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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흡혈귀 롬니” “역겨운 오바마”

    올해 미국 대선이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험악한 네거티브전 양상을 띠고 있다. 노선 대립을 넘어 조롱과 극언이 난무하는 감정싸움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오바마, 롬니 대량해고 전력 폭로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 진영이 요즘 내보내고 있는 TV 광고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버락 오바마,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말한 장면을 담고 있다. 힐러리는 17일 CNN 인터뷰에서 “당시 내가 오바마 대통령과 경쟁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인데, 그것을 새삼 광고로 만든 것은 돈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진영도 TV광고로 반격했다. 롬니가 지난 1월 플로리다주 경선에서 직접 ‘아름다운 미국’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배경으로 “롬니가 스위스 등 해외에 금융계좌를 갖고 있다.”는 자막을 삽입했다. 입으로는 ‘미국’을 찬양하면서 뒤로는 비애국적인 행태를 일삼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다시 롬니는 지난 2월 오바마가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함께해요’라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배경으로 “오바마가 함께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경제난에 신음하는 국민이 아니라 선거자금 기부자들”이라고 비꼬는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여론조사기관 CMAG에 따르면 최근 TV광고 가운데 오바마 캠프의 89%, 롬니 캠프의 94%가 상대방을 비난하는 네거티브 광고다. ●롬니, 오바마 모금행사 노래 조롱 양측의 충돌은 롬니가 기업 최고경영자(CEO) 시절 투자대상 기업의 생산기반을 외국으로 넘기거나 근로자를 대량 해고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최근 오바마 측이 폭로하면서 위험수위를 넘었다. 오바마 진영은 롬니를 “흡혈귀”라고 조롱했고, 오바마도 직접 “롬니 본인이 해명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롬니는 폭로 내용을 부인하면서 오바마의 사과를 요구했다. 화가 잔뜩 난 롬니는 오바마를 향해 “역겹다.”는 극언까지 내뱉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선이 박빙의 승부인데다 티파티(보수주의 유권자 운동) 출현 후 정파주의가 심화되면서 네거티브전이 더욱 극렬해졌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머쓱해진 에이스 ‘코비’

    “‘원조(1992년) 드림팀’과 붙어도 이길 수 있다.”던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가 다시 한번 머쓱해지게 됐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 대부분이 드림팀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농구광으로 소문난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끼어들어 “마이클 조던이 있는 드림팀이 지는 건 상상이 안 된다.”며 원조 편을 들었기 때문이다.  17일 워싱턴 DC의 버라이즌 센터에서 열린 미국 남자농구 대표팀과 브라질의 친선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오바마 대통령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992년 당시 시카고 불스의 팬이었다.”며 “당연히 원조 드림팀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대표팀도 놀라운 재능을 지녔다. 집중만 한다면 금메달은 그들의 몫”이라며 대표팀의 기를 세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미국은 이날 브라질에 80-69로 진땀승을 거뒀다. 1쿼터 초반 3-13까지 뒤지는 등 센터진의 구멍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경기 내내 고전했다. 혼자 30점을 꽂아 넣은 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의 활약이 없었다면 민망한 상황이 연출될 뻔했다. 25분 동안 뛴 브라이언트는 8득점에 그쳤다. 반면 앤더슨 바레장(클리블랜드), 네네(워싱턴)등 NBA에서 뛰고 있는 장신들을 앞세운 브라질은 미국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센터가 타이슨 챈들러(뉴욕)뿐인 미국은 끊임없는 골밑 압박에 시달렸다. 이번 대표팀은 올림픽 내내 득점과 실점 차이가 평균 43.8점이었던 원조 드림팀과는 사뭇 거리가 있는 모습인 것은 분명하다.  브라이언트는 얼마 전 “마이클 조던 등으로 구성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대표팀과 붙어도 이길 수 있다.”고 큰소리쳤다. 드림팀 멤버였던 찰스 바클리는 “한창 때 붙었다면 20점 차로 박살냈을 것”이라고 맞불을 놓았고, 조던 역시 “브라이언트 덕분에 한참 웃었다.”고 비아냥댔다. 이번 대표팀을 지휘하는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마저 “그런 팀(드림팀)은 앞으로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오바마 대신 바이든 부통령 흑인단체에 연설 간 이유는

    지난 1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주요 방송은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흑인단체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전국회의를 생중계로 연결했다.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의 연설을 듣기 위해서다. 대통령도 아닌데 그의 연설에 관심을 쏟은 것은 전날 같은 자리에서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가 청중들로부터 야유를 받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대신해 나온 바이든에게 청중들은 따뜻한 환호를 보냈고 바이든은 그런 분위기를 만끽하며 친근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오바마의 불참은 치밀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어차피 참석하지 않아도 흑인들이 몰표를 던져 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흑인들의 환호를 받는 게 대선에 그리 유리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전체 인구의 12~13%에 불과한 흑인들과 너무 유착하는 모양새는 백인들의 반감을 살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는 대선이 인종 대결 구도로 짜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따라서 오바마로서는 흑인단체 모임에 백인인 바이든 부통령을 내세움으로써 흑인들의 지지도 다지고 백인들의 거부감도 피하는 전략을 구사했다고 볼 수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국이 미국보다 ‘빠른 것’/김균미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한국이 미국보다 ‘빠른 것’/김균미 국제부장

    우리는 선진국, 특히 미국과 비교하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비교 결과에 따라 우리를 자리매김하곤 한다. 최근 10년 새 한국이 미국보다 ‘앞선 것’이 어떤 게 있나 꼽아봤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빠른 것’이 어떤 것들이 있나 생각해봤다. 얼추 네댓 가지가 떠오른다. 먼저 인터넷 속도다. 한국처럼 인터넷 속도가 빠른 곳도 드물다. 관련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는 오지가 아니라면 신청 당일, 늦어도 2~3일이면 대부분 인터넷이 개설된다. 미국은 3~4년 전만 해도 최소한 1주일은 기다려야 집에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었다. 많이 나아졌다지만 요즘도 당일 또는 신청 다음 날 개통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속도가 워낙 느려 한국 인터넷의 속도감에 익숙한 사람들은 속이 터지기 십상이다. 다음은 행정 서비스다. 한국에서도 민원 부서에 대한 불만을 종종 접하지만 미국에 가 보면 그런 불만이 쏙 들어간다. 서류 한 장을 떼거나, 운전면허를 신청·갱신할 때, 민원을 접수하고 처리되길 기다리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역시 한국이 최고야.”를 연발하며 애국자가 되곤 한다. 행정 전산화가 워낙 잘돼 있고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 여유를 갖고 기다리지 못하는 ‘조급증’도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 한국 특유의 ‘퀵서비스’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은 1~2시간 내에 수도권 웬만한 곳에 주문 배달이 안 되는 게 없다. 외국인들이 혀를 내두르는 한국의 대표적인 속도 문화다. 배달 문화도 그렇다. 미국에서는 피자 정도는 집으로 배달해 주지만 맥도널드 햄버거를 자정이 넘어서까지 배달한다는 건 상상도 못한다. 다음은 빠르다기보다 ‘앞선’ 것으로 교육열과 고등학생의 수학·과학 평균 성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년마다 시행하는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한국은 미국을 앞선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공교육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할 때마다 단골로 거론하는 게 바로 한국 부모의 교육열과 학생들의 성취도다. 위에서 거론한 것 말고 올 12월에 또 하나 미국보다 빠른 걸 추가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미국이 ‘실패’한 여성 대통령이 한국에서 나올 수 있을까? 4년 전 미국에서는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미국 최초의 아프리카계 대통령이냐, 아니면 여성 대통령이냐는 최대의 뉴스였다. 결론적으로 미 국민들은 성별의 벽보다 인종의 벽을 다시 한번 먼저 깨뜨렸다. 최초의 미국 여성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이 경선 패배를 인정하는 순간 날아가 버렸다. 미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은 빨라야 4년 뒤의 일이지만 한국은 그보다 빠를 수도 있다. 며칠 전 부산에서 만난 한 대학 교수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정치학을 강의하는 이 교수는 오는 12월 대선에서는 여성 표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40대 여성을 주시하라고 했다. 소속 정당을 떠나 이제는 여성 대통령이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수면 아래 깔려 있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그 분석에 대한 공감 여부를 떠나 여성 대통령이 먼 나라 얘기만은 아닌 것 같다. 중학생인 딸 친구들에게 “여성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당연하다는 반응과 함께 ‘누구누구는 잘 모르겠어요.’라는 토가 되돌아오곤 한다. 스스로 생각한 것도 있겠지만 집에서, 주변에서, TV에서 보고 들은 게 아닌가 싶다. 힐러리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역대 어느 국무장관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미국의 얼굴 역할을 해왔다. 대통령 부인 때부터 상원의원을 거쳐 지금까지 여성 문제, 글로벌 여성 리더십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고 이를 정책으로 구체화했다. 이제는 힐러리의 정치력과 리더십에 토를 달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힐러리의 손사래에도 불구하고 4년 뒤에도 “우리는 이뤄낼 거야.”(Yes We Will, 힐러리의 2008년 대선 경선 당시 슬로건)를 외치는 이들이 많다. 그동안 보여준 게 많고 기대가 높아 아쉬움도 많은 게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는…. kmkim@seoul.co.kr
  • 美 ‘오바마케어 폐기안’ 33번째 하원 통과

    미국 연방대법원이 건강보험개혁법(일명 오바마케어)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린 이후 논란이 가라앉기는커녕 오히려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국민들이 찬반 양론으로 갈리면서 주요 언론은 연일 오바마케어 논란을 집중 보도하고 주요 싱크탱크도 이를 주제로 잇따라 세미나와 토론회를 여는 등 가는 곳마다 오바마케어 얘기다. 민심을 반영하듯 정치권의 정쟁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야당인 공화당은 대법원의 판결에 사실상 ‘불복’ 입장을 밝히면서 연말 대선과 총선에서 승리해 2014년부터 시행되는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밋 롬니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 첫날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 급기야 공화당이 다수당인 미 하원은 11일(현지시간) 오바마케어의 폐기안 표결을 강행해 찬성 244표, 반대 185표로 가결 처리했다. 폐기안은 그러나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없고 설사 가결되더라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이미 밝힌 상태여서 이날 하원 표결은 정치적인 제스처에 불과하다. 실제 공화당은 2010년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이래 이날까지 무려 33번째 폐기안을 통과시켰다. 이를 두고 이날 미 언론들은 “의원들이 무슨 법안 처리 연습을 하는 것 같다.”고 풍자했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악법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백해무익한 입법 활동”이라고 비난했다.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도 “오바마케어를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 현재까지 텍사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앨라배마,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위스콘신 등 6개 주의 주지사들이 불복 입장을 밝히면서 남북전쟁 당시 주에 따라 노예제도에 대해 찬반으로 갈리던 역사까지 연상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기 위해서는 올해 11월 총선에서 공화당이 하원은 물론 상원에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불가능한 60석 이상을 석권하는 압승을 거둬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렇게 압승을 하더라도 대법원이 합헌 판결한 법안을 폐기할 명분을 내세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어쨌든 일단 연말 대선과 총선에서 승리하는 게 급선무인 민주·공화 양당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정면충돌하면서 이제 오바마케어는 경기회복 여부와 함께 올해 미 대선의 양대 변수로 급부상한 분위기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야유받은 롬니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적진’(敵陣)에 뛰어들었다가 야유 세례를 받았다. 롬니는 11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전미 유색인종 지위향상협회(NAACP) 전국회의에서 연설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과 경제 성적을 비판했다가 흑인 청중들로부터 거센 야유를 받았다.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가 흑인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흑인 단체인 NAACP에 참석하는 게 롬니로서는 편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결국 그가 연설하는 25분 동안 시끄러운 야유가 세 차례나 쏟아지자 롬니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절제된 박수와 태도로 경청하던 흑인들은 롬니가 오바마 건강보험개혁법을 ‘오바마케어’로 지칭하며 반대한다고 했을 때, 오바마의 경제 정책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그리고 자신이 흑인 가족에게 더 나은 대통령감이라고 했을 때 야유를 보냈다. 롬니의 흑인 유권자 담당 고문인 타라 월은 “롬니의 메시지는 대담했고 꼭 해야 하거나 필요한 말을 한 것”이라고 한 반면 오바마 캠프는 “흑인들이 롬니의 경제론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2008년 대선 때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는 이 단체에서 연설하면서 오바마 당시 후보를 치켜세우는 데 주력했다. 이날 발표된 퀴니피액대학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는 흑인 유권자 지지율에서 롬니를 92%대2%로 압도했다. 2008년 대선 때는 출구조사 기준으로 흑인 표 가운데 95%를 얻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시론] 공기업부채를 줄이기 위한 과제/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공기업부채를 줄이기 위한 과제/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우리는 쉽게 전기요금, 수도요금을 전기세, 수도세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이는 틀린 표현이다. 요금이 세금이고, 세금이 요금인 것 같은가? 예를 들어보자.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호개혁법 제정을 통한 시민들의 부담 증가가 대법원에서 합헌결정이 내려졌다. 늘어나는 부담을 세금이라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벌과금(페널티)이라고 봐야 하는지에 대한 유권해석이다.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매사추세츠 주지사 시절 유사한 사례를 세금이 아니라고 했다가 이번 ‘오바마 케어’와 관련해서는 세금이라고 말을 바꾼 것을 놓고 대선 쟁점이 되고 있다. 사용자가 부담하는 요금과 전 국민이 능력에 따라 부담하는 세금을 분명히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말해준다. 2011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공기업 부채 규모는 329조 5000억원에 달한다. 공기업의 부채는 현행 국가채무 통계에서 제외되고 있지만, 공기업 파산 등 위험 상황 아래에서는 재정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 국가재정 통계에서 이야기하듯 공기업 부채를 강 건너 불이라고 주장할 수만은 없다. 공기업 부채는 2006년 117조 7000억원에서 2010년 292조원, 2011년에는 329조 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미 이자가 이자를 낳는 구조로 들어섰다는 점에서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빚이 전체 공기업 부채의 절반을 넘어선다. 2010년 대비 부채가 크게 증가한 기업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의 순으로 나타난다. 4대강, 경인아라뱃길 등 국책사업 또는 해외자원 개발 등이 주요 원인임을 알 수 있다. 최근 공기업의 부채가 이렇게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공기업의 부채를 원인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미래 대비 중장기투자, 국가정책 추진 관련, 저렴한 공공서비스 제공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먼저 한전, 석유공사, 가스공사 등 에너지 관련 공기업의 국내외 시설투자가 확대되었다. 특히 해외자원 개발 관련 투자의 비용-편익분석이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요구된다. 보금자리사업, 세종시 건설 등과 4대강사업 등 국가정책사업 추진에 공공기관 부채를 통한 재원조달기제가 동원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나 더,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등 서민생활안정과 물가안정을 위해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한 결과, 원가보상률이 전기 87.4%, 가스 87.2%, 도로 81.7%, 철도 76.2%, 수도 81.5%에 그치고 있어 수요 관리의 문제와 함께 공기업 서비스의 가격구조를 왜곡하는 문제가 심화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요컨대 공기업 부채와 국가 부채의 관계는 통계가 문제가 아니라 공기업 운영과 관련한 의사결정 관행이 문제라는 이야기다. 근본적으로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통해 공익성과 수익성의 균형 있는 추구를 위해서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 첫째, 구분회계제도의 확산이 필요하다. 현재 부분적·단편적으로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는 결산부문의 구분회계제도를 사업예산과 연계하여 국가재정과 공기업회계 구분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 둘째, 공공요금 원가보상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셋째, 500억원 이상 사업에 대한 공공기관의 예비타당성 조사범위를 확대하고 그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 2011년의 경우 전체 대상사업이 200여개에 달하나 상반기 12개, 하반기 3개 조사에 그친 것은 문제가 있다. 넷째, 2012년부터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기관을 대상으로 의무화한 중기재무관리개선계획의 실효성 제고가 필요하다. 계획의 구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에 대한 성과관리를 추적평가해 재정규율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영평가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부채관리에 대해서는 공기업 재무 데이터베이스(DB)의 확충을 통해 상시·주기적 평가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하고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 美, 미얀마 기업에 투자 허용

    미국 정부가 11일(현지시간) 미얀마에 대한 기업의 투자를 일부 허용하는 등 제재를 완화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버마(미얀마의 옛 국호) 정부는 민주주의 이행을 위한 의미 있는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하면서 “제재 완화는 미국이 개혁 조치를 지지한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앞으로 미얀마의 국영 석유가스 회사 등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가 가능해지게 된다. 미 정부는 미얀마에 군사정부가 출범한 이후 수십년 동안 경제 제재를 유지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미얀마의 개혁 작업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일부 제재 조치들은 계속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얀마 군부가 소유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와 경제 교류는 여전히 제한되며 미얀마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현지 거래 내역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또 미얀마 개혁을 저해하거나 북한과의 군사적 거래에 관여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제재를 강화하도록 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집트의회 재소집 명령…무르시, 군부에 ‘선전포고’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의회 해산 결정을 무효로 하고, 의회를 재소집했다고 국영TV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군부가 장악하고 있는 헌재는 의회 해산 결정은 “법적 구속력이 있다.”며 무르시의 조치를 일축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무르시의 결정은 윌리엄 번스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난 지 수시간 만에 나와 미국의 ‘지지’를 확인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美 국무 부장관과 면담 직후 발표… 군·법원과 상의 없어 무르시의 보좌관 야세르 알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새 의회가 구성될 때까지 해산된 의회를 다시 개원하라고 명령했다.”며 “조기 총선은 새 헌법 발효 후 60일 이내에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드 알 카타트니 국회의장이 10일 오후 2시 하원 소집을 요구했다고 관영 메나 통신이 9일 보도했다. 카타트니 의장은 무르시 대통령이 소속된 무슬림형제단의 지도부이기도 하다. 무르시의 조치는 대선 결선투표 이틀 전인 지난달 14일 헌재가 내린 의회 해산 결정을 뒤집는 것으로, 사실상 군부의 권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BBC는 “군부뿐만 아니라 사법부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헌재는 하원 의원 가운데 3분의1이 불법 당선됐다며 의회 해산 명령을 내렸다. 이를 계기로 입법권은 군부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집트 실권을 장악했던 군최고위원회의(SCAF) 추인을 받은 당시 헌재의 결정은 무르시를 대통령으로 배출하고, 의회 전체 의석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한 무슬림형제단을 견제하려는 조치로 해석됐다. 무르시의 조치에 대해 헌재는 9일 “(헌재의) 모든 결정과 판결은 최종적이며 탄원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무르시와 군부 간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표면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물론 새 헌법이 발효된 지 60일 이내에 재선거를 치른다는 무르시의 발표는 군부가 약속한 것과 같은 것으로, 이번 조치가 군부와의 ‘복잡한 거래’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도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또 의회가 소집되더라도 SCAF가 행사해 온 입법권이 자동 회수될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무르시가 군부의 영향 아래 ‘식물 대통령’ 노릇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향후 군부와의 관계를 놓고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의장 오늘 하원소집 요구… 무르시, 9월 오바마와 첫 회동 한편 무르시는 오는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연차총회에 참석,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처음 회동할 것이라고 메나 통신이 이날 전했다. 통신은 이집트를 방문 중인 번스 부장관이 무르시에게 오바마의 초청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4일 이집트를 방문한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美 아프간에 ‘非나토 동맹국’ 지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비(非)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 지위를 부여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7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깜짝’ 방문,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과 만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미 국무부가 발표했다. 클린턴 장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을 비 나토 동맹국으로 공식 지정했다는 사실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비나토 동맹국이 되면 미국의 군사장비를 신속하게 구입할 수 있는 등 미국으로부터 나토 동맹국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미국은 1984년 한국, 일본, 호주, 이스라엘, 이집트에 비나토 동맹국 지위를 부여한 것을 시작으로 2004년 파키스탄에 이르기까지 총 14개국을 비나토 동맹국으로 지정했다. 아프간은 15번째가 되는 셈이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2014년 미군을 비롯한 나토 군이 아프간을 철수하더라도 아프간을 계속 영향권 아래 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80개 국가·기관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8일 일본 정부 주최로 도쿄에서 열린 아프간 지원국 회의는 향후 4년간 아프간의 부흥과 치안 유지 지원금으로 160억 달러 이상을 갹출, 지원하기로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이란에 컴퓨터 불법 제공 유엔산하기관 WIPO 조사중”

    미국 정부는 유엔 산하기관이 불법적으로 북한과 이란에 컴퓨터와 관련 첨단 장비들을 제공한 의혹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공식 확인했다. 조사 결과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유엔 제재를 앞장서서 실천해야 할 유엔 기구가 제재를 어긴 격인 데다 유엔 제재에 허점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패트릭 벤트럴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 산하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컴퓨터와 관련 첨단 장비를 북한과 이란에 반입시킨 사건과 관련, “우리는 이란과 북한에 대한 (WIPO의) 개발원조 프로젝트를 지난 4월부터 조사 중”이라며 “프랜시스 거리 WIPO 사무총장과 다른 WIPO 회원국이 이 물자들을 두 나라에 제공하기 전에 적절한 승인 절차를 거쳤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도 WIPO의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미 정부는 WIPO 지도부가 전체 회원국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일을 추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벤트럴 부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제재 효과에 대한 유엔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 이란 제재 등에 대해 그동안 유엔과 건설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즉답을 피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곽노현 구하기법’ 국민 동의 얻을 수 있겠나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그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게 적용된 ‘후보자 사후매수죄’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해 논란을 낳고 있다. 최재천 의원 등이 추진하는 개정안에는 선거법 232조 ‘후보자에 대한 매수’ 조항에 ‘선거에 영향을 끼칠 목적으로’라는 문구가 추가돼 있다. 이 문구가 들어가면 선거 이후에 돈을 주고받은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곽 교육감의 경우, 사퇴한 후보에게 사후에 돈을 줬어도 선거에 영향을 끼칠 목적이 아니었다고 하면 그만이다. 소급 적용까지 하겠다니 누가 봐도 ‘곽노현 구하기법’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최 의원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정치적 야합과 정치적 연대를 구분하자는 취지”라고 주장한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의 선거 비용을 인수해 정치적 협력관계를 구축한 것을 ‘선한’ 사례로 들기도 했다. 하지만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결코 선진적이지 못한 우리 정치문화의 수준을 직시해야 한다. ‘선거에 영향을 끼칠 목적으로’ 돈을 줬다고 선선히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선거와 검은 돈의 함수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 만한 국회의원들이 다짜고짜 멀쩡한 법을 고치겠다고 나서는 것은 국민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 처사다. 사실상 사후매수행위를 처벌하지 말자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입법 취지가 분명하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법을, 적용된 사례가 없다고 뜯어고치자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법적 안정성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법을 만들고 고치는 것은 국회의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특정 목적을 갖고 특정인을 위해 법을 ‘자의적으로’ 고칠 권한까지 주어진 것은 아니다. 끝내 ‘꼼수법안’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한다면 국민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곽 교육감은 2010년 교육감선거에서 경쟁 후보자를 매수한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각각 벌금형과 징역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불순한 의도라도 있는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입법권 남용’이라는 법조계 안팎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해 위험한 발상을 거두기 바란다.
  •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170만달러 ‘연봉킹’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170만달러 ‘연봉킹’

    ‘잘사는 나라’로 꼽히는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의 연봉도 각국의 경제 형편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4일(현지시간) 호주 의회가 정치인들의 임금 인상안을 승인하면서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가 G20 정상 가운데 가장 높은 연봉(49만 5430 호주달러·약 5억 7700만원)을 받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길라드 총리의 연봉은 3개월 만에 두 차례나 뛰면서 종전보다 1만 4827달러 늘어났다. 길라드 총리의 새 연봉은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을 이끄는 버락 오바마(40만 달러·약 4억 5000만원) 미국 대통령보다 25% 높은 수준이다. 앙겔라 메르켈(28만 3608달러) 독일 총리나 데이비드 캐머런(21만 5390달러) 영국 총리의 연봉도 훌쩍 뛰어넘는다. 호주 총리의 연봉 인상은 자국의 높은 경제성장률(4.3%)에 힘입은 것이다. 경제위기, 천재지변 등으로 연봉을 자진 삭감하거나 동결해야 하는 일부 정상의 처지와는 대조적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재정 위기 극복에 정부부터 솔선수범한다는 의미에서 자신의 월급을 30%나 삭감해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3분의2 수준인 22만 4150달러를 받게 됐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도 지난해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로 인한 재건작업에 보태기 위해 월급을 2014년까지 30% 덜 받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2009년 1월 취임 직후 약속대로 자신을 비롯, 백악관 고위직 참모들의 급여를 4년째 묶어 뒀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길라드 총리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정상은 단 2명뿐이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170만 달러로 가장 높은 연봉을 받고 있고,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이 62만 843달러로 뒤를 잇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日 우경화 뒤 美 그림자

    일본이 핵무장에 이어 집단적 자위권까지 추진하고 나서면서 배후에 미국의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일본의 ‘정상적 국방권 행사’는 승전국으로서 항복문서 조인을 이끌었던 미국의 묵인이 없고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일본의 군사적 우경화 움직임에 대해 미국은 이상하리만큼 담담한 반응을 보여 왔다. 심지어 부추기는 인상마저 줬다. 지난달 27일 국무부 당국자는 일본 의회가 원자력 관련법에 ‘안전보장 목적’을 추가한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군사적 목적으로 원자력을 사용할 의도가 전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핵무장’ 우려를 일축했다. 미국이 올해 22개국이 참가하는 림팩(환태평양 해군합동훈련)에서 사상 처음으로 일본 자위대 해군 소장에게 부사령관 직책을 맡긴 것도 예사롭지 않다. 일본 헌법을 엄격하게 해석한다면 군대 자체를 가질 수 없는데 오히려 국제적 군사훈련에서 일본군 장성에게 일정 부분 지휘권까지 준 것이다. 미 국무부 당국자는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에 대해서도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긴밀한 관계를 환영한다.”며 우회적으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지난달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미국이 한국에 한·일 군사협정 체결을 촉구했다는 관측과 맞물리면서 ‘미국 입김설’을 증폭시켰다. 전문가들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군사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중국 봉쇄’로 정하면서 일본의 군사적 위상을 높이고 한·미·일 3각동맹을 구체화하는 쪽으로 해법을 마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일본과 한국 쪽에서 나오는 일련의 군사적 이슈들은 그 전략에 기반한 후속 조치라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로 국방비 지출에 한계가 있는 미국이 일본을 키워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는 관측도 그럴듯하다. 미 의회조사국은 2010년 5월 ‘미국이 기초한 일본 헌법은 집단적 자위 참가를 금지한다는 해석 때문에 미·일 간의 더 긴밀한 안보 협력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을 만큼 미국 조야는 일본의 군사적 우경화에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이승훈 두메산골] 청년실업과 대학교육

    [이승훈 두메산골] 청년실업과 대학교육

    퇴임 후 두메산골 생활을 시작했지만 세상일 관심 끊기가 정말 쉽지 않다. 대학에서 평생을 보낸 탓인지 청년실업은 특히 걱정이다. 불과 20년 사이에 30%이던 대학진학률이 80% 수준으로 늘었으니 대졸 학력에 합당한 일자리가 모자랄 만도 하다. 고급 일자리가 더 이상 늘 수 없다면 대졸 실업은 항구적 사회문제로 된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부러워하는 공부 열기가 오히려 재앙이라니 그야말로 역설이다. 일자리 제공의 주역은 일거리를 가진 기업이다. 돈을 내고 사겠다는 구매력이야말로 모든 생계 일거리의 원천이고, 구매력이 뒷받침하는 일거리를 확보하면 그것이 바로 일자리다. IBM, 소니, 그리고 노키아의 사례에서 보듯이 급변하는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어김없이 쇠퇴한다. 구매력을 행사하는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한 만큼 그 일자리 또한 사라지기 마련이다. 번성하는 기업들이 많아야 좋은 일자리도 그만큼 많다. 그러므로 일자리 창출 정책은 국내에 좋은 기업들을 많이 유치하는 정책과 다를 수가 없다. 기업의 국적을 가릴 때가 아니다. 외국기업이 투자를 외면할 만큼 기업 조건이 열악하면 국내 기업들도 투자를 외면한다. 전체 인력의 80%에 이르는 대학 졸업자들을 고학력 직종에 취직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반 기업은 고학력 직종 80% 수준의 인력구조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다만 외국기업의 고급인력 부문이 국내에 많이 진출한다면 가능하다. 청년실업을 해결하는 방법은 외국기업들이 탐낼 고급인력을 배출할 만큼 우리의 대학교육을 세계화시켜 외국인 투자를 고급인력 부문에 대대적으로 유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천 송도의 실적이 말해주듯이 외국인들은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투자조차 시큰둥하게 생각할 정도로 국내 투자를 외면하고 있다. 왜 그럴까? 최근 대학평가를 보면 어느 조사에서나 국립싱가포르대학이 서울대보다 앞선다. 그런 평가들이 반드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고 그 평가로 졸업생 수준까지 가늠하기는 더욱 힘들다. 그러나 이런 평가를 자주 접하는 세계 기업인들은 싱가포르의 대졸 인력이 한국의 대졸 인력보다 더 우수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특히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는 싱가포르대학의 졸업생은 외국인 기업에 취업해도 의사소통의 문제가 전혀 없다. 반면에 한국 대학생들의 영어 장애는 심각한 수준이다. 고학력 인력을 채용할 외국인 투자가 인천 송도를 외면하고 싱가포르를 선택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외국인 투자 유치로 경제 개발에 성공한 싱가포르와 비교할 때 우리가 고쳐야 할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내 대학들도 몇년 전부터 영어 강좌를 시행하고는 있지만 내용이 부실하다. 또 영어 강좌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영어는 필요하지만 국민 모두가 영어로 교육을 받아야 할 만큼은 아니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나 외국인 기업에 취업해야 하는 사람은 다르다. 매년 전체 인력의 80%에 이르는 대학 졸업자들의 상당수를 외국인 기업의 고학력 직종에 취업시키려면 대학이 영어강좌를 외면해선 안 된다. 청년실업 해결책을 외국인 투자 유치에서 찾아야 하는 우리로서는 대학교육의 질을 더욱 높이고 영어 강좌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대학평가가 높아진 만큼 싱가포르 고급 인력에 대한 세계 기업들의 평가도 매우 높다. 그 결과, 싱가포르는 세계 유수 기업들의 지역 연구개발(R&D)센터를 가장 많이 유치하는 등 고학력 인력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있다. 세계화 시대의 일거리에는 국적이 없다. 우리의 대학 졸업자들이 글로벌 일거리를 잘 감당해낼 만큼 대학교육을 고급화·세계화시키자. 그렇게 하면 국내 고학력 인력을 탐내는 외국인 기업들은 국내 투자를 크게 늘릴 것이고, 또 우리의 젊은이들이 세계 각국의 고급인력 시장으로 적극 진출할 수도 있다. 향학열을 방치하면 재앙이지만 잘 유도하면 강력한 성장엔진이 된다.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 파키스탄, 7개월만에 나토 수송로 개방

    악화일로를 걷던 미국과 파키스탄 간 갈등 관계가 7개월 만에 해소됐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으로 통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육상 수송로를 다시 개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지난해 11월 미군의 드론(무인기) 공습 사고로 자국 군인 24명이 사망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수송로를 차단했다. 클린턴 장관은 성명에서 “파키스탄군이 겪은 손실에 유감을 표명하며,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파키스탄 및 아프간 당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을 다짐한다.”고 사과했다. 미국은 파키스탄의 나토 수송로 차단으로 아프간 주둔 미군의 철수와 현지 물자 보급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경유하는 대체 수송로를 이용하면서 한달에 1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소요됐다고 CNN은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파키스탄과 수송로 재개방 협상을 지속적으로 벌였지만 파키스탄이 미 정부의 공식 사과와 고액의 추가 운송료 부담을 요구하면서 타결이 지연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드론 공습에 대해 위로의 뜻을 밝혔으나 지금까지 사과 표명은 하지 않았다. 미국 내에선 아프간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아프간 주둔 미군이 사망한 사건에 파키스탄 정보당국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으로 파키스탄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센 탓이다.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한발씩 양보했다. 미국은 파키스탄의 사과 요구를 받아들였고, 대신 파키스탄은 추가 운송료 부담 조건을 거둬들였다. 하지만 나토군 수송로 재개방 결정에 대해 파키스탄 야권은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 굴복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도 공화당으로부터 ‘사과 외교’ 남발로 미국의 위상이 실추됐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열린세상] 종교 없는 사회가 가장 도덕적이라니/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학과 교수

    [열린세상] 종교 없는 사회가 가장 도덕적이라니/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학과 교수

    미국의 대통령 선거전이 종교 문제로 달아오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동성 결혼’ 지지 선언을 하자,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며 오바마와 각을 세웠다. 보수 기독교계와 보수 성향 시민·사회단체들도 ‘오바마 규탄’을 외치며 행동에 나섰다. 그동안 모르몬교도라는 이유로 롬니에 거부감을 보이던 보수 기독교계는 ‘동성 결혼’을 계기로 롬니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수 기독교계에서는 진작부터 오바마의 종교를 의심하고 검증하려 했다. 얼마 전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전 교회 담임이자 멘토로 유명한 라이트 목사가 “오바마 부부는 교회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밝힌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증폭되었다. 최근 갤럽이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미국 성인남녀 1004명 중 44%는 오바마의 종교가 무엇인지 몰랐고, 대통령을 이슬람교도로 알고 있는 사람도 11%나 됐다고 한다. 오바마가 언론 인터뷰 등에서 자신을 독실한 기독교인이라고 적극적으로 소개한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오바마의 타종교에 대한 개방적 태도가 빌미를 준 셈이다. 종교 문제가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르는 미국 사회를 보노라면, 같은 서양 문명권이면서도 종교성이 지극히 약한 덴마크와 스웨덴을 떠올리게 된다. 미국의 사회학자 필 주커먼은 2005년 5월부터 14개월 동안 덴마크에서 살았다. 아내와 두 딸이 함께했고, 그곳에서 아이가 하나 더 태어났다. 아이들은 덴마크 학교에 보내 교육시켰다. 그는 수백명의 덴마크인·스웨덴인과 인터뷰를 진행해 두 나라의 종교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물이 ‘신 없는 사회’(마음산책)다. 주커먼에 의하면, 정치인과 공무원의 청렴도에서 덴마크는 세계 4위, 스웨덴은 6위며, 상위 20개국 중 대다수가 비교적 종교성이 약한 나라다. 지니계수를 바탕으로 한 경제적 평등 면에서 덴마크는 세계 2위, 스웨덴은 4위다. 소득 평등이 가장 잘 이루어진 상위 20개국 중 대다수는 종교의 영향력이 약한 곳이다. 세계 경제포럼에 따르면 스웨덴의 국가경쟁력은 세계 3위, 덴마크는 4위다. 20위권 국가 중 종교의 세력이 강한 곳은 미국(6위)뿐, 다른 나라들은 모두 종교성이 약한 곳이다. 가난한 나라를 위한 자선 행위를 살펴보면 덴마크는 2위, 스웨덴은 3위고, 세계 최빈국들에 가장 많은 원조를 하는 20개국 중 많은 나라가 확연히 비종교적이다. 독일의 싱크탱크인 한스-뵈클러 재단은 사회적 정의의 확립에 얼마나 성공했는지를 기준으로 각국의 순위를 매겼는데, 세계에서 가장 비종교적인 나라인 덴마크·스웨덴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주커먼은, 만약 이 세상에 가장 ‘안전하고 견실한’ 사회가 있다면 덴마크가 바로 그런 곳이라고 단언한다. 흔히 기독교는 ‘빛과 소금’으로 자처한다. 그런데 종교성이 가장 약한 덴마크·스웨덴이 공무원의 청렴도, 경제적 평등, 사회적 정의, 최빈국 원조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은 대단한 역설이 아닐 수 없다. 그뿐인가? 2011년 1인당 국민소득 순위를 보면 덴마크와 스웨덴은 각각 7위와 8위였고, 미국은 15위였다(한국은 31위). 두 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부자 나라이기도 한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후기산업사회 중에서도 가장 불평등한 나라에 속하며, 부자 나라임에도 경제적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예수는 “나무는 그 열매를 보고 안다.”고 했다. “말로만 주여, 주여 하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천국에 들어간다.”고도 했다. ‘열매’와 ‘실천’을 놓고 보면 미국보다 덴마크·스웨덴이 예수의 기준에 훨씬 더 부합하는 모범국가인 셈이다. 기독교의 굴욕이다. 매사에 미국을 준거로 삼는 우리에겐 충격이다. 미국 기독교는 동성 결혼이나 오바마 신앙 검증 같은 지엽적 문제로 바람몰이를 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정의와 경제적 평등 같은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목표에 매진해야 하는 것 아닐까? 미국 기독교를 빼닮은 한국 기독교 또한 빈약한 ‘도덕적 열매’에 대한 책임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 ‘을룡타’?…마리오 발로텔리 패러디 사진 화제

    ‘을룡타’?…마리오 발로텔리 패러디 사진 화제

    최근 스페인의 우승으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는 막을 내렸지만 다양한 화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가 낳은 최고의 슈퍼스타는 단연 이탈리아의 마리오 발로텔리(맨체스터 시티 FC). 조국을 준우승으로 이끈 ‘일등공신’ 발로텔리는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일약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특히 이 경기에서 상의를 벗어던지고 포즈를 잡은 골 세레모니는 전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근 이 장면이 유럽 축구팬들의 트위터를 통해 전파되며 갖가지 패러디 사진으로 유행하고 있다. 과거 국내에서 선풍을 일으킨 일명 ‘을룡타’와 같은 꼴. 영국 매체인 데일리미러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발로텔리의 합성사진 중 20개를 우수작품(?)으로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을 보면 발레하는 발로텔리, ‘어벤저스’ 발로텔리, 오바마 대통령이 고위 참모들과 빈 라덴 공격장면을 지켜보는 유명한 장면의 패러디 등 다양하다. 한편 발로텔리는 지난 4일 전 애인의 임신 소식에 분노하며 친자확인을 하겠다고 밝혀 또다시 뉴스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인터넷뉴스팀     
  • 백악관 수석보좌관 연봉 4년째 동결

    미국 백악관 수석보좌관들의 연봉이 4년째 동결된 가운데 전체 참모진의 평균 연봉 수준은 지난해보다 소폭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백악관이 공개한 직원 급여 내역에 따르면 올해 참모진 468명이 받은 급여 총액은 3780만 달러로, 1인당 평균 연봉이 8만 769달러(약 926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직원 454명의 급여 총액이 약 3712만 달러, 평균 8만 1765달러의 연봉을 받은 것에 비해 1.2% 줄어든 것이다. 2009년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직후 밝힌 백악관 고위직 참모들의 봉급 동결 방침에 따라 제이콥 류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보좌관들의 연봉은 17만 2200달러(1억 9700만원)로 4년째 동결됐다. 최고 연봉자로는 류 비서실장 외에 제이 카니 대변인, 존 브레넌 테러담당 선임보좌관, 마이클 프로먼 국제경제담당 보좌관, 데이비드 플러프 선임고문, 피트 라우스 선임고문 등 모두 19명으로 지난해 21명에 비해 줄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신(新)프레너미/주병철 논설위원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괜한 오해로 서먹해지고, 하찮은 일로 서운해할 때가 있다. 이런 일을 계기로 더 친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애증(愛憎)을 갖고 있다고 한다. 오스트리아의 H 그로스는 자신이 펴낸 범죄심리학에서 애증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랑과 미움은 꼭 같은 것이다. 다만 전자는 적극적이며, 후자는 소극적인 데 불과하다.” 애증에 대해 재미있게 표현한 신조어가 있다. ‘프레너미’(frenemy)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심리학 교수 테리 앱터의 저서 ‘베스트 프렌즈’에 나오는 단어로, 친구(friend)와 적(enemy)을 합친 것이다. 앱터는 여성들이 문화적인 환경 때문에 남성들에 비해 경쟁의식이 높다고 설명했다. 앱터는 저서에서 여성은 친구를 성원하고 잘되기를 바라지만 내심 자신이 뒤처지거나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프레너미가 가장 활발한 곳은 아무래도 상거래(돈)가 많은 기업이다. 이곳 용어로는 ‘적과의 동침’이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와 IBM, 삼성과 LG, 삼성과 소니, 삼성과 애플, 소니와 파나소닉, 구글과 애플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협력한다고 해서 ‘친구’이고, 경쟁한다고 해서 ‘적’이라 할 수 있을까. 보디랭귀지 분석 전문가들은 구글의 에릭 슈밋과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대화를 나눌 때 다리와 팔 모양 등을 근거로 신뢰도를 분석한 적이 있었는데, 서로의 신뢰 수준은 33%였다고 한다. 겉으로는 부둥켜안지만 속으로는 발길질을 해댄다는 얘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안(오바마케어) 합헌 결정의 캐스팅 보트를 행사한 존 로버츠 미국 대법원장의 정치적 판단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찬반이 4대4로 팽팽한 상황에서 로버츠 대법원장은 합헌 의견을 내 오바마에 승리를 안겨줬다. 그러나 결론 부분에서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는 대목에 대해 세금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증세 논란의 빌미를 줘 공화당 대선 후보인 롬니에게 유리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오바마와 로버츠는 하버드 로스쿨 선후배 사이지만 큰 사안마다 각을 세우는 애증 관계였다. ABC 방송은 “로버츠는 오바마의 프레너미”라고 명명했다. 지구촌 시대에 프레너미는 개인이든 국가든 거부할 수 없는 새로운 관계 형성의 키워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긍정의 힘으로 ‘프레너미’를 진화시키는 수밖에 없다. 이런 질문이 남는다. 우리의 프레너미는 누구인가.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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