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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대통령의 유머/최광숙 논설위원

    “백악관에는 있고, 청와대에는 없는 것은?” 혹자는 농반진반으로 유머작가라고 한다. 미국 백악관에는 대통령의 연설문에 유머를 챙겨넣는 작가가 따로 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랜던 파빈과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밥 올번 등이 바로 그들이다. 유머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조직을 풍요롭게 한다. 그래서 정적들과의 대립과 긴장 속에 사는 정치인들, 특히 대통령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 유머인지 모른다. 미국 대선에 출마한 적이 있는 밥 돌 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일찍이 워싱턴 정가의 유머를 정리한 ‘위대한 정치 재담’이라는 책에서 리더십과 유머의 밀접한 관계를 지적한 바 있다. 20세기 가장 성공한 대통령이었던 루스벨트와 레이건이 남다른 유머감각을 지녔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총에 맞아 병원에 실려 가면서 “예전처럼 영화배우였다면 잘 피할 수 있었을 텐테….” 라며 유머를 잃지 않았다. 이 한마디로 그의 지지율은 83%까지 올랐다. 하지만 다음 해 지지율이 30%까지 내려가자 걱정하는 참모들에게 “다시 한번 총 맞으면 된다.”며 위로했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유머가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방송에서는 사형선고를 받았던 1980년에 부인 이희호 여사가 “김대중을 살려달라.”고 기도하는 게 아니라 “하느님 뜻에 따르겠다.”고 기도하는 것을 보고 가장 섭섭했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평소 우스갯소리를 들으면 메모를 했다가 나중에 꼭 써먹었다고 한다.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은둔에서 해방됐다.”는 농담을 던져 유머러스한 지도자로 자신의 이미지를 변신시키기도 했다. 최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자신의 초상화를 거는 행사에 참석해 시종일관 유머를 날려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했다고 한다. 초상화가 벽에 걸린 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에게 “백악관이 불타던 1914년 제임스 매디슨 전 대통령 부인이 조지 워싱턴 전 대통령 초상화부터 챙겼다. 백악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내 초상화를 부탁한다.”고 말해 웃음바다가 됐다고 한다. 평소 유머러스한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은 부시 전 대통령에 다소 밀렸다고 한다. 불과 대선을 5개월 앞둔 시점에 전·현직 대통령 간에 펼쳐진 유머 정치가 부럽기만 하다. 우리 정치에는 언제쯤 유머가 꽃을 피우려나.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GM은 노조 때문에 망했다? 車~암 웃기는 소리!

    GM은 노조 때문에 망했다? 車~암 웃기는 소리!

    장하준의 각론 격이다. 장하준은 요란한 말로 치장한 IT강국론이니 금융허브론이니 하는 말들을 비판하면서 한 국가의 부를 생성하는 핵심은 결국 제조업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 왔다. 저자도 딱 이 지점에 서 있다. 다른 어떤 그 무엇보다, 최고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점수 따는 데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별 쓸모 없는 경제학의 비교우위론에 따라 제조업은 중국에 내주고 미국은 금융업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뛰어난 제조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빌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전·현직 민주당 대통령들이 그토록 외쳐대는 제조업 중흥 구호에도 맞닿아 있다. ‘빈 카운터스’(Bean Counters·홍대운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를 쓴 밥 루츠(80)는 1963년 자동차업계에 투신한 뒤 GM, BMW, 포드, 크라이슬러 등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의 고위 임원을 두루 역임했다. 은퇴해서 자신의 사업체를 운영하던 2001년, 예순아홉의 나이로 GM의 구원투수로 다시 영입돼 부회장으로 맹활약했다. 그의 작품은 많지만 우리 귀에 상대적으로 익숙한 것을 꼽자면 BMW3 시리즈, PT크루저, 캐딜락CTS, 쉐보레 크루즈, 전기차 볼트 등이 있다. 그러니까 50년 세월을 자동차 공장에서 보낸, 우리 식으로 ‘미국 자동차 업계의 산증인’이고 미국식으로 ‘카 가이’(Car Guy)이자 ‘디트로이트 맨’(Detroit Man)이다. 책엔 2001년 이후의 활약상을 담고 있다. 제목은 ‘콩알이나 세고 있는 사람’. 명문대 MBA를 배경으로 복잡한 통계수치를 정교한 그래픽으로 수놓은 현란한 파워포인트로 제시하는 데만 치중하는 이들을 비꼰 것이다. 엄청나게 세련되고 똑똑하지만 자동차라는 물건을 만드는 제조업 그 자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풍자다. 숱한 경험담들이 실려 있는데 이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면 콩알이나 세는 사람들이 철옹성처럼 구축해 둔 GM 내부의 관료주의에 맞선 무용담으로만 읽힌다. 그러나 핵심 메시지는 그게 아니다. 저자는 직설적으로 말한다. “경제적 가치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다음 세 가지 방법으로 생겨난다는 것을 잊지 말자. 1. 땅 속에서 뭔가 캐내는 것. 2. 땅 위에서 농작물과 나무를 키우는 것. 3. 그렇게 캐내고 키운 것들을 가지고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 이 세 가지 외에 다른 것들은 그저 이미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거래’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딱 장하준의 목소리다. 그러니까 명문대 MBA 출신 천재들이 숫자 놀음으로 만들어 낸 최첨단 금융기법이니 마케팅 기법이니 하는 것들은, 견고한 제조업의 기반이 없으면 전부 무용지물이란 것이다. 그러면 견고한 제조업은 무엇인가. “일단 적정한 투자액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훌륭한 디자인과 성능은 필수다. 각 나라마다 정부 규제와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적절한 가격에 팔고 나서 남은 것은 재투자하면 된다.” 이리 간단한 것이 왜 그토록 복잡한 숫자놀음에 가려져 버렸을까. “경영학의 학문적 열등감”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물리학은 ‘신의 입자’를, 화학은 ‘물질의 복잡성’을 논하는데 경영학은 잘 만들어 팔아서 그 돈으로 재투자하라고만 말하려니 영 체면이 서질 않는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수학적 모델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거였다. 필요해서가 아니다. “우리는 이제 과학적 학문을 하고 있어. 우리는 수학도 사용하지. 최적화 모델을 만들어 내서 컴퓨터까지 돌린다고!”라고 말하기 위해서다. 저자는 이를 “MBA 바이러스”, 혹은 직설적으로 “개똥싸기”라고 부른다. 자기 딴엔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그런 이들이 자리를 옮기고 나면 구석구석 싸질러 놓은 개똥만 눈에 띈다는 얘기다. 7장에 등장하는 GM 판금공정 기술자 조 스필먼의 얘기는 개똥에 치인 현장 노동자 사례다. 해서 저자는 노동자와 노조를 긍정한다. 미국 자동차 업계 관계자 아니랄까봐 일본 토요타의 주장은 “지능적 언론 플레이”라고 부르고, 일제라면 환장하는 “좌파” 언론인과 지식인에 대해서는 미국 거대 자동차 메이커들에 대한 반감이 너무 뿌리깊다고 푸념하고, 특히 연비 나쁜 대형 SUV로 지구를 질식시키고 있다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환경론자들을 경멸하고, 시장논리 대신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인들을 냉소한다. 몇몇 대목에서는 이 나이에, 이 경력에 내가 못할 소리가 뭐 있겠느냐는 투다. 이처럼 과감한데도 희한하게 노동자와 노조만큼은 긍정한다. 파업이나 일삼으면서 되도록이면 일 안하고 편하게 먹고 놀 궁리만 하는 무식한 노조 패거리 놈들이 포퓰리즘에 빠져 회사를 마구잡이로 벗겨 먹다 보니 GM이 망했다고 한 줄만 써놨으면, ‘좌파’·‘환경단체’·‘정치인’ 씹기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람들이 환호작약하며 기립박수를 보낼 법도 한데 그런 언급은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저자는 딴소리를 한다. “국가가 건강보험을 운영하게 되면 서비스도 나빠지고 의료의 질도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적어도 확실한 한 가지는 다른 나라에서는 건강보험비용을 사회 전체가 고르게 부담하는 데 비해 미국에서는 제조업체가 그 부담을 떠안는다는 사실이다. 이런 건강보험 부담이 없다는 것은 일본과 유럽 경쟁사들이 지닌 큰 강점이었다.” 그러니까 사회적 차원의 복지가 없으니 노동자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복지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따라서 사회적 차원의 복지가 확충된다면 과도한 기업복지 요구가 사그라들면서 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냉철하게 계산기를 두들길 줄 아는 자본가라면 복지국가를 두고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내치기보다 기업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끌어안을 것이란 얘기다. 자동차에 관심 많은 이들이라면 GM에 대한 이야기, 특히 1950~60년대 GM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디자이너 할리 얼, 빌 미첼 관련 에피소드들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물론 현대·기아차, 그리고 지금은 GM으로 넘어간 대우차에 대한 평가도 빠지지 않았다. 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오바마, 故 폴란드 전쟁영웅 자유훈장 수여식에서 말실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의 전쟁 영웅을 기리는 자리에서 폴란드에 있던 나치 수용소를 ‘폴란드 수용소’라고 잘못 발언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자유훈장’ 수여식에서 2000년 고인이 된 폴란드 태생의 미국인 얀 카르스키에게 훈장을 수여하던 중 이 같은 실언을 했다. 그는 카르스키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의 암흑기에 폴란드의 저항을 세계에 알린 전달자 역할을 했다.”면서 “적진으로 향하기 전 저항 투사들은 그에게 유대인 대학살 사실을 알리며 그를 바르샤바 게토와 ‘폴란드 수용소’로 보내 직접 확인하도록 했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에 대해 폴란드인들은 피해 지역과 가해자를 구별해 “나치 점령 당시 폴란드의 독일 수용소”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며 즉각 항의했다. 라도슬라브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무지와 무능력”의 문제라고 비난하며 백악관이 “이 충격적인 실수”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폴란드 수용소’라는 말이 별 말이 아닌 것 같지만, 폴란드 사람들은 아주 민감하게 생각하는 말이다. 당시 나치 수용소가 독일군에 점령당한 폴란드 안에 있었다는 이유로 폴란드가 마치 유대인 학살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비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토미 비에터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폴란드의 나치 수용소를 말하고자 했던 것이며 이 실언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롬니 “북한은 국제평화 위협하는 깡패국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치고는 중도 성향으로 평가되지만, 북한 등 외교문제에서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롬니는 북한을 이란, 쿠바, 베네수엘라 등과 함께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깡패국가’로 규정했다. 공화당 소속의 전임 대통령인 조지 W 부시의 대북관을 연상케 한다. 롬니는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북한 주민은 굶주리는데 김정일은 호화로운 생활을 한 무자비한 독재자였다.”면서 “오랫동안 지속돼 온 북한 주민의 고통이 끝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 1월에는 “지금 우리에게는 카스트로, 차베스, 김정은과 같은 세계 최악의 인물들과 타협하고 이들을 달래야 한다고 판단하는 대통령이 있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비판했다. 2009년에는 “오만하고 기만적인 독재자들을 정직한 말이나 찡그린 얼굴로 제지할 수는 없다.”면서 “힘과 결단력을 바탕으로 한 강력하고도 과감한 행동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억지력”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롬니 캠프가 발표한 ‘외교정책 백서’는 “과거 미국 대북정책의 가장 큰 실수는 일련의 당근으로 협력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라며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 추진하거나 도발할 경우 보상 대신 응징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북한에 분명히 보여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북 금융제재 강화를 정책 수단으로 강조했다. 롬니는 2005년 주지사 시절 한국을 방문한 바 있고, 기업인으로서도 방한한 적이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을 잘 알고 있고, 특히 한국의 디지털 혁명에 큰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흑인 vs 모르몬교… 美대선 ‘마이너리티’ 맞대결

    흑인 vs 모르몬교… 美대선 ‘마이너리티’ 맞대결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모르몬교 신자가 대통령 후보가 됐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29일(현지시간) 155명의 대의원이 걸린 텍사스주 경선에서 압승해 대선 후보 선출권을 가진 전당대회 대의원의 과반인 1144명을 확보했다. 텍사스 경선 전까지 롬니는 유력 주자들이 대부분 사퇴한 가운데 이미 1086명의 대의원을 확보한 상태였다. 롬니는 오는 8월 27일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공식 선출되지만,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이날부터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본격적인 선거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2008년 미 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선 후보가 선출된 데 이어 올해 대선에서 보수적 기독교인들이 이단으로 간주하는 모르몬교 대선 후보가 등장하는 등 미국의 정치 지형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다양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오랜 세월 소수자(마이너리티) 그룹으로 간주돼 온 흑인과 모르몬교 신자가 올해 미 대선에서 격돌하는 구도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다. 최근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同性) 결혼 합법화에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고, 신생아 가운데 비(非)백인 비율이 백인 비율을 앞서기 시작했다는 조사가 발표된 것을 볼 때 미국 정치는 해가 갈수록 예측불허의 역동성을 띨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비단 미국 사회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가치관과 정치문화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1월 6일 치러지는 미 대선은 경제 회복 여부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제문제 해결 능력 부문에서 오바마와 롬니 지지율은 47%로 같았고, 대선이 지금 당장 실시된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오바마가 49%, 롬니가 46%로 근소한 차이에 그쳤다. 워싱턴포스트는 올해 대선이 2000년 연방 대법원 판결까지 가며 대접전을 펼쳤던 공화당 조지 W 부시와 민주당 앨 고어 간 대결에 버금갈 만큼의 초접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롬니가 이미 대의원의 과반을 확보해 승부가 판가름 났음에도 공화당 대선 주자 중 론 폴 하원의원이 유일하게 사퇴하지 않고 있다. 폴 측은 일부 대의원들은 경선 결과와 상관없이 전당대회에서 다른 후보를 찍을 수 있는 미국 경선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전대 현장에서 역전하겠다는 전략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대통령부인은 잠수함의 어머니”

    “美 대통령부인은 잠수함의 어머니”

    미국의 현충일인 지난 28일(현지시간) 하얀 해군 제복을 말끔하게 차려 입은 여군 24명이 백악관에 나타났다. 이들은 평범한 여군이 아니라 미 해군 잠수함 역사 111년 만에 처음으로 잠수함 복무 여군으로 선발된 ‘아주 특별한’ 여성들이었다. 잠수함은 내부 공간이 좁아 남녀 군인이 함께 생활하기 어려운 데다 한번에 수십 시간을 수중에서 복무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 때문에 마지막 남은 ‘금녀(禁女)의 벽’이었으나, 군대 내 남녀 차별 철폐 정책에 따라 2009년 이 벽이 허물어졌고 혹독한 훈련을 거친 24명이 마침내 지난해 11월부터 정식으로 잠수함 복무를 시작했다. 이날 이들이 백악관에 초청된 것은 미 해군 잠수함과 미 대통령 부인들의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미국의 대통령 부인들은 신형 잠수함이 취역하면 후원자를 맡는 게 전통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도 2015년 말 취역하는 최신형 핵추진 잠수함 ‘USS 일리노이’의 후원자로 공식 위촉됐다. 특히 USS 일리노이는 미 해군 사상 최초로 여군들만 승선하는 잠수함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미셸이 이들을 백악관으로 특별히 초청한 것이다. USS 일리노이라는 잠수함 이름을 미셸의 출신지인 일리노이 주에서 따왔을 만큼 미 해군은 대통령 부인의 후원을 명예롭게 여긴다. 미셸은 앞으로 이 잠수함, 잠수함의 수병 및 그 가족들과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며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 미셸은 이날 “USS 일리노이의 후원자 역할을 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이 잠수함은 미 해군 가족들의 강인함과 용기, 그리고 결단력에 대한 헌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이집트 차기 대통령과 우호 어렵게 됐다”

    미국이 이집트 대선을 지켜보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 24일 이집트 민주화 혁명 이후 치러진 첫 자유 선거에서 무슬림 형제단의 무함마드 무르시(61) 후보와 무바라크 정권의 총리 출신인 아흐마드 샤피크(70) 후보가 1, 2위를 차지해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신구세력의 대결인 셈이지만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이집트와의 관계를 과거처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미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미국 외교협회(CFR)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이집트 선거결과 분석 논평을 통해 “누가 이집트 차기 대통령이 되든 양국관계는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며 “무슬림 형제단이 실용주의적 측면을 얘기하지만 국내 정치적 상황으로 볼 때 그들이 미국을 지지하는 것은 그다지 실용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CFR은 “물론 이집트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무슬림 형제단이 집권할 경우 미국과 단기적으로 협력하려 하겠지만, 그것이 잘 진행될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예상했다. 특히 무슬림 형제단이 정권을 장악할 경우 종교적 자유나 여성 인권이 후퇴할 수도 있고,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겉으로는 애써 태연자약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집트 대선 직후 성명을 통해 “미국은 지속적으로 이집트와 협력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무슬림 형제단의 한 분파인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집권당이 됐을 때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원조를 차단하며 압박을 가했지만 팔레스타인 내부는 미국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국은 이집트에서도 이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여당 소속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달 초 이집트를 다녀온 직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집트와 협력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이집트에 대한 지속적인 원조에 대한 미 의회의 지원을 약속했다. 케리 위원장은 “우리가 이집트 원조를 단절한다면, 그들은 이란과 협력하는 길을 걸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검은 케네디’ 오바마는 왜 50년전 실패한 베트남戰 기리나

    ‘검은 케네디’ 오바마는 왜 50년전 실패한 베트남戰 기리나

    버락 오바마(얼굴) 미국 대통령이 올해 미군의 베트남전 참전 50주년을 맞아 장장 ‘13년 5개월’간을 참전 기념 기간으로 지정하는 선언문을 지난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긴 기념 기간이다. 오바마는 이날 “헌법이 부여한 미합중국 대통령으로서의 권위에 따라 28일부터 2025년 11월 11일까지를 베트남전 참전 50주년 기념 기간으로 선포한다.”면서 “이 기간 동안 연방정부와 각 주정부는 참전용사와 사상자, 전쟁포로 및 그 가족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한 기념행사를 열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오바마가 참전 기념 기간을 무려 ‘13년 5개월’로 못 박은 것은, 1962년부터 1975년까지 미군이 베트남에서 싸웠던 기간 만큼 오랫동안 기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는 미국 전쟁 역사상 가장 뜨거운 찬반 논란 속에 진행된 데다 전후에는 실패한 전쟁으로 인식되면서 미국인들에게 콤플렉스를 심어 줬던 베트남전에 대해 대통령이 정식으로 ‘명예회복’을 선언한 격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미국이 이 전쟁에 발을 들여놓았을 당시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 존 F 케네디였고 50년 만에 이 전쟁을 새롭게 자리매김한 대통령 역시 같은 민주당 소속으로 ‘검은 케네디’로 불리는 오바마라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오바마는 선언문에서 “우리의 용사들은 미국의 이상을 지키기 위해 낯선 정글에서 용맹하게 싸움으로써 우리 군의 지극히 높은 전통을 수호했다.”면서 “우리의 이런 역사는 결코 잊혀서는 안 되고 조국의 부름을 받고 베트남에서 희생됐던 5만8000여 애국자들의 정신을 새롭게 기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현충일인 28일 워싱턴 시내 베트남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열리는 50주년 기념식에는 오바마 대통령 내외와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등 미 행정부 수뇌부가 대거 참석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미주통신] 오바마 고교시절 심각한 마리화나 중독자?

    [미주통신] 오바마 고교시절 심각한 마리화나 중독자?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10여개 주에서 합법화되고 있는 의료용 마리화나에 대해서도 국가소송까지 검토하며 강력한 반대를 표명했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고교 시절 상습적으로 마리화나를 피웠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곤혹에 빠졌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하고 나섰다. 문제는 다음 달 출간 예정인 베스트셀러 전기 작가인 데이비드 마라니스가 쓴 책(버락 오바마 이야기)의 내용 일부가 먼저 세상에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는 것이다. 전에 발표된 오바마의 자서전(내아버지로부터의 꿈)에서도 일부 마약에 손을 댄 적이 있었다는 고백은 있었지만 새로 출간될 이 책에서는 오바마의 마리화나 단순 경험이 아니라,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들이키지는 않았다고 한 것에 반하여 오바마는 처음부터 완전히 흡입했다고 전해 충격을 주고 있다. 더 나아가 친구들의 순서를 제치고 먼저 마리화나를 피우는 것을 자랑했음은 물론 마리화나가 다 떨어지면 차 안에 남은 연기까지 빨아들였다고 묘사하는 등 오바마가 심각한 마리화나 중독자로 묘사되어 있어 파란이 일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2010년 한 해에만 마리화나 관련 범죄자가 85만명이 넘었다고 밝히면서 이 중 88%가 단순히 소지했다는 것만으로 체포되어 오바마의 고교시절 마리화나 흡입 폭로 등으로 드러났듯이 오바마 행정부의 마리화나 정책에 관한 위선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65년만의 귀향] 일병에게 경례한 대통령… 최고 예우로 영웅을 맞이하다

    [65년만의 귀향] 일병에게 경례한 대통령… 최고 예우로 영웅을 맞이하다

    62년 만의 귀향길은 외롭지 않았다. 25일 오전 8시 40분 경기 성남시 서울 공항. 군악대 연주로 ‘고향의 봄’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국군 전사자 유해 12구를 실은 공군 특별수송기가 활주로에 미끄러지듯 안착했다. 공항 청사 앞 활주로에 일찌감치 나와 있던 이명박 대통령은 부동자세로 특별기가 도착하는 모습을 말 없이 지켜봤다. 이 대통령의 옆에선 김관진 국방장관, 김상기 육군참모총장,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등도 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조용히 자리를 지켜 엄숙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들 앞에는 전사자 중 신원이 밝혀진 김용수 일병과 이갑수 일병의 영정을 가슴에 안은 육·해·공군 후배들이 도열했다. 이 대통령은 목숨을 던져 나라를 지킨 국군 전사자들에게 최고의 예우를 갖추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착륙한 공군 특별기가 완전히 멈춰 서자 이 대통령과 김 장관 등은 여전히 입을 꾹 다문 채 앞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이 대통령이 특별기 뒤편으로 다가가자 수송기 후문이 열리면서 태극기에 싸인 12개의 유해를 담은 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두 개의 관에는 ‘고 일병 김용수의 영’, ‘고 일병 이갑수의 영’이라고 적혀 있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유해 10구의 관에는 각각 ‘호국용사의 영’이라고 쓰여 있었다. 애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이들 12명의 호국용사에 대해 거수경례를 하자 조포 21발이 차례로 발사됐다. 이어 구슬픈 조곡이 흐르는 동안 영현 봉송대가 비행기 트랩을 올라가 조심스레 한 구씩 운구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12구 모두 온전히 조국 땅을 밟자 묵념으로 다시 한번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봉송대가 운구차까지 천천히 움직이자 이 대통령도 엄숙한 표정으로 그 뒤를 따랐다. 공항에 도착한 지 25분 만에 국군 전사자 유해가 운구차에 실려 국립묘지로 떠나가자 이 대통령은 다시 한번 거수경례로 이들이 영면의 길에 오르기를 기원했다. 앞서 국군 전사자의 유해가 봉환되기 전 이 대통령은 공항에 나온 유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은 끝까지 찾아야 하고 유해라도 찾아야 한다.”면서 “가장 큰 국가 공로자”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아직도 북한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찾는 노력은 계속할 것”이라면서 “통일이 되면 여러 가지 해야 될 일이 있지만 아마 통일 되면 (유해를 찾는 일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유족들에게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 돌아가신 분들인 만큼 여러분들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게 좋다.”면서 “국가도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해야 하고, 스스로 그런 생각을 더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갑수 일병의 며느리인 이수기(59)씨는 “국가에서 힘을 써 주시고, 개인적으로 우리나라가 복을 받은 나라가 됐구나 생각했다.”면서 “열심히 수고해 주신 덕분에 결과가 있어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하와이를 거쳐 오는 유해를 미국 측에서 봉환해 주겠다고 했지만 우리 정부가 직접 나서기로 하는 등 각별하게 예우했던 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서먼 사령관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국 합참의장을 대신해 조의와 감사를 표한다.”면서 “여러분의 헌신과 전쟁 영웅들의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한·미 원자력협정 연내 개정 난망

    한·미 두 나라 정부가 진행 중인 원자력 협정 개정 협상이 올해 안에 타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미국의 핵 전문가가 23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제2차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핵분열물질실무그룹(FMWG) 위원으로 참석한 마일스 폼퍼 미 비확산연구센터(CNS) 연구원은 이날 워싱턴의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올해 양국의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이 모두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놓고 대선이 열리는 해에 의회와 싸움을 벌이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양국이 버락 오바마 정부와 이명박 정부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연말 대선 이후 협상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에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활용과 관련한 진전된 협정을 압박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미국은 핵무기 생산 기술의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은 2014년에 시한이 끝나는 양국 간 원자력 협정의 개정을 놓고 2010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4차례의 개정 협상을 진행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성김 美대사 “北 새지도부, 주민교육 개방을”

    성김 美대사 “北 새지도부, 주민교육 개방을”

    성 김 주한 미국대사는 24일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함으로써 북한에 필요한 인도적 지원을 우리가 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며 “북한 새 지도부가 북한을 21세기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 관계 현 주소와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극동포럼 강연에서 “한·미 관계는 기대도 많고 긍정적 발전이 많지만 안타깝게도 북한 문제는 그렇지 못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김 대사는 “북한의 새 지도부가 북한을 21세기로 이끌고 주민 교육, 시스템 개방과 함께 주민 재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이끌기를 바란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미국은 북한 주민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고 북한 주민이 겪는 피로를 인도적 관점에서 다룰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며 북한 주민을 위한 정책을 강조했다. 김 대사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외교관으로서 북한의 암울한 상황을 보는 것이 마음 아프다.”면서 “북한 주민이 처한 상황은 굉장히 암울하고 (북 지도부의) 나쁜 결정이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끔찍한 상황을 초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은 국제적 의무·합의 위반으로, 북한이 진지하게 협상에 나올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김 대사는 또 “비핵화와 미사일, 인권, 인도적 지원 등 북한과 관련된 어떤 사항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상황이 어렵지만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분명 북한과 건설적인 태도로 대화할 생각이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며 북한이 의무를 이행하고 추가 도발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왜 디트라니가 북한에 갔나

    왜 디트라니가 북한에 갔나

    지난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명을 받고 극비 방북한 조지프 디트라니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비확산센터(NCPC) 소장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대북협상 특사를 지냈고 오바마 행정부 들어서 2009년 말까지 국가정보국(DNI) 북한담당관을 맡았다. 특히 2009년 억류 여기자 석방을 위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당시 막후에서 큰 역할을 발휘하면서 ‘능력’이 부각됐다.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에 이어 또 다시 비선인 디트라니에게 손을 벌린 것은, 오바마 행정부 내에 그만큼 제대로 된 북한 전문가가 없다는 얘기도 된다. 공직생활 대부분을 음지에서 보낸 정보맨 디트라니는 뉴욕 출신으로 통 큰 스타일 때문에 ‘브로드웨이 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로켓 발사 일주일전… 오바마 특사 극비 방북

    조지프 디트라니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비확산센터(NCPC) 소장과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북한담당관 등이 지난달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직전 북한을 극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하기 1주일 전인 4월 7일 오전 괌에서 출발한 미 국방부 소속 보잉 737 특별기가 한국 영공을 통해 평양에 들어갔다가 당일 평양을 빠져 나왔으며, 이 비행기에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비선(秘線) 라인으로 북한 사정에 밝은 디트라니 소장과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인 사일러 담당관 등이 타고 있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이들은 장거리 로켓 발사를 저지하라는 오바마의 특명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어떤 식으로든 말할 게 없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오바마가 비선 라인까지 동원하고, 이들이 괌에서 미 국방부 소속 특별기로 직접 평양에 들어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황상 방북 당시에는 미 국무부도 극비 방북 프로젝트에서 소외됐을 가능성이 있고, 한국 정부도 막판에야 통보를 받았을 개연성이 있다. 외교가에서는 “한국 영공에 갑자기 미국 특별기가 나타나자 한국 정부가 경위를 파악하느라 특별기가 상당시간 상공에 정체해 있었다.”는 소문도 나돈다. 오바마로서는 국무부가 주도한 2·29 북·미 합의가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 발표로 타격을 받고 2·29 합의 체결 과정에서 국무부 협상팀이 ‘로켓 발사’를 합의문에 명시하지 않는 등 미숙한 대응을 했다는 지적이 일자, 백악관 중심으로 직접 담판을 지으려 했을 개연성이 높다. 하지만 북한이 1주일 뒤 로켓 발사를 강행한 점으로 미뤄 설득은 먹히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최근 상황을 보면, 북측이 당시 방북팀에 “로켓 발사는 할 수밖에 없다. 대신 3차 핵실험은 계획에 없다.”는 ‘타협안’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2일 “우리는 미국 측에 그들이 제기한 우려사항도 고려하여 실지 행동은 자제하고 있다는 것을 수주일 전에 통지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북·미 관계는 조만간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오바마로서는 대선을 앞두고 어떻게든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아야 하고, 새로 출범한 김정은 정권 입장에서도 미국과 중국에서 얻어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이 2·29 합의를 깬 마당에 미국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협상 테이블에 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이 연일 북한에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주문하는 것도 대화의 명분을 달라는 얘기로 볼 수 있다. 어쩌면 오바마로서는 올 11월 대선이 끝날 때까지 북한과 대화도 도발도 없는 어정쩡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나쁠 게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배트맨이 게이? 파트너는…DC코믹스 공식 발표

    배트맨이 게이? 파트너는…DC코믹스 공식 발표

    전 세계에 마니아를 보유한 미국 만화 출판사 DC코믹스가 유명 캐릭터의 ‘게이버전’ 스토리를 공개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모으고 있다. DC코믹스의 공동 창립자인 댄 디디오는 최근 공개석상에서 지난 20일 영국 런던에서 카파우 코믹 컨벤션(Kapow Comic Convention)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유명 캐릭터 중 하나가 두드러진 게이 성향을 가진 캐릭터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워너 브라더스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DC 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 역시 “DC코믹스를 대표하는 캐릭터 중 하나가 게이로 등장하는 스토리라인이 빠르면 6월 중 공개될 것”이라고 언급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DC코믹스의 유명 캐릭터로는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그린랜턴, 슈퍼맨의 숙적인 렉스 루터와 배트맨의 숙적인 조커 등이 있다. 네티즌들은 이들 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배트맨을 꼽고 있다. 배트맨과 그를 충실하게 따르는 로빈, 두 사람 사이에서 ‘핑크빛 기류’가 형성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 DC코믹스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배트맨과 로빈을 게이 커플로 그린 그림 등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반해 그린랜턴이나 슈퍼맨 또는 각각의 남자 히어로가 한 작품에서 게이로 다시 탄생하는 스토리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DC코믹스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동성애 결혼을 지지한다는 발언과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수석 부대표인 밥 웨인은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디디오가 어떤 캐릭터를 게이로 변화시킬지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프간서 연내 철군” 올랑드 ‘깐깐한 데뷔’

    ‘므슈 노르말’(평범한 남자)로 불리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새 대통령의 첫 외교 행보가 심상치 않다. 미 워싱턴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를 통해 이미 독일의 반대를 물리치고 유럽의 기존 긴축 노선에 성장 정책을 더하는 방안을 관철시킨 그다. 20일(현지시간) 시카고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장으로 이동한 올랑드가 이번에는 미국 주도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계획’을 따르지 않겠다고 밝혀 나토 정상들을 한때 긴장시켰다. 하지만 나토 정상들은 이날 논의 끝에 나토군의 전투 병력 철수 시한을 당초 계획대로 오는 2014년 말로 합의했다. 또 아프간 치안권은 내년 중반까지 아프간 정부에 이양하기로 했다. ●유럽, 재정위기 탓 조기철군 여론 들끓어 올랑드는 이날 나토 정상회의장에서 “올해 말까지 우리 군이 (프랑스로) 반드시 돌아오도록 할 것”이라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나토 회원국이 기존에 합의한 ‘2014년 철군 계획’보다 2년 이른 시점이다. 올랑드는 대선 후보자 때부터 3300명에 이르는 아프간 파병군의 조기 철수를 공약했다. 프랑스 국민의 84%가 올해 철군을 원하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올랑드가 독자 노선을 고수하면서 아프간 철군론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당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올랑드의 조기 철군 계획에 대해 나토 회원국 간 합의된 ‘(전장에) 함께 들어가 함께 나온다.’는 원칙을 깨는 방침이라고 비판하는 등 민감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아프간전을 주도해 온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난처하긴 마찬가지였다. 프랑스가 조기 철군을 강행하면 다른 나토 회원국의 철군 시기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유럽 각국에서는 재정난과 금융 위기의 여파로 “하루빨리 철군하라.”는 여론이 들끓는 터였다. ●MD 1단계 작업 착수 결정 하지만 올랑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나토 정상들은 정상선언문을 통해 당초 예정된 철수 일정을 재확인하고 2014년 말 나토군 13만명의 철군 이후에도 훈련 임무를 맡은 병력은 잔류시켜 아프간 활동을 ‘전투’에서 ‘지원’ 모드로 전환키로 했다. 한편 나토 정상들은 이날 회의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 방어(MD) 계획의 1단계 작업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정상들이 요격기를 탑재한 미 전함을 지중해에 배치하고 터키 레이더 기지의 통제권을 독일의 나토기지로 넘기는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유럽 미사일의 통제권을 나토에 이양하겠다는 의미다. 정상들은 또 러시아의 반발을 감안해 유럽 내 MD 계획이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이란 등 적국의 탄도 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명시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MD 계획이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크게 반발해 왔다. 나토 정상회의가 개막된 이날 시카고에는 아프간 파병 부대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청하는 반전주의자 수천 명의 시위가 곳곳에서 잇따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G8 정상 “긴축보다 성장”

    그리스발 악재로 유럽 경제에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주요 8개국(G8) 정상이 긴축 일변도의 정책 대신 성장과 긴축을 조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세계 경기 침체를 우려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긴축론자’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압박한 결과로 보인다. G8 정상들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 주 캠프데이비드 별장에서 이틀째 회의를 열고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정상들은 재정적 책무와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한 조치를 함께 다하기로 약속했다.”면서 “세계 경제에 활력을 다시 불어넣고, 금융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명문에는 또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잔류하기 바란다.”는 입장도 담겼다. G8 정상이 성장을 위해 좀 더 노력하기로 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과 일찌감치 성장을 강조해 온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연대했기 때문이다. 재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유럽 경제가 악화돼 미국 경기에 타격을 주는 시나리오를 어떻게든 피해야 할 상황이며, 이를 위해 올랑드 대통령의 입장에 힘을 실어 준 듯하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 등은 ‘오바말랑드’(오바마+올랑드)라는 조어를 사용하며 미·프랑스 정상의 연대가 긴축을 강조해 온 ‘메르코지’(메르켈+니콜라 사르코지) 연대를 대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G8 “北도발 깊은 우려… 필요시 조치”

    G8 “北도발 깊은 우려… 필요시 조치”

    주요 8개국(G8) 정상들이 19일(현지시간)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면서 최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비난하고 필요하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정상은 18~19일 이틀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대통령 별장인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한 뒤 공동성명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국제적인 의무사항을 준수하고 모든 핵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증명 가능하게, 그리고 다시 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포기할 것을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탄도 미사일 발사나 핵 실험 등 북한이 추가 행동을 하면 (관련 결의안 등을 통해) 이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G8 정상들은 또 납치와 정치범 상황을 포함한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는 영국,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정상과 러시아 총리가 참석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틀째 정상회의에 들어가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전날 만찬에서) 북한의 상황에 관해 논의할 기회가 있었다.”면서 “정상들은 모두 북한이 국제적인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국제 공동체에 다시 동참할 길이 있지만 지난 몇 달간 보여준 것처럼 도발적인 행동을 계속한다면 그 길은 열리지 않을 것이며 목적 또한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유로존위기 스페인으로] 러 빠지고 佛·獨 파열음 속 G8 회동

    세계 주요 8개국(G8) 정상들이 18~19일(현지시간) 이틀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캠프데이비드에서 머리를 맞댄다. 그리스발(發) 재정 위기가 유로존은 물론 전 세계 경제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G8 정상들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토머스 도닐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유로존의 경제 상황이 이번 회담의 핵심 안건이 될 것”이라면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세계 정상들과 유로존의 근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는 등 토론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 가능성은 적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불참 소식을 전한 데다, 갓 취임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긴축 정책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 불투명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럽의 재정 위기는 지난 1년간 미국이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해 왔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에게 성장 정책으로 선회할 것을 유도하는 등 조정자 역할을 할 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유로존 위기로 인한 금융시장의 동요가 향후 1~2년 안에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18일 프랑스 라디오 방송 ‘유럽 1’과 인터뷰에서 “유로존은 세계적으로 강한 경제”라면서 “12~24개월 안에 시장이 안정화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Weekend inside] G8정상회의 총리가 대리참석… 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는 8명이 참석했지만 실제로는 G7 정상회의로 쪼그라들었다. 지난주 취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빠지고 전임 대통령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가 총리 신분으로 대리 출석한 탓이다. 논의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러시아와 프랑스 2개 회원국 정상이 교체된 뒤 처음 열리는 G8 정상회의로 기대를 모았지만 푸틴의 갑작스러운 불참으로 빛이 바랬다. 4년 만에 ‘정상’ 자리에 돌아온 푸틴은 왜 G8 정상회의를 건너뛴 것일까. 푸틴은 지난 9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G8 불참 의사를 전달하며 “새 내각 구성 마무리에 바쁘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거의 없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추진 중인 유럽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과 러시아 야권의 푸틴 반대 시위에 대한 미국의 지지에 불만을 품은 푸틴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와 신경전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곧바로 나왔다. 며칠 뒤 백악관이 오는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발표하면서 양측 간 기 싸움에 대한 분석은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당시 미국이 자신을 몰아내기 위해 야권을 비밀리에 지원한다며 맹렬히 비난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5일이 지나서야 축하 전화를 하는 등 서로 뜨악한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지난 7일 취임식 연설에서 미국과 상호 이해관계에 대해 기꺼이 협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밝힌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결정은 상당히 의외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싱크탱크인 카네기모스크바센터의 드미트리 트레닌 소장은 최근 포린폴리시 기고에서 “재선이 유력한 오바마 대통령을 무시하는 태도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며 “푸틴이 G8에 불참하기로 마음을 바꾼 데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분석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푸틴 대통령이 서방과의 외교, 특히 미국이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과 추진했던 ‘리셋 외교’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의견이다. 고유가로 러시아 경제가 활황을 누리는 상태가 지속되는 한 푸틴 대통령이 콧대 높은 태도를 견지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신 푸틴 대통령은 옛 소련권 국가들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경제지 베도모스티는 푸틴 대통령이 이달 말 이웃 국가인 벨라루스를 시작으로 중앙아시아 순방에 나서 다음 달 6~7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할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미국보다 중국을 먼저 방문함으로써 대외 정책에서 중국을 더 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문제도 심상치 않다. 푸틴 대통령이 불참 이유로 들었던 내각 구성이 실제로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7일 “당초 8일 내각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으면서 세력 다툼에 대한 의혹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 취임 당일부터 2주일째 계속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도 푸틴에겐 골칫거리다. 푸틴 정권은 민주화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 등을 일시 구금하고 철야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는 등 강경책으로 맞서고 있지만 단기간 내 진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 푸틴 대통령의 인기가 무명 시절인 2000년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다. 트레닌 소장은 “푸틴의 G8 불참 결정이 외교보다 권력 구조의 안정을 우선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푸틴의 주 관심사는 외교가 아니다.”라면서 “예전에 비해 권력이 흔들리면서 러시아 국민에게 강한 남자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어 하는 푸틴에게 외교는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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