는데, 노래 도중 왈칵 눈물을 쏟아 감동적인 순간이 연출된다. 제작진은 “박원숙이 김미화 가족에 대한 정이 남다르다. 이날도 ‘미화 가족이야 말로 진정한 모던 패밀리’라며 ‘큰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박원숙이 느낀 감동의 순간이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9일(오늘) ‘모던 패밀리’에서는 ‘입관 체험’에 나선 ‘40대 싱글남’ 김민준의 남모를 고독과 고민 이야기, ‘종말이’ 곽진영과 26년 만에 고향 여수에서 ‘부녀상봉’(?) 하는 백일섭의 여행기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모던 패밀리’는 매주 금요일 밤 11시 방송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16년 만에 다시 받을 미국의 파병 청구서… 제2의 이라크戰 될까

    16년 만에 다시 받을 미국의 파병 청구서… 제2의 이라크戰 될까

    미국이 또다시 한국에 공식적으로 해외파병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다국적방위연합체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연합체에 대해 “일본, 한국처럼 이 지역에 이해관계가 있고 상품과 서비스, 에너지를 운반하는 나라들이 그들의 경제적 이익을 지키는 차원에서 참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고 미 국무부가 전했다.한국은 미국의 요청으로 2003년 이라크에 자이툰 부대를 파병한 이래 16년 만에 다시 미국으로부터 해외파병 요청을 받았다. 미국의 다국적방위연합체 구상은 최근 이 지역을 운항하는 유조선들이 이란으로부터 공격을 받거나 이란군에 의해 나포되면서 안전이 크게 위협을 받는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물론 이란 정부는 유조선 피격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영국 유조선을 나포한 것은 영국이 먼저 이란 유조선을 나포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반박한다. 진실이야 어찌 됐든 간에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이 예전보다 훨씬 더 위험해진 것만은 사실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최고의 유전지대인 페르시아만에서 석유를 실은 유조선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길목이다. ●英 유조선 나포 후 호르무즈 해협 불안 가중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요청을 피할 명분이 별로 없다. 사실 파병을 요청한 미국은 중동산 원유에 별로 의존하지 않는다. 셰일오일 산출량이 크게 늘면서 미국은 자국 소비 석유 가운데 20% 정도만을 중동에서 수입한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 액션을 취하는 건 정치적인 이유다. 반면 한국은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 역시 중동산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80%를 넘는다. 따라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의 안전은 한일에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호르무즈 해협 사태를 미국에 맡기고 우리는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이란과 오랫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일본은 미국의 요청이라지만 선뜻 해상자위대를 이란 앞바다에 파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 언론은 일본이 파병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니 미국의 요청에 대한 한국의 반응은 더더욱 무게감을 지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트럼프 파병 요청 거절 쉽지 않을 듯 만일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대로 호르무즈 해협에 병력을 보내게 된다면 우리의 관심은 무엇보다 파병부대의 안전에 쏠릴 것이다. 그리고 안전의 최대 변수는 전쟁 발발의 유무다. 과연 호르무즈 해협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미국과 이란 간에 전면적인 전쟁이 벌어질 확률은 낮다. 크게 세 가지 이유다. 첫째, 미국의 동맹인 유럽이 전쟁을 꺼린다. 전쟁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에 모든 것을 돈으로 계산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으로 전쟁을 벌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누군가 비용을 나눠 부담해야 한다. 미국으로서는 최대의 파트너가 유럽이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 가운데 누구도 이란과의 전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오히려 과거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 주도로 이란 정부와 맺은 핵합의를 유럽 국가들은 어떻게 해서든 유지하고자 안간힘을 쓴다. 왜 유럽은 이란과의 전쟁을 꺼릴까. ‘이라크 학습효과’ 때문이다. 2003년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 주도하에 벌어진 이라크 전쟁은 애초 미국이 이끄는 다국적군이 쉽게 이라크 정부군을 제압하고 상황을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투는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였지만 전후 재건 과정에서 늪에 빠졌다. 미국의 기대와는 달리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주도하는 이라크의 신정부는 정국을 장악하지 못했고 권력에서 밀려난 수니파 병사들이 급진 이슬람주의 세력에 흡수되면서 테러와 반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라크는 해법이 보이지 않는 혼란 상태가 지속됐다. 그 과정에서 많은 미군 사상자가 발생했고 미국이 감당해야 할 비용은 계속 늘어만 갔다. 결국 오바마 정부는 이라크에서 철군을 결정했다. 2011년 ‘아랍의 봄’이 시리아까지 번지자 이라크에서 세력을 확보한 이슬람 급진단체들은 시리아로 침투해 더욱 기승을 부리며 미국의 안보를 크게 위협했다. ‘이슬람국가’(IS)도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성장했다. 중동에서의 전쟁과 혼란은 난민을 낳았고, 이 난민들은 유럽으로 밀려들었다. 이와 더불어 이슬람 급진단체를 배후로 하는 각종 테러로 유럽은 공포에 떨었다.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 전쟁은 유럽인들에게 악몽 그 자체였다. 유럽인들에게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대립은 과거 이라크 전쟁의 악몽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만일 이란과 미국이 전쟁을 벌인다면 중동 지역이 최대 피해자가 될 테지만, 그다음 피해자는 유럽이 될 수밖에 없다. 대서양 건너에 있는 미국보다 지리적으로 중동과 훨씬 인접한 유럽이 난민과 테러로 몸살을 앓을 것이다. 유럽 국가들로서는 이란 정부를 무너뜨리는 것보단 현상 유지를 하면서 핵개발을 통제하는 편이 훨씬 이득인 셈이다. 그래서 독일 등은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방위연합체 대신 유럽이 독자적으로 방위연합체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미국의 호전적인 대이란 정책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개입 땐 미국 일방적 승리 장담 못 해 둘째, 러시아가 이란을 지원할 가능성도 높다. 만일 러시아가 이란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면 전쟁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승리한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라크 전쟁과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는 의미다. 과거 걸프전과 이라크 전쟁을 미국이 주도할 때 러시아는 뒷전에 물러나 있었다. 무너지기 직전의 소련이나 블라디미르 푸틴이 갓 집권한 혼란기의 러시아로서는 해외전쟁에 개입할 여력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시리아 내전을 계기로 러시아는 중동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란과 한 팀이 돼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했다. 이들은 미국의 지원을 받은 반군과 쿠르드 민병대를 꺾고 결국 시리아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후 이란과 러시아의 관계가 조금 경색되는가 싶었는데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이 긴박해지자 이란 정부는 다시 러시아에 SOS를 쳤다. 그 결과물로 러시아 해군과 이란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군사훈련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 타이밍이 모든 걸 말해 준다. 한창 이란을 압박하는 워싱턴을 향해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오판하지 말라. 러시아는 이란이 서방세계에 공격당하는 것을 지켜만 보지 않을 것이다.” ●러, 2010년 ‘아랍의 봄’ 사태로 중동에 관심 러시아가 왜 이렇게 적극적으로 중동 정치에 끼어드는 것일까. 돌아보면 2010년 ‘아랍의 봄’이 전환점이었다. 멀리 북아프리카에서 시작된 ‘혁명’의 불길이 홍해를 건너 아라비아반도에 상륙하더니 시리아까지 뒤흔들었다. 푸틴이 보기에 아래로부터의 반정부 투쟁이 점점 러시아 근처로 몰려오는 모양새였다. 아랍의 독재자들이 넘어지면 다음으로는 이란이나 중앙아시아 국가가 영향을 받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도 안심할 수 없었다. 특히 러시아에는 1500만명이 넘는 무슬림 인구가 있다. 이들이 급진 이슬람주의의 영향을 받게 된다면 러시아의 내정도 불안해진다. 이에 푸틴은 단호하게 시리아에 개입했다. 전쟁이 아무리 참혹해져도 푸틴의 권좌를 위협하는 아래로부터의 저항의 불씨가 러시아로 번지지 못하도록 완전히 꺼 버리겠다는 심산이었다. 동시에 아랍의 봄을 빙자해 중동 지역 안보와 경제적 이권에 개입하는 미국과 서방세계의 영향력도 차단하고자 했다. 러시아에 있어 중동은 정치·군사적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안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존재다. 러시아의 최대 수출품목인 천연가스와 석유 가격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러시아 경제의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만일 미국이 중동을 장악해 석유와 천연가스의 국제시세를 의도적으로 낮춘다면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미국의 제재로 경제 상황이 어려워진 러시아로서는 천연가스와 석유의 가격을 지켜 내기 위해서라도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경제에 긴요한 사안이다. 이러한 종합적인 판단의 결과 러시아는 이란과 함께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했고 시리아 내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됐다. 지상군 투입을 꺼리며 점차 시리아에서 발을 뺀 미국은 중동에서의 영향력이 크게 축소된 반면 러시아는 중동 정치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과시하는 역외 행위자로 자리잡았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러시아·이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리아 내전으로 확보한 중동 지역 내 영향력을 잃지 않겠노라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만일 이란이 미국과 서방세계의 영향력에 들어간다면 러시아로서는 턱밑에 칼이 겨누어지는 형국이 된다. 그 위협을 가만히 앉아서 당할 푸틴이 아니다. 만일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이란을 침략하면 러시아는 군사적 개입을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이 이러한 상황을 모를 리 없다. 이란과의 전쟁에서 얻는 이익이나 명분이 러시아와의 충돌을 감수할 만큼 크다고 보기 어렵다.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셋째, 이란은 다른 아랍 국가들과는 달리 오랜 정체성을 간직한 민족국가다. 따라서 외국의 군대가 전투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이란의 국민적 저항과 반발을 제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쉽게 이라크와 비교해 보자.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과 프랑스의 이해관계에 따라 건국돼 시아파-수니파-쿠르드로 정체성이 삼분돼 있는 이라크와 달리 이란은 최소 500년, 최대 수천년간 ‘페르시아’라는 정체성을 이어 온 민족국가다. 이란인들은 중동의 아랍 국가들에 대해 늘 약을 올리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너희의 국경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만들어 준 것이지만 우리 국경은 역사적으로 자연스레 형성된 것이다.” ●이라크와 달리 전쟁 이겨도 기대효과 낮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은 비주류인 시아파 및 쿠르드와 손잡고 지배세력인 수니파를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란은 서방국가들이 무력으로 제압한다고 한들 현 집권세력을 대체할 만한 대안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이란의 이슬람 신정주의에 반발하는 세속주의 세력일 텐데, 그들조차도 과거 서구 제국주의에 의해 침탈당했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있기에 미국의 우호세력이 되기 어렵다. 요컨대 유럽이 미국을 도와 이란 정부군과 싸워 이긴다고 한들 그 이후에 친서방 세력이 이란에 세워지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미국과 유럽으로서는 치러야 하는 비용 대비 기대되는 효과가 낮은 전쟁인 셈이다. 결론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낮다. 물론 이란에 적대적인 이스라엘이나 미국과 이란의 강경파 등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요소들도 존재한다. 또 파병부대가 국지적인 충돌에 휘말릴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기에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여러 상황이 미국과 이란 간의 전면전 가능성을 낮게 가리키고 있다는 것은 이 지역에 파병하게 될지도 모르는 우리로선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다. 박정욱 MBC 라디오 PD ■박정욱 MBC 라디오 PD는 ‘중동은 왜 싸우는가’ 저자로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양희은 서경석의 여성시대’, ‘배철수의 음악캠프’ 등을 담당했다. 고려대 정치학 석사.
  • ‘한복 입은 미셸 오바마’ 美시카고 벽화로 등장

    ‘한복 입은 미셸 오바마’ 美시카고 벽화로 등장

    한복을 입은 미셸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인을 그린 벽화가 최근 시카고에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벽화는 한국인 그라피티 아티스트 심찬양(31)씨가 그린 것으로, 커다란 보름달을 배경으로 자주색 저고리와 은색 치마를 입은 미셸 오바마의 모습을 담았다. 심씨는 최근 페이스북에 벽화 사진을 올린 뒤 “시카고로 그림을 그리러 간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미셸 오바마에 대해 얘기했다”면서 “왜 그를 그려야 하는지 물었을 때 그가 시카고 남부에서 태어난 흑인 여성으로 미국의 영부인에까지 오르며 모두에게 희망을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그림을 보는 모든 이들이 희망을 떠올리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벽화가 그려진 곳은 시카고 웨스트 타운 상가 밀집지역의 3층짜리 건물로, 최근 주인이 바뀐 한식당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노벨문학상 수상한 토니 모리슨 88세 일기로, 오바마가 남긴 추모

    노벨문학상 수상한 토니 모리슨 88세 일기로, 오바마가 남긴 추모

    “우리는 죽는다. 어쩌면 그게 삶의 의미일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언어를 구사한다. 어쩌면 그게 우리 삶의 척도가 될지 모른다.”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던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미국의 유명 소설가 토니 모리슨이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93년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모리슨은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밤 뉴욕의 한 메디컬센터에서 숨을 거뒀다. 유족들은 6일 성명을 통해 “고인이 짧은 투병 끝에 어젯밤 가족과 친구들에 둘러싸인 채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녀는 미국 흑인들의 삶을 여성적인 시각에서 그려왔고, 탄탄한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지난 1970년 장편소설 ‘가장 푸른 눈’으로 등단해 ‘술라’(Sula,1973), ‘솔로몬의 노래‘(1977), ‘타르 베이비’(1981), 비러브드’(Beloved, 1987), ‘재즈’(1992), ‘파라다이스’(1997), ‘러브’(2003), ‘은총’(2008), ‘홈’(2012), ‘신은 아이를 돕는다’(2015) 등의 소설 11편과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생애를 다룬 희곡 ‘꿈꾸는 개미’ 외에 다수의 수필을 펴냈다. 특히 ‘비러브드’는 흑인 여인이 사랑하는 딸이 노예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손으로 딸을 살해한다는 내용의 작품으로 퓰리처상 등 많은 문학상을 받았고 1998년 오프라 윈프리 주연의 영화로 제작됐다. 모리슨은 2012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또 랜덤 하우스 출판사 최초의 여성 편집장으로 1967년부터 1983년까지 일하기도 했다. 또 게일 존스, 앙리 뒤마, 무하마드 알리, 안젤라 데이비스 등 흑인 유명인들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프린스턴 대학에 재직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 고인에 대해 “훌륭한 스토리텔러로, 페이지 위에서처럼 마음을 사로잡는 사람이었으며 국보급 작가였다”고 돌아본 뒤 “잠시나마 그와 같은 공기를 호흡한 것은 은총이었다”고 추모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흑인여성 첫 노벨문학상’ 토니 모리슨 별이 되다

    ‘흑인여성 첫 노벨문학상’ 토니 모리슨 별이 되다

    ‘가장 푸른 눈’ ‘비러브드’ 등 인기현존하는 미국 최고의 작가로 꼽히는 소설가 토니 모리슨이 별세했다. 88세. 6일(현지시간) 모리슨의 유족들은 성명을 통해 “모리슨은 뉴욕 몬트피오레 메디컬센터에서 어젯밤 가족과 친구들에 둘러싸인 채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오하이오주 로레인에서 태어난 모리슨은 하워드대와 코넬대를 졸업하고, 텍사스서던대와 하워드대에서 영문학을 가르쳤다. 1970년 금발에 파란 눈을 미의 기준으로 보는 사회에서 소외감을 겪는 흑인 소녀를 그린 장편소설 ‘가장 푸른 눈’으로 등단했다. 이후 ‘술라’, ‘솔로몬의 노래’, ‘비러브드’, ‘재즈’ 등 소설과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생애를 다룬 희곡 ‘꿈꾸는 개미’ 등을 펴냈다. 미국 사회 흑인들의 삶을 여성의 시각에서 그리면서 탄탄한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1988년에는 사랑하는 딸이 노예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손으로 살인을 감행하는 흑인 여성을 이야기한 ‘비러브드’로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1993년 흑인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2012년 당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는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총기난사 정신질환이 방아쇠”… 남 탓 트럼프, 美대선 불붙였다

    “총기난사 정신질환이 방아쇠”… 남 탓 트럼프, 美대선 불붙였다

    대국민 성명서 인종차별 발언 언급없이 “총기 아닌 정신질환·백인우월주의 문제” 총격참사 도시 ‘털리도’로 잘못 말하기도 민주당, 대대적 쟁점화… 反트럼프 결집 바이든 “총기 규제 무대책이 문제” 저격 오바마도 “증오 조장 지도자의 말 배격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잇단 총격 참사의 원인을 미흡한 총기 규제가 아니라 정신질환·비디오게임 등에 돌려 미 각계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미 정계와 언론들은 그동안 분열적 언사로 인종 갈등에 불을 붙인 장본인인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020년 미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가운데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대대적으로 쟁점화해 반(反)트럼프 진영 결집에 나선 모양새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성명이 새로운 총기 규제 등 근본적인 해법 제시보다는 백인 우월주의 규탄에 방점이 찍혔다고 비판했다. 특히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총기가 아니라 정신질환과 증오”라는 발언은 사건의 원인을 ‘정신이상자들의 일탈’로 규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을 보여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정신의학회(APA)는 “정신질환자 대다수는 폭력적인 사람들이 아니며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일 가능성이 더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정신질환자에게 낙인을 찍으면서 이들의 치료를 방해할 수 있다”고 즉각 비난 성명을 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총기 이슈를 계기로 트럼프에 대한 비판 수위를 더욱 높였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통령님, 총기 안전 입법에 대한 미국의 무대책이 문제”라며 “보편적인 신원 조회 및 공격용 총기 금지법을 통과시킬 때”라고 저격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주의적) 언사가 위험한 사상을 증폭시켰다”고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침묵을 깨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공포와 증오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인종차별적 정서를 정상으로 치부하는 지도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언어를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이런 말들은 미국과 전 세계 역사에 걸쳐 발생한 대부분 비극의 뿌리에 자리잡고 있던 것”이라면서 과거 미 노예제도와 흑인차별 정책,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등을 예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며 “털리도에서 숨진 이들의 기억을 신이 축복하기를”이라고 잘못 언급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4일 실제로 총격이 벌어진 도시는 오하이오주의 데이턴이지만 이곳에서 100마일(161㎞) 이상 떨어진 털리도를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데이턴과 함께 지난 주말 대형 총기 참사로 4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텍사스주 엘패소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 등은 전했다. 하지만 엘패소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소속 베로니카 에스코바르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주민들의 환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에스코바르 의원은 엘패소 총격 사건의 희생양이 된 시민들과 같은 히스패닉계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총기 폭력 확산을 막기 위한 초당적 협력을 주문하면서 미 의회는 8월 휴회를 접고 개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의회전문지 더힐 등이 보도했다. 그동안 총기 규제 입법화의 최대 걸림돌이 돼 온 전미총기협회(NRA)의 영향력이 들끓는 여론 탓에 전례 없이 약화했다는 판단이 의원들의 입법화 움직임을 부추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해 온 NRA에 맞서 규제법안을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공화당의 전통적인 ‘돈줄’ 역할을 해 온 NRA는 이날 성명을 내 “끔찍한 총기 난사의 근원을 짚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환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반(反)트럼프 진영에 ‘폭발물 소포’ 보낸 50대에 징역 20년형 선고

    반(反)트럼프 진영에 ‘폭발물 소포’ 보낸 50대에 징역 20년형 선고

    지난해 11·6 중간선거를 앞두고 CNN방송을 비롯해 반(反) 트럼프 성향의 인사 13명에게 잇따라 폭발물 소포를 발송해 미 정가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50대에게 징역 20년형이 선고됐다. 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의 제드 라코프 판사는 65건의 중범죄로 기소된 시저 세이약(57)에게 “범죄의 본질과 상황이 충격적”이나 “그가 발송한 폭발물은 실제 폭탄으로 기능해 타깃을 해할 목적으로는 만들어지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판결했다. 세이약은 지난해 10월 2주간 파이프형 폭발물과 타이머 등을 담은 ‘폭발물 소포’를 잇따라 발송했다. 그가 보낸 소포는 총 16건으로 범행 대상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CNN을 비롯해 차기 대선에 도전한 민주당 경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코리 부커 상원의원 등과 민주당의 고액기부자로 억만장자인 조지 소로스와 톰 스테이어,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드니로 등이 포함됐다. 다만 폭발물 소포는 대부분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중간에 차단됐으며, 단 한건의 폭발도 발생하지 않았다. 라코프 판사는 이날 판결문에서 “세이약은 폭발물을 보낸 대상들을 증오했고 그들의 불행을 빌었지만 자신의 손으로 그들이 죽기를 바랄 정도로 이성을 잃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범행 당시 세이약은 플로리다에서 밴 차량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체포 당시 언론들은 그가 등록된 공화당원이었고 온라인상에서 극우적 음모이론을 추구해온 열렬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라고 보도했다. 세이약은 지난 3월 유죄를 인정했으며 이날 선고 직전 눈물을 흘리며 “내가 한 일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후회했다. 앞서 연방 검찰은 세이약이 증오로 가득 찬 이데올로기에 의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여전히 위험하다면서 재판부에 종신형을 요구했다. 변호인 측은 “세이약은 심각한 인지 장애와 어린 시절 학대, 스테로이드 복용 등으로 고통을 받아왔다”면서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 반대자들에 대한 온라인상의 음모적 주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었다면서 법정 최소형인 징역 10년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이지운의 시시콜콜] 미-러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이지운의 시시콜콜] 미-러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세월이 지나고 보니, ‘미하일 고르바초프’라는 인물의 등장이 탈냉전의 시작점이었다.1985년 소련 공산당 제8대 서기장에 오르더니 1986년 10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만나 중거리미사일 전력 감축을 논의했다. 1987년 12월에는 백악관에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 서명했다. 이후 1991년 6월까지 500∼5,500km의 중·단거리 미사일 2692기가 폐기됐다. 1970년대 중반 소련이 서유럽을 사정권으로 하는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SS-20을 집중 배치하고, 미국은 중거리탄도미사일 퍼싱-2를 유럽에 맞배치하며 펼쳐온 미사일 개발 및 배치 경쟁을 되돌아보면, ‘급제동’이었다. 제거 절차와 사찰 방식을 상세히 규정하고 엄격하게 적용한 것이 조약이 성공적으로 수행된 비결로 꼽힌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1991년 7월에는 양국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이 체결된다.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의 감축을 다룬 협정이다. 주한미군에 배치됐던 전술핵무기가 철수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1991년 12월에는 핵무기의 시험·제조·생산·접수·보유·저장·배비·사용을 하지 않는다는 남북간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으로 이어졌다. INF조약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소련 붕괴 이후 INF조약 이행을 승계한 러시아가 조약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미국이 불만을 터뜨리면서다. 버락 오바마 정부는 2014년 연례적으로 작성하는 준수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조약 위반을 지적하며 경고했다. 러시아는 이를 부인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가이익에 대한 지대한 위협이 있을 때 6개월 전 탈퇴를 통보하도록 돼 있는 규정을 내세워 지난 2월 탈퇴를 선언하며 러시아를 압박했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결국 8월2일부로 조약은 공식 파기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미 지난달 3일 관련 법령에 서명해놓았었다. 냉전 해체의 상징이 해체된만큼 신(新)냉전에 대한 우려가 이미 시작됐다. 중단거리 미사일이 고도화되는 등 주요국 간 군비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외신들은 우려하고 있다. 중거리핵전력(INF) 조약과 함께 핵통제 질서를 떠받쳐온 또 하나의 기둥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도 위태롭다. 2010년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으로 명맥을 이은 이 협정은 2021년 만료 예정이다. 기한 연장이 필요한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미국이 조약을 탈퇴한 데에는 그간 아무 제약 없이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해온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2017년 4월 미 태평양사령관이었던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는 의회 증언에서 “중국이 배치한 탄도·순항미사일의 95%가 INF 조약 가입국 위반 사안”이라고 했었다. 세계는 핵 규율의 진공상태로 다시 진입했다. 조약 파기 소식에 고르바초프는 “모두의 운명이 불확실해졌다” 했다 한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조약을, ‘핵전쟁의 브레이크’로 비유했었다. 이지운 논설위원 jj@seoul.co.kr
  • 흑인소녀 검색했는데 왜 성인사이트가 나오죠

    흑인소녀 검색했는데 왜 성인사이트가 나오죠

    요즘 사람들은 필요한 지식의 대부분을 상용 검색 엔진을 통해 찾는다. 도서관이나 사서, 교사, 학자 등 지식을 연구하고 창출하는 이들보다 인터넷 검색 엔진에 더 크게 의존한다. 그 데이터를 이용할 때 빠지기 쉬운 착오는 검색 장치가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라는 믿음이다. 하지만 실제 현실은 딴판이다. 정보의 순위 왜곡이 빈번하고 사회 전방위로 가짜 뉴스가 홍수를 이룬다. 캘리포니아대 교육정보학대학원 조교수가 쓴 이 책은 바로 그 점을 정색하고 짚어 눈길을 끈다. 인터넷상의 검색 엔진들이 어떻게 편향된 정보를 제공하며 차별과 불평등을 조장하는지를 세밀하게 폭로하고 있다.●차별·혐오 조장 수단이 된 검색 알고리즘 책은 저자의 충격적인 체험에서 시작됐다. 2010년 딸의 놀잇감을 찾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외설적인 포르노그래피로 가득 찬 검색 결과 화면과 마주치게 됐다. 흑인 소녀에 대한 구글의 첫 번째 검색 결과는 ‘달콤한 흑인 여성 성기닷컴’이라는 성인 사이트였고 흑인 여성들을 왜곡된 성적 대상으로 표현한 낯부끄러운 게시물들이 줄이어 노출됐다고 한다. 포르노라는 단어를 함께 검색하지 않았는데도 어떻게 이런 정보들이 일방적으로 제공될 수 있을까. 저자는 디지털 알고리즘이 오히려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고 확대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책 제목에선 여성을 콕 집었지만 비단 여성 차별뿐만 아니라 유색인, 유대인 등을 대상으로 한 적나라한 인종차별적 가치관이 알고리즘에 삽입돼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고 고발한다. ●인터넷 의사결정도 결국 인간이 만든 것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라 여겨졌던 검색 알고리즘은 어떻게 차별과 혐오 조장의 수단으로 탈바꿈했을까. 저자가 제시하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빅데이터나 알고리즘의 자동 의사결정을 실행하는 수학 공식이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모든 사람은 각자의 가치관을 갖게 마련이고 그 가치관을 바탕으로 인종차별과 성차별, 잘못된 능력주의 등을 공공연하게 표방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 지론은 ‘인종차별의 모든 토대가 반흑인주의이며, 인종차별은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구조화된 차별행위의 기본 공식’이라는 사회비평가 라토야 피터슨의 이론과 딱 맞아떨어진다.●구글맵에 ‘검둥이’ 치면 오바마 백악관이… 실제로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2015년 구글 알고리즘의 글리치가 이미지 검색을 돕는 자동 태깅 기능과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진 애플리케이션이 흑인들의 사진에 ‘유인원’이나 ‘동물’ 같은 단어를 태그로 붙인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 ‘검둥이’를 구글 맵에 검색하면 백악관이 표시된 사건을 폭로했다. 2009년에는 미셸 오바마의 얼굴에 원숭이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 유포되기도 했다. 그처럼 이미지 왜곡으로 압축되는 데이터 오류는 숱하다. 잊힐 만하면 벌어지는 흑인들에 대한 경찰의 과도한 총기 사용이 대표적이다. 그런 이미지 오류는 이제 정치적 영역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2016년 미국 대선이 가장 친숙한 예다. 300만표 차를 유지하며 근소한 우세를 이어 가던 힐러리 클린턴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패배하며 전세가 뒤집힌 상황을 두고 즉각적으로 제기된 원인은 바로 온라인에서 확산된 가짜 뉴스였다. ●“백인 독점 해체 뒤 비영리 검색 엔진 돼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이 사적 이해관계에 따라 작동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저자는 궁극적으로 구글 같은 거대 독점 정보기업들이 해체돼야 한다고 못박는다. “앞으로 등장할 교과서에서 정보는 공공 정책의 최상위에 포진한 백인 우월주의자와 허위 정보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이익과 권력을 위해 유포하는 정책으로 기록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책 말미에 얹은 대안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상용 정보 검색 플랫폼에 대한 대안으로 비영리 및 공공연구 자금을 확충해야 하며, 그 결과물은 공공의 복리에 기여하고 거짓되고 위해한 정보를 걸러 낼 수 있는 비영리 검색 엔진이 될 수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정부, 美 상대로 4000억원대 보복관세 추진

    우리 정부가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 유정용강관(OCTG) 반덤핑 관세 분쟁에서 패소하고도 판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미국을 상대로 3억 5000만 달러(약 4130억원)의 보복 관세를 추진한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이 당초 밝힌 이행 기간 1년을 넘기고도 판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 우리 역시 보복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WTO에 제재 요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4년 7월 현대제철과 넥스틸, 세아제강 등에 9.9~15.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2017년 4월 연례 재심에서 덤핑률(관세)을 최고 29.8%로 올렸다. 이에 우리 정부는 그해 12월 WTO에 제소했고, WTO 분쟁해결기구(DSB) 패널은 2017년 11월 미국의 조치가 WTO 협정에 위반된다고 판정했다. WTO 회원국은 DSB 판정 결과를 즉시 이행하거나 분쟁 당사국과 이행에 필요한 합리적 기간(최대 15개월)을 합의해야 한다. 미국은 1년의 이행 기간을 갖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덤핑률을 재산정하지 않았다. 정부는 요청서에서 반덤핑 관세 부과로 연간 3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보복 관세를 부과할 품목은 추후 밝히겠다고 했다. 다만 피해 규모에 대해 미국이 이의를 제기하면 다시 분쟁을 벌여야 한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미, 북 군수공업부 소속 1명 제재…“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미, 북 군수공업부 소속 1명 제재…“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미국이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북한 군수공업부 소속 인사 1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군수공업부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담당하는 곳으로, 미국과 유엔의 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노동당 산하 단체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는 2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베트남에 기반을 둔 대량살상무기(WMD) 기관 대표 제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게시하고 북한 조선노동당 산하 군수공업부 소속 김수일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재무부에 따르면 김수일은 군수공업부와 연계된 경제, 무역, 광업, 해운 관련 활동을 하기 위해 2016년 베트남 호치민시에 배치됐다. 그는 올해 초까지 무연탄과 티타늄 등 북한 내 생산품을 수출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원자재를 비롯한 다른 여러 제품의 수출과 수입 등에도 관여해 북한 정권에 외화를 벌어다 줬다. 베트남 제품을 중국과 북한 등지에 수출한 책임도 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김수일에 대한 제재는 대통령 행정명령 13687호에 따른 것이라고 재무부는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5년 1월 발표된 13687호는 북한 정부와 조선노동당 당국자 등을 포괄적으로 제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재무부의 시걸 맨델커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김수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결의를 위반했고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했다”면서 “재무부는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는 이들에게 기존의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번 제재가 신규 제재가 아닌 기존 제재 이행의 차원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추가 대북제재를 철회한 후 신규 제재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부 제재 대상이 되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시민과의 거래가 금지되는데, 북한 국적자가 미국 내 자산을 보유하기 쉽지 않아 실효성은 크지 않다. 재무부는 최근 북한 기관이나 인사를 직접 겨냥하기보다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해운사 등을 타깃으로 삼았다. 북한 인사로는 북미 대화 교착 국면에서 지난해 12월 인권유린을 문제 삼아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을 제재한 것이 마지막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종차별 막말 트럼프, 이번엔 흑인 의원에 “잔인한 불량배”

    인종차별 막말 트럼프, 이번엔 흑인 의원에 “잔인한 불량배”

    前 흑인 관료 149명 트럼프 비판 기고문 오바마 “美위해 싸우는 그들 자랑스럽다”민주당의 초선 여성의원 4인방을 향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인종차별적 막말로 도마에 올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민주당의 흑인(아프리카계) 중진인 엘리자 커밍스 미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장과 그의 지역구인 볼티모어를 비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나 언사에 극도로 말을 아껴 온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이례적으로 비판 대열에 가세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커밍스 위원장은 남부 국경 상태에 관해 국경경비대의 위대한 남녀 대원에게 고함치고 소리 지르는 ‘잔인한 불량배’였다”며 “실제로 그의 볼티모어 지역은 훨씬 더 나쁘고, 더 위험하다. 그의 지역은 미국에서 최악으로 여겨지고 있다. 역겹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고 비하 발언을 퍼부었다. 볼티모어는 커밍스 위원장의 지역구인 메릴랜드 7선거구에 해당하는 도시로 흑인 비중이 전체 인구의 52%로 높다.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 트윗’은 지난주 하원 감독개혁위가 케빈 매컬리넌 국토안보부 장관대행을 청문회로 불러 멕시코 국경 이민자 수용시설의 열악한 상황을 지적한 데 따른 반격으로 해석된다. 미 정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초선 여성의원과의 설전에 이은 트럼프발(發) 인종차별 논란 ‘2라운드’로 보고 있다. 인종차별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당 1인자이자 볼티모어가 고향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인종차별주의적 공격을 거부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인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의 대변인 마이클 리시는 이메일을 통해 “볼티모어는 진정한 우리 주의 심장부이다. 정치인끼리의 더 많은 공격은 우리를 그 어느 곳으로도 이끌지 못할 것”이라고 볼티모어와 주민을 옹호했다. 보다 못한 오바마 전 대통령도 결국 말문을 열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아프리카계 전직 관료 149명의 공동 기고문을 소개하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기고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인종차별적 발언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나는 늘 이 팀이 나의 행정부에서 이뤄 낸 일들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나 나는 우리가 이뤄 낸 것보다 더 나은 미국을 위해 이들이 계속 싸우고 있다는 것이 더욱 자랑스럽다”고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캘리포니아-포드 등 4개 자동차社 연비 기준 높이기로 합의, 트럼프에 반기

    캘리포니아-포드 등 4개 자동차社 연비 기준 높이기로 합의, 트럼프에 반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포드와 혼다, 폭스바겐, BMW 등 4개 자동차 제조사들과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연비 규제 기준을 높이는 데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하고 전기자동차를 장려하려는 캘리포니아의 규제 권한을 박탈했는데 이처럼 진취적인 조치를 취해 향후 마찰이 예상된다고 영국 BBC가 26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25일 “캘리포니아와 자동차 제조사들은 공기를 더 맑게 만들고 우리 모두를 안전하게 만들 스마트 정책들을 이끌어냈다”면서 “자동차 산업의 다른 부문들도 우리와 함께 해줄 것을 요청하며 트럼프 정부도 퇴행적인 규칙 변경을 꾀하지 말고 이런 실용적인 타협을 채택하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합의는 오바마 시절의 기준보다 덜 엄격하지만 이 주에서 생산해 미국 전역에 판매하는 자동차들에도 적용된다. 2026년까지 새 모델의 자동차들은 갤런당 50마일(4.7ℓ당 100㎞)의 연비를 충족해야 한다. 현행 갤런당 마일(mpg)은 37마일이다. 연비를 높인다는 것은 자동차가 연료를 덜 태우고 온실가스를 대기 중에 덜 배출한다는 거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시절 강력한 배기가스 규제를 더 느슨하게 바꾸려 하는데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13개 주 정부는 오바마 시절에 근접한 규제 정책을 강구하며 맞서고 있다. 지난해 백악관은 “주 정부가 아니라 연방 정부가 이런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모든 미국인의 이익에 부합하는 규제 대책을 확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자동차 판매량의 12% 정도를 차지하며 연방정부가 이 합의를 인정하면 전국의 모든 자동차 업체들이 하나의 규칙 아래 작동하도록 허용하는 결과를 낳는다. 미국 자동차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4개 업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는 규제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고객들의 자동차 구입 능력을 보장하고, 법률을 준수하는 비용을 줄이며 결과적으로 환경에도 이득이 된다”고 밝혔다. 연방 정부와 주 정부의 이견이 타협에 이르지 못하면 자동차 제조사들은 같은 모델의 생산라인을 둘로 나눠 각각의 기준에 맞춰 자동차를 제작해야 한다. 지난달 17개 자동차 회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연비 규제 완화가 오히려 자동자 제조업의 수익을 줄이고 불안정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4개 자동차 회사가 캘리포니아주의 기준을 따를 것이라고 공식 발표하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더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이 협정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GM과 도요타도 캘리포니아주 협정 가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오바마 판사vs트럼프 판사… 엇갈린 ‘이민’ 판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민자 행렬(캐러밴)을 막고자 도입한 반(反)이민 규정 시행에 제동이 걸렸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2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의 존 타이가 판사가 미 법무부와 국토안보부가 과테말라와 멕시코 등 경유국에서 먼저 정치적 망명 신청을 하도록 한 새 규정(IFR)에 대해 일종의 가처분 조치인 ‘예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발효된 새 규정은 제3국에 망명 신청을 한 뒤 거부된 이민자에게만 미국 망명 신청을 허용하도록 해 사실상 미 남부 국경을 통한 미국 망명을 원천 차단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타이가 판사는 “새 규정이 국제법에 규정된 이민자의 권리를 부정하고 본국으로 돌려보내 폭력과 학대에 노출되도록 할 수 있다”며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명한 타이가 판사의 판결에 앞서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티머시 켈리 워싱턴DC 연방지법의 판사는 행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내렸다. IFR의 시행을 막아 달라며 시민단체 ‘캐피털 에이리어 이민자 권리 연대’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한 것이다. 그러나 타이가 판사의 예비적 금지명령에 따라 이민자 망명 신청에 대한 새 규정 시행은 당분간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반기를 드는 주 정부의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시카고를 포함하는 일리노이주의 JB 프리츠커 주지사가 이날 연방 이민 당국의 추방 대상자 자녀를 보호하는 2개 법안에 서명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부모가 연방세관단속국에 의해 구금되거나 추방된 아동이 법원 승인을 거쳐 단기 후견인을 둘 수 있는 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즉각 연장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설] 중러 군용기 동시 도발, 영공침해 단호히 대처해야

    중국과 러시아의 폭격기가 편대를 이뤄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한 데 이어 러시아 군용기가 따로 독도 영공을 침범해 우리 전투기가 경고사격하는 초유의 사건이 어제 발생했다. 중러 군용기가 KADIZ에 동시 출현한 것은 처음이며, 외국 군용기의 영공 침범과 이에 맞선 우리 공군의 대응사격도 모두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전투기 역시 출격해 동해 상공에서 4국이 충돌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유감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각각 폭격기 계열인 중국의 H6 2대와 러시아의 TU95 2대는 KADIZ에서 각각 1시간30분가량씩 비행했다. 오전 6시 44분쯤 중국 군용기 2대가 이어도 쪽에서 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두 차례 KADIZ를 침범했고, 나중에는 러시아 군용기 2대와 편대를 이뤄 나타났다. 더 가관인 것은 뒤이어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가 우리 공군의 대응사격을 받고도 독도 영공을 두 차례나 들락날락했다는 사실이다. 우리 공군은 중국 폭격기에 20여 차례, 러시아 폭격기에 10여 차례 등 30여 차례 무선 경고통신을 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러시아 A50에 대해서는 1차, 2차 침범 때 미사일 회피용 플레어 20여발과 기총 360여발 등으로 경고사격을 했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쯤 되면 러시아의 움직임은 영공 유린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사안은 한반도를 둘러싸고 안보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어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이래 국제 안보에 대한 관여를 줄여 가는 중이고, 오바마 정부 이래로는 동북아에서 중국 봉쇄와 관련해 일본에 역할을 맡기려 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은 전력을 급속하게 키워 가며 KADIZ 침범을 노골화해 ‘자기 구역화’하는 등 대한반도 영향력을 더욱 키워 가고 있다. 만약 이번 도발이 중러가 사전모의해 의도적으로 감행한 것이라면 문제는 더욱 중차대해진다. 정부는 중국의 지속적인 KADIZ 무력화 시도에 대해, 위협사격에도 불구하고 영공까지 침범한 러시아의 도발에 대해 외교·군사적으로 강력하게 조처해야 한다. 적반하장으로 러시아는 한국 전투기가 자신들을 위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서기에게 ‘군용기의 영공 침범 행위가 되풀이된다면 훨씬 강력한 조처를 하게 될 것’을 경고했다. 또한 이런 혼란을 틈타 일본이 자위대 전투기를 출격시킨 것은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대외에 펴려는 파렴치한 행동인 만큼 정부는 단호한 대응을 보여야 한다.
  • [사설] 중러 군용기 동시 도발, 영공침해 단호히 대처해야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가 편대를 이뤄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한 데 이어 러시아 군용기가 따로 독도 영공을 침범해 우리 전투기가 경고사격하는 초유의 사건이 어제 발생했다. 중러 군용기가 KADIZ에 동시 출현한 것은 처음이며, 외국 군용기의 영공침범과 이에 맞선 대응사격도 모두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전투기 역시 출격해 동해 상공에서 4국이 충돌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유감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각각 폭격기 계열인 중국의 H6 2대와 러시아의 TU95 2대는 KADIZ에서 각각 1시간30분가량씩 비행했다. 오전 6시 44분쯤 중국 군용기 2대가 이어도 쪽에서 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두 차례 KADIZ를 침범했고, 나중에는 러시아 군용기 2대와 편대를 이뤄 나타났다. 더 가관인 것은 뒤이어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하더니 우리 공군의 대응사격을 받고도 두 차례나 들락날락했다는 사실이다. 우리 공군은 중국 폭격기에 20여 차례, 러시아 폭격기와 조기경보기에 10여 차례 등 30여 차례 무선 경고통신을 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러시아 A50에 대해 1차, 2차 침범 때 미사일 회피용 플레어 20여발과 기총 360여발 등으로 경고사격을 했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쯤 되면 러시아의 움직임은 영공 유린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사안은 한반도를 둘러싸고 안보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어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이래 국제 안보에 대한 관여를 줄여 가는 중이고, 오바마 정부 이래 동북아에서 중국 봉쇄와 관련해 일본에 역할을 맡기려 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은 전력을 급속하게 키워 가며 KADIZ 침범을 노골화해 ‘자기 구역화’하는 등 대한반도 영향력을 더욱 키워 가고 있다. 적반하장으로 러시아는 한국 전투기가 자신들을 위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서기에게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행위가 되풀이된다면 훨씬 강력한 조처를 하게 될 것’을 경고했다. 이런 혼란을 틈타 일본 자위대도 전투기를 띄운 것은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대외에 펴려는 파렴치한 행동이다. 정부는 러시아와 중국의 KADIZ 무력화 시도와 위협사격에도 불구한 영공 침범에 대해 강력하게 조처해야 한다. 영공을 침범하고 발뺌하는 러시아나 혼란에 편승한 일본에 대해서도 외교·군사적으로 단호한 행동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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