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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선거 참모들 英 총선도 쥐락펴락

    오바마 선거 참모들 英 총선도 쥐락펴락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만든 선거 참모들이 영국 총선에서 경쟁자가 됐다.” 오는 5월 7일 총선을 앞두고 영국이 공식 선거전에 돌입한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선거 참모들이 접전을 펼칠 보수당과 노동당에 각각 둥지를 틀어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선거판을 미국의 거물들이 장악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①) 대표의 선거전을 지휘하는 이는 데이비드 액설로드(②) 전 백악관 정치고문이다. 액설로드는 선거 구호 “예스, 위 캔!(Yes, We Can!)”으로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을 도운 ‘선거의 마법사’로 통한다. 지난해 봄 노동당의 러브콜을 받아들이며 액설로드는 “밀리밴드의 신념과 미래 비전 때문에 (캠프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재선에 사활을 거는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④) 총리도 이에 질세라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캠프 본부장을 맡았던 짐 메시나(③)를 ‘모셔왔다’. 아울러 오바마의 개인 보좌관을 지냈던 레지 러브도 함께 고용했다. 액설로드와 메시나는 2012년 오바마 재선캠프에서 함께 일했을 뿐 아니라 백악관에서 한동안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영국 총선의 주요 쟁점은 경제 침체 문제와 더불어 재정 지출 축소, 유럽연합(EU) 회원국 지위 유지 여부, 이민 문제 등이다. 표심을 잡을 뾰족한 정책과 비전이 없는 두 정당이 ‘오바마의 이름값’에 기대려는 것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AFP는 이 세 명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몸값이 수십만 파운드에 달하는 액설로드의 활약에 대한 불만이 줄곧 제기됐다. 그동안 액설로드가 한 일이라고는 트위터에 밀리밴드에 관해 글을 올리면서 철자를 틀리는 실수를 저지른 것뿐이라는 비난과 더불어 작년 9월 런던에서 열린 노동당 주요 회의에 불참한 처신도 도마에 올랐다. 그나마 메시나는 보수당 내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선거운동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온라인매체 버즈피드와 캐머런 총리의 인터뷰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극우정당인 영국독립당(UKIP)의 나이절 패라지 당수는 “미국 거물들이 영국 총선판을 좌우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개탄했다. 한 전문가는 “솔직히 말하면 양당에서 이들이 하는 일은 미미해 선거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다”라며 “유명 전략가를 데려왔다는 선전 효과만 요란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존재는 영국 선거가 과거처럼 주요 쟁점과 관련한 진지한 정책 대결의 장이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비전과 희망을 담지 못한 정책의 부족함을 외부의 화려함으로 메우려는 것이란 지적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AIIB 창립회원 최소 45개국… 美 “협력 희망”

    국제 금융질서를 새롭게 변모시킬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회원국 신청이 31일로 마감됐다.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으로 중국에 AIIB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국가는 44개로 집계됐다. 마지막 날에 전격적으로 신청서를 낸 대만까지 포함하면 최소 45개국 이상이 회원국이 될 전망이다. 참가국 분포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남미, 대양주 등 북미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 걸쳐 있다. 미리 신청서를 내 이미 예정창립 회원국 지위를 얻은 국가들은 이날 카자흐스탄에서 첫 업무회의를 갖고 투표권 배분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이날 “AIIB 운영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지극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중국주재 일본대사가 일본이 수개월 안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제이컵 루 재무장관을 통해 AIIB와의 협력을 희망한다는 의사만 전했다. 미국이 ‘오리알’이 된 데는 AIIB에 부정적인 백악관과 AIIB를 옹호한 재무부 간 줄다리기에서 백악관이 이겼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이지만 우방들이 등을 돌리면서 잘못 대처했다는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이날 “재무부는 AIIB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동맹국들의 가입을 막을 의사가 없었으나 백악관이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아 결국 밀렸다”며 “백악관에 중국 주도의 AIIB를 못마땅해 하는 강경파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강경파의 핵심은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21세기 무역질서를 새로 써 나가야 한다”고 역설한 것도 NSC 작품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재무부는 미국이 당장 못 들어가더라도 동맹국의 AIIB 참여를 통해 투명성 제고 등에 개입하자는 입장이었고 국무부도 유연했지만 백악관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트로이 스탄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부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AIIB 공식 참여는 다음 정부에서나 결정될 것 같다”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케네디의 힘

    케네디의 힘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 여야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30일 오전(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을 방문, 이날 문을 연 ‘에드워드 M 케네디 연구소’에서 2009년 작고한 에드워드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삶과 업적을 기리는 축하연설을 했다. 연구소 개소식에는 오바마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조 바이든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민주) 상원의원, 존 매케인(공화) 상원 군사위원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미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 등이 한자리에서 연설에 나선 것은 케네디가(家)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인 에드워드 전 의원의 이름을 딴 연구소는 총 7900만 달러(약 874억원)가 투입됐으며, 6만 8000㎡의 면적으로 미 상원을 실물 크기로 옮겨놓아 눈길을 끈다. 연구소 건립에 케네디가의 출연뿐 아니라 3500만 달러의 연방정부 자금과 기부금이 투입돼 비판도 받았으나 케네디가의 인기에 덮였다. 에드워드 전 의원의 부인 빅토리아는 “남편은 이 연구소가 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상원에서 봉사한 의원 2000명과 앞으로 상원의원이 되려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 되기를 희망했다”고 말했다. 47년간 상원의원으로 활동한 에드워드 전 의원은 ‘상원의 사자’라는 별명답게 1964년 민권법, 1965년 투표법, 1990년 장애인법 등 굵직굵직한 법안이 통과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연구소는 여야 전 의원들을 이사진으로 영입했으며, 일반인을 상대로 초당파적으로 상원의 역할과 활동을 교육하는 장소로 이용될 전망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1억 5000만년의 시간 품은 살아 있는 에덴동산

    1억 5000만년의 시간 품은 살아 있는 에덴동산

    인천에서 꼬박 13시간 비행기를 타야 닿는 곳이다. 윌리엄 윈저 영국 왕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주, 유럽 부호들이 몇 손가락 안에 꼽는 휴양지다. BBC는 ‘죽기 전에 반드시 가야 할 50대 관광지’로 이곳을 선정했다. 세이셸공화국이다. 인도양 서부의 115개 섬으로 이뤄졌으며 제주도 4분의 1 면적(454㎢)이다. 1억 5000만년 전 원시림과 원시생물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인구는 9만명. 관광지로 각광을 받는 덕에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5000달러에 달하는 아프리카 부국이다. EBS 1TV는 31일 밤 8시 50분 세계테마기행에서 세이셸을 소개한다. 4월 2일까지 매일 같은 시간 연속 방송한다. 세이셸에 사람이 정착해 살기 시작한 건 250여년 전이다. 특히 이날 소개되는 ‘살아 있는 에덴동산, 프랄린’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발레 드 메 국립공원, 멸종위기 동물인 세이셸 알다브라 육지거북 등을 만날 수 있다. 1일에는 ‘환상의 섬을 찾아서, 라디그’에서 해변을 따라 늘어선 라블린 풍물시장을 찾아 간다. 2일에는 ‘행복한 공존, 크레올’을 통해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세이셸의 크레올 문화를 소개하고, 세이셸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 ‘셀 윈 클라크 마켓’에서 천혜의 자연환경이 선사하는 먹을거리를 만나 본다. 세이셸은 1976년 한국과 수교했으나 1980년 수교 중단된 사회주의 국가다. 냉전 종식 및 소련·동구권 해체 이후 1995년 다시 국교가 정상화됐다. 참치, 전자제품 등을 중심으로 경제교류가 이뤄지고 마라톤, 한복축제 등 문화교류행사도 매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미·일 新밀월시대, 日 우경화 지원 안 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다음달 29일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 최종 확정됐다. 미국이 제공하는 최고의 예우인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일본 총리는 지금까지 한 명도 없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2006년 시도했지만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아베 총리는 이번 미국 방문길에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무역 협상을 타결하고, 새 방위협력지침에도 합의해 경제와 안보 협력을 한 단계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와 안보 협력을 고리로 미·일 간 신(新)밀월시대가 가속화되는 현실은 미국 정계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미국의 정계 지도자들은 벌써 ‘아베 찬양’에 돌입했다.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이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등은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부터 경제 안보협력 확대 방안을 청취하는 기회”라고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아베의 열렬한 지지자”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 정계가 일본과의 경제·안보 협력에 치우쳐 아베 총리의 군사대국화와 우경화 행보에 애써 눈을 감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을 두둔하는 듯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발언이나 지난해 10월 미·일 안전보장협의회에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를 포괄적으로 인정한 것들이 대표적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예산 증액이나 병력의 추가 배치 없이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은 미국과 군사력 강화를 꾀하는 일본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침략의 과거사를 미화한 일본의 입장을 두둔한 것이나 자위대 해외 파병의 길을 열었던 집단자위권 행사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행위는 군사대국화를 추진해 온 아베 정권에 날개를 달아 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이런 와중에 아베 총리는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인신매매의 희생자”라고 표현하며 “측량할 수 없는 고통과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겪은 이들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미 일본군 위안부 사건을 20세기 최고의 인권유린이자 일제의 조직적 후원 아래 자행된 매우 구체적인 ‘성노예’ 사건으로 규정한 상태다. 아베 총리는 지나치게 광범위한 용어인 인신매매를 꺼내 들면서 매매의 주체와 객체, 목적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지도 않았다. 이는 군 위안부 사안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미국 내 여론 주도층을 상대로 본질을 호도하기 위해 벌이는 일종의 물타기 수법으로밖에 볼 수 없다. 우리는 미·일 간 신밀월시대가 현실적으로 동북아의 평화를 보장하기보다 오히려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지역안보 강화를 위해 한·일 관계 개선을 지지하고 있지만 일본의 진정성 있는 최소한의 반성과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한국민들의 정서다. 미국이 진정으로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의 길을 모색한다면 일본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고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순서다.
  • TPP 탄력·美日 가이드라인 재개정 ‘무게’

    아베 신조 총리는 4월 말 미국 방문에서 일본 총리 최초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일본은 현재 양국 현안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논의에서 미국에 어떤 형식으로든 답례를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7일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강고한 일·미 관계를 세계에 보여 주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전후) 70년간 우리나라가 걸어온 기본적 인권, 민주주의, 평화, 그리고 법의 지배가 세계에서 그 공헌을 높이 평가받은 것이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로 이어진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관심은 ‘실리’에 쏠려 있는 모양새다.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은 성명에서 TPP 협상을 지목하며 “시장을 개방해 자유무역을 통한 경제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12개 참가국 중 핵심인 일본의 양보를 통해 협상 타결을 이루고 싶어 하는 속내가 읽히는 대목이다. 만약 일본이 아베 총리 방미 기간 중 미국에 일련의 ‘제스처’를 취한다면 현재 교착상태인 TPP를 위한 신속협상권(TPA) 법안 성립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안보 분야에서는 자위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반영한 미·일 가이드라인 재개정이 미국의 관심 사항이다. 미·일 정부는 다음달 27일 워싱턴에서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28일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을 열어 안보 법안과 연동할 미·일 가이드라인 재개정에 관해 합의한다. 이후 아베 정권은 최근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합의한 안보법제정비안을 다듬어 5월 중 일본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통해 동북아에서 미국의 안보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고무라 마사히코 자민당 부총재와 만나 이 같은 일본의 안보법제 정비 방안에 대해 “역사적 시도”라며 크게 환영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사우디 예멘 반군 공습 “아랍 10개국 동시 참전” 도대체 왜?

    사우디 예멘 반군 공습 사우디 예멘 반군 공습 “아랍 10개국 동시 참전” 도대체 왜?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아랍권 10개국이 26일(현지시간)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전격 개시했다.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배후로 지목된 후티를 저지하기 위해 걸프지역 수니파 왕정이 군사 개입을 주도함에 따라 예멘 사태가 중동 전체의 종파간 충돌로 확산할 공산이 더욱 커졌다. 아델 알주바이르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는 25일(미국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멘의 합법적인 정부를 지키고 후티가 나라를 장악하는 것을 막기위한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전투기 여러 대가 후티가 장악한 수도 사나 북부 알다일라미 공군기지 등 후티의 주요 시설물을 겨냥해 공습했다. 후티의 본산인 사나 북쪽 사다주에도 폭격이 이뤄졌다. 후티와 연관된 알마시라방송은 이날 공습으로 민간인 18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가 소유한 알아라비야 방송은 사우디가 이번 작전에 전투기 100대를 동원했고 지상군 15만명도 파병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예멘 공습에 동참한 국가는 사우디를 비롯해 이집트, 모로코, 요르단, 수단,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이며 이집트, 파키스탄, 요르단, 수단도 지상군 파병을 준비 중이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이집트는 수에즈 운하를 보호하기 위해 군함 4척을 홍해 입구 아덴만에 파견했다. 버나뎃 미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걸프국가 주도의 이번 작전에 정보·군수 분야의 지원을 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걸프국가 외무장관들과 전화통화에서 공습 결정을 환영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반면 이란 외무부는 “중동 전체의 안전을 위험하게 하는 침략행위”라면서 즉시 후티에 대한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후티는 지난달 6일 쿠데타로 정부를 전복한 뒤 현재 반대세력의 중심지인 남부도시 아덴까지 위협했다. 외신들은 아덴으로 피신했던 하디 대통령이 25일 후티가 아덴과 60㎞ 거리인 알아나드 공군기지를 장악하고 아덴 대통령궁 단지를 폭격하자 국외로 빠져나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직 그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디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후티를 피해 남부 항구도시 아덴으로 거처를 옮겨 유엔과 걸프국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이곳을 임시수도로 선포, 반(反)후티 세력을 모아 상황 반전을 노려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우디 예멘 반군 공습 “아랍 10개국 동시 참전” 혈맹의 속 뜻은?

    사우디 예멘 반군 공습 사우디 예멘 반군 공습 “아랍 10개국 동시 참전” 혈맹의 속 뜻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아랍권 10개국이 26일(현지시간)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전격 개시했다.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배후로 지목된 후티를 저지하기 위해 걸프지역 수니파 왕정이 군사 개입을 주도함에 따라 예멘 사태가 중동 전체의 종파간 충돌로 확산할 공산이 더욱 커졌다. 아델 알주바이르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는 25일(미국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멘의 합법적인 정부를 지키고 후티가 나라를 장악하는 것을 막기위한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전투기 여러 대가 후티가 장악한 수도 사나 북부 알다일라미 공군기지 등 후티의 주요 시설물을 겨냥해 공습했다. 후티의 본산인 사나 북쪽 사다주에도 폭격이 이뤄졌다. 후티와 연관된 알마시라방송은 이날 공습으로 민간인 18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가 소유한 알아라비야 방송은 사우디가 이번 작전에 전투기 100대를 동원했고 지상군 15만명도 파병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예멘 공습에 동참한 국가는 사우디를 비롯해 이집트, 모로코, 요르단, 수단,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이며 이집트, 파키스탄, 요르단, 수단도 지상군 파병을 준비 중이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이집트는 수에즈 운하를 보호하기 위해 군함 4척을 홍해 입구 아덴만에 파견했다. 버나뎃 미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걸프국가 주도의 이번 작전에 정보·군수 분야의 지원을 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걸프국가 외무장관들과 전화통화에서 공습 결정을 환영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반면 이란 외무부는 “중동 전체의 안전을 위험하게 하는 침략행위”라면서 즉시 후티에 대한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후티는 지난달 6일 쿠데타로 정부를 전복한 뒤 현재 반대세력의 중심지인 남부도시 아덴까지 위협했다. 외신들은 아덴으로 피신했던 하디 대통령이 25일 후티가 아덴과 60㎞ 거리인 알아나드 공군기지를 장악하고 아덴 대통령궁 단지를 폭격하자 국외로 빠져나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직 그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디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후티를 피해 남부 항구도시 아덴으로 거처를 옮겨 유엔과 걸프국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이곳을 임시수도로 선포, 반(反)후티 세력을 모아 상황 반전을 노려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동맹군 티크리트 공습… IS 소탕 박차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이 25일(현지시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점령한 이라크 티크리트에 대한 공습을 개시했다. AP·AFP통신에 따르면 국제동맹군은 이날 오후 중심가 4곳을 폭격하는 등 티크리트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스티븐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라크 정부가 티크리트 작전 지원을 요청했다”며 “현재 공습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동맹군의 IS 공습을 지휘하는 제임스 테리 미군 중장은 “기반시설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주민 희생이 없는 IS 근거지 파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정부군은 이달 초부터 시아파 민병대와 친정부 수니파 연합 등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티크리트 탈환 작전을 벌여 왔다. 특히 시아파인 이란이 포병과 무기를 지원하고 카심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사령관을 보내는 등 탈환 작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라크군의 탈환 작전이 진전되기는커녕 작전 세력만 약화돼 결국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자 이라크군이 작전의 주도권을 이란에 빼앗길 것을 우려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공습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동안 탈환 작전에 이란이 나서자 종파 간 갈등을 부채질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IS 소탕 작전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 21일부터 정찰기를 띄워 항공 감시 및 정찰 정보를 제공하며 본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리적 요충지이자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고향인 티크리트는 지난해 6월 IS의 수중으로 떨어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셸은 고집 세고 입이 거칠어”

    “미셸은 고집 세고 입이 거칠어”

    ‘미셸은 고집이 세고 입이 거칠었다.’ 미국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51)의 성장기부터 백악관 생활까지 엿볼 수 있는 전기 ‘미셸 오바마의 삶’이 다음달 7일(현지시간) 출간된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 기자 출신으로 2008년 미 대선 당시 미셸을 전담 취재했던 피터 슬레빈 노스웨스턴대 교수가 썼다. 이 책은 미셸이 1960~70년대 흑백 분리 정책을 고수하던 시카고에서 보낸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비중을 두고 있다. 미셸의 오빠 크레이그 로빈슨은 “미셸은 어릴 적 고집이 셌고 종종 엉덩이 맞을 일을 자초했으나 좋은 아이였다”고 말했다. 저자는 미셸이 초등학교 때 월반하고 8학년을 전교 2등으로 마칠 만큼 성적이 우수했지만 입이 거칠었다며, 비속어 사용이 문제가 돼 여름 캠프에서 ‘우수 참가자상’을 받지 못한 일화도 소개했다. 또 백악관 초기부터 생각을 드러내는 데 거침이 없었다며 트루퍼 샌더스 전 백악관 비서관의 말을 인용해 “전직 대통령 부인들이 관례로 해 온 일도 무의미하다고 느끼면 거부했다”고 밝혔다. WP는 “미셸은 제3자가 오바마 가족에 대해 쓴 책들에 호의적이지 않았다”며 ‘절대 읽지 않는다. 내 생각을 나 외에 누가 알까’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천안함 5주기] 우리에게 군인이란 무엇인가...천안함은 울고 있다

    [천안함 5주기] 우리에게 군인이란 무엇인가...천안함은 울고 있다

    ▲올해가 마지막 정부 공식 추모제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년 전인 2010년 3월 26일 9시22분,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북방한계선 경계 임무를 수행 중이던 대한민국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북한 연어급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을 받아 격침되는 참극이 발생했다.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이 자행되었던 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지만 평시에 우리 영해를 침범한 것도 모자라 국제법상 영토로 간주되는 군함에 어뢰 공격을 가해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중대한 전쟁범죄 행위는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을 충격과 분노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전사한 장병은 46명. 이 가운데 6명은 시신조차 찾지 못해 산화(散花)한 것으로 처리되었다. 5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고, 천안함도 인양되었으며 사건은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잊혀 가고 있지만, 천안함은 아직도 차디찬 서해 바다 속에서 울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은 제대로 고쳤나? 그동안 해군은 북한과의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우리 육·해·공군 가운데 개전 초기부터 북한군을 쳐부수고 북진할 수 있는 유일한 군대라는 평가를 받아왔었다. 북한이 반세기 동안 잠수함 이외에는 이렇다 할 군함을 건조하지 않았던 데다가 대부분의 전투함들이 주요 무장으로 수동식 구형 함포를 탑재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첨단 장비를 갖춘 우리 해군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두 차례에 걸친 연평해전에서도 우리 해군은 북한군의 기습적인 선제공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화력을 퍼부으며 북한군에게 궤멸적인 타격을 입혔고, 이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 역시 “바다에서 싸우면 우리가 무조건 이긴다”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허를 찔렀다. 국민 그 누구도 최전선을 지키는 우리 해군 전투함에 어군 탐지기 수준의 싸구려 음파탐지기가 달려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고, 해군 역시 북한이 평시에 수중으로 침투해 들어와 우리 영해 안을 항해하는 우리 군함에 어뢰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지만, 결국 그것이 현실이 된 것이었다. 그만큼 북한은 우리 군의 취약점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국제 공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천안함이 북한의 소형 잠수정이 쏜 어뢰에 의해 격침된 것이 확인되자 국방부는 외양간을 고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 외양간 고치기에서도 ‘밥그릇 싸움’이 시작됐다. 2010년 9월 민주당 신학용 의원실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가 천안함 폭침 직후 전력 보강을 위해 다음해 국방예산에 긴급소요로 편성한 예산은 1,157억 원 이었다. 그러나 이 1,157억 원 가운데 ‘제2의 천안함’을 막기 위한 해군 전력 증강 사업에는 고작 300억 원만이 배정됐다. 군함 성능개량에 172억 원, 음향센서 89억 원, 레이더 10억 원 등이 그것이었다. 국방부는 천안함 사건 때문에 긴급소요 예산을 편성해 놓고 이 예산을 육군의 K-2 소총 구입 192억 원, K-11 복합소총 구입 134억 원, 기관총용 조준경 구입 75억 원 등에 썼다. 소총과 조준경을 구입해 물속으로 침투하는 잠수정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천안함 긴급예산'으로 한 것이 소총 구입 결국 5년이 지났지만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수중에 고정식 음파 탐지기가 설치된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전력 증강은 없었다. 전방을 초계하는 초계함과 호위함들의 음파탐지기(소나)는 여전히 천안함이 달고 있던 그것과 같은 싸구려 저질 장비이고, 이 장비들은 세계 최악의 대잠수함 작전 환경을 자랑하는 서해에서 북한 잠수함을 잡아낼 수 없는 장식용에 가깝다. 국방부는 기존의 울산급 호위함(FFK)과 포항급 초계함(PCC)은 차기 호위함인 인천급(FFG)으로 대체될 것이기 때문에 퇴역할 함정인 구형 함정에 굳이 돈을 들여 개량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작 2척이 배치된 인천급 호위함이 예정대로 건조되어 기존의 구형 함정들을 모두 대체하려면 10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구형 함정을 타고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해군 장병들이 앞으로 10년 동안은 천안함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수중 위협에 대해 눈 뜬 장님인 상태로 경계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차기 호위함인 인천급도 문제투성이다. 사업 초기부터 건조 예산을 줄이기 위해 비효율적인 설계가 적용되어 ‘21세기에 등장한 20세기 전투함’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현대 수상 전투함의 필수 장비라고 할 수 있는 미사일 수직발사기도 없고, 차후 이를 설치할 수 있는 여유 공간도 없다. 여기에 탑재하는 잠수함 잡는 헬기는 성능이 아니라 가격을 최우선 평가기준으로 적용해 해군이 원치 않는 저가 기종이 선정되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수중 고정식 음파 탐지기 설치만? 아직도 차디찬 바다 속에서 눈을 감지 못하고 있을 천안함 46용사들은 5년 전 자신들이 북한의 기습 공격에 당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열악한 장비 수준과 별반 달라지지 않은 군함과 장비를 받고 임무에 투입되고 있는 전우들을 보며 얼마나 안타까워하고 있을까?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뒤 지난 5년을 돌아보았을 때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지 않은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국가와 국민들이 천안함에 보여준 태도가 그것이다. 천안함 폭침 사건은 대한민국 해군의 군함이 정상적인 경계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대한민국 영해를 불법 침입한 북한 잠수함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에 의해 격침되어 46명의 장병이 ‘전사’한 사건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전사자’들에 대한 보상과 예우는 얼마나 될까? 천안함 사건의 경우 국민적 관심이 컸던 만큼 상당한 수준의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국가보훈처는 전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연평해전 당시 전사한 장병들과 그 유족들이 수모에 가까운 대접을 받으며 일부 유족이 대한민국에 치를 떨며 이민까지 갔던 것과 비교해 천안함 유족은 최소한의 보상이라도 받았으니 말이다. 전사자들의 직계가족은 전사자 유족에게 지급하는 군인사망보험금을 각각 2억 원씩 지급받았고, 유족들은 미성년자녀의 양육, 독자사망, 고령 등을 고려해 매월 최대 140만 원가량을 지급받고 있다. 장병 개개인이 가입한 보험에서 1억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국민들이 십시일반 모아준 성금 5억원이 더해져 유족들은 8억 원 가량 된다. 이밖에 보훈 병원 이용 혜택 등의 지원이 제공된다.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들, 연인이고 형제이자 친구이기 전에 군인이었던 천안함 46용사가 나라를 지키다 전사한 뒤 국가가 지급한 그들의 목숨 값은 이것이 끝이다. 매년 추모제가 열렸지만 정부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천안함 희생 장병에 대한 정부 공식 추모제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추모제에 참석하는 인원은 매년 줄었고,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에 묻혀 천안함은 점점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고 있다. 전사한 이들은 보상이라도 주어졌지만 살아남은 이들은 지난 5년간 끔찍한 악몽 속에서 살아야 했다. 눈앞에서 전우들을 잃은 생존 장병들은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렸고, 고통 받는 이들에게 일부 몰지각한 이들은 ‘패잔병’이라는 낙인을 찍어 몰아 세웠다. 생존 장병 58명 가운데 국가유공자로 지정된 사람은 단 3명뿐이었고, 매년 추모 행사 때는 고위 인사들에 밀려 행사장 구석에서 병풍처럼 들러리 서는 역할만 요구 받았다. 국가와 국민 그 누구도 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이는 없었다. ▲안보 최일선 지키는 이들을 찬밥 취급하는 나라 작전 중 전사했거나 작전에 참가해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장병들을 이렇게까지 무시하고 괄시하며 등한시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군복 입은 사람을 ‘군바리’라 비하하며 이렇게까지 푸대접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을 것이다. 미군의 경우는 어떨까? 지난 2009년 10월 29일, 오바마 대통령은 새벽에 각료들을 깨워 공군기지로 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늦가을 새벽의 찬바람을 맞으며 비행장에 부동자세로 서서 수송기 한 대가 들어오는 것을 기다렸다. 수송기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사한 미군들의 유해가 실려 있었다. 오바마는 수송기에서 마지막 유해가 내려질 때까지 거수경례를 하며 부동자세로 자리를 지켰다. 미군은 모든 전사자에게 10만 달러의 조의금을 전사 후 24시간 이내에 유족에게 지급하며, 생명보험금 40만 달러를 추가로 지급한다. 이 50만 달러는 전투 중 사망했든 훈련 중 사망했든 관계없이 지급된다. 유족들은 6개월간 군 관사에 거주할 수 있고, 이후 이주를 원하면 일정 한도 내에서 경비를 전액 지원받는다. 전사 후 2개월 치의 임금과 수당, 유급휴가 수당 등이 즉시 지급되며, 미군 의료시설 무상 이용은 물론 자녀들의 대학 학비, 연금 혜택까지 주어진다. 임무 수행 중 살아 돌아온 장병들에 대해 어느 나라처럼 패잔병 낙인을 찍어 몰아세우지도 않는다. 가령 전쟁에 참전하고 전역해 고향으로 돌아간 장병이 있을 경우, 해당 지역사회는 주기적으로 행사를 열고 해당 예비역 장병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공항이나 터미널에서는 군복을 입은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거나 음료 등을 대접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고,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온 장병들에게는 카퍼레이드까지 해 주면서 열렬하게 환영한다. 참전용사, 특히 훈장을 받은 참전용사가 콘서트장이나 운동 경기 관람을 하러 가면 장내 안내 방송을 통해 참전용사가 왔음을 알리고 그에게 기립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행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보니 미군들은 군복을 입고 있는 것을 대단히 자랑스럽게 여기며, 군복을 입었을 때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명예롭게 여긴다. 자신이 죽더라도 가족들이 평생 넉넉하게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만큼 국가가 보장해주고,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에게 국가와 사회가 최고의 예우를 해준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핵무기와 110만 대군으로 무장한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대한민국은 안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나라지만, 그 안보의 최일선에 서 있는 군인들을 그 누구보다 찬밥 취급하는 이상한 나라이다. 목숨 바쳐 나라를 지켜도 적정 수준의 보상은커녕 그 누구도 기억하고 감사하는 이가 없으며, 겨우 살아남아 평생을 상처와 악몽에 시달리며 살더라도 그 누구도 관심 가져 주지 않아 쪽방을 전전하며 폐지를 주워야 먹고살 수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도대체 그 누가 이런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우려고 할까? 천안함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천안함은 여전히 울고 있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5주기에도 달라진 게 없어...천안함은 울고 있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5주기에도 달라진 게 없어...천안함은 울고 있다

    ▲올해가 마지막 정부 공식 추모제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년 전인 2010년 3월 26일 9시22분,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북방한계선 경계 임무를 수행 중이던 대한민국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북한 연어급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을 받아 격침되는 참극이 발생했다.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이 자행되었던 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지만 평시에 우리 영해를 침범한 것도 모자라 국제법상 영토로 간주되는 군함에 어뢰 공격을 가해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중대한 전쟁범죄 행위는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을 충격과 분노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전사한 장병은 46명. 이 가운데 6명은 시신조차 찾지 못해 산화(散花)한 것으로 처리되었다. 5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고, 천안함도 인양되었으며 사건은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잊혀 가고 있지만, 천안함은 아직도 차디찬 서해 바다 속에서 울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은 제대로 고쳤나? 그동안 해군은 북한과의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우리 육·해·공군 가운데 개전 초기부터 북한군을 쳐부수고 북진할 수 있는 유일한 군대라는 평가를 받아왔었다. 북한이 반세기 동안 잠수함 이외에는 이렇다 할 군함을 건조하지 않았던 데다가 대부분의 전투함들이 주요 무장으로 수동식 구형 함포를 탑재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첨단 장비를 갖춘 우리 해군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두 차례에 걸친 연평해전에서도 우리 해군은 북한군의 기습적인 선제공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화력을 퍼부으며 북한군에게 궤멸적인 타격을 입혔고, 이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 역시 “바다에서 싸우면 우리가 무조건 이긴다”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허를 찔렀다. 국민 그 누구도 최전선을 지키는 우리 해군 전투함에 어군 탐지기 수준의 싸구려 음파탐지기가 달려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고, 해군 역시 북한이 평시에 수중으로 침투해 들어와 우리 영해 안을 항해하는 우리 군함에 어뢰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지만, 결국 그것이 현실이 된 것이었다. 그만큼 북한은 우리 군의 취약점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국제 공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천안함이 북한의 소형 잠수정이 쏜 어뢰에 의해 격침된 것이 확인되자 국방부는 외양간을 고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 외양간 고치기에서도 ‘밥그릇 싸움’이 시작됐다. 2010년 9월 민주당 신학용 의원실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가 천안함 폭침 직후 전력 보강을 위해 다음해 국방예산에 긴급소요로 편성한 예산은 1,157억 원 이었다. 그러나 이 1,157억 원 가운데 ‘제2의 천안함’을 막기 위한 해군 전력 증강 사업에는 고작 300억 원만이 배정됐다. 군함 성능개량에 172억 원, 음향센서 89억 원, 레이더 10억 원 등이 그것이었다. 국방부는 천안함 사건 때문에 긴급소요 예산을 편성해 놓고 이 예산을 육군의 K-2 소총 구입 192억 원, K-11 복합소총 구입 134억 원, 기관총용 조준경 구입 75억 원 등에 썼다. 소총과 조준경을 구입해 물속으로 침투하는 잠수정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천안함' 긴급예산으로 한 것이... 결국 5년이 지났지만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수중에 고정식 음파 탐지기가 설치된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전력 증강은 없었다. 전방을 초계하는 초계함과 호위함들의 음파탐지기(소나)는 여전히 천안함이 달고 있던 그것과 같은 싸구려 저질 장비이고, 이 장비들은 세계 최악의 대잠수함 작전 환경을 자랑하는 서해에서 북한 잠수함을 잡아낼 수 없는 장식용에 가깝다. 국방부는 기존의 울산급 호위함(FFK)과 포항급 초계함(PCC)은 차기 호위함인 인천급(FFG)으로 대체될 것이기 때문에 퇴역할 함정인 구형 함정에 굳이 돈을 들여 개량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작 2척이 배치된 인천급 호위함이 예정대로 건조되어 기존의 구형 함정들을 모두 대체하려면 10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구형 함정을 타고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해군 장병들이 앞으로 10년 동안은 천안함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수중 위협에 대해 눈 뜬 장님인 상태로 경계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차기 호위함인 인천급도 문제투성이다. 사업 초기부터 건조 예산을 줄이기 위해 비효율적인 설계가 적용되어 ‘21세기에 등장한 20세기 전투함’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현대 수상 전투함의 필수 장비라고 할 수 있는 미사일 수직발사기도 없고, 차후 이를 설치할 수 있는 여유 공간도 없다. 여기에 탑재하는 잠수함 잡는 헬기는 성능이 아니라 가격을 최우선 평가기준으로 적용해 해군이 원치 않는 저가 기종이 선정되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수중 고정 음파 탐지기 외 개선 없어 아직도 차디찬 바다 속에서 눈을 감지 못하고 있을 천안함 46용사들은 5년 전 자신들이 북한의 기습 공격에 당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열악한 장비 수준과 별반 달라지지 않은 군함과 장비를 받고 임무에 투입되고 있는 전우들을 보며 얼마나 안타까워하고 있을까?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뒤 지난 5년을 돌아보았을 때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지 않은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국가와 국민들이 천안함에 보여준 태도가 그것이다. 천안함 폭침 사건은 대한민국 해군의 군함이 정상적인 경계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대한민국 영해를 불법 침입한 북한 잠수함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에 의해 격침되어 46명의 장병이 ‘전사’한 사건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전사자’들에 대한 보상과 예우는 얼마나 될까? 천안함 사건의 경우 국민적 관심이 컸던 만큼 상당한 수준의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국가보훈처는 전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연평해전 당시 전사한 장병들과 그 유족들이 수모에 가까운 대접을 받으며 일부 유족이 대한민국에 치를 떨며 이민까지 갔던 것과 비교해 천안함 유족은 최소한의 보상이라도 받았으니 말이다. 전사자들의 직계가족은 전사자 유족에게 지급하는 군인사망보험금을 각각 2억 원씩 지급받았고, 유족들은 미성년자녀의 양육, 독자사망, 고령 등을 고려해 매월 최대 140만 원가량을 지급받고 있다. 장병 개개인이 가입한 보험에서 1억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국민들이 십시일반 모아준 성금 5억원이 더해져 유족들은 8억 원 가량 된다. 이밖에 보훈 병원 이용 혜택 등의 지원이 제공된다.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들, 연인이고 형제이자 친구이기 전에 군인이었던 천안함 46용사가 나라를 지키다 전사한 뒤 국가가 지급한 그들의 목숨 값은 이것이 끝이다. 매년 추모제가 열렸지만 정부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천안함 희생 장병에 대한 정부 공식 추모제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추모제에 참석하는 인원은 매년 줄었고,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에 묻혀 천안함은 점점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고 있다. 전사한 이들은 보상이라도 주어졌지만 살아남은 이들은 지난 5년간 끔찍한 악몽 속에서 살아야 했다. 눈앞에서 전우들을 잃은 생존 장병들은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렸고, 고통 받는 이들에게 일부 몰지각한 이들은 ‘패잔병’이라는 낙인을 찍어 몰아 세웠다. 생존 장병 58명 가운데 국가유공자로 지정된 사람은 단 3명뿐이었고, 매년 추모 행사 때는 고위 인사들에 밀려 행사장 구석에서 병풍처럼 들러리 서는 역할만 요구 받았다. 국가와 국민 그 누구도 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이는 없었다. ▲우리에게 군인이란 어떤 존재인가? 작전 중 전사했거나 작전에 참가해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장병들을 이렇게까지 무시하고 괄시하며 등한시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군복 입은 사람을 ‘군바리’라 비하하며 이렇게까지 푸대접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을 것이다. 미군의 경우는 어떨까? 지난 2009년 10월 29일, 오바마 대통령은 새벽에 각료들을 깨워 공군기지로 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늦가을 새벽의 찬바람을 맞으며 비행장에 부동자세로 서서 수송기 한 대가 들어오는 것을 기다렸다. 수송기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사한 미군들의 유해가 실려 있었다. 오바마는 수송기에서 마지막 유해가 내려질 때까지 거수경례를 하며 부동자세로 자리를 지켰다. 미군은 모든 전사자에게 10만 달러의 조의금을 전사 후 24시간 이내에 유족에게 지급하며, 생명보험금 40만 달러를 추가로 지급한다. 이 50만 달러는 전투 중 사망했든 훈련 중 사망했든 관계없이 지급된다. 유족들은 6개월간 군 관사에 거주할 수 있고, 이후 이주를 원하면 일정 한도 내에서 경비를 전액 지원받는다. 전사 후 2개월 치의 임금과 수당, 유급휴가 수당 등이 즉시 지급되며, 미군 의료시설 무상 이용은 물론 자녀들의 대학 학비, 연금 혜택까지 주어진다. 임무 수행 중 살아 돌아온 장병들에 대해 어느 나라처럼 패잔병 낙인을 찍어 몰아세우지도 않는다. 가령 전쟁에 참전하고 전역해 고향으로 돌아간 장병이 있을 경우, 해당 지역사회는 주기적으로 행사를 열고 해당 예비역 장병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공항이나 터미널에서는 군복을 입은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거나 음료 등을 대접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고,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온 장병들에게는 카퍼레이드까지 해 주면서 열렬하게 환영한다. 참전용사, 특히 훈장을 받은 참전용사가 콘서트장이나 운동 경기 관람을 하러 가면 장내 안내 방송을 통해 참전용사가 왔음을 알리고 그에게 기립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행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보니 미군들은 군복을 입고 있는 것을 대단히 자랑스럽게 여기며, 군복을 입었을 때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명예롭게 여긴다. 자신이 죽더라도 가족들이 평생 넉넉하게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만큼 국가가 보장해주고,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에게 국가와 사회가 최고의 예우를 해준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핵무기와 110만 대군으로 무장한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대한민국은 안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나라지만, 그 안보의 최일선에 서 있는 군인들을 그 누구보다 찬밥 취급하는 이상한 나라이다. 목숨 바쳐 나라를 지켜도 적정 수준의 보상은커녕 그 누구도 기억하고 감사하는 이가 없으며, 겨우 살아남아 평생을 상처와 악몽에 시달리며 살더라도 그 누구도 관심 가져 주지 않아 쪽방을 전전하며 폐지를 주워야 먹고살 수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도대체 그 누가 이런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우려고 할까? 천안함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천안함은 여전히 울고 있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오바마 -힐러리 깜짝 비밀 회동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깜짝 비공개 회동을 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이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1시간 정도 따로 만나 여러 사안을 논의했다”며 “두 사람은 일정이 허락할 때마다 개인적으로 만나 그간 못한 얘기를 나눈다”고 밝혔다. 클린턴은 2013년 국무장관 임기를 마친 후 오바마 대통령과 가끔 만났다. 이날 회동은 사전 예고 없이 이뤄졌으며,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둘의 만남은 최근 클린턴 전 장관이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 사용 논란을 겪은 이후 처음이다. 백악관 발표 직후 클린턴은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과 두 팔을 활짝 벌려 반갑게 포옹하는 사진을 올렸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 케어) 폐지를 추진하는 공화당을 향해 “이걸 폐지하자고? 받아들여라!”라고 쏘아붙였다. 오바마 케어 5년을 맞은 이날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앞다퉈 공격에 나섰다.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은 버지니아주 리버티대에서 청중을 향해 “2017년 신임 대통령이 오바마 케어를 폐지하는 새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젭 부시 플로리다 전 주지사도 트위터에 “5년이 지난 지금도 오바마 케어는 재앙”이라는 비판 글을 올렸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테드 크루즈 첫 ‘출사표’… 美 대권 경쟁 막 올랐다

    테드 크루즈 첫 ‘출사표’… 美 대권 경쟁 막 올랐다

    미국 공화당 차기 대권 잠룡 가운데 한 명인 테드 크루즈(45·텍사스) 상원의원이 23일(현지시간) 2016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주자들을 통틀어 처음으로 대선 출마 공식 선언이 나옴에 따라 본격적인 대권 경쟁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루즈 의원은 이날 오전 버지니아주 린치버그 리버티대학 연설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크루즈 의원은 당초 다른 대선 주자들과 함께 다음달에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선점 효과를 노려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프린스턴대·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인 크루즈 의원은 히스패닉계 최초의 텍사스주 상원의원으로, 최장수 주 법무차관 기록도 갖고 있다. 2013년 9월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에 대한 재정 지원 삭감을 촉구하며 21시간 19분에 걸친 연설에 나서 오바마 정부에 타격을 입히는 등 공화당 내 영향력 있는 의원으로 꼽힌다. 그러나 대선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는 3~4% 지지율에 머물러 10여명에 이르는 공화당 잠룡 가운데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미 언론은 정치평론가를 인용해 “크루즈 의원의 지지율은 낮지만 대선 출마를 가장 먼저 선언함으로써 선거자금 모금 등에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크루즈 의원과 함께 강경파로 분류되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날 “크루즈 의원이 경선 후보가 되면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루즈 의원에 이어 랜드 폴,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도 다음달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대선 출마를 밝힌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이미 정치자금 모금단체(PAC)를 결성해 선거자금을 모으고 있다. CNN이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부시 전 주지사가 지지율 16%로 1위를 차지했다. 폴 의원은 12%로 3위, 크리스티 주지사와 루비오 의원은 각각 7%를 얻어 6위였다. 공화당 주자들이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60%대의 높은 지지율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데 그의 다음달 출마 선언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민주당 안팎에서 힐러리 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이후 대항마로 평가돼온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후보로 세우자는 의견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정치분석가이자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선거 참모였던 딕 모리스는 이날 한 방송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차기 대선 주자로 힐러리 전 장관보다는 워런 의원을 선호한다”면서 “워런 의원에 대한 대선 출마 압박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아시아에 영감을 준 지도자 잃었다”

    말레이 반도 남단의 가난한 도시국가를 ‘아시아의 용’으로 성장시켜 ‘싱가포르 국부’로 불리던 리콴유(李光耀·91) 전 싱가포르 총리가 23일 오전 3시 18분(현지시간) 폐렴으로 영면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오는 29일까지 7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관공서마다 조기를 게양했다. 리콴유의 장남인 리셴룽(李顯龍) 현 총리는 “우리는 앞으로 그와 같은 사람을 더이상 볼 수 없을 것이다. 싱가포르 국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리콴유가 곧 싱가포르’였다”며 애도했다. 1965년 독립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에 올라 1990년까지 26년간 재임했고 이후로도 선임장관 등을 맡아 영향력을 행사한 리콴유는 강소국, 국제금융·물류허브, 반부패 청렴국가와 같은 싱가포르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각국 정상들은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싱가포르 국민을 위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고인은 수차례의 방한으로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을 쌓았으며 한·싱가포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귀중한 지혜를 주신 우리 국민의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박 대통령이 29일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거행되는 리콴유의 국장에 참석해 유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해외 정상급 지도자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청와대는 “리콴유는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세계 속의 물류, 금융허브이자 선진국으로 도약시킨 세계적 지도자일 뿐 아니라 한국을 6차례 방문하는 등 우리와 각별한 인연을 가진 인사였다”며 참석 결정 배경을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아시아에 가장 큰 영감을 준 지도자”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현대 싱가포르의 아버지이자 아시아의 위대한 전략가”로 칭송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 중국과 싱가포르 관계의 개척자이자 추동자”라고 추모 메시지를 전달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타계… ‘국부’ 그는 누구인가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타계… ‘국부’ 그는 누구인가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타계’ 23일 타계한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는 작지만 강하고 잘사는 싱가포르의 기적과 신화를 이룬 인물로, 아시아의 대표적 지도자로 통한다. 정치, 사회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동시에 달성한 사례가 드문 동남아시아에서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아시아에서 최고 잘사는 나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 금융 및 물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고, 부정부패가 드문 깨끗한 사회로 건설한 리 전 총리는 국부(國父)로 일컬어진다. 그는 싱가포르가 영국 식민지였던 1959년부터 자치정부 총리를 지냈다. 이후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독립한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로 취임해 1990년 퇴임할 때까지 26년간 총리로 재직했다. 자치정부 시절까지 합하면 31년 동안 총리로 재직해 세계 사상 가장 오랫동안 총리로 재직했다. 독립 당시 400달러 수준이었던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그가 총리직에서 퇴직한 1990년에 1만2천750달러를 달성했다. 지난해 싱가포르의 1인당 GDP는 5만6천113달러로 세계 8위, 아시아 1위이며, 세계경제포럼(WEF) 조사 국가경쟁력은 세계 2위, 국제투명성기구 조사 국가청렴도는 세계 5위이다. 오늘의 싱가포르를 있게 한 주인공이 리콴유라는 데 이견이 없다. 리콴유는 1923년 영국 식민지 시절 싱가포르에서 부유한 화교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1949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소속인 피츠윌리엄 칼리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1951년 귀국해 변호사로 개업했으며 1954년 인민행동당(PAP)을 창당하고 사무총장에 올랐다. 1959년 자치정부 총리가 됐을 때 그의 나이는 불과 35세였다. 그가 독립 싱가포르의 총리로 취임했던 1965년 싱가포르는 부존 자원은커녕 마실 물조차 부족해 이웃 말레이시아에서 사와야 할 정도로 암울했다. 하지만 현재 싱가포르는 ‘아테네 이후 가장 놀라운 도시국가’로 불리고 있다. 그는 집권 후 재정 안정화, 서민주택 보급, 공직비리조사국 설치, 해외투자 유치 등의 정책을 시행했다. 개발도상국이 소홀히 하기 쉬운 환경보호에도 노력을 기울여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 중 하나가 됐다. 그는 싱가포르 항만공사를 설립해 세계 일류 수준의 컨테이너 항구를 건설했고, 석유파동 속에서도 미래에 대비해 창이 국제공항을 건설하는 등 주요 사업에는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다. 이 같은 장기적 안목의 투자는 싱가포르를 물류 중심지, 동서양 항공의 요충지로 만들었다. 또 세계 유명 금융기관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 금융 중심지로 일으켰다. 그러나 그의 리더십에는 비판과 논란도 뒤따랐다. 싱가포르가 세계적으로 깨끗하고 범죄율이 낮은 도시가 된 배경에는 무거운 벌금, 태형 등 강력한 처벌이 자리잡고 있다. 마약 소지자는 엄벌에 처하고 껌만 뱉어도 벌금을 부과하는 등 엄격한 통제를 국가경영에 도입했다. 이 때문에 그는 아시아의 히틀러로 불리기도 했으며, 경제적인 부에도 한때 싱가포르의 국민행복지수는 150개국 중 149위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의 이런 통치 방식은 ‘온건한 독재’, ‘가부장적 통치’로 불렸다. 그러나 동남아의 다른 독재자들처럼 무력을 동원하거나 경제개발 과정에서 착취나 인권침해 논란을 초래하지 않았다. 노조활동과 임금인상을 억제했지만 성과급 제도를 적극 도입했다. 유능한 인재의 공직 진출을 유도하고, 공무원들이 부정부패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보수를 공무원들에게 지급했다. 그를 지지하는 정치 전문가들은 그의 독재적 방식이 국가통치를 효율화하는 수준을 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리 전 총리 자신은 독재적이라는 비난에 대해 서구에 비해 개발이 뒤진 아시아가 서구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아시아적 가치’를 주장했다. 이는 당시 아시아에 만연했던 독재를 옹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 등이 아시아적 가치에 동조했으나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터져 아시아의 정치, 경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자 더 이상 아시아적 가치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리콴유는 세계와 미래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지녀, 덩샤오핑에서 시진핑 주석에 이르기까지 중국 지도자들의 스승 역할을 했다. 또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미국 대통령들도 그에게 조언을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콴유는 1990년 고촉동 전 총리에게 총리 자리를 물려줬다. 2004년 14년간 총리로 재임했던 고 전 총리가 물러나 리콴유의 첫째 아들인 리셴룽(李顯龍)이 새 총리로 취임했다. 리셴룽 총리의 등장은 또다른 형태의 권력세습이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그러나 오랫 동안 정치, 행정 분야 요직을 거치면서 지도자 교육을 받았던 리셴룽 총리는 싱가포르 국민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대체로 존경받는 지도자로 통한다. 리콴유는 2010년 세상을 먼저 떠난 부인 콰걱추(柯玉芝) 여사와 2남 1녀를 뒀으며 한국도 수차례 방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바마 ‘이란 끌어안기’ vs 베이너 ‘이스라엘 가기’… 또 엇박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이 이란 핵협상을 둘러싼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놓고 또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베이너 의장은 지난 3일 오바마 대통령과 상의 없이 이란 핵협상에 반대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상·하원 합동연설에 초청하는 등 오바마 대통령의 이란 핵협상을 비판하고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31일로 예정된 이란 핵협상 시한에 앞서 이란 달래기와 이스라엘 때리기를 지속하고 있다. CNN 등은 20일(현지시간) 베이너 의장이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이란 핵협상 시한 마지막 날인 31일 이스라엘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 관리도 베이너 의장의 방문 사실을 확인했다. 베이너 의장은 최근 총선에서 승리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이란 핵협상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화당과 이스라엘은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하는 이란 핵협상 대신 제재를 강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공화당은 특히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의회 승인 없이는 단순한 행정협약에 불과하다며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면 폐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너 의장의 이스라엘 방문은 또 다른 논란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은 달래면서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계속 날을 세우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의 새해(노우루즈)를 맞아 영상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핵협상은 이란 국민이 더 밝은 미래로 향하는 문을 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역사적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 만큼 앞으로 다가올 며칠, 몇 주가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국민을 ‘위대한 문명의 계승자’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가 총선 이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을 지지한다고 한발 물러선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진정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분열적 발언은 중동 문제에서의 그의 정책 원칙에 당연히 의문을 품게 한다”며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 정책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스라엘 편에 섰던 정책을 재평가·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타계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는 누구?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타계’ 23일 타계한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는 작지만 강하고 잘사는 싱가포르의 기적과 신화를 이룬 인물로, 아시아의 대표적 지도자로 통한다. 정치, 사회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동시에 달성한 사례가 드문 동남아시아에서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아시아에서 최고 잘사는 나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 금융 및 물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고, 부정부패가 드문 깨끗한 사회로 건설한 리 전 총리는 국부(國父)로 일컬어진다. 그는 싱가포르가 영국 식민지였던 1959년부터 자치정부 총리를 지냈다. 이후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독립한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로 취임해 1990년 퇴임할 때까지 26년간 총리로 재직했다. 자치정부 시절까지 합하면 31년 동안 총리로 재직해 세계 사상 가장 오랫동안 총리로 재직했다. 독립 당시 400달러 수준이었던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그가 총리직에서 퇴직한 1990년에 1만2천750달러를 달성했다. 지난해 싱가포르의 1인당 GDP는 5만6천113달러로 세계 8위, 아시아 1위이며, 세계경제포럼(WEF) 조사 국가경쟁력은 세계 2위, 국제투명성기구 조사 국가청렴도는 세계 5위이다. 오늘의 싱가포르를 있게 한 주인공이 리콴유라는 데 이견이 없다. 리콴유는 1923년 영국 식민지 시절 싱가포르에서 부유한 화교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1949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소속인 피츠윌리엄 칼리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1951년 귀국해 변호사로 개업했으며 1954년 인민행동당(PAP)을 창당하고 사무총장에 올랐다. 1959년 자치정부 총리가 됐을 때 그의 나이는 불과 35세였다. 그가 독립 싱가포르의 총리로 취임했던 1965년 싱가포르는 부존 자원은커녕 마실 물조차 부족해 이웃 말레이시아에서 사와야 할 정도로 암울했다. 하지만 현재 싱가포르는 ‘아테네 이후 가장 놀라운 도시국가’로 불리고 있다. 그는 집권 후 재정 안정화, 서민주택 보급, 공직비리조사국 설치, 해외투자 유치 등의 정책을 시행했다. 개발도상국이 소홀히 하기 쉬운 환경보호에도 노력을 기울여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 중 하나가 됐다. 그는 싱가포르 항만공사를 설립해 세계 일류 수준의 컨테이너 항구를 건설했고, 석유파동 속에서도 미래에 대비해 창이 국제공항을 건설하는 등 주요 사업에는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다. 이 같은 장기적 안목의 투자는 싱가포르를 물류 중심지, 동서양 항공의 요충지로 만들었다. 또 세계 유명 금융기관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 금융 중심지로 일으켰다. 그러나 그의 리더십에는 비판과 논란도 뒤따랐다. 싱가포르가 세계적으로 깨끗하고 범죄율이 낮은 도시가 된 배경에는 무거운 벌금, 태형 등 강력한 처벌이 자리잡고 있다. 마약 소지자는 엄벌에 처하고 껌만 뱉어도 벌금을 부과하는 등 엄격한 통제를 국가경영에 도입했다. 이 때문에 그는 아시아의 히틀러로 불리기도 했으며, 경제적인 부에도 한때 싱가포르의 국민행복지수는 150개국 중 149위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의 이런 통치 방식은 ‘온건한 독재’, ‘가부장적 통치’로 불렸다. 그러나 동남아의 다른 독재자들처럼 무력을 동원하거나 경제개발 과정에서 착취나 인권침해 논란을 초래하지 않았다. 노조활동과 임금인상을 억제했지만 성과급 제도를 적극 도입했다. 유능한 인재의 공직 진출을 유도하고, 공무원들이 부정부패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보수를 공무원들에게 지급했다. 그를 지지하는 정치 전문가들은 그의 독재적 방식이 국가통치를 효율화하는 수준을 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리 전 총리 자신은 독재적이라는 비난에 대해 서구에 비해 개발이 뒤진 아시아가 서구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아시아적 가치’를 주장했다. 이는 당시 아시아에 만연했던 독재를 옹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 등이 아시아적 가치에 동조했으나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터져 아시아의 정치, 경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자 더 이상 아시아적 가치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리콴유는 세계와 미래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지녀, 덩샤오핑에서 시진핑 주석에 이르기까지 중국 지도자들의 스승 역할을 했다. 또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미국 대통령들도 그에게 조언을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콴유는 1990년 고촉동 전 총리에게 총리 자리를 물려줬다. 2004년 14년간 총리로 재임했던 고 전 총리가 물러나 리콴유의 첫째 아들인 리셴룽(李顯龍)이 새 총리로 취임했다. 리셴룽 총리의 등장은 또다른 형태의 권력세습이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그러나 오랫 동안 정치, 행정 분야 요직을 거치면서 지도자 교육을 받았던 리셴룽 총리는 싱가포르 국민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대체로 존경받는 지도자로 통한다. 리콴유는 2010년 세상을 먼저 떠난 부인 콰걱추(柯玉芝) 여사와 2남 1녀를 뒀으며 한국도 수차례 방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日 ‘밀착’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내외가 미국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를 융숭하게 대접했다. 아베 총리는 19일 방일 이틀째를 맞은 미셸과 총리 관저에서 만나 미셸이 주도하는 개도국 소녀 교육 지원에 대해 “여성 교육의 중요성과 의의를 널리 알려 나가는 데 우리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가 ‘소녀들이 배우게 하자’(Let Girls Learn) 프로젝트 지원을 약속한 데 이은 것이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 프로그램 관련 공적개발원조(ODA)로 3년간 420억엔(약 3889억원) 이상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셸은 “앞으로도 함께 노력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아키히토 일왕 내외도 이날 왕궁에서 미셸과 40여분간 차를 마시며 환담했다. 이 ‘융숭한’ 대접은 아베 총리의 4월 말 방미 계획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의 관심 속에서 올해 종전 70주년 담화를 준비 중인 아베 총리로서는 방미 중 미·일동맹의 중요성을 부각시켜 미국을 일본 편에 끌어들일 필요가 절실하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총리의 방미 일정이 4월 26일~5월 3일 정도로 조율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의 주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 논란이 됐던 미 의회 연설도 성사시켜 미·일 관계에 대해 연설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아베 총리를 워싱턴 정상회담 이후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는 1951년 9월 미국과 일본이 2차대전 강화조약을 체결한 곳으로 로스앤젤레스와 더불어 일본계가 많이 사는 곳이다. 하와이 진주만 방문은 미국 정부의 반발 때문에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와 오키나와 주재 미국 총영사에게 살해 협박 전화가 걸려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정부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도쿄 경찰 당국이 케네디 대사에 대해 무장 경호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朴대통령 5월 방러 부정기류 확산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5월 러시아가 개최하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박 대통령의 방러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내에서는 이미 방러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9일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한 조건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참석을 위한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70주년 행사에 참가할 경우 박 대통령이 참석해 자연스럽게 남북 정상 간 만남을 추진할 생각이었다. 이를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당국 간 대화를 복원하고 북한 핵 문제 등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불참하는 등 미국의 부정적 기류가 있지만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충분히 미국을 설득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해 프랑스와 영국 등의 주요 정상이 모두 행사에 불참키로 결정하면서 참석보다는 불참으로 방향을 바꿨다. 참석의 중요한 기준 중 하나였던 메르켈 총리가 불참을 결정하면서 행사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이 모두 불참하는 모양새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 손님이나 다름없는 한국만 참석하기에는 부담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27일 러시아의 대표적 반정부 지도자인 보리스 넴초프가 암살된 것도 박 대통령의 방러가 불발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배후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외교 소식통은 “러시아 방문의 주요한 목적이 김 제1위원장을 만나기 위한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북한과 사전 접촉이 필요하다”면서 “그런데 만일 정상회담을 위해 남북 접촉을 하게 되면, 굳이 모스크바에서의 정상회담만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이든, 평양이든, 판문점이든 다른 장소에서의 정상회담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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