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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하워드 ‘선방쇼’ 틱장애 다스린 덕

    지난 2일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16세이브 선방을 펼쳐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브라질월드컵 미국대표팀의 수문장 팀 하워드(35). 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로부터 백악관 초청 전화를 직접 받은 그의 선방쇼에는 ‘투렛증후군’(일명 틱장애)이 다분히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BBC는 지난해 하워드가 독일 일간 슈피겔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릴 적부터 갖고 있던 이 증후군 때문에 훌륭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고 소개했다. 당시 하워드는 “18~19세 무렵에 내가 특정한 움직임에 남들보다 훨씬 빠르게 반응하며 이런 반사작용이 장애와 연결돼 있음을 알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영국 노팅엄대학의 조르지나 잭슨 교수는 “이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자발적인 움직임을 통제하는 데 비범한 능력을 지니게 된다”고 말했다. 틱을 통제하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에 물리적 행동을 더 잘 인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스포츠나 악기를 다루는 데 집중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잭슨 교수팀은 하워드처럼 훈련에 몰두하면 틱 빈도를 줄여 준다는 논문을 내놓기도 했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장관에게 힘 실어 주자] (하) 미·일·유럽 등 해외사례

    [장관에게 힘 실어 주자] (하) 미·일·유럽 등 해외사례

    선진국의 대통령이나 총리는 모든 사안을 일일이 지시하지 않는다. 선진국의 장관들은 고개를 숙인 채 대통령이나 총리의 말을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받아 적지 않는다. 선진국의 대통령실과 총리실은 공무원과 정부 산하 기관의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 선진국의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보다 권력욕이 약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선진국의 장관들이 우리 장관들보다 충성심이 약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 대통령과 장관이 서로 토론하고 합의하는 시스템이 국가 운영에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고, 장관은 장관의 권한을 행사한다. 대통령은 법률에 정해진 만큼만 지시하고, 장관은 법률에 정해진 만큼의 권한을 주저 없이 행사한다. 선진국의 대통령 및 총리와 장관의 관계, 장관의 역할을 짚어 봤다. ■美, 부처인사·예산 좌지우지 장관의 권한과 책임 막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 섰다. 보훈병원 운영 비리 의혹이 불거진 뒤 한 달쯤 지났을 때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비위 사실이 파악되면 관계자들을 처벌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에릭 신세키 보훈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는 “조사 보고서 발표 뒤 결정하겠다. 에릭(장관)은 우리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1기에 발탁해 2기에도 유임시켰을 만큼 신뢰해 온 신세키 장관을 당장 내치기보다 책임을 다한 뒤 물러나게 하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그러나 신세키 장관은 9일 뒤 사의를 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안타까워하면서 “그는 보훈부에 새 리더십이 필요하고, 더 이상 거취 문제로 시간이 낭비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며 이를 수용했다. 미국은 장관을 함부로 교체하지 않는다. 대통령 임기(4년)와 함께 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2기에 유임되는 경우도 종종 있고 전 정권의 장관이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경우도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때인 2006년부터 오바마 1기인 2011년까지 장관을 지낸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이 대표적이다. 미 정부 소식통은 3일 “미국에서는 장관의 권한과 책임이 막중하다”며 “대통령이나 정치권이 함부로 쫓아낼 수 없다. 장관은 물론 차관보까지 상원 인준을 받아 임명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명에서 인준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상원의원들은 개인적인 문제보다는 정책 관련 질문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장관과 부장관, 차관, 차관보까지 대통령이 지명한 뒤 엄격한 상원 인준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인준을 받아 자리에 오르면 그만큼 권한이 주어지고, 그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 특히 장관은 상당한 기간의 임기를 보장받는 만큼 부처 내 인사와 예산을 좌지우지하며, 대통령에게 스스럼없이 조언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에릭 홀더 법무장관, 안 덩컨 교육장관 등은 2기에도 유임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두 달에 한 번씩 주재하는 각료회의는 상하수직 상명하달의 분위기가 아니라 모든 장관이 자연스럽게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하는 분위기다. 한 소식통은 “각료회의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장관들이 꽤 있을 정도로 편안한 분위기이지만 토론은 뜨겁고 반론도 많이 개진된다”며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리고 장관들이 이를 무조건 수용해 따르는 분위기가 아니라 건설적인 토론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日, 각료간담회서 의견 조율 현안 결정은 만장일치로 ‘4월 1일 각의(국무회의). 오전 8시 22~34분 총리관저에서 개최. 참석자는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해 국무대신 18명.’ 지난 4월 22일 일본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각의 의사록을 공개했다. 1885년 각의 제도 시행 이후 처음 공개된 의사록에는 안건 소개와 함께 참석한 국무대신들의 발언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A4 용지 6쪽 분량의 의사록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각의가 끝나고 곧바로 열리는 ‘각료간담회’다. 각의에서 다뤄진 안건 이외에 국무대신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업무를 공유하기 위해 열리는 자리다. 1990년대 중반 호소카와 내각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원래 비밀 회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외부에 공개되지 않지만, 아베 내각이 처음 공개한 의사록에는 각료간담회의 내용도 일부 소개돼 있다. 한국의 장관에 해당하는 일본의 국무대신들은 매주 화·금요일 열리는 정례 국무회의와 임시 국무회의에서 다양한 형식으로 현안을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한다. 일본의 국무대신들이 활발하게 의사교환을 하는 배경에는 각의가 만장일치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의견 교환을 하더라도 한계는 있다. 일본의 행정부는 국무대신 임면권을 총리가 갖고 있다 보니 총리의 의견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국무대신은 파면함으로써 의견 일치를 볼 수 있다. 비근한 예가 2010년 5월 하토야마 유키오 당시 총리가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기지를 같은 현의 헤노코로 이전하기로 한 미·일 합의에 반대해 각의 서명을 거부한 사민당 당수 후쿠시마 미즈호 소비자담당상을 파면한 것이다. 국무대신은 총리가 임명하고 일왕이 인증한다. 일본 내각법에 따르면 총리를 제외하고 15명의 국무대신을 임명할 수 있는데 특별한 필요가 있을 때는 18명 이내까지 임명할 수 있다. 일본 헌법 68조에 따라 총리와 국무대신들은 전부 문민으로 한정된다. 또 과반수는 반드시 국회의원 중에서 임명하도록 돼 있다. 내각에서 결정하는 사안은 국무 전반이다. 외교 관계를 처리하고 조약의 체결을 맡을 뿐 아니라 예산 편성, 정령(政令) 제정, 사면·특사·감형·복권 등을 결정한다. 또 일왕의 국사 행위에 관한 조언과 승인을 하며 최고재판소의 장(長)인 재판관을 지명한다. 임시국회 소집, 참의원의 긴급집회 소집, 예비비 지출, 예산 제출 및 재정상황 보고 등의 권한을 가진다. 국무대신의 권한은 자신이 담당하는 분야에서 의안을 각의에 제출하는 것이다. 내각법에는 ‘모든 국무대신은 안건의 여하를 불문하고 의안을 각의에 제출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지만 실제로는 담당 분야에만 관여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佛, 견제·보완 이원집정제… 獨, 중앙과 지방 권력 분할 프랑스는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이 우리와 달리 법적으로 명확히 구분돼 있고 각각 고유한 권력을 갖는 ‘이원집정제’를 택하고 있다. 견제와 상호보완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대신 책임도 명확하다. 정책 실패의 책임은 총리와 장관의 몫이다. 권한으로 보면 우선 총리는 장관 인선에 대한 제청권을 보장받는다. 지난해 5월에 새로 발표된 34명의 새 정부 각료 역시 장마르크 에로 총리가 제청해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임명했다. 특히 총리는 인사뿐 아니라 업무조정 권한 등을 가지고 행정부의 기능을 총지휘하며, 국방 및 법률 집행까지 국정 전반을 책임진다. 심지어 새로 임명된 총리는 정부 부처의 수와 형태 역시 자신이 결정한다. 총리와 ‘뜻을 함께하는’ 장관의 입김 역시 그 조직에서 셀 수밖에 없다. 다른 부처의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당연히 조직 장악력도 강하다. 임기가 보장된 것은 아니지만 총리가 ‘뒤에 있는 만큼’ 정책 추진이 수월하다. 임승빈 명지대 교수는 “사실상 총리와 장관이 일반적인 모든 행정에 대해 스스로 독립적이고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내각제는 의회의 과반수 당이 행정부를 구성하는 제도다. 국민이 선출한 의원들이 총리와 장관으로 임명되기 때문에 그들에게 실리는 힘은 다른 정치형태(대통령제, 이원집정제 등)와 비교해 가장 막강하다. 김계동 연세대 교수는 “인사, 조직구성, 정책 등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실직적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자신의 부처 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예산부터 사람까지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우리도 2공화국 때 시도했다가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분단 후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국민정서와 중앙집권의 역사적 전통, 보수진영의 반대 등으로 다시 시도되지 못했다. 독일과 호주처럼 연방제인 나라도 있다. 연방제는 입법·행정·사법 등 국가의 권력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수평적으로 나뉘어 있는 형태다. 연방 대통령은 상징적 수반이고 각 주의 주지사가 가장 직접적이고 강한 권한을 지닌다. 2009년 2월 호주 빅토리아주에서 ‘블랙 새터데이’라 불리는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을 당시 피해 상황을 알리고 사태를 수습한 것도 주지사의 몫이었다. 크리스 콜렛 호주 재난위기관리청 부청장은 “정부는 주에서 지원 요청이 올 경우에만 도움을 주고 응급 관리 시스템부터 피해 지원 등 모든 것이 주에서 결정된다”고 주지사의 권한을 설명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말단까지 이름·연봉 공개… 화이트 하우스는 투명하다

    미국 백악관이 1일(현지시간) 전 직원의 연봉을 공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후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6년째 전 직원의 이름, 직책, 연봉을 공개하고 있다. 1995년 의회는 백악관에 직원들의 연봉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거치며 사안은 지지부진해졌고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2009년이 돼서야 연봉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백악관은 “오바마 정부는 투명성을 높이고자 의회에 보고하는 것은 물론 웹사이트에 전 직원의 이름·직급·연봉을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직원 외에도 산하 기관인 정책기획단, 국내정책위원회, 국가경제위원회도 공개 대상이다. 누구라도 백악관 웹사이트에서 검색해 볼 수 있다. ABC뉴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당신이 관심 있는 백악관 직원의 연봉이 얼마인지 찾아보세요’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한국 청와대는 인건비를 포함한 예산을 공개하는 것이 전부다. 총인건비와 직원 수로 평균 연봉을 가늠해 볼 수 있을 뿐이다. 지난해 청와대가 지급한 총인건비는 708억 2000만원으로 평균 임금은 대통령실 6706만원, 경호처 7679만원으로 추산된다. 백악관에서 근무하는 직원 456명의 인건비는 총 3780만 달러(약 382억원)였다. 평균 임금은 8만 2844달러(약 8361만원)로 집계됐다. 중간값은 7만 700달러였다. 존 포데스타 선임고문, 밸러리 재럿 선임고문,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 등 22명은 최고 보수인 17만 2200달러를 받았다. ABC뉴스는 “최고 보수를 받은 직원 대부분이 대통령 자문관도 겸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직원 중 146명이 10만 달러 이상의 고연봉자였지만 20명은 가장 적은 4만 2000달러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추진하는 아동 비만 퇴치 운동 ‘레츠 무브’의 부책임자인 엘리스 코언 등 2명은 무급으로 일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 직원의 남녀 임금 차이에 주목했다. 오바마 취임 첫해인 2009년 남자 직원 평균 임금은 8만 2000달러로, 여자 평균 7만 2700달러보다 약 13% 높았다. 올해에도 남자(8만 8600달러)와 여자(7만 8400달러) 임금 차이는 13%로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남성이 여성보다 고위직에 있기 때문”이라면서 “10만 달러 이상 받는 남자는 87명인데 여자는 53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시카 산틸로 백악관 여성 대변인은 “백악관은 같은 일을 하는 경우에는 남녀 모두 동일 임금을 제공한다”고 해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미모·매너·패션… 펑리위안의 ‘소프트 파워’

    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국빈 방한하는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52) 여사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빼어난 미모와 ‘국민가수’ 출신의 친근한 대중성을 무기로 중국의 소프트 파워 아이콘으로 통한다. 펑리위안은 시 주석 집권 직전까지도 ‘그림자 내조’를 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개국 원수 마오쩌둥(毛澤東)의 부인 장칭(江靑)이 권력 야욕에 휩싸여 문화대혁명(문혁) 4인방으로 몰락한 전례를 경계해 이후 중국 퍼스트레이디들은 대중 앞에 좀처럼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펑리위안은 미모의 연예인 출신으로 권력 타이틀까지 쥐었다는 점에서 장칭과 공통점이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장칭이 여배우로 출발해 문혁 때 문혁소조 부조장 등 요직을 거쳤다면 펑리위안은 인민해방군 가무단 소속 민족성악 가수 출신으로 현역 소장 직함을 가지고 있다. 모두 산둥(山東)성 출신이다. 그러나 스타일과 행보는 극과 극이다. 펑리위안은 세련된 매너와 화려한 패션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물론 소프트 외교를 선보이며 중국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6월 트리니다드 토바고 방문 당시 환영 공연을 관람하던 중 자신의 히트곡이 나오자 단상으로 올라가 함께 공연을 하며 현지인들을 매혹시켰다. 지난 3월 독일에선 현지 고등학교를 찾아 중국어 교습법을 소개하고 ‘중국의 꿈’에 대해 설명해 긍정적인 중국 이미지를 심어 줬다는 평을 받았다. 또 같은 달 미국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 여사 방중 때는 숨겨 둔 서예 솜씨를 선보이며 중국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방한 기간에는 시 주석과 별도로 문화유적 방문, 전통문화 체험, 문화공연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한국 문화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중국에 대한 한국인들의 친근감을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영예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해 안내를 맡도록 하는 등 우리 쪽에서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펑리위안이 이번 방문에서 어떤 패션 스타일을 선보일지도 주목된다. 펑리위안은 지난해 미국의 연예잡지 배너티 페어가 뽑은 세계 베스트 드레서에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패션 감각을 자랑한다. 세련된 정장부터 중국 고유의 민속풍 의상까지 그가 입는 옷은 물론 핸드백이나 휴대전화까지 중국에선 바로 ‘완판’으로 직결되는 유행 아이템이 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印尼판 왕자와 거지… 결말은 아무도 몰라

    印尼판 왕자와 거지… 결말은 아무도 몰라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왕자와 거지’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오는 9일 대선을 앞두고 최근 발표된 지지율 조사에서 대인도네시아운동(그린드라)당 프라보워 수비안토(62) 후보가 투쟁민주당(PDIP) 조코 위도도(53) 후보를 3.4% 포인트 차이로 뒤쫓고 있다. 게다가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수비안토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 3개월 전만 해도 위도도의 압승이 예상됐던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조코위’라는 별명을 가진 위도도는 군부나 정치권에 배경이 없이 스스로 성장한 정치인이다. 그는 2005년 수라카르타 시장에 당선돼 의료보험과 교육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2010년 91%의 득표율로 재선했고 그 인기에 힘입어 2012년엔 자카르타 주지사에 당선됐다. 주지사 재임 중에도 빈민이나 소외계층을 직접 찾아가 면담을 하는 등 친서민 행보를 보여 ‘인도네시아의 오바마’로 불렸다. 위도도는 엘리트 집안 출신이 장악한 인도네시아 정치권에서 매우 희귀한 인물이다. 그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적 강변의 빈민가에서 살며 네 번이나 강제퇴거를 당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임학을 전공한 위도도는 국영 기업에서 몇 년 동안 일하다 가구 공장을 차려 세계적인 수출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반면 수비안토 후보는 전형적인 상류층 출신이다. 아버지는 경제부 장관이었고, 할아버지는 은행 창업주였다. 그는 해외에서 교육을 받고 인도네시아 군사학교를 나왔다. 1983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수하르토의 딸과 결혼하면서 군부에서 급성장했다. 그는 군 요직을 두루 거치며 중장에까지 올랐다. 1998년 수하르토 대통령이 하야하면서 군에서 방출된 뒤에 그는 요르단에서 사업에 성공해 2009년 인도네시아로 돌아올 땐 자산이 1억 6500만 달러(약 1662억 3750만원)에 달했다. 수비안토는 2004년과 2009년 대선에서 낙선했다. 지난 3월 여론조사에서 54.3%의 지지를 받고 있던 위도도는 지지율이 28.3%에 그친 수비안토를 멀찍이 앞섰다. 그러나 PDIP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위도도는 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지 못했다. 그가 중국계 기독교인이라는 루머도 돌았다. 그 결과 지난달 29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위도도가 46%, 수비안토가 42.6%의 지지율을 얻어 두 후보의 격차는 바짝 좁혀졌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美 팬들 백악관 웹사이트에 “팀 하워드를 국방장관으로” 청원 시작

    美 팬들 백악관 웹사이트에 “팀 하워드를 국방장관으로” 청원 시작

    “팀 하워드를 국방장관으로”(Tim Howard for Secretary of Defense)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전 벨기에와의 맞대결에서 한 경기 16 선방으로 월드컵 사상 최다 기록을 수립한 팀 하워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기세다. 세계적인 권위의 잡지 ‘타임’지는 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의 축구 팬들이 팀 하워드가 국방장관이 되길 원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타임은 해당 기사에서 “팀 하워드가 급속도로 미국의 영웅이 되고 있다”며 “백악관 웹사이트에 팀 하워드와 관련된 두 개의 청원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청원의 내용을 살펴보면, 첫 번째 청원은 미국의 한 공항의 이름을 하워드의 이름을 따서 개명하자는 내용이며 또 다른 청원은 하워드를 국방장관으로 임명하자는 내용이다. 미국의 오바마 정권은 2011년 시작된 ‘위 더 피플(We the people)’ 캠페인을 통해서 백악관 홈페이지에 누구나 청원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청원에 동의한 사람의 수가 10만 명이 될 경우 해당 청원에 공식적인 응답을 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의 활약으로 팀 하워드가 실제로 미국의 국방장관이 될 것이라고 믿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이런 청원이 백악관 사이트에서 시작됐다는 것 자체가 하워드의 놀라운 활약과 그에 대한 미국인들 사이에서의 인기를 잘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성모 객원기자 London_2015@naver.com
  • 브레이크 걸린 오바마케어

    미국 대법원은 30일(현지시간) 기업주가 종교적인 신념을 이유로 피임 등을 직원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야심작인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이 피임 등 임신 조절 비용을 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시킨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오바마케어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법원은 이날 찬성 5명, 반대 4명의 판결로 고용주가 종교적인 이유를 들어 직원의 피임을 보험 적용 대상에서 배제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정부가 고용주에게 이를 강요하는 것은 헌법이 규정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1만 5000명의 직원을 두고 41개주에서 매장 600여개를 운영하는 수공예품 판매 기업 하비로비가 제기한 소송에 따른 것으로, 상고를 거쳐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데이비드 그린 하비로비 창업자는 “기업주가 자기 신념을 어기는 것과 법을 어기는 것 가운데 선택해야 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결정은 대법관들의 이념 성향에 따라 갈렸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 등 보수 진영은 종교의 자유를 강조하며 기업의 편을 들었다. 반면 진보 성향의 소니아 소토마요르 등 여성 3명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대법원 결정은 미 전역에서 진행 중인 50여건의 유사한 소송에도 적용돼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날 결정이 여성 건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여성들이 스스로의 건강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며 기업주가 이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면서 “오늘 결정은 소송을 낸 기업에 고용된 여성들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이란제재 위반’ BNP파리바 美에 사상최대 89억弗 벌금

    프랑스 최대 은행 BNP파리바가 미국의 경제제재를 무시하고 이란, 수단, 쿠바 등과 대규모 금융거래를 한 혐의로 미국 정부에 89억 달러(약 9조원)의 벌금을 물기로 합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BNP파리바가 30일(현지시간) 불법 금융거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미 법무부와 뉴욕주 검찰, 금융감독청 등 관련 당국과 이같이 최종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임원 13명도 사임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로 BNP파리바는 뉴욕주 은행 영업권 취소 조치는 면했지만 뉴욕지사를 통한 원유 및 가스 관련 달러화 청산 업무는 내년 1월 1일부터 1년간 정지된다.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은 “BNP파리바가 금지된 거래와 그 증거를 은폐하고 미 당국을 기만했다”면서 “테러리즘과 인권침해 관련 국가들을 지원하는 결과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89억 달러는 제재 대상국에 대한 불법 해외 송금 관련 벌금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BNP파리바의 지난해 세전소득이 112억 달러였다는 점에서 벌금 액수가 한 해 소득과 거의 맞먹는다. 지금까지는 2012년 HSBC의 19억 달러가 최대 기록이었다. 프랑스 금융감독원(ACPR)은 “BNP파리바는 견실한 지불 능력과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이번 벌금 부과에 따른 여파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4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BNP파리바에 대한 거액의 벌금이 “불공평할 수 있다”고 강한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日 전쟁국가 선포] 美 “투명한 방법으로 추진을”… 中 “군사안전주의 변경 의혹”

    일본 정부가 1일 각의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의결하자 미국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중국은 우려를 표명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그동안 밝혀 왔듯이 일본은 필요에 따라 자신들을 방어할 모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일본이 투명한 방법으로 집단적 자위권을 추진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이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 양국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월 말 일본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을 공식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반응에는 국방예산 감축 등에 따른 군사개입 축소 흐름 속에서 최대 동맹인 일본의 역할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깔려 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 회귀’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중국의 부상을 견제해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에 미·일 동맹이 더욱 공고해지길 원한다. 미·일 동맹 강화의 핵심 수단이 바로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갖는 것이다. 다만 한국·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의식해 투명한 방법으로 추진하라고 권고하는 등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일본이 이웃국들의 우려를 중시해 관련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이번 결정이) 중국의 주권과 국가 안전에 악영향을 주거나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훙 대변인은 또 “최근 일본 지도자가 군사영역에서 취하는 일련의 조치들에 대해 주변에서는 일본이 전쟁 종료 이후 견지해 온 군사안전 주의를 바꾸는 게 아닌지 의혹을 품고 있다”면서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이스라엘 10대 주검으로… 가자 34곳 ‘피의 보복’

    이스라엘 10대 주검으로… 가자 34곳 ‘피의 보복’

    중동의 ‘화약고’인 요르단 강 서안에서 지난달 12일 실종됐던 이스라엘 10대 청소년 3명이 끝내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스라엘이 이번 납치·살해 사건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소행이라고 단정 짓고 ‘피의 보복’을 시작하면서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헤브론 부근 할훌마을 들판에서 실종됐던 에얄 이프라(19), 길랏 샤르(16), 나프탈리 프랭클(16)로 추정되는 시신 3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10대 세명은 납치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차량 안에서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은 돌과 나무로 덮여 있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안전보장 내각회의를 소집한 뒤 “이스라엘의 10대들이 ‘인간의 탈을 쓴 짐승들’에 의해 냉혹하게 살해됐다”며 “하마스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이어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 34곳을 폭격했다. 해군 함정도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하마스 대원 훈련소를 향해 포격을 가했고 용의자 2명의 자택도 급습했다. 서안지구의 유대인 신학교에 재학 중이던 10대 3명은 12일 저녁 헤브론 마을 인근에서 히치하이킹을 하다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당국과 국민들은 피해자들이 10대인 데다 비무장 상태였다는 점에서 무사 귀환을 염원해 왔다. 텔아비브에서 열린 한 집회에는 수만명이 참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은 사건 발생 초기부터 ‘하마스의 납치극’을 제기했다. 수색 작업과 용의자 색출 과정에서만 14세 청소년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5명을 사살하기도 했다. 또 하마스 조직원 400여명도 구금했다. 이처럼 양국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피해자들이 주검으로 돌아오면서 이스라엘의 보복은 더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니 다논 이스라엘 차관은 “테러리스트들의 본거지는 파괴되고 그들의 무기는 박살 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자 하마스도 반격에 나섰다. 사미 아부 주리 하마스 대변인은 “(사건 배후라는 것은) 어리석고 근거도 없는 주장”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에 전쟁을 불러온다면 지옥의 문을 여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맞섰다. 이들은 이날 이스라엘 통치 지역인 에슈콜주 등에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 이 지역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양국의 자제를 촉구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새로운 팔레스타인 통합정부를 붕괴시키기 위한 작전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주축인 파타흐 세력과 가자지구를 통치해 온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반발에도 7년간의 분할통치를 끝내고 지난 2일 통합정부를 출범시켰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액셀 밟는 오바마 이민개혁

    액셀 밟는 오바마 이민개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 나타나 예정에 없었던 깜짝 발표를 했다.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1년이 지났는데도 이민개혁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며, 또다시 대통령 권한의 행정명령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 남발에 “제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지 5일 만에 나온 것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간 치열한 기싸움을 예고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6월 상원에서 초당적으로 이민개혁법을 통과시켰는데 하원에서 공화당이 망가진 이민 시스템을 고치는 어떤 법안에 대해서도 투표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며 “최근 몇 주간 우리는 동행자 없이 (중남미로부터) 위험하게 국경을 넘는 많은 아이들의 물결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나는 행정명령보다 의회가 법안을 통과시켜 내가 최종 사인하게 되기를 바란다”며 “나는 의회가 아무 일도 안 해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때만 행정명령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이민 시스템을 고치기 위한 새로운 노력을 시작하고자 한다”며 국토안보장관과 법무장관에게 국경 관리를 위한 자원을 사용하고, 행정부가 추가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의회가 손을 놓고 있으니 행정명령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 역점 과제인 이민개혁법안은 미국 내 불법 이민자 1100만명에게 시민권을 주는 것이 골자로, 지난해 6월 민주당이 다수를 점한 상원은 통과했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는 강경론자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시론] 한·중 정상회담과 한국의 전략적 선택/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한·중 정상회담과 한국의 전략적 선택/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진핑 주석의 1박2일 방한에 미국, 일본은 물론이고 수많은 국가들이 주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올해 들어 미·중 간의 경쟁이 과거와는 전혀 새로운 수준으로 전이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의 선택이 주목되기 때문이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의 급격한 부상에 대응해 아시아·태평양지역 재균형 전략을 들고 나와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미 지역 강대국의 지위를 상실하기 시작한 일본은 아베 정권 들어 미국에 대한 강력한 편승정책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그 존재감을 인정받고, 지역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적 선택을 단행했다. 일본은 미국에 대해 자신의 가치를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이 결국 중국편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적극 개진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재균형 전략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대응하고 있다. 우선은 ‘새로운 강대국 관계’ 수립을 제안하고 있다. 미국의 지위에 직접적인 도전을 하지 않을 테니, 중국을 동등하게 대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미국의 아·태외교에 대한 역포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시 주석은 첫 순방지로 러시아 및 아프리카를 택했으며, 미국의 앞마당인 남미에 공을 들이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전통적인 지역 라이벌이었던 인도를 포함한 서남아를 거쳐 유럽 각국을 순방하면서 환대를 받았다. 왕이 외교부장은 동남아를 차례로 방문했다. 중국 지도자들의 방문외교 동선을 보면 미국의 아·태외교를 역으로 포위하는 양상이다. 더 주목할 것은 중국이 예상보다 빨리 미국과 일본을 배제하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의 새로운 안보’,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 ‘신실크로드’ 구상 등을 차례로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이 구상들이 실현된다면 중국은 명실상부하게 유라시아 대륙의 가장 핵심적인 허브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표방한 이래 이처럼 대담하게 전방위에 걸쳐 전 세계를 염두에 둔 전략을 추진한 적이 없었다. 한국은 중국의 이러한 세계전략의 가장 상징적이고 중요한 시험공간이 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과의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유대를 과시함으로써 중국의 대(對)세계전략에 한국이 호응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보여주려 할 것이다. 한국은 예상보다 빨리 다가온 미·중 사이에서 ‘진실의 순간’에 직면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의 파장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한국은 당연히 그 “진실의 순간”을 회피하면서 우리의 관심사인 북한문제 등에서 성과를 가져오려 할 것이고, 중국은 자신의 세계 전략적인 구도에 한국이 순응하도록 유도하려 할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이 어렵고 중차대한 순간에 한국의 외교안보 지도부가 한때 거의 기능정지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와 총리인준 사태 해결에 몰두했고 외교안보 라인은 사령탑 없이 우왕좌왕했던 것도 사실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 중국과 일본의 무력충돌 가능성 등 동북아 전체가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상황이다. 한·중 정상회담은 이 시점에서 더 이상 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사적인 함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중견국인 우리의 선택은 모든 강대국들을 모두 다 충분히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다고 한 강대국만을 위한 편승외교를 하는 것도 더 이상 시대에 걸맞지 않다. 모든 강대국들이 조금씩 불만을 가지되 다 우리를 필요로 할 수 있게 하는 외교를 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이 우리와의 유대를 중시할 때, 한·중 간 분쟁의 여지가 강한 사안들에 대해 과감히 의제를 제기하고 그 차이를 해소함으로써 한·중 관계 백년의 초석을 닦는 기회의 시기로 활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외적으로는 화려한 수사로 가득차지만 내실은 없는 외화내빈이거나, 아니면 전략적 기회의 시기를 놓치고 전략적 오판으로 점철된 최악의 정상회담으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 위기의 美보훈부 개혁 이뤄질까

    위기의 美보훈부 개혁 이뤄질까

    생활용품회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이 총체적 위기의 미국 보훈부를 개혁할 수 있을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30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깜짝 인사를 발표했다. 한달째 공석인 보훈장관에 세계적인 생활용품기업 프록터앤드갬블(P&G) CEO 출신인 로버트 맥도널드(61)를 지명한 것이다. 백악관은 전날 대통령 일정을 미리 알리면서 보훈장관 인사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공개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폴리티코, CNN 등 미 현지 언론들은 앞다퉈 백악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맥도널드 전 CEO가 낙점됐다며 “놀랍다”고 평가했다. 은퇴한 기업인이 보훈처 수장에 오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맥도널드는 웨스트포인트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육군에서 5년간 복무한 뒤 대위로 예편했다. 이 같은 짧은 군 경력은 보훈처장직에는 이례적이라고 WSJ는 전했다. 보훈병원 비리 의혹으로 한달 전 물러난 에릭 신세키 전 장관과 그의 전임 제임스 픽 전 장관 등 지난 10년 새 보훈장관직은 모두 은퇴한 장군들이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맥도널드를 발탁한 것은 30여년간 경영 일선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혁이 필요한 보훈부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맥도널드는 1980년 P&G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2009년 CEO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4년간 CEO를 맡아 경영인으로서 상당한 평가를 받았다. 백악관 관계자는 “33년간 기업 경영에 잔뼈가 굵은 맥도널드는 경영상 문제를 많이 노출한 거대 정부기관을 개혁할 준비된 인물이자 최적의 장관감”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장관에게 힘 실어주자] 마주 보며 토론하는 미국…고개 숙여 받아적는 한국

    [장관에게 힘 실어주자] 마주 보며 토론하는 미국…고개 숙여 받아적는 한국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 이후 축구대표팀 감독이 8차례나 바뀌며 혼선을 겪었다. 축구행정 책임자들이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차근차근 노력하기보다는 국제대회 때마다 눈앞에 닥친 비판을 피하기 위해 감독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가 초래한 결과였다. 차범근 전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기간 중 현지에서 해임되기도 했다. 축구대표팀 감독 교체와 장관 경질은 불행히도 상황만 놓고 보면 서로 다르지 않다. 장관이 제 역할을 다하려면 충분한 재임 기간이 필요하다. 부처 수장으로서 구상하고 있는 국가사업을 예산안에 반영했는데 장관이 갑자기 바뀐다면 계획을 세운 장관 따로, 집행하는 장관 따로가 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보통 장관이 업무 파악을 하는 데 6개월 정도 걸린다는 점에서 장관 재임 기간이 최소 2년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처럼 장관 자신이 6개월짜리인지, 1년짜리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선 조직을 장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장관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노무현 정부 때 11.4개월, 이명박 정부 때 18.9개월이었다. 현 정부의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은 기어코 3개월짜리 ‘단명 장관’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말았다. 충분한 임기를 보장한다는 것은 신중하고 철저한 인선을 전제로 한다. 지금처럼 국무총리, 장관 선임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현실에선 기대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미국에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버락 오바마 1기 행정부 4년간 국무장관을 지냈고 존 케리 국무장관이 이변이 없는 한 오바마 2기 행정부 4년 동안 국무장관을 지낼 거라는 게 상식이다. 이는 장관 임명 전에 이미 예측 가능할 정도로 철저한 인사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독일에서 정부 기관장을 선임하는 방식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독일 국책연구기관 원장의 경우 종신직이다. 통상 40~50대 연구자가 원장이 되기 때문에 20년 이상 원장으로 일하는 게 일반적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연구자가 기관장이 되고 종신직이다 보니 장기 전략을 세우고 집행할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후임 원장을 정하기 위해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적임자를 선정하기 때문이다. 검증 기간도 3년에 이른다. 장관 임기가 짧은 것은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위기에 몰리거나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갈 때마다 개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는 관행과 연관된다. 한마디로 장관의 역할 중 하나가 ‘속죄양’이기 때문에 임기가 길 수도 없고 특별한 전문 역량도 의미가 없다. 6월항쟁과 직선제 개헌 등으로 국내 정세가 극도로 혼란스러웠던 1987년에 내무부 장관이 1년 동안 무려 4명(정호용, 고건, 정관용, 이상희) 바뀐 게 단적인 예다. 기획재정부는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 기능을 통합한 뒤 예전에는 부처별로 운용에 자율성이 강했던 기금 사업까지 시시콜콜 간섭할 정도로 독주를 거듭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심지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토론을 통해 분야별 예산 총액을 정하도록 돼 있는 국가재정전략회의조차 구색에 그칠 뿐 거의 모든 예산 배분이 청와대와 기재부 손에 좌지우지된다. 또 장관이 필요해서 자신의 부처에 별도의 부서를 만들려고 해도 조직 부문이 안행부가 관할하는 총액인건비 제도 등에 묶여 있는 탓에 쉽지 않다. 예산이든 조직이든 장관이 힘을 쓸 수 없는 구조다. 심지어 과장급 인사 발령에까지 청와대 입김이 영향을 미치면서 장관은 말 그대로 허수아비가 돼 버렸다. 청와대와 정치권에서 구상한 정책이나 선거공약을 그대로 받들어 실행할 뿐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하다. 대통령과 장관의 관계부터 고쳐야 장관에게 권한과 책임이 부여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생전에 미국 백악관 참모들을 다룬 정치드라마 ‘웨스트 윙’을 즐겨 본다는 말을 주변에 한 적이 있다. 이 드라마에선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들, 장관들이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붙이고 책상에 걸터앉아 허물없이 토론하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가 실제 백악관의 풍경이기도 하다. 노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도 국무위원들끼리 토론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참모들과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고 토론했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 국무회의 모습은 박근혜 대통령이 하나하나 지시하고 장관들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인 채 수첩에 받아 적느라 바쁘다. 대통령이 묻지 않으면 특별히 대답할 필요가 없다. 정부세종청사에서 급히 올라온 장관이 열심히 ‘받아쓰기’만 하다가 내려가는 행태다. 김상묵 서울과학기술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정의 최종 책임은 대통령이 지지만 대통령이 나라의 모든 일을 혼자 다 할 순 없으니 총리와 장관이 이런이런 일은 대신 맡아 달라고 명확히 분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너무 자세하게 일일이 지시하고 다그치면 장관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ISIL은 SNS 전쟁서도 한수 위

    ISIL은 SNS 전쟁서도 한수 위

    7세기식 이슬람 근본주의를 추구하는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선전전에서는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ISIL은 트위터에서 월드컵 해시태그(#WorldCup2014)를 도용해 축구 팬들에게 장황한 선전 게시물을 노출하고 있다. 문자 공유 애플리케이션(앱)인 ‘저스트페이스트’에 책 한권 분량의 설교문을 올리는가 하면 ‘오디오 유튜브’라고 불리는 음악 공유 앱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지하드 음악을 공유한다. 또 유튜브에 잔혹한 동영상을 올려 적들을 겁주고 페이스북에도 살인 협박 게시물을 올린다. 특히 지난 18일 지하드 사이트에 올라온 미셸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인 패러디 사진은 10여일이 지난 현재까지 트위터에 리트위트되고 있다. 사진에서 미셸이 들고 있는 종이에 적힌 ‘우리의 소녀들을 돌려줘’ 해시태그(#BringBackOurGirls) 부분은 ‘우리의 험비를 돌려줘’(#BringBackOurHumvee)로 바뀌어 있다. 지난 13일 이라크군이 미국에서 지원받아 운송 중이던 군용 차량 4대를 ISIL에 빼앗긴 것을 조롱하려고 만든 이 사진은 트위터에서 패러디된 해시태그와 함께 유포되고 있다. NYT는 “ISIL이 온라인에서 시리아 및 이라크의 적들과 싸워 이겼다”면서 “이라크 정부는 고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차단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테러리즘 분석가인 리타 카츠는 “스마트폰과 SNS 계정만 있으면 전 세계 수십만명의 지하디스트들과 즉시 자료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ISIL이 적들보다 더 빠르고 확실하게 깨달았다”면서 “무장대원과 지지자들은 최신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방대하고 복잡한 선전전을 계속하며 성전을 홍보하고 대원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韓, 美·中 사이 AIIB 참여 ‘딜레마’

    韓, 美·中 사이 AIIB 참여 ‘딜레마’

    다음달 3일 열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박근혜 대통령의 양국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논의가 한·미·중 3국 간 민감한 현안으로 불거지고 있다. 중국이 올 들어 한국의 AIIB 참여를 종용하는 가운데 미국이 우리 측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중 양국이 한국의 선택을 압박하는 모양새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AIIB 문제는 다음달 9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핵심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9일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다음달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 때 AIIB 문제가 양국 의제에 포함됐다”고 밝혀 서울신문 보도를 공식 확인했다.<서울신문 6월 27일자 1, 4면>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중국에서 열린 한·중 재무장관회의 당시 중국 측은 방중한 현오석 경제부총리에게 한국의 AIIB 참여를 요청했다. 중국은 올 초 우리 정부에 AIIB 참여 의사를 처음 타진한 이후 지난달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방한 때 한·중 정상회담 공동 발표문에 우리 측의 참여를 밝혀 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 정부는 중국의 AIIB 출범을 강력히 견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4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우리 측에 AIIB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캐럴라인 앳킨스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이 이달 초 방미한 우리 측 고위 관료에게 AIIB 불참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 금융질서 구축이 목표인 AIIB는 지난해 10월 시 주석이 아시아 순방 중 처음으로 공식 제안했다. 시 주석이 지난달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밝힌 ‘아시아 신(新)안보관’(아시아 안보는 아시아 국가들이 주도한다) 구상과 함께 미국의 아시아 영향력을 상쇄하려는 중국의 대외 기조와도 연관됐다. 중국이 러시아와 북한의 AIIB 참여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신들은 아시아·중동 10여개국이 AIIB 참여와 관련해 중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AIIB가 박 대통령이 지난 3월 드레스덴 제안에서 북핵 폐기를 전제로 북한 인프라 지원 의사를 밝힌 ‘동북아개발은행 구상’과 연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가 청와대에서 열리는 등 우리 측 득실도 다각도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안보 관계자는 “AIIB 참여 여부는 중장기적 이해 관계뿐 아니라 외교안보적 측면, 한·미 동맹 및 한·중 관계의 틀, 아울러 한반도 통일 프로세스와도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우리의 AIIB 참여가 명확히 표명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재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2015년 말까지 AIIB 출범을 희망하고 있지만 최소 1~2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이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인도에도 참여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美, 대인지뢰 생산·구매 중단 선언

    미국 정부가 지뢰금지 국제협약 가입을 추진하면서 앞으로 대인지뢰를 생산하거나 취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 정부는 그러나 이 같은 방침이 동맹인 한국을 방어하는 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뢰금지 국제협약인 ‘오타와협약’ 검토 회의에 참석한 미 대표단이 이 같은 방침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1999년 발효된 오타와협약은 모든 대인지뢰의 사용·비축·생산·이전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161개국이 가입했으며 미국과 한국, 중국, 러시아 등은 가입하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지뢰 정책 재검토를 지시했으며 5년 만에 대인지뢰 생산·구매 금지라는 결정에 이르게 됐다. 미국은 현재 300만개 이상의 대인지뢰 재고가 있으며 이는 10년 내 효용이 떨어지고 20년 후에는 완전히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이 밝혔다. 미국은 1991년 걸프전 이후 2002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대인지뢰를 한 차례 사용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지뢰 사망자는 매년 1만 5000명에서 2만명에 이른다. 한국은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의 남침을 억제하는 효과를 이유로 오타와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현재 DMZ에는 남북한과 미국이 매설한 지뢰가 100만개 정도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남북 경계에 있는 대인지뢰에 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한 것은 동맹인 한국의 방어를 지원할 의무나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라며 “궁극적으로 오타와협약 요구에 맞추면서도 강고한 한반도 안보 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기고] 공간정보로 그리는 선거지도/송규봉 GIS유나이티드 대표·연세대 생활환경대학원 겸임교수

    [기고] 공간정보로 그리는 선거지도/송규봉 GIS유나이티드 대표·연세대 생활환경대학원 겸임교수

    지난 6·4지방선거에서 경기, 부산, 인천, 대전, 충북, 강원 지역의 선거결과는 득표율 0.8~3.3% 포인트 사이에서 엇갈렸다. 2012년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박빙의 격전지에서 압승했다. 승부를 좌우하는 전략지역에 최첨단 분석기법을 집중한 결과였다. 당시 오바마 선거캠프가 구사한 전략을 ‘마이크로타기팅’이라 부른다. ‘마이크로타기팅’의 위력은 지리정보시스템(GIS)에서 시작된다. 미 정부는 전국을 600만개의 미세한 통계집계구로 구분해 인구, 인종, 연령, 주택, 소득, 사업체에 관한 방대하고 세밀한 데이터를 지리정보로 제공한다. 정밀화된 지리정보를 전자지도에 연결하여 누구나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여 활용할 수 있다. 그 활용범위는 방대하면서도 세분화된다. 오바마 선거캠프는 이를 선거전략에 활용하기 위해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분석을 통해 유권자를 세분화했다. 주택별 정치선호도를 분석하여 선택과 집중의 모바일 선거지도를 제작했다. 6·4지방선거에서도 빅데이터와 지리정보시스템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어느 광역단체장 선거캠프는 빅데이터 전문가들을 불러 모았다. 이들은 지방선거, 총선, 대선의 정당·후보별 득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분석했다. 통계기법의 하나인 다중회귀분석을 수행하여, 아파트의 호당 가격, 30~50대 연령별 인구, 자가, 전세, 월세 세대수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확인됐다. 놀랍게도 최근 세 번의 주요 선거에서 투표와 지지성향이 동일한 패턴을 보인 투표구는 전체의 65%에 달했다. 데이터의 패턴을 장악하면 승패도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유동인구와 대중교통 이용자 데이터를 전자지도에 올려 정류장별, 골목별, 시간대별 사람 흐름을 파악했다. 공공 데이터만으로도 의미 있는 패턴이 잡혔다. 예를 들어 금요일 저녁 시간대에 어디를 가야 특정 유권자들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을지 미리 분석했다. 관행적으로 유세지역을 돌았던 과거와 달리 어느 지역을 우선순위로 지지를 호소하고 어느 시점에 선거운동을 펼쳐야 하는지, 지역 주민에 맞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결정했다. 미 의회 보고서에 의하면 정부에서 활용되는 정보의 80% 이상이 지리공간적 속성을 갖고 있다 한다. 매일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엄청난 양의 공간 빅데이터는 미래를 예측하는 중요 지표가 된다. 우리나라도 국가공간정보통합체계를 통해 다양한 공간정보 데이터가 구축되어 있다. 공간정보를 기반에 둔 의사결정은 선거뿐 아니라 일상 전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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