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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종전선언 반대할 이유 없어”

    “바이든, 종전선언 반대할 이유 없어”

    “조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반대할 이유가 거의 없다고 봅니다.”미국 워싱턴DC의 한국 전문가인 설레스트 애링턴 조지워싱턴대 정치·국제관계학 교수는 14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의 동맹 관계를 복원·치유하고 싶다고 거듭 밝혔듯 한미 간에 보다 체계적이고 상호 존중하는 식으로 정책 조율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또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반적인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법에 비해 보다 안정되고, (한국 등 여타 동맹국과) 더 많은 계획과 철저한 협의를 수반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정상회담 등 과거 북미 간 상호작용으로 얻은 교훈에 바탕을 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버락 오바마 시대의 ‘전략적 인내’로 회귀할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서는 “오바마 시대의 전략적 인내냐, 트럼프 시대의 정상회담이냐는 북한의 행동과 미사여구에 크게 달려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권 초기에는 대북 관계에 소극적이지 않았던 오바마 정부가 2009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및 2차 핵실험을 계기로 전략적 인내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북한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애링턴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비교해 북미 간 고위급·정상 회담에 합의하기 전에 북한에 더 많은 결과물과 약속을 요구할 것 같다”며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한 논의도 좀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동맹과 관련해선 그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서 나타난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측성, 동맹 경시 기조 때문이라며 “바이든 당선인은 실무회담이나 당국자 간 협의 과정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결과 도출까지) 속도는 느려질 수 있지만 트럼프 시대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는 과거의 일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좀체 풀리지 않는 한일 관계에 미국이 개입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개입은 잘못된 용어인 것 같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아시아 주요 동맹국 간의 생산적인 대화를 장려해야 한다”며 “가능한 한 많은 레벨에서, 많은 주제별로 대화 장소를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부도 역사와 영토 분쟁의 복잡성을 인정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한일 양국이 관계의 방향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중 갈등 구도와 관련한 한국의 대응 방식에 대해서는 “한국은 미중 가운데 하나를 택하는 게 아니라 활기차고 때로는 긴장되는 지역인 동북아에서 ‘미들 파워’(middle power)로서 생산적인 역할을 계속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아세안 교역 늘어 신남방정책 탄력…“TPP 동시가입 필요”

    아세안 교역 늘어 신남방정책 탄력…“TPP 동시가입 필요”

    세계 무역 규모와 인구, 총생산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15일 15개 참가국 정상들의 서명으로 협상 시작 8년 만에 닻을 올렸다. RCEP 참여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로서는 애초부터 선택의 문제는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13억명 인구를 가진 인도의 참여가 일단 불발된 데다 다른 FTA에 비해 자유화 정도가 낮고 대다수 참가국과 이미 개별 FTA를 맺고 있어 경제적 효과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지만, 역으로 ‘참여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를 찾는 일도 쉽지 않다. 인구 22억 6000만명,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에 해당하는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외교·통상 전략 측면으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2017년부터 ‘4강 외교’에서 탈피해 신남방 정책에 공들여 온 문재인 정부는 2대 교역 대상인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교류·협력 확대를 가속할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정부가 RCEP 타결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이 승리하며 세계 통상질서가 변곡점을 맞은 시점이기에 RCEP의 손익계산서에 잡히지 않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RCEP는 애초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대항마 성격으로 2012년 중국이 제안했다. 하지만 미국 중심주의를 외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 TPP를 탈퇴했고, 일본·호주 등 11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으로 이름을 바꿔 2018년 공식 서명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스탠스는 명확하지 않다. CPTPP에 그대로 가입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CPTPP를 확대하거나 제2의 TPP를 추진하는 등 ‘새판 짜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은 지난해 외교협회(CRF) 인터뷰에서 “TPP가 완벽한 협정은 아니지만 미국의 탈퇴로 아태 경제 블록 운전대가 중국으로 넘어갔다”며 “TPP는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기 위해 각국이 뭉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이런 기조가 유지된다면 한국은 미중 갈등과 맞물린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미중 갈등 구도 속에 RCEP를 바라보는 시각을 경계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RCEP가 중국 주도 협정인 것처럼 오해하는 시각이 있는데, 중국은 15개국 중 하나”라며 “지금까지 협상을 주도한 것은 아세안으로, 8년간 인도네시아가 의장국을 맡았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CPTPP와 RCEP는 대립적 관계가 아니며 아태 지역 다자무역체제를 지향하는 상호보완적 관계”라며 “필요하다고 느끼면 (TPP에)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지만 지금 결정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미 미국의 또 다른 전통적 우방인 일본과 호주 등도 두 협정에 모두 참여한다. RCEP와 TPP가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닌 셈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필요하다면 RCEP에 이어 TPP 참여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우방국들과 TPP와 비슷한 형태의 경제동맹체를 만들 확률이 높은데 오히려 우리가 RCEP에 가입했기 때문에 향후 미국 주도의 다자무역 질서에 가입하더라도 중립을 유지하고, 중국과 각을 덜 세울 수 있다”고 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도 “만약 (TPP를 주도하는) 일본이 우리나라에 무리한 가입 조건을 요구하는 등 부정적으로 나온다 해도 한일 안보협력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필연적으로 미중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노골화하면서 미국 주도의 다자무역체제 가입을 요구한다면 중국의 견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박사는 “바이든 정부가 TPP에 재가입하는 상황이 왔을 때 우리나라가 RCEP 가입 당시보다 소극적이면 ‘중국에 줄을 서는 것 아니냐’며 압력이 들어올 수는 있다”고 말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미국이 TPP에 들어간다면 우리도 적극 검토할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은 TPP를 대중 견제용 미국의 공조 수단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우리 입장이 난처해질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신남방정책 공들인 文, 아세안과 교류 가속… 美 TPP 압력 땐 난처

    신남방정책 공들인 文, 아세안과 교류 가속… 美 TPP 압력 땐 난처

    세계 무역 규모와 인구, 총생산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15일 15개 참가국 정상들의 서명으로 닻을 올렸다. RCEP 참여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로서는 애초부터 선택의 문제는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13억명 인구를 가진 인도의 참여가 일단 불발된 데다 다른 FTA에 비해 자유화 정도가 낮고 대다수 참가국과 이미 개별 FTA를 맺고 있어 경제적 효과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지만, 역으로 ‘참여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를 찾는 일도 쉽지 않다. 인구 22억 6000만명,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에 해당하는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외교·통상전략 측면으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2017년부터 4강 중심 외교에서 탈피해 신남방정책에 공들여 온 문재인 정부는 2대 교역 대상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교류·협력 확대를 가속할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정부가 RCEP 타결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이 승리하며 세계 통상질서가 변곡점을 맞은 시점이기에 RCEP의 손익계산서에 잡히지 않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RCEP는 애초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대항마 성격으로 2012년 중국이 제안했다. 하지만 미국 중심주의를 외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취임 초 TPP를 탈퇴했고, 일본·호주 등 11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으로 이름을 바꿔 2018년 공식 서명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스탠스는 명확하지 않다. CPTPP에 그대로 가입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CPTPP를 확대하거나 미국 주도로 제2의 TPP를 추진하는 등 ‘새판 짜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은 지난해 외교협회(CRF) 인터뷰에서 “TPP가 완벽한 협정은 아니지만 미국의 탈퇴로 아태 경제블록 운전대가 중국에 넘어갔다”며 “TPP는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기 위해 각국이 뭉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이런 기조가 취임 후에도 유지된다면 한국은 미중 갈등과 맞물린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CPTPP와 RCEP는 대립이나 대결적 관계가 아니고 아태 지역의 다자무역체제를 지향하는 상호 보완적 관계”라며 “우리는 미중 대결의 관점이 아닌 다자주의에 입각한 역내 자유무역질서를 확대하는 취지에서 RCEP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객관적으로 한미 FTA나 한·유럽연합(EU) FTA와 같은 파급효과는 없다”면서도 “‘TPP는 미국, RCEP은 중국’이란 식의 구도도 과장된 것으로, RCEP 타결 과정에 중국의 입김이 세게 들어간 게 없다”고 했다. 물론 RCEP 가입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RCEP와 TPP가 양자택일의 문제도 아니다. 미국의 또 다른 전통적 우방인 일본과 호주 등도 모두 RCEP에 참여한다. 다만 필연적으로 미중 갈등이 더욱 깊어지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노골화하면서 미국 주도의 다자무역체제에 한국의 가입을 요구한다면 난처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박사는 “바이든 정부가 TPP에 재가입하는 상황이 왔을 때 우리나라가 RCEP 가입 당시보다 소극적이면 ‘중국에 줄을 서는 것 아니냐’며 압력이 들어올 수는 있다”고 말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미국이 TPP에 들어간다면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가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은 TPP를 대중 견제용 미국의 공조 수단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우리 입장이 난처해질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바이든 정부에서 우방국들과 TPP와 비슷한 형태의 경제동맹체를 만들 확률이 높은데 오히려 우리가 RCEP에 가입했기 때문에 향후 미국 주도의 다자무역질서에 가입하더라도 중립을 유지하고, 중국과 각을 덜 세울 수 있다”고 했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8년만에 닻올린 RCEP… “신남방 가속화” vs “미중갈등 휘말릴 우려”

    8년만에 닻올린 RCEP… “신남방 가속화” vs “미중갈등 휘말릴 우려”

    세계 무역규모와 인구, 총생산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15일 15개 참가국 정상들의 서명으로 협상 시작 8년 만에 닻을 올렸다. RCEP 참여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로서는 애초부터 선택의 문제는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13억 인도의 참여가 불발된데다 다른 FTA에 비해 자유화 정도가 낮고 대다수 참가국과 이미 개별 FTA를 맺고 있어 경제적 효과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지만, 역으로 ‘참여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를 찾는 일도 쉽지 않다. 인구 22억 6000만명,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에 해당하는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외교·통상전략 측면으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2017년부터 기존의 4강 외교에서 탈피해 신남방정책에 공들여온 문재인 정부는 2대 교역대상인 아세안과의 교류·협력 확대를 가속할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정부가 RCEP 타결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의 승리로 세계 통상질서가 변곡점을 맞은 시점이기에 RCEP의 손익계산서에 잡히지 않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애초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대항마 성격으로 2012년 중국이 처음 RCEP을 제안했다. 하지만 미국 중심주의를 외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 TPP를 탈퇴했고, 일본·호주 등 11개국이 CPTPP로 이름을 바꿔 2018년 공식 서명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스탠스는 명확하지 않다. CPTPP에 그대로 가입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CPTPP를 확대하거나 미국 주도로 제2의 TPP를 추진하는 등 ‘새판짜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해 외교협회(CRF) 인터뷰에서 “TPP가 완벽한 협정은 아니지만 미국의 탈퇴로 아태 경제블록 운전대가 중국에 넘어갔다”면서 “TPP는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기 위해 각국이 뭉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이런 기조가 유지된다면 한국은 미·중 갈등과 맞물린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미중갈등 구도 속에 RCEP을 바라보는 시각을 경계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RCEP이 중국 주도 협정인 것처럼 오해하는 시각이 있는데, 중국은 15개국 중 하나”라며 “지금까지 협상을 주도한 것은 아세안으로, 8년간 인도네시아가 의장국을 맡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RCEP과 CPTPP는 대립적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 관계”라며 “우리는 미중 대결의 관점이 아닌 다자주의에 입각한 역내 자유무역질서를 확대하는 취지에서 RCEP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TPP는 미국, RCEP은 중국’이란 구도는 과장된 것으로 RCEP 타결과정에 중국의 입김이 세게 들어간 게 없다”고 했다. 물론 RCEP 가입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RCEP와 TPP가 양자택일의 문제도 아니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일본과 호주도 두 협정 모두 참여한다. 그럼에도 필연적으로 미중갈등이 더욱 깊어지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노골화하면서 미국 주도 다자무역체제에 한국의 가입을 요구한다면 난처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박사는 “바이든 정부가 TPP에 재가입하는 상황이 왔을 때, 우리나라가 RCEP 가입 당시보다 소극적이면 ‘중국에 줄을 서는 것 아니냐’며 압력이 들어올 수는 있다”고 말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미국이 TPP에 들어간다면 우리나라도 적극 검토할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은 TPP가 대중 견제용 미국의 공조수단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우리 입장이 난처해질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바이든 정부에서 우방국과 TPP와 비슷한 형태의 경제동맹체를 만들 확률이 높은데 오히려 RCEP에 가입했기 때문에 향후 미국 주도의 다자무역질서에 가입하더라도 중립을 유지하고, 중국과 각을 덜 세울 수 있다”고 했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8년 공들였다” 문대통령, RCEP 최종 서명(종합)

    “8년 공들였다” 문대통령, RCEP 최종 서명(종합)

    관세 문턱 낮추고 투자시스템 확립문대통령, 신남방정책 가속화“새로운 기회 창출, 국내 절차 조속 추진” 15일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참가국 정상들이 서명했다. 아세안 10개국, 중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15개 협정 참가국 정상들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RCEP 정상회의 및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했다. 이번 서명은 한국 정부로서는 사상 최초로 화상회의를 통해 FTA에 서명한 사례이기도 하다. RCEP 최종 서명은 지난 8년간 협상에 종지부를 찍은 결실이다. 정부는 그간 한미 등 양자간 FTA를 체결해 왔지만, 다자간 FTA를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CEP 참가국의 무역 규모, 인구, 총생산(명목 GDP)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이른바 메가 FTA가 출범한 것으로, 가맹국 사이에서 관세 문턱을 낮추고 체계적인 무역·투자 시스템을 확립해 교역 활성화를 이뤄내자는 것이 기본적 취지다. 가입국 간 원산지 기준을 동일화해 ‘스파게티 볼’ 효과를 최소화하는 이점도 있다. 스파게티 볼 효과는 접시 안에서 얽혀 있는 스파게티 가닥처럼 나라마다 다른 원산지 규정과 통관 절차 등으로 기업이 FTA 혜택을 받기 어렵게 되는 일을 말한다. 또 청와대는 지식재산권 보호와 경제기술협력 등 여러 방면에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일례로 인도네시아로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업체의 경우 현재 최고 40%의 관세를 감수해야 하지만, RCEP이 발효된 뒤로는 관세가 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문대통령 “보호무역에 경종” 문 대통령은 “코로나로 인한 세계적 위기 속에도 거대 경제공동체를 출범시켜 보호무역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세계에 알렸다”며 “RCEP으로 상호협력을 촉진해 코로나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참가국들은 또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무역 투자시스템 구축을 위해 이번 협정이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는 추가적 시장개방과 전반적인 무역규범 정비가 참가국들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으리라는 평가도 담겼다. 청와대는 “경제협력 강화, 한국 산업의 고도화 등을 모색해 코로나 극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신남방정책 가속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CEP 협정문 서명에 앞서 참가국들은 2012년 11월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8년간 31차례 공식협상, 19차례 장관회의, 4차례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올해는 코로나 상황에도 10여 차례 이상 화상회의를 열었다. 애초 인도도 RCEP 협상 대상에 포함돼 있었지만, 최종 서명 명단에는 제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도는 사실 RCEP에서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지만, 인도는 국내적으로 지금 무역 적자가 굉장히 심해지고, 정치적으로도 메가 FTA에 조인할 준비가 안 돼 있다”며 “올해 초부터 15개국은 인도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인도는 결국 참가를 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RCEP 타결, 적지 않은 과제도 안을 전망 RCEP 타결로 여러가지 수혜가 예상되지만, 당장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TP) 가입 여부가 고민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주도해 만든 TPP에서 탈퇴하면서 일본 등 나머지 11개국은 CPTPP로 이름을 바꿔 2018년 공식 서명했다. 최근 다자체제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CPTPP 복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는 우리 정부 입장에선 난처한 상황이 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CPTPP에 복귀를 하면서 우리 정부에도 가입을 요구할 수 있어서다. 한국은 RCEP 회원국에 들어있지만, CPTPP엔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이를 감안한 듯 우리 정부가 CPTPP 가입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미국이 CPTPP 등에 재가입하고, 우리에게도 유사한 (가입 요구)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도 예전부터 (가입을) 검토해온 만큼 국익을 생각해 최종 입장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CPTPP 가입을 추진할 경우, 중국의 반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색돼 있는 한일 관계 역시 변수다. 일본이 우리 정부의 가입을 반대하고 나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금태섭 “우리가 부러워하는 40대 지도자, 20대 정치 시작”

    금태섭 “우리가 부러워하는 40대 지도자, 20대 정치 시작”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14일 첫 공식 일정에 나섰다. 그는 이날 연단에 올라 “정치를 하려면 ‘자기가 꿈꾸는 세계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유독 정치만 그런 질문을 받는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마포구 세아타워에서 진행된 범여권 군소정당 시대전환의 ‘정치학교’ 특강을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를 주제로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고 복잡해지면서 나아갈 방향을 한마디로 이야기하기 어려워졌다”며 “예를 들어 양극화를 없앤다거나 젊은 분들의 일자리 문제라던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전체를 통틀어 하나로 이야기하거나 한 가지 방법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정치를 시작하기 전 제가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 중 하나는 정치하려면 ‘자기가 꿈꾸는 세계가 있어야 한다, 이런 세상을 만들고 싶고, 그 세계를 만들기 위한 방법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치만 유독 그런 질문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특정한 공직 아닌 정치 자체에 대해 왜 시작하냐는 질문을 한다”며 “저는 이것이 우리 사회가 정치를 조금 혐오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게 뿌리깊게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아울러 “흔히 우리 정치에 대해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미국·영국 선진국에는 40대 지도자들이 많다는 것”이라며 “프랑스에 마크롱이 있고, 오바마도 40대에 대통령이 됐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부러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하나 알아야 할 점은 그분들이 다른 일을 하다가 40대가 돼서 국가지도자가 된 게 아니다”라며 “그분들은 20대부터 정치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국의 젊은 총리들은 20대에 시장통에 상자를 놓고 올라가서 연설하면서 정치 시작한 분들”이라며 “오바마도 시카고 시내에서 돌아다니면서 지역사회 분야 운동을 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죽은 제가 투표했다고요?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는데”

    “죽은 제가 투표했다고요?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는데”

    국내 언론이 미국 CNN이 폭스뉴스 등의 승자 예측 보도를 인용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인단 과반을 넘어 승리를 확정했다고 보도하는 데 대해 욕설을 퍼붓거나 바이든 후보의 대선 부정이 탄로났다며 감옥에 가게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미국 유권자도 아닌 이들이 왜 저렇게 열을 내나 싶을 때가 있다. 바이든 후보를 따라 미국 기자들도 감옥에 가게 생겼는데 국내 기자들도 그럴 수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얘기를 늘어놓는 이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꼭 빠뜨리지 않는 단골 주장이 수천명의 죽은 이들 이름의 투표가 밝혀져 선거 부정이 곧 규명될 것이라는 얘기다. 미시간주에 사는 마리아 아레돈도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죽은 사람 명단에 포함시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저 아마 일흔두 살일걸요. 살아 숨쉬고 있어요. 정신도 멀쩡하고 건강해요”라고 말했다. 영국 BBC는 마리아 외에도 미시간주에서 사망한 이들인데 투표했다는 거짓 주장에 휩싸인 사람들을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했다고 14일 전했다. 사실 미국 선거에서는 이런 비슷한 의심이나 의혹이 제기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3억 2000만명이 넓은 영토에 흩어져 사니 같은 나이와 같은 이름의 유권자가 엄청 많을 수밖에 없다. 투표인 명부 작성에 착오가 있거나 아버지나 할아버지 이름을 물려 쓰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런데 올해 대선과 관련해선 그런 의심을 사는 사례가 엄청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의심을 사는 유권자들이라며 1만명의 명단을 제시한 ‘이센셜 플레카스(Essential Fleccas)’로부터 헛소동이 시작됐다고 BBC는 지적했다. 미시간주에서만 1만명이 이런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며 이름, 우편 번호, 기표한 날, 출생한 날, 사망한 날까지 모두 제시해 꽤 그럴 듯해 보인다. 50년 전에 사망한 사람이 투표한 것으로도 나와 언론의 눈길을 붙들었다.BBC는 무작위로 30명을 고르고 가장 나이 많은 유권자 한 명을 더해 31명의 목록을 만든 뒤 11명에게 직접이나 가족, 이웃들, 요양원 종사자 등에게 전화를 걸어 살아 있음을 확인했다. 나머지 17명은 사망 기록이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으며 이들이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나머지 3명은 정말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로버트 가르시아는 퇴직 교원으로 멀쩡히 살아 있었다. 그는 “난 분명 살아 있고 바이든 후보에게 분명히 표를 던졌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갔어야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을 걸”이라고 말했다. 방송은 100세 할머니가 미시간의 한 요양원에 생존한 것도 확인했는데 그 명단에는 1982년 숨진 것으로 나왔다. 그 명단에 1977년 숨진 것으로 기재된 다른 100세 할머니는 지난 9월 우편투표를 발송했을 때는 분명 살아 있었는데 몇주 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 이웃이 전했다. 지난달 부고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미시간주 법은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제출했더라도 선거일 전에 숨지면 유효 표로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방송은 그녀의 투표가 유효 표로 집계됐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화 통화가 안된 이들은 다른 방법으로 생존 여부를 확인했다. 2006년에 숨졌다고 명단에 기재된 한 여성은 올해 1월 한 회사 성명에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명은 실제로 몇년 전 숨졌는데 정확히 그 이름에 맞는 우편 코드와 생년월일을 갖고 투표에 참가한 부정 사례인 것처럼 보였다. 두 남성 모두 같은 집에 같은 아들이 살고 있었는데 아들 이름의 용지와 죽은 아버지 이름의 용지가 한 장씩 배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 선거 관리들은 한 부자 사례는 한 표만 집계했으며 아들이 투표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밝혔다. 다른 부자 사례는 아들이 투표했는데 아버지 이름으로 잘못 기재된 것이 확인됐다.방송도 1만명 가운데 31명을 추려 조사한 것이라 전체가 그렇다고 주장하기에 무리가 따른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지지자의 명단에 하자가 적지 않은 점은 분명히 보여줬다고 했다. 미시간주에서의 사망 기록을 찾지 못하면 미국 전역의 사망자 데이터베이스에 생일만 같고 이름만 같은 사망자 정보를 입력해 죽은 사람이라고 명단을 작성했다는 취지다. 마리아는 본인의 투표가 안전하게 집계에 반영됐다는 얘기를 BBC 취재진에게 들은 뒤 새 행정부가 얼른 출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단한 부통령 일을 해냈다. 너무 잘 됐다. 내 어깨의 부담을 덜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베스트셀러] 서점가에서도 뜨거운 바이든…자서전 정치·사회 분야 1위

    [베스트셀러] 서점가에서도 뜨거운 바이든…자서전 정치·사회 분야 1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고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서점가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그대로 반영됐다. 13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11월 첫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조 바이든, 지켜야 할 약속’(김영사)은 정치·사회 분야 1위를 차지하며 종합 76위를 기록했다. 국내에 출간된 바이든 관련 책은 이 자서전을 비롯해 ‘약속해 주세요, 아버지’, ‘바이든과 오바마’, ‘바이든 이펙트’ 등 4종이다. 바이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서적 판매량은 이전 주와 비교해 10.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1’은 4주 연속 1위를 유지했고 김진명의 소설 ‘바이러스 X’는 출간 즉시 16위에 올랐다. 다음은 교보문고 11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1.트렌드 코리아 2021 (미래의창) 2.달러구트 꿈 백화점 (팩토리나인) 3.흔한남매.6 (아이세움) 4.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토네이도) 5.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김영사) 6.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15 (아이휴먼) 7.돈의 속성 (스노우폭스북스) 8.존리의 금융문맹 탈출 (베가북스) 9.마음챙김의 시 (수오서재) 10.보건교사 안은영 특별판 (민음사)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오바마 회고록 “바이든이 빈 라덴 사살 반대했다는 주장은 잘못”

    오바마 회고록 “바이든이 빈 라덴 사살 반대했다는 주장은 잘못”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출간을 앞둔 회고록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011년 5월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에 반대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을 일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기간 내내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작전에 반기를 들었다면서 “바이든의 결정에 달려 있었더라면 빈 라덴은 여전히 살아있을 것”이라며 비난했다. 사실 이 문제는 같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015년 민주당 대선 TV토론 과정에 바이든 부통령이 자신과 다른 입장이었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그런데 영국 일간 가디언이 12일(현지시간) 오바마 전 대통령의 회고록 ‘약속의 땅’ 발췌본을 미리 ㅣ수해 살펴 보니 “2011년 5월 1~2일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실시한 해군 특수부대의 작전”에 대해 언급하며 “바이든 부통령은 조심스러웠을 뿐”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로버트 게이츠 당시 국방장관과 마찬가지로 바이든은 ‘실패의 엄청난 결과’를 우려했다”며 “정보 당국이 빈 라덴이 작전 구역에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대통령은 결정을 미뤄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썼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내가 내린 모든 결정에 진심이었다”며 “난 바이든이 당시 지배적이었던 의견들에서 벗어나 힘든 질문을 기꺼이 꺼낸 것에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바이든은 게이츠와 마찬가지로 1980년 ‘데저트 원’ 작전 당시 워싱턴에 있었던 인물”이라며 그가 신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을 석방하기 위해 1980년 4월 실시했던 작전으로 미군 병사 8명이 헬리콥터 추락으로 목숨을 잃었고,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게이츠는 계획이 아무리 철저해도 이런 작전은 크게 잘못될 수 있다며 임무를 실패한다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게이츠와 바이든은 “냉정하고, 충분히 이성적인 평가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아가 “해군 특수부대의 헬기가 (사살 및 수장 임무를 모두 마치고) 이륙할 때 바이든은 내 어깨에 손을 얹고 ‘축하합니다, 보스’라고 말했다”며 바이든이 작전에 반기를 들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기간 정치적 논쟁에 휩싸이지 않으려고 회고록 출간을 대선 이후로 미룬 점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설] ‘바이든 시대’ 맞아 굳건한 한미동맹 재설정하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어제 첫 정상통화를 갖고 한반도 현안에 대해 협력하고 동맹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을 위해 긴밀히 소통하자”고 말했고 바이든 당선인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한미 간 공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이 이날 통화로 북핵 해결을 위한 긴밀한 협력에 공감대를 이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바이든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대통령에 취임하는 즉시 멈춰 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면서 이를 진전시키기 위한 한미 간 움직임이 이어졌으면 한다. 특히 두 정상의 통화 내용 중 관심을 끄는 대목은 바이든 당선인이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있어 핵심축(린치핀·Linchpin)”이라면서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확고히 유지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한 대목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에도 한미 관계에 사용된 ‘린치핀’은 마차나 수레, 자동차의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축에 꽂는 핀인 만큼 외교적으로 꼭 필요한 동반자로 해석된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이 당선 확정 후 첫 외부행사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기념공원의 기념비를 찾은 것을 주목해야 한다. 바이든 당선인은 동맹을 돈으로 환산하는 행태를 보여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한국을 갈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방위비 분담과 전작권 전환 등에 대한 갈등이 조기 해소되길 기대한다. 냉전의 군사동맹에서 포괄적 가치동맹으로 발전한 한미동맹이 일시 기복은 있을지언정 근본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두 정상은 전 세계에 보여 주길 바란다. 20여년 만에 한미 진보정권이 호흡을 맞추게 된 만큼 한반도 평화 완성이라는 결실로 이어져야 한다. 미 새 행정부와 빈틈없는 대북공조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이끌어 낼 책무가 문 대통령에게 주어진 셈이다.
  • ‘바이든 베팅’ 월가 큰손들 백악관 입성 꿈꾼다

    ‘바이든 베팅’ 월가 큰손들 백악관 입성 꿈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에서 기업과 월가의 유명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500여명으로 구성된 ‘바이든·해리스 팀’은 새 행정부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반영하면서 바이든 당선인의 이념적 방향성을 암시한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지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점령했던 월가가 바이든 당선인에게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새 행정부에서 월가 인물의 중용 여부는 재무장관 기용이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미 행정부에서 국무부·국방부·법무부와 함께 ‘빅4’로 불리는 노른자위인 재무부 장관은 은행가들이 종종 맡았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원웨스트뱅크 회장을 지낸 스티븐 므누신이,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는 시티그룹 회장 출신 로버트 루빈이 맡았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상무부 차관을 지낸 스테판 셀리그는 “돈은 여전히 많은 말을 하겠지만 바이든에게 속삭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당내 경선 상대였던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제외하면 최대 기부자는 톰 스타이어 전 헤지펀드 매니저였다.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스타이어는 민주당에 6700만 달러(약 747억원)를 기부했다. 스타이어는 경선에서 패하자 곧바로 바이든 당선인의 지지를 선언했다. 새 행정부에서 환경 관련 정책 자리에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헤지펀드 팔로마 어드바이저스를 운용하는 도널드 서스먼은 민주당에 2630억 달러(약 293억원)를 베팅한 세 번째 큰손이다. 단기투자 전문 헤지펀드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 설립자 제임스 사이먼스는 2400만 달러(약 267억원)를, 이 회사 임원 헨리 라우퍼 역시 1400만 달러(약 156억원) 이상을 갖다줬다. 월가에서 가장 유명한 흑인인 로저 퍼거슨의 행보도 눈여겨볼 만하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부의장을 지낸 퍼거슨은 1조 달러에 이르는 교원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TIAA 최고경영자다. 금융기관의 기부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편중됐다. 바이든 캠프는 2억 200만 달러(약 2250억원)의 기부를 받은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8400만 달러(약 936억원)에 불과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월가의 기부를 많이 받았지만 거리를 두려는 데다 민주당 진보파의 반월가 압력이 강해 새 행정부에서 금융 산업의 영향력은 퇴색될 것으로 WSJ는 짚었다. 바이든 당선인을 지지했던 한 금융사 고위 임원은 “이번 인수팀은 월가 CEO들에게 행정부에 참여하라는 요청이 없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바이든 첫 비서실장 ‘30년 참모’ 클레인

    바이든 첫 비서실장 ‘30년 참모’ 클레인

    초대 내각 여성·소수 인종 약진 전망도재무·국방·내무·법무장관 女수장 기대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초대 비서실장에 30년 참모인 론 클레인(59)을 발탁하며 내각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수에 이르는 대권 도전 때마다 선거 캠프 핵심으로 활약한 일등공신을 참모 수장에 지명한 당선인의 첫 인사로, 대선 불복 고집을 부리는 도널드 트럼프 지우기 작업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최급선무인 코로나19 대응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다. 바이든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클레인을 비서실장으로 지명하며 “론은 나와 오랫동안 일한 매우 귀중한 인재로, 2009년 경제 악화, 2014년 보건 위기 때 같이 위기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클레인 내정자는 트위터에 “당선인의 신임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내 모든 힘을 다해 능력 있고 다양하게 구성된 백악관팀을 이끄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의 내정에 대해 “클레인이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라면서 “법적 사고력과 정치 감각을 겸비한 전략가”로 평가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89년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클레인 내정자가 델라웨어 상원의원이던 바이든의 비서관이 되면서 시작됐다. 클레인은 바이든이 상원 법사위원장 당시 수석비서관을 역임했고,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앨 고어 부통령의 비서실장,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바이든 부통령의 첫 비서실장을 지냈다. 하지만 2016년 대선 때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캠프에 몸을 담아 당시 장남을 뇌종양으로 잃고 힘들어하던 바이든과 멀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관계를 회복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바이든이 지난해 출마를 공식화하기 이전부터 함께 전략을 짜고 선거 캠프에서 무보수 선임 보좌관으로 일하며 토론 준비 등 핵심적 역할을 했다. 이런 이유로 일찍부터 초대 비서실장 1순위로 꼽혀 왔다. 특히 클레인의 낙점에는 2014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 때 백악관 직속 ‘에볼라 차르(대응 조정관)’에 임명돼 사태를 진두지휘한 경험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진다. 공중보건 위기를 총괄해 본 만큼 코로나19 대응에 적임이라는 평가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와는 차별화되고 신속한 정책집행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대통령 최측근인 비서실장은 정치·입법 전략을 짜고 의회와의 연락 역할도 맡는다. 이와 함께 바이든 초대 내각은 여성·소수인종이 약진하는 무지개 내각이 될 전망이다. 재무·국방 장관은 물론 내무·법무 장관에서도 여성 수장 탄생이 기대된다. 내무 장관 후보군에 여성 원주민(라구나푸에블로족)인 뎁 할란드 하원의원 등이 포함됐고, 법무장관으로 샐리 예이츠 전 법무부 부장관 등이 거론된다. 경선서 당선인과 접전을 벌였던 극진보 성향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노동부 장관에 지명될지도 관심거리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빨라지는 ‘평화프로세스’ 재개 행보… 한미일 3각협력 속도 내나

    빨라지는 ‘평화프로세스’ 재개 행보… 한미일 3각협력 속도 내나

    양측 내년초 회동·북핵해결 협력 대화일각 “美 정제된 발언… 큰 기대 말아야”대중 견제노선 동참 요구할 가능성도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상견례’ 성격의 첫 전화 통화를 기점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확정 나흘 만에 정상 통화가 이뤄진 데다 교착상태에 놓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을 위해 한미 공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북핵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답을 들은 점은 긍정적이다. 양측은 내년 1월 말 바이든 당선인 취임 후 가능한 한 빨리 만나기로 했다. 멈춰 선 남북, 북미, 남북미 관계를 추동하려면 조속한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문 대통령이 2017년 군사 옵션을 적극 검토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집요하게 설득해야 했던 점을 떠올리면 무난하게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문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굳건한 한미동맹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한 당선인의 굳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물론 통화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의 북핵 언급은 ‘기대’를 덜어내고 본다면 지극히 정제된 발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한미동맹에 대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라고 표현한 대목은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중국 견제노선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바이든 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고수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마찬가지로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바이든 당선인이 언급한 ‘인도·태평양’은 해당 지역을 지리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압박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아직 정부가 출범한 상태도 아니고 (비핵화 접근법을) 검토 중인 단계인 만큼 어떤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원칙적 수준에서 톤을 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캠프에는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조하는 사람들로 꽉 차 있는 만큼 (중국 견제에) 한국의 적극 참여를 원할 것”이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한미 공조와 함께 남북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 관계 복원을 통해 북미 관계를 견인하겠다는 구상을 현실화하려면 바이든 정부와의 긴밀한 조율은 물론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마련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도발을 자제하도록 ‘평양’을 설득해야 한다. 지난 4년간 한일 갈등을 ‘당사자 문제’라며 방치했던 트럼프 정부와 달리 바이든 당선인은 ‘한미일 3각 협력’을 중시하는 동맹주의자다. 버락 오바마 정부 때처럼 한일 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방식으로 중국 견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문 대통령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특사’로 파견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체제에서 강제징용 배상 등 갈등 현안을 풀어 보려는 노력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아키바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의 통화에서 강제징용 배상 및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는 못했으나 관계 발전 의지를 확인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무난했던 ‘바이든 상견례’… 평화프로세스 재개 본격화한 文

    무난했던 ‘바이든 상견례’… 평화프로세스 재개 본격화한 文

    바이든 ‘인도태평양’ 언급에 대중 견제노선 동참 요구 해석 靑 “지리적 표현일 뿐… 트럼프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무관” 바이든, 한미일 3각협력 중시… 한일갈등 적극 개입 전망도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상견례’ 성격의 첫 전화 통화를 기점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확정 나흘 만에 정상 통화가 이뤄진 데다 교착상태에 놓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을 위해 한미 공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북핵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답을 들은 점은 긍정적이다. 양측은 내년 1월 말 바이든 당선인 취임 후 가능한 한 빨리 만나기로 했다. 멈춰 선 남북, 북미, 남북미 관계를 추동하려면 조속한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문 대통령이 2017년 군사 옵션을 적극 검토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집요하게 설득해야 했던 점을 떠올리면 무난하게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문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굳건한 한미동맹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한 당선인의 굳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통화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의 북핵 언급은 ‘기대’를 덜어내고 본다면 지극히 정제된 발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한미동맹에 대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라고 표현한 대목은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중국 견제노선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바이든 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고수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마찬가지로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바이든 당선인이 언급한 ‘인도·태평양’은 해당 지역을 지리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압박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아직 정부가 출범한 상태도 아니고 (비핵화 접근법을) 검토 중인 단계인 만큼 어떤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원칙적 수준에서 톤을 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캠프에는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조하는 사람들로 꽉 차 있는 만큼 (중국 견제에) 한국의 적극 참여를 원할 것”이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한미 공조와 함께 남북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 관계 복원을 통해 북미 관계를 견인하겠다는 구상을 현실화하려면 바이든 정부와의 긴밀한 조율은 물론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마련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도발을 자제하도록 ‘평양’을 설득해야 한다. 지난 4년간 한일 갈등을 ‘당사자 문제’라며 방치했던 트럼프 정부와 달리 바이든 당선인은 ‘한미일 3각 협력’을 중시하는 동맹주의자다. 버락 오바마 정부 때처럼 한일 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방식으로 중국 견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문 대통령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특사’로 파견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체제에서 강제징용 배상 등 갈등 현안을 풀어 보려는 노력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아키바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의 통화에서 강제징용 배상 및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는 못했으나 관계 발전 의지를 확인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바이든, 첫 외부행보로 한국전 기념비 헌화…한미동맹 복원 기대

    바이든, 첫 외부행보로 한국전 기념비 헌화…한미동맹 복원 기대

    美 ‘재향군인의 날’ 맞아 헌화‘당선 재확인·동맹복원’ 의미트럼프 대통령도 국립묘지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인으로서 첫 외부 공식행보로 1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미국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차기 대통령으로서 공식 행보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를 위한 장소로 때마침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선택했기에 그 의미가 주목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일방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파탄냈다며 동맹의 복원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이날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첫 외부 공식행보로 택한 것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념일을 맞은 행보로 차기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나아가 동맹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메시지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전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의 기념비를 찾아 15분간 머물렀다. 바이든 당선인은 질 바이든 여사와 손을 잡고 성조기와 태극기가 머리 위로 펄럭이는 광장의 검은 대리석 기념비에 도착했다. 현지 의장대가 국기를 게양하고 엘버트 엘 일병의 기도에 이어 충성의 맹세 암송이 이어졌다. 이 행사를 주재한 필라델피아 판사인 패트릭 듀건과 짐 케니 필라델피아 시장에 이어 바이든 부부가 세 번째로 기념비에 헌화했다. 또 기념비 앞에 잠시 서서 묵념했다.바이든 당선인은 행사에 참석한 일부 인사들과 사진 촬영에 응했지만 공식 발언이나 기자들과 문답은 진행하지 않았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은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트위터 글에서 “오늘 우리는 미국 군대의 제복을 입었던 이들의 봉사를 기린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자랑스러운 참전용사들에게 나는 여러분의 희생을 존경하고 봉사를 이해하며, 국방을 위해 그렇게 용감하게 싸운 가치를 결코 배신하지 않는 최고사령관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별도 성명에서 “여러분이 마땅히 받을 만한 존경에 못 미치는 어떤 것으로 여러분이나 가족을 절대 대우하지 않을 것”이라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전사자를 ‘루저’(Loser), 즉 패배자라고 언급했다는 보도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장남인 보 바이든이 과거 이라크전에 참전했을 당시 마음 졸이던 상황을 언급하며 “군인 가족의 일원이 된다는 것이 정말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보는 2015년 뇌암으로 사망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승리 이틀 만인 9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시작으로 전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로부터의 잇단 축하 전화를 받았다. 대서양 연안국가, 즉 미국과 유럽의 동맹 재활성화 의지를 다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일방주의가 동맹의 균열을 초래하고 미국의 국제사회 주도권을 약화했다는 인식 하에 이를 폐기하겠다는 것이 바이든 당선인의 구상이다. 그 연장선에서 이날 한국전 기념비 참배는 다시 한번 한미동맹의 가치를 되새겨 한국 정부와의 진정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인근의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전몰장병을 기렸다. 그 역시 선거 패배 보도 이후 첫 외부 공식 일정이었다. 바이든 당선인의 이날 행보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희소식이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승리 이튿날인 8일 트위터를 통해 당선을 축하하면서 역시 “같이 갑시다”라는 수사로 화답한 데 이어 9일에는 바이든 측과 다방면으로 소통해 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나아가 이르면 이날 바이든 당선인과 통화를 통해 상호 간의 동맹 의지를 직접 확인하는 등 공감과 협력의 폭을 넓혀 나가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당선인이 동맹으로서의 한국에 대한 가치 평가와 더불어 코로나19 대응을 높게 평가하는 것도 양국 간 교집합을 만들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최악으로 평가하면서 이를 차기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꼽은 바 있다. 물론 한미 간 협력관계는 강화될 수 있어도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강경 노선에 기반한 전략적 인내를 구사해 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적자라는 측면도 있어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난제가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역시 엄존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美대선 이후 갈림길 선 ‘포퓰리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실패로 전 세계 곳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도 갈림길에 선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트럼프의 패배가 그의 우방들에 타격이 될 수 있지만,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포퓰리즘의 영향력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엘리트 정치권에 지친 대중을 자극하며 권력을 차지했던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에게 트럼프는 사실상 ‘리더 중에 리더’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경제개발을 위해 아마존 환경을 희생할 수 있다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동유럽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뺏는다며 유럽연합(EU)과 결별(브렉시트)을 추진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에게 트럼프는 든든한 후원군이 됐다. 최근 독일 등 유럽에서 극우주의가 확대되고 포퓰리즘 지도자들이 잇따라 당선되는 배경에는 바로 트럼프의 재임 4년이 자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권좌를 내려놓을 다음 순서가 누구인지 주목하고 있다. 2022년 재선에 도전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낙선 캠페인이 이미 시작된 가운데 CNN은 최고 우방인 미영 관계가 흔들릴 가능성을 제기했다. 과거 브렉시트에 반대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영국 식민지였던 케냐 혈통이 섞여 있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기도 했던 존슨 총리로서는 오바마의 후계자나 다름없는 조 바이든의 당선은 포스트 브렉시트 협상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악재다. 이날 유럽 정상 가운데 바이든과 처음 통화한 존슨은 “기후변화 대응에 기꺼이 협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차기 미 행정부의 눈치를 적지 않게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패배가 포퓰리즘의 내리막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세계 곳곳에 부유층이나 기성 정치, 외국인, 타 종교에 대한 적대적 분위기가 다양한 형태로 살아 있고,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는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더욱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의 경우 트럼프의 재선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각국의 포퓰리즘이 자생력을 갖게 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티모시 가튼 애쉬 옥스퍼드대 교수는 NYT에 “이번 대선으로 포퓰리즘이 끝날 것이라고 보기에는 매우 조심스럽다”면서 “특히 트럼프가 (바이든 당선인을 제외한 역대 어떤 대선 후보보다도 많은) 7000만표 이상을 받은 것은 그의 영향력이 계속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바이든 “America is back”… 다자주의 ‘동맹 복원’ 공식화

    바이든 “America is back”… 다자주의 ‘동맹 복원’ 공식화

    트럼프 대선 불복 행보에 “망신 그 자체”26일 추수감사절 전 일부 주요 각료 발표 폼페이오 “대통령·안보팀 하나뿐” 논란트럼프 측근 ‘차관 대행’… 안보 공백 우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외국 정상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에 ‘동맹 복원’을 공식화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소송전, 갑작스런 인사권 행사, 정권 이양 거부 등으로 빚어지는 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외교관계 재정립은 물론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10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국·프랑스·독일·캐나다·아일랜드 등을 포함해 6개국 지도자들과 통화했다며 “무엇보다 나는 그들에게 ‘미국이 돌아왔다’는 점을 알게 하고 있다. 우리는 경기장에 되돌아왔다. 미국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주제는 ‘오바마 케어’(건강보험제도)였지만 질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현 행정부의 정권 인수 작업 방해에 집중됐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행보에 대해 “솔직히 말해 망신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오는 26일 추수감사절 이전에 일부 주요 각료를 발표하는 등 정권 인수 계획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했다. 현재 그는 미 정보기관들의 ‘대통령 일일 보고’(PDB)에 대한 접근에서도 배제돼 있고, 인수 관련 총무청(GSA)의 협조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트럼프 진영의 각종 공격을 ‘통합’의 힘으로 돌파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행정부 관료나 공화당 원로들은 비록 대선에서 졌지만 역시 7000만표 이상 받은 트럼프의 영향력을 무시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은 부정선거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트윗을 또 올렸는데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선거인단 투표 전까지 출마자 누구라도 적절한 관할 구역 내 법원을 통해 개표에 관한 우려를 철저히 다룰 수 있다”며 지지를 나타냈다. 부정선거 의혹 조사에 법무부가 나선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대선 패배의 현실을 부정하며 ‘트럼프 2기’까지 운운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인수인계와 관련해 “미국 선거에서 집계될 표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두 번째 트럼프 행정부로의 순조로운 전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바이든 당선인과 외국 지도자 간 통화에 대해 “인사만 한다면 그렇게 끔찍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 대통령, 국무장관, 국가안보팀은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외교 관계에서의 혼선 초래뿐 아니라 국내외 안보공백 우려도 짙어지고 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전격 해임된 이후 이날 제임스 앤더슨 정책담당 차관 직무대행, 조지프 커넌 정보담당 차관, 에스퍼 장관의 비서실장인 젠 스튜어트 등이 줄줄이 옷을 벗었다. 차관대행에는 트럼프 측근인 앤서니 테이타가 낙점됐다. 201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테러 지도자’로 칭하고 무슬림이라고 하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삭제한 문제의 인물이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기까지 약 70일간 문제가 될 만한 행정조치를 관철하는 데 도움을 줄 충성파로 국방부를 빠르게 메우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한미일 대북 압박 이끌었던 블링컨 “北비핵화 희박”… 단계적 접근할 듯

    한미일 대북 압박 이끌었던 블링컨 “北비핵화 희박”… 단계적 접근할 듯

    라이스, 오바마 2기 때 ‘전략적 인내’ 주도안보보좌관 후보 설리번, 힐러리 때 활약플러노이, 최초 여성 국방장관 발탁 유력쿤스 상원의원, 외교·한반도 문제에 밝아내년 1월 출범 예정인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하마평이 쏟아지는 가운데 한반도 문제를 다룰 사령탑 격인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인선에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수 후보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으로 몸담았던 버락 오바마 정부(2009~2017)에서 대북 강경책인 ‘전략적 인내’ 기조 속에 북핵을 다룬 공통점이 있지만, 그때와는 북의 ‘체급’이 달라진 터라 과거 실패를 답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동시에 꼽히는 토니 블링컨(58)은 2009년 바이든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 대통령 국가안보부보좌관을 역임하다 2015~17년 국무부 부장관을 맡았다. 블링컨은 부장관 시절 북한이 핵·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대응해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고 중국의 대북 제재 참여를 압박해 북한을 옥죄는 역할을 맡았다. 2015년 당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악화된 한일 관계를 중재하고자 처음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를 개설한 이도 블링컨이었다.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수전 라이스(56)는 오바마 1기의 주유엔 대사를 맡아 대북 제재 결의를 이끌었고, 2기 때는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이동해 ‘전략적 인내’ 기조를 주도했다. 또 다른 국가안보보좌관 후보인 제이크 설리번(44)은 ‘전략적 인내’ 개념을 처음 제시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부비서실장과 국무부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2016년 힐러리 캠프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며 제재 강화로 북한을 압박해 협상에 나서게끔 한다는 ‘전략적 인내’를 계승한 정책을 구상했다. 하지만 북한이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시험발사하며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기에 이들이 ‘전략적 인내’를 답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미국 내에서도 나온다. 블링컨도 2019년 1월 “가까운 시일 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군비 통제와 점진적인 군축 절차의 시행”이라며 단계적 접근을 시사했다. 오바마 정부에서 국방차관을 역임한 미셸 플러노이(50)는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으로 유력하다. 플러노이는 지난 1월 하원에서 “한국이 다른 동맹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관련해 지나치게 압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10일 면담한 크리스 쿤스(57) 상원의원도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쿤스는 바이든의 지역구였던 델라웨어에서 2010년 당선된 측근으로, 외교 정책과 한반도 문제에 식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美대선 이후 갈림길 선 ‘포퓰리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실패로 전 세계 곳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도 갈림길에 선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트럼프의 패배가 그의 우방들에 타격이 될 수 있지만,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포퓰리즘의 영향력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엘리트 정치권에 지친 대중을 자극하며 권력을 차지했던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에게 트럼프는 사실상 ‘리더 중에 리더’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경제개발을 위해 아마존 환경을 희생할 수 있다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동유럽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뺏는다며 유럽연합(EU)과 결별(브렉시트)을 추진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에게 트럼프는 든든한 후원군이 됐다. 최근 독일 등 유럽에서 극우주의가 확대되고 포퓰리즘 지도자들이 잇따라 당선되는 배경에는 바로 트럼프의 재임 4년이 자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권좌를 내려놓을 다음 순서가 누구인지 주목하고 있다. 2022년 재선에 도전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낙선 캠페인이 이미 시작된 가운데 CNN은 최고 우방인 미영 관계가 흔들릴 가능성을 제기했다. 과거 브렉시트에 반대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영국 식민지였던 케냐 혈통이 섞여 있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기도 했던 존슨 총리로서는 오바마의 후계자나 다름없는 조 바이든의 당선은 포스트 브렉시트 협상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악재다. 이날 유럽 정상 가운데 바이든과 처음 통화한 존슨은 “기후변화 대응에 기꺼이 협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차기 미 행정부의 눈치를 적지 않게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패배가 포퓰리즘의 내리막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세계 곳곳에 부유층이나 기성 정치, 외국인, 타 종교에 대한 적대적 분위기가 다양한 형태로 살아 있고,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는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더욱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의 경우 트럼프의 재선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각국의 포퓰리즘이 자생력을 갖게 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티모시 가튼 애쉬 옥스퍼드대 교수는 NYT에 “이번 대선으로 포퓰리즘이 끝날 것이라고 보기에는 매우 조심스럽다”면서 “특히 트럼프가 (바이든 당선인을 제외한 역대 어떤 대선 후보보다도 많은) 7000만표 이상을 받은 것은 그의 영향력이 계속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포토] ‘코로나19 거리두기’ 하는 바이든 취재진

    [포토] ‘코로나19 거리두기’ 하는 바이든 취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CA)에 관해 발언하는 동안 취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거리두기를 하며 취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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